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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對이란 전면전서 방향 튼 美… 사우디에 방어군 추가 파병

    예멘 반군 “사우디 공격 중단” 휴전 제안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피격 사건 이후 전면전 위기에 놓였던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개입보다 사우디 방어 강화와 대이란 경제제재 등으로 방향을 틀었고, 예멘 반군도 사우디에 ‘전면적인 휴전’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이제 이란 공습 대신 사우디 방어에 초점을 맞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격이 아닌 방어 범주 내에 남아 있는데 만족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일 군사적으로 사우디 방어 강화, 경제적으로 이란 제재 강화를 골자로 한 대응안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사우디의 방공망 강화를 위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미군 병력과 군사장비를 추가로 배치한다고 밝혔다. 정확한 파병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수백명 수준으로 예상되며, 방사포와 전투기의 추가 배치는 물론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도 이 지역에 머물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또 경제적으로 이란 혁명수비대나 테러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의 중앙은행과 국부펀드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중앙은행과 국부펀드가 이란의 마지막 자금원이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대이란 제재 발표는 일부 백악관 참모의 주장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보복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 내 대이란 매파의 군사개입론과 온건파의 경제제재론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온건파를 택했다”면서 “이는 제3국 군사개입을 꺼려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사우디 석유시설을 폭격했다고 주장하는 친이란 예멘 반군 지도조직 최고정치위원회(SPC)의 마흐디 알마샤트 의장은 20일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방송에서 “우리는 사우디 영토에 대한 무인기(드론), 미사일 등 모든 종류의 공격을 중단하겠다”며 전격적인 휴전을 제안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美해군 “항공모함? 우리는 ‘유령함대’로 간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美해군 “항공모함? 우리는 ‘유령함대’로 간다”

    무인함 중심 전력으로 ‘4차 함정혁명’항공모함 조기 퇴역시켜 예산 확보“항모는 미 해군 상징” 반대 목소리도우리도 美 무인함 개발 흐름 주시해야미국 해군의 상징이라면 ‘항공모함’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미 해군은 현재 11척의 항모를 운용하고 있는데, 각 항모 전단에는 이지스 순양함과 이지스 구축함, 핵추진 잠수함, 군수지원함 등 9척의 지원함이 포함돼 막강한 화력을 자랑합니다. 가장 최근인 2017년 7월 취역한 배수량 10만 1600t급 ‘제럴드 포드’(CVN-78)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항모로 ‘슈퍼 핵항모’라는 무시무시한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F-35C ‘라이트닝 2’ 스텔스기와 F/A-18E ‘슈퍼호넷’ 등 함재기 80대를 탑재할 수 있어 웬만한 국가의 공군력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줄곧 ‘덩치’로 승부하던 미 해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그 핵심은 ‘유령함대’입니다. 음산한 느낌마저 드는 이 용어는 ‘거함(巨艦) 경쟁’의 종말을 예고하는 획기적 변화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침 국제정치학 박사로 이 분야 최고전문가로 꼽히는 정호섭 전 해군참모총장이 최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국방정책연구’에 관련 논문을 발표해 살펴봤습니다. ●美, 유지비 적고 위험 낮은 ‘무인함’ 개발 집중 정 전 총장에 따르면 미 해군은 당초 중국 해군의 팽창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항모 11척을 중심으로 한 ‘355척 함대 건설’을 추진해왔습니다.그런데 최근 내부에서 니미츠급 항모인 ‘해리 트루먼’(CVN-75)의 원자로 교체사업을 포기하고 2024년 조기 퇴역시키는 방안이 나왔습니다. 항모방산업연합 등 방산업계과 정치권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유령함대 창설을 위해 항모 예산을 조정하겠다는 겁니다. 미 해군이 구상하는 유령함대의 핵심은 ‘무인수상함’(USV)과 ‘무인 수중함’(UUV)입니다. 무인함은 ‘공격용 드론’처럼 승무원이 탑승하지 않고 원거리에서 조종할 수 있는 함정을 의미합니다. 정연환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무인함에 대해 “전투요원 위험과 임무 실패에 따른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고 충분한 휴식도 가능하다”고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건조할 수 있는데다 유지비가 저렴한 것도 장점입니다. 정연환 교수가 대한조선학회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이미 4종류의 ‘소형 USV’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길이 3m의 감시·정찰용 ‘X급’과 고속단정 크기의 ‘하버급’, 7m 길이 반잠수정인 ‘스노클러급’, 11m의 ‘플릿급’ 그것입니다. 하버급은 시속 35노트 이상의 고속 항해가 가능하고 12시간 동안 감시, 정찰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노클러급은 15노트의 속력과 스텔스 기능을 갖췄고 주로 기뢰 탐색 임무와 특수전 지원 임무를 맡습니다. 플릿급은 전자전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수의 무인함 전개시켜 ‘비대칭 전력’ 대응 기술력이 고도화되면서 규모가 더 큰 중형 USV도 개발됐습니다. ‘씨 헌터’는 길이가 44m에 이르며 90일 동안 시속 20노트로 적 잠수함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무인 상태로 미국 서해안 샌디에고에서 하와이까지 왕복항해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미 해군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거대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정호섭 전 총장에 따르면 존 리처드슨 미 해군참모총장은 지난해 12월 새로운 해군전략으로 ‘분산해양작전’을 제시했습니다. 모든 수상전력의 공격·방어 능력을 높이고 함정을 분산시켜 생존성을 높이는 것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항모 전단에 전력을 집중하기 보다 다수의 무인함 전력을 넓게 분산시키고 각 함정에 미사일을 장착하는 등 살상력을 높여 중국의 중심 전력을 타격하는 방식입니다. 중국은 ‘항모 킬러’로 불리며 사거리가 최대 3000㎞인 대함 탄도미사일 ‘둥펑(DF)-21D’와 사거리가 최대 5500㎞로 괌의 미 해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지대지 미사일 ‘둥펑(DF)-26’을 개발한 상태입니다. 여기에다 속도가 마하5 이상으로 요격이 거의 불가능한 ‘극초음속 무기’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항모 등 대형함을 육지쪽으로 접근시키는 기존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습니다.미 해군이 내린 결론은 USV 등 ‘비대칭 무인전력’입니다. 미국이 구상하는 방식은 대·중·소·극소형으로 이어지는 4단계 방식입니다. 우선 대형 USV는 잠수함전, 수상전, 전자전에 필요한 센서와 무장을 탑재하고 중형 USV는 소형센서와 전자전 장비, 소형 USV는 기뢰전 장비나 통신중계 장비를 갖추게 됩니다. 극소형은 정보·감시·정찰과 통신중계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미 해군의 예산안에 따르면 우선 2024년까지 길이 68~100m, 배수량 2000t급으로 초계함 크기인 대형 USV 10척으로 구성된 유령함대 건조 계획이 확정됐습니다. 2척 개발예산에는 4억 달러(한화 4778억원)가 배정됐습니다. 또 길이 17m 이하의 통신네트워크용 중형 USV 개발예산도 정부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이들 USV는 평상시 정찰·감시 자산으로 활용하다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유도탄을 탑재해 함대 형태로 운항하게 됩니다. USV의 지휘함 역할을 하는 신형 유도미사일호위함 ‘FFG(X)’ 개발 계획도 최근 미 해군 예산안에 포함됐습니다. 정 전 총장은 “신형호위함 FFG(X)는 이제까지 순양함, 구축함이 담당했던 역할을 떠맡고 필요시 다수의 무인체계를 지휘하는 모함(母艦)으로서 지휘통제, 네트워킹 임무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해군은 2030년까지 FFG(X)를 20척 건조할 계획이며, 1번함 건조 및 연구개발 예산으로 13억 달러(1조 5500억원)를 배정했습니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전면적인 무인함 전략 도입에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대형 조선소가 위치한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기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항모 조기 퇴역, ‘유령함대 예산’ 압박 분석도 새 제럴드 포드급 항모인 ‘존 F. 케네디’(CVN-79), ‘엔터프라이즈’(CVN-80) 도입 예산을 미 의회가 승인한 상황에서 굳이 수명이 20년이나 남은 항모 트루먼함을 조기 퇴역시킬 명분이 있느냐는 비판 목소리도 나옵니다.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인 토머스 칼렌더는 “그동안 항모가 수행해온 근접항공지원, 해양통제, 대규모 전력투사, 방공 등 다양한 임무를 어떤 전력이 대체할 수 있겠느냐”며 “트루먼함의 조기퇴역은 분명 국방부가 후회할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미 해군 전투체계참모부장 빌 머즈 중장은 “어떤 무인체계나 전력에 투자해야 할 지 결정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우선은 올바른 방향으로 빨리 출발할 필요가 있어 과감한 결정을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전 총장은 “트루먼함의 조기퇴역 결정은 더 많은 해군예산을 승인하도록 미 의회를 압박하기 위한 미 해군의 ‘벼량끝 전술’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이런저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양 무인 전투체계는 시간 문제일 뿐 이미 대세로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미 해군은 최근 인디펜던스급 연안전투함(LCS) ‘개브리엘 기퍼즈’를 태평양 지역에 배치했습니다. 이 함정에는 함대함, 함대지 공격이 모두 가능한 ‘해군타격미사일’(NSM)이 실려있는데, ‘MQ-8B 파이어 스카우트 무인헬기’가 표적을 포착하는 방식으로 185㎞ 밖에서도 공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푼 대함미사일’ 사거리 124㎞를 크게 뛰어넘는 성능입니다. 특히 NSM은 저고도로 접근하는 순항 미사일이어서 레이더로 포착하기 힘든 무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1900년 잠수함 등장으로 촉발한 ‘1차 함정혁명’, 1922년 항모 등장으로 시작된 ‘2차 함정혁명’, 1954년 핵추진 잠수함이 이끈 ‘3차 함정혁명’을 넘어 이제 무인함을 중심으로 한 ‘4차 함정혁명’이 시작될 전망입니다. 우리 해군도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개발한 최초의 감시·정찰용 USV ‘해검’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지지 않도록 우리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겁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일본 선제타격용 순항 미사일 도입 추진한다… 내년 국방예산 한국보다 10조원 많아

    일본 선제타격용 순항 미사일 도입 추진한다… 내년 국방예산 한국보다 10조원 많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가는 개헌을 추진하려는 가운데 일본이 상대국의 공격권 밖에서도 선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장거리 순항 미사일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격을 당했을 때 비로소 반격하는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원칙이 훼손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방위성이 30일 확정한 내년도 예산요구서에서는 ‘스탠드오프(standoff) 방위 능력’을 확보하겠다며 F-35A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는 스탠드오프 미사일인 JSM을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스탠드오프 미사일은 상대국의 위협 범위 밖에서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순항 미사일로, 유사시에 자위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고 침공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스탠드오프 미사일이 필요하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하지만 JSM은 사정권 밖에서 적국 기지를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미사일을 도입하는 것은 적 기지 공격 능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전력 보유를 금지한 헌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본 헌법 9조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전쟁이나 무력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전력 보유도 금지하고 있다.내년도 예산에 JSM 취득 비용을 반영하기로 하면서 일본은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위성 출신인 야나기사와 교지 전 관방 부장관보는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적이) 멀리서 공격할 경우 외딴 섬 방위 등을 위해 쓸 것이므로 전수방위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설명하지만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상대방 국토에 있는 목표를 공격할 수 있고, 미국이 그런 목적으로 개발한 미사일”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방위성은 방해 전파를 내보내 적을 효과적으로 교란하고, 자위대의 항공 작전을 지원하겠다며 스탠드오프 전자전(戰) 항공기 개발 비용으로 207억엔(약 2348억원)을 예산으로 요구했는데, 이 역시 기능적으로는 적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수 있어 전수방위에 원칙에 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위성은 우주 공간, 사이버 공간과 더불어 전자파 관련 분야를 육해공이라는 종래의 분류를 넘어 새로운 방위 체계가 필요한 영역으로 규정했으며 항공자위대에 ‘우주작전대’(가칭)를 신설하고 육해공 자위대 합동으로 구성한 사이버 방위대를 확대 개편하는 등 새로운 영역 확대를 꾀한다. 예산 요구서에 반영된 주요 장비의 증강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일본의 군사적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를 사실상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기로 한 것은 자위대의 활동 반경 및 대응력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방위성은 이즈모와 함께 운용하기 위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35B 전투기 6대를 사들여 작전의 유연성을 확대할 계획이며 이와 별도로 F-35A 3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재집권한 후 일본 방위 예산은 이번까지 8년 연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방위성은 이 같은 사업 비용을 포함해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방위 관련 전체 예산 요구액으로 전년도보다 1.2%(648억엔) 많은 5조 3223억엔(60조원 상당)을 확정했다. 이같은 금액이 확정되면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한국의 내년도 국방예산안(50조 1527억원)과 비교하면 10조원가량 많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내년 병장봉급 54만원으로...월 1회 ‘삼겹살데이’

    내년 병장봉급 54만원으로...월 1회 ‘삼겹살데이’

    정부의 내년도 국방예산안이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이 넘는 규모로 편성됐다. 국방부는 29일 “2020년도 국방예산이 2019년 대비 7.4% 증가한 50조 1527억원으로 편성했다”며 “이에 따라 2017년 40조 3347억원이었던 국방예산은 2년 반 만에 약 10조원(연평균 7.5%)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최근 불확실한 안보 환경을 고려해 군이 전방위 안보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방력 강화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국방예산안 가운데 방위력개선비는 전년 대비 8.6% 증가한 16조 6915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방위력개선비 평균 증가율은 11%로, 이는 지난 정부 9년간의 평균 증가율 5.3%의 2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체 국방비에서 차지하는 방위력개선비 비중은 2006년 방위사업청 개청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 33.3%로 증가했다. 후속군수지원, 교육훈련 강화, 장병복지 개선 등에 초점이 맞춰진 전력운영비는 6.8% 증가한 33조 4612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구체적으로 핵·WMD(대량살상무기) 위협 대응 6조 2149억원, 감시정찰·지휘통제 기반전력 구축 3459억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관련 한국군 핵심군사 능력 보강 1조 9470억원, 국방개혁에 따른 군 구조개편 추진 여건 마련 6조 315억원 등 무기체계 획득 예산으로 총 14조 7003억원이 반영됐다. 핵·WMD 대응 예산은 올해 대비 22.6% 늘었고 ‘장보고-Ⅲ(3000t급 잠수함)’ 건조 예산 6596억원,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예산 1조 7957억원, 군 정찰위성 2345억원 등이 포함됐다. 올해 6억원에 불과한 전술지대지 유도무기 사업에는 630억원을 반영했다. 올해 550억원이던 장거리 공대지 유도무기 개발사업도 1556억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3만t급 경항공모함 건조에 필요한 핵심기술 개발에도 271억원이 편성됐다. 예산은 F-35B 등 수직 이·착륙 전투기의 하중을 견디는 갑판기술(255억원), 설계 전 함정 모양과 구조 연구(16억원)에 투입된다. 국방부는 앞서 지난 14일 발표한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내년부터 F-35B 수직 이·착륙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대형수송함 개념 설계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21억원이던 K-2 전차 사업에 1405억원을 투입하고, 한국형 전투기사업은 올해 6642억원에서 1조 403억원으로 높였다. 병사 봉급은 병장 기준으로 올해 월 40만 6000원에서 54만 1000원(2017년 최저임금의 40%)으로 인상된다. 급식 단가도 6% 인상되고, 1인당 연간 10만원 범위에서 8만 명에게 자기개발비가 지원된다. 전방 11개 사단에서 보급된 민간업체 동계패딩을 내년에 입영하는 전체 병사(22만명)에게 지급된다. 내년 군부대 식단에는 매월 한차례 삼겹살과 ‘컵 과일’이 오른다. 각 부대는 매월 하루를 ‘삼겹살 데이’로 지정해 삼겹살을 부식으로 제공한다. 삼겹살은 1회 1인당 300g이 지급된다. 여름철 삼복 기간과 6∼8월에는 매월 1회 전복 삼계탕을 보급하기로 했다. 전복 삼계탕은 연 5회에서 6회로 늘어난다. 이를 위한 예산 264억원이 편성됐다. 예비군 일반훈련 중식비는 6000원에서 7000원으로, 동원훈련 보상비는 3만 2000원에서 3만 6000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개인전투체계인 ‘워리어플랫폼’은 특공·수색부대에서 6개 보병사단으로 확대한다. 조준경과 헤드셋 등 9종의 전투장비, 신형 방탄복과 방탄 헬멧 등의 워리어플랫폼이 보급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한일 간 역사·영토문제 ‘日 도발’ 뒤엔 美 묵인·방조 있었다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한일 간 역사·영토문제 ‘日 도발’ 뒤엔 美 묵인·방조 있었다

    8월 최강의 무더위 속에서도 한국민은 ‘열공’ 중이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신상 문제로 맥이 빠지긴 했지만, 열기가 수그러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둘러싼 논란으로 열공은 더 깊어졌다. ‘도대체 일본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이제는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로 주제는 확장됐으며 가쓰라·태프트 밀약, 샌프란시스코 조약, 한일협정 그리고 지소미아로 심화됐다. 공교롭게도 일본을 파고들면 들수록 나타나는 게 미국이었다. 한국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역사문제, 영토문제를 따져 보아도 미국이 있고, 일제가 조선을 병탄할 수 있게 길을 터준 곳에도 미국이 있었다. 일본이 ‘침략전쟁’을 부인할 수 있게 하고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일제하 강제동원과 인권유린에 대한 배상을 거부할 빌미를 준 데에도 미국이 있었다. 특히 최근 한일 간의 첨예한 마찰 속에서 미국이 보인 태도는 미국으로 눈을 돌리게 한 결정적 계기였다. 일본의 일간지 마이니치신문의 8월 11일자 보도(“‘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문제’에 대해 일본을 지지했다”)처럼 미국은 일본의 도발을 묵인 혹은 방조했다.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2일 이런 문답을 했다. “7월 초 미국에서 중재를 요청하지 않았는가?” “(국제 협상에서) 무언가를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글로벌 호구가 된다. (중략) 1905년 고종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려는 일본의 행위를 제지해 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가 ‘호구’가 되지 않았는가.” 맞다, 한국은 참으로 오랫동안 ‘호구’였다. 1905년 5월 24일 쓰시마해협에서 일본의 연합함대는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대파했다. 양국은 종전협상을 서둘렀다. 7월 27일, 필리핀으로 가던 미국의 육군장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가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지시로 일본에서 가쓰라 다로 일본 총리를 만났다. “한국은 러일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자 귀결이다. (중략) 확고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쓰라의 말에 태프트는 적극 동의했다. “일본의 동의 없이는 어떤 대외조약도 체결할 수 없을 정도의 (한국에 대한) 보호조치를 확립하는 것이….” 가쓰라가 답례했다. “필리핀은 미국과 같은 나라가 통치하는 것이 일본에 유리하다.” 비망록을 전달받은 루스벨트는 31일 회답했다. “협의 내용은 전적으로 옳다. 내가 확인했다는 사실을 가쓰라에게 전달하시오.” 이 전문은 8월 7일 전달됐다. 고종은 8월 4일에야 이승만을 통해 ‘일본의 주권 침해를 막아 달라’는 밀서를 루스벨트에게 전달하려 했다. 미국 정부는 접수를 거부했다. 한 달 뒤 1905년 9월 5일 포츠머스조약이 체결됐다. 조약에는 태프트와 가쓰라의 비망록에 담긴 ‘일본의 대한제국에 대한 지도 감독 보호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일본은 외교권 박탈을 압박했다. 고종은 10월 호머 헐버트를 통해 다시 또 밀서를 보냈다. 미국은 이번에도 접수를 거부했다. 11월 17일 결국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됐고, 대한제국은 일본의 ‘보호국’으로 전락했다. 고종은 을사늑약의 불법성을 호소하는 밀서를 헐버트를 통해 보냈지만 문전박대만 당했다. 미국은 오히려 대한제국의 공사관을 퇴거해 달라는 일본의 요구를 가장 먼저 수락했다. 36년 뒤 일본이 미국의 진주만을 침공했고, 미국은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했고, 강화조약 협상에 들어갔다. 미국은 일본을 철저하게 무력화시키려 했다. 이 전쟁에서 미군 15만 6000여명을 잃었으니 당연했다. 그런데 동아시아의 정세가 급변했다. 1949년 6월 중국 공산당은 대륙을 사실상 장악했다. 그해 8월 29일 소련이 원자폭탄을 개발했다. 이듬해 6월 25일 북한이 남침했다. 이제 미국의 위협은 소련과 중국이었다. 미국은 돌연 일본의 무력화 대신 재건 쪽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일본 열도만큼 소련과 중국을 봉쇄할 기지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조약에서 미국은 전쟁 피해에 대한 일본의 배상 책임을 면제했다. 침략국으로 규정하지도 않았다. 독도나 ‘북방 4개 섬’ 등 영토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의 주장을 반영했다. 일본의 재무장도 용인했다. 미국은 대신 미일 안보조약과 행정협정을 통해 일본 열도를 미군기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1951년 9월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그로 말미암아 영토 분쟁과 역사 분쟁 등 동북아시아에 온갖 부정적 유산을 남겨 놓았다. 연합군에게 독도는 애당초 한국령이었다. 연합군은 일본의 행정구역에서 독도를 제외했다. 1946년 6월 공표한 연합군 최고사령관 각서 1033호는 일본 선박의 독도와 그 주변 12해리 이내 출입을 금지했다. 한국의 방공식별구역에 독도를 포함했다. 이 식별구역은 지금까지 유효하다. 미국의 강화조약 1~5차 초안에도 독도는 한국령이었다. 일본령으로 둔갑한 것은 동북아 정세가 바뀐 1949년 말부터였다(6~9차 초안). ‘역사적 이유’와 ‘냉전적 상황’를 거론했는데, 한반도가 공산화될 경우 독도가 한국령이어선 일본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일본의 주장을 수용한 결과였다. 영국과 호주가 반대하자 미국은 1951년 5월 최종안에서 ‘독도’에 대한 언급을 아예 빼버렸다. 한국의 이승만 정부는 1951년 7월에야 미국에 문의했다. 딘 러스크 국무차관보의 회신은 참담했다. “우리가 아는 정보로는 독도가 한국의 영토로 취급된 적이 없었으며, 한국이 영유권을 주장했다고 볼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은 역사문제와 영토문제로 티격태격했다. 그러나 미국의 관심사는 아니었다. 미국은 오로지 중국과 소련의 봉쇄에 몰두했다. 한국과 대만, 필리핀 등에 일본과 평화조약을 맺을 것을 압박했다. 한국은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부정적 유산에 걸려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었다. 박정희의 군사쿠데타는 미국에 다행이었다. 박정희는 만주군 하급장교 출신으로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등 일본과 일본 수뇌부를 깊이 존경했다. 술에 취하면 일본 군가를 부를 정도였다. 게다가 박정희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 박정희는 얼렁뚱땅 한일기본협정을 체결했다. 역사문제나 영토문제에 대해 일본이 멋대로 해석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청구권 자금이 아니라 ‘경제협력 및 지원’ 명목으로 무상 원조 3억 달러, 차관 2억 달러를 받았다. 뒷돈으로 정치자금 6600만 달러를 챙겼다. 수지맞는 장사였다. 미국으로서도 만족이었다. 중국과 소련를 봉쇄할 수 있는 체제가 완성됐다. 요즘 미국은 일본과 경제전쟁을 벌이는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비 폭탄 증액을 압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만의 특별한 행태는 아니다. 저급할 뿐 전형적인 ‘아메리칸 스타일’일 뿐이다. 그는 한국 정부를 이렇게 조롱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임대료를 수금하러 다닐 때) 브루클린의 임대아파트에서 114.13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 달러를 받는 것이 더 쉬웠다.” 그에게도 한국은 최고의 호구였다. 이용 가치가 없는데도 주한미군을 유지할 미국이 아니다. 한국을 전진기지로 활용해서 얻는 미국의 이익은 막대하다. 미국 의회는 주한미군의 철수 시 이를 대체할 항공모함 전단을 운용해야 하는데, 운용비용이 지금의 주한미군 주둔비의 10배에 이른다고 판단했다.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특별접근프로그램은 북한 미사일 발사 탐지 시간을 알래스카 기지의 15분에서 7초로 단축한다.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사들이는 무기는 덤이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67억 3100만 달러어치에 이른다. 그래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같은 이는 장담한다. “미국더러 주한미군을 빼라고 해도 미국은 빼지 않을 것이다.” 지소미아는 미국의 관심사였다. 2012년 이명박 정부는 울며 겨자 먹기로 국민 몰래 체결하려다 들통나 실패했다. 미국은 만만한 박근혜 정부를 채근해 2016년 지소미아를 체결하도록 했다. 지소미아만이 아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배상 등 역사문제의 담합도 채근했다. 정부는 단돈 10억엔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과 한국민의 자존심을 팔아넘겼고,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막기 위해 사법부를 농단했다. 미국은 정의의 사도도 수호천사도 아니다. 미국은 그저 미국인의 미국일 뿐이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지소미아 종료를 ‘한국의 주권 선언’이라고 한 것에 수긍이 가는 까닭이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사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호혜적 동맹 가치 반영해야

    지난 3월 끝난 제10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의 수석대표인 외교부 장원삼 대표와 미 국무부 티모시 베츠 대표가 어제 서울에서 비공개로 만났다. 사전 면담의 성격이지만, 한미 방위비 분담을 놓고 제11차 협상이 개시된 셈이다. 미국 측에서 우리 국방 예산의 20%가 넘는 최대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요구한다는 얘기를 흘리고 있어 험난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1991년부터 시작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통상 3~5년 단위로 진행됐지만, 미국이 다년 협정을 거부함에 따라 지난해 처음으로 1년 단위, 1조 389억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협상은 달라야 한다. 한국은 18조원을 들여 경기도 평택에 세계 최대·최고 주한미군기지를 건설했고, 지난 10년 동안 7조 6000억원의 미국산 무기를 수입했다. 또 향후 10년간 최소 10조원 이상 미국산 무기를 수입한다. 이런 대규모 무기 구매는 한국의 전략적 필요뿐 아니라 한미 동맹을 강화하려는 정치적 배경도 있다. 또 현재 방위비 분담금 중 미집행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조 9490억원이다. 주한미군은 매년 300억원 남짓의 이자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는 그동안 방위비 분담금이 과다 책정됐음을 보여 주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미국은 제11차 협상 때 주한미군의 인건비와 함께 ‘미군의 작전 지원’을 방위비 분담금 구성 항목의 하나로 추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 미군의 법적 지위를 규정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주한미군 인건비는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 또한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 전개와 같은 작전 지원은 대북, 대중국 등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적 필요에 의한 것일 뿐 한국 방어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방위비 분담금 항목에 포함돼선 안 된다. 미국은 동맹의 가치에 기초해 분담금 산출 방식을 꼼꼼히 따져 합리적인 방위비 분담금을 책정해야 한다.
  • 日, 호위함 ‘이즈모’ 항공모함 개조 본격화…공격형 무장체제 구축

    日, 호위함 ‘이즈모’ 항공모함 개조 본격화…공격형 무장체제 구축

    일본 정부가 ‘공격형 무기’로 인식되는 항공모함 건조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자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를 행사한다는 ‘전수방위’ 원칙 파기에 대한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방위성이 내년 예산안에 이즈모 호위함의 항공모함형 개조와 항모에 탑재할 수 있는 첨단 스텔스기 도입 비용을 편성하기로 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방위성은 최신예 스텔스기 F35B의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를 항공모함형으로 개조하는 비용을 내년 예산 요구안에 반영하기로 했다.F35B 전투기 6기의 도입 비용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F35B는 1대에 140억엔(약 1600억원)으로 6기 도입에는 1조원가량인 840억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F35B는 단거리 이륙과 수직 착륙이 가능해 항모에 탑재할 수 있다. 내년에 도입을 시작해 2024년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 기종을 모두 42기 들여올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일본은 중기 방위전략인 ‘방위계획의 대강’(방위대강) 등을 통해 이즈모급 호위함의 항모화와 F35B의 배치를 결정했다. 일본은 중국에 대한 견제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즈모의 항모화와 F35B 배치는 일본이 그동안 지켜왔던 ‘전수방위’(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항공모함과 F35B는 일본 영토에서 떨어진 해양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공격형 무기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방위성은 이밖에 사이버 방위대와 우주부대 창설, 새로운 지상형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 도입 등에도 예산을 배정할 방침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첨단전력에 104조… 정찰위성 5기 전력화·EMP 2020년대 말 배치

    첨단전력에 104조… 정찰위성 5기 전력화·EMP 2020년대 말 배치

    北위협 독자적 감시·정찰 능력 확보 탄도탄 조기경보·이지스함 레이더 추가 KAMD 방어 지역·요격 능력 확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다층·다중 방어 F35B 등 탑재 다목적 대형수송함 건조국방부가 14일 발표한 ‘2020~2024 국방중기계획’은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위협에 따른 방위력 개선에 중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국방부는 향후 5년간 첨단전력 증강에 투입되는 방위력 개선비를 103조 8000억원으로 책정했다. 북한이 최근 이스칸데르급 신형 탄도미사일(KN23),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신형 에이태큼스(ATACMS)급 전술지대지미사일 등 각종 무기 개발에 성공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2023년까지 1조 2214억원을 투입해 군 정찰위성 5기를 전력화하는 등 북한 위협에 대한 감시·정찰 자산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탄도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는 조기경보통제기를 추가로 2대 더 확보하고 신호정보 수집 능력이 향상된 백두정찰기(RC800)를 새로 전력화해 한국군의 독자적인 감시·정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와 이지스 구축함 레이더를 추가 확보해 북한의 미사일 탐지 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 향상에도 역점을 뒀다. 패트리엇(PAC)과 철매2 등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체계의 성능을 개량해 2023년까지 배치하고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도 2020년대 중반까지 개발을 완료해 다층·다중 방어 능력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충분한 요격 능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중기계획 기간에 추가적인 성능 개발 작업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단거리 이착륙 전투기 탑재가 가능한 다목적 대형수송함의 국내 건조를 추진한다. 2020년부터 선행연구를 통해 개념설계에 착수하고 장기적으로 F35B 스텔스 전투기 등을 탑재할 수 있는 경항공모함으로 발전시킬 전망이다. 이 외에 유사시 북한의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정전탄(탄소섬유탄), 전자기펄스탄(EMP) 등 비살상무기의 국내 개발도 추진해 2020년대 말 배치한다. 또 전략표적 타격을 위해 지상과 함정, 잠수함,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정밀 유도탄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군국주의 아베, 첨단 무기에 ‘혈안’… 日 해·공군 전력 한국에 우위

    군국주의 아베, 첨단 무기에 ‘혈안’… 日 해·공군 전력 한국에 우위

    국방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국가별 ‘군사력’에 대해 의견을 많이 나눕니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인구나 장비 측면에서 선두권인 나라와 일본, 영국 등 우리와 군사력이 비슷한 나라가 있습니다. 언론과 군사전문가들이 기준을 삼는 것은 미국의 ‘글로벌파이어파워’(GFP)라는 사이트인데, 올해 군사력 순위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일본이 근소한 차이로 지난해 8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습니다. 우리는 7위를 유지했고 영국은 6위에서 8위로 내려왔습니다. 일본의 전체 병력 규모는 우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하는데 군사력 순위는 더 높다고 하니 화가 나기도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왜 그럴까요.●올해 국방예산 日 55조원·한국 47조원 8일 GFP 사이트를 참고해 직접적인 군사력 비교부터 해보겠습니다. 인구는 일본이 1억 2617만명, 한국이 5142만명으로 일본이 많습니다. 전체 병력은 일본이 24만 7157명으로, 한국(62만 5000명)의 40%에 불과합니다. 예비군 규모는 우리가 520만명, 일본이 5만 6000명입니다. 하지만 ‘머릿수’는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일본은 ‘모병제’ 국가로 25만명에 가까운 병력 전부가 부사관과 장교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각종 사고로 군 기강이 크게 해이해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일단 부사관급 이상 인력은 우리보다 5만명가량 많습니다. 지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아베 정권이 지난해 말 마련한 ‘방위대강 및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입니다. 한국국방연구원 등의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아베 정권은 최소한의 방위력만 보유하는 ‘전수방위’ 원칙을 ‘적극방위’ 개념으로 바꿔 해마다 군사력 강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아베 정권은 군국주의화를 막기 위해 암묵적으로 정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원칙도 깨버렸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GDP의 1% 정도로 (방위비를) 유지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는 ‘1% 틀’이라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올해 GDP 1% 수준인 55조원의 국방예산을 내년에 60조원으로 올리기로 잠정 결정했습니다. 2023년까지 70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 국방예산 47조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입니다. 일본은 특히 함정, 전투기, 미사일 등 첨단 장비 도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GFP에 따르면 연안 경계 임무를 맡는 초계함급이상 함정 수(잠수함 포함)는 우리가 166척, 일본이 131척으로 우리가 더 많습니다. 그러나 핵심 전투함인 ‘구축함’은 우리가 12척인데 반해 일본은 3배 규모인 37척입니다. 일본은 지난해 7월 7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마야’를 진수시켰는데 미국과 정보공유가 가능한 ‘공동교전능력’을 갖췄다고 합니다. 일본은 조만간 ‘이지스함 8척 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건조하는 이지스함에는 사거리가 700㎞에 이르고 탄도미사일을 잡을 수 있는 최신 함대공 미사일 ‘SM3 블록2’를 장착합니다.●한국, 전차·자주포 등 육상전력은 앞서 이를 기반으로 일본은 이지스함 8척과 항공모함형 호위함 4척 등으로 구성된 4개 ‘호위대군’(기동전단)을 2023년 완성할 계획입니다. 1개 호위대군은 항모형 호위함 1척과 이지스함 2척, 구축함 5척으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현재 세종대왕급(7600t) 이지스함 3척을 보유하고 있고 9년 뒤 6척을 보유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해상전력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잠수함은 일본이 19척, 한국이 16척으로 비슷합니다. 일본은 2023년까지 잠수함을 22척으로 늘린다고 합니다. 육상전력은 우리 군이 앞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차는 한국이 2654대, 일본은 1004대로 2.5배 규모입니다. 다만 장갑차량은 일본이 3072대, 한국은 2870대로 양국이 비슷한 수준입니다. 자주포는 우리가 2140문, 일본이 202문으로 10배, 견인포는 각각 3854문과 500문으로 7배 규모입니다. 항공 전력은 양적 측면에서 우리가 앞서지만, 일본은 최신형 장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전체 항공기 수는 한국이 1614대, 일본은 1572대로 비슷합니다. 전투기는 한국과 일본이 각각 406대, 297대이며 폭격기는 466대, 297대로 우리가 많고 공격용 헬리콥터는 112대, 119대로 비슷합니다. 일본은 남서 지역의 방어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2014년 4월 오키나와에 조기경보기(E2C) 부대인 ‘경계항공대’를 창설하고, 2016년 1월 F15 전투기 비행대를 증편하는 등 공군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2023년까지 최신 스텔스기인 ‘F35A’ 42대를 도입하고 신형 조기경보기, 체공형무인기, 신형 공중급유기 등을 잇따라 전력화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록히드마틴의 첨단레이더 ‘LMSSR’이 포함된 최신형 미사일 요격시스템 ‘이지스 어쇼어’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레이더 2기 도입 예산은 2조 4000억원에 이릅니다. 일본은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 목적은 정보자산 확대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한반도 전역은 물론 중국 동해안까지 일본의 감시망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일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도입 계획도 마련했습니다.●日, 北미사일 정국 틈타 군사력 확대 꾀할 듯 아베 정권은 자위대 지휘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육해공군 자위대를 모두 지휘하는 ‘통합사령부’를 창설했습니다. 2016년 3월에는 직접적인 공격이 없어도 자국에 위협이 된다면 ‘집단적 자위권’을 발동해 무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새 안보법을 시행했습니다. 일본은 이즈모호 같은 항모형 호위함을 항모로 개조한다는 야심도 드러냈습니다. 한일 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초계기 위협’과 ‘독도 출격 도발’ 사건도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근의 북한 미사일 정국을 틈타 일본은 군사대국 야욕을 더욱 공개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각종 행사에서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드러내놓고 앞세우기도 합니다. 우리 국민과 군이 주목하고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G2, 중거리 미사일 亞배치 ‘정면충돌’…패권 전쟁, 안보로 확산

    G2, 중거리 미사일 亞배치 ‘정면충돌’…패권 전쟁, 안보로 확산

    볼턴 “中, 수천개 미사일 배치했기 때문” 中, 한일 등 거론하며 “좌시 않을 것” 경고 항공모함 vs 군사훈련… 남중국해 ‘긴장감’ 美, 北 핵개발 자금 지원 中 은행 3곳 조사 中 농산물 압박에 트럼프 “농가 추가 지원”무역으로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환율에 이어 안보까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후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시사하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동북아 패권을 둘러싼 주요 2개국(G2)의 군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서 “중국은 이미 수천 개의 그런(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해놨다”며 포문을 열었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중국은 INF 조약의 일원이 아니었다. 그래서 자유롭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었다”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 조약에서 탈퇴한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위협을 이유로 아시아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추진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이에 푸총 중국 외교부 군축사 사장(국장급)은 일본과 한국, 호주를 거명하면서 “신중하게 숙고해 영토에 미국의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중국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중국의 문간에 미사일을 배치하면 중국은 대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영유권 분쟁을 앓고 있는 남중국해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에 항공모함을 보냈다고 AP통신이 최근 전했다. 중국도 맞대응으로 남중국해 일대에서 군사훈련을 전개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미중 간 확전에 “진짜 문제는 중국의 잘못된 행동”이라며 지식재산 절도 등의 그릇된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벌칙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이어 북핵 개발 자금 관련 중국은행 3곳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검찰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중국 대형은행 3곳의 수억 달러 규모의 금융거래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3개 은행은 중국교통은행과 중국초상은행, 상하이푸둥발전은행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쿄의 총리관저에서 가진 회담에서 중국에 대해 “군사적 행동과 계획적으로 하는 약탈적 경제 행위가 우리가 지키려는 국제 룰(규칙)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의 강온 전략도 감지된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날 CNBC에 “우리는 오는 9월 중국 협상팀이 오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중 관세와 관련한 것도 변경될 수도 있다”며 재협상 여지를 남겼다. 2020년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필요하다면 내년에도 (미 농가를 위한) 지원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금지로 타격을 받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중서부 팜벨트(농업지대) 표심을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농가에 120억 달러(약 14조 5000억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로 16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남한 ‘첨단무기 개발·도입 계획’ 콕 찍어 경고한 北

    전력화 땐 北 방공망 치명적 타격 우려 노동신문 “매우 위험한 도발행위”비난 북한이 7일 지난 5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면서 한국이 개발·도입하고 있는 첨단무기들을 이례적으로 콕 찍어 열거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으로서는 이들 첨단무기 분야에서 절대 열세에 처해 있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고 보고 경계심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한국의 경항공모함 건조 계획, 스텔스 전투기 F35 및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3(PAC3) 반입,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철매Ⅱ의 개선, 대공미사일 SM3의 도입과 신형 이지스함 탑재 계획,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의 도입 등을 거론하며 “이는 북남 군사분야 합의서의 정신을 짓밟으면서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매우 위험한 도발행위”라고 주장했다. 경항공모함 건조사업은 F35B가 수직 이착륙할 수 있는 배수량 3만t 안팎의 경항모급 ‘대형수송함Ⅱ’를 건조하는 계획이다. 군은 지난달 12일 대형수송함Ⅱ 사업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사업을 1~2년 내에 국방중기계획에 반영하고, 2030년쯤 함정을 건조해 전략화한다는 방침이다. 항공모함은 강대국들의 전유물이라는 점에서 남한의 경항모 보유는 북한으로서는 충격적인 소식일 수 있다. F35는 북한이 특히 민감해하는 전략자산이다. F35는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어 북한 영공을 북한 몰래 제 집처럼 넘나들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안보연구단체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의 다니엘 드페트리스 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텔스 기능이 탑재된 F35가 적의 방공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향후 미사일 공중 요격이 가능해진다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더 무력화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F35 40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PAC3와 철매Ⅱ, SM3, 글로벌호크는 북한이 최근 주력 개발·시험하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포착·요격할 수 있는 주요 자산으로 꼽힌다. PAC3와 철매Ⅱ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을 이룬다. 군 당국은 북한의 신형 미사일에 대응하고 KAMD의 조기 전력화를 위해 현재 운용 중인 PAC3 CRI의 사거리 20㎞보다 두 배가량 긴 PAC3 MSE 유도탄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에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형 패트리엇인 탄도탄 요격용 철매Ⅱ도 성능개량에 나선다. 특히 해상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고 불리는 이지스 구축함용 대공미사일 SM3도 미국에서 도입하는 방안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이달부터 도입할 글로벌호크는 정찰위성과 함께 북한 미사일을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주요 전력자산이다. 북한이 꾸준히 탄도미사일과 신형 방사포, 잠수함 개발에 몰두하는 것은 첨단무기 분야에서는 도저히 남한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보고 자신들이 강점이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시론] 위험천만한 아베 총리/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위험천만한 아베 총리/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의 아베 총리가 2006년 처음으로 총리를 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일본 방위청(차관급)이 방위성(장관급)으로 승격되는 전날 저녁 일본의 한국 특파원 한 사람과 저녁을 하고 있었다. “일본 자위대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는데 내일 아침 방위성 본부가 있는 이치가야에서 방위성 간판을 바꿔 다는 행사가 있을 텐데 무척이나 현장을 보고 싶으시겠어요.” “두말해서 무엇하겠소” 했더니 잠시 후 나갔다 왔다. 그는 “출입허가증 하나 받았다”며 다음날 아침 7시에 방위청으로 오라고 했다. 장관급이 됐으니 군사예산을 훨씬 더 수월하게 늘릴 수 있게 된 방위성 연병장에서는 아베 총리가 연단에 올라서서 자위대 사열을 하고, 강당으로 옮겨 앉아 ‘청년 장교’라는 칭호를 받던 나카소네 전 총리의 기념 축사를 들었다. 방위청 장관을 지낸 나카소네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사부나 다름없기에 축사를 맡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일본이 공식적으로 군사대국이 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방위성으로 간판을 바꿔 단 아베 총리는 우주개발전략본부장이라는 직책도 맡아 우주 개발을 진두지휘해 2025년까지 첩보위성 총 10기를 보유할 예정이다. 지금도 김정은이 현장지도를 위해 어느 건물에서 나오고 있는가를 첩보위성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 아베 총리는 우주군사 능력을 급속히 키워 왔다. 2018년 12월 각의에서는 이즈모형 군함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약 10기의 미국제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해 공격형 군사대국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차기 항공모함은 약 5만톤급은 될 것으로 추정돼 활주로를 통해 비행하는 F35C를 탑재하는 항공모함을 볼 날도 머지않았다. 군사력의 덩치는 커져만 가고 무기도 수비형의 자위대에서 공격형의 군대로 바뀌는데, 일본 평화헌법 제9조는 군사력도 못 갖게 돼 있을뿐더러 전쟁도 치르지 못하는 국가로 못이 박혀 있다. 아베 총리는 이 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일본의 군대로 탈바꿈시키려 하고 있다. 7월 21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는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 안정적인 정권 유지에는 성공했으나 헌법 개정 의석수인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아베 총리가 아니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헌법을 무시하며 군사력 증강을 마음대로 하고 헌법 개정은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일본은 사정거리 400킬로미터 이상이 되는 ASM3 공대함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사정거리가 400킬로미터 이상 되면 자국의 영해 내에서 멀리 있는 중국이나 한국의 군함을 파괴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이다. 자위대라면 절대 보유하지 못할 공격적 무기인 것이다. 헌법 개정이 쉽게 안 되니까 헌법을 무시하고 군사력 증강을 제멋대로 하고 있는 총리가 아베인 것이다.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도 아베 총리이기에 칼을 휘두르는 것이다. 자유무역의 관행상 있을 수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 야마구치(山口)현 출신인 아베 총리의 선배가 동향의 이토 히로부미이고 한국 병탄의 기초를 닦은 가쓰라 다로 전 총리가 이 지역 출신인 걸 보면 한국 잡아먹기의 전통이 고스란히 전래되는 지역적 특성이 있음을 간파하게 된다. 헌법 개정도 멀지 않은 시기에 성사되리라 본다. 그 이유는 일본민의 민족성에 있다.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특히 민감한 일본 국민은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에 늘 초조해한다. 만약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센가쿠열도에 중국의 위협이 현실화되면 일본의 헌법 개정은 즉각 실행되고 자위대는 국군이 돼 군사대국으로 종횡무진 달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일본의 항공모함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 늘 출몰함은 물론이고 독도 근해에도 나타나 무력시위를 해 댈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아베 총리만큼 헌법 개정에 열을 올리는 총리는 없었다. 그는 군사력을 가장 크게 증강시키는 인물이다. 문제는 아베 총리가 장기 집권 중이라 일본의 보수 우경화가 그의 재임 중에 더욱 강성해진다는 것이다. 2019년 11월이 되면 아베는 총리 재직 일수가 약 2890일이 넘어 역대 최장수 기록을 세우고, 별일이 없으면 2021년 9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하니 일본의 군사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이는 한국은 상대도 되지 못하는 군사력을 구축한다는 의미다. 아베 총리를 견제할 외교적 수단, 군사적 수단 모두를 강구해야 할 때다.
  • “호르무즈 해군력 강화”…英, 구축함 추가 파견

    이란에 자국 유조선을 나포당한 영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구축함을 추가로 파견했다. 그동안 영국은 이 지역에서 선박 보호임무를 수행하기에 해군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란 나포에… 45형 전투함 보내 선박 보호 28일(현지시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이날 걸프만에 도착한 45형 구축함 ‘HMS 덩컨’은 이 지역에서 홀로 임무를 수행하던 ‘HMS 몬트로스’와 함께 영국 선박들을 경호하게 됐다. 벤 월리스 국방장관은 “군사적 조치 없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해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외교적 해결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현실화할 수 있을 때까지 영국 해군은 선박에 대해 안전장치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HMS 덩컨은 영국 해군이 지금까지 건조한 전투함 중 가장 진보한 형태의 군함으로 내세우는 구축함이다. 지중해와 흑해에서 주로 임무를 수행했으며, 시리아에서 실전에 투입된 프랑스 항공모함 전단을 지원하기도 했다. HMS 몬트로스는 이 지역에서 최근까지 자국 선박 35척을 호위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이란이 ‘스테나 임페로’호를 나포하면서 영국 해군력이 이 지역 경호임무를 담당하기에 부족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국방 참모장을 지낸 데이비드 리처드 경은 최근 BBC 인터뷰에서 “영국 해군은 동맹국 없이 큰 효과를 거두기엔 너무 작다”면서 “어떤 이유에서건 정부는 우리가 직면한 위협과 특히 장기적인 위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가디언 역시 앞선 보도에서 군함 한 척과 기뢰 3기만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영국 선박을 호위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유럽 등 이란 핵합의 서명국 “계속 준수” 합의 한편 이날 이란 핵합의에 서명한 이란·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과 유럽연합(EU) 외교관들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핵합의를 계속 준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회담에 참석한 푸충 중국 외교부 군축 담당 국장이 “모든 참가국이 합의를 지키고 균형 있게 이행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이란 대표인 아바스 아락치 외무차관은 “유럽이 핵합의에 따른 이란의 이익을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는 합의 이행을 계속 줄일 것”이라고 합의 이행에 조건을 걸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우리는 왜 ‘국산 항공모함’을 꿈꾸나

    [밀리터리 인사이드] 우리는 왜 ‘국산 항공모함’을 꿈꾸나

    경항모 도입시 年운용비 1500억원 이상“좁은 바다에서 운용효율 떨어져” 주장도독자적 작전 가능·공군기지 건설 대비 효과일본·중국 등 주변국 대응할 전략자산 필요해군이 숙원사업으로 여겼던 ‘경항공모함’ 건조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 12일 박한기 합참의장과 육·해·공군총장, 해병대사령관이 참석한 합동참모회의에서 군은 이 사업을 장기소요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군에 따르면 가칭 ‘백령도함’으로 불리는 ‘대형수송함-Ⅱ’는 만재 배수량(최대 적재량을 실은 선체가 밀어내는 물의 부피) 3만t급으로 ‘경항모’급으로 추진될 전망입니다. 일반적으로 항공모함은 7만t 이상을 ‘대형항모’, 4만t 이상 7만t 미만을 ‘중형항모’, 4만t 미만을 ‘경항모’로 분류합니다. 이에 따라 백령도함은 만재 배수량 1만 9000t급 수송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보다 1만t 이상 커질 전망입니다. 참고로 독도함에는 축구장 2개 크기의 갑판과 250인분 밥을 1시간 안에 지을 수 있는 조리시설, 24시간 운영하며 드럼세탁기 20여개를 갖춘 빨래방, 제독실, 응급환자 수술실, 치과, 약국, 병실, 구금시설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또 병력 1000명(승조원 300명), 장갑차, 헬기 등을 실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해군 숙원사업 ‘경항모’ 장기사업으로 추진 여기에 더해 백령도함은 갑판을 특수재질로 만들어 ‘F-35B’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B는 미국 해병대용으로, 우리가 이미 도입한 공군용 ‘F-35A’와 달리 수직이착륙 기능이 있어 경항모에 최적화된 기체입니다. 그럼 백령도함 도입 계획은 왜 나왔을까. 사실 군은 당초 마라도함을 개조해 F-35B 운용이 가능한 지 평가해볼 계획이었습니다. 마라도함 갑판은 F-35B의 엔진 열기를 감당할 수 없는데다 하부 구조물이 전투기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지 검증돼 있지 않아 전투기 운용 가능성 여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국방부는 실제로 지난해 8월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대형 상륙함 미래 항공기 탑재 운용을 위한 개조·개장연구’라는 제목의 연구용역을 공고했지만, 연구는 시도조차 못 하고 사업이 흐지부지됐습니다. 마라도함을 개조해 F-35B를 싣는 방식은 비용 측면에서 엄청난 부담이 생기는데다, 내년 전력화 예정인 마라도함의 운용계획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에 정부와 군은 ‘대형수송함 3번함’ 건조계획으로 사업 방향을 급선회하게 됩니다. 그러나 경항모 건조사업의 윤곽이 드러나자마자 ‘운용효율’과 ‘비용’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좁은 한반도 해역에서 경항모를 운용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입니다.항공모함을 운용하려면 막대한 비용을 고려해야 합니다. 원자로로 기동하는 미국의 대형항모 1년 유지비는 3000억~4000억원에 이릅니다. 단순히 항모만 기동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기 운용비용을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경항모 운용비도 최소 1500억~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중형항모 건조비용은 5조~6조원, 경항모는 3조~4조원에 이릅니다. 좁은 바다에서 굳이 이런 거액을 쏟아부어가며 항모를 유지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겁니다. ●언제까지 美 전략자산에 기대야 하나 그러나 군 전문가들은 이런 지적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이야기’라고 반박합니다. 우선 전략자산인 항모를 운용하면 해외 지원을 받지 않는 독자적인 해·공군 작전이 가능해집니다. 미국은 방위비 분담협상에서 늘 항공모함이나 핵추진 잠수함, 장거리 전략폭격기 등의 운용비용을 우리가 분담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는데, 항모를 우리가 직접 운용하면 이런 압박에서 좀 더 자유로워진다는 겁니다. 미국 CBS 방송이 지난달 보도한 ‘전략폭격기 운용비용’ 자료에 따르면 B-1B는 시간당 9만 5758달러(한화 1억 868만 원), B-2A는 12만 2311달러(1억 3649만원), B-52H는 4만 8880달러(5455만 원)라는 엄청난 운용비용이 소요됩니다. 이들 3기의 전략자산을 각각 13시간 왕복 비행하면 1회에만 347만 337달러(38억 7289만원)가 들어갑니다.항모의 이점은 의외로 수도권 인근의 ‘공군기지 건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앞으로 수도권에 공군기지를 추가로 마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주민들은 소음이 많은 공군기지 건설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전투기를 아무리 많이 도입해도 수도권 기지를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겁니다. 심지어 시민단체 등에서는 수원 공군기지를 폐쇄하거나 오산 미군기지 등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만약 어렵게 다른 지역에 설치하는 것을 허가받았다고 해도 항모 건조비용보다 훨씬 큰 비용과 정치적 부담을 감당해야 합니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250만평(826만4462m²)의 공군기지를 건설하는데 무려 25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항모가 비록 운용비 측면에서 부담이 크더라도 주민 반대나 정치적 문제에 휘말리는 것을 미리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항모를 운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을 갖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국방비는 356억 달러로 2023년 경항모를 보유할 예정인 일본(460억 달러), 중형항모 1척을 운용하는 프랑스(486억 달러), 중형항모 2척을 운용하는 영국(507억 달러)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대규모 병력 운용 탈피해 항모 전단 운용 필요 이에 따라 육군의 대규모 병력 운용비를 조정해 항모를 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북한을 포함한 각국의 도발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고 분쟁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즉각적인 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부각됩니다. 최근 한반도 정세는 시간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접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진입해 우리 영해에 근접 비행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다 일본은 군비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항공모함 6척을 도입할 계획이고 일본은 헬기탑재형 호위함인 ‘이즈모급’ 함선 2척을 2023년 경항모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굳이 북한의 무력시위 대응이나 ‘대양해군의 꿈’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 해군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항모 도입 논의는 이미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시작됐지만 경제적 여건과 운용비 부담 등의 문제로 수차례 좌절됐습니다. 국민과 정치권의 도입 요구는 많았지만 정부와 군 내부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사업을 구체화하는데 수십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후 세종대왕급 이지스함과 도산 안창호함, 장보고함 등 각종 잠수함 도입 사업이 국민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항모 건조 사업도 어렵게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충분한 준비기간이 있기 때문에 당장 사업을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국방중기계획에 항모 도입 사업을 포함시킨다고 해도 실제 건조까지는 10년 이상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한 군 관계자는 “비용 문제로 전력화에 걸림돌이 많다고 해도 미래를 위해 최소한의 대책은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여론이 우호적인 것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우리 해군역사의 상징인 ‘거북선’처럼 역사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군이 충분히 연구해 긍정적인 성과를 내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 항공모함 100년과 동북아 정세/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일본 항공모함 100년과 동북아 정세/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항공모함은 공격적인 무기다. 일본이 지난해 말 항공모함을 갖겠다고 선언함으로써 한국의 이웃 국가들인 중국과 일본이 항공모함 경쟁에 돌입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항복한 이후 74년이 지난 2019년 현재 필자의 생애에 일본의 항공모함이 재등장하는 장면을 목격할 줄은 몰랐다. 역사는 이렇게 확 바뀌는구나 하는 사실을 절감하는 오늘날이다. 일본은 1920년 세계 최초로 항공모함 ‘호쇼’의 착공을 개시한다. 항공모함 개발의 선구자였던 영국이 기존 여객선이나 순양함을 개조해 항모화했던 반면에 처음부터 항공모함의 개발을 시작한 나라는 일본이 최초다. 그리고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 공격을 할 시점이었던 1941년 1월 통계를 보면 미국의 항공모함이 9척, 영국이 9척, 일본이 11척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항공모함을 보유한 나라는 일본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반격이 시작되고 잠수함 공격으로 일본의 항공모함이 줄줄이 격침되기 시작하면서 일본은 패망의 길로 들어섰지만 항공모함 역사에서 일본은 큰 획을 그은 나라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지 73년 만인 2018년 12월 18일 일본의 아베 신조 내각은 헬리콥터 탑재 군함이라고 속이던 이즈모형 군함을 미국의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F35B 10기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일본이 항공모함을 보유하는 것은 항공모함 자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항공모함을 운용하려면 그에 따른 잠수함과 이지스함ㆍ구축함 등이 함께하게 되는데, 공격적인 군사력의 집합체라는 점에서 우리의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일본의 항공모함보다 큰 미국의 항공모함에는 이지스함ㆍ잠수함ㆍ구축함 등 따라붙는 군함들이 최소 10척이 넘는다. 거기에다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들이 탑재돼 있으니 일본의 항공모함 보유는 한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 일본이 항공모함을 보유한다는 것은 일본의 항공모함 건조 역사를 볼 때 크나큰 걱정거리다. 일본은 1920년 항공모함 건조를 처음 시작해 20여년 만에 세계 최대의 항공모함 국가로 발전한 역사적 사실이 있다. 그때의 항공모함 건조 기술과 운영 등 다양한 경험이 축적돼 있다. 일본이 항공모함 보유 국가로 변신하면서 42기의 F35B 수직이착륙기를 도입할 예정인데, 산술적으로 환산하면 최대 4척의 항공모함을 보유할 수 있어 한국의 안보는 더 위태롭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일본과 중국이 항공모함 경쟁을 시작하면서 한국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똑같이 항공모함 경쟁에 뛰어들 수도 없고 급변하는 주변국의 정세에 맥없이 앉아 있을 수도 없고 하니 차선책으로 잠수함 증강을 생각할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1943년부터 약 1년 동안 일본이 자랑하던 항공모함 무려 8척이 미국의 잠수함 공격에 의해 침몰됐던 것을 상기하면 여전히 항공모함은 잠수함 공격에 가장 취약하다. 한국으로서는 세계 최강의 최첨단 잠수함을 육성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이 주변국의 위협에 시달리지 않고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했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이라는 외교는 엄청난 돈을 들여 가며 무기 사재기를 하는 국방 전략 이상으로 국가안보와 평화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평화 전략이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은 중국과 일본이 항공모함 보유 국가로 변신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나간 역사에서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크게 시달리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이 두 나라가 항공모함 보유 경쟁에 들어섰다는 것은 그동안의 평화를 위협하는 상징으로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러한 위협의 정도는 더욱더 거세질 전망이다. 우리 후손들이 과거 역사처럼 무릎 꿇는 일에 맞닥뜨리지 않게 하려면 지금보다 더 경제적으로 선진국이 돼야 외교와 국방의 지평도 넓어진다.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를 147기나 도입하겠다는 일본은 경제적으로 부자인 나라다. 평화가 경제안보로 유지된다는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 美, 이란 지원 ‘헤즈볼라 때리기’… 이란 “美항모 사정권에”

    미국이 이란과 관계가 깊은 레바논 무장 세력 헤즈볼라 고위 인사 3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런 결정은 미국이 대이란 추가 제재를 경고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미국 항공모함이 사정권에 있다”며 구체적인 군사 도발을 경고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레바논 의회 헤즈볼라 소속 의원인 아민 셰리, 무함마드 하산 라드와 헤즈볼라 최고위 관리인 와피크 사파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들은 지위를 이용해 헤즈볼라와 이란 정권이 레바논의 주권을 훼손하는 걸 돕고 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란의 이슬람원리주의에 큰 영향을 받은 무장단체로, 수많은 테러를 감행했다. 현재도 이란의 자금 지원을 받으며 IRGC와 군사적으로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땅에서 철군한 뒤엔 정당으로 변모해 의회에서 꾸준히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선 128석 중 13석을 확보했으며, 지난 1월 결성된 연립정부에서 3개 부처를 차지했다. 하지만 미국은 헤즈볼라의 정치 활동과 군사 활동이 분리돼 있다고 보지 않는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헤즈볼라의 정치적, 군사적 날개를 구분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2017년부터 헤즈볼라와 관련된 개인과 단체 이름 50개를 제재 명단에 올렸지만, 선출된 국회의원을 이 명단에 올린 것은 처음이다. 알리 페이야드 헤즈볼라 의원은 현지 방송에서 “이번 제재는 레바논 국민에 대한 굴욕”이라고 말했다. 알리 하산 칼릴 레바논 재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제재는 정당화되지 않았으며, 레바논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날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결정에 앞서 IRGC는 “(걸프 해역 내) 미군 기지는 우리 미사일 사정권에 있다”며 “그들(미국)이 실수를 하면 그들의 항공모함들을 파괴해 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이란과의 군사적 대치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전쟁 와중에 남중국해에서 맞짱 뜨는 美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역전쟁 와중에 남중국해에서 맞짱 뜨는 美中

    미국과 중국이 ‘사생결단’식 무역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남중국해에서도 정면 충돌하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해역에서 대함(對艦) 탄도미사일(ASBM) 발사시험을 실시하자 미국이 “도발 행위를 삼가라”며 촉구하며 맞대응에 나서는 바람에 남중국해에 긴장감이 팽팽해지고 있는 것이다. 영국 BBC, 미 CNN,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明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지난달 말 군사훈련 중이던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南沙群島, 필리핀명 칼라얀군도) 부근 인공 구조물에서 여러 발의 ASBM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히며 이를 “충격적”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ASBM은 군함이나 항공모함을 격침하기 위해 개발된 탄도미사일이다. 고고도에서 거의 수직으로 내리꽂아 목표물을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수평비행을 하는 초음속 미사일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진 일반 방공체계로는 ASBM을 방어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발사한 ASBM은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東風)-21D’(DF-21D)로 추정되며 중국이 미국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남중국해 분쟁해역 내에서 ASBM 발사 시험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SCMP는 전했다. 육상에서 발사되는 둥펑-21D는 사거리가 1500㎞인 중거리 미사일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ASBM 발사 시험을 한 것은 미국과의 무역협상 재개에 맞춰 대미(對美)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SCMP는 4일 “중국은 미국과의 다음 라운드의 무역협상에 앞서 남중국해에서 대함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함으로써 군사적 근육을 풀고, 협상력을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가 니러슝(倪樂雄) 상하이정법학원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당신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으려 할 때, 보다 많은 카드를 손에 쥐려 할 것”이라면서 “이것(ASBM 시험 발사)은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무역 및 기술 전쟁에 따른 경제적 압박뿐만 아니라 대만과 홍콩 문제로 인한 정치적 압박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北京)에서 활동하는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도 “중국은 대함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예정된 것이며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미 국방부의 성명 발표는 미국 또한 (중국의 ASBM 발사에 대해) 압박을 받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만큼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ASBM 시험 발사가 남중국해를 군사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도 3일 “미국뿐만 아니라 지역 국가들이 군사기지화를 포함해 분쟁지역에서 이뤄지는 공격적이고 일방적인 행위를 우려해왔다”며 “중국은 군사기지화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명백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항행의 자유는 보호돼야 할 중요한 권리”라며 “우리는 그러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미국은 관여하지 말라”고 강도 높게 맞섰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샤오위안밍(邵元明)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은 앞서 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이는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한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인도·태평양 전략’(미국 주도의 대중국 봉쇄정책)을 설명하면서 대만에 대한 지원과 함꼐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언급한 데 따른 반발 차원으로 해석된다. 샤오 부참모장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선 “중국은 남중국해 섬과 인근 해역에 대한 확실한 주권을 가지고 있으며 역사적 및 법적 근거가 충분하다”면서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군사 행동은 역내 평화와 안정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물론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에서 ASBM 발사 시험이 이뤄졌다는 미 언론 보도에 대해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싼사(三沙)해사국은 지난달 29일 0시를 기해 파라셀군도(중국명 西沙群島)와 스프래틀리군도 사이 2만 2200㎢(동서 202㎞, 남북 110㎞) 해역을 항행금지 구역으로 지정했다. 항행금지 기간은 이날부터 3일 자정까지 5일 간 군사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해사국은 밝혔다. 홍콩 면적의 20배가 넘는 해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훈련이 벌어질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싼사해사국의 전격적인 발표가 나온 것은 일본 오사카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날이었다. 더군다나 이례적인 것은 이번 항행금지 구역이 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위해 남태평양에 항행금지 구역을 설정했던 1980년 이후 중국이 설정한 항행금지 구역 중 본토에서 가장 먼 해역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그동안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해왔지만 항행금지 구역은 광둥(廣東)성이나 하이난(海南)성 앞바다 등 근해를 벗어나지 않았다. 이런 만큼 이번 군사훈련을 두고 “미국과 일본을 정조준한 것”이라고 대만 연합보(聯合報)가 분석했다. 남중국해에선 앞서 지난달 13일 미일 해군이 합동 훈련을 했고, 26일엔 일본 해상보안청과 해상자위대가 이 해역에서 처음으로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미일은 일방적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사기지화를 가속화해온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명보는 “미중 무역 전쟁 휴전 직후 벌어지는 이번 군사훈련이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거친 힘겨루기를 촉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남중국해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 지역의 연간 해상물동량(금액 규모)은 3조 4000억 달러(약 3983조원)에 이르며 석유와 천연가스 등 부존자원도 풍부하다. 지리적으로 보면 남중국해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에 둘러싸인 거대한 바다다. 해역 면적만 한반도의 13.6배인 300만㎢나 된다. 주변 국가는 중국을 비롯해 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베트남 등 5개국이다. 남중국해에는 크게 동서남북 4개의 군도가 있는데 북쪽부터 프라타스군도(중국명 東沙群島), 파라셀군도, 메이클즈필드뱅크(중국명 中沙群島), 스프래틀리군도 등이다. 이 중에서 프라타스군도와 메이클즈필드뱅크는 중국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데다 암초뿐이어서 분쟁이 심하지 않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남쪽에 있는 파라셀군도와 스프래틀리군도에서 영유권 분쟁이 심하다. 파라셀군도는 중국과 베트남이, 스프래틀리군도는 중국과 필리핀·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이 각각 일부 섬들을 점령하고 대치하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치열하지만 그리 오래된 것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제국주의 시대가 끝난 후 독립한 각국은 경계가 애매모호한 바다를 한 뼘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각축을 벌였다. 남중국해 쟁탈전이 본격화한 것은 1968년 이 지역에 대규모 원유와 천연가스가 묻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부터다. 어족자원도 풍부한 어장이기도 하다. 중국은 그런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이른바 ‘남해9단선’(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계선)을 설정했다. 남중국해 전체 면적의 90%를 차지한다.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중국은 남중국해 인공섬에 군사시설을 건설하고 이 해역을 실질적으로 점유하고 있다. 미국은 이에 맞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쳐왔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중국의 ASBM 발사 시험은 항행의 자유 작전에 참여한 미국 등 서방국가 해군에 대한 위협이나 견제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황성기 칼럼] 트럼프·김정은 2인3각 완주를 위하여

    [황성기 칼럼] 트럼프·김정은 2인3각 완주를 위하여

    6·30 남북미 상봉, 북미 정상회담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보다 짜릿했다. 각본·연출 트럼프, 주연 트럼프·김정은, 조연 문재인에 무대는 판문점. 영화 ‘기생충’의 주역 송강호 말마따나 ‘가장 완벽한 계획은 무계획’으로 밀어붙인 6·30 상봉은 ‘기생충’의 결말처럼 가족이 해체되는 비극이 아닌, ‘김정은 워싱턴 초청’, ‘북미 대화재개’라는 굿뉴스를 선사했다. 북미에는 톱다운 방식이 절대 위력을 발휘한다는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1차 정상회담 이래의 진리가 증명된 지난 일요일이었다. 판문점은 동족상잔과 분단, 휴전의 상징에서 남북과 북미를 잇는 화해와 평화의 허브로 세계인의 기억에 각인됐다.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이 이뤄진 곳이자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5월 26일 남북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작전 회의’를 한 곳이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결정되기 전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가 판문점이었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렸다면 남북미 정상이 손을 잡고 전쟁이 끝났다는 종전선언을 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해준 곳이다. 하지만 6·30 상봉의 감동도 잠시다. 4개월 벤치서 쉬면서 서로를 탐색한 북미가 이제 협상 필드로 복귀한다.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로 협상팀도 짜였다. 하노이에서 낯을 익힌 얼굴들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 53분 회담에서 하노이 교훈을 되새겼을 것이다. 그 교훈은 협상의 기본인 ‘기브앤드테이크’다. 다음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주고받기에 충실해야 한다. 하노이에서 서로 내보인 카드의 조합이 3기 협상팀의 일이다.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3시간 달려 판문점에 나타난 건 트럼프와 한가한 쇼를 하러 간 게 아니다. 하노이에서 깨달은 ‘우려’와 ‘관심’을 전하러 갔다. 노동당이 결정한 핵·경제 병진노선 폐기와 경제총력을 달성하려면 미국과의 적대관계 청산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군사부문에 집중된 인적·물적 자원의 평화부문 분산, 제재 해제로 가능해지는 25개 특구의 활성화야말로 북녘을 잘살게 해주는 길이다. 김정은은 ‘평화의 보검’(핵·미사일)을 버리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이 진짜인지는 몇 개월이면 알게 된다. 안 지키면 제재 속의 지난한 자력갱생밖에 없다. 실무협상이 실패하면 차기 정상회담이 날아간다. 북미 대화 시한인 ‘연말’도 넘긴다. 그 뒤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깨고 7차 핵실험, 개량된 화성15형의 발사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돼 2017년의 북미 대치, 전쟁 직전의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6·30 상봉에도 달라지지 않은 것은 ‘미국 셈법’, ‘북한 셈법’이다. 하노이에서 드러난 북한 셈법은 핵능력의 60~70%를 차지하는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가로 2016년 이후 제재 중인 민생부문을 해제하라는 것이다. 핵탄두,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반출과 핵기술자의 전직이란 현재의 핵은 그다음 단계에 나올 카드였다. 하지만 미국식 셈법은 미래의 핵을 생산할 수 있는 영변에 더해 현재의 핵까지 북한에 내놓으라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신이 내놓을 상응 조치는 베일에 가려 뒀다. ‘빅딜’이 아니었다. 북한이 못 받을 미국식 셈법이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이라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무리한 카드를 들이댄 건 미국이 상대를 깔본 태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북미 모두 하노이를 ‘실패한 회담’이라 부르지 않는다. 회담이 좋은 결과를 내라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6·30 판문점이 워싱턴을 잇는 다리가 되려면 3기 실무협상에서는 비핵화 입구인 영변 폐기에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내놔야 한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2021년 1월) 내에 북한이 현재의 핵까지 일정 부분 폐기하면 미국도 국교 정상화 전 단계인 제재완화나 혹은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선언으로 응답해야 한다. 시간은 많지 않다. 비핵화는 트럼프·김정은이 누가 먼저 결승점에 닿는 달리기 경쟁이 아니다. 비핵화란 공동의 목표를 향한 2인3각 레이스다. 톱다운이 유일한 정책 결정 방식인 북한의 김정은은 트럼프 입장에선 어느 세계 지도자보다 쉬운 상대다. 워싱턴, 평양 회담장소가 어디가 됐건 위기냐 평화냐를 결정짓는 것은 인정하기 싫지만, 김정은보단 트럼프에 달렸다. 2인3각의 완주를 보고 싶다. marry04@seoul.co.kr
  • [사진들] 견공도 스트레칭에 명상, 국제 요가의 날 맞은 인도

    [사진들] 견공도 스트레칭에 명상, 국제 요가의 날 맞은 인도

    21일은 국제 요가의 날이었다. 유엔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정부가 제출한 결의안을 받아들여 공표한 것이 2015년이었다. 요가의 발상지 인도 답게 다섯 번째 국제 요가의 날을 맞아 전국의 많은 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몸을 늘이며 참배하듯 머리를 숙이거나 물구나무를 서거나 하며 요가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렇게 요가를 즐긴 이들 가운데 인도 육군의 견공 부대도 포함됐다. 영국 BBC가 모은 국제 요가의 날 사진들과 외신 사진들을 함께 게재한다.인도-티베트 국경 경찰대에 속한 견공들과 말들도 그들 나름대로 도가(doga)와 호가(hoga)라고 불리는 심신 수련 방법을 익힌다. 견공들은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다른 지역의 견공들과 달리 경관 좋은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시원하게 지내며 요가까지 즐기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뭄바이 항에 정박 중인 해군 항공모함 INS 비라트 호 갑판 위에서도 요가를 즐기고 있다.서부 구자라트주의 병사들은 조금 더 창의적인 요가 수련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열렬한 요가 팬으로 널리 알려진 모디 총리도 동부 자르칸드주 주도인 란치에서 주민 4만명과 함께 요가 명상에 빠져들었다. 그는 축사를 통해 “요가는 종교와 카스트, 피부색, 성별, 지역을 뛰어넘으며 모든 것을 뛰어넘는다”고 말했다.15세기에 지어진 구자라트주 아달라지 계단식 우물에서도 요가 명상에 몰두하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수도 뉴델리에서 집단 명상에 빠진 요가인들이다.인도 육군에 따르면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붐라에 주둔하고 있는 인도군 병사들과 시킴주 나투 라에 주둔하는 중국군 병사들이 함께 요가 명상을 즐기고 있다.콜카타의 빅토리아 메모리얼 앞에서도 집단 명상에 빠진 이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중국 항공모함 일본 미야코 해협 통과, 영유권 주장 아니다?

    중국 항공모함 일본 미야코 해협 통과, 영유권 주장 아니다?

    중국 최초 국산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최근 일본 오키나와 인근의 미야코 해협을 통과했지만, 중국 측은 영유권 분쟁과 관련 없는 정규 훈련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랴오닝함의 운항에 정찰함을 보내 대응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협객도는 지난 11일 “일본 NHK에서 랴오닝함이 다섯 척의 보급함과 함께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섬 사이 미야코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며 “이는 큰 일이 아니며 중국의 함선과 전투기는 이미 여러 차례 미야코 해협을 통과한 바 있고 랴오닝함도 처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2009년 3월 중국 해군 함정이 처음으로 미야코 해협을 건너 서태평양으로 들어가 훈련을 했으며 이번 랴오닝함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이 아니라 훈련을 수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야코 해협의 폭은 약 300㎞(150해리)로 대만해협보다 두 배 정도 넓어서 일본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엔해양법에 따르면 한 나라의 영해는 12해리로 배타적 경제수역은 200해리를 더 연장한다.2013년 9월에는 중국 공군의 H6K 폭격기 2대가 미야코 해협을 비행해 일본 항공자위대의 F15가 긴급 대응한 일도 있었다. 이후 중국 해군과 공군이 미야코 해협을 더 자주 통과했고 랴오닝함 편대도 2016년 12월 이 지역을 운항했다. 협객도는 “중국 전투기나 함정이 지나갈 때마다 일본 언론이 사진 촬영을 해서 노이즈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방부 측은 이미 2017년 미야코 해협 운항에 대해 앞으로도 자주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주변국과의 해양분쟁은 결코 중국 항모의 앞으로 임무가 아니다”라며 “일본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댜오위다오에 대해서는 중국 전투기의 지상배치가 효과적으로 돼있어 굳이 항모가 나서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랴오닝함의 임무는 해상교통선 보호, 해군 외교, 지역 억제, 인도적 지원 및 재해구호 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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