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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명 근거 자료 제출한 정부…법원에 달린 의대 증원 운명[에듀톡]

    2000명 근거 자료 제출한 정부…법원에 달린 의대 증원 운명[에듀톡]

    의대 증원 정책이 뜻밖의 암초를 만났습니다. 증원된 정원을 배분하고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제출까지 마무리 지었는데, 정책의 핵심으로 꼽혔던 국립대에서 학칙에 새 정원을 반영하는 절차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대학들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의대증원·배분 결정의 효력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이후로 개정안 심의를 미루는 분위기 입니다. 정부가 법원이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서울고법의 판단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10일 의대증원·배분 결정의 효력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과 관련해 법원이 요구한 자료를 모두 제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제출 자료는 ‘의료현안협의체’, ‘보건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정원 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등 3대 회의 자료가 주를 이룹니다. 다만 자료 중 일부는 회의록이 아닌 요약본입니다. 배정위는 법정위원회가 아니어서 법령에 따른 회의록 작성 의무가 없습니다. 의료현안협의체도 법정협의체가 아니고 출범 때부터 회의록을 남기지 않기로 양측이 합의했습니다.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한 보정심과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한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앞서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집행정지를 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 신청에 대한 항고심 판단 전에, 의대 증원 근거 자료를 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법령상 어떤 절차를 거쳐 언제 확정되는지, 증원 규모는 어떻게 도출했는지 등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자료 제출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배정위의 경우 교육부는 “증원분 배정과 관련해 재판부가 명확히 회의록을 제출하라고 언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회의록 작성 의무가 있으며 이 역시 제출 목록에 당연히 포함된다고 맞선 것입니다.의대 정원의 핵심인 국립대 일부가 학칙에 새 정원을 반영하는 절차를 중단하면서, 법원의 판단은 더 중요해졌습니다. 앞서 부산대·제주대는 개정안이 학내 심의 과정에서 부결됐고 강원대도 안건을 철회했습니다. 이렇게 학칙 개정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충북대·충남대·전북대·경상국립대·경북대 등 국립대와 일부 사립대는 대학별 개정 절차를 법원 판결 이후로 미룰 전망입니다. 항고심에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내년도 의대 증원은 없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실상 증원이 확정됩니다. 3개월간 사회적 혼란을 초래해 온 의대 정원 확대가 법원의 판단에 달려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집행 정지가 받아들여지면) 본안 소송의 결론이 나기 전까진 2000명 증원은 잠정적으로 정지되므로 기존 3058명으로 입학전형을 해야 한다”며 “대입전형 시행계획에도 변화와 혼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 부산대 이어 제주대도 의대 증원안 부결… 교육부 “시정 명령” 경고

    부산대 이어 제주대도 의대 증원안 부결… 교육부 “시정 명령” 경고

    부산대 교무회의에서 의대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이 부결된 가운데 의대 정원이 늘어난 대학 32곳 가운데 12곳만 학칙 개정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칙 개정은 정부가 배분한 의대 증원분을 각 대학이 내부적으로 반영하는 절차다. 교육부는 “학칙 개정을 하지 않는 대학에 시정 명령을 할 수 있다”며 정부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와 갈등을 겪는 대학들에서 학칙 개정에 대한 학내 반발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부산대 상황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학이 스스로 의대 정원 증원 수요를 제출한 만큼 대학 내에서 의견을 모아 학칙 개정을 완료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신대·단국대(천안)·대구가톨릭대·동국대(경주)·동아대·영남대·울산대·원광대·을지대·전남대·조선대·한림대 등 12개 의대는 개정을 완료했다. 가천대·가톨릭관동대·강원대 등 나머지 20개 의대는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학칙 개정이 법령의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지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오 차관은 “학칙은 교육부 장관의 결정을 반영하는 과정”이라며 “학칙 개정은 총장이 최종 공포한다”고 강조했다. 교무회의 등 학내 절차상 반대가 있더라도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총장이 결정하면 학칙 개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이날 교무회의에 의대 증원을 위한 학칙 개정 재심의를 요청했다. 교육부는 학칙 개정이 안 될 경우 고등교육법 제60조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 총장 등에게 시정 명령을 내리고 이에 따르지 않을 땐 정원 감축, 학과 폐지, 학생 모집 정지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별 대학에서 부결이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날 제주대 교수평의회는 의대 정원을 기존 40명에서 30명 더 증원하는 내용의 학칙 개정안을 부결했고 강원대 대학평의원회도 ‘의대 증원 학칙 개정’ 안건 상정을 철회했다. 한편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을 진행하는 재판부가 근거 자료를 요구한 데 대해 교육부는 의대 배정위원회는 법정 위원회가 아니어서 회의록 작성 의무가 없으며 법원도 회의록 제출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공공기록물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형태의 회의록은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회의 요약본은 있으며 회의록 대신 별도 자료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부산·제주·강원대 ‘의대 증원 반영’ 제동…교육부 “시정명령” 경고

    부산·제주·강원대 ‘의대 증원 반영’ 제동…교육부 “시정명령” 경고

    부산대 교무회의에서 의대 정원 증원 학칙 개정안이 부결된 가운데 의대 정원이 늘어난 대학 32곳 가운데 12곳만 학칙 개정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칙 개정은 정부가 배분한 의대 증원분을 각 대학이 내부적으로 반영하는 절차다. 교육부는 “학칙 개정을 하지 않는 대학에 시정 명령을 할 수 있다”며 정부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와 갈등을 겪는 대학들에서 학칙 개정에 대한 반발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부산대 상황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학이 스스로 의대 정원 증원 수요를 제출한 만큼 대학 내에서 의견을 모아 학칙 개정을 완료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신대·단국대(천안)·대구가톨릭대·동국대(경주)·동아대·영남대·울산대·원광대·을지대·전남대·조선대·한림대 등 12개 의대는 개정을 완료했다. 가천대·가톨릭관동대·강원대 등 나머지 20개 의대는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학칙 개정이 법령의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지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오 차관은 “학칙은 교육부 장관의 결정을 반영하는 과정”이라며 “법령상 학칙 개정은 총장이 최종 공포하며 부산대도 아직 학칙 개정 절차가 완료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교무회의 등 학내 절차상 반대 의견이 있더라도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총장이 결정하면 학칙 개정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차정인 부산대 총장은 이날 교무회의에 의대 증원을 위한 학칙 개정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했다.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제60조에 따라 학칙 개정이 안 될 경우 교육부 장관이 총장 등에게 시정 명령을 내리고 이에 따르지 않을 땐 정원 감축, 학과 폐지, 학생 모집 정지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별 대학에서 부결이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날 제주대 교수평의회도 의대 정원을 기존 40명에서 30명 더 증원하는 내용의 학칙 개정안을 부결했고, 강원대 대학평의원회도 ‘의대 증원 학칙 개정’ 안건 상정을 철회했다. 한편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을 진행하는 재판부가 증원 근거 자료를 요구한 데 대해 교육부는 의대 배정위원회는 법정 위원회가 아니어서 회의록 작성 의무가 없으며 법원의 회의록 제출 요청도 없었다고 밝혔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공공기록물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형태의 회의록은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회의 요약본은 있으며 회의록 대신 별도 자료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록 안 남겼다”는 정부…공세 높이는 의료계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록 안 남겼다”는 정부…공세 높이는 의료계

    의대증원 추진 여부를 판가름할 법원의 결정을 앞두고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서 의정간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록의 존재 여부를 놓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의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했지만 회의록은 의협과 남기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관련 회의록 대신 사회 각계가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록 등 각종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의협 전임 집행부는 회의록을 남기지 않기로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만, 최근 출범한 새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의 합의 사항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회의록을 남기지 않은 게 문제”라고 공세를 높이고 있다. 정부, ‘보정심’ 회의록 및 수요조사 자료 등 제출 6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이 정부에 이달 10일까지 의대 증원의 근거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데 따라, 복지부는 보정심 회의록과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 조사 등의 자료를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고법 행정7부는 지난달 30일 의대 교수·전공의·의대생과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심문에서 정부에 2000명 증원의 근거와 회의록 등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복지부가 회의록을 법원에 제출하기로 한 보정심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보건의료에 관한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위원회다. 복지부에서 회의록을 보유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2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복지부 장관 주재로 보정심 회의를 열고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의대 입학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결정했다. 보정심 외에 의대 증원이 논의된 건 복지부와 의협의 의료현안협의체, 교육부 소관으로 대학별 의대 정원을 결정한 정원 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등이다. 이 중 2000명 증원분을 각 대학에 배분하는 역할을 담당한 배정위 회의록도 재판부에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의료현안협의체는 회의록이 따로 작성되지 않아 현장에서의 백브리핑과 배포된 보도자료 등으로만 논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상태다.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해 1월 26일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한 후 올해 초까지 총 28차례 회의를 열었다. 정부와 의협은 의정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원활한 협상을 위해 회의록을 따로 작성하지 않고 합의 내용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회의록이 없는 이유에 대해 의협과 협의한 사항이라고 강조한다. 당시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석한 이정근 전직 의협 부회장 역시 “처음부터 회의록 없이 양측 의견을 조율한 보도자료를 내는 걸로 했다”며 “보도자료로 회의록을 갈음하기로 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단 의협은 회의 후 내부 보고용으로 28차례에 달하는 회의에 대한 기록을 갖고 있다고 했다. 복지부는 회의록을 남기지 않은 건 전임 의협 집행부와 합의한 사항이고, 보정심은 회의록을 보유하고 있다고 거듭 반박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현안협의체의 경우 각자 회의록을 만들면 엇박자가 날 수 있으므로 남기지 않기로 전임 의협 집행부와 합의했다”며 “현장에서 보도참고자료 배포하고 백브리핑하면서 내용을 공개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에서도 당일 회의 안건 등을 정리해두긴 했으나, 의협과의 합의에 따라 참석자 개인의 발언을 하나하나 적시하는 회의록은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료계 “보도자료에 ‘2000명 증원’ 언급 없다” 현재 의료계는 중대한 의료 정책을 논의했다면 왜 회의록을 남기지 않았느냐며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하물며 보도자료를 보더라도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는 ‘2000명 증원’ 결정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연합뉴스에 “백년을 좌우할 의료정책을 결정한 근거가 보도자료밖에 없다는 걸 어떤 국민인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백번 양보해 보도자료로만 회의 결과를 보더라도 28차례 회의 어디에서도 ‘2000명 증원’이라는 얘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측 얘기는 의대 증원 과정이 얼마나 근거 없이 정치 논리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는지를 알 수 있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성혜영 의협 대변인은 “양측이 공식적으로 합의한 회의록이 없더라도 복지부가 내부 기록이 없는 건 문제 아니느냐”며 “의협은 모든 기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법원이 원하면 언제든지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했던 자료를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역시 소셜미디어(SNS)에 “회의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제 본격적인 반전 국면이 시작될 듯하다”고 적기도 했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와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오는 7일 오후 2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조규홍 복지부 장관 등을 직무유기로 고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지난 2월 6일 보정심이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증원을 2000명으로 심의할 때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은 것은 직무 유기와 공공기록물 은닉·멸실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보정심 회의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출 예정”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한편 정원 배정위에 참여한 심사위원 명단 등 정보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데 대해서도 불만이 적지 않다. 정부는 배정위에서 의사 결정에 참여한 심사위원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정보 공개는 꺼리는 상황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SNS에 의대 정원 배정에 관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다른 건 몰라도 의대 정원 배정 위원회는 회의록은커녕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라고 적었다. 의료계는 정부가 의대 증원의 근거로 내세우는 각종 자료를 꼼꼼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문가 30∼50명을 투입해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예고했다. 의사 수 추계 모형의 타당성, 예산 및 투자 현실성 등을 분석할 방침이다.
  • 의대 증원 ‘돌발 변수’로 떠오른 법원… 의대 증원 2000명 타당성 따진다[로:맨스]

    의대 증원 ‘돌발 변수’로 떠오른 법원… 의대 증원 2000명 타당성 따진다[로:맨스]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 증원을 중단시켜 달라며 제기한 소송이 의대 증원 추진의 ‘돌발 변수’로 부상한 모습이다. 의대 증원 집행정지 소송들에서 1심 재판부는 모두 정부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 재판부가 의대 증원의 타당성을 따져보겠다며 정부 측에 근거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달 중순 예정된 2심 재판부의 결정이 의대 증원 추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4일 법조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교수와 전공의, 학생, 입시생 등이 의대 증원 집행정지를 신청할 자격(신청인 적격성)이 있는지 여부가 1심과 2심의 결론을 가르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집행정지 신청 소송들의 1심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은 “증원의 직접 상대방은 의과대학을 보유한 각 대학의 장으로, 신청인들은 제3자에 불과하다”며 “고등교육법 등에는 신청인들의 이익을 배려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신청인 적격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집행정지는 행정처분 취소소송이 제기된 경우 법원이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에 의해 해당 처분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을 잠정 정지하도록 결정하는 것이다. 집행정지는 처분의 당사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야 이뤄질 수 있다. 1심 재판부는 신청인들이 의대 증원으로 침해당한 구체적 이익이 없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도 없는 만큼 집행정지 신청을 할 자격이 없다고 본 것이다. 반면 2심을 심리하고 있는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구회근·배상원·최다은)는 “모두에게 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국가가 의대 정원을 증원하는 경우에는 다툴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뜻으로, 그런 국가의 결정은 사법적으로 심사·통제할 수 없다는 것인지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렇다고 무조건 (신청인 적격성이) 인정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했지만, 적격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해 1심과 다른 판단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심 재판부가 신청인 적격성을 인정할 경우 의대 증원 2000명이 적법하고 타당한지 따져 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재판부는 정부 측에 오는 10일까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법령상 어떤 절차를 거쳐 언제 최종 확정되는지, 증원 규모 2000명은 어떻게 도출했는지와 관련한 회의 자료가 있는지, 증원된 의대에 인적·물적 시설 조사를 한 것인지 등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10~11월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해 최대 2847명을 증원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이어 실사를 통해 각 의대가 증원분을 실제 수용할 만큼 교원, 시설을 확보할 가능성을 파악했다. 교육부 주도 배정위원회는 지난 3월 증원된 2000명을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대에 배분한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3일 “저희가 법원에서 요구한 수준의 자료는 최대한 정리해서 낼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이 정부 정책의 타당성을 따질 수 있는지 여부도 법조계 안팎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3일 논평에서 “항고심 재판부가 당사자 적격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 채, 행정행위에 대한 타당성을 따지겠다는 것은 이례적이며 월권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행정부 권한인 대학교 증원 정책의 타당성을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증원 규모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수준이므로 재판부는 논의과정과 절차 외에 정책의 적절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집행정지 소송 2심의 신청인을 대리하는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행정부의 행정작용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결단인 ‘통치행위’도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판례는 이미 30년 전에 확립됐다”고 밝혔다.
  • 김중권 제9대 경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취임

    김중권 제9대 경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취임

    김중권(사진) 전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이 2일 경북신용보증재단 9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김 이사장은 포항고와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경북도의회 사무처장, 경북도 재난안전실장, 환동해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한 행정 관료 출신이다. 김 이사장은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가 겹친 ‘3고(高)’의 복합위기로 도내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면서 “경북신용보증재단이 지역경제와 서민복리 증진을 위한 공익 목적의 공공기관임을 명심하고, 출연금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 보증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의대 증원 중지’ 인용 땐 혼란… 기각 땐 정책 탄력

    ‘의대 증원 중지’ 인용 땐 혼란… 기각 땐 정책 탄력

    의료계 적격성 인정 가능성 시사정부 “재판부가 요구한 자료 준비”수험생·학부모 “계속 바뀌나” 걱정 의료계와 정부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의과대학 증원에 대해 법원이 “판결 전에 승인돼선 안 된다”고 제동을 걸면서 사법부 판단이 ‘돌발 변수’가 되고 있다. 정부는 의료계가 의대 증원 절차를 멈춰 달라고 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만에 하나 법원이 의료계의 손을 들어 준다면 의대 입시는 물론 의대 증원 추진에 ‘대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대 교수와 전공의, 학생, 입시생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재판부는 의대 증원의 타당성을 따질 전망이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구회근·배상원·최다은)는 지난달 30일 집행정지 신청인의 소송을 제기할 자격(적격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이어 정부 측에 의대 증원 규모로 2000명을 산정한 과학적 근거와 회의록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신종범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는 “신청인 적격성이 인정되면 다음 차례는 행정처분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다퉈야 한다”며 “재판부가 증원 처분의 적법성, 타당성을 검토해야 하니 정부 측에 자료를 제출하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증원 근거자료’를 받아 본 재판부가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 내지 기각하면 정부는 의대 증원의 타당성, 근거의 신빙성을 일부 인정받아 추진에 탄력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달 중순까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는데, 정부 측의 손을 들어 주면 입시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반면 재판부가 집행정지를 인용하면 대교협의 승인 등 후속 절차는 중단되고, 정부는 의대 증원 취소 소송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집행정지는 행정처분 취소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처분의 효력을 잠정 정지하는 것이다. 의대 증원 취소 소송은 첫 재판 날짜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 결과가 언제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사법부 의견을 존중해 증원 근거를 제시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는 의대 증원에 제동을 걸 법원 결정이 나오진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학부모와 수험생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 하모(49)씨는 “정확한 모집 인원도 모르는 상황에서 정책이 계속 바뀌는 것처럼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 “2천명 근거 내라” 법원 요구…복지부 “충분히 제시 가능”

    “2천명 근거 내라” 법원 요구…복지부 “충분히 제시 가능”

    법원이 정부 측에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정한 과학적 근거’를 요구한 데 대해 보건복지부는 빠른 시일 내에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복지부 관계자는 1일 “의대 증원 (이유)에 관한 설명은 그간 충분히 해왔고, 그에 대한 자료도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면서 “빠른 시간 내에 최대한 충실히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구회근)는 전공의·수험생 등 18명이 복지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대 정원 증원 처분 취소소송의 집행정지 항고심 심문기일에서 정부 측으로부터 오는 10일까지 증원 근거를 제출받은 뒤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해 사법부가 근거를 따져보겠다며 처음으로 제동을 건 것이다. 재판부는 이달 중순쯤 항고심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며 그 전에는 의대 증원분이 반영된 내년도 대입 시행계획이 승인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부가 3월 배정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에 대한 전국 32개 대학의 신입생 모집인원 제출은 지난 30일이 마감 시한이다. 복지부는 그간 제시해온 의대 2000명 증원의 근거가 된 의사 수 추계 보고서를 비롯해 관련 자료를 법원에 충실히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2035년에 의사 1만 5000명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매년 2000명씩 늘리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존에도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포함해 세 가지 논문을 참조해 10년 뒤에 전체적으로 의사 부족분이 1만 5000명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을 했다”며 “이 중 5000명은 인력·운영 효율화와 기술개발로 상쇄하고 나머지 1만명에 대해서는 의대 증원으로 대응하겠다는 게 증원 근거의 기본 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근거를 가지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공개를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의료계에서는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공격했다”며 “(증원 필요성에 대한) 설명은 충분히 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복지부는 법원으로부터 자료 제출 요구를 공식적으로 받지는 않은 상태이며 판결문을 분석하고 있는 단계다. 다만 교육부는 집행정지 결정 전까지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승인을 잠시간 보류해달라는 법원의 요청과 무관하게 대입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이달 말에 대학들의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하려고 했기 때문에, 재판부의 뜻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대입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대학들이 전날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안을 제출하면서 의대 증원 관련 절차는 현재 대교협 심의만 남겨둔 상황이다. 재판부가 이달 중순까지는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만큼 타임라인상 대교협 심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 대입 관련한 부분은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교육부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며 성실하게 소송에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박태환이 친 골프공에 맞아 다쳤다” 고소에 법원 “무혐의”…왜?

    “박태환이 친 골프공에 맞아 다쳤다” 고소에 법원 “무혐의”…왜?

    골프 경기 중 옆 홀에 있던 경기자를 다치게 한 혐의로 고소당한 수영 국가대표 출신 박태환(35)이 검찰에 이어 법원에서도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고법은 지난 26일 고소인 A씨가 낸 재정신청을 기각했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대신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로, 법원이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찰은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앞서 A씨는 2021년 11월 강원도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옆 홀에서 박씨가 친 공에 맞아 눈과 머리 부위를 다쳤다며 박씨를 과실치상죄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 사안이라고 판단해 불송치했고, 이에 불복한 A씨의 이의신청으로 다시 사건을 살핀 춘천지검 역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당시 박씨가 경기보조원(캐디) 지시에 따라 타구한 점과 아마추어 경기에서 ‘슬라이스’(공이 타깃 방향으로 날아가다가 오른쪽으로 심하게 휘어지는 것)가 발생하는 일이 드물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박씨에게 죄를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다시 반발하며 항고했으나 지난해 11월 기각당했다. 이어 재정신청을 냈으나 법원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 “변호사님 저 정말 억울해요”…강간죄로 1심 징역 3년→대법 무죄, 전말은[법벌이]

    “변호사님 저 정말 억울해요”…강간죄로 1심 징역 3년→대법 무죄, 전말은[법벌이]

    2022년 기준 1심 무죄율은 0.94%, 2심 무죄율은 1.56%. 우리나라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란 매우 어렵다. 많은 법조인들도 무죄 사건의 대부분은 법리상 다툼이 치열한 재산범죄 사건이나 정치적 사건이라고 말한다. 즉, ‘성범죄’와 같이 사실관계를 다투는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는 말이 나온다. 2020년 신동협(변호사시험 5회)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에게 한 남성이 찾아왔다. A씨와 그의 가족은 “강간죄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는데 정말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판결문 검토부터 시작했는데, 1심 판결문상 A씨는 유죄를 선고받는 게 마땅해 보였다. 신 변호사는 A씨의 가족들에게 “무죄 주장은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며 “합의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다. 기록을 봤을 때 피해자 측은 합의금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의 아버지는 “징역을 다 살더라도 합의는 안 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내 아들이 죽어서도 억울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유죄가 나와도 원망하지 않을 테니 아들 억울한 것 좀 제발 풀어달라”고 했다. 대부분 성범죄 사건은 1심에서 무죄를 주장하더라도 유죄 선고 후에는 합의하고 자백하는 경우가 많다. 무죄를 받기가 매우 어렵고, 대법원으로 사건이 갔을 땐 합의 유무로 양형이 달라질 수 있어 2심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신 변호사는 사건 수임을 망설였다. 몇 번의 고사 끝에 항소이유서 제출 기한을 며칠 남기고 구치소로 가서 A씨를 만났다. A씨는 말했다. “변호사님, 저 정말 안 했어요. 여기 있는 성범죄자들은 전부 성적 접촉 사실은 인정하거든요. 그런데 그게 합의하고 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정말 안 했어요. 바지도 안 벗었어요.” 변호인들은 피고인이 하는 말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의 말을 믿으려고 노력한다. 변호인이 피고인의 말을 믿지 않고 변론하면 힘 있는 변론을 할 수가 없고, 판사들 눈에는 그게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 변호사는 A씨의 말을 믿기로 했다.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1심 기록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사건은 2017년 발생했다. 한 직장에 다니던 A씨는 B씨, 그리고 또 한명의 동료 C씨와 퇴근 이후 식사를 가졌다. 식사는 술자리가 됐고, 4차까지 세 사람은 함께 술을 마셨다. 새벽 2시쯤 술에 취한 C씨는 먼저 귀가를 했다. 이후 A씨와 B씨는 함께 근처 모텔로 이동했다. 모텔에 들어간 지 48분 뒤 A씨는 먼저 모텔에서 나왔다. B씨가 모텔에서 나온 시간은 새벽 6시 30분이었다. 여기까진 A씨와 B씨의 진술이 일치한다. 하지만 B씨는 “저항했지만 간음을 당했다”고 진술했고, A씨는 “모텔방에 들어갔는데 집에서 아내로부터 자꾸 전화가 오고 심지어 화상통화까지 와서 정신을 차리고 옷도 벗지 않은 채 있다가 집에 갔다”고 주장했다. 사건 신고가 이뤄진 시간은 당일 점심시간쯤이었다. B씨는 모텔 카운터에 CC(폐쇄회로)TV를 보고 싶다고 했고, 경찰에도 신고했다. 당시 B씨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정식으로 고소 사건을 접수하진 않았다. 해바라기 센터에 가서 관련 검사를 받지도 않았다. 즉, 유전자 증거는 없었다. 사건 발생 13일 후 B씨는 A씨로부터 간음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신 변호사는 ‘유전자 증거가 없다’는 점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사건 직후 신고가 되는 경우 경찰에선 일반적으로 여성의 신체와 속옷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기 때문에 성관계 유무에 대한 증거가 없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선 유전자 감정기록 대신 피해자의 거부로 유전자 채취 등을 하지 못했다는 보고서가 있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무혐의 판단을 했고, 검찰도 불기소 처분을 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낮고, B씨의 남자친구가 A씨에게 금전 요구를 했다는 정황이 파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B씨의 항고로 재수사가 시작되면서, 특별한 증거 수집 없이 A씨는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직장 회식을 마친 후 부하 직원인 피해자를 강간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스스로 보행할 수 없을 정도로 만취 상태가 된 피해자를 모텔로 데려갔고 피해자가 깨어나 거부 의사와 행동을 분명히 했음에도 이를 제압하고 강간했다”며 “피고인은 술에 취한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남자라서 여자가 먼저 스킨십을 하는데 흔들렸다고 진술하는 등 왜곡된 성인식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1심 판단을 뒤집기 위해 새로운 증거가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경찰 수사 단계부터 무혐의가 났던 사안이고 2심 단계가 됐을 땐 사건 이후 1년 이상이 흐른 때였다. A씨 측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통화기록이나 화상대화 통화내역 등을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던 중 신 변호사는 피해자가 사건 직후 모텔에 출동한 경찰에게 유전자 채취 거부 의사를 밝힌 후 성폭력 상담 전화를 걸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피해자의 신체 및 속옷 등에 대한 유전자 채취가 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사기관이나 상담센터는 피해자에게 증거 수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지침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B씨의 유전자는 채취되지 않았다. 신 변호사는 B씨가 경찰에도, 성폭력 상담센터에도 유전자 감식을 거부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피해자가 술에 취해 성관계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성관계가 없었던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의심할 수 있었다. 신 변호사는 2심 재판부에 피해자와 성폭력 상담센터와의 상담 기록을 증거 신청했다. 예상대로 B씨는 유전자 감식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외에도 사건 직후 B씨와 통화를 하면서 피해 사실을 들었다는 B씨 지인들의 진술에도 논리적 모순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2심은 피고인의 신문과 최후변론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사실상의 끝이었다. 3심인 대법원 재판은 법률심으로 사실관계를 다툴 수도 없기 때문이다. A씨와 가족은 끝까지 합의하지 않겠다고 했다.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2심 선고 결과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한 직접증거는 B씨의 진술이 유일한데, B씨의 진술에 이 사건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정도의 높은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와 그의 가족은 주저 앉아 울었다. 그렇게 대법원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은 A씨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신 변호사는 “형사 사건을 변호하다 보면 마음을 많이 다친다고들 한다”며 “변호인에게 마저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변호인만 탓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런 사건들의 기억들로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말했다. “저마저 피고인의 편을 들지 않으면, 피고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또 증설공사 스톱… 또다시 표류하는 동부하수처리장

    또 증설공사 스톱… 또다시 표류하는 동부하수처리장

    6년여 만에 공사가 재개됐던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가 다시 전면 중단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를 둘러싼 소송에서 법원이 ‘공공 하수도 설치(변경) 고시’에 대한 효력을 일시 정지시켜 공사가 중단된 것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법무부에 즉시 항고요청을 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행정부는 월정리주민 5명이 ‘공공 하수도 설치(변경) 고시 무효 확인’ 소송을 통해 집행 정지를 신청한 것에 대해 23일 인용 결정을 하고 고시의 효력을 일시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증설고시 무효 확인 소송의 항소심 선고일로부터 2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측은 “집행정지 신청 인용 결정 과정에서 사전에 제주도의 의견을 묻지않고 재판부 직권으로 한 것이 당혹스럽다”면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되 지역사회의 우려가 없도록 적극적으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법원의 결정사항을 법무부에 보고하고 23일자로 증설공사를 일시 중지시켰으며, 집행 정지 결정사항에 대해 법무부에 항고 요청을 했다. 법무부는 빠르면 26일, 늦어도 29일쯤 회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지난 1월 30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주민 6명이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공공하수도설치(변경)고시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주민들은 당시 증설 추진 과정에서 현행법에 따른 문화재청 심의를 거치지 않았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1심서 패소한 도는 2월 2일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도는 최대한 빠르면 상반기내 항소심 일정이 잡히길 기다리고 있다. 고성대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본안 항소심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향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이행됐다는 점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며 “고시 효력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해 증설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은 제주시 조천읍과 구좌읍 등 동부지역에서 발생하는 하수처리량을 하루 1만 2000t에서 2만 4000t으로 2배 늘리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538억원이다. 2020년 1월 완공을 목표로 2017년 9월 착공에 나섰지만 환경훼손 논란이 불거지면서 6년 가까이 공사를 하지 못했다. 그사이 인구 증가로 시설용량은 포화상태에 놓였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나서 월정리마을주민들과 2023년 6월 20일 공사 재개에 극적 합의했으나 일부 주민들의 소송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월정리 용천동굴과 월정하수처리장 문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등은 지난 24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제주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을 위한 고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불법 공사행위를 즉각 멈추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어 “제주도지사는 현재 제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데 만약 패소 확정될 경우 이 사건 증설공사는 법적 근거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더 이상 500억원 이상의 무익한 공사비 지출과 국고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긴급히 이 사건 고시의 효력을 정지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들 주민들은 증설사업 추진 과정의 절차적 위법성 문제를 주장하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용천동굴 보호구역 내에 하수처리시설이 설치되는데 따른 용천동굴의 훼손 우려의 문제 등 여러 가지 피해 우려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 방위산업전 놓고 갈등 계속…육군협회, DX KOREA 측 홍보에 문제제기

    방위산업전 놓고 갈등 계속…육군협회, DX KOREA 측 홍보에 문제제기

    방위산업전시회를 둘러싼 IDK와 육군협회 측의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육군협회는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 KOREA) 주관사인 IDK가 육군본부로부터 MOU 해지 통보를 받고도 전시회 관련 홍보자료 등에 육군의 후원과 협조 등이 있을 것처럼 표시해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고 22일 주장했다. 육군협회(주최)와 IDK(주관사)는 2012년부터 격년제로 DX KOREA라는 명칭으로 지상무기 방산 전시회를 다섯 차례 개최했다. 그러나 2022년 전시회를 마지막으로 양측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갈라섰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5일 결정문을 통해 IDK가 ‘DX KOREA’라는 지상무기 방산 전시회 명칭에 대해 상표등록을 했지만, 육군협회의 ‘KADEX 2024’라는 전시회 명칭이 IDK의 상표와 유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IDK가 “전시회(KADEX 2024) 개최 자체의 금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또 육군협회가 IDK 외 다른 사업자와 지상무기 방산전시회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를 막아달라는 IDK의 가처분 신청도 기각했다. 육군협회는 “DX KOREA가 국방부와 육군,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후원을 받지 못한 상태인데도 홈페이지와 홍보자료에 ‘후원 예정’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또 육군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기동화력시범과 육군의장시범 군악버스킹 등 부대 행사가 예정된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식행사로 소개하고 있는 개막식에 국방부 장관, 육·해·공군참모총장, 방위사업청장을 비롯해 해외의 국방부 장관 등 귀빈들을 참석 예정 대상으로 표기해놓고 있지만, 정부와 군의 후원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들의 참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육군협회 측은 강조했다. 육군협회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해 12월 DX KOREA 조직위원회와 2018년에 맺은 MOU에 대해 해지 통보를 했다. 육군협회는 지난해 공개입찰 절차를 거쳐 국내 최대 전시업체인 메쎄이상을 새 주관사로 선정했다. 협회는 올해 10월 2~6일 충남 계룡시 소재 계룡대 활주로에서 국군의날과 연계해 ‘KADEX 2024’라는 명칭으로 지상무기 방산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육군협회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DX KOREA 2024는 육군협회가 주최하지 않으며 국방부와 육군, 방위사업청 등의 후원 결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2022년 행사와는 본질이 다른 행사”라며 “DX KOREA 주최 측은 육군협회장의 초상권을 침해하고 후원 예정이라는 교묘한 표현을 통해 2022년 행사와 동일하게 열릴 것처럼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협회는 DX KOREA 측에 육군협회장의 사진을 내려달라고 공문을 보내는 등 별도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IDK는 육군협회의 주관사업자 공모에 대한 입찰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최근 기각한 데 대해 서울중앙지법에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 늦게 찾아온 봄… 오래 비추는 봄

    늦게 찾아온 봄… 오래 비추는 봄

    무진장(無盡藏)이란 불교 용어가 있다. 덕이 광대해 다함이 없다는 뜻이다. 현실 세계에도 ‘무진장’이 있다. 전북 무주와 장수, 그리고 진안의 앞 글자에서 따온 단어다. 우리나라 오지의 대명사로 통하는 곳. 그중 ‘전북의 지붕’이라 불리는 고원 도시, 진안을 다녀왔다. 고속도로가 전국을 단일 생활권으로 묶어 놓은 요즘이지만, 진안은 여전히 외지인들에게 생소한 땅이다. 봄소식도 늘 늦게 당도하는 편. 다소 늦었지만, 오지 마을 진안의 화양연화는 이제 막 시작됐다.●말의 귀 같다며 이름 지은 마이산 진안의 랜드마크는 뭐니 뭐니 해도 마이산(馬耳山)이다. 조선의 3대 왕 태종이 이 일대를 지나다 말(馬)의 귀(耳)와 같다며 마이산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마이산은 두 봉우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모습으로 솟아 있다. 서쪽의 암마이봉이 687.4m로 높고 동쪽의 수마이봉이 681.1m로 다소 낮다. 산은 전체가 거대한 암석 덩어리다. 특히 암마이봉의 타포니 지형이 인상적이다. 타포니는 풍화혈(風化穴)을 뜻하는 지질용어다. 풍화와 차별 침식 등으로 암석의 측면에 형성된 구멍을 일컫는다. ●남부 탑영제따라 만개한 벚꽃 절정 마이산 관광은 남부와 북부로 나뉜다. 봄철엔 관광객들이 남부 쪽으로 쏠린다. 벚꽃이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북부 쪽에도 벚꽃길이 있지만 남부에 견줘 명성이 덜한 편이다. 진안의 벚꽃은 개화가 늦다. 진안 일대가 고원지대라 그렇다. 평균 기온 자체가 낮은 데다 낮과 밤의 기온 차도 크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예전 마이산 벚꽃 축제가 열리던 시기도 해마다 4월 하순이었다. 마이산 벚꽃길은 이산 묘에서 탑사까지 약 2.5㎞ 구간에 조성돼 있다. 수령 수십년을 헤아리는 벚나무 노거수들이 길을 따라 도열해 있다. 나라 안에서 가장 늦게 벚꽃이 피는 곳이라더니 과연 명불허전이다. 탑영제에 이르러 벚꽃이 절정을 이룬다. 저수지 주변을 따라 벚꽃들이 만개했다. 저수지 제방 위로 올라 전경부터 품는다. 잔잔한 물 위로 벚꽃들이 투영되고 있다. 딱 한 폭의 수채화다. 나무 아래 꽃그늘에는 작은 정자도 있고 앉아 쉴 만한 의자도 여럿이다.●북부 사양제는 마이산 반영이 압권 마이산엔 저수지가 두 곳 있다. 남부 쪽은 탑영제, 북부는 사양제다. 명소에 깃든 저수지답게 수면 위로 담기는 풍경도 여간 빼어난 게 아니다. 탑영제는 벚꽃의 반영이 멋지다. 사양제는 마이산의 반영이 압권이다. 말 그대로 자연이 그린 데칼코마니다. 탑영제 위 부부공원 일대의 벚꽃도 아름답다. 먼저 진 꽃잎들이 공원 내 돌탑 주변에 눈처럼 내려앉았다. 꼭 가지에 붙어 있어야 꽃이던가. 흩날린다고, 떨어졌다고 꽃이 아닌 건 아닐 터다. 남부에 부부공원이 있다면 북부엔 연인의 길이 있다. 연인의 길을 따라 걸으면 마이산처럼 두 사람의 사이가 도타워진다며 조성한 길인데, 스토리텔링으로 한껏 의미를 부여한 것에 견줘 볼거리는 빈약한 편이다. 사실 사랑 이야기의 정점을 꼽자면 단연 명려각이다. 남부 주차장 한편에 없는 듯 서 있는 사당이다. 규모는 작아도 담긴 서사는 무척 풍성한데, 그 이야기는 잠시 뒤로 미뤄 두자. 부부공원에서 발걸음을 재촉하면 탑사다. 80여개의 돌탑으로 유명한 절집이다. 이갑용(1860~1957) 처사가 1885년 유·불·선 삼교에 바탕을 둔 용화세계의 실현을 꿈꾸며 조성했다고 한다. 입구 쪽의 월광탑, 일광탑처럼 규모가 큰 돌탑은 대부분 이름이 있다. 탑마다 나름의 의미와 역할도 있다고 한다. 가장 큰 건 대웅전 뒤 천지탑이다. 양탑, 음탑 등 두 개의 탑으로 갈라진 모양새가 마이산을 빼닮았다. ●성산정 등 전망대서 전경 한눈에 사실 진안 여행의 절반은 마이산을 어디서 보느냐다. 마이산 남, 북부 구역에선 오히려 마이산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기 어렵다. ‘마이산에 오르니 마이산이 안 보이더라’는 격이다. 좀 멀찌감치 떨어져서 봐야 한다. 읍내에선 군청 옆 성산정이 좋은 포인트다. 진안고원(鎭安高原)이란 표현에 걸맞게 경사진 언덕 400m 높이에 터를 잡은 정자다. 성산정에서 굽어보면 마이산 봉우리와 인근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길손들에게는 익산포항고속도로 진안휴게소 전망대가 최고의 포인트다. 마이산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진다. 휴게소는 상·하행선 양쪽에 다 있다. 부귀산 전망대도 있다. 원래 사진작가들만 알음알음 찾던 곳인데, 유명해지다 보니 군에서 아예 전망대를 조성해 뒀다. 진안 읍내에서 월평교 방향으로 가다 외후사마을로 좌회전한 다음 산길을 따라 곧장 간다. 길은 잘 닦여 있는 편이다. 다만 주차장에서 산길로 10여분 걸어 올라가야 한다. 긴 거리는 아니어도 제법 된비알이어서 힘들게 느낄 수 있다. 부귀산 전망대에서 맞는 풍경이 장쾌하다. 마이산이 작게 보일 정도로 거리는 멀지만, 주변 산군들과 어우러진 마이산의 진경과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안개가 자주 끼는 시기엔 꼭 바다 위에 떠 있는 절해고도처럼 보인다. ●‘명려각’엔 김삼의당·하립 사랑이야기 이제 미뤄 뒀던 명려각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차례다. 명려각은 여류시인 김삼의당(1769~1823)과 남편 담락당 하립(1769~1830)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둘의 고향은 사실 남원이다. 한데 어떤 사연으로 진안 깊숙한 곳에 흘러와 여생을 마치게 됐을까. 김삼의당과 하립은 남원 향교동의 유천마을이란 곳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해, 태어난 날이 같다. 둘은 18세 되던 해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하립은 과거 시험을 보러 한양으로 떠나 오랜 시간 공부에만 매진했고, 김삼의당은 남편을 위해 남원에 머물며 내조를 아끼지 않았다. 남편의 한양살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인의 생명과도 같은 머리카락을 자르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그를 조선의 전형적인 여성이라 말하는 이도 있다. 한데 김삼의당은 그 정도 수준에 머물 여성은 아닌 듯하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260여편의 시를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유실된 것을 제하고 그렇다. 작품에 대한 평가도 뛰어나다. 찢어지게 가난한 탓에 33세 되던 해엔 남원을 떠나 진안 마령면의 산골 마을로 쫓기듯 옮겨 가야 했다. 그의 시는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그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집안일을 핑계로 자아실현을 멈추지 않았다.●‘기축옥사’ 정여립이 머물렀던 죽도 진안에서 기억해야 할 인물이 또 한 명 있다. 조선시대 풍운의 정치사상가 정여립(1546~1589)이다. 선비 1000여명이 화를 입었던 ‘기축옥사’의 주인공이 바로 그다. 정여립은 “천하는 공물인데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으랴. 임금 한 사람이 주인이 될 수는 없으며, 누구든 섬기면 임금이 아니겠는가”라며 혁신적인 사상을 설파했다. 당시 임금이었던 선조로선 이런 불충하고 위험한 사상을 가진 인물을 그냥 둘 수는 없었을 터다. 결국 중앙 정치무대에서 밀려난 그가 내려와 생을 다할 때까지 머문 곳이 천반산 아래 죽도다. 죽도 일대는 국가지질공원이다. 그 덕에 번듯한 전망대도 생겼다. 장전마을에서 49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고갯길 옆에 지질공원 표지판이 나온다. 그 옆으로 난 숲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죽도 일대를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암굴 안 2층 누정 수선루도 볼만 진안 일대엔 수려한 정자들이 꽤 있다. 이를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훌륭한 테마 여행이 된다. 대표적인 건 마령면 강정리의 수선루(보물)다. 자연 상태의 암굴 안에 들여 지은 2층 누정이다. 조선 숙종 때 연안 송씨 4형제가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자의 이름은 ‘잠잘 수’(睡)에 ‘신선 선’(仙) 자를 쓴다. 신선이 잠을 잘 만한 곳이란 뜻일 터다. 국가문화재이긴 하지만 출입에 제한은 없다. 인근 평지리의 쌍계정도 암굴에 지은 정자다. 경남 하동의 쌍계사 입구 바위벽에 고운 최치원이 쓴 ‘쌍계석문’(雙磎石門) 글씨를 모방해 정자 왼쪽에 ‘쌍계’(雙磎), 오른쪽엔 ‘석문’(石門)이란 글씨를 새겼다. 백운면 미천리의 영모정, 바로 위 미룡정(美龍亭) 등도 다리쉼 할 겸 찾아볼 만하다.●한옥성당 ‘어은공소’도 숨은 명소 앞서 언급했듯 진안은 오지다. 곳곳에 볼만한 명소가 숨어 있다. 발품 팔아 찾아다녀야 한다는 뜻이다. 그중 하나가 진안읍 어은동의 천주교 어은공소(등록문화재)다. 1909년 건립된 한옥 성당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성당답게 실내는 남녀 신도석이 구분돼 있다. 성당이 깃든 어은동(魚隱洞)의 한문 이름을 풀면 ‘물고기가 안전하게 숨는 땅’이란 뜻이다. 해발 1000m가 넘는 성주산 자락 골짜기에 숨은 듯 터를 잡고 있다. 지명이 말해 주듯 어은동은 환란을 피해 사람들이 숨기 좋은 곳이다. 1866년 병인박해 때도 그랬다. 충청도와 경기도 등에서 어은동으로 피신해 온 천주교 신자들이 모여 살았다. 물고기는 초기 기독교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 곳에 천주교 신자들이 물고기처럼 숨어 산 셈이다. 우연치고는 참 공교로운 듯하다.
  • 피프티 피프티 대표 SBS ‘그알’ PD들 “명예훼손” 고소

    피프티 피프티 대표 SBS ‘그알’ PD들 “명예훼손” 고소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의 소속사 어트랙트와 전홍준 대표가 SBS TV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PD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어트랙트는 지난해 8월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다룬 방송 ‘빌보드와 걸그룹 - 누가 날개를 꺾었나’를 연출한 조상연 PD와 한재신 CP에 대한 고소장을 냈다고 18일 밝혔다. 법률대리인 김병옥 변호사는 “피고소인들은 사실관계 확인 없이 편파적인 내용을 방송했다”며 “허위사실을 적시해 소속사와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직후 SBS에는 “편파적”이라는 시청자 민원들이 쏟아졌다. 방송심의위원회에는 1146건의 민원이 제기돼 최다 민원접수 프로그램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방심위는 지난달 이 프로그램에 대해 법정 제재인 ‘경고’를 의결했다. 전 대표는 “탬퍼링(계약 만료 전 사전 접촉) 사태로 회사의 존재 자체가 흔들릴 위기를 헤쳐 나왔다”며 “K팝 산업 전체의 이미지를 저하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편파 방송은 더는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피고소인들의 진정 어린 사과도 없었기에 고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해 2월 첫 번째 싱글 ‘더 비기닝: 큐피드’의 타이틀곡 ‘큐피드’로 데뷔 130일 만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진입했고, 25주 차트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피프티 피프티 네 멤버가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신청을 제기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멤버 중 키나가 항고심 직전 항고 취하서를 내고 어트랙트로 복귀했고, 나머지 멤버와는 전속계약 해지통보가 이뤄진 상황이다.
  • “괴물을 처단”…의대 강요에 9수한 딸, 엄마를 죽였다[사건파일]

    “괴물을 처단”…의대 강요에 9수한 딸, 엄마를 죽였다[사건파일]

    “괴물을 처단했다. 이걸로 안심이다.”2018년 1월 20일. 엄마를 살해한 딸은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그리고 엄마의 시신 옆에서 드라마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일본 시가현 모리야마시에서 일어난 모친 살인사건은 ‘교육 학대’ 문제로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사건 당시 31세이던 노조미(37)는 의대에 진학하라는 엄마의 강요에 의해 9년간 재수를 하고, 간호사가 된 후에도 엄마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했다. 사망 당시 58세였던 엄마 기류 시노부와 어릴 적부터 단둘이 시간을 보냈던 노조미는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의사가 돼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의대에 가기엔 성적이 부족했고 지역 국립대 의대에 원서를 냈지만 불합격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친척들에게 “딸이 의대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계속해서 의대 입시를 강요했다. 무려 9년간 재수생 생활을 하며 세번이나 가출도 시도했지만 경찰에 발견돼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딸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화장실까지 쫓아올 정도로 속박했다. 2014년이 되어서야 엄마에게 조산사가 되겠다는 약속을 하고 지방의대 간호학과에 입학했지만, 수술실 간호사가 되고싶은 딸과 빨리 조산사 자격증을 따라고 요구하는 엄마 사이에 다시 갈등이 시작됐다. 노조미는 2018년 1월 19일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털어놨지만 엄마는 여전히 반대했고 “너 때문에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배신자”라며 딸을 비난했다.“엄마에게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노조미는 이날 밤 엎드려 있는 엄마의 목을 칼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집 근처 하천 부지에 버렸다. 두 달이 지나 시신이 발견됐고 노조미는 사체 유기 혐의로 체포됐다가 살인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 노조미는 법정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엄마는 학벌 컴플렉스가 있었고, 간호사를 무시하고 의사를 존경했다”고 말했다. 2020년 1심 공판에서 엄마가 자살했다고 주장했던 노조미는 실형 1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성인이 된 후에도 극심한 간섭을 받아왔으며 범행에 이른 경위에 동정의 여지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후 2심에서 살인을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피고 측과 검찰이 2월까지 항고하지 않아 형은 확정됐다. 노조미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엔 엄마한테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살인이라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속박되어 포로처럼 살아왔던 시간보다 감옥에서의 시간이 더 편하다. 하지만 외부에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 엄마를 살해한 것은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대법 “마약 밀수 고교생, 소년부 송치 부당”

    약 6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대량의 케타민을 국내로 들여오려다 적발됐는데도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았던 고등학생이 다시 정식 재판을 받게 됐다. 고등학생이라지만 혐의가 중한 만큼 합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서울고검 공판부(부장 박찬록)는 대법원이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A(19)군에 대한 상고심에서 소년부 송치 결정을 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군은 고등학생이던 지난해 4~5월 학교 동창 등 공범들과 함께 독일에서 케타민 약 2.96㎏을 밀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케타민은 동물용 마취제의 일종으로 유흥업소나 클럽 등에서 유통돼 ‘클럽 마약’으로 불린다. A군 등이 밀수한 케타민의 가격은 도매가 환산 시 약 1억 9200여만원 상당이다. 1심을 맡은 인천지법은 지난해 10월 밀수한 케타민이 대량인 점, 범행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마약류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A군에게 장기 6년, 단기 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지난 1월 A군이 범행 당시 고등학생이었고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호처분을 통해 품행을 교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렸다. 소년부로 송치되면 감호 위탁과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1~10호까지의 보호처분을 받으며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이에 공소를 담당한 서울고검은 A군의 죄질에 상응하는 결정이 아니라며 다시 판단해 달라고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심리에 나선 대법원은 ▲공범인 B군이 1심에서 장기 6년, 단기 4년을 선고받은 점 ▲범행 당시 A군이 17세 10개월로 성인에 가까운 판단 능력을 갖췄던 점 ▲A군이 범행 전반을 계획하고 공범을 섭외하는 등 가담 정도가 무거웠던 점 등을 고려해 소년부 송치 결정이 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 ‘6만명 투약’ 케타민 밀수 주범 고교생, 징역 피할 뻔…대법 “다시 재판”

    ‘6만명 투약’ 케타민 밀수 주범 고교생, 징역 피할 뻔…대법 “다시 재판”

    1심 장기 6년→2심 소년부 송치…檢 “죄질 불량” 재항고대법 “범행 역할, 당시 나이 고려하면 소년부 송치 부당” 약 6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대량의 케타민을 국내로 들여오려다 적발됐는데도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았던 고등학생이 다시 정식 재판을 받게 됐다. 고등학생이라지만 혐의가 중한만큼 합당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서울고검 공판부(부장 박찬록)는 대법원이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A(19)군에 대한 상고심에서 소년부 송치 결정을 한 원심 판결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군은 고등학생이던 지난해 4~5월 학교 동창 등 공범들과 함께 독일에서 케타민 약 2.96㎏을 밀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케타민은 동물용 마취제의 일종으로, 유흥업소나 클럽 등에서 주로 유통돼 ‘클럽 마약’으로 불린다. A군 등이 밀수한 케타민의 가격은 도매가 환산 시 약 1억 9200여만원 상당이다. 1심을 맡은 인천지법은 지난해 10월 밀수한 케타민이 대량인 점, 범행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마약류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A군에게 장기 6년, 단기 4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지난 1월 A군이 범행 당시 고등학생이었고 범죄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보다는 보호처분을 통해 품행을 교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렸다. 소년부로 송치되면 감호 위탁과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1~10호까지의 보호처분을 받으며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다. 이에 공소를 담당한 서울고검은 A군의 죄질에 상응하는 결정이 아니라며 다시 판단해달라고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심리에 나선 대법원은 ▲공범인 B군이 1심에서 장기 6년, 단기 4년을 선고받은 점 ▲범행 당시 A군이 17세 10개월로 성인에 가까운 판단 능력을 갖췄던 점 ▲A군이 범행 전반을 계획하고 공범을 섭외하는 등 가담 정도가 무거웠던 점 등을 고려해 소년부 송치 결정이 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 ‘용인경전철 소송’은 주민이 이겼지만… ‘유명무실’ 주민소송제 되살릴 방법은[로:맨스]

    ‘용인경전철 소송’은 주민이 이겼지만… ‘유명무실’ 주민소송제 되살릴 방법은[로:맨스]

    ‘혈세 낭비’ 비판을 받은 용인경전철 사업에 대해 당시 용인시장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주민소송에서 주민이 11년 만에 이겼지만, 대다수 소송의 경우 주민 승소율이 낮고 재판도 오래 걸려 주민소송제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권한 남용과 예산 낭비를 주민이 직접 견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주민소송제의 취지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소송 제기 및 진행 부담을 줄이고 소송을 제기할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주민소송은 2006년 1월 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총 57건이 제기됐지만, 주민이 승소한 사건은 2건에 불과하다. 2015년 경기 안성시 주민들이 하수시설 민간투자사업 협약 내용의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 2012년 서울 서초구 주민들이 사랑의교회의 도로 점용 허가가 위법하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을 뿐이다. 용인시 주민들은 ‘용인시가 용인경전철 사업을 추진한 전 용인시장에게 예산 낭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지난 14일 파기환송심을 통해 일부 승소를 이끌어냈지만, 용인시가 대법원에 재상고할 수 있어 소송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용인경전철 소송을 포함해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은 지난해 12월 기준 6건이다. 이중 용인경전철 소송은 10년 4개월 만에 파기환송심의 주민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고, 인천시의 왕산마리나 예산 지원 관련 주민소송은 제기된 지 8년 넘게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인천시 주민들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준비하던 인천시가 왕산마리나 요트경기장 조성을 위해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왕산레저개발에 167억원을 지원한 것은 위법이며, 이에 인천시가 송영길 당시 인천시장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며 2016년 주민소송을 제기했다. 2010년 제정된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및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지원법 시행령’은 국가나 지자체가 민간투자로 유치되는 시설에 사업비를 지원할 수 없다고 규정했는데, 인천시가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인천시 주민들은 주민소송을 제기하기 전 문화체육관광부에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문체부는 인천시의 지원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고 감사 각하 처분을 내렸다. 이에 주민들은 주민소송을 냈지만 1심과 2심은 주민들의 청구를 각하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지방자치법은 주민이 주민감사를 청구하고 감사 결과에 불복할 경우에만 주민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감사가 실제 진행되지 않아 주민소송을 제기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0년 인천시 주민들이 주민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주민소송은 지자체에 손해를 야기한 행위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지 감사기관이 한 감사 결과의 당부를 다투는 소송이 아니다”라며 “감사기관의 위법한 결정을 항고 소송에서 다툴 게 아니라 권리구제절차인 주민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효율적인 분쟁 해결 방법”이라고 판시했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2021년 주민 패소로 판결해 주민들은 다시 상고했고, 대법원은 3년 넘게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인천 왕산마리나 소송에서 주민 측을 대리한 조수진 더든든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재판이 너무 오래 걸리다 보니 소송을 제기한 주민들은 지치고 여론의 관심도 떨어지면서 소송 동력이 상실된다”라며 “주민소송을 몇 번 대리하다 보니 이제는 주민들께 ‘소송보다는 정치적 해결이 좋지 않겠느냐’는 조언을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주민소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요건을 완화하고 소송을 법률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주민직접참정제도의 주민청구요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민감사가 청구된 사안에 대해서만 주민소송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러한 주민감사의 청구 과정이 복잡함으로 인해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소송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관련 지식 및 절차상 업무를 지원하고, 전담하는 전문 변호사제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전문변호사 제도는 주민감사와 주민소송을 청구하는 주민들이 그 과정에서 필요한 체계적이고 복잡한 법적 지식을 모두 갖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 과정에서는 주민들이 지자체장 등의 권한 남용, 예산 낭비 등의 잘못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데 지자체 등이 협조하지 않으면 입증 자료를 구하기 어려워 주민 승소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조수진 변호사는 “일반인은 경과실을 저질렀을 때도 손해배상을 해야 하지만, 대법원은 공무원의 경우 중과실을 범해야만 손해배상의 책임을 묻도록 판례를 세웠다”며 “중과실은 거의 고의로 예산을 낭비해야만 해당되는 것이라 입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의 중과실을 주민이 입증하라는 법원의 엄격한 기준을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소송에서 승소한 주민에게 보상함으로써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소송을 제기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주민소송에서 주민이 승소해 지자체가 낭비된 예산을 배상받았다면, 소송에 기여한 주민에게 보상금을 주는 미국의 납세자소송 제도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한국법제연구원은 ‘재정 관련 행위에 대한 법적 통제 모델 연구’ 보고서에서 “주민소송은 공익소송이자 객관소송이기 때문에 행정소송 및 헌법재판과 같은 주관소송과 비교해 사익적 요소가 결여돼있다”며 “객관소송은 주관적 이해관계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소송에 진력해야 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매우 희박하게 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희박한 주관적 이해관계를 보다 두텁게 함으로써 소를 제기하고 소송에 열심히 매진할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소송 승소 시 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 재개해야”...‘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재항고

    국민의힘 “문재인 전 대통령 수사 재개해야”...‘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재항고

    국민의힘은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가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건을 승인 또는 묵인했는지 여부를 다시 수사해달라고 16일 검찰에 요청했다. 당 법률자문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 등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하명수사 관련), 공무상비밀누설 부분에 대해 대검찰청에 재항고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재항고는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한 항고가 기각됐을 때, 대검찰청에 다시 한 번 해당 처분이 타당한지 살펴봐 달라고 요청하는 불복 절차다. 해당 의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청와대가 개입해 울산지방경찰청 등에 당시 울산시장이었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법률자문위는 “검찰이 지난달 18일 피재항고인 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각하 결정을 하고, 피재항고인 송철호 전 울산시장, 송병기 전 울산부시장에 대해서는 공무상비밀누설의 점에 대한 항고 기각의 결정을 했으나, 이에 대한 각 항고 각하, 기각 이유가 부당하므로 불복해 재항고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 최종책임자였던 점을 거론하며 법률자문위는 “청와대 조직이 울산시장 선거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승인 또는 묵인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지금이라도 실체를 확인해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도록 충실한 수사 재개를 요청한다” 거듭 강조했다. 한편 당의 재항고 소식이 전해지자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당의 적극적 조치에 피해 당사자로서 적극 환영한다”라며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헌법과 민주주의 선거를 짓밟은 혐의는 결코 어물쩍 묵인할 수 없다. 은폐된 진실을 밝혀내고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도록 하기 위해 저 김기현은 오늘도 최일선에서 비리와의 의로운 싸움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사설] 법정 농락하다 망명 신청한 친북 간첩들

    [사설] 법정 농락하다 망명 신청한 친북 간첩들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충북동지회’ 사건 피고인 손모씨 등 3명이 그제 1심 선고를 이틀 앞두고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에 정치망명을 신청했다. 이들은 잇단 법관 기피 신청을 하고 변호사 교체 꼼수를 쓰면서 재판을 지연시킨 바 있다. 이제 기소된 지 2년 5개월여 만인 오늘 1심 판단이 나오게 되자 마치 정권의 탄압을 받는 정치범인 양 유엔에 망명 신청까지 한 것이다. 손씨 등은 2017년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이적단체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를 결성한 뒤 공작금을 받고 지역 인사 포섭과 국가기밀 탐지 등 안보 위해 행위를 한 혐의로 2021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북한을 추종하는 강령·규약 제정, 혈서 맹세문까지 작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재판이 늘어지면서 첫 공판이 열린 뒤 27개월이 경과된 지난달 29일에야 변론이 마무리됐다. 검찰은 피고인들에게 징역 12~20년을 구형한 바 있다. 피고인들은 “오랜 탄압으로 인권과 건강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망명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들은 구속기간 만료로 이미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왔다. 1심이 늦어진 것도 이들이 다섯 차례나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고, 기각되면 항고와 재항고를 거듭하면서 재판을 지연시켰기 때문이다. 이들이 신청서를 보낸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우리처럼 형사사법 절차가 보장된 국가의 재판엔 개입하지도 않는다. 피고인측도 이를 모를 리 없다. 형사소송법상 모든 지연 절차를 소진하자 국제기구까지 활용한 여론전으로 재판부를 흔들겠다는 속셈이 분명하다. 이 같은 의도에 재판부가 휘둘려선 안 된다. 또한 재판 지연 의도가 의심될 경우 엄정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재판부 기피나 국민참여재판, 변호인 교체 등이 남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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