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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장에 쓱쓱 바다를 비비다… 식초를 톡톡 폭염을 날리다

    초장에 쓱쓱 바다를 비비다… 식초를 톡톡 폭염을 날리다

    물회는 조업으로 바쁜 뱃사람들이 큰 그릇에 갓 잡은 생선과 채소를 썰어 넣고 고추장을 푼 뒤 시원한 물을 부어 마신 데서 유래한 음식이다. 처음에는 어부들이 주로 먹었지만, 이후 여름철 별미로 자리잡았다. 도다리, 넙치, 우럭, 한치, 오징어, 자리돔, 꽁치, 멸치, 전복, 해삼, 멍게, 개불, 날치알 등 재료에 따라 맛도 다르다. 한여름 더위를 식혀 줄 물회를 알아본다.국물·비빔·초장 복합 음식문화 물회는 생선회·채소·양념을 섞고 찬물을 부어 시원하게 먹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역마다 주재료인 횟감과 만드는 방법, 먹는 방법에 따라 다르다. 같은 동해안이라도 강원과 경북의 물회가 다르고, 육지 물회와 제주 물회도 다르다. 물회에는 어부들의 고단한 삶이 배어 있다. 뱃사람들의 출출함을 달래던 음식이기 때문이다. 물회는 강원 속초, 경북 포항, 제주에서 출발해 전국으로 퍼졌다. 지금은 여름철 전국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계절 특미가 됐다. 조영제 부경대 식품생명공학부 명예교수는 “물회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음식”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좋아하는 ‘국물 문화’와 다양한 음식재료를 섞어서 먹는 ‘비빔문화’, 매운맛을 좋아하는 ‘초장문화’가 어우러진 대표 음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물회는 회를 이용한 음식이지만 생선냉국, 시원한 술국 등으로도 표현된다. 물회는 최근 들어 생선회 외에도 날치알, 해삼, 전복, 개불, 멍게 등의 재료가 새롭게 들어가면서 진화하고 있다. 물회에는 살이 부드럽고 비린내가 적은 싱싱한 생선을 주로 사용한다. 도다리, 한치, 오징어, 가자미, 넙치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흰 생선이 비린내가 적고 살집도 부드러워 물회 재료로 많이 쓰인다. 포항에서는 꽁치도 많이 쓴다. 제주도 물회의 주재료는 자리돔이다. 자리돔은 옥돔처럼 크지도, 비싸지도, 귀하지도 않아 물회 재료로 많이 사용됐다.성인병 예방, 심혈관 치료 효과 생선은 불포화지방산인 EPA와 DHA, 타우린 등 기능성 영양 성분을 많이 함유해 성인병 예방은 물론 노인치매, 동맥경화, 심혈관 관련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콜라겐까지 풍부해 피부미용에도 좋고, 여름철 원기를 북돋아 준다고 한다. 조 명예교수는 “물회의 영양분은 생선회가 가진 영양소 외에 채소의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분을 가지고 있다”며 “물회 맛은 육수와 양념에 의해 좌우된다”고 말했다. 그는 “죽은 뒤 육질이 퍼석해진 활어를 활용해 각종 채소와 양념장을 넣고 비빈 뒤 물을 넣어 먹은 게 물회의 시초로 유추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활어의 식감을 높이려고 양념한 셔벗 상태의 얼음 육수를 사용하는 업소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제주 전통 자리물회는 ‘누렇다’? 물회는 지역별로 차이가 난다. 제주도와 경북·강원도 동해안이 대표적인 물회 고장이다. 이 지역들은 주재료와 부재료, 양념장에서 차이를 보이며 미식가들의 입맛을 잡는다. 제주도 전통 자리물회는 빨갛지 않다. 된장을 풀어서 누렇다. 처음에는 된장 특유의 비린내가 역할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비린내가 되레 반갑다고 한다. 제주도 식당에서 파는 빨간 국물의 물회는 관광객을 위해 개발한 고추장 물회다. 제주도 자리물회에는 제피나무 잎을 몇 장 뜯어 넣는다. 후추보다 향과 맛이 강하다. 빙초산도 들어간다. 빙초산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야 자리물회가 완성된다고 한다. 빙초산은 자리물회를 만들 때 뼈를 연하게 하려고 넣었다고 한다. 요즘에는 전통 물회 집도 사과식초를 내놓고 원하면 넣도록 한다. 제주 사람들은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듯 자리물회에 보리밥을 말아서 먹었다고 한다. 제주도라고 해서 다 자리물회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자리물회를 부담스러워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개발한 한치물회가 있다. 전복물회·뿔소라물회·해삼물회 등도 마찬가지로 모두 관광객 때문에 만든 물회다. 이들 ‘관광 물회’는 모두 고추장·설탕·참기름이 양념의 핵심이다. 매콤하고 고소하고 달짝지근하다.관광객들 입맛 따라 진화하는 물회 강원 물회도 관광객들 입맛에 맞춰졌다. 여름철 바캉스족의 구미에 맞춘 강원도 별미가 ‘오징어국수’(오징어물회)다. 얇게 썬 오징어회가 국수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10년 전만 해도 강원도의 물회 식당은 ‘오징어 반 물 반’이라고 할 정도로 오징어를 많이 썼다. 지금은 아니다. 오징어가 귀해지자 물회 식당도 오징어국수를 내기가 어려워졌다. 대신 강원도 물회는 온갖 해산물이 한 그릇에 담기는 ‘모둠 물회’로 발전했다. 강릉에는 물회가 주민들의 삶이 된 마을도 있다.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리다. 이 마을은 9억원에 달하는 빚에 시달리다 물회로 다시 살아났다. 주민들은 명품 물회를 만들려고 속초, 경북 포항, 제주의 유명 물회 식당을 돌아다니며 물회 비법을 배웠다. 지금은 물회 하나로 관광지가 됐다. 주민들은 “을씨년스러웠던 동네가 물회 덕분에 한 해 20만명이 찾는 여행지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현재 사천진리에는 물회 식당이 21곳이나 된다.입에 살살 녹는 맛이 ‘웰빙 한 상’ 포항 물회는 주로 생선 살점만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시원하고 칼칼해 ‘생선냉국’으로 불린다. 무더위에 떨어진 입맛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포항 물회는 재료, 조리, 먹는 법 등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주재료도 도다리, 넙치, 우럭, 한치, 오징어에서 고동, 개불, 멍게, 해삼, 날치알, 전복 등으로 점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과메기로 대변되는 포항의 맛을 알리려고 꽁치만을 쓰거나 전복만 고집하는 물회집도 생겨났다. 전복, 날치알, 성게, 해삼, 개불, 멍게 등을 버무린 웰빙 모둠 물회도 나왔다. 육수도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수나 열무김치를 섞어 먹는 조리법은 기본이다. 요즘은 물회 도시락도 등장했다. 냉동포장 등을 통해 원거리 배달까지 한다. 포항 물회의 ‘산업화’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물회에는 국수가 나온다. 밥을 요구하는 손님에게는 공깃밥도 제공한다. 밥은 식혀서 섞거나 따로 먹는다. 뜨거운 밥은 회의 싱싱한 맛을 죽이기 때문이다. 얼음이나 물은 취향에 따라 곁들이면 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컨베이어벨트 오르다 ‘꽈당’…공항 CCTV 영상 화제

    컨베이어벨트 오르다 ‘꽈당’…공항 CCTV 영상 화제

    공항에서 한 여성이 짐을 옮겨주는 컨베이어벨트를 마치 무빙워크라고 착각이라도 한듯 발을 내딪다가 넘어지는 모습이 SNS에 공유돼 화제에 올랐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최근 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한 여성 여행객이 이런 실수를 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CCTV에 고스란히 찍힌 영상을 보면 한 항공사의 탑승수속(체크인) 카운터에서 한 여성이 양손에 가벼운 짐을 든 채 어디선가 나타나 위탁 수하물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 쪽으로 당당히 걸어올라간다.이후 여성은 컨베이어벨트 앞에서 잠시 멈춰 벨트 위에 놓인 누군가의 여행가방이 운반될 때까지 대기하다가 발을 내딪다가 그대로 넘어지는 것이다. 해당 여성이 컨베이어벨트 쪽으로 걸어들어갈 때부터 카운터 직원들이 뒤늦게 그 모습을 목격하지만, 이들이 말릴 틈도 없이 여성은 엎어지고 만다. 다행히 한 직원이 재빨리 컨베이어벨트 작동을 정지해서 여성은 수하물 분류실까지 이동하지는 않았다. 영상 속 여성이 정확히 어떤 생각으로 이런 실수를 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모습이 SNS에 올라오자 “이곳이 바로 비행기로 가는 지름길인가?”, “수하물과 함께 여행하면 더 저렴할 것”이라는 등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을 대체하기 위해 건설된 이스탄불 국제공항은 지난해 12월 개항했으며 두바이 알 막툼 국제공항이 개항하기 전까지 세계 최대 공항 타이틀을 갖는다. 지난 4월 5일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의 모든 여객 항공편이 신공항으로 이전됐다. 신공항은 2035년까지 2개의 터미널과 1개의 탑승동, 6개의 활주로와 연간 1억5000만 명의 여객을 처리하는 시설을 갖추는 것을 최종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사진=이스탄불 국제공항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적장애인 32년 동안 절에서 매맞으며 일해…한 푼도 못 받고 탈출

    “32년간 절에서 괭이로 맞으며 일하고 명의도용까지 당했어요. 그런데 수사기관조차 제 얘기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서울 노원구의 조계종 소속 모 사찰에서 30여년간 장애인 착취와 폭행, 명의도용 등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곳에서 탈출한 피해 장애인이 이 사찰을 경찰에 고소했으나 일부 폭행 혐의만 인정되는 등 부실 수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0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따르면 A(지적장애 3급)씨는 1985년 아버지에 의해 절에 맡겨진 후 주지 스님으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A씨는 매일 오전 4시부터 하루 13시간 동안 청소, 공사, 텃밭 일구기 등 온갖 노동을 했지만 임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말대답을 한다”거나 “일을 느리게 한다”는 등의 이유로 나무 괭이로 머리를 맞거나 손으로 뺨을 맞기도 했다. 주지가 던진 세숫대야에 맞거나 괭이로 허벅지를 맞아 피를 흘리는 동료도 있었다. 또 사찰 측이 A씨의 명의를 도용해 수억원의 자금을 운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7년 12월 사찰을 탈출한 A씨는 동생과 함께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려다 본인 명의가 도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찰에만 살았던 A씨의 명의로 은행 계좌 49개가 개설돼 있었고, 수억원이 거래됐다. 아파트를 2채 계약했던 기록과 수익증권(뮤추얼펀드)에 가입했던 흔적도 있었다. 지난해 A씨는 해당 사찰 주지 스님을 경찰, 고용노동청 등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에서는 폭행 12건만 기소의견으로 송치했고, 검찰에서도 추가 수사는 없었다. 수사·노동 당국에서는 “(종교시설은) 사업장이 아니라서 근로관계라 볼 수 없고, 피해자가 제기한 혐의와 행위가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내놨다. 김강원 인권정책국장은 “감시를 받지 않는 종교시설에서 ‘돌본다’는 명목으로 수급비를 착복하고 폭행·학대했던 비슷한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 장애인단체들은 경찰에 장애인복지법 위반, 명의도용 등으로 해당 사찰의 주지를 고발했다. 또한 조계종을 항의 방문해 사찰 내 장애인들의 실태 조사를 촉구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단독]새벽부터 밤까지 일하다 크게 다쳐…기도원 “산재 처리 안 돼 나가라”

    [단독]새벽부터 밤까지 일하다 크게 다쳐…기도원 “산재 처리 안 돼 나가라”

    2년 항의 끝에 산재됐지만 업무방해로 고소당해檢 “혐의 없음”처리하자 기도원 “일보 보상했지만불 지른다고 협박” 항고한 기도원이 업무를 하다가 크게 다친 직원에게 “비영리재단이라 산업재해 처리가 안 된다”고 속이고 이에 항의하는 직원을 오히려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무혐의로 판단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은 경기 남양주의 A기도원이 직원 박모(62)씨를 공갈미수,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지난달 19일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불기소 처분했다. 평신도였던 박씨는 2012년부터 구두 계약을 맺고 숙식 제공 조건으로 가족과 함께 기도원에 살면서 소방 및 시설 관리 업무를 맡았다. 그러다 2016년 12월 보일러 작업 중 3m 높이에서 떨어져 뇌좌상, 외상성 지주막하출혈 등 중상해를 입었다. 박씨는 “당시 20일가량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맬 정도로 다쳤는데 기도원에서는 ‘비영리재단이라 산재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거짓말하고, ‘막 나가자는 거냐’고 협박했다”면서 “가족들이 항의하자 기도원은 ‘사명이 다했으니 이제 나가라’고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끈질기게 항의한 끝에 2018년 12월에야 겨우 산재 처리가 됐다”며 “근로복지공단에서 계약서는 없어도 직접 고용 관계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씨는 “새벽 기도부터 밤 기도까지 종일 일했는데도 월급은 210만원뿐이었고, 다른 직원들은 4대 보험 적용도 못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도원은 “박씨는 많은 신도가 있는 데서 ‘기도원이 갑질한다’는 식으로 비방했다”면서 그를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박씨에게 혐의가 없다고 봤다. 검찰은 “박씨가 사고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 기도원 관계자에게 과도한 언행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도가 심각하지 않고, 피의자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도원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박씨는 보상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지만, 치료비와 생계비 명목으로 일부를 지급했다”며 “그런데도 추가로 수억원을 요구하고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기도원 측은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창덕궁’을 ‘쇼토큐’라고 표기한 구글, 한국 항의에 바로잡아

    ‘창덕궁’을 ‘쇼토큐’라고 표기한 구글, 한국 항의에 바로잡아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Changdeokgung)을 일본식 발음인 ‘쇼토큐’(Shotokyu)로 표기한 구글 독일 사이트(www.google.de)가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요청을 받아들여 10일 바로잡았다. 반크는 지난 3일 이 사이트에서 검색어로 ‘Changdeokgung’을 입력하면 검색 결과로 ‘쇼토큐’라고 표기돼 나오는 것을 발견해 시정을 요구했다. 반크는 “(잘못된 표기는) 독일인들에게 창덕궁이 쇼토큐로 알려지는 것일뿐더러 일본 제국주의를 경험한 한국인의 정서와 감정을 모독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항의문을 보냈다.구글 독일 사이트는 반크 측 요구를 받아들여 이날부터 검색하면 ‘Changdeokgung’으로 바르게 표기되도록 조치했다. 창덕궁은 조선 시대 건축으로 현재 남아있는 궁궐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있다. 지난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다만 구글 영어 사이트와 구글 코리아 사이트에는 여전히 ‘Shotokyu’와 ‘Changdeokgung’을 혼동해 표기했다. 이를 시정하도록 반크는 재차 요청할 계획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어느 장애인의 호소 “32년간 절에서 괭이로 맞으며 일했어요”

    어느 장애인의 호소 “32년간 절에서 괭이로 맞으며 일했어요”

    “매일 13시간씩 온갖 일했는데 임금 한푼 못받아나무 괭이로 머리 맞고 뺨 맞기도…동료도 폭행당해명의 도용돼 수익증권·계좌 개설, 아파트 거래 기록도”장애인단체들, 실태조사 촉구…사찰 주지스님 고발“32년간 절에서 괭이로 맞으며 일하고 정체 모를 일에 명의도용까지 당했지만, 수사기관조차 제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서울 노원구의 조계종 소속 모 사찰에서 30여년간 장애인 착취와 폭행, 명의도용 등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곳에서 탈출한 피해 장애인이 이 사찰을 경찰에 고소했으나 일부 폭행 혐의만 인정하는 등 부실 수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0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따르면 A(지적장애 3급)씨는 1985년 아버지에 의해 절에 맡겨진 후 주지스님으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A씨는 매일 오전 4시부터 하루 13시간 동안 청소, 공사, 텃밭 일구기 등 온갖 노동을 했지만 임금은 한푼 못 받았다. 오히려 “말대답을 한다”거나 “일을 느리게 한다”는 등의 이유로 나무 괭이로 머리를 맞거나 손으로 뺨을 맞기도 했다. 동료에게도 갑자기 플라스틱 세숫대야가 날라오거나 괭이로 허벅지를 맞아 피가 흐르는 걸 보기도 했다. 또 사찰 측이 A씨의 명의를 도용해 수억원의 자금을 운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7년 12월 사찰을 탈출한 A씨는 동생과 함께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려다 본인 명의가 도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찰에만 살았던 A씨의 명의로는 계좌 49개가 개설돼 있었고, 수억원이 거래돼 있었다. 아파트를 2채 계약했던 기록과 수익증권(뮤추얼 펀드)에 가입했던 흔적도 있었다. 지난해 A씨는 경찰, 노동청 등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에선 ‘폭행 12건’만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고, 검찰에서도 추가 수사는 없었다. 조사에서 수차례 노동 착취와 명의도용 증거를 제시했지만 소용없었다. 수사·노동 당국에서는 “사찰은 사업장이 아니라 근로관계라 볼 수 없고, 피해자가 제기한 혐의와 행위가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내놨다. 김강원 인권정책국장은 “각종 감시망을 벗어나 있는 종교시설에서 선의를 가장해 ‘돌본다’는 명목으로 수급비를 착복하고 폭행·학대 했던 비슷한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 장애인 단체들은 경찰에 장애인복지법 위반, 명의도용 등으로 해당 사찰의 주지스님을 고발했다. 또한 조계종을 항의 방문해 사찰 내에 남아있는 장애인들의 실태 조사를 촉구했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이런 사건이 알려지면 경찰과 정부 등 대책을 내놓지만 요식행위일 뿐 사건은 계속되고 있다”며 “형사 사법 절차가 장애인을 지켜내는 기관으로 자리 잡지 못하면, 장애인 관련 기관들이 노력해도 학대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또한 “종교계의 반성이 필요하며, 그들이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다리를 오므렸나요?”…美 판사가 성폭행 피해자에게 한 말

    “다리를 오므렸나요?”…美 판사가 성폭행 피해자에게 한 말

    과거 재판에서 성폭행 피해여성에게 충격적인 발언을 한 판사가 뒤늦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미국 뉴저지 언론 ‘NJ닷컴‘(NJ.com) 등 현지 언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뉴저지고등법원에서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판사 존 루소 주니어는 2016년 재판 당시 발언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존 루소 주니어 판사는 2016년 재판 당시 성폭행 피해를 입은 여성에게 “어떻게 하면 당신을 성폭행하는 누군가를 멈추게 할 수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피해 여성은 비교적 논리적으로 답했으며, 답변에는 현장에서 재빨리 도망치거나 물리적인 힘으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자 문제의 판사는 뒤이어 “당신의 신체 부위를 잘 막았습니까? 다리를 오므렸나요? 경찰에 전화는 했나요? 이런 대처들을 했습니까?” 라고 되물었다. 성폭행 피해 여성에게 왜 사건이 발생하는 도중에 경찰에 신고하거나 몸을 가리지 않았냐는 판사의 물음은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이 중에서도 ’다리를 오므렸냐‘고 되물은 부분이 특히 문제가 됐다. 문제의 재판이 있은 뒤 1년 후, 해당 판사는 장기 휴직을 냈다가 올해 초 다시 법원에 복귀했다. 이후 그의 발언을 문제 삼은 당시 피해 여성이 법원 측에 항의했고, 이에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존 루소 주니어 판사의 변호인은 “의뢰인은 재판 당시 피해자에게 성폭행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리를 오므렸어야 했다는 의도로 발언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현재는 그의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당시 피해자가 아픔을 겪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문제의 판사가 6개월 정직 처분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차등의결권주: 열린 논의와 그 적들/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차등의결권주: 열린 논의와 그 적들/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차등의결권주는 1주당 의결권이 서로 다른 주식을 지칭한다. 대개 창업자 또는 지배주주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이들의 기업 지배권을 강화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상법에서 ‘1주 1의결권’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어 차등의결권 주식과 거리가 먼데 이 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해외 투기적 자본의 공격으로부터 국내 기업의 경영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우선 들 수 있다. 최근에는 벤처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 제도의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차등의결권주 제도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재계, 정부,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가 가진 입장과 시각차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현행 상법의 중요 원칙을 바꾸는 일이므로 신중하면서도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해외 사례에 대해서도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며, 장단점에 대한 주장의 논리도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다른 나라 제도의 일면만을 강조하거나 상대방 주장의 한 측면만을 부각시켜 공격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차등의결권주 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경영권의 안정적 유지가 가능해짐에 따라 경영진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제시한다. 또한 벤처기업 창업자가 의결권 희석이나 이로 인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우려를 씻고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스위스, 핀란드 등 많은 나라가 현재 차등의결권주를 허용하고 있는 것은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더욱이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유명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한 사실이나 최근 홍콩, 싱가포르, 중국의 주식 거래소들이 차등의결권주 제도를 도입한 것도 자주 인용된다. 반면 차등의결권주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쪽의 논리도 간단치 않다. 당장 경영진의 사익 추구 행위를 견제하지 못하거나 무능한 경영자의 경영권이 보호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차등의결권주의 도입을 벤처기업에 한정하는 경우에도 경영권 승계의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거론된다. 해외 사례에 대해서도 보다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차등의결권주를 허용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 부정적 효과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조치들이 마련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상장 이전에 이미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한 회사의 상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미 상장된 회사가 신규로 차등의결권 주식을 도입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보통주를 소유하고 있는 주주의 의결권을 차별적으로 줄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나스닥(NASDAQ)도 마찬가지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도 차등의결권주 발행 기업에 대한 자격 조건을 두거나 차등의결권주 소유자의 사망, 퇴임, 자격 상실 시 보통주로 전환하는 일몰 조항을 의무화하고 있다. 차등의결권주가 양도되는 경우에도 보통주로 전환되며, 이 외에 부정적 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존재한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차등의결권주를 반기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금(CalPERS) 등 미국의 주요 공적 연금들은 차등의결권 기업에 대해 기한부 일몰 조항의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블랙록, 뱅가드그룹 등 유수 자산운용사들도 차등의결권에 반대하고 있다. FTSE 러셀이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등 글로벌 지수 공급 업체들도 최근 차등의결권 제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결국 차등의결권 주식에 대해서는 다양한 주장과 여러 가지 사례가 혼재돼 있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제도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조사와 함께 치밀하고도 열린 자세의 논의가 필요하다. 자신의 입장만 강변하는 것은 생산적인 논의를 더 어렵게 한다. 상대방의 주장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공격하는 것 역시 논의의 진전을 방해할 뿐이다.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기업의 활력 제고가 절실히 필요한 현시점에서 차등의결권주 등 새로운 제도에 대해 보다 열린 논의를 기대한다.
  • 135년 만에 표준정관 만든 한국 개신교… 갈등 치유할 ‘바이블’

    135년 만에 표준정관 만든 한국 개신교… 갈등 치유할 ‘바이블’

    개신교계가 교회 운영과 관리, 재산권 행사와 관련해 공통으로 사용하거나 적용할 수 있는 표준정관이 마련됐다. 한국교회법학회는 최근 한국교회표준정관을 확정하고 그 주석서인 ‘한국교회표준정관 매뉴얼’을 9일 공개, 배포했다. 135년 한국교회 역사상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표준정관이 마련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을 정점으로 하는 ‘하나의 교회’라는 가톨릭교회의 헌법은 전 세계 모든 교인들에게 효력을 발휘한다. 그에 비해 개신교 교회의 기본규범인 정관은 교회의 규모나 여건에 따라 편차가 크고 제각각이어서 갈등과 분쟁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특히 분쟁이 교회 안에서 해결되지 못해 사회법 소송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교회법학회는 목회행정 경험이 많은 목사·장로들과 교회소송 실무 경험이 많은 교회법 전문변호사, 교회법 전공 교수들로 ‘표준정관위원회’를 꾸려 표준정관을 준비해 왔다. 확정된 표준정관은 주요 교단의 모범정관을 참조해 초교파적으로 구성됐다. 한국교회 주류를 이루는 장로교회 정관을 기본 모델로, 초대형교회나 개척교회보다는 중간 정도 교회를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많은 교회 분쟁의 대상이었으면서도 기존 교회 정관에서 소홀히 다뤄졌던 교회 재산과 재정에 관한 부분을 종교인 과세에 맞게 구체적으로 기술한 게 특징이다. 제1장 총칙, 제2장 교인, 제3장 교회의 직원, 제4장 교회의 기관, 제5장 교회의 재산과 재정, 제6장 보칙의 총 6장 68조항과 부칙 2조항으로 돼 있다. 이날 공개된 한국교회표준정관 매뉴얼은 간략 주해서로 표준정관 각 조항의 의미 및 배경과 근거, 조항 상호 간의 관계, 조항 적용 사례를 엮었다. 교회정관 각 조항에 관련된 법원 판결례와 교단재판국 결정사례를 바탕으로 각 조항에 대한 관계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친 객관적 해석을 담고 있다. 한국교회법학회 회장인 서헌제 중앙대 명예교수는 “많은 분쟁들이 교회 내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사회법정으로 가고 있다”며 “한국교회표준정관 매뉴얼이 분쟁으로 얼룩진 한국교회를 치유하고 바로 세우는 데 쓰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공론조사로 번진 제주2공항 충돌… “귀·눈이 왁왁허우다”

    공론조사로 번진 제주2공항 충돌… “귀·눈이 왁왁허우다”

    국책사업인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다가 제주해군기지 건설에서 불거진 찬반 갈등이 이번에도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와 제주도는 기존 제주공항의 포화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며 제2공항 건설을 밀어붙일 태세다.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등 반대 측은 제2공항 입지선정 부실 등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며 기존 제주공항의 교차활주로 활용 방안 검토 등을 요구하면서 결사반대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도 찬성 주민들만 모여 해군기지 유치를 결정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 10여년간 제주도를 찬반 갈등으로 얼룩지게 했다. 반대 측은 제주도민 공론조사를 요구하지만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는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정부 “제주 제2공항 원안대로 건설” 국토부는 2025년까지 4조 8000여억원을 들여 제주 서귀포 성산읍에 짓기로 한 제주2공항을 당초 정부 원안대로 건설하기로 하고 최근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서’를 공개했다고 9일 밝혔다. 최종보고서에서 국토부는 제2공항을 시설 규모 최적화·효율적 배치를 통해 환경 훼손과 소음은 최소화하고 편리성을 극대화해 안전이 확보된 공항으로 짓겠다는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제주지역 항공수요는 2055년 4109만명(국내선 3796만·국제선 313만), 운항횟수는 25만 7000회로 예측하고 대응 체계를 갖추겠다고 했다. 제주공항은 ‘주공항’으로 하고, 부공항인 제2공항에서 국내선 50%를 수용하기로 했다. 제2공항은 연간 1898만명 수용 및 처리 목표로 계획하고, 계류장·터미널 등에 단계별 건설계획을 적용해 국제선 취항과 제주사회가 우려하는 과잉 관광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추진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제주도와 협력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실히 수렴해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며 “관련 기관 의견 수렴 및 협의를 거쳐 올해 10월 기본계획을 최종 고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토부는 반대 측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6∼11월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실시하고 모니터링 목적으로 지난해 9∼12월 운영한 검토위원회도 올해 초 당정 협의를 거쳐 지난달까지 2개월 연장했다. 국토부는 반대 측의 문제 제기로 국책사업의 사전 타당성 조사에 대해 민관이 재검증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로, 재검증 결과도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기존 제주공항 활용하자” 반대도 격화 제2공항 반대 측은 입지선정 과정에 문제가 많다며 정부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국토부의 사전 입지타당성 조사에서 제주 동부지역인 성산이 제2공항 입지로 선정된 것에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당초 제2공항 유력 후보지의 하나였던 제주 서부지역 신도2 후보지가 타당성 평가 용역 도중 활주로 부지가 다른 곳으로 옮겨져 점수가 깎이는 등 의도적으로 신도2 후보지를 배척했다는 의혹을 계속 제기한다. 이렇게 왜곡하는 바람에 오름군락지 등이 있는 성산지역이 제2공항 후보지로 선정됐고 성산 후보지의 동굴, 철새도래지에 대한 조사 부실, 군공역 중첩평가 누락, 안개일수 오류 등 사전 타당성 조사가 부실했다고 주장한다. 재검증 과정에서도 이 같은 중대한 오류에 대한 국토부와 용역진의 명확한 해명이 없었다며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사전 타당성 용역에서 기존 제주공항 확충 방안 논의와 연구가 있었지만 국토부가 이를 고의적으로 배척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제주공항 활용 방안 연구를 수행해 제시한 항공수요 증대 방안은 ▲제주공항 주활주로에 고속탈출유도로 확충 ▲제주공항 주활주로에 평행 방향으로 활주로 신설 ▲항공기 교차활주로를 이용하는 것을 가정한 보조활주로 적극 활용 등 총 3가지다. 반대 측은 이 중 세 번째 대안에 주목했다. 실제 ADPi는 용역보고서 결론의 옵션 3에서 ‘불과 몇 년 동안의 운영을 위해 새로운 활주로를 건설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과제이나 보조활주로의 재활성화 및 교차활주로의 결합 운용은 관제부문의 일부 도전적인 측면에도 2035년까지 필요한 용량을 제공하는 훨씬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ADPi는 이 제안이 ‘현실적이고 실용적’(realistic and pragmatic)이라며 승객의 교통량이 최대치에 도달하는 2035년까지 용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 제주공항의 제약을 고려하면서도 항로, 접근성 등 몇 가지 개선안을 실행하면 시간당 60회 운항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시간당 60회는 미연방항공청(FAA) 표준용량을 기준으로 연간 28만 3500회 운항이 가능한 수치다. 현재 제주공항의 회당 평균 탑승객 수인 170명 기준을 적용하면 연간 이용객은 4800만명이 넘게 된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장기 수요 예측치를 넘는 결과다. 하지만 국토부는 세 번째 방안의 경우 착륙 항공기와 이륙 항공기 동선 충돌 우려 등 가장 중요한 관제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배제했다는 입장이다.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은 “ADPi가 현 제주공항 활용으로도 항공수요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고 이는 큰 비용과 도민 갈등을 유발하면서 제2공항을 짓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며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도민 대상 공론조사 실시 여부 놓고 갈등 지역 인터넷 언론사인 ‘제주의 소리’가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48.6%가 ‘제2공항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47.1%는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국토부의 원안대로 성산읍에 짓는 것은 찬성 42.0%, 반대 48.7%로 조사됐다. 특히 제2공항 추진 여부를 도민 공론조사로 결정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이 76.7%로, 반대(17.2%) 의견을 압도했다. 조사는 지난달 24일 하루 동안 제주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유선 15%, 무선 85%)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20.2%,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 포인트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2공항은 기존 제주공항의 포화 상태로 인한 항공기 및 탑승객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제2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도 1년이었는데 이에 대한 재조사 용역과 검토위 활동이 1년간 진행됐고 중대한 하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정상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 측은 “국토부와 제주도가 제주공항의 안전과 이용 불편의 원인과 다양한 해결 방안 모색은 차단하고 공항 하나를 더 지어야만 된다고 강요하고 있다”며 제주도에 제2공항 갈등 해결을 위해 도민 공론화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논의에 즉각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제2공항 갈등의 근본 원인은 공론화 과정의 생략에 있으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공론조사가 필요하고 공론조사를 통해 여론을 모은 뒤 결과에 대해 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李총리 “아베 대북제재 발언, 안보질서 흔들 수 있는 위험 발언”

    李총리 “아베 대북제재 발언, 안보질서 흔들 수 있는 위험 발언”

    “대단히 위험한 요소 내포하고 있다” 지적 北어선 발견 못한 것 경계작전 실패 인정 野, 장관 사퇴 요구에 정경두 “책임 통감” “날짜 안 정해졌지만 개각 준비는 사실 선거 출마할 분 보내드리는 것이 옳아”이낙연 국무총리는 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북 제재 위반’ 발언에 대해 “자칫하면 우리가 오랫동안 지켜 온 안보질서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우리가 반도체 부품을 북한에 빼돌린 것처럼 아베 총리가 사실을 호도하는데 이런 사실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리는 또 “아베 총리가 어떤 의도와 근거를 갖고 발언했는지 정부 차원에서 항의를 섞어서 질문했는데 아직 답이 안 왔다”며 “아베 총리의 발언은 사실과 맞지도 않고 대단히 위험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일본 보복 조치 대응방안을 묻는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의 질의에 “우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외교적 협의를 포함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실종됐다는 지적에 대해 “문 대통령이 초반에 보이지 않았던 세션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길어지며 두 분이 초반에 불참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강 장관은 “대통령이 주요 정상과 양자 정상회담도 많이 가졌다”며 “그래서 한 시간도 그냥 가만히 계셨던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문 대통령에 대한 ‘가짜뉴스’에 대응을 촉구한 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질의에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사람은 국민을 바보로 아는 사람”이라며 “현혹되는 사람은 스스로 바보가 된다는 경각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해선 “올해 들어 북한 목선이 80여 차례 들어왔는데 모두 적발해 돌려보냈다”면서도 “이번에 그 목선을 발견해 내지 못한 건 크나큰 실책”이라고 경계작전 실패를 인정했다. 이 총리는 군 발표에서 목선 발견 장소를 ‘삼척항 인근’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군에서는 대공을 고려해 약간 흐리는 관행이 있어서 ‘인근’이라고 무심결에 했다고 한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못난 짓이라서 질책을 했다”고 밝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합동조사 결과를 소상하게 인사권자인 대통령께 보고드렸고 대통령께서 판단하고 조치하실 거로 보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여야는 북한 목선 입항 사건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야당이 지나친 정치 공세로 국민 불신을 자극한다고 지적한 반면 야당은 정부가 북한 목선 입항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며 국방부 장관 사퇴 및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장관과 군 수뇌부가 대통령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하니 국민이 불안하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도 “북한 목선의 삼척상륙작전이 인천상륙작전보다 훌륭하게 성공했다”며 “한 편의 코미디 영화 같은 정말 황당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야당이 ‘노크 귀순’ 때도 없었던 장관 해임과 국정조사 등 국방의 특수성을 도외시한 주장을 한다”며 “군도 부정확한 표현으로 혼란을 야기하고 불신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장병 교육을 더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개각을 언제 하느냐’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질의에 “날짜를 정해 놓고 준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준비가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선거에 출마할 분들은 선거 준비를 하도록 보내 드리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여의도는 지금 위원장 자리 싸움중

    20대 국회 종료 1년도 남지 않은 국회 도처에서 ‘위원장’ 자리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둘러싼 여야 간 쟁탈뿐 아니라 국토교통위 위원장 등을 둘러싼 당내 다툼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9일 국회에 따르면 특별위원회 7개 중 여야 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신경전으로 위원장 선임이 지체되고 있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말고도 다른 5개 특위 위원장 자리도 여야 간 이견으로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리특위와 남북경제협력특위, 그리고 정개특위나 사개특위 중 1개를 갖는다는 입장이고, 바른미래당은 4차산업혁명특위를 맡는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이다. 한국당은 저출산·고령화대책특위와 에너지특위, 그리고 정개특위나 사개특위 중 1개를 갖는 것에 더해 윤리특위까지 맡겠다고 나섰다. 의석수대로라면 정개·사개 특위까지 포함한 7개 특위 중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3개의 특위를, 3당인 바른미래당이 1개의 위원장을 확보하는 게 순리로 인식된다. 하지만 한국당은 윤리특위까지 4개의 특위 위원장을 갖기를 원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내 2당인 한국당이 원내 1당인 민주당보다 더 많은 특위 위원장을 보유하는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맞다”며 “한국당의 진의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정당이 윤리특위를 맡는 것이 관행”이라며 “협상 중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의원들의 5·18 민주화운동 망언 관련 징계 여부가 걸려 있는 한국당이 윤리특위 위원장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중 어떤 특위 위원장을 가져갈지 선택해야 하는 민주당은 전체 특위 배분 협상이 끝나기 전까지 결정을 유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내에선 전체 18개 상임위원회 중 한국당 몫인 국토위 한 곳을 놓고 자리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현 위원장인 박순자 의원이 홍문표 의원과 1년씩 나눠 위원장을 맡기로 한 약속을 깨고 2년 임기를 채우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당 지도부의 교체 시도에 항의의 뜻으로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한 박 의원은 이날 의원들에게 친서를 보내 “1년씩 상임위원장 나누기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한국당은 박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정부, 日보복 통상·정무 ‘투트랙 외교’… 美 지지 얻을까

    정부, 日보복 통상·정무 ‘투트랙 외교’… 美 지지 얻을까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등과 회동 예정 외교부는 주한 日대사관 참사관급 초치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정부가 통상·정무 분야의 ‘투트랙 외교’에 나선다. 과거사 문제에 통상뿐 아니라 안보 문제까지 결부시킨 일본의 부적절한 행보에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여론을 환기시키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9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 방문에 앞서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이 미국을 찾는다”며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도 방미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의 상대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라면 윤 조정관과 김 국장의 상대는 국무부다. 통상과 정무 양면에서 한일 통상 갈등에 대해 미국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국장은 11일 워싱턴에서 롤런드 드 마셀러스 국무부 국제금융개발담당 부차관보와 회동하고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만난다. 내퍼 부차관보가 한일 관계를 담당하는 정무 분야의 실무책임자다. 김 국장은 윤 조정관과 유 본부장의 방미를 사전조율하는 역할도 겸한다. 외교소식통은 “통상 분야에서 일본이 자유무역 질서를 흩트렸고 수출 규제 강화로 미국 기업을 포함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피해도 우려된다는 점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정무 분야에서는 최근 일본 고위급 인사가 한국 수출 규제의 배경으로 증거 없이 대북제재 등 안보 문제를 언급한 것을 감안해 이런 행보가 한미일 안보 동맹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실제 외교부는 전날 주한 일본대사관 참사관급 관계자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군사 전용이 가능한 물품이 북한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고까지 말한 바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한국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으니 강하게 국제여론전에 나서는 것이 맞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양국이 차분하게 문제를 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학교·학부모 “짜맞추기식 평가” 격앙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서울교육청이 지역 자율형사립고 8곳을 자사고 지정 취소 대상으로 결정하자 학교 측과 학부모, 동문 등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끝까지 저항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자사고학교장연합회와 학부모연합, 동문연합, 자사고 수호시민연합으로 구성된 ‘자율형사립고 공동체 연합’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평가는 애초부터 평가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반교육적이고 초법적이며 부당한 평가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교육당국이 자사고를 없애기로 마음먹고 짜맞추기식으로 ‘위장평가’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연합 측은 “이번 평가는 지난 5년간 학교 운영을 평가하는 것임에도 교육청이 사전 예고도 없이 자의적인 평가 기준을 설정하고 자사고 운영 취지나 지정 목적과도 무관한 기준을 요구했다”면서 “중립적 교육 전문가를 평가위원으로 포함시키고 평가의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성토했다. 일부 단체는 서울교육청 앞으로 몰려가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자사고 교장단과 학부모들은 행정 및 법적 투쟁을 예고했다. 평가 기준 설정과 평가위원 선정 등 평가 전반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또 집행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 등도 추진한다. 김철경(대광고 교장) 서울자사고학교장연합회장은 “결과 발표 후 우리의 입장이 더 강경해졌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윤창호법’ 항소심서 가해자 모친, 윤창호 부모와 설전

    ‘윤창호법’ 항소심서 가해자 모친, 윤창호 부모와 설전

    가해자 측 “피해자 찾아가 사과했다”윤창호씨 아버지 “사과 받은 적 없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이 만들어진 계기가 된 교통사고의 가해자 박모(26)씨의 항소심 공판에서 가해자 어머니가 피해자 부모와 설전을 주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전지환) 심리로 열린 9일 공판에서 박씨의 어머니 A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씨는 사고 이후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을 찾아다니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증언했다. 1심 공판에서 “가해자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적 없다”는 피해자 가족의 진술이 전해지면서 가해자 측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진 데 대한 반박이었다. A씨는 “아들이 큰 사고를 쳤는데 어떤 엄마가 그냥 보고만 있겠느냐”고 말했다. A씨는 “사고 초기에는 아들이 가족이 걱정할까봐 사고 사실을 숨겨 언론에 보도되는 큰 사고의 가해자인 줄 몰랐다”면서 “며칠 뒤 사실을 알고 피해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가 무릎 꿇고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 가족이 형사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사죄하는 마음으로 몇 번에 걸쳐 병원에 찾아갔다”면서 “이후 병원을 찾아가는 게 피해자 가족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만류가 있어 더 이상 가지 않았지만, 장례식 때 근조화환을 보내는 등 사죄의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A씨의 증언이 이어지자 방청석에 있던 윤창호씨의 부친은 “거짓말 하지 마라”, “나를 알고 있느냐. 나는 오늘 당신을 처음 봤다”고 항의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법정이 소란스러워지자 재판부는 윤창호씨의 부친을 진정시킨 뒤 법정 진술 기회를 부여했다. 윤창호씨의 부친은 “아들이 병원에 있는 46일 동안 생업을 포기하고 병원에서 숙식을 했다”면서 “나는 A씨를 처음 보는데 누구에게 어떻게 사과를 했다는 말이냐”면서 A씨의 증언을 반박했다. 이어 “국민청원과 언론 보도 등으로 사고 소식이 이슈가 되자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여성 두 분이 잠시 왔다가 바로 갔다”면서 “난 그 사람들이 누군지도 몰랐고, 진정어린 사과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가해자 박씨는 만취 상태로 BMW 차량을 운전하다가 지난해 9월 25일 오전 2시 25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 교차로 인도에 서 있던 윤창호씨와 친구 배모(21)씨를 치었다. 박씨는 두 사람을 친 뒤에도 차량을 멈추지 못하고 계속 주행하다 담벼락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섰다. 당시 박씨는 인근 주점에서 보드카 2병과 위스키를 지인과 나눠 마신 뒤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당시 기준으로 면허취소 수준(0.1% 이상)을 훌쩍 넘긴 0.181%로 측정됐다. 윤창호씨와 배씨를 칠 당시 박씨는 함께 탄 동승자와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에서 박씨 측 변호인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음주가 아닌 애정행각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은 오는 23일 열린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하나고는 살고 우리는 떨어졌어요?”…8학군도 못 피한 자사고 취소

    “하나고는 살고 우리는 떨어졌어요?”…8학군도 못 피한 자사고 취소

    서울 세화고, 자사고 지정 취소 대상 결정학생들 “일반고 되면 강남권 학생만 유리”자사고 연합 “자의적 기준으로 한 위장평가”“진짜요? 하나고는 살고 우리는 떨어졌어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화고 교문 앞에서 만난 학생들은 자신의 학교가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대상으로 결정됐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크게 놀랐다. 강남·서초 학군의 자사고인 이 학교는 2014년 운영평가 때도 지정 취소 처분을 받았다가 교육부가 직권 취소해 기사회생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고입 수험생들에게 인기 있는 학교라 지정 취소 처분을 피해갈 줄 알았다”는 반응이었다. 이 학교는 매년 20~30명씩 서울대에 진학시켜 서울 지역 자사고 중 하나고 다음으로 입시 실적이 좋다. 이 학교 학생 윤모(17)군은 “평등한 교육을 위해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하는데 일반고가 되면 이 지역 학생만 진학할 수 있게 되고 나 같은 비강남권 학생은 올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불만스러워했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서울교육청으로부터 평가 결과를 통보받은 직후 긴급회의를 열기도 했다. 서울 지역 자사고들은 8개 학교의 자사고 지정 취소 결과가 발표되자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서울자사고학교장연합회와 학부모연합, 동문연합, 자사고 수호시민연합으로 구성된 ‘자율형 사립고 공동체 연합’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평가는 애초부터 평가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반교육적이고 초법적이며 부당한 평가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교육당국이 자사고를 없애기로 마음먹고 짜맞추기식으로 ‘위장평가’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연합 측은 “이번 평가는 지난 5년간 학교 운영을 평가하는 것임에도 교육청이 사전 예고도 없이 자의적인 평가 기준을 설정하고 자사고 운영 취지나 지정 목적과도 무관한 기준을 요구했다”면서 “중립적 교육전문가를 평가위원으로 포함시켜 줄 것과 평가의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성토했다. 일부 단체들은 서울교육청 앞으로 몰려가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자사고 교장단과 학부모들은 행정 및 법적 투쟁을 예고했다. 평가 기준 설정과 평가위원 선정 등 평가 전반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집행정지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 등도 추진한다. 김철경 서울자사고학교장연합회장(대광고 교장)은 “결과 발표 후 우리의 입장이 더 강경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진보 교육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지난해 교육감 선거 때 자사고 폐지를 공약한 만큼 8개 학교만 지정 취소할 게 아니라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자사고를 일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이 속한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결국 이번 재지정 평가 결과로 (평가를 통과한) 5개 자사고는 조 교육감 임기 내 지정 취소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여성 외모 비하·폭행 남성 3명 실형

    법원이 길거리를 지나는 여성들에게 욕설하고 뒤따라가 집단으로 폭행을 행사한 남성 3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2단독 박성호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혐의로 기소된 A(31)씨와 B(31)씨에게 징역 8개월을, C(31)씨에게 징역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공소내용에 따르면 친구 사이인 이들은 지난 3월 27일 오후 10시 44분쯤 술을 마시고 길을 가던 중 길가에 서 있던 D(25·여)씨에게 외모를 비하하는 내용의 욕설을 했다. D씨는 “아는 사람도 아닌데 왜 막말을 하느냐”고 항의했다. A씨 일행과 D씨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고, D씨의 다른 여자 일행 2명이 이를 만류하면서 말다툼은 끝났다. 하지만, A씨 일행은 앙심을 품고, D씨 일행 뒤를 따라가 골목에서 갑자기 달려들어 폭력을 가했다. 여성들은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A씨 일행은 재판에서 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폭행 상황과 가해자 인상착의에 대한 피해자 진술, 목격자 진술, 말다툼을 벌이던 장면이 촬영된 CCTV 영상 등을 볼 때 피고인들이 공동해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상대로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여 시비가 된 후, 이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피해자들을 뒤쫓아가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며 “범행 수법에서 강한 폭력성이 드러나고, 범행 경위와 정황을 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 부위와 정도가 약하지 않고, 그로 인해 상당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나 피해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고인들이 변명으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판정 불만 메시, 이대로 국가대표 끝?

    판정 불만 메시, 이대로 국가대표 끝?

    리오넬 메시(32·바르셀로나)가 공개적으로 판정에 불만을 제기했다가 2년간 국가대표팀 출전 정지 징계당할 위기 처했다고 러시아 관영 ‘러시아투데이(RT)’가 9일(한국시간) 보도했다. RT는 “남미축구연맹은 최대 2년간 메시가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메시가 현재 32세라는걸 감안하면 사실상 국가대표팀 은퇴가 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메시는 최근 브라질 우승으로 끝난 2019 남미축구연맹 코파 아메리카에서 잇따라 판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준결승에서 개최국 브라질에 0-2로 완패한 뒤에는 “우리는 페널티킥을 두 번은 받아야 했지만 심판은 브라질 편이었다”고 말했다. 칠레와 벌인 3·4위전에서는 전반 37분 퇴장을 받은 뒤 “옐로카드로 충분했던 상황이지만 심판이 레드카드를 줬다”면서 “4강전 이후 내가 내놓은 비판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메시는 작심한 듯 “이번 대회는 모든 것이 브라질의 우승을 위해 짜여있다”면서 “결승전에서 심판과 비디오판독관이 경기에 개입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아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나는 이런 부패한 대회에 일부가 되고 싶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대회 내내 존중받지 못했다”는 말도 했다. 그는 항의 차원에서 3위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사실 3·4위전에서 메시가 퇴장당한 건 논란의 여지가 있는게 사실이다. 메시는 칠레의 가리 메델(베식타스)과 몸싸움이 붙었을 때 싸울 의사가 없다는 듯 양팔을 들어 올렸다. 공격적으로 대응한건 사실 메델이었다. 하지만 심판은 메시와 메델 모두에게 퇴장을 결정했다. 메시도 판정에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하자 남미축구연맹은 강경하게 나올 태세다. 연맹은 “메시는 대회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며 그에게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소속으로 2년간 국제대회 출전을 정지하는 징계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징계가 시행되면 메시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지역 예선은 물론이고 2020년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코파 아메리카에도 출전하지 못하게 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홍콩 시위대 입법회 점거 후 경찰과 첫 충돌

    홍콩 시위대 입법회 점거 후 경찰과 첫 충돌

    홍콩기자협회 “시위 취재 언론자유 최악”홍콩 시위대가 지난 7일 심야에 경찰과 정면충돌했다.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6차 본집회가 끝난 뒤 일부 참가자가 밤늦게 도로를 점거하다 경찰과 충돌이 빚어졌다.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은 지난 1일 밤 입법회 점거 사건 이후 처음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쯤 수천명의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쇼핑가인 몽콕 일대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이를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헬멧과 방패 등으로 무장한 채 해산에 나서면서 양측 간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져 부상자가 생겼고 경찰을 저지하던 택시기사 한 명이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명보가 전했다. 하지만 전날 오후 3시 30분부터 카오룽 반도에서 열린 대규모 본집회는 23만여명(경찰 추산 5만 6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4시간 동안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경찰은 밤늦게 시위대를 대부분 해산시켰으나 시위대는 소규모로 나뉘어 8일 새벽 1시까지 산발적인 거리 시위를 이어 갔다. 홍콩 경찰은 8일 성명을 내고 몽콕 일대 시위 과정에서 경찰을 공격하거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본집회 때 검문 과정에서 신분을 증명하지 못한 1명도 붙잡혀 구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송환법 반대 시위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심각하게 언론 자유를 침해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기자협회는 7일 보고서를 통해 홍콩의 언론 자유가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고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협회는 송환법 반대 집회 취재 과정에서 경찰의 지나친 물리력 사용을 비판하는 언론사들의 항의 29건을 접수했으며 지난주에는 기자가 경찰에게 맞아 손가락뼈가 부러진 사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영 협회장은 “송환법 반대 시위 취재 과정에서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극단인 경찰과 시위대 모두가 다양한 이유로 기자들에게 과도한 폭력, 괴롭힘, 욕설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특히 경찰은 기자 신분을 밝혔음에도 다수의 취재진을 향해 최루가스를 살포하는 등 취재기자들이 신체적·언어적으로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日 “한국 변화 없으면 탄소섬유 등 규제 확대”… 2차 보복 하나

    관방부장관 “부적절한 사안이 규제 배경” 사례 언급 없이 소재 관리부실 주장 반복 이재용, 현지 재계 인사 만나 조언 청취 日업체 해외공장서 물량 확보 방안 타진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지난 4일부터 한국에 무역보복 조치를 취한 일본 정부가 구체적인 사례는 밝히지 않은 채 마치 한국 측의 반도체 등 소재 관리에 특별한 문제라도 있는 양 덮어씌우는 변칙적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은 앞으로도 ‘관리 부실’을 한국에 대한 추가 제재 빌미로 활용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부 부장관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결정의 배경에 (한국 측의) 부적절한 사안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같은 소리를 반복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날 방송토론회에 나와 했던 발언에 대한 기자의 사실관계 확인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으나, 이번에도 “구체적 내용에는 언급을 삼가겠다”며 사례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토론회에서 한국에 대한 제재 조치 이유로 ‘대북 제재’를 입에 올리며 한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서 그러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 니시무리 부장관은 이어 “한국과의 사이에서 수출 관리를 둘러싸고 최소한 3년 이상 충분한 의사소통,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배경에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일 무역당국 간 소통이 2016년 이후 한 차례에 그친 점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사안을 새로운 이유로 몰고 가기 위해 동원한 언급으로 보인다. NHK는 이날 “일본 정부는 이번 수출 규제 조치를 계기로 한국에 수입 물품을 적절히 관리하도록 촉구하면서 한국의 대응을 신중하게 지켜볼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한국 측의 개선 움직임이 없을 경우 수출 관리 우대국가에서 제외하는 한편 공작기계와 탄소섬유 등 다른 수출 품목으로 규제 강화 대상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환경운동단체 푸른세상그린월드 박일선 대표는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경제산업성 청사 앞에서 ‘한국 때리기로 선거 승리하려는 아베 정권, 한일 평화연대로 막아내자’는 성명을 내고 경제산업성 주도의 무역보복 조치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했다. 박 대표는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한국 대법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수출을 통제하는 것은 명백한 경제침략”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날 밤 도쿄에 도착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전부터 현지 재계 인사들과 만나 이번 사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일본 소재 업체의 해외 공장에서 물량을 확보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 기업 스텔라는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JSR은 벨기에에서 이번 규제 대상 중 하나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생산한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이 아베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방법을 실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공장이 있더라도 일본 원료를 이용한다면 결국에는 일본 당국의 수출 심사를 받게 될 것이다. 최종 수출 지역이 한국이라면 아베 정부에서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서울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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