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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술 길라잡이] 시사 키워드/대체복무제 논란

    [논술 길라잡이] 시사 키워드/대체복무제 논란

    지난 6일 안모(20)씨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기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해 12월2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정부와 국회에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 이후 나온 첫 형사처벌이었다. ●병역거부 실태 우리나라에서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한 최초의 사례는 1939년 여호와의 증인 신자 38명이 병역법위반으로 체포되면서 나왔다. 이런 젊은이들은 한해 평균 600∼700명이다. 대부분 특정종교의 신도들로 현행 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이로 인한 수감자는 1100여명이라는 게 국방부 설명이다. 앙골라, 싱가포르 등 7개국에 70여명이 같은 이유로 수감된 것에 비하면 많은 숫자다. 이와 관련, 현재 국회에는 대체복무제 도입을 골자로 한 병역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종교·양심상의 이유로 집총이 수반되는 병역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징역대신 보충역인 사회복지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하자는 법안이다. 근무기간은 현역병 근무기간의 1.5배인 36개월로 이 기간동안 현 공익근무요원들의 업무나 소방업무 등을 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라를 지키는 것이 양심”,“인권보다 국가가 우선”이라는 등 인권위 권고에 비판적인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사법부, 헌재판단은? 서울남부지법에서 2004년 5월21일 종교적 병역 거부자 3명에 대해 처음으로 무죄선고를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그해 7월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에 우선할 수 없다.”며 이들에게 유죄를 확정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도 그해 8월27일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한 병역 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현행 병역법 제88조 1항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 ●양심의 자유냐, 병역의무냐? 대체복무제와 관련해서 알아야 할 것은 헌법과 병역법 관련 조항이다. 헌법 제19조에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반면 병역법 제88조는 정당한 사유없이 입영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유엔인권위원회는 1997년 종교적 병역 거부자를 어떠한 정치·종교적 이유로도 차별해선 안 된다고 결의했다. 정부는 ‘병역의무 우선’이라는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대체복무제 도입을 국가인권위에서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안씨를 구속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는 현행 병역법말고도 무시할 수 없는 국민정서가 깔려 있다.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도록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외를 두면 모든 국민이 병역의무를 진다는 개병주의 원칙이 무너지고 병력자원 확보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반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이같은 논리를 반박한다. 양심의 자유는 법에 우선하는 최우선적인 인권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개인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을 국가가 안보논리를 내세우며 무조건 강요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대체복무제는 이런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할 수 있다. 개인의 양심의 자유도 존중하고 국방의무도 지키는 절충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정부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대체복무와 관련,“올해 민·관·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정책공동체를 만들어 연구한 뒤, 시행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혀 주목됐다. ●외국은? 현재 우리나라처럼 징병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80여개국. 이 가운데 법적으로 대체 복무제를 도입한 나라는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 타이완 이스라엘 등 30여곳이다. 대체복무는 사회봉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찬반논란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우선 국가입법이나 정책은 그 시대상황과 사회적 여건, 국민정서의 결집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병역제도도 마찬가지다. 병역법 개정안이 나온 것이나 국방부에서 감군방안을 발표한 것은 그러한 사례다.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 관광 등도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점에서 인권위 권고안은 사법부의 판단과 별개로 상징적인 의미가 적지않다 할 수 있다. 대체복무제 도입에 긍정적이라면 도입시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부 사회지도층 자식들의 불법적인 병역면제나 비리사건으로 인해 군복무 판정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이 팽배한 현실에서 대체복무제가 도입될 경우, 불신만 조장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과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라는 표현 중 어느 것이 더 객관적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포인트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가 충돌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대체복무제를 둘러싼 논란을 짚어본다.
  • 행정도시 밀실논의? 전기성 서울시의회 입법고문 주장

    행정도시 밀실논의? 전기성 서울시의회 입법고문 주장

    행정중심복합도시 문제에 대한 핵심사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국회 소위원회가 속기사까지 내보낸 채 밀실 논의를 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전기성(67) 전 한양대 교수는 지난 27일 발행된 서울시의회 소식지 ‘서울의회’ 제96호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반박하며 실제 기관들을 이전하는 과정 등에서 위헌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서울시 입법고문을 맡고 있다. ●7차례 회의 중 6차례 비공개 전씨는 서울의회에 실린 글에 따르면 국회 회의록을 검색한 결과 소위원회가 가진 회의는 모두 1∼2월에 걸쳐 모두 7차례다.3차 회의를 빼고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모두 12시간 46분 걸린 회의 가운데 1월10일 열린 1차회의의 경우 상견례에 이어 다음 회의안건을 정리하는 데 소비했다. 특히 같은 달 27일 2차 회의에서는 법안제출 방법 및 후속대책을,2월14일 4차 회의에서는 법안대체 토론과 전문가 의견 청취,2월17일 7차 회의에서는 이전할 행정부처 규모를 논의하면서 속기사를 두지 않았다. 이를 문제점으로 들고 나온 것이다. 전씨는 이를 근거로 “충남도청을 옮긴다고 해놓고 10여년간 후보지역도 결정하지 못하는 풍토에서 불과 25일만에, 그나마 밀실에서 결정한 것을 완벽하다고 내세우는 일 자체가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맞받아쳤다. ●위헌 소송 제기 잇따를 가능성도 현재 진행 중인 충남 연기·공주지역 토지보상과 이전할 대상 공공기관을 둘러싼 마찰 등 시작에서부터 이어지고 있는 논란은 그러한 개연성을 증명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헌법재판소의 행정복합도시 위헌소송에 대한 각하 결정이 ‘사실상 합헌결정’이라든지 ‘법적 논란을 종식시켰다.’는 등의 견해는 오해이며, 오히려 문제를 부풀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개별 법률조항에 따른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면 문제해결의 선결요건으로 해당 법률의 위헌여부를 묻는 소송제가 잇따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헌재 결정을 둘러싼 언론의 여론 오도(誤導)에 책임을 돌렸다. 헌재가 행정복합도시특별법이 헌법 제72조 국민투표권의 침해 가능성에 대해 부정하지 않은 증거도 결정문에 들었다고 밝혔다.“신행정수도법 위헌결정의 후속 법률로, 대체 입법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으니 대통령이 국민의 의사를 물음으로써 종식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은 이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한 대목이다. 전씨는 이에 대해 신행정수도법 위헌결정의 취지를 유지하면서 행정복합도시에 적극적인 제동을 걸지 않으려는 고도의 전략적 표현으로 풀이했다. 그는 “천문학적인 재정 지출에 따른 국가 재정난과 국민간 갈등, 국가 경쟁력 상실 등 때문에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다음 정권에서 무산될 수도 있다.”고 결론을 맺었다. 전씨는 따라서 정부와 여당 등이 헌재 결정을 ‘합헌’이라며 안주한 나머지 국민투표로 정당성을 인정받고 관련 법률들을 정비하지 않으면, 정권의 명운을 건 국책사업은 수렁을 헤매다 후손들에게 불행만 물려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대체복무제 도입 권고 수용하라

    국가인권위원회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한 것은 고뇌 끝에 내린 결정으로 여겨진다. 인권위는 “양심적 병역거부는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의 보호범위 안에 있으며, 양심의 자유는 국가 비상사태에서도 유보될 수 없는 최상급의 기본권”이라고 규정했다. 대체복무제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독일과 타이완 등 외국도 안보위협이 있는 시기에 대체복무를 도입했고, 병력감축 등이 현실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안보환경이 대체복무제 도입의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아직 철책선에서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우리의 현실인 데다 젊은이들의 병역 기피 풍조 심화 등 부작용이 크게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 대법원 등 사법부도 양심의 자유보다 국가 안보를 우선시한 판결을 내려왔다. 그러나 양심의 자유는 어디에도 양보할 수 없는 보편적 권리이자 기본권이다. 각종 병역 특례 등 대체복무의 형태가 존재하면서도 유독 종교 등 양심적 이유에 의한 병역 거부자는 전과자가 돼야만 하는 현행 제도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그러기에 헌재도 병역법 합헌 결정을 하면서도 대체복무제 입법을 권고하지 않았는가. 이제 인권위가 대체복무제 도입을 국회와 국방부에 권고한 만큼 해당 기관은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다만 ‘양심’의 기준 수립이 쉽지 않고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으므로 병역의무를 대신할 대체복무제는 최대한 무거울수록 좋다는 생각이다. 이미 많은 대안들이 제시됐다.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
  • 아파트값 용인·땅값 연기 ‘상승률 최고’

    아파트값 용인·땅값 연기 ‘상승률 최고’

    올해 아파트 시장은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불구하고 크게 출렁이며 두 자릿수 상승률로 마감했다.‘정책으로 시작해 정책으로 끝난’ 한 해였지만 지난해 상승률 1%대에 비하면 크게 오른 것이다. 재건축 규제 정책의 반사이익을 얻는 단지들이 크게 뛰었다. 판교신도시는 분당·용인 등 인근 지역 아파트 값을 올려놓았다. 서울숲 개장, 청계천 복원, 제2 롯데월드 등도 아파트 값을 부채질했다. 지방은 11월 행정중심복합도시 합헌 결정으로 대전·천안 등 충청권을 중심으로 값이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10.62%, 전세 5.47%, 토지는 4.56% 상승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시세 변동률이 매매가는 10.62%, 전셋값은 5.47%였다. 수도권은 아파트 매매가가 12.60%, 전셋값은 6.99% 올랐다. 올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초(24.04%), 송파(23.08%), 강남(21.80%), 강동(14.59%) 순으로 강남권이 평균 21.74% 뛰었다. 이어 양천(14.70%), 용산(13.57%), 영등포(13.57%), 성동(11.07%)이 10% 이상 올랐다. 내린 곳은 한 곳도 없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새 아파트 대형 평형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용인시(31.74%)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판교신도시의 후광 효과 때문이다. 경기도에선 과천시(30.60%)와 의왕시(19.26%)의 상승폭이 컸다. 전세도 올랐다. 변동률은 4.63%이지만 2004년(-3.63%)에 견줘 큰 폭의 상승세로 반등했다. 연초 마이너스로 출발한 서울 전셋값은 2∼8월에 평균 0.5% 오르다 8·31대책 이후 주택 구매수요가 전세로 바뀐데다 가을 이사철 수요까지 겹쳐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신도시와 경기도는 각각 15.70%,9.50% 상승해 서울보다 오름폭이 2배 이상 컸다. 한편 건교부에 따르면 토지의 경우 행정중심복합도시 효과로 충남(7.27%)이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24.65%)과 공주시(14.38%)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토지보상금 유입이 기대되는 아산, 청원, 계룡, 논산 등도 덩달아 올랐다. 기업도시 선정도 땅 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예정지로 선정된 전북 무주(14.29%), 강원 원주(3.23%), 충북 충주(5.82%), 전남 해남(4.28%), 전남 무안(7.56%) 등이 들썩거렸다. 올들어 11월까지 전국 땅값은 총 4.56% 올랐다. 지난 2004년 상승률은 3.86%다. ●최고 화두는 재건축 아파트 2005년 1년간 전국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평균 28.26%였다.2004년의 마이너스 2.36%에 비해 30%포인트나 올랐다. 올해 초 압구정지구 재건축을 60층 이상 초고층으로 추진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소식이 전해져 재건축이 오르자 정부는 개발이익환수제 시행, 안전진단 강화, 초고층 재건축 불허 등을 골자로 한 2·17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서초 고밀도지구 고층 재건축 허용과,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는 단지가 나와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급등세는 지속됐다. 예컨대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한 잠실주공 1,2단지는 올해 송파구(45.21%)의 전체 재개발 상승률을 올렸다. 서초구(35.89%)에선 ‘제2의 롯데월드 건설’ 호재로 잠실 주공5단지가 강세를 보였다. 삼성타운 건립이 호재로 작용해 대기수요가 생긴 점도 큰 몫을 했다. 8·31대책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한 때 된서리를 맞기도 했지만,10월 중순 이후 종합부동산세 등 관련 입법 지연과 재건축 시세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등했다. 그러나 이달 7일 서울시 의회가 추진하던 재건축 용적률 완화가 불발되면서 최근 다시 소강상태다. 개포주공 1단지 13평형의 경우 8·31대책 이후 4억 2000만원까지 빠졌다가 이달 초 5억 5000만원대를 회복했다가 27일 현재 다시 4억 9500만원까지 빠졌다. ●‘정책으로 시작해 정책으로 끝난’ 2005년 부동산 시장 올해 부동산시장의 ‘핵’인 8·31대책으로 9월 한달간 서울 아파트값은 0.41% 빠졌다. 그러나 대책의 핵심인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과세 강화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어 내년까지 효력이 지속될지 주목된다. 재개발·재건축되는 단지에는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지으라는 내용의 개발이익환수제가 5월 중순 시행됐고,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입주권도 주택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9월 발표되는 등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가 많았다. 11월 말 행정도시특별법 합헌 결정으로 이달 말부터 토지보상이 시작되는 등 행정도시 건설이 본격화됐다. 충남 연기군·공주시 일대 2200만평으로 12부4처2청이 옮기기로 하면서 이 지역 아파트시장은 거래량은 많지 않으나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7월부터 대출 한도가 축소된 주택담보대출이 강화됐고,11월부터는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생애 처음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을 사거나 분양받을 때 대출받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재개됐다. 대출 총액은 11월 한달간 무려 3000억원을 돌파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되돌아본 정치권 2005 말… 말… 말…

    되돌아본 정치권 2005 말… 말… 말…

    임종 직전에라도 마이크만 들이대면 눈을 반짝이며 말을 한다는 정치인의 속성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정치권은 2005년 한해에도 풍성한 말잔치를 벌였다. 한마디 ‘말씀’은 정국 흐름을 확 바꾸기도 했지만, 때에 따라서는 황당무계한 주장으로 실소를 사기도, 거침없는 독설로 상대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다.‘혀’를 잘못 놀렸다가 도리어 화를 입는 ‘설화(舌禍)’도 허다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말의 달인’답게 ‘후끈한’ 발언으로 뉴스를 주도했다.“정부와 여당이 비상한 사태를 맞고 있다.”며 시작한 ‘연정(聯政·연립정부)’ 관련 발언이 그랬다. 그 강도는 갈수록 거세져 “대통령이 가진 권한의 절반 이상을 내놓을 용의도 있다.(7월 6일)”“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하겠다.”“2선 후퇴나 임기단축을 시작할 수 있다.(8월30일)”며 점차 진화해 나갔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스토커”라고 반박했고, 당사자로 거론된 한나라당에서는 박근혜 대표가 펄쩍 뛰며 제안을 거부했다. 여당에서도 문학진 의원 등이 “대통령이 신(神)이냐.”“예스맨은 더 이상 못해먹겠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대한민국 걱정 두 가지는 태풍과 대통령” 대통령의 직선 화법도 여전했다.9월초 외국 순방 길에서는 “대한민국에 두 가지 걱정거리가 있는데, 하나는 태풍이고 하나는 대통령”이라면서 “대통령이 비행기 타고 외국에 나가니 열흘은 조용할 것”이라고 ‘자해’했다. 유전의혹 등 측근 비리가 불거졌을 때는 “밥을 먹어도 힘이 안 난다.”고 고백했다. 부인 명의로 된 대부도 땅 문제로 집중 포화를 맞은 이해찬 국무총리는 5월20일 기자간담회에서 “손학규 경기지사는 정치적으로 나보다 한참 하수”라고 말해 구설에 휘말렸다.10월2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과 2004년에 이어 ‘2라운드’로 맞붙어 “쓰나미 피해 지원을 했던 다른 나라 국회의원이 (방청석에)와서 보고 계신데 (그런)질문에 답변드리는 게 창피스럽다.”고 냉소했다. 다음날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에겐 “의원들이 품위있고 사리에 맞게 질문해야지, 답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해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김영삼 정부의 불법도청팀 ‘미림팀´과 ‘X파일´ 논란도 정국 흐름을 좌우했다. 국민의 정부 때도 일부 불법 도·감청이 있었다는 국정원의 ‘양심고백’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병원신세를 졌고,‘병상정치’라는 말도 나왔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는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있고, 별일이 다 있다.”고 토로했다.‘삼성 킬러’인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불법으로 도굴돼도 문화재는 문화재”라며 테이프 내용을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두 차례 재보선에서 완패해 무력감을 드러냈다. 당에서는 ‘27대 빵’이라는 자조섞인 푸념이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5월말 당 워크숍에서 “대중에게 비쳐진 여당 이미지는 ‘무능 태만 혼란’”이라고 일침을 놨다. 여당 의원들도 이에 공감했지만, 지지율은 갈수록 추락해 20%대로 곤두박칠쳤다.“태풍이 올 때는 납작 엎드려 있는 게 최선이다. 까불다가는 쓰나미에 다 휩쓸려간다.”고 몸을 사렸던 문희상 의장은 10월 재보선이 끝난 직후 ‘유구무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폭탄주 안 마셨지만 맥주잔 속 양주 마셨다” 한나라당은 연거푸 터져나온 술자리, 욕설 추태로 곤혹을 치렀다. 곽성문 의원은 골프장에서 맥주병을 던졌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국감 기간에 피감기관과 술을 마신 데다 술집 여사장에게 성희롱이 담긴 욕설을 퍼부었다고 논란이 일었던 주성영 의원은 “폭탄주는 마시지 않았지만 맥주잔 속에 든 양주잔을 빼내 마신 사실은 있다.”고 해명하는 촌극을 빚었다. 박계동 의원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송파구지역협의회 출범식에서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게 축사기회를 안 준다며 맥주를 끼얹어 국회 윤리위에 제소당했다. 최근에는 임인배 의원이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의장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다 여직원에게 “싸가지 없는 X” 등 욕설을 퍼부었다. 열린우리당은 “역시 많이 먹고 많이 마시는 돈 많은 정당”이라고 비아냥거렸고, 한나라당에서는 “미꾸라지 몇 마리가 연못 물 다 흐린다.”고 탄식했다. 비뚤어진 음주 문화를 바로잡겠다며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만든 ‘폭소클럽(폭탄주 소탕 클럽)’은 이후 회원들이 한두 잔씩 폭탄주를 다시 먹는 바람에 회원이 자연 감소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도 취임 직후 “신고식 하느라 폭탄주를 다섯 잔이나 먹어 박진 회장에게 죄송하다.”고 고해성사했다. 와중에 ‘조용히 폭탄주 마시는 모임’인 ‘조폭클럽’도 생겨났다. 국회 행자위원회 의원들이 국감을 끝내고 저녁을 먹다가 발족했다. 엉터리 자료로 망신을 산 의원도 있다.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충청북도 국감에 앞서 ‘이원종 충북지사가 안기부 도청 X파일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질의자료를 배포했다가 부랴부랴 자료를 회수했다. 이 지사를 김영삼 대통령 때의 이원종 정무수석과 혼동한 해프닝을 벌인 홍 의원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으니 제발 잊어달라.”고 읍소했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10월초 ‘이해찬 국무총리가 1가구 2주택자’라고 밝혔지만, 이 총리는 이미 한 채 팔아버린 뒤였다. 총리는 발끈했고, 이 의원은 “집계상 실수였다.”고 사과해야 했다. 단식도 유독 많았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원내대표실에서 단식에 들어가 13일을 굶었다. 뒤늦게 심재철 의원이 5일 동안 단식했고, 안상수 의원은 “의원이 돌아가며 1일씩 단식하자.”며 숟가락을 얹었다. 쌀 협상 비준동의안 처리를 앞두고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무려 29일 동안 44㎏이나 살이 빠지면서도 일체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는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농촌을 살리자.”며 눈물을 보였다. 행정중심도시법에 대한 위헌심판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임박해지자, 해당 지역구인 무소속 정진석 의원은 “합헌 결정이 나기 전에는 햇볕을 볼 수 없다.”며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앉아 열흘간 곡기를 끊었다. 여당의 선병렬·양승조 의원도 9일 동안 회관 1층 로비에서 ‘노숙’하며 단식했다. 한나라당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세운 전여옥 의원은 “차기 대통령은 대졸자여야 한다.”고 말했다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열린우리당의 전병헌 대변인은 취재진에 e메일을 보내 “(헷갈릴 수 있으니)‘전 대변인’ 약칭 대신 양쪽 대변인 이름을 모두 표기해달라.”고 잽싸게 요청했다. 차기 대권후보군의 말도 화제를 모았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영화배우 이은주의 자살을 접한 뒤 미니홈피에 추모글을 올려 “호스피스의 홍보대사였던 그가 막상 자신의 스트레스와 좌절감, 외로움을 들어줄 친구를 찾지 못했나보다.”고 안타까워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모친을 여읜 직후 어버이날을 맞아 미니홈피에 애절한 사모곡을 올렸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공주’라는 별칭을 붙인 것을 가리켜 “전자공학 전공한 공주 본 적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동안 박 대표를 ‘수첩공주’라고 말해온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은 “봤다. 일본에는 전자공학 전공한 공주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솔직히 노무현과 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맘에 드느냐 하면 노무현”이라고 말했다가 발끈한 ‘창(昌)’에게 공개 사과했다. 손학규 경기지사는 “‘경포대’라는 신조어는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가, 강원도의 거센 반발과 함께 열린우리당으로부터 “경기도가 포기한 대통령 후보”라는 핀잔을 들었다. ●“국회의장 모가지 뽑아놓든지…” 발언 면박당해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일부 언론인과 학자가 친미파”라는 ‘독특한’ 해석을 내놓아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국회의장 모가지를 잡아 뽑아놓든지….”라고 했다가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에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달라.”고 면박당했다. 열린우리당 조일현 의원은 한마디 말로 단연 스타가 됐다. 쌀 협상 비준안을 처리할 때 본회의장에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몸으로 막자,“제 자신이 닭보다 더 험한 발을 가진 농부의 아들”이라며 마이크도 없이 찬성토론을 벌여 비준안 처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당 ‘구원투수’ 정세균 의장은 최근 당·정·청 워크숍에서 “수구 우파가 다음에 집권한다면 역사의 후퇴이며 재앙”이라고 말했다가 한나라당의 역공을 맞았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서울신문이 선정한 2005년 국내외 10대 뉴스

    ■ 국내 ●황우석교수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문 ‘국보급 과학자’에서 ‘허풍 과학자’로 전락한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파문은 온 국민을 충격 속에 몰아넣었다. 아직 완전히 조사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세계 최초라고 했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믿을 수 없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난치병 환자들은 다시 절망에 빠졌고 한국은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어떻게든 성과를 빨리 보여주려는 조급성과 과학자로서의 윤리 상실이 부른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안기부·국정원 수천명 불법도청 확인 7월 도청테이프 한 개의 내용이 폭로됐다.1997년 삼성측 인사들이 한 음식점에서 정치권과 검사에게 금품을 주려고 논의하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이를 실마리로 국가정보기관의 불법도청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찰이 국가정보원을 사상 처음으로 수색하는 등 다섯달 동안 수사를 벌여 김영삼 정부 시절 안기부 미림팀이 정·관·재·언론계 인사 수천명을 도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도청 추방을 외쳤던 김대중 정부에서도 도청이 있었음이 밝혀졌다.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이 구속됐다. ●정부, 8·31 부동산투기 억제대책 발표 연초부터 서울·수도권 신도시 아파트값과 전국 땅값이 폭등해 서민들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졌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서 시작된 가격급등은 일반 아파트로까지 번졌고, 판교 신도시 광풍은 주변 아파트값을 끌어올려 연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11%(㈜부동산114 기준)를 넘어섰다. 결국 정부는 강력한 투기억제책이 담긴 ‘8·31대책’을 내놓기에 이르렀고, 연말부터 부동산 시장은 안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일부 투기억제 법률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 국회 통과 12부4처2청의 국가기관을 수도권에서 충남 연기·공주로 옮기는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법안이 3월2일 전격적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도 헌법소원에 휘말렸지만 헌법재판소가 합헌취지의 결정을 내리면서 법리논쟁이 일단락됐다. 여권은 청와대까지 옮기려던 당초 계획에서 다소 물러서긴 했지만 대통령선거 공약을 지킨 것으로 자평했다. 그러나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경우 재검토되거나 변경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청계천 47년만에 복원 ‘생태하천으로’ 서울 도심을 흐르는 청계천이 47년만에 복원돼 시민들 품으로 돌아왔다.1958년 콘크리트로 복개되면서 땅속에 묻혔던 5.84㎞ 물길이 10월1일 따사로운 햇볕을 되찾아 물고기와 새가 노니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 공사 비용을 뛰어넘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성공적 하천복원 사례로 외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도 오랜 단장 끝에 새롭게 문을 열어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는 도심의 명소로 거듭났다. ●‘독도 영유권분쟁’ 한·일 감정대립 격화 일본 시마네현이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하는 조례안을 상정하고 주한일본대사가 서울 한복판에 앉아 ‘독도는 일본영토’라고 주장하면서 한·일 외교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3월16일 시마네현은 일본 정부의 묵인과 국수주의자들의 응원 속에 조례를 통과시켰다.6월20일 한·일 정상들은 냉랭하게 만났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10월15일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한·일 양국의 감정대립은 격화됐고 연말로 예정됐던 양국 정상간 정례 ‘셔틀회담’도 결국 무산됐다. ●기생충알 김치등 중국산 먹을거리 파동 10월 중국산 김치에서 납 성분에 이어 기생충알까지 검출됐다는 당국의 발표로 중국산 식품 전체가 극도의 불신을 받았다. 검출된 알이 모두 미성숙란이어서 직접적인 위해를 끼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한때 한국과 중국은 외교마찰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11월에는 일부 국내산 김치에도 기생충알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먹을거리의 국민건강 위협이 심각하게 부각됐다. 또 중국산 어류에 이어 송어·향어 등 국내 양식 민물고기에서도 발암물질인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됐다. ●한국축구, 월드컵 6회 연속 본선진출 한국축구대표팀이 6월9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에서 쿠웨이트를 4-0으로 대파하며 6회 연속 본선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월드컵 6회 연속 진출은 세계에서 9번째이고 아시아에선 최초다. 하지만 8월 초 열린 동아시아축구대회에서 2무1패로 꼴찌를 기록한 데다 8월17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졸전 끝에 0-1로 맥없이 패배, 조 본프레레 감독이 경질되고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새로 영입하는 진통을 겪어야 했다. ●‘여성 악법’ 호주제 2008년 완전 폐지 50년간 여성계의 숙원사업이던 ‘호주제 폐지’는 2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물꼬를 텄다. 헌재결정후 50일이 안돼 국회는 민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호주제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했다. 호주제는 여성권리의 신장, 한 부모 가족 증가 등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존속시켜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유림을 중심으로 거세게 일었다. 유예기간을 거쳐 호주제가 완전 폐지되는 2008년 1월부터는 가족 관계를 개인별로 관리하게 된다. ●과거사규명·사립학교법 여야의원 격돌 17대 국회는 ‘과거사 규명’과 ‘사립학교법’의 격랑 속에 여야간 극한 대립을 불러왔다. 여야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조사대상과 범위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는데 지난 9일 ‘반쪽 통과’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는 정면 충돌, 연말까지 급랭정국이 이어졌다.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종교계의 불복종운동, 사학재단의 신입생 모집 거부 경고 등으로 반발이 확산되자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불가’와 ‘단독 국회 개최’로 맞섰다. ■ 국제 ●카트리나 강타와 구겨진 미국자존심 8월29일 초강력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 멕시코만을 강타해 1306명이 숨지고 6644명이 실종됐다.‘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가 순식간에 물속에 잠겨 유령의 도시로 변하면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꼬리를 문다. 피해를 키운 연방정부의 늑장 대응은 초일류국가임을 자임해온 미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특히 재난 대처 과정에서 첨예화된 흑백간 인종 갈등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국제사회에 그대로 드러냈다. ●파키스탄 강진으로 7만5000명 사망 10월8일 발생한 리히터 규모 7.6의 파키스탄 강진은 7만 5000명의 사망자,350만명의 이재민이라는 엄청난 피해를 낳았다. 재난 앞에서 카슈미르 관할권을 둘러싸고 앙숙 관계였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국경을 개방, 구조작업에 나선 군인들을 오가게 했다. 그러나 영하 30도까지 수은주가 곤두박질치는 겨울이 닥쳐왔다. 이재민들에게 제공된 텐트는 대부분 겨울용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어서 동사(凍死)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전세계 확산 비상 ‘21세기 흑사병’으로 불리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하던 AI가 9월 이후 중국과 동유럽을 거쳐 서유럽, 중동, 미주로까지 번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 결과 현재까지 AI로 숨진 사람은 73명.WHO는 특히 치명적인 H5N1 바이러스의 사람간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AI가 역병(疫病)이 될 경우 1억명 이상이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이슬람계 런던 연쇄 폭탄테러 이라크전에서 미국의 최대 우방인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7월7일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9·11테러 이후 4년만에 세계가 다시 테러공포에 휩싸였다. 출근길 런던 시민들로 붐비던 지하철과 2층버스에서 발생한 테러로 56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 인명피해 못지않게 충격을 준 것은 테러범들이 영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자생적인 이슬람계 이민 2세들이라는 점이다. 이후 테러용의자를 사살하는 과정에서 영국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프랑스 이민자들 ‘인종갈등’ 폭동 ‘톨레랑스’의 나라 프랑스가 인종갈등으로 빚어진 폭동으로 불탔다.10월27일 파리 교외 무슬림 빈민가에서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0대 소년 2명이 감전사했다. 이후 3주 동안 무슬림과 저소득층 이민자들이 사는 파리 외곽 지역에서 분노한 젊은이들의 방화가 들불처럼 번져나갔다.9000여대의 차량이 불탔고 약 3000명이 체포됐다. 이 소요사태는 이민자 2·3세의 사회통합문제, 실업, 빈부차 등 프랑스 사회가 안고 있던 모순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라크 주권정부 구성 행보 계속 혼란과 갈등이 노출되고는 있지만 주권정부 구성을 향한 이라크의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1월 제헌의회 선거를 통해 구성된 의회가 내놓은 새 헌법안이 10월 국민투표를 통과하면서 이같은 안정화 일정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치러진 총선 개표 결과 발표가 늦춰지면서 정파간 갈등과 혼돈이 초래되고 있지만 내년 1월 총선 결과가 나오면 총리 지명, 내각 구성 등 새 정부 출범을 향한 정치 일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 교황 보수파 베네딕토 16세 즉위 4월2일 26년 동안 재임해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저는 전부 당신의 것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선종한 뒤 전 세계의 이목은 바티칸에 쏠렸다.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네번째 콘클라베가 열린 같은 달 19일 오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에 새 교황이 탄생했음을 알리는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제 265대 교황으로 선출된 베네딕토 16세는 추기경 시절 ‘하느님의 충견’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데서 볼 수 있듯 대표적 강경 보수주의자로 평가돼왔다. ●자민당 과반의석… 고이즈미 개혁독주 우정민영화를 기치로 중의원을 전격 해산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도박’이 ‘대박’으로 나타났다.9·11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15년 만에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고 개혁 독주를 시작했다.‘제왕적 총리’가 된 고이즈미 우경화도 탄력을 받았다. 취임 후 다섯번째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가 하면 아소 다로 외상 등 극우 인사를 내각에 중용해 이웃나라인 한국·중국과 최악의 외교마찰을 빚고 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 세계경제 긴장 연초만 해도 배럴당 40달러 안팎에 머물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6월27일 사상 처음 60달러를 넘어섰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 멕시코 만의 석유시설 피해가 생긴 8월 말에는 10월 인도분 WTI 가격이 70달러를 넘었다.3차 오일쇼크가 오리라는 우려는 이후 유가가 하락세로 안정되면서 다행히 기우로 그쳤다. 고유가 쇼크로 정신이 번쩍 든 미국을 비롯한 에너지 소비대국들이 원자력, 석탄,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독일 첫 女총리 메르켈 ‘좌·우 대연정’ 9·18 총선 후 두 달여의 연정(聯政) 줄다리기 끝에 독일 총리직을 거머쥔 앙겔라 메르켈. 조기 선거 승부수를 던진 7년 집권의 게르하르트 슈뢰더를 꺾었다.36년 만이라는 좌·우 대연정의 수장을 맡아 독일병을 치유하고 제2의 라인강 기적을 이룰지 주목된다. 취임 첫 날을 해외순방으로 연 메르켈은 유럽연합 예산안을 막후 조정으로 타결시켜 국제 무대 데뷔전도 성공리에 치렀다. 동독 출신과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제2의 대처’로 탄생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CEO칼럼] 판문점을 통일수도로!/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CEO칼럼] 판문점을 통일수도로!/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통일은 떡도 주기 전 김칫국부터 마시는 단어일지 모른다. 한 북한 전문가의 견해다. 미·중·일·러의 공식 입장은 당연히 남북한 통일 지지다. 그러나 한꺼풀 까보면 각기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으로 나아가 한반도가 더욱 자기들 영향권 안에서 존재할 때 남북통일을 지지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한반도에서 중국을 철저히 배제 내지 견제할 수 있는 대중(對中)정책의 일환인 시장경제(?)로의 통일을 원한다. 또 남북한 정권은 어떤가. 북한 정권은 말할 나위 없고 남한 정권도 항상 북한을 소재로 국민을 상당히 농락해 왔다는 의견이 있다. 한국의 상당수 비판적 지식인들과 리더들을 툭하면 빨갱이로 몰아붙인 정권도 있었다. 하지만 자기들은 독단적으로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비밀리에 방북시켜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 등을 만나 7·4공동성명을 어느 날 갑자기 발표하는 등 깜짝쇼를 자행했다. 그러면서 통일에 간절한 국민의 염원을 유신 쿠데타에 악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북한이 금강산댐을 무너뜨리면 서울 여의도 63빌딩 중간까지 물이 차올라 서울이 모두 침수된다.”는 명목 하에 ‘평화의 댐’ 건설이 착공됐다. 깜짝 놀란 온 국민이 성금(?)을 바쳤다. 한창 대통령 선거로 달아오른 1987년 말 투표 전날 KAL기 폭파 주범으로 테이프로 입을 가린 김현희가 잡혀 비행기에서 내리는 장면이 요란하게 보도됐다. 안보 의식이 자극된 상당수 국민들의 투표가 김영삼 후보에 비해 열세였던 노태우 후보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세계의 주목과 도로를 메운 평양시민들의 환호 속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지금도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지루하게 열고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도 아끼지 않지만 북한 정권의 심사는 종잡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한반도는 늘 복잡·미묘한 땅이다. 그것을 상징하는 게 38선 비무장지대 DMZ(Demilitarized Zone)다.DMZ 일원은 반세기 이상 분단과 세계 유일하게 남은 동서냉전의 산물이다. 하지만 향후 평화와 생태지역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유일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DMZ를 여명의 땅(DMZ:Dawning Magni-Zone)으로 부르는 이도 있다. 이 DMZ 속에서 판문점은 남북 육로 만남의 접점이다. 서울부터는 66㎞, 개성에서는 12㎞ 지점에 있다. 이 판문점을 미래 통일 후 수도로 가정해 보자. 우선 한반도 남북분단의 비극을 영원히 기념할 수 있는 곳이다. 지금 사용하는 판문점 막사와 도끼 만행 사건의 미루나무 자리 등은 영원히 기념물로 보존하자. 동서로 가른 세계적 자연생태지역 DMZ를 잘 보호하는 수문장을 판문점으로 삼자. 판문점 통일수도론을 다음 대선 때 대선공약으로 내걸어 국민적 합의를 담아내면 좋겠다. 그러면 북한에 대한 평화 메시지로도 확실할 것이다. 무엇보다 미·중·일·러 4강을 향해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뜨거운 통일 의지를 웅변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가칭 통일 준비 도시도 필요할 게다. 판문점 바로 밑 문산쯤을 고려해볼 만하다. 헌법재판소가 행정중심 복합도시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후에도 여러 모로 시끄럽다. 서울 잔류기관 중 국방부, 통일부, 감사원 등 정부 부처와 국회 그리고 국정원은 꼭 문산으로 내보내자. 청와대까지 보내면 더욱 좋다. 원래 권력이 이전해야 서울이 조금이라도 조용해지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 국민에게 봉사해야 할 기관과 지도자들이 판문점 가까이에서 현실을 보고 느끼면서 정치와 행정 서비스 그리고 통일을 향한 분투 노력을 하라는 뜻이다. 당연히 상당수 언론기관도 따라가야만 한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사회플러스] “외국거주 증인진술 증거 인정”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전효숙 재판관)는 23일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증인의 진술조서를 증거로 인정한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대해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외국 거주의 의미에 대해 형소법에는 아무런 정의가 없지만 상식에 비쳐봤을 때 법정에 출석할 수 없는 사정이 있다는 의미를 충분히 알 수 있고, 법관의 가치판단을 통해 그 의미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해당 법률조항은 신속한 재판과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직접주의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 “2007년까지는 아버지 성 따라야”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주선회 재판관)는 22일 “자녀의 성(姓)과 본(本)은 아버지를 따른다.”고 규정한 구민법 781조 1항에 대해 재판관 7대1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윤영철 헌재소장·김효종·김경일·주선회·이공현 재판관 등 5명은 자녀가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한 법률 자체는 합헌이나 양부와 계부 등 예외적인 경우에까지 일률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헌법에 불합치한다고 밝혔다.송인준·전효숙 재판관 등 2명은 관련된 법률조항 자체가 위헌이라고 판단했지만 법적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한편 지난 3월 민법이 개정돼 2008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관련 조항은 2007년 12월31일까지 효력을 갖게 된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재산권 침해” “공공성감안 당연”

    새 사학법을 둘러싼 위헌 논란의 중심에는 헌법 제23조가 자리하고 있다. 헌법 제23조 1항은 사유재산권 보장을 규정하고 있으며,3항은 공공의 필요에 의해 재산권을 수용 또는 제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사립학교가 사학재단의 사유재산이라는 점은 합헌·위헌을 주장하는 쪽 모두 동의하고 있다. 단 새 사학법이 이같은 사학재단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목적과 제한 정도가 적합하느냐는 점에서는 첨예하게 대립한다. 황도수 변호사는 “사학법 논란이 헌법이나 법리적인 판단만으로 간단히 풀릴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황 변호사는 “사학법에 의해 학교의 건물이나 토지 등 재산권을 형성하는 요인들이 사라지거나 변하지는 않는 만큼 재산권 자체의 논란은 핵심을 비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이사진의 4분의1 이상을 외부인사로 임명토록 한 개방형이사제를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위헌 시비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개방형이사제로 인해 학교법인의 인사·경영권이 과도하게 침해당했다면 위헌, 침해 정도가 공공성을 위해 인정할 수 있는 정도라면 합헌이라는 것이다. 이헌 변호사는 “개방형이사제가 사학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특히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면서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어떤 경우라도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헌법 37조에 배치된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의 재산을 바탕으로 설립된 사립학교가 갖는 공공성은 교육법을 통해 해결해야지 운영구조를 제한해서 고칠 문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진 변호사는 “사학의 공공성을 감안할 때 권리의 제한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개방형이사제는 재산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처럼 합헌을 주장하는 쪽은 이사진에 참여하는 외부인사의 숫자가 의결정족수인 과반수에 못미쳐 학교법인의 인사·경영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특히 교육기관으로서 학교법인이 갖고 있는 공공성은 일반 재단 등에 비해 크기 때문에 재산권을 제한하는 정도도 다를 수 있으며 단순비교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이슈로 본 2005 지구촌](2)윤리논쟁

    [이슈로 본 2005 지구촌](2)윤리논쟁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발명품으로 복제개 ‘스너피’를 선정했다. 오늘날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대통령을 선택하는 기준은 전쟁도, 경제도 아닌 바로 동성애·낙태와 같은 ‘도덕적 이슈들’이다. 그만큼 지구촌은 지금 줄기세포 연구와 동성 결혼, 안락사, 사형제 등을 놓고 보수와 진보 간에 한치 양보 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 ●줄기세포 논쟁 첨예화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대단한 과학적 성과라는 평가와 함께 윤리 논쟁을 촉발시켰다. 배아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인식에서다. 시카고 선 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황 교수가 난자 취득 과정에 문제가 있음에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연구를 밀어붙였다.”고 지적하고 프랑스에서 행해진 안면이식수술 일명 ‘페이스 오프’와 황 교수 사례 등을 생명윤리학의 과제로 제시했다. 황 교수 연구에 자극받은 미 의회가 줄기세포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을 재개하자고 나섰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기독교 보수층을 의식,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가 10년간 30억달러의 공채를 발행키로 하는 등 주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원은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도 올해만 10억엔을 지원하는 등 세계 각국의 경쟁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도덕 이슈가 부각되는 데는 공화당의 선거전략과도 무관치 않다. 보수진영에게 여성의 낙태권은 이라크전보다 더 비윤리적이다. 때문에 응급피임약의 처방전을 없애자는 미 식품의약국의 논의는 답보 상태다. ●동성 결혼 합법화 봇물 부시 정부가 지지층을 결속시키는 단골 메뉴에 동성애가 빠질 수 없다. 지난해 대선 때는 동성 결혼 금지를 연방헌법에 넣으려고까지 했다. 캔자스주는 명문화에 성공, 미국에서 동성 결혼이 금지되는 주는 14개로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 2000년 버몬트주, 지난해 매사추세츠주에 이어 지난 4월 코네티컷주가 동성 간 ‘시민결합(civil union)’을 허용했다. 유럽에선 스위스와 영국이 올해 동성결합을 허용해 팝가수 엘튼 존과 조지 마이클이 네델란드나 벨기에, 뉴질랜드로 이민가지 않고도 각각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스페인은 지난 4월 동성 부부의 입양도 허용했다. ●끝없는 사형 폐지 논란 미국에서는 지난 2일 1000번째 사형 집행에 이어 13일 노벨상 후보 사형수 스탠리 투키 윌리엄스의 사형으로 사형제 존폐 논쟁이 뜨겁다. 중국에선 해마다 1000여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있다. 지난 7일 마약소지 혐의로 구속된 호주 청년을 교수형에 처한 싱가포르의 ‘가혹한’ 사형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안락사 논란도 진행형 존 로버츠 미 대법원장은 지난 10월 취임하자마자 의사의 도움에 의한 ‘조력 자살’의 합헌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오리건주가 시행 중인 ‘존엄사법’이 위헌이라는 부시 정부의 제소에 따른 것이다. 올초 ‘테리 시아보 사건’은 안락사 논쟁에 불을 댕겼다.15년째 급식튜브로 연명하고 있는 테리의 튜브를 제거해 달라는 남편의 소송에 부시 대통령이 특별법까지 만들어 ‘구명’에 나섰지만 연방대법원은 “아내가 원했다.”는 남편의 손을 들어주었다. 일본에서도 지난 3월 환자를 안락사시킨 의사에게 살인죄가 적용돼 논란을 일으켰고, 네델란드의 안락사법은 유럽연합(EU) 통합의 걸림돌로도 등장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사학법인, 휴교 않기로

    사학법인, 휴교 않기로

    한국사립 중·고교 법인협의회(회장 김하주 영훈학교법인 이사장)는 12일 개정된 사학법의 위헌 여부를 가릴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법률효력정지가처분신청도 내기로 했다.2006학년도 신입생 배정을 거부하고 학교를 폐쇄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하루 휴업은 하지 않기로 했다. 협의회는 이날 전국 16개 시·도 회장단 회의를 열어 이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회장단은 사학법 통과를 저지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전원사퇴했다. 협의회는 새 사학법이 내년 7월1일부터 시행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합헌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이를 따르지 않기로 하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재의요구와 거부권 행사도 요청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시·도 부교육감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구성,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대처키로 했다. 교육부는 사학법인들이 집단 행동을 하면 지도감독권을 발동, 학교운영의 정상화를 꾀하고 이러한 시정명령을 듣지 않으면 임원 취임 승인 취소와 임시이사 파견 등으로 대처키로 했다. 이사장 및 학교장 고발과 해임도 검토키로 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갖고 열린우리당의 사학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반발,13일 명동과 서울역 거리규탄 집회를 시작으로 장외투쟁에 돌입해 16일 오후 학부모 단체 등과 연계해 서울시청이나 서울역 앞에서 촛불시위를 겸한 대규모 집회를 갖기로 했다. 사학법 개정을 환영하는 단체들도 잇따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러한 반대 움직임에 대응하기로 했다. 사학법 개정 국민운동본부는 14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보수단체들의 헌법 소원이나 폐교 움직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도 15일 서울 여의도 사학법인연합회 앞에서 한나라당과 사학법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2005 핫이슈&인물](3)수도분할론

    행정복합도시 건설에 따른 수도분할 논란은 지난달 헌법재판소의 합헌취지 결정으로 표면상 일단락됐다. 정치권은 지난해 10월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 위헌결정 이후 1년여를 혼란 속에서 보냈다. 승패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 싸움이었지만 소용돌이는 심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행복도시법’, 반대편에 선 사람들은 ‘수도분할법’이라고 부르면서 정면대결을 펼쳤다. ●‘재수’끝에 성공 논란의 불씨는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2003년 12월 여야 합의로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이 만들어졌지만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위기를 맞았다. 직후 정치권은 법안마련에 재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 의원들의 반발로 한나라당은 격심한 내홍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3월 초 12부4처2청을 이전하는 내용의 행정도시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후 다시 위헌 소송이 제기됐지만 헌재가 이번엔 합헌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패자없는 싸움 겉보기엔 승자는 여권과 충청권 의원들, 그리고 패자는 한나라당 수투위(수도분할반대 투쟁위원회) 의원과 위헌소송을 제기했던 이석연 변호사로 비쳐진다. 여당내에선 지난해 연말부터 국회 신행정수도특위 위원장을 맡은 김한길 의원이 동료 의원들을 설득하고 회유하며서 어려운 작업을 마쳤다. 김 의원은 합헌취지 결정 직후 “막판까지 혼자 십자가를 걸머지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음고생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김문수 의원 등 수투위 소속 의원들은 풀이 죽은 모습이다. 지난 3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전재희 의원은 단식농성에 돌입, 강력히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분당 직전까지 가는 갈등을 겪었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도부로선 충청 표심을 잃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차선의 결정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석연 변호사는 지난해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선 위헌을 이끌어낸 영웅이었지만 이번에 힘없이 물러났다. 그러나 패자로 분류되고 있는 이들도 나름대로 실리를 얻었다. 수투위 의원들은 비록 당초 목적은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확실하게 입지를 넓히는 데 성공했다. 더욱이 행정복합도시 건설에 수년간의 긴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법리 공방을 떠나 다음 정권까지 정책의 타당성 논란은 이어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수도분할론을 둘러싼 승패의 향방은 아직 미완이라는 얘기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행정도시 논란 2라운드 예고 논란은 사그라들었지만 수투위 의원들은 방향을 선회, 수도권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물론 대통령에게 국민투표 요구를 계속할 뜻을 밝혔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김문수 의원은 “행정도시 특별법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면서 “이제는 수도권 발전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발전에 대해 여당과 다시 맞붙을 태세다. 이석연 변호사는 “법적논란은 종결됐다.”면서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아직도 헌재의 합헌논리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변호사는 “법리논쟁은 떠났지만 정책의 타당성 문제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씨줄날줄] 혼인빙자간음/ 박홍기 논설위원

    결혼을 미끼로 재산을 가로채고 성을 유린한 범죄, 형법 제304조의 혼인빙자간음죄이다. 전적으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흔히 ‘혼빙간음죄’로 불린다. 현재 존치하는 법임에 틀림없다. 법에는 ‘혼인을 빙자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한 자’로 규정돼 있다.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혼빙간음죄에 대해 지난 2002년 헌법재판소는 ‘성적인 자기결정권을 사기를 쳐 침해했기 때문에 범죄’라는 취지의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그렇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혼빙간음죄의 지지 쪽은 혼빙간음은 강제적인 폭행·협박이 없을 뿐 결혼을 핑계로 성을 농락한 만큼 강간죄와 같다는 주장이다. 즉 간통죄와 같은 개인적 법익 차원에서 지켜져야 한다는 얘기다. 반대쪽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과잉범죄화의 전형이라는 논리다. 국가가 남녀의 성관계에 개입하는 자체가 잘못이다, 독자적인 인격체로서 여성을 부인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여성 스스로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특히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로 한정, 정숙한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으로 나눠 전자만 보호한다는 취지는 전형적인 가부장제의 흔적이다. 성매매 여성들은 법망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사기에 의한 강간은 형법의 ‘준간강죄’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폐지에 따른 처벌의 공백은 없다는 의견이다. 대법원이 그제 혼빙간음죄의 시효를 ‘유부남 인지 시점이 아닌 상대가 달아난 때부터’라고 판시함으로써 혼빙간음죄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법무부나 국회는 그동안 혼빙간음죄의 폐지를 추진했지만 존치의 여론에 밀려 제대로 공론화조차 못했다. 독일을 비롯, 대다수의 나라에서는 혼빙간음죄가 폐지된 지 오래다. 대신 민사상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묻는다. 그러나 혼빙간음죄는 사문화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 피해자가 고소해도 입증이 어려운 탓이다. 남성의 순수한 속내를 꿰뚫어 볼 수 없기에 명백한 증거가 없으면 무혐의 처리되기 십상이다. 혼빙간음죄의 존치 여부는 여성에게 달려 있다. 하지만 성도덕과 성관념이 변한 상황에서 그리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아파트분양, 소비자 눈길 끌어라”

    “아파트분양, 소비자 눈길 끌어라”

    건설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동원하고 있다. 유비쿼터스를 끌어들이는 것은 기본이고 사전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다. 발코니 마케팅도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아파트 공급 시장이 ‘세일러 마켓’에서 ‘바이어 마켓’으로 바뀌면서 등장한 새로운 변화다. ●사전·참여·유비쿼터스 마케팅 유행 그동안 아파트 판매의 본격적인 마케팅은 신문에 모집공고를 내는 것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아파트 분양 2∼3개월 전부터 마케팅이 시작된다. 인허가 업무와 마케팅이 동시에 이뤄지는 사전 마케팅인 셈이다. 지난달 대구 수성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월드건설 영업팀은 매주 대구를 오르내리락 했다. 전문 분양 대행사 직원 수십명은 아예 3개월 전부터 대구에서 살았다. 삼성물산건설, 동일토건 마케팅 팀도 마찬가지였다. 아파트 청약일정이 잡히기도 전에 대구시내는 온통 아파트 홍보 팸플릿으로 가득했다. 소비자들을 모델하우스로 끌어들여 영업 담당자와 얼굴을 맞댈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바쁘다. 광고 모델 초청 사인회, 교육·건강·교양 강좌 개설 등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참여 마케팅이다. 이른바 ‘견물생심’ 전략이다. 첨단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유비쿼터스(Ubiquitous)아파트도 이제 더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미래 주거문화에 한발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마케팅으로 이미 자리잡았다. 삼성물산건설은 아예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상설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주택공사도 비슷한 개념의 유비쿼터스 아파트를 내놓는다. 파주·판교 신도시를 유비쿼터스 시범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견업체들도 비슷한 개념의 상품을 홍보하는데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유비쿼터스는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택업체들이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마케팅 소재가 됐다. ●발코니 마케팅에 개발호재 동승 전략 확장이 허용된 아파트 발코니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으려는 아파트도 많이 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되면서 조망권을 극대화하고 면적 넓히기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판상형 아파트에 3면 발코니 설계를 도입한 아파트를 내놨다. 월드건설은 울산 달동 아파트 발코니를 무료 확장해주는 조건으로 분양했다. 대형 호재 열차에 동승하는 마케팅도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 아파트가 단순 주거공간만이 아닌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돼 있기 때문이다. 충청권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는 업체는 행정복합도시건설 합헌에 따른 호재를 내세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산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고속철도 역세권에다 아산신도시, 탕정 산업단지 등의 호재를 마케팅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한화건설, 두산산업개발 등은 남양주 아파트 분양 시기를 이달 개통되는 중앙선 복선 전철개통에 맞췄다. 교육열을 마케팅으로 이어가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대구 월배지구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단지안 원어민 영어 마을을 내놓았다. 삼성물산건설 마케팅팀 김동욱 박사는 “아파트 브랜드 도입 자체만으로도 경쟁력을 확보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앞으로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마케팅이 분양 성공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헌법재판소 결정 3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송인준 재판관)는 25일 차량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면 무조건 운전면허를 취소하도록 한 도로교통법 제78조 1항 5호에 대해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범죄의 중함이나 고의성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반면 조대현 재판관은 “자동차를 직접적인 범행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고 죄질도 불량하다.”며 합헌의견을 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송인준 재판관)는 또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회사가 근로자의 3분의2 이상을 대표하는 ‘지배적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게 한 노조의무가입제(유니온숍)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특정노조에 가입할 것을 강제하면 근로자의 단결선택권과 충돌하지만 권한남용을 제한하는 규정 등을 두고 있어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권성·조대현 재판관은 “특정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근로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에 어긋난다.”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경일 재판관)는 세녹스와 LP파워 등 유사석유제품 제조ㆍ판매 행위를 금지하는 구 석유사업법 26조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석유제품의 품질과 유통을 확보하고 탈세를 방지해 국민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 만큼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창당일, 행정도시 합헌 낭보”

    심대평 충남지사가 추진하는 중부권 신당인 국민중심당(가칭)이 24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충청발(發)’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심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창당 발기인과 국민대표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발기인대회에서 “이념 갈등과 지역주의, 대결정치를 극복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구현하겠다.”고 창립 취지를 밝혔다. 그는 특히 “서울은 규제에 발목 잡혀 있고, 지방은 빈껍데기에 불과한 현실을 탈피해 중앙의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 지방정치를 살리는 분권형 정당제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내년 5월 말 지방선거에 대해서도 “신선한 바람으로 선거 기적을 이뤄낼 것”이라면서 “수권 정당의 참모습을 보이며 우리 정치사에 성공신화를 기록하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이날 발기인대회 도중 헌법재판소가 행정도시특별법 위헌소송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참석자들이 서로 얼싸안고 ‘만세’를 외치는 등 분위기가 한껏 고무됐다. 참석자들은 “창당 앞날을 예견하는 것”이라며 기뻐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중심당이 본격 창당돼 앞으로 정계개편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첫 분수령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5월 말 지자체 선거가 될 전망이다. 국회 의석 11석으로 원내 제3당인 민주당과는 지자체 선거에서 공동 공천 등을 통해 호남·충청권 표심을 공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본인은 “정치인이 아니며, 그런 당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여전히 영입대상 0순위인 고건 전 국무총리에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낼 수도 있다. 오랫동안 충청권 표심을 쥐락펴락했던 김종필(JP) 전 총재가 최근 “무언의 성원을 보태겠다.”고 힘을 실어준 것도 주목된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행정도시 ‘사실상 합헌’] “그래도 지구는 돈다… 저지투쟁 계속”

    ‘수도분할반대 범국민운동본부’ 소속한나라당 의원들은 24일 헌법재판소의 행정도시특별법 위헌 소송 각하 결정에 대해 판결 자체는 존중하지만 ‘잘못된 결정’이기에 국민과 함께 저지에 나설 것이라며 반발했다. 한나라당 수도분할반대투쟁위원회 공동대표였던 김문수 의원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보도자료에서 “헌재 결정은 수도분할 자체의 잘잘못을 가린 것이 아니다.”며 “국회에서 두번이나 정략적으로 법을 통과시키고 헌재가 합헌 결정을 했더라도 수도 분할은 잘못된 것이기에 헌법제정 권력자인 국민과 함께 망국적 수도분할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분할반대 범국민운동본부’측은 성명서를 내고 “헌재의 결정은 노무현 대통령이 조대현 재판관을 비롯한 ‘코드인사’를 자행해 헌재의 중립성을 훼손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무분별한 지역개발로 전국토를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고 국가경제를 파탄 낼 ‘수도분할·이전’을 저지하기 위해 국민과 더불어 끝까지 투쟁해나갈 것이다.”고 발표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행정도시 ‘사실상 합헌’] 소수의견

    [행정도시 ‘사실상 합헌’] 소수의견

    참여정부 들어 임명된 헌법재판관 3명이 행정도시특별법의 헌소사건에서 같은 의견을 냈다. 각하 의견을 낸 재판관 7명 가운데 전효숙, 조대현, 이공현 등 재판관 3명은 행정도시가 수도로서의 기능을 해체하지 않는다며 각하 결정에 동의했다. 하지만 각하결정을 내린 다른 재판관들과는 달리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전 재판관은 지난해 10월 신행정수도특별법 헌소사건에서도 관습헌법을 인정하지 않고 홀로 각하의견을 제시했다. 조 재판관은 지난해 신행정수도특별법사건에서 정부측 변호를 맡았다. 전 재판관과 조 재판관은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동기다. 또 이공현 재판관이 정년퇴임한 김영일 전 재판관의 뒤를 이어 임명됐을 때도 이번 결정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반면 권성, 김효종 재판관은 행정도시가 건설되면 현재 서울이 갖고 있는 수도로서의 지위는 잃지 않지만 수도가 두 곳이 되는 것으로 수도분할에 해당된다며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들은 특별법에 따라 행정도시로 이전되는 12부4처 등은 행정 각부처 중 73%를 차지하며 국가행정에 가장 중요한 경제를 담당하는 기획예산처, 정부의 제2인자인 국무총리와 대부분의 국무위원들도 거처를 옮기게 돼 사실상 수도의 지위를 갖게 된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서울을 수도로 정하고 있는 관습헌법은 서울이라는 도시 하나만을 수도로 정한다는 결단이 내재된 만큼 복수의 수도를 설정하는 것은 헌법개정에 해당돼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행정도시 ‘사실상 합헌’] 새달15일 보상 시작… 본격 땅매입

    [행정도시 ‘사실상 합헌’] 새달15일 보상 시작… 본격 땅매입

    행정도시특별법의 헌법소원 각하로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건설이 탄력을 받게 됐다.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이 당위성을 얻는 동시에 향후 추진 일정도 차질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 3월18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이 발효되면서 정부는 행정도시추진위원회·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어 5월18일 시행령을 제정·공포하는 등 행복도시 건설을 재촉했다. 한국토지공사를 시행사로 정하고 공청회, 추진위 심의, 대통령 승인을 거쳐 10월에는 정부이전 기관을 확정했다. 도시개념 국제공모를 실시, 피에르 아우렐리(이탈리아) 등 5개팀을 당선작으로 선정하는 동시에 보상을 위한 기초 조사 작업도 진행 중이다. 토지 2212만평(연기군 2064만평, 공주시 148만평)과 지장물(사업추진을 가로막는 기존의 건축물) 4911동(주택 3406채)등 보상 대상 부동산을 확정하고 현재 감정평가 작업을 하고 있다. 연기군 금남면 대평리에 행복도시 건설청사를 짓고 있다. 이곳으로 이전하는 부처·기관은 12부4처2청 등 49개(인원 1만 374명)이다. 서울에는 청와대, 국회, 대법원과 통일·외교·국방·법무·행정자치·여성부 등 6개 부처만 남게 된다. 감정평가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건교부는 그동안 17차례 보상추진협의회를 열어 주민 민원을 챙기는 등 협의를 마쳤기 때문에 다음달 15일 보상을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토지매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보상 민원이 예견되지만 행복도시 건설 흐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작을 중심으로 행복도시 밑그림 그리기 작업도 들어간다. 행복도시 건설을 책임질 건설청은 내년 1월1일 출범한다. 내년 3월에는 도시 모습을 읽을 수 있는 도시기본계획안이 마련된다. 이어 기본계획(내년 7월), 개발계획(06년 12월), 광역도시계획 및 실시계획 (07년 6월)등을 내놓게 된다. 개발계획은 국토연구원을 비롯한 9개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부지조성을 위한 첫 삽은 2007년 하반기나 돼야 뜰 수 있다. 택지조성 공사를 진행하면서 2008년 하반기에 이전 대상 기관의 청사 신축 공사가 시작된다.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이전해 2014년에 대상 기관 이전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완벽한 도시는 2030년이 돼야 형성된다. 정부는 행복도시 건설과 함께 건설비용 마련 등을 위한 연구용역도 곧 의뢰할 예정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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