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를 연다/새희망을 가꾸는 사람들:8
◎AIDS 「효소 면역법」에 도전/“신약 연구 참병” 국립보건원 신영오 박사/“수혈 통한 감염 안타까워”/조기진단 시약개발 주력
「20세기 페스트」라고 불리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은 과연 정복될 수 있을 것인가.
국립보건원 후천성면역결핍증과장 신영오박사(48ㆍ한양대의대 외래교수)는 그런 과제를 안고 90년대를 맞았다.
그는 『아직까지 인류가 수많은 성병가운데 단한가지도 퇴치하지 못한 것처럼 변이를 계속하는 AIDS바이러스를 완전히 지배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진단하고 『그러나 인간의 노력여하에 따라 날로 확산되고 있는 AIDS감염자의 수를 감소시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AIDS연구기관인 국립보건원에서 신박사팀이 하는 일은 국내제약회사에서 만든 AIDS 시약의 품질평가 및 감염자를 최종 확인하는 일,조기진단기술과 치료제의 개발 등으로 나누어진다.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AIDS 예방백신개발은 아직까지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이 우리 실정이다.
따라서 신박사팀이 특히 90년대에 주요연구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효소면엽법 또는 복합효소반응연쇄법에 의한 시약을 개발해 AIDS감염자를 조기에 가려내는 일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신박사팀은 아직까지 민간차원에서의 연구가 일천한 우리의 여건아래서도 AIDS감염자를 보다 정확하게 분별해 낼 수 있는 면역형광체시험법에 의한 시약을 개발,국내에 보급하는 성과를 올렸었다.
신박사팀이 이같은 성과에 이어 다시 도전하고 있는 조기 진단기술의 개발을 아직까지 외국에서도 성공한 예가 없는 어려운 분야이다.
사람의 몸에 AIDS바이스러가 들어가면 2주정도 지난뒤부터 혈액내에 AIDS항원이 나타나고 7주나 넘어야 AIDS항체가 나타나게 되는데 현재의 기술수준으로는 선진국에서도 7주가 지나야 나타나는 항체에 대한 반응검사만을 할 수 있을 뿐인 것이다.
신박사는 그러나 『아직까지 예산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선진국에 뒤떨어지지만 우리도 자체개발을 해야한다는 목표아래 연구에 정진하고 있다』면서 『최근 김모여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이 수혈을 통해 AIDS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AIDS항원에 대한 검사방법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제의 개발 또한 쉬운 일이 아님은 물론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섰다고 하는 미국의 한 제약회사에서 화학합성물질인 「AZT」라는 약제가 개발되기는 했으나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을 뿐인데다 독성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신박사는 88년부터 치료제의 개발연구에 착수,화학합성물질 보다는 천연물질 가운데서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를 찾고있다.
화학적으로 합성한 물질은 대개 값이 비쌀 뿐만 아니라 독성을 포함하고 있는게 보통이다.
이렇듯 조기진단제와 치료제의 개발을 서두르고는 있지만 결국 AIDS바이러스를 어느정도 나마 퇴치하기 위해서는 예방백신을 개발해야 함을 신박사는 강조했다.
66년 서울대 식물학과를 졸업한 뒤 유학기간을 제외하고 줄곧 보건원에만 몸담아온 신박사는 『박사ㆍ석사 등 우수한 역구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들어왔다가도 보수ㆍ근무환경이 열악해 떠나가는경우가 많고 신규채용 또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전문인이 다른 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의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