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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첫 재판 앞둔 이재명 “법원 앞 지지집회 자제해달라”

    10일 첫 재판 앞둔 이재명 “법원 앞 지지집회 자제해달라”

    친형 강제입원 혐의 등으로 기소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지지자들에게 법원 앞에서 집회 자제를 요청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재판이 시작된 이때 재판 담당 법원 앞 집회는 그 의도가 어떠하든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치려는 행위로 오해받기에 십상이다”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사법부는 정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최후 보루로서 정치와 행정은 물론 여론으로부터도 독립이 보장되어야 한다. 나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며 “그러므로 지지자 여러분, 오해받을 수도 공격의 빌미를 줄 수도 있는 법원 앞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또 “정치는 국민이 심판하는 링 위에서 하는 권투 같은 것이다. 대중이 보고 있는 만큼 다투더라도 침을 뱉으면 같이 침 뱉을 게 아니라 젊잖게 지적하고 타이르는 것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최근 성남지원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첫 재판이 열리는 10일 오후 2시에도 수원지법 성남지원앞 집회 신고를 한 상태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그동안 이 지사가 검찰이나 경찰에 출석할 때에도 지지시위를 이어왔다. 이 지사는 이날 글에서 “오늘의 이재명을 있게 해 주신 동지 여러분의 희생적 노력에 두 손 모아 감사드린다. 공정사회를 향해 가는 길 위에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서 있겠다는 약속을 또 드린다”고 말한 뒤 “지지자는 정치인을 일방적으로 찬양하고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연대하고 의지하며 협력하는 동지 관계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자들이 아닌 이상 우리에게는 한방이 없다.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드는 정성으로,개미처럼 작은 일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마녀사냥에 항의하며 추운 날 분당경찰서와 성남검찰청 앞에서 집회시위로 고생하신 여러분, 참으로 애 많이 쓰셨다. 현장에 함께 하진 못했지만, 여러분의 분노와 걱정 열의는 제 가슴 속에 담겨 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향해 손 꼭 잡고 같이 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친형 강제입원’ 등 3개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 재판은 오는 10일 첫 재판에 이어 14일과 17일 2차, 3차 재판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같이 살아야죠”…경비원 해고 막아낸 하남 아파트 주민들

    “같이 살아야죠”…경비원 해고 막아낸 하남 아파트 주민들

    고용 불안과 저임금, 주민들의 ‘갑질’ 등에 시달리는 아파트 경비원들의 열악한 처우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 현실에서 입주민들이 직접 나서 경비원들의 일자리를 지켜낸 사연이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기 하남에 있는 하남자이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은 지난해 10월 회의를 열어 아파트 단지 내 폐쇄회로(CC)TV 수를 늘리고 무인 택배함을 설치해 경비원 15명 중 5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주민들은 경비원들의 해고를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이 아파트의 입주민 A씨는 지난 4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을 듣고)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했다). 경비원들이 아파트 어두운 곳곳에 계시면서 보안 업무를 담당하시니까 아이들도 마음 놓고 키울 수가 있고, 쓰레기 정리에 낙엽 치우고, 눈 치우고, 사실 궂은 일을 다 하시는데 ‘누가 이렇게 결정을 했을까’, ‘어떤 이유에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면서 “입주민 대표에게 면담 신청을 했는데 벌써 결정이 된 거라서 어떻게 번복을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아파트 관리규약을 찾아봤고, 입주민 20명이 서명을 통해 어떤 안건을 제시하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그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입주민들 의견을 물어서 주민투표에 부치자고 안건을 냈고, (주민 20명으로부터 동의를 얻어)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으로 채택돼 주민투표를 하게 됐다”면서 “총 투표율은 79%였고 ‘경비원 수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의견이 78.9%로 압도적이었다”고 밝혔다. 경비원 수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발생하는 가구당 월 관리비는 3800원 정도였다. 그러나 대다수의 주민들은 이를 개의치 않았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돈 때문에 싫어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거 몇천원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다 같이 먹고 살아야지’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셨다”면서 “그래서 저도 되게 감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주자 대표들은 자신들의 결정이 무산되자 이번에는 경비원들의 주간 휴게시간을 30분을 늘리는 안건을 신속하게 의결해버렸다. 휴게시간을 늘려 경비원들의 임금을 깎은 것이다. A씨는 “(휴게시간 30분 연장 결정에 대해 입주자 대표들에게) 항의를 했지만 처음에 경비원 5명을 해고하려고 했을 때 보여준 태도와 사실 같은 태도를 보이더라. 그래서 씁쓸했다”고 안타까워했다. A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 인원 감축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인원 감축은 결국 부메랑이 돼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한 공동체다. 공동체로서 같이 그 부담을 조금 나눈다면 소득이 늘어나니까 소비도 늘고, 결국 우리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비원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고리에 계신 분들이다. 약한 분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그들을 지키는 게 우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일들을 했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무단횡단 지적하자 라이터로 얼굴에 불붙인 70대 집유

    무단횡단 지적하자 라이터로 얼굴에 불붙인 70대 집유

    무단횡단을 지적하는 운전자 얼굴에 화상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형두)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모씨(71)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임씨는 지난해 2월 4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자신에게 운전 중이던 20대가 항의하자 라이터로 얼굴을 지지는 방법으로 상해를 가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임씨는 1·2심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먼저 공격해 이에 대항하기 위한 행위였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1심은 “운전자인 피해자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것은 개인의 신체에 대한 위법한 침해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차량 등의 안전을 위협해 대규모 인명피해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위험성과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과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밤에 4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했다. 이에 놀란 피해자가 항의하자 도리어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고, 라이터로 피해자의 손과 얼굴을 지지는 행위까지 저질렀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철거된 필리핀 위안부 소녀상

    철거된 필리핀 위안부 소녀상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려고 필리핀에 건립한 조각상이 또 철거됐다. 4일 일간 마닐라 심분(신문) 등에 따르면 필리핀 북부 라구나주(州) 산페드로시는 지난해 12월 30일 여성의 집에 건립했던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했다.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 28일 건립된 이 소녀상은 청동으로 만든 의자에 한복을 입은 단발머리 소녀가 앉아있는 조형물로 2011년 12월 14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세운 것과 같은 작품이다. 당시 이를 조각한 김서경·김운성 작가 부부가 제작했다. 카타퀴즈 산페드로시 시장이 2017년 9월 충북 제천을 방문했을 때 소녀상 건립을 제안하고 이근규 당시 제천시장 등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성사됐다. 제막식에는 이 전 시장과 김서경·김운성 부부 등 한국대표단 8명은 물론 카타퀴즈 시장을 비롯한 현지 대표 1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주필리핀 일본대사관이 “이번 경우를 포함해 다른 국가들에위안부 조각상을 세우는 것은 매우 유감이며 일본 정부의 입장과도 배치된다”는 성명을 발표한 지난해 12월 30일 전격 철거됐다. 카타퀴즈 시장은 지난 3일 성명에서 “평화와 여권신장을 기원하고 한국인과 필리핀 국민의 우정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한국인들이 소녀(상) 옆에 필리핀 여성상을 두지 않아 원래 개념이 곡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필리핀과 일본의 좋은 관계를 훼손할 의도가 없었는데 ‘미완성’ 조각상으로 그런 우려가 제기돼 더 이상의 논란을 피하려고 철거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일본 측의 항의 성명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고 반박했던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도 지난 3일에는 “누가 소녀상을 철거했는지 모른다”면서도 “지방자치단체가 정부 정책에 따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산페드로시 관계자는 “소녀상이 어디로 옮겨졌는지, 언제 한국으로 돌아갈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UPI통신은 이 소녀상이 카타퀴즈 시장의 사저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 4월에도 수도 마닐라에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이 일본 측의 강력한 요청이 있고 난 뒤 철거됐다. 이 동상은 2017년 12월 필리핀 국가역사위원회와 위안부 피해자 단체가 건립한 것으로 마닐라시가 배수시설 개선 작업을 명분으로 심야에 철거해 여성단체의 반발을 샀다. 여성인권단체 ‘라일라-필리피나’는 소녀상에 대한 일본 측의 항의에 대해 “평화의 소녀상을 궁극적으로 철거하려는 일본의 시도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이 단체 상임이사인 샤론 실바는 “고통받는 위안부 여성을 위한 소박한 성지가 거부되고 재정지원의 협상 카드가 되는 것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필리핀의 주요 원조국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영화 속 그 장면, 책으로 다시 보다

    [그 책속 이미지] 영화 속 그 장면, 책으로 다시 보다

    3차 세계대전 직전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의 환송대. 멀리 서 있는 여자를 본 남자가 웃으며 달려간다. 그러나 여자 근처에는 지하수용소에서부터 뒤따라온 추격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추격자의 총에 맞은 남자의 몸이 활처럼 꺾이고, 여자는 비명을 지른다. 남자가 자신의 머릿속에 끝없이 떠돌던 바로 그 장면임을 알아차리고 죽는 순간이다.국내에 ‘방파제’, ‘활주로’ 등으로 알려진 크리스 마커의 1962년 영화 ‘환송대’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세계에서 한 남자가 실험대상이 돼 과거로 보내지는 내용을 다룬 28분짜리 흑백영화다. 단 한 장면을 제외하고 모두 사진으로 구성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논할 때 항상 거론되는 영화로, 테리 길리엄 감독이 이 영화에 감명을 받아 1995년 ‘12몽키스’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책은 영화에서 썼던 사진들을 그대로 지면에 싣고 내레이션을 붙여 보기 편하게 바꿨다. 영화의 내용을 온전히 깨달았을 때의 충격을 책으로 다시 느낄 수 있다. 부제에 ‘영화-소설’이 붙은 이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금요칼럼] 환관도 족보를 만든 나라, 조선/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환관도 족보를 만든 나라, 조선/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환관은 생식능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궁녀가 많은 궐내에서 크고 작은 여러 가지 일을 마음 놓고 맡기려면 거세된 남성이 필요했다. 고대부터 동서양 각국에 환관이 존재한 이유였다.조선왕조의 법전 ‘경국대전’에는 환관의 숫자가 기록되어 있다. 140명쯤이 있었다고 한다. 실지로는 그보다 더 많았다. 실학자 이익이 남긴 기록에 따르면 18세기 궁궐에는 환관이 335명, 궁녀가 684명이었다. 그들이 받는 녹봉을 모두 합치면 매년 쌀 1만 1430석이 든다고 하였다(성호사설, 제24권, ‘환관궁녀’). 조선의 환관들은 별로 큰 권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그러나 왕을 최측근에서 보좌하였으므로 어느 정도 학식을 갖춰야 했다. 그들은 매달 유교경전에 관한 시험을 치렀다. 어느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환관의 평균수명은 70세 정도였다. 노동에 종사한 평민보다는 무려 10여년이 길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결과이지만, 믿기 어려운 점도 있다. 질병으로 사망한 환관도 적지 않았던 데다가 항상 궁중의 사나운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참고로, 조선의 환관은 체격도 훌륭했고 목소리도 남자다웠다. 그들은 체력도 우수한 편이어서 궐내의 건물을 보수하는 등 육체노동을 너끈히 감당하였다. 다른 나라에서는 환관이 가정을 이루는 경우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조선의 환관은 다들 결혼해서 가정을 이뤘다. 그들 또한 조상의 제례(祭禮)를 모시는 데 열심이었다. 환관들은 일찌감치 어린아이를 입양하여 환관으로 키웠다. 세력이 좀 있는 환관들은 슬하에 두세 명의 양자를 거느리기도 하였다. 환관 집안에서는 양부와 양자의 성이 서로 다르기 일쑤였다. 가령 명종 때의 상약(약을 담당하는 환관) 노익겸의 양부는 환관 박한종이었다(조선왕조실록 명종 14년(1559) 9월 25일자). 이처럼 성은 달랐어도 환관 부자간의 정은 두터웠다. 만일 아비(환관)가 죄를 짓고 귀양을 가게 되면 양아들(환관)은 아버지를 위해 구명 상소를 올렸다. 행여 아버지를 모욕하는 사대부라도 있다면, 아들은 목숨을 걸고 항의하였다. 1663년(현종 4), 사대부 이상익이 어린 환관들을 모아 놓고 환관 최대립을 노골적으로 비판하였다. 무엄하게도 사대부를 정면 비판했다는 이유였다. 그 소식을 듣고 환관 양달원이 거칠게 항의했다. 조정은 양달원의 무례를 문제 삼았다. 양달원은 다름아닌 최대립의 양자였다. 아버지를 비방하는 이상익의 언동을 보고 그는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알고 보면, 환관 최대립에게 그다지 큰 죄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경상감사 이상진에게 내시부 소속의 노비들에 관한 일로 협조를 부탁하였다. 그런데 이상진이 환관의 요청이라는 이유로 무시해 버렸다. 최대립은 환관의 대표로서 이상진을 공적으로 비판하였다(조선왕조실록 현종 4년 6월 15일 기사). 환관들의 가문의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강화되었다. 18세기 정조 때는 환관 이윤목이 여러 환관 집안의 통합족보인 ‘양세계보’(養世系譜)를 발행했다. 환관들의 상호연대는 그 뒤 더더욱 공고해졌다. 이윤목의 7대손인 환관 문건호 등은 100년 뒤에 옛 족보를 개정하였다. 새 족보에는 15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활동한 환관 650명이 수록되었다. 조선의 환관들이 가문의 영속과 단결을 위해 족보까지 만들었다는 사실, 이것은 실로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희귀한 일이었다.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는 ‘환관의 집안’ 자체가 단 한번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에서는 환관들도 족보를 따졌다. 조상의 제사와 자손들의 친목은 환관 사회에서도 인간의 필수적인 도리였다. 조선은 누구에게든 핏줄이 소중한 나라였다.
  • “공기업직원 대낮근무중 술냄새 폴폴” 나사풀린 김포한국농어촌공사

    “공기업직원 대낮근무중 술냄새 폴폴” 나사풀린 김포한국농어촌공사

    공기업 직원이 대낮 음주후 술냄새를 풍기며 상습적으로 근무한 것으로 밝혀져 새해 초부터 공직기강이 해이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원인 P씨는 3일 오후 2시 30분쯤 경기 김포시 사우동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김포지사를 방문했다. 그런데 P씨는 업무담당자인 A차장과 대화를 주고받는 중 입에서 술 냄새가 폴폴 나는 바람에 눈살을 찌푸려야만 했다. A차장의 취중근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P씨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한국농어촌공사 김포지사를 민원 때문에 방문했을 때도 A씨가 음주상태로 술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P씨는 “연말에 농어촌공사를 찾아가 민원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술 냄새가 풍겼다. 그땐 한번은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는데 오늘 와서 보니 또 역겨운 냄새가 나서 또 술 마셨느냐고 항의까지 했다”며 불쾌해 했다. 연말을 지나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마당에 새로운 마음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공직자가 한번도 아니고 상습적으로 대낮에 술마시고 민원인들을 대하는 태도는 볼썽사납다. 직원 대낮 음주근무 태도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김포지사 관계자는 “해당직원에게 확인해 보니 부서에서 같이 근무하던 상급자가 연초 전출을 가게 돼 위로차 점심때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며, “음주 정황을 더 자세히 알아보고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감사관실은 “점심시간은 휴게시간이지만 술을 마시고 업무에 지장을 초래해선 절대 안된다”며 “근무시간에 술 냄새를 풍기며 민원인을 대했다는 것은 분명 잘못됐고 사실로 드러나면 적절한 징계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맞짱 뜨는 베트남의 결기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에 맞짱 뜨는 베트남의 결기

    베트남이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중국에 대해 맞짱을 뜰 기세다. 중국 측의 남중국해 인공섬 군사기지 폐쇄와 미사일 등 전략자산 배치의 즉각 철회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남중국해 ‘우발 충돌방지를 위한 행동준칙’(COC) 협상 초안을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베트남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 폐쇄와 미사일 등 전략무기 배치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해상 봉쇄, 미사일 발사대 등 공격형 무기 배치 등 분쟁 수역에서 지난 몇 년간 중국이 취한 조치들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협정(남중국해 COC 협정)을 원한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어 “베트남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도 폐지해야 한다고 내용도 초안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COC(Code of Conduct)는 중국과 아세안이 2002년 채택한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선언’(DOC)의 후속 조치에 해당한다. 분쟁 당사국 간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 지침을 담을 예정이다. 중국과 아세안은 2017년 8월 외무장관회의에서 COC 협상 초안을 채택하고 지난해 3월부터 협상에 착수했다. 차기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은 올해 안에 COC 타결을 주요 추진 목표로 제시했다.베트남은 모든 분쟁 당사국이 핵심 무역항로에서 국제법에 따라 영유권 주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중국해 90%의 영유권을 주장해온 중국이 근거로 제시해온 이른바 ‘남해 9단선’을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다. 베트남이 대중 강경노선을 표방하면서 올해 타결을 목표로 추진 중인 아세안과 중국의 남중국해 COC 협상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싱가포르 ISEAS 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남중국해 전문가 이언 스토리 시니어 펠로는 “베트남은 중국이 지난 10년간 (남중국해에서) 해온 일들을 금지하는 내용을 COC 협정에 담으려 한다”며 “따라서 이를 둘러싸고 베트남과 중국 사이에 매우 짜증스러운 언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가 맞닿아 있는 해역이다. 서태평양과 인도양, 중동을 연결하는 해상 물류 중심지이자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세계 해양 물류의 25%, 원유 수송량의 70%가 이곳을 통과한다. 금액으로는 한 해 5조 3000억달러(약 5974조원)에 이른다. 석유 매장량은 최소 110억 배럴, 천연가스는 190조 ft3로 추정된다.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베트남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과 첨예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南沙群島, 베트남명 쯔엉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군도)와 파라셀군도(중국명 西沙群島, 베트남명 호앙사군도) 등에 인공섬을 잇따라 건설해 활주로와 항공기 격납고 등을 구축하고 지대공미사일과 발사 차량, 레이더 등을 배치하는 등 군사기지화해 역내에 긴장을 고조시켰다. 베트남은 특히 과거 자국이 관할하던 스프래틀리제도와 파라셀군도가 1974년과 1988년에 중국에 각각 강제로 점령당한 ‘아픔’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다. 2016년 7월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서 필리핀 정부가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한 발 더 나가 2013년 일방적으로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하고 이곳을 지나는 모든 항공기는 자국에 식별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주변국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베트남의 도발이 곤혹스럽기만 하다. 힘 자랑을 하려던 중국이 베트남 공격에 나섰으나 번번이 패퇴하는 바람에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1979년 미국과 중국이 정식 수교한 이후 중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그해 1월 29~2월 5일 워싱턴을 방문한 덩샤오핑(鄧小平)이 지미 카터 미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 “애송이가 말을 안 듣는다. 엉덩이를 때려줘야겠다(小朋友不聽話 該打打屁股了).” 불과 한달여 전인 1978년 12월 25일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한 사실을 두고 한 말이었다. 베트남군은 당시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1979년 1월 7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을 함락시키고 중국이 지원하는 크메르루주 지도부는 국외로 탈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군 6만여 명이 1979년 2월17일 전격적으로 베트남을 침공했다. 베트남이 국민 총동원령으로 맞섰다. 주력군이 캄보디아 쪽에 배치돼 있어 민병대와 여성들이 전투에 앞장섰다. 중국군은 20만 명까지 병력을 늘렸지만 졸전 끝에 2만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한 달 만에 퇴각했다. ‘말 안 듣는 애송이’를 손봐 주겠다던 덩샤오핑은 머쓱해졌다. 190년 전 청(淸)나라 때도 마찬가지다. 건륭제(乾隆帝)는 베트남 왕이 황제를 칭하자 20만 대군을 보내 베트남을 침공했다. 베트남군은 수륙 양면작전으로 맞섰다. 10만 군사와 전투용 코끼리 100마리를 앞세워 기습작전을 펼쳤다. 청군은 궤멸하고 건륭제는 망신만 톡톡히 당했다. 송(宋)나라와 원(元)나라도 베트남을 침략했다가 쓴맛을 보고 돌아서야 했다. 베트남은 939년 중국 대륙이 5대10국의 혼란기에 접어든 틈을 타 독립한 이후 명(明)나라 때 일시적으로 식민지가 됐던 20년간을 빼고는 1884년 프랑스 식민지가 될 때까지 줄곧 독립을 지켰다. 독립 이후 중국 역대 왕조와 여러 번 전쟁을 치렀지만 그때마다 승리했다. 민족적 자부심이 유난히 강한 이유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을 제외하고 남의 지배를 거의 받지 않았다는 것이 베트남의 힘의 원천인 셈이다. 이 때문에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제도와 파라셀군도를 놓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일 때마다 전 국민이 똘똘 뭉친다. 2011년 5월 중국 해군이 베트남 석유·가스 탐사선의 해저 케이블을 끊었을 때 베트남 전역이 반중(反中)시위로 들끓었다. 군부는 “중국이 파라셀 제도를 점령하면 우리는 육로로 공격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분위기를 격앙시켰다. 2014년 5월 중국의 석유시추 장비 설치에 항의하던 베트남군이 다치고 어선이 파손됐을 때도 벌떼같이 들고 일어났다. 중국인 소유 공장들이 잿더미로 변하고 화교들은 탈출했고 결국 중국 해군은 철수해야 했다. 지난해 6월에도 베트남 정부가 추진한 경제특구 조성 관련 법안에 외국인 투자자에게 최장 99년간 토지임대를 허용하는 조항이 들어간데 대한 항의로 반중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이 같은 조항이 중국에 특혜를 제공해 자국의 땅을 팔아넘기고 결과적으로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반발한 것이다. 현행법상 다른 지역의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최장 70년간 토지를 임대할 수 있다. 베트남 정부의 강경진압에도 고속도로 점거 및 차량 방화로 비화됐다. 시위대는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에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반중시위는 수도 하노이시, 남부 경제중심지 호찌민시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다. 반중 정서에 밀린 베트남 정부는 급기야 경제특구 관련 법안 처리를 연기하고 토지임대 조항을 빼기로 했다. 지난해 사태의 기저에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치열하게 벌이는 영유권 분쟁 등의 이유로 베트남 사회 저변에 짙은 반중감정이 깔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당당히 맞짱 뜨는 베트남을 절대로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신라면세점, 김포공항점 9일 오픈… ‘면세 트로이카’ 완성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에 이어 김포국제공항에도 입성하며 국내 3대 국제공항을 아우르는 ‘면세 트로이카’를 갖추게 됐다. 신라면세점은 오는 9일부터 김포공항점 운영을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8월 신규 특허권을 취득한 이후 5개월 만이다. 신라면세점 김포공항점은 ‘KT&G’, ‘아이코스’,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 주류·담배 브랜드 100여개가 입점한 주류·담배 매장 90평(약 297㎡)과 ‘정관장’, ‘롱샴’, ‘코치’, 선글라스 등 식품 및 패션·잡화 브랜드 30여개가 들어선 패션·잡화 매장 131평(약 433㎡) 등 모두 221평(약 730㎡) 규모다. 특히 주류·담배 구역은 신라면세점 단독 운영이다. 신라면세점에 따르면 김포공항의 출국객은 지난해 말 기준 내국인이 전체의 51%, 일본인 29%, 중국인 11% 등으로 내국인과 일본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라면세점은 비즈니스 고객과 외국인 고객이 선호하는 식품이나 와인 세트 등 선물용 세트 상품을 다양하게 기획·판매한다는 방침이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의사협회, 임세원 사망사건에 드라마 ‘SKY 캐슬’ 소환

    의사협회, 임세원 사망사건에 드라마 ‘SKY 캐슬’ 소환

    대한의사협회가 진료 도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정신과 의사 피살사건과 관련해 JTBC 드라마 ‘SKY캐슬’을 탓하는 듯한 입장을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의사협회는 지난 1일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회원의 명복을 빈다”며 의료진 폭력사건에 대한 입장을 냈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고 임세원 교수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의사협회는 “의료인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폭행은 수시로 이뤄졌고 살인사건도 처음은 아니다”라며 “폭행 의도를 가진 사람의 접근에 의료진은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의료진과 환자의 갈등을 다룬 SKY캐슬의 한 장면을 문제 삼았다. 협회는 “의사와 환자 사이 갈등과 폭력을 흥미 위주로 각색하거나 희화해 의료기관 내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동조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송 행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SKY캐슬 6화는 대학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역할을 맡은 배우 정준호씨가 수술 후 부작용으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된 남자 환자로부터 지속적인 위협을 받는 장면을 내보냈다. 정준호씨가 흉기를 들고 위협하며 쫓아오는 환자를 피하는 장면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했다는 게 협회의 지적이다. 협회는 “피살 사건이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며 “피의자가 이 방송을 보고 모방한 것이 아니더라도 방송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료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써서 항의해도 된다는 식의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인도 케랄라주 여성 500만명이 620㎞ ‘인간띠’ 만든 이유

    인도 케랄라주 여성 500만명이 620㎞ ‘인간띠’ 만든 이유

    인도 남부 케랄라주의 유명 힌두 사원에 출입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620㎞의 ‘인간띠’를 만들어 항의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 나라 인구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어떻게 사람들이 이만한 거리를 메울 수 있을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일단 사바리말라 사원부터 소개하면 10세부터 50세까지 ‘달거리’를 할 수 있는 여성의 출입을 역사적으로 막아왔다. 이 사원이 모시는 신 아야빠(Ayappa)가 숫총각으로 평생 여성들을 멀리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이를 존중해야 하며 달거리를 안하는 여성들의 출입을 허용하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하라는 식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인도 대법원은 여성도 출입할 수 있게 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사원은 역사와 순수성을 침해할 수 없다며 버텼다. 더욱 복잡해진 것은 집권 여당인 BJP까지 사원의 편을 들어 힌두교의 정수를 해치면 안된다고 나선 것이었다. 대법원의 판결 이후 10월에 두 여성 신도가 이곳 사원에 진입을 시도했고, 많은 여성들이 사원을 에워싼 채 시위를 벌이자 이들에게 돌을 던지는 이들까지 있었다. 해서 100명의 경찰이 출동해 양쪽 사람들을 분리한 뒤 나중에 여성들을 강제 해산했다. 이에 따라 좌파 연정인 케랄라주 정부는 일종의 관제 시위를 기획하게 됐다. 주의 북단 카사라고드부터 남단 티루반타푸람까지 고속도로 변에 300만명의 여성이 나오도록 조직했는데 무려 500만명이 쏟아져 나왔다.시위에 참여한 카비타 다스는 BBC 힌디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들의 파워가 얼마나 대단한지, 스스로를 북돋아 서로를 도울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 물론 난 모든 연령대 여성들의 사원 출입을 지지한다. 그건 전통도 아니며, 여성 출입을 막는 퇴행을 용납해선 안된다. 기도하고 싶은 이들은 기도할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 타누야 바타드리는 “사바리말라 사원이 오늘 이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 난 남녀가 평등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내년 4월과 5월 총선까지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전통적 지지층인 힌두교도들을 갈라놓는 이 어젠다를 계속 밀어붙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과격한 이들은 아예 모든 연령대 여성의 사원 출입을 막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이날 여성들의 시위에 앞서 40대 여성 둘이 사원 경내에 진입했다. 빈두 암미니(42)와 카나카 두르가(44)가 이날 아침 동 트기 전 몰래 들어가 몇 분 동안 아야빠 신을 알현하고 나오는 다르샨을 했다고 밝혔다. 사원측은 성지가 훼손됐다며 한 시간 동안 출입을 막고 정화한 뒤 다시 문을 열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미니스커트 입으면 경찰서 못들어가?…아르헨서 논란

    미니스커트 입으면 경찰서 못들어가?…아르헨서 논란

    황당한 '드레스코드'를 시행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한 경찰서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아르헨티나 산루이스주에 사는 여성 플로렌시아는 최근 운전면허증을 갱신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지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필요한 서류를 챙기지 않거나 면허갱신을 위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문제는 옷이었다. 플로렌시아가 경찰서를 찾은 날 여름이 한창인 산루이스주에선 온도가 40도까지 치솟았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면서 플로렌시아는 약간은 노출이 있는 원피스를 골라 입었다. 신발은 샌들을 선택했다. 더위를 견디기 위한 고육책(?)이었지만 이게 문제가 됐다. 이런 차림으로 경찰서를 찾은 플로렌시아에게 안내데스크에 있는 경찰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라고 입장을 불허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읽어보라면서 손가락으로 데스크에 붙은 안내문을 가리켰다. 안내문엔 이른바 "부적절한 옷을 입은 경찰이나 민간인의 입장을 금지한다"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반바지, 미니스커트, 민소매, 야구모자, 쪼리 등 구체적인 예시까지 친절하게 표시돼 있었다. "입은 옷 때문에 경찰서에 못 들어간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항의하는 플로렌시아에게 경찰은 "벌거벗고 경찰서에 오는 건 말이 되느냐"고 오히려 벌컥 화를 냈다. 그러면서 경찰은 "그런 차림으로 성당에 가는 사람이 있느냐"며 "경찰서를 찾을 때도 최소한 예의를 갖춘 복장을 하고 와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괜히 자신에게만 시비를 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경찰의 '드레스 코드'엔 예외가 없었다. 플로렌시아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바지를 입고 찾아온 한 남자가 경찰서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가는 걸 목격했다"고 말했다. 플로렌시아는 복장을 이유로 경찰서 입장을 불허하는 건 명백한 차별행위라며 문제의 경찰서를 아르헨티나 연방정부 반차별위원회에 고발했다. 사진=경찰이 붙여 놓은 '드레스코드' 안내문 (출처=플로렌시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 지인 좌석 안 바꿔준 승무원 질책 논란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 지인 좌석 안 바꿔준 승무원 질책 논란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이 항공기에 탑승한 지인의 좌석을 바꿔주지 않은 승무원들을 질책하고 경위서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회사 내부에서는 승무원은 규정대로 대응했을 뿐인데 한 사장이 부당하게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조성됐다. 2일 에어부산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중국 싼야에서 출발해 부산으로 향한 에어부산 항공기 안에서 승무원과 승객 A씨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여섯 번째 줄 좌석을 예약한 A씨가 두 번째 줄에 앉아 있었던 것. 이 항공기는 첫줄부터 셋째 줄까지 좌석 비용이 일반 좌석보다 2만원 비싸다. 등급은 같지만 먼저 내릴 수 있고 수화물도 빨리 찾을 수 있는 혜택이 있다고 한다. 승무원은 A씨에게 제자리로 돌아가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자리가 비어있는데 왜 안 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A씨 일행으로 해당 비행기 첫째 줄에 앉아있던 B씨도 “내가 에어부산 한태근 사장 친구”라고 밝히며 “좌석을 옮긴다는 사실을 지점장에게도 말했는데 왜 바꿔주지 않느냐”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승무원과 해당 비행기 사무장(기내 매니저)은 “추가 요금을 지불하시고 앉으시는 손님들이 불쾌하실 수 있다”며 형평성과 매뉴얼 규정을 근거로 이들의 요청을 거절했다. 비행기가 도착한 뒤 B씨는 한태근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이후 한 사장은 해당 승무원들을 관리하는 팀장을 불러 당시 상황을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물었다. 또 담당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경위서도 제출하게 했다. 에어부산 익명 게시판에는 사장의 조치가 부적절했다며 항의하는 글이 잇따랐다. 한 글에서는 “매뉴얼에 따라 조치했는데 회사가 직원을 보호하지 않았다”며 성토하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또 이 일로 해당 비행편 승무원이 올해 승진에서 누락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 사장 측은 “B씨는 공식적인 모임에서 만나 명함을 한차례 교환한 사이일 뿐 특별한 친분이 없다”고 해명했다. 경위서 제출요구에 대해서는 “B씨의 일행 A씨가 관절통 때문에 무릎을 펼 수 없었다고 주장하며 옆자리가 비어있는 2열로 이동을 원했는데 이렇게 케어가 필요한 승객을 대하면서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것은 아니었는지 경위를 묻기 위해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승진 누락 의혹에 대해서는 “해당 팀에 대한 올해 평가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을 뿐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뉴욕주 의회, 매년 3월 1일 ‘유관순 열사 추모의 날’로 제정

    미국의 뉴욕주가 매년 3월 1일을 유관순(1902~1920) 열사 추모의 날로 제정한다. 뉴욕주는 캘리포니아주와 함께 미국 내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다. 31일(현지시간) 뉴욕한인회에 따르면 뉴욕주 의회는 오는 14일 열릴 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유관순의 날’ 제정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결의안이 채택되면 앞으로 뉴욕주는 매년 3월 1일을 ‘유관순의 날’로 지정해 열사를 추모하게 된다. 이번 결의안은 주 상원에서는 민주당의 토비 앤 스타비스키·존 리우 의원, 주 하원에서는 민주당의 론 김, 에드워드 브라운스타인 의원이 각각 결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김민선 뉴욕한인회 회장은 “‘유관순의 날’ 제정은 뉴욕주가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공감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면서 “뉴욕 한인사회에서도 100주년을 맞은 3·1운동 취지를 되새기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회는 14일 직접 주의회를 방문해 결의안 채택을 지지할 예정이다. 한인회 관계자는 “역사적인 ‘유관순의 날’ 제정 결의안이 통과되는 현장에 많은 한인이 찾았으면 좋겠다”며 참여와 지지를 당부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기획연재 ‘간과된 여성들’ 시리즈에서 유관순 열사를 추모하는 장문의 ‘부고 기사’를 싣기도 했다. NYT는 유관순 열사의 출생과 집안 분위기, 기독교 신앙에서부터 이화학당 시위에 참가하고 고향 충남 천안의 아우내장터에서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한 과정까지 상세히 소개하면서 “3·1운동은 한국의 민족단결을 일깨웠고 일제 저항의 기폭제가 됐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산안법 통과됐는데… 개선 없이 작업재개 서두르는 서부발전

    “타당성 회의할 때 노동자·대책위 배제” 사측 “저탄장 발화 우려… 막는 데 한계” 김용균씨의 죽음 이후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지난 연말 임시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정작 한국서부발전은 사고가 발생한 태안화력발전소의 작업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노동자 안전을 위해 1~8호기도 작업을 중지하고 환경 개선 후 노동자를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서부발전은 오히려 사고가 난 9~10호기의 옥내저탄장 부분 작업 재개 허가를 관할 노동청에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보령지청·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은 지난달 31일 시민대책위와 현장노동자 등을 모두 배제한 채 ‘태안발전 본부 옥내저탄장(석탄 저장 창고) 작업허가 요청에 대한 타당성 검토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려 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대책위가 항의해 파행된 이 회의는 서부발전이 최근 11차례에 걸쳐 노동청에 9~10호기 옥내저탄장 작업 허가를 요청함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로 마련됐다. 현재 태안발전소에서는 1~8호기는 정상 운영, 사망 사고가 발생한 9~10호기는 가동 중단 상태다.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근로감독은 오는 4일까지 진행되고, 감독 결과는 다음주 이후에나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작업환경 개선과 책임자 처벌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부발전 측은 “운전원 등이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신속한 작업 재개를 요청하고 있다. 해당 작업이 재개되면 현재 트라우마 치료를 받는 노동자 중 9명 정도가 9~10호기 옥내저탄장에 투입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고용부 보령지청이 타당성 회의를 개최할 때까지 모든 과정에서 현장 노동자와 시민대책위는 배제됐다. 지청 관계자는 “노동자 대표들의 의견을 들었어야 했는데 잘 안 됐다”며 “죄송하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지만, 정부와 사측은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규탄했다. 서부발전 측은 “저탄장 발화가 큰불로 번질 수 있어 덤프트럭으로 물을 뿌리는 상황”이라면서 “이로는 한계가 있어 저탄장 작업 재개를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해방구 佛조계지서 태동한 상하이 정부… 대한민국 국호 첫 명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해방구 佛조계지서 태동한 상하이 정부… 대한민국 국호 첫 명시

    1부 새 역사 임시정부의 형성 ②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중국 상하이는 명나라 말기부터 성장해 1880년대에는 동북아시아의 최대 상업 도시가 됐다. 1910년 대한제국 국권을 빼앗긴 뒤로는 독립운동가들에게 주목받았다. 영국과 미국, 프랑스 등이 독자적 주권을 행사하는 ‘조계’(외국인 자치구역)를 설치해 일본을 비롯한 다른 제국주의 국가로부터 간섭을 피할 수 있었다. 특히 프랑스는 외국인에게도 건국이념인 자유·평등·박애 정신을 보장해 한국인에게는 말 그대로 ‘해방구’였다. 이런 배경에서 우리 민족의 두 번째 임시정부가 상하이에서 태동했다.●“첫 번째 ‘임정 터’ 못 찾아…대한민국의 숙제”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취재를 위해 지난달 중순 찾아간 상하이 최대 번화가 화이하이중루 일대. 사람과 차들로 거리가 넘쳐나고 전 세계 패션 브랜드가 건물마다 즐비했다. ‘자본주의 최전선’인 이곳이 정말 사회주의 국가의 도시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기자와 동행한 이원규(72) 작가는 고층빌딩이 가득 찬 서금이로(옛 김신부로) 지역을 바라보며 “100년 전 이곳 어딘가에서 독립운동가들이 프랑스 정부의 도움을 받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선포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TV에서 보는 상하이 임정 기념관은 ‘보경리 청사’로 1926~1932년에 썼던 곳이다. 이 작가는 “최근 중국인 학자가 첫 번째 임정 터를 찾았다고 간략히 발표했지만 이에 대한 고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시원(始原)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이곳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1919년 3월 17일 러시아 고려인들이 프리모르스키(연해주)에서 대한국민의회(노령정부)를 선포했다는 소식이 퍼졌다. 때마침 서울에서도 임정 수립을 논의 중이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상하이 독립운동가들은 마음이 급해졌다. 같은 달 26일 프랑스 조계의 한 예배당에 모였다. “조선총독부에 맞서 서둘러 임시정부를 조직하자”는 의견과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라도 국내 지도자들의 뜻을 들어 보고 정하자”는 반론이 맞섰다. 하지만 3·1운동 직후부터 중국과 러시아에서 거물급 인사들이 상하이로 모여들고 있어 정부 수립을 더는 늦추기 어려웠다. 앞선 노령정부에다가 서울에 임정(한성정부)이 또 생기면 독립운동의 주도권을 놓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퍼졌다. 4월 10일 이동녕(1869~1940)과 이광수(1892~1950), 여운형(1886~1947) 등은 우리 역사 최초의 의회인 임시의정원을 꾸리고 첫 번째 회의를 가졌다. 밤을 새워 토의하던 중 신석우(1894∼1953)가 “임시정부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고종 황제가 선포한 대한제국에서 ‘대한’을 따오고 공화제 국가인 중화민국에서 ‘민국’을 가져온 것이다. 여운형이 “이 나라가 ‘대한’이라는 이름으로 망했는데 또다시 ‘대한’을 쓸 필요가 있느냐”고 묻자 신석우는 “대한으로 망했으니 대한으로 다시 흥해 보자”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의원 다수가 이에 공감해 상하이정부의 이름이 정해졌다. 다음날 이들은 국무총리에 이승만(1875~1965)을 추대하고 내무 안창호(1878~1938), 재무 최재형(1860~1920) 등 6부 총장(장관)을 임명했다. 우리가 국가기념일로 기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4월 11일)은 여기서 유래됐다.●왕 아닌 인민이 주인인 민주공화정 첫 공식화 그렇다면 두 번째 임정은 왜 상하이에 세워졌을까. 독립운동가 양우조(1897~1964)·최선화(1911~2003) 부부의 임정 기록을 외손녀 김현주씨가 정리한 ‘제시의 일기’(1999년)를 보면 여기가 왜 임정의 적지인지 잘 묘사돼 있다. “중일전쟁(1937~1945) 전 상하이는 서양 문물의 향기가 가득한 곳이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자기 나라와 똑같이 살 수 있도록 조계지로 분할돼 있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조계지가 시설이 가장 좋았다. 프랑스는 자유를 사랑하는 나라답게 망명객들에게 호의적이었다. 조선에서 온 이들이 다른 조계지에 숨으면 곧 붙들려 갔지만 프랑스 조계지에서는 안전했다. 설사 끌려간다고 해도 프랑스 정부가 항의하면 다시 풀려나올 수 있었다.”(1946년 2월 21일) 상하이정부는 우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노령·한성정부와 달리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명시하고 한국사 최초로 민주공화정 국가 건설을 공식화한 것이다. 새 나라가 대한제국(조선)을 계승하면서도 국가의 주인은 왕이 아니라 인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3·1운동 전까지 이어져 오던 복벽주의(나라를 되찾아 왕을 다시 세우겠다는 주장)를 완전히 단절시킨 것이다. 다만 상하이정부가 추구한 ‘외교독립론’은 훗날 임정이 끊임없이 갈등과 내분에 빠지는 단초가 됐다. 외교적 방법론은 당시 우리 민족의 현실적 역량을 반영한 전략이기는 했다. 그럼에도 (이기든 지든) 일본과의 전쟁을 수행하지 않고는 나라를 되찾을 수 없다고 믿는 무장투쟁론자들을 설득하진 못했다.●쑨원의 부인 추모 능원에 신규식 등 만국공묘 상하이지하철 10호선 쑹위안루역 2번 출구로 나오니 말끔하게 정돈된 공원이 있었다. ‘중화민국의 아버지’ 쑨원(1866~1925)의 두 번째 부인이자 ‘중국의 국모’로 불리는 쑹칭링(1893~1981)을 추모하는 곳이다. 공원 한쪽에 외국인 묘지를 모아 놓은 ‘만국공묘’가 나타났다. 묘비를 하나씩 더듬다가 낯선 한국인 이름 하나를 찾아냈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을 기획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설계자’로 인정받는 신규식(1880~1922)이었다. 나라를 위해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을 만큼 불 같은 성격으로 유명했다. 특히 한쪽 눈을 가린 채 카이저 수염을 기른 외모는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하지만 그가 초기 임정을 상하이에 뿌리내리게 하는데 누구보다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충북 청원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신채호(1880~1936), 신석우와 함께 ‘산동삼재’(산동신씨 가문의 3대 수재)로 불렸다. 대한제국에서 군 장교로 활동하다가 1905년 11월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첫 번째 음독자살을 시도했다. 가족에게 발견돼 목숨은 건졌지만 오른눈 시력을 잃었다. 지인들이 ‘애꾸눈’이라고 놀리자 신규식은 스스로를 ‘예관’(睨觀·한쪽 눈으로 흘겨봄)으로 불렀다.●신해혁명 경험삼아 민주공화정 개념 전파 1910년 8월 경술국치 소식을 듣고 두 번째로 집에서 독을 마셨다. 때마침 대종교 종사 나철(1863~1916)의 눈에 띄어 다시 한 번 구조됐다. 마음을 다잡은 그는 이듬해 상하이로 망명했다. 중국의 공화주의 노력을 한반도에 적용하겠다는 생각에 쑨원과 천두슈(1879~1942), 천치메이(1878~1916) 등 혁명가 그룹과 친분을 맺었다. 쑨원이 이끄는 ‘중국동맹회’(1905~1912·중국 국민당의 전신)에 가입하고 청 왕조를 무너뜨린 신해혁명에도 직접 참여했다. 1912년 국내 독립운동 세력을 결집하고자 ‘동제사’를 조직했다. 총재 박은식(1859~1925)을 비롯해 김규식(1881~1950), 신채호, 조소앙(1887~1958) 등 동제사 출신은 후일 임정의 초창기 멤버로 활동했다. 이들은 1917년 7월 임시정부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대동단결선언’을 발표했다.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2년 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을 촉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 번째 임정이 상하이에 자리잡은 건 신규식의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김주용(53) 원광대 교수는 “1919년 4월 10일 임시의정원 회의에서 대한민국 국호를 제안한 신석우가 바로 신규식의 조카”라며 “신규식은 자신의 신해혁명 경험을 독립지사들에게 소개해 대한민국의 토대가 된 민주공화정 개념을 설파했다”고 설명했다. 1921년 11월 쑨원이 이끄는 중국국민당이 베이징 군벌정부에 대항해 광둥에 호법정부를 세웠다. 신규식은 국무총리·외무총장 자격으로 그를 찾아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정식 국가로 승인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쑨원은 혁명동지 신규식을 극진히 예우했다. 호법정부의 정치·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았음에도 그의 부탁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는 국제적으로 정식 주권기구로 인정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임정이 국민당의 후원을 받아 다소나마 활로를 찾는 계기가 됐다. ●해외서 문전박대 뒤 임정 외교독립론 도마에 1922년 대통령 이승만이 조선 독립의 당위성을 알리고자 워싱턴회의에 갔다가 개최국인 미국으로부터 문전박대 당해 쫓겨났다. 임정의 외교독립론이 논란이 됐다. 신규식은 이런 임정의 처지를 비관해 25일간 단식하다가 같은 해 9월 25일 세상을 떠났다. 일각에서는 그가 1921년 쑨원을 만났을 때 황제에게 예를 표하는 ‘만세’를 외친 것을 두고 사대적 자세를 지적한다. 하지만 대의명분을 누구보다 중시하던 신규식의 평소 성격에 비춰 볼 때 그런 굴욕을 참아내며 쑨원을 대한 건 오로지 조선 독립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으리라. 상하이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묻지마 정규직 심사… 장관 표창 받은 날, 일터서 쫓겨났다

    묻지마 정규직 심사… 장관 표창 받은 날, 일터서 쫓겨났다

    위탁→직접 고용 전환서 ‘노조 배제’ 의혹 업무 성과 우수 추천 해놓고 면접서 탈락 전환 직전 용역업체 ‘사표 요구 논란’도 반발 커지자 “일용직 채용 후 새달 면접”“축하합니다. 장관 표창 대상자로 선정되셨습니다.” 지난 28일 오전 11시쯤 청각·언어 장애인들에게 전화·영상·문자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손말이음센터’의 수화통역사(중계사) 황모(30·여)씨에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동안 황씨가 일터에서 보인 노력과 업무적 성과를 정부에서도 인정한 것이다. 황씨를 추천한 곳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같은 날 오후 5시 30분쯤 정보화진흥원에서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최종 전형에 불합격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황씨에게 전해졌다. 사실상 해고 통지였다. 황씨는 “일 잘했다고 장관 표창 추천을 해 놓고선 나가라고 하는 이유가 뭔지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손말이음센터는 과기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정보화진흥원이 민간 회사 KTcs에 위탁해 운영되는 기관이다. 정보화진흥원이 손말이음센터 소속 중계사들을 직접 고용하는 과정에서 노조 지회장인 황씨를 비롯해 사무장 등 조합원 5명을 불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둘러싸고 진흥원 측이 노조 핵심 간부를 최종 전형에서 의도적으로 탈락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노조 측은 “부당 노동행위”라고 반발하고, 진흥원은 “전형은 엄격하고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31일 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손말이음센터 계약직 직원을 진흥원 직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3단계 전형’이 치러졌다. 1차 시험에는 39명의 중계사 중 29명이 응시했고, 이 가운데 3명만이 탈락했다. 지난 21일 2차 면접에서는 응시자 26명 모두 합격했다. 하지만 3차 임원 면접에서 황씨 등 노조 핵심 조합원 5명을 포함한 8명이 대거 탈락했다. 노조는 즉각 “진흥원이 형식적인 채용 절차라던 무기계약직 전환 시험을 대량 해고 수단으로 삼았다”고 반발했다. 면접에서는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진흥원 직원으로서 가져야 할 덕목은’ 등의 가벼운 질문이 주로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진흥원 측은 “3차 면접은 수행 업무에 대한 적극성, 성실성, 업무 발전계획, 인성 및 조직관 등을 평가 기준으로 심사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고용 전환 전형에 응시한 중계사 전원은 1차 시험을 봤을 때 KTcs 측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관계자는 “KTcs 측이 19일 정오까지 퀵으로 사직서를 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최종 전형에 탈락했을 때 돌아갈 다리마저 끊어버린 셈이다. 이 때문에 31일로 계약이 만료된 탈락 직원들은 실업급여도 못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진흥원 측은 “전환 조건으로 사직서를 요구한 적이 없고,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KTcs 관계자는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 측이 거세게 항의하고 과기부도 사실 확인에 나서자 진흥원은 31일 “3차 면접 탈락자 8명을 일용직으로 우선 고용한 뒤, 2월 공개 채용 때 최종 면접 기회를 주겠다”며 부랴부랴 중재안을 내놨다. 노조 측은 “오는 3일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소상공인업계 “시행령 헌법소원 청구” 반발

    재계 “시행령 조문 하나로 기업 권리 타격 대기업·중소기업간 임금격차 확대 우려” 최저임금법 전반 보완 입법 요구 나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자 재계와 소상공인업계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소상공인업계가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대한 위헌법률심사를 청구한 데 이어 경제단체들도 주휴수당과 최저임금법 등 전반에 대한 보완 입법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3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부가 사법부와 입법부를 경시하고 우리 헌법의 근간인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하는 등 위헌적인 요소가 있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이 대법원이 최저임금 산정 시 주휴수당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판결과 배치되고, 상위법인 최저임금법 개정 등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단행돼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극한으로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처지와 분노를 모아 강력한 항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도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시행령 한 조문으로 기업의 경영재원과 권리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면서 “새로운 시행령에 따라 최저임금 추가 인상분을 바로 고스란히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처벌 대상이 되는 상태가 왔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 인상은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시키고 있다”면서 “약정휴일이 있는 유노조 대기업은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추가적인 임금 인상을 하게 돼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계기로 산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기업의 임금체계 등 최저임금을 둘러싼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추 실장은 “어려운 경제 현실과 선진국에 거의 없는 주휴수당, 불합리한 임금체계 및 최저임금 산정 방식, 한계선상에 있는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국회에서 입법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실제 근로 제공이 없는 시간에 임금을 지급하는 불합리한 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현재의 복잡한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데에도 정부는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최저임금법] 재계 “시행령 조문 하나로 형사처벌 대상” … 소상공인업계 “위헌법률심사 청구”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자 재계와 소상공인업계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소상공인업계가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대한 위헌법률심사를 청구한 데 이어 경제단체들도 주휴수당과 최저임금법 등 전반에 대한 보완 입법을 요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부가 사법부와 입법부를 경시하고 우리 헌법의 근간인 삼권분립 원칙을 위배하는 등 위헌적인 요소가 있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이 대법원이 최저임금 산정 시 주휴수당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판결과 배치되고, 상위법인 최저임금법 개정 등 국회 논의를 거치지 않고 단행돼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연합회는 “극한으로 내몰린 소상공인들의 처지와 분노를 모아 강력한 항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도 반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시행령 한 조문으로 기업의 경영재원과 권리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면서 “새로운 시행령에 따라 최저임금 추가 인상분을 바로 고스란히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처벌 대상이 되는 상태가 왔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생산성을 상회하는 임금인상은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시키고 있다”면서 “약정휴일이 있는 유노조 대기업은 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추가적인 임금인상을 하게 돼 대중소기업간 임금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계기로 산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기업의 임금체계 등 최저임금을 둘러싼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추 실장은 “어려운 경제 현실과 선진국에 거의 없는 주휴수당, 불합리한 임금체계 및 최저임금 산정방식, 한계선상에 있는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국회에서 입법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실제 근로 제공이 없는 시간에 임금을 지급하는 불합리한 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며 현재의 복잡한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데에도 정부는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유행어 상표권에 대박 치거나 쪽박 차거나

    [특파원 생생리포트] 유행어 상표권에 대박 치거나 쪽박 차거나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기업 디즈니가 ‘라이언 킹’으로 유명해진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라는 단어에 대한 상표권 등록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리 상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쿠나 마타타는 케냐 등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일상적인 용어로 쓰이는 스와힐리어로, ‘다 잘될 거야’, ‘문제없어’라는 의미다.●멘트 하나로 25년간 4500억원 벌어들여 미국 워싱턴DC 문화단체 관계자는 29일(현지시간) “저작권법이 강력한 미국에서 다른 사람이 상표권 등록한 단어 등을 잘못 썼다가는 천문학적인 배상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디즈니가 라이언 킹의 속편 공개를 앞두고 ‘하쿠나 마타타’라는 단어의 상표권을 선점한 것은 필요 없는 소송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선제적 행동”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에서는 유행어 한 마디로 천문학적 돈을 버는 경우가 많다. 세계적인 명성의 링 아나운서 마이클 버퍼가 권투 경기를 앞두고 하는 말인 ‘레츠 겟 레디 투 럼블’(Let’s get ready to rumble·싸움을 즐길 준비하자)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자 1992년 소리 상표로 등록했다. 버퍼는 이 멘트 하나로 약 25년간 무려 4억 달러(약 45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힐턴, 카드업체에 10만 달러 손해배상 소송 힐턴호텔그룹 상속녀인 패리스 힐턴은 TV쇼 ‘심플 라이프’에 출연할 때 캐치프레이즈가 ‘화끈해요’(That’s hot)였다. 힐턴은 2004년 이 단어를 상표권 등록했고, 2007년 이를 무단으로 사용한 카드업체 ‘홀마크’를 상대로 1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양측은 소송을 접고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견습생)를 진행하면서 유행시킨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도 함부로 썼다가 큰코다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상표권 등록을 했기 때문이다. 어프렌티스는 연봉 25만 달러의 트럼프 계열사 인턴십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그린 직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와 비슷한 ‘2020년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 2020)도 상표권 등록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정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경쟁자 등에게 팔기 위해 누군가 선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심판에 대한 항의와 욕설로 ‘코트의 악동’으로 불린 테니스계 전설 존 매켄로의 유행어 ‘유 캔 낫 비 시어리어스’(You can not be serious)도 유명하다. ‘농담하는 거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등으로 해석되는 매켄로의 이 멘트는 1981년 메이저대회 윔블던에서 처음 터져 나왔다. 이후 TV 오락 프로그램과 티셔츠 제작을 위해 상표권 등록이 됐고, 그의 자서전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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