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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 불도 ’ 횟집촌 합법개발의 길 열렸다

    경기 안산시 선감동 대부도에 딸린 섬 불도(佛島)가 회센터와 문화시설 등을 갖춘 안산의 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부도 내 탄도와 선감도 사이에 붙어 있는 불도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작은 항이었으나 1988년 시화호 개발 사업에 따른 물막이 공사로 제방이 만들어지면서 어항의 기능을 상실했다. 터전을 잃은 어민들은 이곳에 무허가 횟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 가고 있으며 허가를 받지 못한 탓에 매년 적지 않은 변상금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 안산시는 시화호 개발사업에 따른 물막이 공사로 무분별하게 횟집 등이 들어선 불도 내 공유수면 6123㎡를 토지로 등록한다고 9일 밝혔다. 불도는 제방 등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매립이 이뤄져 사실상 토지나 다름없지만 지적공부에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립면허 절차 없이 공유수면을 토지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토지등록 가능 바닷가’로 해양수산부 유형분류에 선정돼야 한다. 시는 불도를 토지로 등록하기 위해 해수부와 수차례 협의를 통해 토지등록 가능 바닷가로 분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시화호 개발로 생계 터전을 잃고 무허가 회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주민들은 매년 적지 않은 변상금을 내고 있어 영업권 보장과 함께 불도항 개발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17개 횟집 중 16곳이 불도항 개발 시 자진 철거에 동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기용 대부해양관광본부장은 “시는 지난해 11월 공유수면을 어항구역으로 지정했다”면서 “이는 불도를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관리하겠다는 안산시의 의지를 해수부에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日 “한국의 추가 조치 요구 받아들일 수 없다”

    日, 이희섭 공사 외무성으로 초치 “정권 바뀌어도 합의 실시되어야” 일본 정부가 9일 발표한 우리 정부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침에 대해 공식 항의했다.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주일한국대사관의 이희섭 공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한·일 합의는 정부 간 합의로 정권이 바뀌어도 착실하게 실시되어야 한다”면서 “한국 측이 일본 측에 추가 제재를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주한일본대사관을 통해서도 한국 외무부에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앞서 고노 다로 외무상도 이날 한국 정부의 발표가 나온 직후 “한국이 일본에 대해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 합의는 국가와 국가의 약속이며 정권이 변했다고 해서 (합의를) 실천하지 않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제적이고 보편적인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합의의 착실한 이행은 국제사회에 대한 양국의 책무라고 인식한다”며 “(한·일 위안부) 합의로 (이 문제에 대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의 위협에 대치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 미래지향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에서 (위안부 문제의) 한·일 합의는 없어서는 안 될 기반”이라고도 했다. 위안부 합의 문제점과 추가 조치 등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갈등과 줄다리기 속에서 일본 정부의 출연금 10억엔에 대한 공방도 예상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이날 일본 정부가 피해자 지원을 위해 내놓은 10억엔을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겠다고 한 데 대해 고노 외무상은 “어떤 의미인지 먼저 한국 정부의 설명을 듣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로서는 한국 정부의 발표에 담긴 정확한 의미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한국 정부의 방침에 대해 “일본과의 결정적인 균열을 피하면서도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배려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개폐회식 공동 입장·육로 통행 재개 기대… 가자! 평화, 평창

    개폐회식 공동 입장·육로 통행 재개 기대… 가자! 평화, 평창

    12년 만의 공동입장 큰 의미 공동 기수는 ‘남남북녀’ 가능성 ‘총격’ 10년 만에 금강산 육로 가장 현실적 참가 루트로 부상 공동응원단 체류비 등 걸림돌도9일 판문점 고위급회담 끝에 북한이 다음달과 3월 막을 올리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기로 하고 남쪽은 편의를 제공하기로 합의하면서 평창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나아가게 됐다. 나아가 북쪽의 사전 현장답사를 위한 선발대 파견과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차후 일정은 문서 교환을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별도의 회담 설명자료를 통해 “개회식 공동 입장 및 남북 공동 문화행사 개최에 대해서도 의견을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미사일 도발 등 긴장과 대치로 일관하며 평창 대회에 과연 북한 선수단이 오기는 할까 하는 의문이 많았는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와 이날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발언 내용, 2년 만의 첫 만남인데도 하루 일곱 차례 회의를 진행해 3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내놓은 과정을 보면 가히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섣부른 예단은 곤란하겠지만 대규모 남한 방문단이 강원 평창과 정선, 강릉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참여하려면 현실적으로 금강산 육로를 이용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보인다. 금강산 육로는 2008년 7월 남쪽 관광객 총격 이후 걸어 잠갔는데 거의 10년 만에 다시 열리게 돼 국내외와 동북아시아에 던지는 메시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가장 기대를 모으는 화해와 화합의 이벤트로는 개·폐회식 공동 입장이 첫손 꼽힌다. ‘평화 올림픽’이란 대의명분을 이만큼 함축적이며 힘을 안 들이고 보여 줄 다른 카드가 없어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북한 선수에게 와일드카드를 부여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남북이 공동 입장하면 동계올림픽으로는 2006년 토리노대회 이후 12년 만에 두 번째이며 동·하계 통틀어 2000년 시드니, 4년 뒤 아테네에 이어 네 번째다. 2002년 부산대회 등 다섯 차례의 아시안게임,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등을 거쳐 10번째 국제종합대회다. 12년 전 토리노에서는 한반도기를 앞세운 남한 44명, 북한 12명의 선수들이 82개 참가국 가운데 21번째로 입장했다. 북한 피겨스케이팅 대표 한정인과 함께 공동 기수로 나섰던 이보라는 이날 “남북이 다시 함께 입장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 특히 평창에선 개최국 자격으로 맨 나중 입장하게 돼 더욱 뜻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개회식 공동 기수는 남북이 남녀를 번갈아 맡은 전례에 따라 마지막 동시 입장했던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한 오재은(여자 알파인스키), 북한 리금성(남자 아이스하키)이 공동 기수였던 만큼 평창에서는 ‘남남북녀’가 기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공동 응원단 구성을 제안하면 이것도 실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함께 응원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 응원단 체류비를 지원하는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유엔 대북 제재에 위반될 소지가 있어 우리 정부가 직접 나설 수 없고, IOC도 응원단에까지 지원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도 이 문제 탓에 공동 입장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한반도의 봄’ 부르는 남북 3각 협력… 곧 2차 회담 열린다

    ‘한반도의 봄’ 부르는 남북 3각 협력… 곧 2차 회담 열린다

    고위급회담… 대화 연속성 확보 조명균 “긴장완화 위해 훈련 연기”남북은 9일 판문점에서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군사당국회담 개최, 남북선언 존중 등 3가지의 실질적인 결실을 맺는 한편 2년간 지속됐던 남북관계의 단절 상황을 정상화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필요한 조치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고위급 회담을 이어 가기로 하면서 대화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협의문에 명시되진 않았지만 정부가 북측과 이산가족 상봉도 시급하게 협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조만간 2차 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평창올림픽 오전 10시에 시작된 전체회의 기조발언부터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는 합의를 이룬 것이나 다름없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선생이 평창올림픽부터 이야기하는 거 보니까 확실히 유년시절에 스케이트 탔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부드러운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어 기조발언에서 우리 측은 북측의 평창올림픽 대표단 및 예술단 파견을 희망한다고 밝혔고 공동 입장, 공동 응원 등도 요청했다. 북측은 고위급 대표단,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 회담 내내 이 부분에 대한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북측의 요구는 모두 반영됐고, 공동 입장 및 공동 문화행사 개최에 대해서도 양측이 의견에 접근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지금까지 남북 선수단은 총 9번 공동 입장했다. 북측은 특정하진 않았지만 편리한 방법으로 대표단이 올 수 있겠다고 언급했다. 회담 대변인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경로나 방법이라든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조금 더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북측 당국자의 이름이 거론됐는지에 대해 천 차관은 “그러진 않았다”고 소개했다. 군사회담·이산상봉 우리 측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7월 ‘베를린 구상’을 통해 제안했던 군사분계선상 적대행위 중단을 위한 군사당국회담을 재차 제안했다.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 상황 속에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군사당국회담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재차 밝혀 왔다. 반면 북한은 그간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 보장을 위해서는 한·미 연합 훈련 중단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군사당국회담 타결에는 변수가 많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회담에서 양측은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고, 평화 정착 과정에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북이 주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양측은 지난 4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한·미 군사훈련 연기에 대해서도 입장을 교환했다. 조명균 장관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남북이 군사훈련 연기에 따라 취해야 할 사항에 대해 언급했고, 무엇보다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 위해 북측이 노력해 주길 바란다는 측면으로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으며 북측도 나름의 입장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 우리 측이 제기한 이산가족 상봉은 외려 군사당국회담에 비해 타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합의문에 명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북측은 여야, 각계각층 단체 및 개별 인사들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왕래의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우리 정부는 시급성을 감안해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진전될 수 있도록 북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원 북측은 회담에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했다고 우리 측에 설명했다. 이에 우리 측은 서해지구 군 통신 선로를 확인한 결과 오후 2시쯤 서해지구 군 통신 연결을 확인했다. 천 차관은 “현재 남북 군사당국 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한 통화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우리 측은 10일 오전 8시부터 군 통신 관련 유선 통신을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측이 지난 3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복원한 이후 서해 군 통신선까지 복원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한 대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북측은 이날 개성공단 통행지원을 위해 사용했던 통행 지원 회선을 복원했다. 서해 군 통신선이 복원된 것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하지만 종결회의에서 리 위원장은 “(1월) 3일 오후 3시부터 (서해지구 군 통신선) 재가동에 들어갔는데 오늘에야 연 것으로 (남측이) 여론을 호도했다”며 항의했다. 이에 조 장관은 “3일 개통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측에서는 매일 아침 시험통화했을 때 신호가 안 잡혔고 오늘 회담에서 개통됐다고 해서 다시 시도하니 그제서야 확인이 됐다”며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북핵 등 한반도 비핵화 문제 우리 측은 이날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 비핵화 등 평화 정착을 위한 제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함께 표명했다. 북핵·미사일 문제로 인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6자회담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논의의 틀로 복귀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리 위원장은 종결회의에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잠시 흥분하며 ‘양심상인’이라는 사자성어에 대해 “두 마음에 도장 찍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하고 ‘좋은 회담에 비핵화 문제를 거론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항의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판문점 공동취재단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달라진 北 “얼음장 밑 흐르는 물”… 5차례 접촉 ‘속전속결 합의’

    달라진 北 “얼음장 밑 흐르는 물”… 5차례 접촉 ‘속전속결 합의’

    남북 첫 화두는 겨울 추위·눈 조명균 “시작이 반” 속담 인용리선권 “둘이 가는 게 오래간다”2년여 만에 9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의 첫 화두는 꽁꽁 얼어 있는 한반도 상황과도 같은 추위와 눈이었다. 하지만 북측은 ‘그 밑에 더 거세게 흐르는 물’로 대화 의지를 강조했고, 우리 측은 ‘평화 평창올림픽을 치르기 좋은 조건’이라고 화답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스포츠 이벤트를 계기로 회담이 성사된 만큼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양측은 오전 10시부터 진행한 전체회의에서 ‘큰 틀에서 의견 차가 크지 않은’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할 정도로 빠르게 진도를 뺐다. 2차례 수석대표 접촉, 3차례 대표 접촉, 종결회의 등을 포함해 약 11시간이 걸려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 군사당국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다. 밤샘 회의까지 각오했던 것을 감안하면 대체적으로 원만하게 진행된 셈이다. 다만 북측이 회의 막판에 우리 측의 비핵화 언급과 지난 3일 북측이 단행한 서해 군 통신선 복원 사실을 이날 뒤늦게 공개한 것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면서 종결회의가 다소 길어졌다. 이른 아침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 집결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5명의 남측 대표단은 출발 준비로 분주했다. 조 장관은 250여명의 취재진에게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평화 축제로 치러지게 하고 남북관계 개선에도 좋은 첫걸음이 되도록 서두르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회담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오전 7시 30분쯤 판문점으로 출발한 대표단은 1시간 뒤인 8시 37분 아직 눈이 전부 녹지 않은 비무장지대에 진입했고, 9분 뒤 평화의집에 도착했다.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정장 차림의 북측 대표단 5명은 오전 9시 3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평화의집에 도착했다. 파란색 바탕의 흰 줄 넥타이에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양복 가슴에 단 리 위원장은 소감과 회담전망을 묻자 “북남 당국이 진지한 입장과 성실한 자세로 오늘 회담을 진지하게 하자는 겁니다. 잘될 겁니다”라고 답했다. 평화의집 로비에서 첫 인사를 나눈 양측은 오전 10시 2층 회담장에 입장했다. 회담장 벽에는 평안북도 철산 출생의 서양화가이자 서예가인 김서봉의 서양화 ‘탐라계곡’이 걸렸고, 회담 테이블에는 평창수와 홍삼차가 준비됐다. 리 위원장은 “이번 겨울이 여느 때 없이 폭설도 많이 내리고 강추위가 계속되는 게 그 특징으로 온 강산이 꽁꽁 얼어붙었다”며 “다만 자연이 춥든 어떻든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을 바라는 민심의 열망은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더 거세게 흐르는 물처럼 얼지도 쉬지도 않고 또 그 강렬함에 의해서 오늘 북남 고위급 회담이라는 귀중한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뗐다. 이에 조 장관은 “오늘의 주요의제 중 하나가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에 북측 대표단이 참석하는 문제인데 겨울이 춥고 눈도 많이 내려서 겨울올림픽 치르는 데 좋은 조건이 됐다”고 화답했다. 남북 대표단은 속담을 인용하며 대화를 풀었다. 조 장관은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을 들며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 가자”고 말했고, 이어 ‘첫 숟갈에 배부르냐’고 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 가면 되겠다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리 위원장은 “혼자 가는 것보다 둘이 가는 길이 더 오래간다. 마음이 가는 곳에는 몸도 가기 마련”이라고 답했다. 전체회의 기조발언에서 남측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북측은 평창올림픽 참가를 희망했다. 11시 5분까지 계속된 전체회의에서 양측은 공동보도문 초안을 교환했고 11시 30분부터 50분간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은 격의 없는 분위기에서 수석대표 접촉을 진행했다. 이후 북측 대표단은 점심식사를 위해 북측지역 통일각으로 이동했고, 남측 대표단은 평화의집에 남아 식사를 했다. 이후 수석대표가 빠지고 각각 4명씩 참석한 ‘1차 대표 접촉’이 오후 2시 30분쯤 시작해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우리 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북측은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이 테이블에 앉았다. 이후 양측은 2차 대표 접촉(오후 4시 33분~4시 50분), 3차 대표 접촉(오후 6시 25분~6시 40분), 오전에 이은 2차 수석대표 접촉(오후 7시 5분~7시 25분)을 진행하며 이견을 좁혔고, 오후 8시 5분부터 8시 42분까지 종결회의가 진행됐다. 이날 회담장에는 북측 기자 6명 등 남북 취재진도 함께했다. 조선중앙통신 소속이라고 밝힌 북측의 한 기자는 “분위기가 오늘 특히 좋다”고 말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판문점 공동취재단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北 대규모 대표단 평창 온다… 군사회담 개최 합의

    北 대규모 대표단 평창 온다… 군사회담 개최 합의

    우리 측 “편의 보장”… 실무회담 추후 개최 정부 “관계 정상화 계기·이산상봉 지속 협의”남북은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한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군사적 긴장 상태 해소를 위한 군사당국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간 가까이 회담을 진행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3개항의 합의 사항을 공동보도문으로 발표했다.남북은 공동보도문에서 북측이 평창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남측은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남북은 북측의 사전 현장답사를 위한 선발대 파견 문제와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일정은 추후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정부는 별도의 회담 설명자료에서 “개회식 공동입장 및 남북 공동 문화행사 개최에 대해서도 의견을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또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을 마련해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어 현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아울러 남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과 왕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우리측이 제안했던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적십자회담은 최종 공동보도문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을 감안,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진전될 수 있도록 북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남북은 “남북 선언들을 존중하며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과 함께 각 분야의 회담들도 개최하기로 했다. 정부는 2차 고위급회담의 개최 시기와 장소 등은 추후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남북은 이날 오후 8시 5분쯤 종결회의를 열고 회담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종결회의에서는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우리 측의 비핵화 언급과 서해 군 통신선 개통사실 지연 보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리 위원장은 “회담장과는 달리 남측 언론에서 지금 북남 고위급 회담에서 무슨 비핵화 문제 가지고 회담 진행하고 있다는 얼토당치 않은 여론이 확산된다”면서 “앞으로 북남이 개선되어서 할 일 많은데 시작부터 오도되는 소리가 나오면 오늘 좋은 성과 마련했는데 이런 게 수포로 돌아갈 수 있고 좋지 않은 모양새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최첨단 전략무기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남북 문제와 상관없다는 기존 입장을 밝혔다. 또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이날 개통됐다는 보도에 대해 “매우 잘못됐다”면서 “지난 3일 우리 최고 수령(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결심에 따라 오후 3시부터 재가동에 들어갔다. 그걸 남측이 알지 못하다가 오늘에야 비로소 알고 통화가 성사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협의 내용에 대해 “북측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해 공식 합의했고 단절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정상화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회담을 마친 후 “산적한 남북관계 현안 문제들을 풀어 나갈 단초를 마련했다고 본다”면서 ”당국 회담의 연속성을 확보한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강경화 “재협상 요구 안 한다… 日출연금은 정부가 마련”

    강경화 “재협상 요구 안 한다… 日출연금은 정부가 마련”

    기금 10억엔 처리는 日과 협의고노 日외무 “못 받아들여” 반발우리 정부가 2015년 12월 28일에 있었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진정한 문제해결이 될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일본이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한 10억엔(약 108억원)은 정부 예산으로 마련하고, 기금 처리는 향후 일본과 협의키로 했다. 위안부 피해자 및 국민의 여론, 정부가 일본에 촉구한 ‘책임 있는 조치’의 이행 상황 등에 따라 처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일 서울 광화문 청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을 발표하고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2015년 합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진정한 문제해결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2015년 합의가 양국 간 공식합의였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며 ”이를 감안해 일본 정부에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이 스스로 국제보편 기준에 따라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명예·존엄 회복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줄 것을 기대한다”며 일본 측의 자발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피해자 할머니들은 ‘자발적이고 진정한 사과’를 원한다고 전했다. 또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은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충당키로 했다. 이미 지급된 40억여원 외에 남아 있는 60억여원은 재단의 계정에 그대로 두고, 정부가 예비비로 10억엔 전액을 마련한다. 또 이 돈이 마련되면 처리 방안에 대해 일본 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강 장관은 “정부는 진실과 원칙에 입각하여 역사문제를 다루어 나가겠다”며 “정부는 과거사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 나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한·일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의 ‘투트랙 외교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즉시 항의할 방침을 밝혔다. 그는 외무성 기자단에게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합의’였다고 강조하면서 “정권이 변했다고 해서 (합의를) 실현하지 않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국제적이고 보편적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한국당 “남북회담 왜 했나…북한에 판만 깔아줘”

    한국당 “남북회담 왜 했나…북한에 판만 깔아줘”

    자유한국당은 9일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 결과에 대해 “공개된 3개 항의 공동보도문 내용을 보면 남북회담을 왜 했는지 회의감마저 들게 한다”고 혹평했다.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북한에 안하무인·적반하장의 판을 깔아준 회담”이라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대변인은 특히 ‘남북관계의 모든 문제를 당사자인 남북이 대화로 해결한다’는 부분을 거론하며 “만약 이것이 ‘민족 문제는 민족끼리 푼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강력한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이 시급한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미래의 안전을 넘겨준 치명적 결과”라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이는 남북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든, 어떤 식의 통일이든 ‘평화면 된다’는 북한의 논리에 말려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심각한 대북인식과 협상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우리측의 북한 비핵화 언급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북한의 안하무인과 적반하장이 그대로 드러난 부분”이라며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집착한 나머지 평창올림픽을 빌미로 (북한에) 마음껏 자기주장을 펼칠 장만 깔아준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핵과 미사일 완성을 위한 시간만 벌어주는 회담이 아닌지 근원부터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 北대표단 평창 파견·군사당국회담 개최 합의

    남북, 北대표단 평창 파견·군사당국회담 개최 합의

    남북은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계기에 북한 대표단이 방남하며, 이와 별도로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한다는데 합의했다.남북은 이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3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계기에 북한 대표단이 방남하며 이와 관련된 후속 협의는 문서로 진행하기로 했다. ‘민족 문제는 민족끼리 푼다’는 취지의 내용도 보도문에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리 측이 제안한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대한 내용은 공동보도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북측에 평창 동계올림픽에 많은 대표단의 파견과 공동입장 및 응원단 파견을 요청했다. 또 설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갖자고 했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회담의 개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기조발언에서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은 이날 오후 8시 5분쯤 종결회의를 열고 회담을 마무리했다. 종결회의에는 남북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 대표단이 모두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기 안산시 ‘불도항’ 30년 묵은 숙제 풀고, 서해안 명소 만든다

    경기 안산시 ‘불도항’ 30년 묵은 숙제 풀고, 서해안 명소 만든다

    경기 안산시 선감동 대부도에 딸린 섬 불도(佛島)가 회센터와 문화시설 등을 갖춘 안산의 명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부도 내 탄도와 선감도 사이에 붙어 있는 불도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작은 항이었으나 1988년 시화호 개발 사업에 따른 물막이 공사로 제방이 만들어지면서 어항의 기능을 상실했다. 터전을 잃은 어민들은 이곳에 무허가 횟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 가고 있으며 허가를 받지 못한 탓에 매년 적지 않은 변상금을 내고 있는 실정이다.안산시는 시화호 개발사업에 따른 물막이 공사로 무분별하게 횟집 등이 들어선 불도 내 공유수면 6123㎡를 토지로 등록한다고 9일 밝혔다. 불도는 제방 등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매립이 이뤄져 사실상 토지나 다름없지만 지적공부에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립면허 절차 없이 공유수면을 토지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토지등록 가능 바닷� ?� 해양수산부 유형분류에 선정돼야 한다. 시는 불도를 토지로 등록하기 위해 해수부와 수차례 협의를 통해 토지등록 가능 바닷가로 분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시화호 개발로 생계 터전을 잃고 무허가 회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주민들은 매년 적지 않은 변상금을 내고 있어 영업권 보장과 함께 불도항 개발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17개 횟집 중 16곳이 불도항 개발 시 자진 철거에 동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부도 주민 A씨는 “과거의 개발 사업으로 상실된 생계터전을 되찾고 현대 모습으로 탈바꿈할 기회”라며 “해양관광도시 이미지에 걸맞는 옷을 입혀주는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는 공유수면을 토지 등록해 직접 어항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21일 불도마을을 공동 어항으로 고시한바 있다.마을 공동어항은 시장·군수가 지정 및 개발 계획을 고시하는 소규모 어항이다.  이기용 대부해양관광본부장은 “공유수면을 어항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불도를 체계적 개발및 관리하겠다는 안산시의 의지를 해양수산부에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불도 공유수면에 94억원을 들여 건축면적 1800㎡ 규모의 어항 편익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1층에는 회센터를, 2층에는 전시관, 공연장, 학습관 등 문화시설을 꾸밀 예정이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오랜 시간 불도에서 횟집 등을 운영하는 주민들의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며 “주민과 상생하면서 대부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먹거리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레드 카펫 ‘검은 물결’ 어두울수록 빛났다

    레드 카펫 ‘검은 물결’ 어두울수록 빛났다

    “여기 골든글로브 시상식장에 있는 수많은 아름다운 여성 덕분에 새로운 날이 마침내 밝았습니다. 많은 여성과 경탄스러운 남성들이 누구도 다시는 ‘미투’(나도 당했다)라고 외칠 필요가 없도록 열심히 싸웠기 때문입니다.”(오프라 윈프리)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장은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에 참여하는 뜻에서 모든 배우와 감독, 작가, 제작자들은 검은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었다. 수십년 동안 침묵을 강요당한 성폭력 피해자들의 항의를 표시하고 강한 연대의식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시상식은 이날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 공로상을 받은 윈프리가 9분에 이르는 긴 수상소감을 마무리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폭로 보도로 시작된 ‘미투’로 인해 수많은 미국과 영국의 감독, 제작자, 언론인, 정치인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미투 캠페인을 주도한 여배우들은 미국 전역의 직장 내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없애기 위해 ‘타임스업’(Time’s Up)이란 단체를 결성했고, 이 단체를 중심으로 검은 의상 입기 운동이 벌어졌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마틴 맥도나 감독의 영화 ‘쓰리 빌보드’가 드라마·영화 부문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프랜시스 맥도먼드), 남우조연상(샘 록웰), 각본상(맥도나 감독)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쓰리 빌보드는 성폭행한 뒤 살해된 딸의 억울한 죽음에 복수하고자 3개의 광고판을 내걸고 정부의 무관심에 맞서 싸운 어머니의 투쟁을 그린 영화다. 드라마·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은 조 라이트 감독의 ‘다키스트 아워’에서 원스턴 처칠을 연기한 게리 올드만에게 돌아갔다.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의 ‘아이, 토냐’에서 라보나 골든을 맡은 앨리슨 제니는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는 그레타 거윅 감독의 ‘레이디 버드’가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세어셔 로넌)을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더 디제스터 아티스트’에서 연출과 주연을 겸한 제임스 프랭크가 받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송영무 국방·박영식 무력상, 한 테이블에 앉을까

    송영무 국방·박영식 무력상, 한 테이블에 앉을까

    새해 들어 남북 간 대화국면이 급진전되면서 마침내 9일 고위급회담이 열린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수석 대표로 하는 ‘통·통라인’의 부활과 함께 남북 국방장관회담의 재개 여부도 주목된다. 대화 물꼬가 트인 만큼 논의 속도에 따라서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박영식 북한 인민무력상이 한 테이블에 앉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조 장관은 회담을 하루 앞둔 8일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참가와 관련한 논의에 집중하겠다”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산가족 문제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논의가 진전된다면 발 빠르게 남북 군사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 특히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독일에서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적대행위 중지를 제안하는 등 남북 최고 통수권자가 모두 주목하는 사안이어서 남북이 논의를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남북회담이 수백 차례 열렸지만 국방장관회담은 단 두 차례에 그쳤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9월과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11월이다. ‘6·15 공동선언’ 채택 3개월 후에 열린 첫 번째 회담에서는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공동노력 등 5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10·4 정상선언’ 한 달 후에 열린 두 번째 회담에서는 서해상에서의 충돌 방지 등 7개조 21개항의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번에 남북이 군사회담 개최에 합의한다 해도 여러 차례의 실무 및 장성급회담을 거쳐 합의를 이끌어낸 뒤에야 국방장관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적 의제는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군통신선 복원과 미완으로 끝난 ‘MDL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 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종적으로 남북 국방장관회담에 합의한다 해도 박 인민무력상이 유엔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어 다른 인물이 ‘모자’를 바꿔 쓰고 테이블에 나올 수도 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일본 “위안부 합의 변경 없다, 착실히 이행하라”…외교부 협의서 요구

    일본 “위안부 합의 변경 없다, 착실히 이행하라”…외교부 협의서 요구

    겐지 외무성 국장 “합의 착실 이행 요구…9일 한국의 위안부 합의 처리방향, 전혀 언급 없었다”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 “한·일 합의 일본은 성실히 이행중, 새로운 조치 필요 없다”방한 중인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8일 한국 외교부와의 국장급 협의에서 “한·일 합의의 변경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합의를 착실히 이행하라”는 입장을 공식 전달했다고 NHK와 교도통신이 8일 보도했다.가나스기 국장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던 것에 대해 합의의 변경은 인정할 수 없다는 일본 측의 입장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외교부의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보고서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위안부 문제는 한일 위안부 합의로 해결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가나스기 국장은 협의 후 기자들에게 “한·일 합의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하고 있다”며 “한국측에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가나스기 국장은 한국 외교부가 9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인 것과 관련해서도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구하는 입장에 변함없다”고 말했다.교도통신은 가나스기 국장이 한국이 합의 파기를 주장하지 않고, 그 대신 일본에 합의 이외의 조처를 요구하는 경우에도 한·일 위안부 합의가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한 것이라는 점을 들어 이를 거절할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9일 한·일 합의 처리 방향을 발표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오늘 협의에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보도가 (한·일간 협의에) 선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쓴소리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외교부는 9일 오후 2시 외교부 청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과 관련한 정부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당장 위안부 합의의 재협상 또는 파기 절차에 들어가기보다는 일본 정부에 책임 있는 조처를 촉구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통신은 “(책임 있는 조처의) 내용에 따라서는 한·일 정치관계가 더욱 냉각할 수 있다”는 한일 외교 소식통의 말을 전하며 만약 한국 정부가 합의 이외의 조처를 요구할 경우 일본이 외교적 항의 조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외무성의 정무3역(대신·부대신·정무관, 장·차관에 해당) 중 1명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한·일 합의에 기초해 책임있게 성실한 조처를 취하고 있다. 새로운 대응(조처)은 필요하지 않다”고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젤리나 졸리-엠마 왓슨, 블랙 드레스 입은 여배우들 “타임즈 업”

    안젤리나 졸리-엠마 왓슨, 블랙 드레스 입은 여배우들 “타임즈 업”

    안젤리나 졸리를 비롯한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검은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에 등장했다.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현지 시간으로 7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버리힐튼 호텔에서 코미디언 세스 마이어스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안젤리나 졸리는 블랙 드레스를 입고 아들 팍스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아 눈길을 끌었다. 안젤리나 졸리 뿐만 아니라 엠마 왓슨, 메릴 스트립, 제시카 차스테인, 니콜 키드먼, 리즈 위더스푼 등 거의 모든 여배우들이 검은색 드레스를 입었다. 이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빈 와인스틴의 성 스캔들에 항의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일부 배우들은 ‘타임스 업(Time’s Up)’이라고 적힌 배지를 달기도 했다. ‘타임즈 업’은 배우와 작가, 감독, 프로듀서 등 할리우드 업계서 일하는 여성들이 미국 전역의 직장 내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 해소를 위해 결성한 단체의 이름이다.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게리 올드만과 프란시스 맥도먼드가 각각 남녀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쓰리 빌보드’는 4관왕을 차지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프로농구] 추일승 “왜 내가 경고?”…대답 못 했던 심판들

    감독이 경기 뒤 심판들에게 판정 이유를 따져 묻자 심판들은 우물쭈물했다. 사달은 전자랜드가 지난 6일 오리온을 89-76으로 누른 프로농구 4라운드 종료 3분41초를 남기고 벌어졌다. 전자랜드 공격 상황에 강상재의 공격자 파울이 불렸고, 조금 뒤 정영삼이 버논 맥클린의 과도한 스크린에 걸려 넘어졌다.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끝에 맥클린의 U파울을 선언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추일승 오리온 감독에게 벤치 테크니컬파울 경고가 주어졌다. 추 감독은 “내가 뭘 했다고 경고를 주느냐. 맥클린의 U파울 장면을 보지도 못했고 다른 심판과 얘기하고 있었다. 그것에 항의한 적도 없는데 왜 경고냐”고 따졌다. 그러자 심판은 “그전에도 항의가 잦았다”고 얘기했다가 “자꾸 선을 넘어왔다”고 딴소리를 잇따라 했다. 결국 추 감독에게 테크니컬파울이 선언됐고 자유투 셋에 공격권까지 넘겨줬다. 추 감독은 경기 뒤에도 심판들을 찾아가 항의했다. 중계 방송사는 클로징 멘트 뒤에도 한동안 이 장면을 보여줬다. 문제의 판정이 승부에 영향을 줬다고 얘기하긴 힘들다. 하지만 심판들이 당당하게 판정 배경을 설명하지 못하?는 장면은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 한편 SK는 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으로 불러들인 KCC를 86-61로 눌러 홈에서 KCC 상대 9연승을 거두며 KCC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디온테 버튼이 22득점 9리바운드로 활약한 선두 DB는 kt를 97-86으로 따돌리며 4연승을 내달렸다. kt는 12연패로 팀 자체 최다 연패를 경신했다. KGC인삼공사는 LG를 86-67로 일축하고 홈 7연승을 질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박범계 “경찰에 수사종결권 주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 발의”

    박범계 “경찰에 수사종결권 주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해 경찰을 검찰과 대등한 수사 주체로 만들도록 하는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안’을 대표 발의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박 의원은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경 수사권 조정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국정과제”라며 이런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8일 발의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검찰과 경찰을 대등한 수사 주체로 규정한 데 있다. 현재 경찰의 수사권은 수사 개시·진행·종결 가운데 개시권과 진행권만 인정받고 수사 종결권이 없어 반쪽짜리 수사권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박 의원의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경찰이 사건관계인의 이의제기가 없는 한 불기소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 지휘’라는 용어 대신 ‘보완 수사요구’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했다. 또 긴급체포 시 검사승인조항을 삭제해 사법경찰관이 적어도 48시간 동안 피의자 신병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헌법상 검사에게만 있는 영장청구권조항의 합헌적 해석 범위 내에서 법안을 손질한 것이다. 특히 검찰의 수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 사법경찰관리의 범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대범죄(부패범죄·경제범죄·선거범죄·강력범죄 등), 불기소로 종결된 사건 중 사건관계인의 이의제기가 있는 사건 등으로 제한했다. 박 의원은 “검찰은 1차적인 직접 수사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하고 준사법기관으로서 보충적·2차적 수사권에 충실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의 개정안 발의로 국회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본격 진행될지 주목된다. 박 의원이 민주당 내에서 사법개혁과 적폐청산을 주도하는 적폐청산위원회의 위원장인 데다 이번 개정안에 민주당 소속 의원 40인이 공동 발의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공수처가 다른 기구로서 검찰권을 견제한다면 수사권 조정은 기능의 분산으로 검찰권과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는 공수처 설치보다도 훨씬 난해한 과제”라면서 “법안이 도입되고 시행이 되려면 적어도 지금부터 논의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김성태, 제천 화재 현장 찾았다가 시민 일침에 ‘혼수성태’

    김성태, 제천 화재 현장 찾았다가 시민 일침에 ‘혼수성태’

    김성태 원내대표는 4일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제천 화재참사 장소를 찾았다가 시민의 항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동문서답하는 모습을 보였다.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소방당국의 늦장 대처와 무사 안일한 행정체제로 무고한 죽음이 이렇게 많이 발생하게 했다는 사실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종묵 소방청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를 듣던 제천 시민은 “소방관 증원은 어떻게 하는가, 소방관 증원 반대하지 않았냐”라고 물었다. 김 원내대표는 “반대한 적 없다”고 답했지만 이 시민은 “반대했다, 반대해서 지금 소방관 증원이 안 되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소방관 증원됐다, 다른 공무원 부분은 축소했지만 소방관 증원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민의 말이 사실이었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야3당은 문재인 정부 첫 추경에서 경찰관·소방관·사회복지사 등 공무원 증원 예산에 반대했고 결국 추경은 소방관 등 채용예산이 삭감된 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시민은 “노후장비는 언제부터 됐는가”라며 “지난 9년 동안 재난 대비를 위해서 뭘 했는가? 무엇을 얼마나 잘해놨기에 지금 이렇게 와서 말하는가”라고 질타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금의 문제를 말하라, 지금의 문제를”이라고 말했다. 시민은 “재난 대비는 꾸준하게 오는 것이다, 지금 때문에 되는 게 아니고”라고 일침했다. 당직자는 이 시민을 제지하며 현장에서 끌어냈다. 시민은 김 원내대표를 향해 “말 같은 말씀을 하라, 소방관들이 무슨 잘못을 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의 항의에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한 김성태 원내대표는 “저분이 특정 정당 지지자라고 한다, 뒤에 제천시민의 말씀이 있었다”고 몰고갔지만, 이를 들은 시민은 “특정정당이 아니라 제천시민이다”고 바로잡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문경근의 서울&평양 리포트] 때아닌 북한 지명 다툼에 탈북민들 “황당하다” 반응

    [문경근의 서울&평양 리포트] 때아닌 북한 지명 다툼에 탈북민들 “황당하다” 반응

    대전 사리원 면옥, 서울 사리원 불고기 소송전 “통일된 후에도 상표권을 들이밀며, 간판을 내리라고 할까봐 걱정입니다.” 황해북도 사리원에서 살다가 2013년 탈북한 박모(51·여)씨는 최근 자신이 거주하는 인천에서 고향 지명을 내걸고 장사를 하려다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식당 간판을 무엇으로 쓸까 고민 하던 박씨는 무엇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고향의 지명을 쓰려고 인터넷으로 관련 검색을 하다 현재 소송 중인 한 사건에 대해 알게된 것이다. 북한 고유지명인 ‘사리원’을 두고 남한에서 두 업체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내용은 이렇다. 1992년부터 서울 서초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사리원 불고기는 2015년 8월 대전의 음식점인 사리원 면옥으로부터 ‘사리원의 상표권은 사리원 면옥에 있으니 사리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전달받았다. 사리원은 행정구역상 북한 황해북도에 속해 있는 도시 이름으로 현행 상표법상 사리원과 같은 현저한 지리적 명칭은 상표등록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사리원 불고기는 상표등록 없이 지명을 상호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사리원 면옥은 어떻게 상표등록이 가능했을까. 특허청 등에 따르면 사리원 면옥은 ㈜사리원이라는 등기된 상호명 예외조항의 적용을 받아 상표등록을 받았다. 이 규정은 2002년 변경됐다. 이후 상표가 만료된 사리원 면옥은 2010년 ‘현저한 지명에 해당하지만, 사후적 식별력 획득’이라는 예외조항을 통해 재등록됐다. 오랜 영업 기간으로 음식점이라는 식별력을 획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사리원 불고기 측은 “지명인 사리원이라는 명칭은 독점할 수 없다”는 취지로 특허심판을 청구했지만 1, 2심 모두 기각됐고, 현재 ‘사리현 불고기’로 상호를 변경한 뒤 대법원 상고를 준비 중이다. 문제는 한 업체가 ‘사리원’이란 상호를 독점하다 보면 통일 이후 사리원 지역에서 비슷한 간판이나 업체가 출현할 경우 모두가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와 관련, 박씨는 “남한 지역도 아니고 북한 지역의 명칭을 자기들 마음대로 쓰면서, 정작 그 지역 주민들에 쓰지 못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사리원 출신인 탈북대학생 김모(30)씨도 “졸업후 창업을 고민하는 데 자기 고향의 지명도 못쓰게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잘못된 것 같다”며 “고유 명칭을 선점했다고 해서 무한한 혜택을 주는 것은 이해할수 없는 행태”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아파트 경비원 해고에 일부 주민들 반대 집단 서명

    아파트 경비원 해고에 일부 주민들 반대 집단 서명

    “3750원만 더 내면 되는데”... 주민의 반박글 매달 가구당 몇천 원씩만 보태면 경비원들을 그대로 고용할 수 있는데 그게 어려운 일이냐며 반박글을 써 붙인 주민이 있어 화제다. 5일 SBS에 따르면 이 주민은 경비원들을 용역업체 소속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에 반대하는 글을 단지 안에 게시했다. 글에는 용역 전환은 고용 불안과 해고 위험을 뜻하고, 가장의 실직은 그 가정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주민을 위해 훌륭히 일해 온 경비원들에게 고용 불안과 해고로 보답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혔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를 급여는 경비원 한 사람당 월 30만 원 정도인데, 아파트 1개 동, 84세대가 나누면 3570원씩이라며, 이 정도 부담이 어려운 일은 아닐 거라고 반문했다. 중학생일 때 이사를 와 12년째 이 아파트에서 살아왔다고 밝힌 이 주민은 현직 여성 검사로 알려졌다. 이 글에서도 경비원들의 용역업체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공고를 법 조항의 취지를 해석하며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아파트 3000 세대 가운데 1000여 세대는 경비원 해고에 반대한다고 서명한 것을 나타났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애국 내세운 출산 장려는 위협일 뿐… 가족의 틀부터 깨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애국 내세운 출산 장려는 위협일 뿐… 가족의 틀부터 깨야”

    10년간 126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세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간 곧 ‘인구절벽’이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6기 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번 위원회는 정부위원을 기존 17명에서 10명으로 줄이고, 민간위원을 10명에서 17명으로 늘려 현장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처음으로 20대 위원이 위촉된 것이다. 1990년생으로 올해 스물여덟 살인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가 주인공이다.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출범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아 주목받았다. 최연소 위원이 된 사연과 포부가 궁금했다. 요즘의 20대가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는지 생생한 목소리도 듣고 싶었다. 조 대표는 온라인 영상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를 창업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4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으로 뽑혔다. 그가 대한민국 20대 청춘을 대표하지는 않겠지만 20대의 삶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하나의 창은 될 수 있으리라.→저출산고령사회위가 발족한 게 2005년 9월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저출산 문제 당사자인 20대 위원이 한 명도 없었다니 아이러니다. -저도 놀랐다. 다른 정부 위원회도 20대는 거의 없다고 하더라. 위원 구성을 다양하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들었다. 재작년에 한국, 일본, 대만, 홍콩의 청년 주거 현실을 취재한 책(‘청년, 난민되다’)을 냈을 때 알게 된 분이 저를 위원회에 추천하셨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해 부모와 한집에서 사는 30~40대들을 만나면서 청년 주거 문제가 일자리, 결혼, 출산, 부모 봉양 등 다양한 요소가 얽힌 복합적인 사회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저출산 문제에 평소 관심이 많았나. -위원회에서 연락이 오기 전까지 관심 밖이었다. 아이를 많이 낳아야 애국자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저출산 정책은 20대에게 위협적인 메시지일 뿐이다. 정부가 공개한 출산지도가 줬던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2016년 12월 행정자치부는 전국 243개 자치단체의 출산통계를 담은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지역별 가임기 여성 숫자를 공개해 ‘여성을 애 낳는 기계로 취급하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위원으로 참여한 이유는. -방관하기보다 뭐라도 이야기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위원회 첫 모임에서 “저는 출산할 권리보다 낙태할 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결혼, 출산이 더는 당연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자 행복해지기 위해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들을 인정하고, 한가지 길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개인의 삶의 질을 고민하는 게 먼저다. 위원회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모르겠으나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본다. 위원회가 저를 잘못 데려왔다고 후회하지 않으실지 사실 걱정도 된다.(웃음) →저출산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지금까지는 엄마, 아빠, 자녀로 구성된 ‘정상 가족’의 틀 안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제 주변에는 한국에서 결혼을 할 수 없어 이민 간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다. 같이 살지만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커플도 적지 않다. 비혼이든, 동성 가정이든 상관없이 아이를 키우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혼부부 주거 지원이나 출산·보육료 지원처럼 이미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부모에만 집중돼 있는 정책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20·30대 청년들이 왜 결혼하지 않으려 하고, 아이를 갖지 않으려 하는지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은 청와대 간담회에서 “국가 주도의 정책에서 사람 중심 정책으로, 출산과 자녀 양육을 인권으로 존중하고 청년과 여성의 기대를 높일 수 있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해오던 대로 하면 저출산고령화 해결에 방법이 없다”면서 기존의 틀을 깨는 획기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현재 미혼인데 결혼과 출산에 대한 계획을 물어봐도 되나. -아직 잘 모르겠다. 집도 있어야 하고, 여러 가지 갖춰야 할 조건이 많지 않나. 무엇보다 제 삶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다. 유능하고 일 잘하던 여자 선배들이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저도 그런 ‘사라진 언니’가 될까 봐 겁이 난다. →그래도 성공한 청년 창업가 아닌가. 닷페이스에 대해 설명해 달라. -20대에서 30대 초반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영상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기성세대의 상식이 아닌 우리 세대가 생각하는 상식에 대해 발언하자는 취지로 2016년 3월 시작했다. 성장기에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은 밀레니얼 세대는 누가 깃발을 대신 들어줄 필요가 없는 세대다.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 봤듯 각자가 깃발을 든다. 시위할 때도 운동권 투쟁가 대신 소녀시대의 히트곡을 부른다. 거대담론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불합리, 부조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다. 닷페이스는 개개인의 이런 문제의식을 중요하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변한다. 저는 거창하게 세상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3m 이내의 세상부터 변화시키면 되지 않을까. 닷페이스의 닷(dot)은 그런 의미의 점이다. (※닷페이스는 자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독자는 10만 명이 넘는다.)→어떤 이슈들을 다루나. -인권, 페미니즘, 인종차별 등 20·30대가 관심을 두는 주제를 폭넓게 취재한다. 물론 정치, 사회 이슈도 중요하게 다룬다. 재작년 강남역 살인사건 때 포스트잇 릴레이 추모 현장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하면서 매체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이 퀴어문화축제에서 프리허그를 하는 장면을 찍은 영상은 조회 수 500만을 기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엔 10대 여성인권센터와 협업해 성매수 남성들을 고발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10대 여성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로 취급하는 아동청소년법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피해 여성을 후원하는 크라우드 펀딩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지만 20·30대가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우리 목표이자 생존전략이다. →포브스가 아시아 여성 리더로 선정했는데. -제가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기보다 매체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선정했다고 생각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매체를 신선하게 본 것 같다. 국내에서 몇 분이 저를 추천했고, 이메일 인터뷰와 대면 인터뷰를 거쳐 결정됐다. 같이 일하는 동료 10명 모두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 조 대표와 인터뷰를 하면서 막연하게 알았던 밀레니얼 세대의 실체가 어느 정도 손에 잡히는 듯했다. 학생인권침해에 항의해 고교를 자퇴한 그는 연세대 심리학과에 입학한 뒤 인터넷매체 미스핏츠를 만들고, 제보 영상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플랫폼 비트니스를 창립하는 등 다양한 통로로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왔다. 녹록지 않은 불확실한 현실에서도 뚜렷한 주관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다른 이름, N포 세대의 희망이 엿보였다.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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