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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어설픈 계획이지만 일단 달라’式… 與도 “어찌 정부가 이러나”

    [단독] ‘어설픈 계획이지만 일단 달라’式… 與도 “어찌 정부가 이러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한 상임위 5곳의 예산심사소위 회의록에는 ‘급조’된 추경안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반응이 담겨 있다. 당초 취지와 어긋날 뿐 아니라 이렇다 할 계획도 없이 제출된 사업예산을 접한 의원들은 곳곳에서 황당함을 숨기지 못했다. 추경이 부실기업 구조조정 대책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들어 농림축산식품부는 ‘귀농·귀촌 활성화 지원 사업’에 대한 예산 7억원을 요구했다. 조선·해운업 등에서 구조조정된 노동자들 가운데 1%(약 700명)을 대상으로 귀농·귀촌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조선·해운사가 밀집한 지역을 비롯해 33개 지역의 교육기관에서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국회 농해수위 입법조사관은 “교육기관의 교육 경험이 부족하고, 귀농 희망자에 대한 지원이 충분치 않다”는 문제점을 짚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도 미흡했다. 세부 예산 쓰임새를 묻자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비용은 귀농교육을 이틀 하는 교육도 있고 일주일 하는 교육도 있고 한 달 하는 교육도 있고 두 달 하는 교육,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아니, 세상에… 구조조정되신 분들이 일주일, 한 달 교육받아 귀농·귀촌을 한다는 것이 상상이 안 간다”면서 “수요 예측도 잘못됐고 실효성도 높지 않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정부 측의 설득이 이어지자 의원들은 “교육과정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5억원을 더한 12억원을 증액시켰다. ‘농업농촌교육훈련 지원사업’ 가운데 농고·농대생 취·창업 코칭스쿨 사업도 논란을 빚었다. 이 사업은 추경안에 없었다가 더민주 김현권 의원이 증액을 요구한 것이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사업 구상이 전혀 없다”면서 “어떻게 정부가, 새로운 제도를 국회의원이 넣으면 여러분(정부)들이 검토해서 찬반을 얘기해야지, 무조건 돈 준다고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해외정보통합망’은 해외 취업 정보를 ‘워크넷’과 연계해 취업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였으나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은 “이것은 그냥 링크로 걸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회의장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더민주 한정애 의원이 시급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자 고용부 관계자는 “맞다. 추경인데 급한 마음에… 앱(애플리케이션)이 아니면 빨리빨리 안 들어와서 그렇게 올렸다”고 털어놨다. 결국 모바일 앱 고도화 예산은 요구된 3억원 가운데 절반이 깎였다. 고용부는 이 밖에 케이무브 스쿨과 취업성공패키지 등 다양한 취업 관련 사업을 소개하며 추경 반영을 요구했다. 그러나 케이무브 스쿨은 추가 정원 400명에 대한 취업처 발굴 등 행정절차만 2~3개월이 걸려 예산 23억원을 연내에 소진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취업성공패키지에 대해서도 더민주 송옥주 의원은 “해마다 추경 편성하고 국회가 받아들여 증액을 하지만 나중에 결산에서 보면 추경 예산을 하나도 쓰지 못하고 본예산에 배정된 부분들도 다 못 쓴 게 많다”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압사참사´ 재발 우려에 메카 성지순례 시간제한

    ´압사참사´ 재발 우려에 메카 성지순례 시간제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다음달 메카 정기 성지순례(하지)와 관련, 안전을 위해 일부 의식 시간을 제한한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성지순례 시 순례객이 한꺼번에 몰려 대형 압사참사가 난 데 따른 고육책이다. 사우디 정부가 공식 발표한 압사참사의 인명피해는 사망자 769명이지만 실제로는 2000명이 넘는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따라 순례객이 가장 몰리는 잠라트 의식의 허용 시간이 9월 11일은 오전 6시∼10시30분, 12일 오후 2시∼6시, 13일은 오전 10시30분∼오후 2시로 제한된다.  잠라트는 메카 동부 미나 계곡에 있는 사탄을 상징하는 돌기둥 3개에 자갈 49개를 7번에 나눠 던지면서 ‘사탄아 물러가라’고 외치는 의식으로 성지순례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는 선지자 이브라힘(성경의 아브라함)이 아들 이스마일을 제물로 바치려다 돌을 던져 악마의 유혹을 물리쳤다는 쿠란의 내용에 따른 종교 행위다.  지난해 압사참사도 이 의식 도중 벌어졌다.  사우디 정부는 또 성지순례를 준비하면서 메카 대사원 중앙의 카바 주위를 도는 의식(타와프 알쿠둠) 역시 기도 시간 전후 1시간 이내엔 금지하기로 했다.  또 대사원에 입장하려면 신분증과 GPS 칩이 내장된 전자팔찌를 착용해야 한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성지순례를 위해 1만 7000명의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해마다 정기 성지순례엔 전세계에서 200만여명의 무슬림이 모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세계 도시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스마트시티 서밋’, 9월 고양서 개최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스마트시티는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를 이용해 도시의 공공기능을 네트워크화한 새로운 도시 모델을 말한다. 국내에서도 스마트시티는 도시 개발의 새로운 이정표라 불리며 급부상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최고 권위의 스마트시티 전문 전시회&컨퍼런스인 ‘스마트시티 이노베이션 서밋 아시아 2016(Smart Cities Innovation Summit Asia 2016)’이 오는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고양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해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개최되는 ‘스마트시티 이노베이션 서밋’은 사물인터넷(IoT)과 정보통신기술(ICT)를 도시에 적용 할 수 있는 혁신 기업들과 스마트시티 기획자, 각 나라의 도시 대표들이 만나 스마트시티 모델 구현 방안을 논의하는 행사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스마트시티 이노베이션 서밋 아시아 2016’은 스마트시티 관련 최신 기술이 총출동하는 전시회와 함께 컨퍼런스, 경합대회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스마트시티 관련 국내외 주요 기업을 비롯해 전세계 50여 개 도시대표단 및 관련 전문가 20,000여 명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본 행사는 스마트시티 관련 최신 기술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국제 전시회 및 국제 컨퍼런스가 진행되며 최성 고양시장, 아르체나 베뮬라팔리(Archana Vemulapalli) 미국 워싱턴D.C CTO의 기조연설 등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행사의 공동주최자인 미국 테크커넥트(TechConnect)사의 리처드 어브(Richard Erb) 총괄이사는 24일 “한국은 스마트폰 도입율, 브로드밴드 연결에 있어 선도 국가로서 스마트 시티 솔루션을 위한 최적의 테스트베드이고 완벽한 개최지”라며 “이번 서밋을 통해 시민들의 향상된 삶을 위한 스마트시티 솔루션의 발전에 있어서 한국이 왜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지 입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스마트 시티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인 이큐브랩 권순범 대표는 “IoT 기술 확장으로 진정한 스마트시티가 완성돼 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행사가 다양한 영역으로 새로운 솔루션이 활발하게 소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진화된 스마트 파킹 기술을 보유한 I-PARKING 신상용 대표 역시 “이번 행사를 통해 해외에 선진화된 대한민국 스마트 주차장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KINTEX의 김상욱 마케팅부사장은 “금번 아시아 대회를 유치하여 디지털 혁신 강국으로 한국을 소개하고, 우리나라가 아시아 스마트시티 시장을 선도하는 계기를 만들어 정부와 산업의 혁신에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이번 행사는 ‘아시아 파워 위크 2016 (Asia Power Week)’, ‘IMAC 2016 (제11회 글로벌 소재·부품 산업대전)’과 동시 개최로 산업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와 폭넓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스마트시티 아시아 서밋 2016(Smart Cities Innovation Summit Asia 2016)’ 전시품목은 ▲스마트 에너지 ▲스마트 인프라 ▲스마트 네트웍스 ▲스마트 수송 ▲스마트 정부 등으로, 현재 품목별 전시회 및 컨퍼런스 참가 기업 및 참관객을 모집 중이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애먼 빚/황수정 논설위원

    씨알 고른 밭작물이나 태깔 좋은 푸성귀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야무지게 먹을 자신도 없으면서 번번이 사재기를 한다. 흙내 풍기며 오종종하게 들어앉은 게 보기 좋아 햇감자를 상자째 들였었다. 혼자 시들더니 기어이 시퍼런 싹눈들을 내놓는다. 싹눈 기세가 맹렬한 두어 알쯤은 유리컵에 관상용으로라도 옮겨 봐야겠다. 농사지은 것으로 헤픈 장난 할 일 없게 해야지, 해마다 마음먹고는 언제 그랬느냐며 까마귀 고기. 이번에는 풋콩이다. 손톱 밑이 푸르죽죽해지도록 완두콩 한 자루를 다 깠던 게 두어 달 전이다. 지난주에는 말도 안 되는 헐값이 딱해서 앞뒤 없이 또 데려오고 말았다. 꼬투리 좀 물렀기로서니 강낭콩 한 자루에 삼천원, 호랑이콩은 오천원. 아침저녁이며 땡볕에 사람 손이 백번은 갔을 텐데, 대체 어떻게 후려쳐 밭떼기로 뺏어 왔으면, 칼만 안 들었지 날강도들. 구시렁대며 깐 콩이 두 됫박은 넘는다. 빚도 빚 나름이다. 석 달 열흘을 콩으로 밥해 먹어도 못다 먹게 생겼으니 먹을 빚. 낯도 모르는 콩밭 주인한테는 이 콩 다 먹도록 마음 빚. 세상에 이런 애먼 빚이 없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태풍만 기다리는 ‘낙동강 녹색지옥’

    태풍만 기다리는 ‘낙동강 녹색지옥’

    당국 “태풍이 강 전체 뒤엎어야” 환경단체 “4대강 사업에 물 갇혀… 수문 열어 물 흐름 빠르게 해야” 1300만명 영남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이 상류부터 하류까지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녹조로 퍼렇다. 이 녹조는 8월 폭염에 더 짙어지고 있다. 창녕함안보는 23일 조류경보 ‘경계’도 발령됐다.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5일까지 조류경보 중 경계가 내려졌다가 해제된 뒤로 두 달 만에 다시 돌아온 경보다. 조류경보제는 일주일에 한 번 조류농도를 측정해 유해남조류가 2번 연속 1만 이상이면 경계 단계가 발령된다. 워낙 유속이 느린 데다 강의 수온도 33도까지 달아올라 녹조 번식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 탓이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이날 “현재 낙동강 녹조는 사람 힘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황으로, ‘효자 태풍’이 와서 강 전체를 휩쓸어 가는 것이 유일한 최선의 해결책”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낙동강환경청과 환경단체, 낙동강변에 사는 주민은 낙동강 녹조가 2013년부터 매년 발생하고 악화됐다고 증언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빠른 지난 5월부터 녹조가 나타났는데, 마침 지난 7월 초 장맛비로 보 수문을 열고 방류를 하자 사라졌다. 8월부터 폭염이 시작되고, ‘여름 가뭄’이 진행되자 낙동강 상류 낙단보에서 칠곡보를 거쳐 하류인 함안보까지 낙동강 전체가 녹조로 퍼렇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4대강 사업 이전에도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했지만 그때는 하류 쪽이 심했다”며 “지금은 양상이 거꾸로 돼 중상류가 더 심하고 하류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국토청과 한국수자원공사 물관리센터는 녹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6월 29일과 8월 16일 두 차례에 걸쳐 낙동강 보 수문을 열고 ‘펄스(Pulse) 방류’를 했다. 펄스 방류는 한꺼번에 많은 물을 흘려 강물 흐름 속도를 빠르게 해 강물 중·하류층이 뒤섞이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낙동강 중·하류에 있는 칠곡보와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5개 보의 수문을 동시에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열어 3400만t의 물을 흘렸다. 환경단체 등은 펄스 방류가 녹조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수문을 완전히 개방해 강물을 흐르게 하는 것만이 녹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강조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처장은 “강물이 보에 갇혀 있는 데다 수온이 올라가자 여지없이 녹조가 발생했다”며 “수문을 상시적으로 열어 두는 것 이상의 좋은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정 처장은 “완전 수문 개방이 어렵다면 관리 수위라도 낮춰 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동강환경청과 부산국토청도 펄스 방류로만으로는 녹조 해결에 역부족임을 인정하지만, 녹조 발생 원인은 다른 데서 찾고 있다. 부산국토청과 낙동강환경청은 “보를 건설해 유속이 느려진 것은 맞지만 그것 때문에 녹조가 더 심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낙동강환경청 수생태관리과 이창언 팀장은 “녹조는 알갱이가 휴면포자 상태로 강바닥 퇴적층 아래에 잠복해 겨울을 보낸 뒤 발생과 휴면을 반복한다”며 “낙동강 보가 완성된 2013년부터 올해까지 큰 태풍이 한 번도 오지 않아 강바닥 퇴적층이 제대로 쓸려 간 적이 없었다는 것이 보 건설보다 더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재현 인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녹조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로 물 흐름이 느려진 탓”이라며 “지금보다 수심이 반 이하로 낮아지더라도 수문을 열어 물 흐름을 빠르게 하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박 교수는 “4대강 사업 전에는 낙동강 녹조가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했지만, 지금은 상류까지 발생하고 기간도 길어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토교통부가 낙동강의 보는 지하수위 유지와 가뭄 대비, 비상용수 공급 등을 위해 건설된 다기능 보이기 때문에 보 문을 항상 열어 놓을 수 없다고 밝힌다는 데 있다. 부산국토청 하천계획과 서호규 팀장은 “비가 많이 내려야 모든 보 수문을 열 텐데 현재 그렇지 못하니 일주일에 한 차례꼴로 펄스 방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논평을 통해 “녹조 문제는 갇힌 물이 흘러가도록 보 수문을 열면 해결되는데, 그걸 정부만 모르고 있다”면서 “4대강 조사위원회가 지난 6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함안보와 달성보의 BOD/COD는 4~5등급까지 곤두박질쳐 농업용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낙동강 녹조가 매년 반복되고 해마다 악화되자 정치권도 관심을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강정고령보와 매곡정수장 등 낙동강 녹조 현장을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은 최근 ‘4대강 사업 검증(조사·평가) 및 인공구조물 해체와 재자연화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사설] 균열 조짐 北의 을지훈련 중 도발 경계를

    중립국의 참관 아래 해마다 실시하는 한·미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지훈련)이 어제부터 12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남북 간의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에서 실시되는 훈련인 만큼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정부는 판문점에서 북측에 을지훈련이 비도발적 훈련이라는 점을 대면 통보했다고 한다. 이번 을지훈련은 북한의 기습 침공, 핵과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작계 5015’를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북한은 적반하장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유력 인사의 탈북 등에 따른 체제 동요를 막기 위해 핵 선제 타격 운운하는 등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어제 자신들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지역에 사소한 침략 징후라도 보이는 경우 가차 없이 우리식의 핵 선제 타격을 퍼부어 도발의 아성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망발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이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을 북침 소동이라고 왜곡하고, 선제 핵 타격 등 굉장히 위협적인 언사를 하는 것은 있어선 안 될 유감스런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의 도발적인 행태에 비하면 정부의 대응 수위가 다소 한가한 느낌이다. 북한이 을지훈련 때마다 대남 도발과 위협적인 망발을 남발해 왔다고 해서 우리의 대응이 예전과 같아서는 안 된다. 특히 올해는 북한 내부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상황에 맞게 경계 태세도 바뀌어야 한다. 북한의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 체제 내부의 동요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태영호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의 망명은 이를 입증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주재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최근 북한 엘리트층조차 무너지고 있고, 북한의 주요 인사들까지 탈북과 외국 망명이 이어지는 등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면서 체제 동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이 체제 동요를 막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이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고 국면 전환을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무엇보다 도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려면 을지훈련이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 있다. 남한 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최근 동해상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략 폭격기를 전개한 것도 북한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 을지훈련을 통해 상시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사이버테러나 GPS 전파 교란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군사도발과 납치 등 북한의 성동격서식 대남 도발에 대한 경계 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나아가 어떠한 형태의 북한 도발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하고 철저하게 응징해야 할 것이다.
  • 차이나 머니 몰고오는 마리나… 지역경제 살리는 ‘황금거위’

    차이나 머니 몰고오는 마리나… 지역경제 살리는 ‘황금거위’

    이르면 다음달 인천 영종도에 한진그룹(1333억원)과 인천시(167억원)가 공동 투자한 ‘왕산마리나’가 문을 연다. 해상 면적 12만㎡, 육상 면적 9만 8000㎡로 300여척의 요트가 정박해 정비까지 받을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마리나다. 인천국제공항과는 차로 10분 거리. 왕산해수욕장도 지척이다. 한진은 배후 부지에 리조트와 호텔도 지어 수도권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국내외 해양·레저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 왕산마리나 관계자는 “직간접 고용 효과가 3000명이 넘는다”면서 “해양 레저와 의료 관광 등을 접목해 마케팅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지던 국내 마리나 산업이 민간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마리나는 요트나 레저용 보트의 정박 시설과 계류장, 해안 산책길, 상점 식당가, 숙박시설 등을 갖춘 항구를 말한다. ●동북아 거점형 마리나 클러스터 추진 걸음마 단계인 ‘한국형 마리나’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인 랴오디그룹은 지난 5월 충남 당진의 왜목마리나항만 개발에 1148억원의 사업 투자를 제안했다. 왜목마리나는 지난해 7월 거점형 마리나 항만으로 선정된 이후 사업 시행자를 찾지 못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랴오디그룹은 계류 시설과 장비 대여시설 등이 갖춰진 클럽하우스뿐 아니라 숙박과 수변 상업시설까지 모두 개발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정박할 수 있는 선박 300척 가운데 70%(210여척)를 중국 등 해외에서 유치할 계획임도 밝혔다. 중국은 마리나 산업이 정착되지 않은 우리나라를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 박창호 인천재능대 회계경영학과 교수는 22일 “왜목은 충남에 있지만 경기도에서 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어 사실상 ‘수도권 마리나’로서 투자 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중국 투자는 지역 개발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왜목마리나 부대 사업이 완료되면 지역 경제에 43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900명의 신규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해수부가 지난 12일 착공한 경북 울진의 후포마리나 항만 개발사업도 같은 맥락이다. 해수부는 후포마리나에 2019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553억원을 투입해 300여척이 접안할 수 있는 동해안 최고의 국제 리조트형 마리나항만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요트 수요를 겨냥했다. 정성기 해수부 항만지역발전과장은 “후포마리나를 동해의 해양스포츠 메카로 만들어 길이 24m 이상의 슈퍼 요트를 비롯해 겨울철 남쪽으로 내려오는 러시아 레저 선박을 대거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중국과 일본의 중간이자 러시아가 남쪽으로 진출하는 길목에 위치해 중간 기착지로서 강점을 갖고 있다. 해수부는 2013년부터 후포마리나를 포함해 전국 6곳을 거점형 마리나 항만으로 개발하고 있다. 해수부는 거점형 마리나항만 개발로 생산유발 효과 1조 2400억원, 고용 창출 8730명, 부가가치 창출에서도 6300억원의 효과가 날 것으로 추정했다. 서해는 중국, 동해는 러시아, 남해는 일본 등 동북아 요트·보트 수요를 타깃으로 하면서 국제적인 해양마리나 네트워크를 통해 관광·서비스산업까지 동반 성장하는 ‘마리나 클러스터’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美 델레이 年 4200억 생산유발 효과 마리나는 해양·관광 산업의 핵심 기반시설로 ‘해양 레저의 꽃’으로 불린다. 요트·보트의 계류장을 넘어서 해양 스포츠를 즐기고 숙박, 쇼핑, 문화 공간이 결합된 복합 휴양시설이다. 미국과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침체된 지역 경제를 일으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부 해안의 마리나델레이 해양리조트 단지는 1965년 상업항에서 마리나항만으로 전환됐다. 현재 선박 5300척을 접안시킬 수 있으며 각종 호텔과 쇼핑센터, 주거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21% 증가한 3억 8000만 달러(약 42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창출했다. 일자리도 2173개가 새로 생겨났으며 관련 세금도 2020만 달러(약 220억원)를 거둬들였다. 마리나를 떠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값비싼 요트 부자들의 휴양지를 떠올리지만 실제 마리나를 찾는 상당수 소비자들은 열 번에 한 번 정도만 배를 탈 뿐 대부분 주변 시설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박 교수는 “일반인 100명이 마리나를 찾으면 배를 타는 사람은 한두 명 정도이며 대부분은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를 하거나 주변 관광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호주 퀸즈랜드 골드코스트 마리나 클러스터는 정부 주도의 거점형 마리나 항만 배후에 산업단지를 조성해 400여개 업체를 육성하고, 45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 지역 경제에 72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안겨줬다. 박 교수는 “항구에 200m짜리 상선이 오는 것과 10m짜리 요트 20척이 들어오는 것은 수익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면서 “마리나는 화물이 아닌 사람의 이동도 이뤄지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크며, 무역항보다 레저항의 경제 효과가 5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전 세계 마리나 수는 2만 3000여개로 이 중 90%가 북미와 유럽에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570개), 중국(89개) 등에서 활발하다. 세계해양산업협회에 따르면 마리나 이용 수요가 해마다 3%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레저 선박 수는 2900만척으로 시장 규모가 2013년 기준 500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한다. 국내도 레저 선박 수와 요트·보트 조종 면허 취득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마리나 시설은 많이 부족하다. 지난해 말 레저 선박 수는 1만 5172개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신규 요트·보트 면허 취득자 수도 1만 5059명으로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는 총 32개 마리나가 운영되고 있지만 총 계류 용량이 2181척으로 전체 레저 선박의 14%만 정박이 가능하다. 마리나항만 개발 수요는 2019년 9400척, 2024년 1만 2200척을 넘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홍장원 KMI 해양관광문화연구실장은 “배를 수용할 공간이 없어 아무 데나 정박하는 것은 안전과 환경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마리나 건설을 통해 생활 레저 보급과 관광 수요에 대응하고 수리·정비와 배후단지 조성을 통해 중소 제조업을 살린 미국 연안 지역처럼 낙후된 지역을 재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자 놀이’ 등 선입견 극복은 과제 국내 마리나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숙제가 적지 않다. 홍 실장은 “소비시장을 키워야 하고 외국인들을 위한 상시 수리·정비와 24시간 출입국 검사를 해주는 기능이 마리나에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관-출입국 관리-검역’(CIQ) 처리가 동시에 가능한 마리나항만은 현재 국내에 한 곳도 없다. 이용자에 대한 정확한 수요 분석과 배후단지 수요에 대한 진단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과거 무역항을 만들 때는 수출입이라는 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항만 시설만 만들면 배들이 들어왔지만 마리나는 일종의 ‘클럽하우스 문화’로 접근성과 배후 수요 등에 대한 치밀한 고민 없이 지어만 놓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해양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 안전도 담보해야 한다. 박 교수는 “수심과 안전 거리를 과학적으로 계산해 마리나를 즐기기에 적합한 안전한 해안을 조성하고, 미국의 베이와치(해상구조대)처럼 유사시에 생명을 지켜줄 인력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자 놀이’라는 선입견도 극복해야 한다. 통영 요트학교에서는 1인당 2만원이면 4시간 동안 딩기요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낙동강에 마리나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이승재 서울마리나 대표는 “강·호수는 바다보다 물이 잔잔해 해양 레저 초보자들이 경험하기에 부담이 없어 대중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땅테크, 온비드 클릭부터

    초저금리 시대 공매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공공자산 온라인 입찰 시스템인 ‘온비드’(www.onbid.co.kr)에 젊은 부동산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허위 물건이 없는 데다 잘만 하면 시세 대비 70% 가격에 토지부터 아파트, 상가 등을 매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2일 캠코에 따르면 이날 현재 온비드에 등록된 매물 중 관심매물(접속자가 구매할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 찜을 해 둔 물건) 1위는 제주도 땅이 차지했다. 최저경매가 1645만원부터 구매 가능한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 임야다. 올 상반기 땅값이 가장 큰 폭으로 뛴 곳은 제주로 상승률이 5.71%다. ‘제주 땅은 없어서 못 산다’는 말이 공매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2위는 강원 평창군 미탄면 백운리 임야(995㎡·59만 9000원)다. 평창은 2018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땅값이 꿈틀대고 있다. 3위는 부산의 명소인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있는 4억 545만원짜리 건물이 차지했다. 부산 해운대구의 올 상반기 땅값 상승률은 3.85%로 시·군·구 가운데 3위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1.25%)의 3배다. 캠코 측은 “인기 매물은 일주일도 안 돼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올 들어 공매시장에서 ‘핫’한 물건은 지역 도시공사 등에서 내놓은 공공용지 분양 물건이다. 특히 1층은 상가, 2~3층은 주택용지로 쓸 수 있는 땅은 경쟁률이 100대1이 넘을 정도다. 안동·예천 경북도청 이전지나 부산 신항만 주변 땅이 나오는 경우에도 어떻게 알았는지 입찰자가 벌떼같이 몰려든다. 전문가들은 접근성이 좋은 온라인 경매일수록 온라인만 보고 사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이정환 캠코 온비드사업부 팀장은 “부동산의 고수라는 분들도 관심 있는 물건을 살 때는 인근을 수십 번 방문해 관련 정보를 꼼꼼히 살핀 후에 거래한다”면서 “현장을 찾았을 때도 그냥 눈으로만 보지 말고 여러 부동산 중개인과 주변 상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해마다 10만회 이상 입찰이 이뤄지는 만큼 서두르지 말고 꾸준히 좋은 물건이 올라왔는지를 확인해야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옐런, 잭슨홀 미팅서 ‘비둘기 메시지’ 선물할까

    옐런, 잭슨홀 미팅서 ‘비둘기 메시지’ 선물할까

    역대 의장 금융 안정 발언 많아 일각선 “9월 인상 신호 가능성” 글로벌 금융시장의 눈이 미국 와이오밍주의 작은 휴양지로 쏠리고 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오는 25~27일(현지시간) 이곳 잭슨홀에서 열리는 미팅에 2년 만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연준은 그간 잭슨홀 미팅에서 ‘비둘기’(돈 풀기를 통한 경기 부양파) 메시지를 내며 시장을 안정시킨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도 이런 관행이 통할지 주목된다. 캔자스시티 연준이 주최하는 잭슨홀 미팅은 해마다 8월 각국 중앙은행장과 미국 내 지역 연방은행장, 경제학자가 모여 통화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학술적 성격이 강하지만 연준 의장들이 종종 중요한 정책 발표 자리로 활용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벤 버냉키 전 의장과 옐런 의장은 잭슨홀에서 비둘기 면모를 보였다. 미국의 더블딥(경기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지는 것) 우려가 커졌던 2010년 버냉키 전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추가로 경기 부양적인 통화정책을 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는 등 2차 양적완화(돈 풀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11년과 2012년에도 각각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장기 국채를 사고 단기 국채를 팔아 장기금리를 낮추는 부양책)와 3차 양적완화 시그널을 내는 등 잭슨홀에서 잇따라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옐런 의장도 2014년 잭슨홀 데뷔 무대에서 “통화정책은 미리 정해진 경로가 없다”고 말해 가파른 금리 인상을 우려하던 시장을 안심시켰다. 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 참석하지 않은 해에는 긴축이 단행되거나 시장이 출렁였다. 옐런 의장은 지난해 별다른 이유 없이 불참해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금리 인상이 임박한 상황에서 시장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걸 우려했다는 해석이 많았다. 결국 옐런 의장은 그해 12월 제로 금리 시대의 종지부를 찍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13년 ‘버냉키 쇼크’로 불린 양적완화 축소를 언급한 뒤 잭슨홀 미팅에 불참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시장은 ‘긴축 발작’(테이퍼 탠트럼)을 앓았다. ‘미래를 위한 탄력적인 통화정책 틀 설계’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미팅에서 옐런 의장은 26일 마이크 앞에 설 예정이다. 강연 주제는 ‘연준의 통화정책 도구’다. 미국 실업률이 지난 6월 4.9%까지 떨어진 점을 근거로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강한 신호가 나올 것으로 보는 진영이 있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 등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조기 금리 인상 발언을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아직 목표치(2%)에 미치지 못한 데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도 부담이라며 ‘비둘기 발언’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저성장·저금리·저물가의 뉴노멀에 대비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가 다시 올 경우 쓸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주식팀장은 “옐런 의장이 현 상황에서 9월 금리 인상에 대해 명확한 시그널을 내는 건 큰 부담”이라며 “향후 경제지표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전통 잇겠다”… 10년 직장 그만두고 ‘하이힐 게다’ 등 현대화

    “전통 잇겠다”… 10년 직장 그만두고 ‘하이힐 게다’ 등 현대화

    모토노 마사유키(왼쪽·34)는 히타의 일본 전통 나막신, 게다 장인이다. 1948년 할아버지 때부터 게다를 만들어 왔으니 3대째다. 10여년 전 직장 생활을 때려치우고 가업에 뛰어든 것은 “전통이 나의 대에서 끊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히타는 시즈오카, 히로시마 후쿠야마와 함께 게다 생산의 3대 본산이었다. 사양산업인 게다 만들기로는 밥벌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당초 걱정도 그는 현대적 디자인과 색채, 감각을 입힌 현대적 취향의 게다 만들기로 뛰어넘었다. 오이타현과 경제산업성의 전통공예 지원정책 등도 힘이 됐다. 해마다 1만여 짝의 게다가 그의 공방에서 만들어진다. 몇 만원에서 수십만원대까지 가격도 다양하지만, 하나하나가 예술품인양 특색들이 있다. 디자인과 색상뿐 아니라 굽 낮은 게다부터 높이 9㎝가 넘는 ‘하이힐 게다’(오른쪽)까지 취향에 따른 맞춤식 게다가 나온다. 그는 “기모노에 어울리는 (게다) 디자인을 고민했고, 바닥에 고무 등을 대 기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면서 게다의 변신과 진화를 이뤄냈다. 게다 재료로는 가벼우면서도 단단하고, 목재 신축성이 뛰어난 히타 삼나무를 써 편안함을 더했다. 이 지역이 삼나무로 유명한 고장이란 조건도 한몫했다. 판매도 온라인 방식을 늘리면서 효과를 보고 있다, 가게 뒤 작은 작업장에는 여러 대의 최신식 게다 제조 기기가 보였다. 모토노는 “경제산업성이 전통공예 지원을 위해 기계 값에 대해 3분의2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대 줬다”고 소개했다. 그의 가게도 10개 게다 공방들이 함께하는 히타게다조합의 일원이다. 하세오 마사미치 오이타현 심의감은 “전통공예의 고부가가치화를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와 죽공예 등 이 지역 전통공예의 판로를 위해 지방 정부는 도쿄 등에서 전시판매회를 열어 주며 지원하고 있다.
  • “치매노인 지키는 지문등록”…동대문구 매월 2회 서비스

    “치매노인 지키는 지문등록”…동대문구 매월 2회 서비스

    “치매를 앓는 어머니가 한밤중에 집을 나가셔서 12시간 넘게 찾아 헤맸습니다. 이젠 밤에도 현관문을 열지 못하도록 전자장치를 달았습니다.” 치매 어머니를 모시는 이규원(47·경기 분당)씨는 “그때 일을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면서 “치매노인을 위한 각종 사회 안전망이 확충됐으면 한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의 치매 유병률은 9.8%로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치매로 인한 실종 신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매년 20여명은 찾지 못한다. 이렇게 치매 부모를 모시는 가정에서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는다. 이에 서울 동대문구가 치매 노인 실종사고를 막기 위해 사전 지문등록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구는 매월 둘째, 넷째 주 목요일 동대문구치매지원센터에서 ‘치매 어르신 사전 지문 등록 서비스’를 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치매 노인의 사진과 지문, 신체상 특징, 보호자 연락처 등의 정보를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관리하는 제도다. 동대문구가 운영하는 치매지원센터를 경찰관이 방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부터는 방문을 월 1회에서 월 2회로 확대, 현재 220여명을 관리한다. 이 외에도 ▲가스안전타이머콕(가스안전차단기) ▲119 안심콜 ▲배회인식표, 위치추적기(안심폰) ▲투약 및 건강관리(유선 안부, 방문 확인) 등 ‘치매 어르신 안심 울타리’ 사업을 진행한다. 전준희 동대문구 보건소장은 “사전 지문 등록 서비스는 치매 어르신을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라면서 “앞으로도 치매 환자 가정이 더 편안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각종 지원 서비스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대구 ‘10월 항쟁’ 민간 피해자 추모 조례 마련

    대구 10월 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에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 피해자를 추모·지원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대구시의회는 최근 본회의에서 ‘대구시 10월 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 국가기관 진실규명과 사법부 판단으로 확인한 한국전쟁 전후 시기에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을 추모함으로써 아픔을 치유하고 인권 증진과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조례에서 규정한 민간인 희생자 추모·위령사업 지원을 위한 시책을 강구하고 담당 부서를 지정해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또 민간인 희생자 관련 자료 발굴·수집, 간행물 발간, 평화·인권운동 교육 등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민간인 희생자 유족이 조례 제정으로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구 10월 항쟁 유족회는 2009년부터 해마다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제를 연다. 지난달 31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가창댐 수변공원에서 열린 올해 위령제에서는 영혼 천도재에 이어 살풀이, 전통제례, 위령제 순으로 진행됐다. 유족과 대구시, 시의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대구 10월 항쟁은 해방 직후인 1946년 미군정 시절에 정부의 쌀 배급 정책 실패로 굶주리던 민중과 경찰이 충돌해 일어난 것으로, 대규모 유혈 사태를 빚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를 조사해 2010년 3월 경찰에 의해 민간인 60명이 적법 절차 없이 희생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조례안을 발의한 김혜정 시의원은 “10월 항쟁은 대구에서 가장 먼저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됐으나 그동안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묻혀 있었다”며 “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라 희생자 위령탑과 추모공원 조성, 자료수집 등 관련 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10년간 베트남 올인”

    “10년간 베트남 올인”

    “베트남 증시는 제2의 한국 증시가 될 것입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다음달 메리츠베트남증권투자신탁(이하 메리츠베트남펀드) 출시를 앞두고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베트남은 30년 전의 한국과 여러 측면에서 유사해 투자 매력이 상당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메리츠베트남펀드는 이익 극대화를 위해 10년간 환매를 하지 못하는 ‘폐쇄형 구조’로 설계됐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 가운데 ‘10년 만기 폐쇄형’은 이 펀드가 처음이다. 다음달 5∼12일 메리츠종금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을 통해 판매된다. 중간에 돈을 찾지는 못하지만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은 해마다 지급된다. 오는 12월 1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어서 목돈이 급한 투자자는 주식처럼 팔면 된다. 리 대표는 “1984년 ‘코리아펀드’가 출시되던 때의 한국과 지금의 베트남을 비교하면 전쟁이 끝난 뒤 30년 정도 지났다는 점부터 국민의 높은 교육열, 부지런한 국민성, 인구 구성 등 유사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라면서 “이제는 베트남이 (한국처럼) 성장할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대구 10월 항쟁희생자 조례안 통과…“유족들 위로받기를”

    대구 10월 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에 무고하게 희생한 민간인 피해자를 추모·지원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대구시의회는 최근 본회의에서 ‘대구시 10월 항쟁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 국가기관 진실규명과 사법부 판단으로 확인한 한국전쟁 전후 시기에 무고하게 희생한 민간인을 추모함으로써 아픔을 치유하고 인권증진과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조례에서 규정한 민간인 희생자 추모·위령사업 지원을 위한 시책을 강구하고 담당 부서를 지정해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또 민간인 희생자 관련 자료 발굴·수집, 간행물 발간, 평화·인권운동 교육 등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민간인 희생자 유족이 조례 제정으로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구 10월 항쟁 유족회는 2009년부터 해마다 희생자 넋을 위로하기 위한 위령제를 연다. 지난달 31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가창댐 수변공원에서 열린 올해 위령제에서는 영혼 천도재에 이어 살풀이, 전통제례, 위령제 순으로 진행됐다. 유족과 대구시, 시의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대구 10월 항쟁은 해방 직후인 1946년 미군정 시절에 정부의 쌀 배급 정책 실패로 굶주리던 민중과 경찰이 충돌해 일어난 것으로 대규모 유혈 사태를 빚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를 조사해 2010년 3월 경찰에 의해 민간인 60명이 적법 절차 없이 희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조례안을 발의한 김혜정 시의원은 “10월 항쟁은 대구에서 가장 먼저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됐으나 그동안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묻혀 있었다”며 “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라 희생자 위령탑과 추모공원 조성, 자료수집 등 관련 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보호 손길 필요한 아이 학대 피해 아동이 최다

    보호 손길 필요한 아이 학대 피해 아동이 최다

    지난해 부모 등 보호자의 돌봄을 받지 못해 사회 보호가 필요한 아동 가운데 ‘학대피해 아동’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가 요보호아동 발생 원인 1위가 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21일 보건복지부와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의 ‘2015년 요보호아동 발생 및 조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요보호아동 4503명 가운데 1094명은 학대피해 아동이었다. 부모 이혼(1070명), 미혼모 아동(93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요보호아동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 보호자에게 학대를 받는 아동 등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을 뜻한다. 요보호아동 발생 원인 1, 2위는 해마다 미혼모 아이, 부모 이혼 등이었지만 두 항목의 수치는 최근 들어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학대피해로 발생한 요보호아동 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 미혼모 출산과 부모 이혼으로 인한 요보호아동이 줄어든 것은 미혼모,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한부모 가정에서 아이를 직접 기르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전체 요보호아동 수는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1998년 1만 800명까지 늘어났다가 2010년 8590명, 2011년 7483명, 2012년 6926명, 2013년 6020명, 2014년 4994명, 지난해 4503명으로 계속 줄었다. 성별로는 지난해 기준으로 남아가 2374명, 여아가 2219명이었다. 비장애아가 4374명으로 장애아(129명)보다 훨씬 많았다. 지난해 파악된 요보호아동 가운데 2682명은 시설에 입소했고 1821명은 입양되거나 가정에 위탁됐다. 요보호아동 돌봄은 추가 학대를 방지하기 위해 혈연관계가 없고 모범적인 일반인에게 맡기는 ‘일반가정위탁’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아직 그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복지부의 ‘가정위탁 및 소년소녀가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위탁가정에서 돌보는 아동 1만 3728명 가운데 일반위탁가정에 맡겨진 아이는 7.6%(1045명)에 그쳤다. 나머지 상당수는 조부모가 맡는 대리양육이나 친인척위탁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반위탁가정은 일정 조건을 갖춰야 하고 위탁 부모도 따로 교육을 받아야 해 기준이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라며 “외국처럼 일반위탁가정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다큐멘터리 3일(KBS2 일요일 밤 10시 40분) 요즘 캠핑 인구가 500만명에 이른다는 추산이 나온다. 자동차와 텐트만 있으면 숙박 걱정 없이 떠나는 지금은 바야흐로 캠핑 시대.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캠핑으로 삶의 활력을 얻는 캠핑객들의 72시간을 경남 하동 평사리 캠핑장에서 만나 본다. 섬진강 중에서도 모래가 으뜸이기로 유명한 경남 하동군 악양면에 위치한 평사리.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주요 배경을 이뤘던 이곳은 소설 속 최참판댁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섬진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평사리 캠핑장은 연중 캠핑이 가능하고 접근성이 좋다는 이유로 해마다 전국 각지의 캠핑 마니아들이 찾는 하동의 명소가 됐다. ■백종원의 3대천왕(SBS 토요일 저녁 6시 10분) 3대천왕이 전국 맛집 탐방에 나선 지 1년을 기념해 백종원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이 출격했다. 존박과 강남은 먹방 투어를 위해 부산행 열차에 오르고, 유민상과 김민경은 김준현의 자리를 위협한다. 연예계 대표 주당 정찬우는 최고의 해장 메뉴를 소개하는 등 쉴 틈 없이 식욕을 자극한다. ■옥중화(MBC 일요일 밤 10시) 대비는 문정왕후(김미숙)가 도성 안 백성들에게 역병을 퍼트렸다는 사실을 원형(김준호)과 태원(고수)에게 알려 준다. 그러면서 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한다. 한편 지헌(최태준)의 태도에 깊은 고민을 하던 신혜(김수연)는 그 원인이 옥녀(진세연)에게 있음을 알게 된다.
  • 행복한 후쿠이, 그곳엔 특별한 비밀이 있다

    행복한 후쿠이, 그곳엔 특별한 비밀이 있다

    이토록 멋진 마을/후지요시 마사하루 지음/김범수 옮김/황소자리/288쪽/1만 5000원 한반도 동해에 면한 일본 중부 호쿠리쿠 지역에 있는 인구 79만명의 작은 지방자치단체 후쿠이현. 일본인들에게조차 생소했던 이곳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후쿠이현은 현재 일본 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은 ‘1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행복도 1위, 초중생 학력평가 1위, 노동자세대 실수입 1위, 정규직 비율 1위, 맞벌이 비율 1위, 대졸 취업률 1위, 서점 숫자(인구 10만명당) 1위,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제품 및 기술 14개, 아동·노인 빈곤율 최저, 실업률 최저…. 한국보다 20년 앞서 저성장과 고령화 늪에 빠진 일본의 지방 도시들은 퇴락해 가고 있다. 고령화는 저출산을 동반하며, 지역공동체는 기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후쿠이는 특별하다. 일본 언론들도 지난해부터 후쿠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곳을 찾아 “창의력으로 새로운 활력을 이끌어 낸 이곳의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싶다”고 말한 이후 ‘후쿠이 모델’ 배우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신간 ‘이토록 멋진 마을’은 일본 내 모든 지표가 1위로 지목하는 가장 핫한 마을인 이곳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를 탐구한다. ●비결1: 밑바닥까지 철저히 망한 후 역전극 세계 3대 안경 산지로 소문난 후쿠이현 중심 사바에시. 한때 일본 내 안경테 시장의 90%를 점유하며 호황을 누렸지만 1990년대 말부터 저가 중국산에 밀려 900여곳의 안경 회사가 500여곳으로 줄었다. 지역 경제 규모도 1100여억엔에서 500여억엔으로 반 토막 났다. 후쿠이현의 핵심 제조업이었던 섬유산업도 덩달아 추락했다. 거리에는 길고양이와 각종 전단지, 주정뱅이 실업자만 넘쳤다. 사바에시는 소재산업으로 눈길을 돌렸다. 후쿠이 안경 장인들이 협력해 신소재 혁신에 나서 티타늄, 형상기억합금 안경테를 출시했고, 루이비통, 레이벤 등이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이곳 안경테 제조 공정은 지금도 ‘일급비밀’이다. 사양산업이었던 섬유 회사인 핫타타테아미도 신축성·통기성이 뛰어난 ‘더블 라셸 메시’라는 신소재를 만들면서 부활했다. 이 소재로 만든 신발을 신은 여성 마라토너 다카하시 나오코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놀랍게도 혁신의 주인공들은 모두 중소기업이었고 더 강해졌다. ●비결2: 여러분 시장을 하지 않겠습니까 2006년 5월 사바에시 시장이 된 지 2년째인 마키노 하쿠오는 섬유, 안경에 이어 정보기술(IT)을 키우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젊은 IT 기업인들은 그에게 “시장님 블로그부터 만드세요. 휴대전화 기종을 바꾸세요”라고 권했다. 마키노 시장이 개설한 블로그에 도쿄에 사는 다케베 미키가 접촉하면서 지역 활성화를 주제로 한 콘테스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마키노 시장과 다케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장차 일본을 짊어질 진정한 지도자로 성장하겠다면 일본이 안고 있는 난제인 지역 활성화에 도전해 보지 않겠습니까”라는 시장 공개 모집 광고를 냈다. 도쿄대, 교토대, 와세다대, 게이오대 등 전국에서 청년들이 사바에시로 모여들었다. 그중에서 24명의 시장이 선발됐다. 대성공이었다. 사바에시와 전혀 인연이 없는 학생 시장들이 지역 발전을 위한 많은 아이디어를 냈고 마키노 시장은 이를 정책으로 채택했다. ●비결3:후쿠이만의 자발 교육과 여성 인센티브 저자는 후쿠이현의 직장 환경은 육아에 맞춤형이라고 말한다. 가구당 월평균 수입은 63만 6000엔으로 도쿄를 제치고 전국 1위이며, 여성 1인당 1.61명을 낳고 있다. 나쁘지 않은 출산율이다. 이 모든 게 맞벌이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후쿠이는 여성들이 사업을 하면 공공사업 입찰 우선권을 주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일본 중소기업청은 이를 ‘호쿠리쿠 지역의 맞벌이를 통한 가치창조 모델’이라 부른다. 후쿠이현은 문부과학성이 해마다 실시하는 전국학력평가에서 1·2위를 다툰다. 학원에 다니는 학생 비율은 오히려 전국 평균보다 낮다. 후쿠이의 학교들은 ‘10년 앞을 내다본 수업’을 모토로 한다. 시험 점수가 아닌 사고 능력을 묻는 자체 학력시험을 치른다. 후쿠이의 학교들은 종합적 사고 능력을 중시한다. 저자는 “오랜 기간 빈곤과 실패의 역사를 간직한 지역, 첩첩 산으로 둘러싸여 믿을 것은 사람밖에 없었던 마을,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배우고 지혜로워질 수밖에 없던 후쿠이는 지금 일본을 넘어 세계가 연구하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 모델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힘겨웠던 경험은 미래를 만드는 중요한 동력이며, 이 점에서 한국 사람들이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어떻게 이겨 낼지 응원하고 싶다”고 썼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지카, 성인 뇌에도 치명적… 학습·기억력 떨어뜨린다

    태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바이러스가 성인의 뇌에도 치명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스템셀’ 18일자에 지카바이러스는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세포를 급속히 파괴하고 복구 속도를 늦춘다는 연구가 실렸다. 이 연구에는 미국 록펠러대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라호야 알레르기·면역학 연구소, 샌퍼드버넘 의학연구소, UC샌디에이고 아동병원 유전자연구소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지금까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에게서 소두증이 나타나고, 성인에게는 발열, 두통 같은 증상이나 급성 마비성 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 정도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아에게 소두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지카바이러스가 뇌 신경세포(뉴런)를 만드는 줄기세포의 일종인 신경계 전구세포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태아의 뇌는 신경계 전구세포들로 채워져 있어 지카바이러스의 영향이 치명적이다. 성인의 뇌는 거의 성장을 마쳐 신경계 전구세포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뇌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학습과 기억, 인지 기능에 관여하는 전뇌의 뇌실하영역과 해마의 과립하영역에 남아 있는 신경계 전구세포가 공격받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이 인간 뇌 속 신경계 전구세포 분포와 비슷한 형태를 보이는 성인 쥐를 지카바이러스에 감염시킨 결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며칠 만에 전뇌와 해마에 있는 신경계 전구세포가 급속히 감소했다. 더불어 재생과 회복도 더뎠다. 연구진은 쥐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성인의 뇌세포 손상이 장기적인 신경계 손상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에 착수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국내 반려동물 1천만 시대, 만만찮은 병원비에 동물약국 관심↑

    국내 반려동물 1천만 시대, 만만찮은 병원비에 동물약국 관심↑

    국내 반려동물이 1천만에 이르는 요즘, 보호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고민 가운데 하나는 반려동물의 병원비에 대한 부담이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동물병원의 경우 진료 및 치료비, 입원비, X-ray 등 장비 이용료와 수술비 등이 병원에 따라 천차만별인 데다 그 비용 역시 만만치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의식주와 관련한 다른 분야의 경우 시장의 확산으로 가격대도 넓은 폭으로 형성되어 있는 반면, 동물병원은 대체적으로 높은 비용이 드는 만큼 보호자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그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최근에는 비싼 동물병원 대신 동물약국을 찾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반려동물의 성장과정에서 꼭 필요한 예방접종이나 해마다, 혹은 계절마다 권장되는 심장사상충약, 구충제 등의 동물약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동물약국에서는 개, 고양이의 예방백신과 심장사상충약, 구충제, 진드기약, 피부약 등을 보호자들에게 상세한 복약지도와 함께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은 물론 보호자가 직접 안전하게 예방접종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투약법과 용량, 부작용 등을 세심히 지도한다. 때마다 병원을 찾기가 망설여졌던 보호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동시에 질병으로 인한 반려동물의 유기를 방지하고 반려동물의 건강 증진에도 도움을 주는 등 동물들의 복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시설인 셈이다. 대한동물약국협회 관계자는 19일 “전국적으로 약 3,900여곳의 동물약국이 등록되어 있으며, 이러한 동물약국에는 동물백신과 심장사상충, 구충제, 피부용제 등 동물약품과 동물의 생리를 전공한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산업과 동물보호 인식의 확산으로 전국 약학대학에 신설된 동물약학과목을 통해 동물약학을 전문적으로 이수한 약사들의 수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동물약국은 동물병원에 비해 그 수가 적기 때문에, 대한동물약국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자가 자신의 거주지와 가까운 동물약국을 찾아볼 수 있도록 ‘전국동물약국지도’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 3,900개의 동물약국을 대표하는 대한동물약국협회는 보호자의 경제적 상황에 맞춰 최소한의 약물치료를 가능케 하는 본연의 업무와 더불어, 매년 유기견보호소에 약품 지원 및 기부금 후원, 자원봉사를 진행하며 동물보호 및 복지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알프스서 추락사’ 20대 스카이다이버 장기기증… 6명에 새 생명

    ‘알프스서 추락사’ 20대 스카이다이버 장기기증… 6명에 새 생명

     해마다 여름이면 수많은 익스트림 스포츠 애호가들이 찾는 알프스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18일 영국 언론 등에 따르면 이달 7일 알프스 몽블랑 인근 살랑슈에서 베이스 점프에 참가한 영국인 스카이다이버 데이비드 리더(25)는 해발 4808m 지점에서 점프한 뒤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그대로 추락했다.  그는 머리를 비롯한 전신에 심한 상처를 입고 프랑스 안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뇌사 판정을 받았다. 높은 건물이나 산에서 뛰어내리는 베이스 점프는 스카이다이빙과 비슷하지만 사고 위험이 더 큰 익스트림 스포츠다.  리더의 여자친구는 페이스북에 “머리에 상처가 심했다. 기적을 바랐지만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리더가 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전했다.  리더는 노르웨이에 있는 실내 스카이다이빙 업체에서 훈련을 지도해왔다.  앞서 이달 14일에는 프랑스 오트사부아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남성이 추락사하는 등 13∼14일 이틀간 알프스 일대에서 익스트림 스포츠로 5명이 숨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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