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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도시 만들기] (6)유럽북부 국가들의 도시개발

    [좋은도시 만들기] (6)유럽북부 국가들의 도시개발

    북유럽 도시 설계를 일관하는 개념은 한마디로 규칙이다. 간판의 경우에도 철저히 지킨다. 우선 2층 이상에 간판을 다는 건 안 된다. 간판의 색채는 배경이 되는 건물의 색을 고려한다. 간판의 크기와 글씨에도 엄격한 기준이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중심부의 한 빌딩 옥상에 최근 간판이 허용됐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첫 간판 광고를 냈다고 해서 화제가 될 정도다. 그외 중심부 일부 빌딩의 옥상에는 광고설치가 금지되어 있다. 광고가 인간보다 앞장서질 않고, 물건을 사가라고 다그치지도 않는다. ●건물의 간판 크기·색채 엄격 규제 북유럽 도시계획의 첫번째 원칙은 무엇보다 환경친화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 ‘환경친화’라는 말이 유행한다. 나무 많이 심고, 심지어 지하주차장 만들고 그 위에 잔디 심는 것이 환경친화로 통한다. 북유럽 도시에서 환경친화는 ‘덜 쓰고 살자.’는 뜻이 강하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자원을 재생하여 사용하려는 노력, 이들은 그것이 지구에 부담을 덜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뿐인 지구를 힘들지 않게 하는 것이 친환경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이라 여긴다. 도시도 그런 생각으로 만든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생태마을 에콜로니아에는 주거 단지 곳곳에 빗물을 수집하는 우수 저류조가 있다. 음식쓰레기를 모아 퇴비를 만드는 장치가 있으며 물가 곳곳에 심은 갈대(갈대는 물을 잘 정화해 준다) 등이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최근에는 물을 사용하지 않는 변기도 많이 보급되고 있다.1970,1980년대만 해도 쉽게 볼 수 있었던 재래식 화장실이 등장한다. 원래 있던 대로 살고, 덜 소비하고 살자는 것이다. 북유럽 도시 설계의 두번째 원칙은 ‘인간중심’이다. 자동차보다 인간이 우선되는 도시, 인간끼리 오순도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는 노력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유럽도시들의 자동차 배척 움직임은 점점 힘을 얻고 있는 듯하다.4차선의 차도가 2차선으로 줄어든 데 이어 요즘에는 이런 2개 차선이 보도나 자전거도로로 바뀐다. 차도의 턱은 휠체어 이용자와 노약자를 고려하여 크게 낮춘다. 차량과 보행자를 철저히 분리하던 이른바 보차분리(步車分離)의 원칙은 어느덧 보차혼용(步車混用)으로 바뀌고 있다. ●주거단지 곳곳 빗물 저류조 설치 사람은 보도로, 차량은 차도로 통행하도록 한 것이 종전의 도시설계 기법이었다. 언뜻 보면 안전해 보이지만, 차량 운전자는 차도에 사람이 들어올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운전하기 때문에 사고가 오히려 크게 난다. 차와 사람이 도로에서 함께 통행하면 차량속도는 자연히 줄어들고, 운전자는 사람에 신경을 쓰며 운전한다. 사고가 나더라도 가벼운 사고로 그칠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 자전거는 이미 자동차이상의 역할을 한다. 자전거의 교통수송 분담률이 30%(서울의 지하철 수송 분담률 정도)를 넘는 암스테르담은 물론 추운 스톡홀름에서도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도록 정부가 도시 설계를 한다. 얼음이 언 도로로 지나다니는 자전거가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에 대해 스톡홀름 시청의 부동산·교통국의 공보담당 마리나 호그란트는 이렇게 말했다.“자전거는 공해가 없다. 그만큼 시민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보행자 사고위험도 차량에 비해 훨씬 낮다. 스톡홀름 기후는 자전거타기에 썩 좋지는 않지만, 우리는 5년전부터 자전거이용 계획을 다시 세우는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독특한 개성·다양성 갖춘 주택 이런 원칙 속에서도 북유럽 도시들은 또 개성과 다양성을 추구한다. 스톡홀름 근교의 ‘하머스비 조스타드’주거단지는 당초 2004년 올림픽선수촌 지정을 염두에 두고 계획되었으나 불발로 끝났다. 그 작은 타운에 가면 북유럽의 기후에서 보기 힘든, 전면유리창으로 구성된 아파트 입면이 눈에 들어온다.4∼5층 높이에 1동은 모두 10∼15호 정도로 이루어진 각 공동주택은 그 어느 것 하나도 같은 모양이 없다. 따라서 1동,2동하는 구분이 필요없다. 사람들은 건물 외관을 보고서 자기 집을 찾아간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이스턴 도크랜드’에 위치한 공동주택은 독특한 개성과 다양한 공용공간으로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인근 주거는 주민들의 근린의식을 높이기 위해 동그란 마당을 갖춘 중정(中庭)형으로 구성되었다. 모든 출입구는 중정을 향하게 설계되었다. 따라서 주민들은 하루 한 번 이상 이 중정을 오가며 이웃과 자연스럽게 교류를 쌓는다. 암스테르담·코펜하겐·스톡홀름=김세용 건국대교수 ■공동체의식 키우는 ‘코하우징’ 코하우징(co-housing)은 조합주택이나 협동주택이다.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됐다. 우리나라의 동호인주택과 비슷하지만 10여명이 공동으로 부지 물색과 건축까지 하는 소규모부터 대단위 단지 조성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8㎞ 떨어진 조합주택인 시벨리우스파켄 마을에는 현재 230가구가 거주하며 앞으로 107가구분의 주택을 더 지을 예정이다. 조합주택을 설계 건축하고 관리하는 댑(DAB)사의 마이클 프리시-젠센 이사는 공동 주택 배치의 특징을 개방성으로 꼽았다. 그는 “무엇보다 외부에는 요새처럼 보이지만 베란다가 안으로 향해 있어 단지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쉽게 볼 수 있게 설계됐다.”고 말했다. 공동주택 관리인이 입는 유니폼을 주택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것도 안전에 도움이 된다. 그는 “이런 단지배치로 다른 지역보다 범죄율이 60%나 줄었다.”면서 “혼자 사는 가구에서 소리를 칠 경우 누구나 달려와 도와줄 수 있도록 단지를 설계한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오토바이나 차를 단지 안으로 몰고 올 수 없으며 단지 밖 주차장에 세워두고 걸어 들어오게 되어 있다. 공동식당은 없지만 주민이 함께 즐기는 카페가 있으며 각자 동전을 넣고 빨래할 수 있는 공동세탁소가 있다. 젠센 이사는 “나도 전에는 정원이 딸린 집에서 살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정원 관리가 쉽지 않아 이곳 코하우징으로 이사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근로자나 서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7세이상의 노인이 12%, 여성 가구주가 20%에 달한다. 댑사는 비영리기업으로 덴마크 전국에 6만5000가구의 주택을 관리한다. 코펜하겐 이상일 특파원bruce@seoul.co.kr ■암스테르담市 ‘집창촌 시각’ 프리섹스와 마약 합법화 국가로 알려진 네덜란드에서 집창촌은 수도 암스테르담의 시청 바로 앞길에 죽 이어져 있다. 한국은 매매춘을 법적으로 금지하며 뉴타운이라는 재개발사업을 통해 집창촌을 모두 없애고 아파트를 지으려 한다. 암스테르담의 도시계획 전문가는 집창촌을 어떻게 생각할까.‘눈엣가시’같지는 않을까. 거리의 여성이 서 있는 건물 2,3층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불평하지 않느냐고 먼저 물어보았다. 암스테르담시 도시계획부의 알라드 조엘 공보관은 “집창촌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며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데다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집창촌을 이전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엘 공보관은 “관광객이 몰리면 커피숍 등 주민 소득에 도움이 된다.”며 “싫은 주민은 이사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집창촌이 현재 지역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곁에 있던 도시계획 디자이너 마드는 “암스테르담시 남쪽에 또다른 작은 집창촌이 있지만 주민들은 집창촌보다 이 지역 주변에 마약 사용자들이 느는 것에 대해 불만”이라고 전했다. 네덜란드는 집창촌을 관광지도에 아예 ‘홍등가(Red Light District)’로 공식 표기하고 있다. 관광안내소에서 배포한 팸플릿에는 전직 성매매 여성이 밤 8시에 나와 관광 가이드를 하는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있다. 거기에는 “가이드에게 온갖 질문을 할 수 있으며 투어는 안전하다.”고 적혀 있다. 도시 계획 정책을 세우면서 도시의 치부를 다루는 네덜란드의 방식은 한국인에게는 독특했다. 암스테르담 이상일 특파원 bruce@seoul.co.kr ■특별취재팀 ●북유럽팀 이상일 논설위원(특별취재팀장), 김세용 건국대 교수 ●서유럽팀 이동구 기자, 이정형 중앙대 교수 ●미 국 팀 장세훈 기자, 김도년 성균관대 교수
  • 유엔군, 콩고 소녀 성착취 파문

    유엔 평화유지군(Peace Keepers)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어린 소녀들을 과자 및 우유 등으로 꾀어 성폭행하거나 1∼3달러를 주고 성관계를 갖는 사례가 150건에 이른다고 뉴욕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피해자들이 부모한테 매를 맞을까봐 사실을 감춰 정확한 성폭행 사례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콩고와 동쪽 국경을 맞댄 브룬디에서도 평화유지군에 의한 성범죄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요르단의 유엔 주재 대사인 자이 라드 알 후세인 왕자가 8일 작성한 비밀 보고서는 “콩고에서 평화유지군에 의한 성착취가 심각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성관계의 대가로 현금 1∼3달러 및 음식을 주거나 고용을 약속하기도 한다. 보도에 따르면 콩고 버니아 주변의 평화유지군 캠프에서 과일을 파는 12세 소녀 헬렌은 한 병사가 준 우유에 유혹돼 성폭행을 당했다. 병사는 헬렌을 텐트로 유인, 성폭행한 뒤 1달러를 주며 비밀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초등학교를 중퇴한 뒤 과일을 파는 또다른 13세 소녀 솔랑주는 과자를 주겠다는 한 병사의 손짓에 이끌려 텐트에 다가갔다 성폭행을 당했다. 이들은 부모에게 말하면 매를 맞거나 집에서 쫓겨날까봐 사실을 감췄다고 토로했다. 헬렌이나 솔랑주가 과일을 팔아 가족을 부양하는 하루 수입은 1달러 안팎이다. 유엔이 13일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자 일부 평화유지군은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콩고에서 크게 잘못된 행위가 자행된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으며 이는 유엔의 수치”라며 엄중한 조사를 지시했다. 유엔은 평화유지군 내규로 성관계를 위해 돈이나 물품, 서비스, 고용 등을 교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콩고에서는 14세이상 소녀들과의 성관계를 합법화하고 있지만 과거 캄보디아나 보스니아에서의 성추문 때문에 18세 미만 소녀들과의 성적 접촉을 막고 있다. 그럼에도 평화유지군은 15세 이상의 소녀들과 5달러를 주고 성매매 행위를 일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스티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브룬디의 북동부 무잉가에서도 평화유지군 2명이 성범죄를 저질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16개국에 6만 4000여명이 주둔 중이며 1990년대 캄보디아와 소말리아, 보스니아, 동티모르, 코소보 등지에서도 성범죄 시비가 일었다. 일부에서는 평화유지군에 의한 무기나 동물 밀수, 유류 암거래, 약탈 방조 등의 불법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월드이슈 ‘존엄사’ 논쟁] “안락사 허용하라” 거세진 요구

    프랑스 하원이 지난달 30일 소생 가망이 없는 말기환자가 생명연장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환자와 임종의 권리에 관한 법률’을 만장일치로 승인,20년 동안 지속돼 온 ‘존엄하게 죽을 권리’ 논쟁은 일단락됐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처럼 안락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랑스가 존엄하게 삶을 마감할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함에 따라 안락사를 금지하고 있는 다른 국가에서도 제한적이나마 안락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회복불능인 환자에 대한 치료를 중단하는 행위가 가정과 병원에서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 물론 종교계는 안락사에 대해 여전히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프랑스에서 ‘존엄하게 죽을 권리’ 논쟁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한 청년의 어머니가 아들의 안락사를 시도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뱅상 욍베르의 호소 전직 소방관인 뱅상 욍베르는 지난 2000년 9월24일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마비에다 시각과 언어능력마저 상실하는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오른쪽 엄지손가락 하나만을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던 그는 곁에서 어머니가 알파벳을 하나씩 부르다 원하는 글자가 나왔을 때 손가락을 움직이는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의식은 뚜렷하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아 육체적·심리적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던 뱅상은 2002년 12월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죽을 권리를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뱅상은 편지에서 “뚜렷한 의식을 갖고 있는 환자라면 누구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고 생존 또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면서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죽음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그의 청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안락사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의 고통을 보다 못한 어머니 마리 욍베르는 아들이 사고를 당한 지 만 3년째 되는 날인 지난해 9월24일 아들에게 다량의 신경안정제를 주사했고 뱅상은 이틀 만에 숨졌다. 이 사건은 프랑스에서 내연하고 있던 안락사의 합법화 논쟁에 불을 지폈다. 안락사를 제한적이라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었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위한 협회(ADMD)’의 장 코엔 회장은 “죽음은 정상적인 삶의 연장”이라며 “인간답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존중되듯이 품위있게 자신의 삶을 마감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안락사는 여전히 ‘불법’ ‘환자와 임종의 권리에 관한 법’은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정하되 환자의 의식 유무에 따른 다양한 생명 마감절차를 규정하는 등 가망이 없는 환자의 고통을 단축할 수 있는 조건을 엄격히 명시했다. 소생 불가능한 환자가 원할 경우 의사는 생명연장 장치의 제거나 일시적인 소생술에 의한 치료를 중지할 수 있으며 죽음을 앞당기는 역효과를 가져오는 한이 있더라도 통증완화제를 투여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처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환자에게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환자가 자신의 뜻을 표현할 수 없는 상태일 경우 환자의 가장 가까운 가족이 이를 대신할 수 있다. 필립 두스트 블라지 보건장관은 “새 법에 따라 프랑스에서 삶의 마감은 또 다른 측면을 갖게 된다. 죽음은 더 이상 복종의 시간이 아닌 선택의 시간이 된다.”면서 “그러나 안락사가 금지되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가 지난 2001년 4월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했으며, 벨기에와 스위스에서는 자살을 하려 해도 신체여건상 자살할 수 없는 말기 환자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죽을 수 있도록 자살 지원을 합법화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매년 3500명이 합법적으로 안락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실을 감안, 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소생술로 생명을 유지하다 갑자기 숨진 경우의 50%가량이 치료 중단에 따른 것으로 집계될 만큼 가망없는 환자에 대한 치료 중단은 실제로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명확한 관련 법이 없어 의료진이 판단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전국의사협회가 ‘환자와 임종의 권리에 관한 법률’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며 전폭적인 환영의사를 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론도 대체적으로 그런 쪽이다. 프랑스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환자 본인이 원할 경우 죽을 수 있는 자유를 가져야 하며,80%가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국도 안락사 옹호단체인 ‘자발적 안락사협회(VES)’의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서 영국인의 82%가 현재의 자살 관련법 개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에서는 환자가 원하거나, 의사가 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이런 사회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lotus@seoul.co.kr ●존엄사와 안락사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말하는 ‘존엄사’는 말기 환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더이상 소생치료나 연명술에 의지하지 않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게 하는 것을 말하고,‘안락사’는 고통을 없앨 다른 수단이 없을 경우 약물 투여나 인공호흡기를 떼는 등의 인위적인 방법으로 생명을 끊는 행위를 가리킨다. ■ 미국 미국 50개주(州) 가운데 안락사를 법으로 허용하는 곳은 오리건주 한주뿐이다. 미시간과 메인, 하와이 등에서도 안락사 허용을 법제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주민 반대로 부결됐다. 오리건주는 1994년 안락사법인 ‘존엄 사망법(Death with Dignity)’을 주민 투표로 통과시켰다. 일단 시행한 뒤 3년 뒤 확정한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원안대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고통에 시달리며 시한부 삶을 사는 오리건주 주민은 의사에게 치사량의 약을 처방받아 숨질 권리가 생겼고, 지금까지 171명 이상이 그렇게 죽음을 택했다. 하지만 오리건주의 안락사법은 아직도 법정 싸움에 휘말려 있다. 안락사법에 반대하는 미 연방정부가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연방정부는 지난 5월 항소심에서 졌지만 “안락사법이 약물 사용에 관한 연방법(CSA)에서 규정한 ‘정당한 치료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지난달 대법원에 상고했다. 1997년에도 안락사 허용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당시 대법원은 안락사 권한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지만 각 주가 안락사 허용 여부를 결정할 여지는 남겨 두었다. 정부의 상고에 대해 대법원은 내년 초 심리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의 승소 가능성은 97년 당시 판결문 작성을 주도했으며 현재 갑상선암으로 정상적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보수 성향의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이 참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11월 대선에서 존 케리 후보가 당선됐다면 정부가 소송을 취하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안락사에 반대해온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달리 케리는 “개인적으로 안락사에 반대하지만 오리건주 법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미국에서 안락사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된 계기는 10여년 동안 130명을 안락사시킨 ‘죽음의 의사’ 잭 케보키언 사건이었다. 케보키언은 지난 99년 루게릭병 환자를 안락사시킨 혐의로 2급 살인죄를 적용받아 10∼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최근에는 14년 간 의식을 잃고 튜브로 영양분을 제공받아 살아온 아내를 안락사시키기 위해 튜브를 제거하게 해달라는 플로리다주 마이클 시아보 사건이 쟁점이다. 연방대법원은 시아보의 손을 들어줬으나 안락사에 반대해온 대통령 동생 젭 부시 주지사는 재판 과정에 하자가 있다며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일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에는 안락사를 관습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가 있으나 아직 법제화되지는 않아 실제로 안락사가 이뤄지거나 문제화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신 일본에서는 죽음이 임박했을 경우 연명치료(목숨을 연장시키기 위한 치료)를 거부, 자연사를 선택하는 ‘존엄사(尊嚴死)’가 폭넓게 인정되고 있다. 존엄사를 내세워 안락사를 적절히 수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관련 법은 현재 청원 단계이다. 존엄사를 인정하려는 사회적 움직임도 활발하다.1976년 창설된 ‘일본존엄사협회’는 10만명 이상의 회원을 거느리며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존엄사 관련 단체들도 적지 않다. 다만 일본존엄사협회 회원수가 최근 수년간 정체상태이다. 이는 안락사나 존엄사가 사회적인 쟁점으로 부각된 사례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반국민 다수는 절박한 과제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후생노동성이 지난해 실시한 의식조사에서 일본국민의 74%는 고통을 동반하는 말기질환 환자에 대한 연명치료에 부정적이었다. 그 가운데 59%는 존엄사를 지지했고 14%는 안락사까지도 찬성했다. 존엄사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여전히 37%였다. 앞서 일본에서는 1990년대 중반 교토의 한 병원장이 말기 암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근육 이완제를 투여, 안락사시킨 것이 적발돼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바 있으나 근래에는 특별한 논란이 없는 상태다. 일본은 다만 안락사나 존엄사시킬 경우 유죄 여부에 대해 법원의 판례(95년 요코하마 법원)를 준용하고 있다. 당시 법원은 가족의 부탁을 받고 골수종 환자를 안락사시킨 도카이의대병원 의사에게 유죄판결을 내리면서 ‘안락사’의 4가지 조건을 명시했다.▲환자의 견딜 수 없는 고통이 계속되고 ▲죽음이 임박했으며 ▲고통을 없앨 다른 수단이 없고 ▲환자 본인이 명백히 안락사를 원할 경우에만 안락사가 허용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 생명연장 치료를 거부해 자연사를 선택하는 소극적인 안락사를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다만 올 들어 인터넷 동반자살이 도쿄는 물론 전국적으로 빈발하며 젊은층의 자살사이트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중에서 “안락사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는 등의 안락사나 존엄사를 앞세운 자살사이트가 적지 않아 안락사 문제를 다소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이다. taein@seoul.co.kr
  • 구글 웃고 달러貨 울고

    |워싱턴 AFP 연합|조지 부시 대통령의 정책 보좌관 칼 로브와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 등이 올해 미국을 대표하는 ‘승리자들’로 뽑혔다. 반면 대선에서 패배한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가치 하락을 거듭한 달러화(貨),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포로 학대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여군 린디 잉글랜드 일병은 대표적 ‘패배자’로 선정됐다. AFP통신이 13일 발표한 ‘2004년 가장 주목할 만한 승자’에 따르면 알베르토 곤살레스 법무장관과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을 배출한 미국 내 최대 소수민족 히스패닉계,‘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로 기록적 수익을 올린 멜 깁슨, 아테네 올림픽 수영 8관왕 마이클 펠프스 등이 승자 반열에 올랐다. 올해의 대표적 패자들에는 가슴 노출 파문으로 50만달러 벌금형을 받은 가수 재닛 잭슨,11개 주에서 동성 결혼 금지법이 통과됨에 따라 게이·레즈비언 결혼 합법화를 위해 싸워온 동성애자들 등이 꼽혔다.
  • 전교조 투쟁이미지 벗을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11대 위원장 선거가 끝남에 따라 전교조의 노선이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경 투쟁 노선을 걸었던 10대 집행부와 달리 ‘반대보다는 대안’을 내세운 이수길(51)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교조는 침체돼 있다. 합법화 이후 조합원 수가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가입 가능한 교직원의 3분의1에 해당하는 10만명에 이르렀지만 최근에는 그 수가 줄고 있다. 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투쟁 등 일련의 사건으로 전교조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곱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현상에 대한 원인으로 이수길 당선자는 당면 과제를 외면한 투쟁 위주의 활동을 꼽았다. 이 당선자는 전교조 합법화가 우선 과제였던 때에 유보한 문제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투쟁보다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 ‘학교현장살리기’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학교 민주화, 조합원 전문성 향상, 분회활동 지원의 3분야로 나눠진 프로젝트를 최우선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현장 개선과 더불어 사안에 따라 투쟁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0대 집행부의 주요 사안 중 하나인 교원평가제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는 “교육보다는 승진에 전념하게 만드는 평가제도는 사라져야 한다.”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소모적인 대립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반대를 하더라도 반드시 책임있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겠다고 말해 과거와는 다른 전교조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당선자는 “여론정치 시대인 만큼 직접적인 투쟁보다는 여론의 지지는 받는 데 더 노력하겠다.”면서 “연가투쟁처럼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받지 못하는 방법은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교원 과반수의 조합원 확보도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탈퇴가 늘고 가입이 줄고 있지만 바뀌는 모습을 통해 제1의 교원단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대마초는 마약? 기호품? 공개토론회 공방전

    “사회적 해악이 낮은 대마초를 마약으로 처벌하는 것은 무리다.”“대마초도 남용하면 사회적 위험성이 높으므로 규제해야 한다.” 일부 문화예술인이 ‘대마초 합법화’를 주장하는 선언서를 내는 등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한국마약범죄학회(회장 전경수·광운대 마약범죄학 교수)가 10일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합리적 마약정책 수립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대마관련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재판부에 낸 영화배우 김부선씨는 이날 “4년 동안 몇번 피운 것으로 돌림병 환자 취급을 받고 있다.”고 밝히고 “마치 사법부가 너는 죽든지 이 나라를 떠나라고 하는 것 같다.”며 대마초 합법화를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마약이다 vs 아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최용민 위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마는 환각성이나 사회적 영향을 볼 때 마약으로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마의 환각·중독 정도가 담배나 알코올보다 위해한지는 정확한 근거가 없어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많은 양을 섭취하면 빠른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며 집중력의 상실과 자아상실감, 환상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남용하면 정신분열증까지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부선씨의 변론을 맡고 있는 김성진 변호사는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은 대마초를 마약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1995년 세계보건기구가 실시한 ‘알코올과 대마초, 니코틴 사용에 대한 보고서’는 대마초가 술이나 담배보다 훨씬 덜 해롭다고 결론지었다.”면서 “사회 윤리에 해를 끼칠 정도가 아닌 한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마약으로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대마규제 합리적 방안 필요” 전경수 마약범죄학회장도 “대마초는 어디까지나 대마초일 뿐 진짜 마약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마초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분리시키는 대신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책임있는 국가공인감정기관에서 마약, 필로폰 같은 향정, 알코올, 니코틴, 대마 가운데 어느 것이 사회적·육체적·정신적으로 더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대마초를 무겁게 처벌하면 밀거래 등의 과정에서 대마 사용자들이 범죄 집단의 덫에 걸려 공갈·협박을 당하는 등 제2의 범죄에 시달릴 수 있는 부담도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원정숙 경희대 간호과학대 교수는 “대마가 마약이 아닌 점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사회부적응자나 의지박약자에게는 심리적 의존성을 유발시켜 마약과 같은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진경 숙명여대 가정학과 교수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마약중독자 가족을 상담한 결과, 대마중독자도 다른 마약중독자와 같는 고통을 주고 있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박충선 목포과학대 간호학과 교수는 한걸음 나아가 “합리적 마약 정책을 논의하는 데 있어 대마 허용 문제는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대마를 포함한 마약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약물법원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약 사범의 37%가 대마 한편 경찰청은 이날 “지난 10월20일부터 50일 동안 마약류 사범을 집중 단속한 결과 37%가 대마초나 대마수지를 흡입한 대마 사범”이라고 밝혔다. 필로폰, 엑스터시 등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이 56%로 가장 많았고, 아편, 헤로인 등 마약 사범은 7%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개인의 행복추구권보다 보건사회적 폐해 예방이 우선”이라며 “대마초를 합법화하자는 주장은 지극히 위험하다.”고 일축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말말말˙˙˙

    대마에 대한 과도한 탄압은 개인의 기호에 대한 과도한 국가의 통제이며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다.-‘대마합법화 및 문화적 권리 확대를 위한 문화예술인 모임’이 9일 인사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배우 김부선이 제기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은 정당한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적극 지지한다.”며-
  • ‘극한 대치’ 국보법 향방은

    “강행 처리도 배제하지 않겠다.” “힘에는 힘으로 맞설 수밖에….”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국회 법사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을 놓고 여야간 힘 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말싸움을 넘어 물리적 충돌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는 지난 3일에 이어 주말인 4일에도 법사위를 열어 막말을 주고받는 등 격한 공방만 되풀이했다. 여야 지도부는 5일에도 그간의 강경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6일 법사위도 ‘막가파식 공방’으로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칼 빼든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5일 국보법 폐지안 등 주요 법안의 강행 처리를 시사했다. 이런 강공은 내년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평당원들이 개혁입법 처리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지도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당내 분위기와 맞물린다. 한나라당이 국보법 폐지안의 상임위 상정부터 저지하고 나서면서 대화로선 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판단하게 된 것 같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6일 오후 2시 국회 법사위를 열어 국보법 폐지안을 상정시키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에 대해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 것과 마찬가지다. 열린우리당은 법사위에 상정시키고 제안 설명만 한 뒤 본격 논의는 연말 임시국회에서 진행하겠다는 복안이다. 열린우리당의 강행 의지는 천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 말미에 더욱 구체화됐다. 그의 속마음을 내비친 ‘키워드’는 국민회의 시절인 지난 99년 1월 전교조 합법화를 골자로 하는 교원노조법의 ‘날치기 통과’였다. 천 원내대표는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내용이라면 강행처리 못할 것도 없지 않느냐.”며 국보법 폐지안 역시 강행처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그는 이날 “국회법을 중심으로 모든 수단을 다 쓸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또 법사위에서 최연희 위원장이 ‘사실상 의사진행 거부 또는 기피를 했다.’고 주장한 것도 이를 위한 대외적인 명분 축적용으로 해석된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나 한나라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지는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지연전술 차원에서라도 대안을 내놓고 토론에 나선다면 우리로서는 시일이 더 걸리거나 대폭 양보해야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공식적으로는’ 환영할 수밖에 없다.”고 미묘한 입장임을 털어놓았다. ●한나라당 “한치도 못 물러선다” 국보법 폐지안은 법사위 상정도 아예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일단 법사위에 상정만 되면 국회의장 직권으로 본회의 상정이 가능한 데 열린우리당을 어떻게 믿고 받아들이겠느냐는 논리다. 불신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얘기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주에 개정안 등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결사 저지’라는 강경론에 밀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원내대표단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어제까지 연 사흘 동안 법사위를 열어 여야간 정치적 합의와 국회법까지 무시해가며 국보법 폐지안을 힘으로 상정하려는 그런 일을 강행했다.”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법사위 상정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들은 상정만 해놓고 토론은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여야 합의로 정기국회에서 다루지 않기로 한 법인데 무엇 때문에 힘으로 상정하려 하겠느냐.”며 “저들이 국보법을 상정하려는 데는 나름의 꿍꿍이속이 있다. 일단 상정해놓고 힘으로 밀어붙여 날치기하려는 게 불을 보듯 뻔한 데 우리가 어떻게 막아서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도 “열린우리당이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면 힘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천정배 원내대표는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연희 법사위원장이 회의를 기피해 자신들이 법사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겠다고 하는데 대단한 착각”이라며 “법안 날치기를 넘어 국회 자체를 날치기하겠다는 얘기”라고 몰아세웠다. 전광삼 박록삼기자 hisam@seoul.co.kr
  • 佛하원 ‘말기환자 죽음선택법’ 승인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하원은 지난 30일 소생 가망이 없는 말기 환자가 생명 연장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허용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는 의사가 안락사를 결정하는 것과는 달리 환자 자신에게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필립 두스트블라지 보건장관은 “새 법에 따라 프랑스에서의 삶의 마감은 또 다른 국면을 갖게 됐다. 죽음은 더 이상 복종의 시간이 아닌 선택의 시간이 된다.”고 환영했다. 그는 “그러나 이 법으로 인해 남을 죽게 할 권리를 합법화하도록 바라지는 않는다.”며 안락사 행위는 여전히 불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건부는 새 법에 따라 의사들이 말기 환자들에게 보다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고 안락사를 통하지 않고도 인도적이며 품위 있는 죽음이 가능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에서 ‘품위있게 죽을 권리 법’으로 불리는 새 법안은 내년에 상원에 상정돼 심의된다.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논쟁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전직 소방관이 2002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안락사를 허용해 달라는 편지를 쓴 뒤 그의 어머니가 실제로 안락사를 시도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이후 “환자 본인이 원할 경우 죽을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쪽으로 여론이 형성되면서 하원에서 입법이 추진됐고, 이변이 없는 한 상원에서도 통과될 전망이다. lotus@seoul.co.kr
  • 숨바꼭질 단속 논란

    생계형 노점의 생존을 건 상행위와 법을 내세운 당국의 단속은 노점상이 생긴 이래 악순환처럼 되풀이되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전국노점상연합은 “생계형 노점이 매달 5000여개씩 생겨나는 상황에서 단속 위주의 정책으로는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없다.”면서 양성화 등 노점상 문제를 다룰 공식기구를 제안했다. 이 연합회 최인기 사무처장은 “강제 철거를 위한 용역 동원에 지방자치단체가 쓰는 예산이 한해 100억원”이라면서 “전노련에서도 기업형 노점과 자리 매매 행태 등을 배제하려고 노력하지만 한계가 있는 만큼 차라리 그 예산을 제도 개선에 써달라.”고 말했다. 그는 “1989년 가로가판대 사업을 준합법화한 예가 있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일정 기준을 갖추면 노점을 합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는 “시민의 통행 불편, 기존 상인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노점은 장기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건설행정과 김태두 노점관리팀장은 “지난 1월 동대문운동장에 청계천 노점 900여개를 입주시킨 것처럼 이미 협의는 수시로 하고 있다.”면서 “엄연히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집단과 합의기구를 만들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제철거 등에 동원되는 용역직원의 깡패 시비에 대해서도 “몸싸움도 종종 일어나는 철거 업무를 행정공무원이 모두 할 수 없기 때문에 효율성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금도 내지 않고 시민의 소유인 도로를 점령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면서 “가로가판대도 2006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 뿐, 노점의 합법화는 고려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 김은희 사무국장은 “노점은 공공재산인 도로를 사유화해 권리금을 받고 자리를 매매하는 등의 행위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생계형을 중심으로 1∼2년에 한번 재계약하는 조건 아래 장소 사용을 허가하고, 그 외의 부분은 철저히 단속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 “盧정권, 나를 고발하라”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 “盧정권, 나를 고발하라”

    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지키고 있는 민주노동당 소속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이 파업 공무원 징계와 관련해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고 나서 주목된다. 이 구청장은 민주노동당이 발행하는 주간신문 ‘진보정치’ 22일자 기고문을 통해 “공무원 노조를 탄압하는 노무현 정부는 어리석고 정의롭지 못한 정권”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나를 고발하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공무원을 징계하거나 하지 않을 권리는 자치단체장인 나에게 있다.”면서 “내 권리와 의무를 당당하게 이행하고 권리를 지키기 위해 부당한 횡포에는 맞서 싸울 테니 노무현 정부여, 나를 고발하라. 누가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되는지 두고 볼 일이다.”며 정부에 강력 대응할 뜻을 밝혔다. 그는 또 “공무원노조는 지금 정권에서 되지 않더라도 다음이나 그 다음 정권에서 반드시 합법화될 것”이라며 공무원 노조를 지지했다. 이 구청장은 파업 참가 공무원(시 집계 312명) 징계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2002년 11월 공무원들이 연가를 내고 파업을 했던 ‘연가투쟁’ 때 관련 공무원을 징계하라는 행자부 지침을 거부했던 전례에다 이번 기고문 내용 등으로 미뤄 파업 참가 공무원을 징계할지 관심거리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난자 기증땐 200만원·정자는 10만원

    ‘난자 값은 200만원?’ 영국 정부가 정자와 난자의 기증자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상금을 올릴 계획이다. 영국 인간수정태생국(HFEA)이 현재 ‘3만원+약간의 수고비’ 수준인 정자와 난자 기증 보상금을 대폭 올리는 내용의 정책안을 공개하고 내년 2월4일까지 여론을 수렴한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HFEA가 11일 웹사이트에 공개한 정책안에 따르면, 난자는 기증 과정이 복잡하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200만원, 정자는 10만원 정도로 보상금이 책정됐다. 정자는 6개월에 1인당 50회까지로 기증 횟수를 제한했다. 영국 정부가 기증자에 대한 보상금을 올리려는 이유는 내년 4월부터 새로 시행되는 법에 따라 시험관아기 시술로 태어난 아이에 대한 생물학적 부모의 신상정보 공개가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당국은 그럴 경우 학생들이 대부분인 기증자 수가 급격히 줄 것으로 보고 인센티브를 마련하겠다는 심산이다. 영국에서는 2001년 한해 1700회의 시험관아기 시술이 이뤄져 465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의사들은 연간 1000명의 여성과 200명의 남성 기증자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생명윤리단체 등은 “보상금을 인상하는 것은 시장논리에 따라 돈을 주고 정자와 난자 기증자를 구매하는 행위를 합법화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가난한 여성들이 돈 때문에 고통스러운 일을 자처하게 만들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공무원노조 투표 봉쇄는 잘못”

    민주노동당 소속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과 이상범 북구청장이 공무원노조 파업 찬반투표를 막은 정부 대응이 잘못됐으며, 투표와 관련해 자치단체를 제재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10일 울산시 중구 학성동 민노당 울산시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무원노조 합법화와 노동3권 보장은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으로 당연히 보장돼야 하는 사항”이라며 “파업 찬반투표는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고 평화적으로 해결했어야 했다.”며 정부가 투표를 강제로 막은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의 파업 찬반투표 행위를 현행범으로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 초법적인 탄압조치이며, 공무원 조직사회에 심각한 분열과 갈등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행자부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고 해당 자치단체를 교부세 삭감 등 예산으로 통제할 경우 절대 좌시하지 않고 맞서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그러나 “공무원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파업으로까지 가지 않도록 대화로 풀어야 하며, 공무원노조도 파업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해 공무원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내비쳤다. 두 구청장은 지난 2002년 11월 공무원들이 연가를 내고 파업을 했던 연가투쟁 때도 기자회견을 통해 행자부의 관련 공무원 징계지침을 거부한 적이 있다. 이 구청장은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과 민주노총 위원장, 이상범 구청장은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과 울산시의원 출신이다. 민노당 울산시당은 소속 두 단체장이 정부 방침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정부가 불이익을 줄 경우 중앙당과 소속 국회의원들과 협의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해마다 100만건…낙태 처벌대상?

    해마다 100만건…낙태 처벌대상?

    낙태는 형법상 범죄 행위다. 그런데도 연간 공식적으로만 100만∼150만건의 낙태가 시술되고 가임기 기혼 여성 두 명 중 한 명은 낙태를 경험한다. 처벌을 받는 낙태 건수는 한 해 20∼50건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22건이 적발됐을 뿐이다. 검찰도 기소를 꺼려 낙태에 관한 형법 규정은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이다. 이는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73년 모자보건법을 제정해 낙태를 양성화했기 때문이라고 조영미 동국대 여성학 강사는 말한다. 사회적·경제적 이유의 낙태는 금지돼 해당 여성들은 이중 일부 조항을 이용해 면죄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충돌하고 모순되는 낙태죄 관련 법들을 개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내 첫 낙태죄 학술회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연구센터(소장 정인섭)는 지난 3일 근대법학교육 100주년 기념관에서 ‘낙태죄에서 재생산권으로’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여성의 ‘재생산권(Reproductive Rights)’ 보장이 법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논의한 첫 자리였다. 교수와 학생 100여명이 5시간 동안 열띤 분위기 속에서 토론했다. 지난 94년 유엔 카이로회의 등에서 정의된 바에 따르면 ‘재생산권’은 ‘모든 커플과 개인이 자녀 수, 터울 등을 자유롭고 책임있게 결정할 수 있는 기본적 권리 및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정보와 수단, 그리고 가장 높은 수준의 재생산적 건강권’이다. 낙태에 국한시키면 여성들이 출산 등에서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 관련 공공 서비스에 접근할 권리를 의미한다. 원칙적으로는 법적·사회적 낙태 허용을 포함한다. 토론자들은 “낙태죄를 규정하는 형법과 모자보건법 등 관련 법들의 개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임기 기혼여성의 낙태는 196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 91년 가임기 기혼여성 낙태 경험 비율 54%, 평균 낙태 횟수 1.1번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그 뒤에는 감소해 지난 2000년 각각 39%,0.65회를 기록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실태조사’ 자료). 조 강사는 “기혼여성의 낙태율 감소는 피임 덕”이라면서 “그러나 미혼여성 낙태율은 성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낙태가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국민들의 인식도 낙태를 인정하자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이인영 한림대 법학부 교수가 지난해 4월 중순부터 한달간 16개 시·도 102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원하지 않는 임신의 낙태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19.6%, 중립은 3.4%였다. 또 ‘경제적 이유로 인한 낙태’도 응답자의 61.6%가 동의했고 반대는 35.1%, 중립은 3.3%였다. ●“상충되는 관련 법 개정 시급” 낙태죄를 둘러싼 논란은 태아의 생명권과 임산부의 자기결정권 간의 갈등으로 압축된다. 생명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와 자기결정권이라는 헌법상 보장되는 권리, 인간의 존엄권 사이의 싸움이다.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들은 일관되게 태아의 생명권을 우선시 한다. 헌재는 “헌법에 명문 규정은 없지만 태아의 생명권은 인간의 생존본능과 존재 목적에 바탕을 둔 선험적이고 자연법적인 권리로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법원은 판례에서 “태아가 생명과 인격의 근원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인식하거나 방어할 수 있는지에 관계없이 보호되는 것이 건전한 도의적 감성과 합치된다.”고 밝혔다. 이인영 교수는 “지금까지의 논의는 지나치게 두 권리의 충돌 관점에서만 보고 있다.”면서 “미 연방대법원 등 외국 사례처럼 조화를 꾀해야 한다. 양자택일적인 논리는 버리고 적절하게 낙태를 규율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희경 이화여대 법대교수는 “태아의 잠재적 생명을 생명권과 동일하게 보아 낙태권을 제한하려는 규제는 위헌적”이라면서 “여성의 결정권을 좀더 존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송석윤 서울대 법대 교수는 “복잡한 현실에 상응하는 법 논리 개발과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 조성 등 관련 제도의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경제적 사유의 낙태도 합법화해야” 전문가들은 대체로 모자보건법에서도 허락하지 않는 사회·경제적 동기의 낙태도 허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조 강사는 “낙태 관련 형법 조항들을 삭제하고 사회·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도 합법화해야 한다.”면서 “낙태 관련 상담, 낙태 시술비 보조 등 안전하고 효과적인 공공서비스를 정부에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낙태를 전면 허용하는 네덜란드의 경우 정부의 다양한 지원대책으로 오히려 낙태율이 월등히 낮다는 것이다. 양현아 서울대 법대 교수는 “형법상 낙태 금지는 실효도 없고 낙태의 음성화, 신체적·심리적 폐해 등만 낳고 있다.”면서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하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영란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낙태의 위법성을 제대로 규정하는 등 관련법을 개정해 현실과의 괴리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외국인 고용허가’ 현장서 안먹힌다

    지난 8월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고용허가제가 시행되고 있으나 각종 제약요인으로 조기정착에 애로를 겪고 있다. ●고용허가 7272명에 그쳐 8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고용허가제에 따른 업체측의 외국인 근로자 구인 인원은 1만 1097명으로, 이중 고용허가서가 발급된 것은 7272명, 계약까지 맺은 것은 6528명이다. 이 제도상 올해 배정된 외국인 근로자는 2만 5000명(제조업 1만 7000명, 건설업 6000명, 농·축산업 2000명)이다. 고용허가제 활용도도 업종별로 불균형을 이뤄 계약인원 6528명 가운데 제조업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농·축산업은 82명, 건설업은 전무하다. 이같은 현상은 고용허가제가 진일보한 외국인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주들의 인식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업소개소나 브로커 등을 통해 외국인을 쉽게 고용해 왔던 업주들은 이 제도가 믿을 수 있는 루트를 통해 양질의 근로자를 쓸 수 있음에도 당장의 편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인천 남동공단의 한 업체 관계자는 “인력이 당장 부족한데도 한 달간 내국인 구인 노력을 해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롭다.”면서 “불법체류자일지라도 한국어를 할 줄 알고 숙련도가 있는 외국인을 쓰는 것이 생산성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출국만기보험(퇴직금 대체)과 보증보험(임금체불 대비)에 가입해야 하는 등 외국인 고용 사업주의 의무가 강화된 것도 기피요인으로 볼 수 있다. ●출국만기보험 가입등 의무에 기피 아울러 ‘1사 1제도’와 외국인 근로자 고용인원 제한도 외국인 근로자 수급에 제한을 주고 있다. 1사 1제도는 ‘산업연수생제와 고용허가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에 따른 것으로 기존에 외국인 산업연수생을 고용한 업체는 고용허가제에 의한 채용이 불가능하다. 반월공단의 S염색업체는 고용허가제 시행 이후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 6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신청했으나 이미 산업연수생 4명을 쓰고 있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지난 94년 도입된 산업연수생제는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중소업체에서 1년간 연수한 뒤 2년간 근로자로 취업할 수 있는 것으로, 현재 전국의 1만 1701개 업체에서 5만 9108명이 활동 중이다. ●고용창구 일원화 필요성 이에 따라 외국인 고용창구가 일원화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산업연수생제를 위탁·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측은 기업의 비용증대 등을 들어 산업연수생제 존속을 주장하고 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김재근 사무국장은 “연수생이라는 이유로 노동자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산업연수생제는 하루빨리 폐지되고, 미흡한 점은 있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외국인 권리를 인정하는 고용허가제로 일원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고용쿼터제도 불합리하다며 소규모 3D업종을 중심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고용허가제상 내국인 근로자가 10명 이하인 업체는 내국인의 5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으나 10명을 넘어설 경우 고용비율이 점점 줄어든다. 내국인이 11∼50명일 때는 10명 이내,51∼100명은 15명 이내,101∼150명은 20명 이내다. 그러나 내국인이 일하기를 꺼리는 3D업종의 경우 이 비율을 맞추기란 까다로운 ‘방정식’과 같다. 시화공단 D전기제조업체 대표 조모(48)씨는 “현재 불법으로 고용중인 외국인 5명을 내보내고 합법 채용하려 해도 내국인이 7명이라 고용쿼터제에 따라 3명밖에 공급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외국인 고용의 대부분(92%)을 차지하는 10명 이하 사업장의 경우 고용쿼터제가 다소 불합리한 점이 있어 조정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용허가제가 쉽게 정착되지 못함에 따라 지난해 외국인 불법체류자 합법화 이후 12만명으로 줄어들었던 불법체류자가 지난 6월 16만 6000명, 현재 18만명으로 늘어났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전공노 “투표일 두고봐라” 장담

    11월15일. 전공노의 총파업 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오면서 정부와 전공노의 대치 상태는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쟁점은 단체행동권이 제외된 공무원노조법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다. 정부는 공무원노조 ‘합법화’라는 점을 내세우는 반면, 전공노는 합법화라는 형식보다 실질적인 내용이 없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먼저 선수를 치고 나간 쪽은 정부다. 선수쳤을 뿐 아니라 거의 ‘올인’에 가까운 행보를 하고 있다. 투표 자체를 막기 위해 경찰이 지난 주말 전격적으로 몇몇 전공노 지부를 압수수색했다. 법무부 장관과 행정자치부 장관 공동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한데 이어 교부금 삭감, 국책사업 배제, 단체장 고발 등으로 전국 지자체들에 대한 고강도 압박방안도 쏟아냈다.8일에는 6개 지방노동청장과 40개 노동사무소장이 모이는 노동기관장 회의를 통해 다시 한번 ‘경고 사인’을 보낼 예정이다. 사실 이런 정부의 태도가 뜬금없다는 지적도 있다. 공무원노조 합법화 방안이 2∼3년 전부터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전공노의 존재를 받아들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파업절대불가’라는 행자부 방침을 받아들이면서도 “노조합법화를 먼저 거론한 중앙정부가 이제 와서 왜 우리를 ‘인기영합적’이라고 비난하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공노와 이런저런 합의를 했던 지자체 대부분이 행자부로부터 어떤 지침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공노 역시 이 대목에 기대고 있다. 전공노가 ‘실체’로서 인정받고 있는 마당에 노조합법화를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전공노는 9∼10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성사시키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찬반투표 자체가 부결됐다. 경찰이 투표함을 통째로 들고 가버렸기 때문이다. 재적 조합원 과반수 찬성이 총파업 찬성 조건이었기에 투표함을 뺏기면 모집단 자체가 줄어 그만큼 불리하다. 전공노측은 부랴부랴 모자 등을 투표함으로 임시변통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전공노는 지난해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투표장소와 방식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가 있다.”고만 할 뿐 절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개표 결과 역시 지역별 발표가 아니라 중앙에서 취합해 최종 발표토록 했다. 또 경찰에 투표함 등을 빼앗겼을 경우에 대비해 투표참가 여부 및 찬반을 확인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해뒀다고 밝혔다. 전공노 관계자는 “어떤 방해가 있어도 조합원의 총의를 모으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면서 “투표일 두고봐라.”라고 장담했다. 동시에 몇몇 인터넷 사이트에 팝업 광고를 띄우고 신문지면용 광고를 제작하는 등 여론의 지지를 업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월드이슈-불법 이민] 美 불법이민 실태와 대책

    미국으로 건너가는 불법 이민자가 몇명인지 정확한 통계는 없다. 하루 2000명에서 8000명까지 들쑥날쑥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TV토론에서 하루 4000명씩 불법 이민자가 증가한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미 이민연구소(CIS)는 연간 50만명씩 늘어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불법 이민자 수는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국경을 책임진 국토안보부의 고위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속은 파리채를 휘두르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9·11테러 이후 국경 검문이 강화됐음에도 목숨을 건 ‘월경(越境)’은 계속된다. 멕시코와 접한 애리조나나 텍사스의 사막지대를 지나는 ‘죽음의 육로’와 배편을 이용해 플로리다나 앨라배마 등에 도착하는 ‘해상로’가 대표적인 밀입국 경로다. 육로를 거치는 불법 이민자들 중에는 멕시코 뿐 아니라 수천㎞를 걸어서 온 온두라스, 과테말라, 에콰도르 출신까지 포함됐다. 강을 건너거나 사막을 횡단하다 죽는 사람은 연간 500명에 이른다. 화물차 짐칸을 이용하다 더위로 질식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6개월동안 육로로 오려다 적발된 불법 이민자는 70만명 안팎. 과거엔 국경에서 돌려보냈으나 요즘은 재발 방지 차원에서 비행기에 태워 멕시코 내륙 지역에 풀어준다고 한다. 불법 이민자에 대한 의료지원 등 사회 문제로 번지자 당국은 무장헬기인 블랙 호크까지 동원,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쿠바나 아이티 등지로부터 오던 ‘보트피플’은 줄었지만 화물선 짐칸이나 화물차에 숨어서 들어오는 중남미인들은 느는 추세다. 애리조나나 플로리다까지 무사히 왔으나 경찰에 쫓겨 시속 100마일(160㎞)로 도망치다 차량이 계곡이나 강물에 떨어져 숨지는 사고도 잇따른다.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버지니아 등지에서는 ‘반이민법’에 따라 경찰이 불법이민 단속에 나서 불이익을 당한 소수계 출신의 항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불법 체류자의 사면은 불가능하지만 일정기간 고용된 경우 ‘임시근로자카드’를 부여, 양성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케리 후보는 직장을 갖고 세금을 내는 불법 체류자에는 아예 시민권을 주는 합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공무원 정치참여등 불허반발 “새달 총파업”

    정부와 공무원노조가 예정된 정면대결 수순으로 접어들었다.1년여를 묵혀왔던 공무원노조법 입법 문제 때문이다. 정부는 공무원에게 파업권을 줄 수 없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최대 공무원노조단체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총파업을 내걸었다. 정부는 19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무원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을 심의·의결했다. 이달 중 법안을 국회에 제출, 공포한 뒤 1년 후에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정부안은 예전 그대로다. 공무원의 정치참여와 단체행동권은 금지됐고,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줬다. 협상대상은 보수 등 근무조건 등에 한정했고, 법령·조례·예산과 맞물린 단체협약 내용은 자동무효가 된다. 가입대상은 일반직 6급 이하 혹은 이에 준하는 직급이고 조직단위는 광역시·도, 시·군·구, 시·도 교육청 등으로 정했다. 여당과 협의했고 민주노동당 외에는 반대할 야당도 없어 국회 통과에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공노는 ‘합법화의 탈을 쓴 재갈물리기’라면서 정부안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단체행동권 금지와 형사처벌 조항을 별도로 만든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겉으로는 단결권과 교섭권의 일부가 주어져 ‘1.5권’이 확보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1권’이 보장된 데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전공노 관계자는 “공무원 근무조건 가운데 법령·조례·예산과 관련되지 않은 사항이 몇 개나 되겠나.”면서 “차라리 공무원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라.”고 말했다. 전공노는 파업기금 100억원을 모은 뒤 27∼28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11월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정부는 강경 대처를 수차례 밝혀왔다. 비정규직 문제 등과 함께 공무원노조 합법화를 주요 이슈로 삼고 있는 민주노총은 11월 중순쯤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노총도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계의 파상공세를 앞두고 정부로서는 전공노 문제에서부터 밀릴 수 없는 노릇이다. 조현석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與, 국보법 폐지 형법 보완…20일 국회제출

    與, 국보법 폐지 형법 보완…20일 국회제출

    열린우리당은 17일 국가보안법 폐지에 따른 대안으로 별도의 법안을 새로 만들지 않고 현행 형법을 보완하기로 당론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보법 폐지를 ‘친북활동 합법화’로 규정한 한나라당과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지도부가 마련한 4개 대안(형법 보완안 3개, 대체입법안 1개)에 대해 6시간 넘게 난상토론을 벌인 결과 형법상 내란죄 부분을 개정하는 방안을 담은 제1안을 다수가 지지함에 따라 당론으로 채택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1안은 형법 87조에 ‘내란목적단체조직-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 문란하고자 폭동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는 전조의 구별에 의하여 처단한다.’란 조항을 신설해 대북 간첩행위에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보법의 ‘북한=반국가단체’ 개념은 삭제되는 셈이다. 1안은 또 형법 98조의 ‘간첩죄’ 조항을 수정,‘적국을 위하여 간첩하거나‘란 문구 대신 ‘외국 또는 외국인의 단체를 위하여‘로 바꿈으로써 ‘북한=적국’ 개념을 없앴다. 국보법 2조의 반국가단체 조항 중 ‘정부참칭’ 부분도 삭제했다. 이와 함께 ‘잠입탈출(6조)’,‘찬양·고무(7조)’,‘회합·통신(8조)’,‘불고지(10조)’ 등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온 조항들을 모두 삭제했으나, 그에 따른 보완책은 담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국가를 위해하는 행위를 이 형법 보완안으로 처벌할 수 있다.”면서 “오는 20일까지 국보법 폐지법안과 함께 형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 대체입법론을 주도해온 안영근 의원은 “당론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 野 “친북 합법화… 실력저지” 반면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긴급안보대책회의를 열어 국보법 폐지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고,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본회의 통과를 저지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는 친북활동의 합법화”라며 “이번 국감을 통해 안보상의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고, 지난 10일엔 동해에서 북한잠수함 사건도 있었는데 집권당이 국민 대다수의 뜻을 무시하고 국보법 폐지를 강행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보법 폐지 불가가 절대당론인 만큼 법안 상정단계부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적 저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국감 이후 당내 특별기구를 구성한 뒤 당 법률지원단이 마련한 국보법 개정안을 보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전광삼 김상연 박록삼기자 carlos@seoul.co.kr
  • [월드이슈-외국의 성매매] 유럽등 법제개정 어떻게

    [월드이슈-외국의 성매매] 유럽등 법제개정 어떻게

    프랑스에서도 ‘성매매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길거리에서 손님들을 끌기 위한 매춘부들의 소극적인 호객행위까지 처벌토록 한 법을 시행한 이후 이 법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프랑스 등 유럽과 일본의 성매매 실태와 대응을 살펴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중도우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프랑스는 그 일환으로 지난 해 초 ‘국내 치안법’을 제정, 성매매를 엄격하게 다스리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내무장관(현 경제·재무장관)이 제정을 추진해 ‘사르코지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에 따라 지난해 3월18일 이후 길거리에서 행해지는 대가성 성매매 행위는 모두 제재대상이 됐다. 즉, 적극적으로 손님을 유혹해 매춘을 하는 경우에만 벌금형이 주어지던 것이 법 발효와 함께 소극적인 호객행위까지 2개월 구금에 3750유로(약 550만원)의 벌금형이 가해진다. 예컨대 야한 옷을 입고 서서 손님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법적인 제재 대상이 된다. 특히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사람이 외국인일 경우 즉각 체류증을 박탈, 국외로 강제 추방한다. ●여권단체 찬성·인권단체 반발 이같은 초강력 처방은 여권운동단체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은 반면 매춘업에 종사하는 여성들과 인권단체들로부터는 생존권 박탈, 인권유린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으며 찬반론이 대립하면서 양측의 시위가 잇따라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사르코지 장관은 의회표결(2003년 1월)에 앞서 “매춘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젊은 여성들을 고용해 성매매를 강요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포주들을 효과적으로 단속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법을 강화해 조직의 연결고리(매춘여성들)를 와해시키는 것 외에 도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법은 범죄의 온상인 포주조직을 겨냥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러시아 마피아 등 국제적인 범죄조직과 연계된 포주 조직은 동부 유럽과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서유럽으로 밀입국하는 여성들을 이용해 엄청난 불법소득을 올리는 것은 물론 마약밀매, 폭력 등 각종 범죄와 연계돼 있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프랑스 경찰 통계에 따르면 1만 5000∼1만 8000명의 여성들이 매춘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팔려와 착취당하고 있는 외국인들이다. 성매매산업과 관련된 경제규모는 대략 20억∼30억유로이지만 이 중 70%가 포주들에게 돌아간다고 프랑스 국립경찰 내 인신매매범검거반(OCRTEH) 측은 밝히고 있다. 포주에게 7년 징역과 15만유로의 벌금형을 내리도록 규정한 기존 형법에 ‘국내 치안법’이 추가되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거리의 매춘은 현저하게 줄었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파리에서만 매춘 여성(혹은 남성)들의 수가 40% 감소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매춘 종사자들이 거리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파리시의 크리스토프 카레슈 사회안전담당 부시장은 “국내 치안법의 효과는 매춘여성들의 활동장소를 가로등이 환하게 비치는 대로에서 으슥하고 위험한 뒷골목으로 이동시킨 것에 불과하다.”며 “그들은 단지 보이지 않을 뿐 사라지진 않았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매춘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는 사회단체들은 직업 여성들의 수입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협박과 감금을 당하는 여성들이 많고, 심지어 포주들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병을 얻어도 이를 숨기는 등 법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작은 아파트를 공동으로 빌린 뒤 인터넷이나 무가지 광고란을 통해 호객행위를 하거나 자기 집에서 매춘을 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것도 국내 치안법 시행의 부작용으로 꼽힌다. 이런 복잡한 사정이 얽히면서 프랑스에서는 지난 1946년 법에 의해 없어진 유곽을 다시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립과학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63%가 유곽의 재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和·獨 합법화… 伊등선 부활 검토 네덜란드는 지난 2000년 10월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매춘을 합법화했다. 독일도 2001년말부터 매춘을 합법화했다. 네덜란드와 독일은 매춘을 서비스업으로 합법화해 종사자들이 다른 직업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세금을 납부하는 대신 합법적인 고용계약을 통해 의료보험, 실업수당, 연금 등의 사회보장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뉴질랜드 의회도 지난해 매춘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벨기에 의회는 공창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준비중이며 이탈리아도 공창제 부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루마니아 의회도 유사 법안의 입법을 놓고 논란중이며, 체코는 매춘면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스웨덴은 1999년 성을 사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 최고 6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매춘법을 강화했다.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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