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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언론 자유와 책임 곱씹게 하는 ‘가토 무죄’ 판결

    서울중앙지법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동선’과 관련한 루머성 보도를 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그제 공판에서 가토 전 지국장의 인터넷판 칼럼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허위이고, 사인(私人)으로서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았다. 그러나 공인(公人)으로서 대통령에 대한 비방 목적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표현의 자유가 적어도 공인의 인격권보다 우선한다는 쪽으로 우리 헌법 정신을 해석한 결과로 평가된다. 법원은 산케이신문의 문제의 보도와 관련, “공익적 목적으로 작성한 측면을 고려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 보호 영역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2항이 범죄 구성 요건으로 규정한 ‘비방 목적’이 없다고 보고 무죄로 판결한 것이다. 허위 사실을 적시한 보도로 대통령 개인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부분은 있지만 권력에 대한 감시, 즉 언론의 파수견 역할을 폭넓게 인정한 셈이다. 언론의 위축 효과를 고려해 공인에 대한 보도는 일부 허위가 포함돼 있더라도 ‘현실적 악의’가 입증되지 않는 한 처벌하지 않는 것은 선진 각국의 추세이기도 하다. 물론 1심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해서 문제의 칼럼 자체가 윤리적 면죄부를 받은 건 아닐 게다. 칼럼은 법원도 확인했듯 근거 없는 풍문을 담아 대통령을 희화화하면서 야비할 만큼 선정적으로 보도했다. 정윤회씨와 대통령의 만남 자체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만큼 매우 무책임한 보도였던 것도 사실이다. 가뜩이나 수시로 국수주의적 혐한 보도를 해 온 산케이신문은 1심 무죄와 관계없이 언론의 직업윤리를 돌아보며 맹성해야 할 것이다. 이번 판결의 배경에는 한·일 관계의 악화를 바라지 않은 정부의 원려가 담겨 있는 게 사실이다. 외교부는 재판 전 법무부에 “일본 측의 선처 요청을 참작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애초에 검찰이 괜히 청와대의 눈치를 보느라 기소해 국격만 떨어뜨리지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반박성 해명이나 반론보도 요구 정도로 대응하면 될 허위 보도에 사법적으로 대응한 것은 모기를 보고 칼을 뽑은 격일 수도 있다. 굳이 항소해 견문발검(見蚊拔劍)을 지속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 ‘朴대통령 명예훼손’ 산케이 前지국장 1심 무죄

    ‘朴대통령 명예훼손’ 산케이 前지국장 1심 무죄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49) 전 서울지국장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동근)는 17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전 지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대통령의 당일 행적은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며 “소문의 내용과 표현 방법은 부적절하지만 공적인 대통령 업무 수행에 대한 비판에 해당돼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명예훼손이 성립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항소 여부를 고심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판결문을 받아보지 못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면서 “검찰은 (항소에 대해) 외교적 측면까지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가토 전 지국장에 대한 1심 판결에 앞서 일본의 입장을 법무부를 통해 재판부에 전달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교도통신을 비롯한 일본 언론은 무죄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대통령 개인 명예보다 언론 자유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

    법원이 17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49) 전 서울지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가토 전 지국장의 기사로 훼손된 박 대통령 개인의 명예보다 언론 자유의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이동근)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전 지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가토 전 지국장의 기사는 소문의 내용을 제3자의 말과 칼럼을 인용해 추측할 뿐 사실을 단정하지 않았다”며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는 정부와 국가기관 등에 대한 명예훼손은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인정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일본은 최인접 국가로 깊은 경제·문화적 교류를 하고 있고 세월호 침몰 소식은 일본 국민의 공적인 관심 사안에 해당한다”며 “기사가 부적절한 점이 있지만 공익적인 목적으로 작성한 측면이 있음을 고려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 보호 영역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외신 기자로 국내 기자만큼 주의 의무를 기울일 수 없지만 사실을 확인할 의무 자체가 면제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가토 전 지국장이 확인했다는 자료 및 관계자 진술 등에 따르면 소문을 진실로 믿을 만하다고 보기 어려워 허위 사실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가토 전 지국장이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을 작성하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지난해 8월 3일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에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란 제목의 칼럼을 싣고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정윤회씨와 함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두 사람이 긴밀한 관계인 것처럼 표현했다. 이에 검찰은 박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기사를 작성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판결 선고 직후인 이날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죄 판결은 당연한 결과”라며 “검찰은 항소하지 않고 결과를 받아들여 달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인 중 공인인 대통령에 대한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기소하는 구도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맞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뉴스 플러스] ‘농약 사이다’ 피의자 할머니 항소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피고인 박모(82) 할머니가 항소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 손봉기)는 15일 박 할머니 측이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할머니는 지난 7월 14일 오후 2시 43분쯤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11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 ‘1657억 횡령·배임·탈세’ 이재현 CJ회장, 파기환송심서 징역 2년 6개월

    ‘1657억 횡령·배임·탈세’ 이재현 CJ회장, 파기환송심서 징역 2년 6개월

    16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건강 악화로 구속집행이 정지돼 법정구속 되지는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이원형)는 15일 횡령과 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기업 총수로서 자신의 개인 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거액의 조세포탈과 회사 자금 횡령, 배임 등을 저질러 회사에 손해를 가해 죄책이 무겁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또 “이런 기업 범죄가 엄중히 처벌받게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 재발을 방지하고 진정한 민주적인 경제발전에 이르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다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아닌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해 유죄 부분이 감축된 점을 반영해 일부 감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회장은 2013년 7월 2078억원의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뒤 검찰의 공소장 변경으로 혐의 액수가 1657억원으로 줄었다.  1심은 횡령 719억원, 배임 363억원, 조세포탈 260억원 등 1342억원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고, 항소심은 횡령 115억원, 배임 309억원, 조세포탈 251억원 등 675억원을 범죄액수로 보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올해 9월 이 회장의 일본 부동산 매입과 관련한 배임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어 적용할 수 없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해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입원 치료 중인 서울대병원을 나와 법정에 출석한 이 회장은 선고가 끝나고도 10여 분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앉아 있다 직원들의 도움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657억 횡령·배임·탈세’ 이재현 CJ회장, 파기환송심서 징역 2년 6개월

    ‘1657억 횡령·배임·탈세’ 이재현 CJ회장, 파기환송심서 징역 2년 6개월

    16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건강 악화로 구속집행이 정지돼 법정구속 되지는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이원형)는 15일 횡령과 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기업 총수로서 자신의 개인 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거액의 조세포탈과 회사 자금 횡령, 배임 등을 저질러 회사에 손해를 가해 죄책이 무겁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또 “이런 기업 범죄가 엄중히 처벌받게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 재발을 방지하고 진정한 민주적인 경제발전에 이르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다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아닌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해 유죄 부분이 감축된 점을 반영해 일부 감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회장은 2013년 7월 2078억원의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뒤 검찰의 공소장 변경으로 혐의 액수가 1657억원으로 줄었다.  1심은 횡령 719억원, 배임 363억원, 조세포탈 260억원 등 1342억원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고, 항소심은 횡령 115억원, 배임 309억원, 조세포탈 251억원 등 675억원을 범죄액수로 보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올해 9월 이 회장의 일본 부동산 매입과 관련한 배임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어 적용할 수 없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해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입원 치료 중인 서울대병원을 나와 법정에 출석한 이 회장은 선고가 끝나고도 10여 분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앉아 있다 직원들의 도움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플러스] CAS ‘플라티니 자격정지 항소’ 기각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은 90일 자격 정지 처분을 철회해 달라고 제기한 항소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의해 기각됐다. CAS는 11일 성명을 내고 3인의 재판관이 논의해 플라티니의 항소가 이유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조추첨 행사에도 참석하지 못한다.
  • 전두환 풍자포스터 붙인 팝아티스트 유죄 확정

    전두환 풍자포스터 붙인 팝아티스트 유죄 확정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전두환 전 대통령 풍자 포스터를 담에 붙인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로 기소된 팝아티스트 이병하(47)씨에게 벌금 1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죄질이 가벼운 범죄를 저질렀을 때 당장 형을 선고하지 않고 2년이 지나면 선고를 면해주는 제도다. 이씨는 2012년 5월 17일 오전 1시부터 3시 30분쯤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일대 주택가에 전 전 대통령 풍자포스터 55장을 붙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가 만든 포스터에는 파란색 수의를 입고 수갑을 찬 전 전 대통령이 29만원짜리 수표를 든 그림이 담겼다.  검찰은 이씨를 벌금형에 약식기소했지만, 이씨가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이씨는 1심에서 “예술의 자유를 실현하려는 것으로 정당행위였고 처벌은 경범죄처벌법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예술의 자유는 헌법에 따라 국가 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며 선고유예 판결했다. 2심도 “목적은 정당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예술·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위한 다른 수단이 없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며 이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씨는 정치인이 그려진 전단을 고층 건물 옥상에서 뿌리는 등의 퍼포먼스를 하다가 여러 차례 재판에 넘겨졌다. 2012년 6월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를 백설공주에 빗댄 포스터 200여 장을 부산 시내에 붙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 풍자 전단 1만 4450장을 뿌리고 스티커 30장을 붙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억지 부부’로 살 바엔… 늘어나는 혼인 파탄주의

    8년째 투병하는 아내를 돌보지 않은 남편이 낸 이혼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였다. 법원은 “장기간 별거생활과 투병생활로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판단했다.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도 이혼을 요구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한 지난 9월 대법원 판결 이후 이를 적용해 이혼을 허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수석부장 민유숙)는 남편 A(54)씨가 부인을 상대로 낸 이혼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한 1심과 달리 이혼을 허용한다고 9일 밝혔다. 18년 전 결혼한 두 사람은 친정과의 관계와 남편의 음주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2008년 아내 B(52)씨가 중국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뒤부터는 별거생활을 했다. A씨는 아내를 간병하거나 병원비를 부담하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B씨는 친정 가족의 보살핌을 받고 생활해야 했다. B씨는 뇌 손상으로 현재 의사표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는 2013년 요양병원에 있는 아내에게 일방적으로 이혼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보호자로서 아내의 투병을 돌본 흔적이 전혀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혼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고 봤다. 그러나 2심은 지난달 6일 ‘혼인 생활 파탄의 책임이 이혼 청구를 배척할 정도로 남지 않았으면 예외적으로 이혼을 허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해 이혼을 허용했다. 재판부는 “A씨 부부는 장기간 별거 생활과 투병생활로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해소됐고 B씨의 형제 자매가 의사, 약사로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아 축출 이혼의 염려가 없다”며 “혼인 생활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자녀를 계속 부양해온 점과 친정 가족의 지나친 간섭이 부부의 관계 악화 원인이 된 점도 지적했다. 가족을 외국에 남겨두고 한국에 돌아와 무속인이 된 부인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라는 취지의 판결도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는 부인 C(49)씨가 남편 D(51)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에서 이혼하라는 취지로 서울가정법원 합의부에 파기 환송했다. D씨 부부는 1998년 남미 엘살바도르로 이민을 갔으나 2004년 아내 혼자 귀국해 무속인이 됐다. C씨는 혼자 살다 2012년 이혼소송을 냈다. 아내는 남편의 불륜 정황을 주장했지만 1·2심은 “남편의 잘못으로 혼인이 파탄 났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부인이 가정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하지 못한 남편의 책임도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갈등 원인을 제거하고 정상적인 가정환경을 조성하는 등 혼인생활의 장애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다하지 않은 남편에게도 파탄의 책임이 있다”며 “부인의 책임이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이후 관련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은 ▲상대방과 자녀에게 보호와 배려를 한 경우 ▲시간이 흘러 상대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 등이 약화돼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경우 이혼 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근로자 지위 확인

    판례의 재구성 36회에서는 ‘위장 도급계약’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산업계의 노동자 파견과 사내 도급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한 대법원의 ‘2010다106436, 2011다96922’ 판결을 소개한다. 판례의 의미와 해설을 노동법 분야의 권위자인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대법원은 현대자동차 파견 노동자와 KTX 여승무원들의 희비가 엇갈린 2건의 판결을 통해 노동자 파견과 사내 도급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했다. 대법원은 ▲도급인(원청)과 수급인(하청) 소속 노동자의 지휘·명령 여부 ▲수급인 소속 노동자와 도급인 소속 노동자의 공동 작업 여부 ▲수급인 소속 노동자의 노동 관리 권한 행사 여부 ▲수급인 소속 노동자와 도급인 소속 노동자의 업무 구별 여부 등 기준을 제시하며 두 사건을 달리 판단했다. 현대자동차 안산공장 협력업체 김모(42)씨 등은 “근로자 지위를 확인해달라”며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상고심에서 승소 판결한 원심을 인정받았다. 자동차 생산 공장의 전체 공정에서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의 사용이 전반적으로 근로자 파견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현대차가 근로자의 업무 수행에 관해 구속력 있는 지시를 했는지, 근로자들이 현대차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있었는지, 협력업체가 근무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했는지, 근로자의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협력업체가 독립적 기업 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을 바탕으로 근로 관계의 실질을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2년을 초과 근무한 4명의 경우 현대차와 협력업체가 사실상 ‘위장 도급’ 계약을 맺은 것이라는 해고 노동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현대차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현대차 소속 노동자들과 함께 거의 동일한 업무를 수행했고, 현대차의 필요에 따라 업무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현대차의 조립작업지시표 등에 따라 동일한 작업을 반복했다. 즉, 네 가지 기준에 따라 원청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의 업무 연관성 등이 인정되고 하청 노동자의 노동 관리를 원청이 직접 했다면 이는 사내 도급이 아닌 파견에 해당하며, 2년 이상 파견 노동자는 옛 파견근로자보호법(파견법)에 따라 원청이 직접 고용한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반면 KTX 여승무원 파견 사건은 현대차 사건과는 달리 판단했다. 대법원은 항소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권모(35)씨 등 KTX 여승무원 115명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코레일과의 직접 근로계약 관계가 존재했고, 한국철도유통에 대한 코레일의 열차 내 서비스 위탁은 위장 도급이었다는 여승무원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 업무와 철도유통 소속 KTX 여승무원 업무가 구분됐고, 철도유통이 직접 승무원을 관리하고 인사권을 행사했다”며 “코레일과 여승무원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나아가 근로자 파견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KTX 여승무원들이 코레일 소속인 열차팀장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긴 했지만 코레일이 승무 분야 업무를 안전 부분과 승객서비스 부분으로 나눠 안전 부분은 열차팀장에게 맡기고 객실 온도 조절, 승객 인사, 안내방송, 승차권 확인 등 안전과 직결되지 않은 서비스 부분을 따로 떼어내 여승무원들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또 대법원은 열차팀장이 여승무원의 업무 수행을 확인하게 돼 있던 규정에 대해서는 “업무상 감독이라기보다는 위탁협약의 당사자가 보유한 권리의 행사”라고 해석했다. 결과적으로 현대차의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원청 소속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았고, KTX 여승무원들은 코레일 소속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지자체 총기 금지 법령 美 대법원 “위헌 아니다”… 자율적 규제 강화될 듯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발생한 대량 살상 총기 사건에 쓰인 것과 같은 반자동 소총을 소지하지 못하게 한 지방자치단체의 법령이 위헌이 아니라는 연방 대법원의 결정이 7일(현지시간) 나왔다. 헌법으로 개인의 무장할 권리를 보장한 미국이지만 대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지자체의 총기 규제가 강화될지 주목된다. 연방 대법원은 일리노이소총협회(IRSA) 등이 “시카고 교외 도시인 하일랜드파크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반자동 총기류와 10발 이상의 대용량 탄창 소지를 금지시키는 규정을 2013년 제정한 것은 수정헌법 2조에 정한 무기휴대권을 위반한 것”이라며 하일랜드파크를 상대로 낸 청구를 7대2로 기각해 심리하지 않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연방 대법원의 결정은 8개월 전 일리노이주 관할 제7항소법원 판결을 추인한 형태다. 앞서 지난 4월 7항소부는 IRSA 등의 청구를 기각하며 “반자동 총기 등을 금지함에 따라 대형 총기 사고 위험이 줄고, 그로 인해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혜택”이라면서 “자기방어 수단으로 여전히 권총 구입이 허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잉 조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연방 대법원 결정으로 인해 지자체의 자율적 총기 규제가 활기를 띨 가능성을 점쳤다. 28년간 유지돼 온 시카고시의 권총 소지 금지 조례를 2010년 무력화시켰고, 2012년 12월 일리노이주의 공공장소 총기 소지 금지법을 수정헌법 2조 위배로 판단했던 대법원이 이번에는 다른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미 사법부의 기류 변화 이면엔 지난 2일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의 총기 난사 사건을 비롯해 미국 내 총기 사건과 오발 사고가 잇따르는 실태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佛법원 “유섬나 한국 인도”… 유씨 “상고”

    프랑스 2심 법원인 베르사유 항소법원은 8일(현지시간) 지난해 세월호 침몰 사건에 연루된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씨에 대한 한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청구를 인용했다. 유씨는 3심 법원인 파기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유씨 측은 파기법원뿐 아니라 유럽인권재판소에도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재판 과정이 늘어날수록 유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재판은 지연될 전망이다. 지난 6월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중인 유씨는 남편과 자신의 프랑스 회사 직원과 함께 법정에 나왔다. 한국 취재진이 유씨를 촬영하려고 시도하던 중 프랑스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방송국 촬영 기자의 옷이 찢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보시라이 ‘돈줄’ 재벌 옥중 급사후 서둘러 화장… “입 막으려 살인”

    보시라이 ‘돈줄’ 재벌 옥중 급사후 서둘러 화장… “입 막으려 살인”

    중국 현대사의 최대 스캔들을 일으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돈줄’이었던 쉬밍(徐明·44) 다롄스더그룹 회장이 옥중에서 급사해 다양한 의혹이 일고 있다. 7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쉬밍은 지난 4일 후베이 우한의 한 교도소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그의 시신은 재빨리 화장돼 랴오닝성 다롄의 자택으로 이송됐다. 쉬밍은 보시라이 일가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2013년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지만, 그의 재판이 공개된 적은 없다. 그가 항소했는지, 변호사를 선임했는지, 어떤 감옥에 수감됐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석방이 임박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다롄스더그룹 관계자들은 “(쉬밍이) 심장병이 있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고, 왜 급히 화장을 했는지도 의심스럽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 NGO 공맹(公盟)의 설립자로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수학하고 있는 텅뱌오(騰彪) 전 정법대 교수는 “쉬밍의 입을 막기 위해 누군가가 살인을 사주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경보 등 중국 매체들도 사망 소식을 전하고 있어 실제로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 1971년생인 쉬밍은 23세 때 다롄에 작은 건설회사를 차려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다롄 시장이었던 보시라이의 후광을 업고 플라스틱, 금융, 부동산, 석유화학, 축구 클럽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중국 5대 갑부로 꼽히기도 했다. 보시라이의 아들에게 유학자금을 보내주기도 했고 보시라이의 내연녀인 전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앵커 장펑(姜豊)에게 100억원짜리 프랑스 별장을 사주기도 했다. 하지만 장펑은 쉬밍과도 연인 관계를 맺었다. 보시라이는 2013년 공판에서 “쉬밍은 내 친구가 아니라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의 (남자)친구”라고 밝혔다. 혁명 8대 원로인 보이보(薄一波)의 아들인 보시라이의 스캔들은 아내 구카이라이가 내연남이었던 영국인을 독살한 사실을 또 다른 내연남이자 남편의 심복인 왕리쥔(王立軍)이 충칭시 공안국장에게 털어놓고 왕리쥔이 미국 총영사관으로 망명을 시도하면서 드러났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삼성전자, 애플에 6382억원 배상… 특허전은 계속

    삼성전자, 애플에 6382억원 배상… 특허전은 계속

    삼성전자는 지난 4년 8개월간 끌어온 애플과의 1차 특허 소송에서 손해배상금 5억 4817만 달러(약 6382억원)를 일단 주기로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사건은 2011년 4월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애플은 당시 삼성 스마트폰인 갤럭시S2 등의 제품이 애플의 디자인 등 특허 7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 삼성이 애플에 9억 30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으나, 항소심에서 아이폰의 일부 특허가 무효로 선언되면서 배상액은 5억 4817만 달러로 낮아졌다. 삼성은 최근까지 이에 대한 불복 절차를 밟았으나 최근 법원으로부터 기각당하면서 애플에 일단 배상금을 주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다시 상고할 계획이어서 법정 다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판결이 뒤집히거나 특허가 무효화될 경우 애플로부터 손해배상금(5억 4817만 달러)의 일부 혹은 전부를 환급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애플은 삼성의 이런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애플과 삼성은 1차 소송 이후 나온 제품들을 대상으로 하는 2차 소송도 진행 중이다. 2차 소송은 지난해 5월 1심 배심원단이 삼성은 애플에 1억 1963만 달러를, 애플은 삼성에 15만 8400달러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렸으나 양측 모두 항소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결혼 100일 후 남편 잠적… 난 8번째 아내”

    “결혼 100일 후 남편 잠적… 난 8번째 아내”

    8명의 여성과 결혼을 하고 돈을 빼앗은 40대 남성의 ‘엽기 사기’ 행각이 소송 과정에서 드러났다. 피해자 A(40·여)씨는 2013년 인터넷으로 만난 B(47)씨와 결혼했다. 남편은 세계적인 외국계 금융회사 직원이라고 말했다. B씨는 ‘바쁘다’는 핑계로 결혼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결혼 뒤 B씨의 행동은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남편은 간 질환을 앓고 있다며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집에 들어오지 않은 날이 이어졌고 결혼한 지 석 달 만에 연락까지 끊겼다. 얼마 뒤 A씨는 법원으로부터 황당한 서류를 받았다. ‘부인이 가출했다’며 B씨가 자신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낸 것이다. A씨는 소송을 준비하며 남편의 ‘실체’도 알게 됐다. 그는 직업 등을 숨긴 것은 물론 5회의 이혼과 2회의 혼인 무효 전력도 있었다. A씨도 ‘결혼을 아예 무효로 돌려 달라’며 맞불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부부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의 이혼 청구에 근거가 없는 데다 A씨 역시 혼인 의사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A씨는 항소하면서 또 다른 피해자를 찾아냈다. 남편은 2011년에도 한 여성과 결혼해 1억 8000만원을 빼앗은 전력이 있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수석부장 민유숙)는 “B씨가 오로지 돈을 편취할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며 1심을 파기하고 A씨가 낸 혼인 무효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혼인신고를 했지만 남편 B씨의 의도를 알지 못해서 한 것”이라며 “B씨에게는 참다운 부부 관계를 설정하려는 의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혼인 석달만에 잠적한 남편, 알고보니 결혼만 8번째

    8명의 여성과 결혼을 하고 돈을 빼앗은 40대 남성의 ‘엽기 사기’ 행각이 소송 과정에서 드러났다. 피해자 A(40·여)씨는 2013년 인터넷으로 만난 B(47)씨와 결혼했다. 남편은 세계적인 외국계 금융회사 직원이라고 말했다.  B씨는 ‘바쁘다’는 핑계로 결혼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결혼 뒤 B씨의 행동은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남편은 간 질환을 앓고 있다며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집에 들어오지 않은 날이 이어졌고 결혼한 지 석 달 만에 연락까지 끊겼다. 얼마 뒤 A씨는 법원으로부터 황당한 서류를 받았다. ‘부인이 가출했다’며 B씨가 자신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낸 것이다.  A씨는 소송을 준비하며 남편의 ‘실체’도 알게 됐다. 그는 직업 등을 숨긴 것은 물론 5번의 이혼과 2번의 혼인 무효 전력도 있었다. A씨도 ‘결혼을 아예 무효로 돌려 달라’며 맞불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부부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의 이혼 청구에 근거가 없는 데다 A씨 역시 혼인 의사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A씨는 항소하면서 또 다른 피해자를 찾아냈다. 남편은 2011년에도 한 여성과 결혼해 1억 8000만원을 빼앗은 전력이 있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수석부장 민유숙)는 “B씨가 오로지 돈을 편취할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며 1심을 파기하고 A씨가 낸 혼인 무효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혼인신고를 했지만 남편 B씨의 의도를 알지 못해서 한 것”이라며 “B씨에게는 참다운 부부 관계를 설정하려는 의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A씨가 실제 재산 피해를 보지 않은 점을 고려해 A씨가 요구한 위자료 2000만원 중 500만원만 인정했다.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여친 살해’ 의족 스프린터 대법원서 살인죄

    ‘여친 살해’ 의족 스프린터 대법원서 살인죄

    남아프리카공화국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8)가 3일(현지시간) 대법원 상고심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1심에서는 과실치사 혐의만 인정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스토리우스에게 살인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로리머 리치 판사는 “그는 화장실 문 뒤에 누가 있든 사망할 것이라고 예견했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1심은 ‘침입자로 생각했다’는 피스토리우스의 주장을 받아들여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남아공에서는 살인죄에 대해 징역 15~25년이 선고된다. 헌법 소원을 제기하지 않는 한 유죄 판결은 확정된다. 피스토리우스는 2013년 2월 화장실에 있던 여자 친구 리바 스틴캄프에게 총 4발을 쏴 죽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0년 넘은 김치냉장고 폭발 제조사 책임”

    사용한 지 10년이 넘은 냉장고라고 해도 폭발로 화재가 났다면 제조사가 피해 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아무리 오래된 제품이라도 안전의 최종 책임은 제조사에 있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부(부장 오성우)는 한 손해보험사가 국내 김치냉장고 1위 업체 대유위니아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 항소심에서 1심처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03년 이 회사의 ‘딤채’ 브랜드 김치냉장고를 구입해 집에서 사용했다. 그런데 지난해 3월 김치냉장고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은 A씨의 집과 옆집 등 모두 4채를 태웠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김치냉장고 내부 합선이 발화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보험사는 A씨 등 피해자에게 모두 4290여만원을 배상하고 비용을 제조사에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에 대유위니아 측은 “판매한 지 10년이 지나 우리 쪽에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제조물책임법 제7조 제2항은 제조물이 공급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제조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김치냉장고를 10여년간 사용했다고 해서 내부 전기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여기진 않는다”며 “사용기간이 다소 오래됐어도 제조사는 제품 위험으로 소비자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안전을 확보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2012∼2013년에 발생한 10년 이상 김치냉장고 화재 22건 중 20건이 피고 측 제품이었던 만큼 부품의 내구성에 하자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다만 김치냉장고가 안전 점검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대유위니아가 피해액의 50%만 지급하도록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10년 넘게 썼지만…법원 “김치냉장고 폭발, 제조사 배상 책임”

     사용한 지 10년이 넘은 김치냉장고가 폭발해 일어난 화재를 제조사가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아무리 오래된 제품이라도 안정성의 책임은 제조사에게 있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9부(부장 오성우)는 한 손해보험사가 국내 김치냉장고 1위 업체 대유위니아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 항소심에서 1심처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03년 이 회사 김치냉장고를 구입해 집에서 썼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김치냉장고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은 A씨의 집과 옆집 등 모두 4채를 태웠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김치냉장고의 내부 합선이 발화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보험사는 A씨 등 피해자에게 모두 4290여만원을 배상하고 비용을 제조사에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제조사는 “판매한지 10년이 지나 이미 우리 쪽에는 책임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제조물책임법 제7조 제2항은 제조물이 공급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제조사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회통념상 김치냉장고를 10여년간 사용했다고 해서 내부 전기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여기진 않는다”며 “사용기간이 다소 오래됐어도 제조사는 제품 위험으로 소비자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2012∼2013년 10년 이상된 김치냉장고 화재 22건 중 20건이 피고의 제품이었던 만큼, 내부 부품의 내구성에 하자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김치냉장고가 그동안 안전점검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제조사가 피해액의 50%인 2145만원만 지급하도록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씨줄날줄] 경찰관의 할리우드 액션/임창용 논설위원

    축구 팬이라면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나온 우루과이의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28·바르셀로나)의 기행(奇行)을 기억할 것이다. 이탈리아와의 조별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의 어깨를 깨문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반칙 후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인 양 비명을 지르며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는 점이다. 그는 심판에게는 들키지 않았지만 카메라에 생생하게 포착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중징계를 당했다. ‘핵이빨’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가 심판을 속이는 동작을 흔히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한다. 정확한 명칭은 ‘시뮬레이션 액션’. 스치기만 해도 오만상을 찌푸리고 뒹굴거나, 반칙을 해놓고 적반하장으로 당한 것처럼 속이는 행위다. 심판들이 자꾸 속을 정도로 동작이 감쪽같으니 배우 뺨치는 연기라는 뜻에서 생겼을 것이다. 할리우드 액션의 주인공은 일상에도 많다. 운전 중 살짝 받히기만 해도 목을 잡고 병원에 드러눕는 사람, 일부러 차 범퍼에 스친 뒤 바닥에 쓰러져 거액을 뜯어내는 보험 사기꾼이 그들이다. 그런데 이 정도 할리우드 액션은 약과인 듯싶다. 최근 경찰관의 할리우드 액션을 사실상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로 한 남성이 억울함을 벗게 되면서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사연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모(53)씨는 2009년 6월 충북 충주에서 술에 취해 아내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가다 음주단속을 받았다. 사달은 그가 단속경찰과 언성을 높이면서 났다. 시비 중 박모 경사의 팔이 꺾이며 쓰러지는 듯한 자세가 됐고, 동료 경찰관이 이 장면을 캠코더로 찍어 공무집행방해죄로 고발했다. 박씨는 박 경사가 넘어지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은 물론 1심 재판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무집행방해죄에 더해 아내까지 위증죄로 벌금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반전은 항소심에서 일어났다. 변호인 요구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흐릿했던 사건 동영상의 화질을 높이자 숨었던 진실이 드러난 것. 영상 판독 결과 박씨가 도저히 박 경사의 팔을 꺾을 수 없는 상황으로 판명된 것이다. 재판부는 박 경사와 동료 경찰관의 진술에도 모순이 많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판결은 결국 이번에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박씨 부부는 사건 당시 귀농하기 위해 충주에 내려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오랜 법정 공방으로 공사장을 전전하며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유치원 교사였던 아내도 위증죄로 자리를 잃고 공장에서 일했다. 검찰은 물론, 판사까지 속인 경찰관의 할리우드 액션에 평범했던 귀농 가정은 파탄이 났다. 축구선수의 할리우드 액션은 기껏해야 승부를 왜곡한다. 하지만 비틀린 공권력은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다. 공권력에 대한 끊임없는 견제가 필요한 이유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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