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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긴장완화 합의했지만…

    우크라이나, 러시아, 미국, 유럽연합(EU)의 외교 수장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17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가진 4자회담은 예상보다 성공적이었다. 존 케리(미국), 세르게이 라브로프(러시아), 캐서린 애슈턴(EU), 안드레이 데시차(우크라이나) 장관이 긴장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우크라 정부군이 동부 지역의 친러 무장세력을 강제진압하면서 정면충돌로 치달았던 사태가 한 고비를 넘긴 셈이다. 이들이 합의한 조치는 ▲불법 군사조직 해체 ▲공공건물 점거 해제 ▲시위 참가자 사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조치 이행 감시 ▲이미 발표된 헌법적 절차를 포괄적이고 투명하게 진행 ▲모든 지역과 세력의 범국민적 대화 ▲추가 경제지원 등이다. AP 통신은 “모두에게 손해가 나지 않는 합의안”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추가 제재 위협에서 당분간 벗어나게 됐다. 합의서에 크림반도 합병에 대한 언급이 없어 러시아로서는 사실상 합병을 인정받은 셈이다. 우크라이나 과도정부는 무장세력 진압과 5월 대선을 주도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미국과 EU는 사태가 악화될 경우 러시아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고, 내부 불협화음을 일으키던 러시아 제재를 당장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시작에 불과하다. 합의가 실행되려면 먼저 동부의 친러 무장세력이 점거를 풀고, 우크라이나 정부군도 철수해야 하지만 양측 모두 “그럴 뜻이 없다”고 못 박았다. 동부 국경에 집결된 러시아군도 철수할 기미가 없다. 각국의 목표도 사뭇 다르다.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헌법을 동부의 자치권이 강화된 연방제로 바꾸는 것과 우크라이나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배제하는 것이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동부 일대에서의 러시아 철군과 내정 간섭 중단, 친유럽 정권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친러 무장세력은 회담이 진행되는 시간에도 공격을 계속했다. 안드리이브카에서는 무장세력이 TV송전탑을 장악해 러시아 방송을 송출하도록 했다. 도네츠크 주청사를 점거하고 있는 시위대 지도자는 “키예프의 친유럽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는 한 점거를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외한 군사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을 통해 긴장완화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확실한 건 없다”면서 “러시아가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바람난 남편들 시끄러운 법정소송] 파면 처분 사법연수원 불륜남 “입막음 대가용 아파트 돌려줘”

    ‘사법연수원 불륜 사건’으로 파면 처분을 받은 남자 연수생 측이 숨진 전 부인의 가족에게 위자료로 준 아파트를 돌려받기 위해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서울북부지법에 따르면 전 사법연수원생 A(32)씨의 부친은 “양측 간 합의 내용을 위반해 결과적으로 아들이 파면됐으니 지급했던 아파트를 되돌려 달라”며 전 부인의 모친 이모(55)씨를 상대로 지난해 11월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절차이행 청구소송을 냈다. 문제의 아파트는 A씨의 전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인 지난해 8월 중순 A씨 측에서 이씨에게 위자료 성격으로 건넨 것이다. A씨는 이씨와 아파트 소유권 이전 조건으로 ‘관련 기관에 진정하거나 언론에 제보하는 등 불이익을 줄 수 있는 행동을 일절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A씨의 부친은 소장에서 “이씨가 사법연수원에 진정하거나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고 방송 인터뷰를 했을 뿐 아니라 1인 시위를 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아들에게 불이익이 되는 행동을 해 아들이 파면됐다”며 “이로써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로 한 합의서는 효력이 없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 측은 법원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연수원에 진정을 내고 1인 시위를 한 것은 A씨가 아닌 불륜 상대인 여자 연수생 B씨를 상대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은 2차 변론기일인 오는 17일부터 본격적으로 법적 공방을 이어 갈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北국방위 “흡수통일하겠단 논리” 사실상 거부… ‘드레스덴 선언’ 반쪽 되나

    북한 국방위원회가 지난 12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을 ‘흡수통일론’이라고 비판하며 거부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드레스덴 선언에 대한 북한 공식 기관의 입장 표명은 처음이다. 북한 국방위는 드레스덴 선언에 대해 외형과 내용 면에서 모두 불만을 제기했다. 북한은 “독일은 ‘흡수통일’로 이루어진 나라”라며 “바로 그곳에서 박근혜가 자기가 구상하고 있다는 ‘통일’에 대해 입을 놀렸다는 것만으로도 불순한 속내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선언의 경우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의 해소’를 최우선적 과제로 내세웠다”면서 인도주의 문제 해결이 우선순위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번 담화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도 “오직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따른 통일만을 실현해야 한다고 청을 돋군다”, “(미국과 주변국들의) 동의를 받아야만 통일될 수 있다는 망언을 함부로 늘어놓고 있다”는 등으로 비난하며 현 정부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당초 정부 일각에서는 지난 18일 한·미 군사훈련 종료 이후 대화 국면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도 있었지만, 북한의 이번 입장 표명으로 드레스덴 선언의 현실화는 당분간 동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과거 다른 반응과 달리 북한이 이번 담화에서 대화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의 갈등 국면이 당장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전날 국방위 담화에 대한) 정부 입장을 낼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현대차그룹, 中대륙 공략 액셀 밟는다

    현대차그룹, 中대륙 공략 액셀 밟는다

    현대차그룹이 단일국가 중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연간 2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존 공장 외에 충칭(重慶)에 연 30만대 생산 규모의 제4공장을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6일 김포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하면서 “올해는 현대·기아차의 중국 누적 판매 대수가 1000만대를 돌파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품질은 물론 상품, 브랜드, 고객 서비스 등 전 부문에서 시장의 흐름을 앞서가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27일 충칭시와 현지 공장 설립 등에 관한 전략합작 기본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중국 4공장을 세울 때 충칭을 우선 고려하고, 충칭시도 필요한 지원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합의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자체적으론 충칭시를 4공장 부지로 결정한 셈이지만 현대차는 조심스럽다. 중국 중앙정부의 내부 의사결정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은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서 “당국이 승인을 내주지 않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그동안 중국 중서부 지역에 신규 생산 거점을 만든다는 목표로 후보지를 물색해 왔다. 인근 자동차 수요와 중국 동서부를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 현지 인프라와 자치단체의 적극성 등을 고려할 때 충칭시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같은 배경에서 GM, 포드, 스즈키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도 충칭시에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공장 준공 예상 시점인 2016년 충칭시에 중국 4공장이 들어서면 현대차의 중국 현지 생산능력은 총 135만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기아차 공장까지 합치면 중국에서 230여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중국시장을 잡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2016년 중국 승용차 수요가 2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폭스바겐은 423만대, GM은 380만대, 닛산도 170만대의 현지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10%의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신규 공장 건설은 필수적”이라면서 “현대·기아차가 10여년 만에 선두권 업체로 자리매김한 배경 역시 적기에 현지 생산을 확대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전년대비 8.4% 성장한 171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상용차 5만대와 한국 수입 완성차 판매분까지 포함하면 올해 말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중국 시장 본격 진출 이후 13년 만이다. 이날 쓰촨 현대 상용차 공장 건설 현장을 찾은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는 경쟁사들에 비해 중국 진출이 늦었음에도 승용차 시장에서 3위권 업체로 성장했다”면서 “상용차 역시 승용시장에서의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신당의 두 토끼는 산업화와 민주화

    신당의 두 토끼는 산업화와 민주화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통합신당 창당을 본격 선언한다. 27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민주당을 흡수 통합하는 형식으로 합당을 사실상 마무리한다. 이로써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지 2년 3개월 4일 만에 문을 닫게 됐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25일 각각 최고위원회·의원총회와 중앙운영위원회에 정강·정책과 당헌·당규를 보고했다. 최종 마무리된 정강·정책은 ‘우클릭’ 성향이 뚜렷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7·4남북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존중과 계승이 명시됐고, 새 정치의 4대 전략적 가치로는 ▲정의 ▲통합 ▲번영 ▲평화를 선정했다. 변재일 정강·정책 분과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압축적 성장의 성과를 인정한다는 점이 과거 민주당 정강·정책과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신당의 당헌·당규도 최종 확정됐다. 특히 공천 비리나 경선 부정이 적발된 당내 공직 후보자의 당적과 자격을 박탈하고 형사고발을 의무화한 점이 눈에 띈다. 지도체제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2인 공동 대표를 중심으로 25인 이내의 최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임시 지도부의 임기는 1년으로 정했다. 한편 김 대표와 안 의원은 26일 창당대회에 앞서 천안함 용사 4주기 추모식이 열리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포격 당시 숨진 장병들의 묘역에 헌화한다.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창당 행사에는 독립유공자, 1970년대 산업 현장 여성 근로자, 중동 근로자 등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운동 유가족 등 민주화 세력이 미래세력을 상징하는 새내기 대학생 등과 함께하는 식전 행사가 기획돼 있다. 박용진 정무기획 분과 위원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켜 오신 분들과 미래를 만들어 나갈 분들을 모시고 새 정치를 약속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기·횡령’ 허재호 사위 고발

    검찰이 ‘일당 5억원짜리’의 노역형을 살고 있는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과 관련한 수사에 착수했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종범)는 25일 허 전 회장의 가족과 건설사 등을 고소한 장모씨(53)를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대주그룹 모 기업인 대주건설의 하청업체 대표인 장씨는 지난 19일 허 전 사장의 사위로 알려진 대주건설 사장 이모씨 등을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장씨는 2008년부터 대주건설이 시행했던 경기 용인 복합단지조성공사에 참여했다가 22억원의 공사 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씨는 “대주건설 측이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돈을 주겠다’고 속여 합의서를 작성하게 했고 법원에 제출한 서류 등도 위조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조만간 허 전 회장도 횡령혐의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등에 접수된 허 전 회장과 관련된 2건의 고소사건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이두식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그동안은 허 전 회장의 미납 벌금을 받는 데 주력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단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방국세청이 허 전 회장이 체납한 국세를 충당하기 위해 허 전 회장 소유의 부동산 압류 등을 통한 체납세금 징수에 나섰다. 광주국세청은 최근 경기 광주시 오포읍 소재 6만 6115㎡ 규모의 땅의 실소유주가 허 전 회장임을 확인하고 양도소득세 등 136억원에 이르는 체납액을 징수하기 위해 이 땅에 대한 공매절차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또 허 전 회장의 은닉재산으로 추정되는 부동산 등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사설] ‘통일기지’ 남북사무소, 남북 합의 기대한다

    1972년 12월 21일 동독 치하의 동베를린에서 독일 통일의 기틀이 된 동서독 기본조약이 체결됐다. 양측은 조약에 규정된 대로 1년 반 뒤 각각 상대방 지역에 상주대표부를 설치했다. 막혔던 둑이 터지자 기다렸다는 듯 교류왕래가 이어졌고, 마침내 영원할 것 같았던 베를린 장벽은 맥없이 무너져내렸다. 기본조약 체결과 상주대표부 설치 이후 20년도 채 되지 않아 1990년 10월 3일 독일 통일이 이뤄진 것이다. 영화보다 훨씬 드라마틱한 독일 통일 과정에서 상주대표부의 역할은 지대했다. 냉전체제 속에서도 동·서독 간 폭넓은 교류협력을 가능케 한 일종의 ‘통일 전진기지’나 마찬가지였다. 때마침 정부가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필요한 비용이나 재원, 부지 등의 검토는 마쳤고 개략적인 운영계획 등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상대방이 있는데다 남북관계 개선이 전제돼야 하는 사안인 만큼 현실적인 난관이 적지 않다. 정부도 “중장기 계획”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남북이 합의만 한다면 의외로 쉽게 실타래가 풀릴 수도 있어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무엇보다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의욕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당시 박 대통령은 “남북대표부 역할을 하는 교류협력사무소를 서울과 평양에 각각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피력한 바 있다. 신뢰를 쌓기 위한 대화채널 구축 차원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지금 와서 보면 동·서독 간 상주대표부를 연상시킨다. 연초부터 ‘통일 대박’을 언급하며 직접 통일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는 박 대통령은 지금 24년 전 역사적 통일의 현장인 독일을 방문하고 있다. ‘벤치마킹’이든 뭐든 그들의 통일 경험을 우리에게 접목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3년 3개월여 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되는 등 오랫동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도 이제 막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분위기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맞서 북한이 단거리미사일 등을 쏘아대며 무력시위에 나서곤 있지만 우리의 협조를 필요로 하는 사안이 많아 남북관계 해빙의 도도한 흐름을 역행할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후속 조치로 북한 농촌개발 시범사업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북으로선 우리 제안을 쉽게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엊그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통일 노선에 동의를 보내온 것으로 이전보다 훨씬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처럼 국제적으로도 남북의 평화통일을 가로막을 세력은 이제 남아 있지 않다. 물론 40년 전 독일과 지금 우리의 상황은 다르다. 남북으로선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남북 기본합의서와 남북 연락사무소의 뼈아픈 실패 사례도 있다. 그렇다 해도 미리부터 낙담할 필요는 없다.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측이 진지하게 제안하고, 북한이 전폭적으로 환영한다면 세계사적으로도 화해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서울과 평양에 각각 설치되는 남북교류협력사무소가 ‘통일 전진기지’가 돼 민족의 염원인 통일에 한발 다가서는 날이 빨리 올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 개성공단 기업 분쟁 해결 ‘국제적 룰’ 도입

    개성공단 기업 분쟁 해결 ‘국제적 룰’ 도입

    개성공단에서 발생하는 상사 분쟁 사건을 처리하는 상사중재위원회가 13일 북한 개성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개성공단 입주 회사들의 분쟁 해결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중재위 운용 방식이 도입돼 제도적 진전을 이루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상사중재위 1차 회의가 이날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렸다고 밝혔다. 우리 측에서는 위원장을 맡은 최기식 법무부 통일법무과장 등 5명, 북측에서는 허영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처장 등 5명이 각각 참석했다. 지난해 9월 개성공단 재가동 당시 남북 합의에 따라 구성된 상사중재위는 개성공단에서 벌어지는 남북 간 각종 법률적 분쟁을 조정하는 공동 기구다. 상사중재위 산하에 남북이 30명씩 중재인을 두고, 구체적인 분쟁 사건이 발생하면 이들 가운데 각각 3인을 선정해 법원과 같은 중재재판부를 구성해 사건을 처리하는 구조다. 예컨대 개성공단 기업에서 화재 사고가 나면 남측 기업이 가입한 북측 보험회사에서 피해 보상액을 산정하는데 피해 기업이 주장하는 보상액이 다르면 중재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만약 분쟁 당사자가 중재 판정을 수용하지 못하면 상사중재위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남북은 2000년 12월 ‘남북 사이의 상사 분쟁 해결 절차에 관한 합의서’를 처음 채택하며 관련 논의를 시작해 13년여 만에 제도적 결과를 도출하게 됐다. 남북은 지난해 12월 5명의 중재위원회 위원 명단을 서로 교환했고 올해 초 우리 정부는 30명의 중재인 명부를 북측에 전달했다.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전체회의를 한 남북은 세부 중재 절차와 북측의 중재인 명부 전달 문제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도 상사중재위 회의에 임하면서 상식과 국제규범에 부합하는 개성공단 운영에 호응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진보적 민주주의는 北과 연관” vs “민주화 운동 때 탄생한 개념”

    1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및 활동 정지 가처분 사건의 세 번째 변론에서는 법무부와 진보당 측이 내세운 참고인들이 진보당과 북한의 연관성을 놓고 ‘대리전’ 공방을 벌였다. 법무부 측 참고인으로 나선 유동열 전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북한은 여전히 적화통일을 추구하고 있고, 진보당의 강령은 그러한 북한의 노선과 일치한다”며 “진보당이 말하는 민중중심 민주주의와 북한식 사회주의의 DNA(유전자)가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보당이 강령으로 내세운 진보적 민주주의는 북한의 김일성이 언급한 개념과 용어가 같을 뿐 아니라 내용과 구성 체계가 일치한다”며 “북한의 인민주권론과 진보당의 민중주권론은 동일하고, 코리아연방제 역시 북한의 주장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연구관은 “이석기 의원이 이번 RO(혁명조직) 사건 당시 압수당한 이적표현물, 홍순석 경기도당 부위원장이 진보적 민주주의의 어원은 수령님(김일성)이라고 한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진보당 측 참고인인 정창현 국민대 교양과정학부 겸임교수는 “주한미군 철수 등은 정부 입장이나 정책과 일부 다른 주장일 뿐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민중 주권, 진보적 민주주의 등의 개념은 오랜 민주화 운동 속에서 탄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부가 주장하는 북한의 연방제 통일론은 1980년대의 것으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이후 변화한 통일노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헌재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4차 변론에서는 법무부가 제출한 서류에 대한 증거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헌재가 이날 이석기 의원 등 RO 사건 수사 및 재판기록을 헌재로 보내달라는 법무부의 문서송부촉탁이 헌재법 등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함에 따라 관련 기록을 증거로 채택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양측은 이날 변론에서 RO사건 관련 기록의 증거 인용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1년] 남북 고위급 접촉·이산상봉 재개… ‘신뢰프로세스’ 탄력

    [박근혜정부 출범 1년] 남북 고위급 접촉·이산상봉 재개… ‘신뢰프로세스’ 탄력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으로 긴장 속에 출발했던 남북관계는 지난 20일 3년 4개월 만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재개하며 남북 간 대화 국면으로의 반전을 이뤘다. 박근혜 정부는 대화와 압박, 비정상의 정상화 원칙을 토대로 대북 로드맵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활용해 상호 관계 개선의 첫걸음을 떼는 데 일정 부분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와 남북 불가침 합의 파기, 남한 내 외국인 철수 권고에 이어 남북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가동 중단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 점에서 집권 1년간 남북관계의 하이라이트는 7년 만에 이뤄진 남북 고위급 접촉이었다. 한국의 국가안보실과 북한의 국방위원회를 주축으로 한 대표단은 사실상 남북 지도자 간의 대리전으로, 2월 이산가족 상봉의 조건 없는 진행과 상호 비방 중지, 후속 대화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직접 북한의 대남담당 실세인 원동연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에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설명하고, 북측도 이해를 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의 대북 기조가 경직된 원칙론에 갇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북한의 적대적 태도가 현 정부의 강경 기조의 원칙주의를 부추긴 측면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남북이 얼굴을 마주하는 데 꼭 1년이 걸렸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가 일단 원칙론을 내세우며 일정 부분 ‘북한 길들이기’를 했다고 본다”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높지만, 가시적으로 드러난 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향후 고위급 접촉부터는 북한이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공세적으로 펼칠 가능성이 커 새로운 남북관계를 구축하려는 정부의 목표도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북핵 문제의 진전에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은 남북이 반드시 풀어가야 할 난제다. 자칫 관계 개선의 기대감만 조성했다가 탐색-갈등-긴장-도발-유화 공세의 사이클이 되풀이될 수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이 대화 의지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는 남북관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다는 게 한계”라면서 “예를 들어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 우리가 매년 7000명 상봉을 목표로 협상하는 식의 대담한 구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만나자고 하면 수동적으로 응할 게 아니라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북한과 마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사회 분야뿐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남북 간 접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4월 북한의 일방적 통행제한 조치로 촉발된 개성공단 사태가 그해 7월 재가동에 합의하며 정상화됐다. 이후 개성공단 전자출입체계(RFID) 시범 가동과 인터넷 연결 합의 등 공단 정상화는 박근혜 정부가 북한과의 신뢰 구축을 어떻게 쌓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된다. 통일부는 현 정부 출범 후 남북 간 27차례 회담을 통해 10개의 합의서가 채택됐다고 밝혔다. 이 중 23차례 회담과 7개 합의서가 개성공단 재가동 합의의 산물이다. 남북 간 경제 협력에서의 신뢰 구축은 향후 박 대통령 임기 내 나진-하산 프로젝트 등 새로운 방식의 경협 강화를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북한이 좌지우지했지만, 이번에는 우리 정부가 견지한 원칙을 통해 정상화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천천히 진전될 수도 있고 어떤 모멘텀(계기)으로 인해 속도감 있게 전개될 수도 있다”며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가 본격화될 경우 남북관계를 도약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키리졸브 ‘벽’ 넘어… 20~25일 금강산 이산상봉 합의

    2010년 10월을 끝으로 중단됐던 남과 북의 이산가족 상봉이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다. 남북은 5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고 오는 20~25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하는 합의서를 채택했다. 당초 우리 정부가 제의했던 이달 17~22일보다 사흘 늦어진 시기다. 북한은 이날 내부 사정을 이유로 20일부터 시작되는 일정을 제시했다. ‘키리졸브’ 한·미 연합훈련 기간이 이번에 확정된 이산가족 상봉 시기와 일부 겹치게 돼 북측의 의도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미 훈련을 이유로 상봉 시기를 3월 이후로 늦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번 실무접촉에서는 큰 이견 없이 2월 상봉이 합의됐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면 남북 간 대화 국면도 본격화되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측 상봉단의 숙소는 우리 측 요구대로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로 확정됐고 상봉 규모는 지난해 9월 남북 간 교환했던 명단을 대상자로 양측 각각 100명으로 결정됐다. 우리 측은 이번 실무접촉에서 지난해 이산가족 상봉 합의가 일방적으로 무산된 데 대한 유감 및 재발 방지를 표명했고, 북측도 재발 방지에 동의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했지만 행사 나흘 전 일방적으로 연기한 바 있다. 아울러 상봉 정례화와 생사 확인, 서신 교환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및 납북자 생사 확인 방안을 우리 측이 집중 제기했지만 향후 지속적인 협의 사안으로 남겨졌다. 정부는 연내 추가 상봉 및 화상 상봉 개최 등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시설점검단은 7일 상봉 장소인 금강산으로 파견될 예정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외촉법 국회 본회의 통과…검찰개혁법과 거래?

    외촉법 국회 본회의 통과…검찰개혁법과 거래?

    외국인투자촉진법(외촉법) 개정안이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외촉법안은 이날 오전 본회의 표결에서 재석 254명 가운데 찬성 168표, 반대 66표, 기권 20표로 가결됐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약 2조 3000억원 규모의 투자와 1만 40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면서 처리를 호소했었다. 이후 새누리당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이 법안을 역점 추진해왔지만 민주당내 일부 의원들은 ‘재벌 특혜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민주당 소속 박영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외촉법은 ‘재벌특혜법’, ‘경제민주화 역행법’”이라면서 법사위 상정을 거부해 이날 새벽 3시를 넘어서까지 처리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법사위 차원에서 상설특검법과 특별감찰관법 등 검찰개혁법안의 ‘2월내 합의처리’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외촉법 개정안은 현재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외국 회사와 합작 투자해 자회사(증손회사)를 설립할 때 100% 지분을 보유하도록 규정한 것을 오는 3월부터 50%로 낮추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다만 산업위 원안에 비해 심의과정에 일반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공동출자법인의 주식을 소유할 경우 외국인투자위원회 승인 이전에 산업통상자원부장관으로 하여금 손자회사와의 사업관련성 및 합작주체로서의 적절성 여부 등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도록 수정됐다. 앞서 국회 법사위에서 박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은 이 법의 상정 자체를 반대해오다 국정원 개혁법안은 물론 예산안마저 처리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작년 연말 무산된 검찰개혁법안의 처리 보장을 외촉법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논란 끝에 법사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 같은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법사위는 상설특검 및 특별감찰관제법안에 대해 ‘2월 임시국회에서 진정성을 갖고 합의처리한다’는 합의서를 마련한 뒤 외촉법안을 처리해 본회의로 넘겼다. 합의서에는 법사위 제1법안심사소위 소속 새누리당 권성동·김도읍, 민주당 이춘석·박범계 의원 등 4인이 서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존보다 서남쪽 ‘남한 면적 3분의2’ 늘어

    오는 15일부터 효력을 발휘하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은 기존의 동·서쪽은 그대로 두고 거제도 남쪽과 제주도 남쪽의 KADIZ를 인근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시키는 형태로 조정됐다. 기존 KADIZ의 남단은 이어도 북쪽 90㎞에 위치한 반면 새로운 KADIZ의 최남단은 이어도 남쪽 236㎞까지 내려가 있다. 늘어난 면적은 “남한 면적의 3분의2 정도”라는 게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의 설명이다. 관건은 한·중·일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영역이다. 특히 동경 125도11분15초, 북위 32도07분19초에 있는 이어도 부근 해역은 한·중·일 모두 겹친다. 당장 국방부는 일본 방위성과 방공식별구역의 중첩과 관련된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전 설명과정에서 일본이 우발충돌 방지 대책을 협의할 필요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일본과는 마라도와 거제도 남단의 홍도 영공, 이어도 상공이 겹친다. 현재 우리 군용기가 이어도 수역의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진입하기 30분 전에 비행계획서를 일본 측에 통보하고 있지만, 마라도와 홍도 남단 영공의 JADIZ로 진입할 때는 비행계획을 알리지 않고 있다. 중국과는 제주도 서쪽 상공과 이어도 일대가 겹친다. 정부는 당분간 중국과 협의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발적 충돌 방지 등 후속 협의를 진행하면 자칫 CADIZ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한·중 간에는 2008년 11월 ‘해·공군 간 직통전화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와 2009년 8월 ‘오산 중앙방공통제소(MCRC), 지난(濟南)군구 공군지휘소 간 정보교환용 통신망 설치 합의서’를 체결했다. 내년에는 양국 국방부 간 ‘핫라인’도 설치될 전망이어서 우발적 충돌에 대비한 안전판은 갖춘 셈이다. 다만, 국내 항공사가 CADIZ를 통과할 경우 사전에 통보하는 방안에 대한 협의는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하면서 항공사가 중국에 비행계획을 통보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철퇴 맞은 ‘미국판 도가니’

    미국의 한 대학 당국이 운동부 코치가 10대 소년들을 성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26명에게 총 633억원의 합의금을 물어 주기로 했다. 재작년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펜스테이트) 미식축구팀 코치 제리 샌더스키(69)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대학 측은 28일(현지시간) 피해자 26명에게 총 5970만 달러(약 633억원)를 배상하기로 피해자들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1인당 28억원꼴로 합의금을 받는 셈이다. 23명은 이미 합의서에 서명을 했고 나머지 3명도 수주 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의금은 이 대학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나 정부 보조금, 기부금 등에서 조달하지 않고 보험금 또는 학교가 대출사업을 통해 받는 이자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의 조건 중에는 대학 측과 피해자 측이 샌더스키의 범행 내용을 제3자에게 일절 공개하지 않는 것을 의무화하는 비밀준수약정이 포함됐다. 이 대학 이사장 케이스 매서는 “양측에 공정하고 사건 관련자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게 이번 합의의 주된 목표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 대학 총장 로드니 에릭슨은 “비밀준수약정은 샌더스키에게 상처를 받은 피해자들을 치유하는 일환”이라고 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 중 한 명인 벤 앤드리어지는 “아무리 많은 돈이라도 피해자들의 고통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대학 측이 피해자들에게 금전적 보상과 함께 심리치료 기회를 제공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 대학은 이 합의금과 별도로 5000만 달러(약 530억원)를 사건 관련 변호사 비용과 홍보 비용, 유사 범죄 재발 방지대책 수립 비용 등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합의금까지 합하면 이 사건 때문에 총 1억 970만 달러(약 1163억원)의 학교 재정이 들어간 셈이다. 샌더스키는 1996년부터 15년간 이 대학 코치로 일하면서 10대 소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대구 서구·필리핀 자매결연 교육·관광 등 교류협력키로

    대구 서구·필리핀 자매결연 교육·관광 등 교류협력키로

    대구 서구와 필리핀 바콜로드시가 자매결연 협약을 체결했다. 서구는 최근 바콜로드시 현지에서 진행된 협약식에는 강성호 서구청장과 퓨엔테벨라 모니코 바콜로드 시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고 21일 밝혔다. 양 도시는 앞으로 ▲교육·경제·문화·예술·관광 분야에 대한 교류협력 증진 ▲지식정보 교환 및 상호방문 ▲협력적 동반자 관계 유지 등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번 방문에 동행한 서구지역 청소년 40명은 지난 14~20일 현지에 있는 라샬대학, LC대학 부속학교에서 무료 홈스테이 방식을 통해 공동수업, 전통문화체험학습 등 교류행사를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양 도시는 국제교류와 합의서를 교환하고 같은 해 10월 서구 대표단이 필리핀을 방문해 우호교류협약을 체결했다. 강성호 서구청장은 “자매결연을 계기로 교육뿐 아니라 경제, 문화 등 전반적인 교류로 확대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세계 예술품 경매시장 빨갛게 물들다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세계 예술품 경매시장 빨갛게 물들다

    지난 6일 저녁 홍콩 소더비 경매장은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다. 홍콩 소더비 40주년을 맞아 ‘중국 화단(畵壇)의 거물’ 쩡판즈(曾梵志·50)의 2001년 작(作) ‘최후의 만찬’이 경매에 부쳐졌기 때문이다. 폭 4m, 높이 2.2m인 이 유화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재현한 작품이다. 예수와 12명의 제자를 붉은 넥타이를 맨 공산당원으로 묘사함으로써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중국을 표현한 현대 미술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900만 달러로 출발한 경매는 20여분간에 걸친 치열한 호가 경쟁 끝에 2330만 달러(약 248억원)를 제시한 익명의 한 중국인에게 최종 낙찰됐다. 이날 낙찰가는 예정가(1000만 달러)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으로, 아시아 현대 미술품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전의 최고가는 일본 무라카미 다카시의 조각 작품(1500만 달러)이었다. 중국이 세계 예술품 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했다. 고도 경제성장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국 부자들이 부동산과 주식 일변도였던 재테크 수단을 예술품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는 데다 자금 추적 회피용으로도 활용하는 까닭이다. 여기에다 해외로 반출된 예술품을 재구입하겠다는 ‘애국주의 컬렉트 붐’마저 한몫하고 있다. 중국 예술품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중국 예술품 시장 규모는 3600억 위안이다. 우리나라(4200억원 규모)보다 무려 140배 이상 크다. 시무(西沐) 예술품시장연구원 부원장은 “중국 예술품 시장은 2009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해 2011년 거래 규모가 3500억 위안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2010년 시장 규모가 세계의 23%를 차지해 유럽 최대 시장인 영국(22%)을 제치고 미국(34%)에 이어 세계 2위로 도약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크리스티와 영국 소더비 등 세계적 경매업체들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소더비는 지난해 국영기업 거화(歌華)문화발전그룹과 손잡고 외국 회사로는 처음으로 예술품 경매를 진행할 수 있는 합작사를 설립했다. 크리스티는 지난 4월 상하이시와 상하이에 중국 본부를 두고 중국 내 단독 경매를 보장하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지난달 28일 상하이에서 처음으로 경매를 진행해 미술품 등 1억 5300만 위안어치를 팔아치웠다. 중국 경매회사들도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1993년 5월 최초의 경매회사인 중국 자더(嘉德)국제경매가 문을 연 데 이어 2005년 국무원 산하 베이징 바오리(保利)국제경매가 설립되는 등 2012년 상반기 현재 중국 경매업체는 224개에 이른다. 때문에 세계 예술품 경매시장의 98%를 장악했던 크리스티와 소더비 양대 경매업체의 점유율이 70%대로 곤두박질쳤다. 반면 베이징 바오리국제경매가 세계 3위, 자더국제경매는 4위로 도약했다. 경매업체들의 급성장에 힘입어 왕옌난(王雁南) 중국 자더국제경매 회장이 중국 예술품 시장의 대표적인 큰손으로 떠올랐다. 중국 자더는 이달 첫째 주 열린 홍콩 소더비 중국 회화·도자기 경매에서 6600만 달러어치를 팔아 소더비·크리스티·베이징 바오리에 이어 4위 자리를 굳건히 다졌다. 왕 회장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무력진압을 반대하다 실각해 가택연금됐다가 2005년 사망한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리의 딸이다. 1977년 광저우(廣州) 외국어대학 영어과를 졸업한 그녀는 1980년대 하와이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했다. 부친이 실각하고 4년 뒤인 1993년 중국 자더를 설립했다. 신분 노출을 꺼려 성을 ‘자오’에서 ‘왕’으로 바꿨다. 예술품 경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낙찰가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최종 낙찰가가 4억 위안을 넘는 작품들도 여럿 나왔다. 북송시대의 시인 겸 서예가인 황정견(黃庭堅·1045~1105)이 쓴 서예작품 ‘지주명’(砥柱銘)이 4억 3680만 위안에 낙찰됐다. 중국 예술품 중 최고가로 알려졌다. 당 태종 때의 명신(名臣) 위징(魏徵)의 ‘지주명’을 초록(抄錄)한 이 서예 작품은 길이가 8m이며, 전문은 600자이다. 중국 민간에서 보관돼 오다 20세기 초 일본으로 반출돼 일본 민간 박물관에 소장돼 왔다. 중국 대표적 근현대 화가인 치바이스(齊白石·1864~1957))의 작품 ‘송백고립도·전서사언련’(松柏高立圖·篆書四言聯)은 4억 2550만 위안에 낙찰됐다. 중국 근현대 그림 경매 낙찰가 중 사상 최고액이다. 가로 100㎝, 세로 266㎝의 큰 그림에는 ‘인생장수 천하태평’(人生長壽 天下太平)이란 글귀가 쓰여 있다. 치바이스가 82세이던 1946년에 그린 이 그림은 예술가의 창작성이 완숙기에 들어갔을 때의 작품으로 평가돼 높은 가격을 받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元)나라 시대의 화가 왕몽(王蒙·1308~1385)의 ‘치천이거도’(稚川移居圖)는 4억 250만 위안에 낙찰됐다. 가로 54㎝, 세로 120㎝ 크기의 이 작품은 당대 유명 학자 7명이 쓴 시가 곁들어져 작품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근현대 거장인 리커란(李可染·1907~1989)의 ‘만산홍편’(萬山紅遍)은 2억 9325만 위안에 낙찰됐다. 1964년작인 이 그림은 마오쩌둥(毛澤東)의 시 ‘심원춘·장사’(沁園春·長沙)의 ‘바라보니 모든 산이 붉게 물들었네/숲도 층층이 물들었네’(萬山紅遍 層林盡染)라는 구절을 산수화로 표현한 그의 대표작이다. 특히 중국 예술품 큰손들은 해외로 반출된 중국 문화재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예술품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히 ‘고상한 예술품 투자’가 아니라 19세기 말 이후 서구 제국주의 침략으로 빼앗긴 문화재를 되사들이는 것을 애국하는 길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예술품의 가격이 실제가치 이상 폭등하기도 한다. 송대(宋代) 칠현금 ‘송석간의금’(松石間意)은 1억 3600만 위안까지 급등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중국 예술품들의 최고가 행진의 밑바닥에는 중국인의 ‘애국주의’가 흐르고 있다”며 “중국인들은 문화유산을 다시 사들이는 것을 그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함께 되찾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khkimeoul.co.kr
  • 연봉 246억원 호날두 ‘최고봉’

    “행복하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은퇴할 때까지 뛰고 싶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포르투갈)가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에서 2018년까지 뛴다. 15일(현지시간) 정장에 안경으로 멋을 낸 호날두는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플로렌티노 페레스 구단주와 만나 계약 연장 합의서에 서명했다. 2015년까지로 계약됐던 호날두는 이날 재계약으로 2018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게 됐다. 양측은 계약 조건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호날두의 연봉을 1700만 유로(약 246억 8000만원)로 추산했다. 라이벌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연봉 추정치인 1600만 유로(약 232억 3000만원)를 웃돈다. 현재 구단에 40%를 떼 주는 초상권(퍼블리시티권) 이익도 비율을 점차 낮추기로 했다. 호날두는 “돈도 중요하지만 그게 (계약 연장의) 우선 조건은 아니다. 연봉이 가장 많든 그렇지 않든 신경 쓰지 않는다”고 웃었다. 호날두는 이적, 계약 때마다 ‘잭팟’을 터뜨려 왔다. 2009년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당시 최고 이적료인 8000만 파운드가 건네졌다. 최근 팀 동료가 된 개러스 베일(8600만 파운드)에게 최고 이적료 기록을 내줬지만, 연봉에서 최고 대접을 받으면서 자존심을 세웠다. 호날두의 발끝은 스페인에서도 여전하다. 이적 첫 시즌부터 국왕컵(코파 델 레이) 우승을 이끌더니 2011~12시즌에는 팀을 리그 정상에 올려놨다. 이듬해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왕(12골)을 차지했다. 조제 모리뉴 감독과의 불화설이 불거져 ‘친정’ 맨유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모리뉴 감독이 첼시로 복귀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와의 재계약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법적 분쟁 김연경, 고독한 스파이크

    법적 분쟁 김연경, 고독한 스파이크

    프로배구단 흥국생명과 신분 문제를 놓고 2년째 분쟁 중인 김연경(25)이 아시아 무대에 출격한다. 국가대표 은퇴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가 역풍을 맞았던 그는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스파이크를 날릴 예정이다. 김연경의 신분을 둘러싼 최근 상황은 미묘하게 변했다. 국제배구연맹(FIVB)이 지난 6일 “2013~14시즌 김연경의 원 소속구단은 흥국생명”이라고 재차 확인하면서도 ▲터키 구단(페네르바체)이 흥국생명·대한배구협회에 지급해야 하는 이적료는 22만 8750유로(약 3억 3000만원)를 넘지 못하며 ▲2013~14시즌 이후 계약을 흥국생명과 맺지 않으면 원 소속구단은 없어진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이 원 소속구단임을 인정하면서도 김연경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페네르바체가 이적료를 지불하면 새 시즌 김연경이 터키에서 뛸 수 있다. 흥국생명은 곧바로 “FIVB에 재심을 청구하고, 통하지 않으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김연경이 ‘해외진출 기간은 2년으로 하고 이후 국내리그에 복귀한다’는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걸 들었다. 국내리그에서 6시즌을 뛰어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국내 규정을 무시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뜨거운 감자’ 김연경은 말없이 코트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달 11일부터 대표팀에 소집돼 한송이(GS칼텍스), 김희진(IBK기업은행) 등과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에 집중했다. 중국·일본을 제외하고 상위 두 팀까지 내년 그랑프리 티켓이 주어진다. 세계랭킹 10위 한국의 목표는 첫 우승. 16개국이 4개 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치르고 조 2위까지 8강에 올라 크로스토너먼트로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한국은 미얀마(13일), 스리랑카(14일), 타이완(15일)과 함께 D조에 속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전자출입체계 연내 도입 등 ‘3통’ 개선

    전자출입체계 연내 도입 등 ‘3통’ 개선

    남북이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공동위) 제2차 회의를 통해 11일 개성공단 재가동과 제도 개선에 합의함으로써 입주기업들의 안정적 생산 활동이 보장되는 새로운 공단 운영 체계가 마련됐다.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의 첫발을 뗀 것으로, 공단을 질적으로 한 차원 도약시킬 발판이 완성된 셈이다. 무엇보다 지난 10여년간의 협상에도 지지부진했던 ‘3통’(통행·통관·통신) 문제가 개선됐다는 점이 획기적인 성과로 꼽힌다. 남북은 연내에 전자출입체계(RFID)를 도입해 일일 단위 상시통행을 실시하고, 역시 연내를 목표로 개성공단에 인터넷과 이동통신을 시범 공급하기로 했다. 통관의 경우 ‘전수 검사’ 대신 50%의 화물만 검사하는 ‘선별 검사’ 방식을 도입하는 쪽으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상시통행이 실시되면 입주기업인들은 출입경을 통보한 해당일의 어느 시간대나 출입 카드의 전자칩을 입력해 개성공단을 드나들 수 있게 된다. 이전에는 사흘 전 출입계획을 통보하고 지정한 시간대에만 출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10분이라도 지각을 하면 재신청을 해 사흘 뒤에야 출입이 가능했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셈이다. 개성공단 사태 재발을 막을 제도적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우선 남북 간 갈등이나 분쟁 발생 시 이를 해결할 남북상사중재위원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 이행을 위한 부속합의서가 채택됐다. 2003년 남북 간에 합의됐으나 시행되지 못했던 이 위원회는 앞으로 제도적 틀을 갖춘 뒤 기업 경영 과정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분쟁을 해결하는 사실상의 법원 역할을 하게 된다. 또 공동위 사무처가 개성공단에 개설돼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남북 간 연락창구 역할을 맡게 됐다. 남북 당국 간 상설협의체가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다음 달 열리는 투자설명회를 계기로 개성공단 국제화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투자 안정성 문제와 인터넷 개통 문제가 해결된다면 그동안 투자를 주저했던 외국 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개성공단 생산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문제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각국과 논의하고, 과세 등에서 외국 기업들을 유인할 수 있는 추가 조치 등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공단 국제화를 위해 무리하게 개성공단 2, 3단계 개발을 추진하는 대신 1단계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출입체류 보장 문제도 시급히 마무리 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기존의 ‘개성공단 및 금강산 출입체류에 관한 합의서’ 이행을 위한 부속합의서 초안을 교환, 추가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 측 인원의 신변안전 문제, 입주기업인들이 법을 위반해 북한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을 경우 우리 측 인원이 입회하는 문제 등은 법리적으로 검토해야 할 내용이 많아 합의를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30일만에 남측 인력 개성공단 체류

    개성공단 기반시설 점검을 위해 10일부터 우리 측 인력 일부가 개성공단에 체류하기 시작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개성공단에서 열린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공동위) 2차회의에서 남북이 이같이 합의했다며 “앞으로 3~4일간 한국전력공사, 한국통신(KT), 수자원공사 인력 27명이 개성공단에 체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측 인력의 개성공단 현지 체류는 지난 5월 3일 공단 잔류 인력 전원 철수 이후 130일 만이다. 개성공단에 우리 인력이 체류하면서 막판 시설 점검에 나섬에 따라 이번 주 내에 개성공단 재가동에 필요한 기술적 준비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공동위 사무처 설치·운영, 공단 국제화 방안과 관련해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 입주 기업 피해보상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어 밤늦게까지 협의를 계속했다. 회담 관계자는 “피해보상 문제에 대한 성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는 북한도 인식을 같이했지만, 향후 불상사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를 포함해 얘기하다 보니 다소 신경전이 있었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피해보상 금액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고 보상 방식만 합의서에 담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행·통관·통신’ 등 3통(通)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부터 이행할지가 관건”이라며 “우리야 당장 인터넷 광케이블 설치, 국제적 수준의 통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북한이라는 상대의 한계가 있어 현실적 여건에 따라 시차를 두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구체적인 발전적 정상화 합의가 이뤄진 뒤 개성공단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이 같은 후속 협의가 순항해야 추석 전 공단 재가동도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은 그동안 공동위 1차회의와 4개 분과위 회의를 통해 서해 군(軍) 통신선을 복구하는 등 빠르게 성과를 거둬 왔다.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장소 선정 문제도 실마리를 찾아가는 분위기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특별히 이견을 제기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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