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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참사 통합적 해양정책 부재서 비롯…안전 기능 떼서 ‘안전처’에 이관한 건 문제”

    “세월호 참사 통합적 해양정책 부재서 비롯…안전 기능 떼서 ‘안전처’에 이관한 건 문제”

    “세월호 참사는 통합적인 해양정책의 부재로 해양사고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에서 비롯됐다. 그럼에도 해양 업무서 안전만 떼 국가안전처에 통합한 것도 문제다.” 해양·안전 전문가들은 28일 비영리법인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주최로 서울 정동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세월호 대참사, 진단과 대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주강현(제주대 석좌교수) 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장은 “안전에 관한 모든 부서를 끌어모으는 것은 거대 공룡이나 움직이지도 못하는 항공모함을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해양수산부 산하에 가칭 해양안전청을 만드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해경의 기존 업무 중에서 해양 수사·정보를 경찰에 넘기는 것에는 찬성하면서도 “해양통합정책을 강화해야 바다 사고가 줄어든다”면서 “항만, 해운, 조선, 관광 등 여러 분야가 안전과 결부돼 있는데 안전만 따로 떼어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주 원장은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다경찰이 아니라 바다지킴이인데 해경은 안전에 관한 시스템 자체가 형편없었다”고 해경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 아울러 “이명박 정부 당시 해양수산부 해체와 해양정책 폐기로 인해 정부 내에서 해양을 통합 지휘하는 능력과 기능이 붕괴되고 안전관리의 민간이양과 정부지정항로라는 제도적 모순 등이 참사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제주도 책임론도 거론했다. 그는 “정기노선은 쌍방향이고 세월호는 인천과 제주도를 오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월호 참사에서 제주도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손석희 안경, 언딘 인터뷰 중 벗어 ‘이해가 안 되네..’ 답답함 폭발

    손석희 안경, 언딘 인터뷰 중 벗어 ‘이해가 안 되네..’ 답답함 폭발

    ‘손석희 안경’ 손석희 앵커가 생방송 도중 안경을 벗었다. 27일 방송된 JTBC ‘뉴스9’에서 손석희 앵커는 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에 참여한 민간 구난업체 언딘인더스트리 장병수 기술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병수 이사는 “16일 처음 세월호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고 그날 자정이 다 돼서야 배 안에 300명 정도가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초기에 구조 요청을 받은 적 없고 민간업체들이 모이면 해경이나 해군의 브리핑을 통해서 우리도 들어가야 하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손석희 앵커는 “아무리 오전 중에 전원 구조했다는 오보가 나긴 했어도 자정이 다 돼서야 알 수 있나”라며 안경을 벗으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네티즌들은 “손석희 안경 벗다니 오죽 답답했으면”, “손석희 생방송 중 안경 벗다니 정말 대단하다”, “손석희는 행동 하나하나에서 진심이 묻어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JTBC(손석희 안경)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후보자 인터뷰] “사람에 투자하는 ‘시민후보’ 될 것”

    [후보자 인터뷰] “사람에 투자하는 ‘시민후보’ 될 것”

    양해경(60) 새정치민주연합 용인시장 후보는 지역에서 풀뿌리 지역운동과 주민자치 운동을 해 온 시민운동가이다. 지난 30년간 인권·시민운동을 하며 시민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해 오다 용인 최초의 여성 시장이 되겠다고 나섰다. “1대부터 5대 시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비리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수사를 받았습니다. 경전철 등 잘못된 정책을 펴 용인시에 천문학적 빚을 남겼으며 시 산하기관은 부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양 후보는 이런 현실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어 출마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용인시장시민후보추대위원회에서 1000명 시민위원의 추대를 받았다. 그동안 시민들이 원하고 살고 싶은 용인시가 어떤 모습인지 시민사회와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고 덧붙였다. “싹 바꿔야 합니다. 부패와 비리의 사슬을 끊고, 파탄 난 시 재정을 정상화하겠습니다. 서민을 위한, 시민을 위한 사람에게 투자하는 시정을 펼치겠습니다.” 양 후보는 “불요불급한 토건사업과 전시성 사업을 중단 또는 축소하고 신규·연속사업의 유지관리비를 재검토하는 방법으로 재정 위기를 수습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육은 미래세대의 권리이고, 국가발전을 위한 희망의 투자”라며 “고교평준화 1년을 앞둔 상황에서 고등학교 부족 등 산적한 지역 교육현안을 앞에 두고 오히려 축소된 교육예산을 반드시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역특색에 맞는 특성화고 설립 ▲청소년 여가활동을 위한 ‘문화의 집’ 등 확충 ▲보육시설 지원 강화와 맞벌이를 위한 종일 유치원 운영 등을 제안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 경기 안산·용인 시장

    [6·4 지방선거 판세 분석] 경기 안산·용인 시장

    경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세월호 참사 직격탄을 맞은 안산시와 용인경전철 건설 등으로 재정 위기를 맞은 용인시의 시장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안산시에서는 좀처럼 선거 분위기를 찾을 수 없다. 거리에는 선거 현수막보다 희생자를 애도하는 현수막이 더 많이 걸려 있다. 많은 사람이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정부나 정치권 등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역대 최저 투표율을 보일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안산 단원구청장과 상록구청장을 역임한 조빈주 후보를 내세웠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제종길 후보를 공천했다. 김철민 현 시장과 박주원 전 시장은 새정치연합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가 28일 김 후보로 단일화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강성환 후보도 합류해 4자 구도가 형성됐다. 새누리당은 당초 세월호 참사로 전통적으로 야권 지지세가 높은 안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전·현직 시장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후보를 단일화하면서 야권 지지층이 분열돼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제 후보 측은 그동안 모든 선거는 ‘정권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으로 귀결됐다며 결국은 정당 후보 간 대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용인시장 선거는 최대 화두가 재정 위기 극복이다. 무려 1조원 이상을 들여 건설한 용인경전철이 애물단지로 전락했고, 시가 출자해 설립한 용인도시공사마저 수천억원의 빚을 지고 부도 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용인시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저마다 “내가 바로 재정위기 극복의 적임자”라는 면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중앙일보 기자 출신인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는 16대1이란 전국 최고의 당내 공천 경쟁을 뚫고 등판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용인 최초의 여성 시장을 목표로 양해경 후보가 출마했다. 현 시장인 김학규 후보와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상국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열린세상] 공직사회 사기 좀 올려줍시다/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공직사회 사기 좀 올려줍시다/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지난 19일 세월호 관련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행정부와 공무원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번 담화에서 밝힌 해양경찰청 해체,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기능의 대폭 축소, 국가안전처와 행정혁신처 신설 방침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사고가 사고니 만큼 이만한 충격요법은 필요하지 않으냐는 의견도 있다. 물론 국회 심의 등 후속절차가 남아 있다. 하지만, 단칼에 조직이 날아갈지 모르는 해당부처는 물론이고 대다수 행정부 공무원들은 자기 부처가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 있다는 불안에 휩싸여 있다. 또 이른바 관피아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제시된 공공 산하단체 및 유관 협회 등 민간분야 진출 금지 강화 조치는 공무원 사회를 더욱 의기소침하게 했다. 최근 언론들은 너나없이 관피아를 외쳐대며 마치 국가 실패가 모두 행정부와 공무원들에게 있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인다. 온 나라가 유병언 일가와 공무원 사회를 질타하는 데 총동원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유병언 일가에 대한 사법조치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공무원 사회만이 독배를 홀로 들고 십자가를 져야 할 만큼 큰 문제인가. 정부와 공무원이 이번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마땅히 책임 있는 부서와 사람들은 책임을 질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관피아 문제를 감정이 아니라 냉철한 이성, 곧 제도와 운용이라는 시스템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이번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이 지적된 것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검찰의 조사를 더 지켜봐야 하지만 해수부와 해경, 유관협회와 해운사 간에 적잖은 민관유착의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를 너무 침소봉대해 모든 공무원의 퇴직 후 유관단체 진출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옳지 않은 처사다. 물론 이번 담화에서는 우선 안전감독 업무,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많은 인허가 규제 업무, 그리고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 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 퇴직 공무원이 진출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분위기로는 거의 모든 공공산하단체 및 유관 직종에 퇴직 공무원이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만큼 경제적 선진국이 된 이면에 행정부와 우수한 공무원들의 역할이 지대했음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최근 들어서 많은 공무원이 해외 유학은 물론 국내 대학과 현장에서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됐다. 이들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사장시키는 것은 국가 운용 차원에서 막대한 손실이다. 헌법적인 가치와도 배치된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결국 하루살이 같은 정치꾼을 비롯해 어중이떠중이 민간분야 인사들이 정부산하단체나 관계기관의 감투를 노릴 게 뻔하다. 정말 능력 있는 민간기업 출신들은 몇 년 후 유관직종 진출이 금지되는 공직에 관심을 둘 것 같지 않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지만 그동안 이렇게 해서 들어간 많은 분이 전문성의 부족, 도덕성의 결여, 공조직 철학의 부재 등으로 퇴직 공무원들보다 나았었다는 사례를 거의 갖고 있지 못하다. 퇴직 공무원들의 유관 직종 진출 금지는 아주 제한적인 특별한 직종에 대해서 특별한 조건을 부과해 제한하는 것에 그쳐야 할 것이다. 사실 시급한 과제는 퇴직 공무원의 유관 산하단체나 직종 진출을 막는 일이 아니라 이들이 부당하게 유착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고, 위반 시 엄벌하는 징벌문화를 강화하는 것이다. 이는 딱히 공직자 출신만이 아니라 그 누구에게라도 해당하는 숙제라고 할 수 있다. 국가개조는 꼭 필요하다. 국가개조가 성공하려면 차분하게 시스템을 정비하고 무엇보다 국민의식과 행태, 곧 문화를 성숙시키는 짧고 또 긴 정책적 호흡이 필요하다. 지금 공직사회는 복지부동 그 이상의 분위기다. 축소하고 막고 쪼는 정책은 고급정책이 아니다.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제도적으로 엄격히 다루되 국가의 근간인 공무원 사회가 폄하되거나 조롱거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격려하는 시책도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정부와 공무원은 교각살우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
  • 닻까지 내리고 제집 안방처럼 들락날락

    닻까지 내리고 제집 안방처럼 들락날락

    “중국 어선들이 바닷가 코앞까지 들이닥쳐 조업을 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해양경찰청의 단속이 느슨해지니까 제집 안방처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27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서북방 400~500m 해상. 중국 어선 3척이 눈에 닿을 만한 거리에 그물을 쳐 놓은 채 선원들은 갑판에서 쉬고 있었다. 아예 닻을 내리고 꽃게가 걸리기를 기다릴 만큼 여유가 있다. 배 뒤에 꽂힌 붉은 깃발만 아니면 국내 어선으로 착각할 정도다. 해안가 200~300m까지 근접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주민 이용찬(44)씨는 “좀 과장하면 낚싯대를 던지면 추가 닿을 만한 거리”라며 “특히 밤에는 얼마나 가까이 붙는지 중국 선원들끼리 얘기하는 소리까지 들린다”고 말했다. 중국 어선들이 연평도 해상에 상당 시간 머무는 동안 이를 단속하는 해경 함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선주 곽용근(55)씨는 “중국 어선의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요즘엔 세월호 사고를 틈타 노골적으로 불법 조업을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평도 바닷가에서 목격된 중국 어선은 13척이었다. 지난 18일에는 63척에 달했고, 100여척이 출현한 날도 있었다. 박성철(49)씨는 “얼마 전만 해도 새까맣게 몰려 있어 밤에는 선단에서 나오는 불빛이 수㎞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순 10여척이었던 중국 어선은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중순 이후 20~80척으로 늘었다. 어민들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중국 어선의 앞뒤 가리지 않는 무차별 조업이다. 우리나라에선 금지된 촘촘한 그물코를 이용해 쌍끌이 저인망 방식으로 치어까지 마구 잡아 수산자원을 거덜내고 있다. 게다가 7, 8월은 꽃게 산란기 보호를 위한 금어기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중국 어선들은 해경 단속 함정이 다가가면 북방한계선(NLL)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나타나는 줄다리기를 계속해 ‘NLL 곡예사’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진구(56) 연평도 어민회장은 “중국 어선들은 운반선, 유류선까지 동원해 대형 선단을 이뤄 조업을 한다”며 “심지어 우리 어선이 쳐 놓은 통발 위에 그대로 통발을 겹쳐 올리는 일도 있다”고 밝혔다. 김진선 어업지도선 선장은 “중국 어선 단속은 해경이 주로 담당하는데 북한과 맞닿아 있는 해역이라 단속이 가장 까다로운 곳”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어선들은 최근 기동력이 부쩍 좋아져 해경대원들이 고속선을 타고 추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한다. 남편이 선주인 유창미(52)씨는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 모처럼 재미를 보고 있는데 중국 어선만 생각하면 속이 타들어 간다”고 말했다. 해경이 세월호 사고 수습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중국 어선들이 횡행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달 16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해경이 나포한 중국 어선은 4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척의 10%에 불과하다. 해경은 조직 해체와 상관없이 중국 어선 단속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일선 해경대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상태라 효율적인 단속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중국 어선 단속은 목숨을 걸고 수행하는 임무”라며 “조직이 해체되는 마당에 누가 그런 위험을 무릅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연평도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시론] 신설될 국가안전처에 바란다/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

    [시론] 신설될 국가안전처에 바란다/이동규 동아대 석당인재학부 교수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에도 대형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SDS의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 울산 현대중공업 선박건조장 내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화재, 아모레 퍼시픽의 대전 공장 화재, 서울 지하철 2호선 충돌 사고,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 등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재난은 자연적 원인, 산업·기술적 원인, 테러 등 계획적 원인을 바탕으로 발생했다. 이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와 사회기반시설이 붕괴되는 것은 물론 사회공동체를 약화시키거나 회복 불능 상태에 빠뜨리기도 한다. 재난이 발생하면 원인에 상관없이 우리 사회 구조에서의 조직, 규제, 정치 체제의 실패를 완전히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이런 재난을 아주 예외적인 사건들로 간주한다. 재난이 발생한 이후 근원적인 대상을 제거하기보다는 대응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체계를 논의하는 데 주력한다. 예를 들어 산업재해와 국가기반 핵심시설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에 대한 위협은 늘 존재했지만 예외적인 것으로 인지해 근본적인 대응은 소극적이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미국의 재난 사례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지적됐다. 하지만 미국은 지금도 처방을 위한 학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점이 우리와의 차이점일 것이다. 결국 재난은 더 이상 예외적인 것이 아니며 우리 생활 속의 아주 일상적인 부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 구조와 문화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일상적인 생활 주변의 취약점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 특히 압축 성장으로 인해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는 재난 원인 대상들이 다수 존재한다. 교량, 도로, 터널, 항만, 상하수도, 토공, 플랜트, 초고층 건축 등에는 조속히 성능 개선과 유지 보수가 필요한지 진단이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 한 달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국가안전처 신설, 해경해체’라는 조직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쪽에서는 성급한 결정이라고 했고, 다른 한쪽에선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국민 안전의 시작을 위한 중대한 결정이라 했다.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신설될 국가안전처는 안전관리와 재난대응의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가 돼야 한다. 안전관리와 재난대응에 필요한 교육, 자금지원, 법규 재정비, 주요 재난 원인별 경고 신호와 경고 체계를 구축하고 관리해야 한다. 특히 공식적 최초 대응자와 비공식적 최초 대응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재난 현장에서 최초 대응자가 수행하는 대응 능력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식적인 대응자인 경찰, 소방조직, 자원봉사 기관, 비공식적 대응자인 희생자의 친구들, 가족 혹은 동료, 지나가던 행인들에 대한 재난 대응 교육도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 협업 네트워크 체계도 점검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2003년 이런 최초 대응자에 대한 관리와 자금지원 부족 등을 의회에서 논의했지만 미국 정부는 소홀히 다뤘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 이후에야 비상시 재난 대응자들에 대한 처우와 체계적인 관리가 논의돼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수정, 보완하고 있다. 아울러 빅데이터 관점에서 위험, 위기, 재해, 재난, 재앙, 응급, 비상, 사고, 사건, 테러, 사태 등 키워드별 실시간 관리를 통해 재난에 대한 경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등장하는 키워드를 통해 재난 신호를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 국가안전처가 안전행정부나 해양경찰청처럼 ‘영구적으로 실패하는 조직’으로 취급받지 않으려면 명심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정책 우선순위에 밀려 예산삭감을 당하거나, 안전관리와 재난대응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정무직 공무원을 채용하지 말아야 한다. 재난 원인별 취약점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 정책입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제시해야 한다.
  • [후보자 인터뷰] 김정권 김해시장 후보

    [후보자 인터뷰] 김정권 김해시장 후보

    “시민과 소통하고 중앙정부와 통하는 힘 있는 시장이 돼 김해의 화합과 발전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 김정권(54) 새누리당 김해시장 후보는 “도의원과 국회의원을 거쳐 여당 사무총장으로 키워 준 시민들에게 빚을 갚을 때가 됐다”며 “이제 김해를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경남도의원 3선을 거쳐 17·18대 국회의원(김해 갑)과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2012년 4월 19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민홍철 후보에게 989표 차이로 패했다. 2012년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그를 경남발전연구원장으로 임명했지만 이번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 2월 사임했다. 홍 지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출마를 강행, 사이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구 50만명이 넘는 김해와 같은 대도시는 도뿐 아니라 중앙정부와도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면서 “국·도비를 어떻게 가져와야 하고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시장이 되면 대규모 국·도비를 유치해 시 재정에 큰 부담이 되는 부산김해경전철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국회의원과 사무총장이 된 뒤 사람이 뻣뻣해졌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는 “30대 젊은 나이에 정치를 시작하다 보니 깨끗하고 반듯하게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주변 사람들을 조심하고 경직된 자세로 대한 게 그렇게 비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반성하고 태도를 바꿔 지금은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김해중·고와 인제대, 인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세월호 절단 뒤 부유물 빼내고 수색 논의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40일째인 25일 풍랑특보가 예고되면서 사고 해역의 민간 잠수사들과 의료진 등이 팽목항으로 대피하는 등 수색 재개에 차질을 빚었다. 기상 악화로 인해 민간 바지(DS1)는 전날 오후 3시 20분쯤 서거차도로 피항했으며 언딘 바지는 최소 인력만 남긴 채 현장에 머물러 있다. 해경과 해군 잠수사들도 사고 해역 인근 함정에서 대기 중이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후 1시를 기해 서해 남부 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데 이어 26일 오전까지 사고 해역에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30~5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3일부터 조류 속도가 느려지는 소조기를 맞아 수색에 대한 성과를 기대했지만 21일 단원고 여학생의 시신 1구를 수습한 이후 5일째 추가 수습은 이뤄지지 않아 실종자는 여전히 16명에 이른다. 소조기에도 수색이 난항을 겪는 것은 실종자의 소재 파악이 쉽지 않은 데다 예상보다 빠른 조류 속도, 선체 붕괴, 장애물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 작업의 진행이 더뎌지자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민간인과 정부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수색구조 지원장비·기술 연구 TF ’를 운영하기로 했다. TF에는 조선, 해양플랜트, 선박검사, 잠수 등 민간 전문가 16명과 해양수산부, 해군, 해경, 소방방재청 관계관이 참여한다. TF는 선체 부분을 절단해 선내 부유물을 외부로 빼내고 수색하는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사고대책본부는 또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이 장기화하면서 세월호 내부로 어류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섬광등을 설치하고 있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공무원, 공익이 먼저다

    [기본을 지키자] 공무원, 공익이 먼저다

    국민의 공복(公僕)인 공무원이 권력의 하수인인 ‘권복’(權僕)으로 전락해 끝내 가라앉고 말았다. 세월호 참사에서 안타까운 일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바다를 이용하는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킨다’를 비전으로 삼았던 해양경찰이 기본을 지키지 않은 탓에 뼈아픈 결과를 낳았다.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했기에 결국 해체라는 비운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1 팽개친 윤리관 위기 순간에 몸 던졌던 소방관, 몸 사렸던 해경 학생들을 가득 태운 세월호가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뱃머리마저 서서히 침몰하던 지난달 16일 오전. 생방송 장면을 지켜보던 정부서울청사의 소방방재청 직원들은 “우리가 바다에 있었다면 배 유리창을 깨고 뛰어들었을 텐데…”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죽음을 무릅쓰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소방관과, 세월호와 함께 빠질까 봐 경비구난정 안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해경의 차이는 무엇일까. 일선 소방관들은 “기본적인 직업윤리 의식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혀를 찼다. 2001년 3월 서울 홍제동 화재 사고 당시 한 명의 목숨이라도 더 구조하려고 거듭 불 속에 몸을 던졌다가 한꺼번에 순직한 소방관 6명 가운데 한 명은 미국의 한 소방관이 쓴 ‘소방관의 기도’라는 시를 금언처럼 간직했던 사실이 밝혀져 남은 동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신이시여 아무리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소서…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된다면 신의 은총으로 제 아내와 가족을 돌봐주소서.’ 방재청 관계자는 23일 “소방관은 무조건 구조가 우선이고 항상 5분 대기와 훈련으로 몸에 구조 의식이 배었지만 경찰이 집행 기관인 것처럼 해경은 해상 구조보다 수사 기능을 앞세우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경의 경비·구난업무가 국가안전처로 이관되면 ‘배가 없어서 못 간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사라져야 할 것이고 인력들은 구조 훈련으로 늘 단련돼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해경 채용 체력검사에서 수영이 필수 과목이 아니고 가산점 1~2점만 주는 것도 해상 구조 인력으로서의 기본이 안 돼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2 사라진 자부심 특혜·유착·무책임… 국민 수준이 공무원 수준 “거기 남자 없어요, 윗분 안 계세요?” 정부 개혁을 감시하는 시민단체의 서영복 정책협의회 의장은 “시민단체에 전화를 건 여성 공무원도 무조건 상급자라고 여기는 남성만 찾는다”고 한탄했다. 위아래 없이 평등을 추구하는 시민단체에서 고위직을 찾는 것은 층층시하 계급제에 길들여진 공무원의 기본 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무원은 국민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자세, 태도부터 고쳐서 공익을 추구하는 직업적 소명의식을 찾아야 한다. 민주적으로 국민을 대하는 것에서 관료의 자부심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무원이 국민 위에 군림하려 드는 자세를 키운 것은 결국 국민들이라고 설명했다. “국민 수준이 바로 공무원의 수준입니다. 뒷돈을 대주고 관료와 유착해 빠른 행정 처리 같은 이익을 얻은 국민이 출세와 보신에만 신경 쓰고 국민을 우습게 아는 공무원을 낳고 기른 셈이죠.” 특히 정책 판단용 보고서는 국책 연구기관과 대학에 맡기고 정책 결정은 교수들이 참여한 위원회를 통해서 내리는 것 등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행태가 공무원들 사이에 만연됐다고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기업, 대학과 함께하는 민·관 합동 프로젝트를 통해 퇴직 후를 보장하는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다. 서 의장은 청와대에 들어가면 외부와 사적인 연락을 차단하는 진짜 공무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3 자의적 法적용 법은 캐비닛 속에… 약자는 통제·강자엔 합법화 공무원들은 법, 업무분장표, 규정, 매뉴얼 등을 양산하지만 이를 사무실 캐비닛에만 쌓아 놓고 지키지는 않는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김영란법’(공무원 부패방지), ‘유병언 특별법’(부정 기업인 재산환수) 등을 제정하고 정부조직법, 공직자윤리법, 국가공무원법 등이 개정될 예정이다. 백종섭 대전대 교수는 “법이 엄격해질수록 약자만 통제하는 엄한 법이 되고 가진 자에 대해서는 합법화해 주는 탈출구가 될 수 있다”며 “법만 만들면 뭐하냐, 규정대로 하지 않으니 자꾸 새로 법을 만들기만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공직사회에 만연한 ‘자의적 행정 집행’과 규정대로 하지 않는 공무원을 보고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국민이 함께 ‘국가개조운동’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관피아 척결 분위기 틈탄 복지부동 경계해야

    공직사회가 바짝 움츠러들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근신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6·4지방선거와 개각을 앞두고 눈치만 살피면서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복지부동이 재연되는 분위기다. 공직 기강 해이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는 복지부동은 고질적 적폐(積弊)다. 일부 공직자들이 평상시에는 민원인 등에게 군림하는 자세를 보이다가 공직 개혁이나 조직 혁신 바람이 불기만 하면 몸을 사리는 게 오랜 폐습이었다. 검찰은 세월호 참사 이후 민관유착의 온상인 관피아를 척결하려고 전국 18개 지검에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대대적 수사에 나선다. 여기에 그쳐선 안 된다. 감사원도 암행감찰 등을 통해 공직사회의 무사안일을 혁파하기 바란다.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대국민담화를 통해 정부조직 개편 방침을 밝히면서 조직 해체가 결정된 해양경찰청은 명예퇴직 신청자가 평소에 비해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매년 홀수달에 명퇴 신청을 받는 해경은 월평균 10명가량이 신청을 하는데, 이달 들어 15일까지 27명이 신청했다. 해경 해체를 결정한 이후 하루 3~4명이 명퇴에 대해 문의하고 있어 7월 신청자는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조직이 축소되는 안전행정부나 해양수산부도 일손이 잡히지 않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자체 공무원들도 후보자에게 줄 서기를 하는 등 대민봉사 업무와는 동떨어진 행동을 하는 이들이 있어 선거 이후 부작용이 우려된다. 선심성 또는 보복성 인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가릴 것 없이 전환기적 상황이라고 해서 행정 공백이 있어선 결코 안 된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더 창의적 행정을 추진하는 것이 공직사회 개조로 이르는 지름길이자 공직자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극복하는 길일 것이다.국정이 세월호 참사 수습에 집중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나 규제 개혁, 창조경제, 공공기관 혁신 등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굵직한 국정 과제들이 표류해서는 안 된다. 부동산 시장이나 내수 침체 등 경기 회복을 위한 정책들도 마찬가지다. 쌀 관세화 추가 유예 문제도 부처 간 협업을 통해 해결해야 할 현안이다. 유럽연합(EU)은 우리나라를 불법 어업국으로 최종 지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수부와 외교부 등은 모든 채널을 동원해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망신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다른 부처의 일이라면서 칸막이를 하거나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손 놓을 생각은 추후도 하지 말아야 한다.
  • 5급 공채 내년부터 축소… 2017년 민간 채용 50%

    정부는 23일 대통령 대국민담화 이후 세 번째 후속대책 차관회의를 열어 정부조직 개편과 공직사회 혁신 등의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정부는 공무원 선발과 관련, 5급 공채(구 행정고시) 선발 규모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해 2017년엔 5급 공채 대 민간경력채용 비율을 5대5로 조정하기로 했다. 7월부터는 개방형 공모제 내실화를 위한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공직 순환보직제를 개선해 장기 재직 분야의 경우 동일 직위 4년 이상의 전보 제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퇴직공직자의 취업이 제한되는 사(私)기업체 기준을 강화해 현재 3960개 수준에서 1만 3043개까지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자본금 50억원과 연간 거래액 150억원 이상 기업에서 자본금 10억원, 연간 거래액 100억원 이상 기업으로 제한 조건도 강화됐다. 정부는 또 ▲행정혁신처로 이관할 안전행정부 세부 기능 ▲국가안전처 등 신설 또는 개편 기관장의 지위 ▲해경의 발전적 기능 재편 방안 등은 심도 있는 검토·협의를 거쳐 내주 초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국가안전처에 예산 사전협의권과 재해대책 특별교부세 배분권을 주는 방안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등 관련 법을 고쳐 실질적·제도적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특히 재해대책 특별교부세의 예산 소관과 집행권까지 모두 안행부에서 국가안전처로 이관해 재해대책비 집행의 신속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로 결론 내렸다. 또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은 1단계로 7월 말까지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2단계로 국가안전처 출범 후 민간 전문가 자문단을 가동해 최종 계획을 확정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국민안전 관련 비정상적인 제도·규정·관행 개선 작업’을 위해 140여개 과제를 선정하고 종합 추진계획을 내주 국무회의에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안전의 날 4월 16일 지정’은 유가족 측과 협의해 여론 수렴을 거쳐 내달 말까지 기념일 관련 규정을 개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전문가 “유씨 父子 中 또는 日 밀항했을 것”

    검찰이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을 찾지 못하면서 이들에 대한 검거가 자칫 장기전으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유씨 부자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으로 도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검찰의 추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밀항 가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유씨 측이 선박제조업체 천해지를 경영하고 있고 데모크라시 등 쾌속선 건조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는 배를 이용해 경남 고성 조선소에서 인접한 일본 또는 대륙과 연결돼 있는 중국으로 밀항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현호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해경 해체를 불러올 만큼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해 있고 정부의 엄중처벌 의지도 확고하기 때문에 금수원에 없다면 일단 시간을 벌기 위해 해외로 도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또 지난 10일 이후 자취를 감춘 금수원 핵심 관계자들의 소재 파악도 주목할 만하다. 유씨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경호하고 수족 역할을 해 온 이들의 소재를 찾으면 유씨 부자의 행방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유씨 측 은행대출금 수십억원을 떠안고 있는 이모 상무의 경우 휴대전화가 계속 꺼져 있고 사무실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출이자 1000여만원을 14일 정상적으로 납부한 것으로 알려져 금수원 집사로서의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면 유씨의 지근거리에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해경 반성문, 50가지 죄 “비아냥거림인가?” 역풍

    해경 반성문, 50가지 죄 “비아냥거림인가?” 역풍

    해경 반성문, 50가지 죄 “비아냥거림인가?” 역풍 창설 61년을 맞은 해양경찰이 50가지 ‘죄’ 때문에 해체로 가게 됐다는 내부 반성문이 나왔다. 해양경찰청 해상안전과 예방총괄계장 손경호 경정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야기된 해경의 무능하고 안일한 관리, 감독 체계를 지적하며 만시지탄의 비판을 퍼부었다. 그러나 손 경정의 반성문을 놓고 진정성이 부족한 책임회피식 비아냥거림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해경이 해체에 이르게 된 문제점을 조목조목 적나라한 짚었지만 진정한 반성보다는 수동적 입장에서 책임 회피와 비아냥거림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손 경정은 사고, 구조 관련 각각 20가지와 한국해양구조협회 10가지 등 모두 50가지 죄가 해경 해체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고 관련죄로 ▲ 권한은 없고 책임만 지겠다고 한 죄(해운법) ▲ 형님이 있어 해운조합을 너무 믿은 죄(한국해운조합법) ▲ 1993년 서해훼리호 사고로 지도·감독에 대한 무늬만 바뀌었다고 아무 말 안 한 죄(해운조합에서 그대로 운항관리함, 해수부 걱정거리를 책임짐)를 들었다. 이어 ▲ 법적 근거도 미약한 특별점검을 한 죄 ▲ 해수부도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분야라 운항관리규정(ISM CODE)을 직접 심사하지 않는 것을 해경은 직접 심사한 죄 ▲ 항만청에서 운항면허를 주면서 면허조건에 적재중량을 표시해 달라고 말하지 않은 죄 ▲ 적재중량을 선사 임의대로 작성한 것을 믿은 죄라고 자책했다. 손 경정은 이런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도 사고가 안 나기만 바라며 방치한 죄가 결국은 수많은 학생과 국민에게 돌아갔다고 자책했다. 구조 관련 및 한국 해양협회 관련 죄도 소상하게 짚었다. ▲ 소방과 해경이 위치정보는 자동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진작 구축했으면 경위도를 묻지 않았을 텐데 이를 방치한 죄 ▲ 육상의 승용차나 버스가 45도 기울어진 것와 같이 비유하며 진입못한 것에 대해 비난을 받으면서 145m 길이에 6∼7층 건물이 45도 기울어 언제 붕괴될 줄 모르는 상황과 비교되는 것을 설명하지 못한 죄도 들었다. 그러나 네티즌과 해경 내부에서도 반성문을 놓고 책임을 지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다른 부처에 떠넘기는 듯한 인상이 짙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반성문이 조직 해체를 앞두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단적으로 잘 드러낸 것이라는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경 반성문 등장, 50가지 잘못 나열… “비아냥 거리나” 비판, 무슨 내용?

    해경 반성문 등장, 50가지 잘못 나열… “비아냥 거리나” 비판, 무슨 내용?

    해양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해경이 50가지의 잘못을 저질렀다는 내용을 담은 ‘내부 반성문’을 올렸다. 해경 해상안전과 예방총괄계장 손경호 경정이 사고, 구조 관련 각각 20가지와 한국해양구조협회 10가지 등 모두 50가지 잘못을 나열했다. 손 경정은 사고 관련 20가지로 ▲ 권한은 없고 책임만 지겠다고 한 죄(해운법) ▲ 형님이 있어 해운조합을 너무 믿은 죄(한국해운조합법) ▲ 1993년 서해훼리호 사고로 지도·감독에 대한 무늬만 바뀌었다고 아무 말 안 한 죄(해운조합에서 그대로 운항관리함, 해수부 걱정거리를 책임짐)를 들었다. 이어 ▲ 법적 근거도 미약한 특별점검을 한 죄 ▲ 해수부도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분야라 운항관리규정(ISM CODE)을 직접 심사하지 않는 것을 해경은 직접 심사한 죄 ▲ 항만청에서 운항면허를 주면서 면허조건에 적재중량을 표시해 달라고 말하지 않은 죄 ▲ 적재중량을 선사 임의대로 작성한 것을 믿은 죄라고 적었다. 또 ▲ 운항면허 발급(권한, 면허조건 명시)기관과 운항관리자 지도·감독은 권한을가진 기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이것은 비정상이라고 한번도 말하지 않은 죄 ▲ 여객터미널 운영자가 청사관리만 하고 여객관리는 하지 안 해도 말하지 않은 죄 ▲ 일부 국제여객선(항만청), 내항여객선(해경)이 관행적으로 과적과 미고박을 해 왔는데도 세월호만 그런 것처럼 보도해도 아무 말 안 한 죄도 지적했다. 손 경정은 또 ▲선박검사기관에서 합격 또는 승인된 사항에 대해서는 점검이 형식적일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지려고 점검한 죄 ▲ 항만청에서 우수사업체로 지정된 업체가 구명벌 검사를 하는 것이 안전을 업체의 양심에 맡겨도 되는가를 해수부에 건의를 안 한 죄 ▲ 선원교육기관(해기연수원)이 비상훈련 요령에 “가만히 있으라”는 교육을 하는지 어떤 교육을 하는 지 확인하지 않은 죄 등을 들었다. 손 경정은 구조관련 20가지 죄에 대해서는 ▲ “왜 언론에는 119신고만 나올까?” 고민하지 않은 죄, 122 홍보 좀 해달라고 언론에 적극적으로 요청 안한 죄 ▲ 소방과 해경이 위치정보는 자동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진작 구축했으면 경위도를 묻지 않았을 텐데 이를 방치한 죄 ▲ 육상의 승용차나 버스가 45도 기울어진 것와 같이 비유하며 진입못한 것에 대해 비난을 받으면서 145m 길이에 6∼7층 건물이 45도 기울어 언제 붕괴될 줄 모르는 상황과 비교되는 것을 설명하지 못한 죄를 들었다. 이어 ▲ 60년 역사상 구조활동과 관련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은 것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언론에 제대로 말 못한 죄 ▲ 천안함 사고당시 해군함정은 여러척 먼저도착해 있어도 구조하지 못하고 해경 경비함정 1척이 생존자 55명을 구조한 것에 대해 해경이 설명할 수 없는 죄를 들었다. 손 경정은 사고예방과 대응업무가 주 업무임에도 정보수사활동(5%) 때문에 해경이 구조를 못 한 것처럼 언론이 홍보하는데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죄도 추가했다. 그는 한국해양구조협회와 관련된 10가지 죄로 ▲ 세월호같은 사고시 민간지원체계를 마련하려고 수난구호법에 담았고 정부예산지원을 받지 못해 회원들의 회비를 받게 되었다는 말하지 않은 죄 ▲ 미국 해안경비대는 각 지역 담당자가 협회회원을 관리하고 일본에서도 수색구조의 특수성 때문에 해상보안청 퇴직자(7명)가 협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외국의 예를 설명하지 못한 죄 ▲ 협회설립 초기 해양관련 다양한 종사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18명의 부총재를 두게 되었다고 말하지 못한 죄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손 경정의 ‘반성문’을 놓고 “시기를 놓친 데다가 변명만 늘어놓은 비아냥이다”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추도사 “부도덕한 탐욕들이 안전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쳤다”

    문재인 추도사 “부도덕한 탐욕들이 안전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쳤다”

    문재인 추도사 “부도덕한 탐욕들이 안전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23일 “세월호 참사의 엄청난 희생은 명백히 이 정부의 책임”이라며 정부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문 의원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세월호 사건을 “무능한 정부가 키운 재앙”, “무책임한 국가가 초래한 가슴 아픈 비극”이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의원은 지난 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세월호참사를 ‘또 하나의 광주’라고 언급한 뒤 지난 20일 특별성명에 이어 이날 또다시 정부책임론을 제기했다. 문 의원은 “세월호 참사는 우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면서 “이윤을 앞세우는 부도덕한 탐욕들이 안전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쳤다. 선원은 선원대로, 해경은 해경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책임을 외면했다. ‘정부’도 없었고, ‘국가’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대통령과 장관, 그리고 청와대 관계자들 모두가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악화시킬 뿐이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무능하고 무기력한 모습, 거기에 정부 관계자들의 안이한 행태들이 국민적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는 ‘사람사는 세상’을 위해 존재해야 하나 대한민국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만 있다. 그 통치자의 말을 받아 적기만 하는 장관들이 있을 뿐”이라며 박 대통령과 현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지금의 대한민국은 경쟁과 효율, 그리고 탐욕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박 대통령이 청산해야 할 적폐”라면서 “그 적폐의 맨 위에 박 대통령이 가장 크게 책임져야 할 ‘정치’가 있다. 박 대통령이 그 사실을 직시하고 성찰할 수 있어야만 적폐가 청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책임도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추도사 “대한민국에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만 있다”

    문재인 추도사 “대한민국에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만 있다”

    문재인 추도사 “대한민국에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만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23일 “세월호 참사의 엄청난 희생은 명백히 이 정부의 책임”이라며 정부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문 의원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세월호 사건을 “무능한 정부가 키운 재앙”, “무책임한 국가가 초래한 가슴 아픈 비극”이라고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의원은 지난 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세월호참사를 ‘또 하나의 광주’라고 언급한 뒤 지난 20일 특별성명에 이어 이날 또다시 정부책임론을 제기했다. 문 의원은 “세월호 참사는 우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면서 “이윤을 앞세우는 부도덕한 탐욕들이 안전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쳤다. 선원은 선원대로, 해경은 해경대로 자신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책임을 외면했다. ‘정부’도 없었고, ‘국가’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대통령과 장관, 그리고 청와대 관계자들 모두가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악화시킬 뿐이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무능하고 무기력한 모습, 거기에 정부 관계자들의 안이한 행태들이 국민적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는 ‘사람사는 세상’을 위해 존재해야 하나 대한민국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만 있다. 그 통치자의 말을 받아 적기만 하는 장관들이 있을 뿐”이라며 박 대통령과 현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지금의 대한민국은 경쟁과 효율, 그리고 탐욕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박 대통령이 청산해야 할 적폐”라면서 “그 적폐의 맨 위에 박 대통령이 가장 크게 책임져야 할 ‘정치’가 있다. 박 대통령이 그 사실을 직시하고 성찰할 수 있어야만 적폐가 청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책임도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교실과 선실/나희덕 시인·조선대 교수

    [시론] 교실과 선실/나희덕 시인·조선대 교수

    아이들은 수학여행 중이었다. 모처럼 답답한 교실을 벗어나 친구들과 여행할 생각에 잠을 설치며 그날을 기다렸을 것이다. 하지만 수학여행은 결국 죽음을 배우기 위해 떠난 길이 되고 말았다. 경기 안산 단원고의 어느 교실 칠판에 ‘꼭 돌아오기’, ‘죽지 말기’라는 과제가 적혀 있지만, 아직 시신조차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 희생자들이 찍은 동영상이 복원되면서 사고 당시의 상황이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동영상을 볼 때마다 사고현장에 함께 있는 것 같아 가슴이 꽉 막힌다. 나란히 서서 구조를 기다리는 아이들과 지척에서 들리는 헬리콥터 소리. 그러나 선실에서는 “가만히 있으라,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방송만 계속 흘러나올 뿐이었다. 아이들은 교실에서처럼 시키는 대로 앉아 있었다. 만일 어른들의 말을 의심하거나 거역할 용기가 있었다면 선실 밖으로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움직여라, 움직여라.” 누군가 이 말이라도 해 주었다면, 몇 개의 문과 창문이라도 열어 주었다면, 그 선실이 거대한 무덤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난파된 교실은 이제 햇빛도 닿지 않는 저 깊은 바닥에 처박혀 있다. 그곳에서 구명복의 끈을 서로 묶어주며 죽음의 공포를 견뎠을 아이들. 그러나 구명복은 고스란히 수의가 되고 말았고, 산산조각난 선실의 부유물들만이 바닷물에 둥둥 떠다닌다. 아이들에게는 저마다 아름다운 이름이 있었지만, 제 목숨만 지키려는 자들에게는 한낱 무명의 존재에 불과했다. 배를 버리고 도망치는 선장과 선원들에게 아이들의 목숨은 짐짝과 다를 바 없었다. 아이들에게는 저마다 사랑하는 부모가 있었지만, 싸늘한 시신을 안고 오열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비극은 안산 단원고 아이들만의 것일까. 수학여행과 야외활동을 금지하거나 안전교육을 철저하게 실시한다고 해서 문제가 근본적으로 예방될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4월 16일 세월호를 예약한 학교가 바뀌었다면, 그 희생자 명단 속에는 바로 내 아이의 이름이 들어 있을 수도 있다. 온 국민이 유족들의 슬픔을 함께하며 집단적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도 도무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공감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슬픔의 대열에 동참한 학생이나 교사를 불순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게 오늘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제대로 된 교육이라면, 타인의 슬픔에 감응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하고 사태를 객관적으로 성찰하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나 세월호 밖의 수많은 교실에서는 지금도 “가만히 있으라,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이 흘러나오고 있다. 실은 그 명령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걸 우리는 똑똑히 목격하지 않았는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대한민국호의 침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고 원인과 구조 과정을 살펴볼수록 어느 구석 썩지 않은 곳이 없고, 유착과 편법을 통해 부와 권력을 거머쥔 자들의 행태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뒤늦게나마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가개조를 언급한 것은 그 총체적 난국을 인정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해경 해체나 정부조직 개편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적 풍토가 개선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람들의 가치관과 심성이 달라지지 않는 한 급조된 후속 조치들은 포장 바꾸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사회의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 획일화된 가치와 규칙을 강요하는 교육으로는 자율적인 인간을 길러낼 수 없다. 공부라는 패키지 상품을 학생이라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교육으로는 공생적인 시민을 길러낼 수 없다. 지금도 난파된 교실에는 아이들이 갇혀 있다. 의자 밑에 끼어 빠져나오지 못하는 다리들과 유리창을 탕탕 두드리는 손들이 있다. 그 완강한 유리창을 깰 도끼는 누구의 손에 들려 있는가.
  • [박찬구의 시시콜콜] 세월호 대국민담화와 은폐된 의제

    [박찬구의 시시콜콜] 세월호 대국민담화와 은폐된 의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9일 대국민담화를 뜯어보면 몇 가지 의문이 든다. 우선 사과 문제다. ‘최종 책임’을 자인하면서도 조직과 관행의 고질적 병폐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식의 사태 인식을 바란 것은 비단 반대파뿐만이 아니었다. 실종자 구조 문제도 마찬가지다. 담화문에서 실종자와 그 가족들을 향한 직접적 공감과 소통의 메시지는 찾을 수 없었다. 해양경찰청 해체는 어떤가. 전문가는 물론 문외한이라도 고개를 갸웃한 극약 처방이었다. 61년 역사의 해경이다. 진상규명도 이뤄지기 전이다. 그래서 ‘밀실 결정’,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박 대통령의 정치감각은 2004년 총선 때 천막당사와 2006년 지방선거 때 ‘대전은요?’에서 보듯 본능적이다. 괜히 ‘선거의 여왕’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국 향배를 가늠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던 대국민담화에서 왜 참사의 본질적 의제들을 충분히 다루지 않거나 누락했을까. 인식의 한계, 리더십의 스타일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과거 위기대응력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눈길이 가는 게 6·4지방선거다. 현 정부 들어 전국 단위로는 처음이다. 그 결과는 대통령 임기 중반의 국정운영 향배를 좌우할 테다. 여야뿐 아니라 여권 내 권력 지형도 달라질 수 있다. 친박 세력에게 밀려난 한 친이계 인사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권력구도가 요동칠 것이라고 별렀다. 이런 마당에 현재진행형인 세월호 참사는 현 정권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물론 대통령이 선거 유불리를 따져 관행과 제도를 부각시키고, 세월호 참사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는 실종자 문제를 외면하고, 즉흥적으로 해경 해체를 발표했다고 섣불리 단정짓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과 간첩 증거조작, 여론통제, 권언유착 등 현 정부의 궤적을 떠올리면 의문이 쉽사리 가시지 않는 게 사실이다. 권력은 때로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는 담론이나 의제를 ‘합법’과 ‘질서’의 이름으로 은폐한다. 이를 통해 반대파와 소수집단을 통제하고 핵심 의제를 주변으로 밀어낸다. 세월호 참사도 검찰의 관피아 수사나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정 시비에 그 본질과 의제가 묻혀 갈지 모른다. 이를 막으려면, 세월호 의제를 수장시키지 않고 그 책임 소재와 진상을 희생자의 눈높이에서 낱낱이 밝혀내려면, 결국 중요한 건 시민의 목소리와 행동일 수밖에 없다. 세월호와 그 희생자들이 잊히지 않도록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깨어 있어야 할 때다. ckpark@seoul.co.kr
  • 해경들 “차라리 옷 벗겠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경찰관의 명예퇴직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2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명예퇴직 신청자는 44명으로 지난해 전체 47명에 육박했다. 명퇴 신청은 세월호 참사 뒤 집중됐다. 지난 1∼15일 3차 접수 기간에만 26명이 신청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청자 13명의 두 배에 달한다. 명퇴 신청이 늘어난 것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해경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돼 조직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퇴직 시기를 앞당기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일 해경 해체 방침을 전격 발표한 뒤에는 수시 명퇴 신청 문의도 늘고 있다. 명퇴는 20년 이상 근속한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정년 퇴직보다 일찍 퇴직하는 대신 정년 잔여 기간 봉급의 절반가량을 퇴직 때 수당으로 받을 수 있다. 해경청은 올해 명퇴 수당 12억 6000만원 범위에서 신청자의 근속 기간 등을 고려해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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