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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드로 읽는책] 그 순간 대한민국… /김욱 지음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신행정수도 이전 위헌결정 파문으로 새삼스럽게 주목받은 곳, 헌법재판소(헌재). 법조인들의 세계로만 인식된 헌재가 어느날 불쑥 일반인에게 그 존재를 드러낸 것 같지만, 국가와 사회의 굵직굵직한 사안뿐 아니라 개인의 일상에도 깊숙이 간여해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헌법학자 김욱 교수가 쓴 ‘그 순간 대한민국이 바뀌었다-헌법재판소의 주요 판결 이야기’(개마고원 펴냄)는 그동안 내려진 주요 헌법판결 18건을 중심으로, 사건의 배경과 결과가 개인과 사회, 국가에 미친 영향을 찬찬히 풀어냈다.‘법 앞에 평등’이라는 헌법정신이 어떻게 현실에서 구현되고 우리 사회의 인권과 공정성이 얼만큼 진전을 이뤄왔는지 들여다보려는 시도다. 우선 눈에 띄는 판결들이 많이 등장한다. 교육계를 뒤흔들었던 과외교습 전면금지에 대한 위헌판결은 ‘기본권 제한’에 있어 그 목적이 아무리 중요해도 원칙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결혼식 등 경조기간에 주류·음식물 접대를 금지하는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청구도 ‘금지규정’과 ‘기본권’이 충돌했지만 결국 행동자유권 침해로 결론내려졌다. 즉 법으로도 ‘허례허식’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끝없는 찬반양론 속에 위헌법률 심판대에 올랐던 동성동본간 금혼도 결국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우리 고유의 전통과 관습이라도 헌법정신에 위배하는 형태로 존속할 수 없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와 함께 간통죄에 대한 세번에 걸친 합헌결정, 뺑소니범을 ‘과잉처벌’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대한 위헌판결 등은 ‘사랑에 관한 죄’를 다루는 관점과, 인간의 평등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물론 판결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았지만 저자는 우리 사회의 최고 원리인 헌법이 갖는 힘을 되짚어봄으로써 그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관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영화검열 위헌결정과 택지상한법 위헌판결, 지역소주 배정제도 위헌결정, 경품·무가지 살포를 막는 ‘신문고시’에 대한 위헌청구 기각·각하결정, 제대군인 보상 위헌, 재외동포법 위헌결정 등도 사회상을 반영하는 헌재의 접근법을 보여준다. 물론 헌재의 결정이 늘 옳거나 만능은 아니다.12·12 군사반란에 대한 헌법소원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각하기각결정을 취한 반면,5·18 관련 헌법소원은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할 수 있다.’며 상반된 결정을 내린 것. 시류에 휩싸여 법리의 일관성을 놓쳐버린 사례이지만, 권력자나 재판관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바꾼 민중의 힘이 반영된 결과로도 평가된다. 헌법조문은 대단히 추상적이다. 따라서 헌법정신은 해석을 둘러싼 끊임없는 투쟁과정 속에서 발현된다. 저자는 헌법 재판관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 땅을 살아가는 평범한 민중들의 의식과 힘이며, 우리의 관심과 열정이 올바른 법리를 세우고 사회의 디딤돌이 된다는 사실을 역설한다.1만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효 배제는 위헌 소지”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의 대표발의로 여권에서 추진 중인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안’에 대해 대법원이 위헌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2일 알려졌다.법안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살인·고문 행위와 범행 조작·은폐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공소시효 적용을 영구적 또는 한시적으로 배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헌법에 위배되고 법적 안정성 깨진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초 국회 법사위에 “공소시효 적용을 일반적으로 배제한다면 헌법상 소급효 금지원칙이나 평등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면서 “법적 안정성을 위해 시효를 정한 형사소송법 취지를 생각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냈다.살인이나 가혹행위 등에 대한 조작·은폐행위가 개시된 때부터 그런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도록 규정한 데 대해서는 “시효 정지 시점을 언제부터로 볼지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구속력 없지만…”심적 부담 드러내 사법부 최고기관인 대법원의 의견이지만 검토의견은 권고적인 의미를 가질 뿐, 법안 심사과정에 구속력을 미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권 내에서는 이 의견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대법원은 의견을 낼 수 있는 기관 중 하나”라면서도 “사법부가 구체적인 법안 내용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 국회 심의과정에서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검토의견을 받은 뒤 작성된 법사위 내 ‘검토보고서’에는 법원의 의견이 비중있게 다뤄졌다. 보고서는 “공소시효를 배제한 ‘5·18특별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르면, 반인권 범죄 처벌에 시효를 배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특정범죄에 대해 공소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것이 평등의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법원의 의견이 있다.”고 적시했다.●조만간 인권위 등 의견서 제출 7월에 상정된 이 법안에 대한 논란은 노무현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국가권력 남용 범죄에 대한 민·형사상 시효의 적용 배제를 거론하면서 가속이 붙었다. 열린우리당이 후속입법을 진행시키는 가운데,‘위헌적 발상’이라며 반발한 한나라당 내에서도 주성영 의원이 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법사위는 다른 기관의 의견서를 더 받고 법안에 대해 보충 논의를 할 계획이다. 조만간 검토의견을 낼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는 “이원영 의원 법률안에 대해 내부검토 중에 있다.”면서 “인권위 내에서는 반인권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국제 관습법 등을 고려해 법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박지연 홍희경기자 anne02@seoul.co.kr
  • 당정, 삼성 5% 초과지분 처리 분리대응 가닥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 삼성생명과 삼성카드를 분리 대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28일 “금산법 개정안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을 철회할 생각은 없으나 삼성생명과 삼성카드가 계열사 지분을 취득한 과정이 서로 다른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금산법이 제정된 1997년 3월 이전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했지만 삼성카드는 법 시행 이후에 에버랜드 지분 25.64%를 취득하면서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아 금산법 24조를 위반한 게 명백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3% 가운데 5%를 초과한 2.3%의 의결권을 제한하거나 강제처분토록 하는 것은 소급 입법이라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4% 가운데 5%를 넘는 20.64%와 관련, 국회에서 위헌 시비를 잠재울 수 있는 타협안을 제시한다면 정부로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다소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주식을 취득한 것은 문제가 없어 처음부터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삼성카드의 경우 금산법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유예기간내 처분 등)여러가지 제재 방안들을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삼성생명과 삼성카드를 분리해 대응하면 (소급입법)논란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는 복안이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입장도 다소 유연해진 셈이다. 당초 박 의원은 삼성카드뿐 아니라 삼성생명의 초과 지분도 5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모두 처분토록 하는 금산법 개정안을 별도로 국회에 제출했었다. 박 의원측은 특히 1999년 학교 주변의 노래방을 5년 이내에 강제 철거토록 한 강남구의 조례가 소급이라는 논란속에서도 헌법재판소의 합헌 판결을 받은 사례들을 예시하며 초과지분 처리에 5년간의 유예기간을 두면 위헌의 소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도 “금산법의 ‘5%룰’을 지키면서 삼성이 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삼성이 지배구조 개선에 성의를 보인다면 삼성생명과 삼성카드를 분리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북핵 6자회담 타결] 6자회담 공동성명 전문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전반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대의를 위해,6자는 상호 존중과 평등의 정신 하에, 지난 3회에 걸친 회담에서 이루어진 공동의 이해를 기반으로,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실질적인 회담을 가졌으며,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6자는 6자회담의 목표가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하는 것임을 만장일치로 재확인하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하였다.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 또는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국은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따라 핵무기를 접수 및 배치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재확인하고 자국 영토 내에 핵무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였다.1992년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남·북 공동선언’은 준수, 이행되어야 한다. 북한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여타 당사국들은 이에 대한 존중을 표명하였고, 적절한 시기에 북한에 관한 경수로 제공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데 동의하였다.2.6자는 상호 관계에 있어 국제연합헌장의 목적과 원칙 및 국제관계에서 인정된 규범을 준수할 것을 약속하였다. 북한과 미국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각자의 정책에 따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하였다. 북한과 일본은 평양선언에 따라 불미스러운 과거와 현안사항의 해결을 기초로 하여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하였다. 3.6자는 에너지, 교역 및 투자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양자 및 다자적으로 증진할 것을 약속하였다.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연방 및 미국은 북한에 대해 에너지 지원을 제공할 용의를 표명하였다. 한국은 북한에 200만㎾의 전력 공급에 관한 2005년 7월12일자 제안을 재확인하였다.4.6자는 동북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을 공약하였다.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다.6자는 동북아시아에서의 안보 협력 증진을 위한 방안과 수단을 모색하기로 합의하였다. 5.6자는 ‘공약 대 공약’,‘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하여 단계적 방식으로 상기 합의의 이행을 위해 상호 조율된 조치를 취할 것을 합의하였다. 6.6자는 5차 6자회담을 오는 11월 초 베이징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되는 일자에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
  • [발언대] 금융고객 돈은 수익성 위주로 운용돼야/박상용 공정거래위원회 홍보관리관

    공정거래법상 자산 2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조항과 관련, 삼성이 청구한 헌법소원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견서를 최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이 조항이 헌법상의 재산권·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삼성측은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4월 법 개정 당시 국회에서 이미 충분히 검토됐듯이, 적합성 원칙 등 헌법정신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 헌법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최종 결정은 헌재에서 할 일이지만, 공정위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조항이 합헌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헌법 제23조와 제119조에는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여야 하며, 국가는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제도는 대기업집단이 소속 금융보험사를 통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 확장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산업자본의 금융 지배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1986년 말 도입됐다. 공공복리를 위해 사회적 기속성이 강한 재산권의 본질적인 내용(주식의 취득·보유·처분)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사의 일부(의결권)만 제한하는 것이므로 헌법상 재산권 제한의 한계를 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또 소유지배구조 왜곡이 심하고 경제력 집중의 폐해가 큰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만 제한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부합한다는 의견이다. 법률적 용어라서 내용이 어렵기 때문에 소크라테스가 즐겼던 문답식으로 알기 쉽게 접근해 보자.“재벌 소속 금융보험사는 보험 가입자 등 금융고객이 맡긴 돈을 총수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계열사에 투자해야 하나, 아니면 계열사에 관계없이 수익률이 높은 데 투자해야 하나?” “금융보험사가 만일 계열사에 투자한다면 그 목적은 의결권을 확보해 총수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서인가?”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 같다. 금융보험사는 고객이 맡긴 자금의 수익률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보험 가입자가 그룹 총수의 계열사 지배 수단으로 이용하라고 보험료를 내는 것은 아니다. 그럴 경우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고, 그 피해는 금융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금융 고객과 지배주주의 이해가 상충될 때 금융보험사는 당연히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 금융보험사가 수익성을 위해 계열사에 투자할 수는 있지만, 의결권에 관심을 갖는다면 금융보험사 본연의 기능을 포기하는 셈이다.1997년부터 2001년까지 확인된 부당내부거래 중 금융회사를 통한 비중은 86.7%나 된다. 금융보험사가 계열사 투자와 지원 등 불공정 경쟁을 할 경우 폐해는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진다.2003년 말 기준 삼성 금융부문의 자산은 100조원으로 미국 대기업인 GE 금융부문(665조원)의 6분의1인데 비해 순이익은 200억원으로 GE 금융부문(8조 8000억원)의 400분의1에 불과, 자산 대비 수익성이 낮다. 이 제도는 당초에는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완전 금지했었다. 그러다가 외환위기 이후인 2002년 재계의 요구로 총수일가 등 특수관계인과 합해 의결권을 30%까지 허용하는 내용으로 개정됐다. 그러나 2003년 9월 공정위의 실태조사 결과 2001년 4.83%였던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평균 지분이 지난 4월 12.58%로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에 따라 내년부터 3년간 5%씩 총 15%로 의결권 한도를 줄이기로 법을 개정, 지난 4월부터 시행한 것이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원칙은 선진국에서도 일반화돼 있다. 기업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지름길은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해 경영을 효율화하는 것이다. 박상용 공정거래위원회 홍보관리관
  • 獨, 모살죄·반인도적 범죄 시효 배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전범들에 대한 독일 국내법상 공소시효 완료를 한 해 앞둔 1968년 체결된 유엔협약은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시효를 배제했다. 독일 자체적으로는 1969년 모살죄(謀殺罪, 계획적인 살인)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30년으로 연장하는 입법을 하고,1979년 법개정으로 모살죄의 공소시효를 완전히 배제했다. 이 과정에서 죄형법정주의 위반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지만, 독일연방 헌법재판소는 “공소시효 연장이 범죄행위의 불법내용에 대한 입법자의 평가와 형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웃 나라인 프랑스도 2차대전 중 나치에 부역한 사람들을 처벌하면서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법률을 1964년 채택했다. 네덜란드 헌법은 전쟁중 일어난 범죄행위는 범죄를 저질렀을 때 위법하지 않더라도 죄형법정주의의 예외로 본다. 이 밖에도 캐나다, 호주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나치의 전쟁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국내입법을 마련하는 추세다. 나치 전범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법률의 제·개정 움직임은 나라별로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따라서 소급효 문제는 제기되지 않았다. 반면 구소련 몰락 후 동유럽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국가범죄에 대한 시효정지 입법은 소급적용 문제를 안고 출발했다.1993년 체코는 ‘공산주의 체제의 불법성과 그에 대한 저항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이 법률은 공소시효와 관련해 정치적 이유로 처벌되지 않은 범죄자들에 대해 1948년부터 1989년까지 기간을 공소시효에 산입시키지 않도록 했다.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공소시효 제도는 헌법상 보장된 인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일 후 독일 역시 동독의 통일사회당(SED)의 불법행위에 대해 1949년부터 1990년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는 법률을 제정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형수 60명 무기로 감형을”

    ‘8·15 대사면’을 앞두고 사형수의 감형을 요구하는 종교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종교계의 오랜 숙원인 사형제도 폐지 관련 법안이 국회에 상정된 상황에서 이번 대사면을 통해 현재 수감 중인 사형수들을 먼저 무기수로 감형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도 사형제도 폐지 관련 특별법 제정 움직임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어 대사면 이후 사형제도 폐지가 앞당겨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사형제도 폐지 ‘한목소리’ 3일 종교계에 따르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천주교주교회의·대한불교조계종을 비롯, 원불교·천주교·민족종교·성균관 소속 성직자 등 7개 종교가 중심이 돼 발족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연합’이 최근 8·15 대사면을 앞두고 현재 복역 중인 60명의 사형수를 무기수로 감형해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노무현 대통령과 천정배 법무부 장관 앞으로 보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사형은 분명히 반생명적이며 반인권적인 제도로서 폐지돼야 하며, 유엔 인권위원회와 국제앰네스티도 사형집행 유보와 사형 폐지를 강력히 권고·요청했다.”면서 “사형 폐지 법안에 대한 국회 논의 이전에 이번 대사면시 사형수를 무기수로 감형해줄 것을 탄원한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사형제도 폐지 추진에 긍정적이다. 지난 15·16대에 이어 17대 국회에도 의원입법으로 발의,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사형폐지특별법은 과반수가 넘는 여야의원 175명의 서명을 받았다. 또 법제사법위원 과반수 이상이 사형 폐지에 서명함에 따라 폐지 논의가 보다 진지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KNCC인권위원회 황필규 목사는 “사형 폐지에 대해 정치권이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기 때문에 특별법 제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 대통령 및 법무부장관 면담, 서명운동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폐지 신중론에도 귀기울여야 종교계와 정치권이 사형 폐지로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시기상조론과 신중론도 여전히 제기된다. 상당수 법학자들은 사형제도는 합헌이며 사형의 존치가 형벌 목적과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또 사형제도 폐지는 국민의 법감정에 반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기 없는 흉악범 등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형 폐지는 일반국민의 법감정이나 도덕관념에 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국정홍보처 등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사형 폐지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교원시험 가산점제 위헌제청

    대전지법 행정부(부장 신귀섭)는 13일 교원시험 응시자 가운데 응시지역 사범대학 및 교원대 졸업자로서 교원경력이 없는 사람에게 10% 이내의 가산점을 주도록 한 교육공무원법 11조2의 관련조항에 대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제한한다.”며 위헌제청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재판부는 아울러 국가유공자와 5·18민주유공자, 독립유공자 등 각종 유공자나 그 자녀가 교원임용 시험에 응시하면 10% 이내의 가산점을 주도록 한 관련 법률 규정에 대해서도 위헌제청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공무원 임용시험의 가산점은 경쟁관계에 놓인 응시자 중 특정 집단만 우대함으로써 능력주의나 기회균등원칙에 저촉될 위험이 크므로 합헌 여부를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면서 “가산점이 응시자의 능력과 무관한 기준에 의해 부여된다면 원칙적으로 불허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교육공무원법에 대해 “지역가산점 제도는 특정 대학 출신자들이 그 지역 교직을 독차지하게 해 교육의 다양성을 저해하고 타 지역 우수교사의 임용을 제한하게 된다.”면서 “비사범대 출신자가 사범대 출신자보다 소명감이나 자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근거도 없고 교원경력자가 비경력자보다 차별받을 이유도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각종 유공자 예우 법률에 대해서도 “입법목적에는 찬성하나, 교원임용 시험의 합격선이 치열한 경쟁으로 거의 만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10%라는 가산점은 지나치다는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도 2005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 응시자 등 4300명이 국가유공자 예우법과 독립유공자 예우법,5·18민주화유공자 예우법 등에 대해 공무담임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재벌금융사 의결권 제한은 다수 헌법학자도 합헌 견해”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에 대한 삼성의 헌법소원과 관련, 반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강 위원장은 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능률협회 조찬 강연에서 “재벌 금융사들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합헌이라는 것이 다수 헌법학자들의 견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일엔 “공정위원장으로서 삼성의 헌법소원은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산업자본이 금융을 지배하면 지배주주와 고객간 이해가 상충하고, 계열금융사가 있는 회사와 없는 회사간에 불공정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개정 공정거래법은 적합성 원칙, 과잉금지·비례원칙,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개정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계열 금융·보험사가 가진 비금융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 허용범위를 현 30%에서 2008년 4월1일까지 매년 5%포인트씩 줄여 15%로 축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국내 국제고 1호’ 부산 국제고 르포

    ‘국내 국제고 1호’ 부산 국제고 르포

    오는 2008년 서울 종로에서 문을 열 공립 서울국제고등학교에 학부모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의 첫 국제고로 특목고보다 한 차원 높은 외국어 교육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제·통상 분야의 인재를 키울 서울국제고의 설립 모델은 지난 98년 문을 연 부산국제고등학교다. 서울시교육청은 국내 첫 국제고인 부산국제고의 교과과정과 운영을 참고, 서울의 실정에 맞는 커리큘럼을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다.‘국내 국제고 1호’인 부산국제고의 수업 방법과 교육 내용을 살펴본다. ●국제 계열 전문 교과목 학생들을 국제인으로 키우기 위해 ‘국제’를 특화시킨 교과목. 외고에는 없다. 국제정치와 국제경제, 국제법, 국제문제, 비교문화와 올바른 국제적 감각을 갖추기 위해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사회 등 한국 관련 수업도 일부 포함된다. 예·체능 실습 수업에는 태권도와 판소리, 태껸 등을 배운다. 교재는 대학 교재나 시사잡지, 논문 등을 활용한다. ●영어인증제 학년마다 일정 기준 이상의 토익(TOEIC) 점수를 따야 한다. 기준은 1·2·3학년 각 500점,600점,700점. 매년 두 차례 정기적으로 시험을 치르지만 기준을 넘지 못하면 매월 치러야 한다. 점수는 수행평가에 반영된다. ●교내 영어말하기대회 매년 5월 초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예선을 거친 본선에서는 자신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 원어민 교사와 질문과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실력을 평가한다. 국내파와 해외파를 나눠 시상한다. ●EOZ(English Only Zone) 영어만 쓸 수 있는 학교 안 공간. 점심시간과 수업이 없는 수요일 오후 시간에 자유롭게 드나들며 영어를 사용한다. 원어민 교사나 영어 교사들이 항상 함께 참여한다. ●국제문화의 날 격주로 수요일에 국제 경험이 많은 외부 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다. 주제는 국제 사회와 자신의 삶. 학생들은 강연을 듣고 소감문을 쓴다. ●CCAP(Cross Cultural Awareness Program) 이른바 세계 문화 체험 프로그램. 매년 한 차례 부산 연지동 미군부대 내 국제학교 학생들과 10일 동안 공동수업을 받는다. 유네스코의 문화 자원활동가들이 학기마다 서너차례 학교를 찾아 각국의 문화를 소개한다. ●세계체험관(Gate To The World) 세계 문화를 경험하는 곳이다. 중국의 시안(西安) 외국어학교와 미국 실러 국제대, 일본 와세다대, 터키 오잘투르트 재단 등 자매 결연을 맺은 세계 30여곳 학생들과 화상 채팅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 세계 각국의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져 있다. ●자매결연 학교와 문화교류 매년 한 차례 중국 시안 외국어학교와 상호 방문행사를 열고 있다. 두 학교 학생들이 사물놀이와 태권도, 경극 등 문화를 나누고 이메일이나 화상채팅으로 교류를 이어간다.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지난 21일 오전 부산 당감동 부산국제고등학교 멀티미디어실. 학생 30여명이 온라인 채팅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창 수업을 받아야 할 시간에 뚱딴지같이 채팅을 하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엄연한 수업이다. 이른바 ‘영어작문 멀티미디어 수업’.2학년에서 이 수업을 신청한 30여명이 옹기종기 컴퓨터 앞에 앉아 열심히 자판을 두드렸다. 컴퓨터 화면에는 학생들의 분주한 손놀림만큼이나 빠르게 영어 문장들이 채워졌다. 이날 주제는 ‘한국인의 노령화’다. 학생들은 7개조로 나뉘어 이정주 교사의 커뮤니티 채팅방에 올라온 주제를 놓고 온라인 영어토론을 벌였다. 이날 수업의 과제는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노령화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으라.’는 것이다. ●7개 지정과목은 필수·다양한 선택 과목 이지은(17)양은 “중장년층은 육체적 노동을 하기에는 힘이 부치기 때문에 정부가 이들을 교육시켜 정보업종 등의 인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이수지양은 “그렇게 되면 젊은이의 실업률이 증가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사무엘양은 “일자리가 줄어든 만큼 젊은이의 수도 줄었다.”며 또 다른 진단을 내놓았다. 한 시간 동안의 난상토론.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다양한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수업이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는 김지현양은 “머릿속 생각을 영어 문장으로 표현하면 영어 실력이 향상됨은 물론 사고의 깊이도 넓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오후 2학년 4반에서는 국제정치 수업이 한창이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전문 교과목 수업이다. 이 학교에는 국제외교, 국제정치, 국제경제, 국제법, 비교문화, 지역이해, 한국의 전통문화 등 7개의 지정과목을 비롯해 다양한 선택과목이 개설돼 있다. 학생들은 7개 지정과목은 반드시 배워야 하고, 선택과목은 자유롭게 골라 배울 수 있다. 이날 주제는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유럽연합(EU) 통합헌법 부결’ 문제다. 백영선 교사는 신문과 잡지, 관련 서적 등 준비해 온 자료를 보여주며 유럽연합 통합에 대한 경과와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권주애(17)양이 부결 이유에 대해 “EU 가입국들이 헝가리와 폴란드 등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국가의 값싼 인력이 프랑스 등 선진국에 유입돼 일자리가 줄고 임금이 하락하기 때문”이라며 나름대로의 분석을 내놓자 이에 따른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원어민 영어수업은 교사 대신 학생이 진행 2학년 1반 원어민 영어 수업에서는 교사 대신 학생들이 직접 영어로 수업을 진행했다. 이로운(17)양이 맡은 이날의 발표 주제는 ‘다이어트 팔 운동’. 이양은 그림까지 그려가며 “아령 등으로 팔운동을 하면 이두박근이 커지고 상체를 45도 숙여 팔을 앞뒤로 굽혔다 펴면 삼두박근의 모양이 잘 잡힌다.”면서 “이는 팔의 살을 빼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발표자인 이은경(17)양은 손금을 보는 법에 대해 영어로 강의했다. 이 곳에서는 학생은 물론 교사들도 공부를 한다. 영어 교사의 경우 매주 두 차례, 모두 4시간 동안 원어민 강사와 토론수업을 한다. 이날 오후에도 원어민 강사인 제프 립시와 수업이 없는 교사 4명이 빈 교실에 모여 ‘김일병 총기난사 사건의 사회적 원인’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교과과정 부장인 최준권 교사는 교사들의 토론수업에 대해 “교사 스스로 토론 문화를 익혀 수업에 적용하고, 교사의 비판력과 사고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원어민 교사 심층분석력 부족 아쉬움 학생과 교사 모두 학교운영에 만족하고 있지만 더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영어를 맡은 주세혁 교사는 “원어민 교사들이 회화는 잘 가르치지만 특정 주제에 대해 깊이있게 다루는 능력은 부족하다.”면서 “학생들은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깊이 있는 내용을 원어로 배우기를 바라지만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학반의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수업의 경우 원어민 교사들의 수업 능력이 일부 떨어지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2학년의 한 학생은 “원어민 교사 대부분이 유학반 수업에 매달리고 있어 일반 학생들이 원어민 교사를 만날 기회가 적다.”고 아쉬워했다. 글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외국 대학 올해 11명 합격 국내 유명대학 대거 진학 부산국제고 졸업생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 대학에 활발하게 진학하고 있다. 올해 초 졸업생 가운데 11명은 미국과 중국, 일본 유명 대학에 합격했다. 이재원(19)군은 시카고대·워싱턴대 등 7개 대학에서, 김동은(19)양은 브라운대·코넬대 등 4개 대학에서 동시에 입학허가를 받았다. 왕웅규(19)군도 일본 도쿄대·와세다대·교토대에 동시 합격했다. 국내 대학에는 재학생과 재수생을 합쳐 서울대 8명, 고려대 26명, 연세대 25명, 서강대에 10명, 이화여대에 11명 등 모두 125명이 합격했다. 분야별로는 법학계열 32명, 상경계열에 37명, 사회계열 30명, 어문계열 11명 등이다. 최근 인기가 높은 교육 계열에는 교대 21명을 포함해 모두 36명이 합격했다. 의학·한의학 계열에도 20명이 진학했다.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전현경 교장이 밝힌 학교 특징 ‘국제고 1호’인 부산국제고 정현경(62) 교장은 “사립학교인 특목고와는 달리 국제고는 공립이기 때문에 학비가 싸 모든 학생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는 일은 부산 국제고에서는 없다는 것이다. 정 교장은 “국제 수준에 뒤처지지 않는 교육을 통해 외국 문화와 생활습관을 자연스럽게 익혀 바로 해외에 진출하더라도 잘 적응할 수 있는 국제적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우수한 교육시설과 교사진에 부산시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부산국제고의 특징을 “외국어 교육, 국제 계열 전공교육, 해외 교류 등 세 가지”라고 했다. 해외 귀국자 전형을 통해 토플 만점자, 해외에서 오래 머물렀던 학생 등을 뽑기 때문에 학생들의 언어와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외국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점도 매력으로 현재 러시아 학생 5명, 일본 학생 1명이 재학 중이라고 정 교장은 밝혔다. 국제화에 열중하다가 학생들이 우리 문화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 것과 다른 나라의 것을 균형 있게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우리 문화를 익히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신문법·언론피해구제법 ‘몸살’

    신문법·언론피해구제법 ‘몸살’

    새달 28일 발효되는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신문법)과 언론 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이하 언론피해구제법)이 몸살을 앓고 있다. 동아일보에 이어 지난 9일 조선일보가 신문법 관련 헌법소원을 제기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세계일보와 문화일보도 각각 11,16일자 사설에서 신문법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시하며 이들 신문의 주장에 발을 맞추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한나라당이 신문법 등의 개정을 추진하기로 나서면서 이 문제는 정치권 문제로까지 비화되는 양상.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이번 헌소가 언론개혁에 역행하려는 의도라는 취지의 기사를 내보내며 역공을 펴고 있다. 특히 언론개혁국민행동 등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은 지난 16일 ‘신문법은 합헌’이라는 내용의 긴급 토론회를 연 데 이어 20일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신문법의 합헌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세계·문화 등도 문제제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신문법에 대한 헌법소원에 일부 신문에서 공감의 표시하면서 신문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세계일보는 11일자 사설을 통해 “신문의 보도 활동에 대한 규제를 포괄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문화일보도 16일자 사설에서 “언론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악법”이라면서 “악법 요소를 전면 폐기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16일 문화관광위원회 간사인 심재철 의원 주도로 6월 임시국회 중에 이들 법의 개정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와 관련, 오는 27일 공청회도 개최하며 여론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박근혜 대표까지 나서서 “개정안을 서둘러 내서 국제적 기준과 자유시장 경제에 맞지 않는 것은 걸러내야 한다.”고 했다. ●헌법소원은 언론개혁에 역행 언론개혁국민행동 등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신문법 흔들기’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고 헌법재판소에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언론의 자유를 언론사의 자유나 발행인의 자유로 착각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지난 16일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김종천 변호사는 신문을 포함한 인쇄매체인 정기간행물에 언론의 공적 책임을 지우는 게 위헌이라는 조선의 논거에 대해 “여론 형성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체라면 방송의 경우처럼 사회적 책임을 지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섰다. 주동황 광운대 교수는 “조선 등은 언론을 탄압하는 정부와 이를 비판하는 야당지의 구도로 여론을 호도하며 신문법을 정쟁의 대상으로 이끌어 정치권의 개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특히 친여 매체가 정권과 유착해 졸속으로 만들어낸 것이 이번 신문법이라는 조선 등의 시각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은 “이미 10년 전부터 언론노조를 중심으로 추진해 왔다.”면서 “하지만 ‘누더기’일 정도로 원래 의미에서 퇴색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참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방향으로 개정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환율 사흘새 10원 껑충 ‘1弗 1012원’

    환율이 유로권 정치·경제 불안 여파로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2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0원 오른 1012.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19일 1013.90원 이후 최고수준이며, 사흘간 상승폭은 10.30원에 달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유로화의 초약세 기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프랑스에 이어 네덜란드에서도 유럽연합헌법 국민투표가 부결되자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1.32달러를 밑돌며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지자체 단체장 금고이상 선고 받았다면 형 확정전 직무배제는 합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상경 재판관)는 27일 지방자치단체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다면 확정판결 이전이라도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토록 한 지방자치법 관련조항에 대해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자치단체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권한을 대행하는 것은 원활한 운영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밝혔다. 박신원 경기 오산시장은 2005년 1월 뇌물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직무를 할 수 없게 되자 공무담임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헌재 “주민증 지문 날인 합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이공현 재판관)는 26일 만 17세 이상 국민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하면서 열 손가락의 지문을 찍도록 한 주민등록법 관련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아울러 이 지문을 관할경찰서의 파출소장에게 보내도록 한 주민등록법 시행규칙 조항과 경찰청이 이 지문을 범죄수사에 활용하는 행위도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17세 이상 모든 국민의 열 손가락 지문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범죄수사 목적 등에 사용할 경우 얻게 되는 공익이 정보주체가 입는 불이익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검찰조서 증거능력 합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주선회 재판관)는 26일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형사소송법 312조 1항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 형소법 312조는 1항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검찰조서 내용을 부인하더라도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특신 상태)’에서 조서가 작성됐다면 증거능력을 인정토록 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이미 지난해 대법원이 “피의자 조서에 대해 ‘형식적 진정성립’이 아닌,‘실질적 진정성립’(내가 말한대로 조서가 작성됐다.)을 인정해야 증거로 쓸 수 있다.”고 이 법조항을 해석하는 판례를 내놓은 이상 법 자체를 위헌으로 볼 여지는 적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특신상태’에서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에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신속한 재판을 위해 예외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면서 “대법원의 판례에 의해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는 피고인이 동의할 경우에만 증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위헌결정은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결정해야 하지만 윤영철, 권성, 김효종, 이상경 등 4명의 재판관만이 “특신상태라는 개념이 모호해 절차적 투명성을 강조하는 등 입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헌법불합치라는 소수의견을 냈다. ●사개추위 “앞으로 일정 변화 없을 것”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지난해 대법원의 판례 변경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형소법 개정안을 마련 중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 관계자는 “관련 조항이 합헌이라는 전제로 출발해 개선하자는 게 사개추위의 목적”이라면서 “앞으로 일정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을 놓고 사개추위와 이견을 보였던 검찰은 헌재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검찰 “사개추위 논의 과정서 반영” 검찰 관계자는 “특신상태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앞으로 사개추위의 논의과정에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검찰의 의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2003년 3월 사기 사건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던 중 형소법 312조 1항이 검사로 하여금 수사기법 개발보다는 자백을 강요토록 해 헌법상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실명제 위헌? 합헌?

    [다시불거진 인터넷 익명성 논란] 실명제 위헌? 합헌?

    ■ 명재진 충남대 교수 “타인 명예권 보호” “인터넷은 언론보다 더 강한 규제가 필요한 매체입니다. 따라서 공공기관과 포털 사이트에서는 실명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충남대 법학과 명재진(40) 교수는 건전한 여론 형성과 익명성을 담보로한 명예훼손 등 폐해를 막기 위해 실명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명 교수는 “공공기관은 전자정부법에 따라 의렴수렴의 장으로 게시판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러한 의견에 신뢰성을 더하기 위해서는 실명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용자가 많은 포털사이트에도 실명제가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인터넷은 언론 매체와 달리 전파속도와 범위가 광대하다.”면서 “그동안 많은 사건에서 우리는 인터넷상에서 한번 훼손된 명예가 얼마나 회복하기 어려운지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실명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실명제가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실명제는 합헌적 제도”라고 잘라 말한다. 실명제가 곧 표현 내용에 대한 제한이나 검열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타인의 명예권 보호 등 다른 헌법적 가치를 위한 합리적 제도로 보고 있다. 명 교수는 “인터넷 실명제는 헌법 제 21조 제 4항에서 요구하는 언론·출판의 역기능적 남용을 막는 제도”라면서 “공공기관의 경우 ‘신용정보법’이 실명제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포털 사이트로 확대되는 전면적인 실명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헌법 제 37조가 국민의 일반적 행동권을 제한하는 국가 작용에 대해 법률적 근거를 필요로 하는 만큼 법률 정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상희 건국대 교수 “표현의 자유 침해” “글쓴이의 실명을 공개하는 것은 분명히 내용을 규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헌적 요소가 있습니다.” 건국대 법학과 한상희(46) 교수는 실명제는 명예훼손과 같은 범죄예방이라는 명목하에 헌법 21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또 헌법상의 과잉금지 원칙도 위반하는 것이다. 흔히 익명제의 대표적인 폐해로 명예훼손을 꼽는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다른 범죄처럼 기술력으로 얼마든지 범인을 잡을 수 있는데 유독 명예훼손을 막아야만 한다는 논리는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정부가 게시판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려면 끊임없이 지켜봐야 한다.”면서 “관리자가 계속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면 네티즌들도 무분별하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노력 없이 게시판을 깨끗이 하기 위해 실명제를 도입하는 것은 명백한 책임 전가”라고 주장했다. 현실에서도 인터넷에서와 마찬가지로 대중 속에서는 개인은 익명화될 수밖에 없다. 훌리건이 대표적인 예다. 따라서 익명성을 사이버 공간만의 특성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한 교수의 견해다. 그는 “실명제만으로 모든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결국 실명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면서도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방해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 교수는 “모든 홈페이지에서 익명성을 보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기업이나 친목을 위한 곳을 제외한, 모든 국민들이 접근할 수 있는 사이트에는 익명으로 글을 남길 수 있는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배심·참심제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배심·참심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지난 7일 제1회 ‘국민의 사법참여 연구회’를 개최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배심제도와 참심제도에 대한 의견 수렴과 연구 활동에 들어갔다. 배심제와 참심제는 한마디로 국민이 재판에 참여해서 유·무죄를 결정하거나 법관과 함께 판결을 내리는 제도다. 사법개혁위원회는 2007년부터 국민 5∼9명이 법관 3명과 함께 재판에 참여하는 사법참여제를 도입한 뒤 5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2012년 완성된 형태의 한국형 사법참여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었다. 7일 회의에서 논의된 핵심 쟁점은 ▲참여시민의 적극적인 재판 참가 방안 ▲참여시민의 수와 참여사건의 범위 ▲참여시민들의 결론 도출방법이었다. 또 “전문성이 아닌 합리성을 기준으로 참여시민을 평가해야 사법참여제의 정신을 살릴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극대화하고 합리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지지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 국민의 재판참여 의미와 장단점 ●배심제, 참심제란 배심제란 법률전문가가 아닌 국민 중에서 선출된 일정 수의 배심원으로 구성된 배심이 법관으로부터 독립해 기소하거나 심판하는 제도를 말한다. 사실문제를 인정하고 심판을 하는 것을 소배심(심리배심·공판배심)이라 하고, 기소를 하는 것을 대배심(기소배심)이라 한다. 배심재판이 처음 시행된 것은 13세기 영국에서였다. 당시에는 국왕의 권리를 둘러싼 분쟁에서 배심은 증인의 역할만을 하다가 15세기 말 심판자의 기능까지 하게 됐고, 1670년의 부셸 사건에 이르러 독자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게 됐다. 미국도 이를 이어받아 연방헌법과 주헌법에 배심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배심제는 모든 재판에서 이용되는 것은 아니고 극히 일부의 중요한 형사사건에서만 활용되고 있다. 배심원은 사건의 사실에 대한 판단만 하고 소송의 지휘, 증거조사, 법률의 해석 및 적용은 법관이 한다. 배심원은 가령 살인 사건의 경우 누구를 죽였다, 그래서 유죄다는 식의 판단만 내린다. 미국의 배심원은 12명이며 전원일치가 원칙이다. 기소배심제(대배심)는 1933년에 영국에서도 폐지되었지만 미국에서는 헌법상 중죄에 관한 기소배심제를 규정하고 있다. 일본은 1923년에 도입해 1943년 폐지했으며 대신 참심제 도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방 유권자의 명단에서 배심원을 선발하고, 영국은 지방 당국이 비치해둔 명단에서 뽑는다. 독일식 참심제는 국민 중에서 선거나 추첨에 의해 선출된 참심원이 직업적인 법관과 합의체를 구성하여 재판하는 제도로 배심제와 구별된다. 참심제는 사실문제나 법률문제도 참심원과 법관이 합의하여 다수결로 재판한다. 참심은 배심에 비하여 인원이 적어도 되는 점에서 경제적이기는 하나, 그만큼 법관의 의견에 끌려가기 쉬워 국민 참여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도입하려는 이유 국민의 사법 참여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한다. 법관의 판결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뢰도를 높이고 재판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검토됐다. 전관예우나 학연·지연에 의한 불공정 재판 시비를 차단하고 재판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배심제가 도입되면 검사와 변호인이 법정에서 증인과 증거를 내세우고 공방을 벌이는 공판중심주의가 자연스럽게 정착된다. 우리가 도입키로 한 제도는 배심제와 참심제의 혼합 형태다. 국민 5∼9명이 가칭 ‘사법참여인단’으로 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판단 및 형량 결정에 참여하되 결정의 구속력은 인정하지 않는다. ●배심제의 장단점 배심제는 직업이 다른 10여명 내외의 국민들이 합의해서 유·무죄를 따지므로 단독 판사나 합의 재판부가 판단하는 것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일반인이 참여하므로 법률 규정보다는 국민 감정이나 도덕적 감정에 따라 판단을 내리게 돼 법률에 얽매인 불합리한 판결을 피할 수 있다. 다수가 합의해서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판사 개인이 피의자의 유죄를 선고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배심제는 또한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측면이 있다. 검사가, 판사가 아니라 일반 국민인 배심원들을 상대해서 인신 구속을 결정하거나 공소를 유지하려면 높은 수준의 증거나 자료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단점으로는 법률에 따르면 위법 사항인데도 범죄 요건이 다소 모호해서 유죄인 피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배심제는 법관에 의한 재판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고 법률적 전문성이 떨어지는 시민들이 재판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여론재판이 될 우려가 있다. 또 법정공방과 결론을 내리기까지 배심원들의 협의 과정이 복잡하다. 보석이 보편화된다는 점도 단점으로 들 수 있다. ●우리 현실에 맞나&위헌 논란 배심·참심제는 현재 시행 중인 국가에서도 논란이 많다. 영국에서는 대배심을 폐지했다. 따라서 우리 실정에 맞는, 문제점이 적은 제도를 어떻게 고안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미국에서도 배심제는 OJ 심슨 사건처럼 유능한 변호인을 선임하는 사람에게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배심·참심원이 지연과 혈연을 재판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다. 일반 국민의 전문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현실에서 쉽게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편 헌법 2조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어 국민이 재판에 관여하는 제도가 위헌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즉, 재판은 ‘직업 법관’만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은 헌법에서 규정한 법관은 반드시 직업 법관으로 해석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합헌이라고 주장한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김영일 재판관 “국민기본권이 헌법 장식물이냐”

    김영일 재판관 “국민기본권이 헌법 장식물이냐”

    11일 정년퇴임식을 가진 헌법재판소 김영일(65·사시 5회) 재판관은 수도이전 위헌결정 등을 비난한 정치권에 “헌재 결정을 폄하하는 지각없는 사람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헌재 재판관 구성의 다양화를 담은 여당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김 재판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가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다.’며 헌재의 결정을 폄하하는 의견이 있지만,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치권을 겨냥한듯 “이들이 진정 나라를 위하고 헌법을 수호하며 국민 의지를 대변하는 사람들인지 대단히 의심된다.”고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김 재판관은 또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로 재판관을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잘못된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헌재는 법의 고유한 의미를 찾고 헌법정신을 해석, 의미를 전달하는 일을 맡는다.”면서 “이는 오랜 세월 법을 해석하고 국민 기본권을 지켜온 법률가의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김 재판관은 또 “재판관의 정치적 감각은 헌법을 해석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헌재 결정까지 나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헌재가 정치권의 움직임까지 고려하면 헌정 질서가 무너지고, 국민의 기본권은 헌법의 장식물로 몰락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김 재판관은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조치법을 위헌이라고 결정한 쪽에 섰었다. 지난달 호주제 관련 민법 조항에 대해선 “우리 고유의 부계혈통주의 전통”이라며 합헌 의견을 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헌재 ‘호주제 헌법불합치’ 결정

    헌재 ‘호주제 헌법불합치’ 결정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영일 재판관)는 3일 호주제를 규정한 민법 778조와 781조 1항의 일부분,862조 일부 조항에 대해 재판관 9명 가운데 6명의 다수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그동안 제기됐던 호주제 위헌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호주제를 폐지하는 민법개정안의 처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가족제도가 헌법 제36조 제1항이 요구하는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평등에 반한다면 헌법 9조를 근거로 그 헌법적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다.”면서 “호주제는 호주 지위를 승계할 때 남성우월적인 서열을 매기고 혼인할 때 처가 일방적으로 편입돼 부부간의 수동적·종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등 정당한 이유없이 남녀를 차별하는 제도다.”라고 위헌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경로효친, 가족화합 등의 전통과 미풍양속은 문화와 윤리의 측면에서 충분히 계승, 발전시킬 수 있다.”면서 “호주제는 사회의 분화에 따라 다변화된 오늘날 가족제도와 조화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합헌이라고 소수 의견을 낸 김영일, 권성 재판관은 “호주제는 우리 고유의 합리적인 관습으로 평등의 잣대로 전통을 재단해 전통 가족문화를 송두리째 해체해서는 안 된다.”면서 “호주제가 실질적 차별이 아닌 전통과 현실에 기초했고 호주제의 폐해를 완화하기 위해 임의분가, 호주승계권 포기 등의 제도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효종 재판관은 “호주를 두고 있는 민법 제778조는 가족제도를 보장하기 위한 입법으로 헌법에 위배되지 않으나, 자녀나 처가 일방적으로 편입되는 제도는 위헌”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헌법 불합치는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는 일정기간 효력을 인정하는 결정이다. 이번 결정에서도 호주제의 위헌성을 확인했지만 즉시 효력을 상실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호적 사무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호적법이 개정될 때까지 호주제의 효력은 인정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헌법재판소 호주제 위헌판결문 바로가기 ■ 호주제 폐지되면 헌법재판소가 호주제를 규정한 민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호주제 폐지가 기정사실화됐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민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는 것을 전제로 예상되는 주요 변화상을 짚어봤다. ●가족의 범위가 넓어진다 현행 민법은 가족 구성원을 ‘호주와 가족’으로 나눈다. 호주를 기준으로 배우자, 자녀, 자녀의 배우자를 가족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앞으로는 배우자와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는 물론 한 집에 살며 생계를 같이하는 경우, 며느리, 사위, 장인, 장모, 시아버지, 시어머니, 처남, 처제까지 모두 법적인 가족의 범위에 들어간다. ●어머니 성(姓)과 본(本)을 따를 수 있다 개정안은 혼인신고 때 부부가 협의해 자녀가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도록 했다. 경우에 따라 자녀가 어머니 성을 이어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부간에 합의되지 않으면 자녀들은 아버지의 성을 따른다. 재혼한 여성이 데려온 아이에게 새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할 수도 있다. 또 앞으로 아내의 동의 없이는 남편이 다른 곳에서 낳은 아이를 가족구성원으로 올릴 수 없다. 아이 어머니의 동의도 필요하다. 현재는 친아버지로 확인만 되면 호적에 입적된다. ●양아버지 성(姓)으로 변경한다 성이 다른 아이를 부부합의로 입양했을 때 입양한 아이의 성과 본을 양아버지의 성과 본으로 바꾸고 친생자로 기재하는 친양자 제도가 도입된다. 친생자로 등록되면 양자라는 기록은 완전히 사라진다. 적용 대상은 결혼한 지 5년 이상된 부부가 7세 미만의 아이를 입양했을 때다. 국회는 혼인기간을 3년 이상으로 단축하고, 아이를 15세 미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민법개정안 처리 탄력받을 듯

    헌법재판소가 3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호주제를 둘러싼 논쟁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위헌심판이 제청된 지 3년 10개월 만이다. 이번 결정으로 국회에 계류중인 호주제 폐지 법안의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남녀평등 > 전통 헌재는 경로효친·가족화합 등 전통사상이 호주제의 명백한 남녀차별성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호주제의 뿌리가 성 역할에 관한 고정관념, 남성우월주의, 부계혈통주의라는 판단이다. 대표적 사례로 호주승계 순위, 혼인 때의 남녀 신분관계, 자녀의 신분관계를 꼽았다.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어머니와 누나를 제치고 아들이, 또한 할머니, 어머니를 제치고 유아인 손자가 호주의 지위를 차지하는 것은 남성우월적 서열제도라고 지적했다. 또 결혼하면 남성은 자신의 집안(家)을 지키거나 새로운 집안을 형성하지만, 여성은 남편의 집안으로 편입, 평생 가족원으로 살아간다. 이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돼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는 헌법 36조 1항의 위반이라는 것이다. ●특히 재혼가정에 고통 자녀가 아버지의 호적에 반드시 들어가도록 규정한 조항도 남녀차별이기는 마찬가지다. 부모가 이혼하고 어머니가 자녀를 키우더라도 여전히 자녀는 아버지 집안에 남는다. 또 어머니가 재혼하더라도 새아버지와는 영원히 한 가족이 될 수 없다. 이러한 차별 때문에 재혼가정은 비정상 가족으로 취급돼 고통을 겪는다고 헌재는 지적했다. 헌재는 호주제는 헌법이념인 인간의 존엄도 훼손한다고 밝혔다. 호주제를 일방적으로 강요, 개인을 가족내 인격체로 존중하기보다는 집안의 유지와 계승을 위한 도구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소수 의견은 합헌 소수의견은 합헌 쪽에 무게를 뒀다. 권성 재판관은 호주제 관련 모든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가족법의 전통적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도식적 평등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여성이나 자녀가 남성의 집안(家)에 들어가는 것도 실질적 차별이 아니라면서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김영일 재판관은 자녀가 아버지 집안에 속하는 것은 헌법 위반은 아니더라도 예외 설정이 너무 좁게 규정돼 현실에 맞지 않다며 781조 1항만 위헌이고 나머지 호주제는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김효종 재판관은 전통문화인 호주제 개념 자체를 위헌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남녀차별적 요소를 없앤다면 호주제를 이어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헌재가 1997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동성동본 금혼조항이 유림측 반대로 여전히 개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호주제 폐지를 담은 민법 개정안이 언제 국회에서 통과될지 주목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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