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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력남편’ 살해사건에 “정당방위 아냐” 판결…유사 사건서 ‘문재인 변론’ 보니

    ‘폭력남편’ 살해사건에 “정당방위 아냐” 판결…유사 사건서 ‘문재인 변론’ 보니

    37년간 가정 폭력에 시달리던 60대 여성이 집에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자신을 폭행한 남편을 돌로 살해했다. 지난 2일 대법원은 여성의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4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법원 판결에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정당 방위가 국민의 법감정과 달리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면서 국민과의 괴리가 생긴 탓이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25년 전에 맡았던 사건에서 했던 변론이 인터넷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1993년 2월 가정 주부 이모(37)씨가 14년간 자신을 구타한 남편이 목에 칼을 들이대고 위협하자 그 칼을 빼앗아 남편을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1심에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았고, 항소심에서 ‘문재인 변호사’가 사건을 맡았다. “피고인이 절박한 생명의 위협 속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면 설사 피고인이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살의를 품었다고 하더라도 정당방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위기와 공포에 놓여 있던 사람이 더 현명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하여 정당방위를 부정하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문재인 변호사의 이런 변론에도 2심에서 정당방위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60대 여성의 사건과 관련해 백성문 변호사는 4일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여성은 37년간 폭행에 시달려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여러번 있었다”며 “우리나라의 정당방위는 판사도 지키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노영희 변호사는 “남편이 부인의 머리채를 잡고 흔드니깐 이 여성이 남편의 공격을 막으려고 수석을 들고 한번 때렸다. 쓰러진 남편이 문쪽으로 도망을 가자 그때 멈췄어야 하는데 따라가서 십수회 내리쳐 남편을 숨지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부인이 112에 신고할 때 “남편이 ‘죽어버린다면서 돌로 자기머리를 내리쳤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이런 대목들 법원이 정당방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이런 가운데 법원이 정당방위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실례로 도둑을 빨래 건조대와 허리띠 등으로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집주인, 상습 성폭행한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사건, 강제로 키스하려는 여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한 사건 등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건리 변호사는 “자기 방어는 모든 사람의 권리이고, 자기 생명권을 스스로 보호하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 요청”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변호사는 “정당방위는 원칙에 대한 예외이기 때문에 엄격하게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지나치게 여론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성아동인권센터는 “대법원이 정당방위 및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고 살인의 고의를 인정해 상고를 기각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가정폭력에 대한 법원·검찰의 좀 더 적극적인 인식 변화와 수사과정 및 판결에도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따른 사정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것을 촉구하며,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가정폭력과 정당방위에 관한 가정폭력방지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형시켜주세요”…담론은 없고 ‘죄와 벌’만 남은 국민청원

    “사형시켜주세요”…담론은 없고 ‘죄와 벌’만 남은 국민청원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취지다. 국민이 안건을 제안하면 각 부처 장관과 대통령 수석 비서관, 특별보좌관 등 정부 관계자가 답하는 방식이다. 단,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이 추천한 청원에 한해서다. 실제 몇몇 청원은 생산적 담론을 이끌었다. 소년법 폐지와 낙태죄 폐지, 권역외상센터 지원 확충 등에 관한 청원이 그 예다. 청소년의 잔혹한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중 무엇이 우선인가, 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는 권역외상센터를 지원할 방법은 무엇인가 등 다양한 주제로 논쟁이 벌어졌다. ● 마녀사냥의 터로 변한 청원 게시판 그러나 여기까지다. 국민청원은 점차 그 목적을 벗어나고 있다. 일부는 ‘마녀사냥’의 터로 악용하기도 한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김보름·박지우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청원에 약 61만명이 동의했다. 팀 추월 경기에서 두 선수가 노선영 선수를 따돌렸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충격을 받은 김 선수는 한동안 운동을 그만두고 심리치료를 받아야 했다.최근엔 ‘사형’ 청원까지 나왔다. 배우 배수지씨가 이른바 ‘비공개 촬영회’의 실태를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씨를 지지한 게 발단이었다. 지난달 양씨는 3년 전 어느 스튜디오에서 남성 20명에게 둘러싸여 합의되지 않은 촬영을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양씨를 지지하는 청원에 동의하고, 자신의 SNS에 관련 게시물을 올리면서 연대를 호소했다. 문제는 해당 청원이 사건과 관련 없는 스튜디오를 지목한 것이다. 잘못된 정보로 무고한 이가 피해를 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배씨는 아직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은 의혹에 대해 섣불리 여론몰이를 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배씨를 사형하라’는 극단적인 청원이 올라온 배경이다. 이후 배씨는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시인하며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 행정부 권한을 벗어난 질문과 답변 청와대가 청원에 답하는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월 22일 ‘정형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파면하라’는 청원이 약 23만명의 추천을 받았다. 정 판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하자, 이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국민들이 파면을 요청한 것이다. 이날 정혜승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은 이승련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전화해 이런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자 삼권분립의 원칙을 깬 ‘행정부 독주’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 비서관은 “행정부의 권한을 벗어나는 청원에 대해선 대처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청와대가 답변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해서 선제적으로 제한을 두진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일방적인 삭제 조치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지난 16일 ‘제주도 난민수용을 거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별다른 공지 없이 삭제됐다. 해당 글은 나흘 만에 15만명 이상이 동의할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지만 ‘이슬람 사람들은 여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고 애 낳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인데 성범죄는 불 보듯 뻔한 일’이란 문구가 청와대의 자체적인 심의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삭제 기준은 홈페이지에 일괄적으로 공지돼 있으나 당사자에게 구체적 사유를 알리진 않는다. ‘삭제 기준을 자세히 알려달라’는 청원 글이 꾸준히 올라오는 이유다. 삭제 여부를 공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정 비서관은 “현재 청원 게시판은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므로 삭제되더라도 개별 연락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가능한 방법을 찾아 아이디어를 고안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 집단지성을 이용한 액체 민주주의 국민청원은 액체 민주주의를 표방한다. 대의 민주주의와 직접 민주주의의 중간 형태인 액체 민주주의는 모든 의제를 시민이 직접 투표로 결정한다. 대부분 시민 스스로 판단하지만, 사안에 따라 신뢰받는 전문가 집단에 의결을 위임하기도 한다. 이 방식은 시민과 대표자 사이의 간극을 좁힌다. 더불어 조직적·수평적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의제마다 의견을 내는 주체와 정책에 반영하는 집단이 바뀌는 국민청원과 비슷한 지점이다. 액체 민주주의도 맹점은 있다. 모든 사람이 의사결정을 위한 시간과 지식을 충분히 가지는 건 불가능하다. 목소리 큰 일부가 여론을 호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얼마나 숙고하고 토론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또 소수의견이라도 여러 계정을 만들어 투표하면 다수의 의견으로 부풀릴 수 있다. 실제 지난 2월 ‘초·중·고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청원의 경우 특정 커뮤니티에서 중복 투표를 독려해 참여 수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액체 민주주의 실험을 먼저 시작한 유럽은 어떨까. 핀란드의 시민발의법은 시민이 직접 의회에 법안을 제출하거나 제안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 온라인 플랫폼 ‘오픈 미니스트리’(Open Ministry)는 핀란드 시민들이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법안 작성부터 의회 제출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하나의 법안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무수한 검토와 토론이 필요하다. 이를 개개인이 혼자서 할 수는 없다. ‘오픈 미니스트리’가 시민들이 서로 협력하는 공론장을 제공하는 이유다. 프랑스에는 ‘의회와 시민’(Parlement et citoyens)이란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 의원들이 발의 예정인 법안을 영상으로 설명하면 시민들이 수정·보완할 사항을 제안한다. 제시된 의견 중 가장 많은 찬성표를 받은 의견은 다시 의원과 시민이 적합성 여부를 토론한 후에 반영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다듬어진 법안은 정식으로 의회에 상정된다. 핵심은 시민이 대의 민주주의에 모든 것을 기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단지성을 이용해 주권자로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 사적 감정의 표출에서 공적 담론의 생산으로 위 사례들은 철저히 ‘정책’과 ‘법안’이 중심이다. 더불어 시민이 사안을 정확히 이해한 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는 게 목적이다. 반면 국민청원은 ‘하소연’의 장에 가깝다. 억울함을 토로해 다수의 공감을 얻으려는 의도가 두드러진다. 그만큼 정책을 토론하고 담론을 형성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정 비서관은 “청원 게시판이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시민의 목소리를 내는 공간이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청원 범위를 제한하는 것엔 대다수 전문가가 우려를 표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와대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일지라도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이라는 점에서 자유를 보장하는 현재 방식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청원처럼 일부 혐오표현이 문제가 될 순 있지만, 한편으론 전문가 집단이 시민들의 여론을 분석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형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원 방식이 찬성과 반대로만 나뉘는 이분법으로 가고 있다”면서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토론장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성에 기대어 특정 개인 또는 집단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혐오성 발언이 난무하는 현상도 짚었다. 이 교수는 “지금처럼 청와대의 자체 심의에 맡길 경우 검열의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실명제를 도입해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울 것을 제안했다. ‘공공성’을 키워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원 게시판이 분노 표출이 아닌 공적 의견을 제시하는 장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근본적으로는 의회가 시민을 대표하고 있다는 인식이 약한 것을 문제로 꼽았다. 정당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해서 사회 전반적으로 공공성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청원 게시판에 모든 걸 의존하는 비정상적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경우 “결국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가상화폐 투자 가장한 다단계 일당 징역형

    고수익이 보장된 가상화폐 투자업체인 것처럼 속여 투자자들을 모집한 뒤 실제는 금전거래만을 하는 다단계 조직을 운영한 일당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이지형 판사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한 뒤 법정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이 판사는 A씨의 범행을 도운 B(57)·C(58)씨 등 2명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명령했다. 청주에 사는 A씨는 다단계판매업 등록도 하지 않은 채 2016년 3월 ‘D코인’ 투자센터 사무실을 마련한 뒤 투자자를 모집했다. A씨의 말은 그럴듯했다. A씨는 ‘불가리아 최대 자산가가 새로운 형태의 암호화폐인 D코인을 개발했다. D코인은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1000만원만 투자해도 30억원을 벌수 있다. 투자금을 독일 본사에 송금하면 원금과 배당금을 지급받는다. 하위 투자자를 유치하면 수당을 받을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 말에 현혹돼 투자자들이 모여들면서 6개월새 3억9000만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모였다. 하지만 이들은 D코인 거래를 가장해 사실상 금전거래만 하는 다단계 조직이었다. A씨는 투자금을 본사에 입금하고, 본사에서 지급하는 수당을 투자자들에게 전달했다. 관련 법은 재화 등의 거래 없이 금전거래를 하거나 재화 등의 거래를 가장해 사실상 금전거래만을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D코인’은 외국에서도 가상화폐 개념을 활용한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6년 10월부터 가상화폐 이름을 바꿔 비슷한 수법으로 또다시 투자자를 모집, 4억8000여만원을 끌어모아 부당 이득을 챙겼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의 행위는 궁극적으로 하위 판매자들에게 모든 손해가 귀속되고 시간이 갈수록 피해자 수와 피해액이 급속히 불어난다”며 “그 폐해가 개인은 물론 가정과 사회로 확대되는 중대한 범죄인 만큼 엄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이 사건으로 얻은 수익이 크지 않은 점은 판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피플 인 월드] ‘균형추’ 케네디 대법관 퇴임…美 대법원, 보수로 더 기우나

    [피플 인 월드] ‘균형추’ 케네디 대법관 퇴임…美 대법원, 보수로 더 기우나

    후임에 보수 성향 지명 가능성 캐버너·그루엔더·하디먼 거론미국 연방대법원에서 30년 가까이 ‘균형추’ 역할을 해온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7월 말 퇴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케네디 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이 강한 대법관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 대법원 색채가 더욱 보수 쪽으로 기울 것으로 전망된다. 케네디 대법관은 2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다음 달 31일부로 퇴임한다고 밝혔다. 미 연방대법관은 모두 9명으로, 종신 임기를 보장 받는다. 그러나 올해 81세를 맞은 케네디 대법관은 고령 탓에 퇴임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다. 1988년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 연방대법관에 임명된 케네디 대법관은 재임 기간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며 대법원 내 진보와 보수 간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퇴임하면 연방대법원은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새뮤얼 앨리토, 클래런스 토머스, 닐 고서치 대법관 등 4명과 진보 성향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스티븐 브라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 등 4명이 일시적인 균형을 이루게 된다. 그동안 케네디 대법관은 보수와 진보를 오가는 판결을 했다. 2015년 동성 간 결혼을 합법화한 ‘오버지펠 대 호지스’ 판결에서 그는 “원고는 법의 눈앞에 동등한 존엄성을 요구하고 있다. 헌법은 그들에게 그럴 권리를 부여한다”는 문구를 남겨 미 전역의 동성애자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또 2013년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한 정부 보조금에 합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민·낙태와 관련해서는 보수 성향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이슬람권 5개국 국민의 미 입국을 제한하는 내용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위헌 소송에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 편에 섰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를 두고 ‘소신파’ 케네디 대법관이 트럼프 정부의 편을 들어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해석했다. 또 연방대법원이 같은 날 낙태 반대 기관도 임신부들에게 낙태 시술 절차를 안내하도록 한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위헌 판결을 내린 것도 케네디 대법관이 보수 세력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월 초 신임 대법관 후보 인선을 마무리하면 연방대법원은 확실히 보수로 기울어질 전망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케네디 대법관 후임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인물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너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 레이먼드 그루엔더 미주리 순회항소법원 판사, 토머스 하디먼 펜실베이니아 순회항소법원 판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유명인 누구? 무하마드 알리, 그리고 마틴 루터 킹

    ‘양심적 병역거부’ 유명인 누구? 무하마드 알리, 그리고 마틴 루터 킹

    양심적 병역거부에 따른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현행 병역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28일 나오면서 과거의 대표적인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가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는 미국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한 첫 번째 공인이다. 무슬림인 알리는 1967년 6월 종교적 이유로 베트남 전쟁 징집영장을 거부했다. 그는 “베트콩에게 아무런 원망도 없다. 그들은 나를 ‘니거’라고 부른 적이 없다”며 “베트콩과 싸울 바에는 흑인을 억압하는 세상과 싸우겠다’는 말을 남겼다. 당시 알리는 병역거부로 징역 5년에 벌금 1만 달러를 선고받았다. 나아가 병역거부 선언 논란으로 세계 챔피언 타이틀과 함께 프로 복서 라이선스를 박탈당했다. 또한 베트남전 반대운동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미국 국가안보국의 도청에 시달려야 했다. 알리는 1971년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기 전까지 3년 동안 링에 오르지 못했다. 그 사이 알리는 미국 전역을 돌면서 흑인 인권 운동 연설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러한 알리의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은 흑인 인종차별 철폐 운동을 이끈 마틴 루터 킹 목사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킹 목사는 젊은이들이 양심에 따라 반전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킹 목사는 1967년 4월 ‘왜 미국인들은 베트남 전쟁에 반대해야 하는가’를 밝히는 연설을 통해 “전쟁은 가난한 사람들을 전쟁터로 보내 싸우다 죽게 하는 행위”라면서 “가난한 이들이 잔인하게 조종당하는 현실에 대해 침묵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1940년대 <스포크 육아법>이란 책을 쓴 벤저민 스포크 박사도 대표적인 반전주의자였다. 스포크 박사는 핵무기 개발을 반대하는 운동에 앞장섰고 베트남전 반대 시위에도 참여했다. 1960년대에는 병역 기피자들을 도왔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항소를 통해 무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9개월만에 검찰 ‘포토라인’서는 조양호

    9개월만에 검찰 ‘포토라인’서는 조양호

    수백억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9개월만에 포토라인에 선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28일 오전 9시30분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조 회장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것은 약 9개월만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9월 자택공사에 회사돈을 유용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2015년 9월에는 문희상 의원의 처남 취업청탁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남부지검에 출석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4월30일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한 이후 수사에 착수했다. 조 회장 일가의 주변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고, 비자금 조성 여부를 수사해 왔다. 수사 착수 두 달 만에 소환을 결정한 검찰은 조 회장을 상대로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혐의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 회장 형제들이 창업주 고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탈세 자산의 해외 소재지는 파리 부동산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조 회장 소환에 앞서 25일 두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조사를 이미 마쳤다. 26일에는 수감 중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도 소환 조사했다. 최 회장은 조 회장의 또 다른 동생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으로, 지난해 한진해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미리 매각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검찰은 조중훈 전 회장의 5남매 중 남은 한 명인 조 회장의 누나 조현숙씨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조씨는 현재 외국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조세포탈 혐의 외에도 부동산 일감 몰아주기로 인한 횡령 혐의와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자녀들이 ‘통행세’를 받는 방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25일, 31일 등 3차례에 걸쳐 한진빌딩, 조양호 회장 형제들의 자택과 사무실, 대한항공 본사 재무본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횡령·배임 규모는 수백억원대로 추정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편 살해 사형선고’ 수단 소녀, 전세계 ‘조혼 피해’ 청원에 감형

    ‘남편 살해 사형선고’ 수단 소녀, 전세계 ‘조혼 피해’ 청원에 감형

    남편 살해 혐의로 교수형 위기에 처했던 19세 수단 소녀가 전 세계에서 40만명 이상이 제기한 청원으로 사형을 면했다.2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계획적 살인으로 사형이 선고된 누라 후세인(19)에 대해 수단 항소법원이 징역 5년으로 감형하고, 피해자 유족에게 위자료 1만 8700달러(약 2000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후세인은 지난해 4월 자신보다 16살 많은 남편과 강제적으로 결혼했다. 그녀는 열다섯 살 때 결혼할 뻔했지만 그나마 학교를 졸업하는 18세까지 기다려 달라고 사정해 미뤄진 것이었다. 후세인은 결혼식 후 남편의 접근을 막으며 저항했다. 그러자 남편은 사촌들을 불러 후세인의 팔과 다리를 제압하고 성폭행했다. 이튿날 또다시 성폭행을 당한 후세인은 흉기로 남편을 찌른 후 부모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고 지난달 교수형을 선고받았다. 조혼(早婚) 풍습으로 악명이 높은 수단에서 결혼 최소 연령은 10살이다. 유엔 여성위원회와 유럽연합(EU), 국제앰네스티 등이 조혼 악습에 항의하며 ‘수단 정부에 전 세계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그녀의 생명을 살릴 것을 청원한다’는 후세인 구명 성명을 냈다. 배우 에마 왓슨과 미라 소르비노,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뿐 아니라 줄리아 길라드 전 호주 총리도 소셜 온라인에서 펼쳐진 ‘누라를 위한 정의’(#JusticeForNoura) 캠페인에 동참하며 사형 판결 취소를 촉구했다. 교도소에 수감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면 판사가 되는 게 꿈이었다”고 한 후세인은 이제 “만약 사면을 받는다면 법을 공부해 억압받는 다른 이들을 변호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3월 발간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1200만명의 여자 어린이(만 18세 미만)가 전 세계에서 조혼을 강요당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멸균장갑 재포장 판매하면 안돼요

    멸균장갑 재포장 판매하면 안돼요

    대법원, 항소심 무죄 판결 사건 뒤집어멸균장갑과 밴드 등을 재포장해 새로 제작한 제품처럼 명칭과 유효기간을 임의로 기재해 판매했다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던 업자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라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모(48)씨의 상고심에서 미신고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임씨의 회사를 제조업체로 오인하거나 원래의 제품과의 동일성을 상실해 별개의 제품으로 여길 가능성이 커 재포장행위를 제조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면서 “제조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제조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임씨는 2009년 4월 경기 이천에 허가를 받지 않고 사업장을 차리고 다른 의약외품 제조업자가 만든 멸균장갑의 포장을 벗겨 새로 포장해 판매하다 약사법상 미신고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 의약외품 허위 기재 및 표기, 의약외품 거짓 및 과장 광고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임씨는 이런 방식으로 멸균밴드와 멸균거즈 등 총 1억 2866만원 어치의 의약외품을 만들어 판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일반인의 인식 가능성에 비춰보면 의약외품을 제조·판매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모든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미신고 의약외품 제조 및 판매를 무죄로 보고 나머지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해임 위기’ 롯데 신동빈, 경영권 방어가 사법절차보다 우선?

    ‘해임 위기’ 롯데 신동빈, 경영권 방어가 사법절차보다 우선?

    오는 29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총 참여해야 한다며 보석 거듭 요청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이 오는 29일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 결과가 자신의 보석 석방 여부에 영향을 받게 된다며 재차 재판부에 보석 신청을 받아달라고 압박했다. “주총 결과에 법원이나 검찰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까지 내놨다. 그룹의 경영권이 사법절차를 우선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예상된다.서울고법 형사8부(부장 강승준) 심리로 25일 열린 신 회장의 항소심 공판에서 신 회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경영권 방어는 물론 그룹의 안정을 위해 보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지난 12일 재판부에 보석 청구서를 냈고 20일 열린 보석에 관한 심문기일에서 주총 참석을 위한 보석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롯데그룹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이어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 회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고 자신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 제안 안건으로 제출하자 직접 주총에 참석해 이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회장의 변호인은 “검찰은 보석이 이뤄지면 법원이 사실상 무죄를 선고했다고 피고인이 주장하면서 주총에 적극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하는데, 재판이 진행 중인 걸 뻔히 아는 주주들에게 그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느냐”면서 “검찰 논리대로 한다면 오히려 보석을 허가하지 않을 경우 피고인과 이해관계를 달리 하는 쪽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피고인에 대한 해임 안건이 상정된 이상 신동주, 신동빈 두 당사자에게 대등한 기회를 부여해서 쌍방의 주장을 주주들이 충분히 듣고 의사결정을 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고, 특히 “검찰이나 법원이 (주총에) 영향을 미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 회장 측은 이어 “피고인에 대한 뇌물 사건은 사실상 심리를 마쳐 더는 증거인멸 우려가 없어졌다”면서 “만일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해준다면 피고인 출국에 동행해 향후 재판 일정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도 직접 나서 재판부에 호소했다. 그는 “이번에 안타깝게 구속되는 바람에 저에 대한 해임 안건이 상정됐다. 실제로 1분기에 지주회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100% 자신이 없다”면서 “이런 면에서 제가 주총에 나가 해명할 기회를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번 재판장님께서 위임장을 가진 변호사가 해명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물으셨는데 일본 롯데홀딩스에서는 불가능하다”면서 “구속이 안 된 아버지와 어머니, 서미경씨 등 7명이 나가서 제 입장을 설명할 수도 있는데 이들 중엔 주총에 가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그러면서 “그동안 재판에 한 번도 빠짐없이 모두 참석했고, 절대 도망가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재판부는 “보석은 청구 이후 계속 검토하고 있다”면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이 잘못됐다고 볼 수 없고, 항소심에서 추가적으로 심리된 내용까지 다 반영해 인신구속에 대한 판단을 할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심리가 거의 다 진행된 상태라 이제 와서 증거인멸의우려가 있다고 보긴 어렵고, 다만 도망의 우려에 대한 판단이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 회장 측에서 보석 사유로 내세운 주총 참석을 두고 재판부는 “그게 기본적으로 보석 사유나 도망 우려에 대한 판단은 재계 5위의 롯데라는 그룹의 총수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아선 안 된다”면서 “하지만 더 엄격하게 차별받아서도 안 되고, 일반과 마찬가지로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주총 참석과 관련해 피고인 신동빈의 개인 입장과 롯데그룹 전체 입장에서 중요하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형사 재판에 있어서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이나 심리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최종 결론을 내릴 때까지 심사숙고하겠다”며 재판을 마쳤다. 원래 불구속 기소됐던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지난 2월 13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항소심의 구속 기간은 6개월로, 오는 8월 중순이 신 회장의 항소심 구속기한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In&Out] 금융범죄 손해배상 소멸시효, 이대로 괜찮나/이성우 변호사

    [In&Out] 금융범죄 손해배상 소멸시효, 이대로 괜찮나/이성우 변호사

    지난달 14일 서울고등법원은 개인투자자가 도이치은행 및 증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 지난 2월에도 비슷한 소송을 제기한 기관투자가가 항소심에서 패소한 점을 감안하면 최소한 2심에서는 법원이 모두 도이치 측의 손을 들어 준 셈이다.논란이 된 소송은 2010년 11월 11일 발생한 ‘옵션 쇼크 사태’가 발단이 됐다. 당시 도이치은행은 도이치증권을 통해 장 마감 10분 전 2조 4400억원어치 주식을 대량 처분했고, 이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반면 도이치 측은 사전에 매입한 풋옵션으로 448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문제를 인식한 금융위원회는 2011년 5월 도이치증권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로부터 4년 뒤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는 도이치증권 임원들에게 실형을, 법인에는 벌금을 각각 선고했다. 도이치 측의 대량 매도 행위가 명백한 시세 조종 행위라는 것이 법원에 의해 인정된 것이다.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는 것은 당연했다. 이어진 민사 소송에서 도이치 측은 바로 ‘4년’을 문제 삼았다. 도이치증권은 사건이 발생한 2010년 11월 11일, 늦어도 검찰의 기소 시점인 2011년 8월 19일을 투자자들이 손해를 인지한 시점으로 보고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기간 3년을 적용해 자신들은 손해배상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민법 766조 1항은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형사 판결이 나온 2016년 1월부터 3년이 기산돼 아직 소멸시효가 끝나지 않았다고 봤다. “전문투자가가 아닌 원고들은 민·형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시세 조종 행위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는 판사의 지적에 투자자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항소심 법원은 원고들이 늦어도 금융위의 영업정지 처분이 확정된 2011년 5월에는 피고의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와 위법성을 인식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금융당국의 처분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있은 지 3년 후 소송이 제기했으니 피고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항소심 결론은 금융범죄에 대한 소멸시효 기산점을 판단하는 데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항소심이 앞세운 논리대로 소멸시효 기산점을 앞당긴다면 금융범죄 피해자들은 사법기관에 의해 회사의 잘못이 인정되기 전 벌떡 일어나 소송을 제기해야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범죄에 대한 금융당국 발표, 검찰 기소, 법원 판결로 이어지는 기본 과정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시간과 비용, 패소 위험을 무릅쓰고 소송에 나설 피해자가 얼마나 될까. 특히 이번 사건은 주범으로 지목된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관계자가 소환에 응하지 않아 검찰조차 수사에 애를 먹었다. 갈수록 범행 수법이 교묘하고 복잡해 1심 판결에만 수년이 걸리는 최근 금융범죄 결과를 개인이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법원도 투자자들이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기 위해 상대방의 책임이 명확하지도 않은 상태로 ‘묻지마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자본시장법에서 각종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 또는 제척기간을 규정한 취지는 유가증권 거래로 인한 분쟁을 빨리 끝냄으로써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데 있다. 하지만 민법상 시효기산점인 위법성 인식 시점까지 불합리하게 앞당기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다. 향후 대법원 판결에 투자자와 시장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 日 롯데 이사직 해임?… 위기의 신동빈

    29일 정기주총 결과 관심 집중 신 회장측 “오늘 보석 재차 요청” 해임시 한·일 롯데 균열 불가피 오는 29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구속 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참석이 불투명해지면서 주총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주총에서는 신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을 두고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맞대결이 또 한번 치러질 전망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만약 이번에 신 회장의 해임안이 의결되면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롯데와 재계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25일 열리는 항소심 5차 공판에서 법원에 보석 허가를 재차 호소할 계획이다. 앞서 신 회장의 변호인은 지난 20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보석을 요청했다. 신 회장과 변호인 측은 “신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 회장에 대한 해임 안건을 정기 주총 안건으로 제안해 일본 주주를 설득 중인데 구속 상태에서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만약 출국이 어렵다면 보석을 통해 국내에서 전화로라도 주주를 설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밝혔다. 이번 신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 및 신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은 자신의 경영 복귀를 주장하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이 직접 제출했다. 2015년 7월 ‘롯데 형제의 난’이 시작된 이후 치러진 지난 네 차례의 표 대결에서는 신 회장이 모두 승리했으나, 이번에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한편 신 회장의 해임 안건이 통과되면 51년 동안 이어져 온 한·일 롯데의 관계에 균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그동안 양국 롯데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해 왔던 만큼 신 회장이 해임되면 한국 롯데에 대한 일본 롯데의 지원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동시에 한국 롯데의 경영에 일본 이사진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잠자던 남편 성기 절단한 아내 집행유예

    여자 문제를 의심해 자고 있던 남편 성기를 절단한 50대 여성이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 최수환)는 특수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55·여)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년 이상 피해자와 사실혼 관계에 있고, 10년전 사고로 아들을 잃은 이후 우울감과 불안 증세를 겪는 등 정신적으로 매우 혼란한 상태에 있었다”며 “이런 와중에 남편이 다소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초범으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피해자와 합의를 했고 남편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6일 오후 11시 50분쯤 집에서 자고 있던 남편(59)의 성기를 부엌에 있던 흉기로 자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남편이 평소 생활비를 주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던중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해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직후 경찰에 신고했다. 남편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박근혜, 세월호 당일 일했다” 거짓말 한 윤전추…검찰, 1년 6개월 구형

    “박근혜, 세월호 당일 일했다” 거짓말 한 윤전추…검찰, 1년 6개월 구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다고 법정에서 거짓 증언한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22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이렇게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오전 9시쯤 관저 집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봤고 오전 10시쯤 세월호 상황 보고서를 전달했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윤 전 행전관은 자신의 이런 진술과 달리 박 전 대통령이 관저 침실 이외 장소로 움직이는 것을 본 사실이 없고, 어떤 서류도 전달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 전 행정관은 최후 진술에서 “혐의를 인정한다. 당시 제 위치나 공무원 신분으로서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 돌아보니 잘못이었고 헌재나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다”라면서 울먹이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윤 전 행정관은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지난 4월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원으로 감형받았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르웨이 살인마 브레이비크의 ‘인권 타령’…재판 결과는?

    노르웨이 살인마 브레이비크의 ‘인권 타령’…재판 결과는?

    77명의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해한 살인마의 황당한 '인권 타령'이 결국 기각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유럽인권재판소가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38) 측이 낸 인권 침해 관련 소송을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세기의 살인마'로도 불리는 노르웨이의 극우주의자 브레이비크는 지난 2011년 7월 22일 오슬로의 정부청사 인근에서 폭탄테러를 일으켜 8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우퇴위아 섬에서 여름 캠프 중이던 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69명을 살해했다. 이같은 혐의로 브레이비크는 노르웨이의 법정 최고형인 21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앗아간 사람이 오히려 자신의 인권을 주장하는 역설적인 이 소송은 지난 2015년 7월 브레이비크 측이 오슬로 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그 내용은 황당하다. 수감 중인 자신이 교도관과 의료진하고만 이야기할 정도로 극심하게 고립돼 있으며 면회 제한과 편지 검열을 당하고 있어 유럽인권헌장에 보장된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 이에대해 노르웨이 법무 당국은 황당하다며 반발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현재 브레이비크는 방 3개가 딸린 '아늑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또한 먹고 싶은 음식을 요리할 수 있으며 세탁실도 원할 때 사용 가능하다. 심지어 TV시청과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즐길 수 있으며 인터넷은 되지 않으나 컴퓨터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오슬로 지방법원은 지난 2016년 4월 원고인 브레이비크 측의 주장을 인정,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비인간적이고 모멸적 대우를 금지하는 것은 민주 사회의 기본 가치”라면서 “이런 가치는 테러범이나 살인자에게도 적용된다”고 판결했다. 이같은 판결에 불복한 노르웨이 당국은 즉각 항소에 나섰으며 지난해 3월 노르웨이 최고법원은 수감 중인 브레이비크가 인권을 침해받거나 모멸적인 대우를 받지 않았다고 판결하며 원심의 결정을 뒤집었다. 이번 기각 결정은 노르웨이 법원에서 패소한 브레이비크 측이 유럽인권재판소에서 소장을 접수하면서 이루어졌다. 한편 브레이비크의 인권 타령은 수감 이후부터 줄기차게 계속됐다. 대표적으로 브레이비크는 법무 당국에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를 3으로 바꿔달라”,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소파로 바꿔달라”, “성능 좋은 에어콘으로 교체해달라” 등의 요구를 한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옛 근로기준법의 1주일엔 휴일 포함 안 돼”

    “옛 근로기준법의 1주일엔 휴일 포함 안 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신)는 휴일 근무에 대해 휴일근로수당만 지급하고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부의 기존 행정해석을 그대로 인정했다. 2008년 경기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소송을 제기한 지 10년 만이자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기 열흘 전에야 구 근로기준법에 대한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연장근로수당 지급 소송은 1주간 근로시간에 토·일요일 등 휴일이 포함되는지 여부와 휴일 근로에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해야 되는지를 두고 정부·재계와 노동계가 치열하게 다툰 사건이다. 항소심 판결대로 노동계 주장이 인정된다면 기업은 휴일 근무에 휴일근로수당 150%를 지급하는 것 외에 연장근로수당으로 50%를 추가로 지급해야 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은 개정 근로기준법 내용과의 조화로운 해석을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구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를 해석하기 위해 개정 근로기준법을 활용한 것이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의 내용, 체계, 개정 연혁 등을 통해 입법 취지, 목적,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인식, 노동 관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의 개정 취지를 바탕으로 구 근로기준법을 해석해 보면 1주일에 휴일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개정 근로기준법이 ‘1주란 휴일을 포함한 7일을 말한다’고 규정했으니 구 근로기준법은 이와 반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에 시행될 법의 개정 취지가 현재 법의 입법 취지를 증명한다고 봤다. 구 근로기준법상 휴일 근무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면 1주간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이라고 가정할 수 있는데,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52시간제’ 개정 근로기준법과 모순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개정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기도 전에 1주간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이 돼 버리는 효과가 나타나게 돼 개정 근로기준법이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휴일이 1주간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사회생활규범이라고도 평가했다. 재판부는 “노동 관행과 달리 해석하는 것은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오랜 신뢰에 반하고 법적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신, 김소영, 조희대, 박정화, 민유숙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법률 해석은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해야 하는데 1주간은 달력상 7일을 의미한다”며 “휴일 근로에 따른 가산임금과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임금을 각각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재판거래 의혹 관련 법원행정처 문건인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사례’에 언급됐다. 중복 가산할 경우 기업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판결 선고를 보류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문건에 내포된 것처럼 이날 판결이 원심과 달리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재판거래 의혹은 커지게 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불구속 간절히 원하는 우병우, 기각에도 또 28일 심문

    불구속 간절히 원하는 우병우, 기각에도 또 28일 심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구속·불구속 여부를 놓고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다. 최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한 심문기일을 열고 검찰과 우 전 수석 측의 의견을 듣는다.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공직자와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혐의로 지난 1월 4일 구속기소 된 우 전 수석의 최장 구속 기간인 6개월이 곧 끝날 예정이다. 앞서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을 묵인하고 자신의 개인 비위 의혹에 대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은 법정구속을 함께 선고한 것은 아니어서 현재 우 전 수석의 구속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구속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불법사찰 혐의에 대한 재판이 길어지면서 검찰은 지난 19일 우 전 수석의 구속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구속영장 추가 발부를 요청했다. 우 전 수석이 법적 책임을 대통령과 부하 직원에게 전가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석방될 경우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에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은 “불구속 재판의 원칙은 1심이든 현재의 항소심이든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 측이 정식으로 심문 절차를 열어 구속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구함에 따라 이달 28일 심문기일을 열기로 했다. 우 전 수석은 이달 초에도 불법사찰 등 혐의를 심리하는 1심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 당시 우 전 수석은 “진실이 밝혀지고 제 명예가 회복되기 전에는 도주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석방을 요구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학생 학폭, 고교 진학뒤에도 징계 가능하다

    중학교 때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을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징계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은 중학교 재학 때 생긴 학교 폭력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징계를 받은 A양의 부모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고교 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권 행사를 제한하는 기간이나 공소시효 등에 관한 규정이 없고 상급학교로 진학했다고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교육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중학교 졸업 무렵 발생한 학교폭력은 즉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고교에 진학하면 조치가 불가능해지는 ‘법 적용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가해학생이 속한 고교 교장은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낸 을 냈다. 2016년 중학교 3학년이던 A양은 B양과 대구의 한 학교를 같이 다녔다. 같은해 4월 말 A양은 학교 복도에서 B양을 보고 “예쁘다”고 큰 소리로 말했고 B양은 A양의 행동이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진 것으로 판단해 기분이 상했다. 이후 두 사람은 사이가 좋지 않은 관계로 6개월 동안 생활하다 10월쯤 B양이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A양에게 욕을 한 뒤 헤어졌다. A양은 얼마 뒤 B양에게 욕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며 전화를 했고 녹음한 통화 내용 일부를 친구들 단체대화방에 올렸다. 이후 A양의 친구 몇 명이 대화 내용을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인 이듬해 4월께 SNS에 옮겼고 A양과 친구들은 해당 게시물에 B양을 놀리는 표현으로 댓글을 달아 조롱했다. 고교에 진학해서도 계속된 놀림에 B양은 A양과 그 친구들이 다니는 학교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했고 사건은 그 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로 넘어갔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학교폭력이 인정된다며 관련법에 따라 A양이 B양을 접촉하거나 협박·보복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정을 했다. 또 교내 봉사 10일(10시간)과 학생 특별교육(2시간), 보호자 특별교육(1시간) 처분을 하라고 학교 측에 요청해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그러자 A양 부모가 대구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행정심판위는 A양이 자기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2017년 이후에는 B양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어 처분이 징계재량권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인 만큼 취소하라고 결정을 뒤집었다. 이에따라 다시 열린 학폭위는 징계수위를 낮춰 B양 접촉·협박·보복 금지 및 학생 특별교육(1시간), 보호자 특별교육(1시간) 조치를 하라고 다시 요청했다. 처음과 비교해 교내 봉사 10일(10시간) 처분이 빠지고 학생 특별교육이 1시간 줄어든 것이다. 징계 처분이 크게 달라지지 않자 A양과 그 부모는 학교폭력 행위는 중학교 재학 때 생긴 것으로 고등학교가 징계를 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에서 패소한 A양은 항소했고 현재 대구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스웨덴전 직관한 정몽준…FIFA 복귀하나

    스웨덴전 직관한 정몽준…FIFA 복귀하나

    한국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투표 담합을 했다는 의혹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던 정몽준 전 FIFA 부회장이 18일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한국과 스웨덴 경기를 관전하며 축구 활동 재개를 알렸다. 정 전 부회장은 양복 차림으로 이날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의 귀빈석에서 경기 장면을 지켜봤다. 지난 2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으로 FIFA 징계가 해제된 후 축구와 관련한 첫 공식 나들이다. 정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0월 FIFA 윤리위원회로부터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유치와 관련해 영국과 투표 담합을 했고, 한국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라는 이유로 1심에서 자격정지 6년의 징계를 받았다. 자격정지는 축구와 관련한 활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조치다. 그는 곧바로 항소해 FIFA 소청위원회로부터 활동 정지 기간을 5년으로 감면받았다. 이어 지난해 4월 CAS에 정식 제소했다. CAS는 FIFA의 5년 자격정지 기간을 1년 3개월로 완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 전 부회장의 징계는 지난해 1월 7일로 이미 만료됐다.징계 족쇄가 풀린 그는 일시 정지됐던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직을 회복했다. 특별한 권한은 없지만 축구 활동을 시작하는 발판은 될 수 있다. 정 전 부회장은 이날 귀빈석에서 경기를 함께 관전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도 자연스럽게 만났다. 그는 FIFA의 징계로 실추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FIFA에도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형태로든 FIFA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이다.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FIFA의 집행기구인 평의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정 전 부회장까지 세계 축구를 총괄하는 FIFA에서 목소리를 내는 임무를 맡게 될지 주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 ‘강기훈 유서대필’ 상고 포기

    법무부와 검찰이 ‘유서대필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강기훈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상고를 포기한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가 강씨와 가족에게 9억 3900만원을 배상하라던 지난 5월 말 서울고법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전망이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이던 강씨는 지난 1991년 5월 전민련 소속 친구로 서강대 옥상에서 몸을 던져 숨진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필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씨는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1년 6개월 형을 받고 복역했지만, 결정적 증거였던 필적 감정서가 위조된 점이 인정돼 2015년 5월 재심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강씨와 가족들은 국가와 수사검사 2명, 필적 감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강씨 측은 수사 검사와 필적 감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부분을 기각한 항소심에 불복, 상고심 재판을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미스 함무라비’ 김명수, 고아라 어머니와 대면한 이유는? 긍금증 UP

    ‘미스 함무라비’ 김명수, 고아라 어머니와 대면한 이유는? 긍금증 UP

    ‘미스 함무라비’ 고아라와 김명수의 관계 변화 징후가 포착됐다. 18일 JTBC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측이 8회 방송을 앞두고 임바른(김명수 분)이 박차오름(고아라 분) 어머니와 대면 중인 현장을 공개했다. 지난 7회에서는 임바른의 돌직구 고백 이후 어색해진 ‘바름 커플’의 모습이 그려졌다. 애써 서먹함을 숨기고 동료로서 재판을 이어나가는 두 사람. 명확한 호감을 가지고 박차오름의 곁을 맴도는 민용준(이태성 분)의 존재감이 더해지면서 이들 관계에 긴장감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이모들에게 “(바른은)좋은 선배지만 내 스타일 아니다”고 다시 선을 긋는 박차오름과 동료로서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박차오름의 생일 선물을 챙기는 임바른의 대비는 설렘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가운데 임바른이 박차오름 어머니의 요양원에 함께 있는 모습이 공개돼 궁금증을 높인다. 공개된 사진에는 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바름’을 유지하던 임바른이 기타를 들고 달콤한 연주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다정함을 유지했던 임바른은 한층 따뜻하고 달달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설렘지수를 높인다. 임바른의 연주를 지긋이 쳐다보는 박차오름의 어머니.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는 박차오름의 눈빛은 만감이 교차한 듯 벅찬 감정이 어린다. 임바른의 고백 후 어색하기만 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이날(18일) 방송되는 8회에서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에 걸린 직장인의 소송과 양육권 항소 사건이 진행된다. 사회 전반에 대한 통찰과 더불어 부모의 이기적인 사랑에 대한 재판이 펼쳐질 예정. 7회 재산 상속 무효 소송을 거치면서 임바른은 벽을 세웠던 아버지와 화해할 수 있었지만 박차오름은 여전히 어머니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매번 재판을 통해 성장하는 두 사람의 관계 역시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8회의 재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스 함무라비’ 제작진은 “‘바름 커플’은 판사답게 재판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한다. 8회에서 두 개의 재판을 거치며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게 될 ‘바름 커플’의 변화를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 한편 ‘미스 함무라비’ 8회는 이날(18일) 오후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사진=JT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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