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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경제와 OECD역할」 도널드 존스턴 강연

    ◎“OECD,자유무역 확대정책 제시 주력”/노동·환경 새기준 만들어 WTO활동 적극 지원/빈곤·인구문제 등 해결할 보편적 무역구정 절실 공로명 외무부장관 초청으로 방한한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차기 사무총장은 23일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와 OECD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가졌다.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강연회에서 존스턴 총장은 『21세기 다자(다자)간 자유무역·투자라는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의 활동을 대안정책의 제시 등으로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다음은 존스턴 사무총장의 강연요지이다. 「시지프스의 신화」에서 고린도의 왕이 바위를 산정상에 계속 밀고 올라가는 것처럼 오늘날 세계경제가 떠안고 있는 공동의 짐은 바로 다자간 자유무역과 투자 문제이다. 현재 세계 무역의 40%는 다국적 기업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자본에는 국경이 없으며 컴퓨터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세계를 누빈다.선진국의 경제성장과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그리고인구라는 시한폭탄의 제거는 무역과 투자의 성공여부에 달려있다.정치인들은 개발도상국가의 경쟁으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일부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보호주의와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다.그러나 이는 자국 국민들은 물론 풍요롭고 평화로운 지구촌 사회로 발전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보호주의 경향은 미국과 실업률이 두자리 수를 넘는 유럽 국가들에서도 나타난다. ○보호주의는 도움안돼 WTO의 출범으로 다자간 세계무역체계가 출범했지만 실천에 대한 변함없는 정치적 의지와 결단이 없으면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보호주의 목소리에 속수무책일 수 있는 것이 당면한 최대 현안이다.이를 위해 법적인 제도,즉 버팀돌이 필요하다.WTO체제의 안정으로 어느 정도 이같은 목표를 달성됐다고 볼 수 있다. OECD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기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을 재건하기 위해 1백30∼1백40억 달러라는 엄청난 재정을 투입,마셜정책을 추진했다.소련과 동구권이 불참한 가운데 서구 제국과 미국·캐나다를 준회원으로 OECC가 창설됐다.기구설립 목적이 달성된 뒤에도 경제협력과 발전을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는 합의에 따라 OECD로 바뀌었다.종전의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에서 상호의존하는 관계로 기구의 성격이 바뀌었고 정부간 협력관계가 필요하게 됐다.이들은 상대방의 사회적·경제적 경험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가장 효과적인 제도들을 창출해냈다.1960∼61년 창설이후 세계은행,IMF등과 같은 국제기구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기구와 긴밀 협조 현재 회원국은 모두 27개국이며 일본과 호주,멕시코,체코,헝가리 등 비서구 국가들도 포함돼있다.세계화 추세에 따라 가입을 원하는 국가들도 급증하고 있다.이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세계경제의 주요 주체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는 위험부담이 있다.그러나 회원국의 확대에 대해 내부적으로 반대도 만만치 않다.주된 이유는 대화를 바탕으로 하는 기구의 문화,즉 성격이 손상될지 모른다는 우려이다.두가지 견해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가 OECD의 과제이다. OECD는 초기부터 정책적 대안을 다뤄왔다.경제성장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위해 개방시장경제와 무역자유화,가격의 안정등을 강조해왔다.또 OECD는 다른 국제기구와는 달리 세계적,초국가적이며 통합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이는 과거의 역할에서도 잘 나타난다.1973∼74년 오일쇼크 당시 산유국과 비산유국,특히 회원국간의 긴장을 해소하고 원유의 공평한 배분을 담당할 국제에너지기구의 창설을 도왔다.또 만성적인 불황 타개책도 내놓는 한편 환경문제가 심각해지자 최초로 환경정책위원회를 설립하기도 했다.WTO체제 출범을 앞두고 농업보조금 문제가 협상의 장애로 부상하자 분석방법을 제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고 지난 해에는 유럽과 북미,아시아·태평양지역의 실업문제와 고용창출 문제를 총체적으로 분석한 「고용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제출,지난 94년에 이어 몇 주전 끝난 G­7 정상회담의 주요의제로 논의됐다. 경제학자 케인즈가 최고의 경제학자는 수학자와 역사가,정치인,철학자의 자질을 고루 갖춰야 한다고 했다.OECD는바로 이같은 특성을 모두 갖춘 기구라고 생각한다. 오는 6월1일부터 사무총장으로 일하게 되면 전임자들이 이룩한 성과와 신뢰를 더욱 강화해나가겠다.OECD는 현재 기구축소에 대한 압력과 재정적 어려움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동시에 활동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나는 기구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그러나 전체 예산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이 예산을 삭감한다면 피해는 엄청날 것이며 이같은 추세가 다른 회원국들에 확산되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재정적 어려움이 과제 지난 35년간 OECD가 무엇을 해왔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한국이 회원국이 되면 국회의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OECD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널리 알려주길 바란다.OECD가 제시하는 정책들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왜 다자간 세계자유무역과 투자가 세계적인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하는가. 선진국의 경제성장과 개도국의 문제,인구라는 시한폭탄은 모두 성공적인 무역과 투자만으로 해결이 가능하기때문이다.50년뒤 세계 인구는 1백20억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인구의 시한폭탄은 개도국의 생활수준 향상으로만 막을 수 있고 자본의 성장은 투자환경이 개선될 때 가능하다. 선진국의 높은 실업률과 더디게 나타나는 고용창출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제3 세계로부터의 수입을 위협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저항을 제거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여기에 OECD의 역할이 있다.WTO는 강력한 지도력을 갖고 있다.OECD는 모든 방법을 통해 WTO를 도와야한다.무역 경제정책,노동기준,환경기준,부패,이전가격 문제 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세계화가 추진되면서 이런 문제들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에 대해 OECD는 독창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이다. ○투자부문 다자협약 마련 투자측면에서는 현재 다자협약(MAI)를 마련중이다.이는 투자보호와 투자기준을 마련해 투자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자본·배당금의 송금을 신속하게 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최근 NAFTA나 APEC등처럼 지역우선주의가 등장하고 있지만 다자협약의 골자는 국내기업과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하도록 하는데 있다. 결론적으로 전세계는 2020년에 대한 공통의 비전을 가져야 한다.생활수준과 삶의 질의 향상,인구시한폭탄을 제거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보편적인 다자간 자유무역규정을 만든다면 이같은 공통의 목표는 달성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경제성장과 사회적 안정,안정된 민주적 정치제도를 세 축으로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생각해볼 수 있다.OECD의 향후 역할을 바로 전세계적으로 채택 가능한 정책적 대안을 개발,제시함으로써 세가지 전제조건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이는 국가내의 균형뿐 아니라 국제적인 사회에서의 균형을 의미한다. 모든 경제정책에는 사회적 목적이 있어야 하며 우린 이 패러다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우리는 교육제도의 개선과 평생교육등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숙련된 노동력,활력있는 노동정책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이다. 우리는 경제성장을 극대화하기 위한 거시경제환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판단한다.우리는 모두 어떻게 하면 더 많은부를 축적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아직 국경을 초월해 성장이득을 어떻게 공평하게 분배할 수 있는가는 여전히 숙제로 안고 있다.
  • “정부내 청소년 관련기구 대폭 확대를”/총리실 국정좌담 지상중계

    ◎“청소년정책 현실과 너무 괴리 커 답답” 7일 열린 이수성 국무총리의 취임 첫 국정좌담회 주제는 「청소년유해환경의 개선」이었다. 「어린이가 잘 자라야 그 나라의 장래가 밝다」는 소신을 평소에 밝혀온 이총리의 뜻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총리는 이날 좌담회에서 일일이 참석자의 의견을 구하고,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며 즉석에서 개선을 지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좌담회를 이끌어갔다.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조영승 한국청소년개발원장과 차광선청소년단체협의회 사무총장,윤진간행물윤리위 음란폭력물심의위원(연세대교수)등 관련전문가와 정준희 서울여중교사 등 교육관계자가 참석,이총리와 김영수 문화체육부장관에게 정책방향에 대한 도움말을 아끼지 않았다. 이총리는 좌담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직접 참석자를 일일이 소개하며 인사를 나눈 뒤 『정부의 청소년대책에 잘못된 부분,고칠 부분이 있으면 기탄없이 지적해달라』고 당부했다. 오치선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장은 먼저 『국민의 25%인 1천3백만명이 청소년임에도 과거보다사회적 관심은 적어진 것 같다』면서 『문화체육부를 문화체육청소년부로 개칭하고 「작은 정부」에 구애됨이 없이 청소년 관련조직을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박성수 청소년 대화의 광장 원장(서울대교수)은 『청소년폭력 가운데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는 분야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교사의 폭행과 부모의 폭행,그리고 심한 언어폭력』이라면서 『어린이가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성장하려면 인격적인 성인문화를 발전,정착시키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순 공연윤리위 비디오심의위원은 『정책을 결정하는 분들이 너무 바빠 영화·비디오를 볼 시간이 없다보니 청소년정책이 얼마나 현실과 괴리되어 있는지 답답한 심정』이라면서 『불법비디오와 컴퓨터게임·인터넷을 보지 않고 TV에 나오는 것만 가지고 선정성·폭력성을 운운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정책담당자가 「현실감각」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이중한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청소년문제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외치기에 앞서 그동안 왜 실질적인 단속이 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문제점을 연구해 현실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청소년 여가활용방안만해도 중요한 것은 「공간」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자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수경 서울YWCA회원활동부장은 『최근 한 청소년잡지에 동성애사진을 8개나 이어놓은 광고가 실려 학부모의 항의가 거세다』면서 동네서점에서 유해잡지를 얼마든지 사볼 수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조명현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사무국장은 『청소년유해환경을 없에는 데는 공무원의 단속만으로는 역부족으로 결국 시민의식이 살아나야 한다』고 피력했고,이에 이총리는 『시민운동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을 늘리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김형청 경찰청 방범지도과장은 『청소년문제에 대한 대책은 사회정책이 우선이고 다음이 형사정책,형벌은 최후적 수단이 되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민간단체나 관계부처가 앞서고 경찰은 뒤따르는 정화정책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총리는 이에 대해 동감을 표시하며 『그러나 우선순위에 관계없이 정부는 정부대로,시민단체는 시민단체대로 모두 힙을 합하여 최선을 다해나가자』며 다짐과 당부를 겸한 인사말로 좌담회를 마무리지었다.
  • 핸들링,소형차 모는것처럼 경쾌/쏘나타Ⅲ 2.0 SOHC 시승기

    ◎급제동 쏠림현상 거의 없어… 핸들 높은게 흠 뉴 프린스를 타본지 20여일만에 쏘나타Ⅲ를 시승했다.시동키를 돌려보니 카르르릉­.아주 가볍고 경쾌한 엔진음이 들려온다.엔진의 진동이 마운트를 통해 억제되어 스티어링휠까지는 아주 미세한 진동만 전해온다. 시승차는 자동변속기의 2.0 SOHC.엔진은 한개의 피스톤에 흡입과 배기밸브가 한개씩 모두 8개 밸브가 있어 DOHC엔진(흡·배기밸브가 피스톤당 각각 2개)과 대조가 된다.2.0DOHC도 타본적이 있어 비교를 해볼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쏘나타Ⅲ는 시속 40∼60㎞의 저속에서 엑셀러레이터를 깊게 누르자 RPM이 5천 이상으로 오르면서 급가속된다.저속에서는 DOHC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시속 1백㎞ 이상에서의 가속감은 더디다.오버드라이브 상태에서 파워모드를 작동하고 급가속 해본다.엔진에서 강한 음이 발산되면서 속도게이지와 RPM게이지가 움직이지만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하다. 시속 1백40㎞ 이상에서는 탄력을 받으면서 강한 추진력을 발휘한다.시속 80㎞에서 급제동을 해보았다.ABS브레이크는정확히 작동한다. 노즈다운(급제동시 자동차 앞부분이 고개를 숙이는 것처럼 쏠리는 현상)도 그리 심하지 않고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지도 않았다.그러나 ABS가 작동되는 진동이 발바닥에 전해오면서 약간의 충격이 전달된다. 자동차에서 서스펜션은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서스펜션은 차체를 지지해줄 뿐만아니라 자동차가 커브를 돌때나 좌우로 움직일 때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핸들링과 함게 서스펜션을 확인하는 것으로는 슬라롬 테스트가 제격이다.이 테스트는 원뿔형 파일런을 일정간격으로 세워놓고 그 사이를 지그재그로 빠져나가는 시험이다.시속 60㎞까지는 무리없이 파일런을 피해나갔다. 시속 70㎞에서부터 차체가 서서히 중심을 잃기 시작했다.하지만 이것은 자연스런 현상으로 중형차에서 이 정도라면 만족스런 수준은 아니지만 대체로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슬라롬테스트를 하면서 느낀 점은 쏘나타Ⅲ는 「매우 운전하기 쉽다」라는 것이다.커다란 덩치에 비해 핸들링은 소형차를 모는 것처럼 편하고 경쾌하다.이것이 쏘나타Ⅲ의 매력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핸들의 위치가 다소 높아 주행중 계기판의 상단부는 고개를 숙여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조금은 서둘러 나온 듯한 쏘나타Ⅲ는 모델체인지가 되면서 성능면에서 부분적으로 보완을 했다.큰 변화는 스타일링이다.전면부가 압권이다.크레도스,뉴 프린스와의 승부가 궁금해진다.
  • 새해 시정 이렇게… 조순시장 인터뷰

    ◎“2기 지하철 68.5㎞ 연내 개통”/“이제는 일벌이기보다 시행착오 줄일 때”/23개 교차로 입체화 연차 추진/시설물 시공 중복점검 제도화/총선땐 공명선거 정착에 최선… 새 시청사 조형미도 갖출터 □대담=김인극부장급 조순서울시장의 임기가 벌써 반년이나 지나갔다.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와중에서 경황없이 취임한 그에게 지난 6개월여는 매우 어려운 시간이었을 것이다.하지만 긍정적으로 보면 시장직을 보다 잘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수습기간이었을 것이다.따라서 시장으로서 그의 진짜 임기는 올해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새해를 맞는 조시장의 각오와 설계를 대담을 통해 알아본다. ­6개월여 시정을 이끈 소감과 올해 포부를 말씀해 주십시오. ▲자치시대가 시작됐지만 지방자치의 정착을 위한 틀이 부실하다는 점을 늘 느낍니다.기초설계 없이 자치시대를 맞은 것입니다.저는 이런 상황에서 복잡하고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특히 지난해는 삼풍사고를 비롯한 재난이 잇따른 가운데도「안정 속의 변화」와 「변화 속의 안정」을 추구하면서 착실히 지방자치의 틀을 다져왔습니다.우선순위에 따라 합리적으로 예산을 편성했고 시정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시정운영 3개년 계획을 완성했습니다.올해는 이런 기초작업의 기반위에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 집을 짓는 실천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시정운영 3개년계획에는 어떤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습니까. ▲시민위주의 행정과 인간중심의 행정에 역점을 두고 향후 3년간 펼 정책을 분야별·연차별로 정리했습니다.하지만 정보화시대의 진전에 따라 더욱 복잡해지고 변화되는 서울의 여건을 감안,여건이 바뀌거나 새로운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계획을 보완,발전시켜나갈 생각입니다. ­4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는 안전·교통·환경·사회복지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두는 부문은 무엇입니까. ▲시민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아직도 시설물 안전관리에 있어 보완하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앞으로 시민의 안전을 위해 설계와 시공을 비롯,유지와보수등 모든 분야에 걸쳐 편법을 지양하고 원리와 원칙이 우선되도록 하겠습니다.각종 공사에 있어서는 발주·설계·시공등 단계별로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시공자·감리자·감독부서·안전관리부서·외부전문가가 각각 점검을 하는 중복점검을 제도화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몇몇 국·실과 안전관리본부등이 외부의 별도사무실로 옮겨갔습니다.신청사 건립계획이 조만간 나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민감한 사안이라 의견이 활발하게 개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실무작업반을 만들고 여론수렴을 위한 위원회도 구성했지만 더 광범위한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저는 신청사를 오피스빌딩으로 짓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사무기능뿐 아니라 조형적으로도 아름다움을 갖춘 청사를 지으려고 합니다. ­서울시에 대한 시민의 기대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현시점에서는 물가를 좀 잡아주었으면 하는 것 같습니다.경제학자로서 대책을 말씀해 주십시오. ▲연초부터 서비스요금 안정을 위해 행정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하지만 물가란 근본적으로 행정력으로 잡히는 것이 아닙니다.국가차원의 총수요관리를 기본으로 농산물·공산품등 개개의 재화에 대한 가격변동을 감시해야 합니다.예를 들어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인플레가 우려된다고 해도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입니다. ­새해들어 지금까지 여러 자치구를 방문했는데 어떤 점을 느꼈습니까. ▲우선 구청장들이 대체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민선 자치시대를 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하지만 아직도 자치구와 서울시를 막론하고 자치시대를 정착시킬 수 있는 틀이 취약합니다.이같은 틀은 중앙정부와 국회가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이제는 자꾸 일만 벌이는 과거의 관행으로는 견딜 수 없습니다.필요한 시설을 설치하되 안전관리및 보수·유지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주부가 적은 돈으로도 알뜰한 살림을 통해 집안을 튼튼히 하듯이 시장도 유능한 주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산철교에 대한 진단이 엇갈리고 있고 어느 경우든 시민은 불안해 합니다. ▲가장 큰 걱정거리가 바로 당산철교입니다.불안전한 철교를 개축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습니다.오는 12월 철거하기로 한 계획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아직은 계획을 바꿀 만한 상황이 없습니다.공사에 따른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 연말 개통되는 5호선 여의도 하저구간과 올 상반기중 3복선화되는 1호선을 환승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현재 건설중인 2기 지하철과 앞으로 건설될 지하철,그리고 외곽순환도로 건설등 교통망 구축사업은 차질없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총연장 1백45㎞에 달하는 2기지하철 5·6·7·8호선이 98년까지 연차적으로 개통됩니다.이 가운데 68.5㎞가 올해 안에 개통될 예정입니다.3기지하철공사 착수에 대비한 지질조사·노선결정 기본설계등도 착실히 추진되고 있습니다.이와 함께 31.2㎞의 내부순환고속도로와 17.4㎞의 방사간선도로가 98년까지 단계적으로 개통됩니다.33.8㎞의 간선도로,한강교량을 비롯한 9㎞에 이르는 23개 교차로입체화사업도 98년까지 연차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질보전·대기오염방지등 환경문제와 노인·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도 등한시해서는 안될 부문인데요. ▲현재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환경도시 조성을 기본목표로 녹색서울가꾸기사업을 펴고 있습니다.시민·환경단체·기업등으로 「녹색서울시민위원회」를 구성해 「녹색서울 기본계획」을 수립해나가면서 「서울 환경선언」과 「서울시 환경조례」를 제정,시행할 예정입니다.사회복지를 위해서는 지난해보다 약 22% 늘어난 3천7백33만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문제해결에 필요한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계획입니까. ▲위성도시 인구를 포함하면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 1이 서울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하지만 국가예산이 총 1백3조8천8백85억원인데 반해 올해 서울시 예산은 국가 예산의 7.4%인 7조6천4백79억원에 불과합니다.반면 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4조7천1백74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그러나 중앙정부가 내국세 총액의 13.27%를 지원하는 지방교부세나 지방양여금을 서울시는 한푼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앞으로 서울시에도 중앙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한 나라의 수도를 가꾸는 일은 국가의 도움 없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얼마전 지난해 선거에서 공천을 준 정당을 탈당,무소속이 되었습니다.그러나 국민회의쪽 사람들은 조시장을 아직도 자기편으로 여기고 있습니다.반면 여당인 신한국당은 당적을 떠난 만큼 중립을 지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은 기본적으로 모든 시민에게 공평하게 봉사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습니다.따라서 거듭 말씀드리지만 시민의 생활을 보살피는 시장이 복잡한 정치문제에 개입할 여유가 없습니다.다만 제가 총선과정에서 해야 할 일은 공명정대한 선거가 서울시에서 이루어지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는 것뿐입니다.그것이 서울시나 나라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조순 서울시장 호주 「허만 블랙경 강연회」 초청연설

    ◎“유교 사상으로 산업화 이룬 동아시아 국가 정치 불확실성 극복할 새 패러다임 필요” 조순 서울시장은 27일 호주 시드니대학 부설 아·태지역 연구소에서 열린 「허만 블랙경 강연회」에서 「한국인의 관점에서 본 아시아의 민주주의전통」이라는 제목으로 연설했다.이 강연회에 동양인이 연사로 초청되기는 조시장이 처음이다.다음은 조시장의 연설을 간추린 것이다. 아시아국가의 정치적 전망은 불확실하며 시급히 해결되지 않으면 위급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아시아국가의 경제적 성공은 산업화가 추진되어온 정치·사회적 기반 자체를 파괴하는 요소를 수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경제성장은 정부와 독립해 생활해나갈 수 있는 중산층을 양산합니다.이것은 국민에 대한 정부의 장악력을 약화시킵니다.중앙정부가 국제·경제및 사회정책에 있어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점차 곤란하게 됩니다.문제는 짧은 기간 안에 분권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동아시아의 전통은 유교사상에 기초하고있습니다.그러나 불행히도 공자와 맹자의 훌륭한 사상은 민주적 제도를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아시아국가는 산업화에 성공했지만 그들의 민주주의 제도적 틀은 아직도 불완전합니다. 일본은 경제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개방된 민주주의로 변화하지 못했습니다.일본의 정치는 다당체제의 시대,즉 불확실성의 시대에 돌입했습니다.호소카와(세천)내각 이래로 일본의 정치과정을 보면 모종의 타협이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만,그러나 이 타협은 개방된 민주주의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노벨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가 말한대로 일본의 「애매성」일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한국은 지난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자치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지방자치제와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는지 여부는 무엇보다 현재의 중앙정부와 국회에 달려 있습니다.한국은 국가의 원칙으로 민주주의를 선택했고 성공여부는 사회지도층에 달려 있습니다.국민의 노력이 기업·정치·종교·금융단체·교수등 지도층의 노력과 부합되어야 합니다. 중국은 근대화정책을추진하면서 비민주적인 정치제도 아래서 다소간 자본주의방향으로 뒤늦게 일본과 한국과 같은 인접국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중국은 근대화의 대가로 중앙정부의 정치적·사회적 기반의 손상이라는 희생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중국이 가까운 시일 안에 민주주의를 정치제도로 선택하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중국정부와 국민은 서양식 민주주의보다는 국가의 통일을 희망할 것입니다.중국은 계속해서 서방,특히 미국의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미국과 중국은 서태평양에 있어 국제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도의 상호이해가 부족합니다.다만 두 나라는 실용주의와 자국의 이익을 존중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것이 이 지역에 있어 평화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동아시아는 혼란과 불확실성의 시대에 돌입했습니다.한국와 일본의 최근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일사불란한 정치제도 아래서 시도한 산업화의 성공은 윤리적 부패와 정치적 붕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아시아국가는 아직도 혼란과 불확실성을 극복하기위한 그들 스스로의 길을 찾고 있지 못합니다.혼란과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와 행정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합니다.
  • 정치권의 「조순 금단현상」/박현갑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아직은 정치적인 구조조정기라고나 할까. 지난달 29일과 지난 10∼11일 세차례에 걸쳐 열린 서울시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는 올해 첫발을 내디딘 「서울지방자치시대」가 앞으로 정치외풍에 어떻게 반응해나갈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번 국감에서 의원들은 과거와 달리 피감기관장에 대한 예우가 깍듯했고 질의도 대부분 점잖은 편이었다.오히려 서울시가 공격적인 답변으로 시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듯했다.「민선시대」라는 새로운 잣대가 이미 먹혀들고 있었다. 상임위별로 현안은 달랐으나 최대관심은 역시 조순 시장의 거취문제였다. 조시장은 거취문제에 대한 질의가 나올 때마다 시정에만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생각에 변화가 없음을 밝혔다. 여당은 조시장의 이런 반응에 고무되는 눈치였고,국민회의측은 조시장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다.민주당은 희색이었고,자민련은 관망자세였다. 한마디로 중앙정치권이 조순시장을 바라보는 눈길은 「4당4색」이었다. 그러나 조시장과 국민회의가 다수당인 시의회와의 관계는 당분간 껄끄러울 것으로 전망된다.의회가 확실하게 거부권을 행사하지는 않더라도 예산승인이나 조례개정등 각종 안건에 대해 시시콜콜 따질 것이기 때문이다.시정의 손발이 될 구청장도 국민회의 출신이 대부분이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앙정부와의 관계는 비교적 좋을 것 같다.다만 조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서울특별법 제정에 대해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어서 조시장의 행정력과 서울시민의 여론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구 민주주의국가가 뚜렷한 정강과 정책으로 정당정치를 생활화하고 있는 것에 비해,아직까지 지역주의와 인물위주의 정치가 주를 이루는 국내여건상 조시장에 대한 정치권의 다양한 시각은 어찌보면 민주주의로 나가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금단현상인지도 모른다.그러나 한편으로 정치권은 지난 6월28일 한 시민이 조시장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조순을 버리고 가족을 버리고 민주당을 버리고 전후좌우 살피지 말고 오직 서울시민을 위해 신명을 다해 일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한 이유에 대해서도 곰곰 되씹어보아야 할 것 같다.
  • 한국 전쟁의 평가(새로 쓰는 한국 현대사:40)

    ◎승자·패자 없는 싸움… 이념 대립속 갈등 심화/“삶의 공동체 파괴시킨 반민족적 사건” 규정 새로쓰는 한국현대사 한국전쟁은 3년하고도 32일을 더 끌었다.단일지역의 국지전 치고는 길고도 지루한 전쟁이었다.제2차세계대전 절반에 해당하는 기간의 전쟁이었지만 전비는 엄청났다.미국은 2차대전 당시 유럽에 투하한 분량보다 더 많은 폭탄을 좁은 한국땅에 쏟아부었다.그래서 한국전쟁은 1·2차세계대전 다음가는 전쟁으로 기록된다.끔찍한 전쟁이 분명했다. ○5백여만명 사상 그러나 전쟁은 휴전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성급하게 미봉되었다.이는 1953년7월27일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이 체결되었을 때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가 한 말에 잘 나타나 있다.이제 전쟁은 끝나고 내 아들은 돌아오게 되었다는 그의 말은 세상인심을 반영하는 것이었다.휴전은 영원한 평화를 위해 끝난 전쟁과는 거리가 멀었다.어떻든 휴전협정에 따라 한반도의 허리를 다시 가른 비무장지대가 설정되었다.제2분단기를 맞은 것이다. 한국전쟁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그 이상한 전쟁은양극화한 이데올로기 대립속에 골 깊은 갈등만을 표출했을 뿐이다.실리 없는 싸움으로 끝난 이 전쟁에서 2백10만∼2백50만명의 전투요원이 숨지거나 부상했다.이 가운데 공산군의 인적 피해가 1백42만명으로 유엔군에 비해 더 컸다.몰론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유엔군사령부의 유엔보고서,「군사정전위원회편람」 및 「조선전사」 등이 제시한 통계와는 차이가 있다.그러나 공산군 피해가 더 컸다는 사실은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설득력을 갖는다. 한국전쟁의 비극성은 실제 전쟁을 치르는 전선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이념적 갈등이 빚어낸 더 크나 큰 비극은 전투와 직접 연관성이 없는 비전투지역에서 일어났다.그것은 남북 민간인의 희생이다.전쟁중에 3백1만∼3백67만명의 민간인이 피해를 보았다.이는 당시 전체인구의 10%정도에 버금하는 숫자다.전쟁의 장외에서 한국인의 희생이 얼마만큼 처절했는가를 다시 일깨우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민간인의 희생은 남북한이 상대방 지역을 점령 내지 장악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민간인의 희생유형은 사망·학살·부상·행방불명 등으로 되어 있다.이 가운데 학살은 전쟁으로 비롯된 비인도적 만행이었다.북한의 실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남한에서는 12만8천9백여명이 학살되었다.행방불명자로 구분한 민간인 30만3천여명의 일부를 학살로 본다면 숫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그리고 남한에서 8만4천5백여명이 납치되어 북한으로 끌려갔다. 한국전쟁은 직접적인 인명피해 말고도 수많은 이산가족을 만들어냈다.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피난민은 45만∼1백만명으로 어림된다.우리 민족이 혈연공동체를 중심으로 정서적 유대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들의 월남은 삶의 공동체를 무너뜨린 요인으로 작용했다.그러니까 한국전쟁은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면서 삶의 공동체까지 파괴시킨 반민족적 사건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이다.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갔다.산업시설도 예외가 아니어서 1950년6월25일 이후 약 10개월간에 걸쳐 42%가 파괴되었다.그 피해액은 1953년7월 기준 4천1백12억환에 달했다.특히 경인지구와 삼척지역의 공업시설은 개전 3개월만에 회복불능상태의 피해를 입었다.여기에 5백72억환에 이르는 교통·전력시설의 파괴가 맞물려 돌아갔다. 전선은 전선대로 오래 버티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요요전쟁」이라 부를 만큼 오락가락을 거듭했다.전선이 이동할 때마다 한국민의 고향을 짓밟아버렸다.이에 따라 농업기반도 황폐화했다.휴전이 성립될 무렵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가 전체인구의 25%를 차지했다.바로 이런 이유로 해서 전쟁기간은 물론 전후에도 꽤나 오랜 기간을 비참한 생활고에 시달렸다.1인당 국민소득이 전쟁직전 90달러에서 60달러로 떨어졌으니 경제는 말이 아니었다. ○북측 소득 30%선 하락 북한의 피해 역시 심각했다.자업자득인 것이었지만 북한의 경제가 입은 피해액은 1949년도 국민소득의 6배에 이르렀다.이로 인해 북한의 경제발전은 5∼6년이 지연되었다.전쟁을 일으킨 북한은 3년의 전쟁을 치르면서 국민소득을 30%까지 떨어뜨려놓았다.이외에 5천개의 학교,1천1백68개의 병원과 휴양소,6백75개의 과학연구기관과 도서관이 파괴되었다.특히 전쟁말기에는 공산측을 휴전협상테이블로적극 끌어들이기 위한 유엔군의 집중폭격을 받았다.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에 의한 내전으로 시작되어 국제전으로 발전했다.그리고 한반도라는 제한된 지역에서 총력전성격으로 전쟁이 수행되어 많은 인적 희생과 물질적 손실을 가져왔다.그 원인은 북한이 선제공격을 통해 무력으로 남한 흡수를 시도한 데 있다.그러나 북한의 의도가 일단 수포로 돌아가면서 두 정치세력은 민족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잔인한 전쟁으로 치달은 까닭도 여기 있다. 그러니까 전쟁은 남북간에 고도의 적대감을 안겨주었을 뿐이다.전쟁을 통해 형성된 적대감은 이념대립을 보다 부추겨 정치·경제·군사·외교분야에서 비타협의 갈등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그 갈등은 타민족 국가간의 대결양상을 뛰어넘는 심각한 것이었다.그래서 평화공존의 틀을 마련하기는커녕 이산가족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최소한의 교류협력마저 실현을 보지 못했다. ○남북간 적대감 고조 남북 정치상황 역시 전쟁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남한에서 지지기반이 취약하던 이승만대통령은자신의 정권을 강화할 수 있었다.그는 적극적인 휴전반대운동을 주도하고 반공포로를 과감히 석방함으로써 이미지를 개선해나갔다.이는 장기집권의 기반이 되었다.특히 북한은 전쟁 중반기에 부수상 겸 외상 박헌영등 남로당계열 숙청에 나서 휴전이후 이를 실현했다.이와 더불어 연안파와 소련한인파를 숙청,일인독재체제를 갖추고 이른바 주체사상에 의한 우상화의 길을 재촉했다.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전쟁을 통해 새롭게 정립한 한·미관계다.물론 전쟁 내내 한·미간의 불협화음이 따라다니긴 했다.휴전회담이 막바지에 접어든 1953년6월17일 이승만대통령이 북한 출신 반공포로 2만6천명을 석방한 사건이 그 대표적 케이스다.이는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어 미국은 이승만을 구금,한국을 미국 군사정부 아래 두고 휴전에 동의토록 한다는 작전까지 추진했다.이승만대통령의 모험은 그해 봄부터 요구해온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전쟁은 한국으로 하여금 미국을 핵으로 한 친서방화와 친국제연합화를 추구하는 길을 열어주었다.따라서 국내 정치와 경제에 오랫동안 영향력을 행사해온 미국 역시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제1의 군사대국자리를 굳혔다.또 미국을 정점으로 서방진영의 군사동맹을 강화시켜 냉전시대를 마감하는 데도 공헌했다.그럼에도 전쟁의 무대 한반도는 동서냉전의 유산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아직도 분단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승만­로버트슨 회담 문서/이 대통령,한·미 방위조약 체결 강력 요구/미측선 「유엔군이 한국군 관할」 동의얻어 한국과 미국은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한 휴전회담을 미끼로 심각한 줄다리기외교을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이 워싱턴 미 국립공문서보존관리국에서 발굴한 국무성문서에 따르면 휴전회담을 놓고 한·미간에 상대방을 서로 윽박지를 만큼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자료는 19 53년7월27일 휴전회담이 성사되기 이전인 6월25일 한국을 방문한 미 대통령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의 개인사절 월터 S 로버트슨과 이승만대통령과의 회담문서.당시 국무장관 덜레스의 서신을 휴대한 미 국무성 차관보 로버트슨은 이를 이승만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회담은 로버트슨 도착 당일부터 시작했으나 아무 진전이 없었다.이때에 일부 미군 고위지휘관이 한국군에 대한 보급지연과 같은 압력수단을 제시했다는 기록이 나온다.그런데 7월1일 로버트슨이 이승만대통령으로부터 메모 한쪽을 받는 것으로 회담은 활로를 찾았다.이승만의 메모는 미국과 어떻게든 합의를 보겠다는 것이었지만 전제조건은 물론 배수진까지 치고 있다. 메모에는 이승만대통령의 요구사항을 담았다.정치회담이 실패할 경우 미국은 한국과 함께 통일이 이루어지기까지 싸울 것을 보장하라는 것이었다.이같은 보장이 없다면 휴전이후 전선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미국을 협박하면서 자신은 휴전을 결사반대하는 국민을 설득할 길이 없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미국은 이 회담에서 이승만대통령으로부터 휴전을 거부하지 않고 한국군을 유엔군 산하에 두겠다는 동의를 얻어냈다.한국은 3월4일 로버트슨으로부터 한·미상호방위조약 초안을 받았고 휴전 이후에 이를 성사시켰다.
  • 「미군 집단폭행 사건」 법정 2라운드

    ◎조정국씨,미육군성 쌍방과실 결정에 불복/지하철서 한국여인 추행부분 언급 없어/단순싸움으로 몰아 사건 진상부터 왜곡 지난 5월19일 발생한 주한미군의 충무로 지하철역 집단폭행사건의 피해자인 조정국씨(30·서울 도봉구 방학동)가 미육군성 주한미군 배상사무소의 쌍방과실인정결정에 불복,피해배상금 수령을 거부함으로써 12일 법정에서 제2라운드 공방이 전개될 전망이다. 미육군성 주한미군 배상사무소측은 지난 5일 조씨에게 「귀하가 입은 모든 피해에 대한 충분하고 최종적인 배상금으로 93만3천8백39원을 결정했으니 11일까지 미8군 사무실로 수령하러 오라」는 요지의 「배상결정통지서」를 우편으로 보냈다. 배상사무소측은 미 대외배상심의회 위원 하워드 트라우트3세 배상변호사가 친필서명한 국·영문통지서에서 「11일이내에 배상금을 수령하지 않으면 배상금전액이 미재무성 국고에 귀속처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배상사무소측이 최종결정,통보한 배상금액은 서울지검 서울지구 배상심의회가 지난달 조씨의 손해배상청구내역을토대로 산정,조씨와 주한미군측에 각각 통보한 1백86만7천6백78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주한미군측은 이어 조씨와의 전화통화에서 『「전적으로 미군의 잘못」이라는 한국측 배상심의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일방적인 폭행이라기보다는 쌍방의 싸움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50 대 50의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배상금을 조속히 수령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씨는 10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배상금 수령을 거부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조씨는 『집단폭행이 아닌 단순한 싸움으로 몰아가려는 주한미군측 결정내용은 사건진상을 왜곡하려는 처사』라고 분개했다. 조씨는 특히 주한미군측이 배상금 수령기한을 11일로 잡은 것은 바로 다음날인 12일 열릴 공판에서 『미군측이 최소한의 성의를 보였고 조씨도 배상금을 수령함으로써 쌍방과실을 인정했다』는 식으로 정황증거를 유리하게 이끌어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주한미군측은 배상결정통보에서 「주한미군이 당시 지하철안에서낯선 30대여인을 성추행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조씨의 끈질긴 하소연에도 실제 피해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그러나 12일 서울지방법원의 공판을 지켜본 뒤 그 결과에 따라 법정투쟁등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주한미군과 조씨의 「물밑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 5일 상위(국감중계)

    ◎“국방과학기술 민간에 단계적 이전”­국방과학연소장/“남해안 적조예방·피해보상책 세우라”­농림수산위/저가낙찰 따른 통신선 부실공사 추궁­통신과학위 ▷재정경제위◁ ○…감사2반(반장 정필근)의 광주국세청에 대한 감사에서 의원들은 호남권의 열악한 경제사정에 맞는 세정을 당부하면서 세무조사의 형평성과 덕산그룹 부도에 따른 이 지역 중소기업 지원대책등을 집중추궁했다. 유준상 의원(국민회의)은 『광주·전남북등 호남권의 지역총생산은 전국의 11.1%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올 7월말까지 관내 세수실적이 1조6천1백72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대비 23.6%나 증가했는데 이는 지나친 「세금 쥐어짜기」가 아니냐』고 따졌다. 임춘원 의원(신민)도 『올들어 광주청은 법인세조사 1백11건에 2백98억원을 추징했고,기업체수가 2배에 이르는 PK(부산·경남)지역을 관장하는 부산청은 99건에 2백45억원을 추징했다』면서 「무리한 세무조사」라고 가세했다. 박명근(민자)·이경재·박태영(국민회의)·장재식 의원(민주)은 『덕산그룹의 부도에 따른 지역경제위축과 피해업체에 대해 광주청의 지원대책과 그동안의 실적을 밝혀라』고 요구했다. 정필근 의원(민자)은 『다른 지역과 달리 영세사업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징세위주의 세정보다는 조세정책 차원에서 보호 또는 지원위주의 세정을 펼쳐야 한다』고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안정남 광주국세청장은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지원과 관련,『향후 2년간 명백한 세금탈루혐의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세무조사를 면제하는 한편 납기연장,환급세액의 조기처리,납세담보완화 등 관계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답변했다. ▷건설교통위◁ ○…한국토지개발공사에 대한 감사에서 수도권 신도시와 관련한 문제점들을 심도 있게 지적했다. 조진형·정영훈 의원(민자)은 『신도시를 지나치게 고밀도로 개발하고 도로·공원·녹지 등 공공기간시설보다 상업용지를 과도하게 지정,땅장사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상두 의원(민주)은 『토개공은 신도시 가운데 일산을 주거환경 1위로 분석했는데 도서관 하나,문화센터 하나 없는 도시를 어떻게 주거환경이 좋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답변에 나선 이효계사장은 『분당 「주택전람회단지」는 아파트 위주의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주거환경을 피할 수 없어 차원 높은 미래의 주거모델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호화주택건설이 아니냐는 지적에 따라 주택규모를 축소조정했고,되도록 외국산 자재를 사용치 않도록 건설업체에 촉구했다』고 말했다. ▷교육위◁ ○…부산시 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국민학교 급식비리와 학원폭력 근절 대책을 집중 추궁했다. 구천서(민자)·박석무(민주) 의원 등은 『부산지역 35개 국교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 급식 비리가 적발돼,교장 15명과 직원 20명 등 모두 35명이 주의 또는 경고처분을 받았다.』며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국방위◁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대한 국감에서 여야의원은 연구인력부족 및 질저하,무기연구 개발체계의 개선방안,한·미간 미사일양해각서 폐지문제등을 집중거론했다. 이건영 의원(민자)은 『ADD의 제2 도약여부는 21세기초 자주국방을 이룩할 수 있느냐와 직결돼 있다』면서 『낙후된 ADD의 도약을 위해 통수권적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 임복진 의원(국민회의)은 『국방비의 2.8%에 불과한 연구개발비로 국방과학기술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난센스』라면서 『80년대후반에서 90년대초까지 ADD의 첨단기술개발 실적이 대단히 미흡하다』고 개탄. 의원들은 또 ADD는 국방과학기술 가운데 필요한 기술은 민간기업에 이전하고,첨단무기개발등 국책과제수행에 집중투자할 것을 이구동성으로 촉구했다. 여야의원은 이밖에 『지난 79년 체결된 한·미간 미사일 양해각서는 사정거리 1백80㎞이상 미사일개발을 규제,국제적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보다 더 가혹하게 기술개발을 막고 있다』면서 이 각서의 폐지를 건의하라고 촉구. 배문한소장은 『97년부터 2001년까지 국방중기계획수립시 국립과학연구소의 중점추진분야를 재정비할 방침』이라면서 『중점추진과제 이외에는 업체주도로 단계적으로 전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배소장은 『국제공동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유럽국가와 기술협력을 하고 러시아 등에서 기술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설명하고 『연구개발투자의 30%를 핵심기술연구개발에 집중투자,핵심기술의 해외의존도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위◁ ○…경남도에 대한 국감에서 의원들은 엄청난 피해를 내고 있는 남해안 적조문제를 집중거론했다. 최욱철·이길재·김영진 의원(민주) 등은 『이번 남해안 적조는 지난 7월 씨 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 때 유화처리제를 지나치게 사용했고,오염된 하천폐수의 유입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적조예방과 피해보상대책을 물었다. 이강두 의원(민자)은 지난 8월 도내 기선권현망어선들이 조업구역을 위반해 전북 해상 등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물의를 일으킨 것과 관련,앞으로 예방대책을 따졌다. 답변에 나선 김혁규지사는 『적조발생을 막기 위해 생활하수와 산업폐수의 배출기준을 강화하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안해역 종합관리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또 『하수종말처리시설을 하루빨리 확충하고 적조연구 전담기구와 함께 적조피해 보상기준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사는 이어 『바다의 기름오염사고를 막기 위해 유조선전용항로를 지정하고 해양오염방제기구를 일원화해주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도 감사에서 의원들은 불법농지전용과 수해복구 지연문제 등을 추궁한 뒤 예산군 신원지구와 삽교천 등 수해지구를 직접 둘러봤다. 박경수 의원(민자)은 『지난 3년동안 여의도의 20배인 농지 1천4백26만7천평을 불법전용해 쌀생산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농지를 호텔과 향락시설 등으로 불법전용하는 행위방지대책은 무엇이냐』고 추궁. 이규택 의원(민주)은 『관계 행정당국의 늑장조치로 수해가 더 커졌는데도 두달이 지나도 복구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며 『이처럼 수해복구가 늦어지는 이유를 밝히라』고 촉구. 심대평 지사는 『불법농지전용을 일삼는 공무원은 엄중문책하고 모범공무원은 승진·해외연수 등의 특전을 베풀어 관계직원을 관리하는 한편 불법전용우려 지역에 대한 현장순찰을 강화해 농지전용을 막겠다』고 밝혔다. 또 『수해지구에 대해 임시복구는 마쳤으나 중앙재해대책본부가 지원기준 및 복구액을 아직 확정하지 못해 도로·제방 등의 항구적인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겨울이 되기 전에 주택 등 시급부분부터 복구작업을 끝내 수재민의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통신과학기술위◁ ○…경북체신청과 한국통신 대구본부에 대한 국감에서 체신청의 적자해소 방안과 통신선로 공사 등의 저가입찰에 따른 부실공사에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조영장 의원(민자)은 『경북체신청의 94년도 재정자립도가 51%에 불과하다』고 전제,『재정 확충을 위해 우편요금의 단계적인 현실화가 시급하다』며 우편요금을 인상할 용의가 있는지를 물었다. 김기도 의원(민자)은 『한국통신 대구본부의 수입금 불납 결손처리는 줄고 과오납금이 늘어나는 것은 가입자의 잘못은 줄어 들고 전화국의 잘못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전화국의 고객서비스 개선을 촉구했다. 박근호 의원(민자)은 『집배원의 이직률이 93년 3.8%에서 94년 6.1%로 증가했다』며 집배원의 이직에 따른 충원과 개선대책을 묻고 한국통신이 발주한 선로공사의 저가낙찰이 통신장애로 이어질 경우에 대한 손해배상 대책을 추궁했다. 김충현 의원(민주)은 『오는 97년 체신공사가 설립돼 우정·금융사업이 이관될 경우 경북 체신청의 적자보전 방안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 인순이와 조영남(송정숙 칼럼)

    인순이와 조영남이 이끄는 KBS 「빅쇼」를 보았다.둘이는 참 잘했다.특히 연분홍물감 들인 모시치마에 흰 모시겹저고리를 받쳐입은 인순이의 모습은 뭐라 말할수 없는 친화감을 주었다.치마말기가 허리께까지 내려오게 입은 이런 입음새는,광주리나 물동이같은 것을 이고 생활하던 옛날 우리네 아낙을 연상시킨다.또아리괴어 머리에 인 것을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채 손은 자유자재로 업은 아기에게 젖도 빨리며 잰걸음으로 걷고,행주치마를 가뜬하게 동이면 민첩한 부엌동자를 할 수 있는 무한히 능력있는 매무시다. 비록 연분홍 치마에 반짝이는 스팡클을 달아 「무대의상」화하기는 했지만 옛날 아낙네 특유의 인상을 고스란히 풍기게 하는 이런 의상을 누가 연출한 것일까,그것도 인순이에게.이제니까 말이지만 인순이는 흑인 혼혈이다.그가 치마저고리를 입은 모습에 아직도 우리 마음이 그리 편안치는 않다.그런데 이날 차림은 흡사 들일로 얼굴이 많이 탄 우리네 시골 누님이나 아주머니같이 제대로 어울렸다.그러고서 콧소리섞어 동백아가씨를 부르고 한이 철철 넘치게 칠갑산을 불러제치는 모습은 기가 막혔다.그리고 노래 사이사이에 섞이는 그 유쾌하고 귀여운 재롱은 안방을 환호케 했다. 인순이.그의 예명에는 성이 없다.미국인 흑인주둔군이었던 그의 아버지에게서는 이씨성도 김씨성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지난 50년 우리의 한많은 현대사가 낳은 슬픈 딸이다.외국인에게 우리네처럼 배타적이고 더구나 피부색이 검은 사람들에게 우리네처럼 적의에 가까운 경계심을 가진 민족도 없다.너무도 잦았던 침략의 시련에서 딸과 누이와 아내조차 지키지 못했던 한이 지독한 콤플렉스가 되어 그 반작용으로 유난히 가혹한 혼혈 적대의식이 낳아졌는지도 모른다. 인순이는 그것을 전신으로 겪은 가엾고 가슴아픈 우리의 여식이다.그런 인순이가 이렇게도 밝게 노래하면서 이렇게 예쁜짓을 하여 우리를 위로하고 있다.그의 혼혈을 우리는 이제 더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고 이질감도 들지 않게 되었다.지금쯤은 연분홍치마입은 그의 등을 도닥도닥 두들겨주며 『이만큼 오느라고 얼마나 힘들었겠느냐,애썼다』고 말해주고싶다. 그날 두사람은 「유행가」라고 통칭되는 우리가요만을 불렀다.인순이가 부르면 우리 가요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목로집 작부가 불러 간드러지게 넘어가야 어울릴 것같은 가요도 팔뚝이 실팍한 우리들의 씩씩한 어머니나 아주머니의 노래처럼 당당하고 흥겹다.몇삼년이 지나도록 친정은 커녕 다니러 오는 친정오라비 구경도 못하지만 억척스레 시집을 일궈가는 당당한 며느리처럼 부른다.「홍도야 우지마라」조차 시들시들 지친 퇴기가 아니라 한은 내포되었으되 밝은 미래의 빛깔이 나게,인순이는 그렇게 부른다.『두손 꽁꽁 묶인 채로』 붙들려가던 지아비를 백년이고 천년이고 살아만 있으라고 비는 그의 「한많은 미아리 고개」는 우리에게 카다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조영남에 대해서는 말하기 새삼스럽다.우리 연예계에서 그의 자리를 누가 대신할 수 있겠는가.적당히 잘못생겼고 적당히 어눌하고 「오 솔레미오」를 클래식 성악가 못지않게 부르지만 『천두웅사안‥』 박달재를 부르기 시작하면 우리로 하여금 금방 기쁨과 흥겨움에 푸욱 잠기게 하는,그 범상한 비범.몇겹 숨겨진 안쪽에서 지성이 슬몃이 기어나와 우회로 출몰한다.서툰듯 위장된 그의 「객적은 수작」은 가시나무정글 속같은 현실의 혼미에 빠진 우리의 상처가 위로받는다. 살기가 번득이는 비수같은 말들을 천박한 속언으로 마음껏 농하며 상대를 난도질하는 정치권의 떠도는 적의들이 있고 그것들이 누구든지 베어서 유혈이 낭자한 상처를 증폭시키는 오늘의 우리를 그들만큼이라도 위로해주는 일이 달리는 없다.서툴지만 열심히 일은 하고도 수사학에 무능하여 바보스럽게 딴지걸려 나뒹구는 사람들을 바라보기에도 지친 우리도 그들 노래로 위로받는다. 도무지,우리는 왜 이리도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부를까.「두만강 뱃사공」을 들으며 사할린서 온 동포도 남미에서 온 동포도 눈물이 그렁그렁하여 따라 부르고 「고향초」를 따라 부르던 북미서 온 멋쟁이 교포의 눈에서도 눈물이 철철 흐른다.어디를 가나 민족을 하나로 엮어주는 이 질깃질깃한 정서는 누가 뭐래도 우리만이 지닌 대화합의 인자다.어디서든 모여앉아 박수치며 부르기 시작하면금방 몰입하는 이 확실한 동질성을 에너지로 삼으면 해묵은 적개심도 누대로 쌓인 한도 화해의 용광로에 녹일 수 있는 힘,그 인자. 노래방 열기를 집대성하고 승화시켜 「열린 음악회」도 「빅쇼」도 성공시켰듯 이제 우리에게는 화합이,대화합이 필요하다.어쨌든 우리는 여기까지 왔고 이만큼 이뤄냈다.뉴스머리를 탕칠하는 그깟 정치기류같은 것일랑 묵살하고 인순이 조영남과 함께 우릴랑은 웃으며 박수치며 화합으로 새로운 시대를 창조해나갈 「빅쇼」를 꾸밀수 있지 않겠는가.
  • 한반도 평화구축 「기본틀」 제시/김 대통령 광복절경축사에 담긴 뜻

    ◎「당사자 원칙」­「주변국 협조」 분명히/비핵화선언 등 기존합의 준수 강조 김영삼 대통령은 광복 50주년 경축사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향한 기본원칙들을 제시했다. 한반도의 평화는 남북한 당사자간 협의와 대화에 의해서만 유지될 수 있다는 「당사자원칙」이 그 첫번째의 것이다.주변국들은 「협조」할 뿐 결코 평화협상의 당사자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선언 등 모든 남북간 합의사항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도 못박았다.이는 6공말 남북간에 이뤄진 합의사항 준수를 김대통령이 처음 강조한 것이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북한은 정전 체제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고 있다.우리는 정전협정을 준수하면서 남북한 당사자간 협의에 의해 새로운 평화체제를 모색하자는 입장이다.김대통령은 이같은 우리의 원칙을 다시한번 분명히 했다. 남북 양측의 견해가 팽팽하다.어느 일방의 양보없이는 교착상태 타개가 어렵다.이때 중요한 것은 국제 여론이다.어느 주장이 더 국제사회에서 설득력을 얻느냐가 관건이다. 그동안 우리는 주로 남북 당사자 원칙만을 강조해왔다.한반도에서 평화가 파괴될때 그 피해자는 바로 7천만 우리 민족임을 고려할때 지극히 당연한 생각이다. 그렇지만 6·25 참전국인 미국 중국 등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가의 태도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김대통령은 북한이 남북 당사자 원칙만 수용하면 주변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추후 협의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2+2」 「2+4」등으로 관련국을 명시하지 않은 것은 북한과의 협의 과정에서 융통성을 갖자는 취지로 이해된다.아울러 최근에 이어졌던 북측의 비우호적 행위때문에 획기적이고 보다 구체적 제의를 담으려던 정부의 의지가 약화돼 대북 메시지가 다소 원칙론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북한은 김대통령의 광복절 연설이 있기 하루전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미 평화협정체결」을 되풀이 주장하는 고루한 자세를 보였다.하지만 북한이 국제사회의여론에 밀려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에 응했듯 멀지 않은 장래에 남북 당사자원칙을 수용하게되는 상황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대통령은 남북문제에 있어 특히 「인내」를 강조했다.쌀회담에서 보듯 북한의 태도는 종잡을수 없다.그에 일희일비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통일의 길은 멀어질 뿐이다.줏대를 갖고 일관성있는 정책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새로운 제안보다 기본원칙을 정리하고 기존합의를 실행에 옮기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판단한것 같다.쌀회담등에 따른 비판을 흔쾌하게 수용한 결과로 볼수 있다. 한편 김대통령은 연설에서 광복 이후 50년 역사를 절대빈곤의 시대,남북대치와 군사독재의 어둠의 시대로 구분지은뒤 미래를 선진,통일의 시대로 규정 『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이라고 강조했다.통일을 위해 남북문제 해결과 함께 우리 내부의 화합,그리고 일제 잔재 해소를 역설해 시선을 모았다. 국내 문제와 관련,김대통령은 「일류국가」를 만들기 위해 사회 각 분야가 선진화되고 세계화될것을 촉구했다.특히 정치에 있어 파당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대변하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정착,국민을 통합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은 시기적으로 보아 특별히 의미있는 언급으로 받아들여 진다.
  • “정보혁명 없인 정치혁명 없다”/미국(세계화 외국에선)

    ◎백악관 인터넷 활성화/기업인·대학교수 명함에 전자우편 기호/청소년 범죄 등 부작용 극복이 핫이슈로 오는 96년의 미국 대선은 인터넷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주저하는 사람은 없다.공화당 지명전에 출사표를 던진 텍사스주의 필 그램 상원의원과 테네시주의 레머 알렉산더 전주지사는 벌써부터 자신들의 홍보용 사진·약력·득표기록·발언록은 물론 비디오화된 활동 및 음성들을 인터넷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과 고어 부통령도 역시 인터넷의 「백악관코너」를 이용,정책 소개 및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장은 물론 여론수렴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선거전이 개시되면 하시라도 선거운동에 활용될 수 있다.깅리치 하원의장 같은 이도 풀뿌리 민주주의는 컴퓨터통신의 힘으로 달성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입법에 앞서 법안 내용을 통신망에 공개,유권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정보혁명이 가져올 정치혁명에 빠르게 대처해나가고 있다. 이같이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통신의 급속한 발달은 이른바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무한대의 공간을 창조해내고 있어 정치 뿐 아니라 경제 사회 예술 교육등 모든 분야에서 정보통신을 필수의 수단으로 만들고 있다.도서관의 자료를 찾아보는 것은 물론 박물관의 명화도 감상할 수 있고 상품구입 등 거의 제한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요즈음 미국인들의 명함에는 전화번호 옆에 자신의 전자우편(E­Mail) 기호를 적어놓은 사람들이 많다.기업인이나 교수나 연구원이나 대부분이 고유의 전자우편 기호를 배정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리적 원근이나 시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새로운 사상과 접할 수 있고 또 자신의 견해도 밝힐 수 있는 것이다. 조직적으로 잘 짜여진 미국의 응급구난체계도 전적으로 컴퓨터통신에 의존하고 있다.각종 사고발생 정보를 신속하게 알림은 물론 자신의 구조체험 전파로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장비소개 및 자격시험 안내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한편 최근 일부 인터넷에 시험 게재되기 시작한 광고는 앞으로 인터넷 이용에 폭발적인 증가를 가져올 요인으로 분석되고있다.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길목에 광고가 본격화될 경우 그동안 이용자들에게 다소 부담이 돼오던 서비스요금 자체를 부과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보통신의 발달은 그 발달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고 있다.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사건 때와 같이 폭탄제조법을 인터넷을 통해 전파하는가 하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외설적인 사이버포르노의 범람,전자도박의 횡행등 법규정이 일일이 따라가지 못할정도가 되고 있다.더욱이 이같은 문제의 법적 대응에 있어서는 표현의 자유문제와의 충돌로 위헌의 소지까지 제기되고 있어 상당히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신생 한국의 정치상황(새로쓰는 한국현대사:27)

    ◎“동족상잔 막자”… 김구중심 「대북협상」 강격 제기/5·30선거서 「보수」 약화… 이대통령 자유당 추진 분단정권의 수립후 남과 북에서는 각각 정권을 확고히 하기위해 총력을 기울였다.신생 대한민국은 이데올로기적으로 대립하지 않을 수 없었던 좌익과 북에 대한 견제를 강화해 나갔다.또 정치적으로 적과 동지가 생겨나고 정치상황도 변화했다. 대한민국 수립 이후에도 통일독립촉진회를 주축으로 한 남북협상파는 미소 양군의 철수와 민족자주권을 주장하며 북한과의 평화협상 노력을 기울였다.그러나 목적은 한 번도 이루지 못했다.이런 와중에 북한의 조종을 받는 좌익의 대정부 무장봉기가 거세지기 시작했다.남한에서는 마침내 19 50년 5월 5·30선거를 통해 다시 국회를 구성하고 반공정책쪽으로 기울었고 얼마후 이 땅에서는 전쟁이 발발하고 만다. ○좌익·대북견제 강화 우리는 분단정권 수립후 전쟁발발까지의 기간중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던,즉 당시 정치세력의 흐름을 적지않게 주도했던 통일독립촉진회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주로 남북협상파를 주축으로 결성한 이 통일독립촉진회는 세력을 가진 한독당을 얼마만큼 끌어들이느냐를 놓고 고심했다.남로당의 반정부 무장봉기가 극성을 부리고 좌우의 대립이 거세지는 과정에서 남북협상파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막자는 환상에 기울었다. 이 통일독립촉진회 결성에는 김구 엄항섭 조완구 등이 발기인회를 만들 때까지 참여했다.통일독립촉진회의 주장은 ▲미소 양군의 한반도 동시 철수를 통한 민족자주권 쟁취▲남북 제정당및 사회단체의 정치협상등이었다.김구등 한독당의 일부인사는 초창기 다소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혔다. 1948년이 지나가고 49년에 접어들면서 38선과 산악지대에서의 남북간 무력대립이 심해져갔다.이때 북한은 남북 제정당지도자협의회를 열어 그 협의회에서 남북총선거를 실시할 수 있는 선거지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의해왔다.그 내용은 「남북에 현존하는 정권에 남북총선거를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여 남북 총선거를 실시하고 외국군대를 철거시켜 통일정부를 수립하자」는 것이었다. 북한의 「남북 제정당사회단체 지도자협의회에 의한 통일정부 수립운동」제의에 대해 김구는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반면 김규식은 소극적이었다.당시 김구의 심경은 그가 1949년 3월21일 「신민일보」사장과의 회견에서 밝힌 내용에 잘 나타나 있다.김구는 그때 이렇게 말했다.『우리민족의 생존권과 우리의 주권을 획득하는 길은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입니다.그것은 민족자결정신에서 미소 양군의 즉시 철퇴를 요구하고 남북협상에 의해 우리의 통일정부를 우리의 손으로 세우는 것입니다.혁명세력과 반역집단이 합작할 수는 없으나 혁명세력끼리의 합작이나 협상이라면 성립되지 않을 하등의 이유도 없는 것입니다』 김구는 이 회견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공격하고 혁명세력간 좌우합작과 남북협상등을 통해 자주적 통일민족국가 수립을 호소했던 것이다.「혁명세력끼리의 남북협상」으로써만 동족상잔의 불행을 막을 수 있으므로 그 운동이 실패하더라도 그 길을 가야한다는 주장이었다.이에 대해 김규식은 상당히 회의적이었다.김규식은 이미 서로 다른 정권이 성립한만큼 현실적으로북한의 제의가 불가능하며 자칫 북한 공산당의 계략에 빠져들 수 있다는 신중론이었다.한독당내의 반공주의자들은 물론 김규식의 견해에 동조하는 편이었고 끝내 통일독립촉진회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기를 거부했다. 1949년 4월을 넘기면서 북한은 남조선민전과 북조선민전을 합하고 인공수립에 참가했던 남한의 우익 혹은 중도좌파 정당을 참가시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결성을 서둘렀다.북한은 남한의 한독당,민족자주연맹,통일독립촉진회를 이 전선에 끌어들이기 위해 전전긍긍했지만 성과는 없었다.그러던중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의 결성대회가 6월25일부터 평양에서 열렸다. 김구는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결성대회가 이틀째 접어든 19 49년 6월26일 안두희라는 현역장교의 저격으로 그의 거소 경교장에서 생애를 마쳤다.혁명세력끼리의 합작이나 협상이라면 성립되지 않을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이상을 추구해온 김구는 파란만장한 생애를 그렇게 마감했다.그 나이 73세였다. 해방공간에서 한때 김구는 이승만과 우정을 나누었다.그들은반탁운동에서는 협력했다.그러나 김구는 단독선거와 단독정부에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이승만과 사실상 정적의 사이가 되었다.특히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이승만이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 더욱 그러했다.그리고 김구는 정부가 수립된 이후에도 남북협상의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이승만은 김구를 못마땅하게 여겼다.이승만은 김구가 남북협상을 주장하면서 지난날 임시정부 지지를 맹세하는 단체를 조직한다고 비난했다.또 김구가 다음해 예정된 제2대 국회의원 선거에 자기 지지자들을 당선시키려는 준비를 서두르는 가운데 반정부 운동을 선동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협상에 미련” 못마땅 이승만은 김구의 저격범 안두희를 김구의 측근으로 보았다.이승만은 1949년 6월28일 미국의 친지 RT 올리버에게 보낸 편지에서 안두희를 한독당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인물로 단정했던 것이다.이어 이승만은 이 편지에서 안두희가 김구를 방문했을때 비서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내고 둘이서 비밀대화를 나누었다고 전하고 세발의 총성이 울렸다고썼다.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편지내용을 어느 한구절도 인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제헌국회 안에도 이승만을 반대하는 세력이 많았다.그러나 부분적으로나마 반대파들을 통제해나갔다.이승만은 자신이 유엔대사로 임명한 조병옥도 사실상 경계했다.유엔에 남아있기를 희망하는 대통령의 뜻도 능히 거역할 수 있고 모든 사람들이 쪼들려도 개인자금을 조달할 능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조병옥이라고 평가했다.특히 경찰을 장악하고 있는 내무부장관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이승만 대통령의 생각이었다. ○민족주의세력 득세 어떻든 이승만은 임시변통으로 사람들을 쓰고 부려먹었다.조병옥도 그러한 케이스였고 뒷날에는 정적이 되었다.초대 주미대사였던 장면도 예외가 아니었다.그리하여 서서히 정치판도가 변화하는 가운데 1950년이 다가왔다.그해 5월30일 제2대 국회로 가는 5·30선거가 실시되었다.그 결과 대한국민당,민주국민당,국민회등 기성 보수정파의 원내세력이 줄어들었다.반면 민족주의 세력을 포함한 중간파가 약간 두두러졌다.특히 여당입장에있던 대한국민당과 원내 제1당이었던 민주국민당이 무소속에 밀려 소수로 몰락해버렸던 것이다. 19 50년 5·30선거는 이승만 대통령의 정치기반을 약화시켰다.무소속으로 자기 주장을 국민들에게 호소해왔던 이승만은 정당을 등에 업지 않을 수 없었다.그래서 이승만은 자기가 만들었던 대한독립촉성국민회를 중심으로 자유당을 서서히 엮어나갔다. ◎이정권·민국·한불업계 낙선 공작/“김성수·김준연 남감찹과 내통” 몰아/현야 경찰서장 교체… 중진들 대거 탈락 1950년 5월 실시된 5·30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승만 정권이 카운터파트인 민주국민당과 한국독립당등 경쟁 상대들에 대해 조직적인 선거방해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이같은 사실은 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이 미국립공문서보존관리국에서 긴급 입수한 조인트 위카(JOINT WEEKA),즉 주한미국대사관 주재 무관들이 작성한 주간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 조인트 위카에 따르면 당시 이승만 정권은 선거전 민국당과 한독당 후보들을 낙선시키기 위해 간첩사건을 조작했으며 대대적인 경찰인사도 단행했다.조인트 위카 13편(50년3월31일자)에 따르면 이승만정권은 대한정치공작대를 통해 민국당 중진들이 군경에 잠입한 남파간첩들과 연계된 것으로 조작했다.이는 남북 분단정권 수립후 남쪽에서 좌익에 대한 경계심이 고조되던 시기에서 주효한 전략으로 작용한 것으로 이 보고서는 풀이하고 있다 정치공작대는 그해 3월20일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수사를 위해 경찰 1백명으로 구성한 정보조직으로 김성수,조병옥,백관수,김준연등 민국당 중진들이 간첩과 내통한 것으로 조작했다.이 공작에는 윤치영 임영신 이범석등이 가담했고 특히 윤치영이 이끈 여당격의 대한국민당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조인트 위카는 기록하고 있다(조인트 위카 16,50년4월14일자).대한국민당은 70여명의 입후보자를 내세워 민국당의 이슈를 혼란으로 몰아갔으며 민국당을 패배시키려는 선거전략도 구사했다(조인트 위카 13,50년 3월31일자). 조인트 위카는 이어 정치공작대 사건은 결국 4월중순경 조작극으로 드러났지만 당시 이승만 지지세력의 가장 큰 적수였던 민국당과 한독당은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결론지었다.한편 이 정보보고서에 의하면 당시 정권은 선거에 앞서 5월초 미군정 시기부터 민국당이 장악했던 지방 경찰서장직을 대폭 바꾸는 바람에 민국당의 중진들이 선거에서 대거 낙선한 사실도 들추어냈다.
  • 북경의 조실협/“남북한 교류의 창구”

    ◎협회대표부 평양 개설… 투자·여행 알선/조선족에 직업훈련… 대중진출 지원도 북경의 조선족기업가들이 남북한 교류와 대중국 투자의 가교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북경 조선족 실업가협회(조실협·회장 김철)는 남북한 민간교류의 창구역할과 한국기업의 대 중국 투자알선 등을 위해 12일 북경에서 북한의 여광무역연합 총공사와 평양에 조실협대표처 설치 등을 정한 협정에 서명했다. 협회 정공철 사무국장은 『대표처는 조선족기업과 한국기업 등에 대한 북한투자상담,알선,정보교류,중계무역 등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설명했다. 협회는 대표처가 남북관계변화에 따라 한국 기업인과 관광객의 북한 방문 및 여행알선 등 남북교류의 첨병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조실협은 이와함께 중국진출을 원하거나 진출해 있는 국내기업에 대한 협력사업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관련 사업계획도 밝혔다.올 하반기까지 조선족동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훈련센터와 인재교류·알선기구를 발족시킬 계획도 그 중 하나다.조선족 젊은이들에게 한국어와 컴퓨터,영어,상식을 6개월 정도씩 훈련시켜 중국진출 한국기업에게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족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해나가야 겠다는 것도 협회의 주요목표다.김회장은 『보건소설치,대학미진학 조선족들을 위한 대학준비학원 개설도 준비 중이며 유흥업,음식업 등 서비스업 등에 치중돼 있는 1천5백여 북경소재 조선족사업가들이 이 모임을 바탕으로 제조업과 하이테크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자는 것이 이 모임의 취지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최응구 조선족총회 이사장도 『지난 2∼3년 동안 북경거주 조선족수가 2배 이상 늘었다』며 『북경호구를 가진 조선족들이 7천여명,외래호구를 갖고 상주하고 있는 동포들이 4만명 가량으로 늘어나는 등 협회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면 한·중교류와 남북교류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19일 김형덕,문명남,김택만씨 등 80여명의 북경주재 조선족실업가들과 최응구 조선족 총회이사장 등이 발기해 설립된 이 협회는 회원 가운데 일부가 친북한성향 인사로 알려져 있고 북한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조교도 포함돼 있어 그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그만큼 북한측이 교류를 원하고 있으나 「남쪽의 영향력침투」를 우려,중간에 이러한 단체를 끼워넣어 투자와 참여는 유도하지만 「한국색깔」은 묽게 해보자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 단체는 중국 국가과학기술위 및 국가상공회 등 3개 단체의 공동산하단체인 중국 민영과학기술 실업가협회에 「조선족분회」로 가입돼 있다.
  • 한국의 정치­중앙집권과 민주화/개리 레드야드(해외기고)

    최근 한국에서의 지방자치선거와 관련된 정치적 논란들은 나에게 한국역사에 있어서 일반적인 중앙집권적 국가권력의 문제들을 떠오르게 한다.중앙정부가 도지사와 군수를 임명하고 지방세에 대한 국가적 통제를 가하는 현재의 행정체계는 한국의 정치문화와 과거 왕조시대의 제도적 구조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과거에 국가의 왕은 도와 군단위에 대한 독점적인 임명권을 갖고 있었다.지역등급에 따라 존재하던 부사·군수·현감 등 지방행정관은 왕의 대리인으로 지역내 재판권·질서유지·방위·병력충원·부역·토지 등기·토지등급및 징세·교육,심지어는 제사의식 등 모든 것에 대한 권한을 부여받고 있었다.판사이자 장군·행정가·성직자의 역할까지 모두 맡은 것이다. 물론 지방민도 스스로의 힘과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양반은 향안과 향약이라는 제도를 통하여,또 서당에서 선생님 역할을 통해 지역사회내에서 효율적인 지도력을 행사해왔다.이들의 지방문제에 대한 비공식적인 감독과 중재는 종종 중앙정부가 개입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곤 했다. 그러나 당시 법은 왕의 법이요,군대는 왕의 군대이고,세금은 왕의 세금이었다.행정관은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어떤 면장이나 이장도 파면할 수 있었다.지방의 양반은 자신들의 영향력과 토지소유권보호를 위해 행정관에 협조했다.심지어는 그들이 종종 지방민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한 결과 지방사회 보호자로서의 그들의 역할이 축소되었다. 현대에 들어서 군수는 전통적인 행정관보다 더 잘 교육받은 행정전문가다.지방자치단체에 영향을 미치는 법은 보다 합리적이고 제한적이 되었다.불평등한 사회적 신분의 폐지는 지방사회내 긴장과 갈등을 제거시켰고 사법적·군사적 권한도 더이상 지방에 의해 행사되지 않는다.그러나 아직도 군수는 중앙정부내의 조직으로 남아 있다. 최근까지도 정치적·행정적 개혁을 위한 조치들이 도나 군단위 행정분야에까지는 확산되지 못한 것 같다.지방민은 아직 자신들의 공공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그 까닭은 무엇일까.먼저 전통의 힘이 강하다는 것이다.국가권력이 분산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한국인의 정치의식에 깊이 남아 있다.지방자치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고,또 수세기동안 지방에 대한 중앙의 지배가 문제시돼오지 않은 국가에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방민통제의 도입시도는 과거를 과감히 단절하는 것이 된다.그러한 변화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의 근대적인 경험이 고도로 중앙집권화된 국가행정에 높은 가치를 두어왔다는 사실이다.안보위협은 국방에 대한 단합된 통제를 필요로 했고 또 그것은 정치체제유지의 구실이 되기도 했다.경제정책의 국가적 통일성과 경제관련 법과 규제에 있어서의 국가권위,그리고 경제성장에 있어 국가적 이익에 반할지도 모르는 지방의 법과 규제의 제거로 인해 보다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40여년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경제가 발전하고 복잡화해 지나친 중앙의 간섭은 성장의 원동력인 시장기능을 저해할 수도 있다.정치적으로 많은 개혁조치는 일반적으로 공정한 선거와 중앙정부의 보다 큰 민주화,언론과 일상생활에 있어서의 보다 큰 자유를가져왔다.주민은 자신들의 투표권을 통해 국가의 정치에 중요한 지렛대를 얻었다. 이 민주화운동이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영역으로 향해 퍼지고 있다.진정으로 민주주의의 중심은 개인이 스스로의 통치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다.지방과 지역사회에서의 상응한 정치적 발전 없는 국가적 민주화는 모순이라고 주장한다. 조선조시대와 마찬가지로 지방의 사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지방주민이다.지방자치단체의 민주화와 더불어 이들 지방민이 스스로를 통치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길을 놓더라도 그들이 어디에 놓을 것인지 말할 것이다.산업발전계획이 수립되더라도 자신들이 선출한 지도자가 그 결정과정에 참여할 것이다.지역적 조건에 적합하지 않은 국가환경관계법률이 자신들의 자치단체에 의해 강화될 수도 있다.경쟁적으로 지방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장기적으로 지방생활의 질이 개선되고 지방경제의 효율성과 나아가 국가경제가 강화될 것이다. 지방의 선거를 치르면서 또는 일단 선출된 후 정치적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이익단체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이러한 단체가 없이는 선출되기도 어려울 뿐더러 설사 독자적인 힘으로 당선된다 할지라도 일단 업무수행을 해나가는 데 있어 민주적 여론수렴과정에서 필요할 것이다. 이같은 단체들은 정치적 특성을 지니게 될 것이며 성공적인 단체들은 항구적 정치조직으로 변신시킬 능력을 갖게 된다.자신들의 후보가 선출되면 그 조직은 번창하게 될 것이다.많은 민주국가의 국가적 정당들이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나타난다.그러나 그들의 후보가 낙선하거나 통치에 실패하면 그들은 대중으로부터 보다 많은 지지를 받는 조직에 의해 밀려나게 될 것이다.지방선거를 조직하는 것은 정치적인 과정이다.그렇다면 정당이 이 과정에 참여해야 할 것인지가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한국사를 배우고 가르쳐본 입장에서 나는 현재 지방자치를 둘러싼 쟁점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일면 그것은 분명 여야간의 정치적인 대결이다.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그것은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을 지도해온 정치적 중앙집권주의와 분산되지 않은 국가의정치권력을 둘러싼 논쟁이다. □약력 ▲한국사 전공·컬럼비아대 한국학연구소장 ▲저서:「화란인의 한국상륙」·「14 46년의 한국 언어개혁」등 다수
  • 미국/탈냉전시대 아태영향력 다지기/「군사전략」수정 배경과 대한정책

    ◎역내 미군 10만유지… 「안보 조정역」 재구축/한반도 통일후에도 「한미 방위협력」 지속 클린턴 미행정부가 27일 발표한 신동아태전략은 두가지 면에서 새롭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이 지역의 미군주둔병력을 10만명선으로 묶은 것이고 둘째는 쌍무적 안보관계의 바탕위에서 지역적인 다자안보대화기구를 발전시켜나가자는 것이다. 동아태지역의 병력을 「가까운 장래(theforeseeablefuture)」동안 10만명으로 유지키로 함으로써 지난 90·92년의 이른바 「넌­워너 단계적 철수안」은 이날로서 전면 백지화되었다.당시 이 안은 90년에 주한미군을 7천명 감축하고 92년에 다시 6천명을 줄이는 것으로 되어있었으나 2단계 6천명은 북한핵문제의 돌출로 이것이 해결될때까지 감축을 중단한다는 상태로 지속되어왔던 것이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은 앞으로 상당기간 3만7천명의 현수준을 유지하게되었다. 이번 신전략에서 주한미군의 성격과 관련한 변화의 하나는 『북한의 위협이 사라진다해도 동북아의 지역안보차원에서 한미방위동맹관계는 지속될 것』이라고밝힌 점이다.이는 통일한국 상황에서도 한미안보협력이 지속되어야한다는 것을 선언한 것으로 주한미군의 존재이유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좁은 의미를 넘어 동북아지역의 안보균형자로서의 역할을 스스로 자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지정학적 이유뿐만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미국의 시장으로서 급성장하는 이 지역과의 점증하는 관계를 위해서는 태평양세력으로서 확실한 개입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을 예고한 것이다. 신아태전략의 기본적 배경은 냉전체제의 종식에 따라 안보환경이 크게 변경된만큼 이에 상응하는 안보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데서 출발하고 있다. 구소련의 붕괴에 따라 유럽에서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와 같은 다자간 안보기구가 지역안정을 이루는 발판역을 하고있지만 동아태지역에서는 냉전이후시대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다자간 안보협력기구가 형성되지 못하고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더이상 적으로 치부하지않는 상황에서 동북아지역의 다자간 안보대화기구의 형성을 유도해나갈 계획이다.물론오랫동안 이웃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았던 이 지역에서 당장은 어렵겠지만 우선은 비정부간 안보포럼을 통해서라도 상호 신뢰를 쌓고 군사적 투명성을 확보해나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새 전략은 이같은 다자간 안보대화도 어디까지나 기존의 미국과 쌍무적 안보관계를 보완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있다. ◎조셉 나이 미차관보 「새 동아태 전략」 문답/“「핵합의」 미군철수 근거 안돼”/북 재래군력 억지위해 주둔 필요/긴장완화 논의 다자간 포럼 유용 조셉 나이 미 국방부 국제안보담당차관보는 27일 신아시아태평양군사전략을 발표하면서 일문일답을 가졌다.다음은 이중 한국관련사항을 요약한 것이다. ­서울과 평양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된다면 주한미군은 어떻게 되는가. ▲우리는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3만7천명을 한국민이 원하는 한 계속 유지할 것이다.북한이 민주화되고 한반도에서 더이상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않는다면 그때 가서 한국과 주한미군의 적정수준을 논의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긴급한 문제가 될 것으로는 보지않는다. ­주한미군을 3만7천명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유효했던 「단계적 철군안」이 완전 철회되는 것인가. ▲그렇다.이번 계획에 있어 새로운 것이 바로 그것이다.주한미군의 2단계 6천명의 철군을 핵문제해결시까지 연기한다는 내용의 조건부 철군방안도 오늘로서 전면 백지화된다. ­북한이 만약 핵야욕을 포기하고 남북한간에 평화조약을 체결하게되면 미국은 주한미군을 줄이거나 철수할 수 있을 것인가. ▲미·북한간의 북핵합의는 각단계별로 이행하는데 수년이상,거의 10년도 걸린다.한국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핵문제때문이 아니라 1백10만의 북한군병력과 군사력의 3분의 2가 비무장지대를 따라 전진배치되어있기 때문이다.미·북합의가 북한의 핵능력을 제한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장치이긴 하나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이 지금처럼 지속되는 한 그것이 철군의 근거를 제공해준다고는 할 수 없다. ­한국과 일본에 미국이 전역미사일방어망을 새로 구축한다는데. ▲전역미사일방어(TMD)망의 구축은 앞으로 전진배치된 우리의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의 하나다.우리는 지금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맞고있다.미국이 전진배치된 미군의 자체방어능력이 없다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이는 결코 다른 나라에 대한 적대적인 것이 아니고 이를 통해 동맹국과 미군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다자간 기구는 동북아에서보다는 동남아지역에서 더 용이할 것으로 본다.동북아의 현존 불신상황에서 다자간 기구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우리는 어디까지나 쌍무적 동맹관계에 의한 안보를 더 중시하며 다자간 기구는 이를 보완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알고 있다.물론 아세안지역포럼은 다자간 안보대화기구로 동북아보다는 한걸음 앞서는 것이다.우리는 동북아에서도 지역안보포럼을 통해 상호 안보관심사를 논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있다.동북아에서 이같은 포럼이 잘안되는 것은 북한문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우선 동북아지역에서 비정부간 다자협의기구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며 또 이는 유용한 방안이라고 본다. ­태평양사령부에서 독립된 동북아사령부의 창설을 추진하고 있는가. ▲그같은 보도는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지상군대신에 해공군을 강화하면서 지상군의 감축을 구상하고있는 것은 아닌가. ▲미국은 주한미군의 지상군사령부의 역할을 한국측에 넘겨주기 위한 일련의 단계적 조치를 취해온것은 사실이나 미 지상군을 줄이는 계획은 전혀 없다.우리는 한국군이 지상군에서의 역할을 많이 해주도록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전략이 확정되어 시행되려면 의회의 승인등을 요하는 것은 아닌가. ▲의회의 승인은 필요없으며 바로 이날부터 새 동아태 전략을 시행하게된다.
  • 실명제… 정치개혁 입법… 새국가틀 구축(민주화에서 세계화로:10)

    ◎개발시대 폐단 개선에 조직적 대응 긴요/국민욕구 적절히 반영 「이익의 정치」펼때/재산공개 등 공직비리 발본 노력 높이사야/권위주의 구조 타파… 국민의식 전환계기로 □정담 이인제 민자의원 전노동장관 김영식 세종대교수·정치사회학 오석홍 서울대교수·행정학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개혁의 기치를 들고 출범한 지 2년이 지났다.일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난날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각종 개혁조치들이 여러 분야에서 과감하게 단행됐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한다.문민정부가 추진한 개혁의 성과는 무엇이며 앞으로의 지향점은 어디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오석홍 교수(서울대·행정학)및 김영식 교수(세종대·정치사회학) 등 전문가와 노동부장관등을 역임하는등 개혁정책추진의 한 주역이던 이인제 의원(민자당) 3인의 정담으로 살펴본다. ▲오 교수=새정부는 정치및 행정에 있어 정당성을 복원하는 데 대단한 역점을 두고 출범했습니다.순국선열의 유해를 봉환한다거나 옛 일본총독관저와 총독부를 허문다는 것이 모두 그 노력을 반영하는것입니다.「12·12」 등 근접한 몇 사건에 대해서도 「쿠데타적」이라고 규정하는등 과거의 청산및 역사복원의 상징적 조치를 많이 단행했습니다. 공직자의 재산등록및 공개까지 포함해 일련의 제도를 정비한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금융실명제·부동산실명제를 비롯해 경제정의를 실천하는 데 있어서도 제도적 성과를 거두었습니다.그런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정치개혁에 있어서도 대통령이 정치자금을 안 받는등 윗물맑기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지요.국회및 정당의 내부운영을 정상화하는 노력도 돋보였습니다.민주화를 위한 경선제 도입도 눈여겨볼 만한 것입니다.가장 큰 것은 선거의 부정타락을 막는 개혁입법을 단행했다는 점입니다. ○제도정비 큰 의의 ▲김 교수=개혁이라는 의미는 두 가지로 분리해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하나는 문민정부라는 것의 성격에서 개혁이 가지는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또 하나는 문민정부가 종전 정부와 달리 권위주의의 청산을 위한 제도적 정비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정부행정조직의 개편이나 축소는 그자체보다 전체사회에 주는 영향이 상당합니다.그러나 새 정부는 부처조직의 축소뿐만 아니라 공직자 재산공개,금융실명제,정치개혁 입법등을 통해 문민정부의 성격을 뚜렷이 드러내고 있습니다.단순히 군인출신이 잡던 정권에서 재야나 민주활동을 하던 민간인이 잡았다는 사전적 의미로 문민정부나 개혁이 정의되어서는 안됩니다.제도적으로 새로운 요소들이 포함되어야 그 의미가 살아나게 됩니다. ▲이 의원=여당에 몸담고 있는 현역의원으로 문민정부의 개혁정책에 관해 평가받아야 할 처지에서 스스로 평가하자니 조금 어색합니다(웃음).지난 2년동안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 있어서 개혁정책이 추진되어왔습니다.잠시도 쉬지 않고 베스트를 다했다고 생각합니다.문민정부 출범직후 오랜 기간 누적된 권위주의의 잔재를 일소하는 데서 개혁은 시작됐습니다.김영삼 대통령은 정치자금을 한푼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스스로 깨끗함을 실천했고 공직자윤리법을 통해 공직사회의 부정부패구조를 근원적으로 차단했습니다.이런 개혁조치들은 여론의 힘이 있었기에 전격적인 단행이 가능했습니다. 민주정치는 선거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정치개혁법으로 선거혁명의 바탕이 마련되었고 국회운영,정치자금분배,정당운영에서도 여러 개혁조치가 단행됐습니다. ▲오 교수=행정쇄신위원회의 활동등을 통한 정부의 규제완화도 완결됐다고는 할 수 없지만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습니다.지방자치선거를 예정대로 하겠다는 것도 진일보한 조치입니다.단체장선거는 지방의회선거와 질이 다릅니다. 정부의 감사및 통제조직의 위상이 정상화된 것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감사원·경찰·검찰이 비교적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예전에는 안기부나 보안사 등 권력기관 밑에서 숨도 못쉬지 않았습니까.이들 감사기관 외에 옴부즈맨제도 등을 도입,부패 제거및 권력통제차원의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그 때문에 정권의 정당성이 제고되고 있는 셈이지요. 특히 군의 개혁은 압권입니다.김 대통령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많은 고수들이 이야기하더군요.만일 다른 이가 집권했다면 여러 이유로 군개혁을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김 교수=사회분야에서 권위주의의 청산이 주는 영향은 굉장합니다.민자당은 권위주의 청산을 논하면서 결론은 대부분 정치문화로 돌리더군요.국민의 정치가치및 의식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식이지요.그러나 역으로 이제까지의 제도적 권위주의가 사회의 밑바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그런 과정을 거쳐 사회구조까지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문민정부 출범후 사회전체가 정부에 대해 갖는 기대가 커졌습니다.87년부터 민주화가 시작됐다지만 사실상 정치민주화가 본질적 의미를 갖게 된 것은 문민정부부터입니다.이 때문에 개인및 집단의 욕구가 집중적으로 분출되고 있습니다.정부가 이들 욕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반영하는지가 대단히 중요해졌습니다.「이익의 정치」가 강조되는 시기가 왔다고도 생각합니다. ○일도 손못댄 개혁 ▲이 의원=개발독재시대의 「부익부 빈익빈」의 폐단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개혁조치가 단행되었습니다.대표적인 것이 금융실명제입니다.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부동산실명제 개혁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금융및 부동산실명제는 개혁의 엣센스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일본도 못하는 개혁을 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변화와 개혁의 기치를 내건 2년만에 마침내 정부는 세계화라는 새로운 지표를 제시했습니다.문민정부 초기에 세계화를 내세우면 별다른 호응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이제는 구질서를 바로잡는 것을 넘어 새 질서를 창조하는 데까지 승화되고 있습니다. ▲오 교수=5년 임기동안에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현재의 과거청산진행을 보면 개발시대에 축적된 폐단과 장래의 위험성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에는 역부족입니다.우리 사회제도에는 「날림」이 많습니다.현정부가 책임은 없지만 대응해야 합니다.그런 측면에서 조직적 접근이 미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문제는 정치적·행정적 정당성의 복원과 부패척결입니다.이같은 누적된 문제들은 현정부가 많은 업적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속시원하게 결말이 났다고 보기 어렵습니다.「5·6공세력」과 연결되는 지지기반이 다수를 점하고 있어 지금까지의과거청산은 역사적 규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정부의 예견력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정통관료들은 정보화시대에 접어들면 자연히 예견력이 떨어집니다.단적인 예가 바로 지방자치제입니다.과연 지방자치제에 대비한 준비를 얼마나 해왔는가 하는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정적 정부로서의 기능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이익충돌과 갈등은 정보화사회에 접어들면 더욱 극명해집니다. 새로운 일을 과거의 방식대로 처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불만입니다.민주주의를 하려면 절차도 민주화해야 합니다. ▲김 교수=개인이 원자화되면서 가치와 욕구가 제 각각으로 분화돼 합일적 가치를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강한 욕구부터 처리하면 대증적 정책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그런 식의 개혁은 결국 타협으로 흘러 본래의 의미를 상실합니다.따라서 정책의 기반인 국민적 가치를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야 합니다.민자당은 국민의 정치의식이 낮다는 탓만 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국민을 어떻게 이끌어가느냐 하는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정당은 정책과 이익·권리의 문제뿐만 아니라 의무와 책임의 문제,즉 공공선과 공공의 이익을 강조해야 합니다. 우리 제도가 유신의 요소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이런 혼합된 형태가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대통령이 책임지고 통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확립돼야 합니다. ○고칠것은 고쳐야 ▲이 의원=문민정부가 지난 2년동안 해온 개혁조치들은 대통령의 결단형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고 일부에서 비판이 제기되기도 합니다.그러나 민주정치에서의 보편적 가치인 법치주의의 테두리를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의사결정과정이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루어진 것은 불가피했다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왜냐하면 개혁의 대상이 독재정권을 지탱하던 조직들이었기 때문입니다.개혁대상을 상대로 오랜 시간 공개적 논의를 거쳐 개혁의 돌파구를 찾는다는 것은 맞지 않는 말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개혁은 대형사건·사고로 다소 퇴색된 것이 사실입니다.집단이기주의의 분출도 한몫을 거들었습니다.지난 30여년 진행된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의 적폐가 나타나고 있는 것과 함께 권위주의시절에는 권위주의적인 방법으로 해결되거나 은폐되던 일들이 이제는 그런 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공개적이고 합리적인 이익을 헤아리는 제도와 관행이 정착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그러나 그런 것들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지방자치는 문민정부의 큰 과제입니다.권위주의정권들은 지방자치제를 실시할 생각이 없었습니다.이제까지 어떤 자치제를 실시해야 국가의 통합과 국민의 복리증진,그리고 지방자치제가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전혀 안된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풍부한 인력과 자료가 있는 행정관료집단이 그런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들은 지방자치제에 반대했습니다.국가적,그리고 국민복리차원에서 여야가 논의해 선거 전에 고칠 것은 고치고 시간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방향이라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 이형구 장관에 듣는 노동정책(국정 어떻게 돼갑니까)

    ◎「임금 과다인상」 장관이 나서서 막겠다/노조전임 너무 많아… 축소조정 유도/노사 해외시찰 2배로 늘릴 계획/「임금 가이드라인」 보완 정착시킬터/외국인연수생 산재·의보·최저임금 적용 □대담:이기백 사회부장 세계화 원년인 올해 노동부에 떨어진 임무는 다른 정부부처보다 크다.우리 경제를 세계화시키는 첫걸음인 경쟁력강화,이를 위한 노사관계안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형구 노동부장관을 주말 과천 정부제2청사에서 만나 올해 노사정책과 노동행정의 세계화방향,산업재해 감소대책,고용보험 준비상황 등을 들어보았다. ­임금합의를 골자로 하는 경총과의 사회적 합의를 거부한 한국노총의 입장이 철회되지 않은 가운데 3월을 전후한 본격적인 임금교섭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노총을 사회적 합의를 위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방안이 있습니까. ▲노총이 정부에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이 있습니다.솔직히 말해 정부의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지요.정부는 노총이 이같은 불신을 갖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하다고보고 합의가 재개되기 위해 필요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노총과 경총의 사회적 합의는 지난 2년간 문민정부에서 어렵게 해온 일입니다.개별기업의 임금교섭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되는 사회적 합의가 바람직한 「임금문화」로 정착되었으면 하는게 정부의 입장입니다.따라서 문제가 있다면 보완시켜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할 생각입니다. ­「경기회복」「6월선거」「제2노총출범」 등 갖가지 변수와 상황들로 노사관계가 지난 해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어떻게 대처할 계획인지요. ▲사실 불안요인이 많습니다.정치환경도 그렇고 노동계 내부의 노동단체간 선명성 경쟁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며 호황업종의 경우 임금기대 심리가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올들어 근로자와 경영자들과의 대화를 10여차례이상 하고 여러 채널을 통해 이해를 넓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이와 함께 노사가 함께 외국의 실정을 직접 보고 느끼는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노사해외시찰을 지난 해보다 배로 늘려 4백여명정도 해외로 보내려고 합니다.무엇보다 근로자와 경영자가 다르지 않다는 「노경불이」의 인식이 확산돼야 합니다. ○3천억원 지원 계획 ­노동행정의 세계화는 무엇이며 추진방법은 어떴습니까. ▲인력의 최적배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외국인들의 투자가 2백억달러에 육박하는 대만과 달리 우리의 경우 10억달러에 지나지 않은 것은 결국 우리의 생산조직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경쟁력 있는 인력을 창출하기 위해선 국민교육 체계와 구분되는 종합적인 산업인력 체계를 정립해야 합니다.정부는 기술과 이론을 겸비한 숙련된 다기능기술자의 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직업전문학교,기능대학 및 산업기술대학으로 연결되는 직업능력개발체계를 마련중입니다. ­지난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를 줄이기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11월말까지 산재로 사망한 2천3백18건을 분석한 결과,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추락·감전·끼임에 의한 사고가 작업중 재해의 7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노동부는 이같은 후진국형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전 산업에 근로감독관과 안전공단 기술진을 투입,분기에 1차례이상 일제점검을 벌이고 안전설비 개선 등에 3천억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한 예로 부산의 한진중공업 화재사건만 해도 안일한 작업태도가 원인이었습니다.근로자들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기업에는 강력히 대처하겠습니다.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위해 기업규모별 임금격차를 줄이는 구체적 방안은 무엇인지요.예컨대 지나치게 임금을 올리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세제·금융상의 불이익을 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같은 문제는 대기업의 독과점체제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정부는 이를 허무는데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기업에서 과도한 임금인상을 할 경우 장관인 제가 나서서 그러지 못하도록 요구할 것입니다.세제·금융상의 제재는 검토가 되는 것이지만 그에 앞서 정부가 대기업에 대해 총력적인 행정지도를 펴 중소기업과의 임금격차를 줄이는데 힘쓰겠습니다. ○무노무임원칙 견지 ­지난해 전임장관이 노동계 개혁차원의 일환으로 노조 업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엄포용」으로 끝난 느낌입니다.과다한 노조 전임자 문제도 그렇고 「무노동 무임금」원칙이 일부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여론인데요. ▲「무노동 무임금」원칙은 분명히 견지하겠습니다.그러면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았을때는 어떻게 하겠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이 문제는 경영자나 근로자가 책임을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다른 길은 없습니다.노조 전임자 문제를 보면 미국과 유럽의 경우 조합원 8백명 내지 1천5백명당 1명,일본은 5백∼6백명에 1명꼴인데 비해 우리는 1백40명당 1명씩으로 지나치게 많습니다.정부는 공공부문부터 사업장 여건과 조합원 규모에 맞게 전임자를 조정해나가고 민간부문에도 확산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오는 7월부터 실시되는 고용보험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습니까. ▲고용보험은 4대 사회보장제도의 틀이 완성되는 마지막 단계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고용보험은 선진국의 실업보험 기능외에도 직업능력개발·직업안정 등의 기능을 가집니다.기업으로 볼때 신속한 업종전환(구조조정)을 할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게 됩니다.나라 전체로 따지면 어느 직종,어느 업종에 인력이 모자라고 남는가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어 인력의 최적배분을 가능케 합니다.근로자 개인으로 볼때도 다른 직종으로의 전환을 쉽게 해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경영자 책임감 강조 ­정부가 최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도 최저임금과 산재보험 등을 적용키로 한데 대해 중소기업 등에서 반발하고 있다는데요. ▲그렇습니다.그러나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차원에서 이는 풀어내야 할 과제입니다.이미 들어온 연수생에 대해서는 산재보험·의료보험·최저임금 등이 적용되는 준근로자로 대우하게 될 것입니다.앞으로 들어올 연수생에 대해서는 연수취업제나 고용허가제 등 외국의 사례를 검토해 새로운 법을 만들어 대처할 계획입니다. 이장관은 새해 벽두부터 근로자는 물론 경영자들을 쉴새없이 만나면서 노사안정을 위한 대화에 여념이 없다.이장관은 『생산적 노사관계가 없는 세계화는 허구』라는 신념을 갖고 있을 만큼 새시대에 적합한 노사관계 정립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답게 우리 경제를 꿰뚫고 있는 이장관은 『현재 노사관계가 「안정」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으나 아직도 불안요인이 많이 남아 있다』며 『노사 각자의 책임성이 강조되고 「더 이상 노사분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는 이를 확산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장관은 특히 이제는 경영자가 과거의 근로자에 대한 방어적 자세에서 벗어나 책임있는 자세로 발벗고 나서야 할 때임을 힘주어 말했다. ◎정부 임금정책의 변화/73년 최저임금·84년 생산성임금제 도입/문민정부 자율 원칙… 노­경총서 「기주」 절충 정부의 임금정책은 60년대이전 제로상태,80년대 관치기를 거쳐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실시된 민간자율 시대로 들어섰다. 한국노총이 경총과의 중앙단위의 사회적 합의를 거부,올해 임금합의가 진통을 겪고 있는 것도 이같은 노사자율 원칙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사실 극도로 불안정한 경제사회여건이었던60년이전만 해도 정부의 임금정책은 전무했다. 그러나 고성장정책이 등장하고 노동집약적 상품수출이 우리 경제를 주도하기 시작한 70년대 들어 저임금 계층이 늘어나자 정부는 과도한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73년 임금하한선(3만원)을 설정했다. 임금정책이라고 할 수 없지만 정부가 실시한 첫 임금개입이었다.어느 정도 저임금이 해소됐다고 판단한 정부는 79년부터 임금결정을 노사자율협상에 위임하게 된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임금정책을 갖고 산업현장의 임금에 개입한 것은 경기침체기에 접어든 80년대부터.물가와 임금·생산성을 연동시킨 임금정책을 펴게 된다.80년 임금인상률 10∼15% 및 하후상박원칙을 권고하고 81년에는 공무원과 정부투자기관을 임금선도부문으로 정해 민간부문의 적정임금 상승을 유도했다.말이 유도이고 권고이지 실제 각 사업장마다 임금인상률을 정해 노사에 「강요」하는 일이 다반사였다.이때는 임금타결시한을 4월까지로 정해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관할 지방노동관서장은 문책을 당하기까지 했었다. 생산성 증가율범위에서 임금을 올리는 생산성임금제가 도입된 것도 84년부터다.이후 고성장·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생산성보다 임금수준이 높아지고 노사분규가 정점에 달했던 88년을 기점으로 정부는 생산성에 근거한 임금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정부가 강력하게 임금에 개입한 것이다.이때는 공무원 봉급 9%인상 및 민간부문 한자리수 인상방침이 표명되고 고임기업 3백곳을 부처별로 전담해 중점지도했었다. 다시 경기침체(성장률 5.6%)를 맞아 92년 정부의 임금개입은 최병렬 노동부장관시절 「총액임금제」로 나타나고 총액기준 5%이내 인상원칙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자율과 민주화를 표방한 문민정부는 임금은 노사 당사자가 결정하는 「자율의 원칙」이 중요함을 강조하기에 이른다.책임 있고 대표성 있는 중앙단위 노사가 임금가이드라인을 만들어내고 각 기업은 이를 준거로 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처럼 임금정책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지속되고 문제점이 있으면 보완,노사관계를 안정시키는 임금문화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입장이다.그러나 무리한 사회적 합의가 미칠 파장을 고려해 자율협상원칙은 지키되 새로운 대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 도세의혹 영수증 21만건 화깅/서울시 15개구청 특감

    ◎「납부일자 차이」 19만건 넘어/세액 불일치도 1만7천여건/오늘부터 현지감사 착수 세금비리와 관련,등록세 영수증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시는 16일 산하 22개 구청 가운데 15개 구청에 대한 1차 대사작업 결과,세액 또는 납부일자가 달라 비리의혹이 있는 21만8천6백여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은행과 등기소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15개 구청의 등록세 영수증 1백44만8천4백2건에 대한 이번 대사작업에서 1만7천7백32건은 납부세액이,19만1천9백14건은 납부일자가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동 서울시 부시장은 이날 『세액이 불일치하는 1만7천여건은 실지감사를 벌여야 횡령여부가 밝혀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세무비리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납부일자가 다른 것은 은행에서 월단위로 세금징수실적을 보고하는 관행에 비춰볼때 업무 착오일수도 있다』고 밝혔다. 시는 대사결과 세액 또는 납부일자가 일치하지 않는 등록세는 17일부터 현지감사를 벌여 세금횡령여부를 규명해나갈 방침이다. 이번 등록세 영수증 1차 검색은 중복입력된 3만3천3백12장,영수증 일련번호가 없는 19만9천5백21장,입력자료가 누락된 은행통보용 8만1천27장과 등기소통보용 13만4천6백35장은 제외됐다. 시는 강남·송파·중랑 등 나머지 7개구는 국정조사가 진행중이거나 자료입력을 못해 검색을 마치지 못했으며 이들 구에 대한 검색도 17일까지 끝내기로 했다. 이부시장은 『중복 입력된 영수증은 전산입력과정의 오류로 추정되며 영수증 일련번호가 누락된 것은 대부분이 법무사 사무소에서 임의로 발행한 수기고지서로서 이 부문에 대해서는 납세자 성명과 세액 등 순서를 맞춰 다시 입력,대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은행이나 등기소에서 통보된 영수증 가운데 한가지가 없는 것은 영수증이 있는 기관의 영수증 자료를 관련자료가 없는 기관의 원부를 확인,대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은행이나 등기소 영수증이 모두 없는 것을 밝혀내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취득세 입력작업도 16일까지 끝내 상호대사하거나 은행 수납사항을 확인,등록세비리를 가려내기로 했다. ◎강남구 35억 도세 의혹/국조 중간발표/취득세 1천6백61건 적발 국회 내무위 국정조사 2반(반장 정균환 민주당의원)은 16일 지난 닷새간 서울 강남구청을 상대로 91년도분 지방세 영수증 대조결과 2천1백66건,총 35억8천만원 규모의 비리의혹 사례를 적발했다. 강남구청의 세금비리의혹 규모는 등록세가 5백6건에 33억원 가량이며 취득세는 1천6백60건에 2억8천여만원이다. 반장인 정의원은 이날 하오 강남구청 국정조사 중간결과를 발표,이같이 밝히고 『비리혐의가 드러난 세무공무원에 대해서는 당국에 고발,수사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사2반이 집계한 취득세 비리의혹 유형별 건수와 액수는 ▲영수증 누락 1백4건에 2억3천만원 ▲수납부와 영수증의 수납 일자가 다르거나 금액이 다르게 나타난 사례가 11건에 5천3백만원 ▲부과및 고지누락 1천4백8건 ▲체납후 감액결정 1백47건등 모두 1천6백60건에 2억8천만원이었다. 또 등록세 비리 유형별 금액은 등기소인 누락분이 17억6천여만원(17건)으로 가장 많고 영수증 부재 10억3천만원(2백64건),수납인 불일치 2억6천만원(1백78건),수납인 누락 1억2천만원(7건),세액계산착오 7천4백만원(37건),금액 불일치 3백만원(1건)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 「돈세탁 금지」/독선 92년 법으로 규정

    ◎10년이하 징역형에 취득재산 몰수/「검은 돈」 입증 애로… 은행등 협조 필수/람페교수 형사정책연 초청강연 범죄단체나 뇌물을 받은 혐의자들이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이른바 「검은 돈」을 합법적인 돈으로 위장하는 「돈세탁」을 제도적으로 막을 길은 없는가. 법무부 산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초청으로 내한한 독일 빌레펠트대학 법학과 에른스트 요아킴 람페 교수는 9일 하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가진 「독일에서의 돈세탁 규제」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돈세탁 퇴치를 위해서는 법적인 장치와 함께 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혐의인지와 고발등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람페교수의 강연요지이다. 조직범죄와 돈세탁은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범죄단체의 구성원들은 마약·매춘·도박등을 통해 불법으로 얻은 수익금을 합법적인 경제활동 영역에 투자해 법적 보장을 받는 재산으로 바꾸어야 하기 때문이다. 돈세탁의 근원적 차단은 범죄활동을 제약하는 제도적 장치가 급소이다. 독일은 92년에 와서야 불법으로 취득한 재물의박탈을 위해 「조직범죄의 불법마약거래및 기타 형태에 관한 법률」(조직범죄대책법)」을 제정했다. 이 조직범죄대책법에 「돈세탁퇴치 법규」를 규정하고 있다. 먼저 이 법은 조직적으로 불법재물을 취득한 사람에 대해서는 ▲2년 이상의 징역과 함께 행위자 재산의 상한까지 벌금 부과▲불법 수익금으로 얻은 재물박탈 등을 규정하고 있다. 돈세탁에 대해서는 통상 5년 이하의 징역,특정 혐의사실이 있을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조직적으로 행해진 횡령,사기,배임,문서위조,뇌물및 가중뇌물죄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예컨대 돈세탁자들이 형벌을 감형받으려는 속셈으로 불법적인 자금에 대해 『마약거래를 통해 얻은 것이 아니라 단순 사기로 얻은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할 가능성조차 없앤 것이다. 독일은 이같이 엄한 규정을 통해 합법적인 금융·경제활동을 보호하면서 「검은 돈」의 거래를 차단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조직범죄」라는 입증을 해야 하는데다 불법 수익금으로 얻은 재산이라는 충분한 증거가 요구되고 있어 법적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독일에서도 현행 법규만으로는 돈세탁을 완전히 근절시킬 수 없으므로 금융기관들의 혐의인지·고발등을 제도화화시키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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