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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르노그래픽 디오라마 - 김언희론 1)/신은조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문학평론]

    사카모토 신이치의 만화 ‘이노센트’에서 등장인물 마리 조셉 상송은 조소한다. “정치는 남자들끼리 독점하고 있으면서 기요틴 앞에서는 여자와 애들도 평등하다 이거로군.” 물론 처벌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그 처벌을 가능케 하는 법령이 평등하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법을 준수하지 않은 인간이 처벌받는 이유는 법이 인간을 보호할 수단이기 때문이지, 법 자체가 고귀한 것이라서가 아니다. 만약 어떤 법이 오직 법을 수호하기 위해 이행된다면 그것은 차별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래서 상송의 조소는 푸념이 아니라 통찰이다. 여성과 아이,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원칙주의의 모순을 꼬집는 대사인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의 만화가가 프랑스 대혁명 시대 여성의 입을 빌려 내뱉은 이 대사가 현 한국 사회를 향한 진단으로 읽힌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가 원칙주의의 모순에 매몰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남역 살인사건과 페미니즘 리부트를 통과하며 우리는 대부분의 사회 규범이 가부장적 시선을 기반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여성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권력 구조의 단면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페미니즘이란 이와 같은 구조와 규범에 대항하기 위해 고안된 이론 틀이기에 여성 혐오에 대한 여성들의 항의가 젠더 갈등, 갈라치기라는 이름으로 폄하되기 일쑤인 근래의 정황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일컫는 일은 이와 같은 압제에 대한 저항의 표현 그 자체일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페미니스트임을 부정하는 여성들이 나타나는 것은 어떻게 독해해야 할까. 이에 대해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을 처형하는 칼날의 집행 주체가 비단 남성이나 가부장적 시스템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야 하겠다. 걸 밴드 QWER은 데뷔와 동시에 국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석권하고, 펜타포트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의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일부 멤버가 노출도 높은 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춤이나 언행을 통해 남성 시청자들의 유료 후원을 유도하는 방송, 이른바 “벗방” BJ 출신이라는 사실이 대두된 이래 그녀들을 향한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 서 있는 것은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QWER의 메인스트림 데뷔가 여성 인권의 하락을 촉진하는 사건이라고 정의한다. 여성의 몸을 재화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인식이 “벗방”의 본질이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연예인을 꿈꾸는 어린 여성들이 “벗방”으로 흘러 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QWER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각각 “그녀들이 진행한 방송은 유명 스트리밍 사이트의 규제를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벗방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과, “옷을 벗는 방식으로 자신을 성적으로 대상화하여 금전을 취했으므로 벗방, 더 나아가 성매매 종사자와 다를 바 없다”는 의견이 부딪치며 격화되고 있다.2) 물론 QWER을 향한 비판이 전부 그녀들의 과거 행적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다. 그녀들이 페미니즘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이어 가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이 지점만을 지적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벗방 BJ의 양지 진출”이 토론의 주된 쟁점인 이상 해당 토론은 여성이 스스로 여성의 몸을 “전시”하는 행동 그 자체에 대한 논의를 놓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페미니즘”이라는 이론의 보존이 아닌 “여성 인권”인 이상 진정 고민해야 하는 것은 벌거벗은, 음란한, 자신을 대상화하는 그 여성들의 존재를 삭제하지 않은 채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 방법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따사로운 빛이 포괄하지 못하는 “음지의 여자”들에게 줄곧 주목해 왔던 시인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다. 임산부나 노약자, 심장이 약한 사람과 과민 체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시집을 읽을 수 없으며, 시집을 읽고 난 후 온갖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 시인. 김언희의 시에는 난도질당한 여성 육체의 단면이 가감 없이 삽입되어 있으며 음부와 성기, 성교와 폭력의 장면이 빈번히 등장한다. 이와 같은 태도는 시집 전체의 맥락에 영향을 미쳐 마치 시인이 사용하고 있는 모든 시어와 심상 너머에 외설적인 함의가 담겨 있는 것처럼 읽히도록 만든다. 이것만으로도 섬뜩한 문구를 적어 둘 근거로는 충분하리라. 기실 임산부나 노약자가 아니더라도 “아버지의 처녀막을 찢어”드리겠다 엄포 놓는 목소리를 듣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독자란 그리 많지 않겠지만 말이다(‘가족극장, 이리 와요 아버지’). 그래서일까. 지금껏 수많은 비평가와 연구자들이 김언희의 시에 달아 둔 각주들은 크게 두 가지의 갈래로 분류할 수 있다. 김언희 시에서 그로테스크한 여성 이미지를 발굴한 이해운3)이나, 김언희 시의 여성을 서발턴으로 정의하는 장서란4)은 김언희의 시를 남성 중심적 현실을 전복할 에너지로 대우한다. 반면에 임지연5)은 김언희 시가 남성적 시선을 내면화하고 남성/여성이라는 근대적 시스템을 보존함으로써 기존 문제 틀에 갇힌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두 시점의 맹렬한 대립은 김정란과 남진우 사이에서 벌어졌던 설전을 펼쳐 볼 때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일찍이 김정란은 김언희 시가 “여성에 의해서 여성 육체에 가해지는 성폭행”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김정란이 엄격한 페미니즘에 근거하여 김언희 시의 벌거벗은 몸들을 체제의 프로파간다로 독해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6) 하지만 남진우는 그에 대해 김언희의 시선은 “남성들의 시각적 쾌락에 봉사하는 남근적 응시가 아니라, 거기 붙들린 사람을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의 경계인 혼돈으로 초대하는 메두사적 응시”라고 반박했다. 그녀의 시가 “메두사의 시선을 통해 포착한 자아/세계의 추악한 실체를 메두사의 형상으로 재현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이 시인의 시를 읽는 사람은 마치 메두사의 얼굴을 앞에 두고 그러하듯이 “시 앞에서 분노하거나 외면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말이다.7) 두 의견은 일정 부분 타당하고, 그래서 여태까지도 그 시비를 팽팽히 겨루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정말 이 여성들이 성폭행범이나 메두사에게 필적할 권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날 때부터 고기”였다는 그녀들의 고백으로부터 알 수 있듯이, 그들은 난도질당하고 있다. “육회와 수육/ 창창한/ 육절기(肉切機)의 세월”이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다(‘태어나보니’). “시인” 또한 사정은 매한가지인데, 그것은 “여자가 시인이 된다는 것”은 “개가 뒷다리로 서서 걷는 것과 같”다는 독백으로부터 드러난다(‘Eleven Kinds of Loneliness’). 다시 말하자면, 그녀들이 비명 지르는 것은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력한 화자들의 비명을 듣고 있노라면, 전성기의 메두사보다는 차라리 사후의 메두사가 더 떠오른다. 눈을 마주쳤다면 누구라도 돌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으로 수많은 영웅을 쓰러뜨렸던 메두사는 영웅 페르세우스에 의해 목이 잘린 후 방패의 장식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메두사의 이야기는 전승되지 않는다. 이렇듯 단죄의 칼날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여성과 아이들의 목도 평등하게 잘라 버리는 기요틴처럼 말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일견 세계를 파괴할 힘을 가진 것처럼 보였던 메두사도 영웅의 칼날 앞에서는 단순한 고깃덩어리에 불과한 것이다. 앞선 연구들이 전부 터무니없는 오독이라거나, 김언희의 작업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김언희의 작업을 절대 방어하려는 의도 또한 아니다. 단지 이 여성들의 “육체 전시”가 가능하기 위해서 어떤 숭고한 의미가 뒷받침되어 있어야만 하는 것인지 질문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문학비평이라 하는 장르가 언제나 작품에서 문학적 의미를 창출하는 작업이고, 김언희 시의 위계-모독이 여성의 몸을 중핵으로 삼아 작동하고 있는 이상 페미니즘적 읽기는 불가피한 일이리라. 하지만 이 여성들에게 엄격한 문학적·사상적 잣대를 들이밀기 이전에 이들이 호소하고 있는 고통의 정체를 규명하고, 이 시점에서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므로 여러 가지 담론들이 여성의 몸을 횡단하고 있는 이 시대에 김언희를 읽는다는 것은, “음지”에서 뒤척이는 몸과 그에 잇따르는 감각을 시의 최종 심급으로 두고 있는 이 시인에게 여성이란 무엇인지 자문을 구하는 일과도 같다. 여성의 삶은 어디까지 다양하고, 어떻게 여성은 삭제되는가. 물론 대화 없는 공감은 언제까지고 모독에 그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시도하는 이 독해가 모독이라는 사실을 주지한다면 김언희의 화자가 실감 나게 들려주는 증언을 통하여 여성이 스스로 몸을 전시하는 일이 무슨 의미일 수 있는지 알아차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이것은 오독이다. 여성이 여성의 몸을 전시하는 것이 단순한 욕망 전시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모독이다. 그 모독적 오독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렇게 질겨빠진, 이렇게 팅팅 불은, 이렇게 무거운 김언희의 첫 시집 ‘트렁크’는 “가죽 트렁크”를 묘사하며 시작한다. “이렇게 질겨빠진/ 이렇게 팅팅 불은/ 이렇게 무거운” 가죽 트렁크. 그것에 담겨 있는 것은 “토막난 추억”이다. 짧은 진술을 통해 이 트렁크를 둘러싼 진실들을 포착하기란 쉽지 않다. 누가 어디로 보낸 것인지, 트렁크를 둘러싸고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심지어는 “토막난 추억”이라고 일컬어지는 내용물이 정확히 무엇인지조차 기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트렁크가 수취를 거부당한 이유만큼은 짐작할 수 있다. 아마 그것이 너무나도 흉측하기 때문일 것이다. 본디 가야 할 곳으로부터 거절당한 후 갈 곳을 잃은 가죽 트렁크. 이것의 이미지를 김언희의 시와 같이 놓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시인의 말에 적혀 있듯, 김언희는 시가 고통뿐인 세상에서 아름다움을 검출하는 작업이라고 여겨지는 보편적 인식을 정면으로 “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트렁크”를 시인의 작업물 그 자체에 대한 은유로 읽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실로 김언희의 시는 “토막”난 것들을 그러모으고 있다. 이때 토막 나는 대상은 다양하다. “고기”, “개구리”, “당신” 등 수많은 생명이 시에서 도륙되지만, 가장 빈번히 유린당하는 것은 바로 화자 자신이다. 무형의 관념인 “고요”마저도 도살하고 도살당하기를 반복하는 이 “백정의 나라”에서 김언희는 참수도를 다만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정면에서 받아내고 있다(‘고요의 나라 1’). 의자였는데 내가앉으니도마였다 베개였는데 내가베니작두였다 사람이었는데내가안으니 내가안으니포장육 손톱발톱이길어나는포장육 막다른데가따로없었다 꽃한송이꽃절벽 사람하나사람절벽 여기이절벽에서저기저 절벽으로내입에서내어놓은 거미줄에매달려간댕 간댕건너간다끊어 질듯끊어질듯 ‘의자였는데’ 안락하고 편안한 사물이어야 할 “의자”와 “베개”도 내가 베기만 하면 “도마”와 “작두”가 되어 버리는 정황은 김언희의 화자가 탑재하고 있는 세계관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난해한 정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날 때부터 고기”였다는 다른 시의 진술을 경유해야만 하겠다(‘태어나보니’). 나를 낳은 “엉덩짝”이 갈고리에 걸려 있고, 심지어는 그 엉덩짝의 정체조차 알 수 없는 “지하 식품부”의 “냉장고 속”으로부터 비롯된 고백을 참조해 보자. 이 세계가 나에게 적대적인 이유가 비로소 명료해지지 않는가.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처럼 비체는 언제나 주체의 의도에 귀속된다. 인간이 도마 위에 앉으면 도마는 의자처럼 기능하게 될 것이다. 일련의 심상들은 화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폭력적이다. 나를 둘러싼 모든 사물이 나를 공격하고 재단하는 상황을 “막다른 데”라고 일컫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언술 행동이겠지만, 나에게서 뽑혀 나온 “거미줄”에 의존해 위태롭게 이곳저곳을 오가야 하는 상황까지 읽어내고 나면 이 화자가 처해 있는 상황이 보다 더 극단적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극단의 상황에서 김언희가 채택하는 방법은 다름 아닌 그 세계의 작동 방법에 적극적으로 찬동하는 것이다. 막차를 놓치고 저녁을 때우는 역 앞 반점 들기만 하면 하염없이 길어나는 젓가락을 들고 벌건 짬뽕국물 속에서 건져내는 홍합들…… 불어터진 음부뿐이면서 생은, 왜 외설조차 하지 않을까 골수까지 우려준 국물 속에서 끝이 자꾸만 떨리는 젓가락으로 건져올리는 허불허불한 내 시의 회음들, 짜장이 더글더글 말라붙어 있는 탁자 위에서 일회용 젓가락으로 지그시 빌려보는, 이 상처의 모독의 시, 시, 시, 시울들……… ‘허불허불한’ “벌건 짬뽕국물 속에서 건져내는 홍합”이라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은 직후 “불어터진 음부”로 변환된다. 이 회음은 “시”의 것으로, 시가 전적으로 화자에 의한 발화라는 것을 견지한다면 직후 들어오는, 왜 세상은 “외설조차 하지 않”느냐는 탄식은 자신에게 주어진 발화 방식도 충분히 이용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비판임과 동시에 외설밖에는 할 수 없는 화자 자신에 대한 통렬한 메타인지이기도 하다. 그렇다. 김언희에게 있어 세계란 외설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아니 외설밖에는 할 수 없는 침묵과 고요의 공동이다. “골수까지 우려준” 국물이 그렇듯 이 세계는 인간의 몸을 극한까지 착취하면서 성립하는 세계다. 달콤한 복숭아의 “향기”에 “전신이 가려워”지는 방식으로 세계와 몸이 불화하는 상황이라면, 아름다움을 거부하는 몸의 시 쓰기는 모독과 외설, 배설과 동일시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나의 몸에서 복숭아의 일각을 발견하는 상황에서 고통이 창작을 추동한다는 오래된 격언 또한 폐기를 피할 수 없다(‘복숭아’). 이렇듯 김언희에게 몸과 세계는 서로 공명한다. 지독한 자기도취로도 보이는 이 세계 인식이 쾌락적 나르시시즘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 공명이 상처와 고통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김언희의 시가 성감을 전면에 내세워 시를 창작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적으로 읽힐 수 있는 지점이지만, 앞선 표현을 참조한다면 그것은 어떠한 금기 내지는 윤리를 깨뜨리기 위해 성감만을 강조하고 있다기보다는 몸과 감각에 대한 탐구에 치중하면서 그와 맞닿아 있는 가장 일차적인 감각의 일환으로 성감을 이용하고 있는 것에 더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하여 시 쓰기와 배설이 살아남기 위한 외설의 표현으로 동등한 위치를 획득할 때, “봉합되지 않는” 인생으로부터 타액처럼 시가 흘러나오며 김언희의 세계-자기 인식은 완성된다(‘……?’). 장바구니를 들고 오늘은 또 무엇을 똥으로 만들어줄까 미나리 상추 쑥갓 바지락 피조개 펄펄 뛰는 저 도다리란 놈을 똥으로 만들어버려……? 항문을 쩝쩝 다시며 지나가는 과일전 좌판 위에 황도 백도 천도 복숭아들 등천하는 저 향기를 구린내로 저 신선한 과육들을 똥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서운 분뇨의 회로 나를 거치면 모든 것은 왜 심지어 당신, 심지어 하느님까지, 내게서 나오는 것은 왜 모조리 ‘왜 모조리’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고 “항문을 쩝쩝 다시”는 행위는, 앞서 언급했던 몸과 세계의 미적 판단 기준이 불화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감각의 교란으로 이해된다. 더 나아가, 생명력 넘치는 도다리까지 모두 화자의 몸을 통과하며 똥으로 변모하는 상황으로부터 김언희의 화자가 갖추고 있는 소화 능력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함축한다는 결론 또한 도출할 수 있다. 김언희의 몸을 통해 세계는 모독의 대상이 되어, 역겹고 끔찍한 형상으로 변환 출력된다. 그러므로 배설은, 시 쓰기는 무서운 일이다. 대상이 미륵이건 나발이건 고려하지 않고 제 식대로 씹어 삼키는 방식은 그 원리의 측면에서 세계가 화자를 착취해 온 방식과 동일하다. 하지만 누군가가 칼날을 휘두른다면, 그것은 그 칼날이 휘두르는 자에게도 유효하다는 뜻이 되지 않겠는가. 미륵과 하느님. 언젠가 재림하여 세계를 구원할 것이라고 믿어지는 선지자와 절대자 그 자체. 또는 규범의 화신. 그들을 욕보이는 행위가 화자의 자긍심으로 기능하는 것은 화자 스스로 그 행위에 혁명이나 대항, 자기표현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이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여기서 하나의 질문을 해 볼 수 있겠다. 김언희의 화자가 외설과 배설밖에 할 수 없는 이유는 이 화자들이 흉측하기 때문이다. “늙은 창녀”, “주검”, “미친년”과 같은 멸칭으로 묘사되는 화자들은 모두가 그 자체로 금기시되는 존재로, 이와 같은 꺼림칙한 감각은 김언희의 화자뿐만 아니라 그녀가 사용하는 시어와 제시하는 정황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사항이다. 트렁크는 수취 반송되었고, 고기는 잘려서 매달렸다. 이들이 스스로 발화하는 것을 통해 권위에 상처 입는 당사자는 누구인가. 누가 그녀들을 가공하고, 왜 그녀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가. “아버지”, “하느님”, “당신”으로 호명되는 착취의 수혜자들. 그들의 정체가 밝혀진다. 저 여자가 죽지 않는다 나는 한 구멍을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은 쬐그만 구멍, 그 한 잎의 구멍을 사랑했네. 그 구멍의 솜털, 그 구멍의 맑음, 그 구멍의 영혼, 그 구멍의 눈물,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구멍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구멍을 사랑했네. 구멍만을 가진 구멍, 구멍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구멍, 구멍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구멍, 눈물 같은 구멍, 슬픔 같은 구멍, 병신 같은 구멍, 시집 같은 구멍, 그러나 누구나 가질 수는 없는 구멍 영원히 나 혼자만 가지는 구멍, 나밖에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구멍,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가혹한 구멍 ‘한 잎의 구멍’ 오규원의 ‘한 잎의 여자’는 김언희에 의해 다시 쓰이는 과정에서 “구멍”으로 치환된다. 이때 기묘한 것은 오규원의 시에서 “여자”가 화자와 철저히 구분되는 타자로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김언희에 의해 다시 쓰인 시의 “구멍”은 화자 자신이자 동시에 사랑하는 대상으로 변모한다는 점이다. 이것을 단순히 김언희가 여성 시인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여성의 대명사로서 기용되는 구멍은 다분히 여성의 성기처럼 읽힌다는 지점에서 앞선 독해에서 줄곧 발견해 왔던 “모독에 의한 모독”의 힘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김언희는 이 “덮어씀”을 통해 기존 남성 권력이 선사하는 여성에의 사랑을 비웃음과 동시에 자신-여성마저도 비웃고 있다. “누가 내 시에 마요네즈를 발랐”고, “내 시에 대고 수음을 했느”냐며 범인을 색출하려는 행동은 그래서 이해될 수 있다(‘누가 내 시에 마요네즈를 발랐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채택했던 수단인 모독이 효과적인 이상, 상대를 색출해야만 모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대표적으로 불려 나올 수 있는 존재가 “아버지”다. 거울 속의 아버지, 새빨간 페티큐어를 하고, 아이, 꽃만 보면 소름이 져요, 허리를 꼬는 아버지, 과부가 된 아버지, 생리중인 아버지, 시뻘건 아버지의 음부, 아버지의 질, 하룻밤에 여든여덟 체위로 내 남자와 하는, 빗자루 손잡이와 그짓을 하고, 자동차 뒷자리에서 스무 켤레의 구두와 하고, 유리상자 속에서 왕과 동거를 하는, 아버지이, 아버지의 목청으로 부르르 나를 부르는 아버지 ‘가족극장, 과부가 된 아버지’ 아버지는 어떤 존재인가. “걸려 있는 어머니”에게서 자신을 “들고 가는” 존재다. 다시 말해, 세계 규범의 화신과 같은 존재이다. 시집의 한 부 전체가 “가족 극장”이라는 이름으로 가족 내부에서 일어나는 위계 관계를 뒤집고, 기제를 모독하는 것으로 메워져 있는 것은 그렇게 이해될 수 있다. 시인은 주님, 아버지, 오빠 등 남성적 주체들에게 여성의 음부와 행위를 오려 붙임으로써 그것의 권위를 훼손한다. 이와 같은 시적 전략은 ‘보고 싶은 오빠’를 비롯한 이후 시집에서도 두드러지게 활용된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이 “거울” 속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하겠다. 거울이란 세계를 비추는 시선임과 동시에 내가 나를 자각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이미지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를 다시 읽어 보면, 거울 속의 “아버지”는 여성의 신체를 하고 내 남자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나” 같다. 다시 말해, 김언희의 화자들은 아버지를 훼손하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남근중심주의적 관점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모독이 가질 수 있었던 승리의 감각은 피로스의 승리로 격하된다. 내 얼굴로부터 매 순간 아버지의 얼굴을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세상이 그녀를 고기와 구멍으로 다루었기 때문에 외설할 수밖에 없었던 시인의 시 쓰기는 이 시점에서 오독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상가”로 가도 “카바레”가 나오고, “꽃집”으로 가도 “족발집”이 나오며, 발걸음한 “예식장”은 “도축장”으로 변모하는 상황을 비판하기 위해 세웠던 모독의 바리케이드가 되려 여성 자신을 음란함에 가두게 된다는 모순이다(‘피치카토’). 이 책이 소리를 전부 빨아먹는다 이 책이 비명을 전부 빨아먹는다 이 책이 피를 전부 빨아먹는다 육절기로 썰어 넘기는 책장 한 장 한 장이 혓바닥이다 흠씬 피를 빨아먹은 페이지 페이지, 면도날로 밑줄을 친 붉은 밑줄들이 줄줄 흘러내리는 이, 책이 ‘이 책’ 김언희는 시에 발린 “마요네즈”, 즉 “아버지를 내포하는 몸”을 경멸한다. 그래서 김언희의 시는 재생산이나 자신만만한 자의식의 표출이 아니다. 오히려 소화이며, 소비다. 먹어서 없애야 하는, 똥으로 만들어 버려야 하는 무엇이다. “아버지에게서 아버지를 파내드릴게”라고 이야기하는 김언희. 내 몸을 끊임없이 소비하는 것은 “아버지의 좆대가리”에서 자신을 “벗겨내 달라”는 요청의 수행적 표현임과 동시에 화자를 포박하는 사상과 논리로부터 탈각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다(‘벗겨내주소서’).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가 아직도 죽지 않”은 이유는 이 탈각이 모독으로써는 정복될 수 없는 무인도이기 때문이다(‘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난자당한 살점들이 에워싸고 있는 그 섬”에 닿을 때까지 그녀들은 죽을 수 없다(‘그 섬에 가고 싶다’). 성공할 수 없는 전략을 고수하면서 삶의 결말을 유보하고 있는 이 화자들의 태도는 의미 없는 감각과 침탈을 반복하면서 이중의 모순을 안은 채 언제까지고 지속될 것만 같다. 그렇다면 폭로를 위해 오독을 감수해야만 하는, 살을 취하기 위해 뼈를 줄 수밖에 없는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 여성들은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아니, 질문을 바꾸어 보자. “음부”밖에는 없는 세상에서 “외설”로만 발화할 수 있는 여성들의 이와 같은 몸부림을 다만 윤리적 잣대로 처벌할 수 있겠는가? 쉽게 답변을 내릴 수 없는 질문, 그에 대한 사유의 약진이 김언희의 근작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자가 시인이 된다는 것 -인격이라는건온도와습도에따라변하는거야고환처럼 -1은홈리스II는섹스리스III는홈리스에섹스리스너에게는좆밖에없고나에겐그마저없고 -니체고시체고나랑맞바꾼개는잘커?네터럭이목구멍에엉겨죽을뻔한그개? - 죽여준다정말죽여줘新옥보단3D로보니온세상이肉蒲團之極樂寶鑑이네 -30년동안카데바노릇을하고있어6개국어로거짓말하는카데바그게나라고 -저개하지도못하고짖지도못하는저개엊저녁에광견병접종을하고온저개이제는미칠수도없게된저개 -난죽은년조차아냐시체조차도없어난내눈에도안보여 -정색은질색이야난잠을자면서도하품을해잠을자면서도존다고가래침이야말로내인생의토핑이지 -모든것을포기하고미쳐버리면시간이절약되지않을까 -나무젓가락같은잣대로젓대로나좀들쑤시지마지뢰를밟고선자만이경멸할수가있는거야똥밟은자를 -개가뒷다리로일어서서걷는것과같소…… 여자가시인이된다는것은 -내주여저는알알이익었나이다새까만악의의포도송이로나의모든사랑을다해나의모오든화냥을다해 ‘Eleven Kinds of Loneliness’ “까마귀에게 있어서 까마귀 자신만큼 불길”한 것이 또 없듯이, 여성의 몸은 그것이 여성의 몸이기 때문에 한 번의 오독을 거치고 있다(‘미얀마’). “죽은 년조차도 아니고, 시체조차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나, “개하지도 못하고 짖지도 못하는 개”라는 호명은 그것이 비체화되고 있음의 표상이다. 기실 세상만사가 각각 결핍을 갖는 방식으로 성립하는 법이라지만, 남성 성기를 가진 “너”에게 “나에게는 그마저도 없”다는 화자의 토로는 화자 본인이 너보다 더 다중적인 압제 밑에 억눌려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렇듯 발화다운 발화를 할 수 없는, 내가 나로 살 수 없는 이러한 치욕과 모멸의 세상에서 화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자기학대에 가까운 성교, 폭력뿐이다. 이 화자가 “사랑”과 “화냥”을 병치하면서, “새까만 악의 포도송이”만을 기를 수 있는 것은 날 때부터 고기로 다루어졌던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발견하는 여자들에게 걸려 있는 저주들이 말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구태여 여성에게 씌워져 있는 성적 필터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작가의 작품이 작가 자신의 성분을 근거로 성기게 맥락화되는 상황을 여럿 마주쳐 왔다. 말이 말로만 판단될 수 없는 이 연좌제의 굴레 속에서 여성이 더욱 취약할 것임은 당연하다. 다시, 이 지점에서 김언희 화자의 발화가 일차적인 몸의 감각으로 소급되는 양상에 대한 재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 그것은 김언희의 무력한 화자에게 주어진 유일한 발화 방식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여성의 발화가 받아들여지던 방식이다. 오로지 자궁의 병 탓으로 여겨졌던 여성의 히스테리처럼, 멸시가 멸시를 낳고 오독이 오독을 낳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여성을 어떻게 “정확히” 읽을 수 있을지 도무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촘촘히 짜인 의미망으로 기능하는 몸. 구멍과 음부와 외설로 대변되는 여성의 몸. 그러한 관점에서 의도가 없고, 말이 없고, 생각이 없는 “시체”는 역설적으로 여성 화자가 갈망해야 하는 종착점임에 틀림없다. 여성이라는 몸은 그야말로 죽어야만 해방되는 저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섹스와 끼니”, “모욕과 배신”, “지저분한 농담”과 “어처구니없는 삶”과 “죽음”에서 해방되기 위해 제시되는 방안이 죽음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여느 날, 여느 아침을’). 김언희의 화자는 지속적으로 “6개국어로 거짓말하는 카데바”, 자라면서 뇌를 버리는 “멍게”의 이미지를 제시하면서 죽음에의 달성을 꿈꾼다(‘Endless jazz 19’). I 혓바닥에 검은 털이 빡빡이 돋아나고 있어 입속의 검은 구두 솔 구두거나 귀두거나 모조리 光내줄 수 있어 막창에서 밑창까지 II 엉겁결에, 만인의 연인이 되고 말다니 만인의 黃狗가 영원히 삭제 불가능한 리벤지 포르노의 주인공이 1초도 혼자 있을 수가 없어 1초도 혼자 있을 데라고는 없어 아무도 날 잊어주지 않아 단 1초도 더 이상 혀를 못 놀리게 된 자만이 진짜 죽은 자라고 발화의 욕구는 성욕보다 백배는 강해 귀를 대주라고, 언니, 뒤를 대주듯이 III 세 번이나 하고도 한 기억이 전혀 없어 이제 난 어제 한 거짓말도 기억이 안 나 난 매 순간 나에게서 빠져나가야 살아 말매미처럼 내 손으로 내 등짝을 가르고 ‘황색 칼립소’ ‘황색 칼립소’에서 “입”은 “구두 솔”의 이미지를 경유하여 여성 성기와 동등하게 취급된다. 그것이 “구두”와 “귀두”를 광내는 도구로 취급된다는 지점에서 여성 몸의 현주소를 선고한다. “엉겁결에” 만인의 연인이 되어 평생 그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는 비체의 끝이다. 내가 나로 있기 위해서 나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역설이 당연시되는 이 세상에서 내 발화들이 전부 “거짓말”이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언희의 화자는 “발화의 욕구”가 “성욕보다/ 백 배는/ 강”하다는 말을 통해 스스로가 이러한 무용한 반복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타진한다. 하지만 언제나 “귀를 대주”는 것보다 “뒤를 대주는 것”이 더욱 수월하다. 여성의 몸이 그렇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언니”도 여성이고 화자도 여성인 이상 자신의 발화를 순수한 자신의 발화로 전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들의 대화가 대화로써 성립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처럼, 김언희의 시는 이 시집이야말로 “엽색”과 “치정의 끝”이라는 발화를 통해 모독이 모독당할 수밖에 없고, 오독이 오독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슬프게 폭로한다(‘격에게’, 96쪽). 이 시집은 모리스 블랑쇼의 “오늘 밤 나를 죽여주지 않으면 당신은 살인자요”라는 책망으로 끝을 맺는다. 모리스 블랑쇼는 여러 격언을 남겼지만, 이 시점에서 들여오기에 적합할 만한 다른 말이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부터 쫓겨난다.”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작품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말이었던 앞선 발언은 김언희와 맞닿았을 때 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빗나가 버리는 오독의 광경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읽히게 된다. 이조차도 원 의미를 왜곡하는 오독이지만, 김언희의 화자가 오독과 적극적으로 싸우는 방식으로 오독당해 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시인의 시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과 모리스 블랑쇼의 말이 해석 과정에서 변질되는 것은 그 불가역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지점일 수 있다.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미 완결되어 있는 내 몸의 의미. 하나의 의미망을 형성하고 있는 몸이 자꾸만 그곳에서 벗어나려고 함과 동시에 탄생하는 시. 타자에의 침탈에 맞서는 이 힘 있는 비명이 어떻게 시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김언희에게 폭력에 대한 감상은 세계에 대한 단상이다. 만약 지금까지의 독해가 옳다고 가정한다면, “내가 벗어던져야 하는 마지막 실오라기”가 어디에 있냐는 질문과 “매 순간 나에게서 빠져나가야” 살 수 있다는 진술이 서로 호응하는 것처럼 읽히는 것은 결코 착각이 아닐 것이다(시집 ‘보고 싶은 오빠’ 중 ‘쌍십절 2’). 내 몸은 포르노가 아니다 그리스의 남성 영웅 카이네우스는 본디 카이니스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여성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녀)가 여성이기를 포기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개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것이 그녀가 포세이돈에 의해 강간당했다는 설이다. 그녀는 자신을 차지하고자 했던 포세이돈에게 강간당한 이후 어떤 저항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을 견디지 못해 분노에 떨었다. 이윽고 그녀는 자신에게 닥쳐온 모든 불행이 여성이기 때문에 벌어졌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강간당했으며, 여성이기 때문에 저항할 수 없었고,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 욕구의 표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그녀는 자신을 달래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던 포세이돈에게 남성이 되기를 청했고, 그렇게 카이네우스가 되어 신화에 이름을 새긴다. 우리가 카이니스와 카이네우스의 신화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사실이 있다면, 신체적·정신적 특성을 폭력의 원인으로 지목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며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비윤리적이라고 일갈할 수 없으리라는 예감일 테다. 어떤 폭력이 여성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라면, 어떤 여성들이 그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성 아님”을 소망하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폭력 자체를 근절하는 것보다 그 자신이 여성 아니게 되는 것이 폭력의 위협에서 벗어날 방법으로 더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반대로 “여성”이라는 범주가 그 위신을 공고히 할수록, 오히려 그 집단이 갖고 있는 힘이 허약해진다는 것과도 동일하게 읽을 수 있다. 기실 이것은 김언희 시에서도 “종이 고환”을 단 “여류 시인”의 이미지와(‘어지자지’), “몸만 여자지 음탕한 남자 아닐까” 되묻는 자조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아닐까’). 주디스 버틀러는 여성 범주를 부정하며 여성 없는 페미니즘을 주장한다. 여성이라는 동일 정체성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페미니즘은 가능하며, 되려 여성만이 페미니즘을 허락받을 때 이론은 허약해진다는 것이다. 이때 가장 강조되는 것이 “수행 뒤에 수행자는 없다”는 명제다. 바꾸어 말하자면, 젠더와 성 정체성 등의 “범주”는 나를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결코 자아의 본질이나 골자에 도달할 수는 없다. 그것은 정체성이 여러 가지 속성들이 화합하고 상충하면서 교차적으로 성립하는 것이거니와, 나의 유일무이한 정체성이 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동시에 자신의 의견이 미국 동부 해안의 레즈비언/게이 커뮤니티에서 비롯되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현재까지도 투쟁하고 있는 젠더퀴어들에게 감응하고, 그것이 페미니즘과 맞닿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젠더 트러블’의 개정판 서문 (1999)에서 주디스 버틀러는 이와 같은 착안점을 털어놓으며 자신이 학계라는 서로 만난 적 없는 문화지평의 수렴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8) 연거푸 강조하지만, BJ의 노출과 김언희의 비명을 동일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동일시될 수도 없거니와, 동일시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다만 어떤 폭력이 페미니스트이기에 가해지고 있고, 자신의 주변이 그러한 폭력을 기꺼이 휘두를 자들로 가득하다면, 페미니스트임을 부정하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복종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할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으리라. 물론 이 사실을 주지하고서라도 자신을 “반페미”라고 지칭하며 몸의 이미지를 판매했던 QWER 일부 멤버들의 행동을 완전히 윤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글 또한 순수히 그녀들을 방어하기 위해 쓰인 글이 아님을 밝힌다. 그러나 페미니즘이란 결국 여성 해방을 위해 고안된 이론 틀이기에, 만약 페미니즘이 여성의 삶, 또는 한 여성이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선택한 성질 그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면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점검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요청이다. “여자의 완성이 얼굴”인 나라에서(시집 ‘보고 싶은 오빠’ 중 ‘르 흘레 드 랑트르꼬트’) 페미니즘마저 여성을 불순하고 음란하다는 이유로 거절한다면, 그 여성들의 사활을 건 투쟁도 포르노로 전락하게 되지 않겠는가. 아니, 설령 그것을 포르노라고 일컫는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참작이 진행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침투를 불허하고 “음지”에 잠재우는 것은 “보기 편안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한 가지의 방법일 수는 있겠으나 그와 동시에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만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기회 또한 그녀들과 함께 영영 잠들게 하는 일일 것이다. 폭력은 다른 것이 아니다. 해석의 여지가 불가능하도록 맥락을 거세하는 것이 폭력이며, 알몸과 외설만을 보는 것이 포르노다. 그래서 포르노는 만들어지는 동시에 해석된다. 이것이 도발적이고, 충격적이고, 외설적이라고 할지언정, 그 너머에 무엇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그것을 실로 포르노로 만든다. 여성의 알몸과 성교를 그저 “외설적”이라고 말하면 그것들은 모두 외설로 남는다. 여성의 목소리를 그저 비명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단지 비명에 머무른다. 그러나 여성의 알몸이 어떤 의미일 수 있는지 해석하는 순간 그것은 외설적인 알몸을 넘어 저항의 표현이 된다. 기실 비평은 언제나 이러한 해석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작업이었고 약자에게 견고한 법령에 틈입하는 몸짓이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김언희의 시 세계를 톺으며 오독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저 죽은 것도 아니고, 사는 것도 아닌 모호의 세계에 잠자는 여자를 깨우는 것이다. 그 후로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성감을 위해 태어나지 않은 음부로, 분뇨의 입구로 태어나지 않은 입으로. 1) 이 글에서는 김언희의 시집 ‘트렁크’(세계사, 1995),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민음사, 2000), ‘GG’(현대문학, 2020)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위의 시집에서 시를 인용할 경우 해당하는 제목만 표시하며, 맥락상 구분이 필요한 경우나 다른 시집에서 인용된 시의 경우 시집명이나 쪽수도 함께 명기하도록 한다. 2) 이정수 기자,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온 여캠 BJ들… “벗방이랑 뭐가 달라” 시끌’, 서울신문, 2024년 8월 12일, https://v.daum.net/v/20240812113303539 3) 이해운, ‘현대시에서의 그로테스크’, 한국문학과 예술 9(2012, 숭실대학교 한국문예연구소). 4) 장서란, ‘김언희 시의 서발터니티 연구 -‘말하는-죽음’과 ‘여성-괴물-되기’를 중심으로-’ 한국현대문학연구(2022, 한국현대문학회). 5) 임지연, ‘1990년대 여성시의 이상화된 판타지와 역설적 근대 주체 비판’, 한국시학연구(2018, 한국시학회). 6) 김정란, 남진우, 이희중, ‘특별좌담/올해의 시를 말한다’, 월간 현대시 56호, 1997년 12월호. 7) 남진우, ‘메두사의 시- 김언희의 시세계’, 계간 문학동네 25호, 2000. 8) 주디스 버틀러, ‘젠더 트러블’(2006, 문학동네) 58~61쪽 참조.
  • 경북 동해안 지자체들, 해넘이·해맞이 행사 취소 잇따라

    경북 동해안 지자체들, 해넘이·해맞이 행사 취소 잇따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 선포에 따라 경북 동해안 지자체들이 새해를 맞아 열릴 예정이던 해맞이 행사를 취소·축소한다. 30일 경북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은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호미곶면 해맞이공원 일대에서 개최 예정이던 ‘제27회 호미곶한민족해맞이축전’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전날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착륙 중 발생한 사고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새달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이에 포항시는 사자성어 발표, 버스킹 공연 등 축제성 프로그램이 담긴 공식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대신 해맞이공원에 참사를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해맞이를 위해 찾아 온 관광객을 위한 대형 천막과 에어돔 설치 등 안전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경주시는 31일 오후 11시 노동동 신라대종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제야의종 타종식을 취소하고, 1월 1일 경주 문무대왕면 문무대왕릉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해맞이 행사인 해룡축제도 규모를 대폭 축소해 조촐하게 치를 예정이다. 영덕군은 31일 오후 10시부터 강구면 삼사해상공원에서 개최하려던 ‘2025 도민화합 새해맞이 타종식’ 행사를 취소했고, 울진군도 망양정 해맞이공원에서 예정된 ‘제야의 타종식’과 망양정해수욕장 해맞이 행사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31일 동해중부선 철도 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울진역과 삼척역에서 개최하려던 개통식 행사를 취소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사고 피해자를 애도하기 위해 해넘이나 해맞이 공식 행사를 모두 취소한다. 하지만 새해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을 위한 안전조치와 함께 최소한의 편의는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 후배 항문 벌려 구경시키고 ‘기절놀이’ 강요한 배구부 선배들… 실형 면했다

    후배 항문 벌려 구경시키고 ‘기절놀이’ 강요한 배구부 선배들… 실형 면했다

    1심 징역형 실형→2심 집행유예“뒤늦게 반성…2000만원씩 지급” 대구의 한 고등학교 운동부에서 후배들에게 폭행과 성추행을 일삼던 20대 남성 2명이 항소심에서 감형돼 실형을 면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 정승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상 공동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 4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B씨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원심에서 선고한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은 유지했다. 지난해 2월까지 대구에 있는 고등학교 배구부에 재학한 A씨와 B씨는 2022년 8월 배구부 숙소에서 후배 C(16)씨 등 3명에게 서로의 흉부를 압박해 일시적으로 기절하도록 하는 이른바 ‘기절놀이’를 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22년 5월 숙소 샤워장에서 D(16)씨와 함께 샤워하던 중 D씨의 항문을 벌려 근처에 있던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등 추행하고, 같은 해 모텔을 함께 사용하던 D씨의 바지를 벗긴 후 D씨의 항문과 엉덩이를 촬영해 성적 수치심을 준 혐의도 있다. A씨는 2021년 11월엔 훈련하고 온 C씨 등 4명에게 청소와 빨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떠든다는 이유로 겁을 주는 등 7개월간 8회에 걸쳐 정서적인 학대를 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2021년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선수 생활 등에 불이익을 줄 것처럼 행세하면서 C씨 등 4명에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강요하고 주먹을 휘두르며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가해자들의 학대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전학을 가거나 오랫동안 해오던 배구를 그만두는 등 배구선수로서의 꿈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속한 배구부 내에서는 선후배 사이에 비인격적인 대우와 욕설, 폭력 등의 악습이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뒤늦게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들에게 2000만원씩 지급한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원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과 검찰은 각각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에서 A씨 등은 “후배들을 폭행하거나 추행하지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며 구체적이라는 이유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지난 8월 선고에서 “피해자들의 진술이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꾸며내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라 그 신빙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속한 배구부에서는 선후배 사이 비인격적인 대우와 욕설, 폭력 등 악습이 존재한 탓에 이들 역시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감추고 살았는데…” 항문없는 男, 용기내 ‘화장실 가는 모습’ 공개했다

    “감추고 살았는데…” 항문없는 男, 용기내 ‘화장실 가는 모습’ 공개했다

    한평생 자신이 ‘항문 폐쇄증’을 앓고 있는 사실을 숨기며 살아온 영국 남성이 자신의 투병 생활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 남성이 용기를 내자, 누리꾼들은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은 항문이 없는 상태로 태어난 한 영국 남성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자신이 영국인이라는 것 외에는 자세한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지금까지 항문 폐쇄증이라는 병을 주변에 알리지 않은 남성은 “인생 대부분을 부끄럽고 비밀을 감춘 채 살아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SNS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고, 이를 통해 그 부끄러운 감정을 떠나보낼 수 있었다. 인공 항문을 단 남성은 복부를 통해 장세척 하는 모습을 직접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가장 진실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지금 느끼는 안도감과 행복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비슷한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 남성은 “쉽지 않은 삶이었지만, 덕분에 다른 사람들과 부끄러워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 남성의 영상을 본 한 부모는 “우리 아들도 항문 폐쇄증으로 태어났다”며 “당신의 영상을 보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돼 힘이 났다”고 댓글을 남겼다. 신생아 5000명 중 1명이 ‘항문 폐쇄증’항문 폐쇄증은 출생할 때 항문이 없거나 항문이 정상적인 항문 괄약근 안에 위치하지 못한 상태로, 쇄항증이라고도 한다. 항문 폐쇄증은 요도와 직장의 분리가 불완전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 따르면 임신 중 비정상적인 발달로 인해 발생하며 신생아 5000명 중 약 1명이 항문폐쇄증을 가지고 태어나며, 항문이 막혀 있어 태변을 배출시키지 못한다. 항문 폐쇄증 진단은 아기가 태어난 후 곧바로 회음부를 살펴보는 것만으로 쉽게 이뤄진다. 외부와 연결된 구멍이 다른 곳에 있는지, 직장과 치골 근육의 관계를 토대로 고위 및 저위 쇄항으로 구분한다. 항문 폐쇄증 진단이 늦어지면 배가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항문 폐쇄증의 치료 목적은 배변 조절이 될 수 있는 항문을 만드는 것이다. 항문 폐쇄증의 수술 원칙은 새로 만드는 직장 항문이 치골직장근 내를 통과하고 외괄약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신경 손상을 최대한 줄이는 데 있다. 저위 쇄항은 신생아기에 바로 회음부를 통해 항문 성형술을 시행한다. 고위 쇄항은 신생아기에 인공 항문 조성술을 시행하고, 6~7개월 후 체중이 10㎏ 내외일 때 근본적인 항문 직장 재건술을 시행한다. 인공 항문 조성술이란 항문 폐쇄증으로 정상적으로 대변을 볼 수 없는 경우 대장을 복벽으로 끌어내어 임시로 대변을 보도록 만드는 수술이다. 대개는 좌하복부 또는 상복부 복벽을 절개하고 대장을 끌어내서 인공 항문을 만들어 대변을 보도록 한다.
  • “성관계 파트너 수 ‘급증’… 첫 경험 나이 ‘반등’” 佛조사 발표

    “성관계 파트너 수 ‘급증’… 첫 경험 나이 ‘반등’” 佛조사 발표

    프랑스 국민 3만 1518명 전화 설문女 18.2세 男 17.7세 첫 성관계 경험평생 파트너 수 女 7.9명 男 16.4명女 13.4% 男 7.6% “동성 매력 느껴” 성생활에 있어 비교적 개방적인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에서 과거 수십년간 추세와 달리 첫 성관계를 경험하는 연령이 최근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민의 성관계 파트너 수와 성행위 형태의 다양성 등은 증가했다. 15일(현지시간) 르몽드·유로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와 국립에이즈연구소(ANRS), 공공의료협회 등이 진행한 프랑스 국민의 성 관행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1960년대 이후 프랑스에서는 첫 성관계를 갖는 연령이 2010년대 초반까지 꾸준히 감소했으나, 2010년대 말부터 반등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15세에서 89세 사이 3만 1518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 결과 최근인 2019부터 지난해까지 프랑스 여성의 첫 성관계 연령은 18.2세, 남성은 17.7세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기준 남녀 평균 17.3세였던 것보다 높아진 것이다. 유로뉴스는 첫 성관계 연령이 올라가는 현상은 앞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관찰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성생활을 유지하는 나이는 점점 고령화되고 있다. 50~89세 응답자에게 물은 결과 지난해 기준 여성은 56.6%, 남성은 73.8%가 성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성적 파트너의 수는 증가했다. 성관계를 가진 18~69세 여성의 경우 평생 파트너 수는 지난해 7.9명이었다. 1992년 3.4명, 2006년 4.5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 1992년과 2006년엔 모두 11명이던 것이 지난해엔 16.4명으로 역시 크게 늘었다. 자위행위, 구강성교, 항문성교 등 성기를 결합하는 형태 외의 성적 행위는 다양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위행위를 하는 여성은 지난해 72.9%로 조사돼 30여년 전인 1992년 42.4%보다 급증했다. 평생 구강성교를 경험해본 사람들의 비율도 여성은 2006년 78.3%에서 지난해 84.4%, 남성은 같은 기간 85.5%에서 90.5%로 증가했다. 항문성교의 경우 남녀를 통틀어 38.9%가 경험해봤다고 답했다. 1992년 23.4%, 2006년 35.2%가 경험했던 것에 비해 증가했으며 여성의 증가율이 더 높았다. 다만 성관계 빈도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4주간 성관계 횟수를 물은 결과 남성은 6.7회, 여성은 6.0회였다. 2006년엔 같은 조사에서 남녀 각각 8.7회, 8.6회였던 것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지난 1년간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고 한 응답자 중 여성은 76.5%가 ‘이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남성의 경우는 55.4%가 이같이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성적 경험에 대한 질문이 추가됐다. 프랑스 여성의 33.0%, 남성의 46.6%는 온라인으로 만난 사람과 온라인 성적 경험을 나눴다. 주목할 만한 발견 중 하나는 이성애 외의 성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프랑스 여성의 13.4%, 남성의 7.6%가 평생 동안 동성에게 매력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동성과 성관계 경험을 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강압적인 성관계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높아졌다. 18~69세 여성의 29.8%가 강제 성관계 또는 강제 성관계 시도를 경험했다고 했다. 2006년 15.9%보다 증가한 수치다. 남성의 경우 같은 기간 4.6%에서 8.7%로 올랐다.
  • “침 삼킬 때 목 통증” 감기인 줄 알았는데…‘구강성교’로 생긴 암이었다

    “침 삼킬 때 목 통증” 감기인 줄 알았는데…‘구강성교’로 생긴 암이었다

    영국에서 구강암 진단을 받은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와 함께 호주에 사는 한 40대 여성이 구인두암에 걸린 사례가 소개됐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구강 건강 재단이 조사한 결과 구강암 발병 건수는 연간 1만 건 이상으로, 이는 지난 20년간 133% 증가한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구강암이 계속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흡연과 과도한 음주도 여전히 중요한 위험 요소이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와 관련된 사례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HPV는 보통 성관계로 감염되며 자궁경부암, 항문암, 성기 사마귀의 원인이 된다. 구강성교를 통해 입속 점막에 감염되면 두경부암 중 구인두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 영국 암 연구 재단 역시 “구강 및 인후암의 주요 원인으로 HPV 감염이 꼽히며, 구강 및 인후암 사례의 70%가 HPV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매체는 실제 성접촉으로 인해 구인두암에 걸린 여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는 조 머레이(46)는 2019년에 침을 삼킬 때마다 목구멍에 통증을 느꼈다. 머레이는 단순한 목감기로 생각했지만, 목 부위에 작은 덩어리를 발견해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머레이는 편도선과 혀 기저부, 왼쪽 림프절에 암이 퍼져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HPV로 인한 구인두암이었다. 머레이는 “(진단받은) 이후 HPV에 알게 됐다. HPV는 성적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성에 대한 대화는 부끄러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HPV가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두경부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에 관한 대화를 금기시하는 경향 때문에 HPV와 관련된 정보가 잘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초기 증상 몰라 치료시기 놓치기 쉬워두경부는 뇌 아래에서 가슴 윗부분 사이를 말한다. 두경부암이란 눈, 뇌, 귀, 식도를 제외한 구강, 비강, 후두, 구인두, 하인두, 비인두, 갑상선, 침샘 등에서 발생하는 모든 암을 일컫는다. 대표적으로 후두암, 구강암, 편도암, 인두암, 침샘암 등이 있다. 두경부암의 가장 주된 요인은 흡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두경부암 발병률이 2~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주 역시 주요 요인으로 남자는 하루 권장 음주량의 3배 이상, 여자는 2배 이상 마실 경우 두경부암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HPV’도 두경부암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HPV는 보통 성관계로 감염된다. 구강성교를 통해 입속 점막에 감염되면 두경부암 중 구인두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 이외에도 위식도 역류질환, 식도질환, 두경부의 지속적·물리적 자극 등도 두경부암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졌다. 주요 의심 징후로는 ▲6주 이상 지속되는 쉰 목소리 ▲3주 이상 낫지 않는 구강 내 궤양 ▲구강점막의 적백색 반점 ▲3주 이상 지속되는 삼킴 장애 등이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 구룡포 해양미식축제 <마켓피어나인> 개막! 12월 15일까지 열려

    구룡포 해양미식축제 <마켓피어나인> 개막! 12월 15일까지 열려

    -포항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셰프 ‘에드워드 권’이 추천하는 로컬푸드 즐비-먹거리존, 체험존, 특별공연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다양한 콘텐츠 선보여 2024 구룡포 해양미식축제 <마켓피어나인>이 11월 2일부터 12월 15일까지(11월 16, 17일은 과메기축제로 휴장) 매주 주말(토, 일) 포항시 구룡포 아라광장 일대에서 열리며 운영시간은 오후 4시에서 10시까지다. 포항시가 주최하고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국내 최초의 부두 야시장으로 지난해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올해 4월에 이어 세 번째로 더욱 성대하게 열려 변화하는 구룡포 문화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번 마켓피어나인에서는 구룡포의 낭만적인 야경과 함께 한층 더 다채로운 미식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구룡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오감이 즐거운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축제에서는 구룡포의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해녀의 밥상, 지역의 자생 단체가 참여해 운영하는 먹거리 부스, 다양하고 트렌디한 메뉴로 구성된 수십 여대의 푸드트럭에서 모든 연령대의 관광객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미식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풍성하고 매력적인 먹거리 외에도 다양한 즐길 거리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축제 기간 중 아라광장 일대에서는 매주 토요일 초대가수의 특별 공연과 지역 아티스트의 상설 버스킹 공연, 붐업을 위한 참여형 이벤트가 열린다. 특히 11월 9일에는 가수 이찬원과 리센느의 축하무대가 열리고, 포항음악협회 소속 아티스트들의 다채로운 공연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차례로 매주 토요일 인기가수 초청 특별 공연이 펼쳐친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구룡포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융합해 모든 연령대가 구룡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색다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축제에 오셔서 구룡포의 맛과 멋, 인근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경험하시길 바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 함께 즐기고 상생하는 대표적인 축제이자 상설마켓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마켓피어나인은 구룡포의 선착장에서 열리는 부두 야시장이자 해양미식축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해 지역 주민의 적극적 참여와 구룡포만의 특색 있는 콘텐츠를 운영되는 우수사례로 손꼽힌다.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공식계정 ‘피어라 미항 구룡포’ SNS를 참고하거나 계획공모형사업TF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 클래식 선율로 물드는 바다…포항국제음악제 내달 1일 개막

    클래식 선율로 물드는 바다…포항국제음악제 내달 1일 개막

    철강 도시이자 바다 도시인 포항이 8일간 클래식 음악 도시로 변한다. 2021년 출범한 ‘포항음악제’가 올해부터 ‘포항국제음악제’로 이름을 바꾸고 지역 축제를 넘어 세계적인 음악 페스티벌로 나아가기 위한 첫 항해를 시작한다. ‘바다의 노래’를 주제로 다음 달 1일부터 8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등에서 다채로운 음악의 향연을 펼칠 예정이다. 1회부터 축제 예술감독을 맡아온 첼리스트 박유신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해마다 저명한 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해왔음에도 국제음악제로서 콘셉트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서 축제 명칭을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춰 프로그램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이전까지 지휘자 없이 단원들이 서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올해 처음으로 지휘자를 초빙했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카라얀 젊은 지휘자 상’을 받은 작곡가 겸 지휘자 윤한결이 축제를 위해 구성된 포항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코르사코프의 ‘셰에라자드’,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등을 들려준다. 지난 8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축제에서 빈 방송교향악단을 지휘한 그는 “유럽의 전통 있는 페스티벌도 좋지만 신생 음악제에서 지휘하는 경험도 남다를 것 같아서 무조건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축제에 참여하는 음악가 면면도 화려하다. 차세대 플루티스트 김유빈이 개막 공연 협연자로 나서 라이네케의 ‘플루트 협주곡 D장조’를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리사이틀(3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포항시립교향악단의 협연(7일)도 주목할 만하다. 프랑스 남성 현악사중주팀 아로드 콰르텟의 무대 역시 기대를 모은다. 2013년 결성된 아로드 콰르텟은 2015년 칼 닐센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박 예술감독은 “축제가 해외에도 많이 알려져 아로드 콰르텟이 먼저 출연하겠다고 연락을 해왔다”고 전했다. 아로드 콰르텟은 5일과 6일 공연에서 하이든의 ‘현악 사중주 6번’, 슈만의 ‘현악 사중주 3번’, 쇼팽의 ‘피아노 트리오’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지난해 폐막 공연에선 클래식과 무용과의 조화를 선보였던 음악제는 올해 아카펠라그룹 메이트리와 함께 색다른 무대로 대미를 장식한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을 아카펠라로 선보인다.
  • 남성 입인두암 급증…남아 HPV 백신 접종 서둘러야

    남성 입인두암 급증…남아 HPV 백신 접종 서둘러야

    편도암 등 남성 입인두암의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 ‘남아 HPV(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무료접종’을 국가 차원에서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 박희승(남원장수임실순창, 보건복지위) 의원은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개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성 입인두암 환자가 2013년 611명에서 2023년 1222명으로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남성 입인두암 환자는 여성 입인두함 환자 216명에 비해 5.7배 많았다. HPV 감염은 자궁경부암 외에 자궁경부 전암 병변, 질과 외음부암, 항문암 및 입인두, 혀, 편도 등의 두경부암을 일으키고, 그 외에도 생식기의 사마귀와 호흡기에 생기는 유두종 등의 다양한 임상질환을 일으킨다. 박 의원은 “일반적으로 HPV는 여성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입인두암 등 두경부암을 중심으로 남성 환자가 급증하고 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두경부암 중 하나인 설암(혀, 혓바닥)과 잇몸암 남성 환자가 급증세다. 남성 설암 환자는 2013년 2128명에서 2023년 3915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잇몸암도 남성 환자 수가 2013년 391명에서 2023년 699명으로 약 2배까지 증가했다. 반면 자궁경부암은 2013년 2만 7327명에서 2022년 2만 4652명으로 감소세다. 감소 이유는 HPV 백신접종이다. 현재 12세 이하 여성의 80% 정도에서 HPV 백신 무료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HPV 백신 무료 접종의 남성 확대 필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현재 OECD 38개국 중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을 지원하는 국가는 총 31개국이다. 이중 예방 범위가 가장 넓은 9가 백신이 25개국, 2·4가 백신이 6개국으로 OECD 대다수 국가가 남녀 모두에게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과 같이 여성에게만 백신을 지원하는 국가는 6개국(2·4가 4개국, 9가 2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간 비용-효과분석 등을 통해 도입 근거를 마련하고, 우선순위 평가를 거쳐 도입 타당성을 확보한 바 있으나, 대규모 예산 투입이 예상돼 매번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박희승 의원은 “HPV 바이러스로 인한 남성 환자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OECD 국가 대부분이 시행하고 있는 남녀 모두에 대한 백신 지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더 이상 예산 부족을 핑계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 회기 중 의원 간 폭행, 공무원 비하…바람 잘 날 없는 군산시의회

    회기 중 의원 간 폭행, 공무원 비하…바람 잘 날 없는 군산시의회

    군산시의회에서 회기 도중 의원 간 폭행 사건이 벌어지고 일부 의원은 공무원들을 비하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역 사회에 공분이 일고 있다. 22일 군산시공무원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공무원 비하하는 시의원은 당장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최근 A 시의원이 ‘박봉이나 근무 여건이 안 좋다 하는 공무원들은 그만둘 것이다. 더 좋은데 갈지 모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등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해당 의원의 “9급 2호봉 공무원들은 연봉 4000만원 될 것 같다. 대기업 외 이 정도 받는 곳이 어디 있겠나. 산단의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와 비교해 적은 임금이 아니다”는 발언도 문제 삼았다. 현재 ‘하위직급 공무원 처우개선을 위한 건의안’이 관계부처 검토가 진행 중인 만큼 가벼운 내용이 아니라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노조는 또 B 의원의 “공무원은 1~3월은 놀고 4~6월은 대충 점검한다. 6월이 되어서야 불똥 떨어져서 움직인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했다. 군산시의회 내부 잡음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8일 열린 임시회에서 C 의원이 자신의 발언 시간을 제한한 것에 불만을 품고 상임위원장을 폭행했다. 내년도 주요 업무보고를 듣는 자리에서 ‘새만금신항문제’를 놓고 장시간 동안 질문을 이어지자 위원장이 원만한 회의 진행과 다른 의원들과의 발언 시간 형평성 등을 이유로 제지했다. 이후 C 의원은 상임위원장과 말다툼 끝에 상임위원장의 뺨을 때렸다. 파장이 커지자 해당 의원은 “저의 성숙하지 못한 인격으로 인해 크게 물의를 일으키게 되었고, 지금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며 “저로 인해 마음과 몸에 큰 상처를 입었을 위원장께 진심을 담아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참여자치 군산시민연대는 논평을 통해 “의원이 자신의 감정조절을 하지 못해 폭력행위를 했다는 것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군산시민에게도 사과할 일이다”며 “신속하게 윤리위원회를 개최해 폭력행위에 대해 제대로 심의하고, 징계하라”고 요청했다.
  • 김수로왕 아내의 고향, 인도의 카스트제도가 남긴 문화 [한ZOOM]

    김수로왕 아내의 고향, 인도의 카스트제도가 남긴 문화 [한ZOOM]

    삼국유사 가락국기 편에는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金首露王·42~199)의 탄생설화가 등장한다. 아직 나라의 형태를 갖추기 전, 가야 땅에는 9개의 촌락이 있었다. 어느 날 촌장들에게 하늘로부터 ‘너희에게 왕을 보내주겠다’라는 계시가 내려왔다. 촌장들은 백성들과 함께 구지봉(龜旨峯)에 올라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 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라는 구지가(龜旨歌)를 부르며 계시가 실현되기를 기다렸다. 얼마 후 하늘로부터 자줏빛 줄에 묶인 황금상자가 내려왔다. 상자를 열어보니 황금알 6개가 들어 있었고 황금알에서 사내아이들이 태어났는데 가장 먼저 태어난 아이가 김수로였다. 훗날 김수로는 금관가야의 왕이 되었고, 나머지 아이들도 각각 5개 가야국의 왕이 되었다. 김해 허씨(金海 許氏)의 시조가 된 인도 여인가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아유타(阿踰陁)라는 이름의 나라가 있었다. 어느 날 아유타 왕의 꿈에 선대왕이 나타나 공주를 가야로 보내 왕비가 되게 하라는 계시를 내렸다. 왕은 공주에게 가야로 가라는 명령을 내렸고, 공주는 사람들과 함께 배를 타고 가야로 향했다. 김수로왕은 먼 나라에서 자신의 아내가 될 여인이 오고 있다는 것을 예감하고 신하들을 데리고 여인이 도착할 곳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혼인을 했고 두 사람 사이에서 10명의 아들이 태어났다. 김수로왕의 아내가 된 아유타국 공주의 이름은 ‘슈리라트타’(Suriratna)였고, 역사에는 ‘허황옥’(許黃玉·32~189)으로 기록되어 있다. 왕비는 김수로왕에게 아들 2명의 이름에 자신과 같은 허씨(許氏) 성을 쓰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김수로왕은 왕비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10명의 아들 중 첫째 아들만 김(金)씨 성을, 두 아들은 허(許)씨 성을 사용했다. 그리고 나머지 7명의 아들은 불가에 귀의했다. 그렇게 김수로왕은 ‘김해 김씨’(金海 金氏)의 시조가 되었고, 왕비 허황옥은 ‘김해 허씨’(金海 許氏)의 시조가 되었다고 한다. 이야기에 따르면 아유타는 인도에 있던 나라라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김수로왕은 인도여인과 결혼한 것이다. 김해 허씨의 시조는 인도사람이 된다. 그러나 아유타가 인도에 있던 나라라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과, 왕비가 인도사람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김수로왕과 아유타 공주의 결혼 이야기는 그 자체로 신비롭게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인도가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데도 이 이야기가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매력의 나라, 인도인도는 이해하기 쉽지 않는 나라이다. 주변에 인도를 다녀온 사람들도, 인도에서 비즈니스를 경험한 사람들도 한결같이 인도를 이해하기 쉽지 않는 나라로 소개한다. 2023년 충격적인 언론기사가 있었다. 수십년 동안 인구대국 부동의 1위를 지켰던 중국이 인도에게 그 자리를 내주었다는 기사였다. 인도인구는 14억 5093만명, 중국인구는 14억 1932만명으로, 3161만명 차이로 인도가 중국을 앞질렀다고 한다. 이제 인구대국이 된 인도가 앞으로 세계경제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인도하면 타지마할과 같은 랜드마크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카레, 손으로 밥을 먹는 문화, 지저분하고 가난해 보이는 거리의 모습도 떠오른다. 그런데 인도는 정보통신과 과학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30년 ‘찬드라세카라 벵카타 라만’, 1983년이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인도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앞서 있다. 가난해 보이는 나라 이면에 정보통신과 과학기술 강국이라는 양면성을 가진 인도를 이해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들의 정신과 삶을 지배하는 생활양식인 ‘카스트제도’에 대해 알아야 한다. 카스트제도가 만든 세계관기원전 2000~1500년경 중앙아시아로부터 아리아인들이 인도로 넘어왔다. 중앙아시아 초원에서 유목생활을 하던 아리아인들은 비옥한 땅을 찾아 인더스강 유역에 정착했고, 기원전 1000년경에는 갠지스강 유역까지 진출했다. 아리아인들은 유목, 농업 그리고 기존 원주민들의 문화를 융합하여 인도문화를 만들어갔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만들어진 종교가 바로 힌두교이다. 단일신, 유일신을 믿는 다른 종교와 달리 힌두교는 다신교(多神敎)에 해당한다. 물, 불, 바람, 태양, 바위 등 풍요와 번영을 빌 수 있는 것뿐 아니라 도덕, 관습과 같은 개념까지도 신으로 모시는 종교라고 한다. 기원전 1000년경 아리아인들이 인더스강 유역에서 갠지스강 유역으로 진출할 무렵 힌두교를 기반으로 사회질서체계를 잡아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렇게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성직자인 ‘브라만’을 정점으로, 사회지도층인 ‘크샤트리아’, 농업과 상업을 담당하는 평민인 ‘바이샤’, 그리고 육체노동을 담당하는 ‘수드라’로 자연스럽게 계급이 나누어졌고 이를 카스트제도라고 한다. 그런데 카스트제도에는 없는 또 하나의 계급이 있었다. ‘찬달라’, ‘하라잔’, ‘달리트’라고 불리며, 해석하면 ‘닿아서는 안 되는 천한’이라는 뜻이다. 한자어로는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이라고 한다. 이들은 카스트제도에서도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천한 취급을 받으며, 이름 그대로 ‘다른 사람에게 몸이 닿으면 안 되는 존재’ ‘카스트제도에 속하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에게 말을 걸어서도 안되는 존재’라고 한다. 정복전쟁이 길어질수록 신에게 승리를 기원하는 제사장 브라만의 권력은 강해져만 갔다. 이들은 권력을 독점하고 사회지도층인 크샤트리아와 손을 잡고 바이샤로부터는 수확물을 빼았고, 수드라를 노예로 부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도의 카스트제도로 인한 사회불평등의 뿌리는 더욱 깊어져 갔다. 카스트제도가 만든 문화피지배계층인 바이샤와 수드라의 불만은 커져갔다. 사회체계 붕괴의 불안을 느낀 브라만은 불평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불평등의 명분에 ‘깨끗함’과 ‘더러움’을 적용했다.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브라만은 가장 깨끗하고 숭고한 집단이며, 제일 아래에 있는 수드라는 더러운 계급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었다. 그런데 카스트제도에서 이야기하는 ‘깨끗함’과 ‘더러움’은 청결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클린’(Clean)과 ‘더티’(Dirty)와는 의미가 다르다. 카스트제도에서 깨끗함은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생명에서 떨어져 나간 대소변, 비말, 혈액 등은 모두 더럽고 심지어 죽음과 가깝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래서 생명이 사라진 시체는 가장 더러운 것이며, 더러운 것은 더러운 계급인 하층계급이 처리하도록 했다.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해 상위계급인 브라만은 생명이 사라진 고기를 먹지 않고 채식을 했다. 또한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아침 배변을 했다. 당시는 세정기(비데)가 없었기 때문에 배변 후 왼손을 사용해서 물로 항문 주변을 씻었다고 한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왼손은 대변을 보고 닦는 손, 오른손은 밥을 먹는 손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 것이다. 손으로 밥을 먹는 문화도 깨끗함을 추구하는 문화에서 나온 것이다.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사용한, 그래서 그 사람의 더러운 침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숟가락을 자신의 입으로 넣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숟가락이 아닌 손으로 밥을 먹는 것이라고 한다. 오늘 우리에게 남은 숙제2019년 불가촉천민 계급의 사촌형제가 길거리에 용변을 봤다는 이유로 이웃 주민들이 이들을 채찍질로 죽인 사건이 일어났다. 인도에서는 헌법으로 카스트제도에 의한 계급차별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대도시에서는 카스트제도에 따른 계급구분이 어려우며 카스트제도에 의한 계급구분이 무의미한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농촌, 지방 소도시에서는 여전히 카스트제도에 의한 차별이 남아 있으며, 특히 인도 인구 전체의 약 7%에 해당하는 불가촉친민 계급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력과 여성학대는 지금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정보통신과 과학분야의 강국이라는 경제대국 인프라를 가진 인도가 그 성장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불평등한 계급의식도 그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많이 희석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좌우이념을 앞세우고, 지역과 출신으로 평가하는 잔재를 어떻게 없앨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약 2000년 전 철기를 사용한 강력한 국가의 왕이었음에도 멀리 다른 나라에서 온 공주와 결혼하고 자식들에게 김씨 성을 강요하지 않았던 김수로왕의 유연하고 열린 사고가 필요한 때이다.
  • 오는 19일부터 철강도시 포항서 ‘스틸아트페스티벌’ 열려

    오는 19일부터 철강도시 포항서 ‘스틸아트페스티벌’ 열려

    철강도시 포항에서 철을 소재로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축제가 개최된다. 14일 경북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에 따르면 오는 19~27일 영일대 해수욕장 일원에서 ‘2024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이번 축제는 ‘전환’을 주제로 작품 전시 뿐만 아니라 방문객 참여 등 변화를 시도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주제 전시 ‘스틸, 지금도 움직이는(Steel’s still moving now)’과 기존 작품을 재해석해 여러 장르와 결합한 ‘스틸 다시보기’를 선보인다. 또한 포항 시내 곳곳에서 진행하는 ‘스틸아트 투어’와 ‘스틸 포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참여 작가들은 철의 물성을 예술로 재해석함과 동시에 사회적 의미를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작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전환, 우리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주제로 포럼을 열고 철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예술의 융합 모델을 제시한다. 전시 위주로 운영됐던 프로그램을 벗어나 주중에 ‘올데이 스틸’ 프로그램을 신설해 명상, 요가, 맨발 걷기 등 활동을 진행해 예술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작가가 직접 방문객에게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함께 철을 두드리는 등 체험형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철을 예술로 재탄생시키는 단계를 넘어 시민들과 철의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며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차갑고 단단하지만 누구보다 뜨겁고 유연한 철의 전환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 ‘불로 지지고 자위행위 강요’ 학대 못 견뎌 살해…누구의 ‘인권’이 중한지 묻다[전국부 사건창고]

    ‘불로 지지고 자위행위 강요’ 학대 못 견뎌 살해…누구의 ‘인권’이 중한지 묻다[전국부 사건창고]

    항문에 바둑알…참혹한 ‘인격 말살’지적장애 중학교 동창 상습적 학대3시간 가혹행위 당하다 흉기 반격누구의 ‘인권’이 중한지 묻는 살인 사건이 있다. 중학교 때 수시로 학교 폭력을 당하다 고교 졸업 후까지도 눈앞에서 자위행위를 강요받고 항문에 이물질을 넣게 하는 수모를 당하던 중 그 짓을 시킨 동창생을 살해한 사건은 우리에게 이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재판부는 ‘인격 말살’이란 표현으로 죽은 자의 끔찍한 괴롭힘을 지적하면서도 ‘가장 존귀하고 절대 가치인 생명을 침해한’ 산 자의 죄를 벌해야 했다. 사건은 지난 4월 강원 삼척시에 있는 A(19)군의 아파트에서 일어났다. A군은 그달 13일 중학교 동창생인 B(19)군, C(19)군과 만나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밤 11시 40분쯤 함께 자기 집으로 왔다. 당시 부모 등 가족들은 집에 없었다. B군은 곧바로 A군에게 짐승한테도 못할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B군은 “집이 왜 이렇게 더럽냐”면서 냄비에 물을 받아 거실과 방에 뿌렸다. 그리고 A군에게 “닦으라”고 다그쳤다. A군은 충남에서 살다 중학교 3학년 때인 2020년 10월 삼척으로 전학 오면서 동창생인 B군을 만났다. 그는 지적장애가 있는 A군에게 학교 폭력을 일삼는 일상적 가해자였다. A군에게는 늘 공포스러운 존재였다. B군은 일회용 면도기와 가위로 A군의 머리카락을 자르더니 엽기적 가혹 행위를 이어갔다. 라이터 불로 A군의 성기와 음모, 귀, 눈썹 등을 마구 지졌다. 성적 수치심을 주는 강요도 이어졌다. “옷을 벗으라”고 하더니 자신의 눈앞에서 자위행위를 시켰다. A군이 머뭇거리자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무자비하게 때렸다. B군은 남의 집에서 술판을 벌이면서 A군의 입에 끊임없이 소주를 들이부었다. 그리고는 A군의 항문에 면봉, 바둑알, 연필 등을 넣으라고 요구했다. 머뭇거리자 또다시 빗자루 등으로 폭행했다. C군은 B군의 끔찍한 가혹 행위를 거들면서 이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학대는 자정을 넘기고 이튿날인 14일 오전 2시 30분까지 3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A군의 방에 있던 B군은 “아버지 방에서 매트리스를 가지고 오라”고 명령했다. A군은 그 대신 주방으로 가 흉기를 꺼내 들고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B군은 A군 침대에 누워 있었다. A군은 흉기로 B군 가슴을 한 차례 힘껏 찔렀고, B군은 사망했다. 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 “죽이고 싶다는 생각 차올랐다”고소해도 ‘제지’ 없자 알리지 않아경찰 조사 결과 숨진 B군은 전학 온 A군을 안 뒤 평소 툭하면 괴롭힌 것으로 드러났다. 고교 졸업 후에도 길에서 만나면 아무런 이유 없이 폭행했다. A군은 경찰에서 “B군이 오랫동안 괴롭혀 예전부터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범행 당일에는 괴롭힘이 너무 심해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차올랐다”고 진술했다. ‘학폭’에서 시작된 가학의 굴레를 성인이 돼서도 벗어나지 못한 채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뀌었다. 재판부는 “A군은 괴롭히는 B군을 예전에 형사 고소했으나 이를 제지할 만한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오히려 더 심한 괴롭힘을 당하자 더 이상 가족이나 학교, 경찰 등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인격 말살에 이를 정도의 폭력과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했다. 중증 지적 장애가 있는 미성년자로 보통의 성인에 비해 판단 및 대처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저질렀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은 평소 일반인처럼 잘 지내는 듯하지만, 위기에 닥치면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3시간 가까이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도망가거나 외부에 도움 요청을 못한 것”이라며 “두 병 정도의 소주까지 마셔 정신 분열이 일어난 것으로 일반인과 똑같이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렇다고 살인죄를 묻지 않을 수는 없는 법. 이에 A군의 변호인은 “A군은 지적 장애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진단받았고, 신경정신과 처방 약을 먹던 중 범행 당일에 B군이 다량의 술까지 강제로 먹여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하게 됐다”면서 ‘살인의 고의’를 적극 부인했다. 1심에서 징역 장기 5년~단기 3년‘살인 고의’ 인정에도 구형의 절반학대 거들고 촬영한 자, 17일 선고춘천지법 강릉지원 제2형사부(부장 권상표)는 지난달 5일 1심에서 A군에게 징역 장기 5년~단기 3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징역 장기 12년~단기 6년을 구형한 것에 비해 많이 낮아진 것은 이런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법정에 출석한 A군은 까까머리를 한 채 아직 소년의 티가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재판부는 “A군이 중·고교 학업성적이나 학업성취도가 낮기는 했으나 글을 읽고 쓰며 수업과 동아리 활동 등 정상적으로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했다. 지적 장애 정도가 변별 능력과 행위통제 능력을 결여할 정도가 아니라는 얘기”라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당시 정신과 처방약을 복용한 채 B군의 강요로 상당 양의 소주를 마셨지만 PC방에 갔던 일과 범행 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기억하고 있어 심신상실 내지 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B군에 대한 분노와 보복의 감정을 갖고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A군이 수사기관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중간중간 계속 B군을 흉기로 찔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점으로 볼 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A군 측이 피해회복을 위해 형사 공탁했으나 (숨진) B군 가족이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군과 검찰 모두 양형의 부당함을 들어 항소했다. B군과 함께 A군을 괴롭히면서 그 장면을 촬영한 C군은 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그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C군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17일 열린다.
  • “항문에 삽입 강요하고 불로 지져”…엽기 폭력 시달리다 동창 살해한 10대

    “항문에 삽입 강요하고 불로 지져”…엽기 폭력 시달리다 동창 살해한 10대

    몸 곳곳을 라이터 불로 지지고 항문에 물건을 넣으라고 강요하는 등 폭력과 가혹행위를 저지른 동창생을 살해한 1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2부(부장 권상표)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19)군에게 징역 장기 5년에 단기 3년을 선고했다. A군은 지난 14일 새벽 2시 30분쯤 중학교 동창생 B(19)군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사건 발생 약 3시간 전인 13일 오후 11시 40분쯤 A군이 사는 삼척시 한 아파트로 B군과 C(19)군이 찾아왔다. A군과 B군은 중학교 동창 사이로, B군은 평소 A군을 아무 이유 없이 폭행하고 괴롭힌 ‘학교폭력 가해자’였다. 이날 A군 집에 찾아온 B군은 집이 더럽다면서 냄비에 물을 받아 거실과 방에 뿌린 뒤 물을 닦으라고 요구했다. 또 A군의 머리카락을 일회용 면도기와 가위로 강제로 잘랐다. 심지어 A군의 성기와 음모, 머리카락, 귀, 눈썹 부위 등을 라이터 불로 지졌다. 가학적인 행위는 계속됐다. B군은 A군이 옷을 벗게 한 뒤 자위행위를 시켰고, 항문에 물건을 넣으라고 강요했다. A군이 망설이자 빗자루와 쓰레받기로 때리기도 했다. 또 A군의 입에 강제로 소주를 들이붓는 등 약 3시간 동안 괴롭혔다. 결국 A군은 옆방에 물건을 가지러 가게 된 틈을 타 주방에 있던 흉기로 B군을 찔러 살해했다. A군 측은 법정에서 “지적장애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진단받고, 신경정신과 처방 약을 먹던 중 사건 당일 피해자의 강요로 다량의 음주까지 해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군이 수사기관 조사에서 ‘사건 당일 심하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정말 극한으로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차올랐다’, ‘괴롭힘을 당하던 중간중간 계속 B군을 흉기로 찔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들어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심신미약 주장에 관해서는 A군이 신경정신과 처방 약을 먹은 채 피해자의 강요로 상당량의 소주를 마신 점은 인정하면서도 사건 경위를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기억한 점으로 미루어보아 변별능력과 행위통제능력을 상실하지는 않았다고 봤다. A군이 중증 지적장애 진단을 받았고 학업성적이나 학업성취도가 낮긴 했지만, 글을 읽고 쓰며 정상적으로 중고교 과정을 이수해 졸업한 점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형사공탁을 했으나 피해자 유족이 수령을 거절하는 등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의 부친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이전부터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해왔고, 형사고소를 하는 등 문제를 제기했었으나 피해자의 괴롭힘 행위를 제지할 만한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오히려 더 심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어 가족, 학교, 경찰 등에 이를 알리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피해자가 단순히 폭행을 가하는 정도로 괴롭히는 것을 넘어서 C군과 함께 약 3시간에 걸쳐 인격 말살에 이를 정도의 폭력과 가혹행위를 가했다”며 “범행 동기에 상당한 정도로 참작할 만한 사정이 인정되는 점과 우발적으로 저지른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전했다. A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징역 장기 12년에 단기 6년을 구형했던 검찰도 항소장을 냈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은 외부 충격이 없는 평소에는 일반인처럼 잘 지내는 듯하지만, 위기에 부닥쳤을 때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진다”며 “그래서 3시간 가까이 괴롭힘을 당하고도 도망가거나 외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방 약을 먹으면 정신착란 현상이 일어나는데, 소주를 2병가량 마셔서 정신 분열이 일어난 것”이라며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건 당시 A군을 괴롭히는 데 가담한 C군은 특수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오는 10월 17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C군에게 징역 9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 악마가 나타났다…4년간 감금·강간 당한 뒤 출산한 여성, 어떻게 구조됐나[핫이슈]

    악마가 나타났다…4년간 감금·강간 당한 뒤 출산한 여성, 어떻게 구조됐나[핫이슈]

    폴란드의 한 30대 여성이 무려 4년 동안 낯선 남성의 헛간에 감금돼 있다 구조된 사실이 알려져 폴란드 사회 전역에 충격을 안겼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과 폴란드 현지 지역언론인 마이그워구프 등의 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인 말도르자타(30)는 4년 전인 2019년 당시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36세 남성 마테우시를 처음 알게 됐다. 피해자는 마테우시가 있는 남서부 돌노실롱스키에주(州) 그워구프 지역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마테우시를 만난 뒤 납치·감금됐다. 그녀가 감금된 헛간은 벽돌로 막힌 창문만 있었고, 전기도 쓸 수 없었으며, 깨끗한 물이나 화장실, 위생용품 등도 사용할 수 없었다. 가해 남성은 피해자를 감금하는 동안 수차례 폭행과 강간을 일삼았다. 자신의 성적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에는 더욱 가혹한 폭행이 찾아왔다. 항문에 말뚝을 박는 고문도 서슴지 않았다. 피해자인 말도르자타는 감금된 4년 동안 여러 번 감금 장소인 헛간 밖으로 나올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해당 기회는 모두 가해자의 폭행으로 인해 팔과 다리가 부러지는 등 심각한 부상 때문이었고,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인한 수술을 받기까지 했다. 말도르자타는 여러 차례 병원을 오가는 동안에도 경찰이나 의료진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리거나 탈출하지 못했다. 가해자가 곁을 지키며 위협했기 때문이다. 또 병원을 오갈 때에는 어김없이 눈을 가리고 모자를 씌워 피해자가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도록 했다. 끔찍한 폭행과 강간이 이어진 끝에 피해자는 결국 임신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출산일이 다가오자 인근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고, 출산 후에는 피해자는 아기를 강제로 입양보내도록 강요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피해자인 말도르자타는 또 다시 폭행으로 인한 어깨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용기를 냈다. 의사에게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고 경찰에게 연락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그로부터 3일 뒤 가해자 마테우시가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피해자가 갇혀 있던 헛간은 이웃집에서 불과 4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이웃들은 헛간 주인인 마테우시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면서 “그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징역 25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오스트리아의 가장 악명 높은 범죄자인 요제프 프리츨의 사건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폴란드 전역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피해자가 출산한 아이의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24년간 친딸 감금·아이 7명 낳게 한 ‘짐승 아버지’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체포된 요제프 프리츨(당시 나이 73세)은 셋째 딸 엘리자베트가 11세였던 1977년부터 지속적으로 딸을 성폭행하다가 1984년부터는 딸을 지하실에 감금한 뒤 세상과 차단시켰다. 이후 그는 태연하게 딸의 실종신고를 한 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생활했고, 아무도 모르게 무려 24년 동안 딸을 지하실에서 성폭행하고 이 과정에서 7명의 아이가 근친상간으로 세상에 나왔다. 2008년 당시 프리츨과 딸 사이에 태어난 아이 한 명이 심각한 건강 이상이 생겨 병원 진료를 받게 됐고, 이 과정에서 아이와 아이의 엄마(엘리자베트)의 상태를 수상히 여긴 병원 의료진의 신고로 프리츨의 만행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2009년 종신형을 선고받은 그는 수감생활 15년이 지나면 조기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현지법에 따라 올해 1월 가석방 신청을 했다.
  •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자 “차별금지법 반대, 동성애 비판 자유 보장해야”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자 “차별금지법 반대, 동성애 비판 자유 보장해야”

    안창호(67)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후보자가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는 2006년 7월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성명서를 내왔는데, 이에 반대하는 안 후보자가 인권위 수장이 되면 인권위 정책이나 방향성 등을 놓고 갈등이 빚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 후보자는 3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지금 형태로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인권위가 지금까지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이 부분(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위가 우리나라 인권의 신장을 위해 많은 것을 했지만 일정 부분 잘못된 것이 있다면 개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자는 동성애가 차별금지법 항목에 포함되면 공산주의 혁명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마르크시스트와 파시스트가 활개 치고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는 말을 저서에서 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가’라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문에 “그런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동성애를 차별금지의 항목에 넣는 것이 마르크시스트 혁명을 위한 것인가’라는 질의에는 “(차별금지법이 마르크시스트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후보자는 “네오 마르크시스트 중에는 동성애가 사회주의·공산주의 혁명의 핵심적 수단이라는 주장이 있다”, “차별금지법으로 인해 다수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된다”는 답변을 내놓자 야당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기도 했다. 아울러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묻자 “동성애는 자유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며 “동성애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은 가능해야 한다”고 답했다. 독실한 개신교도로 교회 장로로 활동하고 있는 안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정말 에이즈, 항문암, A형 간염 같은 질병이 확산되느냐’는 질문에 “동성애와 질병 사이 관계가 없다고 질의하시는 데 (관계 있다는)많은 자료가 있다”고 답했다.
  • 안창호 “차별금지법,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어져”

    안창호 “차별금지법,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어져”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후보자가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을 재차 밝혔다. 안 후보자는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마르크시스트와 파시스트가 활개 치고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저서에서 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가”라는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질문에 “그런 우려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동성애를 차별금지의 항목에 넣는 것이 마르크시스트 혁명을 위한 것인가”라는 질의에는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차별금지법이 마르크시스트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다”면서 “지금 형태로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안 후보자는 서울지검 검사와 법무부 인권과 검사·특수법령과장, 헌법재판소 연구관, 대검찰청 기획과장·공안기획관 등을 지낸 뒤 서울고검장을 역임했다. 2012년 9월 새누리당 몫으로 추천을 받아 헌법재판관에 임명됐고, 2018년 9월 임기를 마쳤다. 안 후보자는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6월 발간한 저서 ‘왜 대한민국 헌법인가’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신체 노출과 그에 따른 성 충동으로 인해 성범죄가 급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20년 9월 한 강연에서는 “공산주의 혁명으로 가는 긴 행진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면서 “좌파의 정체성 정치와 차별금지법이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도 주장했다. 2001년 출범한 인권위는 지난 20여년간 차별금지법 제정에 목소리를 내왔는데, 이에 정면으로 반하는 입장을 고수하는 인사가 인권위 수장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안 후보자는 “과거에 공직 생활을 할 때도 개인적 종교가 공직의 객관성을 훼손하지 않았다”면서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 분과 반대하는 분의 안을 같이 숙고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 “차별금지법→질병확산·공산주의혁명” 주장한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

    “차별금지법→질병확산·공산주의혁명” 주장한 안창호 인권위원장 후보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인권위원회 후보자로 지명한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이 차별금지법 제정이 ‘질병 확산’으로 이어지거나 ‘공산주의 혁명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시민사회계 등에 따르면 안 후보자는 지난 6월 발간한 저서 ‘왜 대한민국 헌법인가’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별로 구별된 화장실이나 목욕탕의 이용 등 일상생활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될 수 있다”며 “새로운 시설 설치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증가는 물론, 이를 반대하는 사람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라고도 했다. 또 “신체 노출과 그에 따른 성 충동으로 인해 성범죄가 급증할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안 후보는 2020년 9월에도 ‘차별금지법 바로알기 아카데미’ 강의에 강사로 나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동성애의 죄성에 대해서도 지적할 수 없게 된다”면서 “기독교적인 정신이 훼손될 수 있는 것인데 이를 막을 방법이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강의에서 그는 “(차별금지법이) 공산주의 혁명으로 가는 긴 행진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면서 “좌파의 정체성 정치와 차별금지법이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도 주장했다. 인권위 안팎에서는 부정확한 지식에 근거해 차별과 혐오의 인식을 드러낸 안 후보자가 인권의 ‘최후의 보루’이자, 차별금지법 제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구인 인권위 수장을 맡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권위는 모든 개인의 기본적 인권 보호 및 향상이라는 목표 아래 유엔(UN)의 권고로 지난 2001년 출범한 독립 기구다. 인권위는 출범 이래 20여년간 줄곧 차별금지법 제정에 목소리를 내왔는데, 위원장 후보자가 이에 역행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35개 인권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안 후보자가 지명된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후보자는 헌법재판관 시절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역 도입 반대 등 반인권적이고 구시대적인 의견을 밝혔다. 후보자가 인권위원장이 된다면 차별과 혐오에 기반해 국가인권기구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성소수자 혐오·차별 발언을 누구나 볼 수 있는 책에 쓴 것은 소수자에 대한 낙인효과를 유발하고 공포심을 줄 수 있다”며 “이런 차별행위를 하는 사람이 인권위원장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이에 “책 내용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보고 판단해달라”며 “자세한 내용은 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진 안 후보자는 서울지검 검사와 법무부 인권과 검사·특수법령과장, 헌법재판소 연구관, 대검찰청 기획과장·공안기획관 등을 지낸 뒤 서울고검장을 역임했다. 2012년 9월 새누리당 몫으로 추천을 받아 헌법재판관에 임명됐고, 2018년 9월 임기를 마쳤다. 현재 법무법인 화우 고문변호사, 공수처 자문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안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다음달 3일 열린다.
  • 복통 호소한 남성 뱃속에서 길이 65㎝ 장어가 ‘꿈틀’ [여기는 동남아]

    복통 호소한 남성 뱃속에서 길이 65㎝ 장어가 ‘꿈틀’ [여기는 동남아]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남성의 몸 안에서 길이 65cm의 살아있는 장어가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뚜오이째를 비롯한 베트남 현지 언론은 지난달 29일 인도 국적의 청년 A(31)씨가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하노이의 비엣덕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고 전했다. A씨는 “몸 안에 살아있는 장어가 꿈틀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처음에는 환자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엑스레이와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 결과 실제로 A씨의 복부를 가로지르는 ‘뼈’를 발견했다. 의료진은 즉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이물질 제거를 시도했지만, 몸속에서 움직이는 물체는 잡히지 않았다. A씨가 통증을 견딜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의료진은 개복술을 진행했다. 의료진은 A씨의 복부에서 길이 65㎝, 둘레 10㎝의 살아있는 장어를 발견하고 충격에 빠졌다. 의료진은 “살아있는 장어가 복강에서 탈출하기 위해 환자의 직장과 대장을 물어뜯었다”고 전했다. A씨의 몸 안에서는 장어뿐 아니라 길이 4cm의 레몬도 발견됐다. 의료진은 A씨의 직장을 막고 있던 장어와 레몬을 제거하고, 대장 천공 봉합술과 대장절제술도 시행했다. A씨는 살아있는 장어를 몸 안에 삽입한 이유에 대해서 밝히지는 않았지만, 의료진은 “강력한 성적 체험을 경험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베트남 꽝닌성에서도 극심한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던 남성의 배 안에서 길이 30㎝짜리 살아있는 장어가 발견됐다. 장어는 남성의 항문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가 결장을 통과했고, 결국 개복 수술로 제거됐다. 이 남성은 장 천공과 복막염으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 “항문·귀·손가락 없는 애 낳는다”…北 ‘귀신병’ 공포 뭐길래

    “항문·귀·손가락 없는 애 낳는다”…北 ‘귀신병’ 공포 뭐길래

    “항문, 생식기, 귀, 손가락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결혼한 여성들이 아이 낳기를 무서워한다.” “암 환자가 많아서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위암, 폐암, 췌장암 환자가 있고 한두 달 있다가 다 죽는다고 한다.” 북한 핵시설 인근 출신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증언이 또 한 번 외신 주목을 받았다. 지난 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더선 등 영국 매체는 과거 탈북민들이 내놓은 핵실험 피해 증언을 재조명했다. 특히 핵시설 인근 주민 사이에서 ‘귀신병’이 발병했다는 증언에 주목했다. “귀신병 걸려 무당 찾아가” 외신들은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열린 제20회 ‘북한자유주간’ 행사 때 나온 탈북민들의 증언을 인용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출신 탈북민 김순복(이하 가명)씨는 이 자리에서 “군인들이 오기 전에는 살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점차 결핵, 피부염 환자가 많아졌다. 사람들은 ‘귀신병’에 걸렸다면서 무당을 찾아가곤 했다”고 밝혔다. 남경훈씨도 “동네에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고 장애아들이 태어났다. 귀신병에 걸렸다는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길주군에서 56년을 거주했다는 이영란씨도 아들을 결핵으로 잃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다 밥 먹고 사는 집들이 결핵에 걸리니까 ‘별나다’ 했는데 4년을 넘기지 않고 다 죽더라. 제 아들도 그런 병에 걸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탈북 후 중국을 통해 북한에 있는 아들에게 돈을 보내 평양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려고 했지만 ‘길주군 환자는 평양에 한 발짝도 들일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길주군 피폭 문제는 한두 사람이 아니라 길주군 전 주민의 문제”라며 “암 환자가 많아서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위암, 폐암, 췌장암 환자가 있고 한두 달 있다가 다 죽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핵실험으로 지진만 해도 몇십 차례 일어나서 암벽에 다 금이 가곤 했는데 비가 오면 핵실험 오염수가 그 사이로 흐른다”고 주장했다. “항문, 생식기 없는 기형아 출산” 앞서 영변 핵시설단지 인근 출신 탈북민은 2013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변 지역 여성들은 임신이 되지 않거나 낳는다 해도 기형아를 출산하는 일이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탈북민은 “항문, 생식기, 귀, 손가락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아 결혼한 여성들이 아이 낳기를 무서워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원자력공업부 남천화학연합기업소 산하 우라늄폐기물처리직장에서 근무하다 탈북한 김모씨는 “북한 핵 개발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우라늄 탱크 및 우라늄 분말 먼지가 무수히 떠다니는 공간에서 작업하는 등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받는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어 “근로자들은 맹독성 가스와 방사능으로 인해 백혈구감소증, 간염, 고환염, 신장염 등 직업명에 시달린다”며 “핵실험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영변 핵시설과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의 양대 핵심 핵 관련 시설이다. 영변에서는 핵물질 연구·생산 활동이 이뤄지고, 풍계리는 플루토늄 등으로 제조한 핵무기의 위력 등을 실험하는 장소다. 통일부 “풍계리 인근 출신 탈북민 17명 피폭” 이런 증언을 토대로 통일부는 풍계리 인근 지역 출신 탈북민을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지난 2월 발표했다. 검사 결과 탈북민 일부는 방사선에 피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용 방사선이나 음주·흡연 등의 영향일 수 있지만, 핵실험에 의한 피폭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일부 보고서에 따르면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길주군, 화대군, 김책시, 명간군, 명천군, 어랑군, 단천시, 백암군) 출신 탈북민 80명 중 17명은 방사선에 피폭됐다. ‘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에서 최소검출한계인 0.25Gy(그레이) 이상의 선량값이 보고된 것이다. 북한은 2006년 10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1차 핵실험을 했다. 이번 검진에 참여한 탈북민 80명은 모두 핵실험 이후 탈북했다. 이상이 발견된 17명 중 2명은 2016년 같은 검사에서 최소검출한계 미만의 결과를 보여 국내 입국 이후 염색체 이상을 일으키는 요소에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염색체 변형이 나타난 17명 중 15명에게서 과거 방사선 노출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난 것이다. 다만 15명 중 5명의 결과는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검진 대상자 중 10~15명가량의 탈북민이 북한 핵실험 이후 방사선에 피폭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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