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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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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와 걱정… 「32조원 살림」/염주영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이승윤부총리의 손(수)은 남보다 유난히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작지도 않다. 그저 평범한 손이다. 그러나 그는 「큰손」임에 틀림없다. 이 부총리는 지난 3월 취임한 이래 6개월이 지나는 동안 추경예산을 두번,본예산을 한번 편성했다. 세번의 예산을 모두 합치면 자그마치 32조원에 육박한다. 이 부총리 만큼 짧은 기간에 거대한 재정을 만진 부총리는 역대 부총리들 가운데 아무도 없다. 이 부총리 다음으로 많은 재정을 관리했던 사람은 그의 전임자인 조순부총리다. 조 전부총리는 재임 13개월 동안 추경예산 한번과 본예산 한번을 합쳐 25조5천억원에 이르는 방대한 예산을 짰다. 그러나 이 부총리가 이보다 절반도 못되는 기간에 6조5천억원이나 더 많은 예산을 주무른 것에는 비견할 바가 못된다. 조 전부총리의 전임자인 나웅배 전부총리는 10개월 동안 재임했다.이 기간중 그도 역시 추경예산과 본예산을 한번씩 만들어냈다. 그가 만든 예산규모를 합치면 20조를 가까스로 넘는다. 재임기간중 각자가 짠 예산규모만을 기준으로 본다면 나 전부총리는 조전부총리에게도 훨씬 뒤처진다. 하물며 이 전부총리에게는 명함도 못내밀 형편이다. 그의 전임자였던 정인용 전부총리까지는 들먹일 필요도 없다. 그도 추경예산과 본예산을 합쳐 18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짜기는 했지만 과거로 돌아갈수록 경제규모가 작아지고 이에 비례해서 부총리가 만질 수 있는 재정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역대 부총리의 예산편성 결과를 훑어보면 이 부총리가 얼마나 「큰손」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쓸 곳은 많고 돈은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재정에 관한 한 옛말이 돼버렸다. 이 부총리를 포함해서 열거한 4명의 부총리들은 모두 매년 세계잉여금이 남아 추경예산을 편성했다. 그러고도 다음해에 또 세계잉여금이 남는 「재정풍요의 시대」에 여유있는 나라살림을 해나갈 수 있는 행운을 누린 부총리들이다. 옛날 속담에 「맏며느리 손 큰 건 쓸모없다」는 말이 있다. 집안의 살림살이를 맡아하는 맏며느리의 씀씀이가 크면 집안이 잘될 수 없기 때문에 쓸모가 없다는 뜻이다. 「가모수거」라는 말도 있다. 손이 커서 살림을잘 못하는 주부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처럼 집안살림을 꾸려나가는 주부의 「큰손」은 화근거리로 치부돼왔다. 국가를 가정에 비유한다면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부총리는 가정의 주부와 같다. 이 부총리도 주부의 「큰손」을 나무라는 속담들에 담긴 뜻을 이제는 헤아려봐야 할듯 싶다.
  • 남북한 총리회담 기조연설

    ◎강영훈 총리 연설 요지 이제부터 나는 남북 고위급회담에 임하는 우리측의 기본입장을 밝히고자 합니다. 귀측도 잘 알다시피 남과 북의 예비회담 대표들은 「남북간의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 협력 실시문제」를 본회담에서 토의ㆍ해결해야 할 의제로 합의ㆍ채택하였습니다. 이것은 남북 쌍방 당국이 남북 관계개선을 통해 평화와 평화통일의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쌍방 정부 당국이 앞장서야 합니다. 만약 쌍방 당국이 대결적 자세와 적대적 태도를 그대로 견지해 나간다면 남북간의 관계개선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으며 민족적 화해와 평화통일도 이룩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쌍방 당국은 마땅히 대결이 아니라 화해의 자세로,적대가 아니라 협력의 정신으로 민족내부의 갈등과 분열을 해소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남북 쌍방이 상호체제인정과 존중의 정신에 입각하여 상호 관계를 개선하며 그 기초위에서 통일을 향한 공존공영의 관계를 이루어나가는 일입니다. 나는 이러한 입장에 따라 남북의 쌍방 당국을 대표하는 고위책임자들이 자리를 같이한 이 회담에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생각하면서 이에 대한 우리측의 합의서(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하는 바입니다.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안)◁ 남과 북은 분단된 조국의 통일과 민족의 화해를 염원하는 온 겨레의 뜻에 따라 신뢰구축과 긴장완화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하면서 다음과 같은 기본 사항에 합의하였다. 1.남과 북은 통일을 이룰때까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며 존중한다. 2.남과 북은 상대방을 비방ㆍ중상하는 일체의 행동을 중지하며 상대방 내정에 대해 간섭을 하지 않는다. 3.남과 북은 상호간에 야기되는 의견대립과 분쟁을 당국간의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4.남과 북은 상대방을 파괴ㆍ전복하려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다. 5.남과 북은 자유로운왕래와 다각적인 교류와 협력을 실현하고 사회를 개방하며 민족적 유대를 회복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6.남과 북은 군비경쟁을 지양하고 무력대치상태를 해소하기 위하여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고 군비감축을 실현해 나간다. 7.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의 불필요한 경쟁과 대결을 중지하고 서로 협력하며 민족의 이익과 자존을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8.남과 북은 현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1990년 월 일 대한민국 국무총리 강영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무원 총리 연형묵 나는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이러한 기본합의를 바탕으로 할때 남북 고위급 회담의 의제로 합의한 남북간의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문제가 쉽게 풀려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특히 1천만 이산가족들의 자유로운 상호방문과 재결합을 실현하는 것은 분단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절박한 과업입니다. 이러한 인도주의 사업의 조속한 해결 없이는 결코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있는 남북간의 불신과 적대감을 해소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나는 이상과 같은 입장에서 교류 협력 실시에 관한 10개항의 우리측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다각적인 교류 협력 실시방안◁ 1.흩어진 가족ㆍ친척들을 찾아주며 이들의 자유로운 방문과 재결합을 조속히 실현한다. 60세 이상 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은 즉각 실현한다. 2.설날,단오,광복절,추석 등 민족 명절과 기념일을 전후한 일정기간을 설정하여 민족대교류를 실현하며 고유세시풍속 민속놀이 등 문화행사를 교환 개최한다. 3.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남북 동포들간의 교류와 협력에 관한 구체적 방안을 상호 협의하고 이를 실현한다. 4.민족내부교류 차원에서 교역문호를 개방하고 서로 필요로 하는 물자를 교류한다. 남북간의 간접교역을 직교역으로 전환하기 위해 거래당사자간 접촉을 주선한다. 5.자원의 공동개발,합작투자 등 제반 경제협력을 실현하며 경제분야에서의 공동 대외진출과 공동 대외협력사업을 추진한다. 6.관광자원을 공동개발하고 관광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설악산∼금강산의 남북 관광코스를 연결하며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 남북 공동으로 관광합작회사를 설립한다. 외국관광객의 남북 직접왕래를 허용한다. 7.남북간에 끊어졌던 철도와 도로를 복원하고 해로와 공로를 개설한다. 경의선은 1991년 8월15일 복원ㆍ연결토록 한다. 8.남북간에 우편물을 교환하고 전신,전화를 개통하여 모든 사람이 이용하도록 한다. 9.다각적인 교류 협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통행ㆍ통신ㆍ통상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한다. 10.남북 경제회담에서 이미 합의한 바 있는 부총리급을 책임자로 하는 경제협력공동기구를 설치한다. 다음으로 나는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문제에 관한 우리측의 입장과 그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 방안◁ 1.상호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상대방에 대한 지명공격,비방ㆍ중상,전단살포 및 휴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을 일체 중지한다. 2.민족성원들이 서로 상대방의 실상을 잘 알 수 있도록 신문ㆍ라디오ㆍTV및 출판물을 상호 개방한다. 3.상호 긴밀한 협의와 연락을 통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하여 서울과 평양에 상주연락대표부를 설치한다. 4.군인사의 상호 방문 및 교류를 실시한다. 5.군사정보를 상호 공개하고 교환한다. 6.특정규모 이상 군부대의 이동 및 기동훈련을 사전에 통보하며 상대방을 초청ㆍ참관케 한다. 1991년 1월1일을 기해 여단급 이상의 부대이동 및 기동훈련에 대해 45일전에 상대방에 통보한다. 7.우발적 무력충돌을 예방하고 이것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방부장관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무력부장간에 직통전화를 즉각 설치ㆍ운영한다. 8.비무장지대의 진정한 비무장화를 실현하며 이를 평화적 목적으로 이용한다. 이상과 같은 방안들을 통해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을 이룩하며 무력행사와 모든 종류의 폭력행위를 포기하는 불가침선언을 채택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는 남북간의 군비감축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간의 군비감축 추진방향◁ 1.공격형 전력구조를 방어형의 전력구조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군사력을 공격형으로 편성하고 전개해 둔 채로 평화의지를 확인할 수 없으며 전쟁재발을 방지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쌍방이 보유하고 있는 공격형 전력부터 먼저 감축해 나가는 원칙을 지켜야 하며 그래야만 기습공격 또는 전면공격에 의한 전쟁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2.상황 동수보유원칙을 적용하여 군사력의 상호균형이 유지되도록 해야 합니다. 어느 한편의 군사력이 많고 다른 한편의 군사력이 적어 균형을 상실할 경우 전쟁발생의 위험이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군사력을 많이 보유한 측이 적게 보유한 측의 수준으로 먼저 감축하고 상호 동등수준으로 되었을 때 동수균형감축 방식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3.무기감축에 따라 병력을 감축해 나가되 상비전력감축에 상응하여 예비전력과 유사 군조직도 함께 감축해 나가야 합니다. 4.군축과정에서의 합의사항 이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반드시 현장검증과 감시를 할 수 있도록 하여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남북은 공동검증단과 상주감시단을 구성ㆍ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5.쌍방 군사력의 최종 유지수준은 통일국가의 군사력 소요를 감안하여 쌍방 협의하에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방향으로 남북간에 군비감축이 진보됨에 따라 현 휴전체제를 남북간의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 나는 쌍방 총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남북 고위급회담이 쌍방 최고위당국자가 만나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온 겨레가 염원하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이룩하는 길도 훨씬 앞당길 수 있게 될 것을 확신하며 귀측의 긍정적인 호응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연형묵 총리 연설 요지 근 반세기를 이어오는 국토의 분단은 우리 민족에게 헤아릴 수 없는 재난과 고통을 가져다주고 막대한 희생과 소모를 강요하였으며 대대로 화목하게 살아온 우리 민족내부에 일찍이 없었던 가장 심각한 불신과 대결상태를 조성하였습니다. 8.15와 더불어 시작된 이 민족적 수난과 치욕의 력사는물론 외세에 의하여 빚어진 것이지만 역경에 처한 나라의 운명을 제때에 바로잡지 못하고 오늘까지 통일을 이룩하지 못한 것은 우리 민족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조국통일의 주체는 우리 민족입니다. 조국통일에 가장 절실한 리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우리 민족이고 통일을 책임지고 성취해야 할 담당자도 우리 민족이며 통일된 조국에서 살게 될 주인도 우리 민족입니다. 나는 제1차 고위급회담이 열린 이 마당에서 쌍방 대표단이 민족앞에 지닌 공동의 책임에 대해 다시금 강조하면서 이제부터 회담에 대한 우리의 기본립장과 의정에 따르는 기본문제들에 대하여 말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통일은 절대로 어느 일방에 의한 통일로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거듭 강조하여 온 바와 같이 조국통일문제는 본래 누구를 먹거나 누구에게 먹히는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북과 남이 하나의 민족으로 단합을 이룩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사회주의제도가 비할바 없이 우월한 제도라고 확신하고 있지만 이것을 남측에 강요할 생각이 없으며 군사적이든 정치적이든 우리에게만 유리한 일방적인 통일을 추구할 생각이 없습니다. 나는 이러한 견지에서 본회담 의정에 대한 토의를 앞두고 쌍방 사이에 서로 모호한 점이 없도록 일치한 입장과 견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이러한 입장과 견해를 구현한 다음과 같은 세가지 문제를 회담 전과정에서 준수해야할 원칙으로 확정하자는 것을 제의합니다. 첫째,쌍방은 1972년 7ㆍ4 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며 이를 철저히 준수한다. 둘째,쌍방은 문제토의에서 일방의 리익보다 민족공동의 리익을 우위에 놓는다. 셋째,쌍방은 회담의 분위기를 흐리게 하거나 회담의 진전에 저촉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본회담의 의정으로 제기되고 있는 「북남사이의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며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실현할데 대하여」의 테두리안에서 협의 해결할 기본문제들에 대하여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우리가 통일을 지향해나가는데 가장 큰 내부적 장애요인은 호상 불신에 있습니다. 이러한 불신은 정치적으로 또는 군사적으로 상대방이 자기를 먹으려 한다는 인식과 판단에서 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여 북측은 남측에서 미군과 함께 북침하려 하며 이른바 「자유의 바람」을 불어넣어 「승공통일」을 하려 한다고 생각하면서 남측을 불신하고 경계하고 있는 것이며 남측은 북측이 「남침」이나 「적화전략」을 꾀하고 있다고 하면서 북측을 불신하고 경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데 선차적이며 본질적인 의의를 부여하는 리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취지로부터 본회담 의정의 테두리안에서 정치ㆍ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문제를 기본으로 토의할 것을 기대하면서 다음과 같은 방안들을 제의하는 바입니다.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1.호상 비방을 중지하며 대결을 고취하는 정치행사를 하지 않는다. 2.민족적 단합과 통일에 배치되는 모든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제거한다. 3.상대방을 소개하는 출판의 자유와 상대방의 사상을 신봉하는 사상의 자유를보장한다. 4.북과 남을 갈라놓고 있는 물리적 장벽을 제거한다. 5.각 정당ㆍ단체들과 각계각층 인민들의 자유로운 래왕과 접촉을 실현한다. 6.국제정치무대에 북과 남이 공동으로 진출하고 협력한다. 정치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데서 지금 우리들 앞에는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두가지 문제가 나서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유엔가입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우리가 알기에는 귀측에서는 북과 남이 유엔에 별개로 동시에 가입하거나 남측만이라도 단독으로 들어갈 것을 주장하면서 유엔가입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엔에 북과 남이 동시에 가입하자는 것이나 남측만 단독으로 가입하려는 귀측의 노력이 북과 남의 화해와 단합을 위한 공동의 지향에 부합되지 않으며 오히려 조국통일의 전도를 더욱 흐리게 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대하여 말하겠습니다.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북남 신뢰조성 1.북과 남은 군사훈련과 군사연습을 제한한다.①외국군대와의 모든 합동군사연습과 군사훈련을 금지한다. ②사단급 이상 규모의 군사훈련과 군사연습을 금지한다. ③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일체 군사연습을 금지한다. ④자기 령내에서 외국군대의 군사연습을 허용하지 않는다. ⑤군사연습을 사전에 호상 통보한다. 2.북과 남은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든다. ①비무장지대 안에 배치한 모든 군사인원들과 군사장비들은 철수한다. ②비무장지대 안에 설치한 모든 군사시설물들을 해체한다. ③비무장지대를 민간인들에게 개방하며 평화적목적에 리용하도록 한다. 3.북과 남은 우발적 충돌과 그 확대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취한다. ①쌍방 고위군사당국자 사이에 직통전화를 설치 운영한다. ②군사 분계선 일대에서 상대측에 대한 일체 군사적 도발행위를 금지한다. ▲북남 무력축감 4.북과 남은 무력을 단계적으로 축감한다. ①병력축감은 쌍방사이에 군축안이 합의된 때로부터 3∼4년 동안에 3단계로 나누어 실시한다. 첫단계에서는 쌍방이 각각 30만명선으로,둘째단계에서는 다시 각각 20만명선으로 축소하며 세번째 단계가 끝날 때에는 쌍방이 각각 10만명 아래 수준에서 병력을 유지하도록 한다. ②단계별 병력축감에 상응하게 군사장비들도 축소 폐기한다. ③정규무력축감의 첫단계에서 모든 민간군사조직과 민간무력을 해체한다. 5.북과 남은 군사장비의 질적 갱신을 중지한다. ①새로운 군사기술장비의 도입과 무장장비의 개발을 중지한다. ②외국으로부터 새로운 군사기술과 무장장비를 반입하지 않는다. 6.북과 남은 군축정형을 호상 통보하며 검증을 실시한다. ①무력축감정형을 호상 상대측에 통지한다. ②상대측 지역에 대한 호상 현지시찰을 통하여 군축합의 리행정형을 검증한다. ▲외국무력의 철수 7.북과 남은 조선반도를 비핵지대로 만든다. ①남조선에 배비된 모든 핵무기들을 즉각 철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②핵무기를 생산,구입하지 않는다. ③핵무기를 적재한 외국비행기,함선의 조선경내에로의 출입과 통과를 금지한다. 8.북과 남은 조선반도에서 일체 외국군대를 철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①남조선주둔 미군과 그 장비들이 북남무력축감에 상응하게 단계적으로 완전 철수되도록 한다. ②미군철수에 상응하게 남조선에 설치된 미군사기지들도 단계적으로 철폐되도록 한다. ▲군축과 그 이후의 평화보장 9.북과 남은 군축과 그 이후의 평화보장을 위한 조치를 취한다. ①군사 분계선 비무장지대안에 중립국 감시군을 배치할 수 있다. ②군비통제와 북남사이에 있을 수 있는 군사상의 분쟁문제들을 협의 해결하기 위하여 쌍방 군총참모장급을 책임자로 하는 북남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 운영한다. 북과 남이 채택할 불가침선언에서는 서로 상대방을 무력으로 침공하지 않을데 대하여 확약하는 동시에 그를 위한 실질적인 담보를 예견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불가침선언의 구성요소로서 최소한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인정합니다. 그것은 첫째,상대방을 반대하여 호상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데 대한 문제. 둘째,의견상이와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할데 대한 문제. 셋째,불가침의 경계선을 확인하는 문제. 넷째,상대방에 대한 외국의 침략과 무력간섭에 가담하지 않을데 대한 문제. 다섯째,불가침을 확고히 담보하기 위한 조치로서 북과 남의 무력축감과 미군철수를 비롯한 기본적인 군사적 대책을 확인하는 문제입니다. 오늘 우리 나라에서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하는데서 나서는 가장 긴절한 문제는 남조선에서 진행되는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는 것입니다. 다서
  • 정치권,득실 계산속 추이 관망

    ◎“미묘한 파장”… 「부통령제」 개헌론/여,“내각제 고사” 의심… 대응 유보/평민선 “협상용 아닌 공약” 강조 하한정국에 돌출한 개헌문제를 놓고 여야 각당의 입장정리가 어떻게 이뤄질지,나아가 개헌논의를 빌미로 여야대화의 물꼬가 새롭게 트여질지 정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야권의 장외 힘겨루기 돌입이후 냉각기를 가지려던 민자당은 평민당의 김대중총재가 지난 27일 「느닷없이」 부통령제 도입을 골자로 한 개헌추진 용의를 밝힌 데 대해 일단 당차원의 공식적인 대응을 유보,야권의 속마음을 확인해 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내각제개헌의 공론화시점 선택에 고민하고 있는 민자당으로서는 야권의 개헌주장의 「알맹이」는 달갑지 않지만 개헌논의의 「불씨」는 계속 간직해 나가고 싶은 만큼 예상보다 빨리 개헌 무드로 끌고나갈 가능성도 없지않다. ○…민자당이 28일 실무당직자회의에 이은 30일의 당직자회의에서도 김 평민총재의 개헌추진의사와 관련,당의 공식입장정리대신 의원직 사퇴서 제출등 장외투쟁 명분과개헌주장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는 절차문제의 오류등에 초점을 맞춘 것은 평민당이 개헌자체에 체중을 실었다기 보다는 개헌이라는 에드벌룬을 통해 민자당내부 혼란유도등을 노린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인 듯. 내각제개헌문제를 둘러싸고 민정·민주·공화 3계파의 이해가 상충되고 있는 점을 평민당이 최대한 이용,적전분열을 기대하고 있다는 판단이 우세. 또 당내일각에서는 민자당이 받아들일 수 없는 부통령제 개헌안을 들고나와 자연스럽게 야권이 반대하고 있는 내각제 제안과 공동 포기토록 하는 평민당의 「음모」가 숨은 것으로 분석. 따라서 막후대화등을 통해 평민당의 속마음을 읽기 전에 개헌공론화를 시도할 경우 오히려 야권의 전략에 말려들 가능성이 큰 만큼 『현시점에서 개헌논의는 적절치 않다』는 지난 24일 노태우대통령과 민자당 3최고위원의 청남대회동 당시 정리된 입장을 당분간 유지해나갈 전망. ○…30일 당직자회의는 평민당의 개헌추진의사에 대한 공식적인 화답은 유보키로 하고 평민당의 주장내용에 대한 부당성등을 주로 거론. 김동영원내총무는 『지난 12대 국회말 현행헌법 제정에 대한 여야협상때 부통령제 도입문제가 제기됐으나 당시 평민당의 김대중총재가 강력하게 반대,채택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현행헌법상 개헌을 위해서는 국회의 의결을 거치고 국민투표를 해야하는데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내놓고 개헌을 운운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주장. 김용환정책위의장 역시 『국회를 벗어나 장외로 돌면서 개헌을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 책략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야당이 개헌주장을 내세우면 애국이고 여당이 개헌문제를 꺼내면 장기집권음모라는 발상은 있을 수 없는 논리』라고 반박. 박희태대변인은 평민당의 주장에 대한 분석,보고를 통해 『평민당이 주장하고 있는 대통령선거에서의 결선투표제및 부통령제 도입부분등은 그 내용자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전제하고 특히 부통령제 도입과 관련 ▲부통령에게 통치권의 일부를 분할하는 것인지 ▲대통령유고시에 대비,실권없는 부통령을 두자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 박대변인은 실권있는 부통령제를 도입할 경우,헌법상의 최고권력이 분점되는 일종의 이원집정부형태를 띠는 것으로 정·부통령제를 채택했던 우리의 1·2공화국 경험등으로 미루어 볼때 양자간에 반목과 갈등의 증폭때문에 혼란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 당직자들간에 1시간30여분동안 논의가 거듭되자 이날 회의를 주재한 김종필최고위원은 『당론으로 결론을 내릴 것까지 없고 오늘 논의된 내용을 요약,가볍게 언론에 알리도록 하자』고 주문. ○…민자당은 이번 김 평민총재의 개헌추진 시사로 일단 야권에 의해 지금까지 금기시 돼온 개헌문제가 여야 공동참여속에 논의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으로 평가,본격적인 개헌공방에 대비한 내부적인 컨센서스 도출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 내각제개헌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민정·공화계는 특히 올 연말 정치·사회적인 안정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순수내각제 홍보를 통해 개헌정국으로 유도해 나간다는 복안을 갖고 그때까지는 당내 목소리 정리및 정상적인 여야관계 모색등 분위기 조성에 힘써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 김종필최고위원이 이날 『가볍게 대응하라』며 평민당을 자극시키는 대응을 자제토록 하면서 개헌논의는 정치권의 어느쪽에서든 제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개헌논의의 분위기는 유지해 나가면서 「결정적인」 시기에 개헌문제를 공식화하겠다는 의지가 깔린 것으로 당관계자들은 설명. 이에비해 대통령제 고수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는 민주계도 『평민당의 개헌제의에 끌려들어갈 경우 당내 혼란만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개헌논의 조기공론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 ○…평민당은 김총재의 정·부통령제와 결선투표제 개헌발언이 여권과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나왔을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데 대해 『이는 의원직 사퇴에 따라 불가피하게 실현될 조기총선에서 평민당의 선거공약으로 내세우겠다는 것이지 결코 여권의 내각제움직임에 대한 맞대응은 아니다』라면서 「선거용」일 뿐 「협상용」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 따라서 여권이 이 문제를 내각제 개헌문제와 묶어 협상하자고 제의해 오더라도 결코 응하지 않겠다는 자세. 여권이 내각제문제와 엮어 협상을 해 볼 생각이 있다면 하루빨리 조기총선을 실시해 여권은 내각제를 공약으로 내걸고 평민당은 정·부통령제를 공약으로 내걸어 국민의 심판을 받고 결과에 따라 양쪽안중에 하나를 선택하자는 것이 평민당의 설명. 김태식대변인은 『87년 개헌당시 야당이 정·부통령제와 결선투표제를 제안했으나 채택되지 않았고 지난 3당이후 김총재가 이 문제를 계속 거론해 왔었다』면서 김총재의 발언을 현정치권의 역학관계와 연결시켜 확대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주문. 평민당 일각에서는 김총재의 발언이 야권통합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여권보다는 민주당의 이기택총재를 겨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 한편 민주당의 장석화대변인은 『김총재의 개헌관련 발언진의가 개헌정국 양성화에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이것이 의원총사퇴의 의미를 훼손시키고 개헌논의를 촉발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고 김총재를 비난.〈최태환기자〉
  • 대만,「3불정책」 포기 시사/대 중국 경제·문화교류도 제의

    ◎「주민동원 조례」 폐기등 개혁 추진/야당당수등 정치범 28명 사면/이등휘총통,취임사서 강조 【대북=우홍제특파원】 이등휘 대만 총통은 20일 임기 6년의 총통 취임식을 갖고 대만·중국간의 궁극적인 통일을 위한 1단계조치로 상호간 경제·문화 교류를 전면 개방하자고 제의하는 한편 국내 정치에 있어서 과감한 민주화 개혁조치의 일정을 제시했다. 그는 이날 「불접촉·불협상·불타협」등 대만측이 40년간 고수해온 이른바 대중국 3불정책의 폐기를 공개적으로 시사하는 가운데 양측간 호혜평등에 기초한 「통신 채널」 확립을 위한 3개항의 단서를 설정하는 한편 학술·문화·경제·통상·과학·기술교류를 완전히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서조항은 ▲북경당국이 민주화와 경제적 자유화를 촉진시키고 ▲아울러 대만에 대한 군사력사용을 포기하는 한편 ▲국제관계를 확대하려는 대만의 노력에 대한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돼있다. 이같은 3개항의 단서조항은 중국이 사회주의와 절대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돼온 공산당의 절대적 지도력을 포함한 이른바 「4대 중요원칙」을 포기해야 한다는 대만정부의 종래 주장에 비해 상당히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총통은 또 지금까지 북경정권을 반란단체로 규정했던 「동원감난 시기의 임시조례」를 빠른 시일안에 완전폐기하겠다고 선언,앞으로 보다 긍정적이고도 적극적인 대륙정책과 대만입법원에서의 완전한 민주주의를 추진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 임시조례는 집권 국민당이 중국본토에서 공산당에 패배,대만으로 패주하기 1년전인 지난 48년에 장개석총통의 정권정통성을 내세우기 위해 만든 것으로 국민당의 중화민국에 대항하는 모택동공산당을 「모든 국민이 동원돼 진압을 당해야 마땅한 반란조직」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총통은 김문도와 마조도를 경제시범지구로 지정,대중국경제협력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대북 로이터 연합 특약】 대만의 이등휘총통은 20일 총통취임을 맞아 정치범 28명에 대해 특별사면·복권조치를 내렸다. 이에따라 허신랑 시명덕 등 10명이 24시간내로 석방되는데 대만 최대야당인 민진당의황신개당수등 이미 가석방된 18명과 함께 이들은 피선거권을 포함한 시민권을 회복하게 됐다. 이들은 지난 79년 미려도사건과 관련,내란선동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었다. 한편 군출신인 학백촌국방부장이 행정원장으로 지명된 데 항의하는 학생과 야당인사등 1만여명은 이날 3시간동안 가두행진을 벌이며 시위를 벌였다.
  • 진정된「각서파문」…잠복성 불씨로/민자 당무회의 공방과 각계파 동향

    ◎후퇴성 발언으로 민주계 수습 서둘러/“진상해명”민정계 반격땐 후유증 예고/YS,“통합정신으로 돌아가야”단합 강조 「대권밀약설」「합의각서설」 등으로 확산조짐을 보이던 민자당의 갈등이 이번 파문의 발설진원지로 알려진 민주계측의 해명과 후퇴성발언등으로 일단 진정국명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민정계 소장파의원들은 25일 상오 별도의 모임을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한 당 지도부의 해명 및 진상요구 등을 촉구하고 나섰고 민주계에서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개정작업등과 관련,김영삼최고위원의 우월적 입장을 기정사실화하는 조항을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 잠복성 「불씨」는 진화되지 않고 있다. ▷당무회의◁ ○…「대권밀약설」진위여부를 놓고 민정ㆍ민주계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25일 열린 당무회의에서 의장을 맡은 김영삼최고위원은 민주계의 발설로 당내 파문이 증폭되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회의진행에 앞서 「해명성발언」을 자청,예상되는 민정계 당무위원들의 공세를 미리 봉쇄하는 모습. ○발언자청,공세 봉쇄김최고위원은 『우리가 91년에 할 일이 따로 있고 92년에 할 일이 따로 있는데 지금은 90년』이라고 운을 뗀 뒤 『지금 민자당이 할 일은 어려운 정치현안ㆍ경제난ㆍKBS사태 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라면서 민자당이 「통합정신」으로 회귀,당의 단합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 김최고위원은 밀약설과 관련,『작금의 보도내용을 생각해보고 넘어가자』면서 『통합이후 밀약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노태우대통령과 여기있는 김종필최고위원과 우리는 어디까지나 나라를 구하기 위한 최후의 방법으로 결단을 내린 것이며 정권이나 당권차원이라면 합당은 불가능했다』고 피력. 김최고위원은 결론적으로 『밀약설에 대한 일부 보도에는 유감』이라고 말하고 『내가 적극적으로 이 문제들을 알아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 김최고위원은 『어려운 시국을 풀기 위해서는 노대통령이 훌륭히 국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으로 돕는 것이 3당통합의 뜻과 부합된다』면서 『오늘의 불미스러운 일은 본인이 부덕하고 부족한 점에 있었다』고 사과. 김최고위원은 이날 상오 민정계 의원들의 반발모임을 의식한 듯 『나자신 앞으로 계파모임을 절대로 자제하겠으며 식사도 과거 계파의원들과 하지않는 방향으로 솔선수범할 생각』이라며 계파간 모임 자제를 요청. 이날 김최고위원은 각서의 존재여부나 민정계의 발설여부에 대해서는 분명한 언급을 하지 않고 핵심을 피해나가며 『여러분이 할 말이 많은줄 알지만 좋은 약도 많이 쓰면 좋지 않듯이 이번 사태는 내분으로 비쳐질 우려가 농후하니 서로가 자제하자』고 민정계 의원들의 반발에 대한 차단을 시도. ○…이날 회의에서는 그러나 각계파 고위지도자의 진화의지와는 관계없이 그동안 불만이 축적된 민정계의 가시돋친 반격이 제기돼 한때 계파간 논전으로 확산될 일촉즉발의 사태까지 진행되는등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 자신의 해명성 발언이 있은 뒤 김영삼최고위원은 당3역이 전당대회준비상황 및 한일 외교문제처리를 위한 국회 외무통일위 소집요구건 등에 대한 보고가 끝나자 서둘러의사봉을 두드리며 회의종료를 선언했으나 민정계의 거센 항의로 불발. ○거센 항의로 회의 재각 민정계 이민호ㆍ김종기의원은 김최고위원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끝내려하자 『할 말이 있는데 왜 회의를 마치려 하느냐』고 항의하면서 『무슨 회의를 이렇게 진행하는냐』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 회의장 이곳저곳에서 김영삼최고위원의 일방적 회의진행을 비난하는 웅성거림이 계속되자 마침내 김최고위원이 발언요청을 한 순서대로 「속마음」을 털어 놓도록 발언권을 허용. 이치호의원은 발언에 나서 『왜 당직자회의에서 당의사를 결정토록해 당무회의를 무용지물화 하려느냐』며 당기구의 기능분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당무회의,당직자회의,최고위원회의 등의 임무와 권한 등이 상호 충돌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다수결 원리에 따를 경우 민정계의 우월적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당무회의의 기능강화를 주장. 이어 이종찬의원은 『당은 제도에 의해 지배돼야지 사람에 의해 지배돼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앞으로 사람이 아니라 제도에 의해 당이 운영되는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며 시도위원장의 경선을 촉구. ○소장파,결의문채택 심명보의원은 『이번 각서설 파문으로 당이 얼마나 큰 상처를 입은 줄 아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각서ㆍ밀약설의 진상과 정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당기위활동이 즉각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 심의원은 이어 『정권획득과 관련된 모든 작업은 당헌에 따라 민주적 절차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며 대권후보의 경선체제 도입을 거듭 주장. ○…민정계측의 공세가 가속화 되자 민주계의 김수한ㆍ최형우당무위원등은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회의종료를 주문했고 이에대해 김영삼최고위원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하는 것이 정치가 아니다』라며 회의 분위기 진정을 시도. 김최고위원은 『3당통합당시 정권획득과 당권장악이 우선적 목표였다면 어떻게 통합이 추진되었겠느나』고 반문하고 『3당대표는 모든 것을 초월했고 함께 몸을 던지는 심정으로 참여했다』며 대권밀약설을 간접 부인. 김최고위원은 이어 『3당을 통합키로 하고 3인대표가 손을 잡았을때 3인 모두의 손이떨렸다』고 말하고 『모든 결정을 국민들에게 맡기고 그 결정에 복종하겠다는 자세에 변함이 없는 만큼 당내 문제로 더이상의 잡음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역설. ▷민정ㆍ민주계◁ ○…민정계 중진의원과 소장파의원들은 이날 당무회의에 앞서 각각 별도의 모임을 갖고 민주계의 발설로 야기된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 ○사태본질 애써 축소 이종찬ㆍ이춘구ㆍ이한동ㆍ심명보의원 등은 이날 상오 여의도 럭키금성빌딩에서 김윤환정무제1장관으로부터 전날 저녁 김장관과 김영삼최고위원의 회동결과에 대한 보고를 들은 뒤 이 문제가 확산될 경우 결국 당의 이미지만 크게 실추시킬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일단은 파문을 확산시키지는 않기로 하되 그동안 드러난 문제점만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는 입장을 정리. 이에따라 중진의원들은 ▲국민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각서의 정체▲각서설 발설자의 당기위조사 ▲시도지부위원장 경선제도입 등을 촉구키로 결론내렸는데 심의원은 모임이 끝난 뒤 『오늘 당무회의에서 김최고위원이 어떤 당부를 하든 절대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꼭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설명. 이와별도로 김중위ㆍ최재욱ㆍ이진우ㆍ강우혁의원 등 초ㆍ재선의원 24명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대권밀약설운동으로 민자당이 계파이익에만 골몰하고 있는 인상을 준 것은 큰 유감이며 당과 국민이 납득할 만한 분명한 해명과 당내 모든 기구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는 3개항의 결의문을 채택. ○…당권밀약설의 진원지로 알려진 민주계 내부에서는 사태발생때와는 달리 「일과성 해프닝」으로 사태의 본질을 축소해려 애쓰는 모습. 박용만의원은 『이런 문제는 세분 최고위원이 해결해야지 밑에서 자꾸 떠들면 국민들이 등을 돌린다』며 민정계의 반발을 일축했고 김수한당무위원도 『민정계가 이 문제를 침소봉대하는 이류를 모르겠다』고 비난.
  • 이승윤 경제팀의 컬러와 과제

    ◎“성장속 형평추구”… 「경제항로」 방향선회/수출ㆍ투자 활성화 대책 적극 추진할듯/정책자금 확대ㆍ대기업규제 완화 예상/물가안정ㆍ부동산 투기 봉쇄 여부가 성패의 변수 대폭적인 개각과 함께 이승윤경제팀이 모습을 드러냈다. 민자당출신인 이의원의 부총리기용은 개혁무드의 퇴조와 함께 정책기조가 성장쪽으로 전환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가 당정을 포함한 현재의 여권내부에서 대표적인 성장론자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하는 이승윤경제팀의 성격은 신임 이부총리의 개인적 성향이라는 측면과 3ㆍ17개각이 갖는 의미가 포괄적으로 파악돼야 할 것 같다. 이번 개각은 과거와는 달리 경제운용 기조를 둘러싼 당정간의 정책논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시기에 이뤄졌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책기조의 대전환 즉 전임 조순팀은 경기부양책의 사용문제와 관련,안정기조를 해칠 우려가 크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반면,신임 이부총리는 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맞서왔다. 조부총리는 재임기간중 계층간의 불형평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했으나 이부총리는 성급한 개혁이 기업의 투자의욕을 떨어뜨려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논리를 펴왔다. 따라서 이부총리의 기용은 「안정론」과 「성장론」으로 대비되는 정책논쟁이 「성장론」의 채택으로 일단락됐음을 의미하고 있다. 경제기획원ㆍ재무ㆍ상공ㆍ농림수산ㆍ동자부 등 주요 경제부처와 청와대경제수석이 한꺼번에 교체된 것도 지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5공에서 6공으로 넘어가는 정권교체기에도 정책의 계속성 유지라는 차원에서 일부 핵심경제부처의 장관들이 유임됐던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정책기조의 전면적인 수정을 의미하는 부분이다. 이승윤경제팀 안에는 이부총리 자신을 비롯,강보성농수산,이희일동자 등 3명의 현역의원들이 금배지를 단 채 입각하고 있는 것도 특이한 양상이다. 이는 앞으로의 경제정책 결정과정에 거대여당이 된 민자당의 입김이 강화될 것임을 말해준다. 조순경제팀은 자신들의 개혁정책을 뒷받침할만한 믿음직한 정치세력을 갖지 못했으며 이것이 개혁정책이 주춤거린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이에 비한다면 이승윤경제팀은 매우 유리한 정치적 환경에서 출범하는 셈이다. 새 경제팀은 성장정책을 지지해줄 매우 강력하고 확고한 정치적 후견인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의 입김 강화될 듯 이승윤경제팀이 내걸 경제정책의 방향이 「안정ㆍ개혁」에서 「성장」으로 바뀔 것이라는 점에는 이론이 없는 것 같다. 그의 평소지론인 성장론이 입각후 어떤 내용의 성장정책으로 구체화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부총리는 이에 대해 「물에 빠진 자식을 건지는 심정」으로 수출ㆍ투자 활성화를 통한 성장촉진에 최우선적으로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표현의 강도로 보아 단기간 안에 경기부양효과를 가시화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감지할 수 있다. 경제기획원은 이부총리의 기용이 확실시된 금주초부터 그의 성장지향적인 성향에 맞추어 경기부양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들을 중심으로 한 보고자료를 준비해두고 있다. 이 보고자료에는 금리인하,각종 정책자금 확대,세계잉여금등 재정부문 지원확대,대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완화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상당부분이 투자와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희갑수석에서 김종인수석으로의 청와대경제수석의 교체도 부총리경질과 마찬가지로 개혁정책의 퇴조및 성장정책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김수석은 70년대 이부총리와 함께 서강대에서 교수생활을 한 적이 있어 서강학파 출신의 성장론자 그룹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소 경제안정이 위협당하는 위험이 따르더라도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이부총리의 성장정책 추진에 좋은 팀웍을 이룰 수 있는 인물로 보인다. 김수석은 성장론자이기는 하지만 재정의 사회개발및 복지기능을 매우 중시한다는 점에서 이부총리와 구분지어 복지론자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김수석은 실제로 5공화국에서 민정당내의 정책파트를 맡아 최저임금제ㆍ의료보험제ㆍ국민연금제등 복지관련 시책을 입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새로운 경제팀을 이끌어갈 이부총리­김수석라인은 성장추구에 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두면서 복지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성장이나 복지 모두 금융정책면에서는 팽창ㆍ확대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경제의 안정기조는 심대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복지정책 지속 추진 경제기획원 관계자들은 현재의 안정기조를 유지해 나가려면 금융과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용해 나갈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새 경제팀이 사용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물가ㆍ부동산투기 등 경제안정을 유지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새 경제팀의 성장정책의 성패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측면에서 정영의재무장관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전임 이규성장관에 비해 자기주장을 관철시키는 유형이라기 보다는 유연한 성향의 인물이라는 평을 듣고 있어 그에게 긴축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박필수상공장관은 지난 70년대에 상공부 상역차관보로서 3공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진두지휘했던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개혁무드의 퇴조와 함께 출범한 새 경제팀은 당장 장기불황에 빠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소생시켜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정책수단은 제한돼 있고 경제의 밑바탕에 깔린 성장잠재력은 거의 고갈된 상태에서 단기간에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는 심히 어려운 일이다. ○성장책 구체화 관심 특히 새 경제팀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는 금융실명제 추진에 관한 문제이다. 이부총리가 민정당정책위의장 시절부터 실명제의 실시연기론을 주장해왔기 때문에 그의 입각이 결정되자마자 실명제는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명제의 실시 를 연기할 경우 민자당과 노대통령의 정치적 입지에 미칠 어떤 영향을 감안한다면 쉽게 실시연기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금융실명제가 예정대로 오는 91년 1월부터 시행된다 하더라도 그 내용은 현저히 완화될 것임은 분명한 것 같다. 새 경제팀이 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는 금융실명제 문제를 어떻게 결론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 투기 계속되면 강력한 억제 조치/경제난국극복위 첫 회의

    ◎실명제 보완 뒤 단계 실시 금융실명제의 실시방법과 내용이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28일 금융실명제 실시와 관련,『금융자산의 취득은 토지와는 달리 그 자체가 서민생활 기반을 침해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정부는 금융실명제의 도입이 경제에 과도한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단계적으로 서서히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부총리는 이날 경제기획원에서 열린 경제난국극복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제도개혁이 한꺼번에 이루어질 경우 자산계층의 경제생활에 충격을 주게 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보완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부총리는 그동안 금융실명제는 예정대로 91년 1월부터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이날의 발언은 조부총리의 종래 입장이 금융실명제의 추진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상당기간 늦추어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쪽으로 변화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조부총리는 그러나 『최근 토지공개념의 확대도입에도 불구하고 투기조짐이 일고있다』고 지적하고 『토지공개념만으로 투기억제에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보다 강력한 부동산투기 억제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부총리는 『토지투기가 뿌리뽑히지 않는 한 경제의 정상적인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라고 설명하고 『정부는 투기억제를 위해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부동산투기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강력한 추가조치가 강구되고 있음을 분명히했다.
  • 공공요금 인상 상반기엔 동결/경제장관 회의

    ◎동서전철등 투자사업 연기/기업의 안정적 임금교섭 분위기 유도 정부는 올 상반기중에는 각종 공공요금 인상을 전면 억제키로 했다. 이에따라 현재 관계부처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담배ㆍ수도ㆍ지하철ㆍ철도요금 등은 인상을 유보키로 했다. 정부는 24일 조순부총리 주재로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물가 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경제안정 기조를 유지하는데 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두기로 하고 이같은 공공요금 동결방침을 결정했다. 정부는 금년들어 지금까지 의료수가,중ㆍ고교 수업료및 교과서 대금 등 일부 공공요금을 인상했으며 3월중 전화ㆍ전기ㆍ도시가스요금 등을 인하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부동산투기 재연 등으로 경제안정 기조가 흐트러지고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대규모 재정사업의 투자우선 순위를 재검토해 재정운영을 보다 긴축적으로 해나가기로 했다. 조부총리는 『관계부처간 사전협의 없이 대규모 사업계획을 발표한 후 재원 뒷받침이 안될 경우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경기상황ㆍ재정능력 등 전체 경제운용 상황을 고려,각종 사업규모및 공사기간 등을 면밀히 검토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동서및 경부고속전철 건설 등 일부 사업의 실시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금년봄 민간기업의 본격적인 임금교섭이 시작되기 이전에 주무부처별로 정부 투자기관및 출연기관의 임금교섭을 앞당겨 타결,민간부문의 안정적 임금교섭 분위기를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24개 정부 투자기관과 37개 출연기관중 임금교섭이 끝난 곳은 수자원공사를 비롯,10개 기관이다.
  • 「성장우선」ㆍ「개혁고집」 마찰/조부총리 「사임설 파문」의 저변

    ◎경제정책 변화조짐에 “실의”/공개념등 후퇴땐 물러날듯/「독대」땐 실명제등 강화 건의… 청와대 향배가 변수 신당의 출현과 함께 시작된 당ㆍ정간의 경제정책기조를 둘러싼 논쟁이 급기야 정부 경제팀총수인 조순부총리의 「사임설 파문」으로까지 증폭되고 있다. 당사자인 조부총리는 8일 『사표를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사임설을 공식 부인하고 이날 아침 총리공관의 장관회의에 이어 낮에는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의 인구ㆍ주택 총조사 본부현판식에까지 참석하는 등 일상업무를 예정대로 진행시켜 외견상으로는 자신의 「사임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조부총리의 심중 깊숙한 곳까지 알만한 그의 측근들은 이같은 겉모습과는 상반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조부총리는 고도성장과정에서 왜곡된 경제의 개혁(경제민주화)를 이룩해 보겠다는 열망을 갖고 입각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자신의 소신을 펼수 있는 「정치여건」이 마련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물러나겠다는 입장』이란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그의 진퇴를 결정짓는 관건은 색깔면에서 「보수대연합」의 성격을 띠고 있고 구조면에서는 여소야대에서 여대야소로 바뀐 현재의 「정치여건」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그의 「사임설 파문」은 상황에 따라 현실로 재현될 가능성이 항상 내재돼 있는 상태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같은 배경때문에 이번 「사임설 파문」은 그 자신이 공식으로 부인했음에도 여전히 『멀지 않아 물러나게 될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조부총리는 8일 기획원 조사통계국의 「인구ㆍ주택총조사본부」 현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사표제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현재 사임의사가 없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만 얘기하자』고 말해 사임의사를 적극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에 앞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종합토지세 관계장관회의에서 조부총리를 만났던 한 참석자는 그의 사임설에 대해 『전날(7일)총리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조부총리가 완곡한 표현으로 사임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정황들을 종합해보면 그는 사표제출의절차를 밟지는 않았지만 일단 사의는 표명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사의표명이 사실이라면 3ㆍ4월 개각설이 나도는 상황에서 이것이 청와대쪽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아는 그가 왜 민감한 시기에 사의표명을 하고 나선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묻는 질문에 대해 조부총리의 한 측근은 『그가 입각을 결심한 가장 큰 동기는 6공화국의 개혁의지를 믿었기 때문』이라면서 『개혁의지가 변색되면 사임하겠다는 것이 그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조부총리는 지난 1일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신당(여대정국)의 출범에 따른 정치안정화를 바탕으로 경제개혁을 더욱 가속화 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건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입각이후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가급적 발언을 삼가온 조부총리의 평소 언행에 비추어 볼때 이같은 발언은 극히 이례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그는 3공식 「성장드라이브정책」으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신당측 경제팀을 상대로 앞으로 전개될 정책논쟁에 있어 정면으로 맞부딪쳐 나갈 것임을 선언한 것이 아니었겠느냐는 해석이 설득력 있게 나올 수 있다. 그가 최근들어 갑자기 신당쪽에 대해 거의 무모할 정도의 자신감을 과시해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두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나는 청와대측이 공식적으로는 정부와 신당 사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내심 조부총리의 개혁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에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하나는 신당출범에 따른 정책기조의 전환이 거의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부총리가 「명예로운 퇴진」의 명분을 찾기위한 운석을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조부총리는 그간 몇차례의 기자간담회에서 신당쪽의 「성장위주정책전환」 주장을 「사견」으로 격하시키면서 『신당의 정강정책도 결국은 개혁에 역점을 두게 될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지난 1일의 청와대 「독대」에서는 조부총리의 개혁의지에 대해 노대통령도 상당부분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들은 전자의 분석을 뒷바침 해주고 있다. 그러나 어느쪽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것 같다. 조부총리와교분이 두터운 학계인사들은 『그의 입각은 현상유지 보다는 현상변화성향이 강하게 마련인 야대정국 상황이 그의 개혁의지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3당통합으로 여대정국으로의 복원은 개혁론자로서의 그의 입지를 극도로 약화시킨 셈』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조부총리의 사임의사 간접표명을 비롯한 일련의 언행들은 신당쪽에서 나타나고 있는 「성장드라이브정책」으로의 전환및 이에 따른 토지공개념ㆍ금융실명제등 경제개혁정책의 상대적인 퇴조 움직임에 강력한 쐐기를 박기위한 몸부림인 것만은 분명하다. 신당은 만성적인 정치불안구조인 여소야대정국은 안정구조인 여대야소 정국으로 역전시키는 정치적 개가를 올린것이 수출ㆍ투자의 촉진등 경제 활성화로 연결돼 정치적 지지기반을 넓히는데 기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같은 구도를 갖고 있는 신당의 경제팀에게는 「안정」과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않는 조부총리의 존재가 장애물로 인식됐을 수도있다. 당ㆍ정간에 가열되고 있는 「정책논쟁」에 대해 경제기획원의 한 관계자는 『경제라는 이름의 마차」를 앞뒤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두마리의 말』에 비유했다. 반대로 달리는 두마리의 말이 어떤 조정과정을 거쳐 어느 지점에서 힘의 균형점을 찾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노사 불법ㆍ부당행위 유형 설정/정부

    ◎「산업평화」 확립의 준거… 어기면 의법처리/「노사윤리규정」 3월까지 마련/사측 부당행위/노조 불가입ㆍ탈퇴조건 고용/정당한 단체 협약체결 거부/쟁의참가등 이유로 한 해고/노측 불법행위/정치투쟁ㆍ업종별 연대파업/쟁의ㆍ파업기간중 임금요구/「준법투쟁」ㆍ분쟁해결 이용 산업평화를 이룩하고 임금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됐다. 조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을 비롯,노사문제와 관련된 7개 부처장관들은 20일 노태우대통령에게 「산업평화조기정착및 임금안정대책」을 합동으로 보고키로 했다. 이 대책에는 노사관계의 준법질서 확립을 위한 판단기준으로 노사 양측의 위법ㆍ부당행위의 유형이 제시됐으며 ▲이같은 위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사법처리대책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사용자 지도방안 ▲노사분규 피해업체에 대한 금융ㆍ세제상의 지원대책 등이 포함됐다. 사용자측 위법ㆍ부당행위로는 ▲노조에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행위 ▲단체협약의 체결이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는 행위▲노조의 조직 또는 운영에 개입하거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 ▲근로자가 정당한 쟁의에 참가하거나 부당노동 행위를 신고한 것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 ▲노조가입등 정당한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등의 불이익을 주는 행위 등이 꼽혔다. 근로자의 위법ㆍ부당한 쟁의행위로는 ▲정치파업 또는 연대파업 ▲파업기간중 임금지급 요구 ▲노조가 주도하지 않은 파업및 이른바 준법투쟁 ▲권리분쟁 또는 고충처리 사항의 해결요구 ▲노동쟁의조정법에서 제한하거나 금지한 쟁의행위 등이 예시됐다. 이밖에 반드시 고쳐야 할 불합리한 사항으로는 ▲노조대표의 대표권을 제한하거나 노사대표간에 합의,타결된 사항을 조합원 총회에 회부하는 사례 ▲단체협약 유효기간 중의 평화의무 위반 ▲노조의 규모등을 감안하지 않은 과다한 전임자 요구 등이 제시됐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판단기준을 교육자료로 개발,봄철 임금교섭 이전에 공무원과 노사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각계 전문가와 원로들로 위원회를 구성,오는 3월까지 산업평화정착ㆍ노사관계 준법질서확립ㆍ노동권과 경영권의 상호존중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 노사윤리헌장을 제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노사관계의 건전한 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기업이 지켜야 할 「이행방안」을 마련,이를 이행하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는 경제단체협의회에서 권고안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일정기간 원부자재 공급중단,어음유통 거부,제품 불매조치 등의 공동자구책을 취하도록 지도해나가기로 했다.〈관련기사2ㆍ5ㆍ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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