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해고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고추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사단장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빅3 이후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민간인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171
  • 사학법인 부패 신고자도 법적보호 받는다

    공직에 적용하던 보호제 확대 전국 7663개 기관 새로 적용 # 2012년 A씨는 교사로 재직 중이던 고등학교의 회계 비리를 시교육청에 신고해 17건의 비리를 밝혀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비리 관련자 대신 A씨만 두 차례 파면했다. A씨는 현재 가까스로 복직했으나 수업을 배정받지 못하고 시설·환경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 B씨는 2008년 시교육청에 자신이 근무하던 고등학교의 재단이사장이 기간제교사를 허위로 등록하는 등의 수법으로 학교 경비 수십억원을 횡령한 사실을 신고했다가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파면됐다. B씨는 이후 교원소청을 통해 복직됐지만 5일 만에 다시 파면을 당했다. 앞으로는 이들처럼 사립학교·법인 관련 부패행위를 신고한 교직원 또는 임직원도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사립학교·법인은 공공기관과 공직자에게 적용되는 부패신고 및 보호·보상제도에서 제외돼 부패행위를 신고했다가 불이익을 받아도 법상 보호를 받을 수 없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사립학교·법인을 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으로 개정된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이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고 18일 밝혔다. 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앞으로 누구든지 사립학교·법인과 관련해 횡령·계약부정·직권남용 등의 부패행위를 신고했다가 해고·징계 등 불이익을 받는 경우 신분보장 또는 신변보호 등의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신고를 통해 공공기관의 수입이 늘어나면 최고 30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다만 소급금지원칙에 따라 18일 이전에 사립학교·법인 관련 부패행위 신고로 불이익을 당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번에 새롭게 법 적용을 받는 기관은 올 1월 기준 7663곳이다. 6454곳의 사립학교와 1209곳의 학교법인이다. 지난해 교육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사립학교·법인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재정지원 규모는 2015년 결산기준 약 10조 4185억원이다. 한편 권익위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립학교·법인 관련 부패신고로 접수된 사건은 보조금 부정 수급 등 모두 133건이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혼술남녀’ 피디 故이한빛씨 동생 “CJ가 사원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

    ‘혼술남녀’ 피디 故이한빛씨 동생 “CJ가 사원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

    지난해 10월 과도한 노동과 모욕, 인사 불이익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CJ E&M tvN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 이한빛씨의 가족이 글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솔씨는 지난해 1월 CJ E&M PD로 입사, 4월에는 CJ E&M 방송부문 tvN 제작본부 기획제작 2CP ‘혼술남녀’ 팀에 배치됐다. 그러나 ‘혼술남녀’ 마지막 촬영날인 지난해 10월 21일 실종됐고, 나흘 뒤인 25일 ‘무단결근’으로 사측 담당 국장에게 보고됐다. 그가 갖고 있던 법인카드 회수를 위해 고인의 집에 연락이 되면서 가족들이 실종 사실을 알았고, 26일 ‘혼술남녀’ 종영 이튿날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자살로 추정된다.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빛씨가 드라마 촬영 내내 과도한 업무와 언어폭력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혼술남녀 제작팀이 첫 방송 전 계약직 다수를 정리해고 했는데 이 업무를 한빛씨에게 일임해 그가 괴로워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날 “그러나 회사는 ‘개인이 나약해서 죽은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CJ E&M 측에 이한빛 PD의 죽음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기자회견에 하루 앞서 이한빛씨 동생 이한솔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즐거움의 ‘끝’이 없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대기업 CJ. 그들이 사원의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 관하여”라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서 한솔씨는 “(형은) 사람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며 PD가 됐지만 손수 계약직 직원들의 ‘정리’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면서 “저항, 아니 작은 몸부림의 결과 때문이었을까. 그는 현장에서 모욕과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한솔씨는 “형의 생사가 확인되기 직전, 회사 선임은 부모님을 찾아와서 이한빛 PD의 근무가 얼마나 불성실했는지를 무려 한 시간에 걸쳐 주장했다”며 “생사가 불투명한 그 순간, 사원을 같이 살리려는 의지 하나 보이지 않고, 오직 책임 회피에 대한 목적으로 극도의 불안감에 놓인 부모님께 비난으로만 일관하는 것이 이 사회의 상식인가. 결국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회사직원에게 사과를 했고, 몇 시간 뒤 자식의 싸늘한 주검을 마주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고 적었다. 한솔씨는 “형이 남긴 녹음파일, 카톡 대화 내용에는 수시로 가해지는 욕과 비난이 가득했다. 사람을 벼랑 끝까지 몰았고, 형이 사라진 순간에도 ‘X새끼’ 등 비아냥의 대화만 남아 있었다”면서 “알고 보니 그들이 부모님께 처음 연락을 취한 이유도 사라진 사람에 대한 걱정이라기보다는, 형이 챙겨두었던 법인카드 한 장을 회수하기 위함”이라고 비판했다. 두 달 뒤, CJ는 가족 측에 서면을 통한 ‘공식 답변’으로 “학대나 모욕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CJ는 가족이 요구했던 과도한 업무와 모욕 행위 여부에 대해 “고인과 함께한 연출부 구성원들에게는 명예훼손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우려가 있음을 말씀드린다. 아무쪼록 유가족분들이 협조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첨언했다. 한솔씨는 “회사와 협조를 통한 진상조사가 불가능해지자, 발품을 팔아 혼술남녀를 찍는데 참여했던 개개인을 찾아다녔다”면서 “천만 다행히도, 기업과는 다르게 몇몇 사람들은 죽음을 위로하고자 증언에 참여해줬다. 계약직의 손쉬운 해고와 드라마 현장 스텝들의 장시간 노동 등 구조적인 문제는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증언 따르면 한빛씨는 특정 시점 이후 과도한 업무는 물론 지각이라도 하게 되면 “이 바닥에 발 못붙이게 할 것”이라는 위협을 받았다. 특정 팀이 사라질 경우 그가 모든 업무를 떠안았고, 딜리버리·촬영준비·영수증·현장준비·자료정리 등의 업무도 홀로 맡았다는 설명이다. 한솔씨는 “2월 말 CJ 측과 대면했을 때도 그들의 목적은 정보출처였다”며 “죽음의 이유가 개인에게만 있지 않다는 유가족의 주장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가족의 자료와 주장을 “이쪽 사정을 모르면서, 그렇게 말하지 말라”는 식으로 무시하였기에, 대화는 진전될 수 없었다. ‘죽음’의 문제에서 그저 ‘사과’ 하나를 받고자 했기에, 작은 희망을 품었지만, 작은 시민에 불과한 우리 가족에게 CJ가 사원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은 딱 이 수준”이라고 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첫방 ‘언니는 살아있다’ 김다솜, 짠내 수난기 “너도 겪어봐” 악녀 본색

    첫방 ‘언니는 살아있다’ 김다솜, 짠내 수난기 “너도 겪어봐” 악녀 본색

    씨스타 김다솜이 ‘언니는 살아있다’ 첫방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안방극장 접수를 예고했다. 15일 첫 방송된 SBS 특별기획 ‘언니는 살아있다’(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에서 김다솜은 부잣집 막내딸처럼 보이지만 평생 가난과 함께한 인물 ‘양달희’로 분했다. 그는 극중 갖은 모욕 속에서 억울함과 분노를 오가는 감정연기를 안정적으로 소화, 악녀 캐릭터 변신에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날 양달희는 메이크업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의 고급 샵에서 근무를 하다 재벌 고객 세라박(송하윤 분)을 만나게 되었다. 양달희는 세라박의 고양이를 함부로 대했다는 이유로 세라박과 고양이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했다. 또한, 고양이 털 알레르기에도 불구하고 고양이 마사지를 해야했고, 바닥에 뿌려진 돈을 줍는 등 그의 짠내나는 수난기가 시작되어 시청자들의 연민을 자아냈다. 이어 양달희는 세라박의 모함에 빠져 목걸이 도둑으로 몰렸다. 결국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 그는 분노와 억울함에 가득 차 세라박의 집으로 찾아가 “오늘 그 같잖은 게 얼마나 무서운지 제대로 한번 겪어봐!”라고 소리치며 몸싸움을 시작했다. 이때 고양이가 떨어트린 도자기에 세라박은 머리를 다쳐 쓰러지게 되었고, 양달희는 누명을 쓰게 되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또한, 양달희는 누명을 벗기 위해 자신을 협박했던 메이드에게 줄 돈을 구하러 한국에 입국했다. 그는 남자친구인 설기찬(이지훈 분)의 농장에서 몰래 특허품 캐모마일 꽃을 훔치려다 발칵 되어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다솜은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펼치며 양달희 역에 완벽하게 분했다. 특히, 모욕과 시련 속에서 분노와 억울함을 오가는 감정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고, 극 말미에는 궁지에 몰려 악행을 저지르며 초조함과 긴장감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에 그가 앞으로 그려낼 본격 악녀 본색 연기에 많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한편, 김다솜을 비롯해 장서희, 오윤아, 김주현, 이지훈, 조윤우 등이 출연하는 SBS 특별기획 ‘언니는 살아있다’는 인생의 벼랑 끝에서 손을 맞잡은 세 언니들의 자립 갱생기이자 그녀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워맨스 드라마로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45분에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洪 “취약계층 통신비 지원… 취준생 인강 50% 할인”

    “文 기본료 폐지 공약은 포퓰리즘” 비판 공공부문 비정규직 4만명 정규직 전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는 14일 저소득층과 취업준비생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가계통신비 지원’ 공약을 발표했다. 홍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한 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선택적 복지를 추진해 연간 1조 6000억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취준생 인터넷강의 수강료 50% 할인 ▲소상공인·청년창업자 데이터 추가 제공 ▲청소년 요금제 출시 ▲저소득층 스마트폰 할인 바우처 제공 등이 포함됐다. 수혜 대상은 1790만여명으로 추산했다. 한국당은 이날 비정규직 차별 기업을 처벌하고, 부실 공기업 퇴출 규정을 마련한다는 내용의 ‘공정 사회’ 공약도 제시했다. 한국당 김종석 의원은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이 실현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빈번하게 비정규직을 사용·해고하는 기업에는 고용보험요율 할증 등 ‘페널티제도’를 신설하겠다”면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부실 공기업 퇴출 규정을 명문화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중 상시·지속 업무 종사자 4만명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공기업 인사 투명화를 위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공공기관혁신위원회’로 개편한 뒤 민간 위원을 전체 위원의 과반수가 되도록 할 방침이다. 김 의원은 “최저임금은 단계적으로 1만원까지 올릴 것”이라면서 “국민행복기금 중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또는 고령 등으로 상환능력이 없는 부실채권을 일괄 해소하고, 생계형 소액 장기연체 채무를 매입해 채무를 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독일보다 年742시간 더 일하는 한국 사람…‘주 4일제’는 꿈일까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독일보다 年742시간 더 일하는 한국 사람…‘주 4일제’는 꿈일까

    직장인 77% “근로시간 줄어야” 유럽 선진국 주 4일제 정착 단계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연적 변화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보장되는 삶을 꿈꾸지 않는 직장인이 있을까. 근로시간 단축은 모든 직장인들의 희망사항이다. 한국 직장인에게는 다소 요원한 얘기로 들리지만, 일본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이미 주 4일제를 도입했거나 도입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 1월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기업의 8%를 차지하게 됐다. 일본 KFC는 주당 근로시간을 주 20시간으로 줄이고 주 3일을 쉴 수 있는 시간한정사원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지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주 4일제가 정착됐다. 근로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한국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관련 기사가 쏟아질 때마다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주 4일은 꿈 같은 소리’, ‘오후 6시 정시 퇴근이라도 보장됐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쏟아진다. 주 4일제, 근로시간 단축은 정말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일까. ●독일, 근무시간 줄인 결과 실업률 낮아져 근로시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국가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1371시간(2015년 기준)으로, 한국 근로자의 2113시간보다 742시간이나 적다. 이는 연간 임금을 노동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평균임금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OECD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독일의 연간 평균임금은 4만 4925달러(약 5145만원), 시간당 임금은 32.77달러(약 3만 7520원)였지만, 한국의 연간 평균임금은 3만 3110달러(약 3791만원), 시간당 임금은 15.67달러(약 1만 8000원)였다. 독일 직장인은 한국 직장인보다 일은 덜하고 시간당 임금은 2배 이상 받은 것이다. 독일이 근로시간 단축 카드를 꺼낸 것은 1990년대 초반이었다. 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경기불황 등의 원인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던 1993~1995년, 근로시간을 주당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단축하고 임금을 10% 삭감하는 방식으로 대량 해고를 막는 한편 부족한 근로시간에 일할 새로운 노동자를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했다. 1997년에는 연장근로의 대가를 돈 대신 휴가로 적립해 사용할 수 있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해 기업의 경영부담을 줄이고 노동자에게 양질의 노동 환경을 보장했다. 근무시간 단축 및 유연한 근무형태를 꾸준히 시행한 결과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실업률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됐다. 독일연방통계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독일의 실업률은 4%로 체코에 이어 가장 낮다. 실업률은 높고 취업률은 낮은 한국이 무려 20여 년 전 독일 사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AI·로봇 보편화로 생산성 향상 전망 독일의 사례가 일자리를 나누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선택적인 근로시간 단축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비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시간 단축 요인이다.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언은 이미 익숙하다. AI와 로봇의 보편화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인지, 도리어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예컨대 과거에는 10명의 노동자가 10시간을 들여 제품 1개를 생산해 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한 로봇 한 대가 절반의 시간만 들여 같은 수량만큼 만들어낸다. 노동자가 장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순기능을 발휘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높아진 생산성이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노동자는 주당 40시간씩 일하지 않아도 기존의 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더 많이, 오래 일해야 높은 임금을 받는 시대가 가고 직장인의 한낱 꿈으로 치부되는 주 4일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4차 산업혁명이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시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필연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선택할 국가와 기업은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보유한 미국의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주당 30시간의 파트타임 근로자를 모집하면서 기존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혜택을 주는 노동제를 도입했고,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은 지난 1월부터 전 직원 5800여 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323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76.6%를 기록했다. 많은 직장인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저녁과 주말을 보장받으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부 노동자들은 임금 손실을, 고용자들은 추가 고용에 따른 임금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제조업과 같은 일부 업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추가고용으로 생산 단가는 상승하지만 납품 단가는 유지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주 4일제 및 근무시간 단축은 허황된 꿈이 아닌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변화일지 모른다.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탄탄한 보완책이 마련됐을 때 비로소 긍정적인 변화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개편되는 국가산단…수혜 누리는 ‘창원 가음정동 라포레’ 오피스텔 눈길

    개편되는 국가산단…수혜 누리는 ‘창원 가음정동 라포레’ 오피스텔 눈길

    준공 후 38년이 지난 창원국가산업단지가 노후산단 재생사업을 통해 새로운 첨단단지로 거듭나고 있다. 산업단지가 확 바뀐다는 소식에 주변 지역 부동산 시장이 인기다. 지난 3월 30일 경남도는 앞으로 10년간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재생사업에 총 9768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산업단지 주 진입도로인 봉암교 확장, 대형화물 운송을 위한 노후 교량과 도로 정비, 공영주차장과 공원·녹지 확장 등 기반시설도 개선될 예정이다. 복합용지와 첨단업종 특화단지가 새롭게 조성되고 기계문화창조융합 플랫폼과 미니복합타운 조성, 지역전략산업인 R&D기반 조성을 위한 공간구조가 재편된다. 중앙부처 협업사업으로 문화체험루트와 스토리라인을 구축하고 자전거도로·터미널 확대 등 근로자의 정주환경도 좋아질 예정이다. 사업 관계자는 “노후산단 재생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기반시설 확충과 공간구조 재편이 동시에 이뤄져 최첨단 산업단지가 될 것”이라며 “이 사업으로 예상되는 고용 유발인원은 6900명에 달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 강조했다. 창원시 주도 아래 이뤄지는 이번 개발소식에 주변지역 수익형부동산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상황이다. 풍부한 배후수요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수혜지역으로 손꼽히는 창원 가음정동에는 벌써부터 개발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동에 오피스텔 ‘창원 가음정동 라포레’가 들어선다. 시공은 청산종합건설㈜가 맡았다. 높이는 지하 3층에서 지상 9층, 총 398실 규모이며 오피스텔임에도 층별로 층고를 다르게 하며 차별화 시켰다. 2층과 3층 층고는 4.2m에 달하며 4층부터 9층까지는 3.6m이상으로 설계했다. ‘창원 가음정동 라포레’는 인근 창원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주거·교육·연구시설 및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입소문이 나는 배경에는 먼저 풍부한 배후수요를 이유로 들 수 있다. 오피스텔과 인접한 창원국가산업단지는 LG, 삼성, 두산, 볼보 등 대기업과 유망 중소기업 2,000여 개사 약 10만 여명의 근로자가 근무 중에 있다. 오피스텔 인근에는 생활편의 시설도 풍부하다. 단지는 창원시청 인근에 위치해 창원세무서, 창원지방검찰청 등 관공서와 이마트,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대형 쇼핑시설 그리고 경상대병원, 근로복지병원 등 병원시설까지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교통환경도 우수하다. 단지가 위치한 창원시는 남해고속도로와 구마고속도로를 통해 인근의 부산∙대구∙진주시 일대가 1-2시간권 안으로 들어온다. 또한 단지 바로 앞에 창원을 관통하는 창원대로(16km)가 있다. 여기에 동마산IC 혹은 장유IC를 통해 중앙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와 이어져 외부로의 접근성이 탁월하다. ‘창원 가음정동 라포레’의 샘플하우스는 현장 1층에 위치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전한 ‘공공기관 甲질’ 국민신문고 민원 최다

    지난해 국민신문고에 이른바 ‘갑질’(부당처우)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된 분야는 공공기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2일 공공기관과 각 분야 기업의 대국민 서비스와 관련, 지난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 6073건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업무처리 지연 및 불친절이 전체의 31.4%인 1904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아파트 무단 설계변경 및 하자 발생 등 건설 분야 983건(16.2%), 통신요금 및 구매물품 환불 등 방송통신 분야 457건(7.5%), 금융 446건(7.3%) 교육 418건 (6.9%) 등 순이었다. 민원의 유형을 살펴보면 업무처리 및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2714건으로 가장 많았다. 불친절이나 폭언·폭행·협박 등 부당한 대우가 1654건, 불공정계약·부당해고 등 부당한 행위가 1241건, 임금체불·보험금 등 미지급이 376건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공공 분야는 공무원의 불친절·폭언 등 부당한 대우나 업무처리 지연 등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지난해 3월 접수된 민원 사례를 보면 70대 노인이 행정기관의 민원업무 처리 담당자에게 말이 너무 빨라 알아듣지 못했다며 동일한 질문을 하자 해당 공무원으로부터 “같은 말 두 번 하게 하네. 짜증 나게”라는 신경질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또 다른 사례는 세금 관련 고지서를 받지 못해 행정기관에 전화를 걸었더니 안내문자를 보냈었다며, 연체료를 면제해 주겠다는 식의 성의 없는 답변 후 전화를 끊어버렸다는 민원이다. 다가구 주택 준공 과정에서 담당 부처가 신속하게 완성 필증을 지급하지 않아 공사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민원을 제기한 경우도 있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철도사업 관련 금품 수수 시공업체 직원 해고 조치

    서해선(홍성~송산) 철도건설 사업 과정에서 토지 소유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시공업체 직원이 해고됐다. 11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충청본부에 따르면 서해선 복선전철 제8공구 시공업체인 대림산업 직원이 2016년 2월쯤 사업부지 소유자로부터 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토지 보상비를 잘 받게 해 달라는 청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철도공단은 반환 조치와 함께 업체에 대해 관련 직원을 해고토록 하는 한편 금품을 주고받은 양 당사자에 대한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 내부 직원이 아닌 시공업체 비위 행위에 대해 강력한 처벌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각종 공사와 관련해 직원들의 비위가 잇따라 적발된 공단은 발주처와 시행사뿐 아니라 건설사업 전 분야 이해관계자로 청렴계약 적용을 확대해 금품수수 행위 등에 강력 대응하고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송파구 아파트 주민 호소에 경비원 283명 해고 백지화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송파구 아파트 주민 호소에 경비원 283명 해고 백지화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준 덕분에 해고 위기를 겨우 넘겼습니다. 오로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11일 서울 송파구 A아파트(122개 동 5539가구 거주)에서 만난 한 경비원은 주민들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2월 21일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무인경비 시스템을 도입하는 안건이 16(찬성) 대 7(반대)로 통과되면서 무려 283명의 경비원이 오는 6월 해고될 상황이었지만, 경비원들의 딱한 처지 등을 감안한 몇몇 주민의 간곡한 호소가 다수의 공감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48일 만에 이 안건은 백지화됐다. 아파트 관계자는 이날 “어제 열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무인경비 시스템 도입 안건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만난 경비원들은 ‘통합경비 시스템 철회, 경비원 생존권을 지켜 주세요’라고 적힌 어깨띠를 접어 경비실의 서랍장에 넣었다. 지난달부터 가슴에 단 ‘相生’(상생)이라고 적힌 검은 리본도 이날 오후 떼어 냈다. 한 경비원은 “이 글을 붙인 뒤부터 우리가 필요하다는 주민이 많아졌고, 그 덕분에 계속해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며 경비실 앞에 붙은 호소문을 뗐다. 그의 손에 들린 호소문에는 “청소, 택배관리, 쓰레기 분리수거 등 사람의 세세한 손길을 기계가 대신할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당초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무인경비 시스템을 도입하면 연 70억원에 이르는 경비원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비원들은 무인 시스템으로 출입 단속 업무는 대체할 수 있지만 아파트 부지의 청소, 나무 관리 등을 외주업체에 맡길 경우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경비원들이 자신의 처지를 알리는 호소문을 경비실 앞, 엘리베이터, 아파트 내부 게시판 등에 붙이자 주민들은 ‘비용보다 사람이 먼저’라며 호응했다. 한 주민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늦은 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환하게 웃고 계신 경비 아저씨를 만나면 반갑고 든든하다. 무인경비 대신 가로등이나 추가로 설치해 달라”는 내용의 글을 붙였다. 송파구청에도 ‘폐쇄회로(CC)TV는 기계에 불과해 범죄를 막을 수 없다’, ‘해고를 막을 수 방안을 검토해 달라’는 등의 민원이 접수됐다. 주민 이모(33·여)씨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상식적으로 결정해 다행”이라며 “비용 절감 효과도 확실하지 않은데, 사람부터 해고하는 방안이 추진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폐업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업체 근로자 2명 고공농성

    폐업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업체 근로자 2명 고공농성

    폐업한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2명이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경찰과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소속 간부 전모(42)씨와 이모(47)씨 등 2명은 11일 오전 울산 동구 염포산터널 연결 고가다리 아래 높이 20m가량의 철재 구조물에 올라가 농성 중이다.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따로 노조를 설립하지 않고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에 가입해 있다.이들은 ‘대량해고 구조조정 중단’이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은 조선산업 대량해고 구조조정 중단, 노조활동 보장, 블랙리스트 폐지, 하청조합원 고용승계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농성 돌입 직후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구조조정이 2년 넘게 진행되면서 2만여 명의 하청노동자가 쫓겨났고, 앞으로 1만여명이 더 해고될 위기”이라며 “정규직은 희망퇴직으로 위로금을 받지만, 하청노동자에게 위로나 는 주장했다. 또 “기본급과 수당이 삭감되고, 잔업과 특근이 사라져 월급이 반토막난 지 6개월이 넘었다”며 “업체가 폐업을 반복하는 사이 퇴직금을 못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덧붙였다. 농성자들은 지난 9일 폐업한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업체인 D산업개발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성하는 고가다리 아래에선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고, 경찰은 30명가량의 경력을 배치했다. 소방당국도 구급차를 대기시키고, 안전매트를 설치했다. 현대미포조선 측은 “농성자들이 일하던 업체가 폐업했을 때 직원 70여명 중 60여명이 다른 협력업체에 재취업했고, 일부만 원청에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며 “협력사의 피해를 최소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조선업황이 극도로 악화해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대한민국, ‘주 4일제’는 요원한 꿈?

    [송혜민의 월드why] 대한민국, ‘주 4일제’는 요원한 꿈?

    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보장되는 삶을 꿈꾸지 않는 직장인이 있을까. 근로시간 단축은 모든 직장인들의 희망사항이다. 한국 직장인에게는 다소 요원한 일로 보이지만, 일본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이미 주 4일제를 도입했거나 도입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 1월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기업의 8%를 차지하게 됐다. 일본 KFC는 주당 근로시간을 주 20시간으로 줄이고 주 3일을 쉴 수 있는 시간한정사원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지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주 4일제가 정착됐다. 근로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한국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관련 기사가 쏟아질 때마다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주 4일은 꿈같은 소리’, ‘오후 6시 정시 퇴근이라도 보장됐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쏟아진다. 주 4일제, 근로시간 단축은 정말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일까. ◆최저 근로시간에도 불구하고 시간당 임금 높은 독일 근로시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국가는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1371시간(2015년 기준)으로, 한국 근로자의 2113시간보다 742시간이나 적다. 이는 연간 임금을 노동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평균임금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OECD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독일의 연간 평균임금은 4만 4925달러(약 5145만원), 시간당 임금은 32.77달러(약 3만7520원)였지만, 한국의 연간 평균임금은 3만 3110달러(약 3791만원), 시간당 임금은 15.67달러(약 1만 8000원)였다. 독일 직장인은 한국 직장인보다 일은 덜 하고 시간당 임금은 2배 이상 받은 것이다. 독일이 근로시간 단축 카드를 꺼낸 것은 1990년대 초반이었다. 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경기불황 등의 원인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던 1993~1995년, 근로시간을 주당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단축하고 임금을 10% 삭감하는 방식으로 대량 해고를 막는 한편, 부족한 근로시간에 일할 새로운 노동자를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했다. 1997년에는 연장근로의 대가를 돈 대신 휴가로 적립해 사용할 수 있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해 기업의 경영부담을 줄이고 노동자의 양질의 노동 환경을 보장했다. 근무시간 단축 및 유연한 근무형태를 꾸준히 시행한 결과,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실업률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됐다. 독일연방통계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독일의 실업률은 4%로 체코에 이어 가장 낮다. 실업률은 높고 취업률은 낮은 한국이 무려 20여 년 전 독일 사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과 AI, 그리고 근무시간 독일의 사례가 일자리를 나누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선택적인 근로시간 단축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비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시간 단축 요인이다.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언은 이미 익숙하다. AI와 로봇의 보편화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인지, 도리어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예컨대 과거에는 10명의 노동자가 10시간을 들여 제품 1개를 생산해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한 로봇 한 대가 절반의 시간만 들여 같은 수량만큼 만들어낸다. 노동자가 장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순기능을 발휘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높아진 생산성이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노동자는 주당 40시간씩 일하지 않아도 기존의 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더 많이, 오래 일해야 높은 임금을 받는 시대가 가고 직장인의 한낱 꿈으로 치부되는 주 4일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4차 산업혁명이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시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필연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선택할 국가와 기업은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보유한 미국의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주당 30시간의 파트타임 근로자를 모집하면서 기존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혜택을 주는 노동제를 도입했고,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은 지난 1월부터 전 직원 5800여 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근로시간 단축의 빛과 그림자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323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로시간을 단축해야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76.6%를 기록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저녁과 주말을 보장받으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일부 노동자들은 임금 손실을, 고용자들은 추가 고용에 따른 임금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제조업과 같은 일부 업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추가고용으로 생산 단가는 상승하지만 납품 단가는 유지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주 4일제 및 근무시간 단축은 허황된 꿈이 아닌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변화일지 모른다.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탄탄한 보완책이 마련됐을 때, 비로소 긍적적인 변화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귓속말’ 이보영-이상윤, 간담 서늘한 첫 키스 “차원 다른 밀당드라마”

    ‘귓속말’ 이보영-이상윤, 간담 서늘한 첫 키스 “차원 다른 밀당드라마”

    간담이 서늘한데 설렘을 느끼는, 차원이 다른 밀당드라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5회에서는 적과 동지 사이를 오가는 신영주(이보영 분)과 이동준(이상윤 분)이 키스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심장이 철렁한 상황 속에서 펼쳐진 이들의 키스는 스릴러와 멜로를 오묘하게 조화시키며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했다. 이날 이동준은 강정일(권율 분)과 최수연(박세영 분)에게 반격을 당했다. 강정일과 최수연은 이동준과 원한 관계가 있는 장현국(전국환 분) 대법원장을 이용, 이동준을 궁지로 몰았다. 이에 대법원장은 이동준을 잡기 위해 전현직 판사들의 비리를 내사하기 시작했다. 이동준은 피고의 딸 신영주와 얽혀 있어 내사의 대상이 된 상황. 끝없는 절벽으로 내몰리게 됐다. 이에 강정일은 이동준과 신영주의 관계를 폭로해가며 압박을 더했다. 하지만 이동준은 신영주와 함께 방산비리와 관련된 비밀문서를 찾던 중, 대법원장의 약점을 틀어쥘 서류를 확보했다. 이를 계기로 이동준은 대법원장의 모든 계획을 무마시키며 위기에서 빠져나갔다. 그러나 신영주는 상황이 달랐다. 아버지 신창호(강신일 분)이 폐암을 선고 받은 뒤 더욱 조금해졌다. 강정일은 이러한 신영주의 마음을 이용했다. 신영주에게 형집행정지를 도와주겠으니, 이동준을 버리라고 회유했다. 여기에 ‘태백’에서 해고가 되자, 신영주는 이동준이 자신의 손을 놓은 것이라 확신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신영주는 아버지를 위해 이동준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이동준은 이러한 신영주의 모습에서 살기 위해 신념을 버렸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신영주가 자신처럼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을 알기에, 이동준은 덤덤하게 그녀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신영주를 향한 연민의 감정이 움튼 것이다. 이동준은 모든 것을 끝내기로 결심, 강정일이 놓은 덫에 스스로 들어갔다. 신영주는 뒤늦게 이동준이 아버지의 형집행정지를 도와준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동준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다. 칼에 찔려 의식이 혼미한 이동준을 발견한 신영주는 그를 부축해 컨테이너 사이로 숨었다. 하지만 이동준은 계속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려 했고, 신영주는 이동준의 입을 막기 위해 키스를 했다. 심장이 철렁하면서도, 묘하게 설렘이 느껴지는 엔딩이었다. 신영주와 이동준의 입막음 키스는 쫓기는 상황 속, 간담이 서늘한 가운데 펼쳐져 시청자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더 큰 적을 잡기 위해 손을 잡은 두 남녀. 하지만 그 아슬아슬한 관계는 절박함을 내달렸고, 위기의 순간 서로에 대한 죄책감과 연민이 싹텄다. ‘귓속말’은 적에서 동지,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멜로를 예고했다. 벼랑 끝에서 더욱 가까워진 두 남녀의 모습은 향후 이들이 어떤 관계를 그려나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귓속말’은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법비(法匪: 법을 악용하는 무리)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6회는 11일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박 전 대통령, 유영하·채명성 제외 변호인단 7명 해임

    박 전 대통령, 유영하·채명성 제외 변호인단 7명 해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영하·채명성 변호사를 제외한 7명을 전원 해임해 그 배경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박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변호인들에 대한 해임서를 접수했다”고 9일 밝혔다. 해임된 변호인은 손범규·정장현·황성욱·위재민·서성건·이상용·최근서 변호사로 대부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때 선임됐다. 이들 중 일부는 직접 해임 통보를 받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임된 한 변호인은 “해임 사실을 언론을 보고 알았다”면서 “이렇게 해임할 것이었으면 왜 선임을 했는지 이해가 잘 안 간다. 영문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변호인은 검찰 수사에 임하며 미리 ‘백지 사임계’를 내놓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들이 스스로 그만두는 모양새 대신 ‘해고’라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변호인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구속영장 발부 이후 변호인단 사이에서 책임 소재를 가리는 등 내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들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구속 이후로 사실관계 및 혐의 등 유영하 변호사가 주도한 ‘전면부인 전략’ 등을 두고 불협화음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영하 변호사가 매일 구치소로 가 박 전 대통령을 홀로 접견하면서 나머지 변호인들과는 연락이 사실상 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를 앞둔 박 전 대통령이 갈라진 변호인단 중 유영하 변호사 측을 선택함에 따라 현재의 변론 전략은 법정에서도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사건기록이 12만 페이지를 넘어선 만큼 사건 내용을 숙지하고 있던 기존 변호인들의 해임은 결국 방어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유영하 변호사가 본격 재판에 대비해 판사 출신 변호사 등으로 새로운 변호인단을 꾸리는 방안을 추진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얼마나 실력 있는 변호사들이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NL코리아9’ 구구단 세정, ‘라라랜드’ 엠마 스톤 변신 “아재파탈”

    ‘SNL코리아9’ 구구단 세정, ‘라라랜드’ 엠마 스톤 변신 “아재파탈”

    ‘SNL코리아9’에서 구구단 세정이 영화 ‘라라랜드’ 속 엠마 스톤으로 변신했다. 8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SNL코리아 시즌9’에는 9인조 걸그룹 구구단 멤버 전원이 호스트로 함께 방송을 꾸몄다. 이날 세정은 신동엽과 함께 영화 ‘라라랜드’를 패러디 한 코너를 선보였다. 신동엽이 라이언 고슬링, 김세정이 엠마 스톤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신동엽은 웃음을 유발하는 노래 실력으로, 세정은 발군의 노래 실력으로 ‘라라랜드’의 OST ‘시티 오브 스타(City of stars)’를 열창했다. 피아노를 치는 레스토랑 아르바이트에서 해고 당한 신동엽은 여러 이유를 들며 세정과 이별하려 했다. 자격지심을 느낀 신동엽은 “나는 남상을 좋아한다” “여성스러운 당신의 취향을 맞추기가 힘들다. 파스타만 먹으러 다니는 것도 지겹다”는 이유를 대며 세정을 떠나려 했다. 하지만 세정은 그때마다 숨겨둔 자신의 반전 취향을 공개했다. 남상을 좋아한다는 신동엽의 말에는 “난 사실 백종원과 닮았다”며 백종원 성대모사에 나섰고, 친구와의 통화에서 “소주에 돼지 껍데기 먹자”고 말하며 아재 매력을 발산했다. 또한 “몸에 가장 좋지 않은 청바지는 유해진”이라며 아재 개그에 정점을 찍었다. 마지막으로 세정은 자신의 발가락 양말을 공개하며 신동엽의 취향이 확실함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라라랜드’ OST에 맞춰 탭댄스를 추며 다시 한 번 사랑을 확인해 큰 웃음을 안겼다. 사진=tvN ‘SNL코리아9’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경제 블로그] 전경련 희망퇴직 딜레마

    [경제 블로그] 전경련 희망퇴직 딜레마

    해체 대신 쇄신을 택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다음달 말 ‘한국기업연합회’(한기연)로 새출발하기에 앞서 ‘큰일’을 치러야 합니다. 줄어든 조직에 맞춰 인력을 줄이는 작업인데요.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던 직원을 내보내는 게 쉽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희망퇴직 형태로 신청을 받자니 위로금을 두둑이 챙겨 주지 못할 것 같고, 위로금이 적다고 안 나가는 직원을 강제로 해고하면 법적 문제로 비화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일단 전경련은 지난달 29일자로 임직원 인사를 하고 경제·산업본부에 있던 전경련 직원 50여명을 한국경제연구원에 파견 형태로 보냈습니다. 이들 직원은 지난달 30~31일 권장 휴가를 다녀온 뒤 지난 3일부터 출근하고 있다고 하네요. 전경련에 남은 80여명의 직원도 마찬가지로 3일부터 정상 출근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조직 개편은 마무리됐지만 업무 분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직원들은 붕 뜬 상태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죠. 희망퇴직 공지가 오늘 내일 뜰 것이란 소문만 무성할 뿐입니다. 희망퇴직에 관한 사측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직원 대표와 논의를 해서 임직원 입장을 충분히 듣고 최종안에 반영하겠다는 건데요. 현재 직원 대표가 개인 일정으로 휴가를 가서 논의를 못 했기 때문에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전경련은 그동안 수차례 명예퇴직을 실시했지만 대규모로 직원을 내보낸 건 14년 전인 2003년 4월이 유일합니다. 당시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이 총대를 메고 28명을 내보냈습니다. 이들에겐 위로금으로 6개월(5년 미만)~24개월(19년 이상)분을 챙겨 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곳간이 넉넉지 않을 뿐 아니라 위로금을 많이 챙겨 주면 비판 여론이 거세질 것을 염려해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전경련을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전임 부회장은 20억원의 퇴직금을 받는데 아무런 잘못도 없는 전경련 직원들은 위로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길거리에 나앉게 될 처지가 됐으니 누구를 탓해야 할까요. 전경련 직원들에게 4월은 잔인한 계절인가 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공직체험] 집배원이라 쓰고 섬대표로 불린다

    [공직체험] 집배원이라 쓰고 섬대표로 불린다

    따뜻한 바닷바람이 봄의 시작을 알리던 지난달 27일. 목포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3시간 가까이 파도를 헤쳐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항에 도착하자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시키는 섬마을 풍경이 펼쳐졌다. 뱃멀미로 정신이 없던 기자 앞에 얼굴이 까맣게 탄 한 남성이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삼륜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다. 16년째 홍도에서 ‘1인 집배원’으로 살고 있는 정대웅(44)씨였다. 그는 배 화물칸이 열리자 익숙한 손놀림으로 뭍에서 온 편지와 비와 소포 꾸러미를 오토바이에 옮겨 실었다.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우편 주머니를 들었더니 생각보다 꽤 무거웠다. 정씨는 “초짜가 이런 일 하면 허리 다친다”고 나무란 뒤 삼륜차 화물칸에 기자를 태워 산 중턱 홍도우체국으로 올라갔다.# 220가구의 소식을 싣고… 해가 지면 섬 전체가 붉게 물든다고 해서 이름붙은 홍도(紅島)는 580여명, 220가구가 오손도손 모여 사는 작은 섬이다. 이곳의 유일한 집배원인 정씨는 육지 소식을 가장 먼저 배달하는 ‘일꾼’이자 뭍과 섬을 연결하는 ‘전령사’다. 홍도우체국은 다른 곳보다 한 시간 빠른 오전 8시에 문을 연다. 10시 30분쯤 섬으로 오는 배에 우편물을 보내려는 주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몰려들기 때문이다. 오전 내내 이곳은 마을 주민들이 보내는 택배물품을 처리하느라 북새통을 이룬다. 많을 때는 하루 접수 물량이 300개나 되는데, 대부분은 도시 주민들이 인터넷으로 주문한 해산물과 뭍에 사는 자식에게 선물로 보내는 건어물이다. 접수받은 우편물을 삼륜차에 실어 항구에 옮겨놓은 그는 목포행 쾌속선에서 가져온 우편물을 지역에 맞춰 분류해 나갔다. 매일 홍도로 오는 우편물은 편지(신문 포함) 약 150통, 택배물 50개 정도.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해 우편 물량은 줄고 있지만 인터넷·모바일 거래가 늘어 택배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고 정씨는 설명했다. 점심 식사를 마친 그가 항구 건너편 발전소에 우편물을 갖다 주려 길을 나섰다. 6년 전쯤 만들어진 나무 계단을 30분 가까이 걸어 작은 산 하나를 넘는 ‘난코스’였다. 계단이 생기기 전에는 등반용 줄을 잡고 기어서 올라갔단다. 너무 숨이 차 홍도의 절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고작 이것 걷고 뭐가 힘들다고 이러냐”고 기자를 채근하는 정씨의 모습은 말 그대로 ‘상남자’(남자 중의 남자)였다.# 절해고도의 삶은 외롭지 않다 오후 2시 30분. 남은 우편물을 가방에 차곡차곡 담아 마을 곳곳을 누볐다. 정씨를 본 한 동네 할머니가 “이 잡것아. 그동안 왜 이렇게 얼굴을 안 비쳤냐”며 그의 입에 크게 썬 홍어 한 점을 밀어 넣었다. 정씨는 “지금처럼 어르신들이 음식이나 믹스 커피를 건네며 ‘애쓴다’고 말할 때 피로가 가신다”면서 웃었다. 홍도에서 나고 자란 정씨는 고교 졸업 뒤 서울과 부산 등에서 일하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고 직장을 잃었다. 도시에 대한 아픈 기억을 안고 고향인 홍도로 내려와 방황도 했다는 정씨는 시간 날 때마다 집 근처 우체국에 들러 틈틈이 일을 도운 인연으로 2001년 3월 정식 집배원(상시계약직)이 됐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년)이란 긴 제목의 영화를 보면 주인공 홍두식(김주혁 분)이 오지랖 넓게 동네 주민의 온갖 어려움을 샅샅이 파악해 모두 해결하는 ‘홍반장’ 역할을 한다. 이곳에선 정씨가 바로 이 마을의 홍반장이다. 마을 구성원 대다수가 칠순 이상 고령인 홍도에서 정씨는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공과금을 대신 내 주거나 보건지소에서 의약품과 구급약도 받아 준다. 섬에 딱 한 대 있는 우체국 현금지급기(ATM)에 가서 돈을 대신 찾아 주거나 반대로 돈을 부쳐 주기도 한다. 마을 주민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생수 박스가 배로 들어오면 배달도 하고, 몸이 아픈 노인을 삼륜차에 태워 보건지소에도 데려간다. 편지를 돌리다 혼자 사는 노인 집에 들러 말벗이 되고 지붕에 물이 새면 직접 고쳐 주기도 한다. 며칠간 집에 인기척이 없거나 낯선 이가 의심쩍게 주변을 어슬렁거리면 경찰에 신고도 한다. 이 모든 것은 그가 집배원이기에 아무 대가 없이 주민들을 위해 해 주는 일이다. 우편 배달길에 만난 마을 청년회장 김영재(40)씨는 “대웅이형은 단순한 집배원이 아니라 마을 전체의 물류와 안전, 복지를 책임지는 사실상의 동네 대표”라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 일을 끝낸 정씨가 고샅길을 따라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갔다. 그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 보였다. “집배원 일이 고되지만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보람도 커 절해고도의 생활이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15년 넘게 여름휴가 못 가 홍도에 없어서는 안 될 그에게도 말 못 할 고민이 있다. 오래전 마흔을 넘겼지만 미혼이라는 것. “요즘은 이런 섬까지 시집올 아가씨가 없다”며 고개를 흔들지만 그래도 결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진 않은 눈치다. 다만 이곳이 ‘1인 집배원 구역’이다 보니 단 하루도 섬을 비워 둘 수 없어 주말에 목포에 나가 맞선을 보는 것도 여의치 않다고. 집배원 일을 시작하고 15년 넘게 여름휴가 한번 다녀오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란다. 정씨처럼 한 지역을 홀로 책임져야 하는 ‘1인 집배원 구역’은 전국에 50여곳이나 된다. 그의 소원은 남들처럼 일 년에 한 번씩 일주일짜리 휴가를 다녀오는 것과 한 달에 한두 번이라도 주말을 온전히 쉬는 것이다. 때마침 1인 집배원 현황을 살피러 홍도를 찾은 황문영 전국우정노동조합 복지국장도 “강씨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혀를 찼다. 우정사업본부 훈령 15조에는 집배원 인력의 3.5%를 여유 인력으로 둬 병가나 휴가에 대처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우정사업본부가 우편사업에서 해마다 300억~700억원씩 적자를 내다 보니 인력 충원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집배원의 평균 근로시간은 연간 2860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1747시간)뿐 아니라 우리나라 평균(2113시간)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다. 최근 5년간 85명의 집배원이 과로사 등으로 숨졌고 올해 들어서도 두 명이 세상을 떠났다. 정씨에게 ‘휴식’과 ‘가족’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인생의 봄날’은 언제쯤 올까. 글 사진 홍도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무한도전’ 유재석, 무한상사에서 노동법 위반 ‘무슨 일?’

    ‘무한도전’ 유재석, 무한상사에서 노동법 위반 ‘무슨 일?’

    이정미 의원이 ‘무한상사’ 속 노동법 위반사례를 지적했다. 1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이 원하는 법을 함께 만들어보는 ‘국민의원’ 특집이 전파를 탔다. 이날 ‘무한도전’에 출연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무한도전’의 콩트 ‘무한상사’가 노동법을 위반한 사례가 4가지나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먼저 유재석이 맡은 역할에 대해 “유 부장은 업무 내내 지시를 하면서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정준하 과장이 야유회 이후 명석한 두뇌를 잃고 바보가 됐던 사연에 대해 “이 일은 야유회 도중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산재 처리를 해줬어야 했다. 그때 빨리 병원에가서 치료를 받았다면 괜찮았을 것이라며 무한 상사가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인턴 사원으로 3년 간 일한 길 사원의 예를 들면서 “길은 무한상사에서 3년 정도 인턴으로 일했지만 결국 정식 채용되지 않았다. 2년 정도 인턴 사원으로 일하면 정규직으로 채용해줘야 한다. 심각한 노동법 위반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정 과장의 갑작스러운 정리해고 사례에 대해 “정리해고의 경우 회사가 경영상의 긴급한 상황일 경우에만 법적으로 가능한데 무한상사는 정 과장을 정리 해고하는 동시에 새 직원을 뽑았다. 명백히 노동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은 “다음 무한상사는 제가 수갑 차고 잡혀가는 것부터 시작 해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홍준표 “문재인 10분 만에 제압할 자신있다”

    홍준표 “문재인 10분 만에 제압할 자신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31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자유한국당의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확정됐다. 홍 후보는 선거인단 득표율에서 61.6%,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46.7%를 얻었다. 합산 지지율 54.15%로 다른 후보에 압승했다. 홍 지사는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문재인 후보는 10분 이내에 제압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하 홍 후보 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제가 입당한 지 오늘로써 22년이 된다. 탄핵의 혼란 속에서 오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게 됐다. 가슴이 벅차고 먹먹하다. 그러나 정작 잠이 안 오고 답답했다. 오늘은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파면되고 구속된 날이다. 어떻게 보면 이중처벌이라는 느낌을 받는 그런 날이다. 이제 국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용서할 때가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가 기대고 의지했던 담벼락은 무너졌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무너진 담벼락을 보고 한탄할 때가 아니다. 시간이 없다. 홍준표가 국민과 우리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든든하고 튼튼한 담벼락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 지금은 야권 주도로 민중혁명이 일어났다. 무정부 상태이다. 야당이 주장하는 대로 정권 교체, 교체할 정부가 없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국민이 해야 할 일은 5월 9일에 신정부를 수립하는 것이다. 유럽 좌파는 몰락했다. 남미 좌파도 몰락했다. 우리 주변을 싸고 있는 4강 지도자들이 미국의 트럼프, 일본의 아베,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모두 극우 국수주의자다. 이런 극우 국수주의자들 속에서 5월 9일에 유약한 좌파 정부가 탄생한다면 대한민국이 살아날 길이 막막하다. 이제는 강단과 결기를 갖춘 스트롱맨이 필요한 시대다. 그래서 홍준표는 여러분의 힘으로 5월 9일 당당한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 당당한 대통령이 돼서 나라를 조속히 안정시키고 골고루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세 번째 대선 구도의 문제다. 이번 대선은 좌파에서 둘, 얼치기 좌파에서 한 명, 그리고 우파에서 홍준표가 나간다. 지금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어제 여론조사를 보니 1천 명 여론조사 했는데 보수우파냐, 진보 좌파냐, 중도냐 이렇게 물었을 때 1천명 중 87명만 보수 우파라고 했다. 나머지는 중도나 진보좌파라고 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우파들이 부끄럽죠? 탄핵됐다. 이제 오늘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구속되면서 탄핵이 끝났다. 탄핵의 원인이 됐던 바른정당 사람들, 이제 돌아와야 한다. 우리 문을 열어놓고 돌아오도록 기다리겠다. 기다려서 보수 대통합을 하겠다. 그렇게 해서 보수우파의 대통합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 네 번째 안보위기다. 20년간 외교로, 6자회담으로 북핵을 풀려고 하다가 북의 핵기술이 마지막 단계까지 갔다. 대통령이 되면 조속히 미국과 핵무기 재배치 협상을 하겠다. 그렇게 해서 지금 나토에서 하는, 나토는 독일, 이탈리아, 터키에 핵무기를 재배치했다. 핵무기 재배치를 미국과 바로 협상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북한의 20만에 이르는 특수 11군단에 대적하기 위해 해병특전사령부를 창설하겠다. 그래서 북한의 특수 11군단과 대적하는 특수부대를 우리 군에 두도록 하겠다. 그래서 튼튼한 안보 대통령이 되도록 할 것이다. 다섯 번째 기업 살리기에 최우선 과제를 두겠다. 헌법 111조 1항 보면 자유주의적 시장경제 질서다. 2항이 경제민주화다. 원칙적으로는 자유주의적 시장경제 질서를 추구해야 하는데 지금 정치판은 경제민주화가 대한민국 경제의 화두인 양 보충 조항이 주된 조항이 됐다. 국회에서 좌파들이 주동했다. 기업을 옥죄고 범죄시하는 것 안 하도록 하겠다. 기업을 풀어주겠다. 대한민국에서 마음 놓고 투자하고 수백 조 원에 이르는 사내유보금을 풀어서 대한민국 일자리를 만들고 그렇게 해서 청년들이 마음 놓고 꿈과 희망을 펼치는 나라를 만들겠다. 서민경제를 살리겠다. 김영란법 때문에 식당들이 안된다. 꽃가게가 되지 않는다. 김영란법의 3·5·10 규정을 10·10·5로 바꾸겠다. 일식당에 가보니 종업원이 해고됐다. 3만원짜리를 할 수가 없다. 월세도 감당이 안 된다. 그래서 식사는 10만원, 선물도 10만원. 농수산물이 팔리지 않는다. 그리고 축의금은 거꾸로 5만원으로 내리겠다. 10만원으로 하니까 서민들이 10만원 내야 하는 줄 알고 마음의 부담이 너무 많다. 그래서 축의금은 5만원으로 내리겠다. 서민경제를 밑바닥에서 살펴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일자리 대통령이 되고 서민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 여섯 번째. 최순실 사태 중에서 국민들이 가장 분노한 게 정유라 어린 친구가 잘못 말한 것이다. 돈도 실력이고 백도 실력이라고 했다.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국민이 얼마나 분노하나. 아마 학부모들의 분노 근원은 여기 있다고 본다. 돈도 백도 통하지 않는 그런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 그래서 정의로운 대통령이 되겠다. 일곱 번째. 이제 당에 친박은 없다. 우리당에 이제 친박은 없다. 계파도 없다. 계파가 왜 없어졌느냐. 지금 여야 정당 사상 처음으로 계파 없이 독고다이로 대통령 후보가 된 사람은 저밖에 없다. 한국 정당사에 자기 계파 없이 대통령 후보가 된 사람이 있는가. 홍준표가 처음이다. 홍준표가 후보가 됐는데 이 당에 무슨 계파가 있는가. 이제 계파가 없다. 모든 계파 없이 당이 하나가 돼야 한다. 역대 대통령이 계파를 하고 경선하고 계파로 후보가 되고 계파를 갖고 청와대에 들어가니까 계파만 챙긴다. 역대 대통령이 다 망했다. 얼마나 불행했나. 한국 최초로 계파 없는 대통령 후보가 탄생한 당이다. 그래서 저는 계파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대통령이 돼보겠다. 우리 당원 여러분들의 대통령이 돼보겠다. 여덟 번째로 제 어머니는 무학, 학교를 가보지 않았다. 국졸도 아니고 무학이다. 제 어머니는 문맹이다. 한글을 못 읽었다. 아버지는 40년 전에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20년 전에 돌아가셨다. 그런 무지렁이 출신이다. 홍준표는 부모로부터 유산 받은 게 단 1원도 없다. 저는 무지렁이 출신이다. 천민 출신이다. 그런데 그 무지렁이 출신이 우리 한국을 건국하고 산업화를 이루고 YS 민주화를 이룬 이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 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꿈을 갖고 살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저는 돈 있는 대통령이 되는 것도 아니고 돈 좇는 대통령도 안 되겠다. 꿈이 있는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 대한민국 서민들이 꿈을 꾸고 마음대로 자기 뜻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돈을 좇는 대통령도 안되고 돈이 있는 대통령도 안되고 꿈이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여러분에게 오늘 약속한다. 제 인생의 멘토는 이순신 장군도 아니고 세종대왕도 아니고 내 엄마다. 제 나이가 60이 넘어서까지 내 인생의 멘토는 내 엄마다. 이번에도 출마하기 전에 내가 묘소를 갔다. 가서 절하고 우리 엄마는 글을 몰라요. 대구에서 중학교 때 자취할 때 시골에서 올라오면 시내 나갔다가 글을 모르기 때문에 꼭 버스 번호를 알려줬다. 엄마 밖에 나가면 이 번호 타고 와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무지렁이처럼 살았어도 자식 사랑하고 남편 사랑하고 가족 사랑하고 그렇게 헌신적으로 살았다. 내 인생의 멘토가 내 엄마다. 내 인생의 마지막 꿈이 대통령이 돼서 내 엄마처럼 착한 사람들 잘살게 한번 해보자 그게 마지막 소원이다. 청년 신용한, 일자리 안상수, 핵무장 전도사 원유철, 보수 논객 김진, 불사조 이인제, 우리당의 큰 형님 김관용, 태극기 전사 김진태 이 모든 분들 모시고 힘을 합쳐서 5월 9일 강력한 우파 정부 수립을 해보겠다. 여러분이 걱정하는 문재인 후보는 10분 이내에 제압할 자신이 있다. 이제 우리 숨지 말자. 부끄러워하지 말자. 이 당은 홍준표를 중심으로 새로운 당이 됐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여태 나라를 건국하고 산업화를 이루고 또 YS를 통해 민주화를 이루고 이제 이 나라를 선진강국으로 만들어갈 세력이 자유한국당이다. 이 당이 이 나라의 중심이 된다. 이 당이 이 나라의 대표로 이 나라 중심이 된다. 모두 함께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유스럽게 밖에 나가서 이제 5월 9일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그런 우파 정권을 탄생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힘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 여러분 감사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볕이 그린 꽃, 꽃이 그린 봄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볕이 그린 꽃, 꽃이 그린 봄

    전남 광양 하면 대개는 제철소를 퍼뜩 떠올릴 겁니다. 그 탓에 산업도시처럼 여겨지고, 괜한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제철소가 광양의 전부는 아닙니다. 도시 여기저기에 오랜 역사가 숨 쉬고 빼어난 자연이 널려 있습니다. 이름에서 보듯, 볕 잘 드는 곳이 광양(光陽)이지요. 일 년 내내 햇살이 머물지만, 겨울의 한기를 몰아낸 봄엔 더 특별합니다. 살풍경할 것 같은 이미지 너머로 빼어난 봄 풍경을 숨겨둔 곳, 바로 광양입니다.이 봄, 광양의 으뜸 볼거리는 다압면의 매화다. 워낙 명소다 보니 차가 밀리고 어수선하다며 투덜댈 법도 하지만, 그렇다고 다녀가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광양 여정은 구례 쪽 섬진강에서 출발해 시계 방향으로 돌아보는 게 정석이다. 구례에서 섬진강을 따라가는 길은 나라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 하나로 꼽힌다. 매화와 산수유, 벚꽃이 윤슬 반짝이는 섬진강과 어우러지는 봄철에 특히 많은 관광객이 몰려든다. 벚꽃은 아직 절정에 이르지 않았지만, 매화는 강변을 따라 폭죽처럼 터지고 있다. 최고봉은 섬진마을 청매실농원이다. 희고 붉은 매화 덕에 온몸에 꽃물이 들 듯하다. 농원 최고의 조망 포인트는 백운산 중턱의 전망대다. 농원 전경은 물론 인근의 매화마을과 섬진강, 그리고 지리산 자락에 기댄 경남 하동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강 건너 북쪽 화개장터와 소설 ‘토지’의 무대인 평사리도 아스라하다. 농원 뒤편엔 짧은 대나무숲길이 있다. 굵은 매화나무와 어우러진 모습이 운치 있다.청매실농원을 나서 진월면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돈탁, 구동, 추동 등 아름다운 섬진강변 마을들을 줄줄이 지난다. 신록으로 물들고 있는 수어호의 자태도 빼어나다. 이 길 끝에 망덕포구가 있다. 섬진강의 끝이자 남해가 시작되는 곳. 민물과 바닷물이 몸을 섞는 기수역이어서 사철 바다의 진미가 넘쳐난다. 이즈음의 명물은 벚굴이다. 벚꽃 필 무렵 가장 맛있다는 녀석이다. 몸피가 건장한 남도 사내의 손바닥보다 크다. 보통 15∼30㎝, 큰 놈은 40㎝까지 자란다. ‘강굴’이라고도 불리는 벚굴은 하동의 선소, 전도마을 등이, 광양 쪽에서는 망덕포구 일대가 주산지다. 제철은 2월부터 4월까지다. 망덕포구에선 정병욱 가옥을 찾아야 한다. 윤동주 시인의 친필 유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발견된 고택이다. 윤동주 시인이 탄생한 지 올해 꼬박 100년이 되는 해여서 의미가 더 깊다. 정병욱 가옥은 2007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안내판은 “윤 시인이 일본 유학을 떠나면서 건네준 육필 원고를 연희전문 후배 정병욱이 마루 밑에 숨겨 두었던 집”이라 적고 있다. 윤동주는 연희전문을 졸업하던 해인 1941년 시집을 펴내려다 실패하고 일본으로 가기 전 원고 한 부를 정병욱에게 맡긴다. 이후 정병욱이 학병으로 끌려가면서 그의 모친에게 원고를 맡겼고, 모친은 해방이 될 때까지 마룻바닥 밑에 원고를 숨겨놨다고 전해진다.망덕포구에서 태인대교를 건너면 태인도다. 산업단지 분위기 물씬 풍기는 곳을 굳이 찾은 이유는 김 시식지가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김을 양식했던 곳이다. 김은 이름의 유래가 곧 역사다. 김 시식지 안내판에 적힌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얼추 370여년 전, 조선 인조 때다. 수라상에 까만 종잇장처럼 생긴 음식이 올랐다. 투박한 겉모습과는 달리 향과 맛이 좋았다. 인조가 ‘종잇장’의 이름을 물었다. 다들 처음 보는데, 이를 아는 신하가 있을 리 없었다. 인조는 이어 진상한 이의 이름을 물었고, 광양 사는 김여익(1606∼1660)이란 이름을 듣고는 그의 성을 따 ‘종잇장’을 ‘김’이라 부르라 했다. 그러니 김을 진상한 이가 손모였다면, 오늘날 우리가 즐겨 먹는 김밥은 손밥으로 불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김 시식지는 김여익을 기리는 사당과 전시관 등으로 구성됐다. 당시 김은 해의(海衣)라고 불렸다. 흔히 알려진 해태(海苔)는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이름이다. 이처럼 김에 관한 거의 모든 역사가 김 시식지에 전시돼 있다. 김 시식지 뒤는 궁기(宮基)마을이다. 도술가 전우치가 궁궐을 짓고 성을 쌓았다는 전설이 전해진다니, 슬그머니 둘러보고 가는 것도 좋겠다.구봉산에 오르면 광양 전경과 만날 수 있다. 정상에 조성된 전망대까지 도로가 잘 닦여 있다. 전망대에 서면 광양 시가지와 제철소, 이순신대교, 멀리 여수와 순천까지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정상엔 봉수대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철을 이용해 매화의 생명력을 표현했다. 높이는 940㎝다. 940년(고려 태조 23년)에 광양이란 지명을 얻게 된 것을 상징한다. 광양읍에선 유당공원을 꼭 둘러봐야 한다. 현지에선 버들못이라고도 불린다. 유당공원은 조선 명종 2년(1547년) 당시 현감이었던 박세후가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이팝나무, 팽나무 등 400∼500년 묵은 고목들과 연못이 어우러져 제법 인상적이다. 예전과 달리 울창했던 숲이 많이 훼손됐다고는 하나 여태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다행스럽다. 명물은 이팝나무다. 천연기념물 235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이번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는 옥룡사지 동백숲(천연기념물 489호)이다. 옥룡사지(사적 제407호)는 우리나라 풍수지리의 비조처럼 여겨지는 도선국사가 8세기 초 세운 뒤 35년간 주석했다가 입적한 절터라고 한다. 동백 숲은 도선이 처음 절을 세울 때 땅의 기운이 약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조성했다고 한다. 동백 숲은 이제 절정에 달했다. 몇 차례 비가 내린 뒤 4월 중순쯤 되면 숲 바닥이 떨어진 동백꽃으로 시뻘겋게 물들 터다. angler@seoul.co.kr 구례에서 섬진강 따라 폭죽처럼 터지는 매화·산수유·벚꽃… 끝자락 망덕포구엔 한입 가득 벚굴 잔치가… 겨우내 빛났던 옥룡사지 동백꽃은 떠날 채비를… ■ 여행수첩 (지역번호 061) →가는 길 : 섬진강부터 둘러보겠다면 순천완주고속도로 구례화엄사 나들목으로 나와야 한다. 이어 19번 국도를 타고 가다 남도대교를 건너면 광양 다압면이다. 옥룡사지 등 광양읍 쪽을 먼저 보겠다면 남해고속도로 광양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낫다. 광양제철소에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체와 개인으로 나뉜다. 가족 단위의 개인 견학은 일요일에만 운영된다. 오전 10시 복지센터(광양시 희망1길 69)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견학 문의 790-2433, 790-2447. →맛집 : 광양읍내에 맛집들이 많다. 왕창국밥(762-4870)은 돼지국밥을 푸짐하게 말아 낸다. 값도 5000원으로 싼 편이다. 옆집 신가가마솥순대(763-7556)는 옛날식 순대국밥으로 이름났다. 점심때면 길게 줄을 서야 한다. 광양불고기도 널리 알려졌다. 얇게 썬 소고기에 양념을 발라 석쇠에 굽는다. 광양읍내에 불고기 거리가 형성돼 있다. 널리 이름이 알려진 집들은 대개 2, 3인분 이상부터 판다. 1인분이 2만 6000원(한우 기준)이어서 ‘혼행족’이 맛보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시내식당(763-0360), 대중식당(762-5670), 삼대광양불고기(762-9250), 금목서회관(761-3300) 등이 알려졌다. 망덕포구의 벚굴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하나로횟집(772-3637) 등이 알려졌다. 섬진강 쪽에선 구례에 맛집들이 많다. 구례 사람들은 이맘때 참게를 ‘영등게’라 부른다. 음력 2월 영등철에 잡히는 참게를 이르는 말이다. 섬진강 참게에 겨우내 말린 시래기 넣고, 된장 풀어 끓여 낸다. 구례읍내에서 곡성 가는 섬진강변에 맛집들이 늘어서 있다. 지리산회관(782-3124), 노고단식당(782-2171), 노고단산장(782-1877) 등이 알려졌다. →잘 곳 : 섬진강 일대 숙박업소들은 매화와 벚꽃 시즌이 되면 평일에도 방이 동나기 일쑤다. 광양뿐 아니라 인근 구례, 하동 등의 숙박업소들도 평일에 꽉 찬다. 이 기간엔 외려 광양읍내에서 숙소를 구하는 게 한적하다. 비즈니스호텔인 호텔 부루나(761-8700), 그랜드모텔(761-3600) 등이 깔끔한 편이다. 백운산자연휴양림(797-2655)의 산막도 훌륭하다.
  • 원빈 ‘스틸 라이프’, 어떤 내용 이길래..‘베니스국제영화제 4관왕’

    원빈 ‘스틸 라이프’, 어떤 내용 이길래..‘베니스국제영화제 4관왕’

    배우 원빈이 검토 중인 작품으로 알려진 영화 ‘스틸 라이프’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8일 원빈 측 관계자는 원빈이 7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스틸 라이프’를 선택했다는 보도와 관련, “검토 중이지만 출연 확정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빈이 차기작으로 검토 중인 영화 ‘스틸 라이프’는 ‘풀 몬티’의 감독 우베르토 파솔리니이 2014년 연출한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홀로 고독사하는 사람들의 가족을 수소문하고 장례를 치러주는 일을 하는 구청 공무원 존 메이의 이야기를 담는다. 그의 삶은 맞은편에 살던 빌리 스토크가 죽은 채 발견되면서 달라진다. 같은 날 정리해고를 당한 존은 사무실을 떠나 전국을 돌아다니며 빌리 스토크의 삶을 추적하면서 진짜 인생의 즐거움을 깨닫게 된다. ‘해피 고 럭키’(2008), ‘셜록홈즈’(2009), ‘디어 한나’(2012), ‘잭 더 자이언트 킬러’(2013)에서 활약한 영국의 유명 배우 에디 마산이 주연 존 메이 역을 맡았으며, 조앤 프로갓, 카렌 드루어리, 앤드류 부찬 등이 출연했다. 이 작품은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감독상, 파시네티 최고 작품상, 국제예술회관 연맹상, 특별예술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