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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LO 핵심협약 공익위원안 토대로 노사정 합의 도출 노력 지속할 것”

    “ILO 핵심협약 공익위원안 토대로 노사정 합의 도출 노력 지속할 것”

    노선버스 등 주52시간 초과율 높은 업종 노사정협의체 구성 근로 단축 방안 모색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국과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상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협약 비준을 하지 않아도 경제적 불이익이 없을 거라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근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최종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경사노위 운영위원회나 본위원회를 통해 노사정 논의와 합의를 도출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1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고용노동 정책간담회에서 한국이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가 EU 의회로부터 굉장히 많은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한국의 ILO 협약 비준이 제대로 안 되면 한국과의 관계 발전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도 EU 의회에서 나온 상태”라고 말했다.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고자 노사정 대화를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노사정이 추천한 공익위원들이 합의한 최종 공익위원안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공익위원안의 주요 내용은 해고자와 실업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허용하고, 단체협약 유효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며 노조가 파업 때 사업장을 점거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임에도 그간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받지 않던 자동차·부품판매업과 교육서비스업, 방송업 등 21개 업종이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받는다. 특례에서 제외되는 업종에 대해 이 장관은 “1057개 사업장에 대해 1대1 밀착 지원을 추진하겠다”면서 “주 52시간 초과 비율이 높게 나타난 노선버스나 방송, 교육서비스 업종은 소관 부처를 중심으로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단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법원 “가족 동의만으로 정신병원 강제입원은 불법”…응급이송업체 직원 유죄

    법원 “가족 동의만으로 정신병원 강제입원은 불법”…응급이송업체 직원 유죄

    사설 응급환자 이송서비스 업체 직원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단 없이 가족들의 요청만으로 피해자를 집에서 강제로 끌어내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면 감금죄에 해당한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18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 위반(공동주거침입 및 공동감금)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박모(40)씨와 이모(29)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박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이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응급환자 이송서비스 업체 직원인 두 사람은 2017년 9월 A씨의 오빠인 B씨에게 연락을 받고 A씨의 집에 들어가 A씨를 강제로 끌어낸 뒤 구급차에 태워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 부부가 운영하던 회사에서 일하다 그해 9월 11일 해고당했고 다음날 바로 퇴직금을 주지 않자 회사 사무실에서 소란을 피우고 이를 말리던 B씨의 아내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평소 A씨가 화를 참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우울증으로 외래 치료를 받았던 점을 이용해 어머니의 동의를 받아 A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로 했다. B씨에게 정신병원 강제이송 의뢰를 받은 박씨는 다음날인 9월 13일 B씨 부부와 함께 A씨 집에 찾아갔고, 강제로 A씨를 끌고 나와 구급차에 태웠다. 처음 도착한 경기 화성의 한 병원에서 보호의무자(가족) 중 1명만 동의했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절하자 이어 인천의 한 병원에 A씨를 입원시켰고, 약 5시간 만에 A씨의 아들이 찾아오면서 A씨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A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킨 B씨 부부는 물론 박씨와 이씨도 공동주거침입 및 공동감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도 모두 유죄 판단을 받았다. 정신건강법 43조에 따라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명 이상이 신청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경우에만 정신질환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입원시킬 수 있는데 전문의의 진단을 받지 않고 강제로 입원시켰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박씨와 이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들은 “보호의무자로부터 정신질환자의 이송을 요청받게 되면 법이 정하는 대로 가족관계증명서와 관련자의 진술 등을 통해 보호의무자 2명의 요청이 있는지 확인한 다음 환자를 이송해 왔다”면서 “보호의무자의 요청에 의한 정신질환자 이송은 정신질환의 진단을 위한 경우도 있고 입원을 위한 경우도 있어 이송 과정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단이 있었는지 따로 확인하지 않았던 게 관행이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이 이들의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응급환자 이송서비스의 일환으로 정당행위라거나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대면 진단이 없이는 정신질환자를 정신의료기관 등에 입원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일주일에 2~3회 정도 정신질환자를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업무를 수행했음에도 정신건강법상 보호의무자에 대한 입원 요건을 갖췄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피해자를 강제로 이송해 잘못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정신건강법에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의 경우 진단과 입원 과정에서 정신질환자를 이송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만 있으면 이송했던 불법적인 일부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관행이 없어져야만 하는 위법한 것이지만 피고인들로서는 그런 관행이 잘못인지 잘 알지 못한 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여기는 중국] 하루 16시간 일하는 택배기사, 알고보니 부동산 거부

    평소 고가의 수입산 자동차를 타고 출근하는 택배 기사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시(武汉) 외곽에 소재한 대형 별장에 거주하는 커따 씨. 올해 48세의 커 씨는 지난 2013년부터 이 일대에서 평범한 택배 배달원으로 근무해오고 있다. 매일 오전 5시에 집을 나서는 커 씨는 저녁 9시까지 일평균 약 130개의 택배 배달을 담당해오고 있다. 그와 함께 근무하는 동료 택배 배달원들 사이에서도 커 씨의 근무 시간과 배달 양은 가장 많은 것으로 소문나 있다. 커 씨의 직장 동료 엄 씨는 “그는 야간 당직 시간에도 가만히 앉아서 쉬는 법이 없다”면서 “그가 하는 일의 양은 보통의 배달 직원 5명의 할당량과 맞먹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커 씨는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김없이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허약해진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커 씨는 지난 2016년부터는 중국 최대 명절 기간인 춘제(春节)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동료 직원들을 대신해 연휴 기간 동안 일체의 휴가를 반납해왔다. 커 씨는 “동료들은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모처럼 춘제 기간 동안 부모님과 친지들을 만날 수 있는 셈”이라면서 “우리 가족은 모두 우한 도심에 거주하고 있고, 아내의 친척들은 춘제 기간 동안 오히려 우한으로 여행을 오는 것을 선호한다. 이 기간 동안 연휴 당직을 자처하는 것은 동료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커 씨의 노고에 택배 업체 측은 지난 2017년 ‘오성 배달원(五星配送员)’이라는 칭호를 수여하기도 했다. ‘오성배달원’은 매년 택배 업체가 고객 만족 점수 및 동료 직원들의 점수를 합산해 최고의 배달원에게 수여하는 상장이다. 하지만 일평균 16시간 이상 근무하는 커 씨가 알고보니 10채의 별장과 아파트 등 부동산을 소유한 부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이목은 더욱 집중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커 씨는 평소 이른 아침 출근 길에 본인 명의의 캐딜락을 타고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소유인 캐딜락은 고가의 미국산 대형 자동차로 중국 현지에서 구입할 경우 70만 위안(약 1억 200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이는 현지에 소재한 중대형 아파트 1채 가격과 유사한 수준이다. 더욱이 커 씨가 소유한 고가의 수입 자동차는 총 4대로, 가장 고가의 제품은 그의 아들이 평소 이용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 씨와 그의 가조들은 현재 우한시 외곽에 소재한 대형 별장에 거주, 그 외의 10여 채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임대를 한 상황이다. 하루 평균 100개를 훌쩍 넘는 택배 물량을 소화하는 등 고단한 업무에 매진해왔던 커 씨가 사실상 이 일대에서 내노라 하는 부호라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그의 과거에도 관심이 집중된 것. 알려진 바에 따르면, 커 씨는 공무원 시험 응시부터 중대형 규모의 업체 사장까지 다양한 사회 경험을 한 인물로 전해졌다. 커 씨가 가장 처음 경제 활동을 시작한 것은 그가 대학 시절 교내 복사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으로 시작됐다. 당시 그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학비 및 생활비 등 일체의 비용을 아르바이트를 통해 충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졸업 이후 그가 선택한 첫 번째 직업은 ‘공무원’이었다. 그의 고향에서 치러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뒤 안정적인 생활을 꿈꿨던 커 씨는 당시로는 지나치게 낮은 연봉에 낙담하고 곧장 대도시에 소재한 대기업에 취업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2001년 무렵, 중국에 분 영어 학습 열풍에 따라 그는 우한 시내에 국내 첫 영어 학습기 전문 대리점을 열었다. 당시에는 저장성 내에 약 80여 곳의 대리점을 커 씨가 직접 운영했다. 또, 2005년 무렵에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대리점을 후베이성(湖北) 일대에 개업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2011년 무렵 중국 전역에 불어 닥친 온라인 유통 업체의 등장으로 커 씨의 대리점 사업도 사향길에 접어들었다. 커 씨는 “컴퓨터와 휴대폰 등 상품을 문의하고 구매하는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당시 건강 상태도 최악이었다”면서 “가게에 고용됐던 많은 직원들을 해고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회상했다. 이 시기 커 씨의 건강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는 “사업이 사향길에 접어든 이후 줄곧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면서 “당시에는 계단으로 걸어서 2층 건물을 올라가는 것도 힘겨울 정도로 몸이 무거웠다. 하지만 지금은 생수가 들어 있는 박스를 들고 8층 건물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호전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2012~2013년 당시 100kg에 육박했던 몸무게는 60kg를 넘는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면서 “택배 기사로 새 삶을 시작하겠다는 결정에 대해 아내와 가족들은 모두 반대했지만, 당시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아내와 가족들 역시 올해로 약 7년째 택배 업무를 담당하는 것에 놀란다”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해가 거듭할수록 오히려 더 택배 업무의 매력에 빠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5060 퇴직자 83% 재취업… 월급은 37% 이상 줄어

    5060 퇴직자 83% 재취업… 월급은 37% 이상 줄어

    10명 중 7명 일용직·단순노무직 새 직장 찾는 데 평균 5개월 걸려5060세대가 은퇴 후에도 여러 번 재취업해 일자리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망하거나 해고를 당해서 갑작스럽게 퇴직해 은퇴 후의 삶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서다. 그러다 보니 상용직보다 임시·일용직으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 직장에서 받던 월급의 70%도 못 받았다. 전문가들은 퇴직 전부터 재취업 준비를 하는 것은 물론 퇴직 후 소득이 줄어들 때를 대비해 연금 등 금융자산을 마련해 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9 미래에셋 은퇴라이프 트렌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10년 이상 임금근로자로 일하고 퇴직한 만 50~69세 남녀 1808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5060세대 퇴직자 중 83.2%는 재취업했다. 이들 중 두 번 재취업한 사람은 26.9%, 세 번 이상은 24.1%였다. 절반 이상이 퇴직 후 2개 이상의 일자리를 거친 셈이다. 새 직장을 찾는 데는 평균 5.1개월이 걸렸다. 퇴직자 중 75.8%가 폐업·해고 등 회사 사정이나 건강 악화 등 개인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두면서 재취업 준비를 못해서다. 재직 기간은 평균 18.5개월로 2년을 넘기지 못했다. 재취업자 중 상당수가 임시·일용직(34.9%)과 단순노무직(33.2%)이어서다. 당연히 월평균 소득이 급감했다. 퇴직 전 직장에서는 월평균 426만원을 받았지만 첫 재취업 일자리에서 269만원으로 36.9% 줄었다. 두 번째 일자리에서는 244만원(-42.7%), 세 번째 일자리에서는 230만원(-46.0%)으로 더 쪼그라들었다. 연구소는 재취업 성공 5대 요건으로 ▲금융소득 창출 구조 설계 ▲체계적인 재취업 준비 ▲전문성 확보 및 인적 네트워크 구성 ▲일자리 포트폴리오 구축 ▲퇴직 전 ‘재정소방훈련’ 등을 꼽았다. 정나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다양한 연금과 금융자산을 활용해 재취업 일자리에서 감소한 소득을 메워야 한다”면서 “연금자산과 금융자산의 시간 배분, 금융자산의 효율적 운용 등 체계적인 금융소득 창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사노위 “단협 유효기간 연장… 파업 시 직장 점거 규제”

    경사노위 “단협 유효기간 연장… 파업 시 직장 점거 규제”

    ILO 협약 비준 관련 경영계 요구 수용 ‘쟁의 기간 중 대체근로 금지’ 현행 유지 ‘부당노동행위 처벌 삭제’ 추가 논의 예정 민노총 “탄압 빌미” 경총 “방어권 필요”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공익위원들이 현행 2년인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최대 3년으로 연장하고 파업 시 직장점거 규제를 권고했다. 경영계 요구사안을 수용한 권고안에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재계도 권고안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둘러싼 교착 국면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가 발표한 공익위원 권고안에 따르면 사회 각계각층 인사로 구성된 공익위원 7명은 단체교섭과 쟁의행위 제도 개선을 위해 “단체협약 유효기간의 상한을 3년으로 연장할 것”과 “ILO 기준에 부합하도록 직장점거를 규제할 것”을 제시했다. 박수근 개선위원장은 “ILO 기준으로 검토하면 단협 유효기간이 지나치게 짧고 교섭 비용이 많이 든다. 유효기간 연장이 노사분규 안정에 바람직하다고 봤다”며 “직장점거도 ILO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 재계 등 당사자들이 참여한 개선위원회에서 합의가 사실상 결렬된 상황에서 나온 공익위원안은 사회적 합의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경사노위 운영위를 거쳐 국회에 제출되면 향후 입법 과정 등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공익위원안은 정부와 국회의 ILO 핵심협약 비준과 행정·입법 조치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단협 유효기간 연장과 직장점거 규제는 ILO 핵심협약 비준 논의 과정에서 재계가 줄곧 요구해 왔던 사안이다. 공익위원들은 그러나 파업 시 대체근로 인정과 관련해서는 “쟁의 기간 대체근로 금지는 ILO 기준이나 헌법의 취지를 고려해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소수의견으로 대체고용의 포괄적 금지규정은 삭제하고 파견근로자의 대체고용 금지만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권고안에 명시됐다. 재계의 또 다른 요구사안인 부당노동행위 처벌 조항 삭제에 대해서는 “쟁의행위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조항 등과 함께 노동관계법에 규정된 전체적인 형사처벌 제도의 정비라는 관점에서 올 7월까지 추가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고안에는 지난해 11월 공익위원들이 발표한 해고자·실업자 노조 가입 허용, 공무원·교원의 노조 가입 허용, 노조가입 공무원 직급 제한 삭제, 노조 아님 통보제도 삭제 등 단결권 강화에 대한 내용이 그대로 포함됐다. 재계에서는 반대하는 내용들이다. 이번 권고안을 놓고 노동계와 재계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단협 유효기간 연장은 사용자에게 노조의 정당한 교섭과 투쟁을 탄압할 빌미를 주는 내용”이라며 “특히 직장점거 규제나 소수의견으로 적시된 쟁의기간 중 대체고용 허용 등은 사용자의 노조 공격권을 대폭 늘려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경총은 “단결권 확대와 관련한 ILO 핵심협약 비준은 생산활동 방어 차원의 대체근로 허용, 부당 노동행위 제도 개선과 반드시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복직 문제 이견’ 콜텍 노사 8시간 교섭 결렬…16일 재개

    ‘복직 문제 이견’ 콜텍 노사 8시간 교섭 결렬…16일 재개

    13년째 복직 투쟁 중인 콜텍 해고노동자들과 회사 측이 다시 마주 앉아 교섭을 벌였지만 마라톤 회의 끝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콜텍 노사는 16일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15일 서울 강서구 한국가스공사 서울본부에서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노사 양측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쯤까지 약 8시간 동안 정회를 반복하며 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이튿날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만나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은 “오늘 교섭은 만족스럽지는 않다. 논의가 조금밖에 진전되지 않았다”면서 “노조는 이번 기회에 협상을 마무리하려 노력하는데, 사측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내일 다시 붙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섭에서는 노조 측이 해고 기간 보상의 눈높이를 낮추는 대신 노조의 복직안을 받아들일 것을 회사에 요구했지만, 회사는 법률 자문이 필요하다면서 판단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임재춘 조합원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지 35일째인 날이다. 임재춘 조합원은 회사 측에 정리해고 사과, 복직, 해고기간 보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12일부터 무기한 단식 중이다. 콜텍 노사는 지난달 7일 교섭이 결렬된 이후 39일 만에 마주 앉았다.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이날까지 9차례 교섭을 진행해 왔다. 이날 교섭에도 지난 8차 교섭에 이어 박영호 사장이 참석했다. 최대 1~2시간 정도에 그쳤던 앞선 교섭과 달리 이날은 논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결론은 다음 교섭으로 미뤄야 했다. 콜텍 노동자들은 2007년 정리해고된 뒤 2009년 정리해고 무효소송 항소심에서 이겼지만,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이던 2012년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김기봉 조합원은 올해 60세로 회사 측이 복직을 허용한다 해도 올 연말이면 정년을 맞게 된다. 이런 이유로 공동대책위는 올해 ‘끝장 투쟁’을 선언한 상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리강의’ 시킨 교수는 복귀·시간강사들은 해고…교육부 “문제없다”

    ‘대리강의’ 교수는 징계 취소 복귀·시간강사는 일자리 잃어교육부 “법적으로 문제 없다”“대리강의 지시 교수 제재 규정 신설 필요” 본인 이름으로 개설된 강의를 시간강사에게 맡기는 ‘대리강의’를 하다 적발된 교수들은 강단에 복귀했지만 대리강의를 한 시간강사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교육부는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해당 학교인 성신여대는 교수 징계를 취소한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지만 강의에서 제외된 시간강사들을 재위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5일 교육부와 성신여대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해 의류산업학과 교수 4명에 대해 편법적 강의를 했다는 이유로 해임과 정직 등 중징계를 내렸다. 해당 교수들은 자신의 명의로 강의를 개설하고 시간강사들에게 강의하도록 했다. 징계를 받은 교수들은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에 “징계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소청을 제기했고, 심사위는 이를 받아들여 징계가 모두 취소됐다. 반면 교수들을 대신해 강의를 했던 시간강사 및 겸임교수 12명은 지난해 2학기를 앞두고 모두 강의를 배정받지 못해 일자리를 잃었다. 이들은 교육부에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민원을 제기했지만 교육부는 “대학 자체 감사 및 후속 조치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12명 중 2명은 개인 사정으로 위촉이 안 된 것이고 다른 10명을 위촉하지 않은 것은 고질적 대리강의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조치다. 교수 중징계 방침도 변함 없다. 징계를 위해 행정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순광 전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시간강사의 경우 교수들의 강압에 의해 대리강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교육부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행태”라면서 “향후 비슷한 피해를 막기 위해 대리강의를 지시한 교수들에 대한 강한 제재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중국 996논란에 징둥 류창둥 회장 “게으름뱅이는 형제 아니다”

    중국 996논란에 징둥 류창둥 회장 “게으름뱅이는 형제 아니다”

    중국에서 한국의 ‘월화수목금금금’과 비슷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996’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996에 대한 공방은 한 프로그래머가 996을 따라 일하다가는 병원 중환자실(ICU)에 간다는 뜻에서 ‘996.ICU’란 페이지를 만들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시작됐다.996에 대해 중국의 유명 인터넷 기업인 마윈 알리바바 회장, 류창둥 징둥 회장 등이 잇따라 옹호에 나서면서 네티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가장 최근에 중국 인터넷 상거래 기업인 징둥의 류 회장은 “우리 회사의 게으름뱅이(混日子)들은 내 형제가 아니다”라며 996에 대한 강력한 찬성 입장을 보였다. 최근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있는 징둥의 류 회장은 지난 12일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에 “회사를 세운 1998년에는 알람시계를 두 시간마다 맞춰놓고 고객들에게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했기에 징둥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4~5년 동안 징둥은 아무도 해고하지 않았기에 직원 수가 빠르게 늘어서 명령만 내리는 게으름뱅이들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징둥은 희망이 없고 시장에서 쫓겨날 것”이라고 밝혔다. 류 회장의 글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4억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징둥은 이번 주 17만 8000명의 직원 가운데 8%를 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징둥 측은 대량 해고에 대해 정상적인 기업 운영으로 약간의 인력 배치 조정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류 회장이 회사에 목숨을 걸고 일하지 않는 직원이 감원 1순위라는 내용의 사내 메일을 발송한 데 이어 ‘게으름뱅이’ 직원들이 늘고 있다고 주장하자 감원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미 부회장급 등 임원들에 대한 해고가 단행됐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마윈이 996을 말하다’란 글을 통해 “996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복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이 젊을 때 996을 하지 않으면 언제 할 수 있겠나, 다른 사람을 넘어서는 노력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어떻게 성공을 이룰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마 회장이 2017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 인터뷰 가운데 “일만 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너무 적게 보낸 것을 후회한다”고 한 내용까지 찾아내며 그를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문제는 노동 시간이 아니라 임금”이라며 “965(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5일 일하는 근무제도)를 하는 회사를 찾지 못해 996회사로 가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마 회장은 산업의 리더로서 당신의 발언이 얼마나 많은 중소기업에 오해를 낳고 996을 강요할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라며 “당신이 할 일은 산업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X김재욱, 악연 이후 해고→복직 “으르렁 케미”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X김재욱, 악연 이후 해고→복직 “으르렁 케미”

    ‘그녀의 사생활’ 박민영과 김재욱이 티격태격 핑퐁 케미로 설렘을 자아냈다. 그런 와중에도 두 사람 사이에 핑크빛 로맨스 기운이 폴폴 풍겨 나와 향후 발전할 이들의 관계에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11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그녀의 사생활’ (연출 홍종찬, 극본 김혜영, 원작 누나팬닷컴, 제작 본팩토리, 스튜디오드래곤) 2화에서는 성덕미(박민영 분)가 일코(일반인 코스프레, 연예인의 팬이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아닌 척 하는 것) 큐레이터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공개됐다. 이와 함께 새로 부임한 ‘신임 관장’ 라이언(김재욱 분)과의 남다른 인연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라이언의 등장에 일코해제(일반인 코스프레가 해제되는 것) 위기를 느낀 덕미는 채움미술관 면접 당시를 떠올렸고 그가 일코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공개됐다. 전 관장 엄소혜(김선영 분)가 덕후인 딸 때문에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싫어한 것. 덕미는 큐레이터로 남기 위해 5년동안 자신의 덕질 라이프를 숨길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덕미는 자신이 덕후 모드일 때 얽힌 적 있는 라이언의 등장에 긴장했다. 채움미술관 신임관장으로 부임한 라이언은 덕미가 공항에서 만난 덕후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미술품 경매장에서부터 악연으로 얽혔던 두 사람은 신임관장과 수석 큐레이터로 재회한 이후에도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라이언은 이제까지의 채움미술관 운영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수석 큐레이터인 덕미의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냈다. 또한 라이언은 예정된 안명섭 작가의 개인전 취소를 지시했고, 덕미는 오랫동안 준비했던 전시가 엎어질 상황이 되자 반발했다. 그러던 중 안명섭 작가가 내용증명을 보내 미술관이 발칵 뒤집어졌다. 라이언은 내용증명 사건이 덕미가 한 일이 아닐까 오해했고, 그를 해고했다. 이후 안명섭 작가가 내용증명을 보내도록 부추긴 것이 엄소혜의 소행임을 알게 된 라이언은 덕미를 찾아갔다. 라이언은 “생각해보니 내가 지나친 거 같아서. 채움에서의 5년 경험은 인정해야 했는데. 사과하죠. 미안합니다”라며 덕미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덕미는 사과는 받아들였지만 미술관에 복직하라는 라이언의 말을 단칼에 거절했다. 또 한번 두 사람의 티격태격 으르렁 케미스트리가 폭발했다. 그런 가운데,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변화가 예고돼 기대감을 자아냈다. 덕미는 카페인 알레르기로 인해 관장실에 쓰러져 있는 라이언을 발견했고 밤새 그의 곁을 지켰다. 특히 덕미는 악몽을 꾸는 듯 힘겨워 하는 라이언의 손을 토닥거리며 그를 진정시켜 보는 이들을 심장을 간질거리게 했다. 뜻밖에 펼쳐진 두 사람의 첫 스킨십이 설렘을 유발했다. 또한 이후 자신의 손을 잡아주던 덕미를 떠올리는 라이언의 모습이 앞으로 피어날 두 사람의 로맨스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2화 엔딩에서는 덕미가 라이언과 오해를 풀고 채움미술관에 복직을 하게 돼 눈길을 끌었다. 다시 회사로 오라는 라이언의 말에 덕미는 “기회를 주신다면 다시 한번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며 파이팅을 외쳤다. 더욱이 라이언은 “화이트오션, 차시안”이 미팅을 할 컬렉터라고 전해 덕미의 ‘성덕등극’을 기대하게 했다. 한편, 이날 박민영과 김재욱의 오가는 연기 합이 꿀잼을 배가시켰다. 특히 서로 발톱을 세우며 기싸움을 벌이는 두 사람은 핑퐁 게임을 하듯 주고 받는 완벽한 대사 합과 리액션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또한 해고된 후 선주(박진주 분)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생과 단골 손님으로 재회한 덕미와 라이언은 메뉴 주문을 두고 서로 말을 맞받아치며 핑퐁 케미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에 앞으로 채움미술관에서 함께 근무하게 될 두 사람이 선사할 핑퐁 케미스트리에 기대를 높였다. ‘그녀의 사생활’ 방송 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키 차이부터 설렌다”, “박민영이랑 김재욱 비주얼부터 케미 완성. 얼른 덕질 시작하길”, “성덕미가 아니라 라이언이 먼저 반하게 해주세요”, “둘이 붙어서 티격태격하는 거 찰지다. 너무 재미있어”, “김재욱 화낼 때도 멋있어”, “덕미 평생 탈 계를 한방에”, “엔딩에서 남자친구? 이런 전개 감사합니다”, “수목은 그녀의 사생활로 접수완료”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tvN 수목드라마 ‘그녀의 사생활’은 매주 수목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배달기사 집단해고·배달료 삭감 규탄”

    “배달기사 집단해고·배달료 삭감 규탄”

    오토바이 배달 노동자 단체인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1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배달대행서비스 부릉 본사 앞에서 기사 4명 집단 해고와 배달료 500원 삭감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 美 월마트 청소직원, 로봇에게 일자리 빼앗기나?

    美 월마트 청소직원, 로봇에게 일자리 빼앗기나?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청소와 물류 등 직종에 로봇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청소 담당 직원들이 해고 위기에 놓였다. 기업의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로봇이 결국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꼴이 된 셈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월마트가 올해부터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춘 로봇에게 재고 관리, 바닥 청소, 물품 하역 등을 맡길 방침이라고 전했다. 재고가 부족한 선반을 찾아내는 로봇인 ‘보사노바’는 최소 300개 매장에, 바닥 청소 로봇은 최소 1500개 매장에 각각 배치된다. 트럭에서 물건을 하역하고 분류하는 스마트 컨베이어벨트 방식 로봇도 기존 1200대의 두 배로 확대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하역 직원이 절반으로 줄게 된다. 미국 내에는 약 4600개의 월마트 오프라인 매장이 있다. 월마트는 로봇 직원을 투입해 최저임금 인상 등과 맞물린 인건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월마트는 지난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9달러에서 11달러(약 1만 2500원)로 인상했다. 월마트의 로봇 직원 도입으로 4600여개 매장에서 모두 10만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월마트는 직원들을 재교육해 서비스와 온라인 거래 쪽으로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월마트 관계자는 “로봇 직원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한다면 기존 직원들은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면서 “앞으로 온라인 거래 쪽에 더 많은 인력과 자본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유령 주식’ 매도 삼성증권 직원 1심 집행유예

    자신의 계좌에 잘못 입고된 ‘유령 주식’을 팔아 치워 시장에 큰 혼란을 끼친 삼성증권 전·현직 직원들이 실형을 면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주영 판사는 1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증권 전 직원 구모(38)씨와 최모(35)씨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며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이모씨와 지모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유 2년을 선고하며 사회봉사 80시간을 명했다. 해고된 이들 4명은 앞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가담 정도가 가벼워 불구속 기소된 4명에 대해서는 벌금 1000만∼2000만원이 선고됐다. 이 판사는 “이번 사건이 주식 시장에 준 충격이 작지 않으며 타인의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본질인 금융업 종사자의 철저한 직업윤리와 도덕성에 대한 신뢰를 근본적으로 배반해 엄중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회사 전산시스템의 허점과 그로 인한 입력 실수에서 비롯된 점,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 명의의 계좌에 거액이 입고되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충동적으로 범행에 이른 점, 이후 사고 처리에 협조하고 실제 이익을 취하지 않은 점,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지게 될 예정인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삼성증권은 우리사주에 대해 주당 1000원의 현금을 배당하려다가 실수로 주당 1000주를 배당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잘못 발행된 유령주식은 28억 1295만주에 달했다. 구씨 등 16명은 유령주식 501만주를 시장에 내다팔았고 이 영향으로 삼성증권 주가는 장중 최대 11.7% 폭락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유령주식’ 내다 판 삼성증권 직원들 1심서 집행유예·벌금형

    ‘유령주식’ 내다 판 삼성증권 직원들 1심서 집행유예·벌금형

    잘못 입고된 ‘유령주식’을 내다파는 바람에 시장에 혼란을 끼친 삼성증권 직원들이 1심에서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 등을 선고받으면서 실형을 면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주영 판사는 1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삼성증권 직원 구모(38)씨와 최모(35)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와 지모씨 등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정모(30)씨 등 다른 피고인 4명에게는 벌금 1000만~2000만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법원은 “이 사건은 규모가 크고 시장의 충격이 작지 않았다”면서 “타인의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본질인 금유업 종사자의 철저한 직업윤리와 도덕성에 대한 신뢰를 근본적으로 배반해 엄중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법원은 “사건의 발단이 회사 측의 전산 시스템 허점과 그로 인한 사람의 실수에서 비롯됐고, 피고인이 평범한 회사원으로 자신 명의의 계좌에 거액이 입고되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합리성을 잃어 충동적으로 범행한 점, 이후 사고 처리에 협조하고 실제 이익을 취한 것은 전혀 없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구씨 등은 2017년 4월 6일 자신의 계조에 잘못 입고된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삼성증권은 우리사주에 대해 주당 1000원을 배당하려다가 직원의 실수로 주당 1000주를 입력해 배당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잘못 발행된 주식은 28억 1295만주에 달했다. 이는 삼성증권 정관상 주식 발행 한도를 수십배를 초과하는, 이른바 시장에 존재할 수 없는 ‘유령주식’이었다. 당시 삼성증권 직원 가운데 구씨 등을 포함한 16명은 존재해서는 안될 주식 501만주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이 영향으로 삼성증권 주가는 장중 최대 11.7% 폭락했다. 다른 5명은 매도 주문을 냈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가장 높은 형량을 선고받은 구씨는 당시 14차례에 걸쳐 111만주를 팔았고, 최씨는 2번 만에 144만주를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피고인들도 각각 1만~63만주를 팔아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에 대해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다만 피고인들은 내다 판 주식을 현금화하지 못했다. 주식 매매거래가 체결되면 2거래일 뒤에 결제가 이뤄지고, 3거래일 후에야 인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 구씨 등은 이미 회사에서 해고됐고, 다른 피고인들도 정직 등 중징계를 받았으며 모두 금융위원회 과징금은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지게 될 예정”이라면서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이들의 매도 행위로 인해 삼성증권이 존재하지 않는 주식의 매매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92억원의 손해를 봤으며, 갑작스러운 주가 폭락으로 인한 일반 투자자들의 손해도 다수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시의회 노동포럼, “노동존중 사회와 노동정책” 토론회 개최

    서울시의회 노동포럼이 일자리 창출, 위험의 외주화, 비정규직의 해결, 일 가정 양립 등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한 서울시 정책을 다각도로 논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팔 걷고 나섰다. 지난 9일 서울시 의원회관 7층 제3회의실에서 서울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의 하나인 노동포럼 주최로 “노동존중 사회와 노동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최고위원을 비롯해 연구단체 좌장인 이광호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유 용 위원장, 서울시의회 노동포럼 회원들, 서울시 노동정책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최고위원의『노동존중 사회와 노동정책』이라는 주제 발제를 시작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발제자로 나선 이수진 최고위원은 “노동존중 공정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는 일자리 위원회를 설치하여 공공부문(81만개)과 민간부문(50만개) 일자리 창출과 중소·영세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실천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서울시에서는 25개 자치구에 노동복지센터를 설치하고 노조 지원 및 미조직 노동자 단결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Worker Round(서울형 노동자위원회)설치를 통하여 부당해고나 임금체불 같은 차별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고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노조에 가입이 가능하도록 한 내용이 담긴 ‘Union City’ 서울 비전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서 이수진 최고위원은 조직노동자와 미조직 노동자의 비율이 10:90이라고 언급하면서 일하는 사람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인이 돼야 하고, 일하는 사람은 가난을 걱정하지 않아도 돼야하며, 비정규직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차별을 해소하며, 더 이상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 정부와 서울시에서는 ‘노동회의소’ 설립을 통해 사회양극화 90%를 위한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수진 최고위원의 발제가 끝난 후 이날 토론회의 좌장을 맡았던 이광호 의원은 “90% 미조직·취약계층 이해대변기구인 ‘노동회의소’는 법정경제단체인 ‘상공회의소’에 상응하는 법정노동단체로, 비정규직, 1인 자영업자, 청년, 여성 등 일정기간 고용보험가입 경력이 있는 모든 노동자들을 회원으로 하는 100% 노동자의 이해대변기구이다”라고 언급하면서, “한국형 노동회의소에 대한 개념이 본격적으로 우리사회에 소개된 것은 2017년으로 노동이 존중 받는 나라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기재로 확인됐고, 노(勞)와 사(使)가 함께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으로 사회적 난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중추적 역할의 매개체로 ‘노동회의소’ 도입이 시급하다”면서 한국형 ‘노동회의소’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으로 채택된 만큼 도입의 필요성과 이해저변 확대를 위해 서울시도 보다 심도 있는 구상과 구체적인 조례 제정으로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동계 출신 비례대표인 이광호 의원은 지난해 9월 “Industry 4.0 극복을 위한 한국형 중앙노사관계모델” 토론회를 통하여 ‘노동회의소’ 도입을 주장했으며, 지난 9일에도 노동존중 사회를 위하고 우리 사회의 노동문제를 해결하는 소통기구인 ‘노동회의소’ 도입 주장을 위한 토론회를 가져 미조직 취약계층의 이해를 대변하고 노동이 존중 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는 등 노동계 발전을 위해 노동 전문가로서 끊임없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김동욱, 본격 하드캐리의 서막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김동욱, 본격 하드캐리의 서막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김동욱이 첫 회부터 하드캐리 열연을 펼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지난 8일 첫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극본 김반디, 연출 박원국, 이하 ‘조장풍’)에서 주인공 조진갑 역을 맡은 김동욱이 캐릭터에 완벽하게 스며든 모습으로 극을 이끌었다. 1, 2회 방송에서는 왕년에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던 유도선수 출신 체육교사 조진갑이 현재는 무사안일, 철밥통의 아이콘을 꿈꾸며 근로감독관이 된 사연이 그려졌다. 현재와 과거 조진갑의 이야기를 속도감 높게 그리며 집중도를 이끌었다. 또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직업인 근로감독관의 직무와 역할을 담아 앞으로 김동욱이 펼칠 사이다 활약을 예고하기도. 김동욱은 근로자의 입장에서 부당함을 밝히고, 악덕 사업주에게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선을 다해 응징하려는 모습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그리며 공감과 쾌감을 동시에 이끌었다. 특히 과거 제자였던 선우(김민규 분)의 부당 해고와 임금체불 건을 접수하게 된 후 회사와의 싸움을 포기하라고 권유하러 나간 자리에서 진갑을 ‘빽’이라 믿고 무한 신뢰를 보내는 선우의 눈빛과 딸 진아(이나윤 분)의 자랑거리가 진갑이라던 말을 떠올리며 제대로 파헤쳐 보기로 결심한 장면은 현실 맞춤형 히어로의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OCN ‘손 the guest’ 이후 6개월여 만에 안방극장에 컴백한 김동욱은 전작의 캐릭터를 모두 지워내고 ‘조장풍’내 조진갑으로 완벽히 변신했다. 비주얼만으로도 조진갑 캐릭터의 나이와 직업군은 물론 캐릭터의 전사를 표현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여실히 드러났다. 유도 선수 출신의 캐릭터이기에 조준호 코치와 전직 유도 선수이자 UFC 선수인 김동현에게 도움을 받아 유도를 배우며 체중도 10kg 가량 증량했다. 또한 곳곳에 나오는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조장풍이 그려내는 정의 구현 스토리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처럼 김동욱은 확연히 달라진 비주얼은 물론 김동욱 특유의 섬세한 감정연기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조장풍’에서도 가감 없이 발휘해 현실 맞춤형 히어로 조진갑의 사이다 활약을 이끌 전망이다. 김동욱, 김경남, 박세영, 류덕환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MBC 새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3, 4회는 오늘 밤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비극·활극 버무린 ‘오락 영화’ 식민지 조선의 청춘을 위로하다

    비극·활극 버무린 ‘오락 영화’ 식민지 조선의 청춘을 위로하다

    ‘청춘의 십자로’(1934)는 현재 한국영상자료원에 보존된 일제강점기 조선극영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다시 말해 공식적으로 한국에 존재하는 최고(最古)의 무성극영화이다. 이 영화는 필름의 발굴 과정에서도, 또 영화사적 의미로도 무척 흥미로운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그동안 한국영상자료원의 조선영화 발굴 작업이 2004년 이후 중국전영자료관을 통해 본격적인 성과를 보인 데 비해 이 영화는 2007년 국내 소장자를 통해 입수되었다. 또 중국에서 찾은 작품들이 ‘미몽’(1936) 등 발성영화의 프린트(상영용) 필름이었다면 ‘청춘의 십자로’는 무성영화의 네거티브(원판) 필름으로 수집되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아리랑’을 볼 수 없는 지금의 우리에게 조선 무성영화의 수준과 당시 조선인 관객에게 전달했을 영화적 에너지를 상상해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가 크다.●조선 무성영화의 대표작 먼저 ‘청춘의 십자로’가 등장한 1930년대 전반의 조선영화계부터 살펴보자. 1935년 ‘말하는’(talkie) 영화 ‘춘향전’의 제작 성공으로 발성영화 국면에 진입하기 직전의 시기, 조선영화는 과도기적 변화를 겪고 있었다. 나운규의 친구였던 배우 윤봉춘이 감독 데뷔작 ‘도적놈’(1930)에서 철공소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아리랑’의 정서를 이었고, 황운이 연출한 ‘딱한 사람들’(1932)은 흥남의 조선질소비료주식회사의 노동자 해고 사건을 다루며 카프(KAPF) 영화의 계급적 관점을 이었다. 두 작품 다 일제 당국의 검열로 만신창이가 되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일본 교토의 영화스튜디오에서 견습하고 돌아온 이규환이 ‘임자없는 나룻배’(1932)로 데뷔했다. 나운규와 문예봉이 출연한 이 영화 역시 식민지 농촌의 현실을 그리는 것으로 나운규 영화의 저항성을 잇고 있지만, 표현의 수위는 전보다 낮아졌고 그 대신 조선의 로컬 컬러를 담아내는 것으로 연출 방향이 전환되었다. 이처럼 이규환을 시작으로 1930년대 중반 일본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돌아와 조선의 향토색을 담아내는 영화를 만든 이들을 2세대 영화인으로 규정할 수 있다. 한편 ‘청춘의 십자로’는 배우 출신 안종화(1902~1966)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무성영화시기 조선에서 형성된 신파 양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이다. 즉 비극과 활극을 절묘하게 버무린 신파 화법을 기반으로 대중오락으로서의 영화라는 한 방향으로 명쾌하게 밀고 나갔다. 조선인 관객들의 평가 역시 좋았다. 1938년 11월 조선일보가 개최한 조선 최초의 영화제에서 그동안 만들어진 조선영화를 대상으로 관객들의 인기투표를 실시했는데, ‘청춘의 십자로’는 2175표를 받아 무성영화 부문 6위를 차지했다. 1위는 ‘아리랑’(4947표)이었고, 그 뒤로 ‘임자 없는 나룻배’(3783표), ‘인생항로’(3075표), ‘춘풍’(2921표), ‘먼동이 틀 때’(2810표)가 뽑혔다. 주목할 부분은 ‘청춘의 십자로’뿐만 아니라 3위를 차지한 ‘인생항로’(1937) 역시 안종화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가 대중이 원하는 영화를 능숙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감독이었음이 입증된다. 안종화는 신파극단의 여형(女形) 배우 출신으로(초창기 신파극 무대는 여성 역도 남성 배우가 맡았다), 부산 조선키네마주식회사가 제작한 ‘해의 비곡’(1924) 등에서 주연을 맡았고, 1930년 ‘꽃장사’를 시작으로 감독의 길을 걸었다. 같은 해 두 번째 작품 ‘노래하는 시절’을 연출했고, 1934년 ‘청춘의 십자로’를 내놓으며 감독의 역량을 주목받는다. 2세대 영화인 신경균이 감독 데뷔 전 평문을 쓰던 시절 “화면의 연락(숏의 연결을 의미)의 정비와 템포, 리듬의 고조”가 잘 구축된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어서 역시 직접 각본을 쓴 ‘은하에 흐르는 정열’(1935)과 ‘조선 최초의 갱영화’인 ‘역습’(1936)을 연출했고, 1937년 ‘인생항로’를 끝으로 일제시기의 필모그래피를 마무리했다. 그는 무성영화 감독에 머물렀지만 조선영화의 무성시기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평가할 수 있다. 1930년대 중반 조선 무성영화가 가장 성숙기에 이르렀을 때 전성기를 구가한 감독이기 때문이다. 해방 후 그는 ‘수우’(1948)를 시작으로 ‘춘향전’(1958)을 거쳐 ‘견우직녀’(1960)까지 6편의 영화를 더 연출했다. 안종화는 일제시기 영화사 연구자들의 중요한 참고도서인 ‘한국영화측면비사’(1962)를 남기기도 했다. 2007년 ‘청춘의 십자로’ 필름이 한국영상자료원에 입고되었을 때 제목도 크레디트 자막도 없어 어떤 영화인지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안개 속의 초기 조사 단계에서 가장 기본이 된 자료가 바로 그가 기록한 ‘한국영화측면비사’였다.●식민지 청춘들의 슬픔, 분노 그리고 복수 ‘청춘의 십자로’는 그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서로 연결돼 있지만 만나지 못하고 엇갈리다 결국은 다시 조우하는 청춘들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영복(이원용)은 서울역에서 수하물 운반부로 일하고 있다. 무거운 짐을 들고 내린 한 모녀를 흔쾌히 도와준 그는 떠나온 고향 생각에 빠져든다. 성품이 우직한 영복은 봉선네 집 데릴사위로 들어가 7년 동안 뼈가 으스러지게 일했으나 결국 마을 지주의 아들 명구(양철)에게 봉선을 뺏기고 고향을 떠난 것이다. 영복의 누이동생 영옥(신일선) 역시 어머니를 잃고 오빠를 찾으러 서울에 왔다가 카페의 여급이 된다. 영복은 이를 모른 채 서울역 부근 주유소에서 일하는 계순(김연실)과 친하게 지낸다. 한편 명구 역시 서울로 올라와 모던보이 개철(박연)의 집에 머문다. 어느 날 영옥은 개철 일당의 술책에 걸려들고 결국 개철에게 몸을 더럽히고 만다. 실직한 계순 역시 개철 일당에 걸려들어 고초를 겪게 된다. 영화는 선술집의 영복이 술에 취해 사과를 발로 차는 장면과 개철 일당의 술자리에서 양복 상의가 사과를 덮는 장면(영옥의 겁탈을 암시)을 연결시키며, 서울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하지만 영복과 영옥 남매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또 계순의 아버지가 진 빚 때문에 개철에게 구타를 당하고 나온 영복과, 명구에 의해 개철의 집으로 끌려가다시피 하는 계순이 길에서 서로 엇갈리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분명 당시 관객들이 안타까운 탄성을 내뱉었을 장면들이다. 정신없이 집으로 돌아온 계순이 개철의 악행을 영복에게 알리고, 그는 복수를 위해 개철을 찾아간다. 개철의 집 안으로 들어간 영복이 처음 마주친 이는 다름 아닌 누이동생 영옥이었고, 그간의 사정을 나눈 둘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린다. 안종화의 연출이 탁월한 점은 영화의 마지막 복수 장면의 파토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영복과 영옥, 계순이 고초를 당하는 장면들을 겹겹이 쌓아 놓은 것이다. 영복이 자신과 여동생과 애인을 위한 복수를 펼치는 곳은 개철과 명구가 개최한 화려한 피로연 자리이다(실제 이 클라이맥스의 격투 장면은 당시 서울 장안의 3대 요정 중 하나인 국일관에서 촬영되었다). 결국 영복은 사정없는 주먹세례를 날려 개철을 쓰러트린다. 그의 복수가 끝나고 이제 셋은 함께 살게 된다. 영복과 계순이 각자의 직장으로 향할 때 영옥이 천주교식의 십자성호를 그으며 축복하는 마지막 장면으로 그들의 새로운 출발이 암시된다.고향의 지주 아들과 서울의 모던보이로부터 주인공들이 겪은 고초와 울분, 참다 참다 폭발하는 우직한 주인공의 활극, 그리고 해피엔딩까지 ‘청춘의 십자로’는 조선인 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는 민초를 괴롭히는 지주, 여동생 영희(신일선)를 겁탈하려는 마름, 그를 응징하는 영진(나운규)을 등장시킨 ‘아리랑’에서 가장 대중적인 요소만 취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인 혹은 친일파를 연상시킬 수 있는 인물과 이들을 낫 혹은 주먹으로 벌하는 주인공의 구도는 무성영화에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193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면 조선영화가 묘사할 수 있는 활극적 에너지는 거의 사라지게 된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사표 반려” 퇴직갈등 커지는 日

    퇴직 관련 상담 10년새 2.5배 늘어 비싼 수수료에도 퇴직대행업 급증 “사표를 냈지만 내가 프로젝트 리더라는 이유로 위에서 퇴직 절차를 밟아 주지 않아 그대로 회사에 다니고 있다.”, “회사에서 사표 수리를 거부하며 ‘이대로 관두면 남은 급여를 정사원이 아닌 아르바이트생에 준해 지급하겠다고 한다.”,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사장이 과거 한때 있었던 동료와의 불륜 사실을 세상에 까발리겠다고 협박한다.” 일본 법률정보사이트 ‘변호사닷컴’에 올라와 있는 퇴직 관련 고민들이다. 회사를 그만두겠다는데도 곱게 내보내 주지 않는 기업들이 최근 급증하면서 노동인권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심각한 일손 부족으로 직원이 나가면 그 자리를 메우기가 너무 어렵다 보니 많은 회사들이 ‘아름다운 이별’보다는 불편한 동거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퇴직 갈등’과 관련된 직장인들의 노동상담 건수(후생노동성 발표)는 2017년 기준 3만 8954건으로, 10년 전인 2007년의 1만 5746건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전체 노동상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에 달해 처음으로 ‘해고’ 관련 상담건수를 추월했다. ‘퇴직을 하고 싶은데 대체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사표 수리를 해 주지 않는다’,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무지막지한 인신공격을 했다’, ‘나의 퇴직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배상청구를 하겠다고 한다’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퇴직 트러블’ 급증의 가장 큰 이유는 인력난이다. 지난 5일 도쿄상공리서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00개의 일본 기업이 일할 사람이 없어 망했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퇴직 희망자 본인을 대신해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뒤처리까지 마무리해 주는 ‘퇴직대행 서비스’ 업체가 속속 등장하는 데는 이런 배경도 한몫한다. 현재 일본 내 퇴직대행 업체는 줄잡아 30곳에 이른다. 선도업체 격인 ‘엑시트’(EXIT)의 경우 2017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올 2월까지 약 2600명의 퇴직을 대행했다. 엑시트를 이용해 퇴사 절차를 마친 20대 남성은 “인터넷 메신저 ‘라인’을 통해 간단히 퇴직대행을 의뢰했다”면서 “수수료 5만엔(약 50만원)을 냈지만 퇴직신청에 따른 번거로움을 감안하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퇴직 트러블의 문제가 커지자 후생노동성은 오는 6월부터 관련 상담전화를 설치하기로 했다. 노동자들이 고민을 쉽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평일 주간뿐 아니라 야간, 주말에도 운영해 기업에 대한 지도 및 노사 간 대화의 장 마련 등에 나서기로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늘어난 저비용항공사… ‘기장 모셔가기’ 시끌시끌

    늘어난 저비용항공사… ‘기장 모셔가기’ 시끌시끌

    정년 앞둔 기장에 아들 일자리 미끼도 옮겼다가 빡빡한 근무·꼼수 연봉 불만 인사적체·오너리스크로 中 이직 많아 대형 항공사들 인력 유출로 골머리 “3년 단기계약… 근무 안정성 떨어져”최근 신생 항공사 세 곳이 한꺼번에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면허를 발급받고, 기존 항공사들이 새 항공기를 추가로 들여오며 항공사마다 ‘기장 모셔가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판이 커진 ‘조종사 이직 시장’ 안팎에서 잡음이 많이 들려 옵니다. 대표적인 예 중 하나는 빡빡한 단거리 근무 스케줄과 낮은 복리후생으로 이직 뒤 실망하는 기장들이 나온다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는 7일 “연봉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 못잖다는 제안에 LCC로 옮겼지만 실제로는 쉬지 못하고 받는 연차 수당이 연봉에 포함된 것이라 조종사들 사이에서 ‘꼼수로 연봉을 올린 것’이라는 불만이 나온다”고 말합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 근무시간은 월평균 70시간 미만인데 통상 40~50시간 정도 일한다고 합니다. 반면 LCC 조종사들은 대개 월평균 60~90시간 정도라네요. 물론 LCC 업계는 “휴식일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 수당으로 보전해 주는 데다 비행시간 자체가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월 100시간)보다 낮은 수준이라 문제가 없다”고 항변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안전 운항을 위해 기장 피로도 관리도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특히 또 다른 항공사 직원은 “‘조종사 대란’이 벌어지다 보니 A항공사의 경우 아들의 항공사 취업을 돕겠다며 일자리를 미끼로 정년을 앞둔 기장들에게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면서 “신체검사, 시뮬레이터 테스트 등을 버거워하는 기장 등에게 오퍼를 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반대로 조종사들이 스스로 이직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형 항공사들은 인사 적체가 심해 기장 승급이 오래 걸리는 만큼 LCC에서 빠른 기장 승급 후 처우가 더 좋은 중국으로 기회를 찾아 떠나는 것이지요. 연봉 1억 4000만~1억 7000만원을 받는 3~4년차 기장들에게 중국 항공사들이 제시하는 연봉은 3억원 이상이니까요. 또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두 총수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처럼 ‘오너리스크’에 대한 자조도 한 원인입니다. 하지만 인력 유출로 골머리를 앓는 대형 항공사들은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대형 항공사 관계자는 “최근 LCC뿐 아니라 중국 등 항공사들이 고연봉을 조건으로 외국 기장을 채용하는 이유는 급속한 항공 수요 팽창으로 인해 부족한 기장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일시적인 채용이라 계약 기간도 평균 3년에 불과하고 사소한 과실에도 즉시 해고할 수 있는 세부 계약 등이 달려 있다”면서 “60세 이상까지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국내 대형 항공사 여건과 비교할 때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큰 만큼 단기 연봉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이직 조건 등을 잘 따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찌질이” “둘이 사귀냐” 폭언·성희롱한 공공기관 간부 해임 정당

    법원 “지위 이용해 낮은 직급 인격권 침해” 부하 직원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아 해임된 공공기관 간부가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박성규)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 기각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근로복지공단 부장으로 일하던 A씨는 2017년 공단 인사위원회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조직 분위기 저해 등의 사유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 그는 부하 직원들에게 “부장 말이 법”이라고 강요하며 “찌질이”, “미친X”, “재수없다 퉤퉤”, “어휴, 또라이”, “작살 내버려야겠다, 싸가지 없는 XX” 등 모욕적인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인턴들에게는 “알아서 하세요. 다음주부터 한 명씩 자르면 되죠”, “이 중 2명은 ‘가(최하)’ 평점을 줘서 잘라버릴 수 있다”는 등 지위를 이용해 압박하기도 했다. 회식 자리에서는 여직원에게 “러브샷 하자고 하면 성희롱이냐”고 물으며 러브샷을 요구하거나 남녀 직원에게 공개적으로 “둘이 사귀냐”고 말한 것 등도 징계 사유로 꼽혔다. A씨는 공단 재심청구와 중앙노위 구제 신청이 모두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징계가 직원들의 일방 진술에만 의존했고, 행위에 비해 징계가 지나치게 무겁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공기관 직원도 높은 윤리의식과 성실, 품위유지 의무 준수가 요구되는데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주로 직급이 낮은 신입이나 여직원,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을 상대로 인격권을 침해하는 발언을 하는 등 괴롭힘 행위를 해 비위 정도가 중하다”며 “괴롭힘 대상이 된 직원들의 인격이나 정신적 건강, 근무 효율성에 부정적 영향도 상당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일본 직장인들, “입사 지원” 유혹 여대생 성범죄 잇따라

    일본 직장인들, “입사 지원” 유혹 여대생 성범죄 잇따라

    올해 일본 도쿄의 사립대를 졸업한 여성 A(22)씨는 한창 직장을 구하던 재작년 봄, 모르는 남자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난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 당시 가장 가고 싶었던 회사의 남성 직원을 한 명 소개받았다. 입사 성공을 위한 정보와 노하우를 얻어보려는 바람에서였다. 그 남성은 “일이 많다”는 핑계로 저녁시간에 술집에서 만날 것을 요구했다. 1차에 이어 2차로 데려간 바에서 그는 A씨에게 독한 술을 먹인 뒤 강제로 입맞춤을 하며 자기 집에 가자고 했다. A씨는 “정보는 없이 순전히 자기 자랑만 늘어놔서 자리를 떠버리고 싶었지만, 자기도 채용에 관한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하니 강하게 뿌리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나는 그때 당한 일을 다 극복했는데, 평생 마음에 상처로 남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여자 대학생들이 취업에 도움을 얻을 목적으로 만난 남성 직장인들로부터 당하는 성희롱 문제가 심각하다고 도쿄신문이 6일 보도했다.지난 2월에는 대형 건설회사 오바야시구미 남성 직원(27)이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취업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대학생과 직장인간 만남을 연결하는 스마트폰앱에서 여대생을 만났다. 그는 처음 보는 여대생에게 “업무 설명은 아무래도 컴퓨터를 보며 해야 한다. 면접에 대비한 지도도 해주겠다”며 자기 집을 사무실이라고 속여 데려가 추행을 했다. 지난달에는 많은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대기업 스미토모상사 남성 직원이 여학생에게 술을 먹이고 난폭한 행위를 했다가 회사로부터 해고당한 뒤 구속됐다. 최근에는 특히 오바야시구미 사건에서와 같이 스마트폰 만남 주선 앱의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 직장인이 자신의 출신대학과 현재 근무회사 등 정보를 등록하면 재학생들이 검색한 뒤 연락해 만나는 방식의 앱이다. 자신이 들어가고 싶은 기업 또는 업종의 살아있는 정보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지만, 여성을 유인하기 위한 ‘불순한 목적’으로 등록하는 직장인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학생 취업을 지원하는 하나마루 캐리어종합연구소 우에다 아케미 대표는 “여대생의 경우 원래 여성 직장인을 만나야 처우 등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지만, 직장 여성은 수가 적을뿐 아니라 육아 등에 신경쓰느라 좀체 만나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그는 남성 직장인에 의한 성희롱 피해 등을 막기 위해 낮시간에 카페와 같은 개방적인 장소에서 만날 것을 여대생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기업들은 사내 성추행에 대해서는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취업 준비생 성추행 문제에 대한 대책은 없다”며 “여학생 성추행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사원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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