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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리핀 화산 폭발에 항공편 비상…괌·사이판도 영향

    필리핀 화산 폭발에 항공편 비상…괌·사이판도 영향

    대한항공 10편·아시아나 6편 등 무더기 결항 필리핀 탈 화산의 폭발로 마닐라를 오가는 국내 항공사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마닐라 항로에 있는 괌과 사이판 노선 운항에도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13일 대한항공은 인천을 출발해 마닐라로 향할 예정이었던 KE621편과 KE623편, KE649편 등 3편의 운항을 전부 취소했다. 마닐라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복편까지 포함하면 이날 모두 6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대한항공은 전날에도 인천발 마닐라행 KE623편을 비롯한 2편과 복편인 마닐라발 인천행 2편의 운항을 지연했다가 결국 결항 조치했다. 대한항공은 마닐라에서 귀국편을 타지 못해 현지에 체류하는 승객이 1300명가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공항 측의) 추가 제한은 없지만 화산재로 인해 엔진 손상 등의 우려가 있어 운항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해 운항 지연했던 항공편을 일단 결항 조치했다”면서 “앞으로도 추가 지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전날 인천발 마닐라행 왕복 1편과 이날 왕복 2편 등 편도 기준으로 모두 6편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전날 인천공항을 출발해 클락 공항으로 향하려던 항공편도 20시간 지연돼 이날 출발할 예정이다.화산 폭발로 괌과 사이판 노선 운항에도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대한항공은 괌과 대양주 노선 등 항로상 영향권에 있는 노선의 경우 화산재를 피해 우회항로로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사이판 노선을 일본으로 우회해 운항하고 있다. 다만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세부와 보라카이 등은 화산 폭발 현장과 300㎞ 이상 떨어져 있어 이 지역을 오가는 항공편은 정상 운항되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섬에서 화산이 폭발해 주민과 관광객 최소 6000여명이 대피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제주국제공항 하루평균 480편 뜨고 내려,역대 최다

    제주국제공항 하루평균 480편 뜨고 내려,역대 최다

    지난해 제주공항에서 뜨고 내린 항공편 수가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공항에서 이·착륙한 항공기는 17만5366편으로,연간 운항횟수가 가장 많았던 2016년(17만2743편) 보다 1.5%(2623편) 증가했다.이는 하루평균 480편의 항공기가 뜨고내린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시간당 항공편 운항횟수(16시간 기준)는 30편으로,전년(28.8편)보다 1.2편 늘어났다.약 2분당 한 대꼴로 항공기가 활주로에 이·착륙했다. 제주공항 이용객도 역대 가장 많은 3131만명을 기록했다. 제주공항 운항실적 및 이용객을 보면 2016년 17만2743편(2970만7364명),2017년 16만7280편(2960만4363명),2018년 16만8331편(2천945만5305명)으로 소폭 감소하다 지난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양국 갈등으로 일본 여행 수요가 줄어들면서 대체지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중국 관광객의 제주 방문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제주를 찾는 전체 관광객 수가 증가에 따른것으로 분석된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5월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사업을 실시,제주공항 터미널 면적은 기존 9만5795㎡에서 12만6089㎡로 31.6% 넓어졌고,연간 여객처리능력은 2589만명에서 3170만명 수준으로 22.4% 증가했다. 한편 스타항공은 17일부터 제주공항과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을 오가는 정기 노선에 주 4회 신규 취항한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작년 5월 중국 운수권 배분에서 인천과 제주발 상하이 노선을 주 7회씩 배분받았다.인천∼상하이 노선은 작년 7월 취항해 운항 중이며 80% 이상의 높은 탑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신규 노선 취항으로 제주도를 찾는 중국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사랑의 불시착’ 손예진, 현빈 구할 수 있을까?

    ‘사랑의 불시착’ 손예진, 현빈 구할 수 있을까?

    ‘사랑의 불시착’ 현빈과 손예진이 일생일대의 난관에 봉착한다. 오는 11일 오후 방송되는 tvN 주말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7회에서는 총격전 중 다친 현빈(리정혁 역)과 그를 구하려는 손예진(윤세리 역)의 모습이 드러날 예정이다. 앞서 윤세리(손예진 분)는 대한민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조철강(오만석 분)의 지시로 인해 윤세리가 탄 차는 트럭 부대에 포위됐고, 그를 지키려고 몰래 뒤를 따라온 리정혁(현빈 분)이 나타나 치열한 총격전을 벌였다. 결국, 6회 엔딩 장면에서는 끝까지 윤세리를 보호하려던 리정혁이 총에 맞으며 수많은 시청자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공개된 7회 방송 스틸에선 운전대를 잡은 윤세리의 모습이 포착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스틸 속에는 뒷좌석에 리정혁과 박광범(이신영 분)을 태우고 운전석에 앉은 윤세리의 모습이 담겼다. 리정혁은 정신을 잃은 듯 박광범의 어깨에 기대어 있고, 윤세리는 다급하고 절박한 표정으로 차를 몰고 있어 긴박한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과연 그가 상처를 입은 리정혁을 구해낼 수 있을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상황이 예고된다. 그뿐만 아니라 비행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윤세리의 선택에도 이목이 쏠린다. 여러 번 귀국을 시도해왔던 그는 이번에야말로 꼭 항공편을 통해 북한 땅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 이런 가운데 참담하면서도 비장한 윤세리의 눈빛이 포착돼 과연 그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본방사수 욕구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편, 현빈과 손예진의 예측 불가능한 절대 극비 로맨스의 향방은 오는 11일 오후 9시에 방송되는 ‘사랑의 불시착’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잔혹하도록 달콤한 유혹…모를수록 놀라운 여정

    잔혹하도록 달콤한 유혹…모를수록 놀라운 여정

    “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부온 조르노! 퀘스토에 시칠리아.”(Buon giorno! Questo e sicilia,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시칠리아입니다) 이탈리라 로마 테르미니역을 출발한 기차가 밤새 바다를 건너 시칠리아에 닿았을 때 열차에서는 이렇게 안내방송이 나왔다. 드디어 시칠리아였다. 시칠리아를 찾은 이유는 영화 ‘대부’ 때문이었다. 나는 배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의 엄청난 팬이었다. 이들이 출연한 ‘대부’ 시리즈를 보며 언젠가 꼭 한번 시칠리아를 찾겠다는 열망을 가슴에 지닌 채 살아왔다. 드디어 그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해체돼 배에 실린 기차는 메시나에 도착해 다시 조립되어 철로를 달린 후 시칠리아의 첫 목적지인 카타니아로 내려놓을 것이다. ●“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다네.” 시칠리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피아를 먼저 떠올리나 보다. 시칠리아로 여행을 가겠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마피아를 조심해.” 그럴 만도 했다. 인터넷으로 시칠리아를 검색하면 마피아와 연관된 항목이 주르륵 올라온다. 실제로 시칠리아의 주도인 팔레르모는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의 본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로마에서 시칠리아로 가는 기차 안에서 옆 자리에 앉은 이탈리아 노인(멋진 감색 양복에 붉은 머플러를 길게 두르고 중절모를 쓴 그 역시 약간 마피아스러웠던 것 같다)에게 “요즘에도 시칠리아에서는 마피아가 길거리 총격전을 벌이기도 하나요?” 하고 물었다. 그는 웃음을 머금고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가끔씩 일어나긴 하는데 다 옛날 일이죠.” 그리고 덧붙였다. “마피아는 관광객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답니다. 안심하세요.”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가 건설되기도 했고 로마와 비잔틴제국, 아랍과 노르만족의 영향을 받아 왔던 시칠리아. ‘혹시 그리스에 온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고대 그리스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다. 20일 동안 시칠리아를 여행해 본 후 내린 결론은 유럽 어느 도시보다 친절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한 곳이 바로 시칠리아라는 것. 2018년 12월의 국내 신문들은 “이탈리아 경찰이 현지시간 4일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에서 대대적인 마피아 단속 작전을 펼쳐 마피아 고위급 조직원 46명을 체포했으며 우두머리인 80세 세티미노 미네오 등 거물급 조직원들을 조직범죄 연루와 갈취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고 전했다. 아 참, 팔레르모 공항의 정식 명칭은 ‘팔코네와 보르셀리노 팔레르모 공항’이다. 이는 마피아 수사를 지휘하다 1992년에 테러로 사망한 두 판사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마피아와 시칠리아는 떼놓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내내 그 흔한 소매치기 한 번 만나지 않았다. 기차에서 만난 노인의 말대로 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 것인가. 아무튼 영화사상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대부’ 시리즈는 이탈리아 장면을 팔레르모에서 촬영했다. ‘대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부모와 가족을 모두 잃고 아홉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고생 끝에 뉴욕 암흑가의 보스로 군림하는 마피아 두목 돈 콜레오네의 이야기다.●대문호 괴테가 사랑한 도시 팔레르모 마피아는 마피아고, 관광객들에게 팔레르모는 가슴 설레게 하는 도시다. 대문호 괴테는 그의 책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팔레르모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하며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는 이탈리아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소설가 김영하는 “시칠리아에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생각해 오던 이탈리아가 있었다”고 썼다. 유럽과 아랍 양식이 어울린 건축물들, 유람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 크고 작은 성당으로 놓인 골목이 도시 곳곳에 가득하다. 팔레르모 여행의 출발점은 프레토리아 광장이다. 광장 주위로 스페인 바로크풍의 집들이 펼쳐진다. 광장 서쪽에 있는 노르만 왕궁은 꼭 찾아봐야 한다. 아랍풍의 천장과 비잔틴식 모자이크가 조화를 이룬 멋진 건물이다. 팔레르모 대성당은 1185년부터 짓기 시작해 약 600년에 걸쳐 건축됐다. 원래는 비잔티움 양식으로 짓기 시작했지만 워낙 오랜 기간에 걸쳐 지어졌기 때문에 여러 세대의 건축 양식을 보여 준다.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단연 시장이다. 이 중 부치리아시장은 팔레르모에서 가장 유명하고, 시칠리아에서 가장 크다. 갖가지 해산물과 과일, 치즈, 농산물 등 없는 것이 없다. 우리나라의 5일장처럼 떠들썩하다. 팔레르모 사람들은 “만약 부치리아시장 바닥이 마른다면”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 말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 뜻이다.●시칠리아의 자부심 카놀리와 파스타 팔레르모의 거리를 걷다 보면 손에 길쭉한 과자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인 ‘카놀리’다. 밀가루에 와인을 넣어 반죽한 후 튜브 모양으로 얇게 돌돌 말아 튀긴 후 안에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를 채워 넣은 것이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카놀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대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시리즈 3편에서 팔레르모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를 감상하며 독이 든 카놀리를 먹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마피아가 등장한다. 그는 도저히 카놀리의 달콤한 유혹을 참을 수 없다는 듯 카놀리를 만지작거리다 한 입 크게 베어 문다. 그러고는 목을 잡고 의자에서 쓰러진다. 그의 발 밑에는 먹다 남은 카놀리가 부서져 있다. 카놀리 사랑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장면이 있다. 배신자를 처단하러 외출하는 행동대장 클레멘자에게 아내가 카놀리를 사오라고 부탁한다. 적에게는 잔혹한 마피아이지만 가족에게는 누구보다 극진한 마피아답게 클레멘자는 카놀리부터 사놓는다. 마침내 조직의 배신자를 제거한 클레멘자는 부하에게 가장 먼저 이렇게 말한다.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긴박하고 심각한 상황 속에도 냉혹한 마피아가 카놀리만은 잊지 않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아마도 영화의 배경이 시칠리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이왕 음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이탈리아 하면 파스타가 떠오르고 파스타 하면 이탈리아에서도 시칠리아다. 시칠리아는 서양에서 최초로 파스타를 전수받은 지역이다. 파스타의 시작은 국수인데, 히말라야산맥 북부 중앙아시아 지역의 유목 민족들이 처음 만들어 먹기 시작한 국수가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음식으로 자리잡았고, 이 국수를 13세기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여행하고 돌아가는 길에 가져가며 이것이 파스타로 ‘변이’를 일으켰다고 한다. 물론 이는 가설에 불과하다. 중세사학자 몬타나리가 쓴 ‘유럽의 음식문화’(새물결·2001)를 보면 생 파스타는 고대부터 지중해 연안, 중국 등에 널리 알려졌으나, 마른 파스타는 근대에 사막을 이동하는 이슬람인들이 발명했다고 한다. 사막을 횡단하는 오랜 기간 운반과 저장이 쉬운 음식이 필요했고 그러던 차에 건조 파스타를 개발해 낸 것이다. 밀가루와 물, 소금을 넣고 만든 반죽을 얇게 밀어서 건조시키는 이 방법은 11세기경 이슬람 상인들이 시칠리아로 건너오면서 이탈리아에도 본격적으로 전해졌다. 시칠리아 파스타는 해산물과 채소를 많이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목축이 발달하지 않아 육류와 치즈는 귀하지만 해산물은 풍부한 섬이어서 그렇다. 파스타 중에서도 정어리의 일종인 사르데 파스타가 유명한데, 올리브 오일과 정어리, 소금으로 맛을 낸다. ‘쿠스쿠스’라는 아랍풍의 파스타도 많이 먹는다. 국수류가 아닌, 좁쌀처럼 생긴 것인데 밀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파스타로 분류된다. 시칠리아를 여행하고 온 후 파스타에 대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생크림에 면을 담아 주던 수준이었던 한국형 카르보나라는 이탈리아에 존재하지 않았다. 버터와 계란 노른자, 베이컨 약간, 후추와 소금을 뿌린 ‘뻑뻑한’ 카르보나라의 맛에 길들여지고 말았다.●우연히 닿은 18세기 도시 모디카 시칠리아는 한국인에게 다소 낯선 관광지다.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 같은 이탈리아 본토의 주요 도시는 배낭 여행과 패키지 여행의 단골 코스가 됐지만 시칠리아까지 가는 여행객은 드물다. 로마에서 기차를 타면 메시나에 닿는다. 그리고 메시나에서 1시간 정도를 가면 카타니아다. 카타니아는 시칠리아 제2의 도시. 기원전 8세기경 그리스인들이 세운 도시다. 카타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에트나 화산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화산으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카타니아에 갔다면 꼭 어시장에 들러 보기를 권한다. 이른 아침 찾아야 제대로 볼 수 있지만 오후에 가도 시장의 정취를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참치와 조개, 새우 등 갖가지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시장은 활력으로 넘친다. 생선값을 흥정하는 이탈리아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카타니아에서 며칠 머문 후 모디카로 향했다. 모디카는 시칠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자그마한 도시다. 팔레르모와 타오르미나, 시라쿠사 등 시칠리아의 큰 도시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꼭 한번쯤 찾아볼 만한 매력적인 도시다. 이탈리아 여행은 약간의 인내를 필요로 한다. 철도의 잦은 파업, 주먹구구식인 철도와 시외버스 시스템은 끊임없이 여행 계획을 수정하게 만든다. 모디카로 가는 여정 역시 그랬다. 원래 계획은 카타니아의 에트나 화산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탈 예정이었지만, 버스정류장에 붙어 있는 버스 시간표가 엉망이었다. 정류장 앞의 바에 들어가 왜 버스가 오지 않냐고 물어보았지만 주인은 “30분 전에 떠났다”며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아마 이런 뜻이었겠지. “이탈리아에선 원래 이래.” 어쩔 수 없었다. 커피를 마시며 어떻게 할까 고민해보는 수밖에. 멍하니 앉아 있는 동양의 여행자가 안쓰러웠는지 바 주인이 다가왔다. “모디카라는 곳에 가보는 게 어때?” 고개를 들자 그가 말을 이었다. “음… 모디카는 시칠리아의 숨겨진 명소라고 할까? 관광객으로 붐비는 팔레르모나 타오르미나, 아그리젠토보다는 훨씬 멋진 곳이지. 아마 18세기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디카행 버스가 들어왔다. 그는 얼른 타라는 눈짓을 보내왔고,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때론 일정에도 없던 여정이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법이다. 그리고 2시간 후 바 주인의 말처럼 18세기의 중세도시를 걷고 있었다. 모디카는 BC 400년 무렵 시쿨리족이 건설했다고 한다. 12~17세기에는 매우 부유한 곳이었지만 1613년과 1693년 발생한 지진, 1833년의 홍수로 인해 파괴됐다. 하지만 모디카는 곧 도시를 재건했다. 모디카는 칼타기론, 밀리텔로발디카타니아, 노토, 파라졸로, 라구사, 시클리 등 히블라이아산 기슭에 위치한 이웃 8개 도시들과 함께 ‘발디노토 지역의 바로크 후기 마을’로 불린다. 지진과 홍수로 파괴된 이 도시들은 재건 사업을 하면서 파괴된 도시가 있던 자리나 그 근처에 세워졌는데,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17세기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간 바로크 양식이 절정을 이루었던 당시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이들 도시의 바로크 후기 모습은 지금까지도 잘 보존돼 200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모디카의 옛 영화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건물은 ‘산피에트로성당’과 ‘산조르조성당’이다. 산피에트로성당은 광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아직도 웅장한 18세기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산조르조성당은 모디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하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디카의 모습이 장관이다. 마치 레고 블록을 정교하게 맞춰놓은 듯한 도시의 모습에 입이 벌어진다.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와는 또 다른 이탈리아의 모습이다. 이탈리아에는 예전에 ‘사생활’이라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 이탈리아 사람들이 쓰는 ‘프리바토’(Privato)라는 말은 영어 ‘프라이버시’(Privacy)에서 따온 말이다. 모디카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프라이빗’이 없는 시칠리아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 삶의 특징 중 하나는 동네 사람들이 서로서로를 다 알고 지낸다는 것이다.●이탈리아 최고의 염전도시 트라파니 시칠리아를 여행한다면 시간을 내 트라파니에 가볼 것을 권한다. 섬 서북쪽에 위치한 트라파니는 시칠리아의 여느 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풍광을 보여 준다. 이 도시들이 바로크풍의 건물들과 그리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유적지로 가득한 반면 트라파니는 이 도시들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로맨틱한 풍경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광활한 염전과 염전 위에 서 있는 붉은 기와지붕을 얹은 풍차다. 트라파니로 떠나기 전 시칠리아 모디카에서 만난 미슐랭 요리사 주세페는 자신은 요리를 할 때 반드시 트라파니산 천일염을 사용한다고 했다. “소금이 음식 맛의 절반이지. 이탈리아에서 가장 질 좋은 소금은 오직 트라파니에서만 구할 수 있어. 파스타 역시 마찬가지야.” “한 가지 질문이 더 있어요.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려면 뭐가 가장 필요하죠?”라고 묻자 주세페가 말했다. “큰 냄비를 갖추는 것.” 이런, 신선한 재료도 아니고 좋은 밀가루도 아니고 고작 큰 냄비라니. 주세페는 이렇게 답하며 눈을 찡긋했다. “스파게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국수 중 가장 딱딱해. 이를 제대로 삶기 위해선 기다란 스파게티가 통째로 담기는 냄비가 필요하지.”■여행수첩 인천에서 로마행 항공은 다양하다. 로마에선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팔레르모나 카타니아로 간다. 시칠리아의 주요 도시까지 연결되는 항공편은 국영항공사인 알이탈리아 홈페이지(www.alitali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마에서 열차로도 갈 수 있다. 이탈리아 국영철도 홈페이지(www.trenitalia.com)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다. 12시간 정도 걸리므로 침대칸을 이용하는 게 좋다.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루트는 크게 두 가지다. 섬 북부 왼쪽의 팔레르모에서 섬 왼쪽으로 돌면서 트라파니와 아그리젠토를 보고 로마나 나폴리로 귀환하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 방법은 섬 오른쪽으로 돌면서 카타니아, 시라쿠사, 라구사, 타오르미나를 여행하는 것. 되도록이면 한 방향으로 도는 것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시칠리아는 지중해성 기후다. 겨울에도 낮에는 그다지 춥지 않다. 하지만 밤과 아침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 심한 일교차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 잔혹하도록 달콤한 유혹…모를수록 놀라운 여정

    잔혹하도록 달콤한 유혹…모를수록 놀라운 여정

    “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부온 조르노! 퀘스토에 시칠리아.”(Buon giorno! Questo e sicilia,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시칠리아입니다) 이탈리라 로마 테르미니역을 출발한 기차가 밤새 바다를 건너 시칠리아에 닿았을 때 열차에서는 이렇게 안내방송이 나왔다. 드디어 시칠리아였다. 시칠리아를 찾은 이유는 영화 ‘대부’ 때문이었다. 나는 배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의 엄청난 팬이었다. 이들이 출연한 ‘대부’ 시리즈를 보며 언젠가 꼭 한번 시칠리아를 찾겠다는 열망을 가슴에 지닌 채 살아왔다. 드디어 그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해체돼 배에 실린 기차는 메시나에 도착해 다시 조립되어 철로를 달린 후 시칠리아의 첫 목적지인 카타니아로 내려놓을 것이다.●“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다네.” 시칠리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마피아를 먼저 떠올리나 보다. 시칠리아로 여행을 가겠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했다. “마피아를 조심해.” 그럴 만도 했다. 인터넷으로 시칠리아를 검색하면 마피아와 연관된 항목이 주르륵 올라온다. 실제로 시칠리아의 주도인 팔레르모는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의 본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로마에서 시칠리아로 가는 기차 안에서 옆 자리에 앉은 이탈리아 노인(멋진 감색 양복에 붉은 머플러를 길게 두르고 중절모를 쓴 그 역시 약간 마피아스러웠던 것 같다)에게 “요즘에도 시칠리아에서는 마피아가 길거리 총격전을 벌이기도 하나요?” 하고 물었다. 그는 웃음을 머금고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요. 가끔씩 일어나긴 하는데 다 옛날 일이죠.” 그리고 덧붙였다. “마피아는 관광객들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답니다. 안심하세요.”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가 건설되기도 했고 로마와 비잔틴제국, 아랍과 노르만족의 영향을 받아 왔던 시칠리아. ‘혹시 그리스에 온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고대 그리스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다. 20일 동안 시칠리아를 여행해 본 후 내린 결론은 유럽 어느 도시보다 친절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한 곳이 바로 시칠리아라는 것. 2018년 12월의 국내 신문들은 “이탈리아 경찰이 현지시간 4일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에서 대대적인 마피아 단속 작전을 펼쳐 마피아 고위급 조직원 46명을 체포했으며 우두머리인 80세 세티미노 미네오 등 거물급 조직원들을 조직범죄 연루와 갈취 등의 혐의로 붙잡았다”고 전했다. 아 참, 팔레르모 공항의 정식 명칭은 ‘팔코네와 보르셀리노 팔레르모 공항’이다. 이는 마피아 수사를 지휘하다 1992년에 테러로 사망한 두 판사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마피아와 시칠리아는 떼놓을 수는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내내 그 흔한 소매치기 한 번 만나지 않았다. 기차에서 만난 노인의 말대로 마피아는 관광객들을 ‘건드리지’ 않는 것인가. 아무튼 영화사상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대부’ 시리즈는 이탈리아 장면을 팔레르모에서 촬영했다. ‘대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부모와 가족을 모두 잃고 아홉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고생 끝에 뉴욕 암흑가의 보스로 군림하는 마피아 두목 돈 콜레오네의 이야기다.●대문호 괴테가 사랑한 도시 팔레르모 마피아는 마피아고, 관광객들에게 팔레르모는 가슴 설레게 하는 도시다. 대문호 괴테는 그의 책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팔레르모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하며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는 이탈리아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소설가 김영하는 “시칠리아에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생각해 오던 이탈리아가 있었다”고 썼다. 유럽과 아랍 양식이 어울린 건축물들, 유람선이 정박해 있는 항구, 크고 작은 성당으로 놓인 골목이 도시 곳곳에 가득하다. 팔레르모 여행의 출발점은 프레토리아 광장이다. 광장 주위로 스페인 바로크풍의 집들이 펼쳐진다. 광장 서쪽에 있는 노르만 왕궁은 꼭 찾아봐야 한다. 아랍풍의 천장과 비잔틴식 모자이크가 조화를 이룬 멋진 건물이다. 팔레르모 대성당은 1185년부터 짓기 시작해 약 600년에 걸쳐 건축됐다. 원래는 비잔티움 양식으로 짓기 시작했지만 워낙 오랜 기간에 걸쳐 지어졌기 때문에 여러 세대의 건축 양식을 보여 준다.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단연 시장이다. 이 중 부치리아시장은 팔레르모에서 가장 유명하고, 시칠리아에서 가장 크다. 갖가지 해산물과 과일, 치즈, 농산물 등 없는 것이 없다. 우리나라의 5일장처럼 떠들썩하다. 팔레르모 사람들은 “만약 부치리아시장 바닥이 마른다면”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 말은 “절대 그럴 일이 없다”는 뜻이다.●시칠리아의 자부심 카놀리와 파스타 팔레르모의 거리를 걷다 보면 손에 길쭉한 과자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인 ‘카놀리’다. 밀가루에 와인을 넣어 반죽해 튜브 모양으로 얇게 돌돌 말아 튀긴 후 안에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를 채워 넣은 것이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카놀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대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시리즈 3편에서 팔레르모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를 감상하며 독이 든 카놀리를 먹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마피아가 등장한다. 그는 도저히 카놀리의 달콤한 유혹을 참을 수 없다는 듯 카놀리를 만지작거리다 한 입 크게 베어 문다. 그러고는 목을 잡고 의자에서 쓰러진다. 그의 발 밑에는 먹다 남은 카놀리가 부서져 있다. 카놀리 사랑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장면이 있다. 배신자를 처단하러 외출하는 행동대장 클레멘자에게 아내가 카놀리를 사오라고 부탁한다. 적에게는 잔혹한 마피아이지만 가족에게는 누구보다 극진한 마피아답게 클레멘자는 카놀리부터 사놓는다. 마침내 조직의 배신자를 제거한 클레멘자는 부하에게 가장 먼저 이렇게 말한다. “총은 놔두고 카놀리나 챙겨.”(Leave the gun, take the cannoli) 긴박하고 심각한 상황 속에도 냉혹한 마피아가 카놀리만은 잊지 않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아마도 영화의 배경이 시칠리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이왕 음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이탈리아 하면 파스타가 떠오르고 파스타 하면 이탈리아에서도 시칠리아다. 시칠리아는 서양에서 최초로 파스타를 전수받은 지역이다. 파스타의 시작은 국수인데, 히말라야산맥 북부 중앙아시아 지역의 유목 민족들이 처음 만들어 먹기 시작한 국수가 중국으로 이동하면서 음식으로 자리잡았고, 이 국수를 13세기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여행하고 돌아가는 길에 가져가며 이것이 파스타로 ‘변이’를 일으켰다고 한다.물론 이는 가설에 불과하다. 중세사학자 몬타나리가 쓴 ‘유럽의 음식문화’(새물결·2001)를 보면 생 파스타는 고대부터 지중해 연안, 중국 등에 널리 알려졌으나, 마른 파스타는 근대에 사막을 이동하는 이슬람인들이 발명했다고 한다. 사막을 횡단하는 오랜 기간 운반과 저장이 쉬운 음식이 필요했고 그러던 차에 건조 파스타를 개발해 낸 것이다. 밀가루와 물, 소금을 넣고 만든 반죽을 얇게 밀어서 건조시키는 이 방법은 11세기경 이슬람 상인들이 시칠리아로 건너오면서 이탈리아에도 본격적으로 전해졌다. 시칠리아 파스타는 해산물과 채소를 많이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목축이 발달하지 않아 육류와 치즈는 귀하지만 해산물은 풍부한 섬이어서 그렇다. 파스타 중에서도 정어리의 일종인 사르데 파스타가 유명한데, 올리브 오일과 정어리, 소금으로 맛을 낸다. ‘쿠스쿠스’라는 아랍풍의 파스타도 많이 먹는다. 국수류가 아닌, 좁쌀처럼 생긴 것인데 밀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파스타로 분류된다. 시칠리아를 여행하고 온 후 파스타에 대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생크림에 면을 담아 주던 수준이었던 한국형 카르보나라는 이탈리아에 존재하지 않았다. 버터와 계란 노른자, 베이컨 약간, 후추와 소금을 뿌린 ‘뻑뻑한’ 카르보나라의 맛에 길들여지고 말았다.●우연히 닿은 18세기 도시 모디카 시칠리아는 한국인에게 다소 낯선 관광지다.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 같은 이탈리아 본토의 주요 도시는 배낭 여행과 패키지 여행의 단골 코스가 됐지만 시칠리아까지 가는 여행객은 드물다. 로마에서 기차를 타면 메시나에 닿는다. 그리고 메시나에서 1시간 정도를 가면 카타니아다. 카타니아는 시칠리아 제2의 도시. 기원전 8세기경 그리스인들이 세운 도시다. 카타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에트나 화산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화산으로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카타니아에 갔다면 꼭 어시장에 들러 보기를 권한다. 이른 아침 찾아야 제대로 볼 수 있지만 오후에 가도 시장의 정취를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참치와 조개, 새우 등 갖가지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시장은 활력으로 넘친다. 생선값을 흥정하는 이탈리아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카타니아에서 며칠 머문 후 모디카로 향했다. 모디카는 시칠리아 남동부에 위치한 자그마한 도시다. 팔레르모와 타오르미나, 시라쿠사 등 시칠리아의 큰 도시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꼭 한번쯤 찾아볼 만한 매력적인 도시다. 이탈리아 여행은 약간의 인내를 필요로 한다. 철도의 잦은 파업, 주먹구구식인 철도와 시외버스 시스템은 끊임없이 여행 계획을 수정하게 만든다. 모디카로 가는 여정 역시 그랬다. 원래 계획은 카타니아의 에트나 화산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탈 예정이었지만, 버스정류장에 붙어 있는 버스 시간표가 엉망이었다. 정류장 앞의 바에 들어가 왜 버스가 오지 않냐고 물어보았지만 주인은 “30분 전에 떠났다”며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아마 이런 뜻이었겠지. “이탈리아에선 원래 이래.” 어쩔 수 없었다. 커피를 마시며 어떻게 할까 고민해보는 수밖에. 멍하니 앉아 있는 동양의 여행자가 안쓰러웠는지 바 주인이 다가왔다. “모디카라는 곳에 가보는 게 어때?” 고개를 들자 그가 말을 이었다. “음… 모디카는 시칠리아의 숨겨진 명소라고 할까? 관광객으로 붐비는 팔레르모나 타오르미나, 아그리젠토보다는 훨씬 멋진 곳이지. 아마 18세기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디카행 버스가 들어왔다. 그는 얼른 타라는 눈짓을 보내왔고,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버스에 올랐다. 때론 일정에도 없던 여정이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법이다. 그리고 2시간 후 바 주인의 말처럼 18세기의 중세도시를 걷고 있었다. 모디카는 BC 400년 무렵 시쿨리족이 건설했다고 한다. 12~17세기에는 매우 부유한 곳이었지만 1613년과 1693년 발생한 지진, 1833년의 홍수로 인해 파괴됐다. 하지만 모디카는 곧 도시를 재건했다. 모디카는 칼타기론, 밀리텔로발디카타니아, 노토, 파라졸로, 라구사, 시클리 등 히블라이아산 기슭에 위치한 이웃 8개 도시들과 함께 ‘발디노토 지역의 바로크 후기 마을’로 불린다. 지진과 홍수로 파괴된 이 도시들은 재건 사업을 하면서 파괴된 도시가 있던 자리나 그 근처에 세워졌는데,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17세기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간 바로크 양식이 절정을 이루었던 당시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이들 도시의 바로크 후기 모습은 지금까지도 잘 보존돼 200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모디카의 옛 영화를 가장 잘 보여 주는 건물은 ‘산피에트로성당’과 ‘산조르조성당’이다. 산피에트로성당은 광장 가까이 있는 것으로 아직도 웅장한 18세기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산조르조성당은 모디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하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디카의 모습이 장관이다. 마치 레고 블록을 정교하게 맞춰놓은 듯한 도시의 모습에 입이 벌어진다. 피렌체, 베네치아, 로마와는 또 다른 이탈리아의 모습이다. 이탈리아에는 예전에 ‘사생활’이라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지금 이탈리아 사람들이 쓰는 ‘프리바토’(Privato)라는 말은 영어 ‘프라이버시’(Privacy)에서 따온 말이다. 모디카의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프라이빗’이 없는 시칠리아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할 수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 삶의 특징 중 하나는 동네 사람들이 서로서로를 다 알고 지낸다는 것이다.●이탈리아 최고의 염전도시 트라파니 시칠리아를 여행한다면 시간을 내 트라파니에 가볼 것을 권한다. 섬 서북쪽에 위치한 트라파니는 시칠리아의 여느 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풍광을 보여 준다. 이 도시들이 바로크풍의 건물들과 그리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유적지로 가득한 반면 트라파니는 이 도시들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로맨틱한 풍경으로 가득하다. 그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광활한 염전과 염전 위에 서 있는 붉은 기와지붕을 얹은 풍차다. 트라파니로 떠나기 전 시칠리아 모디카에서 만난 미슐랭 요리사 주세페는 자신은 요리를 할 때 반드시 트라파니산 천일염을 사용한다고 했다. “소금이 음식 맛의 절반이지. 이탈리아에서 가장 질 좋은 소금은 오직 트라파니에서만 구할 수 있어. 파스타 역시 마찬가지야.” “한 가지 질문이 더 있어요.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려면 뭐가 가장 필요하죠?”라고 묻자 주세페가 말했다. “큰 냄비를 갖추는 것.” 이런, 신선한 재료도 아니고 좋은 밀가루도 아니고 고작 큰 냄비라니. 주세페는 이렇게 답하며 눈을 찡긋했다. “스파게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국수 중 가장 딱딱해. 이를 제대로 삶기 위해선 기다란 스파게티가 통째로 담기는 냄비가 필요하지.” ■여행수첩 인천에서 로마행 항공은 다양하다. 로마에선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팔레르모나 카타니아로 간다. 시칠리아의 주요 도시까지 연결되는 항공편은 국영항공사인 알이탈리아 홈페이지(www.alitali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로마에서 열차로도 갈 수 있다. 이탈리아 국영철도 홈페이지(www.trenitalia.com)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다. 12시간 정도 걸리므로 침대칸을 이용하는 게 좋다. 시칠리아를 여행하는 루트는 크게 두 가지다. 섬 북부 왼쪽의 팔레르모에서 섬 왼쪽으로 돌면서 트라파니와 아그리젠토를 보고 로마나 나폴리로 귀환하는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 방법은 섬 오른쪽으로 돌면서 카타니아, 시라쿠사, 라구사, 타오르미나를 여행하는 것. 되도록이면 한 방향으로 도는 것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시칠리아는 지중해성 기후다. 겨울에도 낮에는 그다지 춥지 않다. 하지만 밤과 아침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 심한 일교차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 돌아온 안철수 “초심 지금도 변치 않았다”…다음 주 한국행

    돌아온 안철수 “초심 지금도 변치 않았다”…다음 주 한국행

    “과분한 사랑에 기대 미치지 못해 사과”“정치 그만둘 지 심각하게 고민했다”“한국 갈 방향에 진심·선의로 호소”“부조리하고 불공정한 사회 바꿔야”잠정 이달 중순 귀국…19일 이전 도착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8일 정계 진출 당시의 각오들을 언급하며 “그때의 진심과 선의 그리고 초심은 지금도 변치 않았다”고 밝혔다. 안 전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 당원들에게 보낸 새해 메시지에서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심과 선의로 호소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안 전 의원은 “제가 정치의 부름에 응했던 이유는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희망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면서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사회를 바꿔야 우리가 함께 미래로 갈 수 있다고 믿었다”고 강조했다. 안 전 의원은 또 1년여간의 해외 체류에 대해 “제 삶과 지난 6년여간의 정치 여정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이 과분한 사랑과 큰 기대를 보내줬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이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영호남 화합과 국민통합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추진했던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도 제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바른미래당은 안 전 의원의 국민의당과 유승민 의원의 바른정당 간 통합으로 만들어졌다. 안 전 의원은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 역사의 물줄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려는 순수한 의도였지만, 과정에서 설득이 부족했고 결과는 왜곡되고 말았다”면서 “이 역시 모두 제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동안 정치를 그만둘지 심각하게 고민했다”면서 “저를 불러주셨던 그때의 상황 속에서 시대 흐름에 얼마나 충실하게 부응했는지, 오류는 무엇이고 어떤 착오가 있었는지, 미래를 향해 질주해가는 세계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고민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년여 동안 과거를 돌아보는 동시에 정치가 아니더라도 어디선가는 귀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열심히 세계의 많은 전문가를 만났다”고 전했다.한편, 안 전 의원은 오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은희·이태규·김삼화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참여하는 ‘한국정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 정치 혁신 의지를 담은 영상 메시지를 보낼 계획이다. 안 전 의원의 귀국 일정은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게 바른미래당과 안철수계 의원들의 전언이다. 바른미래당에 따르면 안 전 의원은 부친 생신인 19일 이전에 귀국한다는 얘기가 있었고 다음 주중 귀국을 위한 항공편을 알아본 것으로 전해졌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에어부산 부산~김포 70% 할인 스페셜데이 운영

    에어부산 부산~김포 70% 할인 스페셜데이 운영

    에어부산은 내륙노선인 부산∼김포,울산∼김포 노선에 특가 운임을 적용하는 ‘스페셜데이’를 3월 중순까지 운영한다고 7일 밝혔다. ‘스페셜데이’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예약하는 내륙노선 항공권을 특별 할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이다.구매한 항공권은 다음 한 주간에 탑승할 수 있다. 올해 첫 번째 스페셜데이인 8일과 9일 예약하는 항공권으로 다음 주인 13일부터 19일까지 탑승하면된다. 항공권 운임은 1인 편도 총액 기준으로 부산∼김포 2만7천100원,울산∼김포 2만5천900원으로 최대 70% 할인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스페셜데이 할인을 이용하면 고속철도 정상가보다 저렴하게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셜데이 프로모션의 자세한 내용은 에어부산 홈페이지(airbusan.com)와 모바일 웹·앱 등에서 확인하면 된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원인불명 중국 폐렴, 제2 메르스 안 되게 검역 강화해야

    중국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폐렴 증세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위생당국은 최근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는 모두 59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7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어제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홍콩에서는 공항 검역 과정에서 14명의 의심환자를 발견, 조사 중이고 싱가포르에서도 우한시를 다녀온 세 살짜리 아이가 폐렴 증세를 보여 격리 치료 중이다. 대만과 마카오 등 인접 지역에서도 검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비록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하나 우리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발병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데다 전염 가능성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폐렴 환자 27명이 한꺼번에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위생당국과 공동 조사 중인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2002년 중국 남부지방에서 발생해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만 650여명이 숨진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조류인플루엔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한국과 우한시를 직접 연결하는 항공편은 인천공항을 통해 주 8회씩 운항되고 있다. 홍콩 등 인접 지역을 거친 여행객을 포함하면 1주일에도 수천명의 여행객이 왕래하니 전염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긴급상황실을 통해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지만 폐렴의 정확한 원인이나 감염 확산 과정 등 관련 정보도 충분치 않아 불안을 자아내고 있다. 중국은 최근 발생한 흑사병 관련 정보를 통제해 불안을 키운 적도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정보공유를 못한 채 초기 대응에 실패해 피해를 키웠던 아픈 경험이 있는 만큼 신속한 대응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검역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 [이재갑의 감염병 이야기]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불명 폐렴

    [이재갑의 감염병 이야기]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불명 폐렴

    새해 시작과 함께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있는 한 시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가 59명이나 집단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6일까지 7명이 위중하고 환자와 밀접 접촉을 한 163명도 관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중국 보건당국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조류 인플루엔자, 독감 등 호흡기 원인은 제외했다고 하며, 추가적인 원인균 파악에 노력하고 있다. 아직까지 의료인이나 긴밀 노출자에 대한 전파는 확인되지 않았고 추후 전파 양상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을 하겠다고 했다. 2003년 사스의 기억을 가진 사람들은 당시 사태가 되풀이될까 불안해하고 있다.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에서 원인불명의 폐렴 환자가 발생했지만 당시 중국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나 주변국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2013년 2월 광둥성의 한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증상이 있는 상태로 홍콩을 방문하면서 같은 호텔 투숙객들이 귀국한 뒤 캐나다, 싱가포르, 베트남 등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당시 사스 환자가 8098명이 발생했고 774명이 사망했다. 내국인 감염자는 2명이었다. 후베이성 우한은 무협지를 좋아하시는 이들에게 여러모로 친근한 곳이다. 황학루, 무당산, 시부계대협곡 같은 무협지의 주요 결투 장소가 우한시 주변에 있다. 인천과 우한을 잇는 항공노선은 중국남방항공과 대한항공이 직항편을 운행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시 폐렴 대책반을 구성하고 긴급상황실을 24시간 대응체계로 가동하기로 했다. 중국 보건당국, WHO와 협력해 추후 진행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우한에서 출발한 항공편으로 입국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검역도 강화했다. 대한의사협회에는 우한시를 방문한 뒤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를 진료하는 즉시 방역당국에 신고해 달라는 협조 요청과 함께 감염병 뉴스속보를 발송했다. 앞으로 우리 보건당국에선 어떤 부분에 주목해야 할까. 첫 번째는 전파 가능한 감염병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전파 가능 기간에 노출된 긴밀 접촉자나 의료인에게 전파가 된 사실을 확인한다면 앞으로 주변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두 번째는 원인 미생물을 파악해야 한다. 가능한 한 모든 감염성 원인균에 대한 검사를 하겠지만 처음 확인되는 미생물일 경우 원인균 확인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만큼 체계적인 분석 과정이 필요하다. 감염성 원인 이외에도 전파양상이나 원인균 분석을 통해 2015년 건국대 서울캠퍼스 폐렴 집단 발생처럼 미생물 자체에 의한 감염이 아닌 직업적 노출에 따른 면역반응에 의한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 아무쪼록 원인이 하루빨리 규명되고 철저한 대비를 통해 사스와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
  • 중국 우한시 폐렴환자 27명 발생...질본 “입국자 검역 강화”

    중국 우한시 폐렴환자 27명 발생...질본 “입국자 검역 강화”

    질병관리본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폐렴 집단 발생이 보고됨에 따라 ‘우한시 원인불명 폐렴 대책반’을 가동하고 우한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한다고 3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시에서 폐렴환자가 27명 발생해 환자들은 격리 치료 중이며 밀접접촉자는 모니터링 중이라고 발표했다. 폐렴 환자 27명 중 7명은 중태, 2명은 병세가 호전돼 퇴원예정이며 다른 감염자의 증상은 통제 가능 수준이라고 말했다. 초기 조사 결과 사람 간 전파나 의료인 감염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우한시 원인불명 폐렴 대책반’을 구성하고 긴급상황실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우한시에서 들어오는 항공편 국내 입국자를 대상으로 발열 감시 및 검역을 강화했다. 중국 우한시 방문 체류 후 발열과 호흡기증상이 있는 경우 검역조사를 실시하고, 의심환자는 격리조치 후 진단 검사를 시행하도록 조치하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시 방문 또는 체류자 중 우한시 화난 해산물시장 방문 후 14일 이내에 발열과 호흡기증상(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 발생한 환자, 우한시를 다녀온 후 14일 이내에 폐렴이 발생한 환자는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신고해줄 것을 의료기관과 입국자에게 당부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발가락으로 터치스크린 ‘쓱쓱’…美 여객기 위생불결女 논란

    발가락으로 터치스크린 ‘쓱쓱’…美 여객기 위생불결女 논란

    미국 델타항공의 한 여객기에서 한 여성 승객이 좌석 앞에 배치된 터치스크린을 발가락으로 조작하며 영화를 찾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 공개돼 네티즌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사는 한 남성은 이날 자신이 탄 항공편 안에서 직접 목격하고 촬영한 문제의 여성 모습을 담은 영상을 트위터 계정에 공개했다고 폭스뉴스 등 현지매체가 3일 전했다. 자신을 미국 비영리 법률지원기구인 남부빈곤법률센터(SPLC)의 최고홍보책임자(CCO)로 소개한 에릭 올베라라는 이름의 남성 승객은 영상과 함께 “난 평소 비행기를 자주 타지만, 이 장면은 지금까지 내가 본 모습 중 가장 역겨운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른 승객들에게는 비행기에 탈 때 “항균 물티슈를 챙겨가라”는 조언까지 남겼다.20여초 정도에 불과한 해당 영상과 이를 포함한 게시물은 트위터에서만 3200회가 넘게 리트윗(공유)될 만큼 널리 확산했으며 조회수는 무려 224만 회를 넘을 만큼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댓글도 2600개가 넘게 달렸으며, 대다수 네티즌은 문제의 여성이 보인 행동이 비위생적이라는 지적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일부 네티즌은 “도대체 뭐가 문제냐?”며 영상 속 여성을 두둔하는 글을 썼다. 이 밖에도 또 다른 네티즌은 “그 사람은 발로 스크롤하는 연습을 많이 해본 것 같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이 후 한 네티즌이 게시글에 “혹시 여성은 팔을 쓰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남기자, 현장을 직접 본 올베라는 “그녀의 팔은 멀쩡했다”고 밝히면서 “값비싼 캐리어가방을 직접 수납칸에 올렸다”고 답했다. 이어 “그녀는 또한 주변에 객실승무원이 없을 때 조리실 안으로 들어가 칵테일과 간식을 꺼내 먹었다”고 덧붙였다. 이 댓글에 심리학을 전공한 것으로 보이는 한 네티즌은 해당 여성의 행동을 수동적 공격성이라면서 이는 특권의식 문제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수동적 공격성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소극적 방식으로 적대감이나 공격심을 표출하는 행동을 말한다. 한편 영상 속 여성의 정확한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에릭 올베라/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일본항공 국내선 왕복 항공권 5만장 무료로, 도쿄올림픽 성공 총력전

    일본항공 국내선 왕복 항공권 5만장 무료로, 도쿄올림픽 성공 총력전

    일본항공이 올 여름 일본을 찾는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국내선 왕복 항공권 5만장을 공짜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의 구랍 31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항공은 도쿄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과 겹치는 오는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자사 항공편을 이용해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이런 특전을 주기로 했다. 물론 외국인 여행객들은 자사 항공편을 이용해 도쿄와 오사카 국제공항에 도착해야 하며, 이 항공사의 마일리지 은행에 가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고 선착순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신청 홈페이지는 2월 말에 개설되며 상세한 내용은 이달 안에 발표될 계획이다. 도쿄 하네다, 오사카 이타미와 간사이 공항을 도착, 출발 공항으로 삼아 일본 내 목적지 네 곳 중 한 곳을 왕복으로 오갈 수 있다. 만약 당첨되면 사흘 안에 당첨 사실과 함께 네 군데 목적지 가운데 어느 곳을 이용할지 통보받게 된다. 일본이 196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치르는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해 얼마나 절치부심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회는 7월 24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열리고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이어진다. 이미 도쿄의 몇몇 유명 호텔은 객실 예약이 꽉 차 더 이상 받지 않고 있고, 1만 4000여 객실이 모자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도쿄 외 다른 지역은 굳이 외국인 방문객이 찾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이런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최대 항공사인 전일항공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국내 여행지를 찾는 항공권을 올림픽 기간에 할인해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영자 신문 재팬 타임스에 따르면 정부는 올림픽 기간 외국인 방문객을 1000만명 정도로 예상하고 잔뜩 기대를 품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 방문객 150만명을 포함해 3100만명이 일본을 찾았다. 한편 JNTO의 외국인 여행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달 동안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전년 같은 기간의 65.1% 감소한 20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인 관광객이 66.4% 줄어든 것과 맞먹는다. 올해를 ‘너의 일본(Your Japan) 2020’으로 정한 JNTO는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를 마스코트로 지정해 교통 및 쇼핑 할인 프로모션을 연중 실시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툰베리 부친 “딸이 홍보용 아바타?…사람들 미움살까봐 걱정된다”

    툰베리 부친 “딸이 홍보용 아바타?…사람들 미움살까봐 걱정된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의 아버지가 딸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그레타 아버지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인터뷰를 위해 간판 앵커 미샬 후세인이 스웨덴으로 날아갔다. 연극배우인 그레타의 아버지 스반테 툰베리(50)는 환경운동을 위해 딸이 학업을 중단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딸이 환경운동의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그레타가 환경운동에 뛰어든 후 훨씬 행복해지긴 했지만, 사람들의 미움을 산 것이 걱정스럽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뛰어들기 3, 4년 전까지만 해도 그레타는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소녀의 아버지는 “딸은 말을 잃었다. 학교에도 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곡기를 끊은 탓에 체중도 10㎏가량이나 줄었다. 툰버그는 “부모로서 그보다 더 끔찍한 상황은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레타는 선택적 자폐와 아스퍼거증후군 진단을 받았다.그런 소녀가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적극적인 변화가 생겼다. 그레타는 “기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인권을 논하는 것은 엄청난 위선”이라고 역설하며 비행기를 타지 말라고 부모를 설득했다. 그 후로 아버지는 완전채식주의자가 되었고, 오페라 가수인 어머니 말레나 에른만(49)은 비행기를 타야 하는 해외공연은 포기했다. 그레타의 아버지는 “기후를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아이를 구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내겐 두 딸이 전부다. 그저 아이들이 행복하기만을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런 아버지에게 딸에 대한 가짜뉴스와 비난은 큰 걱정거리다. 그는 자신의 딸이 환경 문제 때문에 삶의 형태를 바꾸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의 숱한 공격과 마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레타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일각에서는 그레타가 기업과 가족의 조종을 받는 홍보용 아바타에 지나지 않는다며 깎아 내기리를 시도하고 있다. 세계적인 10대 환경운동가를 딸로 둔 아버지는 “아마도 유명해진 내 딸이 평범하지 않은, 비범하고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거다. 하지만 내게 그레타는 그저 춤을 좋아하고 웃음이 많은 평범한 소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의 우려와 달리 그레타는 사람들의 미움에 잘 대처하고 있다. 툰베리는 “다행히 딸은 사람들의 비판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대처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웃어넘긴다. 재밌어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은 경계했다. 또 그레타가 학업을 이어가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그레타는 현재 학교를 휴학한 상태다. 오는 3일 그레타가 17살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딸의 여정에 더이상 동행할 필요가 없겠지만, 만약 딸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얼마든지 노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도 딸이 혼자서도 훌륭하게 모든 활동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한편 비행기를 꺼리는 그레타를 만나러 가면서 항공편을 이용한 것에 대해 비판이 일자 BBC 측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시간이 없었다”라면서 대신 저명한 동물학자 데이비드 애튼버러와 그레타의 만남은 화상전화를 이용했다고 해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OTA 통한 개별관광 대세… 여행자 눈높이서 ‘걸림돌’ 제거 필요”

    “OTA 통한 개별관광 대세… 여행자 눈높이서 ‘걸림돌’ 제거 필요”

    “여행자 입장에서 관광 걸림돌을 치우겠다.” 정부가 지난 12일 개최한 제4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집중 논의한 ‘수요자 중심의 지역관광 발전’의 목표다. 2017년 12월부터 열린 전략회의에서 기본 계획과 지방 관광 및 레저관광 활성화, 거점도시 지원 방안을 논의했고, 이젠 수요자에 최적화한 관광 환경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입국부터 목적지까지, 여행자가 거치는 모든 과정의 편의를 높여 2020년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유치, 국내 관광 40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게 목표다.서울신문은 우리나라 관광 산업의 발전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 방향을 짚어 보기 위해 정부와 학계 관계자가 참여한 좌담회를 마련했다. 김대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 최병구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국장이 참석했다. 최여경 서울신문 문화부장이 사회를 맡았다.-4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논의한 ‘여행자 중심 지역 관광’ 전략의 특징은. 최병구 국장 우선 올해 전체 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 수는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일 갈등의 여파로 일본에서 들어오는 관광객과 일본으로 나가는 관광객 모두 줄었다. 그러나 국내를 찾은 외국인 수는 지난해 1459만명에서 올해 1750만명(24일 기준)으로 전망된다. 신남방 국가들과 중동시장 등에서 여행객이 늘었다. 일본과 중국에 집중됐던 시장구조가 다변화되는 건강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김대관 원장 우리나라 해외 여행객 수는 연말까지 2860만명 수준으로 추산하는데, 사상 최초로 해외여행 둔화를 넘어 감소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다만 해외여행이 줄어드는 대신 그 인구의 40%가 국내여행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다. 이에 따라 관광수지 적자 규모도 130억 달러에서 65억 달러로 5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훈 교수 물론 해외로 나간 국민이 줄고 외국 관광객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관광은 전체적으로 오가는 양이 모두 증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히 관광 수지 적자 혹은 흑자만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부족하다. 경제가 좋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관광 수지는 적자일 수밖에 없다. 또 관광은 다른 문화를 접하는 큰 배움의 기회라는 점에서 여행을 통해 국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다.-이번 전략회의에서 ‘4대 걸림돌’을 규정한 이유가 있나. 최 국장 여행할 때 불편이 없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여행 시작부터 끝까지 따라가 보면서 문제를 찾아보고자 했다. 그 결과 지역 정보 부족, 교통 미흡, 출입국 불편, 바가지요금 등 낮은 서비스 품질을 4대 걸림돌로 꼽았다. 개별 관광 중심으로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장애 요인을 없애야 여행을 확장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관광객의 68.7%가 인천공항으로 들어오고 관광객 79.4%가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으로 여행하는 숫자가 적다는 것이다. 지역의 관문을 늘리는 것과 여행 중 발생하는 바가지요금, 불친절 등 실질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이런 불균형을 없앨 수 있다. 이 교수 이번 계획에서 여행자를 중심에 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다. 교통 문제를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해결하려고 한 부분도 긍정적이다. 항공편으로 대도시까지 이동하더라도 공항에서 각 관광지까지 들어가는 것은 매우 불편한 상황이다. 외국인은 개인적으로 가기 더 어렵다. 다만 관광산업을 좀더 유통과 생태계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최근 산업은 OTA(Online Travel Agency), 즉 온라인 여행 플랫폼 비즈니스 중심 체계로 변화했다. 이미 관광객들은 대형 OTA를 통해 항공부터 숙박 예약까지 다 한다. 산업 정책에서 글로벌 OTA 문제와 관광유통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대안이 있어야 한다. 최 국장 외국 관광객들이 OTA로 가는 상황에서, 한국 관광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나 포털사이트 등 민관이 협업해서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항공 측면에서는 지방 국제공항이 활성화돼야 한다. 그래야 2000만 외래 관광객 목표도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 신규 노선 유치와 현대화 문제 등을 국토부와 협력하기로 했다. 또 KTX역에서 관광지까지 노선버스, 관광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연계하자는 계획이다. 김 원장 지역 관광의 거점, 즉 허브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대한민국 관광이라는 거대한 산업을 끌고 가려면 서울만으로는 어렵다. 거점을 통해서 지역 관광지까지 찾아가는 유통망을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강원 강릉까지 KTX를 타고 가서 양양까지 어떻게 갈지, 양양공항과 청주공항을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생산, 유통, 소비가 거점단위로 연결되면 전체적인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예컨대 만약 전남 진도가 목적지라면, 서울 대신 광주라는 거점에서 가는 게 편하다. 안착할 곳을 만드는 게 여행자 거점이다. -바가지요금 등 불편이 발생하는 이유는 성수기에만 관광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 때문이다. 정부가 개인의 수익 창출 활동을 규제하기도 어려운데,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김 원장 관광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 개선,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산업에는 고용의 문제가 걸려 있다. 비수기에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고용도 안정적이다. 지역 공급자들은 지역 경제에 동력을 불어넣는 사람들이다. 지역 청년의 고용 문제도 있다. 지역 거점을 키우는 데 방점을 찍는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고용, 소비, 소득이 선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지역관광은 곧 현장이기 때문에 지역관광사업체와 지역민간의 소통을 위한 적극적 행정도 필요하다. 이 교수 관광객을 불러들이려면 ‘불만’은 줄이고 ‘매력’ 요소는 늘려야 한다. 우선 지역의 콘텐츠를 만들고 스토리를 입히고 이벤트를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세계적인 문화유산과 우리나라 문화유산을 직접 비교하는 것보다는, 우리나라가 가진 요소들을 매력적으로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 눈에는 평범한 것들 중에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것들이 많다. 한국관광공사 해외 지사를 통해 관광지를 소개하고, 한국 여행사와 연계해 지역 관광을 하게 하는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바가지요금 문제는 정책적으로 비수기를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비수기에 여행이 가능한 계층에게 기회를 줌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식이다. 베이비부머, 청소년, 고령자 등 비수기에 여행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가격을 할인해 주고 교통, 숙박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굳이 바가지요금으로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수입을 맞추려는 시도가 줄어들 것이다. -관광산업의 미래를 위해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이 교수 우선 정부가 너무 구체적이고 작은 정책까지 챙기려 하기보다는, 큰 틀과 어젠다 중심으로 정책을 구상했으면 한다. 구체적인 사항은 지역에 넘기는 작업도 필요하다. 또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상설화해 타 부처와의 협력 관계를 상시 체계화해야 한다. 질적 지표를 만들 필요도 있다. 단순히 외래 관광객 숫자뿐 아니라 숙박일, 지출액 등으로 구체적 지표로 개선했으면 한다. 큰 틀에서는 관광 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고 산업과 산업을 연결하고, 국가 중심에서 도시 중심의 관점으로 이동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관광을 통해 주민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최 국장 관광은 경제뿐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 두 부분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숫자로 드러나는 것뿐 아니라, 질적으로 개선도 달성해야 한다. 관광을 활성화하면 지역이 산다. 지역의 관광을 맡은 사람들이 상생체계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역할을 하겠다. 정리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이 기사는 서울신문과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동 기획 기사입니다.
  • 필리핀 간 한국 관광객들, 비행기 못 내리고 7시간 갇혀

    필리핀 간 한국 관광객들, 비행기 못 내리고 7시간 갇혀

    현지 강타한 태풍에 회항한 공항서 못 내리고 대기 크리스마스를 맞아 필리핀의 유명 관광지 보라카이로 떠났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현지를 강타한 태풍에 비행기 안에서 7시간가량 발이 묶여 괴로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 인천에서 출발해 필리핀 중부 깔리보 공항으로 향하던 팬퍼시픽항공 여객기는 기상 악화로 회항해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 30분쯤 필리핀 북부 클락공항에 착륙했다. 깔리보 공항은 보라카이로 가는 관문 공항이다. 필리핀은 전날 태풍 ‘판폰’이 상륙하면서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195㎞에 달하는 강풍이 불어 이날 필리핀 중부 지역에서는 여객기 결항이 속출했다. 승객들에 따르면 이날 팬퍼시픽항공 여객기는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당초 이날 오전 6시 10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이륙이 4시간이나 지연됐다. 게다가 항공사 측이 이를 늦게 알려주는 바람에 이른 새벽부터 나와 탑승을 준비했던 승객들은 공항에서 오전 내내 기다려야 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클락공항 착륙 이후였다.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을 공항 측이 허용하지 않아 180명에 달하는 승객들은 7시간 동안 비좁은 여객기 안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갇혀 있어야 했다. 이 항공편의 승객 대다수가 한국인 관광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기내에 준비된 음식은 물론 물도 모두 바닥이 났고, 화장실조차 물이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승객들은 기약 없이 힘겨운 시간을 버텨야 했다. 어른들은 애써 잠을 청하기도 했지만, 어린이들은 장시간 기내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식사도 제공되지 못하자 “배고프다”며 곳곳에서 울음을 터뜨려 아수라장이 됐다. 한 승객은 “승무원들은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면서 “좁은 공간에 갇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8시 30분이 돼서야 여객기에서 내려 항공사 측이 준비한 근처 호텔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서 이륙한 시간부터 환산하면 무려 12시간가량 여객기에 갇혀 있었던 셈이다. 항공사 측은 오는 26일 깔리보 공항으로 가는 여객기를 준비할 예정이다. 필리핀에서는 이번 태풍으로 주택 붕괴, 정전, 홍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고 6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전했다. 또 수만명이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대피해 힘겨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지원 “조국 영장 기각될 것”

    박지원 “조국 영장 기각될 것”

    “IMF 환란 책임자들 ‘정무적 판단’ 무죄… 조국도 정무 판단”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24일 서울신문 유튜브 채널 ‘박점치’(박지원의 점치는 정치)에서 “사상 최초로 보수가 4분열 됐다”고 진단했다. 전날 이재오 전 의원이 창립준비위원장을 맡은 국민통합연대가 출범한 것을 상기시키며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 바른미래당 내 변화와 혁신에 이어 비박·친이계 국민통합연대까지 등장해 보수가 4분화 됐는데, 이는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시대정신은 박근혜 탄핵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국민통합연대 출범에 덕담을 전한 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말하는 ‘보수대통합’은 박근혜 탄핵 (정당성)과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인정하지 않고 ‘도로 박근혜당’으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맥락으로 홍문종·조원진 공동대표가 이끄는 우리공화당을 “오직 ‘박근혜 신앙’으로 움직인다”고 비판한데 이어 변혁에 대해선 “바른미래당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애석해했다. “친이·비박 보수통합연대 전날 출범으로 최초의 보수 4분열” “文, 한중일 회담 성과” 기대… “北, ICBM 쓰면 큰 일” 경고 전날 4+1 공조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박 의원은 “현재 지역구 253석을 유지하며, 30석에 대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절묘한 수”라면서 “성탄을 앞두고 산타가 미리 준 선물 같다”고 반겼다. 박 의원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과감하게 양보했고, 한국당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닌 수혜자”라고 평가했다.성탄 다음날인 26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심사할 조국 전 법무부장관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선 ‘기각’을 내다봤다. 과거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재무 관료들이 여론의 지탄을 받으며 직무유기·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됐지만, 정무·정책적 판단이란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은 전례가 있어서다. 박 의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국장이 골프채나 항공편을 얻어쓴 것을 조사하고 금융위에 통보해 유 전 국장이 결국 사표를 냈다”면서 “나중에 검찰이 수사해보니 유 전 국장 혐의가 더 커진 것이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정무적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시작된 문재인 대통령의 한중일 정상회담에선 ‘상황 진전’이 있을 것으로 박 의원은 기대했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통화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대화하는 것을 보면 그 간 (대북 관련 논의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미국과 무역갈등 중인 동시에 북한을 지원하는 관계에 있는 중국 역시 북한 핵을 반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 무장을 할 경우 한국이나 대만 등이 핵을 갖으려 해, 중국이 보유한 핵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박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지금 크리스마스 선물, 연말 선물 운운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하면 큰 일이 날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만나고, 트럼프 대통령도 만나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경고 섞인 호소를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결국 ‘빈손’으로 돌아간 비건...北 접촉 질문에 “노코멘트”

    결국 ‘빈손’으로 돌아간 비건...北 접촉 질문에 “노코멘트”

    비건 대표, 북한 접촉 무산 속 워싱턴행中외교당국과 연쇄 접촉…북미 대화 재개 노력中, 비건에 “미국과의 패권 경쟁 흥미 없어”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겸 부장관이 한국, 일본, 중국으로 이어진 동아시아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20일 귀국길에 올랐다. 예정에 없던 중국 방문 일정을 추가하며 ‘북미 깜짝 회동’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결국 무산됐다. 그러나 비건 대표는 이번 방중 기간 중국 외교 당국자들과 연쇄 접촉하면서 유엔 대북 제재 대오에서 이탈하지 말 것과 중국이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방중 일정을 마치고 20일 서우두 공항에서 유나이티드 항공 UA808편을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비건 대표는 이날 북미대화를 위해 평양행 항공편에 탑승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예정된 일정을 마친 뒤 즉시 워싱턴으로 떠났다. 앞서 베이징에서도 북미간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비건 대표는 공항에서 북한 측과 접촉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번에는 노코멘트하겠다”고 짧게 답한 뒤 탑승장으로 향했다. 그는 중국에 온 목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비건 대표가 방중한 것은 대북 문제 관련 중국과 상의가 주목적이었지만 극적인 북한과 접촉 가능성도 내심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비건 대표는 전날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만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러위청 외교부 부부장과도 만나 북한 비핵화 해법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비건 대표와 회동에서 뤄 부부장은 미국에 대북제재 완화 등 유화적 조치를 통해 북한과 대화와 협상, 정치적 해결에 나서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뤄 부부장은 중국의 기존 북핵 해법인 북미 간 단계적, 동시적 행동원칙을 강조해 미국이 원하는 일괄 타결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러 부부장은 비건 대표에게 “현재 중미관계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을 맞았고, 그 원인은 미국 일부 인사의 대 중국 인식이 편견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라면서 “중국은 미국과 패권과 왕위를 다투는 데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최대한의 대북 제재 압박이 현재의 북한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졌다면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대북 제재 전선에서 이탈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북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이 북한의 연말 도발 자제와 북미 대화 재개에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비건 대표의 갑작스러운 방중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완화안을 제기함에 따라 이를 잠재우며 대북 압박 대오를 추스르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전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북 ‘해외근로자 송환 D-1’ 외환 급감 견뎌낼까

    북 ‘해외근로자 송환 D-1’ 외환 급감 견뎌낼까

    내일까지 유엔회원국 자국 北 근로자 퇴출中, 불법체류자 용인할지가 제재 성공 관건조선대성은행에 1년치 외환사용액도 없어제제로 인한 외환 급감 버텨낼지 이목 쏠려10만명이 버는 연간 수입 23~58억원 상당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내일까지 자국에 체류 중인 북한 근로자들을 모두 퇴출시켜야 한다. 2017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따른 것으로 북한의 외환자금줄을 막겠다는 취지의 제재다. 하지만 실제 송환 여부를 확인할 수도 없는 데다 중국, 러시아 등 북한과 가까운 곳들이 불법 체류자를 용인할 경우 허점이 생길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유엔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2017년 12월 22일에 채택한 결의안 2397호에 명시된 대로 자국에서 일하는 모든 북한 국적자와 이들을 감시하는 북한 당국 관계자들을 2019년 12월 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당시 북한이 ICBM급 ‘화성-15’를 시험발사한 데 따른 제재였다. 그간 각국은 송환 조치를 해왔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6개의 북한 식당을 모두 폐쇄했고, 네팔 정부 역시 지난 10월말까지 북한 국적자 33명을 북한으로 송환했다고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했다.AP에 따르면 이달초까지 47개 유엔 회원국이 중간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약 2만 3000명을 돌려보냈다. 러시아는 1만 8533명, 쿠웨이트는 904명, 아랍에미리트(UAE)는 823명 등이다. 중국은 가장 많은 북한 근로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북한 근로자 규모를 5만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보다 북한 근로자 송환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최근 북한 고려항공이 블라디보스토크 항공편을 증편한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북한 근로자의 본국 송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도 지난 15일 “아직 북한 노동자들이 있어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이용하지만 노동자가 사라지면 노선 자체도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근로자의 근절은 쉽지 않는 상황이다. 중러 정부도 인건비가 저렴한 북한 근로자를 줄이라고 지방정부를 압박하고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 혈맹 관계인 중국이 북한 불법 체류자를 용인할 경우 제재 공조에 문제가 생길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북한 근로자들도 송환 지시를 따르기보다 적발 위험이 있음에도 남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소식통은 “월급으로 받은 외화 대부분을 북한 당국이 가져가지만 업무 후 인근 민가의 지붕을 고치고 밭일을 돕는 식으로 버는 돈은 개인이 가질 수 있다”며 “북한 내 사정으로 볼때 이 정도 돈도 적지 않은 액수”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의 외환 수입이 크게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북한이 얼마나 견녀낼지도 관건이다. 북한은 외환보유고를 공개하지 않지만 통상 조선대성은행에 통치자금 30~40억 달러가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북소식통은 “지난 4월 기준으로 보유고가 1년 운영자금(10억 달러)도 안 되는 8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미 국무부가 파악하는 북한의 해외근로자 규모는 약 10만명으로 이들의 연간 총수입은 200만∼500만달러(약 23억∼58억원)로 추정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신규 노선·특가 티켓… 겨울 휴양지가 어서 오라 손짓하네

    신규 노선·특가 티켓… 겨울 휴양지가 어서 오라 손짓하네

    # 직장인 전희선(27·가명)씨는 조만간 태국 여행길에 오른다. 출국을 일주일 앞두고 여행용 캐리어도 새로 장만했다. 틈날 때마다 혹시 빠뜨린 것은 없는지 일정을 확인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비용 부담으로 망설이던 친구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함께 떠나기로 했다. 올해가 가기 전 남은 연차를 몽땅 소진할 심산이라고. 여행지로 태국을 고른 이유를 묻자 전씨는 “서울의 겨울은 ‘한파’ 아니면 ‘미세먼지’다. 이제는 지긋지긋하다”면서 “이번 연말은 따뜻한 나라로 떠나 최대한 쉬면서 여유롭게 보내고 싶다”고 답했다. # 직장인 김연주(32·가명)씨는 내년 초를 목표로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낭만적인 설경을 보면서 올해 내내 지친 마음을 달래는 것이 그의 목표. 3박4일 정도로 짧게 다녀올 생각인 그는 원래 ‘눈의 나라’로 유명한 일본 홋카이도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시국에 일본 여행을 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그는 겨울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이색적인 장소를 찾고 있다. 김씨는 “해외로 출국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일본을 제외하니 마땅한 곳이 별로 없다”면서 “정 어려우면 국내로 계획을 바꾸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여유가 넘치는 남국(南國), 또는 낭만이 있는 설국(雪國). 겨울 여행에는 ‘고르는 즐거움’이 있다. 해를 넘기기 전 마지막 성수기를 맞은 항공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올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항공사들로서는 분위기를 반전할 기회이기도 하다. 일본산 불매운동에다가 홍콩 시위까지 겹치면서 해외 여행지의 선택폭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떠날 사람은 떠나기 마련이다. 저비용항공사(LCC)뿐만 아니라 대형항공사(FSC)들도 최근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항공사들이 이번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아시아나, 인기 휴양지 ‘증편 러시’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연말을 맞아 겨울 휴양지 노선을 대폭 확대했다. 와이키키 해변으로도 유명한 인기 휴양지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은 지난 9일부터 주 4회 증편해 주 11회 운항하고 있다. 19일부터는 태국 북부의 ‘숨겨진 보석’으로 불리는 치앙마이 노선도 주 5회로 증편, 주 12회 운항한다. 새해부터는 베트남 나트랑(주 6회 증편, 13회 운항)과 필리핀 세부(주 4회 증편, 주 11회 운항) 노선도 확대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이번 겨울 성수기에 주목한 여행지는 뉴질랜드다. 겨울 방문객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곳으로 대한항공은 뉴질랜드 오클랜드와 크라이스트처치에 오는 24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주 1회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다. 기존에 운항하던 시드니(주 7회)·브리즈번(주 7회)·오클랜드(주 7회) 노선에 더해 전세기를 띄우는 것까지 합치면 대한항공이 제공하는 오세아니아 지역 운항편은 주 23회나 된다. 추운 한국에 있다가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국제선 탑승객들을 위해 대한항공은 지난 1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겨울 외투를 여행 기간 무료로 보관해 주는 ‘코트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대만 남부 최대 도시인 가오슝과 최근 인기 휴양지로 급부상한 베트남 푸꾸옥 노선에 이번 겨울철을 맞아 새로 취항했다. 가오슝에는 주 7회, 푸꾸옥에는 주 4회 비행기가 뜬다. 지난 16일부터는 인천에서 나트랑으로 향하는 노선도 주 7회로 새로 취항했다. 기존 노선도 증편했다. 한국인들이 특별히 사랑하는 휴양지 베트남 다낭과 서태평양의 아름다운 섬 사이판으로 향하는 노선도 각각 주 7회로 증편했다. 겨울철 따뜻한 여행지는 아니지만 인기 있는 관광지인 미국 뉴욕도 주 7회로 늘렸다. 대만 중서부의 타이중과 이탈리아 리스본, 이집트 카이로 노선도 각각 주 4회·2회·1회 운항한다. 오는 26일부터는 그동안 직항편이 없어서 경유 노선으로만 이용해야 했던 인천~멜버른 노선도 주 1회 운항을 시작한다. 회사는 이를 기념해 오는 31일까지 해당 노선을 구매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특가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지역 특가 행사도 31일로 종료되니 서둘러야 한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출혈 경쟁’까지 감행 저비용항공사들은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독자적으로 취항하는 노선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여행객 한 사람이 아쉬운 업계에선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진에어는 오는 25일부터 단독으로 운항하는 노선인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구간을 주 7회에서 14회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조호르바루는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여행지는 아니다. 하지만 연중 기후가 온화하면서 인기 여행지인 싱가포르와도 인접한 도시로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말레이시아 제2의 도시로서 아시아 1호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에어서울은 오는 24일까지 코타키나발루 항공권을 특가로 편도 총액 기준 최저 11만 3700원에 판매한다.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말레이시아 동부 휴양 명소인 코타키나발루는 ‘세계 3대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해변으로도 유명하다. 이 외에도 에어서울은 지난 11일부터 특가운임을 포함한 국내선 모든 운임에서 수하물을 무료로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원래 특가운임 항공권에는 제공하지 않았던 서비스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최근 특가 프로모션 이용 승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독특한 방식의 특가 행사도 눈길을 끈다. 이스타항공이 진행했던 ‘이스타이밍’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 금요일에 진행하는 고정 특가 행사로 지난 13일 오전 10시부터 19일까지 진행됐다. 탑승 기간은 오는 1월 9일까지다. 국제선 15개 노선을 대상으로 편도 총액 운임 기준 최저가 3만 9900원부터 예매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오는 22일까지는 내년 1월 1일부터 24일까지 출발하는 인천~푸꾸옥 항공편을 예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5성급 리조트인 ‘빈펄 빈 오아시스 리조트 숙박권’도 할인가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올해 마지막 성수기… 침체기 속 희망 보인다 이 밖에도 기사에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수많은 항공 노선 증편과 항공권 특가 행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성수기를 맞이하는 항공사들이 으레 진행하는 행사들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과거와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이 사실이다. 항공업계가 올해 유례가 없을 정도로 침체를 맞았기 때문이다. 주요 항공사 가운데 올 3분기 흑자를 기록한 곳은 대한항공뿐이다. 저비용항공사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기준 저비용항공사 여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너도나도 특가 경쟁에 나서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인지를 두고 업계 전반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수요 조정으로 공급 과잉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특히 현재 운임은 탑승률이 높아져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수준까지 왔다”고 했다. 그렇다고 업계에서 완전히 포기해 버린 것은 아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것이 많고 내년에도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래도 올해 여행을 많이 떠나지 않았던 만큼 연말부터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쪽에 사활을 걸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삶의 대답을 건져낸 ‘신들의 섬’

    삶의 대답을 건져낸 ‘신들의 섬’

    ‘먹고 사랑하고 기도하라’(2010)라는 영화가 있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다. 서른한 살의 성공한 저널리스트가 일상에 회의를 느끼고 여행을 떠나 새로운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주인공 리즈는 전형적인 뉴요커다. 입지 탄탄한 저널리스트인 그녀는 잘생긴 남편(빌리 크루덥 분)과 함께 맨해튼에서 살고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삶이 너무나 의미 없이 느껴지기 시작한 그녀. “나는 도대체 누구지”, “난 왜 이렇게 살고 있지”와 같은 원초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보통사람이 이 질문에 대처하는 방법은 대개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며칠 고민하다 쇼핑이나 술자리로 이 질문을 잊어버리는 것. ‘인생이라는 게 원래 이런거야, 뭐 별 거 있겠어? 다들 이렇게 살고 있잖아’ 하며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현실적인 문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도 순순히 인정한다. 뭔가 새로운 일을 도모해 보기에는 주택융자금이며 당장 갚아야 할 이번 달 카드 대금의 벽이 너무 높다는 걸 받아들인다. 또 다른 방법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 이 적극적 행위는 주로 여행이라는 방식으로 발현된다. 리즈는 이 방법을 선택하고 실천에 옮긴다. 남편과 이혼까지 감행한 그녀는 ‘자신’을 찾아 이탈리아와 인도, 발리를 여행한다. 이탈리아에서는 그동안 몸매관리하느라 먹지도 못했던 피자를 신나게 먹어치우고, 인도의 아쉬람에서는 기도하며 ‘자신 안의 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발리에서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 열정적 사랑을 나눈다.●발리의 중심… 예술가들의 거리 ‘우붓’ “보고 싶을 땐 마음껏 보고 싶어 해. 그 사람에 대한 감정으로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 버릴 수만 있다면 그게 오히려 비상구가 될 거야. 그럼 그 비상구를 어디에 써야 하는지 알아? 들어가. 무조건 들어가서 사랑으로 자신을 채워. 난 우리 먹보 아가씨가 언젠가 세상을 다 포용할 수 있게 되리라 믿어.” 리즈가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자신을 발견했던 곳이 바로 발리 내륙에 위치한 ‘우붓’(Ubud)이다. 지금이야 여행자들에게 발리 여행에서 으레 들러야 하는 관광지가 되어 버렸지만 아직까지는 발리의 토속적인 정취와 울창한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붓은 예술과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16세기 힌두교 왕족과 함께 예술인들이 발리로 건너왔을 때 이들이 자리를 잡은 곳이 우붓이었다. 그리고 19세기 독일화가 월터 술츠 등 유럽인들이 모여들면서 예술과 문화의 중심지로 변모하게 된다. 우붓거리를 걷다 보면 이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500여m 정도 거리에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줄지어 서 있다. 이름난 미술관도 예닐곱 곳 있고 모퉁이마다 작은 갤러리들도 자리하고 있다. 조금만 걷다 보면 우붓을 왜 ‘발리의 몽마르트르’라고 부르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들 갤러리들은 저마다 독특한 그림을 내걸고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열대 특유의 강렬한 색감으로 시선을 모으는 작품들도 있고 발리 자연이나 사원, 동물, 여인 등을 소재로 한 작품도 있다. 난해한 추상 회화도 눈에 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서 세심히 둘러보면 다른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지금도 인도네시아 현지 예술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 예술가들이 이곳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한국인도 몇 명 있어요.” 우붓 갤러리에서 만난 큐레이터 리사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함, 그 자체가 발리 그림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초기 발리의 회화는 신화, 전설, 악마와 신, 힌두의 서사시 등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초현실적인 기법과 양식이 특징이었죠. 지금은 여기에 서양화의 기법을 받아들여 한층 다채로워졌습니다. 그러니까, 발리의 화가들은 생각하는 모든 것을 그린다고 보면 됩니다. 그들은 화면을 빈틈없이 꽉꽉 채우죠.” 작은 공방과 화방도 많다. 나무 조각품, 가구를 만드는 공방, 손바닥만 한 크기의 그림을 걸어 놓은 화랑 등이 늘어서 있다. 정교한 목각과 세공품으로 가득한 상점들의 거리를 걷고 있노라면 서울의 인사동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최근에는 여행객들이 많이 몰려들면서 분위기가 다소 소란스러워졌지만 조용한 뒷골목 등은 여전히 다정하고 매력적이다. 화랑과 공방을 지나다 보면 걸음은 자연스레 재래시장에 닿는다. 코코아나무로 만든 식기며 대나무로 짠 가방, 울긋불긋한 열대과일 등이 발목을 붙잡는다. 가격도 착하다. 여느 관광지의 시장이 그렇듯 부르는 게 값이지만 두 눈 딱 감고 흥정에 돌입하면 적게는 4분의1, 많게는 10분의1 정도의 가격에도 물건을 살 수 있다.●인도네시아 유일 힌두교 신봉지 발리는 ‘신들의 섬’으로 불린다. 자그만치 2만여개의 힌두사원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원래 인도네시아는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지만 발리에서만은 유일하게 힌두교를 신봉하고 있다. 발리를 걷다 보면 발길 닿는 곳마다 신을 만난다. 우리나라의 도깨비와 비슷하게 생긴 바롱신도 있고, 독수리처럼 생긴 가루다 신 조형물도 볼 수 있다. 어떤 조형물은 성인 키 몇 배는 될 만큼 커다랗고 어떤 조형물은 아기 주먹보다도 작다. 수많은 사원들 가운데 꼭 가 봐야 할 사원이 발리 시내에서 우붓으로 가는 길, 바투안 마을에 자리한 ‘푸세’라는 힌두사원이다. 푸세 사원은 1022년에 건립됐다.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허리에 둘러 입는 옷인 ‘사롱’을 입어야 한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기부함에 약간의 돈을 넣으면 된다. 사원 입구에는 두 개의 석문 기둥이 칼로 자른 듯 우람하게 서 있다. 좌우로 뾰족하게 대칭인데 ‘찬디 븐타르’라고 부른다. 찬디 븐타르의 오른쪽은 삶과 광명, 왼쪽은 죽음과 어둠을 상징한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는 좌우가 반대가 되므로 선과 악이 바뀐다. 이는 선과 악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힌두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사원 안엔 조각이 화려한 석탑 파두락사, 수미산을 표현한 메루 등의 볼거리가 많다. 조각이 문외한인 여행자들에게도 아름답다. 자세히 보고 있노라면 정교한 조각 솜씨에 탄성이 나온다.●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길리 군도 인도네시아 길리섬은 롬복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을 가야 닿는 아주 작은 섬이다. 이 다정한 섬은 푸른 하늘과 산호초가 부서져 만들어진 눈부신 해변, 게으르게 잎사귀를 늘어트린 야자수로 이루어져 있다. 여행자들은 이 섬에 오래오래 머물며 시간을 즐긴다. 맥주를 마시며 기타를 튕기고 노래를 부르며 아주 사소한 농담에도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스노클링을 하며 바닷속 물고기들과 눈을 맞추기도 하고 삼판이라는 전통배를 타고 낚시를 나가는 이들도 있다. 마차를 타고 자그마한 다운타운을 돌아보기도 한다. 길리 트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에이르로 구성된 길리 군도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베스트 3’(영국 BBC 방송), ‘세계 10대 최고의 여행지’(론리 플래닛) 등에 선정되기도 했을 만큼 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우리에게는 ‘윤식당’(tvN) 촬영지로 유명하다. 원래 ‘길리’는 ‘작은 섬’을 뜻하는 롬복 말. 인도네시아 지도를 보면 작은 섬들은 대부분 길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세 섬 가운데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길리 트라왕안이다. 롬복 본섬 북서부에 있는 방살 항구에서 배를 타고 30~40분만 가면 도착한다. 면적은 15㎢로, 여의도보다 약 5배 크다. 배가 해변에 닿을 무렵, 배에 탄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탄성을 쏟아낸다. 에메랄드빛 바다에서는 스노클링 고글을 쓴 여행객들이 열심히 오리발을 젓고 있다. 바다 쪽에는 알록달록한 선베드가 깔린 카페가 줄지어 있었고, 수영복을 입고 선글라스 쓴 여행객들이 책을 읽거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다. 해변에서 마주치는 이들 대부분은 유럽과 호주 여행객들이다. 1980년대부터 서양 여행자들이 이 섬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마약 때문이었다. 아무 제지 없이 마약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각 성분이 포함된 버섯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몰려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단속을 강력하게 한 덕택에 마약을 할 수는 없다. 요즘 들어서는 한국인 신혼부부와 휴양객들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길리에는 없는 것이 많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같은 모터를 단 차량 대신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탄다. 마차를 타도 된다. 경찰도 없다. 경찰 대신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치안을 맡는다. 개도 없다. 대신 고양이가 있다. 길리 섬에는 사람이 살기 이전부터 고양이들로 넘쳐났다. 담수도 없어 식당이나 숙소 화장실에서 수도꼭지를 돌리면 짭조름한 물이 나온다. 지하수에도 해수가 섞여 있다. 길리는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로 꼽히는 곳이다. 바닷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각양각색의 열대어와 산호초를 만난다. 1m에 달하는 거북이, 죽은 듯 깔려 있는 바다뱀도 볼 수 있다. 생수병에 물고기 밥을 넣어가면 수십 마리의 열대어가 몸 주변을 감싸는 경험도 할 수 있다. 굳이 스쿠버다이빙이 아니더라도 스노클링만으로 형형색색의 물고기와 신비한 산호초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길리의 바다다. 바닷가 한켠에 자리한 스노클링 장비 대여점에서 고글과 오리발만 빌려 50m만 헤엄쳐 나가면 화려한 수중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굳이 배를 타고 나가는 스노클링 프로그램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섬은 동쪽 해안 부분만 개발돼 식당과 카페, 게스트 하우스가 들어서 있다. 거리 양 옆으로 자리한 가게에서는 현지인들이 과일과 커피, 채소를 판다. 나시고렝이며 미고렝 등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도 실컷 맛볼 수 있다.●길에는 마차·고양이… 저녁이면 온통 보랏빛 노을 저녁이면 보랏빛 노을이 수평선 너머에서 번져와 섬을 온통 물들인다. 길리가 가장 아름다워지는 시간이다. 물결이 일 때마다 세상은 보랏빛으로 넘실댄다. 노을이 물러가면 별이 뜨고 섬은 조용해진다. 어부들과 나무, 선인장들도 깊은 잠에 빠진다. 긴 하루를 보내고 밤바다에 홀로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앉아 있으면 하늘 위의 천사가 커다란 눈을 글썽이며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안의 천사를 만나는 일, 내 속에 얼마나 많은 그리움과 떨림, 설렘, 몽상이 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 그것이 여행 아닐까. 우리 삶을 설명해 주지는 않지만 우리 삶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게 여행 아닐까. 여행 막바지, 리즈가 전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정말 사랑했었어.” “알아.” “난 아직도 사랑해.” “그럼 사랑해.” “근데 너무 보고 싶어.” “그럼 보고 싶어 해. 보고 싶을 땐 마음껏 보고 싶어 해. 오래가진 않을 거야. 영원한 건 없으니까.” 그래, 영원한 건 없다. 어차피 시간은 지나가고, 시간은 우리에게 의미 따위는 가르쳐 주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하고 늙어갈 뿐이다. 파울루 코엘류 역시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시간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건 피로하다는 느낌. 나이를 먹었다는 느낌뿐이지.” 그래서 미워하고 시기하며 살기엔, 한곳에 머물러 살기엔, 아까운 것이 인생인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을 사랑하도록 하자. 열심히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여행을 떠나자. 여기는 길리. 바다가 보이는 게스트하우스다. ■여행수첩 대한항공 등 다양한 항공편으로 발리에 갈 수 있다. 발리는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우붓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네카 미술관은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이다. 회화 수집가인 네카가 설립했다. 발리의 화가, 인도네시아 화가, 발리에서 활동한 외국인 화가들의 그림들이 시기별로 7개의 전시관에 걸려 있다. 발리 쿠타비치는 남부 발리의 최대 번화가로 꼽힌다. 초승달 모양 해변을 따라서 각종 편의시설이 모여 있어 늘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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