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함정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환호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지방대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별자리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호스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194
  • [서울광장] 新 차이나 신드롬의 함정/이기동 논설위원

    도하 신문과 방송을 장식한 희한한 질문 하나가 지난 한주일을 시끌시끌하게 만들었다.국회의원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중시해야 할 우리의 외교통상 상대국이 어디냐.’고 묻는 질문이었다.유럽연합(EU)도 있고 아세안도 있지만 핵심은 미국·중국 중 어디가 더 중요하냐는 질문이다.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열린우리당 당선자 60%대가 중국,30%가 미국을,한나라당 당선자의 60%대가 미국을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답했다. 거듭 말하지만 이건 ‘엄마가 좋아,아빠가 좋아.’류의 어리석은 질문,무의미한 답변이다.단기적으로 볼 때,개혁개방 정책으로 지난 25년간 연평균 9.9%의 고도성장을 누리며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중국을 우리가 무시할 수는 없다.마찬가지로 지난 반세기 동안 성장과 좌절을 함께한 동맹국 미국을 제치고 우리가 장기적으로 번영을 이야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중요한 것은 미국이든 중국이든 아니면 거대 통합 EU이든,다변화된 국제관계 속에서 국익 극대화를 위해 우리의 실리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 최고’의 답변에 숨은 반미정서의 함정이다.중국 60대 미국 30의 극심한 불균형을 달리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한나라당 당선자 70%대와 열린우리당 당선자 60%대가 스스로의 이념적 좌표를 보수와 진보로 규정한 것도 중국 중시 답변과 무관하다고 보지 않는다.대북정책,이라크 파병,주한미군 재배치 등 이념색채를 내포한 첨예한 사안들에서 두 당은 비슷한 대칭점을 드러냈다.반미성향이 중국 중시로 나타났을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을 강타한 중국경제의 과열 쇼크가 이같은 우리의 중국 만능주의를 냉정하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그것은 독보다 약이다.돌이켜보면 중국발 과열 경고는 우리가 귀를 막고 있었을 뿐,오래 전부터 울리고 있었다. 가까이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회견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나서서 “과잉투자,원자재 부족 문제가 사스에 버금가는 시험을 불러오고 있다.”고 경고했다.중국 스스로 이번 같은 과열 조정능력을 보여준 것은 다행이다. 우리 경제 역시 이번 쇼크를 수출,투자 등에서 지나친 중국 의존을 줄이는 기회로 삼는다면,그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이다.하지만 중국경제의 문제가 과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중국 개혁 자체가 안고 있는 내재적 문제들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중국내 학자들까지도 수차 경고해 왔지만 그동안 외면해온 문제들이다.공산당이 주도하는 시장경제 개혁이 필연적으로 내포한 모순과 부정부패의 문제들,상위 인구 3%가 전체 인구 저축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극심한 빈부격차 등 천민자본주의 폐해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는 누적된 경고들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모색하며 자기혁신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체제수렴이론(Convergence theory)’과 이념갈등이 무의미하다는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이 회자된 게 벌써 언제인데,아직도 실용이 우선이니 이념이 우선이니 하는 논란에 매달리는 것은 시대착오다.민생을 우선시하면 한나라당이 주창하는 개혁적 보수와 차이가 없어진다는 열린우리당 개혁파들의 우려는 차라리 희극이다. 미국의 핵발전소 원자로가 과열로 녹아내리면 그 방사능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구 반대편 중국까지 흘러간다는 차이나 신드롬은 원전사고의 위험성을 예언한 경구다.우리의 많은 선량들이 지금 중국 쏠림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의 차이나 신드롬을 앓고 있다.그 신드롬이 우리가 새겨듣고 대비해야 할 경고이기를 바라지만,그 뒤에 반미정서가 초래한 부정확하고 정제되지 않은 반발심리가 숨어 있다면 곤란하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
  • 해양경찰학교 새달 6일 개교

    해양경찰관 교육을 전담하는 해양경찰학교(교장 최광현 치안감)가 다음달 6일 개교한다. 해양경찰청 특공대 건물(인천시 중구 운북동,지상 3층,연면적 2800평)을 개조해 만든 해양경찰학교는 신임 해양경찰관 교육은 물론 재직 해양경찰관에 대한 함정운용,수색구조등 해경업무 전반에 관한 교육을 맡는다. 인천 김학준기자˝
  • 5년만에 年매출 1兆시대 맞는 LG산전 김정만 사장

    “엘리베이터 회사에서 전력 정보기술(IT) 기업으로 거듭나 ‘무서운 회사’가 될 것입니다.” 지난 99년 이후 5년 만에 연간 매출 1조원시대를 열게 되는 LG산전 김정만(57) 사장이 1·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력기기·자동화 시스템 등을 주 사업으로 하는 LG산전은 올들어 중국 지역 매출이 90%나 늘어나면서 1·4분기에 매출 2383억원,영업이익 390억원,순이익 223억원을 실현했다.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5.3%,103.1%,696.4% 늘어난 것으로 올해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회사로 알려진 LG산전은 99년 매출이 1조 7500억원에 달했지만 이후 엘리베이터,주차관리,자동판매기,동제련 등 주요 사업을 매각하는 바람에 지난해 8683억원으로 덩치가 줄었다.반면 99년 LG금속을 합병하면서 무려 3조 9484억원에 달했던 부채는 사업매각 대금을 빚 갚기에 우선 투입한 덕에 526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99년 당시 재경담당 부사장이었던 김 사장은 엘리베이터 부문을 정리해야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굳혔다고 한다.제조업이면서 실제 영업은 건설업처럼 해야 하는 엘리베이터는 과도한 수주경쟁과 ‘검은 돈의 함정’에 빠져 도저히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아직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엘리베이터에 이상이 생기면 김 사장 집을 찾아올 정도로 엘리베이터의 잔상이 많이 남아 있다.김 사장은 “15만 4000V 초고압 관련 부품,RFID(생산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의 정보를 초소형 IC칩에 내장시켜 이를 무선주파수로 추적하는 기술) 등 신규사업을 키워 전력IT업체로 새로 태어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초고압,RFID 사업을 위해 일본,네덜란드,프랑스를 오가며 세계적인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우수인력들을 ‘납치’하다시피 한국에 모셔왔다.사장 다음으로 많은 연봉에 아파트까지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인재를 모으기 위해 ‘전용기’까지 띄운다는 삼성 이건희 회장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부산고와 부산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럭키(현 LG화학)에 입사한 김 사장은 LG화학 CFO를 거쳐 98년부터 LG산전에 몸담고 있다. 류길상기자˝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투박하면서도 수더분한 멋을 지닌 분청(粉靑)은 공들여 모양낸 것만이 좋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청자,백자 세계의 통념에 대한 도전이자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귀의하려는 한국 도자기의 한 특징이다. ●관노비 신분서 해방된 기술자들 고려 말 조선 초에 걸쳐 나타난 정치의 불안,국가 기강의 문란,신분구조의 와해,새로운 지배세력의 성장,왜적의 침입 등으로 국가의 통제 아래에 있던 관요(官窯) 기능이 마비되었다.관요에서 관노비로 일하던 도자기 기술자들은 전국 곳곳으로 흩어져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다.이들은 국가의 규제없이 자유로이 그릇을 만들 수 있었으므로 활달하고 구김살 없는 자유분방한 멋을 풍기는 그릇을 만들 수 있었다.이 때 만들어진 그릇들을 뭐라 불렀는지를 알려주는 문헌은 없다.이들 그릇을 분청사기(粉靑沙器)-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라는 용어를 처음 쓰게 된 것은 고유섭(高裕燮) 선생의 ‘고려도자와 이조도자’(1963년)라는 글을 통해서였다. 분청의 가장 큰 특징은 물레질로 만든 그릇 몸에다 정선된 백토(白土)를 입히는 분장(粉粧)기법과 그 뒤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무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분청사기는 우연한 시대적 산물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 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는데,그릇이 그 시대의 표정이라는 말과도 일치하고 있다.순박하고 민중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분청그릇은 15세기 초 조선 왕조의 기반이 튼튼히 닦여진 시기와 맞물려서 나타났다. ●세종때 절정의 기법 완성 세종 연간에 걸쳐서 절정의 기법이 완성되었는데 이는 세종 연간 문화의 특징이 민본(民本)을 전제로 한 독창적 민족 문화를 만들어 생활화한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우리에게 맞는 농사법은 ‘농사직설’,우리나라 사람의 질병은 우리나라 약초로써 고치고자 한 ‘향약집성방’,중국 음악과 다른 우리의 가락을 찾기 위한 노력들,우리의 고유 문자인 훈민정음의 창제 등이 좋은 예다.민족적 자각과 민중문화를 포용한 문화의식은 민족에 기초를 두고 민본을 존중하는 조선문화의 새벽이 되었고,이같은 문화의식을 배경으로 하여 태어난 것이 다름아닌 분청사기였다. ●분청사기의 본질은 자유분방함 이렇듯 오랜 역사만큼이나 자유분방함을 근본 정신으로 삼아서 만들어지는 분청 그릇은 대부분의 사기장들이 즐겨 다루어 왔고 현재에도 그러한 분야다.그러나 사기장들이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자유분방함의 본질을 어떻게 터득하여 표현하는가에 있다.많은 작가들이 집요하게 도전해오고 있지만 전통적 분청기법을 제대로 터득하여 현대적인 단순미로 재창조했다거나 듬직한 양감과 아첨없는 장식성,한국인다운 소탈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은 사기장은 매우 적다.이런 만만찮은 길에 들어선 박성욱은 이제 서른 세 살의 젊은 사기장이다.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무왕1리 526번지 산골에다 가마를 박고 아내 이금영(32세),유빈(6세),순빈(4세) 네 식구가 산비둘기처럼 살면서 분청그릇을 빚고 있다.깊은 산골이다 보니 닷새마다 서는 지제장터까지도 십리길이 훨씬 더 되고 초등학교며 과자를 파는 가게도 면소재지에 가야만 한다. 문 : 이 산중에다 작업장을 짓고 생활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朴 : 지리적 여건이 장작가마 하기에 적합하다고 봤기 때문이죠.장작가마를 앉히려면 우선 넓은 땅이 필요한데,도시 근교가 교통이나 아이들 키우기,문화적 접근성 등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서 우리처럼 젊은 사람들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지요.강원도와 인접해 있어서 장작 조달이 쉽고,여주·광주 등 도자기의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는 훌륭한 현장이 가깝다는 점도 고려되었지요.무엇보다 은사이신 노경조 교수님 작업장이 인근에 있어서 항상 가르침을 얻을 수 있고 토론과 정보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크게 참작했지요. 문 : 도자기를 시작한 시기는 언제쯤이었습니까? 朴 : 1990년 국민대 도자공예학과에 들어가서부터였으니까 이제 겨우 15년째 접어든 셈입니다.쭉 미술공부를 해왔는데 도자기가 매력적이다 싶어 이쪽으로 전공을 했고,지금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 도자기의 매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았습니까? 朴 : 장작불이었어요.전국의 유명한 도요지인 강진·문경 등을 여행하면서 장작가마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장작불을 보고 있으면 살아 있는 자유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자유라는 말이 너무나 흔해서 시쳇말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그 말을 쓴다는 것이 조금은 혐오스럽고 구역감도 느껴졌거든요.죽은 자유의 쓰레기 무덤 같다는 생각도 있었지요.장작불을 보는 순간 그런 잘못 인식된 것들이 불길에 타버리고 아주 맑고 고요한 힘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 : 장작불의 어떤 면이 그같은 신선함을 주던가요? 朴 : 다소 감정적인 면입니다만,자연스러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인위적으로 꾸며지고 목적을 노린 계산이 얼마나 위험하고 자유분방함을 저해하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 것이지요.학교 때 주로 이용한 가스가마로도 표현상 제약을 받지는 않았지만 장작불은 가스가마에서 한 걸음 더 자연,자유에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 ●흉내내기·베끼기에 본질 훼손 문 : 불에서 어떤 깨달음을 터득한 것으로 생각되는군요.그런데 하필이면 왜 분청 쪽으로 들어섰습니까? 입문하기는 쉽지만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운 분야인데.서로 비슷하기는 쉽지만 바로 그 점에서 몰개성적이고 흉내내기,베끼기로 이어져서 실패하게 되는 함정이라고들 하거든요.작가로서 작품으로 인정받아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연구하고 헌신해야 하겠지요.분청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군요. 朴 : 아직 저는 견해라고 할 만한 것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음을 알고 있습니다.다만 가마를 서울에서 비교적 먼 이곳에다 박아 놓고 작업하는 이유 중에는 저만의 작업에 집중하고 몰입하여 독창성을 획득하고 싶다는 뜻도 들어 있지요.실제로 오늘날 많은 도예작가들이 분청에 관한 한 모방과 뒤섞임의 혼돈 속에서 분청 고유의 자유분방함이라는 고귀한 정신을 훼손시키거나 놓치고 있다고 봅니다.자유분방함을 제멋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가볍게 여긴 데서 나타나는 큰 과오인 줄 압니다. 분청사기의 자유분방함은 이 그릇의 유장한 역사와 심오한 미적 세계에서 응축되고 표현된 아름다움이라고 여깁니다.분청사기를 창안해 낸 옛 선조들은 이미 고려청자라는 거대한 도자 세계를 수백년 넘게 항해해온 오랜 경험과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분들입니다.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정신의 바탕 위에서 절정의 기술로 빚어낸 것이 분청사기거든요.뭐랄까요,깨달음의 빛깔이나 향기 같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문 : 생활은 어떠세요? 경제적 문제,아이들을 산중에서 키워야 하는 문제,학문의 세계,작업의 성과 등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군요. 朴 : 모두 벅차지요.하지만 분청사기의 멋이 자유분방함이고,그것은 창조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고독과 버거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귀한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견딜 만합니다.아내가 큰 힘이자 이웃입니다. 문 : 자유분방함은 자신의 내부를 응시하는 가운데서 생겨나는 자유의 힘이라는 말로 들리는군요.분청그릇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를 뭐라고 보십니까? 불을 제외하고. 朴 : 흙이지요.흙공장의 흙과 가게에서 파는 유약이 아니라,작가 스스로가 자연에서 얻어 낸 흙과 유약이라고 봅니다.지적하신 흉내내기의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작가 특유의 흙과 유약 개발은 곧 작가의 생명이며,진정한 작가 정신이 있어야만 자유분방함의 세계를 엿볼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국민대,강릉대,한국전통문화학교에서 도자기를 강의하고 있는 그는 젊은 작가다운 실험 정신과 만만찮은 예술론으로 무장한 우리나라 도자 미래의 한 기대주로 보인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투박하면서도 수더분한 멋을 지닌 분청(粉靑)은 공들여 모양낸 것만이 좋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청자,백자 세계의 통념에 대한 도전이자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귀의하려는 한국 도자기의 한 특징이다. ●관노비 신분서 해방된 기술자들 고려 말 조선 초에 걸쳐 나타난 정치의 불안,국가 기강의 문란,신분구조의 와해,새로운 지배세력의 성장,왜적의 침입 등으로 국가의 통제 아래에 있던 관요(官窯) 기능이 마비되었다.관요에서 관노비로 일하던 도자기 기술자들은 전국 곳곳으로 흩어져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다.이들은 국가의 규제없이 자유로이 그릇을 만들 수 있었으므로 활달하고 구김살 없는 자유분방한 멋을 풍기는 그릇을 만들 수 있었다.이 때 만들어진 그릇들을 뭐라 불렀는지를 알려주는 문헌은 없다.이들 그릇을 분청사기(粉靑沙器)-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라는 용어를 처음 쓰게 된 것은 고유섭(高裕燮) 선생의 ‘고려도자와 이조도자’(1963년)라는 글을 통해서였다. 분청의 가장 큰 특징은 물레질로 만든 그릇 몸에다 정선된 백토(白土)를 입히는 분장(粉粧)기법과 그 뒤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무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분청사기는 우연한 시대적 산물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 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는데,그릇이 그 시대의 표정이라는 말과도 일치하고 있다.순박하고 민중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분청그릇은 15세기 초 조선 왕조의 기반이 튼튼히 닦여진 시기와 맞물려서 나타났다. ●세종때 절정의 기법 완성 세종 연간에 걸쳐서 절정의 기법이 완성되었는데 이는 세종 연간 문화의 특징이 민본(民本)을 전제로 한 독창적 민족 문화를 만들어 생활화한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우리에게 맞는 농사법은 ‘농사직설’,우리나라 사람의 질병은 우리나라 약초로써 고치고자 한 ‘향약집성방’,중국 음악과 다른 우리의 가락을 찾기 위한 노력들,우리의 고유 문자인 훈민정음의 창제 등이 좋은 예다.민족적 자각과 민중문화를 포용한 문화의식은 민족에 기초를 두고 민본을 존중하는 조선문화의 새벽이 되었고,이같은 문화의식을 배경으로 하여 태어난 것이 다름아닌 분청사기였다. ●분청사기의 본질은 자유분방함 이렇듯 오랜 역사만큼이나 자유분방함을 근본 정신으로 삼아서 만들어지는 분청 그릇은 대부분의 사기장들이 즐겨 다루어 왔고 현재에도 그러한 분야다.그러나 사기장들이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자유분방함의 본질을 어떻게 터득하여 표현하는가에 있다.많은 작가들이 집요하게 도전해오고 있지만 전통적 분청기법을 제대로 터득하여 현대적인 단순미로 재창조했다거나 듬직한 양감과 아첨없는 장식성,한국인다운 소탈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은 사기장은 매우 적다.이런 만만찮은 길에 들어선 박성욱은 이제 서른 세 살의 젊은 사기장이다.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무왕1리 526번지 산골에다 가마를 박고 아내 이금영(32세),유빈(6세),순빈(4세) 네 식구가 산비둘기처럼 살면서 분청그릇을 빚고 있다.깊은 산골이다 보니 닷새마다 서는 지제장터까지도 십리길이 훨씬 더 되고 초등학교며 과자를 파는 가게도 면소재지에 가야만 한다. 문 : 이 산중에다 작업장을 짓고 생활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朴 : 지리적 여건이 장작가마 하기에 적합하다고 봤기 때문이죠.장작가마를 앉히려면 우선 넓은 땅이 필요한데,도시 근교가 교통이나 아이들 키우기,문화적 접근성 등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서 우리처럼 젊은 사람들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지요.강원도와 인접해 있어서 장작 조달이 쉽고,여주·광주 등 도자기의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는 훌륭한 현장이 가깝다는 점도 고려되었지요.무엇보다 은사이신 노경조 교수님 작업장이 인근에 있어서 항상 가르침을 얻을 수 있고 토론과 정보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크게 참작했지요. 문 : 도자기를 시작한 시기는 언제쯤이었습니까? 朴 : 1990년 국민대 도자공예학과에 들어가서부터였으니까 이제 겨우 15년째 접어든 셈입니다.쭉 미술공부를 해왔는데 도자기가 매력적이다 싶어 이쪽으로 전공을 했고,지금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 도자기의 매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았습니까? 朴 : 장작불이었어요.전국의 유명한 도요지인 강진·문경 등을 여행하면서 장작가마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장작불을 보고 있으면 살아 있는 자유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자유라는 말이 너무나 흔해서 시쳇말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그 말을 쓴다는 것이 조금은 혐오스럽고 구역감도 느껴졌거든요.죽은 자유의 쓰레기 무덤 같다는 생각도 있었지요.장작불을 보는 순간 그런 잘못 인식된 것들이 불길에 타버리고 아주 맑고 고요한 힘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 : 장작불의 어떤 면이 그같은 신선함을 주던가요? 朴 : 다소 감정적인 면입니다만,자연스러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인위적으로 꾸며지고 목적을 노린 계산이 얼마나 위험하고 자유분방함을 저해하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 것이지요.학교 때 주로 이용한 가스가마로도 표현상 제약을 받지는 않았지만 장작불은 가스가마에서 한 걸음 더 자연,자유에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 ●흉내내기·베끼기에 본질 훼손 문 : 불에서 어떤 깨달음을 터득한 것으로 생각되는군요.그런데 하필이면 왜 분청 쪽으로 들어섰습니까? 입문하기는 쉽지만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운 분야인데.서로 비슷하기는 쉽지만 바로 그 점에서 몰개성적이고 흉내내기,베끼기로 이어져서 실패하게 되는 함정이라고들 하거든요.작가로서 작품으로 인정받아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연구하고 헌신해야 하겠지요.분청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군요. 朴 : 아직 저는 견해라고 할 만한 것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음을 알고 있습니다.다만 가마를 서울에서 비교적 먼 이곳에다 박아 놓고 작업하는 이유 중에는 저만의 작업에 집중하고 몰입하여 독창성을 획득하고 싶다는 뜻도 들어 있지요.실제로 오늘날 많은 도예작가들이 분청에 관한 한 모방과 뒤섞임의 혼돈 속에서 분청 고유의 자유분방함이라는 고귀한 정신을 훼손시키거나 놓치고 있다고 봅니다.자유분방함을 제멋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가볍게 여긴 데서 나타나는 큰 과오인 줄 압니다. 분청사기의 자유분방함은 이 그릇의 유장한 역사와 심오한 미적 세계에서 응축되고 표현된 아름다움이라고 여깁니다.분청사기를 창안해 낸 옛 선조들은 이미 고려청자라는 거대한 도자 세계를 수백년 넘게 항해해온 오랜 경험과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분들입니다.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정신의 바탕 위에서 절정의 기술로 빚어낸 것이 분청사기거든요.뭐랄까요,깨달음의 빛깔이나 향기 같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문 : 생활은 어떠세요? 경제적 문제,아이들을 산중에서 키워야 하는 문제,학문의 세계,작업의 성과 등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군요. 朴 : 모두 벅차지요.하지만 분청사기의 멋이 자유분방함이고,그것은 창조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고독과 버거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귀한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견딜 만합니다.아내가 큰 힘이자 이웃입니다. 문 : 자유분방함은 자신의 내부를 응시하는 가운데서 생겨나는 자유의 힘이라는 말로 들리는군요.분청그릇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를 뭐라고 보십니까? 불을 제외하고. 朴 : 흙이지요.흙공장의 흙과 가게에서 파는 유약이 아니라,작가 스스로가 자연에서 얻어 낸 흙과 유약이라고 봅니다.지적하신 흉내내기의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작가 특유의 흙과 유약 개발은 곧 작가의 생명이며,진정한 작가 정신이 있어야만 자유분방함의 세계를 엿볼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국민대,강릉대,한국전통문화학교에서 도자기를 강의하고 있는 그는 젊은 작가다운 실험 정신과 만만찮은 예술론으로 무장한 우리나라 도자 미래의 한 기대주로 보인다.
  • [길섶에서] 선거판별식/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투르크의 젊은 술탄 메메드 2세가 심야에 재상 할릴 파샤를 불렀다.술탄의 심야 호출이 무얼 뜻하는지 아는 할릴은 금고를 열어 번쩍이는 금화를 커다란 접시에 가득 채워들고 술탄을 찾았다.접시를 본 술탄이 뭐냐고 물었다.“재상이 밤중에 술탄의 부름을 받으면 절대 빈 손으로 뵈어서는 안 되는 것이 왕국의 관습입니다.이 금화는 이제 술탄의 것입니다.” 말을 듣던 술탄이 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게 금화 따위는 필요없소.아니 할릴의 재산보다 많은 금화를 당장 그대에게 줄 수도 있소.짐이 그대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저 도시를 내게 주시오.” 술탄이 말한 ‘저 도시’란 바로 해협 건너편 비잔틴 제국의 왕도 콘스탄티노플,즉 지금의 이스탄불이었다. 젊은 술탄은 관습이라는 함정에 빠지기를 거부했다.그러기에는 그의 야심이 너무 원대했다.정치인에게 필요한 자질이 많지만,이런 풍모의 거물 한번 만나고 싶다.애국자연하면서도 뒷전에서 쩨쩨하게 구린 돈이나 세고,좀스럽게 얼굴 세울 일 없을까만 궁리하는 정상배를 가려내는 일,이번 선거를 읽는 또 다른 독도법이다.쉽지 않겠지만 보면 보이는 법이다. 심재억 생활레저부 차장˝
  • 막바지 선거판 혼탁기류

    “경쟁 후보는 찜질방 이용권을 뿌리는데,상품권이라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지역 출판사 사장이 월간지 20부만 정기구독하면 300표를 몰아주겠다고 제안하더라.” 제17대 총선 선거운동이 종반에 접어들면서 일부 혼전지역을 중심으로 ‘조직동원’과 ‘돈바람’이 고개를 들고 있다.막판 굳히기와 판세 반전을 노리고 주말과 휴일 유세에 나선 서울지역 후보들은 ‘돈살포’ 유혹과 공공연한 ‘금품요구’에 시달린다고 증언했다. ●막판 혼전에 선거 브로커도 기승 이번 총선에 첫 출마한 무소속 A후보는 막판에 조직과 돈을 풀어서라도 판세를 뒤집어야 한다는 주위의 ‘충고’때문에 고민에 빠졌다.자체 여론조사 결과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A후보는 “선거브로커 2명이 잇따라 사무실로 찾아와 1500명의 주민 명단과 주소 등을 보여주며 각각 3000만원과 5000만원을 제시했다.”면서 “돈을 주면 부동층을 중심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표도 몰아주겠다고 유혹해 꽤 망설였다.”고 털어놨다. 서울 도심 선거구에 출마한 한나라당 B후보측은 최근 지역 유지에게서 ‘압박용’ 전화를 받았다.찜질방 이용권 50장을 달라는 요구였다.“무슨 소리냐.”고 반문하자,그 유지는 “다른 당 후보는 찜질방 이용권을 나눠주는데 뭐하고 있느냐.”라면서 “아무리 선거법을 의식한다지만 돈 한푼 안쓰고 어떻게 당선될 생각을 하느냐.너무 인색하다.”고 힐난했다.B후보측은 “선관위에서 엄격하게 조사한다지만 후보들의 크고 작은 부정사례가 모조리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막판 기세싸움에 눌리지 않기 위해 상품권이라도 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유권자 공공연한 요구… “한술 더 뜬다” 일부 후보들은 “며칠새 대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일부 참모들 사이에서는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특히 반장·통장 출신 등 이른바 지역유지들이 “아는 주민이 많아 도와줄 수 있으니 체면도 살릴 겸 돈을 달라.”고 공공연히 요구해 갈등을 겪고 있다고 했다. 유권자들이 소액의 택시비부터 교회 헌금,잡지 구독,노인정 접대에 이르기 까지 곤혹스런 요구를 하는 일도 사라지지 않았다.그러나 후보들은 선거법이 강해진 데다 포상금을 노린 ‘함정 제의’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선뜻 요구를 들어주기 힘들다고 밝혔다. 강북지역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C후보는 신도가 3000여명이라는 한 교회의 목사로부터 ‘은밀한’ 제의를 받았다.두차례만 헌금하면 교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인사할 기회를 마련해 주겠다는 것.C후보는 “예배에 참석해 기도하라는 말을 덧붙였지만,결국 원하는 건 돈이더라.”고 씁쓸해 했다.월간지 20부를 구독하면 지원해주겠다는 출판사 사장도 있었다.C후보는 “출판사 사장에게 ‘누가 시킨 것인지도 모르는데,어떻게 믿겠느냐.’며 돌려보냈다.”면서 “꺼림칙한 제의를 모두 거절하긴 했지만 솔직히 잘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택시비 5000원만…” 황당 요구도 서울 도심의 민주당 D후보는 선거구내 ‘풍물시장’에 유세하러 갔다가 ‘묘한’ 경험을 했다.안면있는 주민 5∼6명이 “물건을 사야 하는데 돈이 모자라니 좀 빌려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강남지역에 출마한 한나라당 E후보는 “밑도 끝도없이 여러 사람이 식사한 영수증을 선거사무실에 보내거나,택시비 5000원을 요구하는 등 처리하기 어려운 부탁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강북지역에 첫 출마한 열린우리당 F후보는 “당원 활동을 하는 분도 ‘선거판이란게 다 그렇다.’며 직설적으로 돈을 요구하곤 한다.”면서 “노인정 회장이란 분이 회원 명부를 직접 들고 찾아와 ‘이게 다 표’라며 돈을 요구했다.”고 공개했다.서울의 각 지역선관위에 따르면 제보 건수가 선거 초반의 하루 10여건에서 최근 20여건으로 늘어났다.중앙선관위 조장연 공보과장은 “역대 총선에서 되풀이된 ‘일단 붙고 보자’는 식의 혼탁선거 사례에 대해서는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강력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안동환 유지혜 서재희기자 sunstory@seoul.co.kr˝
  • [열린세상] 케인즈가 우리경제에 조언한다면/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최근 우리경제는 수출이 호황인 반면 민간소비 및 투자 등 내수가 지지부진하면서 일자리가 별로 늘지 않는 이른바 ‘고용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이것은 고용효과가 높은 신발,섬유,피혁 등 노동집약 산업이 고임금에 부담을 느껴 중국과 동남아로 빠져나간 데 직접적으로 기인하고 있다. 무역연구소가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중국내에서 고용인원은 약 1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이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투자여력이 있는 기업들조차 투자에 망설이고 있는 현실이다.여기에는 노사관계의 불안정,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포함한 각종 규제,그리고 기업들의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 현금보유 욕구가 자리잡고 있다.이것은 수출호조가 투자 및 고용확대로 이어지고 다시 소비증가로 연결되었던 지난 90년대까지의 선순환 고리가 사실상 끊어졌음을 의미한다.이제 수출만으로는 한국경제가 순탄하게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결국 소비와 투자가 함께 살아나지 않으면 실업해소도 어렵고 경기회복도 더딜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면 지금의 한국경제처럼 투자와 소비가 극도로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내수진작을 이루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우리는 1929년 증시대폭락으로 시작된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으로부터 세계경제를 구원한 케인즈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케인즈는 1935년에 경제학사상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간행하여 유동성함정(liquidity trap)이 존재함을 역설하였다. 유동성함정이란 이자율이 충분히 낮아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현금보유를 선호하기 때문에 통화공급을 증가시키더라도 이자율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는 경제상황을 의미한다.이 경우 현금수요가 높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효과를 나타내기 어렵고,정부지출을 증대시키거나 조세를 감면하는 재정정책이 유효하게 된다.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그의 이론을 받아들여 재정지출을 확대함으로써 실업률을 크게 낮추고 대공황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갑자기 케인즈 이야기를 하는 것은 혹시 우리경제가 유동성함정에 근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경계심 때문이다.우리 금융시장을 보면 그동안 통화량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20%대에서 작년과 금년에는 6%대로 둔화되었는데도 이자율은 콜금리 기준으로 1998년 14.91% 이래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지금은 3.75%라는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이처럼 낮은 이자율수준에서도 기업대출은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는 반면 민간의 현금보유 규모는 사상최대를 보이고 있다.사상 최저금리와 사상최고의 민간 현금보유 욕구는 바로 우리의 금융시장이 통화량 증대만으로는 이자율 하락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유동성함정에 빠질 위험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1990년대 일본정부가 불황을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유동성함정에 빠지면서 장기불황의 터널로 빠져든 선례를 우리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정부가 통화정책보다는 거시경제정책 운용의 기조를 정부지출 확대,혹은 조세감면과 같은 케인즈적 확대재정정책에 두어야 할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특소세인하 및 고용창출형 창업투자에 대한 세제지원과 같은 재정정책을 활용하는 것은 올바른 정책방향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재정정책이 단기처방이라면 중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우선 수출증대가 관련부문 생산 및 고용확대로 연결될 수 있도록 수출산업에 대한 투자확대가 절실하다. 정부가 발표한 ‘10대 성장동력산업과 서비스산업 육성방안’에 나와 있듯이 우리의 주력 수출산업인 IT와 기초소재 산업에서 지나치게 높은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R&D투자 확대를 통해 수입대체능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IT와 기초소재 산업의 국산화율을 높인다면,수출증대에 따른 국내산업의 연관효과가 높아짐으로써 생산과 고용이 동시에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코엘류號 ‘망신살’

    부상으로 ‘코엘류호’에 합류하지 못한 노장 유상철(33·요코하마)은 지난 30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그는 “약팀과의 경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자동적으로 뭔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면서 자만심을 버릴 것을 후배들에게 간곡히 당부했다. 유상철의 우려가 인구 30만명의 소국 몰디브와의 경기에서 여지없이 현실로 나타났다.한국축구가 월드컵 4강의 체면을 완전히 구기고 만 것이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의 한국은 31일 몰디브 말레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두번째 경기에서 142위의 약체 몰디브를 맞아 내내 졸전을 펼친 끝에 0-0 무승부를 이뤘다. 원정응원을 마다하지 않은 붉은악마들의 함성이 오히려 안쓰러울 정도로 부끄러운 경기였다.특히 부상중인 일부 해외파가 빠지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해외파들이 소집되는 등 총력전을 펼쳤기에 충격은 더했다. 올들어 연이은 완승으로 안정궤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 코엘류호는 다시 흔들리게 됐다.지난해 약체 오만과 베트남에 연패를 당하면서 경질 위기까지 내몰린 코엘류 감독도 다시 거센 비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듯싶다. 몰디브 베트남 레바논과 함께 7조에 속한 한국은 1승1무(승점 4)로 조 1위에 나섰지만 이날 경기는 실망감만을 안겨줬다.한국은 오는 6월9일(홈) 베트남과 세번째 경기를 갖는다.2차 예선전은 모두 32개팀이 8개조로 나눠 열리며,조 1위팀만이 최종예선에 진출한다.아시아엔 4.5장의 월드컵 본선 티켓이 배당됐다. 당초 월드컵 멤버 9명이 포진한 한국의 일방적인 승리가 예상됐다.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달랐다.한국은 몰디브에 실력은 앞섰지만 그것이 곧바로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코엘류 감독은 안정환을 중앙공격수로,광대뼈 부상으로 안면보호대를 한 설기현을 좌측공격수로 선발투입하는 등 골사냥에 적극성을 보였다.그러나 상대의 육탄수비를 뚫지 못해 애를 먹었다. 상대를 얕잡아 본 것이 화근이었다.한국은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자주 오프사이드 함정에 빠졌다.경기가 풀리지 않자 판정에 자주 항의하면서 스스로 평상심을 잃어 90분 내내 ‘헛발질’만 했다.조직력과 집중력,투지 등 모든 면에서 월드컵 4강과는 거리가 멀었다. 경기 뒤 코엘류 감독은 “오늘 결과는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선수들에게 다시는 이런 결과를 반복하지 말자고 당부한 그는 “동요하지 않고 남은 경기를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무더운 날씨와 심판의 애매한 판정을 원망했다.그는 “대비는 했지만 예상보다 날씨가 무더웠고 여기에다 이해할 수 없는 심판의 판정이 우리 팀의 플레이를 위축시켰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5조의 북한은 강호 아랍에미리트연합(1승1무·승점 4)과의 평양경기에서 0-0으로 선전,2무(승점 2)로 최종예선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박준석 홍지민기자 pjs@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은 있다/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놀란 것은 히타치라는 기업이 기초연구를 수행한다는 것과 세계 최고의 권위자가 기업에 있더라도 필요한 연구시설의 구축을 지원해 주는 일본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이다. 난주 도쿄 북서쪽의 사이타마현에 위치한 히타치 기초연구소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이 연구소는 일본 대표기업의 하나인 히타치의 차세대 이후 사업품목을 개발하고 첨단기술개발 연구를 수행한다고 한다.한마디로 히타치의 미래를 짊어진 연구소이다.십여만평의 언덕에 자리를 잡은 4층 건물의 겉모습은 여느 연구소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데 연구소 홍보영화의 절반이 한 연구자의 소개로 구성되어 있고,그 연구자를 위한 실험시설을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것이 무척 의외였다.한국의 정부출연연구소나 기업연구소 어디를 가도 개인 연구자를 자랑스럽게 소개하는 곳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일본기업이 미국기업과 엎치락뒤치락 경쟁할 수 있는 원천이 무엇인가 짐작케 한 부분이다. 필자가 미국에서 유학할 때 일본 손님만 오면 인사하지 못해 안달을 하던 미국인들을 보고 놀랐던 것이 1980년대 중반이다.‘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거리낌없이 얘기하는 일본이 얄미웠고,일본을 배우자고 외치던 미국에 왠지 동정이 갔던 기억이 난다.그런데 1990년대 초반 미국 출장을 갔을 때 더 이상 일본을 배울 게 없다고 의기양양해 하던 미국사람들의 오만이 무척 눈에 거슬렸던 생각이 난다. 지금까지는 1990년대 미국기업의 절치부심이 일본기업을 압도해온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지난주 일본 출장에서 왠지 또 다른 역전의 서곡이 들리는 것 같았다. 외환위기를 겪고 피눈물 나는 경제구조조정을 한다고 해온 우리는 왜 이들의 게임을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하는가.우리 경제의 문제에 대한 진단도 가지가지이다.혹자는 ‘1만달러 함정’이라고 하고,혹자는 샴페인을 일찍 터트린 성급함을,혹자는 정치적 통합능력의 약화를 들고 있다.모두 틀린 말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뛰어난 과학자를 찾기 어렵고 키우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적극적인 이민정책으로 국가발전에 필요한 전세계의 고급인력을 얻어왔다.그것이 과학부문의 노벨상을 미국이 휩쓸고 있는 이유이며 미국이 경쟁력을 유지해온 비결이다. 비록 문화와 언어의 핸디캡을 안고 있지만 일본도 과학기술 부문의 노벨상 수상자를 9명이나 배출시켰다.순혈주의를 고집해온 일본임을 감안한다면 미국과 견줄 수 있는 실적이다.특히 최근 3년간 연속으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것은 새로운 역전을 위한 일본의 준비가 견실함을 보여준다. 히타치기초연구소가 내세운 도노무라박사는 노벨상 순번을 기다리는 후보였기에 자랑스러웠던 것이다.더욱 놀란 것은 히타치라는 기업이 기초연구를 수행한다는 것과 세계 최고의 권위자가 기업에 있더라도 필요한 연구시설의 구축을 지원해 주는 일본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이다. 히타치기초연구소가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는 우리 정부가 최근 시작하고 있는 신기술 분야로 양자계측,뇌과학응용,나노기술 등 세 분야이다.양자계측 연구는 새로운 계측시스템과 소재 및 디바이스개발에 응용되고,뇌과학응용은 인간의 질병치료에 응용될 수 있다.나노기술 개발도 새로운 고기능 소재의 개발과 고온 초전도체 개발에 응용될 수 있다.언제 제품화가 되고 이익을 실현할지 모르는 분야에 세계 최고의 연구자를 고용하여 투자할 수 있는 일본기업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최고의 권위가 인정된 연구자 대신에 역대 기관장의 인물사진이 걸려있는 우리의 연구기관이나 대학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국가의 경쟁력이 과학기술경쟁력에 좌우되는 시대에는 최고의 인력이 필요하다.최고의 권위자를 키우는 정책과 또 그를 인정해 주는 연구풍토가 없다면 더 이상 우리의 미래는 없다.정부연구개발사업의 선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데 급급해하면 최고의 권위자는 탄생시킬 수 없다.최고의 전문가가 있는 곳에 연구비가 따라가야 하며,그 연구에 샴페인을 터뜨리는 조급함으로 결과를 채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송종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KCC, 현대엘 공매전략 차질 공매기간에 장내매수 못해

    금강고려화학(KCC)이 공개매수의 함정에 빠졌다. 금융당국의 처분명령에 따라 KCC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매각에 나선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 직원들이 ‘회사 주식갖기 운동’을 벌여 이 주식 매입에 나섰다.조만간 현정은 현대회장측도 매수세에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CC는 공개매수기간에는 장내에서 주식을 살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속수무책이다.경영권을 노린 공개매수 전략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CC는 엘리베이터 주식 57만 1500주(8.01%)의 공개매수를 앞두고 지난 19일과 22일 두차례에 걸쳐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처분명령을 받은 뮤추얼펀드 지분 약 7.8%(56만 1113주)를 시장에서 매각했다.23일부터는 사모펀드 지분(12.81%) 매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평소 20만주 안팎이었던 주식 거래량은 70만주선으로 늘었다. KCC가 주식 매각에 나서자 현대엘리베이터 우리사주조합은 이 기간동안 ‘회사 주식갖기 운동’을 펼쳐 10만주(1%대)가량의 주식을 샀다.이들은 ‘KCC측의 경영권 탈취시도를 더이상 방치할 수는 없다.’며 지속적으로 주식취득에 나설 계획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오늘의 눈] ‘신화의 유혹’을 경계하라/주병철 경제부 차장

    요즘 시장에서 ‘역시 이헌재다.’라는 말들이 많이 나돈다.지난 12일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우려됐던 경제불안이 이헌재 부총리의 발빠른 행보로 수그러들면서 시장주변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 부총리는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부처 가운데 가장 먼저 간부들을 소집해 “동요하지 말고 직분에 충실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국내발(發) 불안의 해외 전이를 막기 위한 조치들을 잇따라 내놓았다.‘시장을 아는 사람이 시장이 원하는 것을 안다.’는 평범한 원리를 각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경제관료들 사이에서도 그에 대한 평가는 남다르다.한 간부는 “이헌재가 하면 뭔가 다른 게 있다는 묘한 믿음 같은 것이 시장에 퍼져 있다.”고 했다.경제는 심리라는 점을 제대로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한다.그래서 ‘이헌재의 말’ 한마디는 시장에 중요한 메시지로 이어지고,그 말이 적절하게 먹혀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과 관가에서 불러대는 그에 대한 ‘용비어천가’가 마냥 좋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이헌재 효과’가 ‘이헌재 신화’로 잘못 와전되는 순간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 1998년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있으면서 금융·기업 구조조정의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함을 입증했다.하지만 재경부 장관 시절인 2000년에는 그러지 못했다.당시 청와대 참모와 경제부처 관료들의 집요한 견제로 ‘장관다운 장관’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도중하차한 뼈아픈 경험을 해야만 했다.그래서 일각에서는 이 부총리가 이번 기회에 자신의 진면목을 적극 부각시키는 기회로 활용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화는 말하기 좋고,듣기에 달콤할지 몰라도 거품이 끼게 마련이다.한때 우리나라 경제재건의 버팀목으로 칭송받았던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이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재계의 거물들도 신화라는 덫에 걸려 흠집이 났다.‘재벌 대통령’과 ‘대우의 세계화’라는 신화였다. 이 부총리가 거품으로 생성되는 ‘신화의 함정’에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이헌재라는 브랜드에 대한 평가는 퇴임 후에 받아도 늦지 않다. 주병철 경제부 차장 bcjoo@˝
  • 미군, 평택서 대규모 훈련 훈련장소 북상에 北 맹비난

    미 해병대 8000여명이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서 한반도 유사시 신속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한 대규모 군사연습을 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북한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15일 주한미군에 따르면 미 해병대 사전배치전단 함정들이 지난 8일 경기도 평택항에 도착,전투차량과 탱크,상륙장갑차 수백대와 M198 곡사포를 하역하는 등 ‘프리덤 배너 04’라고 이름붙여진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이달 말까지 계속될 이번 훈련에는 미국 하와이와 일본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원 8000여명이 참여했다.하역된 상륙장갑차 등 장비들은 오는 22∼28일 미군 증원전력 이동과 한국군 지원 절차 등을 익히는 연합전시증원(RSOI) 연습과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이 실시되는 지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그동안 미군측이 이같은 훈련을 포항과 진해에서 실시한 적은 있으나,서울 남방 64㎞ 지점으로 북한과 가까운 평택에서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실제로 북한은 최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최근 남조선에 은밀히 기어든 미 해병대 무력이 평택에서 군사연습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전투기 충돌 서해 추락

    11일 오후 2시47분 충남 태안반도 부근의 서해 상공에서 공군 모 전투비행단 소속 F-5E(일명 제공호) 전투기 2대가 충돌,추락했다고 공군이 밝혔다. 사고 전투기는 이날 오후 수원 기지를 이륙한 3대의 전투기 가운데 1,2번기로 공중 기동훈련을 하던 중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구조헬기와 탐색 항공기,함정 등을 사고 해역으로 급파,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조종사들의 사망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기에는 조종사 엄모(공사 39기) 소령과 한모(공사 43기) 대위 등 2명이 타고 있었다. 공군은 사고 직후 모든 전투기의 비행을 중지시켰으며,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다. F-5E 전투기는 F-5A의 전자장비를 강화하고 기수와 날개부분을 전면 재설계해 공중전 성능을 향상시킨 기종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열린세상] 새로운 리더십과 상향식 공천/김민전 경희대 정치학 교수

    공천을 주지도,자금을 지원하지도,그리고 고정표를 동원하지도 못하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은 취약해질 수밖에 없고 이를 간파한 의원들이 과거와 같이 당 지도부의 지시에 복종할 리 없는 것이다. 각정당의 총선 공천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각 당 공히 이번 공천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과거와 같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했다.그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는 당 지도부를 총선의 희생양으로 삼고자 하는 움직임마저 있다. 이는 옳고 그름을 떠나 분명 3김(金) 시대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정치현상이다.3김 시대에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3김의 리더십이 강화되었다.3김이 공천권을 틀어쥐고 있었기 때문에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의원들은 공천을 받기 위해 충성경쟁에 나섰다,또한 3김은 지역에서 고정표를 지니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자금의 통로 역시 거머쥐고 있었기 때문에 자금을 얻기 위해서,그리고 표를 얻기 위해서 의원들은 당의 철저한 거수기가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은 변했다.상향식 공천의 도입으로 더 이상 당 지도부가 절대적인 공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또한 현 지도부는 지역주의라는 고정표를 지니고 있지도 않다.게다가 정치개혁특위에서 합의된 정치 관계법이 입법될 경우 정당 지도부가 정치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용이하지 않게 된다.개혁안에 의하면 2006년까지 중앙당과 시·도 지부 후원회를 모두 폐지하기로 하였다.이는 3김 시대와 같이 중앙당이 자금을 마련하여 후보를 지원하는 일이 불가능해짐을 의미한다. 결국 공천을 주지도,자금을 지원하지도,그리고 고정표를 동원하지도 못하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은 취약해질 수밖에 없고 이를 간파한 의원들이 과거와 같이 당 지도부의 지시에 복종할 리 없는 것이다.이제 3김 시대에 보아 왔던 의원이 정당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현상은 보지 않게 된 것이다.그러나 여기에는 다른 종류의 함정이 있다.정당의 리더십 부재가 정치의 파편화를 초래하여 무능과 무책임의 정치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권력의 자원이 개인 의원 중심으로 편재되는 새로운 정치상황에서 정치의 파편화가 아니라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국회 운영을 하기 위한 새로운 국회 운영의 관행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의원 개인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3김 시대는 3김의 의사가 곧 당론이었고 의원들은 당론에 따라 하루에도 수십 건의 법안을 처리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의원 개인의 책임을 물을 필요도 방법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의원 개인이 자율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본 회의는 물론이고 위원회에서도 기록 표결을 하여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대해 철저하게 유권자가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의원 개개인의 판단이 중시되는 만큼 의원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의원 개개인에게 제공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당 총재의 한마디로 당론이 결정되던 시기에는 영수회담을 통해 당 총재에게만 정보를 제공하면 되었지만 이제는 개별 의원에게 양질의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는 것이다. 소수와 다수의 의견이 조화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그러한 차원에서 보면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현재의 국회 심의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본 회의에 상정된 법안의 내용을 거의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키거나 부결하는 것이 우리의 입법 관행이었다.대립하는 이익을 조화시키기 위한 과정이 없었다.이제 우리 국회도 본회의에서 수정안도 제안하고 그 과정에서 각 이익을 조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여야 한다. 민주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단호하게 대처하여야 한다.선진 의회에도 의원들의 출석 미달로 의사진행이 지연될 때에는 강제 출석권을 발동하기도 하며 의사진행의 방해에 대해서는 강력한 경호권을 행사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3김 시대와 같은 군림하는 정당의 리더십은 한계에 봉착했다.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의원들 상호간은 물론이고 의원들과 국민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그러한 리더십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 교수 ˝
  • 윤영엽 前대사 영화보고 53년만에 동생유해 찾아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 나서 53년 만에 무공훈장과 6·25때 전사한 동생 묘소를 찾을 수 있었지요.” 윤영엽(73) 전 뉴질랜드대사는 요즘 그 세월의 두께만큼이나 무겁고 긴 회한에 빠져 있다.그는 지난달 중순 육사 12기 동기생들과 영화 ‘태극기‘를 관람했다.그뒤 윤씨의 사연을 잘 아는 동기생 한 사람이 윤씨의 군번(0233879)과 동생 윤영록의 군번(0233878)을 혹시나 하고 육군본부에 조회했다.그랬더니 6·25때 추서된 윤씨의 무공훈장이 육군본부에 보관돼 있을 뿐만 아니라 동생의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전해 듣고 반신반의하던 윤씨는 육군본부 부관감실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서야 실감이 났다.무공훈장은 그렇다 치더라도 6·25때 산산조각났다는 동생의 유해가 현충원에 안치돼 있다는 사실이 더 큰 충격이었다.윤씨는 그날 밤새도록 엉엉 울었다. 윤씨의 사연은 이러했다.1950년 12월4일.평양고보 2학년에 재학중인 윤씨에게 모친은 “유엔군이 곧 원자폭탄을 떨어뜨린다고 하니 동생 영록이를 데리고 빨리 월남하거라.꼭 한달째 되는 날 다시 만나자.”고 등을 떠밀었다.윤씨는 한살 아래인 동생과 서둘러 피란 대열에 합류했다.수색을 거쳐 서울 중부경찰서 주변까지 내려왔다. 살길이 막막한 윤씨 형제는 신문팔이에 나섰다.그러던 어느날 낯선 사람한테서 “서대문 배화여고에 가면 하루 세 끼는 얻어먹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가보니 정말 식사를 제공했다.대신 200명 안팎의 다른 젊은이들과 제식훈련 같은 것을 해야 했다.일주일 후 이들은 배화여고에서 신설동 서울사대부고로 옮겨졌고 군복과 군화를 지급받았다. 그달 말 형제는 인천에서 해군 함정(LST)에 실려 부산의 육군제2훈련소로 갔다.이때부터 둘은 서로 헤어지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잠을 잘 때에나 집합할 때에도 꼭 붙어다녔다.하루는 부대에서 주소·성명을 써내라고 했다.동생 영록이가 불안한 듯 “형,우리가 형제인 줄 알면 분리시킬 텐데 어쩌지?”라고 말했다.당시 형제끼리는 같은 부대에 근무시키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결국 동생은 성을 바꿔 ‘김영록’으로 써냈다.이후 윤씨는 분대장으로 동생은 분대원으로 10여차례 크고 작은 전투에서 생사를 같이한다. “금화지구 사창리전투 때였지요.소대장이 연대본부에 근무시킬 분대원을 한명 차출하라고 하기에 동생을 얼른 추천했습니다.연대본부는 덜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한달쯤 지난 51년 6월 ‘천불산전투’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윤씨에게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중공군의 82㎜ 박격포탄에 맞아 연대본부 부대원 20명이 몰살했다는 것이다.동생의 유해를 추스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당했다고 했다. “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복수밖에 없었습니다.전장을 미친 듯이 누비며 마구 총을 쏘아댔지요. 이번 주말에는 동생묘 앞에 훈장을 놓고 맘껏 울어 볼랍니다.” 일흔을 넘긴 노병의 눈시울은 금세 젖어들었다. 김문기자 km@˝
  • 글 최인호 그림 이우범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정광필은 간곡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그런데 지금 상감마마께오서는 조정에서 먼저 청하였다고 말씀하시니 저는 무슨 의미인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신은 저 사람들에게 죄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이 먼저 죄주자고 청하였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신이 부름을 받고 도착했을 때는 조광조의 죄를 다스리자는 단자(單子)가 이미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노대신 정광필의 눈에서는 눈물이 굴러 떨어지기 시작하였다.정광필은 울면서 다시 말하였다. “또한 조광조는 상감마마께오서 뽑아 높은 지위에 임명하였으며,저들의 말이라면 다 들어 주셨는데,하루아침에 처형하시면 상감마마께오서 그들을 함정에 빠뜨리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정광필의 말은 사실이었다. 조광조가 등용된 지 불과 4년 만에 대사헌에 이른 것은 오직 중종의 후광 때문이었다.그뿐인가.불과 9개월 전인 지난 3월 조광조가 말을 타다가 떨어져 입을 다쳤을 때 친히 어의를 보내 문병을 하고 치료를 해주었던 중종이 아닌가. “상감마마” 정광필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이 옷소매를 적셨다. “젊은 유생들이 세상일을 잘 모르고 그저 옛날의 이상적인 이론을 현실에다 적용시켜 보려한 것뿐이지,어찌 딴 뜻이 있었겠습니까.너그러이 생각하시고 삼공(三公)으로 하여금 의논하여 다스리게 하소서.” 그러나 일단 조광조에게서 마음이 떠난 중종의 태도는 완강하였다.정광필의 읍소를 뿌리치고 안으로 들어가자 정광필은 옷깃을 붙잡고 머리를 조아리며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이에 중종은 ‘조광조 등을 급히 처형하여 사태를 수습하고자 함이니,이들에 대한 추고를 먼저 결정하여 가져오도록 하라.’는 말 한마디만 남기고 편전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이로써 조광조는 중종에 의해서 ‘붕당죄’의 괴수로 못박히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이 시각. 선전관 금오랑을 위시한 한 떼의 군사들이 조광조의 집을 급습하였다.조광조의 집은 궁궐에서 가까운 사간동에 자리잡고 있었다.이들이 급습하였을 때에는 간(艮)시였으므로 새벽 세시 무렵이었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조광조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왕명을 받은 군사들이 들이닥치자 조광조는 영문을 모른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한 떼의 군사들이 횃불을 켜들고 문 안까지 쳐들어와 있었고 그 경계가 삼엄하였다.말에서 내린 금오랑이 예의를 갖추며 말하였다. “어명이오.대사헌께서는 왕명을 받들어 즉시 입궐토록 하시오.” 금오랑은 표신을 내보이며 말하였다. 조광조는 표신을 받아 확인하여 보았다.네모진 나무패에는 개문(開門)이라는 표신이 쓰여 있었고,뒷면에는 어압(御押)이 새겨져 있었다.어압은 임금의 수결을 새긴 문양이었으므로 금오랑이 이것을 가져왔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왕명에 의해서 자신을 부르는 것이 분명했다.왜냐하면 이 표시는 도성문에도 통하여 순장(巡將)이나 순관이라 할지라도 통행 중에 이 표신을 지닌 관원을 만나면 모두 하마(下馬)하는 절대의 권위를 지닌 문표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밤 세시가 아닌가.이처럼 깊은 밤 주상이 입시토록 전언을 내린 것은 국가의 중요한 변고가 일어났다는 뜻이 아닌가. “알겠소이다.잠깐만 기다려 주시오.” 조광조는 관복으로 갈아입기 위해서 집안으로 들어갔다.˝
  • 儒林(39)-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儒林(39)-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제1부 王道 제2장 己卯士禍 정광필은 간곡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그런데 지금 상감마마께오서는 조정에서 먼저 청하였다고 말씀하시니 저는 무슨 의미인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신은 저 사람들에게 죄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이 먼저 죄주자고 청하였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신이 부름을 받고 도착했을 때는 조광조의 죄를 다스리자는 단자(單子)가 이미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노대신 정광필의 눈에서는 눈물이 굴러 떨어지기 시작하였다.정광필은 울면서 다시 말하였다. “또한 조광조는 상감마마께오서 뽑아 높은 지위에 임명하였으며,저들의 말이라면 다 들어 주셨는데,하루아침에 처형하시면 상감마마께오서 그들을 함정에 빠뜨리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정광필의 말은 사실이었다. 조광조가 등용된 지 불과 4년 만에 대사헌에 이른 것은 오직 중종의 후광 때문이었다.그뿐인가.불과 9개월 전인 지난 3월 조광조가 말을 타다가 떨어져 입을 다쳤을 때 친히 어의를 보내 문병을 하고 치료를 해주었던 중종이 아닌가. “상감마마” 정광필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이 옷소매를 적셨다. “젊은 유생들이 세상일을 잘 모르고 그저 옛날의 이상적인 이론을 현실에다 적용시켜 보려한 것뿐이지,어찌 딴 뜻이 있었겠습니까.너그러이 생각하시고 삼공(三公)으로 하여금 의논하여 다스리게 하소서.” 그러나 일단 조광조에게서 마음이 떠난 중종의 태도는 완강하였다.정광필의 읍소를 뿌리치고 안으로 들어가자 정광필은 옷깃을 붙잡고 머리를 조아리며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이에 중종은 ‘조광조 등을 급히 처형하여 사태를 수습하고자 함이니,이들에 대한 추고를 먼저 결정하여 가져오도록 하라.’는 말 한마디만 남기고 편전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이로써 조광조는 중종에 의해서 ‘붕당죄’의 괴수로 못박히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이 시각. 선전관 금오랑을 위시한 한 떼의 군사들이 조광조의 집을 급습하였다.조광조의 집은 궁궐에서 가까운 사간동에 자리잡고 있었다.이들이 급습하였을 때에는 간(艮)시였으므로 새벽 세시 무렵이었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조광조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왕명을 받은 군사들이 들이닥치자 조광조는 영문을 모른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한 떼의 군사들이 횃불을 켜들고 문 안까지 쳐들어와 있었고 그 경계가 삼엄하였다.말에서 내린 금오랑이 예의를 갖추며 말하였다. “어명이오.대사헌께서는 왕명을 받들어 즉시 입궐토록 하시오.” 금오랑은 표신을 내보이며 말하였다. 조광조는 표신을 받아 확인하여 보았다.네모진 나무패에는 개문(開門)이라는 표신이 쓰여 있었고,뒷면에는 어압(御押)이 새겨져 있었다.어압은 임금의 수결을 새긴 문양이었으므로 금오랑이 이것을 가져왔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왕명에 의해서 자신을 부르는 것이 분명했다.왜냐하면 이 표시는 도성문에도 통하여 순장(巡將)이나 순관이라 할지라도 통행 중에 이 표신을 지닌 관원을 만나면 모두 하마(下馬)하는 절대의 권위를 지닌 문표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은 밤 세시가 아닌가.이처럼 깊은 밤 주상이 입시토록 전언을 내린 것은 국가의 중요한 변고가 일어났다는 뜻이 아닌가. “알겠소이다.잠깐만 기다려 주시오.” 조광조는 관복으로 갈아입기 위해서 집안으로 들어갔다.
  • 미래, 진화의 코드를 읽어라/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욕망 가운데 하나다.고대 그리스의 델포이 신탁으로부터 현대의 미래학 혹은 트렌드 연구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미래를 분석하고 창조해 왔다.인간의 ‘미래만들기’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된다.하나는 문명종말론으로 대변되는 미래 냉소주의이고,다른 하나는 첨단기술옹호론이나 기술만능주의 같은 미래 낙관주의다. ‘미래,진화의 코드를 읽어라’(마티아스 호르크스 지음.이온화 옮김,넥서스북스 펴냄)는 이같은 두 가지 태도 모두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독일 태생의 미래연구가인 저자는 단순한 낙관도 비관도 아닌 보다 냉정한 ‘트렌드관’을 가질 것을 요구한다. 저자는 ‘세계는 진화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나아가 트렌드를 생물계의 진화과정으로 설명한다.밀림의 동식물들이 각각 소생활권에서 서식하며 개별적으로 진화하듯 미래의 인간 역시 개인에게 닥칠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순발력과 적응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트렌드는 세계 경제와 문화의 흐름인 동시에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진화의 작동원리다.저자는 트렌드가 어떻게,어떤 속도로 진행되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메가트렌드는 무엇일까.저자는 여성,고령화,개성화,코쿠닝(cocooning,가정 위주의 생활양식),교양 등을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거대물결로 꼽는다.이런 메가트렌드는 독립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서로 맞물리며 파도타기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여성 메가트렌드가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현상 같은 것이 그 한 예다. 책은 ‘트렌드와 역트렌드의 변증법’이라는 주제 아래 불량취미,슬로 푸드,슬로 시티 같은 역트렌드도 다뤄 눈길을 끈다.속도와 경쟁에 지친 현대인에게 ‘슬로 트렌드’는 특히 호소력을 발휘한다.알려지지 않은 그리스의 섬이나 스코틀랜드 고지대의 오두막 등이 도시인들에게 높은 값에 팔려 나가는가 하면 이탈리아에선 많은 도시가 ‘슬로 시티’를 선포하기도 했다.진화 코드의 해독능력은 ‘미래형’ 인간의 필수조건이다.1만2500원. 김종면기자˝
  • 멕시코 정가 ‘뇌물비디오’ 파문

    |멕시코시티 연합|멕시코 녹색당 당수 호르헤 에밀리오 곤살레스 상원의원이 부동산 개발업자와 200만달러의 뇌물 수수를 흥정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가 24일 공개돼 멕시코 정가에 파문을 낳고 있다. 이 테이프는 녹색당 내 곤살레스 당수의 반대파인 산티아고 레온이라는 멕시코 지부 재정국장이 찍은 것. 곤살레스는 지난해 12월 루이스 라라라는 이 부동산업자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뇌물을 받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만남은 레온의 주선에 의한 것으로,레온과 폭스 대통령 정부가 공모한 녹색당 파괴공작 함정에 ‘순진하게’ 걸려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레온은 녹색당이 ‘부패집단’으로 전락했다며 곤살레스의 사퇴를 요구했다.내무부는 곤살레스의 기자회견 직후 “정부는 이 비디오 촬영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라파엘 마세도 델 라 콘차 검찰총장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신중하고 엄밀한 분석” 방침을 밝혔다. 곤살레스는 이 비디오 테이프에 대해 처음엔 “할리우드에서 만든 것”이라고 일축했다가 나중에 사실임을 시인했으나,녹색당 출신이 시장으로 있는 휴양도시 칸쿤의 개발사업 계획을 놓고 “레온과 라라가 시 관리들을 매수하려 했던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들이 어떻게 하려는지 알아보기 위해 만났다.”고 강변했다. TV방송에 되풀이 방영된 이 비디오 화면은 흐릿한 흑백이지만 “우리 몫은 얼마인가.200만달러?”(곤살레스) “한 장은 즉각,다른 한 장은 땅이 준비된 후.월요일,바로 전화드리겠다.”(개발업자) “좋다.”(곤살레스)는 등의 대화 장면이 담겨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