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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정치통합 눈앞… 체코 등 변수 남아

    EU정치통합 눈앞… 체코 등 변수 남아

    리스본조약으로 불리는 유럽연합(EU) 개정조약 발효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아일랜드가 2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EU의 정치적 통합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하지만 ‘체코 변수’가 남아 있어 EU가 목표로 하는 내년 1월 발효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6월 국민투표에서 비준동의안이 부결된 아일랜드에서 16개월 만에 70% 가까운 찬성률이라는 반전이 일어난 것은 유례없는 경기 침체 때문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EU라는 울타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것이다. 비준을 놓고 유일하게 국민투표를 실시한 아일랜드가 25번째 비준국 자리를 예약함에 따라 EU는 경제적 공동체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공동체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리스본 조약의 가장 큰 변화는 ‘EU 대통령’으로 불리게 될 2년 6개월 임기에 1회 연임이 가능한 이사회 상임의장과 외무장관에 해당하는 5년 임기의 외교정책 고위대표직 신설이다. 이는 EU의 대표성과 대외 영향력을 높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초대 상임의장직으로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유력하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지하고 있는 만큼 ‘유로존에서 초대 상임의장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지지만 확보한다면 무난히 선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의사결정 방법은 만장일치제에서 ▲역내 인구 65% 찬성 ▲27개국 중 15개국 찬성 등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이중다수결제’로 바뀌게 된다. 아일랜드 외 나머지 26개국은 2004년 브뤼셀 정상회담에서 합의됐던 EU헌법조약이 2005년 프랑스와 네덜란드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던 것을 의식, 의회비준을 선택했고 이미 통과 절차를 마쳤다. 물론 변수는 있다. 아직 폴란드와 체코는 대통령 서명 절차를 끝내지 못했다. 라흐 카진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내에 비준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은 서명을 계속 미룰 태세다. 데이비드 카메룬 영국 보수당 당수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리스본조약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고 이 경우 부결될 수도 있다는 게 첫번째 이유다. 여기에 상원의원 17명이 위헌심판을 제기한 만큼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은 헌재 결정 후, 영국 총선 이전에 서명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없지만 통상 소요되는 시간을 생각하면 내년 1월 발효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오는 29~30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체코와 나머지 회원국들의 ‘기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용어 클릭] ●리스본조약 유럽연합헌법이 2005년 부결된 뒤 이를 대체하기 위해 2007년 EU 정상들이 합의해 만든 ‘미니 헌법’으로 ‘EU 대통령’에 해당하는 2년 6개월 임기의 이사회 상임의장직 신설 등을 골자로 한다.
  • ‘EU대통합’ 리스본조약 아일랜드 국민투표 통과

    유럽연합(EU)의 정치적 통합을 가져올 EU개정조약(리스본조약) 비준동의안이 아일랜드 국민투표에서 통과됐다. 2일(현지시간) 실시해 3일 발표된 최종 투표 결과에 따르면 국민 67.13%가 리스본조약에 찬성했으며 32.87%가 반대했다. 지난해 투표에서는 53%가 반대, 부결됐다. 아일랜드가 비준을 마무리하면서 대통령 서명 단계만을 남겨둔 폴란드와 체코의 선택이 주목된다.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아일랜드 투표 결과를 의식해 왔던 만큼 이른 시일 내에 비준안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체코의 경우 다른 유럽 국가의 압박과 이미 한 차례 합헌 결정이 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준을 계속 미루기는 어렵지만 EU가 목표로 삼고 있는 1월 발효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야간 옥외집회 금지’ 헌법불합치

    야간 옥외집회나 시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집회의 성격상 부득이한 경우 관할 경찰서장이 허용할 수 있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옥외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시간’을 두는 것이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24일, 밤에 건물 밖에서 이뤄지는 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10조와 벌칙을 규정한 23조 1호에 대해 재판관 5(위헌)대2(헌법불합치)대2(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하고, 국회가 법을 개정할 때까지 내년 6월30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해당 조항을 적용하도록 했다. 대검찰청도 이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따라서 법 개정 이후에는 신고만 하면 야간 옥외집회를 열 수 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란 해당 법률이 사실상 위헌이기는 하지만 즉각적인 무효화에 따르는 법의 공백과 사회적 혼란을 피하기 위해 법을 개정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그 법을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법률이 즉시 효력을 잃는 단순위헌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재판관 9명 중 6명이 단순위헌 의견을 내야 한다. 위헌 의견을 낸 이강국·이공현·조대현·김종대·송두환 재판관은 “집시법 10조는 집회에 대한 사전 허가를 금지하고 있는 헌법 21조 2항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밝혔다. 민형기·목영준 재판관은 “헌법이 금지한 사전허가제는 아니지만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야간 옥외집회를 제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이들은 “어떠한 시간대에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것이 입법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집회의 자유를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법자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희옥·이동흡 재판관은 “야간 옥외집회 금지는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와 조화라는 정당한 입법 목적하에 규정된 것”이라며 합헌의견을 제시했다. 집시법 10조 및 벌칙(주최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대한 위헌 제청은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재판부를 맡았던 박재영 판사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안진걸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이뤄졌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헌재 결정, 집회문화 높이는 계기 되길

    헌법재판소가 어제 일몰 후 옥외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렸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시법 제10조에 대해 5(위헌)대 2(헌법불합치)대 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내년 6월30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해당 조항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현행 집시법 해당 조항은 개정이 불가피해졌다.우리는 재판부가 헌법불합치 의견으로 밝혔듯 야간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질서유지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집회를 제한하되 ‘일몰 후’라는 광범위한 집회금지 시간대를 구체화하는 데 일응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야간 집회와 시위가 상습·과격화할 위험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지난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광우병 촛불시위의 양상을 떠올리면 집회의 자유가 공공질서 유지를 전제로 한 것이어야 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촛불을 주도한 측은 ‘법치의 이름으로 민주를 짓밟았다.’고 비난했지만 그들 스스로 법치를 어긴 측면은 없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은 헌재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각계 여론을 청취해 한층 치밀하고 정교하게 이뤄져야 한다. 당장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복면 착용금지, 시위용품 제조 및 운반 금지 등을 추가하려던 집시법 개정안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헌법이 보장한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결코 침해돼선 안 된다. 하지만 그것은 무제한의 절대자유가 아니다. 국가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제한될 수 있는 상대적 자유다. 이제 우리 집회 시위문화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견고한 평화의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 ‘일몰뒤 금지’ 광범위한 제한 위헌 판단

    ‘일몰뒤 금지’ 광범위한 제한 위헌 판단

    24일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야간옥외집회 허가제는 사실상 폐지됐다. 개정시한인 2010년 6월30일까지는 현행 법률이 유지되지만, 헌재가 위헌 소지가 있다고 결정한 이상 경찰의 허가를 받지 않고 신고만 한 채 야간옥외집회를 개최하거나 참가한다고 해도 실제로 처벌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헌법불합치 결정의 근거로 법률이 집회를 금지한 ‘야간’의 범위가 너무 넓다고 지적했다. 현대사회에서 ‘해진 뒤, 해뜨기 전’이라는 광범위한 시간적 제약은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의 옥외집회 금지는 주간 동안 직업이나 학업활동을 해야 하는 이들이 집회에 참가할 자유를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헌재는 또 법무부 등에서 합헌 근거로 댄 폭력적 돌발상황에 대한 우려 등은 야간 중에서도 ‘심야’의 특수성으로 인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야간과 심야를 구분하는 등 구체적인 개정 방향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는 사법기관의 몫이 아니고 입법자인 국회의 재량이라는 것이다. 헌재가 명백히 헌법에 반하는 법률에 위헌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유다. 대신 헌재는 심야에 집회·시위를 금지한 외국의 입법례를 참고로 제시했다. 프랑스는 오후 11시 이후, 러시아도 오후 11시부터 오전 7시까지의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프랑스와 러시아의 경우에도 해당 법조항은 규범력이 없는 사문화된 조항으로 남아 있다. 이번 헌재의 결정은 위헌 소지가 있는 법률이 ‘반성적 고려’에 따라 개정되면 새 법에 따라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현재 계류 중인 사건의 재판을 계속 진행할지는 전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달려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헌재 결정 직후 이 조항의 계속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개정시한까지는 현행 법 조항의 효력이 유지된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잠정 중단했던 재판을 곧바로 속개할 수 있다. 현행법을 그대로 존중한다면 유죄를 선고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헌재에서 각각 위헌과 합헌으로 판단한 부분을 나누어 판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시한 이후로 재판을 연기할 경우 새 법에 따라 선고하게 된다. 이때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해당 조항이 효력을 상실하게 되므로 무죄가 선고된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현재 야간 옥외집회에 참가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가 지난해 10월 위헌법률심판 제청 이후 재판이 잠정 중단된 사건은 모두 175건이다. 단, 이 가운데 154건은 현재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된 일반교통방해죄도 함께 적용된 사건이라 이에 대한 헌재의 결정 이후에 선고가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이 현재 야간옥외집회금지 위반 혐의로 수사중인 사람은 207명, 기소한 사람은 913명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다른 죄와 병합이 되어 있는 피고인의 경우 재판을 계속하되 이번 헌재 결정을 양형사유로 참작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고, 야간옥외집회금지 위반 혐의로만 기소된 피고인의 경우는 당장 선고하거나 법 개정 이후로 선고를 미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장형우기자 wisepen@seoul.co.kr
  • EU 정치통합 이번엔 체코 암초

    유럽연합(EU)의 정치통합 일정이 지난해 아일랜드 악재에 이어 이번엔 체코의 ‘몽니’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1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주요 국가 정상들이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발끈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리스본조약이 체코 하원을 거쳐 상원을 통과한 뒤 서명을 거부했던 클라우스 대통령이 이번엔 내년 4~5월 치를 영국 총선 때까지 서명을 미루겠다고 어깃장을 놓았기 때문이다. 리스본 조약은 EU의 정치통합을 가속화하기 위해 제정한 유럽연합헌법이 2005년 부결된 뒤 이를 대체하기 위해 EU정상들이 2007년 합의·서명해 만든 미니 조약이다. 순회 대통령이 아닌 2년6개월 임기의 EU 대통령과 외무장관에 해당하는 5년 임기의 외교정책 고위대표직 신설 등이 주요 내용이다. 조약이 비준되면 경제 공동체 단계에 머물러 있는 EU가 정치 공동체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이 조약이 발효되려면 27개 EU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비준해야 하는데 2008년 아일랜드 국민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올해 발효하려던 일정이 늦춰졌다. 아일랜드는 10월2일 재투표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엔 정부의 적극적 홍보와 유럽 정상들의 설득으로 비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시름 덜었다 싶었는데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이 찬물을 끼얹었다. 리스본 조약 비준에 부정적이었던 그는 최근 조약이 새달 아일랜드 국민투표에서 비준되더라도 자신은 영국 총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비준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데이비드 카메룬 영국 보수당 당수가 “총선에서 승리하면 비준된 리스본조약을 다시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는데, 이럴 경우 영국에서 결과가 뒤집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스 대통령은 나아가 측근 상원의원들을 시켜 리스본조약의 위헌 소송을 제기할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조약 비준은 3~6개월 정도 늦춰진다. 그러자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즉각 비판했다. EU 순회의장 당시 리스본조약 제정을 주도한 그는 “아일랜드 국민투표에서 비준안이 통과되면 체코도 즉각 비준에 서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클라우스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남자도 강간 피해자 포함”

    남자도 강간피해자에 포함하고 간통죄와 혼인빙자간음죄를 없애는 내용의 형법 개정시안이 법학계에서 나왔다. 한국형사법학회와 한국형사정책학회로 구성된 형법개정연구회는 11일 오후 1시 서울 양재동 L타워에서 ‘형법개정의 쟁점과 검토’ 학술회의를 열고 형법개정시안을 발표한다. 1953년 제정된 형법이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법무부는 2007년 6월 형사법개정 특별분과위원회를 구성해 개정안을 마련 중이며 내년 가을 국회에 형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형법학자와 전문가가 합의해 발표하는 개정시안이 법무부의 형법 개정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형법 제297조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를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로 변경했다. 강간죄가 여성을 강간할 때만 성립한다는 규정이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며 피해자에 남성을 포함한 것이다. 그러나 강간이나 간음은 남자와 여자의 결합으로만 제한했다. 동성 간의 성행위를 포함한 ‘유사성교행위’를 강간의 개념에 포함하자고 일부 형법학자가 제안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강간·강제추행죄의 대상자에 법률상·사실상의 부부관계에 있는 자를 명시하는 법규정을 신설할지도 논의했지만 학설상 논란의 여지가 있어 해석론에 맡기기로 했다. 사람의 폭행 또는 협박해 제3자의 추행이나 성관계를 받아들이게 하는 행위는 기본의 강요죄보다 엄하게 처벌하기 위해 ‘성적강요죄’를 신설토록 했다. 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처벌 가능한 친고죄로 규정한 강간과 추행을 비 친고죄로 전환하라고 제안했다. 중대한 범죄행위에 대한 국가형법권을 피해자의 의사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헌법재판소에서 가까스로 합헌결정이 난 간통죄에 대해 연구회는 삭제해야 한다고 결론냈다. 윤리의 문제에 형법이 개입하는 것이 옳지 않고, 부부관계는 원칙적으로 계약관계라 손해배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헌재 심판대에 오른 혼인빙자간음죄는 여성을 스스로 의사결정할 수 없는 주체로 비하하는 규정이라고 보고 만장일치로 폐지 결정했다. 혼인여부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따라 본인이 결정할 문제이지 형법이 개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밖에 연구회는 ‘패륜’이라는 이유로 가중처벌하는 존속대상 범죄의 규정을 없애고 법관의 재량을 맡기자는 의견을 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헌재 공개변론 2제] 미디어법·혼인빙자간음죄

    [헌재 공개변론 2제] 미디어법·혼인빙자간음죄

    ■ 미디어법 “절차 정당성 어겨서 무효” “국회 자율성 폭넓게 인정” 10일 국회 미디어법 의결 과정의 위헌여부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공개변론이 열린 헌법재판소에서 청구인인 야당 측과 피청구인인 국회의장단 측은 쟁점마다 정면으로 충돌했다. ●청구인측 “일사부재의 원칙 위배” 이번 사건은 7월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이 방송법 수정안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지만 부결 선언을 하지 않고 투표를 종료한 뒤 재투표를 하면서 비롯됐다. 이날 공개변론의 주요쟁점은 ▲재투표의 일사부재의 원칙의 위배 여부 ▲설명없는 법안상정의 위법 여부 ▲대리투표발생 여부였다. 청구인 측 대리인으로 나온 박재승 변호사는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법안을 직권상정해 밀어붙인 것은 국민주권주의에 반한다.”면서 “특히 표결 당시 재적 의원 과반수인 148명에 미치지 못한 145명만 표결에 참여한 채 투표가 끝나 부결된 것인데 이를 재투표로 통과시킨 것은 국회법과 헌법이 명시한 일사부재의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말했다. 최성용 변호사도 “국회의 자율권이라는 것은 법치주의 원칙의 한계에서만 인정되는 것”이라며 “입법형성 역시 절차의 정당성이 확보돼야 하는 것으로, 피청구인들의 가결 선포행위는 실질적 심사권한 박탈 및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에도 반해 무효”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장단측 “대리투표는 추측” 국회의장단 측 대리인으로 나선 강훈 변호사는 “정상적인 회의 진행을 방해한 야당 의원들은 처음부터 법률안에 대한 심의·표결권을 포기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권리를 포기한 사람들의 권한쟁의심판은 부적법하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국회부의장이 투표를 종료한다고 한 것은 야당 의원들의 방해에 의한 착오였다.”고 주장했다. 김치중 변호사는 “헌재는 국회의 자율성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면서 “대리투표는 추측이며, 당시 야당 의원들이 투표 방해를 위해 여당 의원의 전자투표기에 손을 댄 것이 남아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혼인빙자간음죄 “형법 사생활 규제 안된다” “女 성적결정권 보호 마땅” 10일 서울 안국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혼인빙자간음죄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공개변론에서 위헌의견을 낸 청구인측과 합헌의견의 법무부측이 팽팽한 법리공방을 벌였다. ●청구인측 “가부장적 사고 강요안돼” 이번 사건은 “부모님께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이라고 소개하겠다.”고 거짓말을 한 뒤 수차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임모(33)씨가 낸 헌법소원이다. 사건의 쟁점은 남성만 처벌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와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과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였다. 임씨의 대리인으로 나선 황병일 변호사는 “진실을 전제로 한 혼전 성교의 강제는 도덕과 윤리의 문제에 불과할 뿐 아니라 형법이 개인의 사생활 영역까지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혼전 성교에서 이미 여성이 성적 자기결정권에 따른 판단을 했기 때문에 이후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취지다. 전문 참고인으로 나온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는 “혼인빙자간음죄는 가부장적·도덕주의적 성이데올로기를 강제하며 이를 따르지 않는 시민에게 형벌을 가해 형법의 보충성 원칙을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측 “피해자 엄존 현실 봐야” 하지만 법무부측의 의견은 달랐다. 법무부는 “이 조항이 다소 가부장적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엄연히 피해자가 있는 현실에서 도덕적 영역에 관여한다고 해서 곧바로 위헌이 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법무부측 참고인으로 나선 고려대 법대 김일수 교수는 “남녀 사이의 성적 피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하면 혼인빙자간음으로 침해될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리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여성부 혼인빙자간음죄 위헌 의견서 제출

    여성부가 지난달 6일 공식적으로 “혼인빙자간음죄는 위헌”이라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법무부와 유교 단체에서는 혼인빙자간음죄는 합헌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여성부는 의견서에서 “피해자를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로 한정해 남성에 대한 차별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여성을 자신의 성적 의사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존재로 비하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폐지 의견을 밝혔다. 이어 “미국·독일 등 해외에서도 평등원칙에 근거해 강간죄 등 성범죄의 피해자를 ‘부녀’에서 ‘타인’으로 고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법원 “헌법불합치 法조항 즉시 효력정지”

    법 개정 전까지 위헌 요소가 있는 법률 조항의 효력을 한시적으로 인정하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었더라도 위헌적 요소는 더 이상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이진만)는 전직 교사 한모씨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공무원연금법 조항으로 인해 퇴직수당이 줄었으니 감액분을 물어내라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한씨는 영리를 목적으로 불법한방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돼 2007년 12월 징역형이 확정됐다. 공단은 “공무원연금법 제64조와 시행령은 ‘공무원이 재직 중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때는 퇴직급여나 수당을 2분의1로 감액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한씨에게 퇴직수당을 절반만 지급했다. 이에 앞서 헌재는 2007년 3월 이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하면서도 2008년 12월31일까지 법률을 개선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한시적 효력을 인정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국회에서 헌재가 정한 기한까지 개정을 하지 않아 2009년 1월1일부터 해당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이 결정대로라면 법 조항이 아직 효력을 유지하고 있는 2008년 공단이 한씨의 퇴직 수당을 감액한 것은 적법한 조치다. 하지만 재판부는 “헌재가 일정 시한까지 이 조항의 효력을 유지시키도록 했더라도 이 사건처럼 합헌인 부분과 위헌인 부분이 구분될 수 있다면 합헌인 부분에 한해 적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씨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다른 재판부는 한시적 효력을 지니고 있는 법률에 근거한 행정청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해온 바 있어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88년 설립 ‘민주화 산물’

    88년 설립 ‘민주화 산물’

    헌법재판소는 1987년 민주화투쟁 직후 9차 개헌으로 마련된 현행 헌법에 따라 1988년 9월 문을 열었다. 설립부터 헌재는 태생적으로 ‘다시는 독재정권에 기본권이 짓밟히고 헌정질서가 파괴되는 불행한 역사가 재현돼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열망을 짊어졌던 셈이다. 지난 21년 동안 헌재가 내린 결정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5·18 특별법에 대한 합헌 결정은 헌정 파괴범에 대한 역사적 단죄를 가능하게 했다. 동성동본 금혼규정 및 호주제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은 양성평등사회를 위한 ‘1보 전진’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련의 사건에서 보수적인 결정을 내려 눈총을 받기도 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제정된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에 대해 관습헌법이라는 새로운 헌법이론을 들이대며 위헌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헌재가 비헌법적 판단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헌법재판관은 탄핵, 정당해산, 권한쟁의심판 등에서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한다. 따라서 민주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대통령,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지명한다. 하지만 헌재의 민주적 정당성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해지고 있고, 최근 국회 헌법 개정 자문위원회는 9명의 재판관을 모두 국회가 선출하는 개헌안을 내놨다. 현재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을 중심으로 한 4기 재판부는 직역별로 판사 출신 6명, 검사 출신 1명, 변호사 출신 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6년의 임기를 보장받으며 한달에 기본급 594만여원에 각종 수당과 활동비를 합쳐 800만원 정도를 받는다. 여기에 업무추진비와 재판수당을 받고 의전 등은 정무직 장관급 예우를 받고 있다. 9명의 재판관이 1년에 처리하는 사건수는 1000~1500건 정도다. 오이석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총선 예비후보 홍보물 제한은 합헌

    국회의원 예비후보자가 발송할 수 있는 홍보물 수량을 지역 유권자 가구의 10분의1로 제한한 공직선거법 규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헌재는 9일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예비후보로 나섰던 정모씨가 홍보물 발송 제한으로 선거운동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받았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합헌)대 1(위헌) 의견으로 헌법에 배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재판부는 “홍보물 발송 비용이 적지 않은 데다 이를 대체하는 저렴한 인터넷 선거운동이 제한 없이 허용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홍보물 수량 제한이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반면 조대현 재판관은 “예비후보 제도는 정치 신인의 홍보활동을 허용하고자 도입한 제도인데 예비후보의 홍보를 극도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봤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경찰대 17~20세 나이 제한 합헌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대학생 김모씨가 경찰대학의 입학 자격을 17∼20세로 제한한 학사 규정이 헌법에 위반된다면서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연령 제한을 둔 목적은 젊고 유능한 인재를 확보해 일관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함으로써 국민에게 질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므로 일정한 상한 연령을 규정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고교 졸업 후 2∼3회의 입학 기회를 부여하고 있고 경찰대 외에도 경찰 간부가 될 수 있는 별도 제도가 마련돼 있다.”면서 “사관학교도 입학 상한 연령을 낮게 규정하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헌법상 공무 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22세이던 2007년 경찰대 지원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공무담임권을 침해했다면서 헌법소원을 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UCC 선거운동 금지 ‘합헌’

    사용자제작콘텐츠(UCC)를 선거운동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합헌의 문턱을 아슬아슬하게 넘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U CC 배포 금지가 위헌이라면서 일반 유권자가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8명의 재판관 중 5명이 위헌 의견을 내고 나머지 3명의 재판관이 합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선언을 위한 정족수 6명보다 1명이 모자라 합헌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현행 선거법 제93조1항은 선거일 180일 전부터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 혹은 반대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광고, 벽보, 문서 등은 물론 ‘기타 유사한 것’도 금지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UCC를 ‘기타 유사한 것’으로 판단해 금지했으며 이같은 선관위의 판단이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해당 법률 조항은 매체의 형식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관념이나 의사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UCC는 관련 기능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서 ‘기타 유사한 것’에 해당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제주 영리병원 허용 초읽기?

    제주도에 내국인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이 가시화하고 있다.영리병원이란 병원 개설주체를 기존 의료인에서 일반투자가로 확대하고, 주식회사처럼 투자자가 이익을 회수할 수 있는 병원을 말한다. 현재 국내 의료기관은 모두 비영리법인으로, 병원에서 생긴 이윤은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없다. 제주도의회는 최근 국내 자본이 제주에 투자개방형 병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제주특별자치도 제4단계 제도개선 핵심과제 동의안’을 통과시켜 영리병원 도입 추진에 힘을 실어 줬다.이에 따라 도는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 당시부터 논의가 돼 온 내국인 영리병원에 대한 도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다고 보고 국무총리실 제주도지원위원회에 영리병원 허용 등 특별자치도 제도개선을 건의했다. 정부도 그동안 제주도민이 찬성하면 제주도에 한해 시범적으로 영리병원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와 앞으로 영리병원 도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도는 조만간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의 영리병원 제주 시범 실시 방침이 정해지면 올 연말까지 제주특별법을 개정, 영리병원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그러나 민주당 등이 영리병원 도입을 반대하고 있어 제주특별법 개정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이와는 별도로 정부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공동용역 연구가 마무리되는 11월쯤 전국에 영리병원 허용 등 정부안을 최종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에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모든 병·의원이 건강보험 환자를 진료하도록 하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제주도와 정부는 당연지정제는 반드시 고수한다는 입장이다.지난 28일 제주를 방문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내국인 영리병원은 의료법인 설립 자금조달 방법만 다를 뿐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와 의료급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영리병원 도입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이같은 정부의 의지와 상관없이 위헌소송 등을 통해 당연지정제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002년 10월 당연지정제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 적이 있지만 이윤추구를 가치로 삼는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다.강산철 제주도 국제자유도시추진 본부장은 “투자개방형 병원은 헬스케어타운 등 의료특구에 한해 허용하고 인·허가 사항을 도 조례로 정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조금이라도 훼손될 경우 영리병원을 허가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새 미디어시장 전망]대리투표·재투표 논란 3개월 안에 결론

    헌법재판소는 방송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권한쟁의 심판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하는 한편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돌입했다. 재판관 9명이 참석하는 평의가 30일 열려 방송법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헌재 결정은 방송법이 시행되는 10월31일 이전에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처분 결정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지난해 ‘이명박 특검법’ 헌법소원 때처럼 본안 심판을 신속히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시 헌재는 접수 13일 만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권한쟁의 심판은 양쪽 당사자 주장을 재판정에서 듣는 변론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법률 검토를 마무리하는 대로 공개변론 일정을 먼저 잡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 연구관 출신의 한 법대 교수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 또는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사건에 대해서는 헌재가 빨리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가 가처분 결정에 소극적인 이유는 지금까지 신청인의 주장대로 효력정지를 받아들인 경우 예외 없이 본안 심판에서도 신청인이 이겼기 때문이다. 1998년 9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접수된 가처분 신청 사건은 모두 250건인데 헌재가 인용한 사건은 4건에 불과하다. 사법시험 1차에서 4번 떨어지면 4년간 응시 기회를 박탈하는 사법시험령 조항 등의 가처분 결정이 받아들여졌고 이후 모두 위헌으로 결론났다. 심판의 쟁점은 방송법 개정안의 재투표가 일사부재의(一事不再議) 원칙에 어긋나는지와 대리투표가 발생해 표결이 무효인지 등이다. 권한쟁의 심판은 증거를 토대로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사실심’이라 헌재도 객관적인 물증이 필요하다. 때문에 민주당이 낸 국회 본의회장 등의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 회의록 원고, 속기록 원문에 대한 증거보전신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법리적으로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있었지만 의장석에서 몸싸움하느라 전자투표 때 본인 자리에서 재석 버튼을 직접 누르지 못하였을 때 이를 대리투표라고 볼 수 있느냐를 판단해야 한다. 또 이윤성 국회 부의장이 의결정족수 148명을 채우지 못한 상태(145명)에서 투표 종료를 선언하고 이후 재투표를 강행한 것이 국회법 위반인지도 따져야 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개헌 논의 시작해야 할때”

    김형오 국회의장은 17일 “여야 정치권과 국민 여러분께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와 공론화를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개헌을 위해 국회 내 개헌특별위원회 구성도 촉구했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헌 61주년 기념식 경축사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9차례 개헌으로 권위주의 해체와 평화적 정권교체, 인권 신장, 지방자치 등 민주화의 값진 성과를 거뒀지만 현행 헌법은 급변하는 환경과 시대조류에 대처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9차례 개정 가운데 1987년 민주화 열망과 시민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현행 헌법을 빼고는 대부분 집권세력의 정권연장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87년 체제’에 대한 근본적 성찰 위에서 이를 창조적으로 극복하는 개헌을 시작해야 할 때이며, 선진국 진입을 위해 국가의 체계를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헌의 방향으로 새로운 국가비전을 제시하는 ‘선진헌법’, 권력분산으로 견제와 균형에 충실한 ‘분권헌법’, 국회가 중심이 돼 국민에 의한·국민을 위한 ‘국민통합헌법’ 등 3가지 를 제시했다. 이어 “개헌의 최적기는 18대 국회 전반기”라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새로운 헌법안을 마련해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까지 마무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개헌논의가 정략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 시민사회와 전문가 집단의 국민적 공감대를 이룰 연구가 우선돼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 개헌 논의를 반대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국회가 다양한 민의가 수렴되는 곳인 만큼 개헌에 대한 논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지만, 개헌은 국가 100년 대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지운 주현진기자 jj@seoul.co.kr
  • 위헌 논란 법정 선 2제

    헌법은 스스로 어떤 힘도 가지지 못한 법이다. 모든 헌법 이론들은 공통적으로 “헌법은 제정권자인 국민의 적극적인 수호노력으로 그 정신을 구현해 갈 수 있다.”고 가르친다. 우리 헌정사가 이를 뒷받침하는 좋은 사례다. 그 대표적인 것이 현행 헌법인 1987년 9차 개정헌법이다. 이는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군사정권에 맞선 시민들의 피땀 어린 투쟁의 산물이었다. 올해로 환갑을 넘긴 헌정사이지만 헌법에 근거한 시민들의 문제제기는 여전하다.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기본권 문제의 특징은 헌법조항과 개별 법조항의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상황변화로 인해 불거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군대 내 최고 엘리트인 군법무관들은 “까라면 까라.”는 군의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냈다. 발단은 국방부 장관의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 강구 지시’였다. 군법무관들은 이같은 장관의 지시가 장병들의 행복추구권, 학문과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들은 장관 지시의 근거조항으로 군 복무에 관한 사항을 명령에 위임한 군인사법 제47조의 2가 기본권 제한에 대한 포괄적 위임을 금지한 헌법에 반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사실상 헌법소원을 냈다는 이유로 이들은 군 당국으로부터 파면과 징계를 받았고, 이 또한 행정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문제는 법규정이 아니었다. 실제 군에서 불온도서에 대한 지정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지만 지난 1992년 이후 문제가 됐던 적은 없다. 즉 사문화됐던 통제가 다시 가해지면서 문제로 불거진 것이다. 야간 옥외 집회 허가제를 규정한 집시법 제10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도 마찬가지다. 제정 이후 집시법은 야간 옥외집회를 무조건 금지해 왔으나 지난 1989년 야간 옥외집회를 허가제로 전환했다. 법 개정 이후에도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한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왔으나, 지난 1994년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이후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다. 야간 옥외집회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2002년 효순·미선양 사망사건,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시위 등에 대해 엄격한 법적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권교체 뒤 지난해 벌어진 대규모 촛불시위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집시법 제10조 1항의 적용이 급증했고, 결국 헌재의 판단을 받게 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제주지사 주민소환 청구사유 논란 확산

    제주지사 주민소환 청구사유 논란 확산

    광역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김태환 제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청구된 이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주민소환 투표를 청구한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측은 현행 주민소환법이 청구 요건을 규정하지 않은 데다 김 지사가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소환 대상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 지사 등은 자치단체장이 해군기지 조성이라는 국책사업을 수행한 게 소환 사유가 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강정마을과 시민사회단체 측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주민소환법’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주민소환에 대해 국책사업이란 명분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이미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지난 3월 김황식 경기 하남시장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주민소환제는 기본적으로 선출직 인사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으로 재선거와 속성이 같아 주민소환 사유를 묻지 않는 것이 맞다.”며 “특히 독선적이고 비민주적인 정책추진을 광범위하게 통제하려면 청구사유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참여연대 등 전국 17개 단체로 구성된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김 지사는 주민 의견의 충분한 수렴 없이 해군기지, 영리병원, 영리학교 도입 등 국책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등 무능과 전횡, 독선으로 주민들 위에 군림하려 했기 때문에 주민소환 대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지사는 지난달 말 주민소환 투표 청구가 접수된 뒤 “국가정책과 추진과정에 있는 업무를 소환 명분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해군기지) 추진 과정에서 법률이 정하는 절차도 충실히 이행했다.”고 반박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지역투자박람회’에서 “국책사업이 지역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고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국책사업을 집행하는 지사를 주민소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김 지사를 거들었다. 전국 16개 시·도 광역단체장도 지난 3일 부산에서 전국시·도지사협의회를 갖고 “제주지사가 대한민국 전체의 국가 안보를 위한 국책사업 시행에 있어서 주민소환 대상이 된 것을 심히 우려하며, 주민소환 요건 규정 등 미비점을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최소한 제한된 범위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국책사업 등은 주민소환 청구 사유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남대 이용호 교수(법학과)는 “앞으로 안보 분야 등 각종 국책사업 추진과정에서 선거를 의식해야 하는 자치단체장이 주민들의 눈치를 보는 등 사업 추진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국가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판결전 구금일수 일부만 산입 위헌

    법원이 재량에 따라 미결 구금일수 중 일부만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한 형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헌재 전원재판부는 25일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신모씨가 ‘판결 선고 전 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본형에 산입한다.’고 규정한 형법 57조 1항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구금일수 일부만 산입해도 되도록 한 부분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재판관 8명은 위헌, 1명은 합헌 의견을 냈다.신씨는 2006년 길을 가던 3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성추행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미결 구금일수 가운데 35일이 본형에 산입되지 않자 헌소를 제기했다.재판부는 “이 조항의 입법 취지는 피고인의 고의적 재판 지연과 상소 남발을 막아 재판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다.”면서 “하지만 미결 구금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불구속수사 원칙에 대한 예외인데, 일부만 본형에 산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신체의 자유에 대한 침해를 가중하고 있다.”고 밝혔다.헌재의 결정은 소급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미결 구금일수 일부만을 인정받고 형 집행 중인 수용자들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한편 대검찰청은 전국 검찰청에 재소자에 대해 미결 구금일수를 전부 산입해 형기를 다시 계산하고 필요한 경우 즉시 석방하도록 지시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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