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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성소수자 ‘한국판 부티지지’ 가능성은?

    #30대 #성소수자 ‘한국판 부티지지’ 가능성은?

    #30대 #성소수자 #정치 신인으로 요약되는 피터 부티지지(38) 전 사우스벤드 시장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레이스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한국판 부티지지’가 나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0에 수렴한다. 세계 각국에서 정치권 세대교체와 다양성 바람이 부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무풍지대인 탓이다. 공직선거법 16조 4항은 ‘대통령으로 선거될 수 있는 자는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40세에 달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거에는 만 25세 이상이면 입후보할 수 있지만 대통령 선거만큼은 만 40세가 넘어야 후보라도 될 수 있다.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제한의 역사는 뿌리 깊다. 박정희의 5·16 군사정변 이듬해인 1962년 군정대통령제 5차 군정대통령제 개헌에서 40세가 명시됐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19년 대한민국임시헌법에서도 임시대통령 자격을 ‘만 40세 이상된 자’로 제한했다. 100년 넘게 40세 장벽이 굳건하게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우리보다 제한 연령이 낮은 경우가 많다. 미국은 대통령 취임일을 기준으로 만 35세 이상인 경우 출마할 수 있다. 프랑스는 만 18세 이상 시민이면 누구나 입후보할 수 있다. 개헌으로 대통령 피선거권 제한 연령이 낮아진다 가정하더라도 두 번째 장벽은 더 높다. 동성 배우자가 있는 부티지지가 미국 양대 정당인 민주당 경선에서 파란의 주인공이 된 것과 달리 한국 정치권에는 성소수자 그림자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2008년 총선 당시 민주노동당 최현숙 성소수자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로는 처음으로 서울 종로에 출마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십수년이 흐르도록 성소수자가 선거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일은 전무하다.2010년대 들어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대선후보 토론회 등에 단골로 등장하는 등 변화는 감지된다. 하지만 정의당 심상정 대표 정도를 제외하면 ‘국내에서의 동성결혼은 아직 이르다’는 게 기성 정치인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반면 해외 선진국에서는 성소수자인 것이 정치인이 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은 지 오래다. 아이슬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등에서는 동성애자 총리를 배출한 바 있다. 34세의 나이로 핀란드 최연소 총리가 돼 화제를 모은 산나 마린은 레즈비언 커플 아래서 자랐다. 인디애나주 작은 도시 시장 경력 정도가 전부인 부티지지가 수십년의 경력을 지닌 ‘정치 거인’들 사이에서 대등하게 겨루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도 화제다. 그로 인해 미국에서는 정치 신인의 대권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보인다면, 국내 역대 대선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없었다는 것이 다르다. ‘노풍’의 주인공 노무현 전 대통령, ‘안풍’을 불러왔던 안철수 전 의원 정도가 신선한 후보로 분류되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국회의원과 장관을 역임한 정치인이었고 안 전 의원은 정계 입문 당시 국민적 인지도를 갖고 출발한 바 있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티지지 돌풍은 미국 국민들이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지금 우리나라도 기성 정치 불신이 팽배한 만큼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40대의 젊은 정치인이 나온다면 기존 정치권에 자극을 가하는 돌풍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성소수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진보진영이라 할지라도 국내에서 성소수자 후보로 내세우기엔 자체적으로도 논란이 있을 것”이라며 “그 점만큼은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씨줄날줄] 트랜스젠더 신입생/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랜스젠더 신입생/박록삼 논설위원

    “너무 욕을 먹어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기분이다.” 올해 숙명여대 법학부에 합격한 A(22)씨의 발언이다. A씨는 지난해 8월 태국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두 달 뒤 법원에서 성별정정 허가까지 마친 ‘여성’이다. 지난주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여대 입학생’으로 보도됐을 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최근 벌어졌다. 입학등록 마감(7일)을 앞두고 숙대 재학생과 입학생들이 A씨의 입학을 반대한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깊은 상처를 입게 됐다. 많은 이들이 부러워할 만한 대학에 합격했지만 그는 별로 행복하지 않은 듯하다. 그의 입학을 반대하는 측은 힐난하듯 발언했다. “왜 굳이 여대를 가서 논란을 자초하나”, “그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과, 그와 함께 여자화장실, 여탕, 여대를 이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했다. 일견 이해되는 면도 없지 않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지만, 사회적으로 소수자인 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느껴왔을 불안과 두려움, 혐오·차별의 수위가 짐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부 숙대 재학생들의 반발은 방어기제에 가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생물학적 성별’에만 얽매이는 인식은 성소수자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다. 현대사회는 남과 여뿐만 아니라 제3의 성도 인정하는 추세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 최근 2~3년 한국 사회를 들썩거리게 했던 남성 혐오와 여성 혐오는 합리적인 이들로부터 배척받았다. 다양성과 평화로운 공존을 부정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도 여성으로 전환된 A씨가 여대를 가든, 남녀공학에 진학하든 그의 자유다. 개인이 행복추구권을 실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성별정정 신청에 대해 법원은 일관성 없이 판결했지만, 2006년 대법원에서 호적상 성별정정을 허가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흔들림 없이 가고 있다. 국가 역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단순한 동정이나 배려가 필요한 차원이 아니다. 법적으로 불허되고 있는 동성결혼의 합법화 등은 성소수자들에게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A씨가 앞으로 맞닥뜨려야 할 차별의 벽은 대단히 높고 공고할 수도 있다. 성평등의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숙대에도 활동 중인 성소수자 모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 A씨가 학업활동을 하는 데 세상의 편견이 굴레가 되지 않도록 이들이 함께할 것을 기대한다. 인권이 확장돼 자리잡은 사회는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인권 영역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A씨를 따뜻하게 품은 대학 친구, 선배들이 A씨와 함께 세상에서 훨훨 날길 바란다.
  • “명백한 독살”…벨기에 ‘안락사 범죄’ 혐의 의사들 최초 기소

    “명백한 독살”…벨기에 ‘안락사 범죄’ 혐의 의사들 최초 기소

    벨기에에서 안락사를 합법화 한 뒤 최초로 '부당 안락사' 혐의를 받는 의사들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지난달 31일 보도에 따르면, 2010년 4월 당시 38세였던 타인 니스의 가족은 안락사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안락사를 진행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이번 재판은 벨기에 정부가 2003년 안락사를 합법화 한 뒤 처음 열리는 ‘안락사 범죄’ 사건 재판이다. 기소된 3명은 안락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독극물을 주사한 의사와 사망한 니스의 정신과 주치의 및 일반 의사 등이다. 벨기에 현지법에 따르면 심각하고 치료할 수 없는 장애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직면한 사망의 경우 ‘사망할 권리’인 안락사를 요구할 수 있다. 2014년부터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동도 같은 권리를 요구할 수 있도록 법안이 확대됐다. 유가족은 “문제의 의사들이 아마추어 방식으로 안락사를 수행했다. 니스는 안락사를 요구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인 ‘치료할 수 없는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이는 독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오랫동안 첨예한 대립이 이어져 왔던 안락사와 관련한 첫 ‘범죄 재판’이 열림에 따라 찬반 논쟁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안락사 지지자들은 이번 재판으로 벨기에 의사들이 환자를 위한 안락사 동의 서류에 서명하거나 ‘사망 조력’을 시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안락사를 원하는) 일부 환자들은 자신의 조건이 안락사에 해당되지 않을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안락사가 합법적인 또 다른 국가인 네덜란드에서는 지난해 9월, 치매를 앓는 한 여성의 안락사를 시행한 의사가 법의 심판대에 오르기도 했다. 사망한 여성의 유가족들은 그녀가 치매로 인해 안락사에 대한 적절한 동의를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며 해당 의사를 고소했다. 이 재판은 아직 진행 중이다. 카톨릭 국가 중 네덜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안락사를 합법화 한 벨기에에서는 2014년부터 모든 연령에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이들 중에는 미성년자 3명도 포함됐다. 2016년에 2명, 2017년에 1명이 안락사 조치를 받았다. 안락사를 선택하려는 미성년자는 일정 수준의 판단 능력을 갖춰야 하고, 부모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안락사 도운 벨기에 의사 살인자로 몰렸지만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안락사 도운 벨기에 의사 살인자로 몰렸지만

    벨기에 법원이 삶을 끝내게 해달라는 환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안락사에 간여한 세 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2명으로 구성된 겐트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8시간의 토의 끝에 지난 2010년 4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티네 니스(당시 38)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세 의사가 아무런 죄가 없다고 지난 31일 평결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고인의 자매들과 검찰은 니스가 삶을 마치려 했던 이유가 벨기에의 안락사 법이 허용하는 “치료 불가능한 장애”가 아니라 파탄 난 인간관계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독극물을 손수 주사한 주치의 요리스 반 호베 박사와 전 주치의 프랑크 D, 정신과 의사 리에베 티엔퐁 박사가 혐의를 벗었다. 벨기에에서는 2002년부터 안락사와 조력 자살이 매우 엄격한 요건 아래 합법화됐다. 이전에도 비슷한 소송으로 법정에 선 의사들이있었지만 누구도 유죄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반 호베 박사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이 있었다. 합리적인 의심이라면 피고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일텐데” 그런 게 없다고 판결했다. 반 호베는 “물론 기쁘다. 모두에게 힘겨운세월이었으며 아무도 이 소송의 승자는 없다. 오늘밤 푹 잘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프랑크 D 박사는 당일까지도 안락사가 행해진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것이 인정됐다. 티엔퐁 박사는 요구되는 조항들을 충실히 지켰다고 인정했다. 니스는 어릴 적부터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툭하면 극단을 선택하려 했다. 하지만 롯테와 소피 등 자매들은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픈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15년 동안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았으며 죽음 직전 자폐증 진단을 받았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두 자매는 니스를 임종했는데 반 호베 박사가 주사를 놓으면서 너무 엉성했다고 불평을 터뜨렸다. 2016년 방송 인터뷰를 통해 “그는 고통스러워 하는 반려견에게 주사 놓듯 했다”면서 “반창고를 깜박 했다며 아버지 보고 그녀 팔에 있는 주삿바늘을 잡고 있으라고 하는가 하면 부모님 보고 청진기를 통해 딸의 심장이 멈추는 소리를 들어보겠느냐고 묻더라”고 어이없어 했다. 하지만 니스가 법적 요건을 충족시켰고, 삶을 끝내는 순간에도 의식이 또렷해 모든 과정에 동의했음이 입증돼 주치의의 불성실한 태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배심원단과 재판부 모두 판단했다. 안락사와 조력 자살은 지속적인 고통을 환자에게 안기며, 치료 불가능해야 하고. 다른 의사의 교차 진단을 받아야 하며, 적어도 한달 이상의 숙고 기간을 거치도록 했다.지난해 10월에도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사이클 금메달과 은메달리스트 마리에케 베르부어트(당시 40)가 서류에 서명한 지 11년 만에 의사들의 도움을 받아 세상을 마감했다. 퇴행성 근육 질환으로 밤잠을 이룰 수 없는 나날이 이어지고 발작과 사지마비로 고통 받아 이를 끝내고 싶다고 간절히 소원했다. 니스 자매들은 법 규정이 더욱 명료해질 필요가 있겠다고 지적했다. 2014년 이후 벨기에에서는 미성년자라도 죽음이 임박하고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면 부모의 동의를 얻지 않고도 조력 자살을 택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나라 언론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2357건의 안락사가 행해졌는데 하루 6명 꼴이다. 물론 대다수는 60세 이상 노령층이었는데 특이한 것은 북부 플랑드르에서 주로 행해진 것이다.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를 공용어로 쓰는 곳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스라엘 편든 트럼프 ‘중동평화안’…대선용 무리수?

    이스라엘 편든 트럼프 ‘중동평화안’…대선용 무리수?

    팔레스타인엔 동예루살렘 국가 수립 제안 팔 “영토 30% 잃는 셈… 거래에 맞설 것” 일각 “트럼프, 탄핵 위기 돌파용 이벤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공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해결을 위한 ‘중동평화구상’에 대해 국제사회가 친이스라엘 행보라는 비판을 내놓았다. 미국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노림수가 정도를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부 미국 우방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지만 향후 미국의 구상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해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중동 평화구상안으로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해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대신 새로운 정착촌 건설 기간을 4년간 동결하고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지역에 국가를 건설하는 ‘2국가 해법’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평화구상은) 현실적인 2국가 해법을 제안하고 있다. 이전의 미 행정부가 제시한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양측 모두에게 유익한 ‘윈윈”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구상에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후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지역의 주권을 인정했고,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임을 재확인했다. 이·팔 간 갈등의 핵심 쟁점 모두에서 이스라엘의 일방적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반면 ‘완전한 국가 건설’을 원하는 팔레스타인에 ‘당근’도 제시했다. 팔레스타인이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지역에 독립국을 설립하도록 하고, 국가 및 대사관 설립을 위해 5000억 달러(약 58조 7350억원)의 국제 금융을 제공키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에서 “이번 계획은 팔레스타인의 영토를 두 배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불법 점유한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영토 약 30%를 잃게 된다’며 즉각 반발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세기의 거래’(중동평화구상)는 안 된다. 예루살렘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팔레스타인 민족은 미국의 구상을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점령과 잔혹 행위를 합법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비판도 이어졌다.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평화구상안에 ‘평화’는 없고 ‘권력’만 있다”고 비판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형사 기소하에 있는 한 (이스라엘) 총리와 탄핵 심판의 한 중간에 있는 대통령이 만들어낸 정치적 문서”라고 표현했다. 워싱턴의 소식통은 “외교적 성과가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의 의견을 무시한 중동평화구상안을 발표하는 이벤트로 국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동시에 비리 혐의에 빠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지원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미국의 우방인 영국은 ‘긍정적인 진보’로 평가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인니 미혼 여성 공개 태형…처음으로 여성이 직접 ‘채찍질’

    인니 미혼 여성 공개 태형…처음으로 여성이 직접 ‘채찍질’

    인도네시아의 특별행정구역인 아체에서 샤리아법을 위반한 한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태형이 집행됐다. 지난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아체 지방에서 가족이 아닌 남자와 함께 호텔 방에 있던 미혼 여성에게 태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종종 이같은 태형이 집행되는 아체에서 언론이 이번 사례에 유독 주목한 이유는 채찍질하는 집행자가 처음으로 여성이었기 때문이다.보도에 따르면 샤리아(이슬람 율법) 경찰 측은 최근 총 8명의 여성을 선발해 샤리아 법을 위반하는 여성을 체벌하는 일종의 여성 태형 팀을 창설했다. 미혼 여성을 상대로한 체벌이 이들의 첫번째 임무였던 것. 아체 샤리아 경찰서장은 "그녀(여성 태형 경찰)의 채찍질 기술이 매우 훌륭했다"면서 "적절하게 매질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훈련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신의 법을 어긴 자들에게는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체는 동남아에서 가장 먼저 이슬람이 퍼진 지역으로, 2003년 이슬람율법인 샤리아를 합법화했다. 샤리아법은 음주, 도박, 동성애, 간음,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행각 등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처음으로 동성애자에게도 공개 태형을 선고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잔혹한 형벌이라며 규탄하고 있지만 아체주는 계속해서 샤리아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대해 아체 지방 정부 측은 “이슬람의 샤리아법이 서구에서는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관대하고 인간적인 율법”이라고 반박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여기는 남미] ‘마약 오명’ 콜롬비아, 의료용 대마 생산대국 꿈꾼다

    [여기는 남미] ‘마약 오명’ 콜롬비아, 의료용 대마 생산대국 꿈꾼다

    한때 세계 최대 마약생산국이란 오명을 갖고 있던 콜롬비아가 대마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콜롬비아에서 의료용 대마가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콜롬비아에서 의료용 대마를 재배 또는 수출하고 있는 기업은 약 60여 곳. 하지만 의료용 대마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콜롬비아에서 의료용 대마와 관련된 사업을 하기 위해선 법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콜롬비아 법무부는 지난해에만 신규승인 543건을 내줬다. 의료용 대마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건 워낙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피데카-이카닉은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인근 토칸시파에 3000만 달러를 투자, 의료용 대마를 재배해 가공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은 실내에서 대마를 재배해 진액을 추출한다. 의료용 대마의 진액은 리터당 3만 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대마 진액 생산량을 연 5000리터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콜롬비아에서 의료용 대마의 생산과 판매가 활기를 띄기 시작한 건 2016년부터였다. 콜롬비아 정부가 의료용 대마의 재배와 가공을 합법화하는 법을 제정하면서 대마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의약업계는 물론 화장품업계까지 의료용 대마를 찾기 시작하면서 산업은 급성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세계 시장도 무한 성장이 예상돼 콜롬비아는 활짝 웃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120억 달러 규모였던 의료용 대마 시장은 2025년 16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지 언론은 "현재 32개 주 가운데 15개 주에서 의료용 대마가 재배되고 있다"며 "앞으로 의료용 대마를 재배하는 주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콜롬비아 정부는 "의료용 대마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로 인해 다른 농산물의 생산이 줄지는 않고 있다"며 "불법 재배가 합법화하는 추세라 쏠림현상을 특별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총기규제 반대” 親트럼프 무장시위 불댕긴 ‘3G 이슈’ 11월 대선 정조준

    “총기규제 반대” 親트럼프 무장시위 불댕긴 ‘3G 이슈’ 11월 대선 정조준

    트럼프 “수정헌법 2조 수호를” 쟁점화 기독교계 탄핵옹호 잠재우려 교회 방문 탄핵심판 변호인단 ‘강한 보수색’ 드러내미국 대선판에서 국민들의 정치적 정체성을 가르는 신(God)·총(Gun)·동성애(Gay) 등 소위 ‘3G 이슈’가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보수층 끌어안기의 일환으로 해당 이슈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이들 이슈는 공화·민주 양 진영의 근본적인 신념을 건드린다는 점에서 종래의 정책 공방보다 큰 파괴력을 분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 리치먼드에서 총기 규제 법안(적기법) 추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주 의회 안팎에 2만 2000여명(의회 추산)이 모였고, 상당수는 돌격 소총 등 무기를 소지했다. 적기법은 민주당 소속 랠프 노덤 버지이아주지사가 지난해 5월 31일 발생한 버지니아비치 총기사건 이후 대응책으로 마련한 것이다. 총기 구매 이력자 확인 및 위험 인물의 총기 소지 금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해당 집회에 주로 보수층이 모이면서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적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왔다. ‘신·총·트럼프, 미국을 위대하게’ 같은 선거 문구가 쓰인 셔츠를 입거나 ‘트럼프 2020’이라고 적힌 팻말을 든 참가자도 있었다. 총기를 20년간 수집했다는 한 참가자는 동성애를 비꼬듯이 “총기 권한이 곧 동성애의 권한”이라며 “20년 전보다 동성애자가 되기에 지금이 더 안전한 국가”라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의 보수층은 통상 3G 이슈에서 ‘기독교적 입장의 낙태반대’, ‘총기 옹호’, ‘동성애 반대’ 등의 입장을 갖은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보수층에 화답하듯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동성애자 권리 관련 내용을 모두 삭제한 바 있다. 이날 집회도 전미총기협회 본부가 있으며 보수색이 강한 버지니아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이 총기 소유를 옹호하며 세력을 과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집회의 배경에 대해 가디언은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26년 만에 주의회를 장악하며 버지니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집회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총기규제 및 국민의 무기 소유를 합법화한 수정헌법 2조를 옹호하며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섰다. 그는 트위터에 민주당이 수정헌법 제2조를 무력화하려고 한다며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2020년에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복음주의 잡지인 ‘크리스처니티 투데이’에서 그의 탄핵을 주장하는 사설을 게재하자 기독교계를 달래려는 듯 크리스마스이브에 보수주의 침례교회를 찾기도 했다. 3G 이슈를 이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심지어 자신의 상원 탄핵심판 변호인단을 임명하는 데도 강한 보수색을 드러냈다. 변호인단 중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한 켄 스타 전 특검은 복음주의 기독교계 활동으로, 로버트 레이 전 특검은 반동성애 활동 전력으로 각각 유명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동의 없는 가명정보 활용 합법화 개인 보호·기업 효율 사이 딜레마

    동의 없는 가명정보 활용 합법화 개인 보호·기업 효율 사이 딜레마

    정부가 가명 처리된 개인 정보의 산업적 활용을 허용한 이른바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의 실행을 앞두고 하위법령 마련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데이터 3법은 기업이 신원을 식별할 수 없도록 가명 처리된 개인정보를 개인 동의 없이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산업계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산업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환영하고 있지만, 정보인권에 대한 보호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채 지난 9일 법률 개정이 이뤄져 시민단체 등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어 데이터 3법 후속 조치 계획을 발표했다. 새로 도입되는 ‘가명정보’의 활용범위, 데이터 결합 방법과 절차 등을 명확히 해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담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7월 데이터 3법 시행 전까지 후속 입법을 서두르고자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2~3월 마련하고 3~4월 입법예고하기로 했다. 아울러 유럽진출 기업들의 부담을 덜도록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적정성평가 절차도 법 시행에 맞춰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 법이 시행되면 개인정보 활용 환경이 급변하게 된다. 현재는 개인 동의를 받아야만 개인정보를 쓸 수 있지만 앞으로는 법이 정한 수집 목적에 부합하면 동의 없이도 가명정보를 통계 작성, 산업적 목적을 포함하는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법 해설서를 개편해 가명정보 처리 목적의 구체적 예시를 제시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A회사가 성인병과 운동량의 상관관계 연구에 쓸 목적으로 가명정보를 처리하는 것은 허용하고, 가명정보를 데이터 브로커 등이 판매하는 행위는 금지한다. 가명정보는 개인정보 일부를 삭제하거나 일부 또는 전부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된 정보다. 가령 ‘32세 홍길동’이란 개인정보를 ‘43세 이팥쥐’로 바꿔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하는 식이다. 개인을 보호하려면 정보를 많이 가려야 하고, 기업이 정보를 유용하게 쓰도록 하려면 좀 더 완화된 형태의 가명화가 필요해 보호와 활용 사이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윤종인 행안부 차관은 “일방적으로 개인정보 보호 위주로만 흐를 것이라는 판단은 예단”이라며 “보호를 더 잘함으로써 활용이 강화되는 쪽으로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 감독은 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한다. 법안은 개인을 알아볼 목적으로 가명정보를 재식별하면 연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해 기업이 가명정보를 오남용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의료정보는 워낙 민감한데다 추가 정보를 입력했을 때 재식별될 여지가 있어 정부는 특별법 제·개정도 고려하고 있다. 윤 차관은 “의료분야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특정의료정보는 가명 처리를 못하도록 하는 등 입법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여자도 군대 가라”고 하면 남녀 차별 없어지나요

    “여자도 군대 가라”고 하면 남녀 차별 없어지나요

    여성·장애인 차별… 20년 전 헌재서 위헌 여군 위한 시설 안 갖춰져 현실적 문제도징병제 문제점·존속 여부 논의 확대해야최근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이 창당 1호 법안으로 군필자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때 가산점을 최대 1%까지 부여하는 내용의 ‘군 복무 가점법’(제대군인법·병역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이미 20년 전에 당시 군 가산점제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만큼 군 가산점제를 부활하려는 시도는 실효성도 없고 차별만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가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현역·상근예비역·사회복무요원을 마친 군필자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때 필기시험 단계에서 과목별로 가점 1%(현역·상근예비역) 또는 0.5%(사회복무요원)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성 희망 복무제’를 도입하고 있다. 현행 병역법상 의무 복무 대상이 아닌 여성들도 가산점을 얻고 싶으면 결국 군 복무를 하라는 이야기다. 여성단체들이 “고용상 차별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제기하자 하 책임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채용 과정에서 누구보다 불이익과 차별을 받는 사람은 군 복무 청년들”이라며 “여성 희망 복무제는 여성의 현역병 입대를 금지하는 여성 차별을 철폐하는 법이다. 이로써 군 가산점 1%는 남녀 모두에게 제공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 복무를 사회적으로 존중하는 방안이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12일 “군 가산점 제도는 여성뿐만 아니라 장애 등을 이유로 군 복무를 할 수 없는 남성들을 차별하는 정책이다. 군 가산점 제도로 혜택을 보는 사람은 소수”라면서 “병사 월급을 인상하고 병영 내 복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상을 해야지 단순히 기계적인 평등의 관점에서 ‘남자도 군대 가니까 여자도 군대 가’라는 주장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을 한국여성노동자회 활동가는 “채용 성차별이 만연한 현실에서 군 가산점제 부활은 채용 성차별을 합법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군필 남성에 대한 보상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 채용에서 특혜를 주는 방식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헌재가 1999년 12월 만장일치로 군 가산점제 위헌 판결을 내린 주요 취지도 “여성과 제대군인이 아닌 남성을 지나치게 차별해 평등권을 위배한다”는 것이었다. 또 여성 군인을 위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 군 복무가 확대되면 막대한 국방예산이 든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방예산을 무작정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은 재래식 병력보다 고도화된 군 장비·시스템 개편이 중요하다”며 “노동시장에서 성차별 구조가 여전하고 여성이 경제활동을 해도 가사노동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데 군 복무 부담까지 지우는 것은 가혹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군 복무 보상 문제의 해법이 “나(남성)도 힘드니 너(여성)도 힘들라”는 식으로 흐르는 건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이현경 사무처장은 “징병제의 문제점과 존속 여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새보수당의 법안은 여성과의 전쟁만 부추기는 법안”이라면서 “20대 일부 남성만을 위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해외근무인재 귀국 땐 소득세 50% 감면 …‘맥주 키트’ 술로 인정

    해외근무인재 귀국 땐 소득세 50% 감면 …‘맥주 키트’ 술로 인정

    첨단산업 R&D투자 세제혜택 대폭 강화 100대 핵심 소부장 품목 최대 40% 혜택 업무車 운행기록부·가업상속 공제 확대 도수 ‘0’ 캡슐 맥주도 합법화 주류세 부과 일시적 2주택, 1년 내 팔아야 양도세 면제 전자상거래·독서실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정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에서 일하던 한국인이 국내로 복귀하면 소득세를 절반으로 깎아 준다. 또 알코올이 없는 주류 키트도 ‘술’로 인정해 과세하고, 내년부터 전자상거래기업과 독서실의 현금영수증 발급도 의무화한다. 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9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정 개정안’에 따르면 첨단 산업 연구개발(R&D)과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크게 강화한다. 정부는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신성장동력·원천기술 인정 범위를 현재 173개에서 223개로 60개 늘렸다. 다만 세액공제 비율은 대기업 20~30%, 중견기업 20~40%, 중소기업 30~40%로 변동이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100대 핵심 소부장 품목들은 사실상 모두 신성장동력·원천기술에 포함돼 최대 40%의 R&D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지출한 R&D 비용도 소급 적용된다. 또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핀테크 관련 창업을 하는 중소기업과 벤처에 대해 법인세를 5년간 50% 감면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이 소부장 외국법인을 인수하면 인수액의 5%를 세액공제하고, 우리 기업끼리 소부장 관련 중소·중견기업에 연구·인력 개발과 설비 투자를 목적으로 공동 출자하면 출자액의 5%를 세액공제한다.이와 함께 첨단산업 R&D에 필요한 우수 인력이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면 5년간 소득세를 50% 깎아 준다. 대상은 자연계·이공계·의학계 분야 박사학위 소지자로, 취업일 또는 소득세 최초 감면일 직전 5년간 국외에 거주해야 한다. 또 국외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서 5년 이상 연구·기술 개발 경험이 있어야 한다. 다만 재벌가 자녀가 계열사에 취업할 땐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기업이 업무용 승용차 유지비(감가상각비·유류비·수리비 등)를 비용 처리하기 위해 작성해야 했던 운행기록부 부담도 올해부터 줄어든다. 운행기록부를 안 써도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한도를 연간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늘린다. 올해부터 가업상속 공제 혜택을 받는 중소·중견기업에 적용하는 고용유지 의무 기준에 정규직 근로자 인원뿐 아니라 총급여액을 새로 추가했다. 근로자가 줄더라도 임금 인상을 반영한 총급여액이 동일하다면 고용유지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되는 만큼 기업들로서는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다. 알코올 도수가 0도인 주류 키트도 주류 과세 체계에 편입된다. 기존에는 ‘주정 및 알코올분 1도 이상 음료’만 주류로 인정됐다. 이 때문에 주점이 용기 안에서 캡슐이 터지면서 맥주가 되는 ‘캡슐 맥주’나 원재료에 물을 섞어 수제 맥주를 만드는 ‘맥주 키트’ 등을 이용해 술을 팔려면 주류제조 면허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 술을 만들기 위한 키트가 주류에 포함되면서 불법 논란이 사라지게 됐다. 또 전통주를 온라인으로 판매할 때 과세 표준을 소매가격에서 금액이 더 낮은 도매가격으로 바꿔 세 부담을 완화했다. 부동산 관련 세법도 대폭 바뀐다. 다주택자가 오는 6월까지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팔면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이 배제된다. 또 조정대상지역에서 신규로 주택을 매입한 사람이 ‘일시적 1가구 2주택 양도세 면제’을 받기 위해선 기존 주택을 1년 내에 매각해야 한다. 공동 소유 임대주택의 경우 지금은 최대 지분자만 주택수로 계산했지만, 앞으로는 소수 지분자라도 임대소득이 연간 600만원 이상이거나 기준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의 지분 30%를 넘으면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본다. 최근 소비 비중이 커지는 전자상거래업체와 고시원, 독서실, 미용업, 애완용 동물용품점 등은 내년부터 현금영수증 의무 발급 대상에 포함된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블루오션 잡아라”… 민주·정의, 청소년 당원 모시기 경쟁

    “블루오션 잡아라”… 민주·정의, 청소년 당원 모시기 경쟁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개정 공직선거법에 따라 고교 3학년생 5만여명에게도 오는 4·15 총선 투표권이 생겼다. 만 18세 유권자의 당원 가입이 합법화되면서 정치권에도 ‘고등학생 당원’ 모집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현행 정당법은 당원 자격을 ‘선거권을 가진 자’로 명시하고 있다.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당원 모집 가능 연령도 만 18세로 내려간다. 각 정당 입장에서는 ‘블루오션’이 만들어진 셈이다. 31일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29일부터 전국청년위 소속 ‘청소년 위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만 16~18세 이하 예비당원과 만 19세 이상 24세 이하 청년당원을 대상으로 모집한다. 민주당은 정당법상 당원 가입이 제한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예비당원제’를 운영했는데 이들을 청소년 위원으로 위촉해 정책을 만들고 공약으로 연결하는 등 ‘정치활동’에 나서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은 오는 10일까지 100명 이상의 청소년 위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민주당이 예비당원을 대상으로 청소년 위원을 모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이 청소년 당원 조직화에 다른 정당보다 빠르게 뛰어들면서 ‘고등학생 당원’을 모집하기 위한 기반도 한발 앞서 만들 것으로 보인다. ‘만 18세 챙기기’는 정의당도 이에 못지않다. 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예비당원에서 당원으로 자격이 변경되는 만 18세를 대상으로 조만간 대규모 ‘입당식’을 진행한다. 18세 청소년에게 입당을 권유하는 ‘입당 캠페인’도 추진한다. 정의당은 한발 더 나아가 선거연령을 만 16세로 낮추자는 제안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계획이다. 또한 당원자격을 선거권을 가진 자로 제한한 정당법에 대한 위헌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반면 선거연령을 낮추는 데 반대했던 자유한국당 등은 ‘고등학생 당원모집’에 소극적이다. 물론 본격적으로 고등학생 당원 활동이 활발해지면 결국 한국당 등도 대열에 합류하는 게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18세 선거권 인하에 다급해진 정치권…청소년 당원 모시기 경쟁

    18세 선거권 인하에 다급해진 정치권…청소년 당원 모시기 경쟁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만 18세부터 선거권이 부여되면서 고등학생 3학년 5만여명에게 내년 총선 투표권이 생겼다. 특히 고등학생의 당원 가입이 합법화되면서 이미 당원 모집에 나선 민주당, 정의당에 이어 여의도 정치권 전체에 만 18세 당원 모집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현재 정당법상 당원자격은 ‘선거권을 가진 자’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정된 선거법이 시행되면 당원 모집 가능 연령도 만 18세로 내려간다. 정당 입장에서 새롭게 당원에 가입시킬 수 있는 ‘블루오션’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29일부터 전국청년위 소속 ‘청소년 위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청소년 위원은 만 16~18세 이하 예비당원과 만 19세 이상 24세 이하 청년당원을 대상으로 한다. 민주당은 정당법상 당원 가입이 제한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예비당원제’를 운영하는데, 이들을 청소년 위원으로 위촉해 정책을 만들어 공약으로까지 연결하는 등의 ‘정치활동’에 나서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민주당 청년위는 오는 10일까지 100명 이상의 청소년 위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예비당원을 대상으로 청소년 위원을 모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이 청소년 당원 조직화에 여타 정당보다 빠르게 뛰어들면서 ‘고등학생 당원’을 모집하기 위한 정치적 기반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청소년 위원들이 일반 당원들이 할 수 있는 권한을 바탕으로 정책제안과 공약까지 짜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실질적으로 청소년 당원의 역할이 제한적이었는데, 이제는 각자가 개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민주당 뿐만 아니라 정의당도 바뀐 법에 따라 본격적으로 ‘만 18세 챙기기’에 나섰다. 정의당은 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예비당원에서 당원으로 자격이 변경되는 만 18세 당원들을 대상으로 조만간 대규모 ‘입당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곧 이어 18세 청소년에게 입당을 권유하는 ‘입당 캠페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새해 첫날에는 18세 청소년을 초청해 ‘새해 발언’을 듣는 자리도 기획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18세 이하로 선거권을 낮춰야 한다는 것은 정의당에서 꾸준히 주장해 온 내용이고, 이에 따른 계획도 미리 준비해둔 상태”라면서 “단순히 18세 당원을 모집하는 것을 넘어서 청소년의 참정권을 높이는 방향으로 방안들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선거권을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것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당 가입 연령을 만 18세로 묶어놓은 정당법에 대한 위헌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정치가 너무 늙고 낡았기에 그에 비하면 아주 최소한”이라며 “우리 당은 만 18세를 넘어 만 16세까지 선거권을 부여하는 캠페인에 나설 생각이고 피선거권도 20세 이하로 낮추는 노력을 21대 국회에서 기울이겠다. 정당 가입 연령 제한에도 위헌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선거법 통과를 주도한 4+1(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와 달리 선거권을 만 18세로 낮추는 것에 반대했던 자유한국당 등은 ‘고등학생 당원모집’에 아직 소극적인 상황이다. 다만 본격적으로 고등학생 당원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결국 여의도 전체로 고등학생 당원 모집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12월 30일부터 2주간 여행자 휴대품 집중검사

    관세청은 연말연시 해외 여행 성수기를 맞아 30일부터 2주간 마약류와 축산물(축산물가공품) 등의 국내 반입을 막기 위해 여행자 휴대품 집중 검사 기간을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최근 북미 일부 지역 대마 합법화로 대마류 적발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입국하는 해외 유학생과 장기 체류자 등을 집중 검사할 계획이다. 대마 제품 마약류를 단순 호기심 또는 대마인줄 알지 못하고 국내에 반입하는 사례가 많아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품명이나 성분에 대마를 의미하는 ‘Cannabis’, THC(tetrahydrocannabinoi) 표기에 유의해야 한다. 관세청은 또 중국(홍콩 포함),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속적으로 발병함에 따라 국내 추가 발생 방지를 위해 축산물 및 축산물 가공품(소시지·만두·순대·육포 등)을 절대 가져오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신고없이 축산물이나 축산물 가공품을 반입하다 적발되면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관세청은 국민 안전 및 위해 물품 반입 금지와 함께 휴대품 면세한도(미화 600달러)를 준수하고 면세한도 초과 시 자진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동성혼 합법화, 정의는 기다리지 않는다

    [강남순의 낮꿈꾸기] 동성혼 합법화, 정의는 기다리지 않는다

    60년대 이후 서구에서 미시적 정의 등장 외면받던 인종·생태·젠더·장애·성 등 부각 “국민적 합의 안 됐다”동성혼 허용 안 돼 국민은 누구이며 누가 정당성 부여하나 성적 지향은 성소수자의 인간적인 권리 美 동성혼 제도화 이후 자살 시도율 급감 정치인·기독교인은 정의실현에 장애물 ‘억눌린 사람들’ 복귀 선언하는 촛불 돼야“정의는 기다리지 않는다.”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 말이다. 정의 실현이란 어떤 특정한 때를 기다려서 실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긴급한 과제임을 역설한다. 그런데 정의 실현이란 무엇인가. 다양한 사람들이 ‘정의 실현’이라는 말을 도처에서 쓰고 있다. 그래서 정의 실현이라는 개념은 지나치게 상투화돼서 그 고귀한 의미가 오히려 퇴색해 버렸다. 그러나 그 의미가 퇴색되고 남용되고 왜곡됐다고 해서 정의 실현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포기할 수는 없다. 오히려 남용되고 퇴색된 의미를 재구성하면서 소중한 가치를 재탄생시켜야 한다. 정의 실현의 중요성을 되살리기 위해 우선 해야 할 일이 있다. 질문하는 방식을 전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정의 실현이란 무엇인가”라는 연역적 접근의 물음이 아니라 “‘누구의 정의’, ‘어떠한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가”라는 귀납적 물음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정의라는 말은 고대부터 사용돼 왔다. 그러나 고대부터 이어져 오던 거대 이론으로서의 정의는 현대에 들어서서 다양한 모습의 구체성을 지닌 정의로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연역적 접근에서 나오는 커다란 범주에서만 정의를 논의할 때, 정의에 관한 거대 이론을 창출할 수는 있다. 그러나 거대 이론으로서의 정의가 지닌 한계가 있다. 권력의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의는 배제되고 외면된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정의 논의가 지닌 지독한 한계다. 정의에 대한 거시적 접근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차별적 정황들에 개입하는 정의에 대한 미시적 접근이 모두 요청되는 이유다. 특히 1960년대 이후 서구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미시적 정의 개념들은 거시적 정의 개념에서 배제된 주변부인들에 대한 정의 문제의 긴급성을 부각시켰다. 소위 ‘억눌린 사람들의 귀환’이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억눌린 사람들의 귀환’은 인종 정의, 계층 정의, 생태 정의, 젠더 정의, 장애 정의, 또는 성 정의 등과 같은 미시적 정의 개념들의 등장을 가능하게 했다. 전통적인 거시적 정의 개념에서 외면되고 배제됐던 정의들의 그 중요한 의미가 비로소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거시(巨視) 정치만이 아니라 미시(微視) 정치 또한 거시 정의만이 아니라 미시 정의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대통령은 소수자 정책을 어떻게 펼 것인가, 차별금지법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 11월 19일 한 TV 방송에서 열린 대통령과 국민의 대화 프로그램 ‘국민이 묻는다’에서 나온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통령은 “소수자 차별 문제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차별하면 안 된다고) 찬성하지만, 동성혼 문제는 아직 합법화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합의를 이루고 있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답했다.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것은 단지 구호를 외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차별의 매우 구체적인 정황들에 개입하면서 차별이 더이상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그 차별의 대상들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차별을 넘어서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단순한 낭만적인 모토가 아니다. “차별하면 안 된다”는 원론을 제도화하고 입법화하지 않을 때, 그 “차별하면 안 되는 것”은 결국 “차별해도 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 된다. 성소수자를 차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동성혼은 여전히 불법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성소수자를 차별해도 된다고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차별하면 안 된다’의 탈낭만화, 그리고 정치화가 필요한 이유다. 새로운 제도적 개혁을 모색하고자 할 때 종종 소환되는 개념이 있다. ‘국민적 합의’ 또는 ‘국민적 정서’라는 말이다. 지극히 기본적인 인권 문제를 다루는 ‘차별금지법’은 여전히 국민적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 시민의 권리로서 동성혼 역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허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소환되는 ‘국민’은 누구이며, 그들의 ‘정서’ 또는 ‘합의’의 정당성은 어떻게 누가 부여하는가. 부언할 필요조차 없이 ‘성적 지향’은 인간이 지닌 다양한 존재 방식이다. 이러한 상식을 받아들이는 것은 성소수자들에게 호혜를 베푸는 것도, 특별대우를 해 주는 것도 아니다. 성소수자들이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인간으로서의 권리다. 인간이 다양한 성적 지향을 지닌 존재로 태어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에서 성소수자들은 한국의 국민으로서, 또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한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성소수자들이 받는 차별적 현실을 개선하고 그들의 결혼을 합법으로 만드는 정의 실현을 ‘국민적 합의’라는 말로 계속 유보해서는 안 되는 사안이다. 노예제도의 폐지 또는 여성의 참정권과 교육권의 허용 등과 같이 계층 정의, 인종 정의, 그리고 젠더 정의를 확장하고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적은 없다. 특정한 이들만이 아닌 ‘모든’ 이들의 평등을 확산하고자 하는 변혁적 의식을 지닌 소수들의 투쟁, 그 소수들의 투쟁에 연대하는 이들, 그리고 결정권을 지닌 정치 지도자들의 과감한 결단 등에 의해 다양한 정의 실현을 제도적으로 확장하는 제도적·법적 변혁이 가능해 왔다.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 동성 결혼이 헌법에서 보장받는 권리라는 판결을 내린 것은 2015년 6월 26일이다. 연방 대법원의 판결 이후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1999년 1월부터 2015년 12월 동안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사이의 성소수자들의 자살 시도율이 7% 감소했다. 또한 동성혼의 법제화를 실제로 시행한 주에서는 14%가 감소했다. 매해 청소년들의 자살 시도가 13만 4000명이나 감소했다는 것이다. 다수의 정치인, 종교인들에게 동성혼 문제는 처리해야 할 ‘이슈’일 뿐이다. 그러나 분명히 기억할 것이 있다. 성소수자들에게 이 문제는 ‘생명’에 관한 것이다. 성소수자들의 존재 방식을 부정하고, 그것에 근거해 그들을 ‘2등 인간’ 취급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이다. 성소수자들의 동성혼 합법화는 이성혼 합법화처럼 단지 사회적 이슈가 아니라 정의 실현에 관한 절실한 문제다. 지금도 곳곳에서 사회적 차별과 질시, 배제와 폭력에 의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자 하는 성소수자들이 있다. 그들은 ‘이슈’가 아닌 살아 있는 ‘생명’이다. 국가·사회·종교가 그들의 존재를 법적으로 인정할 때 결혼 당사자만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자살 시도가 13만 4000명이나 감소했다는 것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의 통계이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사회에서 정의 실현에 커다란 장애가 되는 건 기독교인들과 정치인들이다. “동성애는 메르스처럼 격리해야 한다”며 “동성애·이슬람 반대하면 누구와도 연대”하겠다는 전광훈씨가 예외적인 별난 목회자가 아니라는 점이 한국 기독교의 미래 전망을 절망적으로 만든다. 그뿐인가. “동성애, 동성혼, 차별금지법 허용 반대 운동을 벌어야 한다”고 곳곳에서 주장해 온 정치인 김진표 의원도 실상 예외적인 ‘별난’ 정치가가 아니다. 무수한 ‘전광훈들’ 그리고 무수한 ‘김진표들’이 종교, 교육, 정치 등 한국 사회 곳곳에서 성소수자 혐오, 이슬람 혐오를 부추기며, 포괄적인 ‘정의 실현’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결정적인 방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혐오주의자가 ‘국민적 합의’를 대표하는 존재들인가.민주주의의 주요 가치인 개별인들의 자유와 평등을 확장하고 제도적으로 보호하는 의미에서의 포괄적 정의 실현이 ‘국민적 합의’라는 이름으로 유보돼서는 안 된다. 오늘도 국민적 합의의 이름으로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불법화하는 종교·교육·정치에 의해 무수한 생명들이 사회적 죽임을 당하고 있다. 광화문에서, 서초동에서, 그리고 여의도에서 촛불을 든 이들이 보여 줄 수 있는 국민적 합의의 정체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그 국민적 합의가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인간으로서의 권리 확장과 보호를 분명하게 지지하는 ‘포괄적 정의를 위한 촛불’이 돼야 한다. 사회 구석구석에서 인권유린을 경험하고 있는 모든 ‘억눌린 사람들의 복귀’를 선언하는 ‘포괄적 정의 실현의 촛불’로 확장돼야 한다. 국민적 합의는 자동적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새롭게 창출돼야 하는 과제다. 정의는 기다리지 않는다. 기다려서도 안 된다.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선관위, 광주시의회 유급 보좌관제도 위법성 조사 착수

    선관위가 보좌관 급여 착복 의혹이 불거진 광주시의회의 ‘유급 보좌관 제도’의 위법성 조사에 착수했다. 9일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광주시의회에서 유급 보좌관 제도 관련 운영·사용 명세서를 임의 제출받았다. 이번 조사는 시 의원들이 매달 80만원씩 갹출해 보좌관 급여를 주면서 운영하는 보좌관 제도의 위법성 여부를 살피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나현(민주·비례대표) 의원의 보좌관 급여에 대한 착복 의혹 경위도 파악 중이다. 광주시의회는 지난해 7월 8대 의회 개원 이후 21명의 보좌 인력을 채용·운영하고 있다. 21명 중 14명은 시간선택제 임기 공무원(주 35시간·라급)으로 광주시에서 급여를 지급한다. 이들은 의회 소속 공무원으로 상임위원회에 배정되지만, 사실상 의원들의 개인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 나머지 7명은 전체 의원 23명이 매달 80만원을 갹출해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7대부터 이 같은 유급 보좌관제를 운용하고 있으나, 현행법과 맞지 않아 편법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의원들의 업무가 과중해 보좌 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유지하면서 유급 보좌관제 합법화를 위해 지방자치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또 광주시의회도 최근 나현 의원에 대한 징계안건을 윤리특별위원회에 공식 회부했다. 나 의원은 보좌관 급여 명목으로 낸 돈을 자신의 보좌관이 대납하게 해 물의를 빚고 있다. 나 의원은 지난해 11월 경력단절 여성인 A씨를 보좌관으로 채용했고, A씨가 받는 월 급여 240만 원에서 80만 원을 되돌려 받았다. 나 의원은 문제가 커지자 A씨로부터 지금까지 받은 880만 원을 다시 A씨에 돌려줬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여성 혐오에 던지는 날카로운 ‘책’&‘창’ 각자가 품을 강인한 언어와 재료

    여성 혐오에 던지는 날카로운 ‘책’&‘창’ 각자가 품을 강인한 언어와 재료

    정해진 원칙이나 규칙 같은 건 없다. 거창한 목표도 세우지 않았다. ‘페미니즘 책만을 출간한다’는 하나의 약속만 있을 뿐이다. 2016년 5월 17일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두 달 뒤 문을 연 ‘봄알람’은 여성 혐오에 함께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여성들이 만든 출판사다. ‘페미니즘 출판사’ 봄알람은 ‘현실에 즉각적으로 개입해 여성의 삶을 바꾸어낼 수 있는 시도를 하자’는 신조 아래 지난 3년간 여성들이 주목해야 하는 이야기를 꾸준히 책으로 펴내고 있다.봄알람의 시작은 필연적인 우연에서 비롯됐다. 강남역 살인 사건 직후 혐오와 막말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위한 대화 매뉴얼을 책자 형태로 만들고 싶었던 이민경 작가는 온라인 페미니스트 커뮤니티에 도움을 청했다. 이 작가의 취지에 공감한 우유니게 디자이너와 이두루 편집자, 정혜윤 마케터가 프로젝트에 참여해 원고 집필과 디자인, 편집을 동시에 진행했다. 합작의 결과물은 봄알람의 시작을 알리는 책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이하 입트페)이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판매한 이 책은 자신을 ‘강남역 세대’라고 지칭하는 20~30대 여성과 사건을 계기로 페미니즘에 입문하게 된 10대들에게 두루 읽히며 예상 밖의 화제를 모았다. 여성들의 연대 의지와 변화를 향한 열망을 확인한 네 사람은 직후 출판사를 세워 본격적으로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3년간 이들이 펴낸 책은 총 11권이다. 역사에서 지워진 수많은 여성의 계보를 따라가는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외롭지 않은 페미니즘’(2016)을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의미를 분석한 ‘메갈리아의 반란’(2016), 성별 임금격차에 대해 자세히 짚은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2017), 유럽 5개국 낙태권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은 ‘유럽낙태여행’(2018) 등 주제도 다양하다. 봄알람은 지난 7월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3인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그 과정에서 출판사의 존재 의미를 되돌아봤다는 봄알람은 로고에도 변화를 줬다. 여성 혐오에 지친 여성들을 위로하는 책을 펴낸다는 의미의 폭신폭신한 쿠션 이미지는 좀더 뽀족한 이미지로 옷을 갈아입었다. “가부장제와 여성 혐오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책을 만들어 각자 품에 품은 창이 돼 줄 강인한 언어이자 재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고 한다. ‘여성과 연대하는 출판사’ 봄알람의 운영진 우유니게 디자이너, 이두루 편집자, 이민경 작가를 만나 봄알람의 지난 3년을 돌아봤다.[시작&진화] -‘봄알람’(Baume a l’ame)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나요. 우유니게 “프랑스어로 ‘마음의 연고’, ‘영혼의 안식’이라는 뜻이에요. 강남역 살인 사건이 있었던 당시에 저를 포함해 많은 여성들이 상처받고 지쳐 있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계속 나아가기 위해 여성들에게 힘이 되고 또 위로가 되고 싶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은 이름을 택하게 됐습니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알람’이라는 의미의 한국말처럼 들리기도 하고요.” -각자 페미니스트로서 세상을 인식하게 된 개인적인 순간이나 계기가 있었나요. 이민경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화는 2012년 무렵부터였지만 강남역 살인 사건이 페미니즘 운동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됐어요. 당장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과 같은 위기에 놓여 있는 여성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연대감이 저를 추동한 감정이었습니다.” 이두루 “‘남초’ 학과에서 대학 생활을 하면서 ‘남자들은 참 편하겠다’는 생각이 점점 ‘남자들은 왜 저럴까’로 바뀌었어요. (남녀 사이에) 인간으로서의 어른스러움 같은 됨됨이의 격차가 갈수록 심하게 벌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사회에 나가니까 그게 더 심해지더라고요. 남자들은 좋은 대우를 받고 상대적으로 태평하게 사는 반면 여자들은 늘 실력 있고 사려 깊은 동시에 겸손하면서 ‘남자들한테 잘하기’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죠. 이런 차이의 원인을 초봉이나 승진 차별 같은 것과 엮어서 성차별이라는 구조의 문제로 호명하게 됐습니다. 성차별 해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고 이후 메갈리아가 나오면서 점점 각성의 언어를 얻게 됐어요.” 우유니게 “저도 메갈리아가 생겼을 때 제 삶에 많은 지각변동이 있었어요. 소위 ‘미러링’이라고 불리는, 성별을 반전시킨 언어들을 보며 뒤통수를 맞은 듯 인식의 전환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가부장제와 성적 대상화, 차별 범죄 등에 대해 보다 세세하게 감지하기 시작했어요.” [‘입트페’&호신술] 봄알람이 지속적으로 페미니즘 책을 출판하는 동력이 된 건 첫 책 ‘입트페’다. 책은 여성들이 성차별을 주제로 한 각종 대화에서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고 시원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성차별 회화 실전 대응 매뉴얼’이다. 쏟아지는 온갖 막말로부터 자신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호신술’이 필요했던 여성들은 이 책에 크게 응답했다. 3주 동안 텀블벅을 통해 후원받은 금액만 4400여만원이다. 당초 목표액으로 정한 200만원의 22배에 달한다. 2016년 7월 출간 이후 43쇄를 찍었고 누적 판매 부수 6만 3000부를 넘겼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며 소설 ‘82년생 김지영’과 함께 한국의 대표 페미니즘 도서로 조명받고 있다. -첫 책 ‘입트페’의 인기가 대단했죠. 이두루 “강남역 살인 사건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 생존의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잖아요. 여성들은 당장 너무 괴로운데 주변 사람들 중에서는 오히려 ‘이게 왜 여성 혐오 범죄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니까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고요. 그래서 평소에 책을 찾아보지 않던 사람들도 이 책을 읽은 것 같아요.” 이민경 “그때 여성들의 집단적인 열망과 열정이 있었던 거죠. 저희도 그 열망의 일부였고요.” -일본에서는 어떤 계기로 이 책이 출간됐나요. 이두루 “일본 출판사 타바북스 사장님이 한국에 독립서점들이 잘 돼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러 왔는데 어떤 독립서점에서 저희 책 ‘입트페’를 보신 거예요. 근데 다음 독립서점에 갔는데도 또 있더래요. 계속 눈에 걸리니까 어떤 책인지 알아보고 재밌다 싶어 사가셨는데 그 이후에 저희에게 판권을 사겠다고 연락을 하셨더라고요.” 이민경 “‘82년생 김지영’과 ‘입트페’ 두 책이 일본에서 페미니즘에 입문하는 데 읽기 좋은 도서로 분류된대요. 최근에 제가 일본에서 북토크 행사에 참여했었는데 일본인들에게 듣기로 일본에서도 대중적 페미니즘이 시작되려는 분위기래요. 보통 한국을 참조 집단으로 삼는다고 하더라고요.”[현실&이슈] 구성원들의 표현에 따르면 봄알람은 “현실에 즉각적으로 접속하는 편”이다. 연간 계획을 세워두고 그 흐름에 따르기보다는 시의성 있는 기획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번 현재와 미래를 빠르게 반영한 책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봄알람은 조직을 개편한 이후 첫 책으로 호주의 생물학자이자 페미니스트 활동가 레나트 클라인이 쓴 ‘대리모 같은 소리(원제 ‘대리모:인권 침해’)’를 번역·출간했다. 국내에서 대리모 이슈를 다룬 첫 번째 책이라고 한다.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책들을 많이 선보이는데 기획은 어떻게 하나요. 이민경 “‘입트페’를 예로 들면 강남역 살인 사건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 필사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아드레날린 같은 게 있었잖아요. 그게 뭔가를 떠오르게 했고,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한다’는 비전 같은 것도 보였던 것 같아요. 이런 게 막 끓어오를 때 담아두지 않고 바로바로 (책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이두루 “유민석 작가가 쓴 ‘메갈리아의 반란’은 시의적이기도 했지만 메갈리아는 기록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책을 출간할 가치가 있다’는 점만 팀원들 사이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출간으로 이어지는 편이죠. 결재를 받기 위한 구조가 많지도 않고 사장이 저희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지 않으니까요.” 우유니게 “사실 저희에게 필요한 내용이 엄청 많아요. 다 필요한 주제이고 아직 안 나온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요. 저희끼리 ‘이거 어때, 해볼까’ 하면 보통 필요한 이야기거든요.” -최근 출간한 ‘대리모 같은 소리’는 어떤 점에서 현재 주목해야 하는 책인가요. 이민경 “저는 임신중지와 관련한 번역을 많이 했어요. 여성의 몸 사유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빠짐없이 나오는 이야기가 임신과 출산 문제예요. 사실 한국 이성애 불임 부부들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대리모를 많이 쓰거든요. 서울의 한 대형병원만 해도 대리모를 생명을 낳게 해 주고 불임을 해결해 주고 부부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언어로 잘 포장하고 있더라고요. 부각이 안 됐을 뿐이지 대리모 이슈가 한국 사회에 이미 도착한 거죠. 여성들이 교양으로 학습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에 대한 사유를 넓히기 위해서 꼭 필요한 책입니다.” [출판사&활동가] 봄알람은 출판사이지만 책을 매개로 여성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활동가 집단’이기도 하다. 하나의 정치체로서 출판이라는 형식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여성들과의 연대 관계망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여성주의 단체 ‘페미당당’과 임신중단이 불법인 나라에 안전한 임신중단 약물을 보내주는 웹사이트로, 네덜란드 의사 레베카 곰퍼츠가 만든 ‘위민 온 웹’ 등과 함께 낙태죄 폐지와 임신중단 합법화를 요구하는 퍼포먼스 시위에 참여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페미니즘 책을 꾸준히 내는 건 세상에 한 권의 책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일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으로도 보입니다. 이두루 “여성들에게 힘을 주는 언어와 지식이 편집을 거친 형태로 많이 나오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말과 앎이 현재의 명백한 성불평등을 바로잡는 데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많은 면에서 여성은 ‘2등 시민’이고 소수자인 엄연한 현실을 계속 얘기하면서 깨우치지 않으면 여성들도 불평등을 끊임없이 기본값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여성의 입장에서 사회를 보고 말하고 생각하는 일을 의식적으로 쭉 해야 돼요. ‘남자들을 위한 페미니즘 책은 안 내냐’는 질문도 받곤 하는데 현재로서 거기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우유니게 “‘여성 인권 즉 내 인권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게 저의 기본 태세에요. 책을 펴내는 것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 발짝 더 나아가 봄알람의 책들이 다루는 이슈들이 더 가시화되고 더 많은 사람들 입에 올려지기를 바랍니다. 그런 와중에 연계된 활동이나 연대 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출판사이면서 활동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람&희망] -장기적인 관점에서 봄알람이 지향하는 바가 있나요. 이두루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저희 책이 읽혔으면 해서요. 또 고정 독자층을 늘려 가고 싶어요. ‘입트페’ 나왔을 때처럼 뜨겁고 격렬한 반응이 아니더라도 저희가 내는 책을 보면서 저희 콘텐츠에 신뢰를 가지고 ‘봄알람 책 괜찮다’고 봐주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우유니게 “2017년에 출간한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는 사실 주목을 많이 못 받았어요. 출간 당시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지 않아서 의아했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흐름을 보면 여성의 임금 문제나 노동 문제, 고용 차별 문제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지는 것 같아요. 저희가 낸 책이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참고할 만한 자료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민경 “저는 봄알람에서 기획과 집필을 맡고 있잖아요. 근데 아이디어가 있어야 기획도 잘할 수 있거든요. 기획은 무언가를 포착해야 하는데 포착력은 해가 갈수록 떨어지더라고요. (세상에 대한) 개방성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게 제 목표예요. 세상에 대한 흥미도 잃지 않고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태아·영아 시신 모아 신성한 장례식 치르는 청년들

    [여기는 베트남] 태아·영아 시신 모아 신성한 장례식 치르는 청년들

    세상의 빛조차 보지 못하고 숨진 태아의 시신을 거두어 신성한 장례식을 치르는 베트남 청년들이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 또이째는 최근 하노이의 젊은 청년들이 죽은 태아들의 장례식을 조용히 치르고 있는 사연을 전했다. 빈 씨(21)를 비롯한 젊은 친구들의 ‘남몰래 한 선행’은 우연한 기회에 세상에 알려졌다. 지난 19일 빈과 친구들은 한 병원에서 낙태된 태아 시신을 싣고 오토바이로 이동 중 다른 오토바이와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말다툼이 격해지자 상대방 오토바이 운전자가 빈의 오토바이를 걷어찼고, 짐칸에 실려있던 태아의 시신들이 땅에 흩어졌다. 상황은 더욱 혼란스러워졌고, 급기야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했다. 결국 빈과 친구들은 자초지종을 경찰관에게 알렸고, 사연을 들은 경찰관은 청년들의 선행에 감동해 사고 처리를 도왔다. 그리고는 청년들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주었고, 이후 이들의 선행이 세상에 알려졌다. 빈과 친구들은 지난 4년간 날마다 사설 낙태 기관뿐 아니라 쓰레기통과 쓰레기 트럭에서도 버려진 신생아를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매달 빈의 고향인 남딘 성에서 버려진 신생아와 낙태된 태아들을 위한 공동 장례식을 치렀다. 태아의 시신, 사산아, 조산아를 씻기고, 깨끗한 천으로 감싼 뒤 신성한 장례식을 치렀다. 빈은 “사람들은 이 같은 일은 종교인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이 일을 계속해 갈 것이며 점차 많은 젊은이들이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WHO의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낙태율이 가장 높다. 낙태가 합법화된 나라로 한해 베트남 전역에서 낙태된 태아 수는 25만~30만에 달한다. 사설 기관에서 불법적으로 자행된 낙태까지 합치면 이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jongsil74@naver.com
  • “홍콩 시위 바탕에는 중국화되는 미래 불안감”

    “홍콩 시위 바탕에는 중국화되는 미래 불안감”

    올해 6월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강행으로 촉발된 홍콩 시위 사태가 결국 대학 봉쇄로까지 이어지며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사용해 피해자도 속출했다. 그렇다면 홍콩에 남아 있는 약 1만 5000여명의 한인 교포들은 이번 시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홍콩한인회 이종석 문화담당 이사를 22일 만났다. 그는 홍콩 시위 사태와 관련해 한인사회의 입장을 전하는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홍콩 시위가 격해지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홍콩이 왜 이렇게 위험해졌나. “먼저 홍콩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원래 홍콩은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어촌 마을이었다. 그러다가 영국이 중국과의 아편전쟁에서 승리하면서 홍콩을 손에 넣었다. 이후 무역 중심지로 번성했고 1949년 공산당이 중국 본토를 장악하자 재산을 빼앗길 것을 걱정한 중국 각지 부자들이 이곳으로 넘어왔다. 영국의 통치를 기본으로 하되 중국 여러 지역의 문화가 잘 섞이면서 홍콩만의 독특함을 구가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며 100년 넘게 이어지던 영국 식민통치가 막을 내렸다. 그 뒤로 홍콩 주민들은 이곳이 점차 다양성을 잃어가며 중국화돼 가고 있다고 느낀다. 단적인 예가 고속철도 서구룡역에 있는 중국 출입국심사대다. 홍콩 한복판에 있지만 이미 중국 영토로 편입돼 본토법이 적용된다. 홍콩 사람들에게는 매우 상징적이고도 충격적인 사례다. 홍콩이 중국에 귀속될 때만 해도 전체 관광객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1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본토 관광객 비중이 80%나 된다. 영국에게 홍콩의 자치를 보장한 기간인 50년이 되는 2047년에는 홍콩은 완전히 중국의 지배를 받는다. 그때가 되면 홍콩은 중국의 사회주의 지역으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이번 사태의 기저에는 그런 현실에 대한 불안감과 상실감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홍콩인들에게 ‘불안감과 상실감’이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뭐가 있을까. “과거 홍콩은 ‘동양의 진주’로 불렸다. 아시아에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홍콩에 비견될 나라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바로 옆 본토 도시인 선전의 국내총생산(GDP)이 홍콩을 넘어섰다. 경쟁 도시인 싱가포르의 1인당 GDP도 홍콩을 크게 앞선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올해 2월 홍콩과 마카오, 선전, 광저우를 중심으로 광둥성 주변 지역을 통합 경제권으로 묶는 ‘웨강아오 대만구’ 계획을 발표했다. 웨강아오는 광둥성을 뜻하는 웨(粵), 홍콩을 뜻하는 강(港), 마카오를 뜻하는 아오(澳)를 합친 것이다. 이곳을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필적하는 세계적 혁신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홍콩 경제가 중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면서 상하이나 선전 등 중국 내 여러 도시 중 하나인 ‘원오브뎀‘(One of them)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홍콩 주민들은 무슨 이유로 중국 정부에 반발하나. “아까도 말했지만 홍콩은 오랜 기간 다른 이들의 지배를 받았다. 홍콩인 스스로가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들은 그간 정치 문제에 별 관심이 없었다. 나쁘게 말하자면 지금까지 홍콩 사람들은 ’나에게 (경제적) 이익이 되느냐 아니냐‘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살아왔다.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일이라도 참여하지 않는 극단적인 상황도 발생하곤 했다. 그런데 이런 홍콩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던 이들이 중국 당국에 의해 납치돼 몇 달씩 연락이 두절되는 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이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이 생겨났다. 홍콩이 중국에 귀속된 뒤부터 시행중인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체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0대 홍콩인 커플이 대만에 놀러 갔다가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도주하는 일이 발생했다. 홍콩 당국이 살해 용의자를 다른 나라로 돌려 보내기 위해 송환법 법제화를 추진했다. 그러자 홍콩인들 사이에서 ‘이 법안이 합법화되면 앞으로는 중국 정부가 입 바른 소리하는 이들을 대놓고 끌고갈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면서 민심이 폭발한 것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 상황도 한 몫 했다. 미국을 잘 활용하면 중국을 압박해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고 시위대가 판단한 것 같다.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정부의 승인 없이 기지 밖으로 나와 논란이 됐다. 중국이 ‘1989년 베이징 톈안먼’때처럼 홍콩에 군을 투입해 시위 사태를 마무리할 것으로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우선 중국이 군대를 이끌고 홍콩을 진압하기에는 홍콩의 국제적 위상이 너무 크다. 홍콩은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로부터 투자 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허브 역할을 한다. 가뜩이나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홍콩을 무력으로 진압했다가 국제사회의 제재라도 받는다면 중국은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 또 홍콩 시위대가 (대만처럼) 독립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력으로 진압할 명분도 약하다. 중국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 (2편에 계속) 글 사진 홍콩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히틀러가 한국에 부활한 셈”…인권단체, 인권위법 ‘개악안’ 규탄

    “‘히틀러가 한국에 부활한 셈”…인권단체, 인권위법 ‘개악안’ 규탄

    “차별금지 사유는 소수자 인권 마지막 보루”“혐오와 차별을 정치 자산삼은 히틀러 같아”“대통령 물러서지 말고 사회합의 노력해야”국가인권위원회법(인권위법)에서 차별의 근거로 삼지 못하도록 한 ‘성적 지향’ 항목을 삭제하고 ‘남녀 성별’ 정의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인권위법 개정안에 인권단체들이 거센 반발을 내놨다.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은 20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성별 이분법을 강화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은 개악안”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없는 대한민국에서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차별금지 사유는 인권의 마지막 보루”라며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성소수자들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는 헌법상의 기본권을 위임받아 제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성소수자인권모임 ‘QIP’의 다나 활동가는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을 통해 삭제되는 것은 법률 조문 속 ‘성적 지향’이라는 네 글자가 아니다”면서 “이를 시작으로 소수자 인권은 정치적 필요에 따라 언제든 희생해도 된다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혐오와 차별을 정치 자산삼아 대중을 현혹하고 선동했던 히틀러가 한국에 부활했음을 알리는 것이며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동성혼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합법화가 가능하다”는 발언을 내놓은 데에도 비판이 이어졌다. 권태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사회적 합의가 물론 필요하지만 국민을 대변하고 국가를 이끌어가는 정치권은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뒤로 물러설 게 아니라 노력하고 힘쓰겠다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 등 40명이 현행 인권위법에서 차별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내용에서 ‘성적 지향’을 삭제하고 성별 개념을 ‘남성 또는 여성 중 하나를 말한다’고 규정하는 개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일부 의원은 철회 입장을 밝혔지만 대표 발의한 안 의원은 철회 의원 이름 수정 후 재발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지난 19일 “안 의원의 인권위법 개정안은 편견에 기초해 특정 사람을 우리 사회 구성원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에 역행하는 시도로 판단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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