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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렛패커드가 제록스 인수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휴렛패커드가 제록스 인수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미국 PC·프린터 제조업체 휴렛패커드(HP)가 제록스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HP의 기업가치를 너무 낮게 평가했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HP 이사회는 17일(현지시간) 제록스의 인수·합병(M&A) 제안 승인 안건과 관련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제록스의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로 거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HP 이사회는 제록스에 보낸 서한에서 “합병 논의 이전에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질문들이 있었다”며 “지난해 6월 이후 제록스의 연간 매출액이 102억 달러(약 11조 9000억원)에서 92억 달러로 감소한 점을 인용해 제록스의 사업의 궤도와 미래 전망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HP는 제록스의 인수 제안이 주주에게 최대 이익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인수 제안을 거절한다고 설명했다. HP는 다만 향후 조건이 달라질 경우 합병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놨다. HP는 서한에서 “우리는 통합의 잠재적 이익을 인정한다”며 “우리는 제록스와의 잠재적 합병을 통해 HP의 주주들에게 창출될 가치가 있는지 더 검토하는 것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시가총액 기준 HP의 몸값은 290억 달러로 제록스의 3배가 넘는다. 제록스는 앞서 올 초 시가총액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한 인수총액 335억 달러에 HP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 코네티컷 노워크에 본사를 둔 제록스는 대형 프린터·복사기를 생산하는 업체로 연매출 100억 달러의 대부분을 기업고객을 통해 올리고 있다. HP의 연매출은 제록스의 5~6배 수준인 580억 달러(2018년 기준)에 이른다. HP는 최근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경영진을 개편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HP는 3년 안에 전세계 직원(약 5만 5000명)의 15~16%에 해당하는 7000~9000명의 인력을 줄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는 연간 1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구조조정 계획의 하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숨 쉴 때 가슴 통증… 기침·가래에 고열 동반하면 폐렴 의심하세요

    숨 쉴 때 가슴 통증… 기침·가래에 고열 동반하면 폐렴 의심하세요

    폐렴은 감기와는 차원이 다른 무서운 질환이다. 17일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폐렴으로 사망한 환자는 2013년 인구 10만명당 21.4명에서 2017년 37.8명으로 15.3%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뇌 질환을 제치고 국내 사망 원인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발병 초기에는 발열, 오한, 기침, 가래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 가볍게 여기기 쉽다. 폐렴을 감기로 오인해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속히 악화해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고,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김송이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를 싼 흉막에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흉막이 자극돼 흉통이 생기고, 구토나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 두통, 피로감, 근육통, 고열이 나타나기도 한다”면서 “기침이나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과 함께 고열이 동반된다면 폐렴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균성 폐렴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은 코나 목의 점막에 있는 흔한 세균이어서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이 세균이 몸으로 침투해 폐렴을 일으킨다. 이 밖에 음식물이나 위액이 기도로 넘어가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도 있고, 다른 장기를 감염시킨 세균이 혈액을 타고 폐로 들어가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 박명재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것인데, 폐렴이 생기고 폐포(공기주머니) 내에 염증성 삼출액이 차서 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호흡부전으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겨울에는 감기나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고, 이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워 폐렴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난해 월별 폐렴 환자 점유율 통계를 보면 12월(11.8%), 11월(10.5%), 5월(10.4%), 1월(10.2%), 4월(10.0%) 순으로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계절별 점유율은 겨울이 28.8%로 가장 높다. 인플루엔자(독감)나 감기처럼 폐렴도 환자의 콧물이나 가래 등으로 전파될 수 있다. 폐렴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는 65세 이상 노인이다. 지난해 연령대별 환자 현황을 보면 80대 이상 환자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11.9% 늘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건강한 성인은 항생제를 복용하고 충분히 쉬면 1~2주 안에 나을 수 있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고령자,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은 쉽게 낫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노인성 폐렴은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고,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사망률이 높다. 늑막염, 뇌수막염, 패혈증 등의 합병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노인은 폐렴에 걸려도 기침, 가래,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일이 많다”며 “식욕이 떨어지고 활동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갑작스럽게 의식이 나빠져 병원을 방문한 뒤에야 폐렴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소개했다. 김상헌 한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치매가 있는 환자에게서는 폐렴이 정신적인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정신 상태가 안 좋으면 섬망이 나타나기도 해 정신질환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고령의 노인은 전형적인 폐렴 의심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생기면 우선 병원을 찾는 게 좋다. 게다가 노인은 식사 도중 사레에 들리는 일이 많아 흡인성 폐렴도 조심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기침 반응이 감소해 이물질 제거 능력이 떨어지고, 음식물이 폐로 들어가는 일이 많은데, 이렇게 반복적으로 침이나 음식물 일부가 기도, 폐 안으로 들어가면 흡인성 폐렴이 발생한다. 빨리 먹는 습관, 물이나 국에 밥을 말아 후루룩 마시듯이 식사하거나 씹지 않고 삼키는 습관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당뇨병, 만성폐질환, 만성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거나 염증성 장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도 건강한 성인보다 폐렴 발병률이 높다. 연구에 따르면 만성폐질환 환자에게서 폐렴이 발병할 확률은 건강한 성인의 7.7~9.8배에 달한다. 당뇨병 환자는 2.8~3.1배, 만성심질환 환자는 3.8~5.1배다. 항암요법, 방사선치료, 스테로이드 만성요법 치료를 받는 환자 역시 면역이 저하돼 폐렴에 걸릴 위험이 건강한 성인보다 4.1~7.1배 높다. 정상적인 면역을 가진 사람에게서 병을 일으키지 못하는 약한 균들로도 폐렴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암 치료를 받는 환자가 폐렴까지 발병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화학 항암치료를 받는 고형암 환자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발생 위험은 건강한 성인의 40~50배이며, 치사율은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 환자 역시 연령과 질환의 영향으로 면역력이 감소해 폐렴구균 등 감염 질환에 취약하다. 흡연자도 폐렴에 더 잘 걸릴 수 있다. 김재열 교수는 “세균이나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가면 인체는 격렬한 기침으로 이런 물질을 배출하고, 기도 점막에 붙은 세균과 이물질은 기도 상피세포의 섬모 운동에 의해 밖으로 배출되는데, 담배를 피우면 기침 반사와 상피세포의 섬모 운동이 저하돼 폐렴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독감이 심해져 폐렴이 되는 일은 흔치 않다. 다만 일단 폐렴으로 진행되면 중증 폐렴으로 악화해 사망하는 사례가 간혹 발생한다. 독감에 걸리면 호흡기 점막이 손상돼 세균 저항력이 떨어져 세균성 폐렴이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다. 폐렴을 완치하면 폐 기능도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포도상구균이나 녹농균에 감염돼 폐렴이 생기면 후유증으로 폐가 심하게 파괴되기도 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폐렴을 초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회복도 빠르고 폐 손상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폐렴은 예방접종을 받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현재 접종하는 백신은 폐렴을 일으키는 폐렴구균에만 효과가 있어 모든 종류의 폐렴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폐렴구균이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균이어서 예방 효과가 상당하다고 한다. 65세 이상 노인은 1회 예방접종을 받으면 되고, 65세 이하는 1회 접종 후 5년 뒤에 한 번 더 접종하면 된다.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나 당뇨, 만성호흡기질환자는 50세 이상부터 접종하는 것을 권장한다. 박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면 당뇨병, 심혈관계질환, 호흡기 질환 등 만성질환자에서 65~84%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폐렴구균백신 접종 환자는 미접종자와 비교해 치사율 또는 중환자실 입원율이 무려 40%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폐렴구균 예방 접종률은 지난해 34.6%로, 2017년 노인 폐렴구균 예방 접종률 69.4%의 절반 수준이다. 노인을 폐렴으로부터 지키려면 다른 백신 접종률보다 현저하게 낮은 폐렴구균 접종률을 높이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평소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하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실내 온도는 26~28도, 습도는 40~50%를 유지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속보] “北, 납북 일본인에 ‘극진한 의료’ 지시” 日외신

    [속보] “北, 납북 일본인에 ‘극진한 의료’ 지시” 日외신

    일본 정부가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고 보고 있는 일본인 마쓰모토 교코(당시 29세)에 대해 북한이 ‘극진한 의료’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북한이 일본과의 향후 협상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통신에 따르면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평양의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내용이라며 북한 당국이 1977년 납북된 마쓰모토 교코에 대해 “극진한 의료를 받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통신에 최 대표는 이런 지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 당국이 일본 등과의 향후 협상을 노리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쓰모토씨는 일본 정부가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고 주장하는 17명 가운데 한명이다. 북한은 그가 북한에 입국한 적 없다며 납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마쓰모토씨는 현재 평양 외곽인 평안남도 개천의 한 거주 시설에서 살고 있다. 병이 깊지 않지만, 수준 높은 의료를 받을 수 있는 평양의 적십자종합병원 등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질본,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예방접종 꼭 받으세요

    질본,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예방접종 꼭 받으세요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린 환자 수가 유행기준을 넘어서자 질병관리본부가 15일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달 3~9일 인플루엔자 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 당 7.0명꼴로 발생해 유행기준(5.9명)을 초과했다며 예방접종과 손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잘 지켜 감염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임신부와 9세 이하 어린이, 65세 이상 노인과 면역저하자, 대사장애, 심장질환·폐질환·신장기능 장애가 있는 고위험군은 서둘러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임신부가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다.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 이런 고위험군은 인플루엔자 검사 없이 항바이러스제 처방에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따라서 38℃이상의 고열이 나고 기침 또는 인후통 등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신속히 진료받으라고 질병관리본부는 권고했다. 또한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는 이달 내에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영유아나 학생은 해열제 없이 정상 체온을 유지할 정도로 회복한 후에도 24시간 내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등에 가지 말아야 한다. 자칫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한국 혁신 생태계서 기술 사업화 가장 취약… 인수합병 시장 키워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한국 혁신 생태계서 기술 사업화 가장 취약… 인수합병 시장 키워야”

    혁신이 화두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를 건져낼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혁신은 아직 ‘흙 속 진주’에 가깝다. 기대가 큰 반면 여전히 혁신을 가로막는 제약 요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창업 강국’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벤처캐피탈인 요즈마그룹의 이원재 한국법인장, 국내 자산운용사 중 처음으로 중동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 자금의 운용을 맡은 PIA자산운용의 윤성철 대표로부터 우리나라의 혁신 생태계, 투자 환경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장 “한국 혁신 생태계서 기술 사업화 가장 취약… 인수합병 시장 키워야”“한국의 혁신 생태계가 활성화되려면 인수합병(M&A) 시장을 키워야 합니다.”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법인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지원의 초점이 연구개발(R&D)에서 기술 사업화로 옮겨 가야 할 때”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첫째도 인공지능(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달 이례적으로 개발자 행사인 ‘네이버 데뷰 2019’에 참석해 “올해 안에 AI 국가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왜 AI인가. “현재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융합’이다. AI는 융합을 이끌어 내는 ‘엔진’과 같다. 즉 4차 산업혁명의 성장동력이 AI라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AI 분야를 포함한 한국의 혁신 생태계를 평가한다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는 한국과 이스라엘이 1, 2위를 다툰다. 그러나 R&D라는 인풋이 아닌 기술 사업화라는 아웃풋 측면에서 보면 이스라엘과 달리 한국의 성적표는 저조하다. 차이는 R&D 주도권을 한국은 정부가, 이스라엘은 민간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이 원하는 R&D를 해야 한다. 좋은 기술을 갖고도 창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게 한국의 혁신 생태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기술력만 놓고 보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뜻인가. “현재 세계를 주름잡는 미국 기업들의 서비스나 제품 상당수는 한국에서 먼저 출시됐다. 싸이월드(페이스북), 판도라TV(유튜브), 다이얼패드(스카이프), 아이리버(아이팟)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검색을 무기로 한 네이버도 구글보다 1년 먼저 등장했다. 한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차량용 내비게이션인 ‘김기사’는 카카오에 650억원에 팔린 반면 이와 유사한 이스라엘의 ‘웨이즈’는 구글에 1조 2000억원에 팔렸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인가. “‘미운 오리 새끼’와 같다. 글로벌 시장에서 백조가 될 수 있음에도 한국에서는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 사업화가 절실한 이유다. 전 세계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현재 한국에는 자금줄 역할을 해 줄 다양한 벤처캐피탈이 있는 반면 사업화를 도울 액셀러레이터는 부족해 이 부문을 키워야 한다.” -한국의 혁신 생태계에서 기술 사업화가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인수합병(M&A) 활성화다. 이스라엘의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R&D센터만 400여곳에 이른다. 삼성도 이스라엘에 두 곳의 R&D센터를 두고 있다. 와이즈만 연구소 한 곳만 보더라도 연간 매출이 42조원에 달하는데, 이는 기술 이전에 따른 기술 파생 매출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간판만 R&D센터일 뿐 실제 역할은 M&A센터라는 점이다.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이 제공하는 트렌드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다.” -M&A가 활성화되려면 정부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데 한국은 기업 외형을 기준으로 한 규제도 적지 않다. “이스라엘은 한국처럼 대기업이 없다. 역으로 보면 한국은 이스라엘과 달리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공생할 수 있도록 균형만 맞추면 된다. 스타트업에 대한 M&A 시장에서 대기업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손봐야 한다. 특히 한국에는 수많은 중견기업이 있고 이들 역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짤 필요도 있다.” -최근 발간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스타트업 코리아’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누적 투자액 상위 100대 스타트업 중 53%는 진입 규제로 한국에서 사업화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라는 ‘러닝머신’에서 내려와야 한다. 규제의 틀에 갇혀서는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국내 규제에 좌절할 게 아니라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신기술 분야에서 국경은 무의미하다.” -최근 승차공유업체인 ‘타다’와 택시업계 갈등 과정에서 보듯 혁신가가 규제와 관련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언제든 제2, 제3의 타다가 나올 수 있다. “기술 진보 속도가 빨라 규제개혁 속도가 따르지 못한다. 스타트업들은 규제를 풀어낼 힘도 없다. 규제라는 막힌 하수구를 뚫으려면 적어도 신기술 분야에 대해 로비스트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에서도 로비스트 제도가 있다.” shjang@seoul.co.kr ■ 윤성철 PIA자산운용 대표 “성장세 꺾이는 韓 투자 매력 떨어져… 신산업 더 많은 규제 혁신을”“우리나라의 성장세가 꺾이는 등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현 상황은 역설적으로 더 많은 규제 혁신을 요구한다.” 윤성철 PIA자산운용 대표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파생될 신산업은 규제와 직결된 문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글로벌 투자자 시각에서 한국 시장을 평가한다면. “삼성, 현대 등 전 세계를 주름잡는 대기업들 때문에 착시 효과가 있다. 냉정하게 보면 한국의 위상은 ‘마이너 시장’, ‘서브 마켓’이다. 전 세계 주식시장, 외국인 직접투자(FDI)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 정도다. 글로벌 투자자가 투자 대상을 고를 때 한국부터 찾는 경우는 드물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과 비교당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최근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줄어들고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투자의 핵심은 수익이다. 사업가나 투자자는 불편은 감수할 수 있지만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은 못 참는다. 투자를 이끌어 내는 요인은 크게 봤을 때 사업하기 좋은 환경인가, 성장세가 있는 시장인가 등 두 가지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과거에는 한국에 규제가 많다는 불편은 참을 수 있었다. 성장성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성장성이 떨어지는 현 상황은 그래서 좋지 않은 신호다.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한국의 투자 매력을 키울 방법은 무엇인가. “시스템으로 보완해야 한다. 규제를 보는 눈높이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정보기술(IT) 등 3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체질은 이미 상당 부분 개선됐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본 토대를 갖췄다는 의미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규제로 인해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나. “기술력 측면에서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제약 분야 등이 경쟁력이 있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로 창업 환경이 척박한 일본과 비교할 때 스타트업 문화가 활성화돼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제도적 걸림돌은 다른 문제다. 예를 들어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 분석과 이를 활용한 데이터 시장이 새롭게 열리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규제에 갇혀 있다. 한국 스타트업이 규제를 피해 해외에서 연구개발(R&D)을 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10개가 배출됐다. 스타트업들은 유니콘 기업을 꿈꾸지만 현실적 한계도 많다. “지난 6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의 ‘데모데이’ 행사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말로 대신한다. 최 회장은 ‘SK는 인수합병(M&A)으로 큰 회사다. 지금도 M&A,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SK가 M&A를 하는 순간 대기업에 편입돼 오히려 성장을 막는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 기업에는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shjang@seoul.co.kr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본심사 착수…‘최대관문’ EU 결정 새달 중순 윤곽

    현대重·대우조선 합병 본심사 착수…‘최대관문’ EU 결정 새달 중순 윤곽

    LNG선 등 수주 잔량 점유율 50% 넘어 독과점 가능성 지적 등 문제 삼을 소지 ‘또 다른 걸림돌’ 日과도 사전협의 진행일본과 함께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결합심사 키를 쥔 양대 변수로 꼽히는 유럽연합(EU)이 기업결합 본심사에 착수했다. 조선·해운 시장의 오랜 강자이자 경쟁법이 가장 발달한 지역인 EU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과의 기업결합 본심사 신청서를 EU 공정위원회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4월 EU와 사전 협의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이다. EU는 1단계 일반심사와 2단계 심층심사로 본심사를 진행한다. 만약 일반심사에서 독과점 여부를 판별하면 일반심사 결과가 최종 결과가 된다. 일반심사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을 때는 심층심사를 한다. EU는 다음달 17일 현대중공업의 일반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기업결합심사를 담당하는 EU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이탈리아 국영 크루즈 조선사 핀칸티에리와 프랑스 아틀란틱조선소 합병 일반심사에서 두 회사의 독과점 가능성을 지적하고 심층심사를 개시한 것이 현대중공업에는 부담스럽다. 당시 EU 집행위는 두 회사의 크루즈선 점유율이 58%라면서 독과점 가능성을 지적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 후 선박 수주 잔량 점유율은 20%대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합병 후 수주 잔량 점유율은 50%를 훌쩍 넘어 EU 집행위가 문제 삼을 소지가 있다. 업계는 EU 본심사에서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심층심사까지 간다고 봐야 한다. 내년 상반기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결합의 또 다른 걸림돌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일본과는 지난 9월 사전 협의를 시작했다. 일본도 EU처럼 기업결합 본심사 전에 사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각에서는 양국의 정치적 상황이 최악인 데다 일본 조선업을 대변하는 사이토 다모쓰 일본조선공업회장이 공개적으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에 반대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들 국가 외에도 지난 7월 우리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7월 중국, 8월 카자흐스탄, 9월 싱가포르에 각각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냈다. 지난달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았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中 규제 당국 “부실은행의 마지막 선택은 파산”

    中 규제 당국 “부실은행의 마지막 선택은 파산”

    중국의 경기 둔화로 부실은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규제당국이 직접 은행 파산을 언급해 주목된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는 전날 열린 브리핑에서 “문제 은행을 관리하는 마지막 수단은 파산일 것이다. 부실은행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파산) 절차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CBRIC의 상업은행 담당부서 관계자는 “부실은행의 처리 과정은 첫째 자금 지원, 둘째 구조조정, 셋째 인수합병, 넷째 매각, 다섯째 파산 등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인위적 자금 지원 없이 시장 논리에 맡기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다만 “은행 면허는 가치가 크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파산은 드물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의 지방과 농촌에서 몇몇 중소 은행이 파산하거나 뱅크런 사태를 맞고 있다. 이들에 대해 지방정부에서 자금 수혈을 강행하면서 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 5월에는 네이멍구 자치구의 중소금융기관인 바오상은행이 파산했다. 중국에서 은행이 파산한 것은 20년만에 처음이다. 최근에는 지방정부들이 최소 10개 중소은행들의 부실자산 정리와 지분 매각을 지원하고 있다. CRBIC는 또 소규모 은행들의 합병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관계자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규제당국이 자산 140억 달러(약 16조 3300억원) 미만 부실 은행을 합병하거나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소규모 은행은 3000개가 넘는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부실채권 처리와 위험투자 규제에 대응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전자담배로 양쪽 폐 망가진 美 17세 소년, 최초 이식 수술 받아

    전자담배로 양쪽 폐 망가진 美 17세 소년, 최초 이식 수술 받아

    미국의 10대 소년이 현지에서는 최초로 전자담배로 인해 손상된 양쪽 폐의 이식수술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17세 소년은 지난달 15일 디트로이트의 헨리포드 종합병원에서 양쪽 폐를 모두 이식받는 수술을 받았다. 이 소년은 지난 9월 초 폐렴증상으로 디트로이트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이 소년은 전자담배로 인해 폐 기능이 완전히 손상된 상태였으며, 폐에서 엄청난 양의 염증과 상처가 발견됐다. 의료진은 이 환자가 흡입식 전자담배를 사용했으며 이것이 폐 기능 손상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지만, 보건 당국은 그가 어떤 종류의 전자담배를 얼마나 오랜 기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10월 15일, 수술을 집도한 헨리포드 종합병원 측은 흡연으로 인해 한 환자의 몸에 있는 폐 두 개를 한꺼번에 잘라내고 이식한 수술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의 호흡기 이식 담당외과 전문의인 하산 네메 박사는 “이 환자의 폐 손상 정도는 내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을 정도로 최악이었다”면서 “흡입식 전자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손상은 반박할 여지가 없다. 여러분의 자녀들에게도 이를 상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술을 마친 소년의 가족은 “건강했던 아이가 (전자담배) 흡연 탓에 폐 2개를 모두 이식해야 할 정도로 삶이 망가졌다”면서 “우리 가족은 미국에서 수 십 년만에 닥친 이 공중보건의 위기 속에서 모든 사람의 관심을 받는 일을 겪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소년은 무사히 폐 이식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에 있으나, 상당시간 호흡을 도울 튜브를 끼운 채 재활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편 미국에서는 올 3월 이후 전자담배 흡연으로 인한 환자가 2000여 명 발생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10대~20대 초의 젊은층이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기준으로 이중 최소 40명이 이미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현산, 아시아나항공 날개 달고 ‘비상’… “모빌리티 종합그룹 도약”

    현산, 아시아나항공 날개 달고 ‘비상’… “모빌리티 종합그룹 도약”

    육상·해상·항공사업 함께 할 연구 할 것 신주 인수 2조 이상… 재무건전성 확보 서비스 등 지속 투자… 안전 최우선으로 자회사 LCC 처분 등 전략적 논의 필요 현재는 아시아나 이름 바꿀 생각 없어 HDC그룹 재계 순위 33위→17위 껑충“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겠다. 초우량 항공사로서 아시아나의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모두 높아질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12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서울 용산구의 그룹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빌리티 그룹’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HDC는 항만사업을 한다. 아시아나 인수로 육상·해상·항공사업을 함께 하는 방안을 연구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999년 현대그룹 분리 전까지 부친인 ‘포니정’ 고 정세영 명예회장을 도와 1990년대 현대자동차를 이끌었던 정 회장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모빌리티 그룹의 첫 단추를 채울 계획이다. 그는 아시아나 정상화에 투입될 아시아나 보통주식(신주) 인수 금액을 언급하면서 “신주 인수는 2조원 이상이 될 것 같다. 2조 이상 되면 아시아나항공 재무 건전성이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정 회장은 또 “이번 인수로 아시아나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된다. 인수 후에는 신형 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것이다.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모두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HDC그룹이 진행 중인 면세사업에서 물류나 구매 측면에서 분명 시너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엔진 고장으로 회항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안전’ 문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항공산업에서 가장 큰 것은 안전”이라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구조조정은 않겠다면서도 지배구조와 공정거래법을 고려할 때 향후 HDC그룹이 재매각할 가능성이 있는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 강화다. 인력조정 등 구조조정은 현재까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서 “자회사인 LCC(저비용항공사)에 대해서는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어떻게 처분할지 전혀 얘기가 안 됐다. 앞으로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과의 컨소시엄에 대해서는 “사실 우리 혼자서도 인수할 수 있는 재정 상태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러 기업 인수 합병을 성공적으로 해 온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통찰력을 얻고 싶어 같이 하게 됐다”면서 “인수 후에는 안정성 있고 경쟁력 있는 방향으로 금융을 조달하겠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나는 지금까지 상당히 좋은 브랜드 가치를 쌓아 왔다. 현재로서는 회사 이름을 바꿀 생각이 없다. 양쪽이 서로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연구하겠다”면서 “HDC그룹은 아시아나 임직원들과 함께 긍정적 시너지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를 최종 인수하면 HDC그룹은 건설업에서 면세, 레저에 이어 항공산업에도 진출하며 종합그룹으로 발돋움한다. 재계 순위도 크게 오른다. 현재 HDC그룹은 자산총액 10조 6000억원으로 국내 대기업 자산 순위 33위다. 자산 규모 11조원인 아시아나를 최종 인수하면 재계 17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상상인저축銀 전격 압수수색… ‘조국 펀드’ 자금줄 고리 풀리나

    상상인저축銀 전격 압수수색… ‘조국 펀드’ 자금줄 고리 풀리나

    WFM·코링크PE에 100억·20억씩 대출 주가조작·골든브릿지 인수 특혜 의혹도檢, 실소유주 의혹 정경심 교수 추가 기소 상상인측 “적법절차 따라 대출 이뤄져”검찰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펀드의 자금줄로 의심받는 곳이어서 수사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 김종오)는 12일 경기 성남에 있는 상상인저축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해 금융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수사 의뢰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금감원 저축은행검사국은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로 상상인저축은행을 수사의뢰했다. 저축은행 2곳과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상인그룹은 최근 여러 의혹에 휘말렸다. 상상인저축은행 등은 이른바 ‘조국 펀드’를 운용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코링크PE가 투자한 업체인 WFM에 대출해 준 곳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코링크PE의 실소유주로 판단해 전날 추가 기소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를 불러 대출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조사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WFM에 전환사채(CB)를 담보로 100억원을, 코링크PE에 20억원을 대출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계열사인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WFM 주식 110만주를 담보로 20억원을 대출하기도 했다. 상상인 측은 대출이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조국 펀드’의 자금줄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상상인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기관 경고 등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상상인저축은행 등은 전환사채를 담보로 법령에 정한 한도를 넘는 개인대출을 내준 의혹을 받는다. 이런 방식으로 대출을 실행해 무자본 인수합병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상호저축은행법상 은행은 자기자본의 20% 이내에서 대출을 해줄 수 있는데, 금감원은 신용공여 한도를 어겼다고 판단했다. 한편 MBC PD수첩은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2012년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했고 골든브릿지증권 인수 과정에서 검찰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전자담배 사용 약 5개월만에 죽음의 문턱 다다른 英 19세 청년

    전자담배 사용 약 5개월만에 죽음의 문턱 다다른 英 19세 청년

    일반 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사용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심각한 호흡부전 등의 증상으로 죽음과 싸우는 19세 청년의 사연이 알려졌다. 메트로의 등 현지 언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노팅엄에 사는 이완 피셔(19)는 과거 하루 13~14개비의 일반 담배를 피우다가 4~5개월 전 전자담배로 바꿔 피우기 시작했다. 이후 호흡이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났고, 차츰 심각해졌다. 병원을 찾았을 때 의료진은 그에게 폐 조직에 심각한 염증이 보인다는 소견을 내놓았고, 결국 과민성 폐렴이라고 진단했다. 과민성 폐렴은 유기분진과 화학물질이 반복적으로 흡입되면서 폐포와 폐포벽, 말단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청색증과 심한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합병증으로 진행돼 만성형으로 넘어갈 수 있다. 피셔의 경우 응급치료 과정에서 에크모(ECMO)로 불리는 체외막산소공급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에크모는 환자의 심폐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은 경우 부착해 환자의 순환기기능을 보조하는 생명유지장치로, 피셔가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운 상태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우 심각한 과민성 폐렴 상태라는 진단을 받은 피셔는 “평소 13~14개비의 일반담배를 피우다가 건강을 생각해 전자담배로 바꿨다. 하루에 10~15차례 정도 사용했고, 이는 전자담배 사용자들의 일반적인 사용량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담배로 바꾼 후 기침이 눈에 띄게 늘었고, 호흡이 가빠졌다”면서 “여러 검사를 진행했고 원인은 오로지 전자담배 뿐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미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장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다시는 전자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특히 전자담배가 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라 여기는 10대 들에게도 그러한 생각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검찰 공소장 보니 “정경심 교수, 딸 인턴·연구 등 스펙 허위 작성”

    검찰 공소장 보니 “정경심 교수, 딸 인턴·연구 등 스펙 허위 작성”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 비리, 사모펀드 비리, 증거 조작 등과 관련한 혐의 14개로 추가로 구속기소됐다. 지난 9월 공소시효 완성 직전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약 두 달 만의 추가 기소다. 다만 검찰은 정경심 교수 공소장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공범으로 기재하지는 않았다. 검찰이 지난 11일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정경심 교수는 자신의 딸과 그의 한영외고 동기 장모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한 것처럼 허위로 확인서를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정경심 교수가 딸이 공익인권법센터에서 2009년 5월 개최한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국제 학술회의 개최를 위해 활동한 적이 없는데도 이 학술회의 기간에 고교 인턴으로 활동했다고 기재한 인턴십 확인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장은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이다. 같은 서울대 교수인 조국 전 장관과 친분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공소장에 조국 전 장관을 공범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런 허위 확인서 작성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에 ‘조국 전 장관이 활동하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을 기회로’라는 설명을 공소장에 적었다. 조국 전 장관은 딸이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실제 인턴 활동을 했고 센터로부터 확인서를 발급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경심 교수는 또 딸이 호텔경영 관련 학과 지원에 관심을 보이자 워드 프로그램을 이용해 부산의 한 호텔에서 실습·인턴을 한 것처럼 직접 허위 증명서를 만들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자인식연구센터에서 딸이 학부생 연구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내용의 허위 확인서를 2013년 3월에 직접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공주대에서 딸이 조류 배양 등과 관련된 연수와 인턴 활동을 했다는 내용의 허위 체험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달라고 대학에 요청해 생활기록부에 반영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여기에 딸이 단국대 의대에서 체험활동이 아닌 인턴 활동을 한 것처럼 부풀린 확인서를 작성하고, 동양대에서는 영어영재센터에서 연구보조원으로 활동했다는 허위 내용을 담은 확인서와 총장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수시전형에 활용할 스펙의 내용과 범위를 딸 등과 결정한 다음 자기소개서 경력란에 허위로 적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정경심 교수는 이런 혐의들을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정경심 교수는 2015년 12월 사모펀드에 투자를 시작하면서 외관상 금전소비대차 계약을 맺은 것처럼 했지만 펀드 운용사에 경영 컨설팅 명목으로 받은 금액의 원천징수세까지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경심 교수가 동생 정모씨와 허위 컨설팅 계약을 체결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로부터 컨설팅 비용 1억 5790여만원을 받았지만 컨설팅의 실체가 없다고 보고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공소장에는 또 정경심 교수가 2017년 7월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을 이용해 음극재 사업 추진과 투자 구조 등에 대한 사업 내용을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출자금 납입을 합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경심 교수가 음극재 사업을 추진하고 음극재 기술 특허를 보유한 회사를 합병해 우회상장시키는 방법 등으로 주가 부양을 시도하는 과정을 조국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구속기소)씨와 공유하기로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반면 정경심 교수는 전혀 모르는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초미세먼지 매우나쁨 단계 발령 땐 건강한 사람도 외부 활동 자제해야”

    “호흡기·우울증·치매 등 악화 위험요인 미세먼지 장기 노출 땐 총사망률 증가” 미세먼지가 심·뇌혈관과 호흡기질환 발생뿐 아니라 우울증·치매 등 다양한 질환의 발생 및 증상의 악화 위험요인으로 보고됐다. 또 초미세먼지(PM2.5)가 매우나쁨(75㎍/㎥ 이상) 단계면 건강한 사람도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같은 내용은 11일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질병관리본부·대한의학회가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미세먼지와 국민건강’을 주제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공개됐다. 콘퍼런스에는 보건의료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해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한 국민행동 권고안 및 미세먼지가 질병에 미치는 영향과 예방 등에 대해 논의했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국민질의·답변과 국민행동 권고’에서 건강을 지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홍 교수는 “실외활동 기준이 변경됐지만 지나치게 신체활동을 줄일 필요는 없다”며 일반인과 민감계층을 구분한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초미세먼지가 매우나쁨 단계 이전에 일반인은 가벼운 운동 등 실외활동이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노인과 임산부는 나쁨(35㎍/㎥ 이상) 단계면 야외 활동을 줄이고 마스크도 착용해야 한다”고 권했다. 자료에 따르면 대만에서는 초미세먼지가 50㎍, 미국은 149㎍, 영국은 71㎍ 이상에서 일반인의 야외활동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세먼지가 나쁜 날이라도 10분씩 하루 3번, 조리 후에는 30분 이상 환기할 것을 제안했다. 정해관 성균관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미세먼지 건강영향과 관리, 현황과 과제’에서 “미세먼지의 건강 영향은 단기·중기·장기 노출을 구분해야 한다”며 “단기는 기존 질병 악화 및 합병증을 유발하고 중기는 저체중아와 조기 출산 증가, 장기 노출은 총사망률을 비롯해 뇌졸중과 허혈성심질환 등의 발생률 및 사망률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이어 “미세먼지 관리정책 목표와 평가 기준에 건강 영향을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와 질병관리본부는 콘퍼런스에서 제기된 의견을 검토해 후속 조치를 취하는 한편 환경회의의 중장기 과제 논의에도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꼭 서울 안 가도 됩니다”… 9개 지역 공공병원 신축

    “꼭 서울 안 가도 됩니다”… 9개 지역 공공병원 신축

    ‘치료 부족 사망률’ 충북>서울 1.3배 격차 필수 진료 중소병원 ‘지역우수병원’ 지정 82개 모든 郡 간호인력 인건비 지원 등 의료진 확보·의료 질 입증 등 실효성 의문 정부가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살지 않더라도 응급·중증질환과 같은 필수 의료를 거주 지역에서 안심하고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의료를 강화하기로 했다. 공공의료를 확대·강화하고 우수한 민간 병원을 최대한 활용해 부족한 의료 자원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11일 ‘지역 의료 강화대책’을 발표하며 지역마다 응급·심뇌혈관 등 필수 진료가 가능한 중소병원을 ‘지역우수병원’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거창권·영월권·진주권 등 9개 지역에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을 신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우수병원 ‘인증’은 필수 의료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병상, 진료과목을 갖추고 의료의 질이 일정수준 이상인 병원만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추후 이 병원이 낸 성과를 분석해 의료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도록 보상해줄 방침이다. 농어촌 등 필수의료 취약지의 지역우수병원에는 지역가산 수가(의료행위에 대한 대가)도 준다. 진료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지역은 지방의료원 기능보강 예산을 올해 923억원에서 2020년 1026억원으로 증액해 진료시설과 응급·중증진료 기능을 확대한다. 공주권, 영주권 등 응급의료센터가 없는 중진료권에는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지정·육성한다. 또한 지역 의료기관에 전공의를 확대 배정하고, 국립대병원 등에 예산을 지원해 지역의료기관 의료인력 파견을 독려하기로 했다. 아울러 의료 취약지 간호인력 인건비 지원 대상을 현재 58개 군에서 82개 모든 군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밖에 17개 권역과 70개 지역별로 공공병원을 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해 필수의료 서비스를 연계하는 기획·조정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의료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가 이런 대책을 내놓은 것은 지역별 의료 격차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진료를 받았다면 죽지 않았을 환자가 결국 사망한 비율은 2017년 기준 충북이 인구 10만명당 53.6명으로, 서울(40.4명)보다 1.3배 높다. 입원 환자 사망비는 충북이 서울보다 1.4배, 뇌혈관질환자 사망비는 부산보다 1.5배 높고, 응급환자 사망비는 대구가 서울보다 1.2배 높다. 이렇다 보니 대다수 환자가 비용과 불편함을 감내하고 서울 큰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9월 정부는 대형병원 환자 쏠림을 해결하고자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만 대도시의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병원 진료 의뢰 절차를 강화했다. 하지만 지역 의료의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내놓지 않아 ‘지방 환자는 좋은 진료를 받지 말라는 것이냐’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후속 조치로 내놓은 이번 대책 역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우선 정부가 ‘지역우수병원’을 지정해 홍보하더라도 입소문을 탈 정도로 의료의 질이 입증되고, 기능이 계속 보강되지 않는 한 대도시 큰 병원을 놔두고 중소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진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우수한 의료 인력이 자진해 지역으로 향할지도 미지수다. 지방의료원 의사의 인건비 수준은 서울보다도 높지만 정주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탓에 지역행을 꺼리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재임기간 2887일 최장수 총리 아베, ‘1강’ 비결은 경제

    재임기간 2887일 최장수 총리 아베, ‘1강’ 비결은 경제

    아베 신조(65) 일본 총리가 오는 20일이면 통산 재임 2887일을 기록하면서 일본의 역대 최장수 총리가 된다. 지난 8월 24일 사토 에이사쿠(1901~1975) 전 총리를 넘어서 ‘전후(戰後) 최장수’ 타이틀을 거머쥔 데 이어 이제 1910년 한일합병 당시 총리였던 가쓰라 다로(1848~1913)를 능가하는 전전·전후 통산 최장수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 경제의 부활을 원동력으로 ‘강한 일본’을 주창하며 우경화의 길을 내달려 온 그가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정권을 쥐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베 1강’으로 통칭되는 장기집권의 배경과 내막을 문답으로 알아봤다.Q.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에 대한 일본 내 평가는 어떠한가. A. 366일간 지속됐던 1차 집권기(2006년 9월~2007년 9월)와 2012년 12월 이후의 2차 집권기를 합하면 총 8년에 이른다. ‘모리·가케 스캔들’(모리토모, 가케의 2개 학원재단에 대한 부당지원 의혹)로 2017년과 2018년 정치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끝내 자리를 지켜냈다. 미국에서는 많은 대통령이 재선을 통해 8년 집권을 경험하지만 일본에서는 좀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요미우리, 산케이, 니혼게이자이 등 보수 성향 신문들은 대체로 아베 시대의 실적을 부각시키며 장기집권의 지원세력을 자처해 왔다. 반면 아사히, 마이니치 및 도쿄신문 등은 비판적이다. ‘이렇게까지 긴 아베 시대는 어떻게 가능했나?’(아사히), ‘아베 정권의 장기집권, 왜 계속되나’(도쿄), ‘젊은층의 여당 지지는 열의 없는 현상유지 경향 때문’(마이니치) 등의 기사 제목에서 잘 드러난다. Q. 아무래도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을 말할 때 경제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A. 아베 총리의 롱런 이유에 대한 분석은 그동안 많은 언론에서 다뤄져 왔다. 니혼게이자이는 특집기사에서 ‘경제’, ‘선거’, ‘외교’ 등 3가지를 핵심 이유로 꼽은 바 있다. 그중에서도 다른 2가지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역시 경제다. 상승 국면의 경기흐름 속에 ‘아베노믹스’라는 금융완화·확대재정 정책으로 전후 최장기 경기확장 국면을 이끌어냈다. 물론 실질소득이 거의 늘지 않는 등 허울뿐인 성과라는 비판도 많지만, 일본 경제가 아베 정권 들어 ‘전후 최장기 확장세’를 지표상으로 일궈 낸 것은 사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강대국 정상들을 향해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펼친 것도 일본 내에서는 성과로 꼽힌다. 헌법 개정(자위대 규정 명기) 추진과 안보 관련 법제(집단적자위권) 강행 등 우경화 정책을 통해 일본 내 보수세력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 낸 것도 정권 안정의 이유 중 하나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발사와 중국의 해양확장 등 외부의 위협도 아베 총리의 구심력을 높여 준 포인트로 평가받는다. 그의 2차 집권 이후 치러진 중의원 3회, 참의원 3회 등 6차례 선거에서 자민당은 모두 승리를 거뒀다. Q. 경제, 외교도 중요하지만 정치는 역시 역학관계가 핵심 아닌가. A. 모든 나라가 그렇듯 일본도 정권의 파워를 집권당 내부·외부의 2가지 축으로 나눠서 봐야 한다. 아베 총리는 둘 다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첫 번째 축은 현재 야당들이 수권정당으로서 존재감을 상실한 상태라는 것과 두 번째 축은 자민당 내 아베 총리의 적수가 없다는 것이다. Q. 우선 야당의 상황부터 살펴보자. A. 지난달 니혼게이자이가 실시한 여론조사의 정당별 지지율을 보면 자민당 46%, 공명당 5% 등 연립여당이 절반을 넘었다. 반면 의석수 기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7%에 불과했다. 심지어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은 1%도 안 돼 ‘0%대’에 머물렀다. 이렇다 보니 정권교체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2009년 9월부터 약 3년간 이어졌던 민주당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당시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저들에게 정권을 맡겨도 좋을까”라는 불신이 유권자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등 옛 민주당 계열 야당들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과 같은 국가적 위기에 어쩔 수 없이 나타났던 난맥상까지 모두 당시 정권의 잘못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억울하다고 주장하지만 일본 국민에게는 이를테면 ‘후쿠시마원전 폭발=민주당 정부의 무능 때문’과 같은 등식이 형성돼 있는 게 현실이다. 뿌리는 같지만 안보 분야 등에서 각기 지향점이 다른 것도 야당이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다. 이를테면 입헌민주당은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개헌에 반대하지만 국민민주당은 긍정적인 입장이다. Q. 자민당 내 아베 총리에 맞설 만한 대항세력은 왜 사라졌는가. A. 자민당은 1955년 자유당과 일본민주당의 결합으로 출범했다. 보수와 진보가 섞이면서 다양하게 분화된 이념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여러 계파의 견제와 균형을 바탕으로 거대 정당이 운영돼 왔다. 1~2개 파벌만 강하게 반기를 들어도 정권이 바뀔 수 있는 구조였다. 수십년에 걸친 자민당 집권을 ‘사실상 연립정권’으로 보는 시각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중선거구제에서 소선거구제로의 전환을 핵심으로 하는 1994년 정치개혁이 이런 판도를 뒤흔들었다. 한 지역에서 복수의 의원을 뽑는 중선거구제에서는 각 계파가 당의 공천과 무관하게 후보를 배출해 겨루면서 적절한 세력 균형이 이뤄졌지만 소선거구제로 당 중앙이 후보 공천권을 장악하게 된 뒤에는 당내 권력이 당 총재인 총리에게 쏠리면서 파벌의 힘이 급격히 쇠퇴했다.Q. 일본 젊은층의 아베 총리 지지율이 높다는 것은 사실인가. A. 그렇다. 이는 수치로 드러난다. 언론사 여론조사를 보면 30대 이하의 아베 내각 지지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의 일자리 사정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 “전년보다 생활이 향상됐다”고 답한 비율이 70세 이상은 2.3%였지만 18~29세는 연령대별로 가장 높은 22.7%에 달했다. 이에 대해 ‘젊은층의 우경화’라는 말도 나오지만,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냉소주의로 보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여당, 야당을 따질 것 없이 굳이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려는 ‘현상유지’ 경향이 결과적으로 당장의 여당인 아베 정권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니치는 “이전 세대와 달리 정치로부터 뭔가를 얻은 기억이 없는 버블(거품)경제 붕괴 이후의 세대들은 자기 스스로 열심히 하지 않으면 정치를 비롯해 그 어떤 것도 나의 장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며, 이것이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Q. 아베 총리가 임기를 더 연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A. 아베 총리가 4연임에 도전할지 여부에 벌써부터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7년 당 총재의 임기를 기존 ‘최장 2연임 6년’에서 ‘최장 3연임 9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주도해 아베 총리의 최장수 집권에 결정적 공을 세운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 아소 다로 부총리 등이 ‘대안 부재론’을 내세워 4연임(12년)의 길을 트기 위해 바람잡이를 하고 있다. 아베 총리 본인은 4연임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황이 무르익으면 언제든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시각이다. 4연임 추진세력은 “아베 총리가 있어야 자민당의 선거 불패 기록을 이어 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시 주석 등과 맞상대하려면 아베 총리가 더 오랫동안 일본을 대표해야 한다”는 등 명분을 흘리고 있다. 여기에는 각 파벌들의 정략적 이유도 내포돼 있다. 당내 7개 파벌 중 힘이 가장 약한 편이었던 ‘아소파’와 ‘니카이파’는 아베 정권 들어 급격히 세를 불렸다. 아베 총리가 더 하는 게 내각 및 당에서 자기 파벌의 요직 선점 및 향후 총리 배출에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유신 맞섰던 막걸리 총장’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유신 맞섰던 막걸리 총장’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1970~80년대 대표적 진보 인사였다가 ‘주사파(主思派) 배후’ 발언 등으로 설화를 겪은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지난 9일 선종했다. 78세. 박 전 총장은 2017년 신장 투석을 받다 몸 상태가 악화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고, 당뇨 합병증으로 장기 치료를 받아 왔다. 최근 몸 상태가 더 나빠져 입원 치료를 받다 이날 오전 4시 40분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예수회 소속 신부인 그는 1970년대 박정희 유신정권에 맞섰던 진보인사로 꼽혔다. 전태일 열사 장례미사에 나섰다 학생들과 함께 연행됐고, 1982년에는 ‘반미(反美) 성명’에 이름을 올려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서강대 총장 시절에는 학생들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소통하는 소탈한 총장으로도 평가됐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에 등장한 학생·노동운동권인 주사파 배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1994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4개 대학 총장 오찬에서 “주사파가 (학원 내에) 깊이 침투해 있다”며 이런 주장을 했다. 박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고백성사를 하러 온 학생들로부터 들었다”고 해명했다가 고백성사 누설 혐의로 고발당했다. 천주교 사제가 신도로부터 고발당하기는 이때가 처음이다. 앞서 박 전 총장은 1991년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사회부장이 분신자살한 이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분신 정국이 이어지자 “우리 사회에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설화로 논란을 겪은 탓에 1998년 서강대 재단 이사장에 내정됐으나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2002년에도 재단 이사장에 내정되며 학교가 한바탕 내분을 겪었으나 이듬해 학생들 반대 속에 이사장에 취임했다. 1941년 대구에서 태어난 박 전 총장은 1965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예수회에 입회했다. 1970년 사제품을 받아 가톨릭 성직자가 됐다. 천주교 예수회 한국관구는 이날 낸 부고에서 “박홍 신부님을 우리 곁에서 떠나보내며, 오늘 선종하신 박홍 신부님이 주님 안에서 평화의 안식을 누리기를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라고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 30호다. 발인은 11일 오전 7시 30분 장례식장에서, 장례미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마포구 예수회센터 3층 성당에서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용인천주교묘지 내 예수회 묘역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유료방송 시장, 이통3사 ‘삼국지’… 콘텐츠 경쟁 치열해진다

    유료방송 시장, 이통3사 ‘삼국지’… 콘텐츠 경쟁 치열해진다

    LG유플러스, CJ헬로 품으면 2위 껑충 SK브로드밴드, 티브로드 합병 땐 3위 독주하던 KT에 점유율 6~7%P차 추격 구식 케이블망에 대한 투자 확대 전망 소비자는 이통사서 할인받을 수 있어 결합 마무리되면 추가 인수 가능성도공정거래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각각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이 들썩이게 됐다. KT 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이 압도적 ‘1강’으로 군림하던 유료방송 시장은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덩치를 키우면서 ‘3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이 남아 있긴 하지만 ‘가장 큰 산’인 공정위를 통과하면서 인수합병의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2018년 하반기 기준으로 유료방송 점유율 11.93%인 LG유플러스가 CJ헬로(12.61%)를 품게 되면 합산 점유율은 24.54%로 단숨에 시장 2위로 치고 올라가게 된다. SK브로드밴드(14.32%)도 티브로드(9.60%)와 합치면 점유율이 23.92%(3위)로 뛰어오른다. 1위 사업자인 KT 계열(31.07%)과 불과 6~7% 차이로 따라붙게 된다. 반면 유료방송 4위 사업자가 되는 딜라이브(6.29%)와 1~3위 업자들의 격차는 두 자릿수로 멀찍이 벌어진다. 인터넷TV(IPTV) 업체인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나 CJ헬로 인수에 열을 올리는 것은 유료방송 시장이 포화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새로 가입자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덩치를 키우려면 인수합병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케이블TV 시장은 2017년 11월에 가입자 수 1409만명을 기록하며 1422만명에 달한 IPTV에 역전을 당한 뒤 점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케이블 업체 입장에서는 IPTV 업체와 인수합병을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 가는 ‘출구 전략’을 짠 것이다. IPTV 업계에서도 인수합병이 완료되면 늘어나는 가입자를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티브로드나 CJ헬로를 이용하더라도 이동통신과의 결합 할인을 받을 수 없었는데 인수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들도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를 통한 할인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구식 케이블망에 대한 투자와 정비가 이뤄질 수도 있다. 앞으로 과기부의 승인만 받으면 되는 LG유플러스는 빠르면 연내 인수가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병 건이기 때문에 LG유플러스와 달리 과기부와 방통위 두 곳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SK브로드밴드는 내년 3월 1일을 합병 기일로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합 상품을 연내 출시하고 매장 영업에 대한 교육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기부 장관이 최근 “(정부 심사가) 많이 늦어지지 않도록 살펴보겠다”고 밝힌 만큼 이른 시간 내에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절차가 마무리되면 추가적인 ‘인수합병 도미노’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벌써부터 점유율 4.81%인 CMB나 6.29%의 딜라이브를 눈독 들이는 회사가 있다는 말이 업계를 떠돌고 있다. 그렇게 되면 유선방송 업계의 ‘3강 체제’는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공정위가 인수합병을 할 때 부담감을 느낄 만한 조치(교차판매 금지 등)를 많이 취하지 않았다. 결국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면서 “공정위가 빗장을 풀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 인수합병에 대한 가능성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통신 공룡’ 이통사 케이블TV 삼켰다

    ‘통신 공룡’ 이통사 케이블TV 삼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SK텔레콤 자회사)의 티브로드 합병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를 모두 승인했다. 인터넷TV(IPTV) 사업을 벌이고 있는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 사업자 간 기업 결합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유료 방송시장이 케이블TV에서 IPTV로 재편됐음을 의미한다. 공정위는 3년 전엔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간 합병을 승인하지 않았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이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은 상황에서 국내 유료 방송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길을 터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의 기업 결합 건을 승인하되, 경쟁 제한 우려를 차단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정 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산 총액이나 매출액 규모가 3000억원 이상인 회사는 인수 합병하려면 공정위에 신고해야 한다. 시정 조치에는 케이블TV 수신료의 물가상승률 초과 인상 금지, 케이블TV 전체 채널 수 감축 금지, 고가형 방송 상품으로의 전환 강요 금지 등이 담겼다. 모두 이동통신사가 케이블TV 가입자를 홀대하거나 통신과의 결합 상품을 매개로 IPTV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움직임을 막는 조치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모든 방송 상품에 대한 가격과 채널 수를 정확히 제공해 선택권이 보장되도록 돕는 조치도 담겼다”고 말했다. 시정 조치 이행 기간은 2022년 말까지지만 기업 결합 후 1년이 지나면 각 사는 시장 상황을 보고 공정위에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2016년 불허했을 때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공정위 관계자는 “IPTV 가입자 수가 유선방송 가입자 수를 역전할 정도로 방송 시장이 급변한 데다 기업 결합으로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주사파 발언’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주사파 발언’ 박홍 전 서강대 총장 선종

    1994년 “주사파 배후는 北김정일” 주장 파문 1990년대 일부 학생운동 세력이었던 ‘주사파’(주체사상파)의 배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박홍 전 서강대 총장이 9일 선종했다. 78세. 박홍 전 총장은 2017년 신장 투석을 받아 몸 상태가 악화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았고, 이곳에서 당뇨 합병증 판정을 받고서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몸 상태가 악화해 입원 치료를 받다 이날 오전 4시 40분 세상을 뜬 것으로 전해졌다. 예수회 소속 신부인 그는 1989년부터 8년간 서강대 총장을 지내면서 여러 설화로 도마 위에 올랐다.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한 뒤 조문단 파견을 둘러싸고 이념 논란이 커져가던 중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14개 대학 총장 오찬에서 박홍 전 총장은 “주사파가 (학원 내에) 깊이 침투해 있다”면서 학생 운동 세력의 최후 배후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지목했다. 그는 “주사파 뒤에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이 있고, 사노맹 뒤에 사로청이 있으며, 그 뒤에 김정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가 지목한 사노맹은 오히려 북한의 김일성 체제와 주체사상, 그리고 이를 추종하는 주사파를 극도로 멀리하던 운동권이었다. 1970~80년대 학생운동을 지지해 왔던 터라 시민 사회는 물론 학생운동권 내에서도 그의 발언은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을 거듭하던 그는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고백성사를 하러 온 학생들로부터 들었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신도들로부터 고백성사 누설 혐의로 고발당했다. 천주교 사제가 신도로부터 고발당하는 일은 처음이었다. 앞서 1991년에도 박홍 전 총장은 김기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이 분신자살한 이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분신 정국이 이어지자 “우리 사회에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박홍 전 총장은 1998년 서강대 재단 이사장에 내정됐지만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2002년에도 재단 이사장에 내정되며 학교가 한바탕 내홍을 겪었으나 이듬해 학생들 반대 속에 이사장에 취임했다. 1965년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예수회에 입회한 박 전 총장은 1970년 사제 수품했다. 1970∼80년대 서강대 종교학과 강사와 교수를 지냈고,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서강대 총장을 지냈다. 2000∼2003년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 2003∼2008년 서강대 재단이사장으로 활동했다. 2003년에는 정부에서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박 전 총장의 빈소 조문은 오늘 정오 이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인은 11일, 장지는 용인천주교묘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매일 35분, 매주 4시간 운동하면 우울증 확률 ↓”

    [건강을 부탁해] “매일 35분, 매주 4시간 운동하면 우울증 확률 ↓”

    유전적으로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있더라도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그 위험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의대 정신의학과 교수이자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연구원인 카르멜 초이 박사가 이끄는 미국 연구진이 유럽인 약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 자료를 수집·분석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미국 불안·우울증협회(ADAA) 공식 의학학술지 ‘우울과 불안’(Depression and Anxiety) 최신호(5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매주 4시간이나 매일 35분 동안 운동한 사람들은 앞으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17% 더 낮았다. 심지어 이런 예방 효과는 우울증에 관한 유전적 위험이 큰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유전자가 건강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고안된 장기 연구 프로그램 ‘파트너스 헬스케어 바이오뱅크’(Partners Healthcare Biobank)의 참가자 약 8000명의 자료를 수집해 분석했다. 이들 참가자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어떤 운동을 얼마나 오래 하고 있는지 등을 포함한 생활 습관 관련 설문 조사에 응답했었다. 덕분에 연구진은 2년 동안 이 정보를 건강 기록 자료와 교차 참조함으로써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또한 연구진은 이들 참가자의 유전 정보를 사용해 우울증에 관한 유전적 위험이 있는지를 각각 평가해 점수를 매겼다. 그 결과, 유전적으로 우울증 위험이 큰 사람들이 우울증 진단을 받을 확률은 우울증에 관한 유전 위험이 낮은 이들보다 20%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 참가자가 운동하면 비록 우울증에 관한 유전적 위험은 낮지만 운동을 하지 않는 이들보다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17%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심지어 유전적 위험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들도 운동하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은 12% 더 낮았고, 유전적 위험 점수가 낮은 사람들이 운동하면 우울증 위험이 38% 더 낮았다. 운동은 춤 같은 고강도 운동이 우울증 위험을 16%까지 줄였고, 요가 같은 저강도 운동 역시 그 위험을 14%나 줄였다. 달리기와 걷기도 각각 13%와 11%씩 우울증 위험을 낮췄다. 반면 기묘하게도 조깅과 수영 그리고 라켓 스포츠의 경우 어떤 혜택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하버드의대 정신의학과 조교수인 마이클 크레익 밀러 박사는 “전 세계 우울증 환자 1억 명 가운데 일부는 항우울제뿐만 아니라 운동에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동은 단기적으로 기분을 좋게 해주는 화학물질인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며, 장기적으로는 뇌 기능과 기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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