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방치땐 차량 생산 마비”/만도 파업 강제해산 배경
◎필수 부품 독점 공급… 재고량 거의 바닥나/정리해고 싸고 노사 첨예대립이 불씨로
지난 달 11일부터 정리해고 문제로 부분파업과 전면파업 등 불법쟁의가 계속된 만도기계 노사분규가 결국 경찰력 투입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정부는 현대자동차 사태와는 달리 만도기계 분규에 경찰력을 동원,강제해산에 나선 것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존과 대외신인도 하락 방지를 위해 불가피했다”고 밝히고 있다.
에어컨,인터쿨러,배전기 등 자동차 완성품 생산에 필수적인 부품을 독점 공급하는 만도기계의 파업으로 재고물량이 품목별로 1∼6일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의 장기화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조업중단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또 현대자동차의 경우 경찰력 투입에 따른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중재에 나섰으나 여권의 의도와는 달리 합법화된 정리해고가 불가능한 모양새로 비춰져 대외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파업의 진행양상이 현대자동차와 유사했음에도 만도기계 분규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물리적인 수단으로 제압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만도기계의 대처방식은 “현대자동차처럼 덩치가 크면 말로 하고 만만하게 보이면 매를 든다”는 불만을 낳고 있다.또 이번 사태의 원인제공자는 노조가 아니라 지난 2월23일 인위적인 인력감축을 하지 않기로 한 노사합의를 깨고 정리해고를 들고 나온 사용자측에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부도(97년 12월6일)와 IMF사태가 겹친 상황에서 노조와 이같은 합의를 한 사용자측의 무책임한 대응자세도 비난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노사합의 후 관리직 사원의 상여금 200%과 기본급 5% 삭감 등 자구노력을 다했음에도 매출액 감소(작년 대비 31.75),가동률 감소(작년 대비 60%) 등 사정변경으로 정리해고가 불가피해 졌다고 항변하고 있다.또 노조가 노사협의를 거부한 채 도리어 기본급 11.37% 인상 등 무리한 요구를 고집하는 이상 정리해고를 강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파업과 경찰력 투입의 원인 제공자가 노사 어느 측이든,만도기계의 노사분규도 현대자동차처럼 상처만 남은 ‘패자들의 게임’이 된 것 같다.
◎만도기계 어떤 회사인가/‘한라’ 계열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아산 등 7곳에 공장… 지난해 12월 부도
정리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으로 18일째 조업이 중단돼 3일 공권력이 투입된 만도기계(대표 吳尙洙)는 한라그룹 계열의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이다.
지난 62년 현대양행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매년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매출액이 1조4,00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아산공장 등 전국 7개 사업장(연구소,기술원 포함)에서 제동,완충,조향,공조,전기장치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현대,대우,기아,아시아자동차와 현대정공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 GM,포드 등 해외 자동차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만도기계의 조업 중단은 완성차 업체는 물론 2,3차 협력업체 등 국내자동차 업계 전반에 막대한 타격을 주어왔다.만도기계는 지난해 12월 외환 및 금융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부도를 내 외자유치 등 자구책을 마련중이었다.그러나 회생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판매부진으로 올 상반기에만 32%나 매출이 감소했으며 지난 7·8월에는 현대자동차 파업 여파로 77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