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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휘도는 용의 기세…휘감는 꿈의 기운

    휘도는 용의 기세…휘감는 꿈의 기운

    충남 홍성 용봉산(381m). 이름 한번 거창하다. 야트막한 산인데도 ‘용’(龍)과 ‘봉’(鳳) 등 전설적인 동물들을 이름으로 삼았다. 안내판은 이름의 유래를 이렇게 적고 있다. “산세가 운무 사이를 휘도는 용의 형상과 달빛을 길어 올리는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용봉산이라 부른다.” 새해는 푸른 용의 해다.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으면서 용의 기운까지 받을 수 있는 산을 찾고 있다면 용봉산이 제격이다. 봉우리마다 기암을 이고 있어 ‘작은 금강산’이라고도 불린다.●‘용의 형상과 봉황 머리를 닮았다’ 용봉산은 말 그대로 가성비가 좋은 산이다. 짧고 굵다. 가파르지만 위험하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산은 작은데 등산 코스는 여럿이다. 용봉초등학교를 출발해 투석봉과 정상, 노적봉, 악귀봉 등을 찍는 종주 산행은 4~5시간 정도 소요된다. 여행 삼아 용봉산을 찾은 이들에겐 다소 긴 코스일 수 있다. 용봉산자연휴양림을 출발해 정상만 찍고 오는 이들도 있다. 이 경우 소요 시간도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한데 너무 야박하다.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용봉산의 정수를 돌아보려면 노적봉과 악귀봉까지는 다녀와야 한다. 용봉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3시간 남짓 걸리는 코스다. 용봉산을 찾는 산객들 대부분이 이 코스로 오른다. 코스가 그리 길지 않아 출근 전에 운동 삼아 오르는 이들도 적지 않다.이번 산행의 들머리는 용봉산자연휴양림이다. 휴양림 숙박객은 물론 등산객을 위한 주차장 등 각종 시설이 잘 갖춰졌다. 하늘엔 아직 별이 총총이다. 부지런히 오르면 용봉산 정상에서 해가 돋는 광경과 마주할 수 있다. 물론 사위가 캄캄할 때 단독 산행에 나서는 것이 마뜩잖은 이도 있을 터다. 한데 용봉산엔 새벽 산행을 즐기는 이들이 은근히 많다. 혼자 산에 오르는 걸 겁낼 필요 없다. 두런거리며 앞서가는 이들을 자박자박 따르다 보면 금세 정상이다. 용봉산은 조금만 올라도 하늘이 트인다. 뒤돌아보면 어느새 내포신도시가 펼쳐져 있다. 충남도청이 홍성으로 이전하면서 조성되기 시작한 신도시다. 도시의 가로등과 아파트 불빛 등이 어우러져 제법 볼만한 풍경을 펼쳐낸다. 다가오는 ‘푸른 용의 해’ 마중할까노적봉~악귀봉 기암괴석 줄줄이바위 틈엔 ‘옆으로 자라는 소나무’ ●새벽 산행 자박자박 걷다 보니 정상 용봉산 정상까지는 줄곧 오르막이다. 평소보다 더 자주, 더 길게 쉬며 오른다. 땀을 내지 않기 위해서다. 겨울 산행에선 가급적 땀을 흘리지 않는 게 좋다. 땀이 식으면서 체온도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용봉산 정상까지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쉬엄쉬엄 걸어도 그렇다. 정상에서 산객을 맞는 건 이른바 ‘길냥이’들이다. 랜턴을 비추면 수십 개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먹이를 던져 주는 산객이 많아 정상 일대를 거처로 삼은 듯하다. 용봉산 정상은 사실 표지석 외에 특별한 볼거리가 없다. 하이라이트는 노적봉에서 악귀봉으로 향하는 암릉길이다. 불과 300여m 거리지만 사자바위, 물개바위 등 기암괴석이 줄줄이 이어진다. 정상에서 노적봉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노적봉 아래 바위에는 ‘옆으로 자라는 소나무’가 뿌리박고 있다. 이른바 ‘용봉산의 보물’이라 불리는 소나무다. 바위틈에서 자라는 소나무의 생명력이 놀랍다. 분재처럼 앙증맞은 크기지만 수령이 100년을 넘나든다고 한다. 이처럼 자연엔 어느 하나 만만히 볼 게 없다. 여기부터 암릉 산행은 절정을 이룬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 이어지고 거대한 바위 군락을 넘어설 때마다 색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예산의 덕숭산, 서산의 가야산, 내포평야가 시원스럽게 다가오고 동쪽으로 금마천과 삽교천이 느릿하게 흐른다. 악귀봉은 봉우리 전체가 기암괴석의 집합체다. 행운바위, 물개바위 등 용봉산에서 유명한 바위들은 죄다 여기 모인 듯하다. 악귀봉을 내려서면 임간휴게소다. 여기서 용바위를 거쳐 신경리 마애석불로 내려선다. 마애석불은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홍진세계에서 온 중생을 토닥거리기라도 하는 듯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을 하고 있다. 홍주읍성 등 문화유적 둘러보고남당전망대 눈부신 ‘장밋빛 노을’갯벌서 방금 캔 석화는 탱글탱글 ●신경리 마애석불, 나를 토닥거리네 병풍바위를 등지고 용봉사가 단아하게 앉아 있다. 개창 연대는 백제 말로 거슬러 오르지만, 여러 전란과 화마를 거친 탓에 1905년 새로 지어 올렸다고 한다. 절집은 소박하다. 대웅전엔 조선 숙종 때 제작된 ‘영산회괘불탱화’(보물)가 보관돼 있다. 지방의 소도시지만 홍성엔 뜻밖에 문화 유적이 많다. 대부분 읍내 중심부에 몰려 있어 돌아보기도 수월하다. 홍주읍성부터 간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옛 성벽이다. ‘홍주’는 홍성의 옛 이름이다. 홍주읍성의 성벽 둘레는 축성 당시 1772m에 달했다고 한다. 지금은 800m가량 남았다. 읍성 안에 있던 옛 관아 건물과 성곽 문루들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대부분 파괴됐다. 조양문과 군청 정문처럼 쓰이는 홍주아문, 안회당, 여하정 등이 복원돼 남아 있다. 홍주아문 옆엔 해마다 성탄 트리가 세워진다. 고색창연한 조선시대 유적과 현란한 성탄 트리가 제법 잘 어울린다. 홍성 주민들의 인증샷 명소이기도 하다. 이제 홍성의 바다로 나간다. 서해 쪽이다 보니 아무래도 해넘이 풍경이 빼어난 공간들이 많다. 요즘 가장 ‘힙’한 노을 명소는 세 곳이다. 남당노을전망대는 남당항 바로 옆에 있다. 해 질 무렵이면 해변의 모래들이 노을빛을 받아 붉게 물든다. 옅은 장밋빛이라 해야 할까. 아무튼 이 느낌이 참 좋다.●연인 조형물 ‘행복한 시간’ 핫플로 바로 이웃한 어사리 노을공원은 요즘 핫플로 뜬 곳이다. 연인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 ‘행복한 시간’ 덕에 요즘 한창 사진 명소로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노을공원 바로 아래에 주민 공동작업장이 있다. 해거름에 갯일 마치고 돌아오는 어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갯벌에서 방금 캔 석화도 살 수 있다. 속동전망대는 뭍과 바짝 붙은 섬에 조성한 전망대다. 요즘 홍성 스카이 전망대 공사가 한창이다. 홍성엔 역사책에서 자주 봤던 위인들의 탄생지가 많다. 홍성 북쪽의 홍북읍은 고려의 명장 최영 장군이 태어난 곳이다. 이웃한 노은리엔 조선 초의 충신 성삼문 유허지가 있다. 독립투사들의 유적지는 ‘홍성 8경’으로 지정해 알리고 있다. 그만큼 이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이 강하다는 방증일 터다. 홍성 서쪽엔 한용운(3경), 김좌진(7경) 생가지가 이웃해 있다. ‘만주벌 호랑이’ 김좌진 장군은 저 유명한 ‘청산리 대첩’을 이끈 독립투사다. 갈산면 행산리에 그의 생가와 기념관, 사당 등이 조성돼 있다. 인접한 결성면에선 만해 한용운이 태어났다. 1919년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의 공약 3장을 작성하고 시집 ‘님의 침묵’을 출간하는 등 저항문학에 앞장선 인물이다. 생가 주변에 민족시비공원, 만해문학체험관 등이 있다. ■ 여행수첩 산행의 피로는 온천에서 푼다. 용봉산에서 예산 덕산온천이 지척이다. 스플라스 리솜은 용출온도가 약 50℃에 달하는 온천수를 활용해 워터파크, 스파, 리조트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 휴식 공간이다. 오는 24일 ‘비보이 산타 스페셜 공연’, 31일 ‘굿바이 2023 스페셜 공연’ 등도 선보인다.
  • “잠실새내역 상권 핫플로” 이벤트 팡팡

    “잠실새내역 상권 핫플로” 이벤트 팡팡

    서울 송파구가 과거 ‘신천동 먹자골목’, ‘뒷구정동’ 등으로 불렸던 잠실새내역 상권을 매력 만점의 명소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고 5일 밝혔다. 잠실새내역 일대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와 함께 수많은 스포츠팬의 발길이 몰리는 등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상권이 급속히 위축됐다. 이에 지난 9월 서울시가 이곳을 지역상권활성화 구역으로 지정했고, 구는 주민과 상인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 향후 6개월간 새마을시장 상인회와 함께 매출증대 이벤트를 개최한다. 걷기 습관 형성 플랫폼인 ‘워크온’ 앱을 통한 챌린지를 진행해 관광객과 주민들의 발길을 유도할 예정이다. 참여 방법은 잠실새내역 골목길을 걸으며 3개 지점을 통과한 뒤 3만원 이상 사용 영수증을 인증하면 송파사랑상품권 5000원을 받을 수 있다. 이어 방문객의 흥미를 높이고자 잠실종합사회복지관 앞 사거리 바닥에 스포츠를 테마로 역동적인 픽토그램 이미지를 그려 넣었다. 먹거리 활성화를 위한 소상공인 경영개선 등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송파구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서초, 한예종·국악원 앞 지하보도 ‘핫플’ 된다

    서초, 한예종·국악원 앞 지하보도 ‘핫플’ 된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국종합예술학교와 국립국악원 앞 유휴 지하보도가 핫플레이스로 변신한다. 서초구는 국립국악원 인근부터 신중초 진입부까지 이어지는 지하보도(서초동 1466-14 일대)에 ‘서리풀아트스튜디오’를 만든다고 3일 밝혔다. 서리풀아트스튜디오는 내년 2월에 완성될 예정이다. 길이 40m, 너비 7.2m인 서리풀아트스튜디오는 연면적 288㎡ 규모로 ▲음악으로 쉼을 제공하는 ‘뮤직펍’(약 33㎡) ▲LP와 함께 추억 가득한 ‘뮤직라이브러리’(약 17㎡) ▲청년예술인들의 꿈 가득한 ‘연습실’(약 50㎡) 등의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서리풀아트스튜디오의 특징은 전국 유일의 음악문화지구에 있어 주변 문화 인프라를 활용해 청년예술인이 다양한 예술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청년예술인들은 창작활동을 맘껏 고민할 수 있는 공간과 여러 장르의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며, 주민들은 일상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서리풀아트스튜디오를 통해 청년예술인의 꿈을 키우고 흥미진진한 예술공간으로 주민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되도록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서초구 한예종·국악원 앞 지하보도 핫플된다

    서초구 한예종·국악원 앞 지하보도 핫플된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국종합예술학교와 국립국악원 앞 유휴 지하보도가 핫플레이스로 변신한다. 서초구는 국립국악원 인근부터 신중초 진입부까지 이어지는 지하보도(서초동 1466-14번지 일대)에 ‘서리풀아트스튜디오’를 만든다고 30일 밝혔다. 서리풀아트스튜디오는 이날 공사에 들어가 내년 2월에 완성될 예정이다. 길이 40m, 너비 7.2m인 ‘서리풀아트스튜디오’는 연면적 288㎡ 규모로 ▲음악으로 쉼을 제공하는 ‘뮤직펍’(약33㎡) ▲LP와 함께 추억 가득한 ‘뮤직라이브러리’(약17㎡) ▲청년예술인들의 꿈 가득한 ‘연습실’(약50㎡)의 다목적 문화공간이 새롭게 탄생한다. ‘서리풀아트스튜디오’의 특징은 전국 유일의 음악문화지구 내 위치해 있어, 주변의 문화인프라를 활용해 청년예술인의 다양한 예술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곳에서 청년예술인들은 창작활동을 맘껏 고민할 수 있는 공간과 여러 장르의 공연 기회도 주어지며, 주민들은 일상 속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서리풀아트스튜디오’를 통해 청년예술인의 꿈을 키우고, 흥미진진한 예술공간으로 주민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되도록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푸른 용의 기운 받으러… ‘뷰 맛집’으로 떠난다

    푸른 용의 기운 받으러… ‘뷰 맛집’으로 떠난다

    올해도 한 달 남짓 남았다. 어제를 반추하고 내일을 설계할 전망 좋은 여행지를 찾는 시기다. 2024년은 푸른 용의 해라고 한다. 한 해의 아쉬움을 툭툭 털어내고 청룡의 해를 맞을 수 있는 여행지를 몇 곳 꼽았다.①경기 안산 달전망대 새해 전망을 수놓다 안산 시화방조제 가운데 우뚝 선 달전망대는 달이 수놓은 그림이다. 달을 모티브로 만든 공간으로, 달의 움직임에 따라 풍경도 시시각각 바뀐다. 작은가리섬에는 이루나타워의 달전망대, 시화나래휴게소, 시화나래조력공원, 시화나래조력문화관 등의 볼거리가 몰려 있다. 시화나래는 시화호 주변 관광자원을 아우르는 이름으로, ‘훨훨 날개를 펼치듯 널리 알려지고 솟아오르다’라는 뜻이 담겼다. 달전망대에서는 시흥 오이도와 안산 대부도의 방아머리선착장 입구를 잇는 길이 12.7㎞ 시화방조제가 내려다보이고 바다와 호수를 양옆에 끼고 직선으로 뻗은 4차선이 감탄을 자아낸다. 여의도 15배 규모의 시화호와 조력발전소, 큰가리섬, 인천 송도, 서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달전망대의 타워층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8시다. 연중무휴로 운영된다.②강원 동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바다 마을서 품는 희망과 평화 동해는 바다가 아름다운 고장이다. 망상, 대진, 어달, 하평, 한섬, 추암 등 아름다운 해변이 늘어서 있다. 특히 어달해변과 하평해변이 자리한 묵호권은 ‘동해 여행 1번지’로 꼽힌다.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묵호등대, 동해 어민의 삶을 견인하는 묵호항도 여기 있다. 묵호등대 옆에 새로 조성된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와 해랑전망대가 ‘핫플’이다. 스카이밸리는 높이 59m의 스카이워크, 해랑전망대는 길이 85m 해상 보도 교량이다. 파란 바다를 감상하며 이색 체험 시설을 즐길 수 있다. 무장애 경사로를 설치해 어린이와 장애인, 노약자 등도 유아차나 휠체어를 타고 출입할 수 있다. 묵호의 생활상을 담화(談)로 만나는 논골담길, 국내외 연필 3000여종을 모아 놓은 연필뮤지엄, 두타산과 청옥산의 비경을 한자리에서 즐기는 무릉계곡(명승)은 이 지역의 보물 같은 유산이다.③충북 제천 청풍호반케이블카 청풍서 맞는 청룡의 해 2024년 청룡의 해를 앞두고 제천 청풍호(충주호)는 2023년을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운세 좋은 여행지다. 새해 전망은 맑고(淸) 푸름(靑)이라 믿고 걷다 보면 정말 그런 해가 될 수도 있다. 청풍호를 품기에는 청풍호반케이블카가 제격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은 이미 조망의 여정이다. 물태리역을 출발해 비봉산역에 다다르면 광활한 풍광이 압도한다. 멀리 소백산과 월악산이 넘실대고, 옥순대교에서 굽이굽이 흘러온 남한강 줄기는 내륙의 바다를 실감케 한다. 비봉산역은 너른 데크를 조성해 여유롭게 거닐며 청풍호와 주변 산세를 감상하기 좋다. 베이커리 카페, 약초숲길, 초승달과 하트 포토 존, 모멘트 캡슐 등이 여행을 풍요롭게 한다. 휠체어나 유아차 이용도 편하다. 루미나리에가 반짝이는 제천 시내 비룡담저수지, 의림지 등도 겨울 여행지로 손색없다.④경북 울진 등기산스카이워크 바다 위 걸어 하늘 속으로 푸른 바다와 푸른 숲, 푸른 하늘까지 울진의 매력은 온통 푸른색이다. 울진이 품은 다채로운 푸른색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등기산스카이워크다. 총길이 135m로, 바다 위 20m 높이에 설치해 멀리서도 존재감을 뽐낸다. 발아래 푸른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강화유리 구간만 57m다. 투명한 바닥 덕분에 이 길이 바닷속으로 들어가는지 하늘 위로 오르는지 헷갈릴 정도다. 스카이워크 중간쯤에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이뤄준다는 후포 갓바위 안내판이 있다. 맑은 날에는 갓바위 주변으로 윤슬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스카이워크 끝자락에는 의상대사를 사모해 용으로 변한 선묘 낭자를 표현한 작품이 자애로운 미소로 맞아 준다. 스카이워크와 이어진 구름다리(출렁다리)를 건너면 후포등기산(등대)공원이다.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등대를 모형으로 조성했다.
  • 가상 속 강릉 월화거리…메타버스 맵 개설

    가상 속 강릉 월화거리…메타버스 맵 개설

    강원 강릉에서 핫플레이스인 월화거리와 중앙시장을 가상으로 체험하는 서비스가 운영된다. 강릉시는 오는 25일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월화거리, 중앙시장을 가상으로 체험하는 ‘강릉중앙시장 맵’을 오픈한다고 23일 밝혔다. 맵에 입장하면 월화정 설화의 주인공인 무월랑과 연화 부인의 안내를 받으며 월화거리, 중앙시장을 구경하고, 지역 대표 먹거리도 확인할 수 있다. 또 곳곳에는 포토존이 놓이고, MZ세대로부터 인기가 높은 방 탈출 게임도 즐길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시는 오픈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맵에 입장한 인증샷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면 구글 플레이 카드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연다. 시 관계자는 “중앙시장 내 각 점포에 QR 코드를 비치해 시장을 찾는 고객도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맵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갤러리도 워케이션 공유 오피스로… 제주는 워케이션 천국

    갤러리도 워케이션 공유 오피스로… 제주는 워케이션 천국

    ‘워케이션(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 성지’ 제주가 이번엔 문화예술공간까지 공유 오피스로 활용해 주목받고 있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제주시 소통협력센터에서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회장 이창기·이하 한광연)와 문화예술교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광연은 2015년 출범한 전국 17개 시·도 광역문화재단 연합회로 지역의 새로운 문화 활력 창출과 문화예술의 사회적 기여 확대에 애쓰고 있다. 17개 시·도 광역문화재단 산하 직원은 2000여 명에 이른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워케이션 인(in) 제주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전국 시도 재단으로 확대 ▲문화예술 협력·교류·연대를 통한 공동 협력사업 발굴 운영 ▲제주 지역문화 자원 활용에 대한 상호 교류 ▲기타 양 기관이 주관하는 문화예술 사업에 대한 상호 교류 등을 추진하게 된다. 첫 교류사업으로 서울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 등 한광연 직원 20여명이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진행하는 ‘제주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휴가지 제주에서의 근무’라는 개념으로 20일부터 2주간 거점 오피스인 제주시 소통협력센터를 비롯해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운영하는 인근 예술공간 이아, 산지천갤러리 등을 위성 오피스로 무료로 활용한다. 서울문화재단에서 온 한 직원은 “원도심이라 기대를 안했는데 오후 6시 이후 원도심을 산책하다보니 즐길만한 장소 꽤 있었다”면서 “맛집, 펍 등 핫플도 많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공유 오피스 공간보다 미술작품 등 전시회도 관람할수 있는 공간에서 일과 휴식, 심지어 문화교류까지 일석삼조 효과가 있어 반응이 좋다”면서 “앞으로도 예술곶 산양 등 재단에서 운영하는 문화예술공간들을 공유 오피스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도는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제주 워케이션 시 오피스 및 여가프로그램 바우처를 지급해 도내 민간 워케이션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오피스 바우처 사업은 수도권 기업의 임직원이 공모를 통해 선정된 도내 민간 워케이션 오피스를 이용할 경우 1인 1일 3만원의 오피스 이용 바우처를 14일 범위 내에서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바우처를 지급받는 기업 임직원에게는 퇴근 후 제주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충분한 휴식을 즐기고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 바우처를 1인 5만원 범위 내에서 주 1회, 총 2회까지 지원한다. 9월부터 시작한 이 사업은 현대중공업 등 81개사 452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날 협약식에서 “지역 문화예술인이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상생 협력과 교류, 연대가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민간단체에서 제주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함께 하는 것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지역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제주관광의 부가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창기 한광연 회장은 “17개 시도 문화재단 직원들이 일과 휴식, 교류를 병행할 수 있는 좋은 자연환경에서 지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이고 앞서가는 정책”이라며 “앞으로 교류 사업을 더욱 활성화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제주 워케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광연 소속 직원들은 제주시 함덕바다에서 해양쓰레기 환경예술단체 ‘에코 오롯’과 함께 ‘플라스틱 만다라’ 문화예술 현장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등 2주간 제주에서 업무와 힐링, 지역 문화예술인들과의 교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한편 도내 민간형 워케이션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는 시설은 디어먼데이 제주(조천읍 와산리), 리플로우 제주(제주시 삼도2동), 스페이스 모노(대정읍 하모리), 질그랭이센터(구좌읍 세화리), 팜스테이션(제주시 도두2동), 바나나오피스(제주시 노형동), 아이디노제주(안덕면 창천리), 제주와일드(서귀포시 예래동) 등 16개소에 달한다.
  • 한식 캐주얼 다이닝 ‘부엉이 산장’, 200평 규모 플래그십 스토어 연다

    한식 캐주얼 다이닝 ‘부엉이 산장’, 200평 규모 플래그십 스토어 연다

    서울 성수동 인근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2020년 1호점 오픈 3년 만에 20개점 오픈 연 매출 250억원 달성에 성공한 F&B 스타트업 트리니티에프앤비의 한식 캐주얼 다이닝 브랜드‘부엉이 산장’이 서울 성수동 인근에 20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부엉이 산장’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녹아든 플래그십 스토어는 전통주 기반의 바 섹션과 한식과 전통주를 페어링하여 즐길 수 있는 다이닝 섹션, 라이프 스타일 기업(패션, 뷰티 등)들과의 콜라보를 위한 팝업 섹션, 그리고 프라이빗 룸 섹션 등 총 4가지 섹션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부엉이 산장’은 성민수 대표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2월 연신내에 첫 번째 매장을 연 이후 3년여 만에 20개 매장 오픈에 성공한 것은 물론 올해 매출 250억원 이상 달성이 유력시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100팀 이상 웨이팅이 이어지는 강남 2호점(강남지오다노점)의 경우 월 최고 매출 3억 5000만원을 기록했으며, 가맹점 월 평균 매출은 약 1억 2000만원 이상이다.‘부엉이 산장’ 은 차가운 도심 속 아늑하면서도 MZ세대들의 취향을 고려한 ‘힙’한 산장 콘셉트를 아래, 한식 기반의 음식과 전통주 페어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한식 캐주얼 다이닝&주점으로, 가심비를 추구하는 2030 여성 고객들을 중심으로 많은 사랑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단순한 맛집의 차원을 넘어 강남 지역을 비롯해 건대나 송파 등 MZ세대들이 자주 찾는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성민수 대표는 “코로나19와 함께 시작된 ‘부엉이산장’은 매일이 위기의 연속이었고, 무엇보다 제한된 영업 시간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앉아서 손님을 기다릴 수만은 없었고 많은 고민 끝에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내가 직접 배달에 나섰다”고 밝혔다. 또 “음식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차로 직접 배달했다”며 “결국 진심이 통했고, 딜리버리 덕분에 매달 흑자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성 대표는 이어 ‘점심회식’ 콘텐츠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 시기, 낮에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보겠다는 취지로 기획했고, 도입 3개월부터 좋은 반응을 일으켰다”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당면한 상황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낸 것이 성공적인 매출과 브랜드의 성장으로 이끌어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성 대표는 “부엉이 산장은 지금의 성장에 멈추지 않고 2024년 50개 매장 오픈, 가맹점 연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프랑스 등에 해외 1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며 “매출과 매장 수도 중요하지만 어떤 상권에 들어가는가, 누구와 파트너십을 맺는가, 부엉이 산장을 어떤 브랜드로 구축해 나가고 있는가 등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스쳐가는 유행 브랜드가 아닌 영속성 있는 캐주얼 다이닝 한식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외연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면서 “푸드 콘텐츠 전문 빌더로서 성장하고 있는 ‘밀집’과의 M&A도 앞두고 있다”며 향후 목표를 밝혔다.
  • 핫플 성수동 다 즐기려면 ‘성수관광안내소’ 오세요

    핫플 성수동 다 즐기려면 ‘성수관광안내소’ 오세요

    서울 성동구가 지하철 2호선 성수역 내에 ‘성동구 성수관광안내소’를 만들어 본격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성수동은 서울숲과 어우러진 문화와 예술, 패션산업의 중심지로 젊은층뿐 아니라 최근에는 중국,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도 몰리고 있다. 이에 구는 지역 관광 활성화에 발 벗고 나섰다. 지난 16일 구는 성수역 역사 내에 38.74㎡ 규모의 성수관광안내소를 개소했다. 앞으로 구는 관광안내소를 지역관광의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구는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을 관광안내소와 연계해 관광객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관광객들에게 지역별 여행 코스를 추천하고 맞춤형 관광 안내 서비스도 제공한다. 성수관광안내소는 매주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안내소에는 전문 관광통역안내사가 상주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원활한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관광객이 성동구를 방문했을 때 지역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도록 관광안내소를 운영하게 됐다”며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발굴해 누구나 만족하고, 성동구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게 1만 5000원, 실화?”…‘외국인 핫플’ 광장시장 바가지 논란

    “이게 1만 5000원, 실화?”…‘외국인 핫플’ 광장시장 바가지 논란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K관광’ 성지로 불리는 서울 광장시장의 한 상인이 양이 적고 질이 떨어지는 부실한 음식을 판매한 이야기가 유명 유튜버를 통해 온라인상에 퍼지며 전통시장의 ‘바가지요금’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지난 17일 구독자 90만명의 유튜브 채널 ‘희철리즘’을 운영하는 유튜버 윤희철씨는 베트남 벤탄시장에서 한국을 찾은 베트남 상인 등 지인 2명과 함께 광장시장을 찾은 일화를 공개했다. 광장시장을 ‘한국의 유명 시장’으로 소개하며 손님이 적은 한 가게에 자리를 잡은 윤씨는 “외국인 친구들이 왔으니까 맛있는 전을 먹어보겠다”며 1만 5000원짜리 모둠전 한 접시를 주문했다. 그러자 가게 주인은 “모둠전은 양이 적어서 3명이 못 먹는다. 뭐 하나 더 시켜야 한다”며 더 주문할 것을 권했다. 이에 윤씨 일행은 “먹어보고 시키겠다”며 일단 거절했다. 하지만 가게 주인은 거듭 “모둠전 하나는 양이 얼마 안 된다. 2명이 와서 먹는 양이야. 1만 5000원 갖고 안 돼”라며 핀잔까지 줬다. 주인은 모둠전을 담은 접시를 건네면서도 “양이 조금밖에 안 돼서 추가로 시켜야 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이후 윤씨 일행은 실제로 나온 모둠전을 보고 놀란 듯 “이게 1만 5000원이냐”며 주인에게 되묻기도 했다. 실제 영상에 나온 모둠전은 맛살, 햄, 애호박, 두부 등으로 구성돼있었고 개수는 10개가 남짓이었다. 일행 중 베트남 여성은 “유명한 시장이라 모든 게 다 비싼 게 아닌가 싶다”고 혀를 내두르며 젓가락으로 전 하나를 집어 들더니 “(하나에) 2000원짜리 (전) 한번 먹어보겠다”고 농담을 건넸다. 논란을 예상한 듯 윤씨는 “다른 곳에는 사람이 꽉 차 있어서 여기로 온 것”이라며 “광장시장 다른 곳들은 정말 친절했다. 하필 손님이 없었던 곳이라 그랬던 것 같다”고 에둘러 분위기를 수습했다. 이들은 결국 1만 5000원짜리 모둠전 절반가량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전통시장의 ‘바가지요금’ 논란은 그동안 계속 지적돼왔다. 비싼 가격과 지나친 호객행위로 비판받았던 인천 소래포구의 전통어시장은 계산 후 ‘다리 없는 꽃게’로 바꿔치기한 사실이 온라인에 공개돼 시장 상인회 차원에서 대대적인 반성 운동까지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KBS 예능 ‘1박2일’에서는 경북 영양의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옛날과자 1.5㎏을 집어 든 출연진에 7만원을 불렀다가 대중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경남 창원 진해군항제와 전북 남원 춘향제, 전남 함평 나비축제 등에서도 바비큐를 시켰더니 비계만 가득한 고기에 채소만 잔뜩 깔린 부실한 음식의 가격을 지나치게 비싸게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큰 비판을 받았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부터 축제 통합페이지에서 지역 축제 먹거리 가격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면서 “축제 현장 점검을 강화해 바가지요금 근절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 가을엔 영남으로 떠나요

    가을엔 영남으로 떠나요

    여행의 계절 가을이 왔다. 본격적인 단풍이 시작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짧은 가을을 영남에서 제대로 즐겨 보자. 부산 여행 하면 떠오르는 계절은 여름이다. 하지만 바다와 산, 강과 들이 어우러진 부산의 매력을 속속들이 즐기려면 가을이 제격이다. 한여름의 무더위와 북적임에서 벗어나 평화로움을 얻은 바다는 고즈넉한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긴다. 울산은 산악, 해양, 문화유산, 산업이 어우러진 도시다. 해발 1000m 이상 7개 봉우리로 형성된 영남알프스와 푸른 물살을 가르는 고래 떼가 여행객을 반긴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휴식처다. 경북 여행은 ‘2023 경북 대표 관광상품 왕중왕전 공모’에서 본선에 오른 6곳을 추천한다. 소원 성취 핫플레이스인 경산 갓바위와 청도 이색카페, 영덕 농산어촌, 포항 드라마 촬영장과 울릉 생태힐링 코스는 경북만의 특화된 여행 상품이다. 팔공산과 금호강을 빼놓고는 대구의 가을을 형용할 수 없다. 팔공산은 알록달록한 가을 산세를 빼고도 다양하고도 풍부한 자연 생태계, 많은 역사적 명소를 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금호강 하중도는 이달 말까지 만개한 코스모스가 관광객을 반긴다.올해를 ‘관광 경북’ 원년으로 정한 경북도가 지역 관광의 새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도는 ‘2023년 경북도 대표관광상품 왕중왕전’ 공모에서 ‘경산시+청도군’의 권역 연계 상품 ‘소원이 이뤄지려면 경(산)청(도) 어때?’를 왕중왕(대상)으로 뽑았다고 14일 밝혔다. 최우수상은 영덕군의 ‘삼촌(三村) 여행’, 우수상은 포항시+울릉군의 ‘동해 바다 뱃길 따라 울렁울렁 울퐝투어’가 차지했다. 이번 행사는 도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관광 수요 증가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등 관광 트렌드 변화에 따른 경북만의 특화된 여행 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했다. 올해 처음이다. 공모전에는 도내 16개 시군에서 총 15개 상품이 참여했다. 권역 연계형 3개, 단일 시군형 12개 등이다. 권역 연계형은 인접한 2개 시군 이상이 관광자원의 강점과 약점을 상호 보완해 구성한 여행상품이다. 단일 시군형은 1개 시군이 다른 시군과 차별화된 관광콘텐츠로 구성한 것이다. 도는 1차 서류심사, 2차 발표평가를 거쳐 본선에 진출한 6개 상품을 대상으로 답사 여행 참가자 평가, 박람회 참관객 현장 평가, 온라인 투표 평가, 전문가 평가 등을 거쳐 수상작을 선정했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오색찬란한 단풍이 산과 들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이때 본선 진출 6개 관광상품을 소개한다.●‘소원을 말해봐! 경(산)청(도) 어때?’ 인접한 경산시와 청도군이 소원 성취 핫플레이스인 관봉석조여래좌상①(일명 갓바위·보물 제431호)과 MZ세대가 좋아하는 청도의 다양한 체험거리를 접목한 체류형 상품이다. 10개의 대학이 있는 경산의 강점과 MZ세대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많이 방문하는 청도 콘텐츠를 접목해 두 시군의 약점을 서로의 강점으로 보완했다. 특히 소원 기도로 유명한 갓바위와 청도읍성을 핵심 콘텐츠로 세대별 소원 성취를 위한 여행 프로그램으로 기획한 게 특징이다. 경산 갓바위는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고 알려지면서 연간 1000만명 이상이 찾는다. 청도읍성은 한 바퀴 돌면 건강해지고, 두 바퀴 돌면 오래 살고, 세 바퀴 돌면 소원을 성취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갓바위 인근 소원길과 천연기념물 제368호 경산 삽살개 보호와 보존을 위한 시설인 육종연구소, 승마장, 동의한방촌, 자인계정숲, 삼성현역사문화관도 가볼 만하다. 청도의 레일바이크·군파크 루지 등 액티비티, 100여개의 크고 작은 다양한 유형의 이색카페, 프로방스 야간경관, 운문사 솔바람길, 소싸움경기장도 지나치기엔 아쉽다.●‘삼촌 여행’ 영덕으로 삼삼한 여행 영덕의 강점인 농촌, 어촌, 산촌을 동시에 즐기는 웰니스 관광을 주제로 한 상품이다. 농촌에서 탐스럽게 익은 딸기·복숭아 등 과일 따기를 체험하고 산길을 따라 난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오르는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또 자연의 보물 ‘영덕 블루로드’② 트레킹은 코스마다 색깔을 달리해 보고 체험하고 즐기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영해면에 있는 벌영리 메타세쿼이아숲은 66㏊(약 20만평)에 이르는 광할한 규모를 자랑한다. 이 숲은 산림청이 올해 국토 녹화 5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100대 명품숲’에 이름을 올렸다. 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도 계단이 있고 경사가 높지 않아 쉽게 전망대에 도달할 수 있다. 전망대에 서면 영덕을 감싸는 동해 앞바다가 파노라마 뷰로 시야에 들어온다. 영덕 블루로드는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 고성까지 동해안의 해변길을 중심으로 조성된 해파랑길의 영덕 구간 총 64.6㎞에 이르는 해안 트레킹 코스다. 블루로드는 전체 구간을 스토리텔링해 ▲쪽빛 파도의 길(총 14㎞, 도보 4시간 코스) ▲빛과 바람의 길(17.5㎞, 6시간 코스) ▲푸른 대게의 길(15㎞, 5시간 코스) ▲목은 사색의 길(17.5㎞, 6시간 코스) 등 4가지 테마로 나눠 놨다. ●‘동해 뱃길 따라 울퐝투어’ 포항의 K드라마 촬영장 순례와 울릉의 생태힐링 투어 코스가 결합된 상품이다. 먼저 포항에서 드라마 속으로 여행을 떠나 볼 수 있다. 2019·2021년 각각 방영된 인기 한류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과 ‘갯마을 차차차’의 주요 촬영지인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와 사방기념공원, 청하공진시장 탐방이 매력적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월 추천 여행지 테마를 ‘한류 성지순례’로 정하면서 이들 지역을 촬영 명소로 선정했다. 지금까지도 청하공진시장 등은 드라마의 여운과 감동을 즐기기 위한 관광명소이자 인생 사진 명소로 인기를 구가한다.MBC 드라마 ‘꼭두의 계절’ 촬영지 흥해읍 오도간이해수욕장과 북구 송라면의 한 카페는 방문자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한다. 포항의 대표 관광지이자 최근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스페이스워크③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특별한 기회도 갖게 된다. 포항을 떠나 길이 170m, 폭 26m를 자랑하는 ‘사계절 전천후’ 울릉 크루즈호를 타고 섬을 찾는 특별한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섬 관광은 울릉도 성인봉과 해담길 트레킹과 해양레저(스킨스쿠버, 스노클링, 카약 등) 및 바다낚시 체험 등으로 이어진다.●안동시로~ ‘3색 유네스코 세계여행’ 유네스코 세계유산 3대(세계유산·세계기록유산·인류무형문화유산) 분야를 모두 석권한 국내 유일 도시 안동의 주요 문화유산 탐방과 종가 음식 및 고택 숙박 체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하회마을이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을 시작으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에 봉정사가, ‘한국의 서원’에 도산서원과 병산서원④이 포함됐다. 한국국학진흥원 유교책판(6만 4226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고 하회별신굿탈놀이를 포함한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가는 곳마다 이야기 보따리가 주렁주렁 걸려 있다. 탐방으로 출출해진 배는 500년 전통의 안동 종가 음식과 안동의 향토음식 안동찜닭으로 채울 수 있고 선성현문화단지 내 한옥체험관에서 전통 한옥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봉화군의 ‘호랑이야 놀자~!’ 호랑이가 사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⑤과 대한민국 대표 겨울 관광지 분천역 산타마을, 협곡열차로 떠나는 오지체험을 테마로 한 상품이다. 백두대간 자락에 있는 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동물원의 좁은 우리를 떠나 이사 온 호랑이 6마리를 만날 수 있다. 차로 30분 남짓 거리에 있는 봉화 소천면 분천역에 다다르면 산타마을이 나타난다. 산타의 집과 대형 트리, 산타클로스 길 등이 있다. 핀란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14년 조성돼 한여름과 한겨울 두 차례 축제를 연다. 영주·분천역과 강원도 태백 철암역을 오가는 백두대간 협곡열차에 몸을 싣고 백두대간을 감상하는 것은 산타마을 여행의 덤이다.●고령군의 ‘어메이징 가야’ 세계유산인 고령 대가야읍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한 가야역사 문화와 가야금 연주, 전통 엿 만들기 등 체험상품을 기획했다. 대가야읍을 감싸 주는 지산리 주산의 남동쪽에 있는 고분군⑥은 700기 이상의 봉토분과 수천 기의 소형분이 분포하는 등 가야고분군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주산 기슭에 있는 대가야 왕릉전시관, 대가야박물관에서는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국내 유일의 가야금 전문 박물관인 우륵박물관과 가얏고마을에서 가야금 연주 등을 체험하고 문충공 점필재 김종직(1431~1492) 선생의 후손 집성마을인 개실마을에서 전통 엿 만들기를 하는 등 색다른 체험으로 흥겨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2030 경북 관광객 1억명, 외래 관광객 300만명 시대’에 대비해 관광객이 선호할 만한 다양한 공모사업을 기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권역별 관광자원의 특장점을 잘 살려 많은 이들이 경북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데스크 시각] 상가임대차법도 표퓰리즘 논쟁 해보자/전경하 편집국 수석부장

    [데스크 시각] 상가임대차법도 표퓰리즘 논쟁 해보자/전경하 편집국 수석부장

    정해 놓고 모임을 하던 음식점이 지난 9월 문을 닫았다. 직원 없이 사장님 혼자 예약 손님만으로 꾸려 가던 식당이었는데 임대료가 해결되지 않았단다. 코로나19를 버텨 냈으나 상권이 회복되면서 건물주가 올린 임대료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졌다고 했다. 대출금리도 올랐으니 상권이 회복될수록 그 동네를 떠나는 가게가 늘어날 거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요즘 핫플레이스가 된 충남 예산시장도 그렇다. 기본 시세의 2배를 주겠다는 제의를 거부하고 시장 살리기에 나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측에 건물을 넘긴 일부 건물주들이 있었다. 선량한 건물주도 있다. 선의에 기대거나 분노하는 데 그치지 말고 틀을 만들어 나가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으니 논쟁이 시작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표퓰리즘’이라고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나라의 임대차 시장은 건물주가 ‘조물주’가 돼 별다른 노력 없이 다른 사람의 노력에 편승해 부를 추구할 수 있는 전형적인 지대(地代) 추구의 현장이다. 장사 잘하다가 지나친 임대료 인상으로 이사 간 자영업자들이 이를 증명한다. 첫째, 총선 출마 후보자의 상가 운용 점검이다. 올 3월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 중 본인이나 배우자가 임대용 상가(근린생활시설 포함)를 갖고 있다고 신고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 등 16명,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 등 28명 등 총 44명이다. 이들은 임대료를 어떻게 받아 왔을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임대료를 깎아준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했을까. 공직선거 후보자가 되려면 재산등록을 해야 한다. 여야 모두 공천 심사 과정에서 상가 임대료 운용 전반을 확인해 보면 어떨까. 상가 소유주는 어느 정도 부를 가진 사람이다. 여기에 더해 국회의원이라는 권력도 갖고 싶다면 사회 통합과 기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정당 지도부가 민생이나 상생을 외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행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지도부의 권위가 서지 않겠나. 둘째,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이다. 상가임대차법은 2018년 10월 16일 이후 계약에 한해 임대차 기간을 최대 10년 보장한다. 정부가 표방하는 ‘백년가게’는커녕 ‘10년가게’의 초석이 겨우 마련됐다. 보증금은 1년에 한 번 최대 5% 올릴 수 있다. 이 역시 2018년 9%에서 5%로 인하됐는데 관리비를 통한 임대료 인상이라는 ‘꼼수’도 벌어지고 있단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와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지방정부협의회’(협의회)는 지난 2일 임대료 증액을 현행 1년 단위에서 2년 단위로 늦추고 관리비가 임대료 편법 인상의 수단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리비 공개 의무 규정을 신설하는 법 개정을 촉구했다. 2017년 47개 지방자치단체로 출범한 협의회는 그동안 임대료 5% 상한과 임대 기간 최대 10년 도입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제도적 허점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셋째, 요원하지만 합리적 임대료 산정 방안을 차근차근 마련해 가자.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매장의 절반가량은 매출액의 15% 내외를 임대료로 낸다. 변동 임대료가 되기 위해서는 매출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이는 임차인의 몫이다. 건물주가 고정 임대료를 1년 단위로 올리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매출액이 있으면 협상하기가 낫다. 매출액 변동에 따른 임대료 결정 방식이 자리잡아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착한 임대인이 되거나, 예산시장 건물을 백 대표측에 넘기거나, 중개업자의 ‘시세대로 받으라’는 유혹에도 꿋꿋이 견디며 임차인을 보호한 ‘도덕적 인간’들이 있다. 개인의 선량함은 집단이 되는 순간 약탈적 이기심을 드러내는 경향이 강하다. 신학자이자 윤리학자인 라인홀드 니버는 저서 ‘도덕적 개인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약탈적 이기심의 제어장치로 정치를 꼽았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도록 강요할 수 있는 계절이 돌아왔다.
  • 김기덕 서울시의원 “세계적 젊은이의 명소 ‘홍대관광특구 지원’ 이대론 안돼”

    김기덕 서울시의원 “세계적 젊은이의 명소 ‘홍대관광특구 지원’ 이대론 안돼”

    서울시의회 김기덕 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4 )이 지난 9일 개최된 관광체육국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시내 7개 관광특구의 불충분한 예산지원 방식에 대해 지적하고 개선책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현재 전년도 운영평가 결과에 따라 보조금 규모를 책정하는데, 관광인구 3000만명을 목표로 하는 서울시의 핵심 정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어 관광특구 활성화와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행감 자리에서 “서울시가 선진 서울, 세계 속의 서울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으려면, 문화관광 분야를 전면에 세우고 키울 줄 알아야 한다”라며 2023년 보조금 지원 예산 중 가장 최소 예산을 지원받은 이태원, 마포 홍대 일대를 언급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태원 특구가 2022년 사고 영향 때문인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포구 ‘홍대 문화예술특구’ 지원금액과 같이 가장 적은 4000만원의 예산지원을 받았고, 특히 ‘마포구 홍대문화예술’ 특구는 많은 젊은이가 모이는 소위 ‘핫플레이스’임에도 매년 불충분한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라며 아쉬워했다. 관광체육국장은 “전체적인 예산 부족으로 인한 결과로, 향후 평가방식이나 내용을 조금 더 체계화해서 많은 지원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답변했으나, 김 의원은 “관광특구라면 세계인이 기대하고 방문하는 공간인데, 행정기관에서 예산지원 부분을 평가해서 조금씩 사탕 주는 듯 지원해서 진정한 관광특구가 활성화되겠느냐”라며 평가방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행정 실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7개 관광특구 가운데, 2021년, 2023년 최우수 등급으로 1억원을 지원받은 잠실과 달리, 홍대문화예술 특구는 작년 꼴찌에 이어 올해도 최소 예산을 지원받은 평가결과 실태에 대한 과감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 과감한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의원은 ‘관광특구 연계 콘텐츠 개발 및 운영 사업’ 과 관련해 관광특구별 홍보부스 방문자, 문화체험 참여자, 설문조사, 버스킹 인원수에 대한 추산 결과를 근거해 관광특구 간의 과도한 편차에 대해서도 지적했다.김 의원은 “버스킹 공연의 경우, 올해 최우수 등급으로 1억원 예산을 지원받은 송파구 잠실은 1회 총 10회로, 평균 250~300명이 방문했지만, 장려상으로 4000만원 예산을 지원받은 마포구 홍대문화예술 특구는 1회 평균 120~150명으로 반쪽이며, 이태원은 1회 평균 50~60명에 불과해 올해 ’이태원 관광특구 상권회복 긴급지원(2023.3~12)’사업의 효과와 대비되는 결과를 보였다”라고 한탄하며 특구별 과도한 방문객 편차에 대해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관광특구가 콘텐츠별 차별화를 목적으로 추진한다면, 지역별 특성에 따라 편차가 발생해서는 안 되며, 행감자료인 ‘관광특구 연계 콘텐츠 개발 추진결과’의 시사점에도 언급했듯이, 홍대나 이태원과 같이 공통된 콘텐츠를 가진 관광특구가 있는 만큼, 상호 연계한 프로그램 추진을 통해 관광객 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으며 “각 관광특구가 뚜렷한 지역별 성격을 가질 수 있도록 특구 조성에 대한 서울시의 면밀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관광특구 요건에 맞는 기준 설정 및 자치구별 테마관광 용역 및 공모, 홍보마케팅 등을 통해 관광특구 사업추진이 지속되길 바란다”고 밝히며 마포홍대 레드로드 축제를 언급하며, “홍대 특구뿐만이 아니라, 마포구 내 DMC, 경의선 숲길, 월드컵공원 등과 연계한 띠 형성으로 조금 더 포괄적이고 발전적인 특구로 개발이 될 수 있도록 마포 관광벨트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김 의원은 “기업은 분석을 다 해야 대안이 나오고 성공하는 만큼, 내년부터 추진되는 ‘서울시 지역기반 관광육성계획 수립 및 추진’을 보다 세분화해 지역별 콘텐츠에 맞는 관광특구 활성화가 추진될 수 있도록 고민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 900살 고목의 푸르름… 마음도 쉬어 가다

    900살 고목의 푸르름… 마음도 쉬어 가다

    요즘 일본 내에서 소도시 여행으로 ‘핫플’이 된 곳이 있다. 히로시마현의 남동부에 있는 오노미치(尾道)시다. 문학 작품의 배경지와 영화 촬영지 등을 둘러보기 위해 연간 7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인구 13만여명의 도시 규모에 견줘 무려 50배가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셈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선 5대 성지 중 하나로 꼽힌다.오노미치시는 경남 통영과 닮았다. 우선 외형이 그렇다. 섬과 섬 사이로 내해가 흐른다. 통영 시내와 미륵도 사이에 내해가 흐르는 모습과 흡사하다. 언덕이 많은 것도, 몇몇 문학작품과 영화의 배경이 됐던 것도 비슷하다. SF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7)의 배경이라고 하면 무릎을 칠 영화 팬들이 꽤 많지 싶다. 또 있다. 센코지산 전망대에 오르면 세토 내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통영 미륵산 전망대에서 한려수도 국립공원이 한눈에 담기는 것과 비슷하다.●연간 700만명 찾는 영화 속 ‘그곳’ 오노미치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우시토라신사(良神社)다. 센코지 로프웨이 승강장 바로 옆에 있어 찾기도 쉽다. 우시토라신사는 오노미치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다. 한데 역사보다 더 관광객의 시선을 끄는 건 거대한 녹나무(천연기념물) 노거수다. 경내에 4그루의 녹나무가 흩어져 자라는데, 수령이 900년을 넘나든다. 나무 주변은 이른바 ‘파워 스폿’이다. 우리 식으로는 ‘기가 센 곳’ 정도로 보면 맞을 듯하다. 여행 삼아 파워 스폿을 찾는 일본인들이 적지 않은데 이들이 필수 방문 코스로 꼽는 곳이 바로 이 녹나무 아래라고 한다.●세토 내해 담은 ‘센코지산 전망대’ 신사와 맞붙어 센코지산 로프웨이가 있다. 오노미치 여정에서 반드시 찾아야 할 코스다. 복고풍의 케이블카를 타고 센코지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정상에 내리면 감각적인 형태의 전망대가 여행자를 맞는다. 노출 콘크리트 기법의 건축물이다. 전망대 위에선 세토 내해가 한눈에 담긴다. 오노미치 여정의 절정이라 할 풍경이다. 오노미치는 유명한 시마나미 해안도로의 출발지다. 오노미치에서 세토 내해의 여러 해상교량을 지나면 에히메현에 닿는다. 이 여정에도 볼거리가 있다. 이쿠치섬에 있는 화려한 절집 고산지(耕三寺)가 대표적이다. 오사카 출신의 창건주가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1936년에 지었다고 한다.●순백의 대리석 정원은 ‘인증샷’ 성지 절집의 건축물은 하나같이 화려하다. 탑 하나, 법당 하나가 일본 전역의 옛 건축물을 모방해 지었다. 가장 화려한 건 1963년에 지은 고요몬(孝養門)이다. 일본 닛코(日光)시의 신사 건축물을 본떴다고 하는데 화려한 공포와 선명한 단청, 장식물 등 어느 하나 범상한 게 없다. 1000개의 부처를 모신 동굴 센부지(千佛洞)를 지나면 ‘미래 마음의 언덕’(영어로는 ‘The Hill of Hope’)이 나온다. 절집 뒤편 산정에 조성한 대리석 정원이다. 사실 고산지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염두에 둔 것도 바로 이 정원이다. ‘미래 마음의 언덕’은 2000년에 개장했다.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히로시마현 출신 조각가가 이탈리아산 대리석을 수입해 조성했다. 정원의 주제는 ‘가족의 유대’다. 순백의 대리석 조각 작품이 보여 주는 미감이 아주 독특하다. ‘광명의 탑’을 중심으로 ‘바람의 사계’, ‘미래의 불꽃’ 등 전시된 작품마다 여행객의 인증사진 배경이 된다.
  • 출근 전 해안 플로깅, 퇴근 후 서핑… ‘충남 워케이션’ 행복 충전

    출근 전 해안 플로깅, 퇴근 후 서핑… ‘충남 워케이션’ 행복 충전

    “파도 소리 들으면서 일어나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커피 한잔하고 출근한다는 게 현실이 될 줄은 몰랐어요.”지난 5월 3박4일 충남도 ‘워케이션’에 참가한 호반건설 이모 부장은 이같이 말했다. 이 부장은 “해안에서 쓰레기도 줍고 매우 보람찬 경험이었다”면서 “예전에는 ‘바다’ 하면 동해로 생각해 놀러 갈 때마다 동해만 찾았는데 워케이션 덕에 서해 휴양의 매력을 알게 됐다. 가족과 함께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충남도가 ‘워케이션’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관광지 등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일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이 인기를 끄는 데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빈번해진 원격근무까지 더해지면서 유행하고 있다. 충남도는 올해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상반기는 지난 4월 25일부터 6월 1일까지 실시했고 하반기에는 지난달 12일 시작해 다음달 3일 끝난다.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상·하반기 각각 6차례 실시한다. 장소는 보령시, 부여·예산·태안군 등 4개 시군이다. 지역마다 20명 안팎으로 신청받아 실시 중이다. 참가자는 회사원, 대학교 직원, 프리랜서 등 직업을 가리지 않는다. 도는 서울경제진흥원, 호반건설 등 협약 기관 및 기업의 협조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고 홈페이지에서도 개별 신청자를 모집한다. 참가자 대다수는 회사원들로 ‘휴가’를 내지 않고도 휴양지에서 근무할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일과 휴양이란 ‘일거양득’을 얻는 것이다. 참가자는 신청 지역에 숙박하면서 별도 마련한 사무 공간에서 회사 일을 한다. 통상적으로 오전 9시 출근해 오후 4시까지 집중근무한 뒤 그 지역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자치단체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머리를 식힌다.●백제·해양·내륙 등 지역마다 콘셉트 보령시는 한 호텔에서 참가자들이 잠자고 식사하고, 머드테마파크 회의실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근무가 끝나면 집라인은 무료로, 스카이바이크는 할인받아 즐긴다. 집라인은 바다와 백사장 위로 600m 넘게 줄을 타며 해방감을 느낄 수 있고, 스카이바이크는 대천해수욕장~대천항 간 왕복 2.3㎞의 레일을 타며 40분간 탁 트인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바닷가에서 해안 쓰레기를 줍는 이른바 ‘플로깅’ 활동도 한다. 태안군은 만리포해수욕장 주변에 숙소가 있다. 사무실은 여름군청에 마련했다. 근무 후 참가자들은 천리포수목원을 구경하면서 숲 해설을 듣는다. 여름에는 서핑을 배우거나 즐길 수 있다. 만리포는 서핑으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를 빗대 ‘만리포니아’로 불리는 서핑 명소다. 태안에서도 플로깅 활동이 있다. 김은정 충남도 주무관은 “4개 시군을 워케이션 시범 장소로 선택한 것은 백제, 해양, 내륙 등 3개 콘셉트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면서 “지역마다 색깔이 각기 달라 신청자가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여군은 롯데리조트에 숙소를, 123공예마을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참가자는 백제문화단지, 정림사지, 고란사 등을 둘러보고 신라 선화공주와 백제 무왕의 서동요 전설이 깃든 궁남지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예산군은 덕산스플라스리솜에서 잠자고 리솜 비즈니스센터에서 일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예당호에서 모노레일을 즐기고 치유의 숲에서 명상하며 힐링도 할 수 있다. 부여·태안도 플로깅 활동을 프로그램에 넣었다. 김 주무관은 “플로깅을 넣는 이유는 요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인식을 참가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심어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라고 했다. 워케이션에 드는 비용은 1인당 32만~42만원 정도다. 참가자 부담은 17만 5000원이고 나머지는 충남도에서 지원한다. 김 주무관은 “비용은 지역별 숙박비에서 차이가 난다”면서 “충남도의 워케이션 사업은 좋은 숙소와 지역 체험활동 등을 제시해 참가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상당히 인기 있다”고 전했다. 시범 운영에 앞서 지난 3월 도청에서 서울경제진흥원, 호반건설, 현대글로비스, 야놀자, 티몬, 아프리카 TV,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효과를 봤다.충남은 국토의 중심에 있어 어디서든 왕래하기 편하고 본사가 많은 수도권과 가까워 비상시 회사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 참가자가 부담을 덜 느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도시와 농촌, 어촌이 조화를 이뤄 풍경이 다채롭고 사시사철 먹거리도 풍부하다. 그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이 부분도 워케이션의 또 다른 매력이다. 지난 5월 워케이션에 참가했던 메디코스바이오텍 류모 과장은 “사장님의 권유로 수도권과 비교적 가까운 부여를 골랐는데 노트북과 휴대전화만 갖고 부담 없이 일할 수 있었다”면서 “일과 후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백제 역사도 많이 배웠다. 다른 직원에게도 이곳을 적극 추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예산군을 선택했던 외식업체 알파랩의 이모 팀장은 “논밭 풍경과 온천이 매력적이었다”며 “외식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컨설팅하는 게 내 업무인데 예산시장에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예산시장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리모델링해 점포를 열면서 전국 최고의 ‘핫 플레이스’로 인기를 끄는 재래시장이다.●수도권 인구 유입 지역경제 활성화 충남 최고의 관광자원을 자랑하는 태안군은 폭발적인 인기로 6월 말까지 상반기 워케이션이 연장되기도 했다. 박정은 충남도 관광마케팅팀장은 “충남은 워케이션센터를 신설하지 않고 지자체가 지역청년센터 등 유휴공간을 적극 활용하고 기존 시설 중에서 깨끗한 숙소를 직접 발굴해 정비하는 정성을 쏟으면서 참가자의 신뢰성이 매우 높다”면서 “상반기 워케이션 참가자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만족도가 92%에 달했다”고 밝혔다. 워케이션은 지방소멸의 대안으로도 주목받는다. 한국고용정보원 등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118곳(52%), 이 중 고위험지역이 51곳(22%)에 이른다. 이농현상과 고령화로 농어촌 인구가 갈수록 주는 상황에서 워케이션이 도시 주민의 관심을 높이고 유동 인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농어촌에 활기를 불어넣으면 관광 등 새로운 산업을 발생시켜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결국 인구 유입으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농어촌 소멸 위기 극복사업의 하나로 관심이 큰 이유다. 때마침 충남도가 거대 교통 인프라 사업을 잇따라 추진해 ‘워케이션 성지’로 키우려는 목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수도권과의 거리를 크게 좁힐 가로림만 해상교량이 우선 눈에 띈다. 태안군 이원면 내리~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5.61㎞(해상교량만 2.65㎞)를 연결하면 서울~이원면 직선거리가 178㎞에서 88㎞로 대폭 단축된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 교량은 ‘서해안 골드코스트’ 완성의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충남 당진~경기 광명을 연결하는 ‘제2 서해대교’ 건설론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보령해저터널과 이어지는 보령~대전~보은 고속도로와 충남 첫 민간공항인 서산공항 건설도 추진된다. 이주영 충남도 관광진흥과장은 “내년에는 공주, 홍성 등 4개 시군을 더해 8개 시군에서 워케이션을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지원과 프로그램 등을 더욱 확대해 충남을 워케이션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 ‘양산 핫플’ 文 평산책방, 6개월간 8만권 팔았다… 조국 에세이 ‘베스트셀러’

    ‘양산 핫플’ 文 평산책방, 6개월간 8만권 팔았다… 조국 에세이 ‘베스트셀러’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운영하는 평산책방에서 개점 반년 만에 8만권이 넘는 책이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산책방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4일까지) 한 달 동안 1만 1523권의 책이 판매됐고, 2만 9800명의 손님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개점 이후 평산책방의 총 누적 방문객은 17만 7959명, 판매된 책은 8만 3360권으로 집계됐다. 한 달간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월 말 발간한 에세이 ‘디케의 눈물’이었다.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의 에시이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를 비롯해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마음의 법칙’ 등도 평산책방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디케의 눈물’은 지난달에도 평산책방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평산책방은 다음달 9일 조 전 장관의 작가 사인회를 열 예정이다.
  • 도심 속 힐링 명소, 이젠 ‘서대문 홍제폭포’로 불러주세요

    도심 속 힐링 명소, 이젠 ‘서대문 홍제폭포’로 불러주세요

    서울 도심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연과 잘 어우러진 서울 서대문구청 인근 홍제천 변 폭포가 새 이름을 얻었다. 서대문구는 도심 속 힐링 명소로 각광받는 구청 인근의 폭포 이름을 ‘서대문 홍제폭포’로 새롭게 명명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동안 홍제천 폭포, 홍제동 폭포, 홍제 인공폭포, 홍제천 인공폭포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지만 이제 공식 명칭을 갖게 됐다. 구는 구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와 선호도 조사, 자체 심사 등을 거쳐 새 이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서대문 홍제폭포는 2011년 조성됐으며 높이 25m, 폭 60m 규모로 자연미가 잘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청량감을 주는 시원한 폭포 물줄기 ▲장관을 선사하는 거대한 빙벽 ▲봄꽃 및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 등으로 많은 시민의 발길을 모은다. 또한 각 방송사가 진행하는 날씨 생방송 리포트의 단골 배경으로도 사계절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서대문구가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사업을 통해 폭포 건너편으로 수변 카페와 야외 테라스, 작은도서관을 조성하고 각종 공연도 개최하면서 핫플레이스(인기 명소)로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매월 이곳을 찾는 5만명 이상의 남녀노소 시민들은 편하게 앉아 폭포를 감상하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 공간이 폭포를 가만히 바라보며 멍하게 있는 소위 ‘폭포멍’의 명소로 급부상하며 외국인 관광객들도 찾고 있다. 나아가 폭포 인근의 ‘안산 자락길’과 올해 8월 개장한 ‘안산 황톳길’까지 연계해 즐기는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새 이름을 얻은 서대문 홍제폭포를 더 많은 분이 찾아주시길 기대하며 폭포 주변을 자연 친화 복합문화공간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은빛 바다 위에… 내 마음도 일렁입니다

    은빛 바다 위에… 내 마음도 일렁입니다

    멀리 마루금을 넘어 소슬바람이 불어온다. 그때마다 산자락이 은빛 물결로 일렁인다. ‘억새의 바다’라 해도 좋을 풍경이다. 억새는 단풍과 함께 가을 산행의 주인공으로 꼽힌다. 단풍만큼 화려하지는 않아도 소박한 빛깔로 산과 들을 뒤덮는 자태가 제법 빼어나다. 억새의 하늘거리는 손짓을 따라 강원 정선의 민둥산(1119m)을 다녀왔다.●비움과 어울림 아는 만추의 억새 민둥산이 처음은 아니다. 십수 년 전에도 찾았다. 조금 이르게 방문한 탓에 덜 여문 억새꽃에 실망하고 내려온 기억이 있다. 그때는 몰랐다. 농익은 억새의 춤사위가 얼마나 유연하고 아름다운지를. 여름철의 어린 억새는 억셀 뿐이다. 이파리에 살갗이 닿기만 해도 핏방울이 맺힌다. 혈기방장한 만큼 바람과 어울리는 법도 모른다. 그저 바람에 지지 않으려고 뻗대고 버티는 모습이 역력하다. 만추에 만나는 억새는 다르다. 줄기 속이 비워지고, 그만큼 가볍다. 빈 공간엔 바람이 들어찬다. 적당히 비우고, 어울릴 줄 알게 된 거다. 삶을 살아내는 기교가 어지간한 사람보다 나은 듯하다.억새는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래도 명소는 있다. 대체로 하늘과 가까운 곳, 산의 정수리에 많이 몰려 있다. 정선 민둥산도 그중 한 곳이다. 평소엔 등반객이 많지 않다. 이름 그대로 정상부에 나무 한 그루 없어서다. 한데 가을엔 다르다. 억새가 만들어 낸 은빛 물결을 보려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다. 가장 널리 알려진 코스는 증산초등학교를 들머리 삼는 것이다. 정상까지 2.7㎞ 정도인데 소요 시간은 왕복 4시간이 넘는다. 초입부터 ‘깔딱고개’가 시작되는 등 만만찮은 코스다. 능전마을 코스를 택하는 이들도 많다. 거리는 2.4㎞ 남짓이다. 코스 중간의 발구덕마을까지 1.3㎞는 시멘트 포장도로여서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억새는 보는 시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해질 무렵엔 붉은빛이 감돌 정도로 노랗다. 서쪽 하늘을 닮아 가는 거다. 이때의 억새는 처연하면서도 농염하다. 이른 아침, 해가 사위를 비추기 시작할 무렵엔 또 다르다. 푸른빛이 감도는 흰 옷을 입는다. 그래서 한결 밝고 역동적인 느낌이다.●‘사르락 사르락’ 달빛 아래 춤사위 억새 산행을 즐기는 산객들은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 교교한 달빛 아래 하늘거리는 억새의 자태다. 사위가 적막한 달밤에 억새들이 몸을 부딪치며 내는 사르락사르락 소리를 듣는 건 어떤 느낌일까. 이번 여정은 새벽의 억새를 겨냥했다. 그러려면 아직 별이 총총할 때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다행히 바람은 잦아들었는데, 하늘이 말썽이다. 구름이 두껍게 하늘을 덮고 있다. 지금부터 서두르면 해돋이 때 은빛으로 출렁대는 억새의 물결과 마주할 수 있을까. ‘여덟 개 움푹 파인 구덩이’란 뜻의 발구덕마을을 지나면서부터 난코스가 시작된다. 정상까지 1㎞ 정도 된비알이 이어진다. 비탈길 초입부에서 짧은 코스의 급경사와 긴 코스의 완경사 길로 나뉘는데, 사실상 별 의미가 없다. 완경사라고는 해도 급경사와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급경사 구간이 거리도 훨씬 짧은 만큼 공연히 돌아가지 말길 권한다. 정상 언저리엔 늘 비박을 하는 텐트가 늘어서 있기 마련이다. 한데 이날은 저만치 아래쪽에 한 동이 있을 뿐이다. 초로의 사내 둘이 눈을 껌뻑대며 텐트에서 나오더니 말했다. 간밤에 바람이 그리 심하게 불더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래로 쫓겨나다시피 내려왔다고 했다.●일출과 함께 일어서는 하얀빛 아직 동이 트기 전인데도 정상석 부근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웅성대고 있다. 저마다 새벽 산행을 감행한 이유가 있겠지. 물어보고 싶지만, 겨우 사물을 분간할 수 있는 박명이라 아는 체를 하기도 껄끄럽다. 멀리 하늘이 붉다. 해가 솟고 있는 거다. 짙은 구름의 틈바구니에서 햇빛이 쏟아진다. 동시에 산자락 전체를 감싼 억새들이 하얀빛으로 일어서기 시작한다. 오래전 한 시인은 억새를 두고 “달빛보다 희고, 이름이 주는 느낌보다 수척하고, 하얀 망아지의 혼 같다”고 읊조렸다. 최소한 이 순간만큼은 시인이 무엇을 노래한 건지,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능전마을 쪽에서 오르면 돌리네 지형과 만날 수 있다. 요즘 여러 소셜미디어를 통해 ‘핫플’로 떠오른 곳이다. 돌리네는 기반암인 석회암이 함몰되면서 생긴 원형의 웅덩이를 말한다.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에 녹으면서 생긴 지형인데, 일종의 싱크홀이라 보면 맞을 듯하다. 사실 ‘여덟 개의 구덩이’이란 뜻의 발구덕마을 이름도 돌리네 지형과 연관이 있다. 민둥산 정상 아래 있는 돌리네의 중앙엔 빠져나가지 못한 물이 작은 연못을 만들어 제법 포토제닉한 풍경을 만들어 뒀다.●오지 중의 오지 ‘단풍의 숲’ 단임골 억새의 바다를 내려와 단풍의 숲으로 간다. 북평면 숙암리 ‘단임(丹林) 마을’. 동네 이름이 ‘단풍나무 숲’이란다. 이름에 혹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마음이 쏠린 건 ‘정선에서도 오지’라는 말이었다. 도무지 결핍이라곤 없을 듯한 세상이지만 사람들은 외려 더 고독하다. 그런 때 문득 떠나고 싶은 곳이 바로 오지다. 이 마을이 얼마나 벽촌이었는지는 옛 지명이 증명한다. 단임골 초입에 ‘안도리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가 있다. 계곡 건너편 바위에 붙여진 이름이 무려 13자다. 뜻은 대략 이렇다. ‘(바위를) 안고 돌고 (바위를) 지고 돌 정도로 험해 다래미(다람쥐의 사투리)가 한숨 쉬는 바위’다. 눈 깜짝할 새에 나무 우듬지까지 뛰어오르는 날랜 다람쥐마저 한숨을 쉴 정도로 험하고 외진 곳이란 얘기다. 요즘은 물론 다르다. 아직 비포장길이 남아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고, 마을 끝자락까지 포장도로가 나 있다. 다만 폭이 좁아 교행에 주의해야 한다. 단임골은 안단임과 바깥단임, 웃단임으로 나뉜다. 요즘은 마을 어디건 외지인들이 적잖이 정착해 살고 있다. 펜션도 있고, 노지 갤러리에, 차를 파는 집까지 있다. 예전처럼 트레킹으로 걷기보다는 드라이브 삼아 천천히 돌아보길 권한다. 이름이 주는 강렬한 가을 풍경은 사실 보기 힘들다. 오지 중의 오지를 돌아본다는 생각으로 발걸음하는 게 좋다. [여행수첩] -능전마을 코스의 경우 등산로 초입에서 차량 통제가 이뤄진다. 억새축제 기간이 끝나는 11월 초까지는 발구덕마을까지 차량 통제가 유지된다. ‘등린이’의 경우 경사가 급한 증산초등학교보다는 이 코스로 오르길 권한다. 능전마을 일대에 주차장이 잘 마련돼 있다. -정선을 오가는 지방도로에서 공사가 잦은 편이다. 교행을 위한 신호등이 설치된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어 운행에 주의해야 한다.
  • 발길 닿는 곳마다 ‘혼불’의 서정이 스치네… 눈길 닿는 곳마다 춘향의 사랑이 머무네 [권다현의 童行(동행)]

    발길 닿는 곳마다 ‘혼불’의 서정이 스치네… 눈길 닿는 곳마다 춘향의 사랑이 머무네 [권다현의 童行(동행)]

    최명희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지작가를 아끼는 주민들 마음 모여노봉마을은 ‘혼불마을’로 재탄생젊은 연인들의 포토존 된 서도역‘미스터 션샤인’으로 핫플 떠올라광한루 연못 위 오작교도 가볼 만 개인적으로 좋았던 여행지는 아이와 함께 꼭 다시 찾는다. 사랑스런 공간에 추억을 덧대고 훗날 같이 나눌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 두기 위함이다. 이번에 찾은 전북 남원 노봉마을이 그러했다. 최명희 작가의 ‘혼불’에 매료되었던 대학 시절 기억을 더듬어 어느 추운 겨울 노봉마을을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해설사 어르신 이야기에 흠뻑 빠져 남원 시내로 나가는 마지막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발을 동동 구르던 내게 어르신은 기꺼이 방 한 칸을 내어줬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껏 남원을 지날 때마다 안부를 묻는 오랜 친구가 되었다. 그 추억이 너무도 소중해 남편과 한 번, 첫째와 다시 한번 찾았다. 이번에는 둘째와 함께였다. 노봉마을은 남원 사매면 서도리에 속한다. 노봉(露峰)이란 이름은 마을 뒤에 우뚝 솟은 노적봉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데, 1917년 발행된 지명 자료에 노봉마을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비교적 최근에 불리기 시작한 것으로 짐작된다. 노봉마을은 삭녕 최씨 세거지(世居地)로 알려져 있는데, 수양대군을 도와 계유정난을 이끌었던 공으로 영의정에 두 차례나 올랐던 최항이 대표적 인물이다. 그의 손자 최수웅이 이곳 마을에 은거하면서 대대로 명문을 형성했는데, 최명희 작가도 그의 17대손이다.●노봉마을에 번진 ‘혼불’의 감동 전주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1980년 단편소설 ‘쓰러지는 빛’으로 등단했고 이듬해 ‘혼불’ 제1부를 완성하며 전업 작가로 나서게 된다. 다른 작품 연재는 모두 중단한 채 오로지 ‘혼불’ 집필에만 몰두했던 그녀는 무려 17년 세월을 쏟아부어 5부작, 10권의 대하소설을 펴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부터 1943년까지 매안 이씨 가문을 지키려는 종부 3대와 빈민촌인 거멍굴 사람들 이야기를 그린 ‘혼불’은 출간 당시 150만부가 팔릴 만큼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노봉마을은 ‘혼불’에서 매안마을로 그려지는 실제 배경으로, 1999년부터 주민들이 직접 나서 ‘혼불마을’을 알리기 시작했다. 추수를 끝내고 마을 주민들끼리 관광에 나섰는데, 노봉마을은커녕 남원도 잘 모르던 사람들이 ‘혼불’ 이야기를 하니 대번에 알아보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기 때문이란다. 덕분에 주민들은 혼불문학관을 짓는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대로 갈아오던 기름진 논을 헐값에 내놓았다. 마침내 지난 2004년 ‘혼불’의 배경이 되었던 노봉마을에 혼불문학관이 들어섰다. 아이에게 혼불마을에 갈 거라고 했더니 혼불이 무슨 뜻이냐 묻는다. 혼불은 사람의 혼을 이루는 푸른빛을 뜻하는 전라도 지역 방언이다. 국어사전에 사람이 죽기 전 혼불이 빠져나가는데, 그 크기가 작은 밥그릇만 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이에겐 죽음이란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는지 대뜸 “그럼 우리 귀신마을에 가는 거예요?” 깜짝 놀라 눈이 동그래진다. 황당한 오해에 피식 웃음이 났다. 문득 십수 년 전 혼불문학관에서 만난 해설사 어르신의 설명이 떠올랐다.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간다는데, 최명희 작가도 그랬던 모양이에요. 혼을 불살라 ‘혼불’을 완성하고 끝내 사그라들었으니….” 최명희 작가는 1943년 이후 ‘혼불’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전쟁과 민주혁명까지 수많은 글감이 그의 책상 앞에 쌓여 있었다. 하지만 해설사 어르신 말처럼 ‘혼불’ 집필에 혼을 불살랐던 탓일까, 탈고를 앞두고 난소암 진단을 받게 된다. 무서운 질병과 싸우면서도 끝내 손에서 펜을 놓지 않았던 그녀는 앞으로 써야 할 수많은 이야기를 남겨둔 채 1998년 삶의 마침표를 찍었다. ‘혼불’이 완간이 아닌 미완성의 대하소설인 이유다. 혼불문학관 입구에는 글쓰기를 대하는 작가의 처절한 완벽주의를 엿볼 수 있는 글귀가 있다.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다. 날렵한 끌이나 기능 좋은 쇠붙이를 가지지 못한 나는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생애를 기울여 한마디 한마디 파나가는 것이다.”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라고 했더니 아이는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은가 보다. 나이는 몇인지, 어디에 사는지, 아이와 함께 자주 여행을 다니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문학관 한편에 재현된 작가의 작업실을 보면서 “엄마도 이런 책상 좋아해요?”, “엄마가 좋아하는 작가님은 왜 컴퓨터가 없어요?” 질문이 꼬리를 문다. 예전에는 원고지에 펜으로 글을 썼고, 작가가 그 과정을 바위를 뚫어 손가락으로 글씨를 새기는 것처럼 고통스럽게 느꼈다고 설명하자 아이 낯빛이 어두워진다. 온 마음을 다해 ‘혼불’을 완성하고 결국 죽음을 맞았다는 이야기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 내 손을 꼬옥 잡는다. “엄마는 너무 열심히 글 쓰지 마요. 엄마 좋아하는 만큼만, 아주 조금만 써야 해요!” 아이의 순박한 진심이 작가의 글귀만큼이나 내 마음을 울린다. ●간이역 향수 가득한 가을의 서도역 혼불문학관 내부에는 ‘혼불’ 속에 그려진 당시 세시풍속이나 관혼상제, 음식, 노래 등을 디오라마로 구성한 공간도 자리한다. 작가의 치밀한 취재와 생생한 묘사 덕분인지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글로 적힌 것이 더 풍부하게 느껴진다. 실제로 ‘혼불’은 문학뿐 아니라 민속학, 인류학, 언어학 등 다양한 학계의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특히 전라도 지역의 다채로운 방언과 사라져 가는 순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월이 가고 시대가 바뀌어도 풍화 마모되지 않는 모국어 몇 모금을 그 자리에 고이게 할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우리 정신의 기둥 하나 세울 수 있다면” 바랐던 작가의 소망이 이뤄진 셈이다. 혼불문학관에서 인연을 맺었던 해설사 어르신은 ‘혼불’을 감명 깊게 읽었다는 말에 서도역에서 문학관으로 이어지는 길을 꼭 한번 걸어 보라고 권했다. 넓게 펼쳐진 논 한가운데 기차역이 있는데, 그 앞 삼거리가 소설 속에서 천민들의 거주지인 거멍굴과 양반들의 공간인 매안마을을 나누는 길목이다. 서도역은 강모의 아내 효원이 순천에서 신행 올 때 처음 발 디딘 공간으로 묘사된다. ‘혼불’의 주요 배경인 매안 이씨 종가는 여기서부터 한 식경이나 걸어야 한다고 적고 있다. 지금은 자동차로 5분 남짓한 거리다. 첫날밤 신부 옷고름도 풀지 않은 채 잠든 강모의 무심한 뒷모습에서 효원은 그녀 앞에 놓인 처연한 운명을 짐작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터벅터벅, 매안마을로 걸어 들어가 혹독한 운명에 맞섰던 그녀는 스무 살의 내게 큰 위로가 되었던 인물이다. “어느 한 사람 나에게 마음을 나누어 주지 않는다 하여도, 내 속에 내 먹일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비루하고 누추하게 남의 문전에서 동정을 얻으려고 서성거리지 않을 것이다”란 구절 때문이다.몇 년 새 서도역은 꽤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구동매(유연석 분)가 철길에 앉아 고애신(김태리 분)을 기다리는 장면에 등장했는데, 여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과 지난한 세월을 품은 목조건물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 ‘혼불’을 기억하는 이들만 가끔 찾아오던 낡은 간이역이 이제는 젊은 연인들의 포토존이 되었다. 이들을 위한 피크닉 용품 대여 서비스까지 이뤄지고 있으니 말이다. 덕택에 나도 둘째와 피크닉 매트를 펴고 앉아 예쁜 추억을 남겼다. 언젠가 아이가 ‘혼불’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이렇게 마주 앉아 두런두런 오늘을 떠올려도 좋겠다.●춘향전의 무대, 광한루의 낭만 ‘혼불’에 앞서 남원을 대표하는 이야기, 바로 ‘춘향전’ 아닐까. 아이는 아직 ‘춘향전’을 읽지 않았는데 관련 내용을 바탕으로 꾸민 상설 공연이 있어 광한루로 향했다. 작품 속에서 성춘향과 이몽룡이 사랑을 속삭이는 장소로 등장하는 광한루는 가상의 공간, 혹은 재현된 곳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그러나 조선시대 명정승인 황희가 남원으로 유배 왔을 때 지은 엄연한 건물로, 정유재란 때 불탄 것을 인조 16년인 1638년에 복원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원래는 광통루로 불렸는데, 조선 전기 문신인 정인지가 달나라에 있다는 궁전(廣寒淸虛府)에 빗대어 광한루로 이름을 고쳤다. 정면 5칸, 측면 4칸의 규모도 웅장하고 그 앞으로 펼쳐진 연못과 그림처럼 놓인 오작교가 낭만적인 풍광을 선사한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에 선보이는 상설공연 ‘신관사또 부임행차’는 춘향테마파크 입구 사랑의 광장에서 시작해 광한루를 오가는 제법 큰 행사다. 신관사또를 위한 육방과 기생의 다채로운 공연과 퍼레이드가 흥을 돋우는데, 100여명에 이르는 배우는 모두 오디션을 거친 지역 주민들이다. 사실적인 분장과 의상, 천연덕스런 연기 덕분인지 아이는 마치 과거로 여행을 온 것처럼 어안이 벙벙하다. “엄마, 남원은 옛날 사람들이 사는 곳이에요?” 광한루 근처에 옛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아이와 함께 찾았다. 남원의 근현대 기록물을 모아놓은 복합문화공간 남원다움관이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 혼불문학관에서 만난 해설사 어르신의 인터뷰 영상이 소개되고 있었다. ‘혼불 지킴이’, ‘혼불 할매’ 등으로 불리는 황영순씨다. 내게도 스스로를 촌아낙이라고 소개했던 그녀는 우연히 읽게 된 ‘혼불’로 인생이 바뀌었다. 자신이 사는 동네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고 하니 호기심에 펼쳐 든 책이었다. 전주 이씨 문중 종부이기도 한 그녀는 청암부인과 효원의 이야기가 마치 자신의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혼불’에 흠뻑 빠지게 되면서 효원의 실제 모델인 삭녕 최씨 종가 며느리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청호저수지, 근심바우 등을 하나하나 조사하고 찾아냈다. 덕분에 혼불문학관의 해설사로, ‘혼불’ 문학기행의 안내자로 제2의 인생을 맞게 되었다. 지금도 그의 서가에 꽂혀 있던 너덜너덜한 ‘혼불’ 초판과 이튿날 기차를 타고 떠나는 내게 쥐여 줬던 따뜻한 누룽지 한 덩이를 잊지 못한다. 내게 남원이 ‘춘향전’ 대신 ‘혼불’로, 추어탕 대신 누룽지 한 덩이로 남은 이유다.●아이는 호기심, 어른은 추억의 세계로 아쉽게도 황영순 어르신의 영상은 그새 다른 전시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아이는 1층 야외에 마련된 물놀이터 덕분에 신이 났다. 땀으로 범벅이 될 때까지 뛰어놀고는 그제야 전시관 안으로 들어섰다. 남원다움관 1층에는 남원 시내 지도와 함께 공간 하나하나에 쌓인 주민들의 소소한 기억들을 수집해 뒀다. 2층은 아이와 함께 둘러보기 좋았다. 인력거를 타고 남원의 근현대 거리를 달려 보는 가상체험 콘텐츠를 비롯해 엄마아빠의 학창 시절 추억까지 떠올리게 하는 오락기, 1960~70년대 만화방과 다방, 사진관 등이 재현돼 남원의 정체성은 물론 아련한 복고 감성도 즐길 수 있다. 특히 옛 만화를 따라 그리는 데 관심을 보인 아이가 ‘독수리 오형제’를 쓱쓱 그림으로 담는 것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엄마가 어릴 때 재미있게 봤던 만화라고 하니 완성된 그림을 선물이라며 건넨다. 전시는 바뀌었어도 또 하나의 기억을 덧댄 셈이다.●굽이치는 지리산 능선이 발아래 남원은 지리산이 품은 도시다. 산을 즐겨 오르는 편은 아니지만 언젠가 아이와 함께 산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면 그 첫 번째는 지리산 아닐까 싶다. 훌쩍 자란 아들과 서로를 밀고 끌어 주며 지리산을 종주하는 꿈을 마음 한편에 간직했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아이를 위해 이번 여행에선 정령치를 골랐다. 정령치휴게소 주차장에서 계단만 오르면 굽이치는 지리산의 능선을 발아래 담을 수 있는 명소다. 여기서 조금 더 욕심을 내면 개령암지 마애불상군까지 걸어 보길 추천한다. 대부분 평탄한 숲길이어서 아이가 걷기에도 부담이 적다. 무엇보다 절벽에 새겨진 12구의 불상이 신비로운 감동을 자아낸다. 오랜 세월 비와 바람에 깎여 온전한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바위에 새긴 온화한 눈매와 부드러운 옷 주름이 경건함만은 잃지 않았다. 고려시대 불상으로 밝혀진 이들은 현재 보물로 지정돼 관리 중이다.
  • [마감 후] 서울을 개발하는 방법/박재홍 전국부 기자

    [마감 후] 서울을 개발하는 방법/박재홍 전국부 기자

    서울역 뒤편 서부역 쪽에 위치한 만리동은 애초 노후 주택과 그 사이 봉제공장이 밀집한 낙후 지역이었다. 2017년 ‘서울로7017’이 개장하고 고가 아래 청소차고지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만리동광장으로 바뀌면서 만리동(법정동)을 포함한 중림동(행정동)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됐지만 관심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당시 사회부 기자로서 중림동 일대를 취재한 뒤 기사에 주변 상권이 이른바 ‘중리단길’로 성장할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리단길은 기대만큼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서울로7017의 일평균 방문객 수는 개통 첫해인 2017년 3만 2954명에서 2018년 1만 9062명, 2019년 2만 2332명으로 모두 개통 첫해보다 못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루 방문객 수는 2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일부 언론을 포함해 적지 않은 여론이 서울로7017을 실패작으로 규정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모델로 삼았던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는 빌딩숲 사이 녹지 산책로로 주목을 받았지만 차도가 풍광의 대부분인 서울로7017의 모습은 비판 여론에 한몫했다. 최근에는 서울시와 정부의 서울역 일대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이 알려지면서 서울로7017 철거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다 최근 만리재길에서 저녁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서울로7017 중림동 출입구 부근이다. 20~30대들이 삼삼오오 다니며 조명 아래 야외 테이블에서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만리동에서 20년 이상 한식당을 운영해 온 김모씨는 “서울로7017 개통 이후 조금씩 젊은층이 많아졌다. 서울로 출입구 부근인 만리재길에 젊은 친구들이 찾아와 가게를 내기 시작했다”면서 “밤이 되면 봉제공장 재봉틀 소리만 가득했던 모습이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를 꿈꿨던 박 전 시장의 생각과는 달랐지만 서울로7017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스로 변화하고 있었다. 서울로7017의 일평균 이용객 수는 2021년 1만 9506명에 이어 2022년 2만 646명으로 다시 2만명을 회복했다. 아직 서울로7017을 실패작으로 규정하긴 이른 이유다. 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지난해 개통한 세운공중보행로에도 역시 서울로7017과 같이 기존 시설을 유지하는 박 전 시장의 도시개발 철학이 반영됐다. 16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권성동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은 “이용객이 없는 세운공중보행로 철거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고, 오세훈 시장은 이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권 의원의 지적과 달리 세운공중보행로는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20~30대 젊은층의 ‘핫플’로 떠올랐다. 트렌디한 카페나 펍을 배경으로 구도심이 한 사진에 담기는 이색적인 모습에 해 질 녘이면 젊은층으로 북적인다. 박 전 시장의 개발 방식이 옳았다고 지지할 생각은 없다. 박 전 시장의 도시재생 정책은 지역별 개발 양극화를 심화시킨 부작용을 낳았다. 도시개발 방식에 정답은 없다. 다만 도시개발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은 확언할 수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2021년 재보궐선거 당선 이후 세운지구와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을 비롯해 각종 개발 계획을 서울 각지에서 숨가쁘게 발표하고 있다. 개발 이후가 아닌 개발 대상지의 현재와 개발 과정을 살필 숨 고를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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