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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남성 2명 서해로 귀순

    남북 정상회담 이후 급속하면서도 순탄하게 진행되던 남북관계 개선 기류에 ‘이상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주민 2명이 귀순해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탈북 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고 나선 북한이 이번 귀순 사건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20일 군 등 당국에 따르면 40대 북한 남성 2명이 전날 새벽 3시 30분쯤 작은 목선을 타고 서해 최북단 백령도 인근의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했다. 해군 고속정이 해당 선박을 발견할 당시 부근 해역은 달빛조차 없이 칠흑처럼 어두웠고, 파도는 비교적 높게 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선박에 타고 있던 40대 북한 남성 2명이 분명하게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당초 귀순자 중 1명이 북한군 소좌(소령)로 알려졌으나, 관계 기관의 조사 결과 2명 모두 민간인으로 확인됐다. 귀순자의 진술 또는 복장 때문에 한때 북한군 소좌가 귀순했다고 보고되는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일부 귀순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신분을 과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사례로 보인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서해로 귀순한 북한인, 장교 아닌 민간인으로 드러나

    서해로 귀순한 북한인, 장교 아닌 민간인으로 드러나

    19일 새벽 목선을 타고 서해 상에서 귀순한 2명 중 1명은 우리 군의 소령에 해당하는 북한군 소좌로 알려졌으나 조사 결과 민간인으로 드러났다.이날 새벽 인천 옹진군 백령도 북쪽 해상에서 작은 목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오자 우리 해군 고속정이 출동해 목선에 타고 있던 북한 주민 2명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들은 우리 해군과 최초 접촉 당시 귀순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귀순자 2명의 신병은 해군에서 해경으로 인도됐고, 이 과정에서 1명의 귀순자가 자신이 북한군 소좌라고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군 당국 등 관련 기관에도 초기에는 북한군 소좌가 귀순했다고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관계 당국이 귀순자 2명에 대한 본격 조사를 벌인 결과, 둘 다 민간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날 오후 귀순자 2명에 대해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이고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귀순자는 자신의 신분을 과장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혀 귀순자의 신분을 둘러싼 혼선이 귀순자의 진술 때문임을 시사했다. 현재 관계 당국은 귀순자 2명의 귀순 경위 및 동기와 함께 정확한 신분과 직업을 조사 중이다. 이 소식통은 “한때 북한군 소좌로 알려졌던 귀순자는 과거 간부로 군 복무를 했거나 군무원 신분이었을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한 미국대사에 해리 해리스 美태평양사령관 공식 지명

    주한 미국대사에 해리 해리스 美태평양사령관 공식 지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공석인 주한 미국대사에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부(PACOM) 사령관을 공식 지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백악관은 해리스 지명자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폭넓은 지식과 리더십,지정학적 전문지식을 갖춘 아주 뛰어나고 전투력이 입증된 해군 장성”이라며 “지난 40년 동안 모든 전투 지역에서 복무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 지명자를 지난 2월 호주대사에 지명했으나, 지난달 국무장관 내정자 신분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건의를 수용해 인준청문회를 목전에 둔 그를 주한대사로 돌려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한 미국대사는 마크 리퍼트 전 대사의 이임 이후 17개월 동안 공석이며, 마크 내퍼 대사대리가 임무를 대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진두지휘해온 폼페이오 장관은 주한대사 자리를 채우는 사안의 긴급성 때문에 해리스 내정자를 주한대사로 지명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지명자는 북한과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으며, 지난 2015년 주한미군사령부를 휘하에 둔 태평양사령관에 취임했다. 정부는 이날 “미측이 해리스 사령관을 주한대사로 공식 지명한 것을 환영한다”며 “정식으로 임명되면 한미동맹과 우호협력관계 발전 등을 위해 기여하길 기대한다. 한미 양측은 그간 공석인 주한대사가 조기 부임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국대사관도 보도자료를 통해 “주한미국대사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리 해리스 제독을 주한미국대사로 지명할 계획이라는 백악관의 발표를 환영한다”는 뜻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해군 제7기동전단과 서포터즈 협약식 진행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해군 제7기동전단과 서포터즈 협약식 진행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지난 5월 17일 해군제주기지 최영함 함내에서 해군 제7기동전단과 제주 지역에서 운영하는 사업장 이용에 관한 업무제휴 협약식을 진행했다. 본 협약식은 한화리조트 제주 송영준 총지배인과 아쿠아플라넷 제주 정용 총지배인 및 해군 제7기동전단 최성목 제독 등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한화리조트에서 해군 제7기동전단 장병과 가족을 대상으로 각종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구성원의 복지 및 사기진작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서포터즈 협약을 통해 해군제주기지에 복무중인 해군 장병과 가족들은 한화리조트 제주의 객실, 내츄럴테라피, 사우나뿐만 아니라 플라자CC 제주와 아쿠아플라넷 제주 이용 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해군제주기지의 각종 행사 및 가족 대상 프로그램 진행 시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지원할 예정이며, 복무 중인 장병을 대상으로 리조트 직무 관련 설명회 및 취업 상담회 진행도 검토 중에 있다. 앞으로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각계 각층의 구성원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 및 혜택 제공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리조트 제주는 397실 규모로 테라피센터, 사우나, 파크가든 등의 부대시설뿐만 아니라 15만평의 부지에 9Hole, Par 36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인 플라자CC 제주를 운영하고 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약 500여 종 4만 8천 마리의 해양생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존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세계 10위 안에 드는 아쿠아리움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년 전 부임 땐 전쟁 걱정했는데… 남·북·미 대화할 줄이야”

    “2년 전 부임 땐 전쟁 걱정했는데… 남·북·미 대화할 줄이야”

    부산광역시 남구 용호동, 신선대 부두 인근 해군 작전사령부에는 주한미해군사령부가 함께 둥지를 틀고 있다. 주한미해군사는 원래 서울 용산기지에 있었지만 2016년 2월 19일 현재의 위치로 옮겨 왔다. 사령부 건물 앞에는 용산기지에서 함께 옮겨 온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이 부산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한·미 해군이 동거하는 이 같은 ‘한 지붕 두 가족’의 기틀을 세운 인물은 주한미해군사 참모장인 행크 김(45·한국명 김승환) 미 해군 대령이다. 김 대령은 다음달 미 본토로 귀임한다.김 대령은 17일 “2016년 부임했을 때는 북한이 거의 매주 미사일을 쏘며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면서 “지금처럼 남·북·미가 평화를 거론하며 대화하는 모습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고 부임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뉴스는 온통 전쟁 위기로 채워졌고, 미국에 있는 부모님은 ‘전쟁 난다는데 가족들이라도 먼저 들여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매우 걱정했다”면서 “휴일도 반납한 채 비상근무의 연속이던 당시 상황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위기가 고조됐던 그때가 한·미 해군의 공조와 협력에는 더할 수 없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령부 동거’라는 전례 없는 환경은 ‘연합근무 체계’를 탄생시켜 정보, 작전 등 동일 임무를 수행하는 한·미 장병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며 교류·협력 및 공조를 대폭 강화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 대령은 “항모강습단 탑재 항공기의 공중 훈련을 위해 한국 측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통상 4개월 정도 소요됐는데 이런 과정이 2주일로 대폭 줄었다”면서 “주한미해군사가 부산으로 이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합근무에 난색을 표명하는 간부들도 있었지만 ‘시작하지 않으면 달성하지 못한다’며 시작해 보자고 독려해 지금까지 왔다”며 “이제는 한·미 양측 모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해군사는 이 같은 한·미 동맹 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국군의 날에는 부대 창설 60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부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 대령은 미국에서 나고 자란 이민 2세대이다. 한국인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 꾸준히 우리말과 한글을 익혔고, 4명의 자녀에게 김치 맛을 깨우쳐 주기 위해 한국 부임을 자원했다. 지난해 대령으로 승진한 그는 미 해군에 복무하는 한국계 가운데는 최상급자 중 한 명이다. 귀임 후에는 곧바로 하버드대에서 1년간 공로연수를 받게 된다. 복무 성적이 뛰어나기 때문에 미 해군 내 최초의 한국계 장성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권력의 ‘장식품’ 거부… 백성을 공동체의 한 축으로 여긴 절사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권력의 ‘장식품’ 거부… 백성을 공동체의 한 축으로 여긴 절사

    남명 조식은 조선 중기 때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사림 정치가 시작되는 명종 후대와 선조 전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평생 재야에 머물며 일생을 마쳤다. 하지만 그가 끼친 영향은 조정에 있는 여느 정치인 못잖았다. 또 정치가 반드시 지위를 통해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 줬다. 1553년 현실 정치에 나오라는 이황의 간곡한 요청을 거절했고, 1555년 단성현감에 제수됐으나 역시 거절했다. 문정왕후가 세상을 떠난 직후인 1566년 비로소 서울로 와서 명종을 만난다. 세상에 유주처럼 숨어 있는 현인을 등용하겠다는 요청에 부응한 것이다. 이때 조식·이항·성운 등이 천거돼 명종과 면대했다.#군신 간은 마음에 틈이 없어야 -명종: 불민한 내가 백성의 주인이 되어 정성은 부족하나 어진 이를 구하고 싶은 뜻이 어찌 없겠는가. 고금의 치란과 선정에 대해 듣고 싶다. 숨김없이 말하라. -조식: 고금의 치란은 책 속에 모두 있으니 신의 말이 아니라도 어찌 모르시겠습니까. 신이 아뢰려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임금의 답이 있을 때까지 한참 기다렸다). -명종: 말하여 보라. -조식: 임금과 신하는 마음에 틈이 없이 서로 믿어야 합니다. 임금이 대문을 열어젖히듯 마음을 드러낸다면 신하도 진심을 다하여 능력을 펼 것입니다. 임금은 신하의 모든 것을 알아야 제대로 부릴 것이며, 신하도 임금의 의도를 알아 선한 쪽으로 넓혀 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정치의 근본입니다. -명종: 옛날 삼고초려한 신하가 있었는데 세상이 어떠했기에 세 번 부른 다음에야 나왔는가? -조식: 제갈량은 영웅입니다. 세상을 범연히 보지 않았기에 그랬지만, 유비와 함께한 것이 30년 가까운데도 천하를 회복하지 못했으니 세상에 나온 것이 맞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신은 헛된 이름 훔쳐 임금을 속여서는 안 되었기에 빨리 나오지 못한 것입니다.(조선왕조실록) 고금의 치란에 대해 말하라는 명종의 요구에 그것은 책에 다 나와 있다고 하며, 임금과 신하의 마음이 치도의 근본이라고 주장한다. 임금은 신하의 마음속까지 들여다봐야 신하를 부릴 수 있고, 신하는 임금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야 임금을 성군으로 인도한다는 말이다. 그러자 명종은 제갈량을 물어본다. 그동안 불러도 나오지 않은 조식을 빗대 일부러 물은 것이다. 그러자 조식은 제갈량의 출처가 맞지 않다고 답한다. 그 후 상황은 아래 사관의 기록이 대변한다.# 너는 큰 도적 나는 작은 도적 “성운은 병이 심하여 다시 상소를 올린 후 바로 고향에 돌아갔다. 조식은 입대 며칠 뒤 훌쩍 산으로 돌아갔는데, 많은 선비가 고명을 흠모하여 강가까지 나가 전송하였다. 조식과 이항은 평소 서로 몰랐는데, 서울에서 만나자 이내 서로 ‘너’, ‘나’를 하였다. 조식은 언제나 이항을 조롱하여 ‘너는 큰 도적이고 나는 작은 도적이니 남의 집 담장이나 뚫는 좀도둑과 같다’ 하였다.”(조선왕조실록) 자신을 도적이라고 조롱한 대목이 흥미롭다. 너니 나니 하며 서로를 허여한 게 특별하였기에 기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도적이라고 조롱한 대목을 보이기 위한 전채에 불과하다. 왜 도적일까. 스스로 헛된 이름을 훔쳤다고 하였으니 명성을 훔쳤다는 뜻이다. 남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들고 나아감을 뜻하는 ‘출처’다. 출처는 현실 정치의 참여 문제를 가리킨다. 그는 제자들에게 입버릇처럼 출처에 대해 말했다. 함부로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말라는 뜻이다. 단순히 기묘와 을사사화를 겪은 경험에서 말한 것으로 보기에는 정도가 깊다. 품은 뜻이 높고 재주도 대단하지만, 그것이 곧 정치 참여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군주라는 권력이 한 축으로 있는 한 그에 관한 확신이 없다면 나가서는 안 된다. 남명은 바로 이 점을 지적했다. 을묘사직소에서 명종과 문정왕후를 비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상의 인재를 거두어 쓸 마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남명은 말한다. # 용 잡는 재주는 희생 잡는 푸줏간에 들지 않는다 선비 중에 위로는 천자의 신하가 되지 않고 아래로는 제후의 신하가 되지 않으며, 나라를 떼어 준다고 해도 하찮게 여겨 달가워하지 않은 자가 있으니 포부가 크고 능력이 대단하여 쉽사리 자신을 허락하지 않았다. 용 잡는 재주는 희생 잡는 푸줏간에 들지 않고 왕도를 보좌할 사람은 패자의 도읍을 밟지 않는다. (…) 광무제가 현명한 군주 이상 될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현명한 군주 정도라면 굳이 엄광이 필요치 않았다. 그런데도 나와 벼슬하며 왕도를 훼손하고 패자의 신하가 되어 부질없이 높은 지위와 무거운 녹봉만 받겠는가.(남명집 중 ‘엄광론’) 남명 조식은 같이 과거를 했던 사람이다. 애초에 과거를 버리고 세상을 떠나 수행자의 길을 걸었던 사람은 아니다. 다만 그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 나가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만하면 나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혀 나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여건이 조성되지도 않았는데 나가는 것은 오히려 권력의 장식품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쓰지도 않으면서 곁에 두고 그 명성만을 취해 장식품인 ‘브로치’로 사용하려는 권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것이다. 이는 헛된 명성으로 부귀와 영화를 훔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고 남명이 현실을 도외시한 것은 아니다. 그의 을묘사직소를 보면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이 절절하다. 그만큼 현실에 대한 관심이 깊었다. # 가죽이 벗겨지면 털도 붙어 있을 곳이 없다 전하의 국사는 이미 글렀고, 나라의 근본도 이미 망했으며, 하늘의 뜻은 벌써 가 버렸고, 인심도 이미 떠났습니다. 마치 큰 나무를 벌레가 백 년 동안 갉아먹어 고액이 이미 말라 버린 채 멍하니 질풍 폭우에 쓰러질 날만 기다리는 것과 같습니다. 하급 관료는 희희낙락하며 주색잡기에 여념 없고 고관대작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오직 뇌물 챙겨 재산만 불리니, 뱃속이 썩는데도 약을 쓰기 싫어하는 것입니다. 서울의 신하는 궁궐에 사람을 심어 놓고 마치 깊은 못 속의 용처럼 서려 있고, 지방의 신하는 백성을 가렴주구하여 그 자취가 온 들판에 낭자하니, 가죽이 벗겨지면 털도 붙을 곳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남명집 중 ‘을묘사직소’) 행정의 주체인 관료의 부패상을 말한다. 하급 관리는 주색에 빠져 있고, 고급 관료는 뇌물에 골몰한다. 병은 깊은데 고칠 생각은 없다. 더구나 중앙의 고관은 궁궐과 결탁하고 지방의 수령은 백성을 가렴주구한다. 가죽이 다 벗겨지면 털은 어디에서 나며, 백성이 피폐해지면 국가는 무엇에 의지하고, 양반은 또 어떻게 살겠느냐고 물은 것이다. 남명은 재야의 절사로 알려졌다. 왕인 명종과 실권을 쥔 모후 문정왕후를 향해 과부와 고아라고 한 직설은 정치 문제로 비화했지만, 결국은 기개 있는 선비가 모후를 향해 불경한 말을 거침없이 한 정도로 양해됐다. 그보다는 백성을 가렴주구하는 양반에 대한 경고가 더욱 주목받는다. 무왕이 제후로서 천자인 주를 정벌한 것을 맹자는 천명을 잃은 왕은 일개의 필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천명을 매개해 말했지만, 백성 없이는 왕도 없다는 남명의 말은 훨씬 직선적이고 간명하다. 왕과 백성은 공생 관계라는 뜻이다. 남명은 두 가지 점에서 기억해야 한다. 첫째는 ‘절의’다. 단순한 절의가 아니라 이상을 구현하려는 분명한 절의다. 공자가 관중을 칭송하여 구덩이에 뒹구는 필부필부의 의리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듯 남명의 절의 역시 임금의 잘못을 지적하며 강직하게 항거하는 그런 절의와 다르다. 남명의 절의는 선비로서 결코 권력의 장식품은 되지 않겠다는 굳건한 절의이며, 허명을 팔아 부귀영화를 누리지는 않겠다는 분명한 다짐이다. 둘째는 ‘백성에 대한 인식’이다. 갓난아이 돌보듯 어린 백성을 돌보아야 한다는 유교의 근본 인식에서 벗어나 백성을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의 한 축으로 이해한 것이다. 생산의 주체로서 국가를 지탱하는 기층민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은 남명을 새롭게 보여 준다. 이런 남명을 그의 제자 정구는 ‘고풍’(高風)이라 표현했다.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현실 정치의 도덕적 긴장을 유지해 주는 소금과도 같은 존재라는 뜻이다. 정인홍은 ‘군자’(君子)라고 했다.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그 자체가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는 것이다. 단순히 세상을 피하여 숨는 은자가 아니요, 그렇다고 독선기신해 자신의 절의만을 지키는 처사도 아니라는 뜻이다. 어쨌든 남명의 뚜렷한 삶은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영남 향촌에 깊은 인상으로 각인돼 있다. 서정문 한국고전번역원 고전연구소장 ■‘남명집’은 “성인 책 가득하니 실천하면 돼” 평소 ‘저술 필요하지 않다’ 지론 제자가 수집한 이본 17종 존재 성인의 책이 가득하니 그대로 실천하면 되며, 저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남명의 지론이었다. 따라서 남은 저술이 많지 않다. 그나마도 평소에 보관한 것이 아니고 제자들에 의해서 수집된 것이다. 남명의 수제자 정인홍에 의해 수집된 남명집은 광해군 연간에 몇 차례 간행된다. 이 책에는 퇴계의 제자 이정과 절교와 관련한 당시여서 불편한 문자들이 다수 수록됐다. 그 속에는 퇴계에 대한 비판도 있다. 인조반정으로 정인홍이 실각한 이후 이런 문자들은 삭제됐다. 또 그와 함께 남명의 분방한 학풍을 부인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그 과정에 향촌의 갈등도 있었다. 그 결과 현재 17종의 남명집 이본이 존재한다.
  • 차기 주한미군사령관 에이브럼스 유력

    차기 주한미군사령관 에이브럼스 유력

    로버트 에이브럼스(57·육군 대장) 미 육군 전력사령부 사령관이 차기 주한미군사령관에 유력한 것으로 16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빈센트 브룩스 현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의 후임에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부임 시기는 상원 인준 등을 거쳐 오는 8월쯤이 될 전망이다. 또한 미 백악관은 해리 해리스(62·해군대장) 태평양 사령관을 조만간 주한대사 내정자로 공식 발표하고 상원 인사청문회 절차를 걸쳐 한국에 부임시킬 계획이다. 해리스 신임 대사의 부임 시기도 올여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가지 않은 길, 국방개혁 2.0/박홍환 정치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가지 않은 길, 국방개혁 2.0/박홍환 정치부 선임기자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9월 국방부는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부합하는 국방역량을 구축한다며 ‘국방개혁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지휘구조와 부대구조 등을 바꾸는 군 구조 개혁과 저비용·고효율 체제로 탈바꿈하는 국방운영 개혁 방침이 정해졌다. 이어 법률(국방개혁법)과 시행령을 순차적으로 제정해 법적 기반도 마련했다.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7월에는 장관 직속의 국방개혁실을 만들어 조직 체계도 갖췄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보수 정권 집권 이후 국방개혁은 ‘경제논리’와 ‘안보논리’에 묻혀 흐지부지됐다. 참여정부 때 추진한 ‘국방개혁 2020’은 현 국방 수뇌부인 송영무 장관과 서주석 차관이 틀을 잡았다. 해군 중장이었던 송 장관은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 출신의 서 차관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었다. 둘은 수시로 만나 기본계획의 얼개를 맞췄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도 중요하게 논의한 현안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그 두 사람의 조언을 받아 ‘국방개혁 2.0’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초대 국방 수뇌부로 송 장관과 서 차관을 기용한 것도 국방개혁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서 차관은 “참여정부 당시 추진했던 국방개혁을 완성한다는 의미와 그때와는 또 다른 국방개혁을 추진한다는 의미에서 국방개혁 2.0으로 명명했다”고 사석에서 밝혔다. 송 장관은 지난해 국방개혁 2.0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직접 채찍을 들고 강력하게 독려해 왔다. 반년간의 준비를 거쳐 국방부는 지난 1월 정부 업무보고에서 현재 61만명인 병력 규모를 2022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줄이고, 육군 기준 사병 복무기간을 임기 내 18개월로 단축하는 한편 장군 정원을 80명 정도 줄이는 내용 등을 담은 국방개혁 2.0 추진 계획을 밝혔다. 군 구조와 방위산업, 국방운영, 병영문화 등 4개 분야의 개혁 방안이 개략적으로 보고됐다. 공세적 작전수행을 천명하면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국형 3축체계의 조기 구축, 조속한 전작권 전환 계획 등도 비중 있게 거론했다. 올해 말까지 법제화를 마치겠다는 것이 국방부의 계획이다. 당초 2월 중 문 대통령에게 최종안을 보고한 뒤 확정할 방침이었지만 급변하는 남ㆍ북ㆍ미 관계 속에서 차일피일 미뤄져 지난 11일에야 가까스로 청와대 보고를 마쳤다. 그나마 최종 보고가 아닌 토론식 보고여서 보완 과정을 거쳐 추가 보고를 해야 한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개혁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장성 감축 규모 등은 군 내부 반발에 부딪혀 왜곡될 기미도 엿보인다. 한반도 상황을 감안하면 국방개혁 2.0을 확정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송두리째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군이 고민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란한 표정이 역력하다. 하지만 또다시 국방개혁을 ‘가지 않은 길’로 남겨 둬서는 안 된다. 보수 정권 9년, 그 길을 외면한 탓에 군은 비대한 초식공룡으로 변했다. 게다가 국방개혁 2.0을 한 발도 내딛지 못했는데 국방개혁 3.0을 추진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필요할 때 수정하더라도 개혁은 단칼에 단행해야 한다.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주일미군과 주한미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주일미군과 주한미군/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주일미군과 주한미군의 주둔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동북아 국제 정세의 변화에서 시작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미군의 일본 주둔은 군국주의를 내세운 일본의 군사 재무장을 막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됐으나 지금은 재무장을 막는 동시에 일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 고위 공무원들을 만나면 주일미군이 없으면 자주국방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엄청난 군사비를 써야 할 것이라고 공통되게 말할 정도로 주일미군은 일본의 안전 보장과 경제 번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주한미군도 한국전쟁을 계기로 본격적인 주둔을 시작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는 데 크나큰 역할을 해 왔고 한반도와 동북아에 전쟁이 없었기에 개국 이래 가장 풍요로운 경제 번영을 누리는 대한민국이 됐다. 일본과 한국에 미군이 배치된 지 어림잡아 70여년이 지나면서 동북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한국은 경제 발전과 민주화에 성공해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국가가 됐다. 세계 모든 국가가 한강의 기적을 높게 평가하고, 한국의 젊은이들이 펼치는 한류는 많은 나라의 젊은이들을 노래하고 춤추게 하고 있다. 세계의 수많은 나라에 한국이 만든 자동차가 쌩쌩 다니고 있고 그들의 손에는 한국제 이동전화가 들려 있다. 그에 반에 북한은 식량과 전기가 부족해 경제적으로 피폐한 나라가 됐다. 또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서면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중국은 개혁개방에 성공해 미국과 어깨를 겨누겠다는 목표를 서두르면서 바다와 육상을 통해 유럽과 연결되는 일대일로 전략으로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해군력을 소홀히 한 탓에 통한의 아편전쟁을 겪은 중국은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해양 지배를 위해 항공모함 건조를 서두르고 있고, 서태평양에서 미국을 밀어내고자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 중국 동부해안에는 사정거리 1500㎞가 넘는 동풍 미사일을 빼곡히 배치해 미국 항모가 중국 본토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맞닥뜨리게 될 일본과의 충돌, 즉 센카쿠열도의 영토분쟁은, 지금은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중국이 본격적으로 영유권 주장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미국과 일본의 군사일체화’라는 군사동맹이 더욱 공고화되는 변화를 낳았다. 미국은 태평양에 해군력의 60%에 달하는 군사력을 배치했고 디젤 기름을 쓰는 항공모함이 아니라 핵연료를 최소 18년 정도 계속해서 쓸 수 있는 로널드 레이건 핵 항공모함을 일본 요코스카에 배치해 항시적인 전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공격받을 경우 방어만 하겠다는 전수방위를,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군사전략으로 바꾸겠다는 냄새를 솔솔 풍기고 있다.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사정거리를 900㎞까지 늘리겠다는 구상을 검토하고 있어 일본 영해 내에서 중국과 북한이 사정권 안에 들어오게 된다. 이런 변화 속에서 지난년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순조로이 끝나고 6월 12일이면 사상 최초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한다. 결과를 두고 봐야 알겠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경제외교적 보상을 해 줄 것으로 예상되고 모든 협상이 잘 이루어져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맺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이 감축되거나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 불안이 고개를 들고 있어 차제에 한국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지난 70여년 동안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가 어떻게 유지되고 한국의 번영이 가능했는가를 돌아보면 미군 철수라는 국가 정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엄중한 현실을 유념해야 한다. 지나간 역사가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일본도 그러하듯이 자주국방을 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을 국방비에 써야 한다고 자기 고백을 하고 있을 정도인데 하물며 일본보다 질적인 측면에서 무기체계 수준이 낮은 한국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주한미군의 존재를 눈엣가시처럼 여길 국가는 중국과 북한이라는 사실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 잘츠부르크서 마지막 담금질…‘결전의 땅’ 상트페테르부르크 입성

    잘츠부르크서 마지막 담금질…‘결전의 땅’ 상트페테르부르크 입성

    잘츠, 러와 기후 비슷·시차 적어 상트, 밤 11시도 밝고 습도70% ‘신태용호’가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마지막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근처 레오강은 베이스캠프가 차려지는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조별리그 경기가 펼쳐지는 세 도시와 기후가 비슷하고 시차가 한 시간밖에 나지 않아 사전 캠프로 낙점됐다. 상트로 이동할 때의 동선도 좋고 전지훈련 경험이 많아 선수단에 협조적이며 조용하고 아늑한 점도 좋은 점수를 얻었다. 다음달 11일 세네갈과의 친선 경기는 비공개로 치러지지만 나흘 앞서 열리는 볼리비아와의 경기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방침에 따라 팬들에게 공개된다. 유럽 각국의 교민이나 유학생, 여행객들이 신태용호의 전력 담금질이 어느 정도인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모차르트의 고향… 곳곳 음악 축제 잘츠부르크는 수도 빈에서 서쪽으로 300㎞ 떨어져 있어 오히려 독일 뮌헨에 더 가깝다. 해서 대표팀도 러시아에 입성할 때 뮌헨 공항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스위스쪽 알프스보다 오히려 경관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는 알프스를 끼고 있어 쾌적하고 모차르트의 고향에서 음악의 향기를 맡아 보는 것도 좋겠다.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옛 시가지와 호엔잘츠부르크성, 미라벨 궁전, 헬브룬 궁전, 모차르트 생가와 카페, 지역맥주인 스티겔 맥주 양조장 등을 돌아보고 시 곳곳에서 음악 축제를 즐길 수 있다. 27유로(약 3만 4500원)만 내면 대중교통과 유람선을 이용하고 맥주 시음에다 주요 관광지 입장도 가능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베이스캠프이기도 하면서 대표팀이 F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면 경기를 치르는 곳이다. 조별리그 세 경기를 하면서 계속 상트를 오가야 하는 대표팀으로선 내심 조 1위를 벼르는 이유가 된다. 6~7월 평균기온은 섭씨 17.3도이며 비오는 날이 17.5일로 잦지만 양이 많지는 않다. 습도가 70%로 높다. 캠프가 차려지는 곳의 해발고도는 176m다. ●상트, 조 1위 땐 16강 경기 치러 유리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640㎞ 거리에 있다. 북극에서 멀지 않아 백야 때문에 밤 11시에도 환하다. 1703년 표트르 대제가 네바강 하구에 세운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에서 시작됐으며 1914년 페트로그라드로 개칭됐고, 1924년 레닌 사망 후 레닌그라드로 바뀌었다가 1991년 본래 이름을 되찾았다. 1917년 2월 혁명과 10월 혁명의 무대로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가혹한 포위 공세를 견뎌낸 도시로 유명하다. 건축적으로도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 조화로운 도시로 손꼽힌다. 핀란드만과 네바강을 따라 운하와 수로, 다리들이 많아 북방의 베네치아로 통했다. 옛 해군부 건물, 에르미타주 박물관이 된 겨울궁전, 그 광장에 세워진 무게 600t에 높이 50m의 알렉산드르 기념주, 데카브리스트 광장, 표트르 대제 기마상, 넵스키 대로, 스트로가노프·아니치코프·슈발로프 궁전, 카잔 대성당, 푸시킨 극장 등이 유명하다. 250개의 조각품을 거느린 여름정원과 초기 바로크 양식의 여름궁전도 빼놓을 수 없다. 수녀원이었다가 볼셰비키 본부로 이용된 스몰니 학원도 있다. 10월 혁명 때 겨울궁전으로의 진격 포성을 울린 순양함 오로라호가 영구 정박돼 있다. 레닌이 스위스 망명을 마치고 돌아온 핀란드역도 둘러볼 만하다.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러시아 명화만 모은 국립박물관, 푸시킨 하우스 문학박물관도 놓치면 곤란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한국 해상초계기 수주 3파전 후끈

    이달 경쟁입찰·수의계약 결정 차기 해상초계기 도입 방침이 확정된 가운데 미국 보잉과 스웨덴 사브, 유럽계 에어버스D&S 간 수주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 보잉과 사브가 대상 기종을 확정해 적극 홍보하고 있으며 에어버스D&S도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에어버스D&S 관계자는 15일 “입찰 기회가 주어진다면 환영할 것”이라며 “작전 수행 능력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대한민국 상황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해군이 운영하고 있는 P3 해상초계기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기 해상초계기를 2020년까지 1조 9400억여원을 들여 6대 정도 국외 구매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경쟁입찰 또는 수의계약 여부는 이달 중 결정된다. 보잉은 ‘포세이돈(P8A)’을 내세우고 있다. 중형 항공기인 보잉737 기체를 개조한 포세이돈은 시속 907㎞의 최고속도에 순항거리는 7500㎞, 작전반경은 2200㎞다. AN/APY-10 레이더를 탑재해 잠수함의 잠망경이나 스노클과 같은 작은 목표물을 정확하게 포착한다. 자기이상감지기 대신 디젤 잠수함의 배기가스를 포착하는 탄화수소 탐지체계가 장착된다.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사브의 ‘소드피시’는 최대 탐지거리 592㎞의 AESA 레이더를 갖췄다. 최고속도는 시속 945㎞, 순항거리는 9630㎞, 작전반경 4300여㎞다. 기체는 사브가 7개국과 공동으로 개발해 운용 중인 ‘글로벌 6000’ 비즈니스 제트기를 개조했다. 에어버스D&S가 내세우는 ‘C295MPA’는 수송기 C295를 개조한 것으로 최대 탐지거리 360㎞의 RDR1400C 레이더를 갖췄다. 최고속도는 시속 480㎞, 순항거리는 5370㎞, 작전반경은 3500㎞다. 해상초계기를 직접 운용하는 해군은 이들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난 포세이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방위사업청은 정부 대 정부 간 무기구매 방식으로 포세이돈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사브 등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경쟁입찰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원희룡, 주먹 휘두른 주민과의 과거 자극적 발언 새삼 화제

    원희룡, 주먹 휘두른 주민과의 과거 자극적 발언 새삼 화제

    지난 14일 제주 2공항 반대 주민에게 원희룡 무소속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폭행을 당한 가운데 이들 사이에 공항 찬반을 두고 해묵은 앙금이 있었던 것으로 15일 전해졌다.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의 김경배 부위원장은 지난 14일 오후 5시쯤 제주시 제주벤처마루 제주지사 후보토론회장에서 열린 제2공항 관련 ‘제주도지사 후보 원 포인트 토론회’가 끝난 직후 단상으로 걸어가 원 후보에게 계란을 던지고 얼굴 등을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옆에 앉아 있던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김씨를 제지했고, 원 후보는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흉기로 자해를 시도한 김씨는 지난해 10월부터 42일 동안 단식농성을 벌인 바 있다. 대책위 쪽의 말을 들어보면, 김씨의 원 후보에 대한 앙금은 지난해 10월23일 당시 원 지사가 제주도청 앞에서 제2공항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는 김씨를 찾아가면서 시작됐다. 원 지사는 단식 13일째에 접어든 김씨와 대화를 하다 “기운이 아직도 많이 있으시구나”라고 했고, 김씨와 대책위는 이 발언에 반발했다.원 지사는 “건강을 먼저 챙겨주길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었지 비아냥거리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이들의 반발을 잠재우지 못했다. 그 뒤 대책위와 제주도가 함께 국토교통부에 제2공항 관련 합의문서를 보내면서 김씨가 원 지사와 1대 1로 면담했으나 이때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게 대책위 쪽은 밝혔다. 김씨는 이날 2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제주 제2공항 논란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논란에 이어 제주지역의 가장 큰 현안이다. 국토부는 2015년 11월 제주국제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500만㎡의 터에 2025년까지 제2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애초 제주도는 도민들의 숙원사업이라며 제2공항 건설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평생 마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주민들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삶터와 일터, 조상 묘가 있는 주민들은 자신들과 전혀 상의하지 않은 채 추진하는 제2공항 건설은 “뒤통수를 때리는 격”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독도함의 업그레이드판’ 마라도함의 비밀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독도함의 업그레이드판’ 마라도함의 비밀

    우리 해군의 두 번째 대형수송함 마라도함(LPH-6112) 진수식이 지난 14일 오후 2시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송영무 국방부장관 주관으로 거행되었다. 대형수송함은 상륙작전을 위한 병력과 장비수송을 위한 해군함정으로, 항공모함처럼 대형 비행갑판이 있다. 또한 상륙 기동부대의 기함으로서 상륙작전을 지휘 통제하는 지휘함 기능도 수행한다. 그 밖에 재난 구조, 국제평화유지활동, 유사시 재외국민 철수 등 다양한 임무에 사용되는 다목적 상륙함이다. 우리 해군 최초의 대형수송함 독도함 지난 2007년 7월 3일에 취역한 해군의 유일한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은 우리 해군사에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이 건조한 구형 상륙함(LST)을 운용하던 해군은 1993년부터 자체적으로 신형 상륙함을 취역시켰고, 마침내 세계 1위의 조선강국의 위상에 걸맞은 대형수송함을 우리 손으로 건조하게 된 것이다. 참고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해군은 다수의 대형수송함을 보유하고 있었고 우리에게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독도함은 취역 이후 상륙기동헬기의 부재와 함께, 해군 함정 중 가장 크다는 이미지 때문에 각종행사에 동원되었다. 이 때문에 '이벤트함'이냐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천안함 피격 사건과 세월호 참사에서 구조 및 지휘 본부 역할을 해내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독도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마라도함  뛰어난 능력을 가진 독도함이였지만 단 1척에 불과했기 때문에 제대로 활용할 수가 없었다. 특히 해군의 경우 타 군과 달리 ‘3직제’로 돌아간다. 즉 1척이 작전 중이면 나머지 1척은 대기하고 남은 1척은 정비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우리 해군이 운용중인 이지스 구축함의 경우 3척이 건조되었다. 독도함이 취역한지 10여 년 만에 마라도함이 진수됨에 따라, 이후 우리 해군의 대형수송함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라도함은 국내기술의 발전과 독도함 운용과정에서 식별된 일부 개선소요를 반영하였다. 국내 개발된 탐색레이더와 대함유도탄 방어체계, 성능이 향상된 전투체계 등 국산 무기체계를 탑재할 예정이며, 고정형 대공 레이더를 탑재함으로써 대공탐지 능력도 보완하였다. 또한 프로펠러, 승강기 등 주요 장비와 설비도 국산화함으로써 향후 정비성 향상과 유지비용의 절감도 기대된다. F-35B 전투기 운용은 힘들어 이와 함께 마라도함은 한미연합작전을 고려해, 비행갑판의 강도를 높여 미 해병대의 MV-22B 오스프리 틸트로터기의 원활한 이착함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기와 고정익기의 장점을 가진 틸트로터기는 날개 양끝에 엔진을 장착시킨 프로펠러를 위 아래로 회전시켜 수직 이착륙과 고속 비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 해병대가 대형수송함에서 사용하는 단거리이륙 및 수직착륙 스텔스 전투기인 F-35B의 운용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F-35B 전투기를 우리 해군의 대형수송함에 운용하려면 비행갑판을 고열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재질로 바꿔야 하고, 최소 150m이상의 활주로가 필요하다. 따라서 차후 건조될 대형수송함 3번함은 F-35B 전투기의 운용을 고려해 최소 3만톤급 이상의 함정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마라도함 제원(출처 방위사업청) 톤수 14,500 톤(만재) 길이 / 폭 199미터 / 31미터 / 최대속력 23노트(약 41km/h) 승조원 300여 명 탑재능력 병력 700여명, 공기부양정, 전차, 장갑차, 차량, 헬기 등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심해 사고도 이상 무

    심해 사고도 이상 무

    14일 강원 동해 묵호항에서 해군1함대 구조작전대(SSU)와 동해해양특수구조대 요원들이 해상 재난에 대비해 합동으로 심해 탐색구조훈련을 하고 있다. 해군1함대 제공
  • 1만 4500t급 마라도함 진수식… 2021년 작전배치

    1만 4500t급 마라도함 진수식… 2021년 작전배치

    14일 오후 2시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접안부두. 해군의 두 번째 대형수송함 ‘마라도함’(LPH6112)이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며 오색 만국기로 한껏 치장하고 정박해 있었다. 여성이 실시하는 관례에 따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부인 구자정씨가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로 탯줄을 끊듯 진수줄을 자르자 마라도함은 굉음의 기적을 울리며 탄생을 자축했다. 건조 착수 1년 6개월여 만에 마라도함이 드디어 바다에 거대한 몸체를 띄운 것이다.해군은 2005년 7월 독도함(LPH6111) 진수 이후 13년 만에 두 번째 대형수송함을 품었다. 진수식에는 송 장관과 엄현성 해군 참모총장, 전진구 해병대 사령관,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마라도 주민 대표와 제주 강정마을 주민, 6·25전쟁 흥남철수작전 당시 미국 상선 메러더스 빅토리호 선상에서 태어난 손양영씨와 이경필씨도 특별히 초대됐다. 송 장관은 축사를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는 우리 군의 대비태세가 굳건해야 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오늘 진수된 마라도함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라도함은 1만 4500t급 수송함으로 승조원과 상륙군 등 1000여명의 병력과 장갑차, 차량 등을 수송할 수 있다. 길이 199m, 폭 31m로, 헬기 10대, 전차 6대, 고속상륙정 2척 등을 탑재하고 대대급 상륙작전의 지휘함 역할을 맡게 된다. 최대 속력은 시속 23노트(약 42㎞)이다. 마라도함은 ‘선배’인 독도함보다 뛰어난 무기 및 방공체계를 갖추게 된다. 국내 개발 탐색레이더와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 해궁, 고정형 3차원 대공 레이더(MF STAR)를 탑재해 전투체계와 대공탐지 능력을 대폭 보완한다고 방위사업청은 설명했다. 갑판 재질을 대폭 보강해 한·미 연합훈련 시 미군 대형 수송헬기 오스프리 이착륙도 가능해졌다. 방사청은 시운전과 시험평가 등을 거쳐 2020년 11월쯤 마라도함을 해군에 정식 인도한다. 해군은 6개월~1년 정도의 전력화 과정을 거쳐 2021년쯤 작전배치할 예정이다. 부산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中 첫 자국산 항모 시험 운항

    中 첫 자국산 항모 시험 운항

    중국의 첫 자국산 항공모함인 ‘001A’가 13일 랴오닝성 다롄시 부두를 떠나 해상 시험 운항에 나서고 있다. 아직 정식 명칭이 정해지지 않은 이 항모는 길이 315m, 너비 75m에 최대속도 시속 31노트로, 러시아에서 도입해 개조한 첫 항모 랴오닝함과 비슷하다. 만재배수량 7만t급의 디젤 추진 중형 항모로 함재기 40대를 탑재할 수 있다. 이 항모가 내년 하반기에 해군에 정식 인도되면 중국은 두 척의 항모 전단을 운영하는 국가가 된다. 중국은 앞으로 15년 이내에 총 6척의 항모를 확보해 운용할 계획이다. 다롄 신화통신 연합뉴스
  • 삼형제 해병 장교 “가장 엄하고 든든한 전우”

    삼형제 해병 장교 “가장 엄하고 든든한 전우”

    해병대 출신의 유별난 해병 사랑은 정평이 나 있다. 아버지가 해병대 출신이면 십중팔구 자녀 중 누군가는 그 길을 이어받아 해병대에 입대하기 일쑤다. 형제간에도 예외는 없다. 그래도 형제가 모두 동시에 해병 장교로 복무하기는 쉽지 않다.13일 해병대에 따르면 3형제 모두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는 정통 해병 가족이 있어 부대 안팎에서 화제다. 해병대 2사단에서 정보주임 장교로 근무하는 첫째 조성용(27) 대위와 연평부대에서 소대장과 상황장교 임무를 마치고 현재 육군 보병학교 고등군사반 교육을 받는 둘째 조준영(27) 대위, 연평부대에서 종합분석장교 임무를 수행 중인 막내 조요셉(25) 중위가 그들이다. 쌍둥이인 첫째와 둘째는 해병대 사관후보생 114기로 동반 입대해 소위로 함께 임관했다. 조 중위는 해병대 사관후보생 선발시험에서 두 번이나 떨어졌으나 형들의 조언을 받으며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도전해 119기로 입대했다. 이 3형제가 모두 해병대 입대를 고집한 것은 해병대 출신인 할아버지와 해군특수전단(UDT/SEAL) 대원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특히 “군인이라면 피부는 까맣고 눈빛은 매서워야 하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것이면 장교로 복무하며 깊은 책임감을 갖고 헌신하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아 해병대 장교 임관의 꿈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와 둘째는 소위 계급장을 어깨에 달자마자 할아버지 묘소를 찾아 거수경례로 드디어 해병 가족이 됐음을 신고했을 정도다. 3형제의 외할아버지도 해병대 출신이다. 3형제가 같은 부대에서 함께 근무할 기회는 지금까지 없었다. 꿈을 이룬 3형제는 각각 기갑, 보병, 정보 등으로 분야는 다르지만 함께 상륙훈련에 참여해 임무를 완수하는 것을 새로운 희망으로 키워 가고 있다. 조 중위는 “아버지께서는 강인한 체력과 솔선수범 그리고 군인정신을 강조하셨다”면서 “우리 3형제가 서로에게 가장 엄하고 든든한 전우가 돼 가족에게는 자랑이 되고 동료에게는 귀감이 되는 해병대 장교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씨줄날줄] 상병 전역자 명예회복/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상병 전역자 명예회복/임창용 논설위원

    상병으로 만기 제대한 선배가 있다. 1970년대 중반 현역 사병으로 33개월이나 군복무를 했다. 처음엔 ‘얼마나 사고를 많이 쳤길래 남들 다 하는 병장 진급도 못했을까’라고 생각했다. 실제 내가 1983년 입대했을 때 영창을 몇 번 다녀온 고참이 상병 제대하는 걸 봤기 때문이다. 간혹 이 선배가 술자리에 끼면 종종 ‘안줏거리’가 됐다. ‘병장 티오’가 다 차서 진급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에이, 자수하세요’란 후배들 목소리에 묻히기 일쑤였다.이 선배처럼 억울한 전역자들이 꽤 많다. 국방부가 엊그제 상병 만기 전역자들의 병장 특별진급을 위한 법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30개월 이상 군 복무를 하고도 병장 공석 부족 등 제도적 이유로 상병으로 전역한 이들을 위해서다. 육군과 해병대는 1993년 이전, 해군과 공군은 2003년 이전 입대자가 30개월 이상 복무했다. 이 중 상병으로 만기 전역한 사람이 자그마치 71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1962년부터 1982년까지는 병장 공석이 있어야 상병에서 병장으로 진급할 수 있었다. 간부가 아닌데도 계급별 숫자를 정해 놓고 공석이 생겨야 진급을 시킨 것이다. 그 때문에 만기를 꽉 채우고도 상병으로 전역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1968년 육군으로 입대해 34개월 복무했지만 베트남전 참전 동료가 무더기로 돌아와 병장 공석이 없어 상병으로 만기 전역했다. 하지만 질병, 범죄 등으로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전역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보니, 상병 만기 전역자들까지 무언가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오해를 받곤 했다. 그 때문에 상병 만기 전역자들의 명예 회복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1975년 만기 전역한 한 남성은 얼마 전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내기도 했다. 34개월이나 군 생활을 했는데 상병 제대를 했다면서 명예회복을 시켜 달라는 것. ‘할아버지에게 무슨 문제 있었던 거 아니냐’고 묻는 손자에게 병장 티오 같은 얘기를 해야 하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역으로 의무복무를 마친 이들에게 병장 계급이 주는 의미는 크다. 병역법에 의한 것이기는 하나, 거의 무보수로 국가 방위를 위한 봉사에 나섰다는 자긍심이 적지 않다. 직업군인들의 자부심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 우스갯소리지만 ‘대장 위에 병장’이란 말엔 은연중 이 같은 의무 복무자로서의 자긍심과 명예가 스며 있다. 병장은 상병보다 한 계급 높다는 사실을 넘어 ‘봉사를 마무리했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상병 만기 전역 선배님들의 병장 진급을 미리 축하한다. sdragon@seoul.co.kr
  • [최고최초+] 높이 24m ‘남반구 관측 사상 가장 큰 파도’ 관측

    [최고최초+] 높이 24m ‘남반구 관측 사상 가장 큰 파도’ 관측

    거센 폭풍이 몰아친 남극에서 높이 약 24m에 달하는 거대한 파도가 관측됐다. 이는 남반구에서 관측된 파도 중 가장 큰 것으로 기록됐다. 미국 과학전문매체인 라이브사이언스 등 해외 매치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현지 시간으로 9일 밤 자정경, 남극 연안 캠벨 아일랜드 부근에 있는 부표에 의해 높이 23.8m의 파도가 관측됐다. 해당 부표는 해양학 및 기상학 분야의 현지 컨설팅 전문업체인 ‘멧오션솔루션스’가 띄워 놓은 것이며, 해당 부표를 관리·담당하는 전문가 톰 듀런트 박사는 이번 파도를 두고 “매우 놀라운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듀런트 박사에 따르면 이번 폭풍은 남극해의 극한의 기상 조건에서 파도의 역학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며, 남극해에서는 높이가 25m가 넘는 ‘괴물 파도’가 일어나기도 한다. 한편 남대양으로 불리는 남극해는 악천후 및 거대한 파도로 악명이 높다. 이번에 관측된 파도 역시 높이가 약 24m로, 약 7층 건물의 높이에 해당한다. 이보다 파도가 더 높을 경우 소형 선박은 운항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일부 선원들은 남극해의 높은 파도를 두고 ‘액체 히말라야’라고 부르기도 할 정도. 올해 1월에는 한 뉴질랜드 해군 함정이 남극해를 지나던 중 건물 6층 높이에 달하는 파도를 만난 장면의 동영상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거대한 파도는 함정을 일순간 집어삼키고, 이는 마치 잠수함을 타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 14일 진수식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 14일 진수식

    해군의 두 번째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이 오는 14일 진수식을 앞두고 10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제2 독도함’으로 불리는 마라도함은 길이 199m, 폭 31m 규모로 상륙군, 헬기, 전차, 고속상륙정 등을 탑재할 수 있다. 부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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