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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 삼성물산’ 연말까지 부문 독립 체제로

    ‘뉴 삼성물산’ 연말까지 부문 독립 체제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9월 출범하는 합병 회사(이하 ‘통합 삼성물산’)의 사령탑을 누가 맡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얼굴인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17일 시가총액(33조 8661억원) 기준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2위 기업(공기업 제외)이 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한 통합 삼성물산은 건설·상사·패션·리조트·식음료·바이오를 아우르는 거대 집단으로 한 지붕 세 가족 형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 지붕 세 가족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앞서 2013년 말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인수한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2014년 7월)이란 상호 아래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연말까지는 각 사업부문 사장들이 해당 사업들을 독립적으로 이끄는 형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 삼성물산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 회사 1대 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표이사 회장 직함을 가질지 여부다. 통합 삼성물산이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위상을 가진 만큼 그룹의 대표자로서 총괄적인 지휘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 통합 삼성물산은 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지목한 바이오 사업 관련 계열사를 거느린 대주주(51.2%)인 만큼 바이오 부문 총괄 임원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3월 중국 보아오(博鰲)포럼에서 “삼성은 정보기술(IT), 의학, 바이오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통합 삼성물산에서는 사장 직함을 가진 임원만 6명(제일모직 4명, 삼성물산 2명)이다. 여기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도 포함돼 있다. 통합 삼성물산에서 리조트·골프장·건설(옛 삼성에버랜드) 관련 사업은 지금처럼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대표이사 김봉영 사장이 맡을 전망이다. 이부진 사장은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과 삼성물산 상사부문 경영고문 직함을 계속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역량은 호텔신라의 면세점 사업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가 현대산업개발과 협업한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10일 신규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패션부문은 이서현 사장과 윤주화 대표이사 사장이 투톱 체제를 이어 간다. 이 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부터 시작해 10년 넘게 패션부문에서 기획과 경영전략을 맡아 왔다. 통합 삼성물산은 패션부문에서 합병 시너지 효과로 상사부문의 해외영업 인프라를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통합 삼성물산은 패션부문 매출을 2014년 1조 9000억원에서 2020년 10조원으로 5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한편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가진 제일모직 지분 7.74%는 통합 삼성물산 지분 각각 5.5%로 바뀐다. 이들 삼남매는 지분을 팔거나 계열 분리 없이 당분간 함께 갈 것이란 관측이다. 이부진·이서현 사장이 맡고 있는 패션, 호텔, 광고 등 관련 사업은 그룹이란 울타리 속에 있는 편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19개월 아기보다 작은 엄마 사연

    희귀 질환 때문에 자신의 아기보다 몸집이 훨씬 작은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잉글랜드 버킹엄셔 밀턴케인스에 사는 매리 앤드루스(32)는 자신의 어린 아들 마크보다 키가 두 배 가까이 작다. 생후 19개월 된 마크는 키 81cm, 어머니 매리는 ‘취약성 골절’이라는 희귀 질환 때문에 키가 48cm밖에 되지 않는다. 한창 뛰어놀 때인 마크. 활기 넘치는 아이 덕분에 매리는 뼈가 부러지는 일이 빈번하다. 매리는 “생후 3개월 된 마크의 기저를 갈 때였다”며 “아이가 발버둥치는 바람에 난 넘어졌고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말했다. 거실에서 노는 아이의 모습을 올려다 봐야 하기에 때론 아이가 거인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매리. 하지만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만 있다면 아이가 실수로 내 몸 위에 넘어져 내가 심각하게 다치더라도 그 추억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매리는 뼈가 너무 약해 아이를 안아줄 때도 등과 무릎 위에 쿠션을 받쳐야만 한다. 또 안을 때 힘을 많이 주면 뼈가 부러질 수 있어 꽉 안을 수도 없다고 한다. 지금까지 200번 이상의 골절상을 경험한 매리는 스스로 걷거나 서 있을 수도 없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의 남편 댄(34)과 결혼하고 엄마가 되는 꿈을 이뤘을 때 이보다 더 행복했던 적이 없다고 말한다. 매리는 “내가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마크는 기적의 아이”라면서 “단순히 그가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고 말했다. 또 “부모가 되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 많은 기쁨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마크는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아이다. 매리는 스스로 아이를 낳을 수 없어 처음에는 입양을 계획했다. 하지만 입양 기관들은 그녀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해 거절했다. 그래서 매리와 남편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가질 계획을 세웠고, 부부는 2013년 11월 3.62kg의 건강한 몸무게인 마크를 얻게 됐다. 매리는 “우리는 또 다른 어머니(대리모)가 마크를 대신 낳아줘 감격했다”며 “우리는 그녀에게 크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리가 겪고 있는 취약성 골절은 골형성 부전증이라고도 불린다. 이 질환은 골격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백질인 콜라겐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경우 발생한다. 따라서 매리의 몸은 콜라겐을 충분히 생성하지 못해 뼈가 매우 약하고 성장도 매우 더디다. 그녀는 합병증으로 척추 측만증과 호흡기 장애, 심장 질환도 앓게 됐다고 한다.매리는 “내 어머니는 이미 나와 똑같은 상태였던 오빠 마크를 잃었고 의사들도 내가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리는 기적적으로 회복했고 지난 세월 수차례 목숨을 잃을 위기에도 처했지만 꿋꿋하게 자랐고 이제 한 아이의 어머니로 삶을 살고 있다. 부부는 둘째 아이도 가질 계획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19개월 아기보다 작은 엄마 사연

    19개월 아기보다 작은 엄마 사연

    희귀 질환 때문에 자신의 아기보다 몸집이 훨씬 작은 여성의 사연이 공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잉글랜드 버킹엄셔 밀턴케인스에 사는 매리 앤드루스(32)는 자신의 어린 아들 마크보다 키가 두 배 가까이 작다. 생후 19개월 된 마크는 키 81cm, 어머니 매리는 ‘취약성 골절’이라는 희귀 질환 때문에 키가 48cm밖에 되지 않는다. 한창 뛰어놀 때인 마크. 활기 넘치는 아이 덕분에 매리는 뼈가 부러지는 일이 빈번하다. 매리는 “생후 3개월 된 마크의 기저를 갈 때였다”며 “아이가 발버둥치는 바람에 난 넘어졌고 갈비뼈가 부러졌다”고 말했다. 거실에서 노는 아이의 모습을 올려다 봐야 하기에 때론 아이가 거인처럼 느껴진다고 말하는 매리. 하지만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만 있다면 아이가 실수로 내 몸 위에 넘어져 내가 심각하게 다치더라도 그 추억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매리는 뼈가 너무 약해 아이를 안아줄 때도 등과 무릎 위에 쿠션을 받쳐야만 한다. 또 안을 때 힘을 많이 주면 뼈가 부러질 수 있어 꽉 안을 수도 없다고 한다. 지금까지 200번 이상의 골절상을 경험한 매리는 스스로 걷거나 서 있을 수도 없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의 남편 댄(34)과 결혼하고 엄마가 되는 꿈을 이뤘을 때 이보다 더 행복했던 적이 없다고 말한다. 매리는 “내가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마크는 기적의 아이”라면서 “단순히 그가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고 말했다. 또 “부모가 되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 많은 기쁨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마크는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아이다. 매리는 스스로 아이를 낳을 수 없어 처음에는 입양을 계획했다. 하지만 입양 기관들은 그녀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해 거절했다. 그래서 매리와 남편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가질 계획을 세웠고, 부부는 2013년 11월 3.62kg의 건강한 몸무게인 마크를 얻게 됐다. 매리는 “우리는 또 다른 어머니(대리모)가 마크를 대신 낳아줘 감격했다”며 “우리는 그녀에게 크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리가 겪고 있는 취약성 골절은 골형성 부전증이라고도 불린다. 이 질환은 골격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백질인 콜라겐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경우 발생한다. 따라서 매리의 몸은 콜라겐을 충분히 생성하지 못해 뼈가 매우 약하고 성장도 매우 더디다. 그녀는 합병증으로 척추 측만증과 호흡기 장애, 심장 질환도 앓게 됐다고 한다. 매리는 “내 어머니는 이미 나와 똑같은 상태였던 오빠 마크를 잃었고 의사들도 내가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리는 기적적으로 회복했고 지난 세월 수차례 목숨을 잃을 위기에도 처했지만 꿋꿋하게 자랐고 이제 한 아이의 어머니로 삶을 살고 있다. 부부는 둘째 아이도 가질 계획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단독] “합병 시너지 효과… 5년 뒤 매출 60조원”

    17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안 통과로 새롭게 출범하는 삼성물산은 두 회사의 핵심 역량을 물리적·화학적으로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사장단은 합병 5년 뒤인 2020년에는 매출 60조원과 세전 이익 4조원을 달성하겠다고 호언해 왔다. 두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33조 6000억원이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2020년 예상 매출의 10%인 6조원이 합병에 따른 시너지로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새로운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부문 기업 간 거래(B2B)의 지속적인 성장 ▲패션, 식음·레저 등 기업과 소비자 거래(B2C) 부문의 해외 진출 확대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전략 로드맵을 내놨다. 건설은 토목, 플랜트, 주택 등에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제일모직의 에너지 절감기술, 소방·승강기 등 특화 역량을 물산의 설계·시공 능력에 결합해 삼성만의 차별화를 추구할 계획이다. 상사 부문은 제일모직의 패션, 식음 사업의 경험을 활용해 섬유 및 식량 사업의 확대를 추진한다. 패션 부문은 상사가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타고 해외시장 진출에 나선다. 미래 먹을거리 바이오 부문의 주도권을 선점하는 것도 새 삼성물산의 중요 과제다. 삼성물산은 기업 이익과 시공 역량을 바이오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단독] 분쟁 프리미엄 소멸… 외국인들 너도나도 ‘팔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된 17일 두 회사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한때 전날에 비해 3.61%까지 올랐으나 합병안이 통과된 이후 급락, 낙폭을 키웠다. 결국 전날보다 10.39%(7200원) 떨어진 6만 2100원에 마감됐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소식 발표 이후 상승폭을 그대로 반납한 것에 그치지 않고 발표 당시 주가보다 더 떨어졌다. 개인들이 거래하는 키움증권에서 600만주가량이 거래되면서 이날 거래량은 1400만주를 넘어섰다. 외국인들과 기관은 대거 ‘팔자’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이날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다. 제일모직도 비슷한 흐름을 기록했다. 제일모직 주가는 7.73%(1만 5000원) 내린 17만 9000원에 마감됐다. 거래량도 키움증권에서 많이 나왔다. 분쟁의 ‘프리미엄’이 소멸돼 두 회사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회사의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이날 변동성 완화장치가 3차례나 발동되기도 했다. 변동성 완화장치는 주가가 급등락할 때 투자자들에게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조치다. 발동 직후 2분간 단일가 매매로 거래가 이뤄진다. 계열사 주가도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물산이 17.1%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SDS(-1.57%)는 내린 반면 4.1% 지분을 가진 삼성전자(1.79%)는 올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삼성물산 합병 완승… 이재용 시대 열다

    삼성물산 합병 완승… 이재용 시대 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마지막 관문인 주주총회를 통과함에 따라 삼성의 ‘이재용 시대’가 본격화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합병 회사의 최대 주주(16.5%)가 돼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게 됐다. 삼성물산은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69.53%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삼성물산 지분 7.12%를 가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지난 한 달여 동안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며 합병 저지 시도를 벌였지만 삼성이 여유 있는 표차로 완승을 거둔 셈이다. 이날 주주 참석률은 84.73%로 삼성의 다른 주총 평균 참석률(60%)보다 크게 높았다. 전체 주식 수(1억 5621만 7764주)에 대비한 합병 찬성률은 58.91%였다. 제일모직도 이날 100%의 찬성률로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삼성물산이 70%에 육박하는 찬성표로 합병을 가결시킨 것은 이번 표결의 승부처로 주목된 소액주주(24.33%)와 외국인 투자자(33.53%)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주총 전까지 삼성물산의 우호 지분은 삼성 특수관계인(13.92%), ‘백기사’로 나선 KCC(5.96%), 국민연금(11.21%), 국민연금 이외의 국내 기관(11.05%)까지 모두 42.14%로 관측돼 왔다. 그러나 투표 결과로 볼 때 이들 외에도 외국인과 소액주주의 16.77%가 삼성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국제의결권자문기구(ISS) 등은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하다며 반대표를 권고했으나 외국인과 소액주주 중 상당수가 합병을 지지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가운데 장기 투자 성과를 중시하는 인덱스·뮤추얼펀드 중심의 투자 기관들이 헤지펀드들과는 달리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며 “외국계 행동주의 투기자본으로부터 국민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소액주주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엘리엇이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 등 주식을 주주에게 배당으로 달라며 주주제안한 현물 배당 건과 현물 중간배당 건도 모두 부결됐다. 엘리엇은 이날 주총이 끝난 뒤 “실망스럽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며 추가 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날 주총 결의에 따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9월 1일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한다.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서 미래 먹을거리 사업을 주도해 그룹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단독] [엘리엇 사태의 교훈-기업도 변해야 산다]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하라

    [단독] [엘리엇 사태의 교훈-기업도 변해야 산다]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하라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삼성과 엘리엇의 결투’가 17일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기습 공격은 ‘투기자본이 대한민국 대표 기업을 먹으려 한다’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기업도 바뀌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2003년 ‘소버린 사태’나 2006년 ‘칼 아이컨 사태’ 등 해외자본에 국내 기업이 공격당할 때마다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의 필요성이 강력히 제기됐음에도 지금껏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것은 주주 친화적이지 않은 국내 기업 문화에도 큰 원인이 있다.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지 세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매각 입찰 결과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주인으로 낙점됐다. 낙찰가는 무려 10조 5500억원으로 감정가의 3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현대차 측은 “(오너인) 정몽구 회장의 통 큰 결단”이라고 강조했지만 나라 안팎에서 “주주 이익을 무시했다”는 후폭풍이 일었다. 이사회 배임 논란까지 불거졌다. 당시 25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반 토막(17일 종가 12만 3500원) 났다. # 2013년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은 연봉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러자 연간 수십억원을 받는 재벌 총수들의 이름이 슬그머니 등기임원 명단에서 사라졌다. 올해도 10대 대기업 가운데 LG와 롯데를 제외하고 오너 경영인이 계열사 등기임원인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등기임원이 아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등기임원 보수를 공개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 직전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이들은 법적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전체 주주가 아닌 특정 1인(지배주주)의 막대한 권한과 이익을 보여 주는 사례들이다. 이런 지배구조의 불투명성과 그로 인한 취약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제2의 엘리엇’에 공격당할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 ‘위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위장된 축복이란 외환위기가 우리 경제에 하나의 발전 계기가 된 것처럼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대주주 책임경영을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이번 엘리엇 사태는 우리 기업 지배구조의 혈을 찔린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한고비 넘겼다고 나태하게 생각하다가는 회복 불가능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삼성도 반성해야 한다. 냉정하게 따져 보면 이런 합병 비율이 주주들에게 어떻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합병 전 삼성물산 주가를 보면 시장가만큼도 인정을 받지 못했다”며 “책임 있는 경영진이라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고 모두 물러났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기획팀장은 “앞으로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 논의가 활발해질 텐데 지금처럼 재벌 총수들이 제왕적 행태를 계속하면서 (방어 수단만) 달라고 하면 오히려 반대 논거만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어 수단에 대해서도 좀 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팀장은 “(주식에 따라 의결권을 달리 부여하는) 차등의결권의 경우 중소기업이나 신생 벤처기업에 적합하다”면서 “선진국도 창업자 1세대에만 적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대기업처럼 이미 오래전 상장된 회사에 도입을 거론하는 것은 오히려 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 시장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불신을 심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기관투자가협의회는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차등의결권 도입 기업의 상장을 금지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은 등기 여부와 상관없이 최고경영자(CEO), 재무책임자(CFO), 보수 총액 기준 상위 3명의 연봉을 의무공시한다. 프랑스는 국영기업 임원의 연봉을 45만 유로(약 5억 6000만원)로 제한하고 있다. 홍콩이나 중국 상장기업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 투자를 하거나 이해관계자와 거래(내부 거래)를 할 때면 주총 승인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사회 결정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투명한 지배구조는 소버린(2003), 헤르메스(2004), 칼 아이컨(2006) 등 헤지펀드 공격으로 우리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난 뒤에도 왜 경영권 방어 수단 도입이 무산됐는지를 보여 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주주의 지분에 비해 통제하는 회사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 소유와 지배 간에 괴리가 생긴다”며 “이를 정리하지 않고 경영권 방어제도를 도입하는 건 지배주주가 적은 지분으로 회사를 쥐락펴락하는 것을 합리화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승계 문제와 순환출자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재벌 지분구조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올해 6월부터 상장기업에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일반 재무제표는 물론 지배구조에 관계된 비재무정보, 공시 이외 정보도 적극 제공해야 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엘리엇 “실망스럽다”… 추가 소송 예고

    “수많은 독립 주주들의 희망에도 합병안이 승인돼 실망스럽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 저지에 실패한 뒤 이같이 밝히고 추가 소송 제기 등 장외 투쟁을 이어 갈 것을 예고했다. 업계는 엘리엇이 ‘합병 무효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심문에서 “불공정한 합병 비율은 합병 무효 소송의 원인이 되고 소가 제기되면 합병 무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의결권委 안 거친 국민연금 제소 가능성 이번 합병에 변수로 작용한 국민연금 등 ‘제3자’로 소송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엘리엇은 최근 국민연금이 의결권전문위원회를 열지 않은 사실을 문제 삼고 합병에 찬성하면 소송을 낼 수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국민연금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ISD 제기 힘들어… 사외이사 요구설도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등 법적 분쟁을 국외로 끌고 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엘리엇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투자책임자는 최근 국내의 한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ISD 제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소액주주나 다른 기관과 연대해 합병 법인에 엘리엇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외이사를 넣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과거 행동주의 펀드의 사례를 살펴보면 사외이사를 한 명이라도 진입시켜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일이 많았다. 다만 현재 엘리엇의 삼성물산 지분(7.12%)은 1대0.35의 합병 비율에 따라 합병 법인에서는 2.03%로 낮아져 경영에 참여해 실질적인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오뚝이’ 팬택

    청산 위기에 몰렸던 팬택이 옵티스 컨소시엄과 인수·합병(M&A) 본계약 체결에 성공하면서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과 팬택은 17일 쏠리드 판교 사옥에서 M&A 본계약을 체결했다. 변양균 옵티스 회장은 이날 인수 본계약 체결식에서 “팬택의 꿈은 대한민국의 꿈이다. 반드시 살려 내겠다”며 “팬택과 우리 모두를 묶어서 인도네시아에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팬택은 지난해 3월 2차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세 차례 매각 시도가 모두 무산되면서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했으나 옵티스가 팬택 인수계획을 밝히며 회생 가능성이 열렸다. 이후 옵티스는 팬택에 대해 실사를 했고,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윤준 수석부장)가 이날 이번 M&A 투자 계약 체결을 허가하면서 계약이 성사됐다. 팬택 인수금액은 4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쏠리드와 옵티스는 전체 직원 1200여명 중 최소 400명 이상을 승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쏠리드와 옵티스는 오는 9월 초까지 인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들은 8월 말로 예정된 ‘관계인 집회’가 열리기 전까지 인수대금 400억원을 지불해야 해 자금 마련의 문제는 남아 있다. 옵티스는 광디스크드라이브(ODD) 등을 제조하는 통신장비업체로 지난해 20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쏠리드는 이동통신용 광중계기와 무선통신장비 부문의 국내 1위 업체로 지난해 매출 1830억원을 기록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이재용, 통합 물산 통해 전자·생명 지배… ‘실용·바이오’ 뜬다

    이재용, 통합 물산 통해 전자·생명 지배… ‘실용·바이오’ 뜬다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주총을 통과한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시대가 본격화됐음을 의미한다. 이번 합병으로 이 부회장이 통합 법인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지분율을 근거로 한 실질적인 지배주주가 되기 때문이다. ●전자·SDS 합병 땐 이재용 지배력 더 굳어져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회사에서 16.5%의 지분을 보유해 1대 주주가 된다. 그가 이날 현재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하지만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에 영향력을 갖게 돼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이건희 회장이 맡아 온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리를 이어받은 것이 경영권 승계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성사는 이 부회장이 실질적인 지배력을 갖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합병 후 단순화된 지배구조에서도 이 부회장의 강화된 위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기존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에서 ‘이재용 부회장→합병 회사(통합 후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다른 삼성 계열사’ 구조로 바뀐다. 2013년 이 부회장이 25.1%를 보유하던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본격화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향후 삼성전자와 삼성SDS 합병 추진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합병 회사는 삼성의 얼굴인 사업형 지주회사의 위상을 갖는다. 제일모직 쪽에서 주도하는 바이오제약 계열의 신사업은 향후 합병 회사를 중심으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모태 상징성 고려… 합병 회사는 ‘삼성물산’ 합병 반대 주주는 이날부터 다음달 6일까지 회사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보다 주가가 높으면 대규모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지 않는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주가는 합병안 통과 이후 각각 7.73%와 10.39% 폭락했으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합병 회사 이름은 삼성물산으로 한다. 삼성물산이 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1938년 설립)의 전신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서다. 합병 법인은 9월 4일 기업결합신고와 합병등기를 완결하고 9월 15일 합병신주를 상장한다.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의 지분은 합병 전 각각 제일모직 7.8%에서 합병 후 각각 합병 회사 5.5%로 바뀐다. 합병 회사에 대한 전체 오너 일가 지분 합계는 30.4%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합병 실패 땐 엔지니어링처럼 될 것” “헐값에 물산 합병… 다른 의도 있어”

    “합병 실패 땐 엔지니어링처럼 될 것” “헐값에 물산 합병… 다른 의도 있어”

    “합병에 실패해서 엔지니어링이나 중공업처럼 되는 것을 보고 싶으십니까. 본 주주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을 원안대로 진행하는 데 찬성합니다.” “터무니없는 헐값에 삼성물산을 제일모직에 넘기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겁니다. 불공정한 합병에 대한 반대표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7일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을 놓고 삼성물산 주주들 간의 목소리가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날 주총에는 평소보다 많은 500여명의 주주가 몰렸다. 삼성물산 측은 예상보다 많은 주주가 모이자 4층에 추가로 자리를 마련했다. 주총은 중복 위임자가 많아 확인 절차가 길어지면서 예정된 오전 9시 개회 시간보다 30여분이 지체됐다. 주총 의장은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가 맡았다. 엘리엇은 주주 발언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엘리엇의 대리인인 법무법인 넥서스의 최영익 변호사는 합병 비율을 문제 삼으며 “엘리엇은 오로지 동등하고 공정한 거래로 합병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결권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엘리엇 측은 1.4%의 지분을 가진 이건희 회장의 위임장이 법적 문제가 없는지를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이건희 회장의 의결권은 포괄위임돼 있다”면서 “병중이라도 영향이 없다”고 일축했다. 오전 11시쯤 시작한 투표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주주들과 삼성물산 직원들은 1시간가량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엘리엇 측과 한성규 주주 대표, 법원에서 지정한 검사인이 검표 현장을 지켰다. 찬성표 69.53%, 반대표 14.04%. 압도적인 표 차이로 합병안이 통과되자 주주들 사이에서 박수와 탄식이 교차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사설] 삼성물산 주총이 남긴 것

    삼성물산이 어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을 가결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박빙의 결과가 예상됐지만 승부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합병안에 대한 찬성률이 무려 69.53%를 기록했다. 엘리엇이 제안한 현물배당안과 중간배당안도 모두 부결됐다. 삼성의 ‘압승’으로 평가된다. 대한민국의 대표 기업이 외국 투기 자본에 휘둘려서야 되겠느냐며 애국심에 호소했던 삼성의 전략이 소액주주들에게 먹혀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의 핵심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있다. 이번에 합병이 통과되면서 삼성의 지배구조 변화와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도 큰 그림은 완성됐다. 이 부회장은 실질적 그룹의 지주회사인 통합 삼성물산에서 16.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를 통해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복잡했던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도 ‘삼성물산→삼성생명·전자’로 단순해졌다. 이번 합병 작업이 3세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편법으로 추진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도 삼성 측은 곱씹어 봐야 한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기업 실적보다는 오너를 위한 승계 구조를 만들기에 더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해외 투자자들의 평가가 나오는 것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 합병이 남긴 또 하나의 교훈은 엘리엇의 대대적인 공세에 삼성이 흔들린 데서 보듯 우리 기업이 더는 외국계 투기 자본의 놀이터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취약한 지배구조와 비효율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헤지펀드의 만만한 표적이 되고 있다. 투기 자본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선진국처럼 경영권 방어장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차등의결권, 주식 저가매수권 등의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기다. 현 상태로는 삼성뿐 아니라 다른 국내 기업들도 언제든 외국 투기 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경영권 방어 제도를 도입하기 이전에 3~4% 남짓한 소수의 지분율로 전체 그룹을 좌지우지하는 기형적인 기업 지배구조부터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삼성물산이 이번 합병에 앞서 주주권익위원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더욱 높이고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 합병 오늘 결판… 주총 표심 삼성에 유리한 듯

    합병 오늘 결판… 주총 표심 삼성에 유리한 듯

    삼성과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앞두고 임시 주주총회에서 일합을 겨룬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17일 각각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와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콘퍼런스홀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두 회사 합병계약 승인 안건을 주주 결의에 부친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양 사는 지난 5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날 주총에서 승인 절차를 거쳐 합병을 마무리한다. 합병이 통과되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9월 1일자로 합친다. 합병 후 회사는 삼성의 얼굴인 지주회사가 된다. 명칭은 삼성그룹의 창업 정신을 승계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쓸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합병 전 제일모직 23.2%에서 합병 후 삼성물산 16.5%를 보유하게 돼 합병 후 회사 1대 주주로 삼성전자 등 그룹에 대한 지배를 강화한다. 양사가 합병하면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기존의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에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된다. 2013년부터 진행돼 온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는 셈이다. 삼성물산은 이날도 일간지 등 언론에 표결권 위임을 요청하는 광고문을 게재하는 등 소액주주들의 표를 공략하는 데 힘을 모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필수 과제여서 다른 대안을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판세는 삼성에 나쁘지 않다. 합병안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주주 참석률이 80%에 달할 것으로 가정할 때 삼성이 주총 합병안 통과를 위해 필요한 최소 지분은 53.3%다. 삼성은 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지분(13.82%)과 삼성물산의 ‘백기사’로 나선 KCC(5.96%), 국민연금(11.21%) 이외에도 국내 기관투자가(11.05%) 표심 대부분을 확보하고 있다. 엘리엇(7.12%)을 제외한 외국인 투자자(26.41%)와 소액주주(24.43%) 중 상당수도 삼성에 위임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엘리엇이 삼성물산 등을 상대로 항고한 ‘주주총회 결의 금지’ 및 ‘KCC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이 1심과 같이 모두 기각돼 우호 여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삼성 측의 시각이다. 엘리엇은 비슷한 성향의 헤지펀드로 알려진 메이슨캐피털(2.2%)을 비롯해 일부 외국인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국제의결권자문기관(ISS) 등이 합병 반대 권고를 내린 영향으로 상당수 외국인 투자자 지분은 엘리엇 쪽으로 기울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주주 참석률을 80%로 가정할 때 부결에 필요한 지분은 26.7%다. 엘리엇 폴 싱어 회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직접 출연해 삼성물산 합병비율이 부당하다고 재차 강조하며 반대표 결집에 나섰다. 그는 “기업을 적정 가치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도로 반대에 나섰던 것”이라면서 “합병은 주주 표결을 통과해야 성사되기에 (이미 패소한) 법적 사항뿐만 아니라 투표에도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그룹의 엘리엇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도 선진국처럼 경영권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속보] 삼성물산 주주총회 개최…합병안 상정, 곧 표결 시작

    [속보] 삼성물산 주주총회 개최…합병안 상정, 곧 표결 시작

    삼성물산이 17일 오전 9시 35분쯤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 안건을 주주 결의에 부치는 임시 주주총회를 개회했다. 이날 주총은 제출된 위임장의 출석 주식 수를 확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려 개회가 지체됐다. 주총 의장인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개회 선언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주총…제일모직 주총서 18분 만에 박수로 ‘일사천리’ 통과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주총…제일모직 주총서 18분 만에 박수로 ‘일사천리’ 통과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주총…제일모직 주총서 18분 만에 박수로 ‘일사천리’ 통과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주총 제일모직은 17일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의 합병안을 승인했다. 제일모직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에서 임시 주총을 열어 삼성물산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안을 통과시켰다. 주총 의장을 맡은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인사말에서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의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 삼성물산과의 합병 승인을 위한 동의를 구한다”며 “합병 회사는 건설, 패션, 식음, 레저, 바이오 등 인류의 삶 전반에 걸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며 각 사업부문이 획기전인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는 일반 주주, 기관 투자자 등 430여명이 참석했다. 위임장을 제출한 주주를 포함, 총 2773명(85.8%)이 참여했다. 한 주주가 “상호간 시너지를 통해 초일류기업의 탄생을 기원한다”며 합병계약서 원안대로 통과 의사를 밝히자 제청 의견과 박수가 이어졌다. 윤 사장이 웃으며 “이의 없으십니까? 정말 없으십니까?”라고 재차 물었고 합병안은 18분 만에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다른 안건인 합병회사의 이사 보수한도안, 감사위원 신규 선임안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윤 사장은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나 “주주들께서 원했던 결과라 생각한다”며 “열심히 해서 회사 잘 만들어야죠. 회사 가치를 많이 올리고 주주 여러분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 중인 삼성물산의 주총에 대해서는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으니 잘 될 거라고 본다”고 했다. 한편 삼성물산도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별도로 주총을 열어 합병 안건을 상정했다. 삼성물산 주총에서도 합병안이 통과되면 오는 9월 1일 통합 ‘뉴삼성물산’이 출범하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영기 “대기업 주주친화적으로 변해야”

    황영기 “대기업 주주친화적으로 변해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16일 삼성물산과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분쟁에 대해 “이제 대기업들이 주주 친화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병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일단 삼성을 도와 헤지펀드 공격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분율이 떨어진 재벌 회사를 헤지펀드가 공격해 무너지면 (다른 재벌들은) 투자, 성장, 고용 대신 지배력 강화에 총력을 쏟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엘리엇 공격이 자본시장을 성숙시키는 ‘위장된 축복’이 될 수도 있다며 이번 사례에서 대기업들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회장은 “대기업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이 안 될 정도로 형편없다”며 “장부 가치만큼도 주가가 형성되지 않는 것은 주주들이 불만이 많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합병에 대해 “성적표를 확인해야겠지만 외국인 주주로부터 대부분 반대표를 받았다면 (삼성이) 크게 반성해야 한다”며 “경영을 투명하게 하라는 외국인 주주의 눈높이에 맞추는 경영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엘리엇이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엘리엇이 의결권 관련 기구 등에 조언을 구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결정한 게 소송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앞으로 엘리엇이 이런저런 소송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합병 관련 임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이날 관련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제일모직은 전날보다 5.72%(1만 500원) 오른 19만 4000원에 마감됐다. 삼성물산은 3.43% 오른 반면 삼성물산 우선주는 20.53% 급등했다. 삼성전자(3.81%), 삼성SDS(9.35%) 등도 올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데스크 시각] 주총이 끝나도 삼성이 잊지 말아야 할 것들/주현진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주총이 끝나도 삼성이 잊지 말아야 할 것들/주현진 산업부 차장

    할리우드의 현대판 신데렐라 이야기인 ‘귀여운 여인’(1990년)은 한 기업 사냥꾼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 영화다. 영화 주인공 리처드 기어는 기업 사냥꾼으로 나온다.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M&A 팀을 꾸린 그는 해운회사를 하나 찍어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폭락한 회사 주식을 매집한다. 회사 오너가 이를 막기 위해 해군과 손잡고 군함 건조 사업에 나서려 하자 정치권에 로비해 계획을 무산시킨다. 그의 기업 사냥은 성공하는 듯한 방향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기업 사냥꾼의 목표는 하나뿐이다. 돈이다. 대주주 지배력이 약하면서 시가총액이 자산보다 저평가된 기업을 표적으로 삼는다. 회사 경영권을 위협하는 데 놀란 오너가 방어에 나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긴다. 투자나 고용에는 관심이 없다. 삼성물산 지분 7.12%를 취득하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반대에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는 기업 사냥꾼이다. 해외 기업 사냥꾼이 국내 기업을 괴롭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3년 SK와 소버린 간 분쟁, 2006년 칼 아이칸의 KT&G 지분 매입 등 헤지펀드의 국내 기업 습격 사건은 역사가 깊다. 최근 헤르메스가 삼성정밀화학 주식 5% 이상을 보유했다고 공시한 것도 한국 기업 사냥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엘리엇 사태를 계기로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는 한국이 해외 기업 사냥꾼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엘리엇은 두 회사 합병 결의 여부와 상관없이 목표 차익을 실현할 때까지 삼성을 공격할 수 있다.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을 가진 삼성SDI와 삼성화재 지분을 각각 1%씩을 매입한 것은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다. 영화에서 리처드 기어는 사랑에 빠지면서 적대적 M&A 대신 회사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바꾼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엘리엇 사태가 영화처럼 해피엔딩할 가능성은 없다. 이런 흐름에서 우리도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을 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기업 사냥꾼과 국민기업 보호라는 논리에서만 봐야 하는 것일까. 삼성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기업과 주주 가치가 오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합병의 본질은 오너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7일 주총에서 합병이 통과되면 합병 회사의 1대 주주(16.5%)로서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굳힌다. 반면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은 제일모직보다 두 배 넘는 자산을 가진 삼성물산 주식 1주를 제일모직 주식 0.35주와 바꾸게 된다. 합병 결의 이전 특정 기간 주가를 평균해 산출한 합법적인 합병 비율이지만, 이에 앞서 삼성이 합병에 유리한 쪽으로 주가를 관리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자산 가치를 반영하지 않은 법의 허점을 악용해 상속세금을 줄였다는 비판도 있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배정 등 ‘편법 승계’의 연장선으로 보는 견해가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삼성은 이번 합병안이 주총에서 통과되더라도 잊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애국심’이란 국민 여론에 빚을 지면서 국민연금 등 기관과 많은 소액주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삼성이 이 빚을 꼭 갚길 바란다. jhj@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의사들의 전쟁’

     최근 들어 국내 각급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앉은 자리’에서 질병을 치료한다는 고답적인 의료 개념을 적극적으로 확장한 결과다. 즉, 의료가 더 이상 병원이나 지역에서 보수적으로 영향권을 지키려 해서는 안 된다는 개척적 발상이고, 오는 환자만을 치료하는 과거의 진료권 행사 방식을 뛰어넘는 도발적인 시도다. 이런 변화는 의료의 산업화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가까운 중국 시장을 겨냥했다가 패퇴한 아픈 기억들을 가진 우리지만, 의료의 해외 진출이 의료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개념의 영토 확장, 시장 확장이라는 점에서 가지 않을 수 없는 길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의료 해외진출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의료진이 직접 찾아나섰던 예전의 왕진(往診)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왕진이 아픈 환자만을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였다면, 해외 진출은 환자를 찾아가는 왕진의료의 확대이자 동시에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물론, 이런 의료 수출의 배경에는 단기간에 우뚝하게 성장한 우리의 의료, 그리고 그 의료와 연계된 자본이 존재한다. 사실, 자본이라고 말하는 건 너무 거창하다. 왜냐면, 해외 시장을 열겠다고 독하게 맘 먹고 ‘나라 밖의 전쟁터’에 나서는 의료인들이 가진 자본이라는 ‘전쟁비용’은 국가가 지원하는 정책자금이나 대기업이 책정한 전략예산처럼 거액이 아니다. 그렇다고 병원이 대는 비용도 아니다. 오로지 의사 개인 돈일 뿐이다. 그래서 그들의 각오가 더 비장하고, 그들의 의지가 더 결연하다.  혹자는 “돈 까먹으러 가는 거지”라거나 “돈 많이 벌어놓은 모양이네”라고 쉽게 말하고 마는 의료인들의 그 답 없는 도전, 총성도 없는 살벌한 전쟁의 이면을 들여다 본다. ■찾아오는 환자는 늘었지만…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는 한국브랜드병의원협회(회장 안건영) 주최로 의료 해외진출과 관련한 의미있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한 한림대 정왕교 교수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규제연구센터 김장욱 분석평가실장의 발표를 보면, 우리가 이 시점에서 왜 ‘의료’라는 상품을 들고 마치 ‘기업가’처럼 해외로 나가야 하는 지를 설득력있게 보여 준다.  먼저, 정왕교 교수의 발표를 보자.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12년 15만 9464명이던 것이 2013년에는 21만 1218명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이로 인한 수익은 1030억원이서 3930억원으로 4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내용을 좀 더 상세하게 들여다 보자.  병원 이용 형태(2013년 기준)별로는, 외래진료가 17만 270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입원 2만 137명, 건강검진 1만 8379명 등이었다. 이들이 이용한 병원으로는, 7만 7738명(36.8%)이 상급종합병원을, 5만 2996명(25.1%)이 종합병원을, 4만 6366명(22.0%)이 의원을, 1만 8638명(8.8%)이 병원을 각각 이용해 이들이 전체의 93% 가량을 차지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활약이다. 규모 면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해외 환자 유치율이 22.0%라는 건 의사 수 등 규모의 불리를 이겨냈다는 점에서 ‘선전’이라는 평가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면 환자들의 국적 분포는 어떨까. 역시 중국이 5만 6075명(26.5%)으로 압도적이다. 이어 미국 3만 2750명(15.5%), 러시아 2만 4026명(11.4%), 일본 1만 6849명(8.0%), 몽골 1만 2034명(5.7%)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베트남 카자흐스탄 캐나다 필리핀 영국 호주 우스베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폴 아랍에미레이트 독일 프랑스 등이 0.4∼1.4%대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를 국가별 증감 추이로 분석해 보면 우리 의료에 대한 각 나라별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2011년 1만 9222명에서 5만 6075명으로 3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고, 러시아는 9650명에서 2만 4026명으로 2.5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비해 미국 환자는 약간의 증가 수준이었고, 일본 환자는 2만 2491명에서 1만 6849명으로 오히려 상당히 감소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이 간단한 분석은 우리 의료의 해외 진출이 어느 곳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답은 중국과 러시아다. 사실, 미국 환자는 속을 들여다 보면 실상과는 약간 다르다. 미국에서 직접 우리나라를 찾는 환자라기보다 미국에 거주하는 교포나 한국에 체류하는 주한미군이 많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고 보면 중국이 우리의 의료 수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전략적 타깃임을 간파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떻든, 우리나라를 찾아 의료 서비스를 받는 해외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 현상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몇 가지 문제가 남는다. 이처럼 찾아오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으며, 이미 국내 의료 시장이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냉정한 평가가 그것이다. 또 인도적·선의적 관점에서도 의료 수준이 상대적으로 낙후한 곳을 찾아가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은 권장할 일이다.  이에 따라 국내 각급 병·의원들의 해외 진출이 활성화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 운영을 시작했는가 하면, 연세의료원·삼성의료원 등 대형 병원과 우리들병원을 비롯한 병·의원들의 해외 진출도 크게 늘었다.  한국개발연구원 규제연구센터 김장욱 분석평가실장의 분석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 건수는 모두 125건으로, 2013년의 111건 대비 12.6%의 증가 추이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35건, 동남아 18건, 몽골12건, 중동 5건 등으로 나타났다.  진출 형태도 눈여겨 볼만 하다. 진출 사례 125건 중 단독 진출이 31건으로 가장 많았고, 라이센싱(브랜드) 26건, 프랜차이징 25건, 연락사무소 21건, 합작 10건 등이었다. 나머지는 자선진료소나 위탁경영 등이었다. 특징적인 것은,미국의 경우 단독진출이 19건으로 가장 많았던데 비해 중국은 라이센싱과 프랜차이징이 각각 11,15건을 차지(단독 진출은 4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에 진출한 의료기관의 진료과목에는 우리 의료의 강점과 약점이 함축적으로 투영돼 있다. 피부·성형이 39건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었고, 한방 23건, 치과 13건, 종합 10건, 건강검진 4건 등이었다.    ■‘의료’와 ‘산업’ 사이  문제는 이렇게 물꼬가 트였지만, 갈 길이 멀고 험하다는 점이다. 의료기관이 해외로 진출할 때는 대부분이 산업적 목적을 1차적으로 지향한다. 하지만 국내 의료 관련법에 따르면 의료법인으로서는 원천적으로 해외 진출이 어렵다. 이 때문에 중국 등지의 광대한 시장으로 노리고 진출하는 대부분의 병의원들은 개인투자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외 시장으로 나갔던 수많은 의료기관들이 패퇴했다. 개인 자격으로는 현지 협상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의료행위에 대한 현지 신뢰도에도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으며, 정부의 보호 정책이 거의 없어 시쳇말로 현지 당국과 중간에 개입하는 거간꾼들의 쉬운 먹잇감이었던 셈이다.  중국에 진출했다가 고전 끝에 철수한 한 의료인은 “법과 제도 때문에 인력 파견이나 송금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현지 정보 부재와 자금 등의 문제 때문에 결국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의료법인이 아니라 개인 자격의 해외 진출은 현지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확보하기 어려워 분쟁 상황에서는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데, 이는 곧 실패를 의미한다”고 털어놨다.  한국브랜드병의원협회 안건영 회장은 “많은 국내 의료기관들이 해외로 나가 시장을 확보하고, 앞선 의료를 통해 국위를 선양할 기회를 갖고 싶어 하지만, 국내 법과 현지 정보부족, 현지 지원체제 부재와 인력수급,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의료법인의 투자 규제 문제를 단시일 내에 전향적으로 풀어낼 수 없다면, 해외에 진출할 경우에만 산업적 기준을 적용하는 등 이원체제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한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의료는 규제나 법규정의 측면에서 서로 융합하기 어려운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먼저, 우리나라는 의료가 수익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 대한 진료가 우선이라는 고전적 의료관이 의료 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의료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또 현재의 국민건강의료보험 체계도 이같은 공공성을 전제로 구축돼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 의료 시장이 과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해외에서의 의료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병원에 앉아서 찾아오는 환자만 치료하던 고답적 방식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환자를 찾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해외 진출 논의가 달아오르고, 실제로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의료가 아닌 산업적 관점으로 보아야만 이해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김정욱 분석평가실장이 의료 해외진출의 애로사항으로 제시한 △정보 부족 △현지 네트워크 부재 △법과 제도 미비 △인력수급의 어려움 △자금 조달체계의 부재 등은 뒤집어 말하면 우리 의료기관이 해외로 진출하는데 필요한 기본 요소 중에서 의료인들의 의지 말고는 갖춰진 게 거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런 상태라면 ‘수출’로 표현되는 고부가 의료산업의 해외 진출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이 많았지만, 성공 사례가 손으로 꼽을 만큼 희귀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수많은 제약과 규제의 벽을 넘어 현재 중국 정부가 비준한 유일한 한중 합작병원으로 자리 잡은 상하이 서울리거성형미용병원의 성공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상하이 서울리거성형미용병원의 도전  상하이 중심가 동방명주와 월드금융센터, 상하이센터가 한눈에 보이는 황푸 강변에 자리 잡고 있는 서울리거병원은 한국의료수출협회가 공인한 의료수출 제1호 병원이다. 중국 철도 시설을 현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한 연건평 2000여 평의 이 병원은 한국 의료기관이 아니라 의료인 개인의 중국 진출이라는 불리를 극복하기 위해 3년여에 걸쳐 현지 규제기준 이상의 인력과 시설을 갖췄다. 반도체 공장 수준의 무균 시스템병원에다 심장 격인 수술실은 천재지변에 대비한 비상 동력 공급장치을 설치했으며, 최근 급신장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력을 감안해 최고 수준의 스파 치료시설도 마련했다. 이 병원의 목표는 간단하다. 중국 최고의 글로벌 미용성형 병원을 만들어 최고의 의료 수준과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의 앞선 의료시스템과 잘 훈련된 의료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피부과, 성형외과, 모발이식 등으로 중국 현지 의료의 ‘거대한 틈새’를 공략했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고무적이었다. 이곳에서 치료받고 있는 한 중국인 환자는 “중국에서 가장 발전했다는 상하이에서도 지금까지 정도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기는 어려웠다”면서 “서울리거병원은 한국의 앞선 성형 및 피부 관련 의료서비스를 한국인 의사로부터 제공받는다는 점 뿐 아니라 중국 의료의 수준과 다양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한 사례”라고 말했다.  서울리거병원이 중국에서 주목할 성공을 거둔 것은 철저한 현지화 결과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홍성범 병원장은 중국 현지화의 관건으로 중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들었다. “이곳에서 중국을 단순한 시장으로만 보려고 하면 답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 아무리 경제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들의 부가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다. 그들을 진정성 있게 대하고, 성실하게 진료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라면서 “현지 정보와 인적 네트워크, 자본 등에서 결코 좋은 조건이 아니라면 정착할 때까지는 물론 안정된 후에도 철저한 현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리거병원의 현지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홍성범 병원장은 “한국의 의료라고 해서 당장 중국 환자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면서 “중국 시장을 공략 대상으로 삼기보다 중국의 의료 발전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현지 의사들을 교육하는 등의 접근도 중요한 현지화 전략이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리거병원은 한국의료수출협회로부터 ‘국제 성형외과 의사교육센터’로 공인받아 중국 의사들을 교육하고 있고, 이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국 의료기관의 중국 진출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안지에로펌 이수철 변호사는 “의료 수출의 전제조건은 철저한 현지 분석과 대응, 그리고 법률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지원을 받는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정부의 금융지원은 물론 국내에서는 당장 현실화가 어려운 영리병원 문제에 대한 보완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제도 보완이 없으면 문화적·지리적으로 우리와 이질감이 적고, 시장이 큰 중국에서도 다른 경쟁국에 밀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들  홍성범 병원장은 “법적 명의가 중국 측에 있어 권리 행사가 극히 제한적인 원내원(院內院) 방식이나 수익률 제고에 한계가 있는 기술제휴 컨설팅 방식이 아니라 서울리거병원은 투자자 지배권을 확보할 수 있는 합작병원 방식으로 중국에서 입지를 다졌다”면서 “이를 성공이라고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성공으로 가는 한 과정일 뿐이며,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지적은 현장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2013년에 한 조사기관이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료시스템 해외 진출 현황 및 전망’조사 결과, 특별법 제정 등 법적·제도적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무려 49.8%에 달했다. 또 전문기관과 전문가 육성을 통한 지원이 45.4%, 전문 펀드 조성 등 금융 지원방안 마련이 33.8%에 이르렀다. 정부간 보건의료 협력외교(29.7%), 해외진출 병원에 대한 별도의 평가 및 인증절차 마련(23.1%)도 중요한 대책으로 꼽혔다.  사실, 영리병원 허용 문제는 국내에서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현안이다. 경제력의 격차가 의료 격차로 나타나는데 대한 국민적 거부감 때문이다. 여기에다 영리병원을 허용해서 실질적으로 가장 많은 수혜를 보는 집단이 민간보험사일 것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꼽힌다. 영리병원의 비싼 의료비를 국민건강보험이 감당할 수 없어 결국 부유층은 사보험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어 사보험은 배를 불리는 반면 국민건강보험 체계는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또 사회적으로 건전하지 못한 자본이 대거 병원 경영에 유입되는데 따른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영리병원을 허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선거가 있는 한 영리병원 문제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필자는 지금도 국내에서의 영리병원 허용에 반대한다. 논리는 이렇다. 같은 감기 환자를 똑같은 방법으로 치료하는데, A 병원의 진료비는 1000원이고 B 병원의 진료비를 5000원이다. 이는 진료 수준이나 치료 방식, 약제의 차이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진료 외적 서비스에서 발생한 차별이라고 보는 게 옳다. 가뜩이나 양극화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의료를 두고 이런 불평등이 현실화한다면,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내부 분열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건보 가입자가 속속 사보험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발생하는 건강보험 체계의 붕괴는 국민보건 차원에서 볼 때 재앙이다. 국내외 민간 보험사들이 영리병원 허용에 목을 매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 때문에 의료 수출까지 막아서는 안된다는 논리도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의료와 산업이라는 두 측면에서 볼 때, 국내 의료인력과 시설은 이미 포화 수준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적절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의료에너지를 투입할 합리적인 용처가 필요하다. 의료수출을 통해 의료 영역을 확대해야 하는 한 가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다른 관점은, 의료를 적극적으로 산업화해 국부 창출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다. 사실, 우리 의료는 임상 분야에 지나치게 치중해 왔다. 당장은 진료의 질과 양이 일정 수준 확대되는 효과를 보였으나, 기초연구를 통한 의료 수준의 향상에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의료 신기술은 물론 의료와 밀접한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 분야에서도 비효율성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의료 수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의료의 산업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관련 법령의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는 결국 의료의 낙후와 건강보험 수급체계의 왜곡, 의료수익의 투자 기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서울 강남의 한 개원의 원장 집에서 발견된 거액의 현금 다발은, 투자 등 선순환 체계로 끌어들이지 못한 의료수익이 어떤 문제를 낳을 수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상하이에 터를 닦은 서울리거병원이 실패하면 적어도 의료 분야에 있어 중국은 더 이상 한국 의료의 이상향이 될 수 없게 된다”는 홍성범 원장의 비장함이 상징하는 한국 의료의 현실이 더 이상 의료선진화의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한번 두드려보고 마는 식이 아니라 실효성있는 정책을 만들고, 이를 근거로 국민적 합의를 끌어 내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야심 만만한 우리 의료인들이 ‘의료’라는 무기를 들고 해외로 나가 전쟁을 벌이는 판에 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되는 일이 아니다.  jeshim@seoul.co.kr
  • 삼성물산 주총 참석률 83.57%…합병안 통과, 최대주주는 누구?

    삼성물산 주총 참석률 83.57%…합병안 통과, 최대주주는 누구?

    ‘삼성물산 주총 참석률 83.57%’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통과돼 통합 삼성물산이 탄생하게 됐다.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서 그룹 핵심인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삼성은 지난 5월26일 양사 합병 발표 이후 53일 만에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고 합병전쟁에서 완승을 거뒀다. 삼성물산은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제1호 의안인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찬성률 69.53%로 가결했다. 주총 의장인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는 이날 낮 12시47분께쯤 “1억 3235만 5800주가 투표에 참여해 이중 총 9202만 3660주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위임장을 제출하거나 현장 표결로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의 참석률은 83.57%로 집계됐다.전체 주식 총수(1억 5621만 7764주)에 대비한 합병 찬성률은 58.91%다. 이로써 엘리엇의 합병 저지 시도는 불발로 끝났다. 대표적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은 지난달 초 삼성물산 지분 매입 공시 이후 지속적으로 합병반대 의견을 표출하고 법원에 주총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소송을 포함해 삼성을 상대로 한 전면적 파상공세를 펼쳐왔다. 삼성물산은 이날 표결에서 특수관계인·계열사(13.92%), KCC(5.96%), 국민연금(11.21%), 국민연금 외 국내기관(11.05%) 대다수 등 42%대의 안정적 지지표 외에 소액주주와 외국인으로부터도 16%대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애초 박빙 승부를 내다봤던 시장 예측을 깨는 삼성의 ‘압승’으로 풀이된다. 확실한 반대표는 엘리엇(7.12%)과 메이슨캐피탈(2.18%)을 포함한 외국인 및 소액주주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총 주식수 대비 반대표는 25.82%다. 앞서 제일모직도 이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임시 주총을 열고 삼성물산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어 엘리엇이 주주제안한 제2호 의안인 현물배당안은 부결됐다. 최 사장은 “이익을 배당할 때 보유주식 등 현물로 배당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현물배당안은 찬성률이 45.93%에 그쳐 정관을 개정하는 데 필요한 주총 참석 지분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 동의에 미치지 못했다. 역시 엘리엇의 주주제안인 제3호 의안인 중간배당안도 45.82%의 찬성률로 부결됐다. 삼성물산 최치훈·김신 사장과 제일모직 윤주화·김봉영 사장은 CEO 공동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성원과 지지를 보내준 주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이번 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됐다. 양사 사업적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가치를 높여 기대에 보답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엘리엇은 이날 주총 폐회직후 입장 자료를 통해 “수많은 독립주주들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합병안이 승인된 것으로 보여져 실망스러우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향후 합병 무효 청구소송을 내거나 통합 삼성물산의 주주로서 삼성을 상대로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엘리엇의 지분(7.12%)은 1대0.35 비율로 계산하면 통합법인에서는 2.03%로 줄어든다. 이로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9월1일자로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으로 출범하게 됐다. 법인사명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그룹 창업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삼성물산을 사용한다. 합병회사는 오는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51.2%의 지분을 보유한 그룹 신수종사업 바이오부문에서 2조원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목표로 한다. 합병 반대주주는 주총일로부터 20일내에 회사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삼성물산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1조 5000억원이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5만 7234원인데 삼성물산 주식이 이보다 높아 대규모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법인은 9월4일 기업결합신고와 합병등기를 완결하고 9월15일 합병신주를 상장한다.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De Facto Holding Company)로서 위상을 갖춰 미래 신수종 사업을 주도하고 그룹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이번 합병 성사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던 삼성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가 통합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됐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질적 지주사인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올라서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아울러 이 부회장으로의 그룹 경영권 승계작업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에서 16.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를 통해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통합 법인에서 각각 5.5%의 지분을 갖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어나라 한국경제] 신한금융지주, 은행·증권사 힘 합치니 시너지 효과 ‘톡톡’

    [일어나라 한국경제] 신한금융지주, 은행·증권사 힘 합치니 시너지 효과 ‘톡톡’

    신한금융지주는 그룹사 차원에서 ‘하나의 고객, 하나의 회사’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계열사 간 벽을 넘어 고객에게 최고의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은행, 카드, 보험 등 업권별로 나뉘었던 업무를 기능 중심으로 재편,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종합자산관리 복합점포모델인 ‘신한PWM’을 통해 은행·증권사 간 영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은행의 기업금융 업무에 인수·합병(M&A),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 투자 관련 업무까지 수행하는 복합점포인 창조금융플라자를 열었다. 대기업 중심의 투자은행(IB) 협업모델인 기업투자금융(CIB)사업 역시 창조금융플라자를 통해 중소·중견기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는 이미 실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5921억원이다. 은행(3899억원)과 카드(1545억원), 금융투자(488억원), 생명(323억원) 등 전 계열사에서 고르게 성과를 냈다. 협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신한금융은 지난 5월 금융권 최초로 은행과 증권사 임원 겸직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사 간 상품·서비스 복합화, 종합자산관리, 비대면 금융서비스 강화로 핀테크 등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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