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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미래지향적 정부조직을 기대하며/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규제평가연구부장

    [열린세상] 미래지향적 정부조직을 기대하며/강정석 한국행정연구원 규제평가연구부장

    새 정부 출범을 3주가량 앞두고 있다. 그간 인수위는 많은 일을 수행해 왔지만,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정부조직 개편이다. 정부조직은 새 정부가 구상하는 정책과 전략의 큰 틀을 엿볼 수 있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조직 개편에 관한 논의는 국회로 넘어갔다. 아마 앞으로 다루어야 할 논의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기능과 영역의 설정이다. 어떤 부처가 무슨 일을 하느냐다. 통상기능의 담당부처에 관한 문제라든가, 정보통신을 다루는 전담부처의 설치 등이 주요 쟁점이다. 이런 쟁점들은 규제와 진흥 기능의 분리, 가외성과 효율성의 조화 등 여러 기준에 의해 다루어질 것이다. 문제는 이에 관한 정답을 아무도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이해·주장·논리가 엇갈릴 것이고, 장점이 아닌 단점만 취하는 중도적 대안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유념할 점은 한 단계 더 높고 한 칸 더 넓은 시야를 갖추는 노력이다. 국회는 전통적으로 집단과 계층의 이해를 집약적으로 대변하는 곳이지만 정부조직의 구성만큼은 정파와 집단, 지역을 넘어서야 할 것이다. 하나 더 유념할 점은 미래 환경의 변화를 내다보는 개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통부 부활 논쟁의 핵심은 정보기술(IT)과 스마트 환경이 생태계적으로 구성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정부 주도의 정보통신산업 정책이 향후에도 유효한가를 따져야 한다. 결국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당장의 시각이 아니라 미래의 시각에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정부조직의 명칭과 위상의 설정도 긴요하다. 일견 단순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부처의 역할과 정책 우선순위 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명칭은 수행할 기능과 대상영역을 우선순위에 맞게 집약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실제로 식품기능이 중요하다면 부처 명칭에 포함되는 게 오해를 막고 향후 정책결정의 올바른 틀을 구성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최근 기상청이 기상기후청으로 명칭을 변경하자고 제안했는데, 장기적으로 기후변화 관련 업무가 큰 역할을 할 것이어서 바람직해 보인다. 문제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업무가 다른 여러 부처에서도 주요 현안인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능과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면서 소모적인 정책 주도권 다툼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열린 마음과 혜안이 절실한 때다. 마지막으로는 어떻게 일할 것인가, 즉 조정과 협력의 틀을 어떻게 가져가느냐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는 감이 없지 않다. 물론 이런 논의를 조직 개편 시기에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적인 운영의 문제도 함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세종청사가 출범한 이후 정부의 대내외적 소통과 협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따라서 정부 내적으로 부처 간 조정체계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외적으로는 국회와 행정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국회와의 관계는 지금까지 제대로 논의된 적이 거의 없다. 국회의 본질적인 임무를 고려하면 행정기관들이 수시로 국회와 접촉하고 설명하는 등의 절차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정감사나 대정부 질문 방식 등은 수십년 전과 비교해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국정운영의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 고쳐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정권 교체기의 조직 개편은 신화(myth)일 수도 있고, 필연일 수도 있다. 선진국과 달리 유독 우리나라에 정부조직 개편이 잦은 것은 사회 전반적인 안정성과 역동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정부에 거는 기대의 폭과 깊이 또한 서구 선진국에 비해 훨씬 더 강하다. 1970년대 이후 압축성장의 기억은 정부가 무엇인가 주도하길 기대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즉, 정부조직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그만큼 공공부문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그 내용 또한 지속적으로 바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활력은 불안정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 전개될 국회의 논의 과정에서 나라 전체의 미래를 위하여 어떤 게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이고 열린 토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 “15만t 크루즈선 2척 입출항 안전” 재확인

    제주 서귀포 해군기지(민·군 복합항) 건설이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와 제주도는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해군기지를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재확인 작업은 정부와 제주도가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된 크루즈선 입·출항 시뮬레이션 검증단의 주도로 이뤄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날 “오는 4일쯤 우근민 도지사가 해군기지 건설을 수용해 협조하겠다는 내용과 중앙정부에 대한 지원 요구를 담은 담화문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문에는 제주도가 중앙정부와 분담하기로 한 지역개발비 1710억원의 일부를 국비로 충당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해군기지 반대 불법시위 등으로 사법처리된 주민의 특별사면도 요청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지역발전사업 예산을 해마다 결정하는 기존 방식 대신 특별회계로 돌려 지원액을 사전에 확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제주도 측의 입장을 적극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제주도는 항만공동사용협정 이행각서에 실무적으로 합의하고 체결만 남겨 놓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군사시설보호법 등을 개정해 민·군 복합항을 무역항으로 지정해 민간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안전상 위험 제기 등 반대 속에서 진행되던 해군기지 건설에 속도가 붙게 됐다. 앞서 제주도 측은 “정부안으로는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해군기지를 안전하게 입·출항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며 새로 제시한 조건으로 공동 시뮬레이션 검증을 요구해 왔다. 제주도 측은 요구대로 검증이 이뤄지면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정부는 강정연안 풍력발전사업 등 지역발전사업에 2021년까지 국비 5787억원, 지방비 1710억원, 민자 3200억원 등 1조 771억원을 투자해 서귀포 지역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정책도 재확인했다. 지역발전사업으로는 크루즈터미널 및 공원조성, 해양관광 테마항 건설, 강정 생태탐방로 및 산림휴양림 조성 등이 포함돼 있다. 이호영 총리실 국정운영2실장은 “크루즈선 입·출항의 안전성이 확인되고, 국회 결의사항 등을 충족시킨 만큼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후속 대책을 마련해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5년까지 서귀포시 강정항에 이지스함을 포함해 함정 20여척과 15만t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검증단은 이번 시뮬레이션이 바람이 풍속 27노트(초속 약 14m)로 불고 남방파제에 15만t급 크루즈선 1척이 계류한 상황에서 또 다른 15만t급 크루즈선 1척이 서방파제로 입항하는 조건에서 실시됐다고 밝혔다. 정부와 제주도는 공동으로 시뮬레이션 시현 검증단을 꾸려, 지난 17∼18일 대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정부 “北 핵실험땐 초강력 대북제재 추진”

    정부 “北 핵실험땐 초강력 대북제재 추진”

    정부는 31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안 2087호보다 훨씬 강력한 대북 제재안을 추진키로 했다. 북한이 기술적인 준비를 모두 끝낸 만큼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보고 향후 대북 제재안 등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돌입한 것이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고 북한의 핵실험 시도와 관련한 대응책으로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정부 이양기를 틈타 (북한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는 데 대해 강력한 대응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북한이 일체의 도발적 언동을 중단하고 안보리 결의를 포함한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며, 북한이 상황을 오판하여 또다시 도발을 강행한다면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경고한다’는 내용의 결의도 채택했다. 정부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면 경제 제재(41조) 외에 군사 제재(42조)까지 포함된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한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의 반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 핵실험 시 군사적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 핵심 우방들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지금은 여러 가지 옵션을 갖고 검토하는 단계이며 어느 것이 조치에 포함되고 어느 것이 빠질 것인지는 예단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해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한·미·일 등 핵심 우방 국가들이 북한에 실질적인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고 논의하고 있는 추가 제재 방안에는 특정 금융기관의 북한 자산을 동결하는 방코델타아시아(BDA)식 금융 제재,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도 함께 제재하는 ‘이란식’ 제재, 유엔회원국 해군 함정들의 북한 선박에 대한 선상 조사 등이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것으로 보는 게 상식”이라면서 “준비는 완료됐고 정치적 판단만 남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인력과 장비 활동이 활발하며 우리 군도 북한이 언제라도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 말이 죽었다, 너와 통할 수 없다, 나도 말없이 사라진다

    말이 죽었다, 너와 통할 수 없다, 나도 말없이 사라진다

    우리는 멸종한 공룡에 열광하고 매머드를 그리워하며 살아 있는 화석 물고기 실러캔스의 존재에 감정이 고양된다. 그런데 현재진행형인 언어의 사멸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왜 백악기 공룡 화석에 대한 열광만도 못한 것일까.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전 세계에서 소멸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소수민족의 언어는 보름에 한개꼴로 사라지고 있고, 2100년까지 살아남을 언어는 고작 150개 정도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개의 언어가 살아남는 데 필요한 적정 인구가 1억명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남북한 7000만명이 쓰는 한국어도 안전지대에 있는 것은 아니다. 최연소로 2013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김애란(33)의 단편소설 ‘침묵의 미래’는 소멸 위기에 처한 소수민족의 언어에 관한 소설이다. 1월 초 시상식에서 권영민 평론가가 이 소설을 두고 ‘말에 의한 말의 운명에 대해 쓴 알레고리적 소설’이라고 소개했을 때 궁금증이 한껏 고조됐었다. 한 종족이 자신들의 언어를 상실하는 과정은 문화와 역사, 그 존재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것이다. 문화적 제국주의에 의한 지구 다양성의 파괴라고 할까. 종의 다양성은 동식물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류의 삶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설 속 ‘나’는 언어로서, 후두암 때문에 고생하던 아흔 살 노인이 죽은 뒤 빠져나온 언어의 혼이다. 노인이 살던 곳은 중앙에서 비켜난 황량한 땅에 세워진 ‘소수언어박물관’이다. 낮에는 박물관, 밤에는 기숙사가 된다. 소수언어를 지키고 있는 고령의 언어담지자 한두명은 ‘마지막 화자’들이다. 이들은 대화할 수 없다. 그저 1000여개의 전시장을 각각 지키고 앉아 드문드문 관람객이 찾아오면 인사말을 건네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보여줄 뿐이다. 대화와 소통이 안 돼도 언어라 할 수 있을까. 김애란은 이렇게 말한다. “이들은 이미 오래전에 자신이 쩌렁쩌렁한 모어(母語) 한복판에, 우주 한가운데에 버려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끌벅적한 시장에서 엄마를 잃어버리고 뒤늦게 울어 봐야 소용없었다. 다 죽고 살아남은 건 오직 자기 자신과 엄청나게 아름답고 어마어마하게 정교해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그 ‘말’뿐이라는 걸….”(16쪽) 소설은 묻고 있다.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해 세웠다는 박물관이 오히려 잊어버리기 위해, 멸시하기 위해, 죽여 버리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냐고. 그저 기록과 관리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무관심과 기계적 배려에 대한 독설이다. 당선작과 함께 실린, 김애란이 직접 뽑은 대표작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나 문학적 자서전 ‘카드놀이’, 선배 작가인 편혜영이 쓴 ‘작가론: 길을 걸었지, 누군가 옆에 있다고’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당선작과 같은 맥락 안에 있다. ‘카드놀이’에서 김애란은 ‘송방’(가게)이라는 말을 듣고 “모름지기 부모란 자식들에게 옛말을 새말처럼 알려주는 데 이골이 난 사람들이지…”라고 서술한다. 편혜영의 작가론은 김애란을 두고 “유머를 다룰 줄 안다”고 평가하는데 그 맥락도 이해할 수 있다. 편혜영은 “애란이는 눈으로 생각하는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 애는 검고 커다란 눈을 장난스럽게 뜨고 우선 세계를 오래, 고이, 깊이, 머물러 바라본 후에 검은 눈으로 자기 안쪽을 들여다본다. (중략) 근육을 수축해 생각을 도약한 다음 애란이는 대개 농담으로 착지한다”고 했다. 2013년 이상문학상 작품집(문학사상 펴냄)에는 이 밖에도 우수상을 받은 8개 작품이 소개됐다. 멕시코에서 날아온 한 통의 이메일을 통해 어린 시절 멕시코 삼촌이 들려주던 아코디언 선율과 먼 곳에 대한 향수를 그린 함정임의 ‘기억의 고고학’과 성폭행범으로 지목돼 고통을 당해야 했던 한 남자를 피해 당사자인 소녀와 대면시킴으로써 거짓과 타협해 간신히 파국을 면한 위태로운 삶을 보여주는 편혜영의 ‘밤의 마침’, 건조하면서도 사실적이고 강한 흡입력을 보이는 김이설의 ‘흉몽’ 등이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기초연금 지급, 부자·특수직역 수급자는 빼야

    새누리당의 대선 복지공약에 따른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암·뇌혈관·심혈관·희귀질환 등의 4대 중증 질환 진료를 공짜로 받고, 65세 이상 모든 노인이 매달 많게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는 천국이 온다는 기대보다 불안감이 앞선다. 불안감은 복지공약 이행에 과연 얼마나 많은 재정이 들어갈 것이며, 그 돈은 어디서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에서 비롯된다. 새누리당에서조차 공약의 출구전략을 마련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건만 정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정밀한 재원 계산 없이 약속 이행 입장만 내놓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을 비롯한 보건·복지 관련 학회, 연구기관들이 엊그제 토론회에서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차기 정부의 주요 3대 복지 공약(기초연금·4대 중증질환·기초생활보호 대상 확대) 이행에 77조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34조원보다 무려 43조원이나 많은 것이다. 4대 중증질환에 5년간 6조원이면 될 것이라던 새누리당의 전망은 21조원으로 늘어나고, 기초연금에 19조원이 아닌 39조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지금 와서 누구의 셈법이 틀렸고 누구의 계산이 옳다고 따질 계제는 아니나 완급 조정이 시급하다고 본다. 복지공약 가운데 일부는 논란을 겪고 있다. 기초노령연금법을 기초연금법으로 바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운영을 위한 국민연금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은 이미 세대갈등의 대상이 돼 버렸다. 국민연금의 재원은 연금보험료이고 기초노령연금의 재원은 예산조달 방식이어야 하는데, 연금에서 돈을 빼서 기초노령연금을 주겠다고 하니 젊은 층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 연금은 손대지 않고 세금을 투입해 기초연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무마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고소득자를 기초연금 수령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보편적 복지의 함정이자 불합리한 대목이다. 상당한 노후 혜택을 받고 있는 군인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 등 특수직역 수급자들에게 기초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수위에서 이런 불합리한 점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하니 다행이다. 소득계층에 따라 기초연금 수급액을 차등지급하는 조정작업으로만 몇 조원의 지출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 중복 수령 노인 숫자도 100만명을 넘어서 연금제도의 종합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공약을 이행하는 용기 못지않게 불합리한 공약을 고쳐나가는 지혜도 중요하다. 공약은 상황에 따라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조정해 나가야 한다. 하나를 지키려다 전부를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일이다. 사회계층 간 연대적 합의를 이끌어 내면서 연금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바란다.
  • “이스라엘, 한국산 초계함 구매 타진”

    “이스라엘, 한국산 초계함 구매 타진”

    이스라엘이 한국의 연안경비용 초계함을 4억 달러(약 4232억원)에 사들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미국 군사전문매체 디펜스뉴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위치한 훈련장과 수송관, 다른 전략적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으로부터 4척의 연근해초계함(OPVs)을 구입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국방부 및 방산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4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스라엘 해군의 새로운 임무인 EEZ 방어에 맞는 함정을 공급함과 동시에 이스라엘과 한국 간 무역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스라엘 측은 공식 조달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예산은 아직 승인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스라엘군과 한국의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 사이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국방부와 해군의 조달 업무 책임자가 지난해 말 디자인과 가격 등을 협의하기 위해 이들 업체 관계자와 만났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해군은 1200~1400t급, 최고 속력 시속 24노트에 일주일 이상 연료 재충전 없이 해상에 머무를 수 있어야 하며 초계함마다 탐색 및 구조용 헬기 1대를 탑재할 수 있는 성능의 함정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또 이스라엘 국방부가 가격 등 여러 조건에서 기존 함정 구매처였던 미국이나 독일보다 한국산을 선호하고 있으며, 초계함 구매 대가로 무인항공기(UAV)와 레이더, 요격 시스템 등을 한국에 판매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2월 이탈리아 고등훈련기를 사들이면서 위성 등을 판매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이스라엘 측이 구두로 구매 의향을 타진했으나 아직 공식 계약 성사 단계는 아니다”며 “지난해 업체를 시찰하는 등 우리 측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계약이 성사된다면 현재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1200t급 초계함(PCC) 크기의 새 함정을 이스라엘 측의 요구에 맞춰 새로 건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해상작전헬기에 英 ‘와일드캣’ 선정

    해상작전헬기에 英 ‘와일드캣’ 선정

    해군 함정에 배치돼 적 잠수함을 탐지·공격할 우리 군의 해상작전헬기로 영국 아우구스토 웨스트랜드사의 ‘와일드캣’(AW159)이 최종 선정됐다. 군 당국은 당초 무기성능과 엔진 출력이 우수한 미국 시코르스키사의 ‘시호크’(MH60R)에 무게를 두고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5일 “AW159 기종은 비용, 운용 적합성 등에서 높이 평가됐고 MH60R은 성능 분야 평가가 높아 최종적으로 AW159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해상작전헬기 사업은 2016년까지 5890억원을 투자해 8대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 관계자는 “성능이 조금 못하더라도 가격이나 운용이 우수하기 때문에 결정했다”면서 “두 회사가 제시한 가격차이가 얼마인지는 다른 무기 도입 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한·미 동맹 등 정치적 고려 없이 미국산 무기도 가격조건이 맞지 않으면 탈락시킨다는 선례를 남겼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6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막대한 물 낭비와 거대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어온 똥은 버려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프로그램은 ‘버림’에 대한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 자연을 파괴하고 소비하는 삶을 반성하고 생태순환적인 삶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또한 도심에서 퇴비 변기를 사용하고 있는 네 가족의 야심찬 도전기가 펼쳐진다. ■수목드라마 전우치(KBS2 밤 10시) 맵지의 일로 임금 이거(안용준)는 전우치(차태현)를 오해하고, 강림(이희준)은 가짜를 내세워 점점 더 강하게 전우치를 궁지로 내몬다. 이에 홍무연(유이)과 이혜령(백진희) 등은 전우치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그러나 전우치는 강림의 계략으로 또다시 함정에 빠지고 마는데…. ■다큐멘터리 생존 1부(MBC 밤 8시 50분) 미국 알래스카주에 살고 있는 이누피아트들은 생존하기 위해서는 북극곰과도 싸워야 한다. 알래스카에는 인간만큼이나 오랫동안 살아온 생명체가 바로 북극곰이다. 제작진은 북극곰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고래를 잡는 날은 북극곰들에게도 일 년에 딱 한번 주어지는 포식할 수 있는 기회인데….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겨울철 대표 스포츠로 손꼽히는 스키. 우리나라의 전통스키를 직접 타보고 전통스키의 역사를 탐구한다. 2018년 대한민국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머나먼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걸까.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동계올림픽 준비로 바쁜 평창으로 떠난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5분) 국내 유일 냉동 어종의 하역 작업이 이뤄지는 부산 감천항 부두에 3500t 규모의 대형 선박이 들어오자 참치 하역사들의 손이 분주해진다. 영하 60도를 견디기 위해 그들은 특별히 제작한 방한화를 신고 눈을 제외하고 얼굴 전체를 가린 마스크로 가려야 한다. 이들은 다음날도 계속되는 작업으로 쉴 틈이 없다. ■HD 다큐월드(OBS 오후 6시 10분) 남는 음식을 대량으로 버리면서 동시에 노숙자들이 넘쳐나는 일본의 양면성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지금은 폐허로 남은 쿤칸지마 섬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해 본다. 또한 계절을 잊게 한 케냐의 꽃 재배 농장의 환경오염 실태를 고발하고, 불법 컴퓨터 처리 현장에서 무방비로 노출된 중국의 노동자들을 만나본다.
  • 해상작전헬기 美시호크 선정

    해상작전헬기 美시호크 선정

    해군 함정에 배치되는 다목적 해상작전헬기로 미국 시코르스키사의 MH60R(시호크)이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1일 “해상작전헬기 후보 기종으로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AW159(와일드캣)와 MH60R에 대해 평가한 결과 내부적으로 MH60R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MH60R은 영국 아우구스토 웨스트랜드사의 AW159에 비해 무장탑재 능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사업청은 이달 중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종 선정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총 5890억원이 소요되는 해상작전헬기 구매 사업은 구축함과 차기호위함(FFX) 등에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헬기 8대를 도입하기 위한 것이다. MH60R은 대잠수함 공격, 탐색, 구조에 수송 및 후송까지 가능한 다목적 헬기로 어뢰와 미사일 기관포, 로켓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최대 속도는 시속 267㎞다. 한편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새해 첫 장관 서신을 통해 “지난해 인공위성위치정보(GPS) 교란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했던 북한은 새해에도 ‘성동격서’(聲東擊西)식 도발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면서 “군은 경계력 보강과 상황보고체계 개선 등 도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응징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12 서울신문 선정 국내·국제 10대 뉴스] 뜨거웠던 글로벌 정계… 한·중 ‘새 리더십’ 뜨다

    [2012 서울신문 선정 국내·국제 10대 뉴스] 뜨거웠던 글로벌 정계… 한·중 ‘새 리더십’ 뜨다

    ■ 국내 News 2012년에도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 역사의 새로운 장들을 환희와 희망, 슬픔과 분노 속에 지켜보았다. ① 박근혜 역대 첫 여성대통령 당선 12월 19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첫 여성 대통령, 첫 부녀(父女) 대통령의 역사가 쓰였다. 4·11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패색이 짙어지자 등장한 박 대통령 당선인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리며 당명을 바꾸고 공천 혁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새 정치에 대한 국민 열망을 안고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② 李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일파만파 그러나 현직 이명박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으로 장남 시형씨가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는 처음으로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특검팀은 사저 부지 매입을 담당한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 3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시형씨가 쓴 부지 매입 자금 12억원은 불법증여로 판단, 강남세무서에 통보했다. ③ 싸이 ‘강남스타일’ 전 세계 강타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스포츠가 위세를 떨쳤다. 엽기 가수에서 월드 스타로 거듭난 싸이(본명 박재상)가 한국 음악계의 새 장을 열었다. 그 중심에 ‘강남스타일’이 있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친근하고 코믹한 말춤을 결합해 ‘B급 정서’를 건드린 6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 10억건을 돌파하며 유튜브 사상 가장 많이 본 동영상에 올랐다. 강남스타일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7주 연속 2위, 영국 싱글차트 1위 등의 기록을 냈다. ④ 런던올림픽 역대 최고 종합5위 달성 7월 27일 개막한 제30회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금 13개, 은 8개, 동메달 7개로 역대 최고인 종합 5위를 했다. 체조에서 양학선이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고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남자 축구는 숙적 일본을 꺾고 최초로 동메달을 땄다. 여자 펜싱 신아람의 오심 파문은 온 국민을 안타깝게 했다. ⑤ 北 로켓발사 성공… 세계 안보 위협 그러나 우주 강국의 염원을 담은 한국형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마지막 도전은 기기 결함에 따른 두 차례의 연기 끝에 결국 내년으로 미뤄졌다. 반면 북한은 12월 12일 광명성 3호 위성을 실은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전격적으로 발사, 우주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하며 한국보다 앞서 ‘스페이스 클럽’의 회원국이 됐다. ⑥ 오원춘 사건 등 성폭력범죄 잇따라 우리가 얼마나 불안한 사회에 살고 있는지 일깨워 주는 강력 범죄가 1년 내내 계속됐다. 특히 어린이와 여성을 상대로 한 충격적인 범죄가 많았다. 4월 경기 수원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중국인 오원춘, 8월 서울 중곡동 30대 주부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서진환, 전남 나주에서 일곱 살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한 고종석 등이 대표적이었다. 법원은 아동 성범죄자에게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형량 선고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⑦ 원전사고 불감증… 은폐·짝퉁 등 14건 원자력발전소는 잦은 고장과 납품 비리로 국민들에 새로운 근심을 안겼다. 고리 1호기 전력공급 중단 은폐, 영광 3·4호기 안내관 균열 등 올해만 14건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11월에는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미검증 부품이 10년 동안 납품된 사실이 적발됐다. 영광 5·6호기의 가동이 중단되는 등 현재 전체 원전 23기의 4분의1이 넘는 6기가 멈춰 서 있다. ⑧ 구미 불산 유출사고… 특별재난지구 선포 9월 27일에는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구미 국가산업4단지 내 화학공장 휴브글로벌에서 20t 탱크로리 불산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총복구비 기준 554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등에 이어 인재(人災)로는 여섯 번째 특별재난지구가 됐다. ⑨ 김광준 부장검사 비리 등 檢권력 추락 검찰은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한 해였다. 기업 등으로부터 10억여원을 받은 김광준 부장검사 비리, 피의자를 상대로 한 서울동부지검 초임 검사의 성추문 사건에 이어 검찰 수뇌부의 항명 사태까지 충격적인 일들이 꼬리를 물었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불명예 퇴진한 현재 검찰은 새 정부의 개혁 조치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⑩ 삼성 vs 애플, 10여개국 특허침해 소송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특허침해 여부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애플의 글로벌 소송에 전 세계 산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두 회사는 세계 10여개국에서 30여건의 소송으로 맞붙었다. 지난 8월 미국에서는 배심원들이 일방적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 주며 자국 이기주의를 보이기도 했다. ■ 국제 News 2012년 지구촌은 권력의 새판 짜기에 열중하면서도 영유권 분쟁 등으로 치열하게 격돌했다. ① 中 시진핑 시대 개막 중국은 지난 11월 8일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막을 올렸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이끄는 4세대 지도부가 내년 3월까지 모두 은퇴하면 시진핑 당 총서기가 주석직을 이어받아 10년간 새로운 주요 2개국(G2) 시대를 이끌어 가게 된다. 안으로는 빈부·지역 간 격차 해소, 부패 척결, 경제 선진화 등 민생에 주력하면서 밖으로는 국방력 증대를 통한 안보 강화, 자국 이익을 확대하는 외교정책 수립 등으로, 아시아로 중심축을 이동한 미국과 패권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② 오바마 美대통령 재선 성공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또다시 선택했다. 오바마는 7%대 후반의 높은 실업률, 국가신용등급 강등, 리비아 미 영사관 피습 등 갖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소수자들의 표를 결집해 지난 11월 6일 재선에 성공했다. 연말로 다가온 재정절벽(급격한 정부 지출 축소 및 증세에 따른 경제 충격) 위기가 재선 대통령 취임식 전 그가 해결해야 할 최대의 과제다. ③ 중·일 ‘센카쿠 갈등’… 동아시아 영토분쟁 중국의 태평양 지역 패권 확대로 동아시아는 극심한 영토 분쟁에 휘말렸다. 중·일 양국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함정과 비행기까지 동원하며 위력 시위에 나섰고, 국민들도 각각 반일·반중 시위로 맞섰다. 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 6개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장악에 맞서 미국, 인도 등과 손을 잡았다. ④ 日 아베 내각 출범 등 우경화 가속화 한·중과의 영토 분쟁,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일본의 우경화 흐름은 가속화됐다. 지난 16일 총선에서 일본 대표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가 이끄는 자민당이 3년 3개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지난 26일 출범한 아베 내각은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망언을 일삼던 인사들을 비롯해 극우 인사들로 채워져 주변국의 우려를 낳고 있다. ⑤ ‘유로존 위기’ 북유럽으로 북상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위기의 파고는 남유럽에서 북유럽으로 북상했다. 유럽 2위 경제국인 프랑스는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로부터 각각 ‘AAA’ 등급에서 강등당했고, ‘AAA’ 클럽에 속해 있는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과 영국도 강등 가능성을 경고받았다. 반면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거론됐던 그리스는 최근 S&P로부터 파격적인 등급 상향 조정을 선물받았다. ⑥ 중동 유혈충돌 등 ‘민주화 진통’ 지속 지난해 ‘아랍의 봄’으로 독재 정권을 뒤엎은 중동 국가들은 여전히 ‘민주화 진통’을 겪고 있다. 4만 4000여명의 희생자를 낳은 시리아 사태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 속에 22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이집트는 60년 만에 자유 민주 선거를 통해 지난 6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초법적인 권한 확대 시도로 반정부 시위·유혈 충돌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⑦ 이슬람 대규모 반미시위 중동 전역은 반미시위로 들끓었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미국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이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면서 이슬람권 국가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전개됐다. 리비아에서는 테러세력과 연계된 시위대가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을 습격해 미 대사가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⑧ 팔레스타인 65년만에 독립국가 인정 팔레스타인은 65년 만에 국가 지위를 인정받았다. 지난달 29일 유엔 총회에서 회원국의 압도적인 지지로 팔레스타인은 표결권 없는 ‘비회원 옵서버 단체’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승격됐다. 이에 반발한 이스라엘은 불법 정착촌 건설 등 보복에 나섰다. ⑨ 美 대형 총기난사 악몽 잇따라 미국은 1년 내내 대형 총기난사 사건으로 공포에 떨었다. 특히 지난 14일 20세 청년이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6~7세 어린이 20명과 교사 등 26명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하면서 정치권의 총기 규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⑩ 中 ‘보시라이 스캔들’… 공산당 개혁 압박 중국 정계는 지도부 교체에 앞서 ‘보시라이 스캔들’로 요동쳤다. 지난 2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오른팔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부시장이 주중 미국영사관으로 피신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이 사태로 보시라이는 당적·공직을 모두 박탈당하며 정치 생명을 마감했다. 중국 지도부의 부패와 탐욕, 권력 암투가 날것 그대로 드러난 이 사건으로 중국에선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편집국 종합
  • 성탄 뒤흔든 총성…또 울어버린 미국

    미국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 참사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잇달아 총기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범죄 전과자인 윌리엄 스펭글러(62)가 뉴욕주 웹스터에 있는 자신의 집과 자동차에 불을 지른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총을 발사해 2명이 숨지고 다른 소방관 2명, 행인 1명이 다쳤다. 스펭글러 역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현장에서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펭글러는 1980년 92세의 조모를 망치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17년간 복역하다 1998년 가석방된 이후 어머니, 누나와 함께 꽤 조용하게 살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의 어머니는 10년 전 사망했으며 누나 셰릴 스펭글러(67)는 현재 행방불명 상태다. 경찰은 이날 화재로 가옥 7채가 불에 탔으며, 아직 무너진 건물 내부를 확인하지 못해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무장 차량을 이용해 인근 주민 33명을 대피시킨 경찰은 현장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경찰은 스펭글러가 소방관을 유인하기 위해 “미리 함정을 마련하고 숨어서 기다린 뒤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찾지 못했다. 제럴드 피커링 웹스터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의 지난 기록을 살펴봤을 때 정신적 건강 문제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16㎞ 떨어진 벨뷰 시내의 한 대형 술집에서도 총격이 발생해 3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다쳤다. 벨뷰 경찰 대변인은 용의자가 당시 600여명이 모여 있던 술집에서 총 다섯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술집에 대규모의 인원이 모인 탓에 충돌 가능성을 우려해 술집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범인을 체포하지 못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관련해 “총격이 일어나기 전에 언쟁 같은 것이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건 용의자인 자마리 알렉산더 알란 존스(19)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뒤를 쫓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존스는 2008년 시애틀 거리에서 연주를 하던 53세 남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울산 바지선 실종 5명, 10일째 못찾아

    14일 울산 앞바다에서 침몰한 석정36호의 승선원 24명(12명 구조·7명 사망) 가운데 실종자 5명에 대한 수색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해경은 바지선 전복사고 이후 10일째 사고 해역 수중과 해안을 훑고 있지만, 실종자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23일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사고 직후 현재까지 경비함정 193척과 해군·어선 등 관계 기관 구조선 286척, 헬기·항공기 21대, 해양경찰 전문 잠수 구조요원 537명, 해안가 수색인원 3116명 등을 투입해 실종자를 찾고 있으나 추가로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해경은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침몰 바지선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석정36호 갑판은 해상 콘크리트 타설을 위한 각종 설비와 장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특히 사무실은 부러진 천공기가 덮쳐 무너진 상태다. 해경 잠수대원들은 15일 이곳에서 실종자 1명을 찾았지만, 붕괴 위험으로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제주 해군기지 건설 승인 적법”

    서울고등법원이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과 마찬가지로 제주 해군기지 건설 승인 처분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행정9부(부장 조인호)는 강모(55)씨 등 제주 강정마을 주민 400여명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국방·군사시설 사업 실시계획 승인 무효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주민들이 대법원에 다시 상고할 수는 있지만 이번 판결은 이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에 따라 내려진 것이어서 사실상 국방부의 계획대로 해군기지가 건설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결 취지와 마찬가지로 환경영향평가서 제출 시기는 실시 계획 승인 전이 아니라 건설기술관리법 시행령상 ‘기본설계의 승인 전’으로 봐야 한다.”면서 “국방부의 승인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방부는 주민 의견 수렴, 제주도지사와 협의, 사전 환경 검토 등을 거쳤으므로 위법사항이나 재량권의 일탈 및 남용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009년 1월 이지스함 등 함정 20여척을 동시에 댈 수 있는 대규모 해군기지를 서귀포 강정마을 인근에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방·군사시설 사업실시 계획을 승인했다. 이에 강씨 등 강정마을 주민들은 환경영향 평가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실시계획이 승인됐다며 2009년 4월 사업실시계획 무효 소송을 냈다. 이 소송 도중 국방부는 2010년 3월 다시 환경영향 평가를 반영해 사업실시 계획을 변경, 승인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이란 또 “美 무인기 포획”…美 “실종된 적 없어” 부인

    이란군이 자국 페르시아만 영공에 들어온 미국의 스캔이글 무인기를 사로잡았다고 AP,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이란 국영TV를 인용해 보도했다. 알리 파다비 이란 해군 사령관은 이란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영공을 ‘침범한’ 미 스캔이글 무인기를 잡아들였다고 말했으나 사건이 발생한 시간이나 장소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파다비 사령관은 “미 무인기가 지난 며칠 새 페르시아만 상공에서 정찰과 자료 수집을 해 왔다.”면서 “이 무인기는 미 항공모함에서 이륙하자마자 이란 해군 방공부대의 레이더에 포착됐고 이란군이 포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 실종된 자국 무인기는 없다며 이란의 주장을 부인했다. 미 해군 제5함대 측 대변인은 중동 지역에 있는 모든 미 무인기의 소재가 “완전히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또 페르시아만에서 이뤄지는 미국의 모든 활동이 “국제법상 인정된 해역과 상공으로 제한된다.”며 이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은 지난달 공해상에서 정기 순찰 임무를 수행 중이던 자국 비무장 무인기에 이란이 발포했으나 명중시키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이란은 ‘영공 침범’을 주장했다. 이란은 지난해에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동쪽 국경에서 자국 영공으로 들어온 미 중앙정보국(CIA)의 첩보용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보잉사가 개발한 스캔이글 무인기는 날개 길이가 3m인 단거리 감시 장비로 함정에서 발진해 100㎞를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전에서 미 해병대의 정찰임무용으로 활용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해 어족보호·주권수호에 온힘”

    “서해 어족보호·주권수호에 온힘”

    ‘크리스마스 기적’의 주인공인 김문홍(55) 총경이 3일 목포해양경찰서장으로 취임했다. 김 서장이 3009 함장으로 근무하던 2010년 12월 26일 목숨을 건 구조 사례는 ‘크리스마스 기적’이라 불리며 지금도 감동의 여운이 계속되고 있다. 그는 신안군 만재도 해상에서 화물선 항로페리 2호가 침몰하는 상황에서 탁월한 판단력으로 15명을 구조했다. 추운 날씨와 암흑 천지 같은 어둠 속에서도 발 빠른 대처로 민간인들의 귀중한 생명을 구한 것이다. 김 서장은 이 공로로 국제해사기구(IMO)로부터 ‘바다의 의인(義人)상’을 받았다. 김 서장은 취임사를 통해 “불법 조업 중국 어선 단속 과정 중 경찰관들이 숨지는 전쟁터 같은 서해에서 어족자원을 보호하고 영토 주권을 확보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서장은 4일 목포해경 대형경비함정을 타고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 단속에 직접 나서 지휘할 예정이다. 목포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덫에 걸려든 ‘아기 외계인’ 정체 밝힌다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미국의 케이블 방송 과학채널(Science Channel)이 ‘아기 외계인’으로 알려진 외계인 미라를 집중 분석해 곧 공개하겠다고 발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디스커버리의 과학채널이 지난 1일 자로 ‘외계인 미라’(Alien Mummies)라는 스페셜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이 사전 방송에 등장한 미라는 지난 2007년 5월 멕시코 메테펙에서 마라오 로페스란 이름의 농부가 발견하면서 대중은 물론 학계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로페스는 동물 사냥용 함정에 물까지 채운 뒤 덫을 설치했다. 여기에 몸길이가 19인치(약 48cm) 정도 되는 아기 외계인이 걸려들었다는 것이다. 로페스는 그 외계인을 익사시키려고 수차례 시도했고 외계인이 사망하자 미라로 만들어 보관하다가 현지 대학의 발표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대학 측은 유전인자 분석 결과 이 미라는 인위적으로 조작된 생명체는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과학채널은 그동안 DNA 검사와 첨단 스캐닝 기술 등 각종 첨단 과학을 총동원해 해당 미라의 정체를 해부했다고 밝혔다. 한편 아기 외계인을 처음 발견한 로페스는 수년전 차량 화재 사고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 想念/박홍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 想念/박홍환 국제부장

    중국이 결국 ‘진짜’ 항공모함을 보유했다. 함재기 젠(殲)15가 ‘빈껍데기’인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산 중고 항모 랴오닝(遼寧)함 활주로를 박차오르는 사진을 자신있게 내밀었다. ‘다 죽인다’는 섬뜩한 뜻을 가진 단어를 앞에 내세운 중국 함재기의 등장은 사뭇 오싹하다. 중국은 때맞춰 항모전단급 전투함대를 보란듯이 서태평양에 보내 훈련을 시작했다. 이례적으로 훈련 참여 함정의 이름까지 공개했다. 2차대전 종전 후 70년 가까이 태평양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에 “우리가 간다.”고 선전포고를 하는 격이다. 600년 전인 15세기 초 명나라 영락제 당시 정화(鄭和·1371~1433)는 일곱 차례에 걸쳐 대규모 함대를 이끌고 인도양을 동서로 가르는 항해에 성공했다. 사거리 700m의 홍의포(紅衣砲)를 앞세워 믈라카 해협의 해적들을 소탕하고 아프리카 동부, 지금의 소말리아 지역까지 진출했다. ‘정화’는 남중국해~동남아~인도양을 누볐던 중국 번영의 ‘키워드’였던 셈이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출범과 함께 해군의 활약상을 강조하는 건 이처럼 화려했던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닐 게다. 과거의 번영을 되찾겠다는 다짐인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여겨진다. 이미 1980년대부터 차근차근 ‘원양해군’을 준비해 온 중국이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아시아 회귀’를 선언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턱밑에서 “남중국해에 미국의 이익이 달려 있다.”며 노골적으로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미 항모전단은 수시로 남중국해를 오가며 주변국들의 ‘반중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직후 미얀마 등 아시아 국가들을 찾아 집권 2기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밝혔다. 미국은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대테러전쟁 등 20여년간 중동과 아랍에 몰입해 왔지만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의 굴기(崛起·우뚝 섬)에 사뭇 긴장한 양상이다. 2013년의 개막이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미국은 ‘오바마 2기’가 출발한다. 예사롭지 않은 한 해가 될 듯하다. 양측이 서로의 담력을 따져보는 ‘탐색전’에 나설 수도 있고, 어느 한쪽이 힘을 과시하면서 ‘난타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미국이 돌아오면서 벌써부터 동아시아의 세력권도 바뀌고 있다. 중국은 ‘아세안+3(한·중·일)’을 주도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지만 힘의 균형추가 ‘아세안+3’이 아닌 미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로 넘어갔다는 사실이 최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펼쳐진 외교무대에서 확인됐다. 미·중 간의 충돌은 두 당사국뿐 아니라 우리로서도 유쾌하지 않다. “넌 어느 편이냐.” 하는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력으로 선택하지 못하고, 선택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중국의 굴기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차츰 ‘종이 호랑이’로 쇠락하고는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제1의 경제·군사대국으로서 ‘슈퍼파워’의 지위를 구가하고 있다. 동아시아 상황은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인가. 창문 밖 서울광장 주변에서는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는 1980년대 ‘운동권’ 노래의 볼륨이 키워져 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하다. 현직 대통령은 ‘구중궁궐’에 모습을 감춘 채 두문불출하고, 대통령 후보들은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 으르렁 거리고 있다. 동아시아의 급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한 ‘비전’은커녕, 현실인식이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지경이다. 대선후보들의 ‘명품 의자’ ‘명품 핸드백’ 공방에 이르러선 자괴감을 감출 수 없다. 한·미·중·일 새 권력이 만들게 될 ‘2013년 동아시아 체제’에서 우리만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과도한 우려일까. 2013년 개막을 한달 앞둔 지금 여러 가지 상념으로 잠못들게 하는 동아시아의 상황이다. stinger@seoul.co.kr
  • 中 또 서태평양 군사훈련… G2 대치 본격화

    中 또 서태평양 군사훈련… G2 대치 본격화

    중국 해군이 또 서태평양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올 들어 벌써 다섯 번째다. 서태평양은 미 7함대의 ‘활동무대’라는 점에서 다분히 미군을 겨냥한 훈련으로 해석된다. 미·중 간 태평양상 대치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서태평양 훈련은 중국 국방부가 28일 웹사이트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다. 훈련에는 동해함대 소속의 미사일구축함 2척(항저우함·닝보함)과 미사일호위함 2척(저우산함·마안산함), 종합보급선 1척(포양후함) 등이 참가하고 있다. 사실상 항공모함만 제외했을 뿐 항모전단을 구성하고도 남을 규모다. 관영 신화통신은 함정들이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전 11시) 일본 오키나와 해협을 통과, 서태평양 해역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군은 공식적으로 2010년부터 서태평양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그해 4월 처음으로 서태평양에 진출, 대규모 기동훈련을 실시했으며 지난해에는 서태평양 훈련을 6월과 11월 두 차례로 늘렸다. 서태평양 훈련은 중국 군의 해군 발전 구상과 무관치 않다. ‘중국 항모의 아버지’로 불리는 류화칭(劉華淸)은 1982년 해군의 장기발전 계획과 관련, 2010~2020년 항모를 확보해 방어선을 제1열도선(오키나와~타이완~필리핀)에서 제2열도선(사이판~괌~파푸아뉴기니)으로 확대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실제 최근 더욱 빈번해지고 있는 중국 군의 서태평양 훈련은 제1열도선과 제2열도선 사이 해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도 영유권 주장의 강도를 높이며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이 각각 일본과 필리핀·베트남 등을 지원하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동·남봉쇄’ 포위외교를 강화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관영인 중국국제라디오방송이 운영하는 뉴스 포털 국제재선(國際在線)은 하이난(海南)성이 지난 27일 인민대표대회(지방의회) 상임위원회를 열고 하이난성 관할 해역에서 무단 정박하는 등 불법행위를 하는 외국 선박이나 인원에 대해 억류 등 강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한 ‘하이난성 연안 변방 치안 관리조례’를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또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주권수호를 보다 구체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무력시위’와 ‘세력확장’ 한편에서는 대화와 협력 손짓도 보내고 있다.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은 27일 중국을 방문한 레이 마부스 미 해군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세계의 어느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양국 군은 서로 이해가 같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갈등이 있는 분야에선 이견을 조정하는 노력을 기울이자.”고 제의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시청률에 발목 잡힌 변신의 제왕 김명민

    시청률에 발목 잡힌 변신의 제왕 김명민

    전율 돋는 연기로 시청자를 압도해 온 김명민(40)이 돌아왔다. 김명민은 지난 5일 처음 방영된 SBS 월화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으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3년여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으나, 낮은 시청률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하얀거탑’(2007년)의 장준혁, ‘베토벤 바이러스’(2008년)의 강마에와 다른 연기 변신을 내심 기대했으나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월화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은 지난 5일 첫 방송에서 전국기준 6.5%의 시청률로, MBC ‘마의’(14.7%), KBS ‘울랄라부부’(11.5%)에 크게 뒤졌다. 이어 시청률 7%대 안팎을 유지하다 지난 19일 8.1%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7%대로 회귀했다. 동시간대의 ‘마의’는 18% 안팎을, ‘울랄라부부’는 8%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드라마의 제왕’은 방영 전부터 실제 국내 드라마 제작 현장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 주는 구성은 물론 ‘흥행 보증수표’인 김명민의 출연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독단적이며 이기적인 외주 제작사 대표 김명민(앤서니 김 역)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앤서니 김은 장준혁(하얀거탑)처럼 자기 욕망의 추악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변명하거나 가리지 않고 더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인물이다.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없는 나름의 문제의식을 품은 캐릭터는 김명민이 가장 잘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이란 극찬도 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앤서니 김과 장준혁이 너무 닮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신보다 센 ‘갑’ 앞에서 뒷거래를 위해 여지없이 무릎을 꿇는 두 드라마 속 장면이 그렇다. 이 같은 방송가의 분위기를 의식한 탓일까. 김명민은 지난 22일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드라마 시청률이 올라간다면 쪽대본도 괜찮다. 지금 드라마 제작도 쪽대본 환경 속에서 이뤄진다.”고 언급했다. 드라마에 나오는 열악한 제작환경과 시청률을 교묘히 짝을 지은 것으로, 이면에는 시청률에 대한 압박감도 감춰져 있었다. 이어 전작 속 캐릭터들과 비슷한 점이 있다는 지적에는 “캐릭터를 설정하는 데 곳곳에 함정이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사의 뉘앙스, 톤 등이 전에 했던 작품과 엇비슷한 부분이 많았고, 피해 가기가 어려웠다.”면서 “내 입맛대로 고치면 예전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을 줘 작가가 써 주는 대본에 토씨 하나 안 틀리도록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고작 6회밖에 방영되지 않은 드라마의 시청률을 언급하는 게 섣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김명민의 소름 끼치는 연기 변신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그의 연기 행보는 앞으로 방송가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작은 담론, 작은 마을, 작은 도시/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열린세상] 작은 담론, 작은 마을, 작은 도시/김정후 런던대학 UCL 지리학과 박사

    ‘담론’은 도시를 설명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표현 중의 하나다. 그러나 그 개념이 언어학과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까닭에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굳이 도시로 범위를 한정해서 생각한다면 변화를 유도하는 주요한 ‘흐름’이나 ‘방향’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도시의 역사를 살펴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양한 담론이 늘 존재해 왔다. 예를 들어 오늘날 가장 중요한 도시 담론이라 할 수 있는 친환경은 도시의 발전이 지구를 파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생을 모색하자는 데 핵심이 있다. 그러므로 도시계획과 건축디자인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접목한다. 이처럼 도시에서 담론은 궁극적으로 실행의 당위성을 제공한다. 긍정적 역할과는 별개로 담론에는 도시의 지도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도사린다. 바로 유행처럼 거대 담론에 다른 모든 가치들이 휩쓸려 버린다는 점이다. 거대 담론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확한 이해와 깊이 있는 분석을 뒤로한 채 결과에서 드러난 성공 신화를 좇는 방식으로 활용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예를 들어 유비쿼터스 도시, 디자인 도시, 창조 도시, 녹색 도시 등이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의 도시들을 관통한 거대 담론이다. 이와 같은 담론은 우리나라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선진 도시들로부터 수입되었고, 도시마다 시차를 두고 여러 가지 담론을 교대로 전면에 내세웠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즉, 한동안 ‘창조 도시 XX’를 앞세우다가 유행에 편승해 슬그머니 ‘녹색 도시 XX’를 외치는 식이다. 맹목적으로 거대 담론을 추구하는 현상이 낳는 결정적 폐해는 일상과 괴리된, 소위 ‘한방’을 노리는 허술한 도시계획과 건축디자인이 뒤따른다는 점이다. 최근의 상황은 이미 우려할 만한 수준을 넘어섰다. 몇 십만 평에 몇 천 억원은 우습고, 심지어 몇 십 조원이 투입되는 개발계획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럴듯한 거대 담론을 전면에 내걸고, 이를 실현할 수 있다는 한방을 제시하는 양상이다. 그 한방이 뜻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싶으면 이내 더 큰 한방을 찾아 나선다. 이쯤 되면 그야말로 노름판과 다를 바 없다. 거대 담론의 망령에 사로잡힌 지도자와 전문가의 오판은 거대 담론 아래 계획된 도시가 시민들에게 행복한 삶도 함께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서 비롯된다. 건물의 높이가 올라갈수록 그에 상응하는 짙은 그림자가 땅 위에 드리워지는 것은 ‘주관적 주장’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이다. 이는 고층건물을 짓고 나면 그만큼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하물며 건물 하나가 이러할진대 급조된 도시의 거대 담론과 그에 수반된 공허한 개발 계획에 얼마나 많은 도시의 소중한 가치들이 매몰되겠는가. 지난 세기에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을 쓴 제인 제이컵스, 그리고 오늘날 ‘도시의 승리’를 쓴 에드워드 글레이저와 같은 학자들의 주장이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는 이유는 소위 거대 담론에 휩쓸려 도시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거대 담론에 관심을 갖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작은 담론’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런던을 방문해 그럴듯해 보이는 금융지구인 카나리워프만을 보고, 파리를 방문해 상업지구인 라데팡스만을 보고 열광하며 물불 가지리 않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도시, 이런 구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도자는 21세기형이 아니다. 그런 지도자는 필요가 없다. 런던과 파리의 건물 하나하나를, 거리 하나하나를, 그리고 마을 하나하나를 어떻게 소중히 관리하고 디자인하는지를 관찰하지 않고서는 진정으로 시민들의 삶을 보듬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작은 담론, 작은 마을 그리고 작은 도시는 단순히 물리적 규모를 일컫는 말이 아니다.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살고 싶어하는 도시의 본질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역설이다. 진실로 큰 도시는 작은 것에서 출발한다. 도시는 결코 도박의 대상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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