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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수 만에 벗은 ‘불법 노조’… 노동 3권 보장은 숙제

    6수 만에 벗은 ‘불법 노조’… 노동 3권 보장은 숙제

    MB정부 ‘법외 노조’로 규정 설립신고증 교부 근거로 밝혀 고용부 “전교조도 합법화 되길” 전교조 “해직자 조합원 인정 못해” 고용노동부가 29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에 대한 설립신고증을 교부하면서 전공노는 2009년 새겨진 ‘불법 노조’라는 낙인을 걷어낼 수 있게 됐다. 전공노 합법화는 공무원에게도 노동3권을 인정하는 청와대의 개헌안 내용 등 이번 정부 정책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를 비롯해 교사와 공무원 등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2001년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으로 출범한 전공노는 2006년 현행 공무원노조법이 시행된 이후 2007년부터 합법 노조로 활동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전국적 촛불시위가 일어나자 ‘대통령 불신임 표결’을 추진하는 등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행보를 이어 갔다.2009년 9월 전공노와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법원공무원노동조합 등 3개 공무원 노조가 통합하면서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현재 전공노)을 만들자 당시 이명박 정부는 이들을 법외 노조로 규정했다. 전공노가 제출한 설립 신고에 대해 “해직자가 노조에 가입해 있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전공노는 불법 단체가 됐고, 법으로 보장됐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박탈당했다. 이후에도 전공노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고용부에 노조 설립 신고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제노동기구(ILO)와 국제노총(ITUC)은 ‘한국 정부가 조합원 자격을 들며 교사·공무원노조의 지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줄곧 지적해 왔다. 류경희 고용부 공공노사정책관은 이번에 신고설립증을 교부한 이유에 대해 “개정된 규약을 보면 ‘조합원이 부당하게 해고당했거나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경우에는 관련 법령의 규정에 따라 조합원 자격을 유지한다’고 돼 있다”며 “해고 효력을 다투지 않는 경우 등 원칙적으로는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노조법에는 면직·파면·해임되면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조합원 지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번 전공노 합법화가 노조할 권리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노동3권 보장을 위한 추가적 제도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무원 조직의 정치적 행동이 확대되고, 단체교섭 과정에서 국민을 볼모로 삼고 집단행동을 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현행 공무원노조법은 노동3권 가운데 단결권, 단체교섭권만 인정하고, 파업·태업 등 단체행동권은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공무원노조에는 6급 이하 일반직공무원(소방업무·경찰·감독관 제외)만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한국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ILO 기준에 따르면 조합원 자격 부여는 노조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지 입법적으로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ILO 핵심 협약 비준과 노동조합 설립신고제 폐지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단체행동권 금지, 정치활동 금지, 단체교섭권 제약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공무원노조법을 일반적인 노동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부는 이날 전공노 설립신고증과 교부와 더불어 “전교조도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 들어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바꾸거나 임원 배치 등 조직운영 방식을 바꿀 가능성도, 그럴 이유도 없다”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전공노, 9년 만에 합법화

    2009년부터 법외 노동조합으로 있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9년 만에 합법 노조가 됐다. 앞으로 전공노는 노동조합 명칭을 쓸 수 있고,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임명권자 동의에 의한 노조 전임 활동 등이 법적으로 보장된다. 다만 공무원은 공무원노조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파업 등 단체행동권은 행사할 수 없다. 고용노동부는 전공노가 지난 26일 제출한 제6차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검토해 29일 설립신고증을 교부했다. 전공노는 그동안 규약에서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했고, 다수 해직자가 임원으로 활동하는 상황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2001년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으로 출범한 전공노는 2006년 공무원노조법이 시행된 이후인 2007년부터 합법 노조로 활동했다. 하지만 2009년 12월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으로 합쳐진 이후 정부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근거 조항이 공무원노조법에 위반된다’며 설립 신고를 반려했다. 공무원노조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면직·파면 또는 해임되면 조합원 지위를 상실한다. 다만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조합원 지위를 인정하도록 돼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공노는 합법화를 위한 내부 논의와 함께 고용부와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지난 24일 전공노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규약 조항을 개정하는 안건이 가결됐고, 26일 개정된 규약을 포함해 6차 설립신고서를 고용부에 제출했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전공노가 정부와의 갈등에 종지부를 찍은 만큼 공직사회 내부의 건전한 비판자로서 개혁을 견인하고, 공공부문에서 상생의 노사 관계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합원 규모가 9만명인 전공노는 현재 10만명 규모의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2만명의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통합노조)과 함께 정부와의 단체교섭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전공노는 이날 담화문을 통해 “불법 노조라는 부당한 낙인을 걷어냈을 뿐”이라며 “공무원 노동자의 온전한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한 헌법 개정,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등을 이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대통령 개헌안 공개] 정리해고 반대파업도 합법화…동일노동 동일임금 의무화

    [대통령 개헌안 공개] 정리해고 반대파업도 합법화…동일노동 동일임금 의무화

    ‘근로’ 용어는 ‘노동’으로 수정 단체행동권 범위에 권익보호 추가 남녀·비정규직 차별 해결 명시 국민발안제 등 직접민주주의 강화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을 관통하는 정신은 ‘국민 중심’이다. 기본권을 확대해 국민의 자유와 안전,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해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등 국민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문 대통령이 발의할(26일) 헌법 개정안 가운데 전문(前文)과 기본권 조항을 공개하고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국민의 자유와 안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는 나라”라며 “국가는 국민의 뜻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고 개헌 취지를 설명했다.기본권 강화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한 부분이다.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파업도 합법화할 수 있도록 단체행동권을 확대했다. 조 수석은 “임금 인상을 위한 단체행동은 문제없지만, 정리해고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흔드는 문제인데도 판례에 따라 불법화하는 일이 있었다”며 “단체 행동권 범위를 일정하게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헌법 제33조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노동자가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 ‘권익보호’를 추가했다. 공무원도 파업 등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법률상 공무원은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가운데 단결권·단체교섭권만 인정받는다. 문 대통령은 공무원의 노동3권을 인정하면서도 현역군인 등 법률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단체행동권 제한 대상에 경찰공무원도 포함할지는 법률에 위임하기로 했다. 국가 수호, 국민의 생명·재산보호를 책임지는 군인과 경찰까지 파업하면 국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일제와 군사독재 시절 사용자 관점에서 쓰인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수정했다. 또 국가에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 수준의 임금’ 지급 노력 의무를 부과했으며, 국가가 고용안정과 일·생활 균형에 관한 정책을 시행하도록 의무화했다.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수준 임금’은 현행 헌법에는 없는 규정이다. 노동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남녀 차별과 정규직·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해결하고자 헌법에 명시하는 쪽을 선택했다. 국민이 부적격한 국회의원을 투표로 파면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와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낼 수 있는 국민발안제를 신설해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조 수석은 “국회의원은 명백한 비리가 있어도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기 전까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세월호 특별법’ 입법 청원에 600만명의 국민이 참여했지만, 입법 발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신설한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소환제와 발안제가 도입되면 국회의원의 직무 책임을 강화하고 대의민주주의의 흠결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재정 부담, 포퓰리즘적 법률안이 남발될 우려가 있고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할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국회의원 국민소환과 국민발안의 구체적 요건은 국회가 논의해서 법률로 정해야 한다. 조 수석은 “국민소환과 국민발안의 요건이 너무 낮으면 의회민주주의가 흔들리고, 너무 높으면 실현 불가능해 국회 스스로 정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형사 피고인에서 피의자로까지 확대하고, 체포·구속 시 그 이유와 변호인 선임권리만 알리도록 한 데 더해 진술거부권도 고지하도록 ‘미란다 원칙’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현행 헌법은 일반 국민도 군형법상 중대한 죄를 저지르거나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군사재판을 받도록 했는데, 개헌안은 원칙적으로 일반국민은 군사재판을 받지 않도록 했다. 의무 교육 대상은 자녀가 아닌 ‘보호 아동’으로 확대했다. 또 군인 등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 제한 규정도 삭제해 복무 중 사망 시 제대로 보상받을 수 있게 했다. 이 규정이 정당하게 보상받을 권리와 평등 원칙 등 기본권의 본질을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현행 헌법은 군인·군무원·경찰이 직무 수행 중 상해를 입어도 국가를 상대로 배상 청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방자경 “윤상 종북” 헛발질…과거 발언 보니

    방자경 “윤상 종북” 헛발질…과거 발언 보니

    방자경 나라사랑바른학부모실천모임 대표가 가수 겸 작곡가 윤상을 향해 ‘종북몰이’를 하려다 망신살만 뻗친 가운데 과거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방자경 대표는 18일 트위터에 “문 보궐 정권은 반 대한민국 세력들과 한편 먹는데”라면서 “남북실무접촉 남수석대표로 윤상씨라면 김일성찬양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간첩 윤이상, 5.18광주폭동 핵심으로 보상금 받고 월북한 대동고출신 윤기권, 김일성이 북한에서 만든 5.18영화의 주인공 윤상원, 이들 중 누구와 가까운 집안입니까?”라면서 윤상을 향해 ‘종북 덮어씌우기’를 시도했다. 윤상이 우리 예술단 평양 공연을 위한 음악감독 및 수석대표로 임명된 것을 두고 무차별 비난한 것이다. 그러자 작곡가 김형석이 나서 “본명이 이윤상입니다만”이라고 답변을 남겼다. 방자경 대표가 윤상의 예명만으로 성씨를 윤씨로 착각, 엉뚱하게 윤씨 성을 가진 다른 인물들과 엮어 북한 정권 또는 운동권과 연관성을 주장한 것이다. 심지어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가도 윤이상이 아닌 김종률씨다. 방자경 대표의 주장이 온통 거짓이거나 억측투성이로 밝혀진 것이다. 방자경 대표는 보수 집회에 자주 등장해 이름을 알려왔다. 지난해 4월 전두환 회고록이 출간돼 논란이 됐을 때에도 전두환 지지 기자회견에 나섰다. 당시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방자경 대표는 이 자리에서 “5·18의 핵심 조직은 박정희 대통령 암살조직이었다”면서 “우리가 지금 마시고 있는 ‘처음처럼’ 소주 글씨를 쓴 사람(고 신영복 교수)이 통일혁명당 핵심 인물이다. 때문에 이 소주를 신중하고 조심히 먹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동성애 반대 모임에서 “우리나라에서 혼전 동거가 늘고 있는데 동성결혼마저 합법화된다면 출산율은 현재보다 더 낮아져 국가경쟁력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종차별도 범죄입니다”

    “인종차별도 범죄입니다”

    18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난민네트워크,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이 공동 개최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공동행동’에서 참가자들이 ‘차별 금지법 제정’, ‘인종차별과 혐오 아웃!’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인종차별과 혐오를 범죄로 규정하고, 단속추방 중단과 미등록 이주민 합법화, 이주여성 성폭력·범죄 피해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촉구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공권력보다 ‘문화의 힘’… 개발 사각 성매매집결지를 예술촌으로

    공권력보다 ‘문화의 힘’… 개발 사각 성매매집결지를 예술촌으로

    ‘문화의 힘’이 ‘공권력’도 뿌리 뽑지 못한 ‘성매매 집결지’를 소멸시키는 첨병으로 나섰다. 음습한 곳에 밝은 빛을 비춰 스스로 무너지게 하는 ‘문화 햇볕정책’이다. 전북 전주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으로 윤락가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많은 지자체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본궤도에 오른다. 2년 전에 시동을 건 선미촌 기능전환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제로 선미촌에 시청 담당부서가 이전해 교두보를 확보한 데 이어 예술촌 조성에 착수하자 난공불락 같던 이곳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성매매 업소 폐업이 늘어나고 종사자들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일부 종사자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겠다며 자활교육을 받고 있다. 음침하던 선미촌에 햇볕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주민들도 반색하고 나섰다. 개발 사각지대였던 이곳이 새로운 명소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에 동네잔치도 벌였다. 전주시는 앞으로 2~3년 안에 ‘음지’였던 선미촌을 ‘양지’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전주시청과 도보 1분 거리… 아직도 불법 성매매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은 기린대로를 사이에 두고 전주시청과 마주 보고 있다. 직선거리로 50m, 도보로 1분 거리에 불법 성매매 업소들이 집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도심 한복판, 시청 코앞에서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60년 넘게 영업하고 있다. 바로 옆에 대형마트, 걸어서 10분 거리에 지역 명문 전주고를 비롯한 각급 학교와 주택가가 있지만 이곳은 아직도 성매매지역이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한 대로변 바로 뒤쪽은 폐허처럼 낡은 옛 여인숙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건물 간 이격거리를 무시한 불법 건물들이 빼곡하다. 미로 같은 골목길을 끼고 밖으로 유리문을 낸 허름한 집들은 모두 성매매 업소다. 이 지역은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치외법권 지대가 된 지 오래다. 낮에는 모두 문을 닫아 을씨년스럽지만 해가 지면 홍등가로 변한다. 선미촌의 역사는 6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 시 중심가에서 번성했던 유곽이 해방과 함께 사라지면서 종사자들이 전주역 근처로 흘러들어왔다. 이들이 숙박업소, 술집 등과 연계돼 뿌리를 내리게 된 게 선미촌이 생성된 시초다. 전주 토박이들은 이곳을 ‘뚝너머’라고 부른다. 철길 건너편 부락이라는 뜻이다. 선미촌은 1990년대까지 30여년간 전성기를 누렸다. 1983년 전주역이 이전하고 그 자리에 전주시청이 들어섰지만 선미촌은 불야성을 이루며 성업했다. 이 기간에는 100여개 업소에서 500여명의 종사자가 매춘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업소 수 전성기의 반토막… 단속 피해 숨바꼭질 영업 성을 돈으로 팔고 사는 어둡고 음습한 관행은 2002년 전북 군산시 개복동 성매매 집결지 화재 참사로 전환점을 맞았다. 14명의 여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성매매 집결지 생활상과 인신매매, 여성인권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특히 여성인권단체 등이 나서 성매매와 폭력이 점철된 어두운 공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랜 역사 속에서 합법화된 공간처럼 특정 상권을 형성한 성매매 집결지가 교육과 주거환경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여론도 들끓었다. 욕구를 분출시킬 기능을 하는 업소가 있어야 성범죄가 줄어든다는 궤변을 잠재울 사회적 분위기도 성숙됐다. 이 같은 지적이 끊이지 않자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제정됐다. 성을 파는 여성이나 사는 남성까지 모두 처벌 가능한 이 법률이 시행되면서 선미촌은 위축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성매매 업소는 절반가량인 50개로 줄고 종사자도 200여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경찰과 지자체의 강력한 단속도 숨바꼭질 영업을 하는 성매매 업소를 뿌리 뽑지 못했다. 단속·정비·계도를 병행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경찰도 ▲금품 제공 ▲성행위 등 두 가지 요건을 입증해야 성매매방지특별법에 의한 처벌이 가능해 단속에 한계를 드러냈다. 성매매 업소가 단속이 집중되는 선미촌에서 벗어나 주택가 원룸, 오피스텔 등으로 은밀하게 숨어들어 가는 부작용도 생겼다. 선미촌 업주들은 ‘왜 우리만 단속하느냐’며 적반하장 격으로 항의하기 일쑤였다.●작년 7월 ‘서노송예술촌 현장시청’ 입주… 사업 순조 선미촌이 ‘전통문화도시’의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에 고민하던 전주시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띄웠다. 혐오스러운 도시공간을 문화예술마을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일반 시민들이 접근을 기피해 도시발전의 암적인 존재가 돼 버린 선미촌을 예술촌으로 재탄생시킨다는 프로젝트다. 시는 2014년 지역 주민, 토지·건물주, 업주 등과 선미촌 정비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여론을 수렴했다. 2015년에는 선미촌 기능전환을 위한 용역을 실시했다. 이를 토대로 종사자나 업주들이 대안을 마련할 시간을 주면서 점진적으로 기능을 전환한다는 원칙을 마련했다. ‘선미촌문화재생사업’의 시작이었다.전주시의 이 같은 계획이 2016년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도시활력증진사업에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시는 완산구 서노송동 선미촌 일원 11만㎡를 2020년까지 정비하는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국비 30억원, 시비 44억원 등 관련 예산은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됐다. 사업 내용은 골목 경관 정비, 도로 정비, 커뮤니티 공간 및 문화예술복합공간 조성, 주민공동체 육성 등이다. 시는 다음달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마무리하고 6월에 도로정비, 커뮤니티공간 조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7월에는 문화예술 복합공간 조성에도 착수한다. 이에 앞서 시는 상징적인 사업들을 추진했다. 2016년부터 선미촌 내 건물 5동을 매입해 거점공간을 확보했다. 선미촌에서 가장 큰 성매매업소 건물을 매입해 지난해 7월 시청 관련부서(서노송예술촌 현장시청)를 이전했다. 이곳에는 폐품을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센터를 입주시킬 예정이다. 일부 터에는 공원을, 건물에는 창작공간을 조성했다. 올해부터는 서노송예술촌의 청사진이 확정돼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선미촌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와 음침한 골목을 정비한다. 사람들의 통행량을 늘려 성매매 업소들이 스스로 위축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선미촌 내 도로는 ‘여행길’이라 이름 붙였다. ‘한옥마을을 찾는 여행자들이 둘러보는 길’이라는 의미와 ‘여자가 행복한 길’이라는 뜻을 담았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은 물리력과 공권력을 동원하지 않고 문화와 예술의 힘으로 여성 인권과 마을, 도시를 살려내는 어려운 프로젝트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이 사업은 시민들과 전문가, 행정의 협치를 통해 산맥처럼 도시를 점거한 선미촌을 여성인권과 공방 중심의 예술촌으로 만들어 가는 소중한 경험의 축적이자 도시 변화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장기집권 개헌에 “완전 찬성” 밝힌 시진핑

    장기집권 개헌에 “완전 찬성” 밝힌 시진핑

    중국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광둥 대표단 개헌안 심의 회의에서 웃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이 자신의 장기 집권을 합법화한 개헌안에 대해 “완전히 찬성한다”고 밝힌 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단 전원과 시 주석의 최측근 인사들도 일제히 개헌안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베이징 신화 연합뉴스
  • 차명진 “수컷은 많은 씨를 심으려는 본능 있어” 발언 논란

    차명진 “수컷은 많은 씨를 심으려는 본능 있어” 발언 논란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전 의원이 최근의 성폭력 피해 폭로(#미투) 운동과 관련해 “수컷이 많은 씨를 심으려하는 것은 본능”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차 전 의원은 2일 SBS라디오 ‘정봉주의 정치쇼’에서 이렇게 말했다.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진수희 바른미래당 전 의원, 박원석 정의당 전 의원 등과 함께 토론을 벌인 차 전 의원은 미투 운동과 관련한 얘기가 나오자 “성 상품화와 강간, 권력에 의한 성폭력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성 상품화나 강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차 전의원은 “인간의 유전자(DNA)를 보면 남자, 수컷은 많은 곳에 씨를 심으려 하는 본능이 있다”면서 “이는 진화론에 의해 입증된 것이다. 다만 문화를 갖고 있는 인간이라 (그 본능을) 제어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문화의 위대함이란 그런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차 전의원은 “그런 문제는 성 상품화나 강간과 별도로 다뤄야 한다”면서 “지금 논의되어야 하는 건 권력을 이용해 인간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것으로 이번 기회에 이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 참여자들은 입 모아 “위험한 논리”라고 반박했다. 진 전 의원은 “제가 여성이라서 지적하는데, 남성의 성 본능을 인정한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차 전 의원은 “저를 아주 위험하게 왜곡하고 있는데 그런 인식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이런 본능의 측면을 문화로 제어하기 때문에 당위론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문화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차 전 의원은 “네덜란드는 성 상품화가 합법화돼 있고 미국은 (성 문화가) 문란하지만 규제가 심하다”면서 “다 섞어서 이야기 하면 안 되고 권력에 의한 ‘성 농단’ 문제를 이번에 살펴봐야 한다”며 선뜻 이해하기 힘든 말을 이어나갔다. 이에 대해 박 전 의원은 “위계에 의한 성폭력은 강간, 성 상품화와 연결돼 있다”면서 “생물학적으로 남성이 가진 특성이 여성에 비해 더 충동적이기 때문에 그 특성을 억누르려고 의식적, 문화적으로 경계하고 규율한다는 것은 생물학적 특성을 정당화하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차 전 의원은 “남성의 본능이 그렇다는 것은 진화론으로 입증돼 있다”고 재차 반박했고, 이에 대해 진 전 의원과 박 전 의원 등은 “그것은 일부 학자들의 주장이자 검증되지 않은 편견”이라면서 “남성의 여성에 대한 폭력적, 가학적 태도를 그런 시각으로 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세 아들에게 ‘대마’ 사용하게 해달라는 엄마의 간청

    6세 아들에게 ‘대마’ 사용하게 해달라는 엄마의 간청

    한 여성이 정부를 상대로 뇌전증을 앓는 6살 아들의 치료를 위해 대마로 만든 오일 사용 허가를 요청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텔레그래프 등 영국 현지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한나 디콘은 최근 정부에 뇌전증을 앓는 자신의 아들 알피 딩글리(6)가 치료를 목적으로 대마 오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뇌전증은 발작을 유발하는 원인인자가 없음에도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행하는 질환이다. 알피의 경우 발작이 매일 나타나는 심각한 상태였고, 이를 우려한 알피의 엄마는 뇌전증에 효과가 있다는 대마초 오일을 사용하길 원했다. 대마 오일은 일반 대마초와 달리 중독성과 환각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마초로 만든 오일은 통증 및 발작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러한 효과를 바탕으로 네덜란드와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용 대마를 이미 합법화하기도 했다. 다만 이를 처방받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승인을 거친 뒤 각국 보건부 장관으로부터 개별승인을 거쳐야 한다. 아직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가하지 않은 영국 정부는 알피 엄마의 요청을 받고 고심했지만 결국 이를 허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만성질환 등을 앓는 사람들이 이를 완화하기 위해 의료용 대마를 찾는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약품이 시장에 판매되기 전에 반드시 엄격한 테스트와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는 사실”이라며 불허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알피의 엄마는 영국 당국의 이러한 설명이 환자들의 현실과 대마 오일의 효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알피의 엄마는 아들이 지난해 9월 의료용 대마 사용이 합법인 국가인 네덜란드에서 현지 전문가의 도움으로 대마 오일 치료를 받았고, 뇌전증 증상이 확실히 완화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알피의 엄마는 영국 정부 및 의료당국을 상대로 대마 오일의 합법적 사용을 허가해달라는 청원 운동을 펼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멕시코 장관 “관광지만이라도 대마초 합법화하자”

    멕시코 장관 “관광지만이라도 대마초 합법화하자”

    관광지에서만이라도 대마초를 합법화하자고 멕시코 관광부장관이 주장하고 나섰다. 대마초를 합법화해야 치안불안을 잡고 보다 안전한 멕시코를 만들 수 있다는 논리다. 엔리케 데라마드리드 관광부장관은 최근 회의에서 "관광지를 보다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선 대마초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마초의 소비뿐 아니라 생산과 판매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보다 안전한 관광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선 지난해 살인사건 2만5339건이 발생했다.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면서 '치안이 불안한 국가'라는 오명은 굳어졌다. 치안이 불안하면 관광객은 방문을 꺼리는 게 보통이지만 지난해 관광부문 멕시코의 성적은 꽤 괜찮았다. 특히 세계적인 관광지 칸쿤을 끼고 있는 킨타나 로주와 바하 칼리포르니아 수르주는 관광객 유치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선전했다. 칸쿤 등 킨타나 로주의 관광지를 방문한 관광객은 전년 대비 12% 늘어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마하 칼리포르니아 수르주를 찾은 관광객도 17% 증가했다. 대마초를 합법화하면 훨씬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어 관광산업을 제대로 육성할 수 있다는 게 데라마드리 장관의 주장이다. 대마초 정책을 180도 바꾸면 정말 치안이 안전해지고 관광객도 늘어날 수 있을까? 데라마드리드 장관은 치안을 극도로 불안하게 만든 요인으로 마약카르텔의 전쟁을 꼽았다. 대마초를 합법화하면 마약카르텔 간 전쟁도 끝나게 돼 치안불안이 해결된다는 것이다. 예산도 보다 건설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데라마드리 장관은 강조했다. 그는 "대마초를 단속하는 데 드는 예산을 학교와 병원을 짓는 데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마초를 합법화해도 대마도 관광이 성행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봤다. 그는 "캘리포니아 등 이미 대마초를 합법화한 곳이 많아 굳이 대마초 때문에 멕시코를 찾는 사람은 적을 것"이라며 부작용은 매우 적을 것이라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상생모델 ‘신촌 박스퀘어 ’ 활성화… 사람 중심 경제 꽃피울 것”

    “상생모델 ‘신촌 박스퀘어 ’ 활성화… 사람 중심 경제 꽃피울 것”

    “공정한 경쟁과 분배와 같은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국민총생산량이 아닌 국민총행복량을 살펴야 할 때입니다.” 24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만난 문석진 구청장은 모든 행정은 ‘사람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은 촛불 혁명으로 정치적, 사회적 혼란기를 딛고 일어나 통합과 공존, 정의와 평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도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사회적,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불평등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 경제성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며 그 해답은 ‘사람 중심 경제’에 있다”고 했다.문 구청장은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공공일자리 평가에서 경증 장애인이 독거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프로젝트’ 사업으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찾아가는 복지 서울’ 사업에서 최우수구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화여대 거리에 있는 노점상을 정상적인 사업자로 만들기 위한 ‘신촌 박스퀘어’ 사업 역시 그가 생각하는 사람 중심 경제의 하나이다. 다음은 문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2018년 무술년 새해 각오는. -주민들에게는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지방정부가 사람 중심의 경제로 풀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다양한 시도를 해 보려 한다. 대표적인 게 ‘신촌 박스퀘어’ 사업이다. 나는 이게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노점상과의 상생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대다수 노점상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다. 언제든 거리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을 없애고 합법화, 양성화하면 이것처럼 좋은 소득 주도 사업이 어디 있겠는가. 구청이 그분들이 합법적인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육성하고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노점상들의 위치만 옮기도록 하는 게 아니라 자리를 옮긴 다음에도 주민들이 찾는 가게로 만들 수 있도록 지속적인 경영 컨설팅을 할 생각이다. 또 붐업이 될 수 있도록 주변의 문화 사업을 구청이 지원할 것이다. 아직도 노점상들이 반신반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해야 할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새해 구정 운영 방향은. -서대문구는 새 정부와 함께 일고 있는 자치분권개헌 물결의 선두에서 자치분권과 협치, 그리고 혁신을 기조로 올해 구정을 운영해 나가고자 한다. 자치분권은 곧 국민의 기본권 회복이자 지방정부의 자율권 확대로서 우리가 반드시 쟁취해내야 하는 과제다. 지역주민을 위한 정책은 지방정부로부터 시작됨을 주민이 느낄 수 있도록 실천을 통해 보여드리겠다. ▶지방분권의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하는 주민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생활 속에 자치분권의 사례가 더 많이 발굴돼야 한다. 홍은사거리는 서대문구 교통 흐름이 집중되는 곳이다. 이곳에 유턴차로를 설치해 차량이 멀리 우회하지 않고도 유턴할 수 있게 하는 게 지역주민과 상인들의 절실한 바람이었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시설 심의를 받아야 했고 행정절차도 첩첩이 쌓여 있었다. 결국 3년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간신히 유턴차로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고도로 계층화된 현대 관료 조직은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기 어렵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돌려주는 게 자치분권의 핵심이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접촉하는 지방이 바로 주민 필요를 가장 잘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부터 자치분권은 출발한다. 결국은 주민을 위한 일이다. ▶지난해 수상도 많고 구정 평가가 좋았는데. -복지와 일자리가 연계된 부분에서 수상이 많았다. 그중 행안부가 주최한 공공일자리 평가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것은 ‘노노케어’였다. 복지는 철저히 일자리와 연계돼 있어야 한다. 복지가 일자리라는 근거가 없으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 같은 복지를 해도 일자리적 복지를 해야 한다. 노노케어 일자리는 장애인들에게는 의미 있는 소득이다. 장애인과 노인이 일로만 맺어진 게 아니라 관계로 맺어진다. 도움을 받는 독거노인이나 도움을 주는 장애인 모두에게 행복을 증진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이 밖에 보건복지부 지역복지사업 평가에서 5년 연속 수상했고 ‘찾아가는 복지 서울’ 사업에서 최우수구에 선정됐다. 전국기초자치단체장 매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도 6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주민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고자 한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민선 5기, 6기를 돌이켜 볼 때 가장 큰 성과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가 있다. 일단 주민에게 신뢰가 쌓였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을 위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복지, 환경, 경제활성화 등을 열심히 하려는 것을 주민들이 더 느낀다고 말해 주신다. 지난 민선 5기가 하드웨어를 정비하는 데 신경을 썼다면 민선 6기는 소프트웨어에 신경을 많이 썼다. 가령 민선 5기 때는 안산 자락길을 완성하고 고가도로를 철거했다. 또 신촌연세로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민선 6기에는 안산 자락길을 주민들이 힐링의 장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민들에게 안산 자락길이 알려지면서 서대문구 외 지역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인기다. 서울에서 안산 자락길이 최고의 힐링 장소가 됐다. 신촌 연세로도 마찬가지다. 민선 5기 때 차 없는 거리로 물리적으로 완성했다면 민선 6기 때 완전히 문화의 광장이 됐다. 연세로 연간 공연 횟수가 260여회 정도 된다. 거의 매일 공연이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버스킹도 있지만, 주말마다 행사가 열린다. 민선 5기에 동복지허브화를 완성했다고 하면 민선 6기에는 복지방문지도, 민원지도 등 더 촘촘하게 그물망도 짜는 등 내용의 깊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반면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여전히 건축분야다. 특히 뉴타운, 재개발하는 이 문제에 대한 후유증을 아직도 앓고 있다. 여전히 지역 분쟁이 있는 곳도 있다. 재개발하자는 의견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곳도 있고, 개별 주택의 건축분쟁도 많다. 이웃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서 조망권을 해치거나 일조권을 해치는 건축행위가 너무 많다. 아직 이 건축분야가 우리 사회 공공성에 대한 기반이 안 돼 있다는 점이 아쉽다. 건축법이나 이런 것들이 우리 사회 공공성에 입각하기보다 주로 경제 활성화에만 입각해 있다. 건축하는 사람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법이 만들어져 문제다. ▶구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촛불 혁명은 결국 시민들이 광장에 나와서 잘못된 국정에 대해서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것을 완성하려면 사회 체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개헌이라는 게 단순히 권력 구조 변경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의 문제다. 사회는 변화했는데 법률체계는 바뀐 사회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이 개헌 운동에 대한 이해를 공감해 줬으면 좋겠다. 우리 서대문구민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좀더 많은 참여의 기획자, 행동자로 나서 달라는 것이다. 진짜 주민의 거버넌스가 만들어져 주민이 예산 활동의 주인이 돼야 한다. (예산) 집행한 것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역할을 주민이 해 줘야 한다. 앞으로 행정은 지방공무원이 하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이 하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주민이 하는 거버넌스를 지원하는 체제로 가면 우리 민주주의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서대문구는 어떤 곳 서울 서북권의 중심지역 9개 대학 품은 교육도시 서대문구는 서울 도심과 외곽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로 서울 서북권의 중심 지역이다. 구 명칭은 한양도성 4대문 가운데 하나인 돈의문, 즉 서대문에서 비롯됐다. 주변으로 안산, 백련산, 인왕산, 궁동산, 북한산, 홍제천 등 자연공간이 풍부한 전형적인 주거 지역이다. 서대문구는 교육과 문화의 도시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9개 대학을 가지고 있다. 전국 최초 ‘순환형 무장애 숲길’인 안산 무장애 자락길은 ‘북한산 자락길’, 안산과 인왕산을 잇는 ‘무악재 하늘다리’와 함께 서대문구의 자연친화적이고 보행 친화적인 도시환경을 보여 준다. ■문석진 구청장은 누구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2010년 민선 5기에 당선된 이후 연임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노무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자문위원, 국가청렴위원회 보상심의위원,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 감사,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이사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 “을지로 소상공인 물류 클러스터 구축… 도심 풍경 바꿀 것”

    “을지로 소상공인 물류 클러스터 구축… 도심 풍경 바꿀 것”

    “발길이 끊어졌다면 주인 스스로 바뀌어야 손님이 오지 않겠습니까. 무술년(戊戌年)엔 을지로 일대에 새바람이 불 겁니다.” 서울 을지로 3, 4가 일대에 붙은 ‘낙후된 구도심’이라는 꼬리표를 떼려 지난 7년간 노력한 한 사람이 있다. 최창식 중구청장이다. 그는 공직 생활 전반을 서울시 도시·도로 계획을 세우거나, 지하철·뉴타운을 건설하는 업무에 쏟았다. 최 구청장은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고처럼 물건을 쌓아 놓는 도시의 풍경이 달라지는, 변화의 원년이 되는 해”라면서 “새로 짓는 건물에 타일·도기·조명·인쇄·공구 등 업종별 클러스터를 조성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건 소상공인의 자발적인 의지”라고 덧붙였다.→2018년 무술년 새해 각오는. -올해는 도심 영세상인의 산업 경쟁력이 늘도록 더 힘쓰려 한다. 지난 한 해 나라 안팎이 어려웠는데 구청, 공무원, 주민 모두 하나 되어 열심히 뛰었다. 문화, 일자리 분야 등 다방면에서 성과가 있었다. 반면 미흡했던 부분도 있다. 중구가 달라지는 데 6만여명에 이르는 소상공인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이다. 낙후된 도심 이미지를 벗으려면 을지로 일대 상가가 변해야 한다. 창고처럼 물건을 쌓아 놓고 지게차, 오토바이로 실어 나르는 기존의 물류 관리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올해 업종별 소상공인을 신축 상가 건물에 유치해 클러스터화하는 게 목표다. 도심 재개발로 산업을 흐트러뜨리는 게 아니라, 종합적인 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구 차원에서 추진하는 굉장히 큰 프로젝트다. →새해 구정 운영 방향은. -기업이 원활하게 활동하도록 최대한 도와 일자리를 늘리려 한다. 그러려면 규제를 많이 풀어 줘야 한다. 중구와 같은 도심은 이게 참 어렵다. 지어진 지 오래돼 위법건축물이 많다 보니 인허가가 잘 나지 않는다. 민원이나 갈등이 많다. 위법건축물을 일제 조사해 합법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표적인 선례가 을지로 노가리 점포다. 점포 앞 도로에 영업할 수 있게 허용해 줬다. 위법건축물이라도 관광특구의 경우 허용하는데, 을지로 노가리 점포는 관광특구도 아니다. 활성화지구로 지정해서 점용허가 내주고, 그걸 근거로 위생허가도 내줬다. 큰 틀에서 주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지난해 뜻깊은 성과는. -구민과의 약속을 잘 지켰다는 의미에서 상을 받았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도시재생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서울시·자치구 공동협력사업 전 분야에서 우수구로 선정됐다. 중구는 인구가 적어 복지 대상자도 적다. 복지 부문 상을 받는 게 다른 자치구보다 더 어려운데 뜻깊은 성과다. 또 지난해 1동 1명소 사업에 굉장히 집중했다. 필동 거리나 성곽길 등 어느 정도 지속 가능한 변화 기반을 닦았다고 본다. 공공 지원은 거의 끝났다. 지중화도 하고, 간판을 고치는 것은 물론 거리를 넓혔다. 이제 구민들 스스로 참여해 도시를 가꾸고 창조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해 서소문역사공원 좌초 위기를 겪었다. 극적으로 예산이 통과됐는데 올해 구체적인 계획은. -올해 본격 공사해 늦어도 9월 정도 끝날 것 같다. 레미콘 공급이 적어 어려움은 있다. 완공이 되면 종교·문화적 관광 명소가 될 것임엔 틀림이 없다. 로마 교황청에서 한국 성지순례길을 공식 선포하기 위한 협의 예정문서를 보내왔다. 9월쯤 되어야 확정되겠지만, 선포된다면 아시아 최초다. 종로 가회동 성당부터 좌·우포도청, 명동성당, 서소문역사공원, 약현성당, 용산 새남터 성지, 당고개성지, 마포구 절두산 성지에 이르는 28km 구간이다. 현재까지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공식 선포된 성지순례길을 가진 나라는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3곳뿐이다. 일본이 지난해 시도했지만 로마 교황청 승인에 실패했다. →구도심 공동화 현상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빈 점포를 구청이 임대해 취·창업을 준비하거나, 예술 작업을 하는 젊은층에 재임대해 주는 방식이다. 을지로, 남대문시장, 인현시장, 중앙시장, 다산성곽길, 세운 대림상가 등에 46곳이 생겼다. 도심이 공동화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주변 상인들도 좋아한다. 청년이 들어온 덕분에 활기가 느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구 소상공인들은 각 업종의 전문가, 장인이다. 청년들이 작업을 하다가 막힐 때는 이웃 상인에게 도움을 구한다. 서로 보듬는 것이다. 다산동 성곽길 공영주차장 꼭대기 층에는 창작전시 겸 식음료 판매 공간이 마련됐다. →지방분권 논의가 활발한데 지방자치 발전에 대한 제언이 있다면. -대부분 재정 분권을 얘기한다. 구조적으로 중앙 대 지방 재정 비율을 기존의 8대2에서 8대4로 늘리자는 것인데, 지금도 지방의 부족한 부분은 중앙이 교부금으로 다 메워 주고 있다. 진짜 필요한 건 치안·교육 자치라고 본다. 지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자치단체장한테 제일 중요하다. 그런데 이 모든 기능이 국가, 경찰에 집중돼 있다. 그나마 지방직이던 소방은 국가직으로 넘어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전국 모든 지역의 초·중·고교에서 획일적으로 동일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자치단체장에게 맡긴다면 훨씬 잘할 것이다. →서울시에 바라는 점은. -규제가 지나치게 많은데, 유동적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눴다. 고층 빌딩을 짓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역사도심관리계획에 동의한다. 그러나 5층으로 지으면 역사도심이고 8층으로 지으면 역사도심이 아닌가. 획일적 기준에 납득할 수가 없다. 새로 짓는 민간 건물에 중구 소상공인 업종 클러스터를 형성하려면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예산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층수 규제 완화를 인센티브로 쓰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 서울시에 이런 방안을 건의했으나 전혀 협의가 되지 않고 있다. 서울을 망가뜨리자고 이런 제안을 하는 게 아닌데도, 유동성이 없어 답답하다. →앞으로의 바람은. -지금껏 쌓은 경험을 토대로 최선을 다해 중구를 살리고 싶다. 집을 새로 짓거나, 건물을 때려부수는 것이 아니여도 도시의 가치는 얼마든지 바뀐다. 다만 구민 참여가 관건이다. 역사·문화가 살아 있으면서 장사가 가장 잘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올 초 업무보고 때 신입 직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조만간 분야별 전문가를 모셔 앞으로 5년 동안 중구가 무엇으로 먹고살 수 있을 것인지 비전을 정리하고, 기틀을 잡으려 한다.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봉사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읽히는 책’을 쓰고 싶다. 오랫동안 염원했던 소망인데, 발동이 잘 안 걸린다. 젊음을 바쳐 일한 서울시에서 저질러 놓은 이야기(다양한 서울시 사업·정책의 비화)를 전하고 싶다. 서울시 부시장 퇴임 후 성균관대 교수로 재임할 때 자료를 많이 준비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직원·구민들에게 정말 고맙다. 구청장으로서 직원·구민의 신뢰가 없으면 구정을 끌고 나가지 못한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최창식 구청장은 누구 1977년 제13회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해 1978년 서울시 사무관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8년 서울시청 행정 제2부시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도시계획, 도로계획, 지하철 건설 등 굵직굵직한 도시 계획 사업을 추진했다. 건설안전본부장으로서 청계천 복원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민선 5, 6기 중구청장으로 재임하며, 중구의 역사·문화·경제를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서울광장] 출산율과 낙태는 별개다/안미현 부국장 겸 산업부장

    [서울광장] 출산율과 낙태는 별개다/안미현 부국장 겸 산업부장

    정부가 지난 연말 낙태 문제를 공론화했을 때 지지 여론 못지않게 반대 여론도 들불처럼 일어났다. 인터넷에는 입에 담기도 민망한 댓글이 난무했다. 그중에 한 댓글이 눈길을 끌었다. “날이면 날마다 출산율 떨어진다고 아우성이면서 낙태를 허용하겠다니 제정신인가.”출산율이 비상이긴 하다. 임신 가능한 여성이 평생 동안 낳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은 2016년 기준 1.17명으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68명)은 물론 유엔의 초저출산 기준선인 1.3명에도 못 미친다. 낙태를 합법화하면 가뜩이나 날개 없는 출산율이 더 수직 낙하할 것이라는 게 ‘낙태 허용’ 반대 논리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아무리 절박해도 아기 낳지 않을 권리를 원천 봉쇄하면서 출산율 해법을 찾을 일은 아니다. 맞벌이를 하며 두 아이를 키우던 부부는 어느 날 덜컥 들어선 셋째 존재를 알게 됐다. 부부는 전혀 기쁘지 않았다. 남들처럼 학원을 보내는 것도 아닌데 수입이 변변치 않아 늘 헉헉대던 부부에게 셋째는 ‘우환’이고 ‘당혹감’ 그 자체였다. “분명히 남편이 수술을 받았는데…”라며 병원을 원망하던 부부는 몇 날 며칠 계산기를 두드려 보다가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그리고 범죄자가 됐다. 이 얘기를 털어놓는 아이 엄마에게 “이해한다”는 말 대신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건넸다. “그래도 자기 먹을 건 자기가 갖고 태어난다는데 눈 딱 감고….”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날 선 대꾸가 돌아왔다. “한번 직접 키워 보세요.” 유순한 편인 그는 자신의 공격적인 언사에 스스로도 놀랐던지 이내 “국가가 키워 줄 것도 아니고…”라며 말을 흐렸다. 이 엄마에게 우리는 자신의 성관계에 무책임하다고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고 매도할 수 있을까. 순간, ‘낙태가 문제가 아니라 이런 나라에서 아이를 낳는 것 자체가 범죄다’라는 댓글이 오버랩돼 떠올랐다. 물론 낙태를 허용하면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할 수 있다는 우려는 충분히 일리 있다. 그래서 낙태는 전면 허용이 아닌 부분 허용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피치 못할 유전적 질환, 전염성 질환, 강간 또는 준강간, 근친상간, 임신 여성의 목숨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경우 등 여섯 가지에 한해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수많은 일곱 가지, 여덟 가지 이유가 있다. 문란하지 않아도, 생명을 새털처럼 여기지 않아도 말이다. 지극히 평범한 우리 주변의 언니, 누나, 여동생 이야기다. 낙태가 불법이다 보니 무면허 의사를 찾거나 음성적인 방법으로 아이를 없애면서 위험에 내몰리는 여성도 적지 않다. 태아의 생명권이 소중하다면 여성의 생명권도 소중하다. 생활고에 온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뉴스가 지금도 종종 나온다. 별거나 이혼을 결정한 뒤 임신 사실을 뒤늦게 아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 한해 낙태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영국이나 일본은 이런 ‘사회경제적’ 이유로 인한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낙태 가능한 대상을 ‘제한’하는 방법도 있다. 이는 ‘어느 단계의 태아까지를 인간으로 볼 것인가’라는 난제와 맞닿아 있다. 미국은 12주 미만 태아로 낙태 허용 대상을 제한한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는 수술 전 의사와의 상담을 의무화하고 상담 후 2~8일간의 숙려 기간을 둔다고 한다. OECD 회원국 중 80%가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설명이, 마치 낙태 허용이 선진국 수준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 같아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게 현실인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 나라들이 생명을 경시해 낙태를 허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게다. 지키기 어려운 법을 만들어 놓고 범법자를 양산하는 것은 뭔가 잘못됐다. 현행 모자보건법이 제정된 것은 45년 전인 1973년이다. 앞으로 많은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과 의사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법체계는 어떤 형태로든 고쳐져야 한다. 비혼모에 대한 사회경제적 지원을 강화하고 아이를 잘 낳고 기를 수 있도록 제도 환경을 보완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hyun@seoul.co.kr
  • “국정운영과 육아 병행한다”...뉴질랜드 女총리 임신 발표

    “국정운영과 육아 병행한다”...뉴질랜드 女총리 임신 발표

    재신더 아던(38) 뉴질랜드 총리가 오는 6월 첫 아기를 출산한다며 18일 자신의 임신사실을 발표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아던 총리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17년은 대단한 해라고 생각한다”면서 “(남편인) 클라크 게이포드와 나는 6월에 우리 가족이 두명에서 세명으로 늘어난다는 것에 정말로 흥분된다. 나는 총리 겸 엄마가 된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1856년 에드워드 스태퍼드 총리에 이어 두번째로 젊은 37세의 나이로 지난해 10월 총리직에 올랐다. 뉴질랜드의 세번째 여성 총리이자 노동당 대표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9월 23일 총선이후 뉴질랜드제일당 등과 연정을 구성해 정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 아던 총리는 세살 연상의 방송인 게이포드와 사실혼 관계에 있다. 현직 여성 총리가 재직 중 임신을 한 것은 정치계에서 드문 일이다. 지난 1990년에 베나지르 부토 당시 파키스탄 총리가 재직 중에 딸을 낳은 적이 있다. 아던 총리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총리 취임 전에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첫 여성은 아니다. 그런 일들을 해오는 많은 여성들이 있다”며 자신도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직장 여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게이포드가 집에 있는 아빠가 될 것”이라며 남편이 육아를 도와줄 것임을 시사했다. 아던 총리는 지난해 6월 노동당의 대표로 취임할 때 육아와 일을 놓고 논쟁을 벌인바 있다. 그는 텔레비전 토크쇼에서 육아와 경력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런 질문은 전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언제 아기를 갖느냐는 여성의 선택이고, 그것이 여성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북부 해밀턴 출신인 아던 총리는 아마추어 DJ로 명성을 쌓았고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성애자 인권과 낙태 합법화 등을 지지하는 그는 자신을 사회민주주의자, 진보주의자, 공화주의자, 여성주의자 등으로 부른다. 또 어렸을 때 모르몬 교회를 다니다 자신의 견해와 맞지 않는다며 뛰쳐나올 만큼 소신도 뚜렷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유전자 수술 시대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유전자 수술 시대

    A, C, G, T. 이것은 일종의 암호다. DNA가 전하는 신호다. 서로 짝을 이뤄 이중으로 배열된 이 암호에는 생명이 스스로를 복제하고 생화학반응을 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들어 있다. DNA 염기에는 4가지 종류가 있으며 아데닌(A), 시토신(C), 구아닌(G) 그리고 티아민(T)이 그것이다. 이 염기 배열이 만드는 신호로 방대한 양의 유전정보가 전해진다. 20세기 중반 제임스 왓슨, 프랜시스 크릭과 같은 과학자들의 경쟁적 연구로 DNA의 나선형 구조가 밝혀진 이래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염기서열에 대한 분자구조적, 생화학적 연구의 길이 활짝 열렸다. 생명의 비밀이 어떤 정보 안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정보인 유전자 염기서열이 생물의 종을 막론하고 서로 호환한다는 것은 커다란 발견이었다. 이런 DNA를 자르거나 잇고 전달할 수 있을까. 과학자들은 그 대답을 찾아냈다. DNA를 이어 주는 ‘중합효소’, DNA를 잘라 주는 ‘분해효소’가 발견됐고 특정 염기서열 조각을 만드는 ‘제한효소’도 밝혀냈다. 1970년대에 유전자의 재조합에 성공했고 유전자를 복제하는 ‘클로닝기법’이 나왔다. 최근에는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 혁명’이 생명공학계의 뜨거운 화두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생명과학자들에게는 혁명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위력적인 기술이다. ‘유전자 마법지팡이’라고도 불린다. ‘유전자 가위’는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붙인 이름인데, 이 효소 기능을 매우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한다. 유전자 가위 기술 중 3세대는 ‘크리스퍼’다. 크리스퍼는 세균에서 유래한 ‘Cas9’라는 단백질에 RNA를 붙여 만든 유전자 가위다. 이전 세대 유전자 가위보다 건당 비용이 30달러 정도로 싸고 빠르며 오류가 적어 비약적인 성과를 보였다. 유전자 가위로 암과 같은 질병을 정복할 수 있을까. 이제는 여러 길이 보인다. 지난해 8월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인간 배아에서 ‘비후성심근증’과 같은 유전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도려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김 유전체교정연구단장과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미국 보건과학대 교수가 주도했다. 사이언스지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 국립보건원(NIH) 자문위원회는 암 환자를 치료하는 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하는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의 제안을 승인했다. 인간 배아 유전자 교정 연구에는 생명윤리 문제가 뒤따른다. 현재 국내에서는 관련 연구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국내 연구진은 해외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서만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 연구 속도를 규제와 법률이 따라잡는 것은 어렵다. 연구 성과와 효용에 맞춰 규제에 변화를 주는 방식은 자칫 국제적 경쟁력 약화와 개발동기 저하라는 된서리를 맞기 십상이다. 모처럼 얻을 수 있었던 원천기술의 선점에서 밀려난다면 그것이 주는 영향은 길고 강력할 것이다. 과거 사람의 몸에 칼을 대는 수술이 윤리적, 학문적으로 의문의 대상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시험관 아기나 정자 보관도 초기에는 윤리적 문제로 찬반이 엇갈렸던 기술이었다. 과학문명은 과학자들의 순수한 열망, 더 나은 삶을 원하는 인간의 소망이라는 세포들이 이루고 있는 거대한 생명체다. 과학문명 발전은 이 생명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보이기도 한다. 보편적 정서에 따라 유전자 재조합 기술 적용에 대한 규제는 하더라도 기초 연구는 할 수 있도록 합법화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에게 안전한 길일 수 있다.
  • [수요 에세이] ‘적폐 뿌리’ 낙하산 공식화 필요하다/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수요 에세이] ‘적폐 뿌리’ 낙하산 공식화 필요하다/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법을 우습게 아는 인사 적폐, ‘오래 쌓이고 쌓인 폐단’. 최근 공공기관 인사에서도 논란이 된 단어다. 공공기관장 임명, 해임 등에 관한 인사사항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따라 기획재정부 장관 소속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한다.그러나 아직도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 중 27.2%(전체 330개, 지방 별도)의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임기 만료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중도 퇴임이 러시를 이루는 가운데 적임자를 찾느라 늦는 것이라고 믿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는 말까지 나오니 씁쓸하다. 공공기관 인사 적폐는 채용 비리, 방만 경영(비효율적 경영·수동적 경영)과 적임자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낙하산 인사가 주된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선거 공신에 대한 보은의 성격이 강한 현상은 한 정부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1976년 신문 칼럼엔 “국회사무처 높은 자리만 비면 외부에서 밀고 들어와 내부승진이란 낙타 바늘구멍 뚫기”라고 썼다. 낙하산 인사는 고질적인 문제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뭘까. 시스템이 법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무의미한 공방은 멈추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모두에게 이로운 인사 선거 공신에 대한 보답으로 공공기관장 자리를 채우니 인사 논란은 커지고 경쟁력 강화는 딴전이 된다. 공공기관 경영과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은 고스란히 국민 부담이다. 현실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이를 어느 정권에서나 있을 수 있는 문제로 인정하고, ‘내로남불’이라고 서로 비판하지 말고 공론화해 합리적인 선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공기관 운영방식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공직이든 공공기관이든 정치적으로 임명돼야 할 자리와 그렇지 않은 자리를 구분해 운영하는 것이다. 집권을 도운 선거 공신들이 암암리에 공공기관에서 활동하고 있고, 그 자리가 수천 개에 이른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이런 보상이나 역할 위임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면 그들의 국가적인 관심과 역량, 정치적 경험을 통합해 선용(善用)하자. 양지에서 국가정책 지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대선 공신 2000명 정도를 선발하고, 국가정책자문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만들어 공식적으로 정치적인 자리를 마련해 적절한 대우를 하면 된다. 예컨대 40여개 분과 활동을 통해 각 분야의 정책 수립 등에 대한 참여를 보장하고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공식적으로 임명한 2000명에게 1억원의 연봉과 사무국, 운영비용을 제공해도 연간 2000억원, 한 정부의 집권 기간인 5년간 1조원이 소요된다. 적은 비용은 아니지만 정치적인 의사결정으로 인한 공공기관의 비효율적 운영에 따른 수조원의 손실과 인사 논란을 생각한다면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이젠 인사 제대로 하자 이제 양지로 끌어내어 공론화하자. 변화와 혁신에 대한 게으름과 ‘승자독식의 달콤한 유혹’이 현재의 적폐를 만들어 온 것은 아닌지, 또 신적폐를 지속시키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보자.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인사에 대해 정치적 자리와 전문가가 필요한 자리를 구분하고 공식화해야 한다. 전문가가 필요한 자리는 반드시 법대로 운영하고, 그 법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국정자문위원회와 같은 보은 인사에 대해서도 합법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정치 시스템을 다시 한번 발전시킬 것이다. 국민들도 이런 당당하고 떳떳한 모습을 보고 싶을 정도로 충분히 성숙하다. 이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길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인사는 멈춰야 한다. 바보 놀음을 멈출 때다.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로 가자.
  • 미국에 대마초 카페 영업준비 돌입…공공장소 음용 논란 커져

    미국에 대마초 카페 영업준비 돌입…공공장소 음용 논란 커져

    미국에 대마초 카페가 영업 준비에 들어가면서 미국 내 마리화나 합법화 논쟁이 더욱 커지고 있다.새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기호용 마리화나(대마초) 판매가 합법화됐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이다. 그러나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이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재량권에 제동을 걸면서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콜로라도 주 덴버에 미국 내 최초로 마리화나 제품을 먹는 형태로 소비할 수 있는 카페가 등장해 공공장소에서의 마리화나 섭취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 LA타임스(LAT)에 따르면 콜로라도 덴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리타 트세일럭은 덴버 대마관리국에 마리화나 제품을 음용할 수 있는 커피 판매점 영업을 신청했다. 트세일럭은 연기를 내뿜지 않는 대신 먹는 형태로 섭취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마리화나 제품을 진열해놓고 영업 준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마리화나를 카페에서 먹는 형태로 판매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도 처음이다. 트세일럭은 “이런 형태의 마리화나 카페는 합법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면서 “지역 주민 위원회의 지지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마리화나는 담배처럼 흡연하는 것 말고도 초콜릿, 사탕이나 커피 등 음료에 타서 마시는 형태로 여러 가지 제품이 나와 있다. 그러나 미국 내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곳에서도 식당·공원·공항·터미널 등 공공장소에서의 섭취는 엄격히 제한된다. 차량 안에서도 사고 위험성 때문에 마찬가지다. 매사추세츠 주에서도 7월부터 판매가 허용되면 허가받은 카페에서 마리화나를 음용할 수 있도록 승인해 둔 상태다. 그러나 마리화나 카페가 결국 무분별한 마리화나 흡연이나 섭취를 부추기고, 청소년 탈선과 범죄율 증가 등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주 또는 특별구는 콜로라도, 워싱턴, 오리건, 알래스카, 네바다, 캘리포니아, 워싱턴DC 7 곳이다. 매사추세츠에서는 7월부터 소매 판매가 허용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부 ‘ILO 협약’ 검토… 전교조·전공노 합법화 되나

    법조계 “文대통령 공약 인준 전망” 탈북 여종업원 등 송환은 거부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의 비준 의사를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공식 표명한다. ILO 핵심협약의 비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공무원 노조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노동계의 핵심 현안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주목된다. 7일 법무부 ‘제3차 유엔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 실무그룹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정부는 각국 대표단이 제시한 의견 가운데 ILO 핵심협약 비준 권고에 대해 ‘검토 후 수용’ 의사를 밝히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차 UPR 심의에서 스웨덴, 스페인, 우즈베키스탄, 니카라과, 우간다 등이 ILO의 4개 핵심협약 비준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안 수정 등을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야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만큼 인준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1991년 ILO에 가입했지만,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단결권·단체교섭권을 규정한 87호, 98호와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29호), 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105호) 등 4개는 비준하지 않았다. 특히 제87호와 제98호는 전교조·전공노의 합법화와 직결된다. 교원노조법 제2조는 현직 교원만을 조합원으로 인정해 고용노동부는 2013년 해직자가 조합원에 포함된 것은 위법이라며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다. 전공노도 노동조합법과 공무원 노조법에 근거해 합법적인 노조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이들 협약의 비준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고, 국정과제에도 이를 포함한 바 있다. 그러나 노동법 등의 제·개정 작업이 지지부진한 탓에 양대 노총은 정부의 의지가 의심스럽다며 신속한 비준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여 왔다. 아울러 정부는 에이즈 감염 의무검사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차별적 조치를 중단하라는 권고와 부부간 성폭력을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는 권고 등을 수용할 항목으로 정했다. 하지만 북한이 요구한 탈북 여종업원 12명과 탈북 여성 김련희씨 등의 송환에는 거부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법무부는 이와 같은 초안을 바탕으로 오는 10일 간담회를 개최하고 다음달 수용 여부를 결정해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정전 65년 만에… 민통선 이북 ‘농업용 드론’ 비행

    정전 65년 만에… 민통선 이북 ‘농업용 드론’ 비행

    군사용 비행기를 포함해 어떤 비행물체도 볼 수 없었던 인천 강화군 북단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에서 올해부터는 농업용 무인 비행기(드론ㆍ사진)가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게 됐다.정전 65년 만에 민통선 하늘의 풍경이 바뀌는 셈이어서 첨단 테크놀로지 발달에 따른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현재 민통선 이북 지역은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군용은 물론 민간 비행기의 비행마저 금지돼 있다. 4일 강화군에 따르면 유엔군사령부 규정이 지난달 개정됨에 따라 올해부터 민통선 이북 비행금지구역에서도 농업용 드론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유엔사 규정은 민통선 이북지역에서 군사용 비행기를 포함한 일체의 비행을 금지해 왔다. 강화도 북부인 교동·양사·송해·삼산·서도면 등 민통선 이북지역에는 강화군 전체 농지(1만 160㏊)의 53%에 달하는 5400㏊의 농지가 있지만 농업용 드론을 띄울 수 없어 농민이 직접 농약을 살포하거나 농협이 차량방제기로 농약을 뿌려 왔다. 농업용 드론은 2016년 농업기계 용도로 승인이 났으며, 농약을 살포하는 데 주로 이용돼 왔다. 가격(2000만원대)에 비해 효율이 높아 10여분이면 1~3㏊에 대한 방제작업을 마칠 수 있다. 비료를 뿌리거나 파종을 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농가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농약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정부도 4차 농업혁명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다. 강화군 농민 449명은 지난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탄원서를 내고 “민통선 규제로 농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비행규제 개선을 건의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농업용 드론이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고, 농민 편익이 증가하는 점 등을 들어 “민통선 내에서 농업용 드론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유엔사는 한국군 합참이 승인할 경우 농업용 드론을 쓸 수 있게끔 비행금지 규정을 개정했다. 다만 운용 고도는 10m 이내, 반경은 가시권 1km 이내로 제한했다. 합참은 군 작전에 큰 지장이 없으면 농업용 드론 비행을 최대한 허용할 방침이다. 강화군 관계자는 “농업진흥청실용화재단에서 진행 중인 농업용 드론 안전성 검증이 끝나는 대로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구간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교동면 읍내리에서 농사를 짓는 최모(59)씨는 “규정을 모르고 지난해 농업용 드론을 띄웠다가 군인들이 달려오는 등 난리가 난 적이 있다”면서 “합법화되면 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캘리포니아, 마리화나 합법화… 90개 판매점 영업 시작

    캘리포니아, 마리화나 합법화… 90개 판매점 영업 시작

    美서 6번째… 3조원대 수입 전망 범죄 증가·냄새 등 갈등 우려도 새해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마리화나 판매가 합법화됐다고 CNN 등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캘리포니아주 마리화나 합법화 내용을 담은 주민발의 64호는 지난해 말 통과돼 2018년 1월 1일 0시부터 시행됐다. 발의안에 따라 만 21세 이상 성인은 누구든 1온스(28.4g) 이하 마리화나를 구매, 소지, 운반, 섭취할 수 있다. 여섯 그루 이하의 소규모 대마 재배가 가능하고, 구매자는 판매점에서 샘플 흡연을 해 볼 수 있다. 이날부터 샌디에이고, 샌타크루즈, 샌프란시스코, 팜스프링스 등을 중심으로 모두 90여개 마리화나 판매점이 영업을 시작했다.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200여개 판매점이 영업 허가를 신청했으나 면허 발급까지 최소 몇 주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 50개 주 가운데 기호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곳은 콜로라도주, 워싱턴주, 오리건주, 알래스카주, 네바다주에 이어 캘리포니아주가 6번째다. 그동안 캘리포니아주에서 은밀하게 거래되던 마리화나 산업이 양성화되면서 올해 37억 달러(약 3조 9500억원)의 수입을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정부의 세수 증가액도 1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범죄율 증가와 청소년 탈선 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마리화나 연기와 냄새, 치안 불안 등으로 인한 주민 민원과 불만이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당국은 “마리화나 판매점 주변을 단속해 쓰레기와 연기, 냄새를 무분별하게 방치하거나 인근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구매자가 많은 업소에 벌과금을 부과하거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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