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의 북한 남침격퇴 시나리오
◎미,한반도분쟁 재발땐 총력 대응/1단계로 해공군·해병대 한국에 급파/사태악화땐 전진배치군 일부도 이동/북의 핵개발·미사일 확산 등 전략변화 점검
미국방부가 11일 의회에 제출한 「92년도 종합군사평가보고서」는 부시대통령의 93회계연도 국방예산편성을 뒷받침하는 보고서로서 미국의 범세계전략을 요약하고 이를 수행하는데 따른 미국의 군사력을 분석평가한 것이다.
평가의 기본틀,군사력,작전수행능력,종합평가등 4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보고서는 예년같으면 4∼5월에 의회에 제출되는 것이지만 올해는 냉전종식,특히 미·러시아의 전략핵무기 대폭감축등에 따라 지난 8월21일에야 완성되어 이날 의회에 제출됐다.
이 가운데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군사력의 위기대처능력을 분석하기 위한 가상시나리오로 「코리아 1993」과 「서남아시아(중동)1999」를 설정,특히 첫번째로 북한의 기습남침을 가상하여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기술한 대목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미합참은 시나리오 서두에 이는 작전수행능력을 분석하기 위한 도구로서 시나리오를 설정한 것이지 남침가능성이 예상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있을법한 가상이라고 부연하고있다.
시나리오는 북한지도자들의 무력통일결심기습남침으로 이어진다.북한은 이에앞서 각종 평화제안을 공개적으로 제의하는등 위장전술을 구사하나 한미양국은 이미 그들의 침략조짐을 간파한다.초기단계에는 그들이 어느정도 목표를 달성하겠지만 곧 한미양국에 의해 침략이 저지된다.이것이 1단계 위기상황이다.
이 과정에선 미대통령의 예비군동원령 권한범위안에서 예비군동원이 요청되며 해·공군및 해병전투부대가 한국에 이동한다.다만 93회계연도의 기동력에 비추어 중무장부대가 시나리오에서처럼 신속히 배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므로 기동력증진에 대한 보완연구가 필요하다.
1단계 위기상황에선 ▲유럽주둔 2개사단및 기갑연대,알래스카주둔 1개사단,파나마및 베를린주둔 보병여단 ▲지중해및 동부 대서양의 항공모함 ▲지중해의 해병부대 ▲유럽의 10개 전투비행대등 여타 전역의 전진배치병력은 해당지역의 안정유지를 위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미국의 국익이 저해될 정도의 2단계 위기상황이 도래하면 이들 전진배치군사력의 일부도 동원할 수 있다.뿐만아니라 연방방위군이나 예비군의 부분적인 동원도 필요하게된다.또한 수개의 항공모함전단이 해군력보강으로 동원되며 필요할 경우 민간예비공수비행대도 징발할 수 있다.
이같은 시나리오는 북한남침에 따른 미군사력의 기동성,배치,작전수행,전투유지등의 요소를 중심으로 각각 분석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이밖에 세계의 전략환경이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할 우려가 있으며 미사일과 미사일기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GNP대비 군사비지출이 20∼25%로 세계에서 1위라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최종평가에서 한반도에서 분쟁이 재발할 것같지는 않지만 그 가능성은 배제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이어 결론부분에서는 세계전략환경이 미국에 유리해지고 있지만 미군의 군사능력을 더 줄이게 되면 미국은 세계에서 지도적 지위를 바꾸거나 아니면 미국의군사목표와 정책을 수정해야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력평가는 우리 안보환경을 분석하는데도 많은 시사를 줄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