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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정상회담·기상 악화로 축소…한·미 연합 쌍룡훈련 조용히 끝나

    한국과 미국 해군·해병대의 연합 상륙작전 훈련인 쌍룡훈련이 8일 끝났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가운데 실제 병력 및 장비 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의 일환으로 지난 1일 시작된 쌍룡훈련은 대(對)언론 공개 없이 ‘로키’로 마무리됐다. 군 관계자는 이날 “경북 포항 일대에서 실시한 쌍룡훈련을 오늘 오후 예정대로 종료했다”면서 “훈련에 참가한 미군 전력도 순차적으로 일본 오키나와 등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쌍룡훈련에는 미 해군의 4만 500t급 강습상륙함 와스프함과 본험리처드함, 우리 해군의 1만 4500t급 대형수송함인 독도함과 4500t급 상륙함 등이 참가했다. 특히 미국은 와스프함에 수직 이·착함 기능이 있는 스텔스 전투기 F35B 6대를 처음으로 탑재해 훈련에 참가하기도 했다. 예년에는 합동참모의장 등 양국 군 최고 수뇌부가 공개적으로 훈련을 참관하고 장병들을 격려했지만 올해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전진구 해병대사령관만이 훈련을 비공개적으로 참관하는데 그쳤다. 게다가 쌍룡훈련의 하이라이트인 상륙돌격작전마저도 지난 5일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취소됐다. 한·미 양국 군은 이달 말까지 공군, 해군 등이 순차적으로 연합훈련을 계속할 계획이지만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 정상적인 진행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공군 F15K 추락 사고로 동일 기종 비행이 전면 중단된 상태여서 훈련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예년과 달리 올해는 훈련 장면을 공개하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 때문인지 북한 기관과 매체들도 예년과 달리 한·미 연합훈련을 직접 비난하는 논평이나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한·미 군은 오는 23일부터 2주 동안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연습(CPX)인 키리졸브(KR) 연습을 진행한다. 이번 키리졸브 연습에는 미군 1만 2200여명이 참가한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시리아 7년 내전 결말은…러시아·이란·터키 ‘나눠먹기’

    시리아 7년 내전 결말은…러시아·이란·터키 ‘나눠먹기’

    현 상태서 영토적 통합성 유지 러 중심의 反서방 3각 협력 체제 러시아, 공군 등 군사거점 유지 남유럽·중동 뻗어나갈 길 마련 이란·터키는 ‘이권·세력’ 확장러시아와 이란, 터키가 마침내 시리아를 통해 바라던 꿈을 이루게 됐다. 세 나라 정상은 4일(현지시간) 현재 상태에서 시리아의 휴전과 영토적 통합성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세 나라가 사실상 시리아를 장악하게 된 것은 물론 7년에 걸친 시리아 내전이 결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반(反)서방 3각 협력 체제 구축으로 이어진 셈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을 통해 “시리아에서 휴전을 유지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54호에 따른 절차를 진전시키는 데 협력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안보리가 2015년 12월 채택한 결의안 2254호는 ‘시리아 내전의 모든 당사자가 민간 시설을 겨냥한 무차별적 무기 사용을 중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3국이 시리아의 주권·독립·영토적 통합성 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시리아의 인종·종교 간 갈등을 격화시키려는 (서방의) 시도 와중에 이러한 원칙적 입장은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내전은 현재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등에 업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정부군이 잇따라 군사적 거점을 장악하는 등 사실상 승리한 상황이다. 시리아의 영토적 통합성을 옹호하는 이날 공동성명은 사실상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통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뜻이다. 알아사드 정권의 가장 큰 후원자인 러시아는 지중해에 다가갈 수 있는 공군·해군 기지 등 군사거점을 유지하고 남유럽·중동으로 뻗어 나갈 길목을 마련하게 됐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의 맹주로서, 같은 시아파인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을 지켜내 수니파 맹주 사우디와의 경쟁에서 힘의 판도를 바꾸고 시리아와 인접한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연결선을 확보하게 됐다. 터키는 시리아 북서부 지역에 영향력을 확보하는 한편 눈엣가시였던 쿠르드 민병대(YPG)를 제압할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도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싸웠지만, 터키는 시리아 쿠르드 세력 확대를 최대 안보위협으로 인식한다. 터키 내 쿠르드 분리주의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 격퇴전에 주력했던 미군마저 철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3국이 사실상 시리아를 분할해 이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준비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쿠르드 점령 지역에 배치된 미군이 철수하면 터키군이 이 지역으로 병력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의 전후 복구 사업에 3국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전했다. 시리아 내전을 매개로 러시아와 이란, 터키의 밀착도 강화됐다. 알아사드 정권의 공동 후원자로 부쩍 가까워진 러시아와 이란은 지난달 14일 이란 서쪽의 유전 지대 2곳을 개발하는 7억 4200만 달러(약 7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이날은 양국 국방부 간 군사 협력 확대에 합의했다. 시리아의 쿠르드 민병대를 지원하는 미국과 사이가 틀어진 터키 에르도안 정부는 2016년 7월 군부 쿠데타가 실패한 이후 이슬람주의 독재 체제를 구축하며 러시아와의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터키는 러시아로부터 S400 방공 미사일과 원자력발전소를 도입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쿠르드족을 제압하며 시리아 북부 아프린을 점령한 터키군은 제공권을 쥔 러시아의 협조로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러시아로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일원인 터키를 다른 나토 회원국으로부터 떼어 놓으면서 미국과 유럽이 자국과 시리아, 이란과 인접한 터키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한 효과를 얻게 된 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3국이 시리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경쟁자라 이 협력 체제가 오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라디오프리유럽은 “터키는 여전히 알아사드 정권에 비판적이며 이란은 터키가 이라크로 진출하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면서 “이들을 매개하는 러시아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며 냉전 당시와 같이 구심점이 될 이데올로기가 부재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남중국해는 지금 G2 무력시위의 장

    남중국해는 지금 G2 무력시위의 장

    美 루스벨트함 항모단 도착 동아시아 칼빈슨함은 회항 중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 전단이 5일부터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그러자 미국 항모 시어도어루스벨트(CVN-71) 전단도 이날 남중국해로 진입했다. 두 강대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팽팽한 무력시위도 동시에 진행된 것이다.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이자 현재 유일하게 운용 중인 랴오닝함이 최소 40대의 선박과 잠수함의 호위를 받으며 남중국해 하이난 해역에 진입하는 장면이 지난달 28일 인공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중국 국방부는 인민해방군의 연례적인 훈련으로 특정 공격 목표는 없다고 밝혔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미국 루스벨트함을 기함으로 한 제9 항모강습단(CSG9)이 싱가포르 방문 일정을 마치고 3일 출항해 남중국해에 이미 도착했다. 앞서 동아시아 권역에 배치돼 있던 칼빈슨함은 이미 일본 요코스카항을 떠나 미국 본토로 회항 중이다. 루스벨트함이 칼빈슨함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동아시아 해역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루스벨트함은 싱가포르에서 미사일 순양함 벙커힐(CV17)과 미사일 구축함 샘슨(DDG102)과 합류해 전단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날부터 시작된 중국 해군의 남중국해 군사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로 국가 원수가 참가한 가운데 관함식(觀艦式)까지 열리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해군 병력을 검열하는 관함식은 특히 미국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런궈창(任國强)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군이 남중국해에서 순찰을 돌며 군사적 위협을 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남중국해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판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보아오포럼이 8~11일 하이난에서 개최될 예정이지만 하이난성 해사국은 최근 5~11일 하이난성 동부 연안의 구역에서 군사훈련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보아오포럼에서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중국 개혁·개방의 위대한 성과 등에 대해 기조연설을 한다. 게다가 랴오닝함 전단을 직접 검열하는 관함식도 거행할 예정이다. 중국은 그동안 미 해군 구축함이 남중국해에서 펼치고 있는 ‘항행의 자유’ 작전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미국 구축함 USS머스틴은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제도 가운데 미스치프 암초에 약 19㎞까지 접근해 중국의 신경을 바싹 긁어 놓았다. 미스치프 암초는 중국이 매립해서 만든 인공섬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는 군사기지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주변국과 치열한 영유권 분쟁도 진행 중이다. 미국의 루스벨트함 기동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를 비워 놓지 않고 상시 견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아울러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초 베트남전 종전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베트남에 칼빈슨함을 기항시키며 중국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고궁의 절정… 경치를 잠시 빌리다

    고궁의 절정… 경치를 잠시 빌리다

    새봄이 되면 고궁마다 봄맞이 행사를 엽니다. 행사는 대개 금지된 영역의 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창덕궁 낙선재 후원의 쪽문을 열고, 경복궁 경회루로 오르는 계단의 문도 활짝 엽니다. 이런 행사들의 핵심은 왕의 눈높이에서 궁궐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바야흐로 고궁들의 화양연화가 시작됐습니다. 다 돌아볼 수는 없더라도, 한 곳쯤은 찾아 물오른 봄 풍경을 만끽하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계단식 화단·꽃담… 창덕궁 낙선재의 백미 ‘뒤란’ 낙선재는 조선의 24대 임금 헌종이 1847년 서재 겸 휴식 공간으로 지은 건물이다. 후궁인 경빈 김씨를 위해 지은 석복헌과 순조의 정비인 순원왕후가 머물던 수강재도 딸려 있다. 석복헌은 단청이 없다. 소박하고 단아하다. 호리병, 포도 등 다산을 기원하는 문양도 건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맘때 낙선재 구역의 백미는 뒤란이다. 매화가 흐드러진 화계(계단식 화단)와 각종 무늬로 치장한 꽃담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뒤란에서 눈여겨볼 것은 괴석이다. 화강암 받침대에 특이하게 생긴 돌을 받쳐 놓았다. 받침대 중 하나엔 소영주(小瀛洲)라고 씌어 있다. 영주는 신선 세계다. 그러니 받침대의 주장은 이 공간이 곧 선경이라는 것일 터다. 뒤란의 위는 야트막한 산자락이다. 낙선재 구역에 딸린 전용 후원이다. 평소에는 출입이 금지된 영역이다. 바로 이곳에 발을 딛는 것이 특별 관람의 핵심이다. 취운정에서 작은 쪽문을 오르면 곧 한정당이다. 건물 주변엔 담장이 둘러쳐 있다. 이 담장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반드시 까치발을 하고 봐야 한다. 그래야 담장 너머로 펼쳐지는 완벽한 진경산수화를 눈에 담을 수 있다. ●인왕·백악·낙산·남산 한눈에 볼 수 있는 ‘상량정’ 작은 쪽문을 하나 더 지나면 제법 너른 터에 육각형 정자와 긴 창고형 건물이 나온다. 정자는 ‘상량정’이라 적힌 편액을 달고 있다. 한데 편액이 매우 작다. 어른이 배냇저고리를 입은 것처럼 어색하다. 글씨를 왼쪽부터 쓴 것도 그렇다. 상량정의 옛 이름은 평원루다. 상량정 위로 오르면 인왕과 백악, 낙산, 남산 등 한양을 에워싼 4개의 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지금은 출입이 금지돼 있어 이 모습을 볼 수 없다. 아쉽기 짝이 없다. 기껏해야 열댓 개 정도의 계단만 오르면 천하의 절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데 말이다. 상량정 옆의 묵직한 건물은 예전 장서각이다. 여기서 무수히 많은 한글소설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를 따로 ‘낙선재본’이라 부른다. 상량정 옆 담장에 새겨진 무늬가 인상적이다. 부(富) 자와 수(壽) 자를 형상화한 문양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담장을 지나는 문은 만월문이다. 보름달처럼 둥근 형태다. 문 자체도 예쁘지만, 안에 담기는 풍경은 더 예쁘다. 이제 막 꽃잎을 연 돌배나무와 창덕궁 전각의 기와지붕, 그리고 멀리 백악의 봉긋한 봉우리가 함께 담긴다.●왕이 정사 살피던 ‘인정전’ 내부 관람도 감동 인정전(국보 225호) 내부 관람도 낙선재 못지않은 감동을 준다. 인정전은 왕이 정사를 살피던 공간이다. 20분 남짓 왕이 된 기분을 낼 수 있다. 인정전에 들면 여러 시각에서 살펴보길 권한다. 왕뿐 아니라 신하, 내시 등 자리를 바꿀 때마다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인정전은 밖에서 보면 단층이지만 안에서 보면 중층 구조다. 그 압도적인 공간감은 신하의 자리에 서서 볼 때 최대치를 이룬다. 사실 가장 재미없는 것은 왕의 시선이다. 왕이 앉은 자리가 곧 풍경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어좌와 일월오봉병,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금강송 기둥, 천장의 화려한 봉황 조각 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은 외려 말석의 신하 자리다. 전등, 유리창, 커튼 등 근대적 요소가 가미된 전환기의 궁궐 모습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좋겠다. 궐내각사 특별 관람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궐내각사는 궁궐 안에서 활동하는 관리들의 활동 공간을 복원한 곳이다. 상시 개방되지만 해설사의 설명이 곁들여지면 감동이 한결 깊어진다. ●풍경을 액자처럼 보는 ‘낙양각’… 경복궁 경회루의 백미 경복궁에선 경회루 개방 행사가 준비됐다. 경회루는 연못 가운데 섬을 만들고 그 위에 지어 올린 누각이다. 경회루 2층은 바닥의 높이가 각각 다르다. 중앙부가 가장 높고, 가운데 공간이 한 뼘 남짓 낮다. 바깥 공간 역시 또 한 뼘 정도 낮다. 높이가 다른 경계 구역엔 분합문을 달았다. 문을 내리면 폐쇄된 공간이 되고 열면 터진 마루가 된다. 참고할 것 하나. ‘인증샷’ 찍은 뒤 휴대전화를 잘 챙겨야 한다.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마루 틈으로 소지품이 빠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빠진 소지품은 ‘이번 생’에선 찾을 방도가 없다. 아주 먼 훗날 경회루를 중수할 때나 가능하다. 낙양각은 경회루의 백미로 꼽힌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 독특한 문양을 새겨 바깥 풍경이 액자처럼 보이게 했다. 옛사람들은 한옥의 창을 단순히 창으로만 보지 않았다. 풍경을 담는 액자로 봤다. 이처럼 밖의 풍경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차경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경치를 빌린다는 뜻이다. 소유하지 않고 잠시 빌려서 즐길 뿐이다. 이 덕에 붓질 한 번 하지 않고도 계절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수백 장의 풍경화를 내걸 수 있다. 낙양각은 네 방향 모두 절경을 품고 있다. 특히 남쪽 방향이 인상적이다. 근정전과 수정전 등의 전각들이 낙양각을 채운다. 수정전 옆은 잔디밭이다. 잔디밭은 ‘궁궐의 눈물’과 같은 것이다. 오래전 빼곡했던 궐내각사가 사라진 흔적이기 때문이다.●덕수궁 내 유일하게 단청 없는 건물 ‘석어당’ 덕수궁에선 석어당 개방이 봄 행사의 백미다. 석어당은 덕수궁 안에서 유일하게 단청이 칠해져 있지 않은 건물이다. 유일한 2층 목조건물이기도 하다. 원래는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이 살던 집이었는데 임진왜란 뒤 선조가 15년을 지내면서 덕수궁의 모태가 됐다. 병에 걸린 선조를 위해 허준이 분주히 오가고, 선조가 승하하고, 대청마루에 앉은 인목대비가 뜨락에 광해군을 꿇린 채 호되게 꾸짖었던 곳이 바로 여기다. 석어당 2층에서 굽어보는 살구꽃 핀 풍경이 아름답다. 문을 열면 사방의 풍경이 쏟아져 들어온다. 곧바로 여성 참가자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고, 줄곧 무게만 잡던 중년 남성들의 입가에도 배시시 미소가 걸린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창덕궁 낙선재 특별 개방은 오는 28일까지 매주 목~토요일 오전 10시 30분에 진행된다. 창덕궁누리집(www.cdg.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다만 거의 모든 날짜가 매진이어서 아쉽다. 낙선재는 화계 위 공간만 진입이 제한된다. 후원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낙선재 구역의 화양연화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좋겠다. 인정전 내부 관람은 10월까지 매주 목~토요일 1일 4회( 오전 10시 30분, 11시, 오후 2시, 2시 30분) 운영된다.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1회 입장 인원은 30명이다. 우천 시엔 취소된다. 궐내각사는 상시 볼 수 있지만 특별 관람 기간엔 전문 해설사가 동행한다. 10월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운영된다. 역시 예약해야 한다. 덕수궁 석어당, 함녕전 개방은 5일까지다. 밖에서는 언제든 둘러볼 수 있다. 석어당과 ‘한 세트’인 살구꽃은 지난달 29일쯤 피기 시작했다. 열흘 붉은 꽃은 없다더니 벌써 절정을 지나 낙화하고 있다. 덕수궁의 정전인 중화전 내부 관람은 화·토요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각각 진행된다. 덕수궁관리소 누리집(www.deoksugung.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현재 진품으로 전시 중인 일월오봉병은 이달 중 교체된다. 서둘러 봐 두는 게 좋겠다. 경회루(국보 224호) 특별 관람은 10월 말까지 주중 3회(오전 10시, 오후 2시, 4시), 주말 4회(오전 11시 추가) 진행된다. 소요 시간은 30~40분이다. 회당 최대 관람 인원은 70명(`내국인 60명, 외국인 10명)이다. 경복궁 누리집(www.royalpalace.go.kr)에서 예약제로 운영된다. 1인당 최대 4명까지 예약할 수 있다.
  • “정부 입맛 따라 특정 영화인 배제, 통렬하게 반성”

    “정부 입맛 따라 특정 영화인 배제, 통렬하게 반성”

    “지난 10년간의 블랙리스트 실행기관 노릇한 데 대해 통렬하게 반성합니다.”영화진흥위원회가 이명박·박근혜 전 정부의 입맛에 따라 특정 영화와 영화인, 영화단체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데 대해 국민과 영화인들에게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4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두 정부에서 당국의 지시를 받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차별과 배제를 직접 실행한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이는 참혹하고 부끄러운 일로 반성하고 사과하는 일도 너무 많이 늦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취임한 오 위원장은 그간 내부 진상 조사를 통해 블랙리스트 실행 사례를 파악해 왔다. 영진위의 ‘적폐’는 2009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인디포럼 작가회의와 서울인권영화제를 주최하는 인권운동사랑방, 전북독립영화협회 등의 단체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독립영화전용관 지원사업,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 다양성영화 배급지원사업 등의 지원 대상자를 결정할 때도 심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 이는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한 동성아트홀,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벨’을 상영한 여러 예술영화전용관과 독립영화전용관에 대한 지원 배제로 이어졌다. ‘다이빙벨’을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도 절반이 깎여나갔다. 2015년 예술영화 지원 사업에서 박찬경 감독의 ‘산’은 그가 ‘야권 지지자’ 박찬욱 감독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청와대로부터 지원 배제 지시를 받았다. 세월호, 위안부, 재일조선인, 용산참사, 노동자, 강정해군기지, 한진중공업, 밀양송전탑, 국가보안법, 성미산마을, KT노동자 등의 키워드와 관련된 영화도 ‘문제 영화’라며 지원이 배제됐다. 자체 조사에서 파악한 피해 사례만 56건에 달한다. 오 위원장은 “당시 청와대와 관계 당국은 영진위에 특정 영화인 배제 지침을 내렸고, 이에 따라 영진위는 각종 지원 신청작에서 이 지침에 해당하는 작품과 영화인을 선별 보고했다”며 “편법 심사를 위한 심사위원단을 꾸리고 심사과정에도 개입해 지원을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리스트 실행 과정에 ‘걸림돌’이 될 내부 직원을 별도로 관리해 불이익을 준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드러난 과오를 바로잡고 재발을 방지하는 후속조치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며 “부단히 되돌아보고 준엄하게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포토] ‘벚꽃 보다 마크 내퍼?’

    [포토] ‘벚꽃 보다 마크 내퍼?’

    봄비가 내리는 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폐역) 일대를 찾은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가 만개한 연분홍 벚꽃을 배경을 활짝 웃고 있다. 36만 그루 벚꽃과 함께하는 진해군항제는 오는 10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 장의 사진] 그린란드 커다란 유빙 위에서 축구를 즐기는 이들

    [한 장의 사진] 그린란드 커다란 유빙 위에서 축구를 즐기는 이들

    그린란드 근처 유빙 위에서 축구를 즐기는 이들의 사진입니다. 영국 BBC는 매주 시청자들이 놓치기 쉬웠던 사진들을 한데 모아 보여주곤 하는데 3일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갤럭시로 이적하자마자 데뷔골을 터뜨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챔피언 연못에 캐디를 좇아 뛰어드는 페르닐라 린드베리를 비롯한 10장의 사진 가운데 유독 이 사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즐라탄과 린드베리 모두 스웨덴인이고, 이 사진도 노르웨이인들을 담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해안경비대 소속의 쇄빙선 KV 스발바르 승무원들이 짬을 내 지난달 28일 북극해를 떠도는 유빙 위에서 축구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 쇄빙선은 노르웨이가 보유한 무장 군함 가운데 가장 크며 해안경비대 소속의 헬리콥터 적재 함을 지원하기 위해 건조됐다고 합니다. BBC는 해군이나 해안경비대 전력만 탑승하고 있는 것처럼 전했는데 로이터 통신은 노르웨이해양연구재단 과학자들도 유빙 위에서 축구를 즐겼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면 북극곰의 공격을 염려해서인지 두세 명이 총기를 휴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북극곰은 사람을 통째로 집어삼킬 만한 포식자이긴 하지만 실제로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많지는 않다고 합니다만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총기를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공이 바닷물에 풍덩 들어갈까 싶어서인지 왼쪽 골문 뒤에 사다리를 받쳐놓은 것도 눈길을 끕니다. 사다리는 유빙 사이가 떨어져 못 건너갈 경우에 대비해 갖고 내려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저렇게 큰 유빙이 그린란드 해역을 떠돌아다니는 것만 같아 눈요깃거리 이상의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는 것 같습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전투하는 드론봇·ICT정찰… 軍 첨단화된다

    전투하는 드론봇·ICT정찰… 軍 첨단화된다

    육군, 내일까지 콘퍼런스·시연 병영 환경이 급속도로 첨단화된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훈련 체계를 고도화하고, 감시정찰 시스템도 스마트해진다. 드론과 로봇을 실제 전투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국방부는 3일 병력자원 감소와 미래 전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정보통신기술(ICT)을 국방 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육군은 이날부터 5일까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드론봇(드론+로봇) 전투체계 발전을 위한 콘퍼런스와 드론전투 시연을 진행한다.국방부는 우선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 ICT를 활용해 무기체계를 지능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과제로 내년까지 29억원을 투입해 지능형 ICT 감시정찰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군 정찰위성과 정찰기, 무인기(UAV) 등에서 수집한 영상정보를 AI와 빅데이터 등의 기술로 통합·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감시정찰(ISR) 역량을 크게 높인다는 것이다. VR과 AR 기술을 적용해 특수훈련 체계를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수작전과 대테러 임무 수행을 위한 지능형 가상훈련체계인 ‘특수작전 모의훈련체계’(육군)와 가상의 수중환경을 적용한 ‘잠수함 승조원 훈련체계’(해군), 가상의 적 공격 상황을 묘사한 ‘기지작전 훈련체계’(공군)도 총 32억원을 투입해 개발 중이다. 국방부는 “가상현실 기반의 훈련체계를 통해 전장 환경과 유사한 실전적 훈련은 물론 사고 예방과 예산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스마트 훈련병 관리체계’를 육군훈련소 2개 교육연대에서 7개 교육연대로 확대 구축해 훈련병 관리를 과학·효율화할 것이라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 밖에 2019년까지 28억원을 투입, ‘이동 원격진료체계’를 구축해 초기 치료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군 의료정보 빅데이터 분석체계’도 만들기로 했다. 한편 드론봇 전투단 설치를 서두르고 있는 육군은 이날 세종호수공원에서 초소형 드론 30여대를 이용한 드론봇 전투체계를 시연했다. 모형 수류탄을 탑재한 드론이 적 진지에 침투해 투하하는 가상장면도 연출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고속도로·KTX 발판… 해양 관광에 명운”

    “고속도로·KTX 발판… 해양 관광에 명운”

    “수도권과 내륙에서 이어지는 고속 교통망을 배후 여건으로, 넓은 환동해권 바다로 진출하는 해양관광도시 건설에 명운을 걸겠습니다.”심규언 강원 동해시장은 2일 묵호항 등을 통해 도시를 국제 해양관광도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수년 전 속초~삼척을 잇는 동해고속도로가 뚫렸고, 지난해 말 개통된 서울~강릉 간 KTX의 동해 연장 계획 등 교통 인프라가 급속히 좋아지고 있어 힘을 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심 시장은 “면적이 작고 인구가 밀집된 동해시는 해군과 다양한 국가기관 등이 모여 있는 항구도시다. 미래 동력은 바다를 무대로 하는 관광도시로 나아가는 데서 찾겠다”면서 “이에 앞서 교통 인프라가 좋아진 것을 활용해 우선 수도권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 직영으로 추암지역에 문을 연 ‘러시아 대게마을’과 망상해변에 오픈한 ‘한옥촌’이 대표적이다. 동해항을 통해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대게를 저렴한 가격에 직영 판매하고 바다와 백사장 가까이 위치한 전통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힐링 숙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묵호항을 국제 해양관광항으로, 동해항을 물류항으로 특화해 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작정이다. 묵호항 주변의 묵호등대 논골담길을 찾는 관광객들을 주변의 어달해변 등으로도 이끌기 위해 다양한 테마관광지 계획도 추진한다. 더불어 부채 없는 도시를 위해 재정 건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심 시장은 “2014년 520억원에 이르던 부채가 올 들어 94억원으로 줄었고, 복지 사각지대 없는 행복한 복지 동해를 실천해 보건복지부의 지방복지평가 7개 분야에서 전국 최우수 복지 지자체로 우뚝 서는 등 성과도 컸다”며 “재정에 여유가 생긴 만큼 올해부터는 시의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한 집중 투자를 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상륙함 ‘일출봉함’ 하반기 배치

    상륙함 ‘일출봉함’ 하반기 배치

    대규모 병력을 바다에서 육지로 상륙시키는 임무를 맡는 차기 상륙함 ‘일출봉함’이 2일 해군에 인도돼 4개월 정도의 승조원 숙달훈련을 거쳐 하반기쯤 실전 배치된다고 방위사업청이 2일 밝혔다.2014년 11월 현대중공업이 건조에 착수한 일출봉함은 4500t급 차기 상륙함 3번째 함정으로 최대 속력 23노트(시속 42㎞)로 운항하며 승조원은 130여명이다. 상륙군 300여명, 상륙주정 3척, 전차 2대, 상륙돌격장갑차 8대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다. 함미 갑판에는 상륙기동헬기 2대를 탑재해 공중 강습작전도 가능하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피립 마린 711호, 4년 전에도 가나 해역에서 해적에 납치돼

    가나 해역에서 해적에 납치된 어선 마린 711호가 4년 전에도 같은 가나 해역에서 해적에 피랍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마린 711호 선원송출회사인 마리나교역에 따르면 2014년 6월 4일 오전(현지시간) 마린 711호가 가나 해역에서 해적에 피랍됐다. 피랍 당시 배에는 선장, 기관사, 조리장 등 한국인 3명이 타고 있었다. 당시 선사 측은 위성항법장치(GPS)상 어선이 정해진 항로를 이탈하고 통신이 끊기는 등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자 당국에 신고했다. 이 어선 인근에 있던 다른 선박들이 육안으로 본 결과, 해적에 납치된 것 같다는 첩보도 접수됐었다. 당시 외교부는 관련 신고가 접수되자 관계 부처 대책반을 구성하고 나이지리아 및 베냉 당국과 공조해 이 어선을 추적했다. 배넹 및 나이지리아 해군은 GPS를 통해 확보된 어선 위치를 토대로 해적들을 쫓아갔으며 추적당하던 해적들은 6월 5일 오후 3시쯤(한국시간 5일 자정) 어선을 나이지리아 인근 해상에 버리고 도주했다. 당시 선장 등 한국인 3명은 모두 무사했으나 해적들이 마린 711호에 있던 기름 등을 가져갔다. 2014년 8월 3일에는 한국인 선원 2명이 탄 유류공급선 1척이 가나 해역에서 해적에 피랍됐다가 8일 만에 석방된 사례도 있다. 과거 사례로 볼 때 나이지리아 해적이 기름과 금품을 목적으로 마린 711호를 피랍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해적이 한국인 선원 3명을 스피드보트에 태워서 사라진 점이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마리나 교역 관계자도 “가나 해역으로 선원들을 보낸 지 12년 정도 되는데 배를 버리고 선원만 피랍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원양어선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나 해역에서 참치잡이 어선 등 한국인이 실소유주 역할을 하는 선박 15척 정도가 조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나 해역에서는 가나 국적 선박이 아니면 어업 활동을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가나인을 법정 대리인으로 해 대표로 등록하고 실제로 한국인이 선주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마린 711호의 선사도 가나인을 법인 대표로 등록하고 한국 교민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형태로 알려졌다. 마리나 교역 측은 “선주 측에서 현지인을 통해 협상을 위한 준비를 하면서 해적들의 접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보다 2012년 제미니호 작전과 닮을 듯

    문무대왕함 16일쯤 도착 예상 합참, 구출보다 지원에 무게 문재인 대통령의 긴급지시에 따라 지난달 28일 오전 9시 아프리카 가나 인근 해역으로 급파된 문무대왕함은 시속 30여㎞의 속도로 아프리카 동쪽 해역을 남하하고 있다. 1일 현재 탄자니아 동부 해안을 거쳐 마다가스카르 부근을 곧 지날 것으로 알려졌다. 출발지인 오만 살랄라항에서 목적지인 가나 인근까지는 무려 1만 3000㎞가 넘는다. 오는 16일쯤에야 당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도중에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돼 인질들이 석방될 수도 있다. 합참도 주도적인 구출작전보다는 지원 임무에 무게를 뒀다. 군에서는 불가피하게 구출작전을 실시하게 된다면 삼호주얼리호와 선원들을 극적으로 구출한 ‘아덴만 여명작전’(2011년 1월)보다는 580일 넘게 해적들에게 인질로 잡혀 있던 ‘제미니호 선원 구출작전’(2012년 12월)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적들이 인질을 데리고 내륙으로 이동했다는 전제에서다. 당시 청해부대 11진으로 파병됐던 해군 특수전부대 UDT·SEAL 소속 장병들은 헬기를 타고 내륙의 해적기지로 이동해 3시간여의 작전 끝에 무사히 한국인 인질 4명을 구출해냈다. 해적들과 싱가포르 선사 간 인질석방 합의에도 불구하고 당시 해적기지에는 중무장한 해적들이 들끓어 구출팀은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노렸던 것. 헬기에서 인명구출용 바스켓을 내려 한 명씩 차분히 구출해내는 도중에 해적들이 돌아올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가나로 향하는 청해부대 26진에는 당시 제미니호 선원 구출작전에 참여했던 UDT·SEAL 대원과 항공대원이 각각 1명씩 다시 파병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00여명의 청해부대 26진 파병장병 중 UDT·SEAL 소속은 30여명으로 이들은 3~4개의 검색·검문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적들이 스피트보트에 인질들을 태우고 바다의 해적모선으로 이동했다는 첩보도 있는 만큼 아덴만 여명작전처럼 UDT·SEAL 대원들을 앞세운 해상 인질 구출작전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합참 관계자는 “가나 해역으로 이동 중에 미국 등 우방국들과 해적들의 동향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작전 방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무대왕함은 2009년 3월 청해부대 1진으로 파견된 바 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가나 피랍어선 납치목적·소재 ‘깜깜’…정부 청해부대 급파

    가나 피랍어선 납치목적·소재 ‘깜깜’…정부 청해부대 급파

    해적들 ‘마린 711호’ 물품 탈취 뒤 한국인 3명 등 보트에 태워 도주 비공개 추적하다 소재파악 실패 지난달 28일 문무대왕함 보내나이지리아 해적이 아프리카 가나 해역에서 지난달 27일 오전 2시 30분(현지시간 26일 오후 5시 30분) 한국 선원 3명이 탑승한 어선 ‘마린 711호’를 납치했다. 외교부 등 정부는 이들을 비공개 추적하다가 최근 소재파악에 실패하자 피랍 나흘 만인 지난달 31일 이런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청와대는 28일 ‘아덴만의 영웅’ 청해부대를 보냈다고 31일 밝혔다. 살랄라항 앞바다에서 임무수행 중인 청해부대의 문무대왕함은 오는 16일쯤 사고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당초 외교부는 해당 해역의 해적들이 인명피해 없이 어류, 유류 등 선적품만 빼앗는 기존 사례를 감안해 인질구출작전까지 벌였던 아덴만 사건과 다른 사안으로 보았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해적이 한국 선원들의 몸값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등 초기에 안이하게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오전 “마린 711호의 선장, 항해사, 기관사 등 한국인 3명의 소재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며 “사건 발생 직후부터 가나, 나이지리아, 토고,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긴밀히 협조하며 안전한 귀환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무장한 나이지리아 해적 9명은 가나로부터 150㎞ 해역에서 마린 711호를 납치했다. 이들은 이미 그리스 국적의 유조선박 납치를 시도하다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데려온 그리스인 2명 및 가나인 1명과 함께 마린 711호에 올라탔다. 해적들은 마린 711호를 나이지리아 방향으로 이동시켰고, 뒤를 따르던 나이지리아 순찰용 항공기는 나이지리아·베냉 경계 수역에서 ‘30분 후면 해군함이 도착하니 배를 멈추라’는 경고 방송을 했다. 해적 9명은 한국민 3명(선장·항해사·기관사), 그리스인 1명(선장), 가나인 1명(그리스어 통역)을 스피드보트에 태워 도주했다. 마린 911호는 납치 이틀 만인 29일 오전 1시 50분(현지시간 28일 오후 4시 50분) 가나 테마항으로 귀환했지만, 한국 선원 3명은 없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4년간 이쪽 해역에서 인질을 잡는 경우는 없었고 어류, 유류 등 물품 탈취만 있었다”며 “최근 4건의 사례를 봐도 모두 무사히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사례들은 어선이나 유조선을 끌고 간 경우다. 이번에 해적들은 그리스 및 한국 선박 탈취에 실패한 뒤 한국인 선원들만 데리고 스피드보트를 이용해 도주했다는 차이가 있다. 해적들이 몸값을 요구해 올 가능성을 외교부가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는 이유다. 마린 711호에 타고 있던 가나 선원들은 해적들이 한국 선박을 납치한 목적에 대해 ‘기지로 귀환하기 위해서’라고 증언했다고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해적들의 본래 목적이 한국 선원이 아니라 그리스 선원 납치로 추정된다는 뜻이다. 현재 상황에서 한국 선원 3명의 소재지 파악이 급선무다. 길이가 7~8m에 불과한 스피드보트는 레이저 탐색이 불가능하다. 또 납치 당시 다른 한국 어선이 뒤쫓고 있었지만, 어업권 문제로 국경을 넘어 추적하지 못했다. 외교부는 한국 선원의 안전을 위해 국내 언론에 보도시점유예(엠바고)를 요청했지만, 외신들의 관련 보도가 잇따랐다. 결국 정부는 피랍 선원 가족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지난달 31일 공개 전환을 결정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순방 중 피랍 사실을 보고받았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귀국한 직후인 지난달 28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청해부대를 피랍 해역으로 급파하라고 지시했다고 31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청해부대 급파…문무대왕함에 해군 특수전 요원 탑승

    청해부대 급파…문무대왕함에 해군 특수전 요원 탑승

    가나 해역 인근 해적에 납치된 우리 국민 3명의 구출을 위해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이 급파됐다.우리 해군의 4400t급 구축함인 문무대왕함은 최근 오만 살랄라항 앞바다에서 출발,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도는 경로로 서아프리카 가나로 이동 중이다. 오는 16일쯤 목적지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문무대왕함과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청해부대는 26진(26번째 파견)으로, 지난 2월 한국을 떠나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 퇴치 등의 임무를 수행해왔다. 문무대왕함에는 청해부대 소속 해군 특수전 요원(UDT/SEAL) 약 30명으로 편성된 ‘검문검색대’도 탑승하고 있다. 이들은 해적선을 발견하면 고속단정(RIB)을 타고 접근해 경고사격을 하고 필요할 경우 배에 올라 해적을 제압한다. 해적 퇴치 작전에는 문무대왕함에 탑재된 링스 해상작전헬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링스 헬기는 유사시 문무대왕함에서 이함해 공중에서 해적선을 식별하고 필요할 경우 12.7㎜ 중기관총으로 해적을 정밀 공격한다. 청해부대의 임무 수행 능력을 전 세계에 입증한 것은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한국 화물선 삼호주얼리호 선원을 전원 구출한 ‘아덴만 여명’ 작전이었다. 당시 4400t급 구축함 최영함에 탑승하고 있던 해군 특수전 요원들은 고속단정을 타고 삼호주얼리호에 올라 총격전을 벌인 끝에 해적 13명을 제압하고 석해균 선장을 비롯한 인질 21명을 구출했다. 청해부대는 아덴만 여명 작전 외에도 2011년과 2014년 리비아에 있던 교민 철수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2015년에는 예멘 교민 6명을 오만 살랄라항으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정부는 유엔 요청에 따라 2009년 3월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청해부대를 파병했다. 청해부대는 미국 주도로 창설된 다국적군사령부에 속해 해적 퇴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나서 피랍된 한국인 3명, 나이지리아로 끌려간듯

    가나서 피랍된 한국인 3명, 나이지리아로 끌려간듯

    문 대통령 “청해부대 급파 지시” 아푸리카 가나 해역에서 납치된 한국 선원 3명이 나이지리아 남부에 인질로 붙잡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신화통신이 31일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귀국한 직후 피랍 해역에 청해부대 급파를 지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가나군은 가나 해역에서 실종된 한국 선원 3명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자 기니만 일대 국가와 협력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가나군 대변인은 “협력 기관 가운데 어느 곳이라도 한국인 선원이 탄 선박을 발견하면 가나 해군에 정보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한국 외교부는 우리 국민 3명이 탄 어선 ‘마린 711호’가 이달 26일 가나 해역에서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며, 실종된 한국인 선장·항해사·기관사의 소재를 찾고 있다고 공개했다. 9명으로 구성된 납치세력은 어선을 나이지리아 해역으로 이동시키던 중 우리국민 3명 등을 스피드보트로 옮겨 태운 뒤 27일 도주했다. 가나 해군은 납치세력이 버린 어선을 발견했다. 피랍 한국인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가나 현지에서는 나이지리아 남부 바이엘사에 인질로 붙잡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린 711호에 탄 가나 국적 선원 40여 명은 도중에 풀려났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아프리카 가나 해역에서 피랍된 마린 711호 사건과 관련해 지난 2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귀국한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청해부대를 피랍해역으로 급파하라고 지시했다고 31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윤 수석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문 대통령은 UAE 순방 중 마린 711호 피랍 사실을 보고받았다”며 “피랍된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오전 9시 오만 살랄라항 앞바다에서 임무수행 중이던 문무대왕함을 피랍해역으로 이동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문무대왕함은 현재 탄자니아 인근 해역을 통과하고 있으며 다음 달 16일쯤 사고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로랑 벨기에 왕자 ‘연봉’ 15% 삭감안 의회 통과한 이유는?

    로랑 벨기에 왕자 ‘연봉’ 15% 삭감안 의회 통과한 이유는?

    ‘저주받은 왕자’로 이름 난 로랑(54) 벨기에 왕자가 연봉 개념으로 지급받는 배당 35만유로(약 4억 5860만원) 가운데 15%인 4만 6000유로(약 6020만원)를 삭감당했다. 로랑 왕자는 필리프 국왕의 막내 동생으로 2003년 영국 평민 여성과 결혼해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해 정부 허락을 받지 않은 채 해군 제복을 입고 중국대사관 만찬에 참석했다가 정부의 눈밖에 났다. 벨기에 연방의회는 최근 샤를 미셸 총리가 제안한 그의 배당 삭감안을 투표에 부쳐 93-23으로 가결시켰다. 미셸 총리는 앞서 왕자들이 외교적 행동을 하려면 외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는데 로랑 왕자는 이를 무시하고 피로연에 참석한 뒤 자신의 사진을 버젓이 트위터에 올렸다. 투표에 앞서 로랑 왕자는 세 쪽에 걸친 격정적인 내용의 편지를 연방의회 의원들에게 띄워 자신은 왕실 사람이기 때문에 생업을 가질 수 없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투표가 “내 인생의 시험대”이며 만약 의원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리면 “날 심각한 편견으로 바라본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배당금 삭감은 정치, 여론의 흐름에 따라 논의되고 있으며 한 삶의 값어치, 지금의 날 있게 만든 내 삶의 값어치를 다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왕실이 재정적으로 독립하려는 자신의 시도를 막아왔다며 “결혼하는 것도 허가를 구해야 했고, 내가 사랑하는 여인을 선택하는 대가를 오늘 지불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랑 왕자는 숱한 논란을 일으킨 전력을 갖고 있다. 속도 위반 과태료를 부과받았고, 중국 인민군 창설 90주년 행사에 개인적으로 참석하는 등 곧잘 입길에 올랐다. 고 무아마르 가다피가 권좌에 있던 시절 리비아에서 만났고 2010년 벨기에 식민지였던 콩고민주공화국(DRC)이 벨기에의 제재 대상이었지만 정부에 알리지 않고 여행했다. 하지만 괴짜 기질에다 소탈한 품성으로 호감을 사기도 한다. 동물애호가로 유명한 그는 “문어나 파리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바란 때도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포토] ‘벚꽃은 행복입니다~’

    [포토] ‘벚꽃은 행복입니다~’

    전국 최대 벚꽃축제인 제56회 진해군항제 개막을 앞둔 29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 벚꽃이 활짝 펴 홍콩 ?대만등 외국관광객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군항제는 오는 3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4월 10일까지 다양한 행사로 열린다. 경남신문 제공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배현진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과 한주호 준위 애도”

    배현진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과 한주호 준위 애도”

    배현진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은 천안함 침몰 8주기를 추모하며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배현진 당협위원장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천안함 폭침 8주기”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0년 오늘을 기억한다”면서 “야간 당직 중이었다. 나른했던 보도국이 크게 술렁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서해에서 우리 해군 함정이 가라앉고 있다는 속보 때문이었다. 오보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창창한 젊음, 다 펼쳐보지 못하고 희생된 천안함의 용사들과 한주호 준위님의 희생을 애도한다”면서 “잊지 않겠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한편 천안함 폭침 사건은 지난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천안함이 침몰하면서 승조원 104명 가운데 46명이 산화한 사건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트럼프식 포함(砲艦) 외교, 포문 여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트럼프식 포함(砲艦) 외교, 포문 여나?

    포함외교(Gunboat diplomacy). 외교적 마찰이 있거나 협상이 진행 중일 때 주로 군함을 이용해 적국에게 무력시위를 함으로써 협상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외교정책이다. 제국주의 시기 횡행했던 이러한 외교는 우리나라에게도 신미양요나 제너럴셔먼호 사건 등을 통해 익숙하게 알려진 개념이다. 사실 이러한 외교정책은 현대에 들어와서도 강대국에 의해 종종 사용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분쟁이 발발했을 때 미국이 항공모함을 보내 상대국을 압박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포함외교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 국민들 역시 북한이 큰 도발을 자행할 때마다 한반도 인근을 찾아오는 미 항모전단을 보며 이러한 포함외교를 상당히 자주 보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오는 4월 남북정상회담과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러한 포함외교, 그것도 매우 고강도의 포함외교에 서서히 시동을 거는 움직임이 포착되어 트럼프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해군은 관할구역에 따라 동태평양의 제3함대, 대서양의 제4함대, 중동의 제5함대, 지중해의 제6함대, 서태평양의 제7함대 등 5개의 함대를 두고 있다. 통상 약 90~100여 척의 전투함이 해외 전개(Deployment) 상태에 있는 미 해군은 연일 분쟁으로 시끄러운 중동의 제5함대와 유럽·북아프리카 일대를 관리하는 제6함대에 약 20%, 서태평양 일대를 담당하는 제7함대에 약 70%의 전력을 배치해 운용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해군력 배치에도 일종의 법칙이 있다. 이슬람 무장세력 창궐이나 시리아 내전, 예멘 내전 등 분쟁이 끊이지 않는 제5함대 해역과,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중국의 남중국해 팽창 등으로 안보 불안 요소가 끊이지 않는 제7함대 해역에는 반드시 힝공모함 전단을 배속시켜둔다는 점이다. 이러한 항모전단은 함대 전투력의 핵심으로써 평시 무력시위를 통한 분쟁 억제 등의 상황 관리를, 유사시 항공모함 타격전단이 갖는 강력한 군사력으로 분쟁지역을 제압해버리는 임무를 수행하는데, 여의치 않아 항모를 배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강습상륙함에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얹어 항모전단의 ‘대타’로 운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미 해군 전력 배치에 이상한 점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시리아 내전, 후티 반군에 의한 예멘 내전의 격화 등 중동 정세가 아직도 위태로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제5함대 소속 항공모함 타격전단이 중동을 비운 것이 확인된 것이다. 미 태평양함대는 지난 27일, 시어도어 루스벨트(USS Theodore Roosevelt, CVN-71)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한 제9항공모함타격전단(Carrier Strike Group 9)이 서태평양 해역의 제7함대 작전구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제9항모타격전단은 F/A-18E/F 슈퍼호넷 전투기와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E-2C 호크아이 2000 조기경보기 등을 보유한 제17항모비행단(Carrier Air Wing 17)을 싣고 호위함으로 1척의 이지스 순양함과 3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대동한 채 7함대 구역에 들어왔다. 제5함대에 배속된 항공모함이 제7함대 작전구역에 들어온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번 루스벨트 항모전단의 전개는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전개 시점이다. 루스벨트 항모는 작년 10월 모항인 샌디에이고를 출항했다. 통상 해외 전개 주기가 6개월임을 감안하면 아직 해외 전개 일정이 2개월 남았다. 루스벨트 전단 후속으로 중동 지역에 전개할 해리 S. 트루먼(USS Harry S. Truman, CVN-75) 항공모함은 최근 해외 전개를 위한 최종 훈련인 COMPTUEX(Composite Training Unit Exercise)를 마치고 미국 동부 노포크(Norfolk) 기지에서 출항을 준비 중이기 때문에 중동 해역에 진입하려면 아직 한 달은 더 지나야 한다. 시리아와 예멘, 사우디, 이라크 문제 등으로 혼란스러운 중동 지역에 무려 한 달 이상 항모 공백 상황이 생기는데도 불구하고 제5함대 항모를 빼서 제7함대 구역으로 보냈다는 것이다. 더 이상한 것은 제7함대에 항모가 부족한 상황도 아니었다는 점이다. 원래 제7함대에 배속된 로널드 레이건(USS Ronald Reagan, CVN-76) 항공모함은 이달 초부터 다음 달 말까지 약 2개월 일정의 정기 정비를 받고 있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칼 빈슨(USS Carl Vinson, CVN-70)을 중심으로 한 제1항공모함타격전단이 지난달부터 이미 제7함대 구역을 순찰 중이고, 2월에 F-35B를 싣고 신규 배치된 와스프(USS Wasp, LHD-1) 원정타격전단(Expeditionary Strike Group)과 교대해 미국 본토로 돌아갈 예정이던 본험리처드(USS Bonhomme Richard, LHD-6) 원정타격전단도 일정을 바꿔 오키나와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제7함대 작전구역 안에는 핵항모와 이지스함으로 구성되는 3개의 항모타격전단, 대형 강습상륙함과 약 2000명의 해병 강습부대, 이지스함으로 구성되는 2개의 원정타격전단 등 5개의 타격전단이 들어와 있는 걸프전 이래 최대 규모의 해군력 집중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여기에 미국 서부 해안에는 존 C. 스테니스(USS John C. Stennis)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하는 제3항모타격전단이 대기 중이다. 스테니스 항모는 올 하반기 해외 전개가 예정되어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전개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고, COMPTUEX를 위해 전단을 구성하는 주요 호위함들이 모두 출항 준비를 마치고 항모와 함께 대기 중이기 때문에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한반도 인근으로 올 수 있다. 한반도 인근에서 미국이 군사행동을 결심할 경우 최대 4개 항모전단과 2개 강습상륙함 전단이 투입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미 해군의 이러한 공격적인 함대 운용은 최근 매파 일변도로 구성되고 있는 트럼프의 외교안보라인 구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미 합의에 따라 이들 항모전단과 원정타격전단은 4월 한미연합 KR/FE 훈련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멀지 않은 해역에 북한 전역을 몇 시간이면 초토화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의 대규모 함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김정은의 깜짝 방중은 미국의 이러한 압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정은은 중국의 뒤에 숨어 미국의 압박을 피해보고자 하겠지만 그는 이번에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원하는 트럼프는 포함외교가 먹히지 않을 경우 그 포함의 포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과연 중국이 김정은을 향한 미국의 포격을 막아줄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벚꽃이 온다… 진해로 가자

    전국에 봄을 알리는 우리나라 최대 벚꽃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원에서 펼쳐진다. 창원시는 27일 제56회 진해군항제가 3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1일 동안 열린다고 밝혔다. 진해구 지역에는 시가지·주택가·공원 등 구석구석에 아름드리 왕벚나무 36만여 그루가 우거져 있다. 벚나무는 군항제 기간에 꽃이 활짝 피어 도시가 온통 벚꽃으로 덮이고 물든다. 31일 오후 6시 중원로터리 특설무대에서 식전공연·개막식·축하공연 등 군항제 개막식 행사가 열린다. 이충무공 승전행차 재현, 군악대·의장대 등이 펼치는 이충무공 호국퍼레이드, 속천항 해상 멀티미디어 불꽃쇼(4월 4일 오후 8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에어쇼,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매일 이어진다. 육·해·공군 군악대와 의장대, 해병대 의장대, 미8군 군악대 등이 참가하는 진해군악의장페스티벌도 군항제 때만 볼 수 있는 인기 행사다. 아름드리 벚나무가 하천을 따라 양편에 줄지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여좌천 일대는 군항제 기간에 화려한 경관조명을 설치해 밤이 되면 벚꽃과 빛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거리가 된다. 해군진해기지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 해군교육사령부, 미해군 진해함대지원부대 등이 군항제 기간에 부대를 개방하고 함정 공개를 비롯해 다양한 군 체험 행사를 한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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