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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후보 토론회 ‘유세장’ 전락

    문화개혁시민연대 등 10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선 미디어국민연대’가 지난 9월부터 두달간 총 11차례(MBC 이회창 후보 편은 11월 열려 제외)열린 공중파 3사의 대선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분석한 결과,KBS와 SBS의 공정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들이 최근 발표한 ‘TV토론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토론회 진행자인 KBS 길종섭씨와 SBS 엄광석씨는 편파적인 진행 태도로 일관했으며,MBC 손석희씨의 경우 중립적이었으나 패널들의 편파적 태도를 제어하는 능력은 부족했다. 예컨대 길씨의 경우 정몽준(9월28일)후보에 대한 토론회를 시작하기 전에 ‘핵심을 비켜가는 정몽준식 화법’을 운운하며 후보를 깎아내린 뒤,나중에는 ‘생모가 누군지를 밝히라.’고 수차례 추궁했다.또 노무현(10월12일)후보 편에서는 중학교 통지표에 적힌 ‘정서불안과 반항적’이란 평가를 지적하고,‘이런 품성을 가지고 대통령이 되면 문제가 된다.’며 인신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회창(10월19일)후보 편에서는 초미의 관심사인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양심적 병역거부와 연계해 회피하는 등 다른 후보를 대하던 것과는 달리 매우 관대했다는 평이다. 전국언론노조는 최근 길씨가 이회창후보 대통령만들기의 한 축인 경기고 언론인 모임인 ‘화동클럽’회원이라며 그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SBS 엄씨는 ‘진행자라기보다 이 후보의 보조자 수준’이라는 평을 받았다.토론회가 ‘후보 부인 인터뷰’등 사적 생활과 관련된 코너를 만드는 등 정책을 살피고 후보를 청문하는 TV토론으로서는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는 KBS와 SBS가 이 후보에 대해서는 정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고,정 후보에 대해서는 당 기반이 약하다는 점을 중점 부각시켰으며,노 후보에 대해서는 성격·학력 등과 관련된 악의적 질문에 치우쳤다고 총평을 내렸다. 특히 KBS 패널인 박찬숙씨의 경우 질문을 하는 것인지 이 후보의 정책을 설명해주는 것인지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다.SBS의 경우 토론회 당일 검찰의 병역비리 수사 마무리 발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이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두 방송사 모두 시청자들을 위해 후보를 검증하기 보다,특정 후보를 위한 ‘유세의 장’을 자처했다는 것이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송지혜 간사는 “방송 3사는 공정성의 기본인 진행자와 패널 선정에서부터 문제를 드러냈다.”면서 “토론이 방송사 자체 기획인 만큼 KBS와 SBS는 새달 초 예정된 합동토론회에서라도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 활짝 열린 ‘南北의 길’/ 하루 1000여대 ‘하늘길 지킴이’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 개최로 남북간에는 획기적인 쌍방향 ‘남북의 길’이 열렸다.지난달 23일 평양∼원산∼김해를 잇는 ‘하늘길’이 열렸으며 닷새만인 28일 오전에는 만경봉92호가 부산항에 닻을 내림으로써 역사적인 동해 ‘뱃길’이 처음 열렸다.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하늘과 뱃길을 여는 ‘첨병’들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인천관제소 24시 평양측 관제사:“줄루 알파(ZA),여기는 에코 델타(ED).트랜스퍼(항공기 정보전달) AK923편.고도 3만 9000피트.칸수지점 이동중.5분후 핸드 오프(항공기관제이양).” 우리측 관제사:“에코 델타,여기는 줄루 알파.AK923편 레이더 포착,핸드 오프.수고했음.” 지난달 27일 오전 10시49분.북한 선수단 2진 152명을 태운 고려항공 소속 전세기 AK923편이 평양 순안비행장을 이륙한 뒤 평양관제구역을 막 벗어나 우리측 비행정보구역으로 들어서기 직전 평양관제소와 인천관제소(항공교통관제소)간에 이루어진 교신내용이다. 여기서 ‘줄루 알파’는 우리측 관제사의 애칭이고 ‘에코 델타’는 평양측 관제사의 애칭이다. 대개 각국의 관제사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애칭을 갖고 교신을 한다.또 칸수(KANSU)지점은 동경 132도28분,북위 38도38분에 위치한 공해상공(울릉도 동북쪽 160㎞)으로 평양관제구역과 인천관제구역의 교차점이다.특히 칸수지점은 하루 40편 가량의 국제선 항공기가 통과할 정도로 동해상의 새로운 영공 관문으로 각광받고 있다.고려항공 전세기는 오는 14일쯤 아시안게임이 끝날 무렵 김해공항에 두차례 정도 이착륙할 예정이다. 요즘 우리나라 전역의 영공출입을 허가하고 통제하는 하늘의 불침번 인천관제소(소장 박향규)가 무척 바빠졌다.평소 인천관제소의 고공관제를 거치는 항공기는 하루 평균 860대.이 중 국내 공항에 이착륙하는 항공기는 650대 가량이고 나머지는 그냥 통과하는 외국의 항공기들이다. 그러나 최근 8월과 9월 두달동안 하루 평균 1000대 이상으로 관제 수량이 급증했다. 우리측 영공을 노크하는 항공기들이 부쩍 늘어난 이유는 최근 새로 뚫린 남북간 동해 직항로에다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선수단을 수송하는각국 전세기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말레이시아 승마선수들이 사용할 말 12마리가 특별 전세기편을 이용,김해공항에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이란,우즈베키스탄,카타르,키르키스스탄,중국 등 10개국 소속 전세기들이 아시안게임 기간에 증편됐다.또 오는 18일까지 부산과 타이베이간 전세기가 각각 7회 운항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인천관제소 중앙 레이더실에 근무하는 200명의 관제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지내고 있다.만약 한 순간이라도 관제 실수를 하는 날에는 대형참사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항공교통관제소의 한판식(48) 관제실장은 “관제사들은 하루종일 긴장속에 살아야 하는 고독한 직업이다.”면서 “현재 30명의 민간항공기 관제사와 4명의 군용기 관제사가 각각 한 팀이 되어 하루 3교대씩,24시간 우리 영공을 0.1초도 놓치지 않고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시간과 공간이 다른 독특한 근무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색지대다.몸은 한국에 있지만 근무시간은 영국 그리니치천문대시간과 똑같이 움직이고 있다.지구상의 모든 항공기 관제는 국제표준시계를 기준으로 정한다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원칙 때문이다. 비행기의 관제는 대개 3단계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인천발 도쿄행 비행기일 경우 이륙시에는 인천관제탑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이륙 후 지상 2만 2000피트 상공까지는 서울접근관제소의 관제를 받는다. 그 다음에는 인천관제소가 관제한다.동해상공 칸수구역을 통과함과 동시에 도쿄관제소에 관제이양을 하면서 우리측 관제가 모두 끝나게 된다.우리나라 영공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들은 그 반대 순이다. 인천관제소의 관제구역은 우리측 비행정보구역(FIR)의 국제항공로 11개와 국내항공로 5개 등 약 40만㎢의 영공구역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비행정보구역의 항공기 관제 업무를 담당하는 항공교통관제소가 대구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이전한 것은 1년전 이맘때. 급증하는 항공교통 수요에 대비해 3년여 동안 611억원의 예산을 들여 새로운 첨단 교통관제시스템을 구축하면서부터다.이로 인해 항공기 항적 동시처리능력이 350대에서 1000대로 늘어났다. 항공교통관제소는 1952년 주한 미공군이 대구비행장에 설치한 뒤 58년부터 국방부가 인수,운영해 오다 95년 건설교통부로 이관됐다. 김문기자 km@ ■부산 항만관제소 “뱃길로 온 北손님도 우리가 인도” “만경봉92호,여기는 부산관제소입니다.” “부산입네까? 여기는 만경봉92호입니다.” “아,예.부산항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저는 델타입니다.콜사인(호출부호) 주십시오.” 지난달 28일 새벽 5시30분 부산항만관제소와 만경봉92호 사이에 역사적인 첫 교신이 이루어졌다. 이어 7시30분쯤 항만관제소의 지시에 따라 도선사(導船士·파일럿) 박영철(56·부산 도선사협회장)씨가 파일럿 전용인 동백섬호를 타고 만경봉92호쪽으로 달려갔다. “만경봉92호,여기는 부산관제소입니다.우리 파일럿이 귀국 선박으로 가고 있습니다.좌현에서 배에 태우고 안전하게 입항하십시오.” “부산관제소,알았습네다.” 이어 부산관제소는 부산외항에서 출항중인 아일랜드 선적 1만t급 상선을 무선으로 호출했다. “아일랜드호,여기는 부산관제소.귀선과 만경봉92호가 조우할 위험이 있으니 만경봉92호 뒤쪽으로 선수를 돌리십시오.” 잠시후 만경봉92호는 부산관제소의 지시에 따라 부산 앞바다의 경도 섬과 외국 선박들을 피해 조심조심 다대포항으로 입항했다. 부산시 영도구 조도에 위치한 부산항 관제소는 1분당 5건 이상,하루 1000여건 정도 교신이 이루어질 정도로 숨가쁘게 돌아간다. 관제소에서 일하는 항만 관제사는 일반인들에겐 낯선 직업이다.항공 관제사가 하늘의 비행기를 안전하게 이착륙시키거나 공중 충돌을 방지하는 일을 한다면,항만 관제사는 항만에 드나드는 각종 선박을 교통정리하는 전문가다. 우리나라는 지난 90년부터 본격적인 항만관제 시스템을 갖췄다.부산항 관제실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다. 이곳에서는 실장 1명을 포함,19명의 운영요원이 연중무휴 24시간 일하고 있다.이곳에서 일하는 관제사들은 대부분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들이다.국내 첫 여성관제사인 김인숙(29)씨도 이들과 함께 근무중이다. 항만 관제사는 3급 항해사 이상의 면허를 갖고 승선 경력이 3년 이상 돼야 관제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부산항의 관제구역은 해운대 동백섬∼오륙도∼생도∼서도를 잇는 항계선 안쪽이다.부산항에 입항하려는 선박들은 해상 5∼6마일 해점에서 진입보고(개항질서법)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부산 앞바다의 작은 섬인 조도,영도,용호동 등 5곳에 설치된 항만 레이더가 선박들의 움직임을 샅샅이 체크하면서 부산항 관제실로 실시간 상황 중계를 한다. 만경봉92호에 승선했던 도선사 박영철씨는 “만경봉92호 승무원들은 영어실력이 유창했다.”면서 “같은 민족이어서 외국 승무원들보다 매우 호의적으로 대해 줬다.”고 말했다. 부산 김문기자 ■해경 경비선 15척에 특공대까지… 긴박했던 '만경봉 92호' 호송작전 지난달 28일 오전 만경봉92호가 부산 다대포항에 입항하기까지 해양경찰이 펼친 해상호송 작전은 한편의 007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긴박하고 치밀하게 전개됐다. 이날 새벽 5시30분 부산 항만 관제소와 만경봉92호 사이에 첫 교신이 이뤄진 직후 부산 해경은 다대포동남쪽 25마일 해상에서 제1선 대기중인 1005호 경비함에 기동지시를 내렸다.3단계의 호송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어 301함과 경비정 3척으로 구성된 제2선팀이 부산항 제8부두에서 다대포 동남쪽 15마일 해상의 ‘브라보 해점’으로 긴급 발진했다. 새벽 어둠이 완전히 걷힌 아침 7시 정각,파고가 2m로 높아진 브라보 해점.제1선에서 호송해온 1005호함이 맨 먼저 보이기 시작했고 곧이어 만경봉92호의 굴뚝에 새겨진 인공기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1005,여기는 301.지금부터 우리가 접수하겠습니다.” “수신완료,수고바람.” “만경봉92.여기는 301.오느라 고생 많았습니다.다대포항까지 우리가 안내하겠습니다.” “반갑습네다.301.” 우리측 해경과 만경봉92호간의 삼각 교신 후 만경봉92호 좌우현과 선미에 각각 경비정 1척씩이 배치됐다.301함이 0.6마일 정도 앞에서 기동하면서 2단계 호송작전에 돌입했다. 약 30분쯤 뒤 다대포 앞바다 5마일 해점에 이르자 검역 및 세관선,출입국관리선 등 5척이 만경봉92호에 다가갔다.우리측 관리들이 승선해 입국절차에 들어갔다. 바로 이때 한반도기 등을 단 어민총련 소속 어선 49척이 갑자기 나타나 만경봉92호로 일제히 접근하면서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자 인근에서 몰래 대기중인 경비정 3척이 긴급 출동,이들의 기동을 가로막았다.해경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경비정 2척을 추가로 출동시켰고 다대포항 인근에 대기중인 해경 특공대 8명을 특수경비 작전에 투입했다. 아침 8시.만경봉92호가 내항으로 들어가 접안하자 2시간여에 걸친 호송작전은 무사히 끝났다. 부산 김문기자
  • [씨줄날줄] 건달

    한국영화나 드라마에서 건달만큼 입맛 당기는 소재는 없는 모양이다.최근시작한 한 드라마는 일제시대의 건달세계를 그린다.김두한 등 종로통 건달의 활약을 극화한 것이다.이 스토리는 지난 1990년 국민감독 임권택이 ‘장군의 아들’로 한번 다룬 적이 있다.같은 내용이 10여년만에 드라마로 안방을 찾는 것이다. 한국영화사에 남은 주연급 남자배우들 대부분은 건달 이미지를 강하게 풍긴다.반항적인 건달인 신성일,음흉한 건달인 허장강,귀여운 건달인 박노식 등.건달 얘기는 우리에게 언제나 좋은 이야깃거리인 것이다. 사전을 보면 건달은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대는 쓸모없는 사람’인데 왜드라마에서는 이토록 인기일까.장군의 아들 등을 보면 김두한 등은 자신들을 폭력배,양아치라고 하면 불같이 화를 낸다.“우리는 건달이야!” 이는 건달에는 풍운아,협객 등 고전적 정취가 담겨져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실 건달은 노는 것과 관련이 깊다.인도 범어의 간다르바(gandharva)가 한자로 건달파(乾達婆)로 음역되면서 비롯됐다.간다르바는 부처님을수호하는 사천왕의 직속부하인 팔부신장의 하나다.수미산 남쪽 금강굴에 살며 제석천의 음악을 맡은 천신이다.구름 위에서 부처님을 위한 음악을 연주하는 신인 것이다.이런 건달파는 조선 불교탄압기에 놀고 먹는 부랑인(浮浪人)의 뜻으로 변질됐다.조선 때 정선아리랑 중 한구절은 “동산 중허리 도는 안개는 눈비가 오려구 돌았지,저 문전에 도는 건달은 누구를 보려고 도나.”하면서 건달은 쓸데없이 오락가락하는 자임을 알려준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쌀배급제를 폐지하고 월급을 대폭 올리는 등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이런 변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내린 경제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그런데 그 지침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사회주의 노동생활 기풍을 확립해 건달부리는 사람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아무리 북한이라도 사람사는 사회인 만큼 건달끼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보다. 한국의 건달들은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영화나 드라마에서 추억으로나 남아있지 실제로는 흉악한 조폭이나 뒷골목 양아치만이 설치고 있다는 게경찰의 말이다.북한의 건달들이 경제개혁이 진행되면 어떻게 변해나갈지 궁금하다. 박재범 논설위원 jaebum@
  • 책/한국 노동계급의 형성/한국 노동계급의 뿌리찾기

    우리나라 노동계급에 대해 최초로 계급형성론적 분석을 시도한 책 ‘한국노동계급의 형성’(구해근 지음·신광영 옮김)이 출간됐다. 하와이대학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가 지난해 코넬대학 출판부에서 펴낸 ‘Korean Worker:The Culture and Politics of Class Formation’을 번역한 것이다. 계급론의 전범이 된 E P 톰슨의 ‘계급형성론’의 논리를 근간으로 한국의 노동계급과 노동운동을 분석한 의미있는 연구서로 1960∼90년대 우리 나라에서 노동계급이 형성되는 과정을 실사적으로 기술했다.여기에 향후 우리 노동계급의 진로까지도 제시해 노동문제뿐 아니라 사회변혁에 관심있는 독자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저자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한번도 주류 담론에 포함된 적이 없는 경공업분야 여성노동자 중심의 1970년대 노동운동을 전면적으로 재평가하고,이를 이전의 노동운동과 단절적인 것으로 규정한 일부 논리를 뒤집어 60∼70년대 노동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재해석했다.그는 지속적인 민주화 진전과 노동계급의 경제여건 개선으로 위기에 직면한 90년대 말 이후의 한국 노동운동에 대해 ‘급진적이고 저항적이며 계급의식이 있는 노동자는 주는 대신 대다수 노동자들이 중산층에 편입되면서 점차 개인주의적이고 실리적이며 비정치적이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어 우리 노동계급이,모호한 계급의식과 사회구조 문제에 대해 명쾌한 비전도 없는 초기형태에 불과하지만 강한 저항정신과 계급 불평등 같은 사회적 불의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강한 연대의식 및 점증하는 정치적 자신감 등 충분한 역동성을 갖고 있다며 희망적인 미래상을 제시한다.창작과 비평사.1만 3000원. 심재억기자 jeshim@
  • [2002 선거 대해부] 지역주의 여전했던 ‘6·13’

    뜨거운 월드컵의 열기 속에 치러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한나라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한나라당은 전국 16개 광역시도 단체장 가운데 호남과 충남·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을,전국 232개 기초단체장은 140개 지역을,그리고 광역의원은 전국 609석(비례의석 제외) 가운데 431석을 석권했다. ◇민주당의 호남의존도 상승 한나라당의 승리는 민주당이 서울·경기를 비롯한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 지지층을 상실하고,한나라당은 비영남 지역에서 지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민주당 지지도는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 지난 97년 대선과 2000년 총선 때보다 8%포인트 정도 하락했다.그러나 한나라당은 영남권 밖에서 10%포인트가 넘는 지지도 상승을 기록했다.이렇게 양당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현 정권의 부정부패에 대해 국민이 심판을 내린 결과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총선과 비교할 때 호남과 충청지역의 민심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민주당은 아성인 호남지역에서 지난 2000년 총선 당시 66.8%의 지지를 얻었으며,이번 지방선거(광역비례대표)에서도67.2%의 지지를 확보했다.물론 지난 대선과 비교한다면 이 지역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감소했다.호남 유권자들은 97년 대선 때는 김대중 후보에게 94.4%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호남 이외 지역의 민주당 지지도 역시 31.5%에서 23.5%로 내려갔다.결국 97년 대선, 2000년 총선, 2002년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민주당은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반면,호남지역에서는 지난 총선 이후 비슷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별 지지율 변동은 민주당의 호남 의존도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특정 정당이 자신의 텃밭에 어느 정도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지역의존도 지수’는 특정 정당이 ‘지배 지역’에서 얻은 득표율을 그 외의 지역에서 얻은 득표율로 나눈 것이다.지역의존도 지수가 1이면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며,수치가 커질수록 자신의 텃밭에 의존하는 ‘지역정당’의 경향이 증가한다.지난 97년 대선 때 민주당의 지역의존도 지수는 2.9였다.2000년 총선에서는 2.1로감소하였다가,이번 선거에서 2.9로 다시 증가했다.지난 대선과 같은 수준이다.이는 호남유권자의 지지가 민주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즉 민주당의 호남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높아진 것이다. ◇여전한 충청권의 자민련 지지 자민련은 충청지역에서 2000년 총선 당시 34.8%,이번 지방선거에서는 33.1%의 지지를 획득했다.자민련의 몰락이라는 이번 선거의 전체 결과와 달리 충청지역에서 자민련의 지지율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하지만 자민련은 다른 지역에서 지난 총선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표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광역의회 비례대표 정당투표 결과로 볼 때 영남 이외의 지역에서 자민련은 민주노동당보다도 지지도가 낮아져 제3당 자리마저 빼앗겼다.게다가 충청권에서는 2000년 총선 수준의 지지율을 유지했지만,상징성이 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단 1곳밖에 승리하지 못했다. 이원종 후보가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변경한 뒤 다시 당선돼 충북지사 자리를 한나라당에 빼앗겼다.대전시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46.6%의 지지를 얻은 반면 자민련 후보는 40.2%의 득표로 패했다.마찬가지로 광역의회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크게 잠식한 충북지역에서 자민련의 득표율은 12.6%였지만 총 24석 가운데 2석(0.8%)을 얻는데 그쳤다. 결국 자민련의 몰락은 지난 선거와 비교해 볼 때 ‘지지의 감소’라기보다 탈당이라는 정치적 요인과 ‘단순 다수제적 선거제도’가 야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충청권 이외에서 자민련에 대한 지지 감소는 자민련의 지역의존도 지수에 뚜렷이 반영된다.이번 지방선거에서 자민련에 대한 충청권의 지지는 다른 지역의 9.7배에 이르며,지난 총선과 비교할 때 거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다.2000년 총선 당시 지역의존도는 5.0이었지만 이번에는 9.7로 크게 높아진 것이다. ◇한나라당의 전국적 지지도 상승 한나라당은 영남지역을 수성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모든 지역에서 지지층을 넓혔다.영남지역에서 ‘노풍(盧風)’은 나타나지 않았으며,오히려 한나라당은 영남지역에서 지난 대선과 총선에 비해 득표율이 14∼17%포인트나 높아졌다.다른 곳에서도 12∼13%포인트 가량의 표를 더 얻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난 97년 대통령 선거이후 영남 이외의 지역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비영남권에서 97년 대선 때 30.9%,2000년 총선에서 32.2%,이번 지방선거에서는 4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이에 따라 지난 대선 당시 1.9였던 한나라당의 지역의존도 지수는 이번 선거에서 1.7로 떨어졌다. ◇이회창·노무현 후보와 정당지지도의 함수관계 한나라당의 대선가도에 완연한 청신호가 켜진 것은 아니다.다소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호남이나 충청권에서 민주당과 자민련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확고하다. 또 김대중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이 현재 민주당에 대한 ‘지지 철회’로 표현되고 있지만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지방선거에서 표출된 민주당에 대한 ‘저항적 투표’는 시계추가 되돌아오듯 언제든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게다가 한나라당이 주목해야 할 것은 이회창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지금까지 한나라당 지지도보다 낮았지만,노무현 후보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이번 지방선거 정당투표에서 한나라당은 52.2%,민주당은 29.1%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러한 정당지지와 후보자 지지의 편차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결국 대선 승리를 위해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 개인의 지지율을 끌어 올려야 할 과제를 안고 있고,민주당은 호남 이외 지역에서 나타난 민심 이반을 효과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영태/ 목포대 교수
  • [2002 선거 대패부] 6.13 지방선거/수도권票心 가변성 심하다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 6·13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수도권 표심의 가변성’이 올해 연말에 있을 대통령선거에서 후보들의 당락을 결정할 가장 큰 변수인 것으로 예측됐다.또 진보정당의 약진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이 단기적으로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의 격차를 벌릴 것으로 보았다.그러나 수도권을 중심으로한 표심이 워낙 가변적이고 대선까지는 시일이 많이 남아‘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진단했다. 대한매일 선거보도 조사분석위원회 위원인 김형준(金亨俊·정치학)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 부소장은 16일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표심이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이동한 것에서 나타나듯 수도권의 가변성이 대선을 가름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밝혔다. 김 부소장은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고학력자가 많으며 직업적으로도 전문·사무직 종사자가 많다.”고 전제한 뒤 “여론주도층인 이들의 지지 성향이 전국적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수도권 지지율이 올해 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변수로는 진보정당의 약진과 제3세력의 출현 가능성을 들었다.김 부소장은 지방선거 정당투표에서 민주노동당의 부상은 중도·진보 성향 유권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며,상당수의 민주당 지지자 이탈을 부를 가능성이 있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대선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고 풀이했다. 또 선거에 패한 민주당 일부와 자민련,박근혜(朴槿惠) 의원이 이끄는 한국미래연합 및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이 제3세력으로 결집되느냐 여부도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역시 조사분석위원인 김영태(金榮泰·정치학)목포대 교수는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과 자민련의 지역의존도 지수가 대폭 높아지고 수도권에서 약진한 한나라당은 지역의존도 지수가 떨어졌다.”고 민주당·자민련의 지역정당화와 한나라당의 전국정당화 수준을 수치로 제시했다.김 교수는 그러나 “호남이나 충청권에서민주당과 자민련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확고하고,민주당에 대한 ‘저항적 투표’는 시계추가 되돌아오듯 언제든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며 지방선거 결과가 대선 결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팔 1년내 새 수반 선출

    [라말라 AP 연합특약]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자치정부 개혁을 검토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의회는 16일 앞으로 1년 내에 새 총선및 새 수반을 선출할 선거를 실시하고 45일 내에 새 내각을 구성토록 의결했다고 의원들이 밝혔다. 아라파트 수반은 앞서 15일 변화를 촉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도입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었다. 이같은 방안은 자치정부 개력안을 검토하고 있는 8인 위원회에서 마련됐고 수일 내에 본회의에 상정돼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자치 의회의 지아드 아부 아므르 의원은 말했다. 미국과 유럽으로부터의 변화 압력에 따라 마련된 이 개력안에 따르면 아라파트 수반은 1년 내에, 가능하면 이른 시일 내에 새 총선 및 새 자치정부 수반을 뽑을 선거를 실시해야만 한다. 이는 96년 압도적 승리로 자치정부 수반에 당선된 이후 절대에 가까운 권력을 휘둘러온 아라파트로서는 가장 심각한 도전이다. 이 개혁안은 또 아라파트 수반에게 현 내각을 해산하고 45일 이내에 보다 작은 규모의 새내각을 구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아라파트 수반이 과거에도 변화에 저항적이었으며 자치의회의 결정을 무시한 사례가 많다는 점을 들어 이같은 개혁안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2002 길섶에서] 無言

    ‘유구무언(有口無言)’의 사전적 풀이는 ‘입은 있으나변명할 말이 없다.’는 뜻이다.너무 잘못한 게 많아 입이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수치스러운 기분일까,아니면 할 말은 있지만 내 책임으로 떠안고 말겠다는 것일까? 무언의 뜻은 애매하고 아리송하다. 실제 말이 없는 무언과 침묵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어느 수필가는 대화의 자리에서 말이 없음은 바로 어리석고 재치가 부족한 증거라고 비꼬았다.윗사람 앞에서의 무언은 흔히 ‘순종’으로 이해되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아닌 듯하다.사장과의 점심 식사자리에서,겸양을 떤다며끝까지 조용하게 밥만 먹은 사원이 ‘반항적인 자세’로비판받은 사례를 본 적이 있다. 부당한 공격을 받고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암묵적인 시인’으로 받아들여진다.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을 때 무언은 ‘벽창호 같은 당신과 말을 하지않겠다.’는 단절 의지의 표현으로 간주된다.무언의 뜻도이렇게 복잡하거늘 상대방의 속뜻을 정확히 읽기는 얼마나 어려울까. 이상일 논설위원
  • 中민항기 사고…관제사 안전고도 경보 못봐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를 조사중인 중앙사고대책본부는 21일 관제 녹음자료,레이더 항적조사 등을 분석한 결과 “항공기 추락직전 김해공항 관제실의 최저안전고도 경보시스템(MSAW)이 작동됐지만 관제사가 시계 비행중인 항공기를 보면서 관제를 하는 바람에 경보 불빛을 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MSAW는 항공기가 최저안전고도를 벗어나 저고도 비행을 할 경우 경보불빛을 점멸하는 장치다. 사고대책본부는 그러나 “”시계비행조건에서는 관제사가 육안으로 비행기를 보면서 관제하기 때문에 MSAW의 경보 글자를 보지 못했더라도 관제 절차를 위반했거나 기본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는 볼 수 없다.””며 “”따라서 관제사가 MSAW를 보지 못한 것이 사고요인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책본부는 “”한·중 합동조사반이 비행기록장치(FDR)를 갖고 오늘 미국 시애틀에 도착했고 23일 제작사인 하니웰(Honey-Well)사에 복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용수기자
  • 홍콩 불법체류 중국인 수천명 본토출국 거부…“거주 투쟁”

    [홍콩 AP 연합] 홍콩 당국이 1일 0시까지 홍콩을 떠나라고명령한 수백명의 불법 체류 중국인들은 31일 철야집회를 갖고 당국의 명령에 맞서 투쟁할 것을 다짐했다.이들 대륙 출신 중국인은 31일 밤 홍콩 시내 중심가에 있는 차타드공원(遮打花園)에 모여 가족과 함께 홍콩에 체류하기 위한 투쟁을 다짐하고,카운트 다운을 하며 자진 출국 시한인 1일 0시를지켜 본 후 0시가 지나자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이 시간 이후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는 불법 체류 중국인들을 강제로 중국에 송환하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많은 불법 체류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언제라도 강제송환될수 있게 된 데 대해 우려하고 있으나 홍콩 당국은 이날 수십명의 경찰만을 배치해 강제추방 대상자와 그친척,지지자 등1000여명의 집회를 지켜보게 했다.경찰은 즉각적인 행동에나서지는 않았으나 현장은 긴장과 반항적인 분위기였다. 홍콩은 이미 중국에 반환됐으나 여전히 중국과는 다른 법률 체제와 엄격한 경계선 통제정책을 유지하고 있다.이로 인해 대륙 출신자 유입 방지는 홍콩 특별행정구정부가 직면한,가장 미묘한 문제의 하나가 되고 있다. 홍콩 정부를 피고로 소송을 제기한 5000여명의 불법 체류자들이 지난 1월의 법원 판결에서 패소한 후 홍콩 정부는 이들에게 1일 0시까지 홍콩을 떠나라고 명령했었다. 홍콩 정부는 이들과 비슷한 환경에 있으나 소송에 참여하지않은 중국인들에 대해서도 같은 명령을 내렸다. 홍콩 관리들은 약 4000명의 불법 체류 중국인이 여전히 홍콩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이 가운데 절반만이 1일 0시까지 홍콩을 떠나는데 공식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2000년 8월,홍콩의 한 이민사무소에서는 불법 체류 중국인들이 홍콩의 한 이민사무소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폭동을 일으켜 사망 2명,부상 약 50명의 인명피해가 난 바 있다. 홍콩 보안국의 패트리셔 목 대변인은,추방은 31일 이후 시작될 것이라고만 말하고 더이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밝히기를 거부했다.
  • 새천년세대 “논쟁은 싫어”

    “논쟁,불화,토론은 싫어!” 뉴욕 타임스는 최근 닐 하우와 윌리엄 스트라우스가 함께펴낸 저서 ‘새천년 세대의 부상(Millennials Rising)’을 소개하며 새천년 세대의 특징으로 논쟁을 싫어하는 점을 꼽아 눈길을 끌고 있다. 저자들은 1980년 이후 출생한 20세 안팎의 이들 젊은이가“이전 X세대보다 자기 주장이 약하고 다른 사람의 말에귀를 더 기울이는 경향을 보인다.”고 정리했다.이들은 전세대에 비해 덜 반항적이며 개인의 가치보다는 집단의 가치를,권리보다는 의무를,감정보다는 명예를,말보다는 행동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지닌 것으로 평가했다. 저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다른 사람의 견해와 종교관,인종문제,성문제에 대해 그 이전 세대보다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며 전후 세대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주장을 강력히내세우지도 않는다는 것이다.이 신문은 이같은 태도를 ‘조용한 수긍’이라 불렀다. 하지만 이들 세대는 다른 사람의 견해를 존중하는 대신,타인의 견해에 자신의 의견이 속박되는 것에 대해서는 혐오감을 드러내곤 한다고 분석했다.즉,자신의 주장이나 소신이 반박당하는 것을 원치도 않고 또 남의 견해에 ‘토를다는’ 행동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미국 민주주의 발전의 원동력으로 여겨온 토론에 대한 혐오감이 이들의 의식구조에 뿌리박혀있다고 본다. 이같은 태도는 이들 세대가 성장하며 지켜본 공화·민주당의 당파싸움,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탄핵 시비,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둘러싼 대립 등에 대한 환멸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저자들은 분석한다. 제프 누노가와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들 세대에게 논쟁이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힘이 아니라 상대방을 두들겨패는 ‘야비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런 이유로 새천년의 대학 기숙사나 식당에서는 떠들썩한 논쟁을 찾아볼 수 없고 대신 적막감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저자들은 진단했다. 결론적으로 이 신문은 새천년 세대가 다원화 사회에서 서로 화합하며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논쟁을 통해갈등 상황을 분석하고 합의를 도출해나가는 과정이 점점더 어려워지게 된 것은 문제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대중가요 시대별 심리 분석

    [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이영미 지음 황금가지 펴냄]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가요로 꼽히는 ‘사의 찬미’부터 서태지의 ‘교실이데아’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대중가요는 어떤 대중문화 장르보다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모를거듭해 왔다.‘흥남부두의 금순이는 어디로 갔을까’는 하찮게 취급되는 대중가요의 리듬,멜로디,가사 등을 분석해 한국인의 심리와 시대상황을 알아본다. 이에 따르면 첫 대중가요 장르였던 트로트는 40년대에는 엘리트 층을 중심으로 출발한다.‘사의 찬미’나 ‘애수의 소야곡’‘타향살이’ 등이 대표적이다.이런 트로트는 50년대들어 향유계층이 서민층으로 확대되고 가사 또한 다소 저급해지면서 대중문화로서 똬리를 틀게 된다.‘단장의 미아리고개’‘굳세어라 금순아’등엔 6·25의 아픔이,‘아리조나 카우보이’‘샌프란시스코’ 등엔 한국인들의 막연한 ‘아메리칸 드림’이 담긴다. 60년대에 이르러 등장한 ‘노란 샤스의 사나이’‘꽃집의 아가씨’ 등은 자유연애의 확산을 보여 준다.대중가요는 트로트를 벗어난 다양한 장르가 시도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70년대에는 포크가 나타나면서 ‘고래사냥’‘물 좀 주소’‘작은 연못’ 등 시대의 고통과 애환을 담은노래가 인기를 끌었고 ‘딴따라’로 하찮게 취급받던 가수의 학력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80년대에는 슈퍼스타 조용필,전영록 등의 시대로 팝풍의 발라드가 인기를 끌었다.90년대중반에 등장한 서태지는 반항적이고 개인중심적인 노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중음악 주소비층은 10대로 전환된다.1만 5000원. 이송하기자 songha@
  • 亞사회과학硏 세미나/ “”열린 언론 통일 부작용 줄였다””

    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원장 李長熙) 주최로 2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분단국가의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언론의 역할:독일과 한국의 비교’ 토론회에서는화해 ·협력 관계로 나아가는 남북관계에서 언론의 역할에대한 전문가들의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뤼디거 클라우스 독일 언론국제연구소장은 ‘동·서독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동독 언론의 역할’이라는 발제문을통해 “동독 언론은 특히 정치 저널리즘 영역에서 보도할때 현실감을 상실하고 대다수 동독 주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면서 “동독 언론이 묘사한 내용에 심한 반대 성향을보이는 ‘반항적인 시청자’를 양산했다.”고 ‘선전·선동(propaganda)’에 치우쳤던 동독 방송의 약점을 지적했다. 이어 “반면에 오락 부문에서는 서독 방송과의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서독 모델을 점점 더 많이 차용하기 시작했다. ”고 동독 언론의 변화 과정을 설명했다. 토마스 아베 독일 아데나워재단 서울사무소장은 ‘동·서독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서독 언론의 역할’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시민 교육에 있어서 미디어의 중요성은 커질것”이라면서 “특히 인터넷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주장했다. 이 토론에는 김삼웅(金三雄) 대한매일 주필과 방정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佛 소설가 르 클레지오 방한

    “세계화 시대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일상성을 다루는 문학은 상상과 이미지를 통해 평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 시대 유일한 위대한 소설가’(르 몽드)’라고 격찬을 받은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61)가 한국을 찾아왔다.그의 방문은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주한 프랑스대사관(대사 프랑수아 데스쿠에트)이 97년부터 운영하는 ‘한·불 작가교류’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루어졌다. 15일 오후4시 서울 중구 봉래동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대산문화재단으로부터 초청제의와 함께내 작품이 한국에서 많이 번역되고 읽힌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이 많았다”며 말문을 열었다.이어 “동요의 시대에 문학이 평화의 메시지를 통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문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작가가 된 계기와 그 이후에 대해 말하면] 작가는 직업이아니다.의도한다고 될 수도 없다.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다른 일은 못하고 있고 했어도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살면서 체험한 것을 쓰는 버릇이 많은데 이는 쓰지 않으면 체험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아직도 원하는 (수준)만큼 쓰지는 못했다고 생각해 늘 불만이다. [창작할 때 주요 관심사는] 전부다.다른 사람과의 관계를빼고 인간의 내면을 말할 수 없다.또 타인을 이야기할 때도 자신의 내부를 드러낼 수밖에 없지 않는가.소설은 역사와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23세에 쓴 데뷔작 ‘조서(調書)’는 나이에 비해 ‘문명에 대한 비관’이 짙은데] 삶에 복잡한 질문을 품던 ‘반항적 시기’였고 알제리 전쟁에 끌려가기 싫어서 정신병자로위장할 생각도 하던 무렵이어서 그런 작품이 나왔다.하지만 삶은 변한다.지금은 다른 세계관을 갖고 있다. [미 테러사태와 ‘보복 전쟁’을 어떻게 생각하나] 모든 종류의 전쟁에 반대한다.특히 전쟁이란 방법으로 보복하는 것은 단호히 거부한다. [식민지투쟁을 다룬 작품은] 직접 묘사한 적은 없지만 사르트르,카뮈 등의 참여문학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하지만시대가 바뀌었기에 같은 방식으로 쓸 수는 없다.오늘의 민주화는 복잡하고민주화가 이뤄진 나라도 인권·성차별의문제는 존재한다.이런 의미에서 불평등을 고발해온 나는 참여적이라고 생각한다. 르 클레지오는 ‘르노도 상’을 받은 ‘조서’를 비롯 30여편의 중단편 소설과 에세이를 썼다.한국에서도 ‘황금물고기’‘오니샤’‘사막’등 10여편이 번역 출판되었고 그의 방한에 맞춰 민음사에서 ‘조서’,문학동네에서 ‘성스러운 세 도시’가 나왔고 ‘우연’이 출간될 예정이다. 16일 소설가 이청준과의 대담 및 교보문고 강연,17일 이화여대 강연과 프랑스문화원에서의 작품 ‘혁명’낭독,18일서울대 강연,19일 전남대 강연 및 이틀 동안의 남도 기행등 바쁜 일정을 마치고 오는 22일 출국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美테러 대참사/ 서울하늘 ‘P-73구역’ 3단계 방어

    서울의 63빌딩과 국방부에 민항기를 이용한 자살 테러가감행된다면 어떻게 될까.공군은 13일 항공 테러에 대비해테러범에게 납치된 항공기를 전투기 2대로 비행장에 착륙하도록 유도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서울 상공에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반경 8.3㎞의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돼 있다.P-73이라고 불리는 이 비행금지구역은A구역과 B구역으로 나뉜다. A구역 반경은 기밀사항이다.A구역에 비행체가 침입할 경우 즉각 격추된다.B구역에 침입한 비행체에 대해서는 대공포 경고 사격을 실시한다. P-73 주변으로 비행기가 접근하면 공군의 중앙방공통제소(MCRC)는 군용 비상주파수인 G(가드·Guard)와 민항기 비상주파수인 D(델타·Delta·세계 공통)로 ‘기수를 즉각돌리라’는 경고 방송을 한다. 이 상황은 즉각 중앙방공통제소의 선임통제사(SD)와 방공포통제장교(AMO)에게 통보돼 수도권 근처에서 전투공중초계(CAP·Combat Air Patrol)중인 전투기를 임무전환(Divert)시켜 투입한다.수도권 주변에 비상대기하고 있는 다른전투기들도 3∼5분 안에 출동한다.서울 안팎의공군 방공포와 육군 수방사 소속 대공포들은 이 비행기를 조준하고격추명령을 기다리게 된다. 중앙방공관제소는 비행기가 경고방송에도 불구하고 기수를 돌리지 않으면 교전규칙에 따라 전투기 또는 방공·대공포에 교전을 지시,비행체를 격추하게 된다.만약 인천·김포공항에서 민항기가 납치돼 서울로 접근한다면 2∼3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전투기에 의한 요격·격추는 거의 불가능하고 방공·대공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미국과 같은 상황은 일어나기 어렵다.공군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Korea Air DefenseIdentification Zone) 안의 모든 항적을 자·수동 공중감시체계를 동원해 24시간 동안 몇겹으로 감시한다.P-73 외곽에는 비행 24시간 전에 진입 허가를 받아야 하는 ‘시계로(視界路)’도 설정돼 있다.방공체계가 무력화되지 않는한 서울 주변은 미리 허가된 항공기를 제외하면 얼씬도 할수 없다는 말이다. 한 군(軍) 관계자는 “워싱턴의 미 국방부 건물이 민항기자살 테러를 받은 것은 해킹이나 특수부대가 침투, 미국의대공(對空) 전산망을 교란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우리도 그같은 상황에 대비해 조기경보기(AEW&C)를 비롯한첨단 방공·정보체계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특별기고/ ‘미·일 안보조약 50년’ 시리즈를 마치며

    ***'미·일 안보조약'한국에도 이익. 미일 안전보장조약 체결 50주년을 맞았다.그동안 미일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1996년 미일 안보공동선언과새 안보지침(가이드라인)도 나왔다.한반도 등 주변지역 유사시 충분치는 않지만 양국이 보다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있게 됐다. 일본인의 이해도 커졌다.지난 해 1월 일본 정부가 실시한‘자위대,방위에 관한 국민의식’ 여론조사에서 “미일 안보가 일본의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70%를 차지했다.미일 안보체제에 반대하는 분위기는 줄어들고 자위대를인정하고 안보조약을 지지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유는 세가지다. 첫째,‘안보조약 때문에 일본이 전쟁에말려든다’는 주장이 잘못임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됐다.이는“소방서가 늘어나면 화재가 늘어난다”는 논리와 같다. 둘째로 미일 안보조약이 지역 안정유지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양국 관계가 긴밀하면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한국의 안전에도 공헌한다.이사실은 90년대 북한의 핵 위기에서 증명됐다. 셋째,일본인은 안보조약 때문에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미국이 “일본은 안보를 공짜로 누리면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말을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인은 ‘(안보)무임 승차’라는 말을 듣기 싫어하기 시작했다.그래서아시아에서 ‘일본이 군사대국을 꿈꾸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지금은 안보조약을 발전시켜 그 틀 안에서 일본이 보다 큰국제적 의무를 져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일 안보조약은 동아시아 안정에도 기여한다.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10만명의 미군이 상주하고 있다.일본에는 제8전역 육군지역사령부와 항공모함 2척을 포함한 함정 60여척,작전기 130여기가 배치돼 있다.미 해병대는 제3해병사단과 F/A-18 등의 장비를 갖춘 제1해병항공단을 배치하고 해상병력을 포함,2만2,000명,작전기 40여기를 전개하고 있다. 미 공군은 제5공군의 2개 항공단(F-15·F-16)을 배치하고있다. 한반도와 타이완(臺彎) 해협에서는 핵 확산,미사일의 위협과 대립이 남아 있다.미 병력이 이 지역에 필요한 이유는첫째로 미군의 존재는 동아시아 정세가 긴장에 빠질 때 불가결하다.일본이나 한국이 단독으로 군사적 위협에 대처할수 없다.동아시아 지역 전체에서 입체적으로 군사력을 운용하고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은 미군 밖에 없다. 둘째로 일본은 미군의 군사력에 의존하고 비핵 3원칙 아래공격적인 무기를 갖지 않는다는 방침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태 지역에서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걱정을 불식할 수 있다. ‘미일 관계가 긴밀해지면 일본 군사력의 위협이 걱정된다’고 한다.이같은 논리는 중국이 펼치고 있다.일본인은 중국의 우려에 대해 “중국이 이 지역에서 미국을 제치고 군사력에서 제1의 국가가 되고 싶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미국이 할 수 없는 일,미국이 도와주기 바라는 것을 도와줄 뿐이다.북한이 대포동을 발사한 98년 8월 일본은미국의 요청을 받아 해상 자위대 이지스함 ‘미요우코우’가 미사일의 항적을 포착했다.일본 함정의 활동은 미군의활동을 보완하고 이 지역의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한국에있어서도 미일 안보조약은 불가결한 게 아닌가. 그러나 한미관계와 미일 관계는 중요한 부분에서 다르다. 그 때문에 이 두가지 동맹·조약이 모두 필요하다.한미동맹은 작전계획을 갖고 있다.침공을 억제하고 전쟁이 일어나면이기기 위한 관계이다. 미일관계도 유사시 싸우는 동맹이지만 한미동맹과는 다르다.방위협력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다고는 하지만 작전계획은 없다.한미 동맹관계는 한국전쟁을 함께 치룬 동지관계이다. 미일관계는 전쟁을 함께 치른 관계가 아니다. 한미관계는때로 마찰이 있지만 유사시 신속하고 단호한 약속이 보장돼있는 관계이다.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고 유사법제도 없다. 일본 유사시 지방자치단체장이 긴급출동한 자위대를 얼마든지 제지할 수 있다.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현재의 미일관계에 대해 “일본은 유사시 어떻게 할지 진지하게 생각하지않고 있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이 점을 한국은 이해하기 바란다. 미일 안보조약은 지역안정에 기여하고 한국의 안전에도 이익이라는 인식을 한국과 일본이 공유하는 게 소중하다.한·미·일이 정책조정을 계속하면서지금 중단돼 있는 한일 방위교류를 재개하는 게 중요하다.한미일 관계가 견고하면 중국,러시아,북한을 불러서 동북 아시아에서 해군 공동훈련을실시하기도 하고 대북 식량지원을 논의할 수 있게 된다. 다케사다 히데시 日방위청 연구소 실장. ■다케사다 연구실장:1949년 고베(神戶)생.게이오(慶應)대법학부 박사과정 이수.75년 방위연구소에 들어가 한반도 연구를 담당.미 스탠퍼드대 객원연구원,한국 중앙대 객원교수.저서로는 ‘북조선 심층분석’(98년),‘일본의 외교정책결정요인’(99년) 등이 있다.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4)식민지 저항적 지식인

    근대 여성작가 중 가장 치마폭이 넓었던 최정희는 유파와연령을 초월하여 문우들과 교유했는데 그 중 소중한 것으로는 국제 입찰에 부칠만한 중량급 서간문도 포함되어 있다. 바로 김사량(金史良,본명 時昌,1914∼1950)의 편지이다.일본에서 더 유명한 김사량은 식민지 시대의 지식인이 어떻게 살아야 했던가를 일깨워 준 근대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한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평양에서 1914년에 태어난 그는 평양고보 재학 중 배속장교와 일본인 교사 및 그들에 동조하는 조선인 교사 배척을 위한 동맹휴학을 주도해 퇴학처분을 받고는 형 시명(時明,교토제대 법학부 졸업 후 사법·행정 양과 합격,홍천·평창 군수,조선인 최초의 전매국장,8·15 후에는 중앙산림조합연합회 이사장 등을 지냄)의 도움으로 일본으로 밀항했다.학창시절에는 연극에 관심이 많아 신협(新協)극단과 연계,장혁주(張赫宙)가 각색한 ‘춘향전’의모국 순회공연에도 참여하는 등 많은 활동을 펼치다 여러이유로 경찰에 자주 구금 당했다. 결혼 직후 하이네에 관한 논문으로 도쿄제대 독문학과를졸업(1939)한 그는 잠시 조선일보 학예부 기자로 근무하면서 서울의 하숙집에서 출세작 ‘빛 속에서’를 썼다.이 무렵에 아마 서울의 잡지사와 문인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을것인데,최정희와의 인연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도쿄제대 대학원 입학허가를 받은 그는 6월 아내와 도일,일본과 한국 문단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게 된다.편지에서 김사량은 매우 조심스럽게 최정희의 ‘지맥’을 추천했으면 싶었으나,이미 일본의 다른 출판사(赤塚書房)가 추진하고 있던조선문학 선집에 관여하는 장혁주가 손을 댔기에 ‘흉가’로 하는 게 어떠냐고 묻는다.몇 차례 오간 것으로 추정되는 이 편지는 최정희가 자신의 소설을 일본에 소개되기를 희망한데 대한 답신 내용이 대부분이다. 장혁주는 누구였던가.김사량보다 먼저 등단한 그는 잡지사,문인 등을 후배에게 소개시켜 주는 역할을 했던 재일조선인 문단의 대선배였다.1905년 대구에서 출생한 그의 본명은 은중(恩重),창씨개명은 노구치 가쿠주(野口赫宙,첫 창씨명은 野口이었음)로,불륜사건에 연루되어 도일,본처와 이혼,일본여자와 재혼,8·15후 아예 일본으로 귀화해 버린 인물이다. 그는 초기의 민족적인 성향과는 달리 친일화 정도가아니라 아예 혈통까지도 일본인화 해야된다는 각오로 일본여자와 결혼을 감행한 친일문학인 가운데서도 발군의 활약을 보여주었다.1952년 10월,6·25전쟁이 한창이던 때에 변장한 채 일본 ‘부인구락부’ 특파원 신분으로 입국하여 취재활동을 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한국을 힐난하는 글을 써서 당시 문학단체가 법석을 떨게 했던 장본인이다.그는 아예 일본문학보국회에 가입하여 활동에 열을 올렸던 인물로한국을 영원히 등진 조국상실자가 되었다. 최정희의 ‘지맥’은 평론가 한식(韓植)이 번역을 맡은 것으로 드러나며,편지에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김사량은 ‘모던 일본’에다 이광수의 ‘무정’을 번역했는데,아마 이 사실은 고의로 언급하지 않은 것 같다.김사량은 ‘조광’에장편 ‘낙조’(1940.2∼1941.1)를 연재하면서 모국어 문제에 대하여 매우 겸허하게 최정희의 조언을 구하고 있지만사실 그는 ‘양국어 작가’로 손색이 없었다.그가 ‘삼천리’에 발표한 글로는 잡문 ‘조선문학과 언어문제’(1941.1)와 소설 ‘지기미’(1941.4)인데,이 두 사실을 편지에 대입해 읽으면 그와 최정희의 교유가 대략 1939∼1941년임을 알 수 있다.중요한 사실 한가지를 짚고 넘어가자.‘문예춘추’는 1935년 일본최고의 아쿠다가와 (芥川)문학상을 제정했는데,조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김사량이 이 상의 후보작으로 뽑혀 일약 일본문단의 유망주가 되었다(1940.2).1941년12월 9일 새벽 진주만 기습에 따른 사상범예방구금법으로감금당했고,유명세만큼 그에게 부하되는 역사적인 책무도커서 친일을 강요받았으나 거절했다. 일본 문학인들의 구명운동으로 이듬해 1월29일 석방된 그는 이내 귀향,조용히 지내려 했지만 강제동원을 피할 수 없었다.이효석(1942년 작고)이 있었던 평양 대동공업전문학교 교사가 된 건 1944년 4월.강제 친일에 동원되면서도 일본문인들과의 술자리에서 격렬하게 식민통치를 비판하던 이투사는 1945년 2월 조선출신학도병 위문단으로 중국에 파견,일정을 마친 뒤 탈출,화북조선독립동맹에 참여하여 떳떳하게 해방을 맞았다.이때의 탈출 투쟁기는 ‘노마만리(駑馬萬里)’란 제목으로 남아있다. 1945년 11월 서울에서 그의 희곡 ‘호접’이 단성사에서 공연되는 등 광복 후 한국 좌익문단의 정화에 일조했던 그는이듬해 평양으로 돌아가 6·25때 종군작가로 참가,후퇴 도중 원주 부근에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낙오된 채 행방불명된 게 그의 최후다(안우식 지음,심원섭 옮김 ‘김사량 평전’ 참고).김사량은 자신의 친일행각이 강제에 의한 것임을 문학인들에게 공공연하게 실토했던 점과 모험을 무릅쓴 극적인 탈출로 민족해방투쟁에 나섰던 문학인이었다는 점에서식민지시대 저항적 지식인의 전형으로 세계 저항문학사에손색이 없는 작가이다. 극적인 생애는 한설야(韓雪野)도 마찬가지다.기생 이름 같은 낭만적인 필명과는 달리 1900년 함주(함흥)에서 태어난그는 1976년 북한에서 사망할 때까지 영욕을 두루 겪은 비극적인 문학인의 한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아버지는 군수를 지낸 인물인데,유명한 한의학자 이제마(李濟馬)의 제자로,홍범도(洪範圖)등의 의병활동을 무마시키라는 일제의 강요를 거절코 고향을 떠나 피신했다.한설야는 경성제일고보에다니다가 서모(庶母)와 불화로 귀향,함흥고보로 전학,3·1운동에 관련되어 구금 체험을 한다.중국,일본 등지를 떠돌거나 유학 한 뒤 ‘조선문단’으로 등단한 그는 서울에 머물렀다가(1925∼1926),아버지가 많은 빚을 남기고 죽자 중국 동북지방으로 이주했다가 이듬해(1927) 귀국하여 카프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문학과 사상 연구회,‘한설야 문학의 재인식’).한설야가 조선일보에 입사한 것은 1932년경인데 함남지역에 특파됐다가 본사에 왔을 때는 경영권 문제로 매우 복잡 미묘할 때였다.창간 초기부터 경영진의 시국 순응 성향과 편집진의 민족의식 지향이 갈등관계를 유지했던조선일보는 계속 사주가 바뀌면서도 반일논조 때문에 정간과 필화가 잇따랐다.신간회(新幹會)운동으로 안재홍(安在鴻)사장이 구속되는 등 혼란을 틈타 고리대금업을 하던 채권자 임경래(林景來)가 조선일보 경영권을 주장하여 조병옥(趙炳玉)·주요한(朱耀翰)의 정통 편집팀과 대결,두 개의 조선일보 발행이라는 희극이 연출되다가 방응모(方應謨)가 참여,부사장을 거쳐 발행인이 된 것이 1933년 7월(사장은 조만식).이 혼란 속에서 한설야는 학예부에 근무하며 노동 현장소설의 신기원이란 평가를 받은 이북명(李北鳴)을 발굴하여 ‘질소비료공장’을 연재 중단 당하는 등 카프노선에 충실한 언론인으로 활동한 것 같다. 당시 정황을 한설야는 단편 ‘세로(世路)’에서 너무나 자세히 언급하여 한국언론사의 충실한 증인 역할을 해주고 있다.소설은 자신이 회사로부터 해직 통고서를 받는 장면부터 시작하여 왜 그렇게 됐는가에 대한 자초지종을 회상하고있다.등장인물은 모두 실명이지만 사정상 이니셜을 썼는데,쉽게 알만한 인물들이 그대로 나온다.새 경영진은 기구와인사 개편을 통하여 그때까지 신문사의 주류였던 M일파(투옥 경력자 등으로 묘사)를 약화 시키는데,이 과정에서 인간적인 배신감과 사회적인 공분이 폭발한 한설야는 술자리에서 변절한 동료의 뺨을 후려친 게 화근이 되어 권고 사직을 당했다. 조선일보 사사(社史)에 의하면,1934년 1월 1일자로 대폭적인 인사이동이 있었는데,특히 이 소설의 중요한 모티브가된 M(문석준)의 좌천도 바로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미뤄 볼 때 한설야의 퇴직도 이 무렵일 것이다.이 문석준은 1943년 함흥에서 한설야와 함께 보안법 위반으로 구속(한설야는 1944년 5월 석방) 당하는 주인공이다.1934년은 그에게 매우 불행한 한 해였다.해직 후 8월 그는 카프 2차사건으로 구속됐기 때문이다.달필인 한설야의 편지는 함흥에서보낸 것인데,아마 1941∼2년초 경 ‘삼천리’가 ‘대동아’로 개제하기 직전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최정희가 한설야에게 잡지에 재수록할만한 짧은 작품을 추천해 달라는 청탁에 대한 회답 형식인 이 편지에서 그는 ‘강아지’와 ‘능금’을 천거했다.앞의 작품은 ‘한설야 단편집’에 실려 있는데,그게 1941년 7월에 나왔으며,뒤의 것은 1940년 간행 단편집 ‘귀향’에 게재된 것으로 볼 때,그리고 ‘대동아’개제가 1942년 3월부터였음을 감안하면 이 편지가 씌어졌던 시기는 밝혀질 것이다.이 무렵 그는 함흥에서 서점·극장·인쇄소 등에 손을 대는 등 생업과 창작에 전념하면서 해방의 날을 준비하고 지냈다.여담이지만 한설야는 광복 후북한에서 ‘김일성장군 전기’를 비롯한 여러 작품을 쓴 한편 소련(1947),평화옹호 세계대회 참석차 프랑스(1949) 등지를 방문하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하다가 1962년 비판당한 후 불행한 최후를 마치고 작품도 판금,아직도 전면적인 해금이 안된 상태에 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항로관제시스템 인천공항 이전

    우리나라의 항로관제 레이더시스템이 대구에서 인천으로이전된다. 건설교통부는 21세기 항공교통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첨단 항로관제시스템이 인천국제공항에 신설돼 가동시험을 끝냈으며 8월중 준공검사를 거쳐 운용을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항로관제 레이더시스템은 15년간의 대구시대를 마감하고 인천으로 이동,비행정보구역(FIR) 전역을 관장하게 된다. 이 시스템의 신설로 우리나라의 비행계획서 처리용량은 340대에서 4,000대로,반복비행계획서는 1,000대에서 2만대로각각 늘어나며 300대였던 동시항적처리용량도 1,000대로 3. 3배 증가된다. 건교부는 인천의 새로운 시스템을 오는 11월까지 대구의기존 시스템과 동시운영한 뒤 11월부터 인천의 신설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97년 시작된 관제레이더시스템 신설사업은 4년동안 462억원이 투입됐으며 레이더 제작은 미국 록히드마틴사,국내 시공은 삼성SDS,감리는 연합정보기술이 담당했다. 건교부는 “신설 항로관제 시스템은 미연방항공청(FAA)이운영중인 장비와같은 것으로 기존의 시스템보다 성능,용량면에서 뿐 아니라 항공교통흐름관리(ATFM) 성능까지 갖춰항공기혼잡을 사전에 예측 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인간의 ‘자아’에 해방감을 주라

    ■'버지니아 울프...'허마이오니 리. 모더니즘 소설의 새로운 형식을 시도한 모더니스트,20세기 전반 영국을 이끈 문학자·지식인 집단인 블룸즈버리 그룹,빅토리아시대의 잔재를 지닌 전문 작가,광기와 성적 학대를 받았던 소녀,페미니즘의 대모….영국 여성작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에게 따라붙는 문구들이다.난해하기로 유명한 그의 작품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그의 삶과 다양한 글들은 그를 일관되게 해석하려는 모든 시도를 거부한다.그렇다면 그 모호성을 그대로 긍정하는 것이 오히려 그를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인지도 모른다.영국 옥스포드대 교수인 허마이오니 리가 쓴 ‘버지니아 울프-존재의 순간들,광기를 넘어서’(전2권,정명희 옮김,책세상)는 바로 그런 관점에서 접근한 버지니아 울프 전기문학의 ‘전범’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등대로’‘댈러웨이 부인’등 ‘의식의 흐름’기법을 이용한 모더니즘 계열의 작품과,‘자기만의방’‘3기니’등 페미니즘 계열의 선구적인 비평서로 주목받는 작가다.그러나 저자는 그러한 단순한 독법으로버지니아 울프를 해석하지 않는다.저자는 버지니아 울프가 인간의 ‘내면’이라는 가장 매혹적이고 방대한 자료를 문학사에기증했다고 말한다.나아가 여성과 남성을 아우르는 ‘자아’의 해방에 다가가고자 했다고 해석한다.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가 당시 몸담고 있던 사회에 대한충실한 개략도이기도 하다.그 중에서도 특히 1910년대부터조명받기 시작한 블룸즈버리 그룹은 주목할 만하다.‘관습을 따르는 행동과 예술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등의 질문을 던지며 출발한 이 그룹은 1907∼1930년 런던 블룸즈버리구에 있는 미술평론가 클라이브 벨 부부의 집 등에서 모임을 가졌다.이들은 불가지론의 입장에서 미학·철학적문제들을 토론했다.소설가 E.M 포스터,전기작가 리튼 스트래치,화가 바넷사 벨과 덩컨 그랜트,경제학자 존 메이너드케인즈,울프 부부 등이 멤버였으며 버트런드 러셀,올더스헉슬리,T.S.엘리엇,캐서린 맨스필드도 이따금 이 그룹과 어울렸다.성향이나 개성이 다른 이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었던 데는 버지니아 울프의 친화력과 사교술이한 몫했다고저자는 밝힌다.한편 블룸즈버리 그룹은 게으르고 속물적인금리생활자계급으로 풍자되기도 했다.그러나 평화로운 수단을 통한 사회주의의 점진적 확산을 꾀했던 페이비언(Fabian)과 동성애자 등을 두루 포괄한 그룹의 개방성이나 거짓에대한 저항적인 태도는 당대뿐만 아니라 이후 문화계의 젊은 층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버지니아 울프는 늘 자신이 딛고서 있는 기반을 뒤집는 전위적 사고를 통해 자유와 해방에다가가려 한 작가임을 알 수 있다.인간의 자유롭고 풍요로운 ‘내면’을 소설화한 것,수차례나 거듭된 정신질환에도불구하고 정신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던 버지니아 울프의 작가적 태도 등은 되새겨볼 만한 ‘업적’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주인공 여럿 ‘종합선물형’드라마 뜬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춘 주인공이 없으면 종합선물세트로 밀어붙여!” HOT를 시작으로 SES,핑클,신화,god 등 ‘종합선물세트’형 가수가 가요계에 등장한 지는 오래됐다.한명의 가수로는다양해진 대중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지자 여러 가수들을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는 것. 요즘 들어 TV드라마에도 이런 형태의 ‘종합선물세트’형주인공 군단이 등장하고 있다.주인공 커플,주인공과 삼각관계에 빠지는 갈등인물,그리고 코믹한 조연으로 출연진을 설정하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얼마 전 종영된 MBC 드라마 ‘온달왕자들’을 시작으로 현재 방영되는 ‘결혼의 법칙’(오후 8시25분)‘네자매 이야기’(오후 9시55분)에는 한결같이 여러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결혼의 법칙’은 성격 차이로 이혼한 30대 황복수·고금새(손현주·오연수)커플,20대의 신세대 사랑법을 보여줄 황원수·송공주(지성·이민영)커플,유행하는 연상녀·연하남의 고은새·송태주(박상아·김진)커플,40대 중년의 황달기·오미자(나한일·김해숙)커플 등각기 다른 4쌍의 주인공을 내세웠다.‘네 자매 이야기’도 ‘희생’(황수정)‘이성’(채림)‘허영’(안연홍)‘순수’(박예진)를 주제로자매 4명 모두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이런 추세에 뒤질세라 SBS의 새 주말 드라마 ‘아버지와아들’(오후 9시45분) 또한 네명의 신인 남자 주인공을 전면에 세워 시청자들의 입맛대로 고르게 할 작정이다.이지적인 첫째(최철호),반항적인 둘째(김명민),야망을 품은 셋째(이종두),순수한 막내(이현제)가 연기경쟁을 한다. ‘네 자매 이야기’의 정형렬 AD는 “요즘 드라마는 다양한 성격의 주인공을 앞세워 복잡해진 시청자들의 취향을 맞추고 있다”면서 “한명의 주인공으로는 인기를 끌기 어렵다”고 말했다. KBS드라마국의 윤흥식주간은 “근래들어 강력한 매력을 가진 주연급 배우들이 TV보다 영화를 선호해 주연급의 캐스팅이 어렵다”면서 “따라서 요즘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사극드라마 주인공의 카리스마를 대적할만한 배우가 없어차라리 ‘종합선물세트’형 주인공 안배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song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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