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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미 시인 “자유를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죠...푸틴 오래 못가”

    최영미 시인 “자유를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죠...푸틴 오래 못가”

    “대중들에게 약간 어려워보여도 젊은 세대가 읽었으면 하는 시들을 소개하고자 했어요. 옛 시에는 역사가 담겨 있고 시간과 고통을 견디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저도 시를 통해 통찰력과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 및 지혜를 길렀던 것 같습니다.” 베스트셀러 ‘서른 잔치는 끝났다’(1994)로 유명한 최영미(61) 시인이 자신이 직접 엮어 해설을 붙인 시선집 ‘최영미의 어떤 시, 안녕 내 사랑’(이미출판사)을 출간했다. 2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 시인은 “이 책은 제가 독자들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규정했다. 지난해 한 일간지에서 연재한 시 컬럼을 엮은 이번 시선집에는 길가메시 서사시와 고대 그리스의 사포, 소동파, 최치원, 정약용, 김영순, 문정희, 셰익스피어 등 동서고금의 명시 50편이 수록됐다. 시선집 제목이 된 ‘안녕 내 사랑’(Bella Ciao)은 19세기 말 이탈리아 농부들의 노동요이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 싸우던 이탈리아 빨치산들의 저항 가요다. 최 시인은 “싸우러 나가면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못볼 수 있음을 암시하는 이 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 선택한 작품”이라며 “자유를 위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으며 내가 죽으면 묻어줄 사람이 있을까”라고 자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는 그는 윌리엄 블레이크(1757~1827)의 ‘독을 품은 나무’를 소개하면서 “러시아 독재자 푸틴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최 시인은 신라 말기 최치원의 시 ‘곧은 길 가려거든’과 조선 초기 김시습의 ‘겨울 파리’,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의 ‘금산사에 걸려있는 내 초상화에 쓴 시’, ‘서림사의 벽에 쓴 시’를 특히 주목했다. 그는 “최치원이나 김시습 같이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불우한 지식인들의 시를 알리고 싶었다”며 “세조의 왕위 찬탈에 반대한 김시습의 원칙주의적 삶에 제 모습이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또 “소동파의 ‘육신은 매이지 않은 배처럼 자유롭네’라는 시구가 좋았고, 소동파 시 하나를 소개하기 위해 작품들을 모두 찾아읽었다”고 덧붙였다. 어릴 때부터 시를 사랑했다는 최 시인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책을 쇼핑하듯 읽는 풍조가 있어 북큐레이터라는 것이 있지만 책은 남이 아닌 자신이 골라야 한다”며 시 독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동아시아의 어떤 연대감/번역가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동아시아의 어떤 연대감/번역가

    하타노 이소코의 ‘소년기’(우주소년·2018)는 태평양전쟁 말기 미군의 공습을 피해 시골에 피신해 있던 한 어머니와 중학생 아들이 나눈 4년간의 편지를 묶은 책이다. 1945년 8월 15일 마침내 일왕의 항복 방송이 나온 뒤,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거리에 나갔다가 즐거워하는 어머니의 표정을 읽고 그날 편지에서 분노를 표한다. “어머니가 전쟁을 싫어하셨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모두 패전을 슬퍼하는데 어떻게 즐거워하실 수가 있죠? 안 그런 척 숨기실 수도 있잖아요.”라고 말이다. 나라를 위해 자기도 전장에 나가고 싶다고 한 ‘애국 소년’으로서는 당연한 항의였다. 비슷한 장면을 중국 작가 위화의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문학동네·2012)에서도 본 적이 있다. 1976년 9월 어느 날 아침 고교 2학년이었던 위화는 모든 교사와 친구들과 함께 학교 강당에 불려 간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의 위대한 영수 마오쩌둥 주석이 불행히도 지병으로 서거했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곧장 강당은 울음바다가 됐다. 1000여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우는 통에 위화도 덩달아 울긴 했지만 문득 이렇게 풍부하고 다채로운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모두 울음소리 경연을 벌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걷잡을 수 없이 웃음이 나왔고 놀라서 앞 의자에 두 팔을 올린 채 그 위에 엎드려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중에 친구들은 어깨까지 떨며 가장 슬프게 울더라고 그를 위로했다. 위 두 장면을 읽고 이른바 ‘동아시아적 연대감’을 느꼈다. ‘동아시아’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게 한중일 외에 대만과 북한의 역사에도 저 연대감에 속할 만한 장면이 숱하게 많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적 연대감은 자랑할 만한 장면들의 소산은 아니다. 모두 어린 시절 우상의 배반에서 비롯된다. 내게 그것은 매일 오후 6시 국기강하식 시간의 전국적인 ‘얼음 땡 놀이’의 기억으로 상징된다. 해가 질 무렵 학교와 관공서의 스피커에서 사이렌이 흘러나오면 길거리의 남녀노소, 자전거, 손수레까지 멈춰 서서 국가와 애국선열을 떠올리며 장중한 묵념에 빠졌다. 정확히 1971년 3월부터 1989년 1월까지 18년 동안 나와 친구들은 군사정권의 그 제식 놀이에 농락당했다. 우리는 우상의 시대에 태어나 우상화 교육을 받았기에 그것이 놀이인 줄 몰랐고 놀이가 끝났을 때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다. 아이들의 순진한 정신까지 마비시키는 국가주의 교육의 시대는 우리에게서는 다행히 끝났다. 하지만 얼마 전 “대만은 우리 땅이에요. 그걸 부정하면 당연히 강제 점령해야죠”라는 중국인 제자의 말을 듣고 중국에서는 그것이 끝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래야 하지? 대만인도 같은 중국인이라면서?”라는 내 물음에 그는 머뭇대다가 “모르겠어요. 학교에서 그렇게 배워서인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 美코넬대 ‘위구르족’ 인권 탄압 논의하자...中유학생 집단 난동

    美코넬대 ‘위구르족’ 인권 탄압 논의하자...中유학생 집단 난동

    미국의 한 유명 대학에서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족에 대한 불법적인 인권 탄압 문제가 논의되자 현장에 다수의 중국인 유학생 무리가 진입해 큰 소란이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2017년 중국 당국에 의해 불법 구금된 울라 누아르 씨의 가족이자 코넬대 공공문제연구소에서 석사 학위 중인 위구르족 출신의 학자 리즈왕굴 누르무함마드는 현장에 난입한 중국인 유학생들로부터 신변 위협을 받는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미국 코넬대 캠퍼스에서 진행된 학술행사 중 중국 공산당의 위그루족에 대한 민족 멸종 정책을 공식 의제로 내놓았고, 그 직후 현장에 수십 명에 달하는 중국인 유학생 무리들이 진입해 항의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고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코넬대학교 공공경영대학이 개최한 학회 일정에는 미국 하원의원 이자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엘리사 슬롯킨이 참석했다. 당시 다수의 학생들이 참석한 온라인 비대면 학회에는 위구르족 출신의 리즈왕굴 누르무함마드가 참여해 미국 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공개했다.리즈왕굴 누르무함마드는 “왜 미국은 위구르족 멸종 전략을 고수 중인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해 엄격한 제재를 실시하지 않는 것이냐”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정부를 규탄하듯 중국을 겨냥한 대대적인 제재를 실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힐난하듯 물었다. 그는 또, 중국의 소수 민족 인권 탄압의 명확한 증거물로 자신의 친동생이 현재 신장위구르 지역에 소재한 수용소에 갇혀 수년째 가족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3월 기준 중국 내 체류 중인 위구르족 중 무려 100만 명 이상이 신장 지구에 있는 수용소에 불법 감금돼 중국 당국으로부터 각종 불법 세뇌 교육과 고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 같은 피해 상황과 인권 탄압에 대한 전 세계 각국의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순간, 수십 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학회 현장에 무단으로 진입했고, 조용했던 학회 현장은 순식간에 큰 소란이 빚어졌다. 이에 대해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당시 수십 명의 중국인 무리가 야유와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내며 학회 현장에 들어섰다’면서 ‘중국 학생 무리는 약 40명 정도 됐고, 그들은 현장에서 발표를 이어갔던 위구르족 출신의 학생을 겨냥해 각종 욕설을 퍼부어 학회 참여자들을 모두 위협감을 느껴야 했다’고 보도했다.실제로 당시 위구르족의 인권 탄압 문제를 제기한 발표자들은 중국인 무리들에 의해 신변 안전에 대한 위협을 받았고, 하는 수 없이 현장에 있었던 다수의 발표자들과 온라인 비대면으로 학회를 시청 중이었던 학생들은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등의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채 침묵을 지켜야 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사건 당시 대학 측의 안일한 후속 대처였다. 실제로 당시 학회에 참석했던 다수의 위구르족 출신의 발표자와 학자들에 대해 무자비한 비난과 욕설을 퍼붓는 중국인 유학생 무리에 대해 대학 측이 어떠한 대처도 하지 않은 채 방관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째였던 지난 17일, 대학 측은 공식적으로 위구르족 출신의 학자들과 발표자들이 당시 사건으로 인해 입은 피해에 대해 사과한다는 입장을 공고했다. 대학 측은 “이날 사건으로 다수의 피해자들이 느낀 신변 위협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상처를 입었을 피해자들에게 사과한다”고 했지만 당시 사건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양상이다.
  • 지하철 폭행 피해자 가족 “여자라고 솜방망이 처벌 안돼” 靑 국민청원

    지하철 폭행 피해자 가족 “여자라고 솜방망이 처벌 안돼” 靑 국민청원

    서울 지하철 9호선에서 20대 여성이 휴대전화로 60대 남성의 머리를 무차별 가격한 사건과 관련해, 해당 사건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를 일벌백계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지난 18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발 지하철 9호선 폭행녀를 꼭 강력 처벌을 하여 일벌백계하여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지하철 9호선 폭행 피해자의 사촌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우연히 이 영상을 보게 됐고, 영상 속 피해자의 목소리와 외모가 사촌형과 닮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촌형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사촌형에게 사건의 내용을 듣고 울분을 참지 못해 이렇게 청원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 충격이 많이 크셨을 텐데도 주변 지인과 가족들을 걱정하고, 이런 일을 당하신 게 많이 창피하다고 사건을 숨기려 하고 계신다”면서 “이 사건은 절대 여자라서, 심신미약이라서 솜방망이 처벌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에 따르면 60대 남성 A씨는 지난 16일 오후 9시쯤 지하철 9호선을 타고 퇴근하던 중 가양역 부근에서 봉변을 당했다. 앉을 자리가 없어 눈을 감고 서서 가고 있던 중에 누군가 침을 뱉는 소리가 들렸고, A씨의 얼굴에 침이 튀었다. A씨는 침을 뱉은 여성 B씨에게 “아가씨, 이렇게 침을 뱉으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B씨는 사과는커녕 오히려 욕설을 했다. A씨가 112에 신고를 하려 하자 발길질을 하며 스마트폰을 사용해 B씨의 머리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휴대전화에 가격당한 B씨의 머리에서 피가 흐르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영상 촬영을 시작했고, 영상에는 B씨가 “너도 쳤어, 쌍방이야”, “나 경찰 빽있으니까 놓으라”, “더러우니까 손 놓으라”는 등의 말을 한 모습이 담겼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0대 여성 B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다. 특수상해죄는 일반 상해죄와 달리,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 적용된다. 특수상해죄가 유죄로 인정되면 단순상해라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중상해라면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 코로나로 막힌 해외여행길… 이국적인 제주로 몰렸다

    코로나로 막힌 해외여행길… 이국적인 제주로 몰렸다

    해외여행길이 안 열리자 제주국제공항 이용객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제주공항 항공수송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1∼2월 473만 4792명이 제주공항 기점 출발·도착 항공편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제주공항 이용객 464만 4712명보다 9만 80명(1.9%) 늘어난 것이다. 국제선 항공편이 한 편도 운항하지 못했는데도 국내선 수요만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난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지난해 같은 기간 277만 7393명고 비교해서는 무려 70%(195만 7399명)나 증가해 ‘위드 코로나’ 전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2월 제주공항 이용객은 1일 평균 8만 251명이며, 이 기간 전체 항공편 평균 탑승률은 87.1%에 달했다. 지난 한 달간을 보면 하루 평균 이용객이 8만931명으로 더 늘어나 증가 추세를 보인다. 제주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이 낮아지고 위드 코로나로 방역이 전환되자 해외여행을 못 가는 내국인들이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는 것과 같은 느낌이 있는 제주로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공항을 이용한 여객수는 2580만 2550명이다. 1년 전 제주공항을 찾은 여객수 2105만 4696명보다 22.5%가 증가했다. 지난해 제주공항은 국내 공항 가운데 인천공항을 제치고 항공기가 가장 많이 이용한 공항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국토부 ‘2021년 항공교통량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제주공항의 총 교통량은 1년 전보다 16.7%가 늘어난 16만 6056대로 집계돼 국내 공항 중에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공항으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는 국내 교통량 1위였던 인천공항은 제주와 김포에 이어 3위에 그쳤다.
  • “푸틴, 우크라이나에 ‘체면 치레’ 수준 요구” - BBC

    “푸틴, 우크라이나에 ‘체면 치레’ 수준 요구” - BBC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서 내놓은 요구사항의 일부가 자신의 체면치레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터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드러난 것으로,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은 요구들이 부분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BBC는 17일(현지시간) “푸틴과 에르도안의 전화 통화 내용을 들었던 이브라힘 칼린 터키 대통령 수석 고문을 통해 푸틴의 요구사항이 일부 공개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의 요구는 첫번째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지 않고 군사적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미 나토 가입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상태다. 푸틴, 우크라이나 군축·러시아어 보호 요구 그밖에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군축을 하고, 자국 영토 내에서 러시아어에 대한 보호 조치를 취하며, ‘탈나치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나치화’는 유대인 혈통이자 증조부가 홀로코스트 희생자인 젤렌스키에게 불쾌감을 주는 표현이지만,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에서 신나치주의를 단속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하며 ‘탈나치화’가 주요 목표라고 밝혔다. 탈나치화는 친서방 정책을 펴는 젤렌스키 정권의 축출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돼왔다. ‘속전속결’ 전략이 실패하고 러시아군 수렁에 빠지자 푸틴은 16일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젤렌스키 정권의 축출을 포기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군을 보유하되 군사력에 제한을 두는 것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16일 보도한 잠정 합의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BBC는 “이들 요구에는 푸틴의 체면치레 수준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남은 쟁점 중 하나는 영토 문제다. 칼린 고문은 우크라이나 내 도네츠크·루한스크 인민공화국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이들 영토를 포기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2014년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크름반도의 러시아 주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가 이를 수용한다면 이는 ‘쓴 알약을 삼키는 것’이라고 BBC는 평가했다. 이같은 요구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 푸틴은 젤렌스키와의 대면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양국 간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BBC는 “푸틴의 요구는 우려했던 것처럼 가혹하지 않다”면서 “(이같은 요구를 하기까지)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자행한 폭력의 가치는 거의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세부 사항들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을 경우 푸틴이 이를 구실로 다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양국 간 쟁점은 우크라이나의 중립화와 영토 문제 양국은 14일부터 4차 평화회담을 이어오고 있으며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합의에 이를 정도까지 진전됐으나 다시 평행선을 걷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포기한다는 카드를 내놓고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수와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또 나토 가입을 하지 않는 대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및 독일과 터키의 집단 안보보장을 요청했다. 양국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문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스웨덴과 오스트리아와 같은 군사적 중립화와 군사력의 제한을 요구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는 향후 러시아의 침공 시 동맹국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강력한 안보 조항을 요구하고 있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 일제 ‘조선어 금지’ 빼닮은 中소수 민족 탄압…저항하는 중학생도 수감

    일제 ‘조선어 금지’ 빼닮은 中소수 민족 탄압…저항하는 중학생도 수감

    중국의 티베트 정책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문화혁명기의 강압적인 무력 대응에 더해 일제 강점기의 문화 정치를 그대로 빼닮은 소수민족에 대한 ‘한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중화교육’이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소수민족 학교에서 모든 교재를 중국어로 통일하도록 강제했고, 수업도 표준어인 푸퉁화로만 진행해야 한다는 지침을 강요해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이 같은 강압적인 ‘중화교육’ 방침은 오히려 소수민족 내부에서 큰 반발을 사고 있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티베트 창두 지역 중학생 3명이 중국의 중화 교육 강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냈다가 공안에 의해 현장에서 연행된 뒤 장기간 구속 수감된 상태라고 18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10월 티베트 창두 지역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15~16세 학생 3명이 중국 공산당의 중화교육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고, 출동한 공안들에 의해 구속 수사를 받은 뒤 무려 5개월 동안 망캉현 소재의 한 수감시설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티베트를 포함한 중국 내 소수민족에 대한 중화교육 지침은 지난해 3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문화적 동질성은 국가 정체성의 가장 깊은 수준이며 민족 통합의 뿌리이자 민족 화합의 혼이며 국가 공용 언어와 문자 보급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본격화됐다. 시 주석의 주문은 불과 6개월 만에 현실이 됐다.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같은 해 9월 ‘신시대 언어와 문자 작업 전면 강화에 대한 의견’을 통해 “언어와 문자는 국가 통합의 중요한 버팀목이고 당과 국가 업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국가 통용 언어와 문자 보급이 여전히 불균형하고 불충분하다”고 지적하고, “통용 언어·문자의 보급에 중점을 둬 우수한 중화의 언어문화를 계승하고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 2025년에는 푸퉁화 보급률 85%를 달성하고, 2035년에는 국가 통영 언어와 문자가 전국에 전면적이고 충분하게 보급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후, 이 지침은 소수민족 거주지와 홍콩, 마카오 등 티베트어와 몽골어, 위구르어 같은 소수민족 언어와 광둥화 같은 고유 언어와 문자가 사용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국무원은 우선 소수민족 거주지역의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모두 푸퉁화로 된 3개 과목의 통합교재를 채택해 중학교 졸업 시 기본적인 푸퉁화 사용 능력을 갖추도록 강제했다. 이와 관련해, 안전상의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9월부터 티베트 자치구 창두 지역의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중국어 수업을 강제해오고 있다”면서 “과거 티베트어로 진행됐던 과목들은 모두 중국어로 강제로 대체됐고, 이로 인해 현지인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태다. 수감시설에 갇혀 있는 중학생 3명은 당시 이를 공개적으로 항의한 죄로 연행돼 이후 단 한 차례로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의하면 중화 교육에 반대해 연행된 3명의 학생들은 올해 15~16세의 중학생으로, 현재 쓰촨성의 ‘티베트인 학교’로 불리는 시설에 수감돼 있으며, 해당 시설에 무려 80만 명의 학생들이 체포돼 수감돼 일명 ‘애국주의 사상 교육’으로 불리는 시진핑 사상 학습 등이 강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인도 다람살라에 위치한 티베트정책연구센터 다와차이인 주임은 “중국은 티베트인을 대상으로 민족동화정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곧 민족 멸종 정책으로 오히려 티베트의 젊은이들은 중국의 강압적인 정책 이후 더 단결하고 있다. 티베트의 수많은 젊은 청년들은 티베트의 종교와 문화를 위해 기꺼이 버틸 것”이라고 했다.
  • 러 “우크라이나 너무 느긋해” vs 우크라이나 “거짓말 퍼뜨리지 마라”

    러 “우크라이나 너무 느긋해” vs 우크라이나 “거짓말 퍼뜨리지 마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4차 평화회담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협상 지연의 책임을 놓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협상 태도가 느긋하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돌린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고 맞섰다. 17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협상 방식이 매우 느긋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러 “우크라이나의 느긋한 태도 탓에 협상 지연”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민스크 협정’(돈바스 지역에서의 분쟁을 막기 위해 2014년 양국이 체결한 협정)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모든 것이 매우 느긋하게 진행됐고 결국 모든 것이 교착상태에 빠진 이유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 과정에서 이런 스타일이 적용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우크라이나 측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건에의 서명, 모든 변수들에 대한 명확한 협상, 그 이행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빠르게 막을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측이 자신들이 내건 조건에 조속히 동의해야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협상단 일원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17일 트위터를 통해 “협상단 내부자가 아닌 협상 절차를 중계하는 이들에게 부드럽게 권유한다”면서 “전쟁 중인 나라에 거짓말을 퍼뜨리지 마라”고 경고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협상은 복잡하다”면서 “당사자들의 입장은 다르며, 우리에게 있어서 근본적인 문제는 불가침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협상 유리하게 끌고가려 거짓말 퍼뜨려” 우크라이나는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가 협상마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고 가려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스웨덴·오스트리아식 중립국’ 모델을 제시했다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제안한 것”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또 16일 영국 파이낸셜뉴스(FT)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서방의 안보 보호 ▲러시아군의 철수 등을 골자로 한 15개항의 합의안이 마련됐다고 보도했으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요구만 반영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포돌랴크 고문의 이같은 경고는 러시아가 협상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패를 언론에 흘리고, 이를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지 않아 협상이 진척되지 않난다고 주장하며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지난 14일부터 4차 평화회담을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포기한다는 카드를 내놓고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수와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군사작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탈나치화’라 이름 붙였던 우크라이나 정권 축출을 포기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중립화와 군사력의 제한을 요구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는 향후 러시아의 침공 시 동맹국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강력한 안보 조항을 요구하고 있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 코로나로 닫힌 무안공항 국제선, 다시 열린다

    코로나로 닫힌 무안공항 국제선, 다시 열린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을 멈춘 전남 무안국제공항이 다시 시동을 걸었다. 17일 지역 여행업계와 광주시관광협회에 따르면 무안공항에서 출발하는 사이판행 전세기를 4월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3월 6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또 5~6월 무안공항에서 출발하는 다낭, 치앙마이 전세기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제주도와 김포 등 국내선만 운항했던 무안공항 입장에서는 국제선을 다시 띄워 서남권 거점공항의 위상을 확고하게 세우는 것이다. 그동안 무안공항 국제선 재개의 가장 큰 난관은 검역 인력 부족이었다. 그런데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해외 입국자에게 오는 21일부터 7일간의 자가 격리를 면제하기로 해 검역 인력 문제에서 해방됐다. 광주 서구 ㈜다크호스투어의 황윤석 대표이사가 이번 사이판행 전세기 여행상품을 주도적으로 기획했다. 황 대표는 “4월부터 출발하는 사이판 해외여행 상품은 항공사와 주문접수 없이 전세기 상품 고객만 출입국하는 조건으로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며 “항공사 노선 신청을 거쳐 국토부와 질병관리청의 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춘권 광주에어 대표도 “이번 사이판을 시작으로 여름에는 몽골 전세기 여행상품 등 해외여행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행업계가 전세기를 띄우는 데는 위험 부담이 크다. 항공사가 편성한 정규 노선을 이용하면 탑승 인원을 못 채우더라도 항공사 책임이지 여행사는 손해를 보지 않는다. 하지만 전세기는 다르다. 인원이 미달할 경우 여행사가 그만큼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윤형중 신임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16일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국제선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무안공항 방역관리와 공항 운영 상황 등 현장 안전 점검을 마친 윤 사장은 “무안국제공항은 서남권 거점공항이다. 지역민은 물론 해외 이용객들도 국제선 운항 재개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 코로나 틈타 살균소독제 불법 제조·판매한 일당 적발

    코로나 틈타 살균소독제 불법 제조·판매한 일당 적발

    유명 업체의 살균소독제 신고번호를 빌려 불법 제품을 판매한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유명 업체의 살균소독제 신고번호를 도용해 제품을 불법 판매한 업자 6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적발된 A 판매업체는 코로나19로 살균소독제가 많이 팔리자, 유통 전문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고 B 제조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 생산을 의뢰했다. 이때 B 제조업체는 동종 업계에서 유명한 C 업체의 식약처 및 환경부 신고번호 등을 도용해 제품 라벨에 그대로 표시해 판매했다. 신고번호를 도용당한 사실을 안 C 업체가 A 업체에 여러번 항의했지만, A 업체와 B 업체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이를 바로잡지 않았다. 오히려 A 업체는 불법 판매한 살균소독제를 유사 제품보다 비싼 가격으로 35개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약 2억 3000만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용하는 식품첨가물 살균소독제가 정상적으로 신고된 제품인지 알고 싶다면, 식품안전나라 및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에서 식약처 품목보고번호와 환경부 생활화학제품신고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젤렌스키 美연설 중 “진주만 공습” 언급에 日네티즌 ‘어리둥절’

    젤렌스키 美연설 중 “진주만 공습” 언급에 日네티즌 ‘어리둥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대상으로 한 화상연설에 일본 네티즌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생각할 때 “진주만 공습과 9·11 테러를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한 대목 때문이다. 젤렌스키 “진주만 공습과 9·11 기억해보라”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 상·하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16분 남짓한 화상 연설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평화를 지키는 세계의 지도자가 돼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군용 티셔츠 차림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 중 의원들을 향해 우크라이나를 생각할 때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1년 일본의 공격을 받은 하와이 진주만 공습, 그리고 2001년 9·11 테러를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영토가 대대적인 공격을 받은 것은 남북전쟁 이후 진주만 공습과 9·11 테러 단 두 차례뿐이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도와달라고 호소한 연설에서 80여년 전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침략국이라는 사실이 새삼 강조된 셈이다. 日넷우익 “정부 항의하라” “인도적 지원 끊자”젤렌스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 내용이 알려진 뒤 일본의 트위터 이용자들은 미묘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우익 성향의 네티즌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진주만 공습 언급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이용자는 “이 사람(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일본) 국회에서 연설을 시킬 것인가. 진주만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 다수가 기지 근무자였고 (하와이) 호놀룰루 시내 희생자는 거의 미군의 유탄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하며 “일본 정부는 항의를 (해야 한다)”며 발끈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젤렌스키 대통령, 미국 의회에서 진주만 공습을 끌어와 미국인의 마음을 흔들었으면, 일본 국회에서 연설할 때에는 도쿄 대공습이나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정도는 언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일본 국회에도 연설 기회를 요청한 상태다.일부 네티즌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본의 인도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일본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했고, 주일 우크라이나 대사관의 모금 계좌에는 약 6만명이 20억엔(약 210억원)을 기부했다. 또 일본 자위대는 방탄복과 헬멧 등 군수물품을 지원한 상황이다. 다른 네티즌들도 “푸틴을 응원할 마음도 없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무사하길 바라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마음이) 솔직히 좀 식었다”, “미 의회용 연설이라고는 하지만 침략자의 대표적 사례로 진주만 공습과 9·11 테러를 나란히 거론한 것은 솔직히 착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러시아와 과거 일본 겹쳐 보여” 반박도이에 다른 이용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코 러시아의 침공 자체나 그 성격을 일본의 진주만 공습에 비유한 것이 아니다. ‘미국 여러분도 당연한 일상이 순식간에 빼앗기는 충격이나 공포, 슬픔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9·11 테러와 함께 제시했을 뿐인데 왠지 열을 내는 사람이 많아서 놀랍다”고 적었다. 또 “진주만 공습 발언에 ‘기부한 돈을 돌려달라’는 의견도 나오는데 상대국의 태도에 의해 지원하려는 마음이 바뀐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인도적 지원이라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한 이용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진주만 공습을 거론한 데 대해 화가 나 있는 인터넷 우익들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전 러시아의 행태와 태평양 전쟁 직전의 일본 상황을 빗대기도 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내 친러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루간스크 공화국을 괴뢰국인 만주국 건국에, 대러 금수조치를 태평양 전쟁 전후 미국의 대일 봉쇄에 비유하며 “(태평양전쟁) 당시의 일본과 지금의 러시아는 재미있을 정도로 겹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건(진주만 공습 언급)에 대해 반감을 갖는 것은 너무나 유치하다”고 평가했다. 한 네티즌은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침공→반러시아 풍조 일본 확산→일본 국회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화상 연설 검토→젤렌스키, 미 의회에서 진주만 공습과 9·11 테러로 러시아 비난→말문이 막힌 일본 국민”이라며 현 상황을 정리했다.
  • ‘우크라 지지’ 펄럭이는 베이징 외교공관들

    ‘우크라 지지’ 펄럭이는 베이징 외교공관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국 주재 외교 공관들이 잇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중국인들을 향해 이번 사태에 대한 여론을 환기하는 동시에 사실상 러시아의 편에 선 중국 정부에 항의하려는 속내도 담고 있다. 16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대사관이 밀집한 차오양구를 중심으로 각국 공관들이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We stand with Ukraine)는 글이 적힌 간판이나 게시물을 입구에 걸고 있다. 오스트리아 대사관은 우크라이나 국기와 함께 응원 내용을 적은 대형 액자를 담벼락 곳곳에 게시했다. 슬로바키아 대사관도 정문에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라는 글을 내걸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했다. 아일랜드와 불가리아, 핀란드 대사관 역시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글과 상징물을 내놨다. 이번 지지 행렬의 시작은 캐나다다. 앞서 주중 캐나다 대사관은 지난 1일 중국어로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我們和烏克蘭在一起)라고 적힌 대형 액자를 담벼락에 걸었다. 곧바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캐나다는 우크라이나와 연대한다”고도 했다. 그러자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많은 누리꾼이 ‘캐나다는 미국의 개’, ‘이번 전쟁의 진짜 주범인 미국의 공범’, ‘쇼를 하고 싶으면 너희 집 앞마당에서 해라’ 등 악성 댓글을 쏟아 냈다. 일부 시민은 대사관 액자에 욕설을 적기도 했다. 국제사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정 여론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러시아를 더 응원하는 모습이다. SNS에는 러시아에 우호적인 메시지가 넘쳐나고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어록 등이 불티나게 팔린다. 패권 경쟁 상황에서 미국의 압박에 직면한 자신들의 모습을 러시아에 투영해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만과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를 보며 ‘머지않아 우리도 겪을 일’이라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도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중국의 유명 배우 장흔과 위안리 등은 웨이보에 러시아의 침공에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가 댓글부대의 거센 항의에 시달리기도 했다. 중국 주재 한국대사관은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이런 게시물을 거는 것은 본국과 상의해 결정할 문제”라며 “전 세계에 있는 다른 한국 외교공관에도 게시물이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들어와 봄 황홀한 섬

    들어와 봄 황홀한 섬

    지금껏 세 번 정도 겨눴던 것 같다. 그때마다 거센 바람과 악천후로 발길을 돌려세웠던 섬이 있다. 남녘의 절해고도 관매도(觀梅島)다. 전남 진도의 여러 섬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섬으로 꼽힌다는 곳이다. 파도가 일군 기암괴석과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 해변, 100년은 족히 넘겼을 솔숲이 해학적인 전설들과 어우러져 있다.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했고, 국립공원 명품마을 제1호 등 이력도 화려하다. 장판 같은 바다 위로 봄바람이 살랑대던 어느 날, 네 번째 시도 만에 관매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관매(觀梅)는 ‘매화를 본다’는 뜻이다. 이름만으로는 누구나 섬에 매화가 많을 것이라 예상하기 십상이다. 한데 이 섬과 매화는 별 관계가 없다. 볼매(볼뫼)도, 관호도 등으로 부르던 것을 일제강점기 때 관매도로 바꿨다고 한다. ‘볼뫼’는 산을 본다는 뜻이고, ‘관호’는 호수처럼 잔잔한 앞바다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섬 여행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독특한 지형을 만나는 것이다. 관매도 역시 거대한 해안지형과 기암괴석이 볼만하다. 이런 웅장한 해안 경관들을 우리 선조들은 ‘뫼’라고 뭉뚱그려 표현하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보면 ‘볼뫼’라는 낯선 단어가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관매도 여행의 절정은 4~5월과 가을이다. 특히 봄에 섬 전체가 유채꽃으로 물들 때 많이들 찾는다. 그런데 왜 이도 저도 아닌 지금? 얼추 2㎞에 달하는 해변을 혼자 걸어 본 기억이 있다면, 혹은 두려울 정도로 거대한 해식동굴에서 혼자 파도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다면 잘 알 터다. 세상 고즈넉하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귀에 가득 찬다. 그 장관이라는 유채꽃을 볼 수는 없지만, 대신 붐비지 않는 한적함과 고요를 얻을 수 있다. 첫 배로 관매도에 들어왔다가 오후 배로 이웃 섬 조도까지 둘러보고 나가는 이들도 있다. 그러려면 관매도에 머무는 시간은 기껏해야 3시간 정도다. 섬의 일부만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아마 ‘일타쌍피는 해야 본전치기’라는 생각에서 이런 여정을 짜는 것일 텐데, 단언컨대 ‘본전’은 관매도에 있다. 생전 처음 보는 생경한 풍경들, 고요 속에 잠들고 어선 발동 소리에 잠이 깨는 낯선 경험들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관매도 가는 배는 진도항에서 탄다. 진도항의 옛 이름은 팽목항이다. 2014년 4월 이후, 대한민국 모든 이의 가슴에 결코 지워지지 않을 상흔으로 남은 이름이다.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가슴 아파서 발걸음하지 못한 사이 시간은 벌써 8년이 흘렀다.현지 분위기는 예전과 다소 다른 듯하다. ‘세월호 팽목 기억관’의 진도항 존치 여부를 두고 유족, 시민단체 측과 진도군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진도항에서 1㎞쯤 떨어진 곳엔 국민해양안전관이 들어서고 있다. 세월호 추모, 해양 안전 의식 고취 등 여러 목적으로 조성되는 공간인데, 여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는 5월 준공 여부도 불투명하고 문을 연 뒤 제대로 운영될지도 걱정이다. 진도군과 국가가 운영비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래저래 아이들 볼 면목이 없다. 오전 9시 50분 배를 탔다. 관매도로 가는 첫 배다. 조도와 관사도, 소마도, 대마도 등을 거쳐 관매도까지 간다. 거리는 진도항에서 24㎞ 정도. 원래 1시간 20분 거리지만 완행버스처럼 가다 보니 2시간 정도로 늘었다. 그래도 나쁠 건 없다. 어쩌면 두 번 보기 힘든 섬들을 줄줄이 눈에 담을 수 있으니 말이다.관매도의 볼거리들은 섬 구석구석에 산재해 있다. 하루를 묵어도 다 돌아보려면 빠듯할 정도다. 대표적 경관은 ‘관매8경’으로 요약된다. 1경인 관매해변과 해송숲, 2경 방아섬(남근바위), 3경 돌묘와 꽁돌, 4경 할미중드랭이굴, 5경 하늘다리, 6경 서들바굴폭포, 7경 다리여, 8경 하늘담 등이다. 이 가운데 서들바굴폭포와 할미중드랭이굴, 다리여, 하늘담 등은 배를 타야 제 모습을 볼 수 있다.선착장에 내리면 길은 둘로 갈라진다. 왼쪽은 관매마을, 오른쪽은 관호마을이다. 관매마을 앞에 해변이 있다. 길이가 얼추 2㎞에 달하는 긴 해변이다.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하다. 썰물 때는 바닷물이 수십 미터 뒤로 물러난다. 그래도 깊이 차이가 별로 없다. 예전에는 관매도를 관호도라고 불렀다. 앞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해서 그랬다. 그 이름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해변이다. 해 질 무렵이면 장판 같은 바다 위로 해가 지는 서정적인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해변의 모래도 밀가루처럼 곱고 단단하다. 경운기가 오가도 끄떡없을 정도다. 해변 뒤는 해송숲이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빼곡하다. 일반적인 방풍림에 견줘 나무들의 둥치가 엄청 굵다. 솔숲 옆엔 거대한 후박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다. 관매도의 성황림으로, 해마다 정초에 이 나무 아래에서 마을 동제를 지낸다. 해변 옆엔 거대한 층암절벽이 늘어서 있다. 멀리서도 시선을 끌던 곳인데 가까이에서 보니 위용이 더 대단하다. 이쯤에서 관매8경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 층암절벽을 포함해 관매9경이라 불러야 했다. 실제 절벽의 모양이 채석강과 매우 흡사하다. 얇은 암석 절리들이 두꺼운 책처럼 겹겹이 쌓여 있다. 옆으로 펼쳐진 규모는 오히려 채석강보다 넓다. 이런 지형에선 해식동굴이 다양하게 발달하기 마련이다. 절벽이 들고 나는 곳마다 크고 작은 해식동굴이 형성돼 있다. 주민들은 이 일대를 ‘구랍’이라 부른다. ‘동굴 앞’에 있다는 뜻이다. 구랍 일대의 명소는 ‘독립문바위’다. 일몰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한데 내려가기가 매우 위험하다. 워낙 급경사여서 국립공원 측에서 입구를 막아 놓았다. 사실 독립문바위 정도의 층암절벽은 관매해변 옆에서 얼마든지 수월하게 볼 수 있다. 인증 사진 한 장 찍겠다고 힘들여 내려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낙조 풍경 역시 관매해변 쪽이 훨씬 서정적이다.관매해변과 장산편마을 사이엔 평탄하고 너른 들이 있다. 이 들녘은 관광객을 위해 봄엔 유채꽃, 가을엔 메밀꽃밭으로 활용된다. 3월 말쯤이면 너른 들 전체가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일 테다. 독립문바위에서 1㎞쯤 떨어진 곳에 방아섬이 있다. 섬 꼭대기엔 커다란 바위가 솟아 있다. 절구공이를 닮은 이 바위 덕에 섬 이름도 방아섬이 됐을 것이다. 한데 주민들은 굳이 남근바위라고 부른다. 방아섬엔 선녀들이 밤마다 내려와 방아를 찧고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선녀들은 많은 곳을 두고 왜 하필 남근바위에서 방아를 찧고 놀았을까. 참 얄궂은 상상이 가미된 전설이다.이처럼 관매도의 대표 경관들은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돼 있다. 해학과 풍경이 적당히 얽혔다. 관호마을 쪽의 돌묘와 꽁돌, 하늘다리 등도 비슷하다. 꽁돌은 하늘나라 옥황상제가 애지중지하던 둥근 돌이었다. 어느 날 옥황상제의 두 아들이 꽁돌을 갖고 놀다 지상으로 떨어뜨렸다. 옥황상제는 하늘장사를 보내 꽁돌을 가져오라고 했다. 한데 지상에서 선녀와 맞닥뜨린 게 화근이었다. 선녀들은 방아섬에서 방아찧기 놀이를 하다가 지루하면 하늘다리로 날아올라 잠자리 같은 선녀 옷을 벗고 놀았다지. 하늘장사가 선녀들의 미색에 ‘멘털이 털려’ 함흥차사가 되자 옥황상제는 또 다른 사자들을 내려보냈다. 한데 이들마저 하늘장사의 전철을 밟았다. 화가 치솟은 상제는 꽁돌 옆에 묘를 만들어 이들을 묻어 버렸다. 그게 바로 돌묘란다. 무미건조하더라도 사실적인 이야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다. 지리적으로 남근바위 등은 사암류(화산쇄설성응회암)에 속한다. 풍화와 침식에 강하다. 남근바위는 절벽 꼭대기에 남은 응회암, 꽁돌은 절벽에서 굴러떨어진 응회암이다. 수많은 시간 동안 풍화와 침식이 이어졌고, 그 덕에 현재의 형태를 이루게 됐다. 꽁돌에는 구멍들이 나 있다. 전설은 하늘장사의 손바닥 형상이라 보지만, 학술은 타포니라고 말한다.선녀들이 옷을 벗고 놀았다는 하늘다리 쌍바위섬은 응회암 그 자체의 절벽지대다. 주민들은 베락밧(벼락바위)이라고 부른다. 벼락을 맞아 둘로 갈라졌다는 건데, 학술적으로는 지각변동으로 갈라졌을 것이라 추정된다. 절벽 양쪽으로 작은 다리가 놓여 오갈 수 있다. 폭은 3m 정도지만, 발아래 절벽의 높이는 50m에 달한다. 굽어보는 것만으로도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예전 주민들은 여기에 나무로 다리를 놓아 오갔다고 한다. 하늘다리에 서면 멀리 동·서거차도가 보인다. 그 너머에 세월호를 삼킨 바다가 있다. 옷자락을 여밀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다리여와 하늘담은 관호마을 끝자락에서 다른 경로로 접근해야 한다. 가는 길이 꽤 멀어 왕복 2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 여행수첩 →오전 9시 50분, 낮 12시 10분 하루 두 차례 배가 오간다. 차량도 싣고 갈 수 있다. 여러 섬을 들르는 1항차는 2시간 5분, 조도만 들르는 2항차는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성수기엔 운항 횟수가 는다. 새섬두레호 (061)544-5353, 한림페리호 544-0833. →섬에선 민박이나 캠핑을 해야 한다. 식당은 있지만 비수기엔 거의 영업을 하지 않는다. 민박집에서 식사까지 해결해야 한다. 민박집은 꽤 많다. →섬에서 낚시는 금지다. 국립공원 지역이기 때문이다. 택시 등 대중교통도 없다. 성수기엔 자전거 대여점이 운영되기도 한다. →유람선이 없어 섬 일주를 하려면 어민들의 배를 빌려야 한다. 값은 15만원 선이다. 관광객들끼리 돈을 추렴해 빌리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한다.
  • 내려다 봄 짜릿한 섬

    내려다 봄 짜릿한 섬

    지금껏 세 번 정도 겨눴던 것 같다. 그때마다 거센 바람과 악천후로 발길을 돌려세웠던 섬이 있다. 남녘의 절해고도 관매도(觀梅島)다. 전남 진도의 여러 섬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섬으로 꼽힌다는 곳이다. 파도가 일군 기암괴석과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 해변, 100년은 족히 넘겼을 솔숲이 해학적인 전설들과 어우러져 있다. 섬 전체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했고, 국립공원 명품마을 제1호 등 이력도 화려하다. 장판 같은 바다 위로 봄바람이 살랑대던 어느 날, 네 번째 시도 만에 관매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관매(觀梅)는 ‘매화를 본다’는 뜻이다. 이름만으로는 누구나 섬에 매화가 많을 것이라 예상하기 십상이다. 한데 이 섬과 매화는 별 관계가 없다. 볼매(볼뫼)도, 관호도 등으로 부르던 것을 일제강점기 때 관매도로 바꿨다고 한다. ‘볼뫼’는 산을 본다는 뜻이고, ‘관호’는 호수처럼 잔잔한 앞바다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섬 여행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독특한 지형을 만나는 것이다. 관매도 역시 거대한 해안지형과 기암괴석이 볼만하다. 이런 웅장한 해안 경관들을 우리 선조들은 ‘뫼’라고 뭉뚱그려 표현하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보면 ‘볼뫼’라는 낯선 단어가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든다. 관매도 여행의 절정은 4~5월과 가을이다. 특히 봄에 섬 전체가 유채꽃으로 물들 때 많이들 찾는다. 그런데 왜 이도 저도 아닌 지금? 얼추 2㎞에 달하는 해변을 혼자 걸어 본 기억이 있다면, 혹은 두려울 정도로 거대한 해식동굴에서 혼자 파도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다면 잘 알 터다. 세상 고즈넉하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귀에 가득 찬다. 그 장관이라는 유채꽃을 볼 수는 없지만, 대신 붐비지 않는 한적함과 고요를 얻을 수 있다. 첫 배로 관매도에 들어왔다가 오후 배로 이웃 섬 조도까지 둘러보고 나가는 이들도 있다. 그러려면 관매도에 머무는 시간은 기껏해야 3시간 정도다. 섬의 일부만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아마 ‘일타쌍피는 해야 본전치기’라는 생각에서 이런 여정을 짜는 것일 텐데, 단언컨대 ‘본전’은 관매도에 있다. 생전 처음 보는 생경한 풍경들, 고요 속에 잠들고 어선 발동 소리에 잠이 깨는 낯선 경험들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관매도 가는 배는 진도항에서 탄다. 진도항의 옛 이름은 팽목항이다. 2014년 4월 이후, 대한민국 모든 이의 가슴에 결코 지워지지 않을 상흔으로 남은 이름이다.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가슴 아파서 발걸음하지 못한 사이 시간은 벌써 8년이 흘렀다.현지 분위기는 예전과 다소 다른 듯하다. ‘세월호 팽목 기억관’의 진도항 존치 여부를 두고 유족, 시민단체 측과 진도군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진도항에서 1㎞쯤 떨어진 곳엔 국민해양안전관이 들어서고 있다. 세월호 추모, 해양 안전 의식 고취 등 여러 목적으로 조성되는 공간인데, 여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는 5월 준공 여부도 불투명하고 문을 연 뒤 제대로 운영될지도 걱정이다. 진도군과 국가가 운영비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래저래 아이들 볼 면목이 없다. 오전 9시 50분 배를 탔다. 관매도로 가는 첫 배다. 조도와 관사도, 소마도, 대마도 등을 거쳐 관매도까지 간다. 거리는 진도항에서 24㎞ 정도. 원래 1시간 20분 거리지만 완행버스처럼 가다 보니 2시간 정도로 늘었다. 그래도 나쁠 건 없다. 어쩌면 두 번 보기 힘든 섬들을 줄줄이 눈에 담을 수 있으니 말이다.관매도의 볼거리들은 섬 구석구석에 산재해 있다. 하루를 묵어도 다 돌아보려면 빠듯할 정도다. 대표적 경관은 ‘관매8경’으로 요약된다. 1경인 관매해변과 해송숲, 2경 방아섬(남근바위), 3경 돌묘와 꽁돌, 4경 할미중드랭이굴, 5경 하늘다리, 6경 서들바굴폭포, 7경 다리여, 8경 하늘담 등이다. 이 가운데 서들바굴폭포와 할미중드랭이굴, 다리여, 하늘담 등은 배를 타야 제 모습을 볼 수 있다.선착장에 내리면 길은 둘로 갈라진다. 왼쪽은 관매마을, 오른쪽은 관호마을이다. 관매마을 앞에 해변이 있다. 길이가 얼추 2㎞에 달하는 긴 해변이다.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하다. 썰물 때는 바닷물이 수십 미터 뒤로 물러난다. 그래도 깊이 차이가 별로 없다. 예전에는 관매도를 관호도라고 불렀다. 앞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해서 그랬다. 그 이름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해변이다. 해 질 무렵이면 장판 같은 바다 위로 해가 지는 서정적인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해변의 모래도 밀가루처럼 곱고 단단하다. 경운기가 오가도 끄떡없을 정도다. 해변 뒤는 해송숲이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빼곡하다. 일반적인 방풍림에 견줘 나무들의 둥치가 엄청 굵다. 솔숲 옆엔 거대한 후박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다. 관매도의 성황림으로, 해마다 정초에 이 나무 아래에서 마을 동제를 지낸다. 해변 옆엔 거대한 층암절벽이 늘어서 있다. 멀리서도 시선을 끌던 곳인데 가까이에서 보니 위용이 더 대단하다. 이쯤에서 관매8경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이 층암절벽을 포함해 관매9경이라 불러야 했다. 실제 절벽의 모양이 채석강과 매우 흡사하다. 얇은 암석 절리들이 두꺼운 책처럼 겹겹이 쌓여 있다. 옆으로 펼쳐진 규모는 오히려 채석강보다 넓다.이런 지형에선 해식동굴이 다양하게 발달하기 마련이다. 절벽이 들고 나는 곳마다 크고 작은 해식동굴이 형성돼 있다. 주민들은 이 일대를 ‘구랍’이라 부른다. ‘동굴 앞’에 있다는 뜻이다. 구랍 일대의 명소는 ‘독립문바위’다. 일몰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한데 내려가기가 매우 위험하다. 워낙 급경사여서 국립공원 측에서 입구를 막아 놓았다. 사실 독립문바위 정도의 층암절벽은 관매해변 옆에서 얼마든지 수월하게 볼 수 있다. 인증 사진 한 장 찍겠다고 힘들여 내려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낙조 풍경 역시 관매해변 쪽이 훨씬 서정적이다.관매해변과 장산편마을 사이엔 평탄하고 너른 들이 있다. 이 들녘은 관광객을 위해 봄엔 유채꽃, 가을엔 메밀꽃밭으로 활용된다. 3월 말쯤이면 너른 들 전체가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일 테다. 독립문바위에서 1㎞쯤 떨어진 곳에 방아섬이 있다. 섬 꼭대기엔 커다란 바위가 솟아 있다. 절구공이를 닮은 이 바위 덕에 섬 이름도 방아섬이 됐을 것이다. 한데 주민들은 굳이 남근바위라고 부른다. 방아섬엔 선녀들이 밤마다 내려와 방아를 찧고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다. 선녀들은 많은 곳을 두고 왜 하필 남근바위에서 방아를 찧고 놀았을까. 참 얄궂은 상상이 가미된 전설이다.이처럼 관매도의 대표 경관들은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돼 있다. 해학과 풍경이 적당히 얽혔다. 관호마을 쪽의 돌묘와 꽁돌, 하늘다리 등도 비슷하다. 꽁돌은 하늘나라 옥황상제가 애지중지하던 둥근 돌이었다. 어느 날 옥황상제의 두 아들이 꽁돌을 갖고 놀다 지상으로 떨어뜨렸다. 옥황상제는 하늘장사를 보내 꽁돌을 가져오라고 했다. 한데 지상에서 선녀와 맞닥뜨린 게 화근이었다. 선녀들은 방아섬에서 방아찧기 놀이를 하다가 지루하면 하늘다리로 날아올라 잠자리 같은 선녀 옷을 벗고 놀았다지. 하늘장사가 선녀들의 미색에 ‘멘털이 털려’ 함흥차사가 되자 옥황상제는 또 다른 사자들을 내려보냈다. 한데 이들마저 하늘장사의 전철을 밟았다. 화가 치솟은 상제는 꽁돌 옆에 묘를 만들어 이들을 묻어 버렸다. 그게 바로 돌묘란다. 무미건조하더라도 사실적인 이야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다. 지리적으로 남근바위 등은 사암류(화산쇄설성응회암)에 속한다. 풍화와 침식에 강하다. 남근바위는 절벽 꼭대기에 남은 응회암, 꽁돌은 절벽에서 굴러떨어진 응회암이다. 수많은 시간 동안 풍화와 침식이 이어졌고, 그 덕에 현재의 형태를 이루게 됐다. 꽁돌에는 구멍들이 나 있다. 전설은 하늘장사의 손바닥 형상이라 보지만, 학술은 타포니라고 말한다. 선녀들이 옷을 벗고 놀았다는 하늘다리 쌍바위섬은 응회암 그 자체의 절벽지대다. 주민들은 베락밧(벼락바위)이라고 부른다. 벼락을 맞아 둘로 갈라졌다는 건데, 학술적으로는 지각변동으로 갈라졌을 것이라 추정된다. 절벽 양쪽으로 작은 다리가 놓여 오갈 수 있다. 폭은 3m 정도지만, 발아래 절벽의 높이는 50m에 달한다. 굽어보는 것만으로도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예전 주민들은 여기에 나무로 다리를 놓아 오갔다고 한다. 하늘다리에 서면 멀리 동·서거차도가 보인다. 그 너머에 세월호를 삼킨 바다가 있다. 옷자락을 여밀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다리여와 하늘담은 관호마을 끝자락에서 다른 경로로 접근해야 한다. 가는 길이 꽤 멀어 왕복 2시간 정도는 잡아야 한다. ■ 여행수첩 →오전 9시 50분, 낮 12시 10분 하루 두 차례 배가 오간다. 차량도 싣고 갈 수 있다. 여러 섬을 들르는 1항차는 2시간 5분, 조도만 들르는 2항차는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성수기엔 운항 횟수가 는다. 새섬두레호 (061)544-5353, 한림페리호 544-0833. →섬에선 민박이나 캠핑을 해야 한다. 식당은 있지만 비수기엔 거의 영업을 하지 않는다. 민박집에서 식사까지 해결해야 한다. 민박집은 꽤 많다. →섬에서 낚시는 금지다. 국립공원 지역이기 때문이다. 택시 등 대중교통도 없다. 성수기엔 자전거 대여점이 운영되기도 한다. →유람선이 없어 섬 일주를 하려면 어민들의 배를 빌려야 한다. 값은 15만원 선이다. 관광객들끼리 돈을 추렴해 빌리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한다.
  • ‘사전투표 부실관리’ 선관위 사무총장 사의

    김세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장관급)이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부실관리 사태와 관련해 16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낮 선관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사전투표 부실관리 사태와 관련해 사무총장으로서 그 책임을 통감하고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모두 저의 잘못으로 이번 사태가 초래됐다. 저는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행이 어려운 복잡한 지침과 늦장 지시, 일선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 업무 추진, 소통과 공감이 부족한 권위적인 태도 등으로 현장의 혼란과 어려움을 가중하고 정신적인 고통까지 줬다”고 했다. 앞서 선관위는 대선을 앞두고 지난 5일 진행된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관리를 부실하게 해 여야의 질책을 받았다. 김 사무총장은 사전투표 다음 날인 지난 6일 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나 “확진자들이 직접 투표함에 넣겠다고 난동을 부리다 인쇄된 투표용지를 두고 간 것 같다”는 등의 발언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사무총장이 임기를 7개월 남기고 중도 사퇴한 것을 두고 전날 밤 제기된 아들의 선관위 이직·특혜 의혹이 결정타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사무총장의 사직서는 17일 처리될 예정이다.
  • 우크라이나 “15개항 잠정 합의안, 러시아 요구일 뿐” 일축

    우크라이나 “15개항 잠정 합의안, 러시아 요구일 뿐” 일축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진 15개항의 합의안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우크라이나측 협상 대표인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공개한 합의안 초안은 러시아가 요구하고 있는 것만을 반영하며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포돌랴크 고문은 “우리는 우리의 입장이 있다”면서 “우리가 이 단계에서 확인한 것은 휴전과 러시아군의 철수, 여러 나라로부터의 안전 보장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는 양국이 우크라이나의 중립화와 러시아군의 휴전 등을 포함한 15개항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자국 안전에 대한 보장의 대가로 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것이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외국의 군사 기지나 무기를 유치하지 않는 대신 미국과 영국, 터키 등 우방국으로부터 안전 보장을 받게 된다. FT는 “우크라이나는 자국 군대를 유지하되 나토 등 군사 동맹이 바깥에 머무르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군사력에 있어 제한을 받게 된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중립화와 맞물려 양국은 휴전하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전면 철수한다. 우크라이나는 휴전과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며 나토 가입 포기를 협상 카드로 제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침공의 목적으로 내세웠던 ‘탈나치화’, 즉 젤렌스키 정권의 축출을 포기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이같은 입장에 따르면 양국은 우크라이나의 중립화와 비무장화 모델을 놓고 여전히 입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스웨덴이나 오스트리아와 같은 형태의 중립국이 되는 방안을 러시아에 제안했다고 밝혔으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제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러시아와 직접 전쟁하는 상태로, (중립국)모델은 안전이 법적으로 보장되는 우크라이나 모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웨덴은 최근 수년간 나토의 군사훈련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며 미국, 프랑스, 핀란드 등과 방위에서 긴밀히 협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스웨덴이 침공을 당했을 경우 ‘함께 싸우는’ 동맹국은 없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등으로부터 침공을 당할 경우 직접적으로 안보를 보장해 줄 동맹국들을 필요로 하고 있어, 중립화의 모델을 놓고 양국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언론 키이우 인디펜던트 역시 “공개된 합의안은 우크라이나의 중립적인 지위와 군사력에 대한 제한 등 (우크라이나의) 상당한 양보에 대한 구상을 담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중립화와 비무장화 등 핵심 쟁점에서 입장차가 있음을 시사했다. 양국은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4차 평화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모두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려고”…유럽 3국 총리, 전쟁터에 모인 진짜 이유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려고”…유럽 3국 총리, 전쟁터에 모인 진짜 이유

    우크라이나 현지시간으로 15일, 폴란드·체코·슬로베니아 유럽 3국 총리가 러시아 포격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했다. 이날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 야네스 얀샤 슬로베니아 총리 등 3개국 정상은 폴란드 국경에서 기차를 타고 키이우에 집결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국가 정상이 키이우를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가 키이우 함락을 위해 포위망을 좁히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유럽 3국 총리의 이러한 행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남다른 지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3국 정상들이 전쟁의 포화 속에도 직접 키이우를 방문한 것은 서방과 다른 유럽 지도자들의 허를 찌른 일”이라고 평가했다. 피알라 체코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의 주요 목적은 우크라이나 친구들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면서 “유럽이 당신 편에 서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얀샤 슬로베니아 총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조국을 위해 싸울 뿐만 아니라 유럽의 근본적인 가치를 지키고 있다”면서 “우리 가족들은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폴란드 측은 평화 유지군 파병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와 함께 키이우를 찾은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폴란드 부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보다 큰 국제기구 차원의 평화유지 임무수행 필요성이 있다”면서 “인도적 지원 제공이 주요 임무이지만, 동시에 적절한 군대와 무장에 의해 보호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안팎에서는 카친스키 폴란드 부총리의 이러한 발언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어려운 상황에서 키이우를 방문해 준 것은 강력한 지지의 증거”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동유럽 정상의 키이우 방문, 나토군 직접 개입 원하는 우크라 지지하는 것 다만, 폴란드·체코·슬로베니아 유럽 3국 총리의 의견이 유럽연합(EU)또는 나토와는 다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모라비에츠 폴란드 총리 대변인은 3명의 정상이 유럽연합을 대표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유럽연합 관계자들은 “(3국 총리가) EU를 대표한다는 승인은 없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동유럽 정상이 직접 키이우를 방문한 것은 비행금지구역 설정, 전투기 지원과 같은 나토군의 직접 개입을 원하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동유럽 3국 총리가 전쟁터 한가운데로 직접 들어간 것은 우크라이나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유럽권이 ‘우크라이나 다음 차례는 우리’라는 두려움에 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EU의 주류인 서유럽권은 경제 제재와 자금·무기 지원에 그치는 상황에 대한 항의성 방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EU와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약속하고 러시아를 강하게 규탄한다면서도, 회원국으로 가입시켜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구에는 모호한 입장을 취해 왔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측은 최근 러시아와 이뤄진 4차 평화회담에서 러시아의 요구사항 중 하나인 ‘나토 가입 포기’를 언급하며 협상장에 나서야 했다.
  • [지구를 보다] 빨갛게 물든 세상…초강력 ‘사하라 폭풍’ 맞은 스페인

    [지구를 보다] 빨갛게 물든 세상…초강력 ‘사하라 폭풍’ 맞은 스페인

    사하라에서 불어온 모래바람으로 프랑스와 스페인, 독일 등 유럽 서부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스페인은 전역이 모래바람에 뒤덮여 최악의 대기질을 기록하고 있다.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 사하라에서 불어온 모래폭풍으로 스페인 상당 지역의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고 전했다. 사하라 모래폭풍은 산화철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붉은색을 띤다. 스페인 기상청은 “사하라 사막에서 발생한 먼지 폭풍이 이례적으로 매우 강하게 불어닥쳤다”면서 “봄철에 미세먼지가 많이 유입되긴 하지만, 올해처럼 강력한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스페인 무르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한낮에도 붉게 물든 하늘의 모습이 공개됐다. 마드리드에서는 사하라에서부터 넘어온 모래 먼지가 차량 위에 그대로 내려앉아 붉은 얼룩을 만들어내기도 했다.일반적으로 봄과 여름에는 사하라에서 대서양을 향해 불어오는 뜨겁고 건조하면서 모래 먼지를 가득 실은 ‘사하란 에어 레이어’(일명 SAL, Saharan Air Layer)의 영향으로 기온이 솟으며 모래폭풍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사하라 사막의 먼지 폭풍은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지난해 2월 당시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 모래바람이 닥쳤을 때에는 당국이 공항의 이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당시 카나리아 제도의 그란카나리아섬 라팔라 공항이 오렌지빛 먼지로 뒤덮이며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최대 시속 120km의 바람이 불어 닥쳤다. 2020년 2월에는 사하라사막의 모래 폭풍이 유럽 동부와 러시아를 강타했고, 모래가 눈에 섞이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오렌지색 눈이 내리기도 했다.전문가들은 사하라 모래폭풍의 영향으로 대기질이 나빠지면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천식 전문가인 앤티 휘타모어 박사는 “사하라 먼지 폭풍이 영국을 강타하면 수백만 명이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천식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면서 “모래가 섞인 독성 공기는 호흡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모래폭풍이나 미세먼지 등의 대기 오염은 천식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일각에서는 이례적으로 강력한 사하라 모래폭풍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루벤 델 캄포 스페인 기상청 대변인은 “지난 세기 동안 지구 온난화로 사하라 사막이 확장되면서, 유럽에서는 더 큰 먼지 폭풍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페인은 16일까지 모래폭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튿날에는 네덜란드와 독일 북서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김세환 선관위 사무총장 사의 표명…“사전투표 논란, 책임 통감”

    김세환 선관위 사무총장 사의 표명…“사전투표 논란, 책임 통감”

    김세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장관급)이 코로나19 확진 및 격리자 사전투표 논란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했다. 16일 김 사무총장은 중앙선관위 직원들에게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드린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 3·9 대선을 앞두고 4~5일 진행된 사전투표 당시 관리 부실 논란에 휩싸이면서 여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코로나19 확진·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비닐 팩이나 종이 상자, 플라스틱 소쿠리 등에 담아 옮기면서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당시 확진자 투표 인원 예측에도 실패하면서 확진자들이 투표장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문제도 발생했고, 이에 야당을 중심으로 노영희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책임론이 제기됐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확진자들이 직접 투표함에 넣겠다고 난동을 부리다 인쇄된 투표용지를 두고 간 것 같다”는 등의 발언으로 야당으로부터 비판받았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올해 5·18 기념식 참석하나?

    5월10일 대통령 취임식 8일 뒤 42주년 5·18기념식 열려 박주선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 “윤 당선인 호남 애정 남달라. 기념식 당연히 참석할 것“ 지역선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약속한 윤 대통령 당선인 국민통합 첫 시험대” 목소리 5·18 제42주년 기념식 준비가 본격화한 가운데 광주·전남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기념식에 참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기념식은 윤 당선인이 5월 10일 대통령에 취임한 후 8일만에 열리는 것이라는 점에서 새 정부의 국민통합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16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오전 10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출범식을 열고 제42주년 5·18기념행사 준비에 착수했다. 올해 5·18기념행사는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오월정신 헌법전문 수록, 진실규명 및 책임자 처벌 등의 목소리도 담아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외한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취임 첫 해 5·18기념식에 참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참석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 불참이 많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제창 문제로 오랫동안 갈등이 이어지기도 했었다. 특히 윤 당선인은 지난 대선 기간동안 광주 5·18민주묘지를 두 번 방문했지만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항의를 받고 두 번 다 추념탑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런 만큼 윤 당선인의 이번 기념식 참석은 ‘국민 통합’의 의지를 보여주는 첫 발짝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은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5·18 국제자유민주인권연구원 설립 등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 박주선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윤 당선인은 호남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호남을 홀대했던 전임 대통령들과는 다르다“며 ”이번 5·18기념식에도 당연히 참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윤 당선인이 5.18 국가기념식에 참석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올해 기념식 참석은 새 정부의 국민통합 의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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