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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빨간 불’ 켜진 삼성… “사법리스크 해소 기다릴 시간 없다”

    반도체 ‘빨간 불’ 켜진 삼성… “사법리스크 해소 기다릴 시간 없다”

    ‘말보다 행동·성과 필요’ 판단한 듯반도체 부문장 ‘사과 메시지’ 영향안팎선 “책임 경영 보여야” 목소리연말 임원 인사·조직 개편 커질 듯 “말보다는 행동이 필요한 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경쟁력 약화로 ‘빨간 불’이 켜진 가운데 27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이재용 회장이 내놓을 위기 타개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법 리스크가 사라지진 않았지만 상황이 엄중한 만큼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별다른 메시지를 내거나 기념 행사를 열지 않았다. 지난 25일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 4주기를 맞아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행사, 추모 음악회, 추도식이 연달아 열린 것과 대조적이다. 이 회장은 이 기간 삼성 부회장단, 사장단과 잇따라 회동하며 현안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추모 음악회에 앞서 이 회장은 삼성전자 정현호 사업지원TF장,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장, 삼성중공업 최성안 대표이사 등 계열사 부회장들과 함께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추도식 이후에는 현직 사장단 50여명과 함께 1시간가량 오찬을 했다. 바쁜 행보를 이어가면서도 별도 메시지 없이 침묵을 지킨 건 지금은 어떠한 말보다도 행동과 성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잠정 실적 발표 당시 전 부문장이 ‘사과 메시지’를 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재판 중인 상황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2022년 회장 승진 당일, 지난해 취임 1주년에도 법정을 찾아야 했던 이 회장은 28일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 관련 항소심 재판 출석이 예정돼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총수로서 과감한 의사결정과 함께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연간 기준으로도 DS부문 영업이익을 추월 당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오는 31일 3분기 부문별 상세 실적이 공개되면 실적 부진 사업부서에 대한 책임론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연말 사장단·임원 인사 폭과 조직 개편 규모도 예년보다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말 인사 시점으로는 11월 말~12월 초로 거론된다. 한편 삼성은 위기 속에서도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위해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하반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했다.
  • 800년 전 노르웨이 설화 알고 보니 ‘사실’ [달콤한 사이언스]

    800년 전 노르웨이 설화 알고 보니 ‘사실’ [달콤한 사이언스]

    한국인은 북유럽 하면 ‘복지’, ‘공정’,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떠올린다. 그렇지만, 북유럽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야사가 실제 벌어졌던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했다는 것을 밝혀내 눈길을 끈다.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스웨덴 5개국 19개 대학과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800년 전인 노르웨이 ‘스베리스 영웅 전설’ 속 스베레 시구르손 왕에 대한 설화의 근거를 확인했다. 스베레 시구르손 왕은 노르웨이 역사상 가장 중요한 왕 중 한 명이다. 시구르손은 1197년 노르웨이 중부 트론헤임 외곽에 있는 스베레스보르그 성을 공격할 때 성내 주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우물에 시체를 던져 넣어 물 공급을 차단해 쉽게 점령했다. ‘웰맨’(Well man) 설화로 알려진 이 사건의 진실 여부는 물론 이야기의 근거가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이번 연구에는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국립 문화유산 연구소, 스타방예르대, 오슬로대, 오슬로 대학병원, 덴마크 코펜하겐대, 통합 정신과학연구 재단, 코펜하겐대, 생물 정신과학연구소, 글로스트럽 종합병원, 아이슬란드의 바이오 기업 디코드 제네틱스, 아이슬란드대, 아일랜드 더블린 왕립 외과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스톡홀름 분자의학 연구센터가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융합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10월 25일 자에 실렸다. 1938년 전설 속에 등장하는 스베르스보르그 성의 우물에서 뼈가 발견됐지만 당시에는 육안 분석 외에는 별다른 도구가 없었다. 이에 연구자들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과 첨단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이용해 우물 속에서 발견된 사람 뼈의 진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분석했다.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시신이 살았던 시기는 약 900년으로 확인됐고, 사망 당시 나이는 30~40세이며 남성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웰맨’에서 얻은 치아 표본을 사용해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웰맨이 파란 눈과 금발 또는 밝은 갈색 머리칼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했다. 또 웰맨의 조상은 현재 노르웨이 최남단 지역인 베스트아그데르 지역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마이클 마틴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교수는 “역사 문헌에 묘사된 인물이 실제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는 역사와 고고학을 첨단 과학기술과 결합해 설화 속 사건을 확증하고 웰맨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발견해 역사적 인물에 대한 검증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마틴 교수는 “현대 북유럽인의 게놈과 다른 계통의 유럽인들 게놈을 확보해 비교한다면 역사 연구는 훨씬 쉬워질 것”이라며 “유럽 전역에 이런 고대, 중세 유적이 많이 있는데 게놈 분석법으로 전설, 설화의 사실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피해자’라는 방패, 방패를 공격무기로 쓰는 이스라엘 [세책길]

    ‘피해자’라는 방패, 방패를 공격무기로 쓰는 이스라엘 [세책길]

    일본 반핵단체가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히로시마에서 봤던 원폭돔과 평화공원이었다. 히로시마 시내 한가운데 자리잡은 각종 상징물, 전시자료들은 핵폭탄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피해자들이 겪었던 고통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피해자와 공감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치한 공간을 지나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진 곳에 한국인원폭희생자위령비가 있다. 히로시마를 방문했던 2005년 1월에 품었던 의문은 지금도 여전히 해소가 안되고 있다. 히로시마 어디에서도 메이지유신부터 제2차세계대전 패전까지 일본의 중요 군사기지이자 군수공업지대가 밀집한 군국주의를 떠받치는 핵심지역이었던 히로시마는 없었다. 오로지 ‘피해자’가 있을 뿐이다. 일본 근대사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평화롭던 어느날 하늘에서 거대한 폭탄이 떨어진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무엇보다도, 히로시마 전체 피폭자 가운데 10% 가량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원폭희생자들은 과연 온전히 ‘피해자’로 호명되고 있는 것을까. ‘피해자’라는 의식은 뇌리에 깊이 박힌다. 다함께 피해를 입었다는 집단의식은 ‘우리’의 동질감과 단결심은 물론이고 가해자인 ‘저들’에 대한 적대감을 끌어올린다. 어두운 측면 역시 존재한다. 극단으로 흐르면 피해자 의식만큼 위험한 물건도 드물다. 자신들의 ‘가해’는 잊어버리고 ‘피해’만 선별적으로 기억하며 현실에 눈을 감아버리기 십상이다. 한때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지금 가해자가 되는 데 면죄부가 된다는 말도 안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지 1년이 지났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소속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공격했고 1200여명(군인 381명 포함)이 죽고 250여명이 인질이 되자 이스라엘은 즉각 전쟁을 선포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딱 1년 동안 팔레스타인 주민 4만 1870명이 죽었고 9만 7166명이 다쳤다. 가자지구 보건부가 지난 8월 발표했을 때는 사망자가 3만 4344명이라고 했는데 두 달도 안돼 7000명 넘게 더 죽었다. 3만 4344명 가운데 710명은 첫돐도 안 된 갓난아기였다. 이 기간 이스라엘군 사망자가 347명이었다. 가자지구는 1년 동안 상업시설의 80%와 주거 건물의 60%, 학교 건물의 87%, 도로망의 68%, 경작지의 68%가 파괴됐다. 팔레스타인, 감옥에서 생지옥으로1년 전에는 이스라엘이 만든 고립장벽에 갇힌 세상에서 가장 큰 감옥이었던 가자지구는 이제는 말 그대로 생지옥이 돼 버렸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이란, 예멘까지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주변국에 발신하는 메시지는 한마디로 ‘너희가 이러고도 나랑 싸우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협박하는 것처럼 들린다. 한국어에는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정확한 낱말이 존재한다. 깡패. 국어대사전에는 깡패를 이렇게 정의한다. ‘폭력을 쓰면서 행패를 부리고 못된 짓을 일삼는 무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는 와중에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들은 제대로 된 조치를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다들 참아라 참아’하며 공허한 휴전촉구만 이어갈 뿐이다. 부조리가 계속되면서 이스라엘이 갖고 있던 ‘피해자’라는 일종의 ‘신뢰자본’은 갈수록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가령 과거 유대인학살에 책임이 있고 현재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전폭 지지하고 있는 독일에선 설문조사 결과 60%가 이스라엘에 무기지원하는 걸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독일 시사매체 슈테른이 최근 보도했다. 한국에선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이스라엘은 곧 수천년을 쫓기고 핍박받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수천년을 고통받은 끝에 ‘고향’에 돌아왔으니 고향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싸우는 건 신성한 권리 아니냐고 본다. 신이 ‘선택받은 민족’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약속했다는 설교까지 더해지면 이스라엘은 이교도들의 침략에 맞서 성지를 지키는 성전기사단 같은 존재처럼 돼 버린다. 사실 이런 관점은 이스라엘의 국가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겐 구약성경이 팔레스타인 땅문서나 다름없다. 홀로코스트라는 기억과 결합한 이런 ‘피해자 담론’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이웃나라를 공격하거나 암살하는 속에서도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강력한 논거가 되는 게 사실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역사학 교수로 일하는 ‘유대인’ 슐로모 산드가 쓴 <만들어진 유대인>(사월의책, 2022)은 한마디로 말해 ‘유대인 피해자 담론’에 주목하는 책이다. 2008년 히브리어로 처음 출간됐을 당시 제목이 ‘유대인은 언제, 어떻게 발명되었는가’인 것에서 보듯 ‘유대국가’ 이스라엘과 유대인의 정체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젊은 시절 군대에 입대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전쟁에 참전했던 경험이 있는 저자는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의 기원과 실체, 모순을 통해 이스라엘이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를 촉구한다. 이 책은 우리가 알던 ‘유대인’이라는 상식을 깨부순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들을 당혹스럽게 할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책에서 들고 있는 유대인의 기원과 변천에 관해 새롭게 밝혀낸 수많은 최신 연구성과 가운데 상당수가 이스라엘이 1976년 전쟁에서 서안지구를 점령한 뒤 고고학자들이 대규모 발굴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롭게 밝혀진 것들이란 점이다. 이스라엘 정부와 학자들은 십중팔구 솔로몬이 세웠다는 거대한 성전과 황금으로 가득찬 왕궁 유적을 기대했겠지만 실제 발굴 결과는 전혀 달랐다. “새로운 고고학자들 및 성서학자들 대부분이 받아들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즉 (다윗과 솔로몬이 다스렸다는) 거대한 통일 군주국은 결코 존재한 적이 없으며, 솔로몬 왕이 아내 7백명, 첩 3백명과 함께 거주한 장엄한 궁전도 결코 없었다는 것이다. 성서가 그 거대 제국의 이름을 따로 명명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 결론을 강화한다. 유일신의 은총으로 수립된 강력한 통일왕국을 인위적으로 발명하고 영광스럽게 만든 것은 후대 저자들이었다. 그들은 또한 풍부하고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세계 창조, 대홍수, 선조들의 유랑, 야곱과 천사의 씨름, 이집트 탈출과 홍해 기적, 가나안 정복과 기브온 전투에서 해가 멈춘 기적 등과 같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236쪽).” 유대인의 피해자 정체성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이주와 유랑은 어떨까. 먼저 출애굽을 보자. 출애굽이 있었다고 하는 기원전 13세기에 가나안 지역은 이집트 파라오가 확고히 지배하는 이집트 영토였다. “그렇다면 모세는 자유를 얻은 노예들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나와서... 역시 이집트로 갔다는 말인가?(229쪽).” 성경에서 핵심 모티프인 바빌론유수 역시 사실이 아니라 믿음의 영역이다. “우리는 이스라엘 왕국을 멸망시킨 아시리아인들과 유다왕국을 정복한 바빌로니아인들 역시 그들의 정복지로부터 주민 전체를 이주시키는 일 같은 건 하지 않았다고 덧붙일 수 있다(249쪽).” 1세기 유대 반란 이후 로마가 유대인들을 강제이주시켰다는 ‘상식’ 역시 저자의 동심파괴를 피해가지 못한다. “유다 지역에서 추방이 있었다는 언급은 로마의 풍부한 기록 어디에도 없다. 반란 후 유다지역 경계선 부근에서 대량의 피난민이 있었던 흔적도 전혀 발견된 적도 없다(251쪽).” 강제이주가 없었다면 세계 곳곳의 ‘디아스포라’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다소 놀랍게도 저자는 유대인의 확산을 이끈 건 특정 혈통집단의 이주가 아니라 대규모 전도와 개종이었고, 이런 방식을 계승하며 경쟁자로 등장한 그리스도교와 경쟁에서 패하면서 ‘유대인 인구 확산’이 멈췄다고 밝힌다. “장차 그리스도교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그리스도교의 궁극적 승리에 기여하게 되는 모든 관념적이고 지적인 요소들이 당시 유대교의 이 일시적 성공 안에 이미 들어있었다(316쪽).” 유대인 혈통이라는 함정과 자기모순저자가 길게 논증한 것처럼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지에 퍼져 있는 유대교 신자들 사이의 세속적인 민족지적 공통분모는 결코 없다(451쪽).” 역사 속에서 ‘유대인’이란 특정한 혈연공동체가 아니라, 특정한 종교를 믿는 공동체(148~149쪽)였다. 간단하게 말해서, 유대인이란 한민족이나 일본민족 같은 개념이 아니라 가톨릭 신자나 불교 신자와 다를 게 하나도 없는 개념이었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인이란 누구인가. 이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스라엘을 유대인의 국가로 규정하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는 걸 고려하면 이스라엘의 국가 정체성과 직결된다. 사실 이 문제는 이스라엘 정부에서도 수십년 동안 끊이지 않는 논란꺼리였다. 이스라엘 내무부 장관으로 시오니스트 좌파를 대표하던 이스라엘 바르 예후다는 1958년 3월 내무부에 ‘자신이 유대인이라고 진실하게 선언하는 사람은 유대인으로 등록할 수 있으며, 그 밖에 증거는 필요없다’는 지침을 내렸다. 이 조치는 즉각 논란이 됐고, 총리 벤구리온은 이 조치를 뒤집어 버렸다. 이후 내무부를 장악한 유대교 정통파들은 어머니의 정체성을 유대인 등록 기준으로 삼았다. 1970년 이스라엘 정부는 “유대인은 유대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자 혹은 유대교로 개종하고 다른 종교에 속하지 않은 자(519~521쪽)”라고 결정했다. 이런 정책에 따라 이스라엘은 국민 4분의1이 아랍계를 비롯한 비유대계다. 심지어 동구권 몰락 이후 이스라엘로 대규모 이주한 옛 소련 출신 유대계 이민자 가운데 30%도 유대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저자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신분증에 자신의 민족명을 기재해야 하는데 옛 동독 출신 중에는 민족명을 ‘동독’으로 쓴 사람도 있다. 왜 이런 모순이 벌어지는가. 19세기나 20세기 초 까지만 해도 유럽에서는 ‘모든 유대인은 자신들만의 기원을 가진 하나의 민족”이라는 주장은 전형적인 반유대주의 논리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런 주장을 반대한다고 하면 반유대주의자 아니냐는 공격을 받는다. 전세계 유대인들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같은 민족이라는 근대의 발명품, 신화가 역사가 되고 현실을 재구성하고 규정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현실에 존재할리 없는 ‘유대인’ 혈통을 찾고, 국가 차원에서 유대인 혈통의 우수성을 입증할 증거를 찾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유대인 혈통이 아닌 이들은 이스라엘에서 배제와 차별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정부가 국민의 민족을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군대에 입대할 ‘권리’를 박탈하고,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도 법으로 금지하는 게 현재 이스라엘이다. 그런 차별과 배제의 극단적인 대상이 팔레스타인인들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을 독립시킬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제대로 된 국민으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팔레스타인을 공식 합병하면 유대인이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외국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국민으로 대접해 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20세기에 경험해봤다. ‘나라 잃은 백성’으로 살아야 했던 일제식민지 시기였다. 이런 정치체제를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스라엘 정치체제를 ‘종족정치’(Ethnocracy)라고 규정한다(552쪽). 이스라엘에서는 인사말이 ‘샬롬’이라고 한다. 평화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젖과 꿀이 흐르고 50만명이 넘는 원주민들이 평화롭게 살던 땅을 피와 눈물로 물들인 뒤 세운나라였다. 1948년 아인슈타인과 한나 아렌트 등 유대계 지식인들은 메나햄 베긴을 비롯한 시오니스트 우익이 인종주의적 파시스트 국가론을 신봉한다며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캐나다 국적 의사 가보 마테가 캐나다 일간 ‘토론토 스타’에 기고한 글에서 아프게 지적하는 말을 조금이라도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가보 마테는 1944년 헝가리에서 태어났고 외조부모는 아우슈비츠에서 죽었고 아버지는 나치 독일에 강제노역으로 동원됐다. “아우슈비츠에서 우리 할아버지가 죽은 것이 팔레스타인인 사람들을 학살할 명분이 될 순 없다. 이스라엘의 자위권이 대량 학살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하마스의 로켓이나 민간인 테러 공격은 가자지구의 맥락을 떠나서는 이해할 수 없으며, 그 맥락은 근세와 현재에 걸쳐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인종 청소 작전, 즉 팔레스타인 민족을 파괴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정의로운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고 점진적으로 합병하기, 비인도적인 봉쇄, 올리브숲을 파괴하기, 수천명을 임의로 투옥하고 고문하기, 민간인을 모욕하기, 주택 파괴. 이런 정책들은 정의로운 평화를 바라는 어떤 열망과도 함께할 수 없다.”
  • 새달 합병 SK이노, 공학도 사장들 전면 배치

    새달 합병 SK이노, 공학도 사장들 전면 배치

    생산 전문가·R&D 연구원 출신그룹 임원 20% 이상 감축 전망 다음달 1일 자산 100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의 새 출발을 앞둔 SK이노베이션이 주요 계열사 세 곳의 사장단을 이공계 출신으로 교체했다. SK그룹의 정유·석유화학·배터리 부문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24일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3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김종화(57) 울산 CLX 총괄, 최안섭(52) 머티리얼사업본부장, 이상민(49)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으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공학도 출신이면서 생산·연구개발(R&D)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 신임 SK에너지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정유와 화학사업을 두루 경험한 울산 CLX(정유·석유화학단지) 내 최고 생산 전문가다. 최 SK지오센트릭 신임 사장과 이 신임 SKIET 사장도 R&D 연구원 출신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이들 3개사를 비롯해 SK온, SK엔무브,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어스온, SK엔텀 등 9개 사업 자회사를 두고 있다. SK그룹은 연초부터 SK온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고강도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오는 12월 정기 인사까지 임원 수를 약 20%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SK지오센트릭은 신임 사장 선임과 함께 기존 21명이던 임원을 18명으로 줄이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 세브란스 등 8곳 ‘상급병원 구조 전환’ 시작… 일반 병상 763개 줄였다

    세브란스 등 8곳 ‘상급병원 구조 전환’ 시작… 일반 병상 763개 줄였다

    상급종합병원의 체질을 중증환자 진료 중심으로 바꾸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지난 2일 정부가 참여 병원 모집 공고를 낸 지 20여일 만에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의 38.2%인 18개 병원이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 중 세브란스병원 등 8개 병원이 1차 선정돼 병상 감축을 끝냈다. 8개 병원이 줄인 경증·중등증 환자용 일반 병상이 763개에 이른다. 또 서울아산병원 등 나머지 10개 병원이 2차 선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서울대·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다른 ‘빅5’ 병원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모집 마감 시한인 12월이면 상급종합병원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하면서 8개월여 만에 의료개혁에 가시적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24일 경북대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대 안암병원·안산병원·구로병원, 세브란스병원, 전북대병원, 중앙대병원 등 8개 병원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에 우선 선정됐다고 밝혔다. 중증 환자 진료 비중을 현재 50%에서 70%까지 확대하고 경증 환자 진료를 30% 이내로 축소하는 구조 전환이 단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연세세브란스병원은 일반 병상을 13.7%(290병상) 줄였다. 중등도가 낮은 환자용 병상을 줄이되 중환자·응급 진료에 필요한 병상과 인력 등 인프라를 확충한다.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이번 주부터 병상 감축이 이뤄진 병원에 50% 상향된 수가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상급종합병원이 본래 역할에 맞게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하고 중등증 이하 환자는 권역 내 진료협력병원으로 보내 적합한 진료를 받게 하는 것이다. 진료협력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하면 신속하게 예약할 수 있다. 이 구조가 자리잡으면 대형병원과 중형병원은 협력 관계가 되고, 중증 환자에 대한 배후 진료 역량이 커지면서 응급 환자 대응력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범사업에 반대해 온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임현택 회장 탄핵 문제로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의협 대의원 103명은 이날 임 회장을 탄핵하겠다며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막말로 의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 TK신공항 신도시에 대학병원 들어선다…경북 북부 100만 주민 혜택

    TK신공항 신도시에 대학병원 들어선다…경북 북부 100만 주민 혜택

    대구경북(TK) 신공항이 들어설 군위 일대에 대규모 종합 의료시설인 ‘메디컬 센터’가 들어선다. 군위는 물론이고 경북 북부권 100만 명의 지역민이 혜택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대구경북 중·북부권 필수·응급의료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24일 오후 시청 산격청사에서 홍준표 시장과 신일희 계명대 총장,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TK신공항 건설 예정지 인근에 메디컬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계명대는 기본계획을 세운 뒤 군위 신공항도시 부지를 분양받아 메디컬센터 건립에 들어간다. 착공은 신도시 조성이 완료되는 2030년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 예상 인구 등에 따라 메디컬센터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현재 군위에는 1차 의료기관인 의원 18곳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입원이나 수술, 응급의료 처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실정이다. 상급종합병원인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메디컬센터가 들어서게 되면 이같은 문제가 해소된다. 또한 중증·희귀 질환 진단을 받을 경우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계명대 동산의료원에 전원해 연계 치료도 받을 수 있다는 게 대구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군위 신공항 도시 조성 사업은 대구시 숙원사업인 만큼 지역대학으로서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메디컬센터 건립을 위해 우수한 의료인력을 양성하고 지역의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의료원장도 “신공항 지역 주민과 인근 주민들에게 보다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메디컬센터가 신속히 지어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홍 시장은 “메디컬센터 건립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행정·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계명대와 계명대 동산의료원 두 기관도 TK신공항 건설과 경북 북부권 100만 명 주민을 위한 메디컬센터 건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 검찰 ‘거제 교제폭력 사망’ 20대 가해자에 징역 20년 구형

    검찰 ‘거제 교제폭력 사망’ 20대 가해자에 징역 20년 구형

    헤어진 여자친구를 폭행해 숨지게 한 이른바 ‘거제 교제폭력 사건’ 가해자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4일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부장 김영석)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상해치사 양형 기준은 3~5년이며 형을 가중해도 4~8년”이라며 “하지만 교제폭력 심각성을 간과해 충분히 무겁게 처벌하지 못한 기존의 실무가 누적된 결과 교제폭력을 방치해왔다는 지적을 깊이 새겨 여타 폭력 범죄와 구분해 엄정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이어 “이 사건 피해자인 B씨는 A씨의 거듭된 폭력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고 이를 벗어나고자 했으나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오전 8시쯤 경남 거제시 한 원룸에서 전 여자친구인 20대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B씨가 전날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러한 짓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A씨는 미리 알고 있던 원룸 비밀번호를 누르고 B씨 집으로 들어갔다. 자고 있던 B씨는 무방비 상태에서 폭행당했다. B씨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으로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거제 한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패혈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같은 달 10일 숨졌다. 애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 사망 원인이 폭행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구두 소견을 냈었다. 이 때문에 긴급 체포됐던 A씨는 9시간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국과수에 조직 검사 등 정밀 검사를 의뢰했고, 국과수는 “B씨가 머리 손상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부검 결과와 주치의 소견을 토대로 B가 머리 손상에 의한 전신 염증 반응 증후군으로 숨진 것으로 판단하고 폭행과 사망 사이 인과 관계가 성립된다고 봤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명백한 제 잘못”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벌을 달게 받고 평생 반성하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 선고 공판은 내달 14일 오후 1시 30분 열릴 예정이다.
  • “탈수에 콩팥 손상, 담낭염까지”…‘기적의 비만약’ 위고비 부작용 주의보

    “탈수에 콩팥 손상, 담낭염까지”…‘기적의 비만약’ 위고비 부작용 주의보

    ‘기적의 비만약’이라 불리는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국내에 출시된 뒤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 비만 전문가가 위고비에 대해 “탈수와 콩팥 손상, 담낭염, 혈당 저하에 따른 시력 악화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경곤 아시아 오세아니아 비만학회 회장(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위고비의 부작용을 감안하고 그럼에도 치료의 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판단될 때 사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갑작스럽게 식욕이 떨어지면 물도 잘 안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로 인해 탈수가 심하게 올 수 있다”면서 “심한 탈수는 콩팥에 손상을 줘 급성 콩팥병이 생겨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위고비뿐 아니라 강력한 체중 감량을 하면 담석이 잘 생기고 담낭염이 올 수 있다”면서 “가령 해외 여행을 갔다가 이런 일이 생기면 급하게 응급 수술을 받는 등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또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2형 당뇨병 환자들이 위고비를 잘못 사용하면 혈당이 갑자기 떨어져 시력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위고비를 개발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에 따르면 임상실험에서 68주 동안 고용량의 위고비를 투여한 참가자들은 평균 15%의 체중 감량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생활습관 개선에 신경을 쓰면 20% 이상 감량하는 사람도 많다”면서도 “혈압약을 먹다가 끊으면 혈압이 다시 올라가듯 비만 치료제를 쓰다 중단하면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욕은 뇌에서 조절되는 것이므로 의지대로 잘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약의 도움을 조금 받으면서 생활습관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춰야지, 약만 가지고 살을 빼겠다고 생각하면 약을 끊은 뒤 원래대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위고비를 비롯한 비만 치료제가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탓에 비용 부담이 크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위고비의 국내 출하가격은 1펜(4주분)당 37만 2025원에 책정됐지만, 소매 단계에서의 마진이 붙어 병의원에서는 55만원에서 75만원 사이, 약국에서는 50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김 교수는 “비만은 그 자체로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병이자, 사회에도 큰 보건부 비용을 부담시키는 문제”라면서 “비만으로 인해 심혈관 질환이나 무릎 관절 악화 등 복잡한 합병증을 겪는 환자들이 의학적인 도움을 받아 체중을 감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만 치료제를 건강보험 외의 영역으로 둔다는 것은 정부가 비만을 질병이 아닌 미용의 측면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면서 현재의 위고비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판매자가 우월한 지위에서 가격을 정하는 시스템으로, 정말 약이 필요한 환자들은 비싸서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위고비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로,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소화 속도를 늦추며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다.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kg/㎡ 이상 30kg/㎡ 미만이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전단계, 제2형 당뇨병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에게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위고비를 적정 용량 투약하더라도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 손실,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으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저혈당·망막병증까지 발생할 수 있어 질환을 가진 환자는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 화성중앙종합병원&향남스마트병원, 사회복지시설 ‘천사의집’에 사랑의 쌀 나눔

    화성중앙종합병원&향남스마트병원, 사회복지시설 ‘천사의집’에 사랑의 쌀 나눔

    의료법인 은혜와 감사 의료재단 산하 화성중앙종합병원&향남스마트병원이 사회복지시설 ‘천사의집’에 사랑의 쌀을 나눔 하였다고 밝혔다. 의료법인 은혜와 감사 의료재단은 산하에 화성중앙병원과 향남스마트병원을 운영 중이다. 2004년도에는 화성 지역 내 최초 종합병원인 화성중앙종합병원을 개원하였으며, 2018년에는 향남스마트병원을 개원하였다. 현재 지역사회 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무료의료 봉사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지역 대표 권역병원이다. 유혁상 은혜와 감사 의료재단 원장은 “이번 사랑의 쌀 나눔을 통해 주위에 어렵고 힘든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기쁘며, 이후로도 다양한 나눔 및 기부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회복지시설 천사의 집 관계자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소중한 기부 실천을 해주신 의료법인 은혜와감사의료재단에 감사를 표한다”라고 전했다. 의료법인 감사와의료재단 산하 화성중앙종합병원&향남스마트병원은 경기도 지역외상협력병원으로, 인의실천을 위해 화성시 이주노동자 모국지원 사업,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의료지원활동 협약, 2024년 직장인 건강검진, 화성시 모범납세자 의료 우대 혜택 제공, 취약계층을 위한 후원품 기부 및 의료 봉사, 화성시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세교S타워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외상협력병원이란 중증외상환자가 원거리 이송 중 기도 유지 등 긴급한 처치 후 권역외상센터로 안전히 이송될 수 있도록 헬기나 구급차로 환자를 인계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경기도 내 의료 체계는 병상 부족, 헬기 출동이 어려움을 겪는 등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현재 지역외상협력병원을 현재 2곳에서 8곳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한편, ‘화성중앙종합병원’은 지역외상협력병원으로써, 완벽한 수원 진료권 중증응급 진료협력체계를 위해 365일 24시간 베테랑 의료진이 상주하고 있는 운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경찰, ‘36주 낙태 의혹’ 병원장·집도의 살인 혐의 구속영장

    경찰, ‘36주 낙태 의혹’ 병원장·집도의 살인 혐의 구속영장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경찰, 의료진 증거 인멸 의심 ‘임신 36주 낙태’(임신중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수술이 이뤄진 병원의 원장과 집도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낙태 수술을 한 경험담을 유튜브에 올린 20대 여성 A씨를 수술한 산부인과 병원의 병원장 B씨와 수술을 집도한 의사 C씨 등 2명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앞서 A씨가 지난 6월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임신 36주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자, 보건복지부는 A씨와 수술한 의사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A씨에게 살인 혐의가 적용했고, 수술에 참여한 마취의 1명과 보조 의료인 3명 등 4명에 대해선 살인 방조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B씨 등이 “아이가 이미 사산 상태였다”고 주장하는 만큼, 경찰은 수술 당시 아이의 생존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병원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태블릿, 진료기록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최근 종합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를 포함한 의료 전문가로부터 자문결과를 회신받아 분석 중이다. 경찰은 복지부가 수사를 의뢰하자 의료진이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태아의 시신은 수술 18일 뒤인 지난 7월 13일 화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장에게는 병원 내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 “자궁 밖에서 살수 있는데”…‘36주차 낙태’ 병원장·집도의 ‘살인 혐의’ 구속영장

    “자궁 밖에서 살수 있는데”…‘36주차 낙태’ 병원장·집도의 ‘살인 혐의’ 구속영장

    ‘36주차 낙태(임신중단) 영상’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술이 행해진 병원의 원장과 집도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2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낙태 경험담을 유튜브에 올린 20대 여성 A씨를 수술한 산부인과 병원의 병원장과 수술을 집도한 의사 등 2명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 6월 2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임신인 것을 모르고 있다가 임신 36주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A씨와 수술한 의사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의료진 6명, 유튜버 1명, 환자 알선 브로커 2명 등 총 9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36주 태아는 자궁 밖에서 독립생존이 가능하다. 하지만 만약 의료진이 태아를 일부러 죽게 했다면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 앞서 집도의는 언론에 “아이를 꺼냈을 때 이미 사산된 상태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A씨에게도 살인 혐의가 적용됐으며, 병원장과 집도의 외 다른 의료진 4명은 살인 방조 혐의로 입건됐다. 아울러 병원장에게는 병원 내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은 앞서 병원 압수수색 등으로 휴대전화와 태블릿, 진료기록부를 비롯한 기타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최근 종합병원 산부인과 전문의를 포함한 의료 전문가로부터 자문 결과를 회신받아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 도와주러 왔는데…구급대원 얼굴 차고 1시간 동안 욕설한 60대

    도와주러 왔는데…구급대원 얼굴 차고 1시간 동안 욕설한 60대

    60대 남성 취객이 신고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광주소방본부 특별사법경찰은 이유 없이 구급대원을 폭행한 혐의(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위반)로 60대 남성 A씨를 입건할 예정이다. A씨는 이날 0시 9분쯤 광주 광산구 한 종합병원 응급실 앞 119구급차 안에서 구급대원 B씨의 얼굴 부위를 발로 찼다. B씨는 A씨가 계단에서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A씨는 구급대원들이 병원 이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약 1시간 동안 욕설하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를 제지하기 위해 경찰까지 출동했다. 한해 폭행당하는 119구급대원 300명가해자 절반 이상은 벌금 처분에 그쳐B씨처럼 업무 중 폭행을 당한 119구급대원은 한 해 평균 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공무 중 폭행당한 구급대원은 1501명이었다. 연도별로는 2020년 240명, 2021년 335명, 2022년 384명, 2023년 340명, 올해는 8월까지 202명이었다. 매년 300명 안팎의 구급대원이 근무 중 폭행을 당한 것이다. 같은 기간 구급대원 폭행 혐의로 검거된 가해자는 1166명이었다. 이 중 86명(9.9%)이 징역형을 받았고, 절반 이상인 473명(54%)이 벌금 처분을 받았다. 기소·선고유예는 36명(4.1%), 내사 종결·공소권 없음 등 기타로 분류된 인원은 279명(32%)이었다. 나머지 292명은 수사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 두산, 로보틱스·밥캣 합병비율 재조정… 얼라인 공격 막아낼까

    두산, 로보틱스·밥캣 합병비율 재조정… 얼라인 공격 막아낼까

    개미 반발 업은 행동주의의 공격결국 구조개편 합병비율 재조정“선제 밸류업으로 개미 우군화를”포이즌필 등 경영권 방어 제도 필요“행동주의 성공 땐 기업가치 하락”“기업가치가 저평가됐을 때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격이 활개를 친다. 이에 대응하려면 주주 가치를 중시하는 경영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 최근 주요 그룹들의 경영권을 겨냥한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격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동조를 얻기 쉬운 ‘지배구조 잡음’ 발생 기업들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는 만큼 기업이 선제적으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두산, 행동주의 타깃에 결국 합병안 조정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등 3사 경영진은 21일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온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는 사업 재편안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7월에도 이와 같은 구조 개편을 추진했으나 합병 비율이 일반 주주에게 불리하고 대주주에게만 유리하게 산정됐다는 논란이 일면서 벽에 부딪혔다. 금융감독원도 두산의 구조 개편안이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두산 측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거듭 반려했다. 결국 두산그룹은 지난 8월 합병 추진 원안을 철회했지만, 국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이 균열을 파고들었다. 두산밥캣 지분 1%를 보유한 얼라인은 최근 두산 측에 ‘밥캣과 로보틱스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재추진하지 않겠다고 공표하고, 합병에 투자하려 했던 1조 5000억원을 특별배당금으로 활용하라‘는 내용을 담은 주주서한을 보냈다. 이미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제동까지 확인된 만큼 이를 등에 업고 두산 경영권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이사회를 개최한 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신설법인의 합병 비율을 1대0.043으로 조정한다고 공시했다. 이전에 제시했던 합병 비율은 1대0.031이었다. 이번 정정으로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은 기존 3.1주에서 4.3주로 늘어난다. 두산은 원전과 로봇 등 미래사업 동력 확보 차원에서 구조 재편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조정안에 대해서도 개미 반응이 냉담한 가운데 얼라인 측의 압박도 이어질 기세여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밸류업이 행동주의 막는 최상의 방패” 전문가들은 두산의 사례에서도 확인되듯 애초 기업이 선제적으로 밸류업에 나서 일반 주주를 우군으로 만들고 행동주의 펀드가 파고들 빌미를 차단할 것을 제안했다. 조명현(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행동주의 펀드가 개입하는 기업들은 기업가치 저평가와 같은 지배구조상 약점이 노출된 경우가 많다”면서 “결국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 경영진이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이 외부 세력의 간섭과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사전 차단하는 최선의 방어책”이라고 강조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과 이에 따른 갈등 상황 발생에 대응하는 비용에 앞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장기적 관점으로 주주환원 확대 등 주주를 위한 투자와 고민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동시에 기업에 방패도 쥐여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재계에서는 행동주의 펀드 등 외부 자본의 기업 경영권 흔들기가 빈번해짐에 따라 차등의결권·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차등의결권은 주당 부여되는 의결권 수가 다른 주식을 의미한다. 경영자 등이 보유한 특정 주식에 2개 이상의 의결권을 부여하거나, 반대로 특정 주주에겐 의결권을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 포이즌필은 특정 주주가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게 될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인수자의 지분을 희석하는 방식이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시행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은 제도다. 유정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제도 팀장은 “우리 경영계는 외부의 경영권 공격이 들어오면 유일한 방어수단이 자사주 매입뿐인데, 이는 상당한 고비용·저효율 대책”이라면서 “이제라도 미비한 기업 경영권 보호망 도입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협은 이날 ‘행동주의 캠페인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캠페인이 성공한 기업의 경우 4년 이후 기업가치가 캠페인 이전보다 하락하며 저평가가 심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00년 이후 행동주의 캠페인을 겪은 미국 상장사 97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행동주의 캠페인이 성공, 실패한 기업은 각각 549개사, 421개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행동주의 대상이 된 기업의 가치를 100으로 가정했을 때 캠페인 성공 시 3년 이내에는 해당 기업들의 가치가 83.9%에서 85.3%로 상승했지만 공격 성공 4년 이후 기업가치는 다시 2.4% 포인트 하락한 82.9%로 떨어졌다.
  • 자사주 매입 길 다시 열린 고려아연…경영권 분쟁, 결국 장기전으로 간다

    자사주 매입 길 다시 열린 고려아연…경영권 분쟁, 결국 장기전으로 간다

    양측 내일까지 의결권 확보 총력전롤러코스터 주가 6% 뛰어 87만원 법원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또다시 기각했다. 이로써 수세에 몰렸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고려아연 자사주를 매입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됐다. 양측 모두 의결권 기준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으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 김상훈)는 21일 영풍이 최 회장 측을 상대로 낸 자사주 공개 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결정으로 고려아연은 23일까지 자사주 공개 매수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결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자기주식 취득 공개 매수를 완료하고,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해 영풍·MBK 연합의 적대적 인수합병(M&A)과 국가 기간산업 훼손을 막아 내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영풍·MBK 측은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함과 동시에 향후 손해배상 청구, 업무상 배임 등 본안 소송을 통해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에게 자기주식 공개 매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계획”이라며 본안 소송으로 자기주식 공개 매수의 위법성을 밝히기 위한 다툼을 이어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는 2차례나 법원에서 기각 판결을 받고도 본안 소송 운운하며 아무런 반성이나 부끄럼 없이 파렴치한 행위를 이어 가고 있다”며 “영풍과 MBK의 명백한 사기적 부정거래와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 금융감독원 진정을 포함, 민형사상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가처분 결정은 양측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각자 자금을 동원한 주식 공개 매수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영풍·MBK 연합 측은 지난 14일 끝난 공개 매수를 통해 주당 83만원에 지분 5.34%를 확보, 지분율을 38.47%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최 회장 측은 기존 우호 지분 34.0%에 베인캐피탈의 공개 매수 목표 물량 2.5%를 더할 경우 지분율을 약 36.5%까지 올릴 수 있어 영풍·MBK 연합과의 차이가 2% 포인트 안쪽으로 좁혀진다. 고려아연이 이번 공개 매수를 통해 남은 유통 주식 추정 물량 14.83%를 모두 매입해 전량 소각한다고 가정할 경우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고려아연 약 44.1%, 영풍·MBK 연합 약 46.5%로 추산된다. 어느 쪽도 지분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지분 추가 매수 및 우호 지분 확보를 통한 경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영풍·MBK 연합은 조만간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추가 이사를 선임하는 등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현대차그룹, 한화, LG화학 등 기존 우호 지분을 지키면서 추가 협력을 끌어내고,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평가받는 국민연금(7.83%)의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 싸움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가처분 결과가 나온 후 주가도 급등했다. 전날 82만 4000원에 마감했던 고려아연 주가는 한때 88만 9000원까지 오른 뒤 전날보다 6.43% 오른 87만 7000원에 마감했다.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 매수 가격은 89만원이다.
  • 원주 중앙고속도로서 4중 추돌…9명 중경상

    원주 중앙고속도로서 4중 추돌…9명 중경상

    21일 오후 2시 43분쯤 중앙고속도로 원주방향 남원주IC 인근에서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K5 승용차에 타고 있던 70대 남성과 3.5t트럭 운전자가 중상을 입고 원주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외 K5 운전자와 SM3, 벤츠에 타고 있던 운전자, 동승자 등 7명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산재병원 ‘과부하’…특진 받으려면 ‘반년’ 대기

    산재병원 ‘과부하’…특진 받으려면 ‘반년’ 대기

    업무상 질병으로 산업재해를 받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특별진찰(특진)이 지연되면서 근로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이 근로복지공단(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특진 의뢰 건수는 2만 1022건에 달했다. 지난해(2만 5356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2만건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8월 기준을 고려할 때 올해 3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진은 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했을 때 업무와 질병 간 연관성을 조사하는 제도로 공단 소속 병원과 산재보험 의료기관 중 상급종합병원 또는 종합병원에서 받을 수 있다. 근골격계 질병은 공단 병의원 9곳과 민간병원 3곳 등 12곳에서, 소음성난청은 공단 병의원 11곳에서 특진이 가능하다. 소음성 난청은 산재 신청자 모두 특진을 받아야 하고 근골격계 질병은 용접공·일용직·요식업 등 특정 업종 종사자와 폐업 사업자 등이 대상이다. 특진 대상이 늘면서 소요일수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특진 대기 일이 164.1일로 2019년(80.3일)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특진을 받기 위해 반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질환별로는 근골격계 질병 소요일수가 148.4일로 1년 전보다 30.5일, 소음성 난청은 180.1일로 8.8일 늘었다. 진찰 완료 건수는 1만 6516건으로 의뢰 건수의 78,6%로 5000건 차이가 발생했다. 김 의원은 산재병원의 ‘과부하’를 지적하며 현장에서 특진이 늦어지면서 산재 신청을 포기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제조업 근로자로 특진을 신청한 A씨는 올해 5월 31일까지 특진 날짜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특진 소요일수가 늘어나면 휴직 기간이 짧은 근로자는 치료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며 “업무상 질병을 얻고도 특진이 늦어져 고통받지 않도록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경영권 공격 느는데… 국회는 지배구조 규제법 21건 발의

    경영권 공격 느는데… 국회는 지배구조 규제법 21건 발의

    2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22대 국회가 개원한 뒤 발의된 상법 개정안 26건 중 21건은 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에 해당한다. 한국경제인협회 등 8개 경제단체는 “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이 입법화되면 먼저 이사에 대한 배임죄 고발, 손해배상책임 소송 등 남소(소송을 남발하는 것)의 가능성을 높여 기업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산업 진출과 대규모 설비투자 등을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우리기업에 대한 경영권 공격을 증가시켜 기업을 부실하게 만들고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중점 발의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를 골자로 한다.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해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상법 382조 3에서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함으로써 일반 주주의 이익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선 지배주주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재계에선 해당 법이 기업의 지배구조를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들에 우리 기업을 공격할 수 있도록 빌미를 주는 조치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미국의 경우에도 이사와 주주 간 거래나 회사 합병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를 인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22대 국회 첫 정기국회의 본격적인 법안 심사를 앞두고 국회가 주목해야 할 23개 입법 과제를 건의하면서 “국회에 제출된 기업지배구조 규제강화 법안의 내용들은 세계 유례를 찾기 힘든 규제로, 입법될 경우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불가능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상법 개정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7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계부처가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고, 합리적인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 LCC 뛰어든 대명소노… ‘서준혁호’ 리조트·항공 시너지 낼까[재계 인사이드]

    LCC 뛰어든 대명소노… ‘서준혁호’ 리조트·항공 시너지 낼까[재계 인사이드]

    티웨이항공에 이어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항공업계에서 존재감이 급등한 ‘서준혁호’ 대명소노그룹에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항공 및 레저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명소노그룹의 항공사 지분 인수 배경에는 지난해 1월 부회장에서 승진한 오너 2세 서준혁(44)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창립 45주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86위에 이름을 올리며 대기업에 합류한 대명소노그룹이 해외여행 급증 트렌드에 맞춰 항공·리조트 융합에 따른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그룹의 지주사 격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15일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인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약 22%의 절반을 471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잔여 지분에 대해서도 콜옵션을 확보해 거래를 마무리할 경우 지분 약 22%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 지난해에는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27.77%)로 올라선 바 있다. 서 회장은 대명소노그룹 창업주인 고 서홍송 회장의 장남으로 2007년 대명레저산업(현 소노인터내셔널)의 신사업본부장으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해 2023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의 합류 이후 그룹은 일찌감치 항공과 해외 리조트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 2010년 당시 대명리조트그룹은 에어아시아의 국내 영업권을 획득했고, 서 회장이 대명엔터프라이즈(현 대명소노시즌) 대표로 취임한 2011년에는 티웨이항공이 매물로 나오자 인수협상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2019년 베트남 ‘소노벨 하이퐁 리조트’ 위탁 운영을 시작으로 2022년 미국 워싱턴 ‘노르망디 호텔’, 2023년 미국 뉴욕 ‘시포트 호텔’, 2024년 프랑스 파리 ‘호텔 담데자르’ 및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도 잇따라 인수하며 해외 진출에 속도를 냈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1대 주주로 올라선 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처럼 두 항공사를 합병시킬 것이란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다만 항공과 리조트 산업의 융합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또 두 항공사를 모두 인수하는 것은 재무적으로도 부담이 크다. 우선 2대 주주로 레저 사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하면서 시간을 두고 한 곳을 취사선택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서 회장은 2011년에도 비싼 가격에 부딪혀 티웨이항공 인수를 철회하는 등 숫자에 밝고 신중한 성향으로 알려졌다.
  • 밸류업 외치고 뒤로는 먹튀… 기업 흔드는 ‘1% 주주 본색’

    밸류업 외치고 뒤로는 먹튀… 기업 흔드는 ‘1% 주주 본색’

    얼라인, 두산밥캣에 주주서한1조 5000억 특별배당 등 압박 1%의 지분으로 경영권 개입을 시도하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통상 ‘주주가치 제고(밸류업)’를 명분으로 내세운 주주제안 활동이 펀드들의 단기 수익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기업의 장기 투자를 막고 경영권을 흔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두산그룹의 건설기계 장비 계열사 두산밥캣에 1조 5000억원 규모 특별배당 요구 등을 담은 주주서한을 발송했다고 20일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두산밥캣 주식 100만 3500주(발행주식총수의 1.0%)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총회 6개월 전부터 의결권 있는 상장회사 주식 1% 이상을 가진 주주는 주총에서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날 주주서한 발송 사실을 공개하며 앞서 두산그룹이 추진했던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안과 관련해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재추진하지 않을 것을 공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두산밥캣 이사회가 다음달 15일까지 주주서한에 대한 답변을 공시, 기업설명(IR), 언론 등 공개적인 방식으로 내놔야 한다고 못박았다. 이창환 대표가 이끄는 얼라인파트너스는 앞서 JB금융지주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의 지분을 사들인 뒤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워 다른 주주와 손잡고 주주제안을 했지만 목표는 단기 차익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SM엔터와 관련해 “새로운 거버넌스(지배구조)로 성장을 돕겠다”며 주주들에게 장기 투자를 권유한 뒤 정작 그해 3월 SM엔터 주식을 전량 매각해 9억 6000만원 규모의 수익을 거두고 떠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SM엔터는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고 갈등 끝에 카카오에 인수된 상황이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주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처럼 대주주들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이란 깃발을 들고 개미들의 호응 속에 세 규합에 나선다. 바야흐로 국내 재계가 3~4세로 내려오면서 지배주주의 보유 지분이 높지 않은 점은 이들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들은 하나같이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율 확대’를 강조하지만 대부분 빠르게 수익을 실현한 뒤 또 다른 먹잇감을 찾아 떠난다”면서 “이들 행동주의가 소액주주들과 연합해 경영권에 개입하면 기업의 장기 투자 결정과 지속 가능성을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의 투자 전문 회사이자 중간 지주사 SK스퀘어는 최근 영국 기반 행동주의 펀드인 팰리서캐피탈의 공격을 받고 있다. 이들은 SK스퀘어에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확대, 이사회 멤버 교체 등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팰리서캐피탈은 과거 삼성물산을 공격한 엘리엇 출신 제임스 스미스가 2021년 출범시킨 헤지펀드다. 행동주의 펀드의 목표는 주가를 올린 뒤 차익을 실현해 떠나는 것이고, 공격당한 기업은 이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써야 한다. 2003년 SK그룹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던 소버린 사태가 대표적이다. 당시 SK그룹은 SK㈜ 지분 14.99%를 매입해 2대 주주에 오른 영국계 펀드 소버린이 최태원 회장 퇴진과 지배구조 개선 등 전방위 압박을 펴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 확보에 약 1조원의 비용을 쏟아부어야 했다. 소버린은 배당금 등을 모두 합쳐 1조원 규모의 차익을 거두고 떠났다. 팰리서 측은 앞서 지난 3월 삼성물산 주총을 앞두고는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 안다자산운용 등 행동주의 펀드들과 공조해 삼성물산 경영진을 공격하기도 했다. 당시 삼성물산 지분 0.62%를 보유해 주주제안권이 없었던 팰리서 측은 다른 행동주의 펀드들과 규합하며 “주총에 대한 이사회의 제안과 권고안에서 삼성물산이 (주주환원을 개선할) 충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증거를 거의 찾을 수 없다”고 공세에 나섰다. 아울러 KT&G는 수년째 국내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공격을 받고 있다. FCP는 최근 KT&G의 자회사인 KGC인삼공사를 1조 90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의향서를 발송하며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KT&G는 매각 가능성을 일축한 상태지만 공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FCP의 매각 종용 공세는 KGC인삼공사를 팔도록 하는 것보다 회사의 저평가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이사진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산업본부장은 “내년 3~4월 주총 시즌을 겨냥한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은 더욱 다양한 형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며 “우리나라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와 보호 정책보다는 기업 규제 중심의 법안과 정책이 이어지면서 해외 행동주의 펀드들의 먹잇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 [단독] ‘빅5’ 적립금 1조… 의사 대신 병상 늘렸다

    [단독] ‘빅5’ 적립금 1조… 의사 대신 병상 늘렸다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이 건물과 토지 매입 등을 위해 적립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이 3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이 쌓은 고유목적금만 8679억원으로 전체의 3분의1 수준으로 파악됐다. 상급종합병원들이 고유목적금을 활용해 병원 증축이나 분원 설립 등에만 몰두하고 의료 인력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다가 의료대란이 터지자 건강보험 선지급금 등 공적 지원을 받아 가고 있는 것이다. 20일 서울신문이 보건산업진흥원 공시정보를 활용해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의 고유목적금을 분석한 결과 2023년 2월 기준 적립금 총액은 3조 371억 8400만원으로 평균 646억 2100만원이었다. 고유목적금은 비영리법인이 시설 투자나 교육 등의 목적으로 진료 수익의 일정액을 떼어 적립하는 돈이다. 연세세브란스병원이 6149억원, 서울대병원 2168억원, 분당서울대병원 2471억원, 삼성서울병원 362억원, 서울성모병원이 800만원을 적립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의료발전준비금 형태로 적립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연세세브란스병원은 5551억원, 서울대병원은 1939억원, 분당서울대병원은 2717억원을 쌓아 놓았다. 이렇게 적립한 돈은 주로 외형 확대에 쓰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병상은 2014년 4만 4363병상에서 2022년 4만 8057병상으로 8.3% 늘었으며, 이 기간 빅5 병원은 9823병상에서 1만 577병상으로 7.7% 증가했다. 서울아산(인천 청라)·세브란스(인천 송도)·서울대(경기 시흥)병원 등이 수도권 분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인력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의료의 질’과 직결된 의사 수는 쪼그라들고 있다. 전체 의사 중 상급종합병원 의사 비중은 2014년 22.9%(2만 1308명)에서 지난해 20.4%(2만 3346명)로 줄었다. 반면 블랙홀처럼 지방 환자를 빨아들이면서 내원 환자는 2015년 700만명에서 지난해 840만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급종합병원 의사 1인이 맡은 외래 및 입원 환자는 2014년 337명에서 2022년 370명으로 불어났고 진료 시간은 짧아졌다. 이들 병원은 전공의들의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 수익을 극대화하다가 지난 2월 의정갈등 이후 경영난을 호소하며 건강보험 재정에서 선지급금을 받아 가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이 674억원, 서울아산병원 1106억원, 연세세브란스병원 879억원, 삼성서울병원 858억원, 서울성모병원은 472억원을 받았다. 의료계 관계자는 “고유목적금을 움켜쥐고 몸집 불리는 데만 투자하다 정부에 돈을 요구하는 모양새”라며 “환자를 위한 투자나 교육 등 더 제한된 용처에 쓰도록 고유목적금 관련 규정을 재정비하고 요즘 같은 인력난에는 인건비에 활용할 수 있도록 법인세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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