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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구 부산의 ‘가을이야기’

    항구 부산의 ‘가을이야기’

    5년 전이었습니다. 당시 ‘부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습니다. 이젠 부산의 아이콘이 된 광안대교의 경관 조명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고, 야경 크루즈 등 부산의 밤 풍경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하던 때였지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부산의 외모는 줄곧 변화하고 있습니다. 해운대에 국내 가장 높은 건물이 들어섰고, 남항대교가 새 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걸음마 단계였던 부산 세계불꽃축제는 ‘폭풍성장’을 거듭해 이제 세계인의 축제로 발돋움했지요. 부산의 밤 풍경이 빼어난 건 여백과 반영 때문일 겁니다. 바다와 육지가 서로의 크기만큼 어우러져 있고, 바다는 뭍의 마천루들이 뿜어내는 빛을 고스란히 비춰 냅니다. 부산에서 건물들로만 빽빽한 여느 대도시와 사뭇 다른 느낌을 갖게 되는 것도 그런 까닭일 겁니다. 해운대 바닷가. 한여름의 열기도, 한가위의 번잡함도 가뭇없이 사라졌다. 이럴 땐 가수 송창식의 ‘철 지난 바닷가’가 제격이다. 파도는 소리 죽여 울고 달빛은 모래 위에 가득하다. 어깨 위로 쌓이는 당신의 손길이 없다 한들 어떠랴. 불어오는 바람은 싱그럽기만 하다. 부산 밤 풍경의 주역은 광안대교다. 부산의 야경을 감상한다는 건 사실상 이 다리를 어디서 볼 거냐는 말과 맥이 통한다. 부산 야경 감상의 ‘고전’은 황령산과 금련산이다. 특히 황령산은 부산의 야경을 즐기며 걷는 야간산행 코스로 유명하다. 이웃한 금련산 또한 야경의 보고여서 부산의 ‘필수 관광코스’로 꼽힌다. 차로 오를 수 있어 야간 데이트를 즐기려는 커플들이 많이 찾는다. 해운대 뒤편의 장산은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광안대교와 마천루가 늘어선 해운대 일대 등 부산 시내가 ‘기막히게’ 펼쳐진다. 다만 높이가 해발 634m나 돼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달맞이 언덕과 동백삼거리 일대는 야경의 주인공이자 유명한 야경 감상 포인트다. 달맞이 언덕은 정상부의 해월정이나 미포 선착장 뒤, 공용주차장 부근이 감상 포인트다. 1.5㎞ 길이의 ‘문탠로드’ 중간쯤에 있는 바다전망대도 좋다. 들머리에서 도보로 20분이면 닿는다. 밤 11시까지 조명을 밝힌다. 동백섬 누리마루 주차장은 ‘센텀시티’ ‘마린시티’ 등의 마천루들이 펼쳐 내는 화려한 야경이 압권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80층짜리 아파트도 이곳에 있다. 특히 바람 잔 날 물에 투영되는 마천루들의 모습은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바다에서 보는 야경도 색다르다. 해운대 동백섬 들머리에서 ‘티파니21호’가 매일 저녁 운항한다. 식사와 라이브 공연이 제공되는 3층짜리 크루즈선이다. 해운대와 광안대교, 광안리해변 등을 돌아본다. 야경 감상에 나서기 전 불꽃축제 일정을 확인해 두는 것도 좋겠다.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가 주최하고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후원하는 행사로, 오는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열린다. 26일 K팝 콘서트에 이어 27일 오후 8시부터 50분 동안 광안대교 1.2㎞ 구간에서 모두 8만발의 불꽃이 쏘아 올려진다. 500m까지 치솟은 후 직경 400m나 퍼지는 ‘대통령 불꽃’과 광안대교를 따라 바다로 떨어지는 ‘나이아가라 불꽃’이 장관이다. 홈페이지(www.bff.or.kr)에 자세한 일정과 이벤트들이 나와 있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오래된 풍경들을 찾으려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아진다. 감천동 태극도 마을, 보수동 책방 골목 등 빈티지풍의 부산 여행지들이 각광받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송도 해수욕장도 그런 경우다. 송도 해수욕장은 근 100년 전인 1913년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이다. 한때 최고의 피서지로 꼽힐 만큼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 그러다 1990년대 대도시 부산의 오폐수들이 밀려들면서 해수욕장으로서의 의미를 잃기 시작했다. 2008년 남항대교가 들어서고,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고래 조형물을 세우는 등 힘겨운 노력이 이어진 끝에 점차 낡은 여행지란 관념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 최근 이곳에 ‘송도해안볼레길’이 조성됐다. 송도 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 입구까지의 해안 절벽을 철제 난간으로 이었다. 길이는 불과 1.2㎞. 걷기를 즐기는 사람에겐 성에 차지 않을 거리다. 하지만 축약된 풍광만큼은 일품이다. 송도 해수욕장 중간, 그러니까 볼레길 들머리 어름에 덕성관이 있다. 1940년대에 세워진 숙박 업소다. 이희경 문화해설사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이 즐겨 찾으며 군사정권을 꿈꿨던 곳”이다. 덕성관을 지나면 볼레길이 시작된다. 해안선을 따라 들려오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정겹다. 인구 360만명의 대도시에서 해녀를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볼레길 풍경은 평화롭다. 갯바위에선 낚시꾼들이 세월을 낚고, 맞은편에는 고층빌딩이 즐비하다. 갯바위 돌 틈 위에 세운 구조물이 아니었다면 엿보지 못했을 풍경들이다. 멀리 부산항 묘박지(배 정박지)에 뜬 거대한 배들과 동행하며 두 개의 흔들다리를 건너고 나면 암남공원이다. 해운대 해변 끝자락의 미포는 작은 어촌 마을이다. 영화 ‘해운대’(2009)를 통해 알려지기 전까지는 부산 사람들에게조차 적잖이 생경한 마을이었다. 미포의 매력은 철도 건널목에 있다. 미포 오거리에서 철길 너머의 바다를 향해 내달리는 짧은 내리막길은 퍽 인상적이다. 동해남부선 철도가 길을 가로지르고, 멀리로는 오륙도가 아스라하다. 영화 ‘해운대’의 포스터를 떠올리면 알기 쉽다. 거대한 쓰나미가 건물과 철길,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덮치는 장면 말이다. 하지만 영화 포스터와 달리 철길 너머 바다는 마치 장판을 깐 듯 잔잔하다. 기차가 지난 뒤 바리케이드가 올라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을 되찾는다. 해가 뜨고 질 무렵 찾으면 한층 서정적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이런 넉넉한 풍경도 올겨울이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미포 건널목의 한 철도원은 “동해남부선 복선화 공사가 끝나면 기차는 더 이상 미포 건널목을 오가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 말 완공되는 해운대 위쪽의 장산터널을 통해 기차가 오가기 때문이다. 부산 지하철 2호선 중동역 7번 출구에서 미포오거리 방향으로 걸어서 10분이면 닿는다. 글 사진 부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1) 맛집: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BIFF 광장 맞은편의 자갈치어시장에 생선구이집 10군데가 나란히 줄지어 있다. 볼락 등 6종 모둠구이는 1만 7000~3만 5000원. 제일횟집(246-6442)이 이름났다. BIFF 광장에선 해바라기씨 등이 들어간 ‘씨앗호떡’을 맛봐야 한다. KBS ‘1박2일’의 이승기 덕에 유명해졌지만, 현지인들은 그 탓에 가격이 700원에서 900원으로 ‘폭등’했다며 볼멘소리다. BIFF 광장 인근에 부평동 족발골목이 있다. 여러 업소 중에서도 이혼한 아내와 남편이 10m 거리에서 각각 운영하는 업소가 가장 유명하다니 손맛과 애정은 별개인 듯하다. 족발골목에서 한 블록 떨어진 부평시장은 ‘맛의 보고’다. 거인통닭, 미도어묵 등 부산에서 ‘원조’ 소리 듣는 집은 죄다 몰려 있다. 그중 세정한치모밀(241-5216)은 현지인이 ‘강추’하는 맛집이다. 한치를 살짝 얼려 메밀국수와 함께 낸다. 일종의 술안주여서 오후 5시 이후에나 맛볼 수 있다. 주변 관광지:해운대 센텀시티의 마담투소는 밀랍인형 전시관이다. 영화배우 조니 뎁, 니콜 키드먼, 한류스타 송승헌 등 ‘유명 인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인형 하나가 무려 2억원가량 된다고. 가발, 수염 등 소품을 이용해 함께 사진을 찍고 다양한 상황도 연출할 수 있다. 입장료 9000원. 745-1519. ‘뚜껑 없는 버스’로 불리는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알짜배기 시내 일주를 즐겨도 좋겠다. 해운대와 태종대를 기점으로 도는 순환형과 역사문화 탐방, 야경 등을 둘러보는 테마형 등 두 종류다. 테마형은 예약을 하는 게 좋다. 어른 1만원, 청소년 5000원. www.citytourbusan.com, 464-9898.
  • [저자와 차 한 잔] ‘외롭거든 산으로 가라’ 저자 김선미

    [저자와 차 한 잔] ‘외롭거든 산으로 가라’ 저자 김선미

    산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살면서 유일하게, 그리고 편하게 기댈 곳이 바로 ‘말없는’ 산이다. 화가 나고 슬퍼져도, 산은 언제나 그들을 품어 주고 위로해 준다. 그럴진대 이렇게 물어보는 이가 많다. 왜 산에 오르느냐고? 신간 ‘외롭거든 산으로 가라’(해남출판사 펴냄)의 저자 김선미(43)씨는 그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누구나 똑같은 질문을 던지지만 산에 오르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른 해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단하고 지친 삶에 쉼표가 필요하실 때, 선생님께서도 산을 만나시면 선생님만의 답을 만나시겠지요.” 그러면서 산을 똑같은 코스로 올라가도 매번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으며 큰 산에 다녀올 때면 묵직한 책 한 권을 읽고 책장을 덮는 것처럼 긴 여운이 남는다고 말한다. 좋은 곳에 가거나 좋은 책을 읽으면 남들과 나누고 싶듯이 가슴 뛸 일이 드문 시대에 산에 가면 뭔가에 감전된 전율을 느낀다고 설명한다. 김씨는 두 딸을 둔 엄마이기도 하다. 어떤 연유로 산을 찾았을까. “여자에게 신발을 선물하면 도망간다고 하는데 20대에 만난 사내는 제게 생일 때 빨간색 가죽 등산화를 선물했어요. 처음 신어 본 등산화는 무척 무거웠습니다. 산에 오른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선물은 배낭이었습니다. 저에게 산은 그렇게 다가왔지요.” 김씨는 이어 “결혼을 결심하는 이벤트를 지리산 종주로 대신했고 신혼여행도 설악산 천불동 계곡으로 대청봉에 올라 지금은 사라진 대청봉 대피소에서 첫날밤을 보냈다.”며 웃는다. 하지만 아이를 낳으면서 산은 다시 멀어졌다. 그러던 2001년 가을, 문득 외로움을 느꼈다. 제대로 산을 알아보겠다는 생각에 등산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주말마다 딸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산으로 떠났다. 산책(山冊)을 접하면서 삶의 외로움이나 두려움 같은 것이 사라졌다. 이에 대해 “가슴에 풀무질을 하며 뜨겁게 불을 지펴준 것이 산책들이었고 산을 모르는 사람은 산으로 이끌고 이미 산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보다 높고 깊은 세계를 꿈꾸게 한다.”고 말한다. 이런 인연으로 그는 월간 ‘MOUNTAIN’ 잡지에서 기자생활을 몇 년간 했다. ‘외롭거든 산으로 가라’는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산과 ‘산책’을 통해 만난 인연들과 통찰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제목을 그렇게 정한 이유를 묻자 “그것은 어느 날 영혼의 귓전에 울렸던 풍경소리였다.”며 미소 짓는다. 이 책은 단순히 산을 다루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표 산악인들이 먼저 읽고 사랑한 산책과 그들의 삶을 흥미롭게 연결시키고 있다. 또 절판 희귀본 ‘다큐멘터리 르포 智異山1·2’, 안승일 사진집 ‘삼각산’처럼 투철한 기록과 산에 대한 열정을 불살랐던 결과물들을 다루고 있다. 등산이란 행위의 진정한 의미,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따뜻한 시선도 담고 있다. 그는 ‘외롭거든~’ 외에도 지금까지 ‘아이들은 길 위에서 자란다’, ‘산에 올라 세상을 읽다’, ‘바람과 별의 집’, ‘살림의 밥상’, ‘사랑하는 아가에게’와 어린이책 ‘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담겨 있단다’ 등을 펴내 일찍부터 산책의 길로 나섰다. 글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北, 수확 농산물 50%까지 시장거래 허용

    북한이 농업 생산량 증대를 위해 농민들이 수확량의 최대 50%를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조치를 포함한 농업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뒤 지난 6월 28일 하달된 것으로 알려진 ‘6·28 경제개선조치’ 추진의 연장선상으로, 25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이 같은 개선책이 어떻게 논의될지 주목된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중국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북한은 농민들이 더 많은 식량을 경작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농민은 지역에 따라 수확량의 30~50%를 가져가거나 시장에 내다팔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도 이날 황해남도 협동농장 일꾼 2명이 새 지침에 따라 국가에 바칠 할당량만 채우면 잉여 농산물을 자신들이 보관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잉여 농산물은 팔거나 교환할 수 있다. 소식통은 또 북한이 2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식량난 완화와 농산물 가격 상승 억제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경제 개선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획기적인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8월 양강도의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북한 당국이 국가 생산 계획에 따라 농산물을 가져가던 방식에서 전체 수확량의 70%는 당국이, 나머지 30%는 농민들이 가져가도록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소식통은 이어 “북한이 중국을 따라 군 식량 자급자족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군 식량 자급자족 정책이 북한의 선군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군에도 쌀과 채소를 키울 수 있는 토지를 분배할 것”이라며 “군이 식량을 자급자족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독자의 소리] 음란물 유통 차단 적극 협력을/해남경찰서 옥천파출소장 박석근

    최근 잇단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아동 음란물에 대한 집중 단속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등 관련 법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음란물 제작·수입·판매·대여·배포·소지·상영 행위에 대한 철저한 감시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지금껏 경찰 등 일선 사법기관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인터넷망을 이용한 음란물 유통이 은밀히 확산됐다. 또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틈을 이용, 음란물 공유 카페 운영자를 비롯한 음란물의 주요 유통 경로인 웹하드 업체 운영자, 성인 PC방, 음란물 공급업자 등이 수익에 눈이 멀어 음란물을 퍼뜨렸다. 일부 청소년들도 죄의식 없이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음란물을 올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결국 인터넷을 통한 음란물 탓에 정신 건강이 황폐화되고 7세 아동까지 성폭행 피해자로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강력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유발 도구로 전락한 셈이다. 이에 따라 음란물 유통을 차단하는 데 온 국민의 참여와 협력이 절실한 시기다. 해남경찰서 옥천파출소장 박석근
  • 종합불교예술제 해남 미황사서 새달 13일 열려…불교회화·음악·음식 체험 기회

    종합불교예술제 해남 미황사서 새달 13일 열려…불교회화·음악·음식 체험 기회

    다음 달 13일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집’으로 소문난 전남 해남 미황사에서 종합불교예술제가 열린다. ‘미황사의 소리’라는 타이틀 아래 오후 1시부터 시작하는 괘불재가 그것. 불교회화와 불교음악에 곁들여 불교음식을 함께 체험하고 싶은 이에겐 놓칠 수 없는 자리다. 행사는 괘불재와 음악회로 나뉘어 열릴 예정. 먼저 있을 괘불재는 원래 백성들의 한을 달래고 고혼을 천도하기 위해 열렸던 행사의 재연이다. 미황사 스님들과 불교학자들은 이 괘불재가 임진왜란(1592년) 이전부터 미황사에서 열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실제로 지난 4월 미황사 약사여래불 복장에서 1568년 판본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바다와 육지의 고혼들을 달래기 위해 평등하게 공양하며 재를 올릴 때의 의례서)가 발견돼 그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보물 제1342호인 미황사 괘불탱화는 높이 12m, 폭 5m의 대형불화. 1727년 스님 7명이 조성한 이 괘불은 1년에 단 한번 이 괘불재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이 괘불은 예전부터 큰 법회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일본 규슈박물관에 미황사 괘불재가 초대되어 1달 동안 토픽전이 열리기도 했다. 이날 괘불재에선 전통방식으로 불단을 차려 무려 1500여명이 이운, 고불문 낭송, 만물 공양, 통천, 법어, 음악 공양 등에 참여한다. 이 가운데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의 법어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 박송희 명창의 음성공양이 들어 있어 눈길을 끈다. 괘불재를 마치고 오후 6시부터는 ‘미황사 음악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미황사 음악회’는 사실상 국내 산사 음악회의 시초나 다름없는 행사. 2000년 가을 시작한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줄곧 열려왔다. 올해 행사는 해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인과 남도 들 노래를 발굴해 소개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인간문화재 박양애씨의 강강술래, 이인자씨의 민요며 동네 소리꾼들의 무대가 차례로 펼쳐질 예정이다. 가수 백창우와 굴렁쇠아이들이 초청됐으며 관람객들이 동참할 만한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061)533-3521.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특별재난지역’ 피해자 月건보료 30~50% 감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6∼30일 태풍 덴빈과 볼라벤에 따른 피해로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이뤄진 22개 지역 일부 주민의 건강보험료를 한시적으로 경감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제16호 태풍 산바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될 경우에도 해당 지역 피해자들의 건보료를 낮춰 줄 방침이다. 이번에 확정된 건보료 경감 대상은 태풍으로 인적·물적 피해를 당한 지역가입자로 해당 지역은 광주광역시 남구, 전라남도 장흥·강진·해남·영광·신안·고흥·영암·완도·진도군, 순천·나주시, 곡성·보성·장성·무안군, 전라북도 남원·정읍시, 완주·고창·부안군, 제주특별자치도다. 복지부는 지자체의 피해조사나 확인자료를 근거로 피해 정도에 따라 8월분부터 재난 지역 피해자들의 월 건강보험료 30∼50%를 낮춰 주기로 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침수·정전·산사태·항공기 무더기 결항… 남해안 ‘패닉’

    침수·정전·산사태·항공기 무더기 결항… 남해안 ‘패닉’

    17일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해 내륙을 관통한 제16호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와 침수, 도로통제, 정전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경남 일대의 낙동강 하류에는 6년 만에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낙동강 삼랑진 일대의 수위는 오후 한때 7m를 넘어 경보수위(7.8m)에 근접했고, 구포 일대는 4.5m의 수위를 보였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4시 30분을 기해 낙동강 삼랑진에 내려진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대체했다. 이는 2006년 7월 18일과 19일 대구·경북 지역의 폭우로 낙동강 진동과 삼랑진에 홍수경보가 발령된 이후 6년 만이다. 낙동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밤사이 상류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가 합쳐져 낙동강의 수위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 범람 우려 대책반 운영 이날 오후 1시 25분쯤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을 덮쳐 집 안에 있던 이모(53·여)씨가 매몰됐다가 1시간여 만에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북 경주시 안강읍 대동리에서도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토사가 주택을 덮쳐 유모(29·여)씨와 유씨의 남동생 등 2명이 토사에 묻혔다가 2시간 만에 구조됐다. 경남 함양군 삼정리에서도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토사가 권모(40)씨 집을 덮쳤다. 권씨는 아내와 함께 대피해 피해를 입지 않았다. 경남 함양군 수동면과 거창군 남상면을 지나는 왕복 2차선 88고속도로 확장 구간 절개지 2곳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려 경찰 순찰차와 승용차, 버스 등 차량 16대가 고립되거나 토사에 휩쓸렸다. 이 사고로 토사에 휩쓸린 차량(5대) 탑승객 5명이 찰과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오후 늦게까지 양방향 차량 통행이 중단됐다. 항공기 결항은 물론 해상교량 차량운행 통제와 KTX, 경전철 등의 감속 운행도 이어졌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동해남부선 사방∼안강역 구간에서 집중호우에 따른 선로 침수로 경주∼포항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경부고속선 울산∼부산 구간에서는 이날 오전 초속 30∼40m의 강풍이 불어 KTX 열차가 안전 매뉴얼에 따라 시속 170∼190㎞로 감속 운행하기도 했다. 전라선 여수엑스포역에서도 초속 38m 강풍으로 10시 여수발 용산행 KTX 704열차(승객 52명)가 25분 늦게 출발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태풍에 따른 경전철 운행통제 기준에 따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10분까지 운행을 중단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이날 오전 목포 죽교동과 고하도를 잇는 목포대교, 여수시 남산동과 돌산도를 잇는 돌산대교, 여수시 수정동과 돌산도를 잇는 거북선대교, 고흥 도양면 용정리와 소록도를 잇는 소록대교, 소록도와 고흥 금산 신촌리를 잇는 거금대교 등 6개 해상교량의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경남 거제와 부산을 잇는 거가대교와 남해군~사천시를 잇는 창선·삼천포대교, 창원시 성산구와 마산합포구를 잇는 마창대교도 오전 동안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저지대 주민 긴급 대피령 부산·경남·전남 해안가 저지대 주민들에 대해 긴급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경북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예산리 등 성주읍내 3개리 저지대 주택 300여 가구가 침수돼 주민들이 대피했다. 여수, 광양, 고흥 등 저지대 86가구가 침수돼 주민 207명이 대피했으며 울산 태화강 하류 둔치도 이날 오전 한때 완전히 물에 잠겼다. 여수와 광양에서는 농경지 300㏊가 침수됐다. 전국종합·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채인석 화성시장 “평화·생태공원사업 조성사업비 용산처럼 국가가 전액 지원해야”

    채인석 화성시장 “평화·생태공원사업 조성사업비 용산처럼 국가가 전액 지원해야”

    “차이와 차별은 다르다. 차이는 줄이고 차별은 없애야 한다. 국가가 용산공원 조성에 사업비 전액을 지원하는 것처럼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사업도 동등하게 지원해야한다.” 채인석 화성시장은 지난달 24일부터 13일까지 21일 동안 전남 해남에서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522㎞의 국토대장정을 완주했다. 매향리 문제를 포함한 화성시 현안에 대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채 시장은 16일 “용산공원의 경우 정부가 앞장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제정해 1조 5000억원의 사업비 전액을 지원해 주고 있다.”며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조성 사업도 ‘국립민족공원조성특별법’ 같은 특별법을 만들어 국비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용산과 의정부, 동두천 등은 미군 기지로 인해 적지 않은 경제적 이득을 보았지만 매향리는 외진 곳에 있고 폭격장이라는 이유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며 “국가안보를 위해 수십년 동안 희생을 감내한 화성 시민에게 또다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채 시장은 특히 사격장 주변에 수많은 포탄이 산재해 있는 것과 관련, “55년간 폭격 및 사격 연습장으로 사용한 곳이어서 포탄 잔해물 처리와 생태계 복원 등 상흔을 지우기 위해서는 55년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육상 사격장에 대한 환경정화사업은 마무리됐지만 해상 사격장의 경우 국방부가 해야 할지 국토해양부가 해야 할지 아직 사업 주체가 정해지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채 시장은 “이 문제는 매향리 주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이 달려 있는 사안인 만큼 조속히 갯벌에 대한 환경정화사업에 착수해 줄 것을 국방부와 국토해양부에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일방적인 지시와 실행이 아닌 성숙한 소통의 관계가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면도칼 꽂고 매니큐어 칠하는 스님

    면도칼 꽂고 매니큐어 칠하는 스님

    말로만 들었을 때에는 이거 웬 호사인가 했다. 구스타프 말러의 9번 교향곡 ‘대지의 노래’와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주제로 삼았다고 했다. 좋은 건 다 끌어다 붙였다 싶은데, 표현 기법은 또 얄궂게도 면도날에다 매니큐어다. 더군다나 작가는 스님인데 그 스님은 또 재즈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단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 보니 그럴 만도 하다 싶다. “부모를 욕 뵈는 얘긴데….” 잠시 망설이더니 “(전시를 하겠다고 나선 게) 자업자득이지. 허허.”라고 운을 뗀 뒤 풀어놓은 얘기는 이랬다. 풍족한 집안에서 났다. 돈 자랑 말라는 여수가 고향이다. 아버지는 일본 와세다대를 나왔고, 집에는 피아노가 있을 정도로 풍족하게 누리며 살았다. 그림과 음악도 어릴 적부터 익히고 배웠다. 그런데 아버지는 세 집 살림을 차렸다. 어머니가 겪던 고통, 복잡한 집안 환경에 괴로워하다 15살 때 출가를 결행했다. “손재주가 좀 있었어요. 연 같은 거 동네 아이들에게 만들어 팔고는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았지요.” 어린애답지 않은 치밀한 준비였다곤 하지만 그래 봤자 어린애가 같은 동네 어린애들에게 받은 푼돈이다. 그럼에도 목표는 해남 대흥사와 제주 정방사로 정했다. 이유는 화가 천경자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 놈이 분에 넘치는 어려운 책을 막 읽었을 때예요. 그때 천경자가 아마 고흥 어디 여자중학교 선생님이었을 거예요. 그때 쓴 책 중에 ‘유성이 흘러간 곳’이란 게 있어요. 그 책에 두 사찰 얘기가 나와요. 천경자의 그림 얘기에 푹 빠져서 두 곳을 일단 가본 뒤 내 인생을 결정짓겠다고 한 거죠.” 결론은 출가였다. ●복잡한 집안 사정에 15살 때 출가 그렇게 10여년을 숨어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갑자기 아버지가 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미워하고 원망했던 아버지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왠지 너무 보고 싶고 또 불쌍해 보이고 그런 거예요. 그런데 지금과 달리 그때만 해도 한 번 출가한 이상 속가에 다시 가는 걸 절대 금지할 때예요. 그래서 한 달을 고민 고민하다 겨우 말씀드려서 허락을 받았지요.” 그렇게 여수 집을 찾아가 보니 “알고 찾아 왔느냐.”고 맨발로 뛰어나온 누나는 소복을 입고 있었다. 집 대문을 두드린 그날이 아버지의 삼우재 날이었다. “그 한 달을 안 참았더라면, 그래도 임종을 지킬 수 있었겠지요.” 목소리가 약간 울적하다. 24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개인전을 여는 정산 김연식(66) 작가는 그래서 불교적인 양면성을 작품에 투영한다. 칼 하면 무서운 흉기이기도 하지만 ‘여성이 제모하는 데 쓰면 섹시하고, 요리사가 쓰면 맛이 나고, 장군이 휘두르면 나라를 구하기도’ 한다. 더구나 면도칼은 자그마하면서도 가운데 화려한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 있어 아름다움도 준다. 채색할 때 굳이 물감이 아니라 매니큐어를 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여성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진이 만들어 낸, 아주 세속적이고 색정적’인 도구지만 ‘거꾸로 그래서 그걸로 불교적인 무용(無用)의 세계를 그려 낸다는 것이 너무나 매혹적’이어서다. 말러와 안견을 끌어들인 것 또한 비슷한 이유에서다. ‘대지의 노래’는 소멸의 노래이자 영원의 노래다. 몽유도원도 역시 아련한 이상세계에 대한 필치가 또렷하다. “불교에서는 열반을 중시하잖아요. 그 열반을 뭐라 하느냐, 촛불이 꺼진 뒤 향이 사그라지는 것이라고 해요. 그 열반의 경지, 수도정진의 느낌이 들어 말러와 안견을 한데 묶어 보았지요.” 작품 크기도 크다. ‘구스타프 말러의 몽유도원도’는 가로 길이만 11m여서 면도칼 4만여개를 썼다. 말러의 2번 교향곡 ‘부활’에서 따온 작품도 있다. 3만여개의 면도칼을 공중에 매달아 지름 1.5m 정도의 동그란 공 모양을 만들었는데 날카로운 금속면에 서로가 서로를 반사하는 모양을 본떴다. 불교의 인드라망은 늘 부활을 가능케 한다. ●인사동 사찰음식전문점으로도 유명 사실 정산 김연식 하면 알 만한 사람들은 대부분 인사동 사찰음식전문점을 떠올린다. 젊은 시절 10여년 동안 여러 절을 떠돌아 다니면서 사찰음식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뒤 널리 알리자는 생각에서 아주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미술로 돌아왔다. 어릴 적부터 늘 조금씩 해 왔던 것들인데 혼자 두고 보기 아깝다는 주변 사람 권유 때문에 전시를 하게 됐다. “욕심이 많아 대작만 한다.”면서도 “기왕지사 한 20년간 정진해 보고 싶다.”고 한다. “그게 참 묘한 것 같아요. 어릴 적 천경자의 글과 그림을 그렇게 좋아했어도 이리 될는지는 몰랐는데, 결국 돌고 돌아 이렇게 인사동에 와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게 그게 참….” 표정이 허허롭다. 만약 출가를 안 했다 해도? “그럼요. 아마 그림 그리고 있을 겁니다.” 눈빛은 확신에 차 있었다. (02)736-102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칠순의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황안나씨

    [김문이 만난 사람] 칠순의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황안나씨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길에서 길을 묻고, 길을 찾는다. 발끝에 의지한 채 무작정 길을 떠난다. 그러다 보면 뭔가 얻어지고 깨닫는 것이 생겨난다. 하여 요즘 들어 ‘걷는다는 것’에 대한 명상과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건강을 찾으려는 까닭도 있지만 자신의 걸어온 발자국을 생각하고, 또 혼자서 ‘내 안의 길’을 찾으려고 떠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새는 날개가 있어 높이 날아야 하고, 동물은 네 다리가 있어 뛰어다녀야 하고, 인간은 두 다리가 있기에 걸어야 오래 산다는 말도 있지 아니한가. 작가이자 도보 여행가로 잘 알려진 황안나(72)씨의 경우는 특별하다. 우선 환갑을 훌쩍 넘긴 65살에 혼자 걷기 시작했다. 해남 땅끝에서 임진각까지 23일 만에 국토종단, 67살 때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동해와 남해, 그리고 서해를 거쳐 임진각까지 이르는 길을 118일 동안 걸었다. 그렇게 국토 일주는 2차례, 남해안 섬길도 여러 차례 걸었다. 지리산, 한라산 등 웬만한 산은 다 올랐다. 이뿐이 아니다. 동티베트, 스페인 산티아고, 아이슬란드 등 48개국 오지를 도보로 여행했다. 그러면서 ‘내 나이가 어때서’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엄마 나 또 올게’ 등의 책을 써서 화제가 됐다. ‘내 나이 어때서’는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칠순을 훨씬 넘긴 지금에도 그는 배낭을 메고 혼자 걷고 글을 쓴다. 왜? 여러 가지가 궁금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시내 한 카페에서 황씨를 만났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 배낭을 멘 모습이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였다. 걷는 것이 습관이 돼서 늘 이런 차림이라며 웃는다. 금방이라도 어디로 떠나갈 듯한 분위기였다. “월요일(10일) 아침부터 여수 금오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고흥반도 쪽으로 죽 걸어볼 예정입니다. 중간중간에 강연요청도 있고, 지자체에서 새로난 길이 있으니 함께 걸어보자는 요청도 있고 해서 다시 남해안 길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약속된 일정 때문에 27일까지는 서울에 와야 합니다. 사실 저는 별로 잘나지도 않았는데 결혼식 주례, 강연 등 불러주는 곳이 많네요. 그 약속을 지키고 나서 다시 남해 해안길을 11월까지 걸을 예정입니다.” 국토 종단 얘기가 나왔다. 지난 4월 황씨는 고성~동해~남해~서해길 코스로 두 번째 국토 일주를 했다. 여기에다 거제도, 완도, 진도, 강화도 해안길까지 한 바퀴 돌았다. “하루에 100리, 그러니까 40㎞는 걸었어요. 숙소를 못 정하는 날에는 50㎞는 걸어야 합니다. 국도로만 걸으면 우리나라 전체 해안선 둘레 길이는 4000㎞가 됩니다. 섬까지 포함하면 더 길지요. 아침 6시부터 걷고 밤이면 찜질방이나 모텔에서 잡니다. 배낭 무게는 비상약, 간식거리, 갈아입을 옷, 카메라 등을 포함해 15㎏ 정도는 됩니다. 보다시피 제 체구가 왜소하잖아요. 처음에는 무거웠는데 이제는 어디에 가든 자신 있어요.(웃음)” 지난 7월에는 아이슬란드 해안선 도보여행을 마쳤고 8월에는 동티베트 길을 2주 동안 걸은 것도 그런 자심감에서였다. 우문일까. 걷는 이유를 물었다. “저는 강연을 할 때 ‘길은 인생과 똑같다’고 합니다. 노년층에게는 ‘생각을 바꿔라’, 주부들에게는 ‘자신을 감동시키는 일을 해보라’고 권유합니다. 그러면서 가끔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지만 길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합니다. 제 경험으로, 잘못 들어간 길일지라도 좋은 인연이 많았습니다. 한번은 동해안 길을 걷고 있는데 길을 잘못 들어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걸었지요. 혼자 사는 할머니를 만나 하룻밤 같이 잤습니다. 어찌나 자상한지 이튿날 할머니하고 바닷가에 나가 다시마와 미역을 함께 말리면서 아름다운 인연을 맺기도 했습니다.” 걷게 된 사연을 다시 이야기한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황씨는 57살 때 홀로 앉은 교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문득 자신을 뒤돌아보게 됐다. “그동안 저는 정체성이 없이 엄마 노릇, 선생 노릇, 아내 노릇…노릇만 해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는 내 노릇해 보자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날로 집에 가서 남편한테 상의를 했더니 ‘그러세요. 그동안 고생많았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이튿날 바로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정년을 7년 정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변의 반대도 많았지만 그렇게 훌훌 털고 일어났습니다.” 다음 한 일이 미뤄왔던 건강검진이었다. 재검사 항목이 많이 나왔다. 가까운 산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2시간 반 동안 산을 오르내렸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년이 지나자 체력에 자신감이 생겼다. 홀로 지리산 종주를 했다. 이후에는 산악회에 가입했고 환갑 나이를 지날 때까지 지리산만 무려 7번 종주했다. 우리나라의 이름 있는 산은 거의 다녔다. 이때마다 항상 선두에서 걸었다. 2004년에는 국토종단은 물론 4대강길까지 걸었다. 적막강산이라는 말이 있다. 혼자 걸을 때 무슨 생각을 할까. “걷노라면 막막하지만 발끝에서 전해져 오는 말할 수 없는 전율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며 웃는다. 황씨는 원래 작가가 되고 싶어했다. 그러나 박봉으로 가정을 꾸려 나가는 춘천역장이었던 아버지의 권유로 교사가 되기 위해 춘천사범학교에 진학했다. 졸업후 교사를 하면서 주로 문예반 아이들을 가르쳤고 학교에서 교지를 담당했다. 여성지 등 잡지에 글을 보내면 곧잘 게재될 정도로 작가적 기질을 틈틈이 발휘했다. 아울러 6남매 중 맏딸로 동생들의 학비를 댔다. 23살에 결혼한 황씨는 남편의 사업이 잘되지 않아 빚 갚기에 바빴다. 이런 생활이 30년 가까이 계속됐다. “정말 한많은 세월이었습니다. 남편은 양계, 조경, 서점, 택시운전 등 안 해 본 것이 없어요. 그 기간 동안 절대빈곤으로 살았지요. 그렇게 하다가 영세한 공장의 경비원으로 다시 시작했고 이어 아주 작은 욕실 용품 수출공장을 개업했습니다. 다행히 사업이 잘 풀려 50살 되던 해에 빚을 거의 다 갚고 새 삶을 시작했습니다.” 황씨가 57살에 용기를 내고 사표를 던질 수 있었던 것도 남편의 재기에서 비롯된 것이나 다름없다. 아울러 도보 여행가로서의 인생 2막이 시작됐다. 작가로 데뷔한 것도 이때였다. 전국의 산과, 국토종단을 하면서 느낀 에세이 ‘내 나이가 어때서’(2005)라는 책이 대형 서점에 진열된 것을 보고 눈물겹도록 감동을 받았다. 이어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2008),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쓴 ‘엄마 나 또 올게’(2011) 등을 잇따라 펴내면서 여고생 때 가졌던 작가의 꿈을 50여년 만에 이루는 감격을 맛보았다. 이후 언론사 인터뷰와 TV 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해 도보 여행가이자 작가, 방송인, 강연자로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렸다. 내년 5월에는 길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펴낼 예정이다. “가방 끈 짧은 할머니가 쓴 책인데 많이 봐 주셔셔 고맙지요 뭐. 사실 학교를 그만두고 걱정도 많이 했지만 지금처럼 인생 2모작을 하면서 살아갈 줄은 몰랐습니다. 운전면허는 50대에 땄고 카메라는 70살에 배웠습니다. 사진 찍고 블로그에 올리고 젊은이와 카톡도 합니다. 걸어 보니까 젊어지는 것 같아요.” 황씨는 정신없이 다녔던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 진정한 자아를 찾았다며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다시 황씨에게 길이란 무엇인가를 물었다. 그러자 “길은 인생의 실마리다. 길이 길을 가르쳐 준다. 길은 꿈이요 도전이자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 준다.”며 웃는다. 또 있다. 길로 인해 남편과의 새로운 연애에 빠졌다고 했다. “(부부가)둘이 살지만 결국 누군가는 혼자 남게 됩니다. 그때에 대비해 홀로서기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남편은 저 때문에 홀로서기를 마스터했습니다. 또 제가 집을 떠나 보니 남편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더라고요. 새삼 연애시절 생각도 나고, 남편이 해주는 계란찜도 너무 맛있고, 서로 감동하며 제2의 신혼처럼 지내게 됐습니다. 내년에는 둘이 배낭 메고 도보여행을 떠날 예정입니다.” 황씨는 평소 ‘때문에’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오늘도 걷는다. 세계 최고령의 킬리만자로 등정 계획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 하나다. 선임기자 km@seoul.co.kr ■황안나 도보여행가는 정년 7년전 사표… 67살에 동해~서해 해안선 4000㎞ 홀로 걸어 1940년 개성에서 맏딸로 태어났다. 본명은 황경화(黃慶花)이며 광복되던 해 아버지를 따라 월남했다. 1959년 춘천사범학교 졸업 후 강원도와 인천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지냈다. 1998년 정년을 7년 앞둔 57살에 사표를 내고 도보여행가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 지리산과 한라산 등 국내의 유명산 종주를 시작으로 몽골, 바이칼,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 네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 길 등을 도보로 여행했다. 65살 때 해남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도보로 완주했고 67살 때에는 동해~남해~서해까지 해안선을 따라 4000㎞를 홀로 걸었다. 2007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를 아들, 며느리와 같이 걸었으며 2010년 봄 100㎞ 울트라 걷기대회에 참가해 46위로 완주했다. 황씨의 블로그 ‘맛있게 살기’는 하루 5000여명이 드나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주요 저서로는 ‘내 나이가 어때서’, ‘안나의 즐거운 인생비법’, ‘엄마 또 올게’ 등이 있다. 이 밖에도 강연과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 ‘묻지마 채취’ 인권도 묻지마?

    경찰이 성폭행 용의자 검거를 위해 마을 남성 100여명의 DNA를 채취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전남 해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해남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의 용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사건 장소 반경 8㎞ 이내에 거주하는 65세 미만 남성 100여명의 DNA 정보를 채취했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달 25일 밤 11시 30분쯤 여고생 A(16)양이 벌판을 걸어 귀가하던 중 괴한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에 폐쇄회로(CC)TV나 목격자 등 증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용의자 검거를 위해 피해 학생의 옷가지 등에서 채취한 피의자의 DNA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범인을 검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DNA 정보 제공에 대한 설명 절차를 거친 후 동의서에 서명한 주민들의 DNA 정보를 채취했다.”고 밝혔다. 마을에 사는 한 주민 역시 “처음에는 형사들이 찾아와 설명하고 DNA 정보를 채취해 갔고 나중에는 주민들이 직접 경찰서에 찾아가 DNA 정보를 제공하고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DNA 채취를 거부하면 자칫 피의자로 몰릴까 봐 억지로 할 수밖에 없었다.”며 불쾌감을 호소해 경찰이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하며 무리한 수사를 펼쳤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해남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보호관찰소 나서자마자 초등생 또 성추행

    보호관찰 제도가 형식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범죄로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20대가 상담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가다 또다시 초등학생을 성추행하는 등 보호관찰 중에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어서다. ●관찰관 1명당 280명 감독… 실효성 의문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9일 길 가던 초등학생을 성추행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제 추행) 혐의로 기소된 이모(2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지난 7일 오후 5시 20분쯤 해남보호관찰소에 출석한 뒤 집이 있는 완도로 돌아가다 해남터미널 부근에서 A(12·초교 5)양을 보고 1㎞가량 뒤따라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인적이 드문 농로에서 갑자기 A양을 끌어안고 몸을 만진 뒤 인근 비닐하우스로 끌고 가려 했다. 이씨는 A양의 비명에 인근 축사에서 일하던 같은 동네 주민 김모(36)씨가 뛰어나오자 300m쯤 도망갔다. 이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쫓아온 김씨에게 붙잡혔다. 성폭력 전과 2범인 이씨는 지난해 1월 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지난 2월에도 광주 남부경찰서가 초등학생(12·여)을 성폭행한 혐의로 중학생(14)을 검거한 바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전국의 보호관찰 대상은 9만 8063명이지만 56개 보호관찰소와 지소의 보호관찰 전담 직원은 350여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1989년 제도 도입 이후 1998년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2004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정 등으로 보호관찰 영역은 확대되고 있다. ●작년 보호관찰 대상자 재범률 7.6% 이런 상황에서 보호관찰 대상자가 늘다 보니 관리, 감독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7.6%였으며 이 가운데 소년 대상자 재범률은 11.4%나 됐다. 광주보호관찰소의 한 관계자는 “학교의 담임교사도 1인당 30~40명을 관리하는데 보호관찰 직원은 최소 100명 이상을 관리해야 한다.”며 “현재의 인력으로는 외부를 돌아다니는 보호관찰 대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는 데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해남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지방의회 의정비 ‘극과 극’] 서울 강남 “주민과 고통분담” 5년째 동결

    서울 강남구의회가 5년째 의정비를 동결했다. 강남구의회는 지난 4일 전체 의원회의를 열어 2013년도 의원 의정비를 올해와 같은 4950만원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경기침체 등 재정여건 고려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지방세 공동과세 등으로 재정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구의 상황 등을 고려해 의정비 동결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강남구의회는 2009년부터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 등이 포함된 의정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의정비 결정은 지방자치법에 따라 민간이 참여하는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결정해야 하지만 구의회가 동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심의위원회와 여론조사 등을 실시하지 않아도 돼 행정업무가 줄었고, 이에 따른 예산절감 효과도 거뒀다. ●인천·경기 용인 등도 ‘그대로’ 전공석 의장은 “재산세 공동과세로 대부분의 세금을 빼앗겨 갈수록 어려워지는 구의 재정여건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과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의원 모두가 동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의회도 의원 간담회를 열고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시 재정위기를 감안해 내년도 의정비를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의원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5951만원을 받는다. 이 밖에도 경기 용인시의회, 여주군의회, 경남 함안군의회, 전북 진안·부안군의회, 전남 구례군·해남군의회 등도 내년 의정비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조현석·강병철기자 hyun68@seoul.co.kr
  • 추석열차표 새달 4~5일 판매

    코레일은 추석 연휴기간 운행하는 열차승차권(좌석지정승차권)을 다음 달 4~5일 이틀간 노선별로 판매한다고 30일 밝혔다. 9월 4일은 경부선과 충북·경북·대구·경전·동해남부선, 5일은 호남선과 전라·장항·중앙·태백·영동·경춘선 표를 예매한다. 예매 대상은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운행하는 KTX와 새마을·무궁화·누리로·ITX-청춘 등이다. 인터넷 예매시간는 오전 7~8시 선착순으로 진행하고, 역과 대리점 등 현장 예매는 오전 10~12시 실시한다. 예약 장수는 1인당 12장(1회당 6장)까지 가능하며 예약한 승차권은 9월 12일 자정까지 구입, 결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취소된다. 스마트폰과 자동발매기로는 추석 승차권 예매를 할 수 없다. 코레일은 추석승차권 예약전용 홈페이지를 9월 1일부터 개설한다. 자세한 내용은 코레일 홈페이지나 철도고객센터(1544-7788, 1588-7788)로 문의하면 확인할 수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덴빈’ 내륙 관통… 최고 235㎜ 물폭탄

    ‘덴빈’ 내륙 관통… 최고 235㎜ 물폭탄

    제 14호 태풍 ‘덴빈’이 제 15호 ‘볼라벤’의 뒤를 이어 충청 이남을 강타하면서 곳곳에서 침수와 도로 유실 등 큰 재산 피해가 났다. 2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도 5명 발생했다. 특히 볼라벤이 뿌린 비로 수위가 불어난 상태에서 또다시 2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호남 지역은 곳곳에서 주택가와 농경지 침수 피해가 났다. 기상청은 덴빈이 30일 오전 10시 45분쯤 전남 완도 해안에 상륙해 지리산 일대를 거쳐 31일 0시를 전후로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덴빈은 지나가는 곳마다 물폭탄을 안겼다. 30일 오후 11시 현재 진도 235.5㎜, 부안 221.0㎜, 정읍 214.5 ㎜, 목포 211.0㎜, 광주 187.5㎜, 고창 187.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강풍도 동반해 전남 해남 화원에서 순간 최대풍속 초속 43.2m의 강풍이 관측되는 등 제주와 전남 곳곳에 초속 30m 이상의 바람이 불었다. 이날 오전 전남 영암 대불산업단지에서 장모(52·여)씨가 쓰러진 대형 철문에 깔려 숨지고 충남 천안의 계곡 수로에서 통나무를 제거하던 서모(66)씨가 매몰돼 숨지는 등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진도에서는 둑이 터지면서 하천이 범람해 노인 50여명이 긴급 구조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11만 4000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태풍의 길목에 자리한 진도에서는 오전 한때 시간당 강우량이 76㎜를 기록, 진도읍 조금리 등이 물바다로 변했다. 주민 소모(50)씨는 “하늘이 원망스럽다.”며 “작물과 침수 피해를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목포 도심인 죽교동, 북항동, 상동 시외버스터미널, 2·3호 광장 등 저지대 도로와 가옥 20여채가 한때 물에 잠기는 등 주민들은 2~3일 간격으로 물폭탄과 강풍 피해에 시달렸다. 목포 시내가 물에 잠긴 것은 1999년 이후 13년 만이다.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전남 지역은 이번 2개의 태풍으로 가두리 양식장 4800여칸 등 44억 7000만원, 비닐하우스 4317동(396억원), 축사 540동(107억원), 인삼재배시설 2339㏊(70억원)와 농작물 침수 2283㏊, 쓰러짐 피해 2826㏊, 낙과 5606㏊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주도 볼라벤에 이어 덴빈이 덮쳐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덴빈으로 서귀포 지역 4500여 가구가 정전 사태를 겪었다. 제주에선 초등학교 18곳 등 모두 33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전북 군산과 정읍 등지에도 200~220㎜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군산시 소룡동과 산업단지, 정읍시 상동 일대 도로 10여 군데가 물에 잠겼고, 전주 전주천과 삼천의 효자교와 마전교 등 5곳이 물에 잠겨 통제됐다. 사과 주산지인 장수와 김제·완주·전주 지역 배 농가들은 볼라벤에 이은 덴빈의 북상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해 실의에 빠졌다. 대전·충남 지역은 오후 9시 현재 세종시 전의면 184.5㎜를 비롯해 서천 167.5㎜, 부여 165㎜ 등의 누적 강우량을 기록했다. 대전과 충남 태안, 천안, 보령 지역 3만 188가구가 정전됐다가 대부분 복구됐다. 항공편과 배편도 막혔다. 제주와 목포, 인천 등 11개 지역 87개 항로 여객선 126척이 운항하지 못했다. 항공기도 김포~제주 노선 등 201편이 결항했다. 한편, 기상청은 31일까지 전국에 30~10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내다봤다. 서해안과 강원 영동·영서 남부 지역은 150㎜ 이상 오는 곳도 있겠다. 31일 중부지방은 태풍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 서해안부터 점차 비가 그치고 남부지방은 구름이 많겠다. 강원도는 밤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서울 신진호·광주 최치봉기자·전국종합 sayho@seoul.co.kr
  • [영화프리뷰] ‘577 프로젝트’

    [영화프리뷰] ‘577 프로젝트’

    지난해 5월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 연기상의 시상자로 나선 하정우는 만일 자신이 전년도(‘국가대표’로 수상)에 이어 또다시 상을 받게 된다면 국토대장정에 오르겠다는 공약을 내건다. 결국 ‘황해’로 2년 연속 수상하게 된 하정우. 설마 또 수상을 할까 하는 마음에서 내뱉은 말이지만, 전국에 생방송으로 나간 대국민 공약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 ‘577 프로젝트’는 이처럼 얼떨결에 내뱉은 하정우의 공약에서 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로 서울에서 해남까지 577㎞를 걸은 대원 18명의 20일간 기록을 담고 있다. 기획자인 하정우는 그동안 영화에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연기자와 친구들, 오디션을 통해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들을 대원으로 뽑았다. 영화 ‘러브픽션’에 하정우와 함께 주연으로 출연했던 공효진도 그의 적극적인 출연 제의를 뿌리치지 못하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영화의 성격은 ‘무한도전’이나 ‘1박 2일’ 등 요즘 TV에서 인기를 끄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극장판이라고 보면 된다. 영화는 지루하지 않은 코믹하고 유쾌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자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영화를 찍게 된 동기와 대원들의 오디션, 모인 과정 등 도입부부터 빠르고 감각적인 전개가 돋보인다. 본격적인 국토대장정이 시작되는 중반부터는 사건과 인물들의 갈등에 집중해 관객들을 강하게 몰입시킨다. 대본 없이 진행되는 리얼 버라이어티 뮤비를 표방한 만큼 20일간의 여정 안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하정우가 진행하는 코믹 토크쇼 ‘하숙쇼’, 대원들이 공효진에게 고백하는 ‘고해성사’, 협찬사의 제품을 대놓고 홍보하는 CF, 몰래카메라 등 평면적이지 않고 깨알 같은 웃음을 주는 요소들이 군데군데 포진해 있다. 영화는 자연스럽고 코믹한 부분을 잘 살려내 크게 지루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인물들의 캐릭터나 스토리가 묻혀 다큐멘터리의 리얼리티나 진정성이 덜 느껴진다. 하정우와 공효진의 분량도 많지 않아 극영화 수준의 구성이나 재미를 기대한다면 밋밋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갈등이 있을 때마다 조정자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하정우와 ‘공블리’의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진 공효진, 힘들지만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선 젊은이들의 꾸밈 없고 건강한 모습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한 매력이 있다. 30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해남 땅끝마을부터 국회까지 국토대장정 오른 채인석 화성시장

    해남 땅끝마을부터 국회까지 국토대장정 오른 채인석 화성시장

    채인석 경기 화성시장이 지역 현안 해결을 중앙정부에 촉구하기 위해 국토대장정에 나선다. ●내일부터 21일간 528㎞ 행군 화성시는 채 시장이 24일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출발해 광주, 대전, 세종시, 화성시를 거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21일 동안 도보로 완주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현직 단체장이 현안 문제로 국토종단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채 시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정부를 상대로 할 수 있는 행동은 제한적”이라면서 “관내에서 추진되는 주요 국책 사업이 정부의 외면으로 부진해 국회와 대국민 호소에 직접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화성시는 그동안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와 주한 미군 반환공여지(매향리 평화공원)에 대한 국고 지원, ‘제2 시화호’가 우려되는 화성호 방조제 담수화 정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추진을 촉구해 왔으나 정부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덧붙였다. 채 시장 1인 종주로 추진되는 이번 대장정은 24일 오전 9시 해남군 송호리 땅끝마을에서 시작돼 다음 달 13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에 입성할 예정이다. 21일간 하루평균 28㎞씩 모두 528㎞를 걷는다. ●관내 주요 국책사업 지지부진 채 시장이 도보로 거쳐 갈 지역은 해남군을 시작으로 영암군, 나주시, 광주시, 장성군, 정읍시, 김제시, 완주군, 익산시, 논산시, 대전시, 세종시, 천안시, 평택시, 수원시, 안양시, 서울시 등 17개 지자체에 달한다. 방문하는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화성시의 숙원인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과거 미공군 사격장으로 사용되던 우정읍 매향리지역에 대한 특별법 제정 등 지역 현안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행군을 하면서도 시정은 챙긴다. 오전 5시부터 11시까지 오전 행군을 끝내고 전자결재한 뒤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오후 행군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자결재로 시정 처리 채 시장은 국토대장정 마지막 날인 다음 달 13일 국회의사당 앞 여의도 공원에서 완주식을 갖고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 서명록 등을 국회와 총리실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화성시는 다음 달 8일 매향리에서 평화예술제를 개최하고 같은 달 11일 송산면 고정리 공룡알화석지 방문자센터에서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 결의대회를 열고 서명운동과 함께 결의문을 채택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7개 사찰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충북 보은 법주사 등 7개 사찰이 세계유산 잠정목록 대상 사찰로 선정됐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전통사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자 문화재청 등과 연구·검토한 끝에 법주사, 공주 마곡사, 해남 대흥사, 순천 선암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양산 통도사 등 7개 사찰을 잠정목록 등재 대상 사찰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브랜드위원회는 “건축 환경적 진정성, 보존성, 독창적 가치 등이 우수한 사찰을 우선적으로 추천하되 불교사적 중요성을 고려했다.”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홍대 옆 들여다보기

    홍대 옆 들여다보기

    ‘사람 많은’ 유흥가로 변해 가는 듯한 ‘홍대 앞동네’의 풍경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넘쳐나는 인파를 피해, 사라진 문화를 찾아 홍대의 변두리로 향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STREET 홍대 옆 자마이카왕-강렬한 이국적인 매력을 뽐내는 ‘자마이카왕’은 남미 특유의 분위기와 레게, 스카 음악에 취해 볼 수 있는 레게 바이다 홍대 옆 들여다보기 ‘사람 많은’ 유흥가로 변해 가는 듯한 ‘홍대 앞동네’의 풍경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넘쳐나는 인파를 피해, 사라진 문화를 찾아 홍대의 변두리로 향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그들의 발길이 향한 길 끝에는, 북적거리는 홍대 중심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매력들이 오롯이 숨어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백선영 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Area 01 홍대옆 상수동 & 당인동 두 개의 시간이 함께 흐르는 곳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가는 홍대 중심가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이지만, 상수동과 당인동 일대는 신기할 만큼 시간이 더디게 가는 동네다. 오래된 연립주택과 아파트, 작은 원룸 건물만이 즐비하던 이곳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홍대 복합문화공간의 상징인 ‘이리 카페’가 이사를 오면서부터이다. 이후 작은 카페와 밥집들이 와우산 3길 주변에 하나둘씩 들어서게 되었고, 상업화되어 가는 홍대를 아쉬워하는 이들의 갈증을 풀어 주는 오아시스로 자리매김했다. 조용한 골목에 드문드문 들어선 개성 넘치는 밥집과 술집에서 밤새 이야기를 나누던, 딱 90년대 홍대의 모습이 이곳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오래도록 골목을 지킨 터줏대감들과 새롭게 둥지를 튼 젊은 이주민들이 서로를 존중하며 스스럼없이 공존하는 모습 또한 이곳의 매력 중 하나다. 아직도 옛날 방식으로 깨를 볶아 참기름을 짜는 기름집 바로 옆에 원두를 볶아 커피를 내리는 카페가 있고, 디카를 들고 골목을 구경하는 이방인과 길가에 앉아 쉬던 할머니가 자연스레 인사를 건네며 지나치는, 두 개의 시간이 얽혀 만들어 내는 묘한 풍경이 일상이 되어 흐르는 곳. 그리고 그 풍경이 이끄는 대로 그저 발길을 옮기기만 하면 어느 새 이 동네와 친해진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들의 사랑방 이리 카페 한쪽에서는 독립영화 감독들이 수다를 나누고 한쪽에서는 클럽 DJ가 노트북으로 열심히 믹싱 작업을 하며, 홀로 집필에 몰두하는 작가들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지는 곳. 산울림소극장 근처에 자리했다가 3년 전 지금의 상수동에 새롭게 둥지를 튼 이후에도 수많은 예술가들이 들락거리며 쉬어가는, ‘예술인들의 아지트’다. 물론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찾아와서 편하게 쉬어갈 수 있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엄청난 양의 디자인 서적, 화보집, 소설, 시집, 각종 잡지들이 이곳에서의 시간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커피와 차, 간단한 식사까지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고 생맥주와 안주류도 판매해 간단히 술 한 잔 하기에도 좋다. 부정기적으로 낭독회나 공연, 사진전 등의 이벤트를 개최하며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37-4 영업시간 오전 11시~새벽 1시(일요일 새벽 2시) 문의 02-323-7861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갤러리와 카페의 멋스러운 동거 그문화 다방 & 갤러리 이리 카페와 더불어 상수동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꼽히는 곳. 일러스트 작가와 콘텐츠를 연구하는 아트콘텐츠그룹 ‘엠큐피엠’이 운영하는 갤러리 겸 카페로, 차를 마시며 각종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오른쪽은 갤러리, 왼쪽은 카페 공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약 한 달 주기로 교체되는 전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커피와 차 등 음료는 물론이고 샌드위치, 피자, 맥주, 위스키에 이르기까지 주류도 충실한 편. 그중에서도 직접 삶은 국산 팥과 근처 참기름 집에서 공급받은 미숫가루로 만드는 팥빙수는 꼭 맛봐야 할 메뉴이다. 직접 구워내는 수제 호두타르트와 고소한 쿠키도 일품이다. 마지막으로 이곳의 마스코트인 ‘검둥이’를 꼭 만나 볼 것. 사람을 잘 따르고 순해서 손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인기스타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당인동 28-9 1층 영업시간 낮 12시~새벽 1시(일요일 오후 1시~밤 10시) 문의 02-3142-1429 www.artetc.org 전국의 명품 막걸리 다 모여라 무명집 송명섭막걸리, 대대포막걸리, 산이막걸리를 아시는지? 이곳은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브랜드 막걸리가 아니라 전국의 장인들이 솜씨를 발휘해 만든 명품 생막걸리를 두루 맛볼 수 있는 막걸리펍이다. ‘제대로 만드는 안주와 술만으로 승부한다’는 주인장의 고집은, 일일이 직접 마셔 보고 선정한 최고의 막걸리 리스트와 함께 음식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차돌박이 버섯잡채, 홍어삼합, 해물 김치 반반전 등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직접 만들어 낸 안주들은 어느 것을 주문해도 만족스럽다. 실내를 잔잔히 채우는 70~80년대 추억의 가요들은 30~50대 손님들에게 훌륭한 술친구가 되어 주며, 미대 출신의 주인장이 직접 인테리어 한 감각적인 분위기의 실내는 20대의 감성을 사로잡기에도 충분하다. 그 때문일까? 이곳의 단골들은 연령 폭이 무척 넓은 것이 특징이다. 어떤 막걸리를 마실지 고민된다면 가장 인기 있다는 제주 한라봉막걸리와 김해 봉하막걸리, 해남 산이막걸리를 선택해 보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29-7 2층 영업시간 오후 5시~새벽 2시 문의 010-2722-0119 재활용 예술의 끝판왕 앤트러사이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을씨년스러워 보이는 오래된 공장 건물이 이토록 멋진 카페로 재탄생할 줄을. 철골이 그대로 드러난 지붕과 보수가 시급해 보이는 허물어진 벽, 녹슨 철문으로 만든 테이블, 오래된 컨베이어 벨트 등 폐기해야 할 것 같은 각종 소품들로 대담하게 멋을 낸 앤트러사이트는 홍대에서 가장 독특한 카페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쪽에 자리한 창고에서는 매일 원두를 로스팅하는데, 커피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약배전(약하게 볶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7가지 원두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 자리에서 갈아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데 꼭 맛봐야 할 메뉴이다. 치즈스테이크 샌드위치와 직접 구워내는 크랜베리 스콘도 맛있다. 저녁 늦은 시간에 왔다면 맥주 한잔으로 더위를 식혀 보자. 주소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357-6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2시(주말 오전 9시~밤 11시) 문의 02-322-0009 T clip. 이곳도 놓치지 마세요 카페 코알라 테이크 아웃 아메리카노가 단돈 2,000원! 샷 추가도 무료인 착한 카페. 이태리식당 달고나 테이블이 5개뿐인 작은 파스타집이지만 언제나 줄서서 먹어야 하는 인기 맛집. 카페 스톡홀름 유럽풍의 외관이 근사한 카페.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운영한다. 쇼낸 심야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제대로 된 일본식 요리와 사케를 맛볼 수 있는 이자카야. 탐라식당 고기국수, 멜튀김, 몸국 등 생소한 제주도 음식을 두루 내놓는 식당이다. LP愛 해바라기 카페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곳. LP음악이 흐르는 카페이다. 바 상수리 ‘바 다’를 운영하던 오너가 새로 차린 칵테일 바. 가끔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해찰하기 좋은 곳 뭐 그리 대단할 건 없다. 길은 비밀을 알려주지도, 거창한 철학을 설파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홍대 주변을 천천히 해찰하는 자들은 시시껄렁한 골목 사이에서 영감을 흡수한다. 사소한 것들에 애정을 쏟느라 우회하는 만큼 세상은 넓어진다. Area 02 홍대옆 연희동 은근슬쩍 떠오르는 문화예술의 보금자리 ‘연희동’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대부분은 고급 주택가나 전직 대통령이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를 것이고, 맛있는 중국요리집이 모인 곳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희동의 이미지란 그런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연희동을 이야기할 때, ‘문화예술’이라는 단어를 빼놓으면 이곳을 제대로 설명할 길이 없다. 그저 조용한 주택가에 불과했던 연희동에 예술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서울문화재단에서 문인들을 위한 창작공간인 ‘연희문학창작촌’을 오픈한 2009년 말의 일이다. 비슷한 시기를 전후해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홍대를 빠져나온 작가들의 작업실과 크고 작은 문화 공간들이 하나둘씩 둥지를 틀기 시작했고, 낮은 단독주택들 사이사이로 감각적인 외관의 갤러리들이 거짓말처럼 들어서면서 어느새 연희동은 홍대를 대체하는 새로운 문화예술의 대안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연희동의 명소들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연희동의 랜드마크로 통하는 ‘사러가 마트’를 출발점으로 잡는 것이 좋다. 거미줄처럼 뻗은 골목에 보일 듯 말듯 숨어 있는 독특한 외관의 갤러리, 아트스튜디오, 가정집을 개조한 카페와 레스토랑을 마치 동네 주민처럼 산책하며 둘러보는 것이 제대로 된 공략법이다. 높은 빌딩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산책을 더욱 즐겁게 해주는 요소이다. 골목 산책을 끝낸 후 ‘궁동공원’에 오르는 것도 잊지 말 것. 그곳에서 연희동이 품은 최고의 예술작품이라고 불러도 좋을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예술가의 비밀 아지트로 놀러 오세요 갤러리 싱킹강 드로잉 작가 강일구씨가 작가와 대중이 스스럼없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자신의 집을 개조해 오픈한 비영리 갤러리 겸 쉼터이다. 작가와 작품에 대해 잘 알고 있든 그렇지 않든 누구나 유쾌하면서도 따스한 예술세계에 빠져 볼 수 있는 곳이다. 지하에는 작가의 작품 30~40점이 전시된 갤러리와 영화나 LP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스크린 룸, 세미나실이 자리하고 있고 아슬아슬한 나선형 계단을 따라 3층의 다락방으로 올라가면 작가의 아담한 작업실이 펼쳐진다. 공간들을 차례로 둘러본 후 지하의 휴식 공간에서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일행들과 원하는 만큼 쉬고 놀다가 가면 된다. 각자 먹을 음식을 준비해 가서 조리해 먹을 수도 있으나 술 반입은 금지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방문을 원하는 날로부터 최소 3일 전에 미리 이메일로 예약을 해야 한다. 개관시간 오후 7시30분~밤 12시 문의 ilgook@hanmail.net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근사한 나만의 작업공간을 갖고 싶다면 더 미디엄 언뜻 보기엔 멋진 카페처럼 보이는 이곳은, 미디어 아트 관련 일을 하는 에이전시 ‘더 미디엄’의 사무실이자 갤러리, 아카이브, 회원제로 운영되는 오피스 카페의 4가지 테마를 지닌 복합공간이다. 조용히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개인 공간 혹은 작은 사무실이 필요할 경우 회원 등록을 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월 회비 20만원을 내면 1일 드립커피 1잔이 제공되며, 여기에 6만원을 더하면 점심식사가 포함된다. 작업기간이 짧다면 주 단위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프린터와 스캐너, 팩스, LCD 모니터, 프로젝터 등 기본적인 사무기기도 갖춰져 있으며 미리 얘기하면 작은 회의나 미팅을 열 수도 있다. 통유리로 된 실내는 밝으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이며, 한쪽에 자리한 서재에서는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한 각종 예술서적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132-27 3층 운영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문의 070-4084-8965 www.themedium.co.kr 주택가 한복판에 자리한 갤러리 카페 카페 129-11 번지수를 카페 이름으로 그대로 사용한 이곳은 차를 마시며 예술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갤러리 카페이다. 주인장의 동생인 배준성 작가와 더불어 김남표, 장펑 등 국내외 컨템퍼러리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카페 벽면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천장에 가득 붙어 있는 삼나무 조각들은 동적인 흐름을 표현한 작품인 동시에 도심에서 삼림욕 효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주인장의 아이디어. 특히 혼자 온 손님이 독서와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치한 1인용 테이블이 특색 있다. 동네 카페 치고는 메뉴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인데 직접 시켜서 먹어 보면 비싸다는 생각이 사라진다. 다른 카페에 비해 양이 무척 넉넉하며 어떤 음료를 시키더라도 잔이 비면 즉시 아메리카노 커피를 리필해 준다. 런치 메뉴로 제공되는 프렌치 토스트와 소시지, 달걀, 음료가 함께 나오는 프렌치 토스트 세트가 인기 있으며 흑임자 빙수, 유기농 두유 녹차 셰이크는 둘이 먹어도 넉넉할 만큼 양이 많다.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129-11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1시 문의 02-325-0129 T clip. 이곳도 놓치지 마세요 카페 포르 편안한 분위기의 갤러리 카페이자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 에스프레소 하우스 가정집을 개조한 분위기의 로스팅 카페. 테라스 공간이 예쁘다. 뱅센느 민트색의 외관이 돋보이는 카페. 블루베리 팬케이크가 맛있기로 유명하다. 코미치 앙증맞은 인테리어와 귀여운 소품이 사랑스러운 카페. 테이크아웃시 40%를 할인해 준다. 베어리버거 최근 오픈한 따끈따끈한 수제 버거집. 패티를 참숯에 구워내 은은한 향이 일품이다. 김뿌라 연남동의 유명 스시집이 최근 이곳에도 오픈했다. 저렴하고 맛있는 오늘의 생선초밥(1만5,000원)이 대표 메뉴. 민스 키친 모던한식 레스토랑. 정갈하게 담겨 나오는 한식 메뉴를 코스로 즐길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햇볕정책 뼈대는 유지… 퍼주기보단 경협

    햇볕정책 뼈대는 유지… 퍼주기보단 경협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 3주기를 맞아 대북·통일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후보들은 유화정책을 통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내고자 했던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경제 ‘지원’보다는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문재인 후보는 17일 여의도 담쟁이캠프 카페에서 ‘남북 경제연합을 위한 문재인의 구상’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이행·발전시켜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남북이 협력적 성장을 이루는 남북 경제연합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남북 간 경제적 협력을 통해 경제 분야에서 먼저 사실상의 통일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인천·개성공단·해주 삼각지대를 남북공동 경제자유 구역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손학규 후보는 ‘DJ 정신’ 계승을 강조하면서도 한반도 중립화 통일 방안을 내세운 게 차별점이다. 스위스, 오스트리아처럼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하며 주변국들의 긴장관계를 서서히 해소시켜 통일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다음 주에는 ‘햇볕 정책 전도사’로 알려진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주도로 작성한 ‘손학규 통일 독트린’을 발표할 계획이다. 남북 단일 경제체제를 통해 통일 문제에 접근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후보는 ‘그랜드 비전 3080’을 제시하고 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 인구 8000만명의 한반도 통일국가를 탄생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중국, 러시아 접경지대까지 경제협력 지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세균 후보도 ‘남북 경제통일’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 지하자원을 공동 개발하고, 황해남도 해주 일대로 제2의 개성공단 같은 경제 협력 지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준영 후보는 통일을 위한 첫 단계로 ‘남북 국가 연합’을 제시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평양대표부 설치, 북한의 서울·워싱턴 대표부 설치를 제안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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