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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소국의 외교란 유리 공을 가지고 노는 일과 비슷하다

    약소국의 외교란 유리 공을 가지고 노는 일과 비슷하다

    1453년 비잔틴 멸망 이후 베네치아는 강력한 적, 오스만 투르크의 위협에 정면으로 노출되었다. 인구 10만 명 남짓한 도시국가인 베테치아와 달리, 오스만 투르크는 1000만 명이 넘는 인구와 전원 노예병으로 이뤄진 예니체리 군단 등 강대한 군사력을 지녔기에 베네치아는 육상 전투에서는 연전연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스 남부의 네그로폰테, 그리고 동 지중해의 요새 키프로스를 오랜 공방전 끝에 잃어버리면서 ‘동 지중해이 여왕’이라는 예전의 명성은 이제 자취를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해전에서는 판세가 달랐다. 1416년의 갈리폴리 전투, 그리고 1571년의 레판토 해전에서 베네치아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해군을 연이어 쳐부수며, 약간 유리한 위치에서 평화를 회복할 수 있었다. 해전에서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 유리한’ 정도의 협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베네치아가 상업국가였기 때문이다. 즉, 전쟁을 오래 할수록 국가의 재정은 말라버리며 상거래 활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반면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그리스로부터 헝가리, 그리고 이집트와 소아시아로 이어지는 거대한 영토를 지배하고 있기에 베네치아와의 전쟁은 큰 부담이 아니었다. 더 나아가 메메드 2세와 술레이만 1세 등 한 왕조에 한 번도 나오기 힘든 위대한 황제가 연이어 등장하며 위대한 군사적 위업을 달성했기에, 베네치아는 협상에서 열위에 처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수도, 비잔티움에 보내는 대사에게는 항상 신중한 대처가 당부되었다. 최근 흥미롭게 읽은 책, ‘부의 도시 베네치아’에서는 투르크와의 외교 협상을 ‘유리 공을 갖고 노는 것’에 비유한다. “상대방이 유리 공을 세게 던지면, 같이 세게 던져주거나 땅에 떨어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유리 공은 산산조각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비유는 한국인의 가슴을 울리는 뒷맛이 있다. 지난 2016년 말 한국에 사드(THAAD) 배치가 이뤄진 이후, 한국으로 오던 중국 관광객은 820만 명에서 400만 명 아래로 줄어들어 한국 내수경기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2017년 현대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사드 갈등 장기화에 따른 국내 관광산업 손실규모 추정’에 따르면, 총 40만 명의 취업 손실이 발생했고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만 한 해에 156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156억 달러를 2017년의 환율로 환산해보면, 대략 17조 7000억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2017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730조원이라는 것을 가만하면 대략 GDP의 1%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특히 이런 직접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 돈을 쓰면서 발생하는 이른바 ‘후방효과’까지 감안하면 GDP의 2%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내수경기의 침체, 그리고 고용부진 현상이 어디서 촉발되었는지는 정확하게 구분할 방법은 없다. 어떤 이들은 건설경기가 위축된 것에서 원인을 찾으며, 또 다른 쪽에서는 조선경기가 심각한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동남해안산업 단지가 얼어붙은 것이 더 큰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필자 역시 이상의 요인과 ‘중국 관광객’ 문제 중 어떤 게 더 큰 영향을 미쳤는지 구분할 능력은 없다. 그저 중국 관광객이 2017년에도 증가세를 유지해, 예를 들어 1000만 명을 돌파한 다음에도 그렇게 내수경기가 얼어붙고 고용이 부진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할 뿐이다. 다시 베네치아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수천 명의 인력을 소모한 후 오스만 투르크와 평화 협정을 체결하자, 로마 교황청의 강경파들은 베네치아를 파문하겠다고 을러댔다. 이에 교황청에 파견된 베네치아 대사는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부의 도시 베네치아’ 443~444쪽이다. “로마에서 제기된 비난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저희는 항상 의무를 다했습니다. 1416년 가리폴리의 승전을 기억하십시오. 당시 투르크 함대는 거의 전멸했습니다. 다른 기독교 국가들은 박수만 쳤고, 베네치아의 간곡한 권유에는 전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중략) 1444년에서 1445년 사이에 배를 무장시키고 겨울 내내 작전 상태에 돌입했습니다만, 교황님은 약속했던 것은 지키지 않았습니다. 교황님은 비방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마시고, 투르크가 베네치아의 모든 영지에 압박을 가하고 있음을 숙고하셔야 합니다. 중국과 미국이라는 양대 강대국에 끼인 한국의 신세와 너무나 비슷하다.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한국이 얻은 것은 어떤 게 있을까? 미국의 신뢰? 그런데 왜 지금 무역전쟁의 파고 속에서 한국산 제품들이 자꾸 ‘보복 관세’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걸까? 약소국의, 그것도 무역에 의존해 살아가는 나라의 외교는 유리 공을 가지고 노는 것도 다를 바 없다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대사가 남긴 이야기를 다시 한번 곱씹어 볼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 역기 맨 채 엄청난 균형감 선보인 남성

    역기 맨 채 엄청난 균형감 선보인 남성

    엄청난 균형감각을 선보인 남성이 화제다. 지난 20일 외신 케이터스 클립스는 서 있기도 힘든 짐볼 위에, 그것도 역기를 어깨에 맨 채 서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타고난 균형감각을 지닌 한 남성을 소개했다. 영상은 스웨덴 남부 칼스크로나(Karlskrona) 해군기지에서 찍은 것으로 요하네스 애를랜드(Johannes Erlands)란 전직 스웨덴 특수부대 출신의 젊은 남성이 그 주인공이다. 영상 속 남성의 이러한 행동은 조금만 ‘아차’하면 균형을 잃고 넘어져 크게 다칠 수도 있는 다소 위험한 동작이다. 만일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무거운 역기가 얼굴 부위를 덮쳐 생각보다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남성, 그러한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짐볼 위에서 앉고 일어서는 동작 내내 매우 긴장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큰 무리 없이 일단 대성공이다. 요하네스는 “당신이 특수부대원이라면 강한 다리를 가져야 한다. 나 또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몸의 균형감이 어디까지인지 알기 위해 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지금 내 몸무게가 80kg이지만 100kg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누구에게나 항상 좋운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사진 영상=Caters Clip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대통령은 ‘쉼표’가 절실하다

    대통령은 ‘쉼표’가 절실하다

    지난달 28~29일(목~금) 문재인 대통령은 과로에 따른 몸살감기로 몸져누웠다. 변호사 시절부터 ‘워커홀릭’이었던 데다 아프고, 힘들어도 좀처럼 ‘내색’을 않는 문 대통령의 스타일을 잘 아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당시 대통령 주치의로부터 검진 결과를 보고받고서 대통령의 연가를 ‘선 조치’ 하고, 대통령에게 ‘후 보고’ 했다는 후문이다. 일종의 ‘강제 연가조치’ 였던 셈이다. 하지만, 연가 중에도 문 대통령은 일부 수석비서관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는 등 ‘워커홀릭’의 면모를 잃지 않아 참모진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이번달 말쯤 휴가 앞두고 청와대는 고심중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1일 “문 대통령은 업무가 끝나고서도 관저로 서류보따리를 챙겨가 새벽 2~3시까지 꼼꼼하게 검토하는 일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름휴가만큼은 업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재충전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의 스타일상)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현실적으로 제한된 휴가지를 놓고 경호계획과 동선, 프로그램 등을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한반도의 봄’을 끌어내기 위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혹사했던 문 대통령으로선 ‘쉼표’가 절실한 시점이다. 때문에 청와대는 이번 달 말쯤으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여름휴가 장소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북·미대화의 촉진자 역할과 체감할 수 있는 혁신성장과 이를 위한 규제 혁파, 문재인 2기 내각 구상까지 난제들이 쌓여 있지만 잠시라도 대통령에게는 숨돌릴 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3주씩 국내외 고급휴양지에서 여름휴가를 갖는 서방 선진국 정상들과 달리 한국 대통령은 경호상의 이유로 마땅히 쉴 곳도 부족하고, 기간도 짧은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 강원도 평창과 경남 진해 해군기지 내 휴양시설에서 6박7일 일정의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휴가 직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발사 도발 탓에 수시로 안보관련 동향을 보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역대 대통령들도 휴가에 인색 역대 한국 대통령들도 휴가에 인색한 편이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강원 고성군 화진포의 별장을 여름휴가 때 즐겨 찾았다. 1954년 지어진 화진포 별장은 1961년 철거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사랑했던 또 다른 휴가지는 경남 거제의 ‘저도’(猪島)다. 저도는 누워 있는 돼지를 닮았다 해 ‘저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1954년 이 전 대통령이 휴양지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2년 저도 내 별장을 ‘바다의 청와대’란 의미로 ‘청해대’(靑海臺)로 공식 지정했다. 이후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충남 아산의 도고 온천도 즐겨 찾았다. 이 때문에 이곳에는 별장도 지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은 충북 청주의 ‘청남대’(靑南臺)를 즐겨 찾았다. 전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83년 만들어진 청남대는 ‘남쪽에 있는 청와대’란 의미로 대청호의 너른 풍경을 볼 수 있고 산책은 물론 축구,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 전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은 골프를 즐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매년 이곳을 찾았다. 조깅이 취미였던 김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매일 2㎞가량 되는 조깅 코스를 달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임기 중 3차례나 이곳을 찾아 산책을 즐겼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저는 이 별장을 국민 여러분께 돌려 드립니다. 사사로운 노무현을 버리기 위해서입니다”라며 2003년 충북도에 소유권을 넘겼다. 현재 청남대는 대통령 테마파크로 이용되고 있다. 경호가 쉽고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군부대시설은 대통령의 전통적인 휴가 장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3년 8월 대전 유성의 계룡스파텔에서 첫 휴가를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휴가 기간 대부분을 8·15 경축사 구상에 힘을 쏟았다. 경호실장과 두세 차례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현충일 기념식에 참석한 이튿날 하루 연가를 내고 계룡대 부근의 군 시설에서 하루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7월 경남 진해의 해군 휴양소에서 첫 휴가를 보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7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보낸 추억의 장소인 저도를 첫 휴가지로 골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푸른색 블라우스에 긴 치마를 입고 저도 해변 백사장에 ‘저도의 추억’이라는 글씨를 쓰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 마지막 여름휴가를 보낸 곳은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이었다.호화 골프 즐기는 美대통령, 입방아에 오르기도 해외 정상들은 휴가 사용에 적극적이다. 2주 이상은 기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달 첫째 주와 둘째 주 주말마다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주말휴가를 보냈다. 골프광으로 유명한 그는 전 세계에 골프장 19개를 운영하고 있고 틈만 나면 휴가를 가서 골프를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장소로도 종종 이용하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는 겨울에,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은 여름에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8년 동안 533일을 휴가로 썼다. 주로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한 달간 여름휴가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5년 휴가를 지나치게 중요시한 나머지 휴가 기간 발생한 태풍 카트리나 피해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역풍을 맞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여름에는 매사추세츠주의 마서즈비니어드섬에서 휴가를 즐겼다. 겨울에는 하와이의 호화 별장에서 보름 이상을 휴가로 보내곤 했다. 특히 골프광으로 유명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골프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못지않은 골프광이다. 휴가 때마다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2014년 8월 휴가 중에 히로시마 산사태로 9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골프를 쳐 비판을 받았다. 유럽 정상은 해외를 즐겨 찾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08년부터 이탈리아 쥐트티롤 줄덴에서 휴가를 보낸다. 2014년 1월에 스위스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다 넘어져 몇 주간 목발 신세를 졌다. 다만 최악의 정치위기를 맞은 메르켈 총리가 올해 여름휴가를 가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서 나오기도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보물선’ 돈스코이의 기구한 항로와 두 남자 이야기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보물선’ 돈스코이의 기구한 항로와 두 남자 이야기

    30분 만에 결정난 해전 150조 원의 금궤를 실었다는 보물선 돈스코이호가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으로 복더위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실려 있는 금궤의 추정량은 200톤에서 0.5톤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진실은 가라앉아 있는 돈스코이만 알고 있을 뿐이다. 1904년 10월 15일, 러일전쟁 중 발틱 함대의 일원으로 발트 해의 리바우 항을 출발, 아프리카를 에둘러 극동에 이르는, 장장 2만 9000km라는 사상 최장의 원정길에 올라, 7달의 항해 끝에 이듬해 5월 동해에 도착했지만, 일본 연합함대의 집중포화를 받고 울릉도 앞바다에 가라앉은 돈스코이의 침몰 뒤에는 두 사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바로 발틱함대의 제독 지노비 로제스트벤스키와 일본연합함대 사령관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太郞)가 그 당사자들이다. 역사의 현장에서 맞부딪친 이 57살 동갑내기 두 남자의 이야기를 간략히 풀어보기로 하자. 로제스트벤스키는 당시 세계 2위의 전력을 자랑하는 러시아 발틱 함대의 제독이었고, 그의 맞수인 도고는 러-일전쟁 때 “나라의 운명이 이 일전에 달렸다”면서 출전하여, 당시 막강을 자랑하던 러시아의 발틱 함대를 깨부순 일본 연합함대의 제독이다. 일본에서는 구국의 영웅이자 전신(戰神) 같은 존재다. 50척에 이르는 대선단을 거느린 발틱 함대와 상대적으로 열세인 일본함대가 맞닥뜨린 것은 1905년 5월 27일 02시45분, 쓰시마 해협에서였다. 당시 세계 최강인 영국해군과 프랑스 해군은 3 대 1의 전력 우위에 있는 발틱 함대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일본 조야도 망국의 불안감에 짓눌려, 신사를 찾아 승전을 기원하는 인파가 끊이질 않았다. 발틱 함대는 한 척의 순양함을 앞세우고 2열 종대로 항진해오고 있었다. 모두 50척에 이르는 대선단이었다. 발틱 함대는 애초 여순항을 목적지로 삼았지만, 여순항이 일본군에게 함락되는 바람에 침로를 블라디보스톡으로 돌렸다. 오랜 항해로 피폐해진 전력을 가다듬어 일본함대와 결전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 길목을 일본연합함대가 막아서 있었다. 연합함대의 도고는 3배나 우세한 발틱 함대를 맞아 유명한 정(丁)자 전술을 구사해 교전한 끝에 놀랍게도 압승을 거두었다. 이 전술은 2열종대로 오는 적함들을 일자형으로 가로막고 맨 선두 함에다 포화를 집중시킨다는 개념이었다. 적함은 종대로 오기 때문에 함포 사격에 크게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한 일본 군사학자에 의하면, 이 정자 전법이 이순신의 학익진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포격전의 승패는 30분 만에 갈렸다. 함대의 기동과 병사의 훈련도, 포 명중률과 발사빈도에서 발틱 함대는 연합함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노쇠하고 부패한 러시아 제국의 축소판이었다. 3대 1의 전력차라는 것은 허수에 지나지 않았다. 그 동안 포술에 매진했던 일본해군의 포 명중률은 거의 10%에 달했다. 열 발을 쏘면 한 발은 적함을 충격했던 것이다. 그에 비해 발틱 함대의 명중률은 연합함대의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급 지휘관들은 부패했으며, 병사들은 오합지졸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로제스트벤스키는 작전명령의 번복을 거듭하며 오락가락했다. 어쨌든 이 해전에서 발틱 함대의 45척 함정 중 일본군의 함포를 피해 목적지인 블라디보스톡으로 간신히 돌아간 것은 구축함 2척, 경순양함 1척이 고작이었다. 주요 전함 12척 중 8척은 격침, 나머지는 포로, 순양함 5척, 구축함 7척 침몰, 전사 4,800명, 포로 6천 명. 그야말로 발틱 함대의 궤멸로, 세계가 경악한 완패였다. 러시아 최강의 대함대가 한순간에 소멸해버린 것이다. 두 남자의 이야기 그러나 러시아 해군에게는 이보다 더한 치욕이 기다리고 있었다. 중상을 입고 기함에서 어뢰정으로 옮겨져 탈출하던 발틱 함대 사령관 로제스트벤스키가 포로로 잡히고 만 것이다. 포세이돈의 저주가 없으면 일어날 수 없는 세계 해전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해전의 경우 패배한 쪽의 제독은 대개 끝까지 항전하다가 자침을 선택하는 것이 종래의 전통이었던 것이다. 군의관인 아버지 덕으로 일찍이 출세가 보장된 해군사관학교에 어렵지 않게 입학했던 지노비 로제스트벤스키. 총명함과 강한 의지, 청렴한 성품으로 임관 후에도 승승장구, 쉬 장군의 반열에 올랐고, 마침내 발틱 함대의 사령관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무인은 못되었다. 불 같은 성격이었으나,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로 주위의 호감을 모았다. 자연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엽색행각도 보통을 넘었던 모양으로, 자기 상관의 부인과도 염문을 뿌리고 다녔다. 하지만 막상 전투에 임해서는 소심해졌고, 냉철함을 잃고 허둥댔다. 그는 결코 겁 많은 사내는 아니었다. 오히려 강철의 의지와 위엄을 갖춘 몇 안되는 러시아 제독 중 한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부하와 배를 믿을 수 없었고, 자신감을 상실했던 것이다. 그 결과 함대를 패전의 구렁텅이에 빠뜨렸으며, 부하들을 죽음의 나락으로 내몰았다. 도고가 117명의 전사자를 낸 데 비해 그는 무려 그 40배가 넘는 4,830명의 부하를 잃었다. 반면, 도고 헤이하치로는 궁벽한 시골의 하급 무사 집안 출신이었다. 생업 꾸리기에도 급급하던 집안이었지만, 애국심만은 남달라 16살에 벌써 영국 함대와의 전투에 참전했다. 그 경험으로 오직 강한 해군만이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신념을 품게 되어 지방해군에 투신했고, 메이지 유신 때는 막부 해군과 싸웠다. 나중에 영국해군사관학교에 8년 동안 유학하며 해전과 넬슨을 공부했다. 도고는 작달막한 키에다 외모도 별 볼 것이 없었고, 그런 데는 관심도 갖지 않았다. 평소에도 그의 머리속에는 ‘해군’만이 가득 차 있었다. 그 결과, 그는 나라의 흥망이 걸린 건곤일척의 결전에서 승리하여 조국을 지켜냈으며, 부하들을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냈던 것이다. 더불어, 그 동안 3류 국가로 취급받던 일본을 단번에 서구 열강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다. 쓰시마 해전은 이 같은 두 남자의 전 생애가 맞부딪쳐 승부가 결판난 현장이라 할 수 있다. 돈스코이의 영웅적인 저항 지금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는 발틱 함대의 순양함 돈스코이는 개전 이튿날인 5월 28일 오후 일본 군함의 추격을 받으며 북으로 도주하고 있었다. 돈스코이 함장 레베데프 대령은 적의 끈질긴 항복 권유를 뿌리치고 혼자서 11척의 일본 순양함, 어뢰정들과 맞서 영웅적으로 항전했으나 역부족이었고, 결국 함장 자신도 큰 부상을 입고 패주하는 신세가 되었다. 마지막에는 울릉도 저동 앞바다에 도착, 한밤중에 승조원들을 하선시킨 돈스코이는 5월 29일 이른 아침 저동 앞바다에서 자침하게 되고 승조원들은 보트로 탈출했다. 돈스코이의 영웅적인 항전은 오늘까지도 러시아 해군의 귀감이 되고 있다. 오늘날에도 쓰시마 해협, 곧 대한해협을 지나는 러시아 해군과 여객들은 113년 전, 쓰시마 해협에서 울릉도 해역에 이르는 바다 아래로 가라앉은 4,830명 승무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의식을 올리고 푸른 파도 위로 꽃다발을 던진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구국의 영웅이 된 도고가 쓰시마 해전이 끝난 후 세계 각국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세계 해전사상에서 누가 가장 위대한 제독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한 영국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물론 ‘넬슨 제독’이라는 답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도고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영국의 넬슨 제독은 내가 감히 견줄 수 있겠지만, 조선의 이순신 장군은 내가 그 신들메를 맬 자격도 없소이다.” 넬슨은 스페인의 무적함대와 25대 30의 열세에서 싸워 이겼고, 도고는 3 대 1의 열세에서 승리했으나, 이순신은 10대 1, 20대 1 열세의 전투에서도 23전 23승 전승을 거두었던 것이다. 도고 함대가 출전을 앞두고 함상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승리를 기원하는 의식을 가졌다는 사실에서도 이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도고는 또 “충무공이야말로 군신이다. 나를 충무공에 비교하지 말라. 군신에 대한 모독이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메이지 때부터 일본 해군은 이순신학을 배워 전통으로 삼았으며, 그후 정기적으로 통영 충렬사를 방문해 이순신 장군 진혼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본의 한 군사학자는 이순신을 두고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했다. “세계의 전사에서 그 존재 자체가 불가사의한 분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마린온’ 추락사고, 민간전문가들도 조사 참여

    ‘마린온’ 추락사고, 민간전문가들도 조사 참여

    해병대 장병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참사 원인을 규명하는 조사위원회에 민간 전문가도 참여해 사고 규명에 나선다. 해병대 관계자는 20일 “마린온 추락사고로 숨진 장병의 유족들이 국회와 유족 측이 추천하는 민간 전문가도 사고 조사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며 “유족들의 요구를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전날 ‘해병대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 가족께 드리는 국방부 장관의 글’을 통해 “국방부는 해병대사령부가 유가족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겠으며, 사고의 원인이 한 점 의혹도 없이 명명백백히 밝혀질 수 있도록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마린온 추락사고 조사위원회에는 해병대, 해군, 육군, 공군의 현역 군인과 군무원 23명이 참여하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민간 전문가의 조사위원회 참여 규모에 대해서는 “오늘(20일) 유족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사위원회는 사고 헬기가 이륙 4~5초 만에 메인로터(주회전날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추락했다는 점에서 조종사 과실보다는 기체결함이나 부품 불량, 정비 불량 등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고 전날 진동 문제 때문에 주회전날개와 구동축 사이에 끼는 부품인 댐퍼를 교체했고, 사고 당일에도 진동 문제로 정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주목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진동 문제로 인한 부품 교체와 사고의 연관성에 대해서 “지금은 예단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부품 교체와 사고의 연관 여부는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광장] 군 선택복무제 도입하면 어떤가/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군 선택복무제 도입하면 어떤가/임창용 논설위원

    30여년 전 카투사로 미군 부대에 복무 중이던 대학 친구를 면회 갔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미군과 마찬가지로 카투사들은 침대가 놓인 널찍한 공간에 거주하고 있었고, 책과 잡지, 연예인 사진 등 갖가지 사물이 개인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주말을 맞아 많은 병사가 외출·외박을 나간 탓에 부대는 한산했다. 친구는 면회온 날 부대 내 식당에 데려가 난생 처음 보는 스파게티를 사 줬다. “여기 군대 맞아?” 부러움 가득한 내 물음에 친구가 말했다. “그러게 줄을 잘 서야지.”육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한 지 얼마 안 됐던 터라 충격이 더 컸던 것 같다. 40여명의 소대원이 한 막사에서 바글거리며 거주하고, 개인생활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꿨던 내무생활,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졌던 구타와 얼차려…. 친구와 똑같이 30개월 동안 의무 복무를 했지만, 복무 강도는 참 달랐다. 대한민국에서 병역 문제만큼 민감한 이슈는 드물다. 건강한 남성이면 예외 없이 군대에 가야 한다는 원칙은 여전히 공고하고, 헌법과 법률이 이를 강제하고 있다. 그래서 그 어떤 분야보다 공정성이 강조되고, 병역 기피자에 대해선 거센 비난과 중한 처벌이 따른다. 가수 유승준은 국적을 포기하고 병역 면제를 받았다가 16년째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가수 싸이는 산업기능요원 부실 근무가 탄로 나 결국 현역으로 다시 복무했다. 병역 의무는 그만큼 엄정하다. 우리 병역제도는 이미 단단한 틀로 굳어져 많은 사람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군이나 부대마다 보직에 따라 복무 강도가 천차만별인데 왜 복무 기간은 별 차이가 없는 걸까. 차이가 없는게 외려 불공정한 것은 아닐까. 똑같이 의무 복무를 하는데 왜 장교는 공무원 월급을 받고 병사는 용돈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아야 하나. 현역 자원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치면서 공익 판정자들은 왜 여전히 많은 걸까. 급식이나 운전, 의료지원 등 훈련이나 전투와 관계없는 업무는 공익요원들에게 맡기면 안 될까 등등. 우리 군도 많이 개선돼 30여년 전의 야만적인 군생활은 사라졌다. 그렇다 해도 부대나 보직에 따라 복무 여건에 큰 차이가 나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이를 단순히 줄서기나 추첨에서의 ‘운발’ 탓으로 돌리고 감수해야 할까. 똑같이 하룻밤을 보내더라도 여관보다 호텔비가 훨씬 비싸듯 군 복무 기간도 복무 강도에 따라 차이를 두는 게 합리적이지는 않을까. 지금까지 병역 공정성은 싸이나 유승준의 예에서 보듯 병역 기피나 면제, 특례 문제에 초점을 맞춰 왔다. 반면 복무 공정성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수석의 의경 아들 ‘꽃보직’ 논란 같은 보직 특혜 문제가 간혹 불거졌지만, 단순 개인 문제로 치부됐을 뿐이다. 만일 경찰청장 운전병은 안전하고 편하니 시위 동원 의경보다 3개월 더 근무하게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꽃보직 논란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난 5월 육군은 전방과 전투부대는 18개월, 후방 근무는 현행대로 21개월을 유지하는 차등 선택 복무제를 제안한 적이 있다. 단순히 전·후방이란 잣대로만 판단하면 안 되겠지만, 근무 강도나 여건에 따라 복무 기간에 차등을 두겠다는 것은 진일보한 아이디어다. 이미 우리 군은 육군 21개월, 해군 23개월, 공군 24개월, 공익요원 24개월로 부분적이나마 복무 기간에 차이를 두고 있다. 부대 특성이나 보직에 따른 복무 강도, 부대 위치와 편의시설 등 근무환경 등을 세밀하게 조사해 복무 기간에 차등을 둔다면 군 복무의 공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육군은 한국국방연구원에 선택복무를 위한 실행 방안 연구를 맡겼다. 국방부 일각에선 특정 보직이나 부대로의 자원 쏠림 등을 우려한다. 하지만 시스템을 세밀하게 설계하면 쏠림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육군뿐만 아니라 해·공군, 나아가 사회복무요원 등 현역과 대체복무를 포괄한 연구가 이뤄졌으면 한다. 만약 현역에도 집총이나 훈련을 배제한 보직이 생긴다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핵소고지’에서 집총 거부 병사가 목숨을 걸고 수많은 동료들을 구해 내던 감동적인 장면을 잊지 못한다. 병역 시스템은 공정하면서도 병사가 제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복무 기간도 그에 맞춰 정해지는 게 순리다. 합리적이면서도 파격적인 군복무 개선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sdragon@seoul.co.kr
  • [서울포토] 문재인 대통령,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가족들과 기념사진

    [서울포토] 문재인 대통령,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가족들과 기념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의 대장 진급 및 보직 신고를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심 총장의 아들 심인재씨, 부인 이경숙씨, 문 대통령, 심 총장, 딸 심수연씨.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서울포토] 거수경례하는 문재인 대통령

    [서울포토] 거수경례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심승섭 신임 해군참모총장의 진급 및 보직 신고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18. 7. 19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수면 위로 안뜬다?…스페인 해군, 신형 잠수함 제작 망신살

    수면 위로 안뜬다?…스페인 해군, 신형 잠수함 제작 망신살

    잠수는 잘하지만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하는 잠수함이 있다면 어디에 쓸 수 있을까? 스페인 해군이 이런 잠수함을 만들려다(?)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다. 스페인 해군이 신형 잠수함의 길이에 맞춰 무르시아 해군기지의 정박시설을 확장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잠수함 정박시설을 확장하는 데는 최소한 1600만 유로(약 203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잠수함을 만들었다면 아낄 수 있었던 돈이라 스페인 해군으론 가슴이 쓰리다. 스페인 해군이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기로 하고 프로젝트에 시동을 건 건 13년 전인 지난 2005년이다. 해군은 자국 기업 나반티아에 잠수함 설계를 의뢰했다. 회사가 설계한 잠수함은 2200톤급으로 길이는 71m였다. 스페인 해군은 잠수함의 이름을 S-80으로 명명하고 설계를 낙점했다. 그러나 건조 과정에서 잠수함은 암초를 만나게 된다. 2013년 나비티아는 설계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고 알려왔다. 잠수함이 너무 무겁게 설계돼 원안대로 건조하면 잠수만 가능한 잠수함이 된다는 것, 즉 물에 뜰 수 없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회사는 잠수함의 길이를 늘리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뒤늦게 사업을 접을 수도 없게 된 스페인 해군은 울며 겨자 먹는 식으로 설계변경에 동의했다. 길이가 길어지게 된 만큼 잠수함의 이름 뒤에도 '플러스'라는 표현을 덧붙이기로 했다. 설계변경으로 잠수함의 길이 80.81m로 10m 가까이 길어지게 됐다. 하지만 이렇게 잠수함의 길이를 늘리다 보니 이젠 기지 시설이 문제가 됐다. 잠수함 S-80 플러스는 무르시아의 해군기지에 정박할 예정인데 이 기지에 정박할 수 있는 잠수함의 길이는 최대 78m다. 잠수함의 길이를 다시 줄이거나 정박시설을 늘리지 않으면 잠수함을 만들어도 잠재울 곳이 없어진 셈이다. 대형차를 계약했는데 차고가 작아 보관할 곳이 없는 격이다. 고민 끝에 해군은 후자를 선택했다. 시행착오가 반복되면서 신형 잠수함의 인도도 2022년으로 늦어지게 됐다. 현지 언론은 "과거 무적함대로 세계에 이름을 떨친 스페인의 해군이 어이없는 실수만 반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진=나반티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씨줄날줄] 보물선/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보물선/김성곤 논설위원

    한반도를 둘러싼 러일전쟁은 일본 해군의 기습으로 시작된다. 흔히 1905년 2월 8일 일본 해군이 중국의 뤼순항에 주둔하던 러시아 전함을 기습 공격한 것이 시발점으로 알려졌지만, 인천 제물포 앞바다 월미도와 팔미도 사이에 정박 중이던 러시아 코레이츠함을 일본군이 수뢰로 공격한 것이 몇 시간 앞선다. 이렇게 시작된 러일전쟁은 아이러니하게도 동해에서 끝을 맺는다. 기선을 제압당한 러시아는 함대를 동해로 보낸다. 그러나 대한해협에서 매복 중이던 도고제독이 이끄는 일본 해군에 괴멸당한다. 러시아 함대는 38척 가운데 18척이 침몰하고, 16척은 파손되거나 일본군에 포획되었다. 그중 하나가 최근 보물선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드미트리 돈스코이호’다. 드미트리 대공의 이름을 딴 이 장갑순양함은 길이 93m, 배수량이 5882t으로 1885년 취역했다. 1905년 5월 14일 러·일 해군의 결전에서 러시아가 패퇴했지만, 돈스코이호는 살아남아 북동쪽으로 도망쳐 울릉도 앞바다에서 버티다가 더는 항전이 불가능해지자 5월 29일 승조원들을 울릉도에 내리게 한 뒤 자침(自沈)한다. 그런데 신일그룹이라는 국내 한 기업이 지난 17일 “돈스코이호는 울릉도 저동 해상 1.3㎞, 수심 434m 지점에서 선미에 ‘DONSKOII’라는 함미를 드러내며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 배에 200t가량의 금화(150조원 상당)가 실려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부터 신일그룹 자회사인 제일제강 주가가 상한가를 치다가 어제는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신일그룹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자사의 암호화폐인 신일골드코인(SGC)을 판매하고 있다. 벌써 세 번째 발매란다. 그림상으로는 뭔가 있을 법하다. 보물선과 요즘 뜬다는 암호화폐의 매치다. 그러나 너무 그럴듯해서 누군가가 잘 짜맞춘 것 같다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다. 증권가에서는 ‘보물선 투자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돈스코이호 관련 코인의 정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라는 청원도 올라왔다. 2003년 5월에도 동아건설이 비슷한 지점에서 돈스코이호로 여겨지는 배를 발견, 인양한다고 해 주가가 17일간 상한가를 치기도 했다. 이것이 15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150조원의 금화를 인양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러시아와의 소유권 분쟁을 겪더라도, 그중 3분의1만 가져와도 국부의 증가다. 그러나 금화의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함에 운용 비용은 필요했겠지만, 그 많은 금화를 실을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합리적이다. 보물선도 좋지만,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성곤 논설위원 sunggone@seoul.co.kr
  • [손성진 칼럼] 유연성에 인색할 필요 없다

    [손성진 칼럼] 유연성에 인색할 필요 없다

    정책이란 밀어붙이기만 하다 보면 탈이 나게 돼 있다. 유연하지 못하면 부러진다. 100% 좋은 정책도 없다. 열에 한둘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고 좋아 보이는 정책도 이해관계자 사이에 이익의 충돌이 따른다. 그런 점에서 대선에서 약속한 정책도 지키는 게 원칙이겠지만, 시행하다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는 게 맞다. 그런 점을 간과하고 밀어붙이다 돌이킬 수도 없게 된 사례가 4대강 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정책에서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매출 규모가 크고 영업이 잘되는 대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덜 받는다. 문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다. 임금이 우리나라 최저임금의 5분의1도 안 되는 동남아로 떠나고 싶은 중소기업인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매출 감소와 심한 경쟁으로 그러잖아도 위축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설상가상의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고용주 없는 근로자는 없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당장 근로자에게 이익이 되겠지만 기업의 경쟁력은 약해질 소지가 있다. 최저임금과 더불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이론적으로는 옳아도 결과가 달리 나온다면 이 이론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려 준 임금이 소비 진작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지고 생산이 늘어나 다시 소득이 증대된다는 게 이 이론인데, 통계는 반대로 나왔다. 고용은 최악의 상황이고 하위계층의 소득이 도리어 감소했다. 소득주도성장론의 역설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와 그에 따른 소득 하위계층의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물론 조급한 평가는 금물이다. 좀더 시간을 두고 정책을 보완하면서 경제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궤도 수정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전남·광주 출신 경찰총수가 20년 만에 탄생한다. 역대 경찰청장 중 전남·광주 출신은 1998년 재임한 김세옥(전남 장흥) 전 청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역대 경찰청장 20명 가운데 12명을 영남 출신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문 대통령이 이런 기울어진 인사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탕평 인사를 약속했지만, 결과물은 정반대로 ‘고소영’이었다. 문 대통령의 탕평 인사 약속은 지역적 안배, 특히 호남 출신 등용을 뜻했다. 요직에 호남 출신이 다수 진출해 균형이 잡혔다. 검찰과 경찰의 수장에 동시에 호남 출신이 오르게 된 것도 20년 만이다. 육군참모총장에 이어 해군참모총장도 호남 출신이 내정됐다. 다만, 잇단 호남 출신 중용이 역으로 지역 안배를 해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물론 이를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성공적 지역 탕평 인사로 보는 평도 있다. 영남, 특히 대구·경북(TK) 출신에 편중됐던 인사가 바로잡혔다는 말이다. 그러나 26개 정부 부처 1급 공무원 127명 중에 TK가 19명밖에 안 된다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호남 홀대론과 유사한 불만이 있음도 알아야 한다. 지역에 지나치게 치중하다 능력 있는 인물을 놓칠 수 있다. 국민 공론화로 탈원전을 선택했지만 원전산업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 한국의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러 사장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해외 수출에라도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태양열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가속하고 있지만 부작용을 살펴보는 중간점검이 요구된다. 우리와 같은 길을 걸었던 대만이 왜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는지, 원전을 완전히 포기했던 일본이 다시 원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애써 외면할 이유는 없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과 발언을 참고할 만하다. 지지층의 반발을 무릅쓴 이라크 파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업적으로 남았다. 우리의 원전 기술을 목청을 높이며 자랑했고 주요 산업으로 키우려 했다. 노 전 대통령 재임기의 경찰청장 3명 가운데 2명이 TK 출신이다. 미래를 위한 정의로운 선택이라면 때로는 지지층과 다른 길을 걷는 용기와 결단도 필요하다. 또한 유연성 발휘와 궤도 수정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소신도 중요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는 이미 늦는다. 보완한다고 해서 실패가 아니다. 도리어 박수를 보낼 준비가 국민은 돼 있다. sonsj@seoul.co.kr
  • 靑, 제주 국제관함식 강행 방침…의회·주민 반발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제주도의회의 반대에도 청와대가 2018년 대한민국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를 공식화했다.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18일 제주를 찾아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을 잇따라 만났다. 이 수석은 김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 의사를 피력했다. 김 의장은 “해군이 그동안 제주에서 안 한다고 했다가 말을 바꿔 왔다. 국제관함식을 추진하면서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 등이 상실됐기 때문에 강정마을 주민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의회에서도 43명 의원이 (제주개최 반대) 촉구 결의안에 동의 서명을 했다. 원인 제공을 해군이 했다”고 답변을 요구했다. 이 수석은 이에 대해 “과정상 관리가 적절하지 못했다”며 “국제관함식이 국제 행사이고 최종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와 함께 “뜻하지 않게, 의도하지 않게 다시금 갈등이 확산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도 원하지 않는다”며 “10년마다 벌어지는 행사고 기왕이면 이를 계기로 해서 강정마을 치유 과정에 도움이 되는 계획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데 충분히 공유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오는 10월 10~14일 제주 민군복합형관광미항(해군기지)에서 국제관함식 개최를 추진 중이다. 국제관함식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과 초청인사가 해상에서 전투태세를 검열하는 해상 사열 의식이다. 우리 해군 군사력을 대외에 알리고 우방국과의 해양 안보협력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강정마을회는 지난 3월 임시총회를 열어 국제관함식 개최 반대를 공식 결정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포토] ‘수통 물 샤워가 끝내줍니다!’

    [포토] ‘수통 물 샤워가 끝내줍니다!’

    폭염 경보가 발효된 1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교육사령부 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친 부사관 후보생이 수통으로 물을 부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 해병대 ‘마린온’ 헬기 시험비행 중 10m 상공서 곤두박질 참사

    해병대 ‘마린온’ 헬기 시험비행 중 10m 상공서 곤두박질 참사

    한국형 ‘수리온’ 개조 첫 상륙기동헬기 올 1월 인수식… 6개월 만에 추락 사고 15분간 진화 작업 중 소방대원 1명 부상 기체 결함 배제 못해… 軍 “사고위 구성”해병대 상륙기동헬기(마린온)가 추락해 승무원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17일 해병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5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서 시험비행 중이던 상륙기동헬기(MUH1) 1대가 지상 약 10m 상공에서 추락해 승무원 6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망자는 정조종사 김모(45) 중령, 부조종사 노모(36) 소령, 정비사 김모(26) 중사, 승무원 김모(21) 하사, 승무원 박모(20) 상병 등 5명이다. 정비사 김모(42) 상사는 부상을 입고 인근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외상이 심하지만 의식은 잃지 않은 상태다. 활주로에 추락한 사고 헬기는 전소했으며 군은 오후 5시쯤 자체적으로 진화를 완료했다. 진화 과정에서 소방대원 1명도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헬기는 해병대가 지난 1월 인수한 마린온 2호기로 인수식 6개월 만에 참사가 났다. 따라서 사고 원인이 기체 결함이었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군 관계자는 “정비 뒤 시험 비행을 하던 중 10m 상공에서 지상으로 추락했다”고 사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륙에서 추락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현장에는 해병대 1사단장과 해군 6항공전단장, 헌병대 등 관계자가 나와 상황을 수습했다. 해병대사령부 측은 “사고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사고가 난 군부대 헬기장은 민간 항공기와 같이 사용하는 포항공항 안에 있고 부대 측은 외부인 접근을 철저히 막고 있다. 사고 지점은 포항공항 청사에서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야 해 바로 보이지도 않는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청사 2층에서도 사고가 난 지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우리도 연기가 난 것만 봤을 뿐”이라고 전했다. 마린온은 해병대가 도입한 첫 상륙기동헬기의 명칭으로 해병대를 뜻하는 ‘마린’(MARINE)과 ‘수리온’(SURION)을 합성한 이름이다. 수리온은 한국형 기동헬기를 지칭하며 마린온은 수리온를 개조해 만든 헬기다.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13년 상륙기동헬기 개발에 착수해 2015년 1월 처음 비행했다. 이후 함정·해상 환경의 비행 성능 검증을 거쳐 2016년 1월 개발을 완료했다. 마린온은 수리온과 달리 함상 운용을 위해 헬기의 회전익 부분에 접이 장치가 추가됐다. 최대 순항속도는 시속 265㎞로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최대 탑승 인원은 9명이다. 마린온 1, 2호기는 훈련 비행과 최종 임무 수행능력 평가 등을 거쳐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었다. 해병대는 마린온 헬기 2대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모두 28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간 한·미 연합작전을 통해 미군 상륙기동헬기에 의존했던 해병대는 마린온 인수로 45년 만에 항공전력을 보유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었지만 이번 사고로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포항 해병대 헬기 ‘마린온’ 추락…5명 사망·1명 중태

    포항 해병대 헬기 ‘마린온’ 추락…5명 사망·1명 중태

    경북 포항에서 군 헬기 1대가 추락해 승무원 6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45분쯤 경북 포항 남구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상륙기동헬기(MUH-1) 1대가 추락했다. 사고 헬기는 해병대가 지난 1월 인수한 ‘마린온(MARINEON)’ 2호기로 파악됐다. 사고 헬기는 정비 후 시험비행을 하던 중 약 10m 상공에서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친 1명은 울산대학교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현재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병원에 따르면 부상자는 김모(43) 상사로 이날 오후 5시 57분 헬기로 이송돼왔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도착 당시 김 상사는 안면부와 양쪽 무릎 등에 찰과상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김 상사에게 산소호흡기를 부착하고 엑스레이를 찍는 등 진료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향후 경과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활주로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진 사고 헬기는 전소됐다. 군은 오후 5시쯤 자체적으로 진화를 완료했다. 하지만 진화 과정에서 소방대원 1명도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고현장에는 해병대 1사단장과 해군 6항공전단장, 헌병대 등 관계자가 나와 상황을 수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사령부 측은 “사고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린온은 해병대가 도입한 첫 상륙기동헬기의 명칭으로, 해병대를 뜻하는 ‘마린(MARINE)’과 ‘수리온(SURION)’을 합성한 이름이다. 수리온은 한국형 기동헬기를 지칭하며 마린온은 수리온를 개조해 만든 헬기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포항서 해병대 헬기 추락…5명 사망, 1명 부상

    해병대 상륙기동헬기(마린온)가 추락해 승무원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17일 해병대에 따르면 오후 4시 46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냉천로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서 정비 후 시험 비행 중이던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1대가 지상 약 10m 상공에서 추락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한 승무원 6명 중 5명은 목숨을 잃었고, 1명은 부상으로 인근 병원로 후송됐다. 군은 오후 5시쯤 자체적으로 진화를 완료했다. 하지만 진화 과정에서 소방대원 1명도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고 현장에는 해병대 1사단장과 해군 6항공전단장, 헌병대 등 관계자가 나와 상황을 수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 측은 “사고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 헬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수리온’을 상륙기동헬기로 개조한 ‘마린온’ 항공기다. 마린온은 올해 1월 2대가 해병대에 전력화 됐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창군 이래 최대 ‘기수 파괴’… 4기수 낮춘 해군총장

    창군 이래 최대 ‘기수 파괴’… 4기수 낮춘 해군총장

    해군 장성 10여명 물갈이될 듯 기무사 사태로 군개혁 여론 커져 육군·공군도 파격 인사 가능성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신임 해군참모총장으로 현 참모총장보다 무려 4기수나 낮은 기수를 파격 발탁했다. 육·해·공군을 망라해 역대 2~3기수 아래를 총장으로 발탁한 사례는 있었지만 4기수 아래는 창군 이래(6·25전쟁 시 제외) 처음이다. 국방부는 이날 신임 해군참모총장에 현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인 심승섭(55·해사 39기) 해군 중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7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심 중장을 해군총장(대장)으로 진급 및 보직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전했다. 해사 35기인 현 해군참모총장보다 무려 4기수나 낮은 파격 발탁 인사다. 이에 따라 10여 명의 해군 고위 장성이 대거 물갈이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현재 국군기무사령부 사태 등 군 개혁 이슈가 불거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육군, 공군 등 다른 군 인사에서도 파격인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 해군총장의 임기 만료는 9월이지만, 새로운 총장에 의한 후반기 중요업무 추진과 인사권 보장 등을 위해 스스로 퇴진을 희망해 이를 수용해 교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권 시절인 2016년 9월 임명된 엄현성 현 해군총장은 지난해 8월 임명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육사 39기)과 이왕근 공군참모총장(공사 31기)보다 두 기수 높다. 따라서 심 내정자가 임명되면 전진구 해병대사령관(해사 39기)과 함께 육군총장과 공군총장이 역으로 두 기수 높아지는 상황이 된다. 해군 내부적으로도 총장의 기수가 낮아지면서 해사 35기, 36기, 37기, 38기, 39기 해군 고위 장성 10여 명에 대한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월 중장급 후속 인사가 이뤄진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해군총장보다 높은 기수인 해군 장성이 자진 사퇴 의사를 보이면 인사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 내정자는 1함대 사령관과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등을 역임한 해상작전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국방부는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히 하기 위한 군사 전문성과 해상작전 지휘능력을 갖췄으며 미래 안보환경에 대비한 전략적 식견과 군심을 결집할 역량을 겸비하고 있어 국방개혁을 선도할 해군참모총장 적임자로 선발했다”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부인 이경숙 씨와 1남 1녀가 있다. ▲전북 군산 ▲군산고 ▲해사 39기 ▲합참 작전2처장 ▲합참 전력2처장 ▲제1함대사령관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정양 보트 사건 “레저 보트 타다 북한까지...해군 구조+과태료”

    정양 보트 사건 “레저 보트 타다 북한까지...해군 구조+과태료”

    배우 정양 셋째 임신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과거 화제가 된 ‘보트 표류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16일 배우 정양(38)이 셋째 임신 소식을 직접 알렸다. 정양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임신 5개월째”라며 현재 모습을 공개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는 ‘정양’이 오르내리며 많은 네티즌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과거 정양 보트 표류 사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에 있었던 일로, 정양이 타고 있던 레저 보트가 표류하면서 북한 땅까지 갔다 온 사건이다. 정양 일행은 보트를 타다 북방한계선(NLL)을 넘었고, 낯선 선박 한 척을 만났던 것. 당시 해군은 “9월 9일 오후 4시 40분쯤 서해상 옹진국 연평도 부근 북방한계선(NLL) 근처에 기상악화로 조난당한 레저 보트(3톤급)에 탄 정양 외 3인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해군에 따르면 정양 일행은 2시간 가까이 서해상을 표류하다 122에 사고 신고를 했다. 이에 출동한 해군 함정에 구조됐다. 경찰은 이들의 월북 시도 등을 조사했지만, 특별한 용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귀가 조처를 내렸다. 다만 출항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출발지에서 5마일 이상 해역 밖으로 나가 과태료를 부과했다. 사진=정양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여주시, 박동완 정책특보 위촉

    여주시, 박동완 정책특보 위촉

    경기 여주시는 전문적인 시정 운영을 위해 전 행정자치부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박동완 글로벌앤로컬브레인파크 대표이사를 시 정책특별보좌관으로 위촉했다고 15일 밝혔다. 정책특별보좌관은 앞으로 시정 전반에 걸친 자문은 물론 대외 활동을 맡게 된다. 박동완 정책특별보좌관은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정책보좌관과 남해군청 비서실장, 한국산업기술재단 등에서 근무하며 정무분야와 민간 분야에서 폭넓은 식견과 전문성을 키웠다. 정책특별보좌관은 여주 시정에 관한 정책을 자문하는 것은 물론 시정의 주요 현안과제를 풀어나가는 역할을 하며 시의 대외적인 활동에도 적극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책특별보좌관 임기는 2년이고 연임이 가능하며 예산 범위 내에서 수당과 여비가 지급된다. 이항진 시장은 “사람중심 행복여주 구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앞으로 시정현안에 대한 정책제안과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 한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어이없는’ 軍… 공군 장교 “남자 친구하고 해봤냐”

    ‘어이없는’ 軍… 공군 장교 “남자 친구하고 해봤냐”

    해군과 육군 장성의 부하 여군 성폭력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공군과 해군의 영관급 장교가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사건이 불거졌다. 공군 관계자는 13일 “경남지역의 한 부대에서 근무하는 A 중령을 부하 여군 성추행 혐의로 11일 보직 해임하고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지휘관인 A 중령은 지난 2월 같은 부대의 B 여군을 포함한 부대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부대로 복귀하던 중 B 여군의 가슴 위 명찰 부위를 툭툭 치며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해봤냐”고 물었다. 이 관계자는 “피해자가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보고해야 할지 계속 고민해왔다”며 “최근 드러난 육군과 해군 장성의 성추행 사건을 지켜보며 부대에 보고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공군은 사건을 접수한 즉시 A 중령과 B 여군을 격리한 뒤 11일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경남의 한 해군 부대의 C 중령이 같은 부대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사건도 드러났다. 해군 관계자는 “C 중령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차례 걸쳐 자신의 차 안에서 부하 여군의 손과 다리, 볼을 만졌다”며 “피해 여군의 신고로 C 중령은 지난 2월 직무 정지됐으며 현재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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