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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차 노조 ‘파격 임단협’ 부결

    기아차 노조가 사측의 ‘통 큰 임금 인상안’을 부결시켰다. 2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 조합원의 찬반 투표 결과 지난달 22일 합의한 잠정안이 부결됐다. 노조 관계자는 “3만여명의 전체 조합원 가운데 90%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률 약 47%로 임금 인상안이 부결됐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22일 기본급 9만원(5.17%) 인상과 성과격려금 300%+700만원 지급, 자사주 80주 지급 등에 최종 합의했다. 노조가 ‘역대 최대’ 임금 인상안을 부결시킨 데에는 우선 난항을 겪는 현대차의 임단협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예년에는 현대차의 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현대차의 인상 수준에 어느 정도 맞추는 선에서 사측과 합의했다. 그러나 올해는 현대차보다 일찍 잠정 합의안에 사인했다. 이 때문에 비록 역대 최대이지만 현대차가 더 많은 임금 인상을 할 수도 있다는 경계심이 크게 작용했다고 관측된다. 이와 함께 오는 9월에 있을 기아차노조 지부장 선거를 앞두고 계파 간의 세력 다툼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기 집행부를 노리는 계파들이 이번 교섭위원에 참가해 잠정 합의안에 동의해 놓고, 교섭이 끝나자마자 이를 부정하고 부결을 선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추가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통과될지 미지수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금융시장 ‘美 부채한도’ 촉각

    금융시장 ‘美 부채한도’ 촉각

    그리스발 유럽 재정위기가 수그러들었지만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이 다시 국내 금융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등장했다. 미 행정부와 야당인 공화당의 지지부진한 협상에도 불구, 금융시장은 다음 달 2일 채무불이행(디폴트)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발 경제지표에 대한 종속성이 높은 국내 금융시장은 협상 진행 과정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전망이다. 원자재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국내 물가 관리도 비상이 걸렸다. 이번 주 발표될 미국 주택 관련 지표와 미 연방준비제도의 베이지북 내용 등과 합쳐질 경우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보다 20.75포인트(0.96%) 내린 2150.48에 마감됐다. 아시아 증시 시작 전 미 행정부의 채무 상한선 조정을 위한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의 담판이 끝내 결렬, 주요 아시아 증시가 낙폭을 면치 못했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 평균 주가는 0.81% 하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2.96%나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4.30원 오른 105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미 달러를 갖고 있는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대거 팔면서 그나마 상승폭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원자재 시장이다. 추락하는 달러화를 대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은 그동안 안정세를 보였으나 온스당 1600달러를 재돌파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가치 급락 등으로 유가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초강세 현상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은 교착 상태를 넘어 ‘치킨 게임’ 양상이다. 합의 시한은 가용 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추정되는 다음 달 2일이지만 상원 처리 등을 고려하면 27일까지는 하원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 이 때문에 하원은 25일 밤까지는 합의안을 도출, 27일에 처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앞으로의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이다. 양측이 타결에 실패하면 시장에 미칠 타격이 큰 만큼 여전히 극적 합의가 가능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정도(3조 5000억~4조 달러)의 감축을 예상하면서도 부채 한도 증액은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선거가 있는 내년에 이 문제를 논의하기를 꺼리는 백악관이 기세를 잡을 경우 2012년 말까지 버틸 수 있는 규모의 부채 한도 증액을 먼저 관철시킨 뒤 추후 중장기 재정 긴축 방안을 제시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시한까지 합의에 실패해도 당장 디폴트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복지 지출 등을 보류하고 국채 이자를 우선 지급하는 방식으로 2~3개월간 디폴트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길회·임주형기자 kkirina@seoul.co.kr
  • [Weekend inside] ‘1586억 유로’ 끌어 낸 메르켈의 뚝심

    [Weekend inside] ‘1586억 유로’ 끌어 낸 메르켈의 뚝심

    유로존의 그리스 2차 구제 합의는 앙겔라 메르켈(57) 독일 총리 특유의 뚝심과 협상력이 거둔 승리였다. 신용평가사들이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끌어내리겠다고 경고한 민간채권단의 참여와 예상을 뛰어넘는 지원규모(1586억 유로·약 24조 531억원)까지, 이번 합의안은 ‘철의 여인’ 메르켈 총리의 공격적인 기질을 그대로 빼닮았다. 21일(현지시간) 유로존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될 수 있었던 데는 메르켈 총리가 전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7시간 동안 벌인 막판 협상이 결정적이었다. 메르켈 총리는 프랑스와 유럽중앙은행(ECB)이 반대했던 민간투자자 참여를 끝내 관철시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 은행들에 향후 5년간 500억 유로를 과세해 2차 구제금융에 보태겠다는 방안을 주장했다. 하지만 자국에서도 은행세를 도입하고 있는 메르켈 총리는 이 방안이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해 단호하게 쳐냈다. 옛 동독 출신으로 라이프치히대 물리학 박사인 메르켈 총리는 기민당 대표에 이어 독일 첫 여성 총리에 오르며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정치적 위기때마다 발휘했던 결단력과 유연성이 이번에도 통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디 벨트 등 외신들은 “이번 합의는 메르켈의 정치적 승리”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FT는 메르켈 총리가 유로화 탄생 이후 처음으로 유로존 채권에 디폴트를 초래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 지원안 합의를 질질 끈다고 비난했던 독일 중도좌파 신문 디 타게스자이퉁도 전면에 “메르켈이 유로화에 자신의 이름을 떨쳤다.”며 이례적인 찬사를 쏟아냈다. 이날 유로존의 17개국 정상들은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민간채권단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으로 1586억 유로를 지원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EU와 IMF는 1090억 유로, 민간채권단은 496억 유로를 그리스에 각각 수혈한다. 민간채권단이 유로존 구제금융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은 “그리스에 한해서만 이뤄지는 예외적이고 특수한 조치”라며 민간채권단 참여가 처음이자 마지막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민간 채권보유자들은 2011~2014년 그리스 채권 조기환매와 교환, 만기 연장 등의 방식으로 그리스 부채 청산에 기여한다. 하지만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1년 뒤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에도 같은 조치(민간투자자 참여)가 필요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EU의 지원은 4400억 유로 규모의 대출 여력을 지닌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에서 이뤄진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EMF’라 부른 것처럼 ‘EU판 IMF’인 셈이다. EFSF는 그리스에 대한 대출 기간을 10년 유예기간을 포함해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으로 늘려주고, 금리도 5.5%에서 3.5%로 낮춰줬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도 같은 조건을 적용해 주변국들의 디폴트 전이 가능성도 차단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로 그리스발 유로존 재정위기는 당분간 잠잠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그리스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하겠다는 신용평가사의 움직임에 따라 재정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스 정부의 재정긴축안 이행 여부도 관건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세계경제위기 온다” 공감… 7시간 진통 끝 ‘악수’

    “세계경제위기 온다” 공감… 7시간 진통 끝 ‘악수’

    독일과 프랑스 양국 정상이 7시간에 걸친 회담 끝에 그리스의 2차 구제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긴급 정상회의 직전에 전해지자 회의장 주변에서는 그리스 부채위기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21일(현지시간) 정오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핵심 쟁점은 채권자 고통분담의 방식과 구체적인 수준으로 압축됐다. 국제금융센터는 회의 직전 “단일한 방안보다는 채권 만기 연장과 유럽 구제금융 펀드인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의 그리스 국채 매입을 포함한 조기환매(바이백) 등이 혼합된 종합대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합의안을 내놓기 하루 전까지만 해도 양국은 그리스 구제 방안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에 신경전을 벌였다. 독일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지난 20일 직접 베를린을 찾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를 만나기 직전 “독일의 이기주의는 범죄 수준”이라는 강경 발언을 내놓았을 정도다. 20일 오후부터 시작된 양국 정상의 회담은 자정을 넘겨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을 만큼 진통을 거듭했다. 그러자 막판에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합류해 “24시간 안에 그리스 추가 구제 방안을 합의하지 못하면 전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합의를 독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앞서 기자회견에서도 “누구도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면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은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사르코지 대통령이 그리스 채권 바이백에 투입해 현재 3500억 유로 규모인 그리스 부채를 20%가량 줄이는 방안, 유로 은행에 거래세를 새로 부과해 약 500억 유로를 조성하는 방안, 710억 유로를 그리스에 추가 지원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민간 채권단이 향후 8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그리스가 새로 발행하는 30년 만기 국채로 교환(채권 스와프)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방안이 실행되면 그리스 부채를 900억 유로가량 더 줄이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유로 금융권도 유로존 정상회의에 여러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기에는 은행에 새롭게 과세하는 내용이 빠져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금융권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은행 과세를 통해 그리스 2차 지원의 재원을 마련하려는 구상이 그리스 채권에 덜 노출된 은행에는 불공평한 것이라며 과세 실행에 현실적으로 걸림돌이 많다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정상회의 전망이 밝아지자 21일 뉴욕증시는 큰 폭의 상승세로 시작했다. 오전 10시 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35.09포인트(1.07%) 오른 1만 2707.09에서 거래되고 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6인의 갱’ 디폴트 위기 美 구할까

    ‘6인의 갱’ 디폴트 위기 美 구할까

    미국 디폴트(정부부채 상환 불이행)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상원의 민주·공화 양당이 3조 7000억 달러의 적자감축 계획에 합의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 입장을 표명해 교착상태이던 협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양당의 초당적 적자감축 추진 6인 그룹인 이른바 ‘6인의 갱’(gang of six)은 향후 10년 동안 지출 삭감과 세수 증대를 통해 3조 7000억 달러의 적자를 줄이는 ‘그랜드 바겐’안을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양당의 주장을 절충한 셈이다. 이 방안은 민주당 해리 리드, 공화당 미치 매코넬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부도 추인하고 있고 반대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는 상원의원 60명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6인의 갱의 입장 발표 이후 백악관 브리핑룸에 나와 “좋은 소식”이라고 환영하며 “내가 추구해 온 접근법과 광범위하게 유사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하원 공화당은 이날도 백악관이 주장하는 세금 인상을 포함하지 않은 채 지출을 대폭 삭감하는 ‘균형예산’을 헌법개정을 통해 명시하는 법안 처리를 타협 없이 강행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이 방안은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상원 가결이 쉽지 않은 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힌 바 있어 현실화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하지만 합의를 중시하는 미 의회 문화상 협상 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주말을 고비로 중단된 백악관·의회 수뇌부 회동을 재개해 협상을 타결짓자고 거듭 호소했다. 백악관과 의회가 오는 8월 2일 디폴트 시한 전에 협상을 타결할 수 있을지 여부는 보수 지지층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하원 공화당 강경파가 상원의 초당적 합의안에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극적으로 타협안을 도출한 6인의 갱은 민주당의 켄트 콘래드, 리처드 더빈, 마크 워너, 공화당의 마이크 크래포, 톰 코번, 색스비 챔블리스 상원의원 등이다. 이들은 수개월 전부터 초당적 재정적자 감축안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가 없어 거의 포기상태에 있다가 이날 극적으로 협상안 도출에 성공했다. 앞서 2009년에도 의료보험 개혁안 처리를 놓고 상원에서 6인의 갱이 결성됐으나, 그때는 하원에서 통과된 개혁안에 어깃장을 놓는 등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인상 ‘엇박자’

    “하반기 중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인천시).” “재협의가 필요하지만 하반기 중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서울시).” “서울과 인천의 협의를 지켜보고 있다(경기도).” 수도권 3개 광역시·도가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14일 서울시와 인천시, 경기도에 따르면 이들 3개 시·도는 지난달 초 실무협의를 통해 대중교통 요금 200원 인상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했다. 올초부터 여러 차례 요금 인상 관련 회의를 열었고, 그 결과 인상 시기는 못 박지 않은 채 ‘200원안’에 잠정 합의한 것이다. 수도권 대중교통 요금체계는 하나로 묶여 있는 통합요금제로 요금 인상은 3개 자치단체 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행정안전부가 지방공공요금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10% 안팎으로 인상하라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잠정합의안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현행 요금이 900원(서울 버스·지하철)이라면 인상액이 90원 선에서 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들 자치단체는 이달 중으로 다시 협의를 가질 예정이지만 인상 시기와 폭 등을 놓고 조금씩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요금 인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인천시. 지하철 적자폭이 상대적으로 큰 터라 하반기부터 대중교통 기본요금(카드 기준)을 900원에서 1100원으로 200원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하철 요금이 2007년 오른 뒤 4년간 동결된 데다 현재 요금이 수송원가 1700원에 크게 못 미치고, 무임승차 증가 등으로 지난해 당기 순손실액이 500억원 이상 발생하는 등 인상 요인이 있다.”면서 “지하철 요금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별도의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인상안은 현재 150원과 200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요금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시기와 폭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초 인천시 등과 인상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지만 곧이어 발표된 행안부 인상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사실상 어렵게 됐다.”면서 “이달 중으로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다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인상시기에 대해서도 “버스와 지하철 요금체계가 맞물려 있는 시스템을 바꾸려면 기본적으로 10주일 이상 소요된다.”면서 “물리적으로 올해 안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운영적자는 각각 4786억원과 3067억원에 이른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하철 요금 인상은 서울시와 인천시, 코레일 등의 협의를 통해 이뤄지며, 의견을 개진할 수는 있지만 특별한 권한은 없다.”면서 “서울시와 인천시의 협의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서울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사설] 새 법무 인선기준은 공정선거·검찰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 변경에 반발해 사표를 제출한 김준규 검찰총장의 후임 인선이 임박한 가운데 새 법무장관에 누가 기용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거 관리를 책임지는 자리에는 국민의 눈에 공정하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인물이 기용돼야 한다.”며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기용 움직임에 쐐기를 박고 나섰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비슷한 여론이 감지된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공정성과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인사의 기용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과거 권위주의적 정부에서조차 법무장관에 민정수석을 앉히지 않았던 것은 ‘법 집행의 중립성’이라는 대의를 거스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5년 전 노무현 대통령이 최측근인 문재인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에 앉히려다가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야당인 한나라당의 반발에 부딪혀 뜻을 접은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은 그때 ‘코드 인사’ ‘오기 인사’라며 맹비난하지 않았던가. 청와대는 검찰 경험이 전혀 없는 문 전 수석과 대검 차장 출신인 권 수석은 ‘경력’ 면에서 다르다지만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그럼 판사 출신의 역대 법무장관에 대해서는 뭐라 할 것인가. 올 초 감사원장 후보에 지명됐다가 13일 만에 스스로 물러난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전관예우 외에 ‘감사원 중립’이라는 벽에 좌초된 것으로 봐야 한다. 각료 기용은 대통령 고유의 인사권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인사권도 상식과 정도를 벗어나선 안 된다. 대통령이 신임하는 참모 출신이어야 통치철학을 더 잘 구현할 수 있다는 믿음부터 버려야 한다고 본다. 법무장관은 엄정한 법 집행을 관리·감독하는 자리다. 더구나 김준규 총장의 사퇴 파동을 거치면서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 사이에서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새 법무장관의 인선 기준은 내년 양대 선거의 공정한 관리와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찰 권력을 개혁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시야를 조금만 넓힌다면 이러한 과제들을 강단 있게 해낼 인물은 얼마든지 있다. ‘보은 인사’ ‘회전문 인사’와 같은 냉소적인 평가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 7일 한기총 총회… 분란 종지부 찍을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사태가 마무리될까.’ 7일 열리는 한기총 특별총회에 개신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별총회가 원만히 진행될 경우 그동안 분란에 휩싸였던 한기총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교계에는 특별총회가 한기총 개혁과는 상관없는 이벤트라는 주장이 적지않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특별총회에서 다룰 안건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금권선거로 얼룩진 대표회장 선거를 비롯한 한기총 체제의 개혁안과, 금권선거 시비 끝에 법원으로부터 대표회장 직무정지를 당한 길자연 목사의 인준이다. 이 가운데 개혁안은 길 목사의 직무정지 후 대표회장을 직무대행하는 김용호 변호사가 교계의 의견을 수렴한 안과 분란 당사자인 길 목사와 이광선 목사의 합의안 등 두 가지가 마련됐다. 총회에서는 두 안이 동시에 상정돼 각 교단에서 파송된 총회 대의원들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두 안은 모두 선거관리 규정과 대표회장·임원회 구성 및 자격, 명예회장 위촉과 같은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함께 상정될 길 목사에 대한 인준 여부는 가장 큰 관심사안. 길 목사 인준안이 총회에서 통과할 경우 지난 1월 20일 제22회 정기총회 이후 겉돌고 있는 한기총의 수장으로 길 목사를 추인하는 셈이어서 크든 작든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간이 녹을 정도로 힘들었다”… 마지막 회의장은 비장·침통

    “간이 녹을 정도로 힘들었다”… 마지막 회의장은 비장·침통

    “사퇴에 대해 내부에서 여러 가지 의견 있었던 것 안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퇴가 ‘최선’인 것 같다.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민을 위한 검찰이 되라.”(김준규 검찰총장, 4일 사퇴표명 뒤 가진 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김 총장은 ‘사퇴가 최선’이라는 말을 끝으로 30년 몸담았던 조직을 떠났다. 박용석 대검 차장은 이날 후배들을 대표해 “그동안 고생하셨다.”고 짧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쓸쓸함과 비장함이 회의석상을 휘감았던 것으로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 총장의 사퇴는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당초 합의안을 수정 의결했을 때 예고됐다. 이후 5일간의 고뇌 끝에 나온 김 총장의 사퇴 표명에는 검찰 안팎의 여러 가지 상황이 반영돼 있다. 그는 “법사위의 수정 의결이 있었을 때 이미 결심했다. (세계검찰총장회의의) 국제회의장에서 웃으며 있었지만, 속으로는 ‘간’이 녹아 날 정도로 힘들었다.”며 힘들었던 순간의 일단락을 내비쳤다. 김 총장은 사퇴의 변으로 “이번 사태의 핵심은 ‘합의 파기’에 있다.”면서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합의가 이뤄졌으면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 사퇴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항명이 아니다.”면서 “사법기관의 수장으로서 수사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그 어떤 말도 듣지 않지만 대통령이 임명한 참모라는 관점에서는 좀 다르다. 대통령실 주재로 합의된 사항을 끝까지 관철시켜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책임을 진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당사자 간의 합의를 깬 정치권과 함께 경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 총장은 “합의가 파기되면 ‘이를 어긴 쪽’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어긴 쪽’은 정치권과 조현오 경찰청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합의 주체자에 대한 경종의 의미”라고 풀이했다. 조직의 안정을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김 총장은 “퇴임 전 검찰총장의 마지막 권한 행사로 여러분들의 사직서와 사퇴 의사를 모두 반려한다.”고 못 박았다. 홍만표 기획조정부장, 김홍일 중수부장 등 대검 간부들은 지난달 29일 일제히 사표를 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총장은 조직 안정과 검찰 발전, 향후 대통령령 제정과 관련한 논의 과정에서 사퇴가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하지 않으면 조직이 붕괴될 우려가 있고 후배들의 사표를 반려할 명분이 없었다.”고 전했다. 6일 결정될 ‘동계올림픽 유치’ 여부도 고려됐다. 검찰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유치가 결정되면 이 대통령 귀국 뒤에는 축제 분위기가 이어져야 한다.”며 “사표를 미룰 경우 대통령에게 더 부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후임 총장은 지난달 말부터 인선 작업을 해왔고, 사실상 발표만 남았다.”고 밝혀 후임 총장 인선을 조속히 매듭지어 검란(檢)을 조기에 수습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김준규총장 사퇴 새 검찰상 계기로 삼아야

    김준규 검찰총장이 어제 공식 사퇴했다. 국회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파기하고 수정안을 의결한 데 대해 조직의 장으로서 책임을 지는 모양새를 택한 것이다. 임기가 5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김 총장은 “합의가 파기되면 어긴 쪽에 책임이 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사퇴 입장을 설명했다. 인사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중에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만류를 끝내 뿌리친 셈이다. 김 총장의 사퇴는 사법정의 실현이라는 대승적 차원이 아닌, 검찰의 안정과 보호라는 조직 논리에 매몰된 결정이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 검찰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김 총장의 사퇴는 국민적 호응과는 거리가 멀다. 다음 달 19일 종료되는 법적 임기를 스스로 내팽개쳤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통령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밖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이 느끼는 불쾌감은 한층 높을 수밖에 없다. 김 총장은 “사퇴 핵심은 합의의 파기”라고 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74, 반대 10이라는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킨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겸허한 자세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행정부의 한 조직으로서 당연히 존중해야 할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한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분명 새 국면에 맞닥뜨렸다. 김 총장의 사퇴가 ‘항명’으로, 대검 핵심 간부들의 사의 표명은 제 밥그릇 챙기려는 집단 행동으로 비친 이유에서다. 그만큼 국민의 신뢰로부터 멀어졌다. 그렇기에 일단 부실수사라는 비판을 사고 있는 저축은행 수사에 보다 전념해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반성과 성찰이 뒤따라야 함도 물론이다. 또 총선과 대선 관련 수사를 도맡을 후임 검찰총장의 책임도 막중하다. 검찰은 수장이 중도퇴진한 작금의 시련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새 검찰상을 구현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 김준규총장 “합의파기 책임” 사퇴

    김준규총장 “합의파기 책임” 사퇴

    김준규(56) 검찰총장이 4일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국회에서 수정 의결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공식 사퇴했다. 청와대는 사표수리 방침을 시사했고, 김황식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현지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사표를 제출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김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관과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 중요 국가기관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문서에 서명까지 해서 국민에게 공개한 약속마저 안 지켜진다면 어떤 합의와 약속이 지켜질 수 있겠느냐.”면서 “이번 사태의 핵심은 대통령령이냐, 법무부령이냐의 문제라기보다 ‘합의의 파기’에 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김 총장은 이미 사의를 표명한 김홍일 대검 중앙수사부장 등 대검 부장과 일선 검사들의 사의를 모두 반려했고, 저축은행 비리를 끝까지 수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임기를 46일 남겨놓고 사퇴한 김 총장의 직무는 박용석 대검 차장이 대행하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 총장의 사표를 11일 귀국 후 수리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대통령이) 돌아와서 법무장관이 보고할 것이며, 거기에서 얘기할 것”이라면서 사표수리 방침을 시사했다. 유지혜·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檢 줄사표는 반란” 여야 ‘압도적 응징’

    “檢 줄사표는 반란” 여야 ‘압도적 응징’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174대10’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된 데는 검찰에 대한 정치권의 견제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의 수정 의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줄사표’ 사태에 대한 ‘응징’의 뜻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본회의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표결 직전 찬반 토론에서도 ‘3대1’로 찬성 의견이 더 많았다. 경찰 출신인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 변호사 출신인 유선호 민주당 의원, 같은 당 정범구 의원은 검찰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찬성 표결을 요청했다. 반면 검찰 출신인 박민식 한나라당 의원만 반대편에 섰다. 경찰청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 위원장인 이 의원은 “검찰 개혁의 핵심사안인 특수수사청 설치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는 무산됐고, 수사권 조정 문제에서조차 검찰의 눈치를 보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라 할 수 없다.”면서 “수사는 어느 한 부처의 소관사안이 아닌 만큼 법무부가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검사장 ‘줄사표’ 사태와 관련, “대검 간부들이 사표를 던지며 항의하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검사장들의 줄사표는)국민에 대한 반란이자 입법과 헌정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도 “검찰은 여야가 오랜 논의 끝에 합의한 중수부 폐지를 집요한 압력과 로비로 좌절시키더니 이제 검경 수사권 조정문제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조직적으로 항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 의원은 “국무총리실에서 어렵사리 이끌어낸 검찰·경찰 합의안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법사위가 월권해서 원안을 수정한 작금의 실태가 개탄스럽다.”면서 “법사위에서 원안의 핵심부분을 수정하기 시작하면 여야, 상임위, 정부의 합의는 필요없게 된다.”며 부결 표결을 요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사개특위 심의 과정부터 ‘친정’ 입장을 대변해 왔던 검찰 출신 한나라당 의원 상당수도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는 회의적인 시선이 대다수였다. 검사장 출신인 이한성 의원은 검사장들의 집단 사퇴 움직임에 대해 “정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으면 검찰총장이 진작에 목을 걸고라도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검찰 출신인 주광덕 의원도 “기본적으로 수사권이라는 공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면서 “일부 검찰에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줄사표를 내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경찰이 조직표를 앞세웠다는 주장도 흘러나왔다. 한 의원은 “지역구 경찰서장들까지 쫓아다니며 조르고 어르는데 의원들이라고 물리칠 수 있었겠느냐.”면서 “검사장들이 이제 와서 사표를 낸들 막강한 조직력을 앞세운 경찰을 이기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 한나라당 의원 일부는 오전까지 수정안을 내놓고 표대결을 벌이는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사장들의 ‘줄사표’ 사태로 여론이 더 악화되면서 도리어 경찰 쪽의 수정안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황우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까지 나서 “도리어 분란만 부추기게 된다.”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김총장 “합의안도 못 지킨 패장이 대통령령 협상 어떻게…”

    김총장 “합의안도 못 지킨 패장이 대통령령 협상 어떻게…”

    “가장 힘든 결단이었다. 전국 검사들이 수사권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 안다. 본인도 평검사와 같은 입장이다. 오늘의 결단에 대한 후배님들의 어떤 평가도 제가 지고 가겠다.”(김준규 검찰총장, 지난 20일 주례회의 때) 청와대 중재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나왔던 지난 20일, 김준규 총장은 10여일 뒤 벌어질 상황을 예견한 것일까. 김 총장은 당일 주례회의 뒤 이 같은 내용의 문구를 직접 검찰 내부게시판인 이프로스(e-pros)에 올렸다. 검찰 관계자는 “보통 주례회의 뒤 의전담당 연구관이 회의 내용을 이프로스에 올리는데, 그날은 김 총장이 이례적으로 그 문구를 마지막에 넣었다. 비장함이 묻어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날의 비장함은 최근 일련의 거취 표명에서도 느껴진다. 김 총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부 합의안 문구를 수정한 지난 29일, “유엔 세계검찰총장회의가 끝난 다음 주 월요일(4일) 직접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한 데 이어 국회 본회의에서 수정안이 통과된 30일, “합의와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합의가 깨지거나 약속이 안 지켜지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수뇌부는 지난 20일 김 총장의 “어떤 평가도 제가 지고 가겠다.”는 연장선상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김 총장은 정부 합의안에 서명한 당사자 중 한 분이다. 당시 고뇌에 찬 결단을 했는데, 그게 안 지켜졌다.”면서 “총장 스스로 현 상황을 용납하지 못할 것 같다. 국제 행사 때문에 미룬 것일 뿐 지난 29일 사실상 사표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총장이 홀로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이다. 다른 간부들의 사퇴는 반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김 총장은 홍만표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건강이 좋지 않다.”며 사표를 낸 날 “아프면 쉬면 되지 사표는 왜 쓰느냐.”며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일 중앙수사부장, 신종대 공안부장, 조영곤 강력부장(형사부장 겸임) 등 대검 검사장급 전원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서도 “참모진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며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이 홀로 책임을 지고 떠날 것이라는 게 확실시되자 검찰은 침통함을 감추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의 거취 표명과 검사장들의 사퇴 의사는 항의를 표하는 것도 아니고 밥그릇 다툼도 아니다. 사법 영역이 정치 정역에 들어간 데 대한 우려를 표현한 것이다. 총장이 홀로 책임을 지고 떠나려 해 안타깝다.”고 애석해했다. 법무부는 검사들의 동요를 진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귀남 법무장관은 오전 10시 전날 사의를 표명한 홍만표·김홍일·신종대 부장 등 일부 검사장들과 1시간 정도 회동을 가졌다. 이 장관은 “검찰 구성원의 유감과 우려를 십분 이해한다. 대검 간부들의 사의 표명은 국민과 검찰 구성원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며 검사장들을 달랬다. 참석한 간부들은 “네 분의 합의가 존중되지 않고 무시당한 현실에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훈·임주형·이민영기자 hermes@seoul.co.kr
  • [다시 불붙은 수사권 갈등] 警 “생뚱맞은 반발… 檢의 쇼”

    [다시 불붙은 수사권 갈등] 警 “생뚱맞은 반발… 檢의 쇼”

    경찰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날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 실무자를 다른 보직으로 이동시키는 등 총경급 인사를 단행했다. 경찰 수뇌부들은 말을 아낀 채 본회의 통과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논란이 거듭돼 봐야 좋을 것도 없고, 어제처럼 집단 움직임이나 토론회가 확대된다는 소식이 들리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수사권 조정 합의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일선 경찰관들은 검찰의 격앙된 목소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검찰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사권 조정안이 마련됐는데 검찰이 왜 반발하느냐는 것이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A형사과장은 “수사권 조정안이 사실상 90% 이상 검찰 주장대로 결정됐는데 왜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도 “검찰이 엄살을 부리며 쇼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경찰청은 승진자 61명을 포함해 총경 256명을 대상으로 2011년도 하반기 정기전보 인사를 내달 1일자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수사구조개혁팀장을 맡아 검찰과 수사권 조정 협상을 실무적으로 주도해 온 윤외출 경찰청 수사연구관실장을 수사원 운영지원과장으로 전출했다. 윤 총경이 2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교육 보직인 수사원 운영지원과장으로 이동하게 되자 경찰 안팎에서는 이번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사의를 표시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백민경·김동현기자 white@seoul.co.kr
  • 檢 ‘6·29 사표 반란’…대검 검사장급 5명 전원 사의

    대검찰청 검사장급 간부 전원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수사조정권 처리 항의표시로 집단 사의를 표명해 파문이 일고 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대검 부장(검사장급)들과 심야회의를 가진 뒤 “국회 처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음 달 4일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퇴진의사를 내비쳤다. 검경의 충돌이 집단행동으로 비화되면서 국정에 부담을 주게 됐다. 대검 검사장급 부장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거나 사표를 낸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협상의 검찰 측 실무 책임자인 홍만표(52·사법연수원 17기)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법사위의 처리결과에 반발하며 29일 아침 김준규 총장에게 사표를 제출하자, 오후 들어 김홍일(55·〃 15기) 대검 중수부장, 조영곤(53·〃16기) 형사·강력부장, 신종대(51·〃 14기) 공안부장, 정병두(50· 〃 16기) 공판송무부장 등 대검 검사장급 간부 4명도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해지자, 박용석 대검 차장은 이들 검사장들과 긴급회동, 사의를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기조부장은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인사’에서 “이제는 떠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정치권과는 냉정하게, 경찰과는 따뜻하게 관계를 유지해 달라.”고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홍 부장의 사표는 지난 28일 검경 수사권조정 합의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수정 의결(법무부령에서 대통령령으로)된 것에 대한 강한 반발 성격으로 해석된다. 검찰 수뇌부뿐 아니라 부장검사급 중간 간부들도 잇따라 사의를 표명, 검찰은 엄청난 후폭풍에 휩싸였다. 구본선(43·연수원 23기) 대검 정책기획과장, 김호철(44·〃20기) 대검 형사정책단장, 윤장석(41·〃25기) 대검 형사정책단 연구관 등 대검 부장검사 3명과 최득신(45·〃25기) 대구지검 공판부장 등이 줄줄이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검찰의 집단사퇴 움직임과 관련, “일종의 항의의사표시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그러나 분명한 건 검찰이나 경찰이나 집단행동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사퇴의사를 밝힌 검사들을) 설득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면서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김준규 검찰 총장도 사퇴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경은 이번 논쟁의 종착역이 될 30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제각각 집단반발 움직임을 내비치는 등 세를 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개특위 논의 내용이 검찰에 불리한 쪽으로 기우는 듯하자, 검찰 내부에선 대검 중수부가 진행 중인 저축은행 수사를 더 이상 못 한다며 어깃장을 놓는 듯한 모습도 연출됐다. 경찰도 지난 24일 전국의 전·현직 경찰, 경찰대생, 각 대학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 80여명이 모여 밤샘토론을 통해 합의안에 대한 이견을 드러냈고, 28일에는 전국 일선 경찰 긴급토론회가 예고되며 법사위를 압박했다. 결국 법사위는 형소법 개정안 196조 3항 ‘구체적 수사지휘’ 범위를 법무부령에 위임했던 합의안을 대통령령에 위임토록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이런 까닭에 정치권이 책임론의 중심에 서 있다. 중요한 결단의 순간마다 수사권과 조직표를 앞세운 검경의 집단행동에 움츠러들며 입법권이 흔들렸다는 측면에서 후폭풍을 잉태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홍성규·백민경·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다시 불붙은 수사권 갈등] “경찰과 지휘권 협의 아닌 합의라니” 부글부글

    경찰 수사에 대한 검사 지휘 내용을 법무부령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하겠다는 데 검찰이 반발하는 이유는 뭘까. 이는 당초 합의안과 달리 당사자인 검·경 양측의 ‘협의’가 아니라 정부부처를 포함한 다자 간 ‘합의’에 의해 검사의 수사 지휘 내용을 정하겠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대통령령은 국무회의의 의결과 법제처 심의를 거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관계 부처들의 이견이 없어야 한다. 협의에서 합의로 바뀐 데 대해 검찰은 분개한다. 검찰 관계자는 “협의는 양측이 양보하면 결론에 이를 수 있지만 합의는 어느 한쪽이 안 받아들이면 결렬된다.”며 “정치권에서 이런 원칙을 모른 채 협의가 아닌 합의로 바꿔 놨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경찰 등이 어떤 범죄 수사에 대해 검찰 지휘를 받겠다고 합의하지 않으면 대통령령에 해당 범죄에 대한 검찰 지휘권이 들어가지 않아 사실상 그 범죄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권이 넘어가는 것”이라며 “이미 수사권 조정이 돼 버렸고, 검사의 지휘 체계가 무너졌다.”고 통분했다. 이를 테면 마약 수사의 경우 경찰 등이 검찰 수사 지휘권을 인정하지 않으면 대통령령에 포함되지 않고, 그러면 마약 수사는 검찰의 지휘권 없이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한 검사는“경찰이 합의하는 것만 조항에 들어가고, 경찰이 지휘를 받고 싶은 것만 받으면 지휘 체계가 성립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검경 수사권 합의 이후… 홍만표 검사장 ‘사의 인사’

    검경 수사권 합의 이후… 홍만표 검사장 ‘사의 인사’

    29일 사의를 표명한 홍만표(52·사법연수원 17기)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검사장)은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e-pros)에 ‘사직 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제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그간 무척 어려운 일이 많았는데 도와줘서 고맙다. 검찰을 지켜 주는 것은 국민의 신뢰밖에 없다.”며 “정치권과는 냉정하게, 경찰과는 따뜻하게 관계를 유지해 달라.”고 말했다. 이 글이 오른 직후 구본선 대검 기조부 정책기획과장이 “홍 검사장의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다.”는 댓글을 달며 파문 확산을 막았지만, 두 사람의 글은 얼마 후 삭제됐다. 홍 검사장은 김준규 검찰총장과 박용석 대검 차장에게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김 총장이 “사표는 절대 안 된다.”며 만류했지만, 홍 검사장은 다음 달 6일까지 병가를 내고 곧바로 퇴근했다. 홍 검사장은 검찰에서도 진짜 ‘실력’을 인정받은 ‘수사통’ 검사다. 1991년 부산지검 울산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홍 검사장은 4년 뒤 대검 중수부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에서는 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고, 1997년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 비리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다시 중수부로 파견됐다. 홍 검사장은 이듬해 김대중 당시 대통령 당선인의 비자금 의혹 수사에 참여하는 등 유독 대통령 수사와 인연이 깊었다. ‘대통령의 저격수’ ‘대통령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용호·진승현 게이트, 러시아 유전 개발 의혹, 줄기세포 의혹 등 굵직굵직한 사건 수사에서는 그가 빠지지 않았다. 2009년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임명된 홍 검사장은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을 보좌하며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진행했다. 홍 검사장은 그간 검경 수사권 조정을 논의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검찰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 왔고, 실제로 건강이 악화됐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홍 검사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의 국회 수정 의결에 대해 ‘총대’를 멘 것으로 보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7·1 한-EU FTA 발효 이후] 美, 한·미 FTA 8월초 비준할 듯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걸림돌이었던 무역조정지원(TAA) 제도 연장에 대해 의회와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의회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과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에 대한 미 의회 비준이 8월 초 휴회 전에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TAA를 한·미 FTA 이행법안 안에 포함시켜 연계 처리하는 합의안을 놓고 공화당 지도부가 여전히 난색을 표해 막판 진통이 예상된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협상 결과 강화된 TAA를 연장하기 위한 핵심적인 조건들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카니 대변인은 “이제는 한국,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 진전을 위해 움직일 때”라며 조속한 의회 비준을 촉구했다. 협상에는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민주)과 데이비드 캠프 하원 세입위원장(공화), 진 스펄링 백악관 경제자문 등이 참여했다. 그동안 백악관과 민주당은 FTA로 피해가 예상되는 노동자들에게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TAA 연장을 주장해온 반면 공화당은 재정적자 감축 노력을 훼손한다면서 반대해 왔다. 보커스 위원장은 “한·미 FTA 이행법안에 TAA 대상을 제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까지 확대하고, 지난 2월 만료된 TAA 적용기간도 2013년 12월 31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공화당의 캠프 의원 측은 “이 같은 변경조치 대신 TAA 연장에 따른 재원은 따로 배정하지 않고 다른 예산을 줄여서 확보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보커스 위원장은 또 “TAA 연장내용이 포함된 한국 등과의 FTA 이행법안에 대한 논의를 30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원 재무위 공화당 간사인 오린 해치(유타)는 “8월 의회 휴회 이전에 최종 표결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수사에 대통령 관여 않는 대원칙 무너져”

    검사 지휘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법무부령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정하겠다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결정이 나온 28일 검찰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대검찰청은 박용석 대검 차장 주재로 오후 8시 30분 비상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했다. 간부들은 회의에서 법사위 결정을 “법에 어긋난 것”이라며 집중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은 회의 뒤 대변인 명의로 낸 ‘합의안 번복에 대한 검찰 입장’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 법사위가 경찰의 집단 반발에 부딪혀 정부 합의안의 중요 내용을 뒤집은 것은 합의 정신과 신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떼를 쓰면 통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또한 “수사와 관련된 세부 절차 등을 법무부령으로 정하도록 한 것은 절대 권력으로부터 사법을 분리시켜야 한다는 입헌주의 이념이 형사 사법 절차에 반영돼, 수사와 재판에 대통령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구현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이러한 대원칙이 무너진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관련 부처들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마련한 합의안이고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전원일치로 통과됐는데 법사위에서 이를 수정 의결해 매우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재경지검의 한 인사는 “국회가 경찰 의견을 많이 반영한 것 같다.”며 “경찰은 그동안 ‘법무부령으로 하면 법무부가 구체적 사항을 단독으로 만들면 그만이다’라는 등의 오해를 많이 했는데 대통령령으로 하면 그런 오해를 불식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 지휘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경찰 요구 수용… ‘모든 수사’ 불씨 여전

    경찰 요구 수용… ‘모든 수사’ 불씨 여전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검찰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에 대한 규정을 대통령령에 위임하도록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수정 의결함에 따라 경찰은 앞으로 검찰과의 협상테이블에서 형평성을 확보하게 됐다. 당초 청와대의 중재에 따른 검·경 합의안대로 ‘법무부령’에 위임할 경우 시행령 제정권을 가진 법무·검찰의 일방적인 요구를 거역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경찰의 우려였다. 같은 맥락에서 조현오 경찰청장도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검찰 일부에서 계속 (합의안을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나와 일선에서 (합의 정신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협의가 아닌 ‘합의’가 담보되는 방향으로 (입법을) 확실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경찰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셈이다. 그러나 논쟁의 불씨는 아직 남아 있다. 먼저 형소법 개정안 196조 1항에서 검찰의 포괄적 수사지휘권을 경찰의 ‘모든 수사’로 규정하고 있는 데 대한 수정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청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인기(한나라당)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만약 법사위에서 국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결론이 나오면 행안위는 본회의에서 수정안을 제출해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판단을 받겠다.”며 ‘모든’이라는 문구의 삭제와 ‘대통령령’으로의 수정을 강력히 요구했었다. 이 위원장은 법사위 의결 직후에도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비록 ‘대통령령’으로의 수정 요구가 받아들여졌지만, 1항에 ‘모든’이라는 문구가 그대로 남아 있는 만큼 수정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개정안 의결 직전 “1항 ‘모든 수사’에 내사가 포함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내사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부대 의견을 남기자.”고 제안하기도 했지만 한나라당과 법무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법률 공백 사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경찰의 복종 의무를 담은 검찰청법 제53조가 본회의 통과와 법률 공포 후 폐지되는 반면, 이를 보완할 형소법 개정안 196조는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내년 1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공백이 생긴다는 게 법무·검찰의 입장이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도 전체회의에서 “두 개정안 사이에 공백이 있는 만큼 검찰청법 개정안의 시행 시기를 늦춰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안에서 이미 합의된 사안이라는 이유로 이 장관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의결 직전까지 정회와 비공개 협상을 거듭했다. 당초 오전에 사개특위안들을 일괄 처리하려고 했지만 의원들 간, 검·경 간 합의 도출에 실패하며 29일 전체회의를 한 차례 더 소집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그러나 심사가 늦어질수록 검·경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오후 당별 비공개 회의와 교섭단체 간 협상을 거쳐 절충안으로 수정 의결하며 논쟁을 일단락지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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