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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이 정책 주도” 외친 송영길… 친문 넘고 ‘유능한 개혁’ 이룰까

    “당이 정책 주도” 외친 송영길… 친문 넘고 ‘유능한 개혁’ 이룰까

    민주 새 대표, 첫 최고위서 민심에 방점文 “당청 화합으로 부동산·백신 해결을”김용민 “당심·민심 안 달라” 이견 노출송대표 개혁 강행 땐 친문 반발 거셀 듯비서실장에 김영호, 대변인에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첫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의 변화와 당이 주도하는 당청 관계를 강조했다. 경선 기간 ‘유능한 개혁’을 공언한 송 대표는 부동산, 백신, 검찰개혁 등 주요 정책의 항로를 수정할 방침이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비주류이자 친문(친문재인) 색채가 옅은 송 대표와 강성 친문 위주로 구성된 지도부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 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정책과 대선준비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당이 주도하는 당청 관계를 예고했다. 송 대표는 “문재인 정부냐, 민주당 정부냐고 할 때 ‘민주당’ 정부라는 방점이 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책도 당보다는 청와대가 주도한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선 경선에 대해서도 “후보 캠프가 아니라 당이 중심이 돼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당이 주도해 달라’며 당청 간 화합을 주문했다. 이철희 정무수석은 송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지금부터는 당이 주도하는 게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우니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송 대표와의 통화에서 “송 대표 이야기대로 부동산과 백신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다. 당청 간에 호흡을 잘 맞춰서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고 이용빈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따라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을 겪고 있는 청와대가 아닌 당에 무게추가 실린 채 부동산, 백신 등 주요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름만 빼고 다 바꾼다’던 송 대표는 민심과 변화를 강조했다. 송 대표는 최고위에서 “4·7 보궐선거를 통해 매서운 회초리를 내린 민심을 잘 수용해서 민주당이 변화하고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확대해 민심을 받드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문 지도부에 둘러싸인 송 대표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충돌을 빚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검찰개혁, ‘문자폭탄´ 논란으로 대표되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시각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소신과 개성이 강한 송 대표의 특성대로 밀어붙이다 보면 당의 주축인 친문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첫 최고위에서부터 불협화음이 감지됐다. 강성 친문으로 꼽히는 김용민 수석 최고위원은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이분법적 논리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되었다”며 쇄신론을 일축했다. 김 위원은 “민생과 개혁은 서로 다르지 않다”며 “검찰개혁뿐만 아니라 언론개혁 등을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병원 최고위원도 “종부세 완화는 잘못된 처방”이라며 부동산 규제 완화론을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은 송 대표가 공정한 경선 관리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친문 적자가 아닌 송 대표의 운신폭은 제한적”이라며 “친문이 당 전체를 석권한 구조에서 송 대표가 제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문색이 옅은 백혜련·전혜숙 의원이 최고위원회에 들어가며 조화를 이뤘고, 송 대표가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은 인물로 주요 인선을 채운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송 대표는 당대표 비서실장에 재선의 김영호 의원을, 대변인에 초선 이용빈 의원을 임명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의 의사결정 구조상 결국 당대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친문에게 휘둘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친문에 포위된 송영길의 첫 일성 “당이 중심이 돼야”

    친문에 포위된 송영길의 첫 일성 “당이 중심이 돼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첫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민주당의 변화와 당이 주도하는 당청 관계를 강조했다. 경선 기간 ‘유능한 개혁’을 공언한 송 대표는 부동산, 백신, 검찰개혁 등 주요 정책의 항로를 수정할 방침이지만 험로가 예상된다. 비주류이자 친문(친문재인) 색채가 옅은 송 대표와 강성 친문 위주로 구성된 지도부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 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정책과 대선준비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당이 주도하는 당청 관계를 예고했다. 송 대표는 “문재인 정부냐, 민주당 정부냐고 할 때 ‘민주당’ 정부라는 방점이 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책도 당보다는 청와대가 주도한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선 경선에 대해서도 “후보 캠프가 아니라 당이 중심이 돼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당이 주도해 달라’며 당청 간 화합을 주문했다. 이철희 정무수석은 송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대통령께서 지금부터는 당이 주도하는 게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우니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송 대표와의 통화에서 “송 대표 이야기대로 부동산과 백신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다. 당청 간에 호흡을 잘 맞춰서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고 이용빈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따라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을 겪고 있는 청와대가 아닌 당에 무게추가 실린 채 부동산, 백신 등 주요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름만 빼고 다 바꾼다’던 송 대표는 민심과 변화를 강조했다. 송 대표는 최고위에서 “4·7 보궐선거를 통해 매서운 회초리를 내린 민심을 잘 수용해서 민주당이 변화하고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확대해 민심을 받드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문 지도부에 둘러싸인 송 대표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충돌을 빚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검찰개혁, ‘문자폭탄‘ 논란으로 대표되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시각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소신과 개성이 강한 송 대표의 특성대로 밀어붙이다 보면 당의 주축인 친문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첫 최고위에서부터 불협화음이 감지됐다. 강성 친문으로 꼽히는 김용민 수석 최고위원은 “당심과 민심이 다르다는 이분법적 논리가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근거 없음이 확인되었다”며 쇄신론을 일축했다. 김 위원은 “민생과 개혁은 서로 다르지 않다”며 “검찰개혁뿐만 아니라 언론개혁 등을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병원 최고위원도 “종부세 완화는 잘못된 처방”이라며 부동산 규제 완화론을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은 송 대표가 공정한 경선 관리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친문 적자가 아닌 송 대표의 운신폭은 제한적”이라며 “친문이 당 전체를 석권한 구조에서 송 대표가 제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문색이 옅은 백혜련·전혜숙 의원이 최고위원회에 들어가며 조화를 이뤘고, 송 대표가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은 인물로 주요 인선을 채운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송 대표는 당대표 비서실장에 재선의 김영호 의원을, 대변인에 초선 이용빈 의원을 임명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의 의사결정 구조상 결국 당대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친문에게 휘둘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美의회 초당적 신냉전 마스터플랜… ‘中 압박’ 더 강력한 법안 발의

    美의회 초당적 신냉전 마스터플랜… ‘中 압박’ 더 강력한 법안 발의

    오바마 정부에서 시작해 트럼프 정부에서 격화된 미중 갈등은 바이든 정부에서 더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중에 지난 4월 8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밥 메넨데스 위원장(민주당)과 제임스 리시 공화당 간사는 중국 견제를 목표로 하는 ‘전략적 경쟁법’(Strategic Competition Act of 2021)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이 한 단계 더 강해진 수준이 아니다.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과 금융, 외교, 군사 등 다양한 부문을 포괄한 ‘중국 포위전략’으로 볼 수 있다. 최소한 민주·공화 양당 모두 확실하게 중국을 견제하고 억제해야 한다는 데 일치된 견해를 가지고 있는 만큼 상원 논의 후 빠르게 법률로 제정될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 신냉전 마스터플랜인 이 법안을,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의 비공식 안보회의체) 등이 출범한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미국의 법률은 개별조항의 구체적인 내용과 더불어 왜 이 법률이 필요한지에 대하여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분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법률과 다르다. 딱딱하고 건조한 법률 문서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황에 대한 인식과 분석,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포함하는 종합적 정책 문서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발의된 법률안은 중국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인식과 위기감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살펴보는 의의가 있다. 미 의회는 ‘전략적 경쟁법안’을 통해 중국이 정치·외교·경제 및 군사, 그리고 첨단기술과 공산이념을 활용하여 미국의 글로벌 경쟁자로 부각하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런데 중국이 추구하는 정책은 미국과 동맹국이 추구하는 핵심적인 가치와 이익에 위협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견제는 시급하며 심각하게 다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발의된 법률안 美 정치권 인식·위기감 보여줘 전략적 경쟁법안이 인식하는 중국은 아래와 같다. 중국 정부의 궁극적 목표는 첫째,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지역 헤게모니를 확립하고, 둘째, 이를 토대로 선도적인 세계강국으로 자리매김하며, 셋째, 최종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국제질서를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인권의 정당성을 거부하고, 국제사회 전체의 이익 대신 중국 공산당과 권위주의 정권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이 법률안은 간주한다. 또 중국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다른 국가의 민주적 제도를 훼손하고, 기존의 금융제도를 위협하며, 동시에 해외의 민간 기업에 대해 중국의 일방적 정책을 수용하도록 강요한다는 문제제기를 한다. 이 과정에서 허위정보 유포 등으로 중국 정부의 본질을 은폐하는데 대해 미 의회는 위기감을 표시하고 있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지역적 헤게모니를 장악함으로써 미국을 이 지역에서 이탈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남중국해와 인근 해역에 대한 세력투사와 인공섬 건설 등을 통해 대만과 주변 국가를 압박하고 항로 및 공역에 대한 독점적 통제를 추구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위협에 대해 전략적 경쟁법안은 미 행정부로 하여금 중국을 전략적 경쟁전략대상임을 명확히 하고, 이에 맞서기 위해 자국의 강점을 극대화하며, 동맹국과 협력하여 적극적으로 중국을 억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략경쟁법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중국의 활동과 영향에 감시와 평가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과학과 기술에 대한 미국의 우월적 지위활용 및 동맹국과의 다양한 협력을 강조한다. 과학기술분야에서는 미중 경쟁에 있어 핵심적 요소임을 분명히 하고 특히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반도체 제조 및 생명공학 등에서 미국이 기술혁신을 주도해야 함을 강조한다. 핵심기술 보호를 위해서 다자간 수출 통제조치의 도입, 주요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핵심 포인트 보호 및 다양화 등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통신 기술에 대해서 국무부로 하여금 동맹국들과 디지털연결 및 사이버보안 파트너십(Digital Connectivity And Cybersecurity Partnership)을 결성하여 개방적이고 안전한 인터넷을 위해 경쟁 친화적이며 보안성이 우수한 정보통신기술 정책 및 규정 등을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핵심 기술영역으로 간주되는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5G 통신 및 무선통신네트워킹 기술, 반도체 제조, 생명공학, 양자컴퓨팅, 안면인식기술 및 검열소프트웨어 등의 감시기술, 광섬유 케이블 등에 대해서는 기술 파트너십 사무소(Technology Partnership Office)를 설치해 동맹국들과 함께 기술 통제 및 국제표준 제정 등의 전략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인터넷 검열 및 감시를 우회할 수 있는 P2P 연결 및 개인정보 보호 도구 개발을 위한 기술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중국의 검열을 붕괴시킬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외교적 측면에서는 중국의 국제기구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대한 평가와 분석을 토대로 중국을 압박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복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첫 번째 단계로 40개의 대표적인 국제기구를 선정하고, 여기에서 중국과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이 어느 수준인지, 그리고 지난 10년간 어떻게 확대되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분석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기구에 근무하는 중국인 직원 수뿐만 아니라 해당 기구의 활동과 중국 공산당의 프로그램 및 이니셔티브와의 유사성을 검토하고, 중국 관련 기업의 장비 및 기술납품현황 등을 분석하도록 하고 있다. 향후 국제무대에서 중국과 미국의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중남미서 中 차단… EU·英과 3자 협력 강화 일대일로 사업에 대해서 중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전략인 일대일로 사업에 대해 미국의 직접적인 지원확대를 통한 견제와 더불어 중국의 사업방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도록 하고 있다. 일대일로 사업과 관련한 뇌물수수, 부패, 인권침해 및 환경파괴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해당 국민의 인식을 제고하고 사업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사회와 독립적인 언론을 지원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도록 하고 있다. 외교안보 및 군사 측면에서 보면 전략적 경쟁법안은 서태평양 지역은 중국군의 대만 침공과 남중국해에 대한 지배력 강화라는 위협에 직면하고 있지만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취약한 대규모 기지에 집중되어 있어 불리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일단 군사적으로 여기에 맞서기 위해서 군종별 합동작전 능력배양 및 탄력적 운영 강화는 물론, 제1도련선과 제2도련선에 통합 미사일 방어망 구축과 장거리 정밀 타격을 위한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그리고 초음속 미사일의 이동 및 배치를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은 미국 단독이 아닌 우리나라와 일본, 필리핀, 호주, 뉴질랜드 및 아세안 국가를 포함한 동맹국과 함께 진행될 것임을 분명히 하며, 특히 일본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이 충분한 장거리 정밀타격, 미사일방어 및 감시, 정찰 능력을 갖추도록 지원함과 동시에 미일 상호 안보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위해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한 협력을 강화하도록 한다. 군사 및 기술개발의 양 측면에서 협력강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미일 국가안보혁신기금(United States-Japan national security innovation fund)을 출범시키도록 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쿼드의 확장과 별도로 일본과 호주의 방위협력 강화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서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놀라운 변화는 대만의 중요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구체적 지원방안과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중국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대만의 안보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파트너십 강화를 공식화하고,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대만이 추진하는 비대칭 방위전략 실행을 위한 장비와 기술을 지원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면 미군과 대만군의 공동 훈련 시행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경쟁법안은 서태평양을 넘어 전 지구적 차원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려고 각 지역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포위 전략이다. 북미에서는 캐나다와 공동으로 북극에서의 중국 영향력 확대 대응은 물론 산업스파이 및 선전활동에 맞서고자 협력을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의 캐나다에 대한 인프라 투자, 특히 5G 통신망, 천연자원, 항구 등의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국가안보의 위험을 초래하는 요소로 간주하고 있다. 전통적인 미국 영향권인 중남미에 대해서는 중국의 대출을 통한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이 지역의 인터넷 자유, 디지털 안전 및 독립적인 언론의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 지구적 포위망 구축… 韓, 어려운 선택 처해 핵심동맹인 유럽에 대해서 의료 및 제약부문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 감소 및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의 도전에 맞서기 위한 미국·EU, 그리고 영국의 3자 간 협력을 강화할 것을 천명한다. 특히 중국의 5G 통신 및 항만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경계하며, 과거 공산권에 대한 수출통제기구였던 대공산권 수출통제위원회(COCOM)와 유사한 기구의 설립을 모색한다.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국가별 중국에 대한 총부채와 중국정부 및 중국기업의 대출규모 파악은 물론 각종 사업에 있어서의 중국 국영기업 참여 여부, 중국 민간 보안업체, 기술 및 미디어 회사 활동, 자원 및 야생동물 반출 등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아프리카에서의 미국 경쟁력 향상의 방안으로 디지털 보안협력은 물론 차세대 지도자들을 키우기 위한 이니셔티브 지원, 방송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정확한 정보 전달 등의 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다. 전략적 경쟁법안은 단순한 제재 법률이 아닌 중국에 대한 전 지구적 포위망 구축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담은 신냉전 마스터플랜이라 할 수 있다. 전략적 경쟁법안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변화하였으며, 앞으로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임을 밝히는 상징적인 존재이다. 미국의 안보 우산하에서 중국 경제성장의 이익을 챙겨 오던 한국은 점점 어려운 판단과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양자택일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과거와 달리 향상된 군사력과 경제력, 그 나름대로의 소프트파워를 보유했다. 빈곤하고 절대적으로 외부에 의존해야만 하는 존재로서 한국이 아니다. 스스로를 낮춰 보고 수동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상황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적극적인 역할을 추구해야 한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는 창의적 접근과 신중한 시도를 시도할 때이다.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창사 첫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추정… 몰락 직전 HMM 띄운 ‘배재훈 매직’

    창사 첫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추정… 몰락 직전 HMM 띄운 ‘배재훈 매직’

    국적선사 HMM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기대하는 가운데 몰락 직전이던 회사의 반전을 이끌며 최근 연임에 성공한 배재훈 사장의 차기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HMM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34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9808억원)에 필적하는 수치다. 20분기 넘게 적자행진을 이어가던 HMM은 배 사장 취임 이후 1년 만에 흑자전환한 뒤 계속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해상운임 지수가 폭증한 덕이다. 지난 23일 상하이컨테이너선지수(SCFI)는 2979.7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도 2788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고운임 장기화에 올해 초 2조원 정도로 예상됐던 HMM의 연간 영업이익은 2조 9683억원까지 올라 3조원을 바라보고 있다.배 사장의 경영적 판단도 호황과 맞물리며 시너지를 냈다. 지난해 4월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가입해 비용구조를 개선했다. 취임 이후 지속적인 노선 효율화 작업에도 나섰다. 지난해 인도받은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유럽, 미주항로에 투입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운임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었다. 오는 6월까지 1만 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인도도 마무리해 추가 물동량도 확보한다. 취임 이후 자사주 매입을 꾸준히 진행 중인 배 사장은 지난달 기준 8만 5532주(종가 기준 30억 9200만원)를 보유 중인데, 약 27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HMM 주가는 전일보다 9.71% 급등한 3만 6150원에 마감했다. 올해 초보다 124%, 1년 전보다는 무려 885% 상승했다. 지난 2019년 HMM 수장이 된 배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1년 간 연임이 결정돼 내년 3월까지 회사를 이끈다. 고려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LG반도체 미주지역 법인장,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마트폰 부문) 해외마케팅 담당 부사장, 범한판토스(현 판토스)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구조조정 등으로 HMM은 전체 매출 중 88%가 컨테이너선 사업으로만 돼 있는데, 업황 변화 등에 대비해 벌크선 비중을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HMM, 사상 첫 ‘분기 영업익 1조’ 갈까…실적·업황·주가 쑥쑥 ‘배재훈 매직’

    HMM, 사상 첫 ‘분기 영업익 1조’ 갈까…실적·업황·주가 쑥쑥 ‘배재훈 매직’

    국적선사 HMM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기대하는 가운데 몰락 직전이던 회사의 반전을 이끌며 최근 연임에 성공한 배재훈 사장의 차기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HMM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34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9808억원)에 필적하는 수치다. 20분기 넘게 적자행진을 이어가던 HMM은 배 사장 취임 이후 1년 만에 흑자전환한 뒤 계속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해상운임 지수가 폭증한 덕이다. 지난 23일 상하이컨테이너선지수(SCFI)는 2979.7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도 2788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고운임 장기화에 올해 초 2조원 정도로 예상됐던 HMM의 연간 영업이익은 2조 9683억원까지 올라 3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배 사장의 경영적 판단도 호황과 맞물리며 시너지를 냈다. 지난해 4월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가입해 비용구조를 개선했다. 취임 이후 지속적인 노선 효율화 작업에도 나섰다. 지난해 인도받은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유럽, 미주항로에 투입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운임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었다. 오는 6월까지 1만 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 인도도 마무리해 추가 물동량도 확보한다. 취임 이후 자사주 매입을 꾸준히 진행 중인 배 사장은 지난달 기준 8만 5532주(종가 기준 30억 9200만원)를 보유 중인데, 약 27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HMM 주가는 전일보다 9.71% 급등한 3만 6150원에 마감했다. 올해 초보다 124%, 1년 전보다는 무려 885% 상승했다. 지난 2019년 HMM 수장이 된 배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1년 간 연임이 결정돼 내년 3월까지 회사를 이끈다. 고려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LG반도체 미주지역 법인장,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마트폰 부문) 해외마케팅 담당 부사장, 범한판토스(현 판토스)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구조조정 등으로 HMM은 전체 매출 중 88%가 컨테이너선 사업으로만 돼 있는데, 업황 변화 등에 대비해 벌크선 비중을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유럽·미주 항로에 임시선박 추가 투입

    유럽·미주 항로에 임시선박 추가 투입

    유럽과 미주 항로에 임시 컨테이너선이 추가로 투입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이집트 수에즈 운하 통항 중단 사태에 따른 수출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유럽항로에 임시 컨테이너선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25일 밝혔다. 추가로 투입된 선박은 HMM의 46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으로 수출기업의 화물을 싣고 26일 부산항을 출발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수에즈 운하 통항 중단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일정에 차질이 빚어져 물류 차질 문제를 막고자 임시선박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물동량 증가세가 이어지는 미주항로에도 임시선박을 투입한다. 이달에 6800TEU급과 63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투입한데 이어 이달 말과 다음 달 초에 HMM의 5000TEU급과 6800TEU급 컨테이너선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국내 수출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미주항로는 올해 1분기 수출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다. 해수부는 HMM,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함께 중소·중견기업에 선적공간을 우선 배정하는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미주노선 정기항로 선박에 국내 중소·중견기업 전용 선적공간 350TEU를 우선 배정하는 사업으로,당초 올해 4월까지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12월까지로 기간을 연장한다. 다음 달부터는 유럽항로 정기선박에도 이런 방안을 적용해 미주항로 회차당 350TEU, 유럽항로 회차당 50TEU의 선적공간을 우선 배정할 예정이다. 서정호 해수부 해운정책과장은 “올해는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하고 해상운임이 상승하는 등 예년과 다른 해운 시황을 보이고 있다”면서 “수출 확대와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국적선사와 함께 수출물류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1년 만에 가족 만났다”… 호주·뉴질랜드 ‘트래블버블’에 환호

    “1년 만에 가족 만났다”… 호주·뉴질랜드 ‘트래블버블’에 환호

    “1년에 4~5번씩은 모였는데, 지난해엔 한 번도 가족들을 못 봤어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호주에서 일하는 뉴질랜드인) “지난주에 삼촌이 돌아가셨어요. 장례식엔 결국 못 갔지만, 만나서 위로를 전할 길이 다시 열렸습니다.”(뉴질랜드를 방문한 호주인)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합니다. 우리 항공편이 매주 200편씩 호주와 뉴질랜드 항로를 날던 그 시절로요.”(호주 콴타스항공 직원) 호주와 뉴질랜드 간 입국 뒤 격리가 없는 여행, 즉 ‘트래블버블’이 개시된 19일 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 공항은 상기된 인파로 가득 찼다. 입국 뒤 일주일 이상 격리돼야 하는 코로나19 검역 절차가 부담스러워 1년 넘게 기약 없이 미루던 만남들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모습에 영국 가디언은 “공항 곳곳이 로맨틱 영화 ‘러브 액추얼리’의 촬영장이 된 것 같았다”고 묘사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비행기를 탔던 승객 일부는 약 3시간을 날아 착륙할 즈음 오클랜드 땅을 보자마자 눈물이 솟구쳤다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고백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웃한 두 나라 사이 ‘코로나19 검역·격리 없는 비행’이 400여일 만에 재개됐기 때문이다.호주·뉴질랜드 간 비행 재개에 여행업계는 환호했다. 에어뉴질랜드는 기내 무료 제공용 샴페인 2만 4000병을 주문하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뉴질랜드의 웰링턴 국제공항은 활주로 근처에 대형 환영 표지판을 설치했다. 여행객들도 들뜨긴 마찬가지로, 시드니공항에서 비행기 탑승 준비를 하던 60대 남성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정말 신이 난다”고 밝혔다. 그레그 포란 에어뉴질랜드 대표는 “오늘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 종사자들에게 기념비적인 날”이라면서 “항공사로서도 오늘은 전환점이 되는 날이자 부활의 날”이라고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뉴질랜드를 찾은 해외 관광객의 40%인 150만명이 호주인이었는데, 이날을 기점으로 두 나라 간 국경 이동 절차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데 따른 반응이다. 지난 1월 해외여행객 유입이 약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9% 감소한 호주 역시 여행산업 부양책이 절실한 시점이었다. 양국 모두에서 이동제한을 풀면 각국의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높인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됐음에도 여행 재개를 단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평가다. 나아가 호주와 뉴질랜드 간 트래블버블은 여행객의 ‘낭만’을 되찾아주는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행뿐 아니라 출장, 외교, 노동력 이동, 서비스 교류 등을 모두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시키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 자유로운 국경 이동이어서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공동성명에서 “트래블버블이 양국 경제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던은 “호주와 격리 없는 여행이 가능해져서 기쁘다”면서 “오늘은 가족과 친지들에게 정말 좋은 날”이라고 덧붙였다. 호주·뉴질랜드의 트래블버블은 다른 나라들 간 후속 협정의 선례가 될 예정이다. 지난 1일 대만과 팔라우 간 패키지여행에 한해 트래블버블이 제한적으로 허용됐지만, 국가 간 자유여행을 대상으로 한 트래블버블 시행은 지난해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도시국가인 홍콩과 싱가포르가 지난해 11월 트래블버블 협약을 추진했지만, 연말 전 세계적인 3차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무산됐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다음달 중순을 목표로 트래블버블을 재추진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호주는 또 싱가포르와 트래블버블을 추가로 맺거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전제로 미국과의 트래블버블 체결을 검토 중이다. 상대국이 방역 우수국이란 신뢰가 생기기만 하면 다른 장애물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고서 국가 간 트래블버블 체결 빈도는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명량대첩’ 바닷속 보물이 세상으로 나온 건 도굴꾼 덕?

    ‘명량대첩’ 바닷속 보물이 세상으로 나온 건 도굴꾼 덕?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2~2020년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모두 7차례 수중발굴을 했다. 임진왜란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화기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을 비롯해 고려청자, 닻돌 등을 거뒀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2014)에서 보여 준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활약상을 재조명하고, 찬란한 해양 실크로드 문화를 소환하며, 여몽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삼별초항쟁을 보여 주는 출토품들이다. 이 유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도굴꾼들의 내분 덕분(?)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려청자 도굴 제보, 도굴꾼 내분이 발단 2011년 일이다. 진도 앞바다에서 고려청자를 도굴했다는 제보가 연구소에 들어왔다. 도굴한 향로가 제값을 받지 못하자 도굴꾼끼리 싸움이 일었다. 도굴품 중 고려시대 ‘청자 버드나무·갈대·물새무늬 향로’는 이미 보물로 지정한 ‘청자괴물향로’와 그 형태가 매우 유사했다. 그런데 골동품상이 향로 표면의 패각류와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염산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는데, 청자 본래의 자연미가 퇴색하고 유약변질 등을 이유로 구매자가 값을 후려쳐 거래가 불발됐다. 이런 갈등 탓에 거래가 지연되면서 문화재청과 서울경찰청은 수사를 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2011년 11월 문화재청과 서울경찰청이 합동으로 청자 베개 등을 거래하는 현장에서 도굴꾼들을 검거했다. 조사해 보니, 도굴꾼들은 전남 진도·신안해역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 뒤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바닷물이 빠질 때를 기다렸다가 수심 7∼15m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고려시대 강진에서 출발한 도자기 운반선의 항로를 파악하고, 침몰지점을 추정해 도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물길 험하지만 선박왕래 잦았던 명량대첩로 명량대첩로 해역은 남해와 서해를 연결하는 길목으로, 예로부터 선박들이 끊임없이 왕래했다. 이 해역은 물살이 빠른 울돌목으로, 태안 난행량 등과 함께 험한 물길로 유명했다. 고려와 조선 때에 전라도, 경상도 지역에서 거둔 세곡과 화물을 실어 나르던 조운선과 무역선의 통로였다. 강진과 해남에서 생산한 청자를 개경으로 운반하는 ‘세라믹 로드’이자, 한중일을 연결하는 ‘해양 실크로드’였다.발굴지역은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약 4㎞ 떨어진 벽파항 일대다. 벽파항 인근에 고려 희종 3년인 1207년 만든 정자인 벽파정이 있는데, 고려는 이곳에서 외국 사절을 맞이했다. 이곳은 고려시대 삼별초가 용장산성을 근거지로 삼아 여몽연합군과 맞서 싸운 곳이기도 하다. 앞서 1991~1992년에는 벽파항 인근에서 진도 통나무배를 발굴하기도 했다. 중국 남부 푸지엔에서 만든 배로, 고려시대 해상교류를 미루어 알 수 있다. 이곳은 또 일본군을 대파한 명량대첩의 역사적인 현장이기도 하다. 당시 조선 수군은 벽파진에 주둔하며 왜군의 기습공격을 방어했다. 울돌목을 배후에 두는 게 좋지 않다고 판단한 조선 수군은 명량대첩 하루 전 해남에 있는 전라우수영으로 이동했다. 왜군이 다음날 133척 배를 이끌고 울돌목으로 이동하자 이순신이 지휘한 조선 수군은 울돌목에서 13척 배로 31척 왜선을 격파하는 대승을 거뒀다.●도굴품 정보로 탐사… 여러 시대 유물 나와 도굴품의 정보를 배경으로 2012년 9월부터 명량대첩로에서 수중발굴을 시작했다. 발굴해역 수심은 5~20m, 밀물과 썰물의 차이는 3~4m 정도였다. 밧줄로 바둑판 모양의 그리드를 설치하고, 진흙이나 개흙의 침전물을 퍼 올리는 슬러지 펌프를 사용했다. 수중 시야가 나빠 수중과 해저면에 있는 문화재를 탐지하는 수중초음파카메라도 활용했다. 유물은 넓은 범위에 흩어져 묻혀 있었고, 또 층위가 구분되지 않고 여러 시대 것들이 뒤엉켜 나왔다. 빠른 조류 때문에 소용돌이가 생기는 와류현상 때문이었다. 2012년 10월 발굴조사가 가장 주목받았는데, 12∼13세기 고려청자 등 90여점이 나왔다. 소소승자총통 3점도 최초로 빛을 봤다. 다른 유물로는 고려시대 도자기, 조선시대 백자를 비롯한 총통·석환·금속유물·닻돌 등 1000여점이다.가장 많이 나온 유물은 도자기였는데, 조사 구간 전역에서 넓게 발견됐다. 강진·해남 등에서 만든 고려청자는 베개·잔·접시·유병·향로·붓꽂이 용도로 쓴 것들이었다. 특히 기린·오리·원앙모양의 상형청자향로뚜껑, 청자삼족향로, 청자기와 등은 가치가 아주 높았다. 이외에 토기·백자·분청사기·흑유 등도 함께 출수됐다.금속유물들은 주로 무기류였다. 총통과 발사장치가 달린 활(쇠뇌)과 방아쇠 등 전쟁 유물이었다. 석제유물은 나무로 만든 가벼운 닻을 물속에 가라앉히는 용도로 쓰이는 닻돌이 많았다. 닻돌은 일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총 60여점이나 출수됐다. 석환(돌포탄)도 나왔는데, 해전에서 전함끼리 근접전을 벌일 적에 상대의 머리에 큰 타격을 가하는 유용한 병기였다. 삼별초나 임진왜란 전투 때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유물은 닻돌, 북송대 동전, 흑유완 등인데 고려시대에 진도 벽파항을 거점으로 한중일을 잇는 해상교류가 활발하였음을 보여 주는 증거들이다.●문헌기록에 없던 소소승자총통 최초 확인 도굴범들의 뜻하지 않은 길잡이 덕에 발굴된 소소승자총통은 명량대첩에서 사용한 무기류 역사의 한 장을 열었다. 임진왜란 때 조선군 소총은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에 비해 열세였다. 그러나 화포는 조선군 총통이 우세했다. 명종 때부터 왜구를 상대하려고 대형화기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과 판옥선에 천자총통·지자총통·현자총통 등 대형화포를 선박 전후좌우에 장착해 포전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했다. 왜군은 중·소형선과 조총으로 배를 뱃전에 붙이는 백병전 위주여서 원거리 화포전이 벌어지는 해전에서 연전연승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 개인용 화기인 소소승자총통은 실물뿐만 아니라 문헌기록에도 없는 무기였던 터라 이때 처음으로 실체를 확인했다. 그동안 조선시대 소형화기로는 세총통·승자총통·별승자총통·차승자총통·소승자총통 등이 알려져 왔다. 승자총통은 조선 선조 때 개발한 소형화기인데, 총구에 화약과 탄환을 장전하고 손으로 화약선에 불씨를 점화해 탄환을 발사하는 유동식화기이다. 이를 개선한 게 소승자총통, 소소승자총통이다. 특히 소소승자총통에는 모두 명칭이 표기돼 있고, 소(小)와 승(勝)자 사이에 두 개의 점을 겹쳐 새겼다. 현재 가늠자와 가늠쇠가 남아 있지 않지만, 가늠자·가늠쇠를 부착한 흔적으로 보인다. ●소승자총통 개량한 소소승자총통으로 승리 소소승자총통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소소승자총통에는 ‘만력무자삼월일 좌영 조소소승자 중삼근오량 장윤덕영’(萬曆戊子三月日 左營 造小勝字 重三斤五兩 匠尹德永)이라는 명문(明文)이 있다. 1588년 3~5월 좌영의 장인 윤덕영이 만들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소소승자총통은 조선 중기 국토방위와 화기 제조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유물로서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발굴했고, 좌영에서 제작한 명문도 확실하다. 결국 제작시기, 발굴지역 등을 고려할 때 1588년 제작해 1597년 명량대첩에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명문과 총통, 발굴 지역만으로 이 총통을 전라좌수영에서 제작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휘하 전라좌수영 수군이 사용했을 것이다. 또한 이 총통은 소승자총통을 개량한 화기로서 현존하는 소승자총통과 비교할 때 총신 길이가 575~578㎜로 길지만, 구경은 12㎜로 매우 작다. 화기의 화약 소모량과 사거리 등 성능을 개선한 이 무기로 명량해역에서 대승을 거뒀다.명량대첩로에서 출수된 도기와 토기, 고려청자, 진도 통나무배 등은 해양 실크로드의 실제 증거이며, 총통·석환 등 무기류는 삼별초 항쟁과 명량대첩을 재인식시켰다.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교류실에서는 명량대첩로에서 찾아낸 도자기와 총통 등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소소승자총통 3점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명량대첩로 해역도 사적으로 가지정해 보호한다. 수중발굴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김병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 미중 항모 집결하고 어선 알박기까지… 패권 전쟁터 된 남중국해

    최첨단 항공모함과 잠수함, 전투기가 속속 남중국해·동중국해로 모여들고 있다. 미국이 동남아 국가들과의 합동 훈련을 위해 핵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를 남중국해로 들여보내자 중국도 랴오닝호가 이끄는 전단을 급파해 맞불을 놨다. 중국 전투기가 수시로 대만 항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해 위협하자 미군 정찰기도 동중국해를 정찰하며 견제하는 등 군사적 긴장이 커지고 있다. 15일 필리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필리핀 정부는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휫선 암초에 군함 4척을 파견했다. 중국 어선들의 ‘알박기 정박’을 감시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남중국해 휫선 암초에 중국 선박 220여척이 떼지어 몰려들었는데, 이들은 어선을 고리를 잇는 ‘연환계’로 방벽을 쌓은 뒤 몇 달째 움직이지 않고 버티고 있다. 베이징이 이 지역을 실효 지배하고자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는 “파도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참다못한 필리핀 정부가 지난 12일 중국 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했지만 변화의 조짐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반미 감정이 극에 달한 1992년 미군을 철수시켰다. 그러자 중국이 ‘힘의 공백’을 놓치지 않고 남중국해 무인도와 암초를 점령한 뒤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과 극한 대립 중인 대만도 사상 첫 수륙양용 선박을 가동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대통령)은 지난 13일 가오슝의 조선소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국방 전투 및 훈련을 위해 1만t급 수륙양용 선박을 자체 제작했다. 대만 국가 조선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치켜세웠다. 중국이 독립을 원하는 대만을 연일 압박하자 차이 총통도 ‘중국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중의 직접 대결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군이 25대의 전투기를 대만 ADIZ로 진입시키자 이에 질세라 14일 미군의 정찰기와 수송기가 각각 일본과 한국에서 출격해 동중국해를 정찰했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앞서 10일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랴오닝함을 주축으로 하는 항모 전단이 남중국해로 들어왔다. 지난 4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가 남중국해로 들어가 훈련을 시작한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두 나라의 전략자산이 동시에 출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소리 없이 바다 밑을 누비는 잠수함까지 감안하면 엄청난 양의 첨단무기가 집결했을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추정했다. 남중국해에는 200개가 넘는 섬과 바위가 있지만 모두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다. 그러나 수면 아래 사정은 다르다. 석유 매장량 70억 배럴, 천연가스 900조 입방피트에 달한다. 매년 전 세계 화물 적재 상선의 50% 이상, 해상 교통의 3분의1이 이 지역을 통과한다. 두 나라가 명운을 걸고 남중국해·동중국해 패권을 차지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 국제정치 전문가인 로버트 캐플런은 남중국해를 “유라시아 해상 항로의 심장”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살아남은 게 아닌, 살아가고 있다

    살아남은 게 아닌, 살아가고 있다

    “올해는 좀 괜찮은 줄 알았는데 똑같은 4월이네요.” 세월호 참사 7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민주시민교육원에 마련된 ‘기억교실’을 찾은 박솔비(24)씨는 친구들의 책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얼굴을 찡그렸다. “약 가져올걸….” 혼잣말을 한 박씨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며 취재진에 양해를 구했다. “애써 잊고 살다가도 매년 4월만 되면 떠난 친구들이 생각나 불에 덴 상처를 만지는 것 같아요.” 2014년 4월 16일, 고2 수학여행을 떠나며 탔던 배가 침몰하면서 304명이 희생되는 것을 지켜본 단원고 생존자들은 이제 우리 나이로 스물다섯이 됐다. 이들은 미처 아물지 않은 상처에 아파하면서도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며 인생의 항로를 개척하고 있었다. ‘2학년 3반’이었던 박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지난 2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운디드힐러’(상처받은 치료자)라는 단체를 만들어 자신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만나 상담 활동을 하고 있다. “7년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 아파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이 더 상처가 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에겐 아프면 언제든 도움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2학년 2반’ 전혜린(24)씨는 학업에 충실하면서도 과외 5개를 병행하며 독립 비용을 마련했다. 사고 후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몸부림치던 전씨는 7년 동안 세월호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사고 기억을 떠올리기가 싫었어요. 단원고 생존자 학생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으니까요.” 전씨는 올해 3월 사고 이후 처음으로 용기를 내 팽목항을 찾았다. “애써 외면했던 상처가 한꺼번에 밀려왔어요. 그래도 사고 당시의 감정과 마주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사고 당시 2층 침대 방에 있던 전씨는 ‘파란 바지 의인’ 김동수씨가 자신을 구해 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단원고 학생 등 20명 이상을 구해 냈다. “아저씨가 천을 밧줄처럼 묶어 내려 줬고 그걸 잡고 갑판으로 나와 헬기를 탔어요. 배 안에서는 몰랐는데 헬기를 타고 서거차도로 가는 길에 아래를 내려다보니 배가 거의 다 가라앉았더라고요.” 같은 시간 박씨는 3층 식당 앞 소파에 앉아 있었다. “배가 급격히 기울어 발 바로 밑이 물이었어요. 다들 눕다시피 해서 버텼죠.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을 때 어떤 분이 ‘지금 안 나가면 죽는다’며 배 밖으로 뛰어내렸어요.” 박씨는 갑판 벽에 머리를 부딪혀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4층 갑판에 있는 친구들의 손을 붙잡고 겨우 구명보트에 올랐다. 사고가 할퀸 마음의 상처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인터뷰 도중 기억교실 건물 밖에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나자 박씨는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았다. “비행기가 흔들려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눈물만 흘렸던 적이 있어요.” 전씨도 사고 이후에 차를 탈 때면 조금만 흔들려도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공황 상태에 빠진다고 했다. 기억교실을 둘러본 생존자들은 교무실이 어딘지 계속 물었다.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다. 박씨는 2학년 부장 고 박육근 선생님 자리 앞에 멈춰 섰다. “선생님의 딸이 저와 이름이 같아 저를 딸이라고 부르셨는데….” 두 사람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는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저희만 그 기억이 아팠던 게 아니었어요. 함께 아파하고 기억해 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세월호 참사 7주기... 아픔 마주보며 어른이 된 단원고 생존자들

    세월호 참사 7주기... 아픔 마주보며 어른이 된 단원고 생존자들

    “올해는 좀 괜찮은 줄 알았는데 똑같은 4월이네요.” 세월호 참사 7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4.16민주시민교육원에 마련된 ‘기억교실’을 찾은 박솔비(24)씨는 친구들의 책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내 얼굴을 찡그렸다. “약 가져올걸….” 혼잣말을 한 박씨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며 취재진에 양해를 구했다. “애써 잊고 살다가도 매년 4월만 되면 떠난 친구들이 생각나서 불에 덴 상처를 만지는 것 같아요.” 2014년 4월 16일, 고2 수학여행을 떠나며 탔던 배가 침몰하면서 304명의 희생을 지켜본 단원고 생존자들은 이제 우리 나이로 스물다섯이 됐다. 이들은 미처 아물지 않은 상처에 아파하면서도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며 인생의 항로를 개척하고 있었다.‘2학년 3반’이었던 박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지난 2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운디드힐러’(상처받은 치료자)라는 단체를 만들어 자신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만나 상담 활동을 하고 있다. “7년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 아파요.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이 더 상처가 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에겐 아프면 언제든 도움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2학년 2반’ 전혜린(24)씨는 학업에 충실하면서도 과외 5개를 병행하며 독립 비용을 마련했다. 사고 후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몸부림치던 전씨는 7년 동안 세월호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사고 기억을 떠올리기가 싫었어요. 단원고 생존자 학생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으니까요.” 전씨는 올해 3월 사고 이후 처음으로 용기를 내 팽목항에 찾았다. “애써 외면했던 상처가 한꺼번에 밀려왔어요. 그래도 사고 당시의 감정과 마주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사고 당시 2층 침대 방에 있던 전씨는 ‘파란 바지 의인’ 김동수씨가 자신을 구해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단원고 학생 등 20명 이상을 구해냈다. “아저씨가 천을 밧줄처럼 묶어 내려줬고 그걸 잡고 갑판으로 나와서 헬기를 탔어요. 배 안에서는 몰랐는데 헬기를 타고 서거차도로 가는 길에 아래를 내려다보니 배가 거의 다 가라앉았더라고요.” 같은 시각 박씨는 3층 식당 앞 소파에 앉아 있었다. “배가 급격히 기울어서 발 바로 밑이 물이었어요. 다들 눕다시피 해서 버텼죠.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을 때 어떤 분이 ‘지금 안 나가면 죽는다’며 배 밖으로 뛰어내렸어요.” 박씨는 갑판 벽에 머리를 부딪쳐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4층 갑판에 있는 친구들의 손을 붙잡고 겨우 구명보트에 올랐다.사고가 할퀸 마음의 상처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인터뷰 도중 기억교실 건물 밖에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나자 박씨는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았다. “비행기가 흔들려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눈물만 흘렸던 적이 있어요. 전씨도 사고 이후에 차를 탈 때면 조금만 흔들려도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공황 상태에 빠진다고 했다. 기억 교실을 둘러본 생존자들은 교무실이 어딘지 계속 물었다. 선생님이 보고 싶어서다. 박씨는 2학년 부장 고 박육근 선생님 자리 앞에 멈춰 섰다. “선생님의 딸이 저와 이름이 같아 저를 딸이라고 부르셨는데….” 두 사람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는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저희만 그 기억이 아팠던 게 아니었어요. 함께 아파하고 기억해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어선 알박기에서 항모·전투기 시위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중국해

    ‘어선 알박기에서 항모·전투기 시위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중국해

    최첨단 항공모함과 잠수함, 전투기가 속속 남중국해·동중국해로 모여들고 있다. 미국이 동남아 국가들과의 합동 훈련을 위해 핵 항모 시어도어 루즈벨트를 남중국해로 들여 보내자 중국도 이에 질세라 랴오닝호가 이끄는 전단을 급파해 맞불을 놨다. 중국 전투기가 수시로 대만 항공식별구역을 침범해 위협하자 미군 정찰기도 동중국해를 정찰하며 견제하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필리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필리핀 정부는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휫선 암초에 군함 4척을 파견했다. 중국 어선들의 ‘알박기 정박’을 감시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남중국해 휫선 암초에 중국 선박 220여척이 떼지어 몰려들었는데, 이들은 어선을 고리를 잇는 ‘연환계’로 방벽을 쌓은 뒤 몇 달째 버티고 있다. 베이징이 이 지역을 실효 지배하고자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는 “파도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참다못한 필리핀 정부가 지난 12일 중국 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했지만 변화의 조짐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반미 감정이 극에 달한 1992년 미군을 철수시켰다. 그러자 중국이 ‘힘의 공백’을 놓치지 않고 남중국해 무인도와 암초를 점령한 뒤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중국과 극한 대립 중인 대만도 사상 첫 수륙양용 선박을 가동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대통령)은 지난 13일 가오슝의 조선소에서 열린 진수식에서 “국방 전투 및 훈련을 위해 1만t급 수륙양용 선박을 자체 제작했다. 대만 국가 조선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치켜 세웠다. 중국이 독립을 원하는 대만을 연일 압박하자 차이 총통도 ‘중국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미중 간 직접 충돌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중국군이 25대의 전투기를 대만 ADIZ로 진입시키자 이에 질세라 14일 미군의 정찰기와 수송기가 각각 일본과 한국에서 출격해 동중국해를 정찰했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앞서 10일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랴오닝함을 주축으로 하는 항모 전단이 남중국해로 들어왔다. 지난 4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호가 남중국해로 들어가 훈련을 시작한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두 나라의 전략자산이 동시 출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소리 없이 바다 밑을 누비는 잠수함까지 감안하면 엄청난 양의 첨단무기가 집결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추정했다.남중국해에는 200개가 넘는 섬과 바위가 있지만 모두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다. 그러나 수면 아래 사정은 다르다. 석유 매장량 70억 배럴, 천연가스 900조 입방피트에 달한다. 매년 전 세계 화물 적재 상선의 50% 이상, 해상 교통의 3분의 1이 이 지역을 통과한다. 두 나라가 명운을 걸고 남중국해·동중국해 패권을 차지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 국제정치 전문가인 로버트 캐플런은 남중국해를 “유라시아 해상 항로의 심장”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뱃길 끊긴 진도 가사도 사태 재발 막는다

    뱃길 끊긴 진도 가사도 사태 재발 막는다

    정부의 보조금 환수 결정으로 뱃길이 끊기게 된 전남 진도군 가사도 같은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15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가사도 주민들은 지난 2015년 여객선사의 만성 적자로 진도읍을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중단돼 농수산물을 소형선박으로 출하하다가 좌초되기도 하고 생필품 구입과 응급환자 이송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주민들은 진도군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진도군은 사람과 차량을 수송할 수 있는 여객선 건조를 위해 정부 보조금을 마련하고자 국토교통부에 도서종합개발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당초 도서 급수운반선 건조를 위해 책정된 보조금을 우선 급한대로 여객선 건조 비용으로 사용하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국토부는 해당 항로가 기존의 목포~서거차도 항로와 겹친다는 행정안전부의 의견에 따라 이를 불허했다. 그러자 진도군은 급한 김에 기존의 급수선 건조 예산 40억원 가운데 27억원으로 여객선을 만들어 2018년 12월부터 가사도와 인근 쉬미항을 하루 3차례 왕복 운항토록 했다. 이에 감사원은 진도군이 도서종합개발계획 변경 승인을 받지 않고 급수선 예산을 여객선 건조에 사용했다며 보조금을 환수하도록 국토교통부에 통보했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진도군의 상황을 감안하면 보조금 환수시에는 차도선 운항 지원 예산이 중단되고 뱃길까지 끊길 상황이다. 가사도는 진도군에서 상조도와 하조도에 이어 3번째로 큰 섬으로 주민 250여명이 살고 있다. 권익위는 “현행 도서종합개발계획 변경 절차가 최소 6개월이 걸려 가사도 민원 사례 처럼 갑작스런 운항 중단으로 여객선이 필요한 경우에는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행정안전부와 함께 변경 절차를 간소화해 지역의 자율성을 높이고 계획 변경이 적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준호 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도서지역 주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소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24시간 하늘길 레이더… 눈 깜박할 틈도 없죠

    24시간 하늘길 레이더… 눈 깜박할 틈도 없죠

    “여기는 대한민국 항공교통본부, ○○○편 대한민국 영공에 진입한 것을 환영합니다. 제주와 인천 상공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고도를 낮출 것을 권고합니다. 기상이 더 악화되면 항로 변경도 할 수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대구에 있는 국토교통부 항공교통본부. 철통 보안 속에 관제팀 관제사들이 컴퓨터 화면에 작은 점으로 표시된 항공기 접근 항공로를 주시하면서 연신 조종사에게 운항·기상 정보를 알려 주고 있다. 이곳은 한반도에서 이착륙하거나 경유하는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을 위해 베테랑 관제사들이 24시간 하늘길을 지키고 있는 국가시설이다. 한반도(남쪽 관제 영역) 상공에 떠 있는 항공기는 하루 2500대가 넘는다. 군 항공기 등을 뺀 항공 교통량이다. 13일 37년간 항공관제 외길을 걷고 있는 항공교통본부 소속 최한원(58) 책임관제사를 만나 관제사의 어려움과 항공관제의 국가 위상에 대해 들어 봤다.-최고참 항공관제사라고 봐도 되나. “그렇지 않나 싶다. 1984년 공군 부사관으로 입대해 항공관제를 시작했으니 올해 37년째 항공관제 업무를 하고 있다. 공과대학에 다니다가 공군 부사관으로 입대해 관제 보직을 받은 게 하늘길만 바라보면서 사는 계기가 됐다. 군 전투기 관제를 했다가 전역 후 김포공항 관제탑, 인천공항 관제탑에서 근무했다. 이때는 공항에서 항공기를 유도하거나 공항에 다가오는 항공기의 접근 관제를 했다.” -지금의 관제 업무는 공항 관제나 접근 관제와는 다른가. “항공교통본부 관제는 공항을 이륙해 먼 거리로 이동하는 비행기가 안전하게 하늘길을 날 수 있게 항공로를 통제하는 관제다. 공항 관제나 접근 관제와 달리 넓은 공간을 봐야 한다. 예컨대 인천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는 공항 관제사의 통제를 받아 떠오른다. 항공기가 공항 상공에서 멀어지는 하늘까지는 접근 관제사의 도움을 받는다. 항공기가 공항 상공을 벗어나 인접 국가의 항공관제권으로 들어가기까지는 항공교통본부 ‘레이더 관제사’가 통제한다. 김포공항을 이륙한 항공기가 제주공항에 착륙할 때도 같은 관제 시스템을 따른다고 보면 된다.” -항공교통본부 소속 관제사를 ‘레이더 관제사’라고 하는 이유는. “항공기가 이륙해 공항 상공을 벗어나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 공항 상공을 벗어난 항공기는 위성자료를 가미한 레이더로만 추적할 수 있다. 오로지 레이더만 보고 항공로를 따라 항공기를 유도해야 한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교통경찰이 가까운 거리의 자동차 운행을 통제하는 것이 공항 관제라면, 고속도로에 들어선 차량을 통제하는 것이 항공로 관제다. 한반도에 들어오는 항공기가 안전하게 운항하려면 빠짐없이 우리의 관제를 받아야 한다.” -레이더 관제의 범위는 넓지 않은가. “관제 범위는 한반도 면적의 두 배나 된다. 예컨대 동남아시아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항공기라면 제주도 남단 217마일부터 1시간 정도 관제가 시작된다. 유럽으로 가는 항공기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 상공을 거치니까 공항 이륙 이후 20분 안팎의 레이더 관제를 한다. 미국발(發) 항공기도 캄차카반도를 거쳐 동해 상공으로 진입하면 우리 관제를 받아야 한다. 하루 200여대는 이착륙하지 않고 한반도 상공을 경유하는데 이들도 어김없이 항공교통본부의 관제를 따라야 통과할 수 있다. -관제사 업무가 특별히 어려운 점은. “일반인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하늘에도 엄연히 항공기 길이 있다. 특히 한반도 상공은 세계적으로도 항공 교통량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인천·김포·제주공항의 경우 항공기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시간당 200대가 이착륙한다. 명절 때나 휴가철, 주말에는 비행기가 꼬리를 물고 접근한다고 보면 된다. 시속 1000㎞로 나는 항공기는 3차원 공간에서 1초에 280m를 난다. 잠깐의 실수나 방심은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사고로 이어진다. 관제사가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눈을 깜빡거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사고를 막으려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해서 평소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경험을 쌓고 있다.”-위험한 순간은 언제인가. “항공기는 자동차처럼 일시 정지가 안 된다. 급브레이크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짧은 시간 속도 조절도 불가능하다. 관제사들은 여름철이 가장 힘들다. 장마, 폭우, 태풍 같은 기상이변에 항공기가 정해진 항공로를 이탈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위험 지역을 피하기 위한 조종사의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주파수는 평소보다 3~4배 많아진다. 위험 지역에서 관제사의 도움이 없다면 충돌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진다. 그래서 바짝 긴장한다. 조종사와 교신하는 관제사뿐 아니라 한 팀으로 근무하는 관제사의 협업이 중요하다.” -같은 팀에서 각 관제사의 역할은. “보통 조종사와 교신하는 관제사와 협조 관제사, 감독 관제사, 총괄 관제사로 팀을 이룬다. 교신 관제사가 레이더를 보고 조종사와 교신하면서 항공로를 안내하고 통제한다. 일상적이라면 교신 관제사의 관제로 거의 끝난다. 하지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거나 군 비행기가 훈련하는 경우는 다르다. 이때는 협조 관제사가 접근하는 항공기와 군의 협조를 얻어 주변 항공 정보를 조종사에게 전달해 충돌 사고를 막게 돕는다. 감독 관제사는 전체 흐름을 보면서 기상 상황 등을 조언·수정해 주는 일을 한다. 하지만 최종 관제는 교신 관제사의 판단에 따른다.” -그래도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통제하나. “상황을 판단해 ‘합법적인 새치기’를 허용한다. 환자 발생, 항공기 고장, 국제행사 때 VIP 항공기에 대해 이착륙 순서를 바꾸고 최대한 단거리로 유도한다. 말이 쉽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속으로 운항하는 항공기 이착륙 순서를 바꾸려면 앞뒤로 날고 있는 항공기가 항공로를 바꿔 선회비행을 하는데 뒤엉킬 수도 있다. 한참 항공기가 몰릴 땐 2~3분에 한 대씩 이착륙할 때도 있다. 다른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이 틈을 파고들어 가 안전하게 착륙하도록 접근 관제사에게 인계해야 하는데,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식은땀이 난다. 그래서 경험과 침착함이 중요하다. 감정 기복이 심한 날은 헤드셋을 쓰지 않는다(관제 업무를 하지 않는다).” -늘 긴장하는 생활을 해야 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한순간의 관제 실수가 엄청난 인명 피해를 불러오고 국가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항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조종사나 승무원 이상으로 건강을 챙긴다. 항공영어 구술 능력과 항공 신체검사, 업무기량 점검 기준을 통과해야 하기에 늘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 남들이 쉴 때 더 바쁘다. 명절이나 휴가철은 특별 항공수송 기간이라서 관제 인력이 거의 모두 투입된다. 24시간 관제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시간대가 들쑥날쑥해 신체 리듬을 잘 관리해야 한다. 예컨대 동남아 여행을 갔다 온 승객은 다 알 것이다. 인천공항 출발 편은 늦은 저녁이고, 도착 편은 새벽이다. 생리적으로 피곤이 몰려오고 긴장감이 떨어지는 시간에 관제사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직업이다.” -그래도 보람 있는 직업 아닌가. 뿌듯했던 순간은. “사명감 없이는 못 한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북한 선수와 대표단을 태운 항공기를 관제했던 일이 떠오른다. 북한 민항기 조종사와 교신한 첫 사례다. 오랜 관제사 생활에서도 잊히지 않는 순간이다. 경험을 살려 항공 우주법(석사)도 공부했다. 안전한 항공관제 체계를 확립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우리나라의 항공관제 국제 위상도 높아지지 않았나. “엄청나게 발전했다. 군에서 처음 관제를 할 때는 미군이 관제권을 한국 공군에 넘겼을 때다. 이후 국토교통부가 업무를 넘겨받으면서 관제 능력은 세계 수준으로 올라섰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1986년에 자동화된 관제장비가 도입됐는데, 이전에는 레이더가 부족해 조종사와 교신만으로 ‘상상하면서’ 관제를 했다. 지금은 베이징이나 도쿄에서 이륙한 항공기 정보를 레이더로 확인하는 데 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세계 제일의 항공 서비스를 인정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관제 서비스도 세계 제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 위상도 그만큼 올라갔다. 항공관제 분야에 후배들이 많이 들어오기를 기대한다.” 글 사진 대구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철새들 길 잃을라… 美 대도시 야간 소등

    이번 봄에는 미국 대도시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던 고층 빌딩의 불빛이 상당수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해마다 빌딩에 부딪혀 죽는 최대 10억 마리의 새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시카고·휴스턴·뉴욕·댈러스 등 수십개 도시에 있는 많은 빌딩들이 철새의 이동을 방해하고 새들을 죽음으로 몰 수 있는 빌딩의 야간 조명을 봄과 가을에 소등하는 협약을 환경단체와 맺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환경단체는 40개 이상의 지역에 있는 시민단체·조류전문가·기업 등이 연합했다. 미국에서 매해 3억 6500만 마리에서 10만 마리의 새들이 빌딩의 유리를 하늘로 오인해 부딪쳐 죽는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조류 개체수는 기후변화, 서식지 감소, 도시 고양이의 증가 등으로 이미 위험 수준에 처해 있다. 도시마다 소등 시기는 모두 다르다. 봄이 되면 철새들이 가장 먼저 지나는 남부 텍사스주 도시들은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조명을 소등했고, 오는 5월 말까지 지속된다. 일례로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프로스트타워는 이 기간에 매일 밤 11시부터 새벽 6시까지 새들을 보호하려 불을 끈다는 점을 임차인들에게 공지했다. 가을에도 남쪽으로 내려가는 철새들을 위해 소등이 필요하다. 지난해 10월 2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는 단 하루에 1000~1500마리의 새가 빌딩에 충돌해 시체들이 빌딩 주변에 흩어 떨어지는 사건도 있었다. 기상 악화 때문에 새들이 낮게 날면서 피해는 더욱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빌딩의 조명이 새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이유는 새들이 별의 위치를 기준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새들이 별빛보다 훨씬 강한 빌딩의 조명에 길을 잃으면, 빌딩이나 자동차 등에 부딪힐 가능성이 커진다. 코넬대 조류학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2001년 테러로 무너진 뉴욕 쌍둥이 빌딩 자리에서 지난해 9월 희생자를 추모하려 일주일간 쏘아 올린 2개의 불빛 기둥 때문에 철새 110만 마리 이상이 항로를 잘못 바꿨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몸집 키우기의 위험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몸집 키우기의 위험

    후배가 말했다. “저, 실은 비트코인 했어요.” 꽤 오래전부터 했고 몇 년 전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을 때 버티다가 큰 손해를 봤었다. 그럼에도 돈이 생길 때마다 오로지 비트코인을 사 모으며 버티다 보니 이번 비트코인 트렌드에 큰돈이 됐다는 것이다. ‘인생은 한 방’이란 마음으로 오래 버텨 온 그의 멘탈이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천장이 없는 비트코인 가격을 볼 때마다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일까. 이 뉴스가 내 눈에 들어왔다. 3월 23일 초대형 화물선 에버기븐호가 수에즈운하에서 좌초되며 전 세계 물류 유통이 막혀 버렸다. 1주일 만에 해결이 됐지만 세계 교역량의 12%를 담당하던 운하라 여파가 컸다. 도대체 얼마나 큰 배인지는 포클레인이 동원된 사진을 보고서야 비로소 감이 잡혔다. 흔히 “포클레인 앞에서 삽질하네”란 말을 하는데, 이건 “포클레인으로 삽질하네”란 말이 딱 어울렸다. 길이가 400m, 폭이 59m나 되는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었고 수에즈운하의 폭은 훨씬 짧은 280미터였다. 살짝 비틀거린 배가 균형을 잃고 운하 가운데를 막는 게 가능했다. 수에즈운하는 190㎞의 인공 운하로 1869년 완공돼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길게 돌던 항로를 1만㎞나 단축해 줬다. 다만 150년 전에 비해 화물선의 크기가 너무나 커진 게 문제였다. 최소한의 선원과 연료로 최대한 많은 양의 화물을 실어 나르는 것이 경제적 효율성 면에서 최선의 선택이다. 이에 따라 화물선은 점점 커지는 추세였다. 화물선 크기는 20피트 컨테이너를 몇 개나 싣는가로 정하는데 그 단위를 TEU라고 한다. 1980년대 평균 4000TEU급 정도였던 화물선은 최근 1만 8000TEU까지 커졌고, 에버기븐호는 2만 TEU급이다. 배 한 척에 2만개의 컨테이너를 싣게 된 것이다. 이렇게 커진 배의 크기를 150년 된 수에즈운하가 감당하지 못해 대사건이 난 것이다. 규모의 발전을 환경이 온전히 수용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일은 생태계에서도 관찰된다. 뿔이 클수록 짝짓기 성공률이 높아 점점 뿔의 크기가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다가 어느새 뿔의 길이가 3미터가 넘고 무게만 40킬로그램에 달하게 된 큰뿔사슴이 있다. 나중에는 고개를 움직이기도 어려워지고, 포식자로부터 도망가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멸종하고 말았다. 한 방향으로 크기를 키우는 경쟁은 위험 요소를 안고 있지만, 막상 경쟁에 뛰어들게 되면 그 안에서는 위험이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다. 상황이 안정적인 시기엔 덩치가 클수록 경쟁에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 이익이 커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성공은 학습이 되면서 속도를 붙인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대표적 성공 방식이다. 잘하는 쪽으로, 이익이 나는 방향으로 몰아서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데 몸집이 커질수록 변화에 신속히 대처하기 어려워진다. 예측이란 안정적 환경에서 같은 룰이 반복해 적용될 때에만 쓸모 있다. 체스나 바둑 같은 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그렇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알 길이 없다.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사건이 전체를 넘어뜨리는 일이 곧잘 일어난다. 그러므로 지금같이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환경에서는 ‘모든 변수를 예측할 수 있어’라며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만 집중하면 에버기븐호와 같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환경이 몸집 불리기를 받아주기 어려울 때가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이런 욕망의 방향성은 개인의 손해에만 그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을 힘들게 해 버릴 수 있다는 것이 이런 몸집 불리기의 위험성이다. 그런 면에서 한 가지 방향으로 확실히 키우고 싶은 올인의 욕심이 생길 때 숨을 고르는 마음의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옐런 재무장관의 한마디, 머스크 테슬라 CEO의 한마디에 1000만원씩 출렁거리는 비트코인을 봐도 지금 같은 상황이 아슬아슬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저 친구는 이제 팔고 나왔을까. 뉴스를 볼 때마다 궁금했다. 환경이 안정적이지 않을 때일수록 한 방향의 위험도도 함께 커진다. 투자할 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말이 새삼 와닿았다. 물론 왜 작년에 내게 비트코인 사라는 말을 해 주지 않았냐는 야속함이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게 한 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말이다.
  • [지구를 보다] 줄을 서시오…수에즈 운하 막히자 100㎞ 늘어선 선박들

    [지구를 보다] 줄을 서시오…수에즈 운하 막히자 100㎞ 늘어선 선박들

    파나마 선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호의 좌초로 한 주간 마비된 수에즈 운하의 모습이 멀리 우주에서도 관측됐다. 지난 31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관측위성 수오미 NPP(Suomi NPP)에 탑재된 가시적외선이미지센서인 VIIRS로 촬영한 수에즈 운하의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 2월 1일과 지난달 27일, 29일 촬영된 사진을 보면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좌초된 선박의 여파가 얼마나 큰지 한 눈에 들어온다. 지난 2월 1일 사진을 보면 운하를 통항하기 위해 몰려있는 선박들의 평상시 모습이 확인된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무역항로인 수에즈 운하의 하루 통항량은 하루 50척 정도로 많게는 80척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길을 막고 오도가도 못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이후 수에즈 운하 통항을 기다리는 선박들이 늘어섰고 지난달 27일에는 그 줄이 72㎞에 달했으며 이틀 후에는 무려 100㎞까지 늘어났다. 앞서 중국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에버기븐호가 지난 23일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하면서 7일 간 운하의 양방향이 막혔다. 사고 수습 이후 다시 운하의 통항은 재개됐으나 지난 30일 기준 아직도 184척의 선박이 통항 대기 중이다. 현재 조사팀이 에버기븐호의 좌초 원인을 조사 중인 가운데,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은 수에즈 운하 마비로 인해 이집트 정부가 입은 피해 추산액이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수에즈 운하를 이용하지 못해 손해를 본 다른 선박들까지 고려하면 에버기븐호 측이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씨줄날줄] 수에즈운하/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수에즈운하/오일만 논설위원

    유럽과 아시아를 왕래하는 선박들이 45년 만에 아프리카 남단을 도는 ‘희망봉 노선’을 재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수에즈운하가 1869년 개통 이후 중동전쟁 여파로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잠정적으로 운행이 중단된 이후 처음으로 운행이 중단된 탓이다. 희망봉 노선을 택하면 약 9000㎞를 더 항해해야 해 소요 기간도 7~10일 더 걸리고 물류비용도 더 든다. 이번 사태는 초대형 메가컨테이너 화물선 ‘에버기븐호’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수에즈운하에서 돌연 좌초하면서 발생했다. 2만 150TEU급 컨테이너선으로 길이 400m, 너비 59m의 제원인데, 2018년 일본 조선사 이마바리조선이 건조했다. 에버기븐호는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던 중 엔진 작동에 장애가 발생했다. 엔진 추진 능력이 손상되면서 선체가 오른쪽으로 기울었고 제방과 충돌해 좌초했다. 에버기븐호의 좌초로 수에즈운하 마비 사태가 일주일째 접어들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세계 무역 최악의 사태로 기록될 사고”라고 보도했다. 독일의 거대 보험사인 알리안츠는 이번 사고로 국제무역 규모가 10억 달러(약 1조 1321억원) 정도 감소하고, 국제무역 성장률이 0.2~0.4% 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선박 360여척이 발길이 묶인 채 통행 재개만을 기다리는 상태다. 수에즈운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두 대륙의 경계인 이집트의 시나이반도 서쪽에 건설된 세계 최대의 운하다. 총길이 162.5㎞로 런던과 싱가포르 간의 항로는 케이프타운 경유의 2만 4500㎞에서 1만 5025㎞나 줄어들었다. 교통의 요지인 까닭에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의 쟁탈전이 심했던 곳이다. 기원전 1380년경 나일강과 홍해를 잇는 일부 구간에 운하 건설을 시도했고, 로마시대에 일부 구간에서 항해가 이뤄졌다는 기록도 있다. 대항해시대인 16세기 해상 패권을 둘러싸고 영국과 프랑스 등이 운하 건설을 시도했지만 토목 기술 부족으로 무위에 그쳤다. 결국 프랑스인 레셉스가 1858년에 ‘만국수에즈해양운하회사’를 설립해 11년간의 공사 끝에 1869년 11월 17일 정식 개통했다. 지구 반대쪽에서 일어난 사태로 한국에도 여파가 적지 않다. 지난 28일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운협회 관계자들이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민관 공동 대응체계로 확대해 ‘수에즈운하 통항 중단 비상대응반’도 구성했다. 촘촘하게 얽힌 글로벌 경제의 한 단면을 이번 수에즈운하 마비 사태로 재확인한다. 다행인 것은 사활을 건 복구작업을 통해 ‘에버기븐’ 선체 일부가 부양되면서 정상화에 돌입했다는 점이다. oilman@seoul.co.kr
  • 만조로 수위 높아져 모래 제방서 탈출… 에버기븐호 정상 항로로

    만조로 수위 높아져 모래 제방서 탈출… 에버기븐호 정상 항로로

    예인선 동원해 예상보다 빨리 완전 부양TV에 제방과 평행하게 떠가는 모습 잡혀대기 선박 400척… 정상화 일주일 더 소요이집트 수에즈운하를 가로막아 전 세계의 물류 대란을 일으킨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의 부양 작업이 약 일주일 만인 29일(현지시간) 완전히 성공해 당국이 운하 통행을 재개했다. AP 등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 항로 중 하나인 수에즈 운하를 가로지르던 배가 성공적으로 풀려났다”고 전했다. 이집트 현지 TV를 보면 그동안 운하를 대각선으로 가로막았던 거대한 배가 방향을 돌려 제방과 평행하게 위치한 채 떠 가는 모습이 나온다. 이날 오전만 해도 뱃머리까지 완전히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측됐지만, 만조로 운하 수위가 높아지면서 예인선이 모래 제방에 단단히 박혀 있던 에버기븐호를 무사히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앞서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로 향하던 파나마 선적의 에버기븐호는 지난 23일 운하 중간에서 좌초하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항로를 막았다. 총톤수 22만 4000t, 길이 400m로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높이(443m)와 맞먹을 정도로 큰 배의 선수가 제방에서 꼼짝도 못 하게 되면서 막대한 피해가 잇따랐다. 좌초 이후 운하를 이용하려던 컨테이너선 수십척과 벌크선, 유조선 등 선박 369척의 발이 묶였다. 일부 선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거치는 등 대체 노선으로 배를 돌리기도 했다. 노선 거리가 약 9650㎞ 늘어나는데도 언제 통행이 재개될지 몰라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이다.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 선사 HMM의 선박 네 척 역시 46년 만에 희망봉을 경유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날 청해부대를 파견해 한국 국적 선사와 선박에 대한 보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를 처리하기 위해 이집트는 물론 세계 각국의 선원과 예인선 10여척, 모래 준설기, 인양업체 등이 총동원됐다. 특수 준설선은 그간 2만 7000㎥의 모래와 흙을 퍼내고, 배를 물에 띄우기 위해 18m 깊이까지 굴착을 진행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 관계자는 “급류나 모래폭풍 등이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주 원인은 아니다. 기계 결함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운하 한가운데 있는 넓은 공간인 그레이트비터레이크로 이동한 선박은 앞으로 추가 조사를 거칠 예정이다. 운하가 뚫렸지만 정상 통항을 위해선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현재 대기 중인 선박이 400척 이상인데, 운하는 하루 평균 50척 정도만 지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배띄우기 성공…수에즈 운하 구하기 아이디어 만발

    배띄우기 성공…수에즈 운하 구하기 아이디어 만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로 가운데 하나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은 거대한 화물선을 조금 띄우는데 29일 성공했지만, 언제 운하가 뚫릴 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운하 너비의 약 2배 길이인 화물선 에버 기븐호는 지난 23일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모래톱에 좌초했지만 아직 선박 결함 등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 관리청은 이날 제방과 4m 거리에 있던 선미가 이제는 제방에서 102m 떨어졌다면서 에버 기븐호가 성공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운하 관리청은 만조와 준설 작업, 10여대의 예인선 투입 등으로 배가 완전히 물에 뜨면 오도가도 못하고 있던 약 400대에 화물선이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운하 통행 재개에 대해 관리청은 일단 에버 기븐호가 완전히 물에 뜨면 3.5일 안에 사고로 대기 중이던 선박들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에버 기븐호의 완전한 부양에는 며칠에서부터 일주일이 걸릴 것이란 불확실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세계 무역량의 12%를 맡으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항로인 수에즈 운하가 막히자 세계 네티즌들은 여러 다양한 운하 구하기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특히 초기에 이집트 수에즈 운하 관리청이 단 한 대의 포크레인만을 동원해 모래를 파내는 준설작업을 하는 사진은 인터넷에서 크게 유행하며 각종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양산하고 있다. 에버 기븐호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의를 벗고 끄는 사진이나 땅파기 명수인 개가 수에즈 운하의 모래를 파는 영상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만 1만 9000대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으며, 세계 원유 수송량의 7%가 운하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수에즈 운하의 통행이 장기간 막히면 세계적으로 화장지, 커피, 가구, 원유 등의 수송에 차질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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