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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풍노도의 시기 클래식으로 달래야죠”

    “학교폭력이 심각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청소년들도 점점 불안해하는 것 같고요. 이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나섰지요.” 국내 정상급 피아니스트 김대진(43·한국예술종합학교 기악과) 교수. 얼마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시리즈를 연주해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중견 클래식 연주자로는 보기 드물게 ‘청소년을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어 훈훈한 화제다. 매월 1∼2차례씩 동료 연주자와 함께 수도권 고교를 찾아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것. 지난달 25일 경기고를 시작으로 오는 5∼6월에는 명지고 신일고 이화여고 등으로 이어진다. 김 교수가 직접 피아노를 치며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쇼팽의 ‘녹턴’ 등 친숙한 곡을 들려준다. 동료교수들은 성악과 첼로연주로 분위기를 돋운다. 지난 14일 예일대에서 콩쿠르심사와 특강을 마치고 귀국한 그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청소년들은 점점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이들에게 클래식이 새삼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즉석에서 학생들과 ‘젓가락행진곡’ 등을 연주하는 경우를 보면서 뭉클한 감동이 절로 생겨나곤 합니다.” 이런 연주회 외에 오는 6월 ‘예술의 전당’에서 여섯차례의 청소년음악회를 별도로 가질 예정이다. 특히 오는 21일 수원시향 연주회에서 ‘브람스 교향곡1번’으로 정식 지휘봉을 잡게 된 그는 “앞으로는 피아니스트뿐만 아니라 지휘자로 청소년들과 더욱 친숙하게 만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그의 음악적 재능은 11세 때 국립교향악단과 협연, 호평을 받았다. 다음해 10월에 데뷔 독주회를 가졌다. 이후 예원콩쿠르(1974), 이화·경향콩쿠르(1975), 중앙음악콩쿠르과 동아음악콩쿠르(1979)에서 1위에 입상했다. 특히 줄리어드 음대에 재학 중이던 1985년 클리블랜드에서 개최된 제6회 로베르 카사드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영예의 1위를 차지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기도 했다. 줄리어드 음대와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김 교수는 다음달 뉴욕 링컨센터 독주회와 클리블랜드 콩쿠르(옛 로베르 카사드시 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④공민배 지적공사 사장 인터뷰

    [혁신 공기업탐방] ④공민배 지적공사 사장 인터뷰

    대한지적공사가 대내·외적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공공성 때문에 생산성은 뒷전이었다. 전체적으로는 흑자이나 12개 전국본부 가운데 8곳이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독점적으로 해오던 지적업무도 외국과 민간에 개방됨으로써 ‘독점’이란 울타리가 없어졌다. 공민배 사장은 17일 “이런 여건 등을 고려, 올해를 창조적 경영기반 조성의 해로 정했다.”면서 “혁신적 기반기축과 전략적 사업추진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공 사장을 만났다. 정부 차원에서 혁신의 바람이 강하게 분다. 공기업도 예외는 아닌데. -우리는 행자자치부 산하기관이다. 이미 기존 조직과 다른 방향으로 조직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본사 조직도 중요하지만 지사가 많다. 일반적인 조직기법으로 하면 느슨할 수밖에 없다. 다수의 소규모 조직에 대한 관리가 효율적이라야 한다. 그래서 혁신이 필요하다. 조직의 경쟁력은 어떤가. -공기업이다보니 그동안 공공성에 치우쳐 경영이나 효율성을 너무 쉽게 본 측면이 있다. 공기업은 공공성도 확보돼야 하지만 이제는 생산성 확보도 중요하다. 경영이나 효율성에 좀더 비중을 둬야 한다. 기존엔 너무 안이했다. 지적업무에 대해 독점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조직이 상당히 큰데 슬림화를 말하는가. -직원이 3808명이다. 비정규직까지 포함하면 4000여명이 된다. 조직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조직을 줄이기보다 사업확대에 비중을 둔다. 대표적인 것이 해외시장 개척과 지적재조사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가서 우리의 지적 제도를 이식하면 된다. 그런 시점에서 효율성을 증대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인력을 해외에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경영성과를 설명한다면. -75억 7200만원의 흑자를 냈다.2003년에 비해 6.5배 증가했다. 경영혁신을 통해 달성했다. 하지만,12개 본부 가운데 4개본부만 흑자다. 적자를 내는 지역본부의 흑자경영을 위해 적자폭을 줄이는 신경영마이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각 본부별로 독립채산형태로 책임경영제를 도입할 생각이다. 완전한 독립채산제는 불가능한가. -현재의 상태로는 바로 갈 수 없다. 서울이나 부산은 대규모 개발 수요가 없다. 과거에는 강성했지만 지금은 사업이 없어 계속 적자다. 옛날에 하던 규모를 줄이지 못해 그렇다. 그런 것 때문에 독립채산제가 안 된다. 서울이나 부산 등 남는 인력을 빼내 해외투자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성과에 따라 보수차이는 있나. -성과급제도를 실행하는데 차이가 크지 않다. 생활급적 요소의 비중이 큰 편이다. 이제는 성과급의 폭도 넓게 조정할 생각이다. 상여금 가운데 200%를 성과급에 따라 배분한다. 성과에 따라 5등급으로 나눠 40%씩 차등화한다. 최하위가 120%를 받고, 최고는 280%를 받아 최고와 최저가 160%의 차이가 생긴다. 앞으로는 더 늘리려고 한다. 더불어 성과배분 방식도 바꿀 생각이다. 본부는 적자 소속 지사가 흑자인 경우, 흑자지사에 성과급을 인정했다. 앞으로는 이렇게 못해준다. 본부와 지사가 연대를 하도록 해야 성과를 늘릴 수 있다. 고객만족도는 어떤가. -업무상 근본적으로 좋을 수 없다. 지금은 중하위권이다. 우리의 경우, 민원이 있는 부분만 고객이 있다. 그러다 보니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해관계자가 많기 때문에 고객만족도를 다른 조직과 같은 방법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계속 불만이 있는 곳과 혜택만 베푸는 곳을 같은 기준으로 보는 것은 문제다. 이런 것을 감안해 줘야 한다. 수수료에 대한 불만은 없나. -있다. 비싸다고 한다. 수수료를 매년 고시한다. 사업의 영역이 커지면 수수료를 올릴 필요가 없다. 현재는 내릴 생각은 없고, 다른 사업을 해 수수료를 동결할 생각이다. 업무가 개방되면 경쟁력이 중요한데. -해외기업과의 경쟁은 자신 있다. 좀더 갈고 닦으면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민간은 견해가 다르다. 민간의 경우, 대부분 영세업자나, 전직 공무원, 지적공사 근무자 출신이다. 그들이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사업체 규모가 작기 때문에 큰 사업을 수행할 수 없다. 우리가 지나치게 견제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해외진출을 하면 공백이 생긴다. 그런 분야를 민간이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고액은 우리가 하고, 저가의 사업은 민간이 하도록 해 서로 ‘윈-윈’으로 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도 경영혁신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서비스 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인터넷 접수시스템 구축, 신용카드 결제제도 도입 등의 제도를 앞으로 더욱 확대하겠다. 현재 팀제를 운영하는가. -모든 부를 일률적으로 팀으로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 처장급 팀과 부장급 팀 등 행자부와 같이 팀의 규모도 다양화할 생각이다. 팀제와 성과관리를 연계할 것이다. 행자부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혁신의 바람이 거센 행자부를 벤치마킹하기가 쉽다. 자체적으로 팀제 연구를 위해 조직을 만들 생각이다. 조직의 경쟁력을 키우는 작업을 추진중인데. -전문성과 창의성, 개혁성을 키우기 위해 인력관리부장을 내부 직위공모제로 선발했다. 법무·홍보·영업 등 전문분야에는 경험이 우수한 외부인력을 스카우트하고 있다. 공사의 미래 핵심사업 준비 및 사업다각화에 따른 법령·제도 연구를 위해 ‘지적연구원’을 오는 7월 발족할 예정이다. 경영혁신을 위해 우선 역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 인사관리의 합리화에 비중을 둔다. 신규직원 채용 때 학력과 연령 제한을 폐지했다. 여성 및 지방인재의 고용도 확대할 생각이다. 보수도 합리적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인건비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수당을 일부 조정할 예정이다. 정리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한국 지적 수준 세계적 라오스등 이미 성사단계 대한지적공사가 경영혁신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은 ‘해외진출’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머지않아 결실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민배 사장은 “현재의 조직을 줄이는 것보다는 효율적인 업무 확대차원에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사회주의가 퇴조하고 시장주의로 가는 국가가 많은데, 사유재산을 인정하게 되면 지적업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때문에 남는 인력을 활용해 다른 나라에 가서 우리의 지적 제도를 이식하고, 사업을 따낸다는 구상이다. 지적공사는 외교부와 코트라 등을 통해 해외개척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미 아프리카 기니공화국으로부터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라오스와는 고속도로 개설에 따른 측량문제를 논의 중이다. 구소련에서 독립한 사하공화국과 캄보디아도 접촉하고 있다. 공 사장은 “100개국과 접촉을 해 한 곳만 성공하더라도 우리나라 전체를 하는 것과 규모가 비슷하다.”면서 “우리나라의 지적수준도 세계적이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지적공사는 해외에서 사업을 따낼 경우 다른 사업도 함께 참여할 수 있으므로 국내 다른 기업의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은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는 옛날 일본식 지적공부를 그대로 쓰다보니 외국과의 접촉에 한계가 있다고 실토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공민배 사장은 공민배 사장은 지적업무와는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하지만 공직에 들어온 뒤 경남도에서 지방과장, 문화공보담당관, 관선 함양군수 등을 거치며 지방 행정과 지적 관련 업무를 많이 경험했다. 또 지방자치가 시작된 뒤에는 민선 창원시장을 2차례나 지내면서 지적과 관련해 각종 민원인을 만났다.1기 민선시장 때는 41세로 전국 최연소였다. 공 사장은 “과거 민선 시장때 불부합지 때문에 주민간, 주민과 행정기관간 마찰을 빚는 것을 많이 보았으며, 지금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좌우명은 ‘자기능력이나 가치를 스스로 수양’(自信自修)이다. 축구와 탁구 등 구기 종목을 좋아한다. 매일 공원을 10바퀴 정도 속보를 하며 몸을 관리한다. 하지만 고위 관료나 CEO들이 즐기는 골프는 하지 않는다. 민선시장 시절 절친했던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등과 자주 만난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고교·대학 각각 1년 선배다. ▲경남 창원(51) ▲경남고·경희대 ▲행시22회 ▲함양군수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민선1·2기 창원시장.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4) 변산 태진스님과 정감록 사건(中)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4) 변산 태진스님과 정감록 사건(中)

    뜻밖에도 ‘정감록’에 경도됐던 사람들 가운데는 부자가 적지 않았다. 영조 때 남원의 부자 김영건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평소 유복해 보였던 김씨 일가가 비결에 쏠리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남원의 벽보 사건을 좀더 밀도 있게 그려보면 그 답이 보일 것 같다. ●남원성에 나붙은 벽보 영조9년 7월 하순. 그믐날이 가까워 달빛조차 희미한 깊은 밤, 김영건의 두 아들은 괴문서를 남원성벽에 붙였다. 장남 원팔이 문서를 내거는 동안 아우 원하가 망을 보았다. 출입이 가장 빈번한 남문 근처에 한 장의 대형 벽보를 붙이는데 실제 소요된 시간은 극히 짧았지만, 그들 형제에게는 견딜 수 없이 긴 시간이었다. 당시 남원은 호남 굴지의 대도회라서 날마다 성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수백 명이 성안을 드나들었다. 그들의 눈에 띈 벽보 내용은 삽시간에 호남 일대로, 그리고 지리산 너머 영남 지방으로도 퍼져나갈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튿날 오전 남원부중은 괴문서 이야기로 들썩였다. 그날따라 몸이 불편해 좀 늦게 출근한 최정도 이방(吏房)은 이미 사령들이 수거해온 벽보를 훑어본 다음 한숨을 길게 내뿜었다. 조정대신을 강도 높게 비난한 구절도 그랬지만 ‘자미진주(紫微眞主)’ 운운한 것이 영락없는 반역자의 소행이었다. 이방이 알기로, 자미성(紫微星)은 자미원(紫微垣)에 속한 큰 별이다. 그것은 북두칠성의 북쪽에 있는데 천제(天帝) 또는 국왕을 상징한다. 그런데 벽보에 ‘진주’라고 했으니 한양성안 구중궁궐에 엄숙하게 앉아계신 상감께선 왕도 아니고, 자미성 정기를 받은 진짜 왕이 곧 나온다는 얘기다. 벽보엔 상감이 무도하다는 둥 동궁(사도세자)이 미쳤다는 둥 흉악한 언사가 끝없이 이어졌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핀 이방은 새파랗게 질렸다. 잠시 후 어느 정도 마음을 가다듬은 이방은 도호부사 조호신에게 긴급사태를 보고하는 한편, 많은 정탐꾼을 풀어 성 안팎에 떠도는 온갖 소문을 즉각 수집토록 했다. 평소 성품이 침착하고 판단력이 있는 이방이었다. 그는 엄하기로 이름난 이 형방, 실무경험이 가장 풍부한 박 호장 등과 함께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그들은 시시각각으로 들어오는 소문들을 비교 종합해 믿을 만한 것을 추려내어 계통별로 분류했다. 범인을 바로 잡아들이지 않으면 어떤 변고가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일이라, 수사는 신속히 진행돼야 했다. 최 이방은 진행중인 수사에 관해 남원부의 우두머리인 조 부사에게 여러 차례 보고했다. 그러나 서울 명문대가 출신인 부사는 실무에 워낙 어두워 한숨만 내쉴 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많은 정보를 비교분석해 보니 성안에 거주하는 김영건과 세 아들이 용의선상에 떠올랐다. 이방은 사령들을 급파해 우선 그들을 잡아들이고, 김씨 집안에 소장된 모든 문서(文書)를 철저히 수색했다. 그날 해질 무렵 김씨의 문갑에서 두 장의 수상한 문서가 발견됐다. 큰아들 원팔의 필체가 분명했는데, 놀랍게도 벽보의 초안이었다. 두 장 가운데서도 큰 종이에 적힌 문건은 벽보보다 언사가 훨씬 과격했다. 반역자만이 쓸 수 있는, 대역무도한 ‘불온문서’였다. ●정 노인이 일으킨 해프닝 김영건에 대한 남원 사람들의 평판은 무척 좋았다. 그는 성품이 부드럽고 공손하고 단정한 데다 재산도 많았다. 여느 부자와는 달리 가난한 이웃은 물론, 집 앞을 지나는 거지들에게까지 후했다. 최 이방은 소문으로 그런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기 때문에 섣불리 김영건에게 혐의를 둘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문수사 결과를 무시할 수 없어 망설이다가 사령들을 내보냈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김영건의 집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나오는 바람에 이방은 기가 막혔다. 김영건에게는 김원팔, 김원하, 김원택 등 세 아들이 있었는데 셋 다 글 잘하고 글씨도 잘 쓴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모두 아버지를 닮아 인물도 훤칠했다. 특히 큰아들 원팔은 과거시험에도 여러 차례 응시했을 정도다. 그는 남원은 물론 호남의 수부(首府) 전주를 비롯해 각지의 선비들과 두루 사귀고 있었다. 최 이방은 사실 김영건 일가와 친한 편은 아니었지만, 마음속으론 늘 김영건의 유복함을 부러워했다. 그런데 김영건 일가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하나 있었다. 수사에 동참한 이 형방이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김영건의 ‘근본’ 즉, 신분을 둘러싼 의혹이 있다고 했다. 형방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나서 이방은 여러 해 전에 있었던 정 노인 사건을 다시금 뇌리에 떠올렸다. 하루는 남원 성 밖에 사는 가난한 양반 정 노인이 읍내에 시장구경을 나왔다가 만취한 상태에서 김영건을 노비의 자손이라고 비방하는 시비가 벌어졌다. 그러나 문제의 정 노인은 평소 행동거지가 단정하지 못해 세인의 평판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인의 말을 곧이듣지 않았다. 그 뒤 정 노인은 다시 그런 ‘망령된’ 말을 꺼내지 않아 사건으로 비화되진 않았다. 기억력이 비상한 최 이방조차 이 사건을 까마득히 잊어버리게 된 데는 그런 이유가 있었다. 그때 정 노인이 입을 다문 것은 김영건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서 그런 것이었다. 영건은 노인과 다투지 않고 도리어 그를 살며시 회유했다. 그는 노인을 정중히 자기 집으로 모시고 가서 약주를 대접했다. 싫은 노릇이었겠지만 그 뒤에도 길가에서 노인을 마주치면 먼저 반색을 했다. 남원 사람들의 눈엔 마치 도량 있는 김영건이 철없는 주정뱅이 노인을 너그러이 용서한 것으로 보였다. 이 사건은 영건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몇 년 뒤에 일어났는데, 적어도 아들인 그만은 진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김영건의 비밀 사실 김영건은 노비나 별 다름 없이 천한 사람이었다. 남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경상도 함양에 노씨 성을 가진 한 양반이 살았는데, 그 집에 막산이란 사내종이 있었다. 그 아내는 이름을 분금이라 했다. 본래 가난한 농사꾼의 딸이었다. 그리고 김영건으로 말하면 분금의 아들이 분명했다. 분금은 어릴 적부터 유달리 영리했고 행실도 조심스러웠다.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그녀의 미색이 너무 뛰어났다는 점이다. 노씨네 행랑것이었던 그녀를 주인양반은 물론 그 집에 드나든 여러 양반들이 다투어 탐을 냈다. 분금은 물론 영건도 이런 집안내력을 꽁꽁 숨기며 살았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영건은 어머니가 세상을 뜨기 직전에야 그 내력을 알게 됐다. 종 막산은 영건이 아직 젖먹이였을 때 돌림병에 걸려 갑자기 죽었다. 그러자 양반들은 아예 마음 놓고 분금에게 집적거렸다. 조선시대 양반들은 대체로 취미삼아 그런 불륜을 저질렀다. 분금은 자신이 노리갯감으로 전락하는 것이 너무 원통했다. 엄밀히 말하면, 분금은 본래 노씨 집안의 여종이 아니었으므로 종살이를 계속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공공연히 노씨네 종으로 간주되는 실정이었다. 한탄으로 나날을 보내던 분금은 남편을 묻은 지 1년 만에 젖먹이 영건을 등에 업고 몰래 주인집을 빠져나와 지리산 쪽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이틀 동안 산길을 헤매던 분금은 지리산의 서쪽 자락에 있는 운봉을 지나 대도시 남원성으로 들어갔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옛말도 있지만, 뼈대 있는 양반집에서 수년 동안 종 아닌 종살이를 한 분금은 양반들의 예의범절에 거의 통달한 편이라 누구도 그녀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그녀는 질병으로 온 가족이 몰살한 어느 한미한 시골선비의 청상과부라고 했다. 영건의 성은 김씨가 됐다. 마침 그 얼마 전 역질이 남원성을 강타했던 탓에 성안엔 주인 없이 텅 빈 집이 여럿이었다. 분금은 그 가운데서도 시장 쪽으로 얌전히 앉은 초가집 하나를 골라 거처로 삼고서 오직 삯바느질에만 매달렸다. 분금은 나이 일흔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시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다. 원체 부지런해 해마다 조금씩 재산이 늘어났다. 과부 허리춤엔 은이 서 말이란 속담 그대로였다. 영건이 스무 살쯤 됐을 때 어머니 분금은 논을 네댓 마지기나 장만했다. 영건은 어려서 서당을 몇 년 다녀 까막눈은 아니었다. 그는 홀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안타까워 일찌감치 공부를 그만두고 농사일에 전념했다. 잘 모르는 것은 이웃의 경험 많은 노인에게 물었고, 가끔 시장에 들러 쌀, 콩, 면화, 무명 등의 가격을 조사해 비망록에 꼼꼼히 기록해 두었다. 만일 콩 한 되라도 팔라치면 반드시 시세가 가장 비쌀 때 내놓았다. 이런 식으로 살림을 하다 보니 영건은 곧 동네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됐다. 그런 아들인데도 늙은 어머니는 영건에게 늘 하는 말이 있었다.“누구에게든지 공손해라! 가난한 이웃을 잘 보살펴 주고,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 우리가 이만큼이나 살게 된 것은 모두 부처님의 크신 원력 덕택이다. 절간에 시주를 게을리 하지 말라!” 영건은 그 가르침을 묵묵히 따랐고, 이웃사람들이 모두 영건을 존경했다. 어머니는 세상을 뜨기 전날 밤, 아들을 머리맡에 불러 앉혀 놓고 나직이 말했다.“지금까지 네 아버님의 기일(忌日)이라 믿어온 것이 실은 함양 양반 노씨네 종 막산의 제삿날이다. 나는 그 아내 분금이다. 네 아버지는 경상도 하동 사는 김 선비인데, 이름도 모르고 아무 것도 더는 모른다. 부디 죄 많은 이 어미를 용서해라. 이제 비밀을 네게 털어놓으니 내 가슴이 후련하구나!” ●김영건과 예언서의 만남 김영건은 아무에게도 자신의 비밀을 말할 수가 없어 혼자 그저 답답한 심정이었다. 그랬는데 정 노인 사건까지 터져 마음을 안정시키기가 어려웠다.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천도를 핑계 삼아 절간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는 평생 동안 뭐든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던 것인데, 갑자기 하늘이 무너진 것도 같고 인생과 세상에 대한 회의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나는 과연 전생에 무슨 큰 죄가 있어 평생 아버지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는가. 종 아닌 종이 되어 제 근본을 숨기고 가슴을 졸이며 살아야 되는 내 인생은 도대체 얼마나 불쌍한가. 언젠가 이 비밀이 세상에 알려질 경우 자식들의 장래는 또 어찌 될 것인가. 이 놈의 세상이 아주 송두리째 바뀌어야 한다. 나같이 천한 사람도 가슴 펴고 떳떳이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와야 된다. 도무지 세상이 원망스럽기만 하구나!” 김영건이 제기한 질문들은 누구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정 노인 사건 이후 영건은 사람이 달라졌다. 그의 왕성했던 식욕은 오간데 없어졌고, 일할 마음도 사실은 거의 사라졌다. 세상이 허무하다는 한 생각만이 온종일 영건의 머리에 가득했다. 영건은 그런 자기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지 못해 더욱 고민이었다. 그나마 큰 다행은 그가 가끔은 절간에 들러 스님들과 문답을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영건은 태연한 척 여러 가지 사소한 질문을 던졌다. 스님들 가운데는 더러 영건의 깊은 고민을 눈치 채는 경우도 없지 않아 찻잔을 마주한 승방 문답이 해질 때까지 오래 이어지기도 했다. 절간을 오가는 횟수는 점점 많아졌고 영건은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인연설은 물론 장차 미륵부처가 다스릴 용화세계가 지상에 실현된다는 신기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밖에 승려 태진이 소지했던 것과 같은 ‘남사고비기’라든지 ‘정감록’에 관해서도 말을 많이 들었다. 정말 그 비결의 내용처럼 세상이 뒤집어져 상놈이 양반도 되는 그런 세상이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해도 좋았다. 하지만 과연 그런 세상이 올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당시 조정에선 일체의 ‘위험한’ 비결의 독서, 소장, 유포 및 출판을 엄금했다. 금지가 심할수록 비결은 더욱 유행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내용을 알게 됐다. 영건도 절간에서 객승이 소지한 ‘남사고’를 한두 번 구경한 적이 있었다. 영건은 비결을 베껴 곁에 놓고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졌다. 그는 점차 비결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비결을 직접 소장하지 못했고, 비결대로 세상을 바꾸려는 ‘불온한’ 사람들의 무리에 섞이지도 못했다. 그러기엔 영건의 성격이 너무도 소극적이었고 그는 이미 늙었다. 하지만 큰아들 원팔은 달랐다. 영리한 아들은 아버지의 불안과 고민을 대강 눈치 채고 있었다. 아들에겐 최봉희란 약빠른 친구도 있었는데, 그 친구는 이미 ‘남사고’를 소장하고 있었다. 아들은 최의 책을 필사해가지고 아버지에게 드렸다. 아들은 위험천만한 ‘비결’ 조직에 점차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남원 양반 이유성의 문제제기 김영건 일가에 정체성의 위기가 다시 찾아온 것은 1733년이었다. 이미 칠순에 접어든 정 노인과 다시 문제가 생긴 것인데, 정확히 말하면 정 노인의 외손녀사위인 이유성과 다툼이 벌어졌다. 어느 날 술 취한 정 노인이 이유성이 듣는 데서 김영건의 비천한 출신에 관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정 노인의 친구 가운데는 젊은 시절 분금을 유독 탐낸 양반이 하나 있었다. 그 양반이 참으로 우연히 남원 읍내 길가에서 이미 노인이 다 된 분금을 마주친 것이 화근이었다. 친구로부터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정 노인은 김영건을 노씨네 종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김영건의 비밀을 들은 이유성은 반드시 그것을 폭로하겠다고 별렀다. 스스로 양반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혈기 방장한 양반 이유성에게는 신분이 뒤섞이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근본을 뒤흔드는 범죄행위였다. 그는 가짜 양반 김영건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유성의 적의를 느낀 김영건 일가는 극도로 긴장했다. 양측의 대립은 갈수록 심각해져 마침내 상대방을 관가에 고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제출된 양측의 문건을 검토한 이 형방은 그들의 주장에 애매한 점이 많은 데다, 시급히 처리해야 할 다른 사건들이 많은 관계로 그에 대한 심리를 뒤로 미뤄놓고 있었다. 김영건의 큰아들이 남원성벽에 붙인 벽보에는 게시자가 이유성의 아버지 이여매라고 적혀 있었다. 김씨들은 자기들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이유성 집안에 역모 죄를 뒤집어씌울 계산이었던 모양이다. 정말 그런 단순한 계산에서 김원팔 형제는 위험천만한 벽보를 붙였을까. 아니면 혹시 어떤 비밀집단이 그들의 배후에서 벽보사건을 기획했던 것일까. 도승 자명과 변산 승려 태진, 최봉희, 김원팔 등의 관계는 정확히 무엇인가. 다음 호에서 따져볼 것이다.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산불진화 하늘과 지상공조 중요 백두대간등 산림자원 조기진화 대책 시급”

    “산불진화 하늘과 지상공조 중요 백두대간등 산림자원 조기진화 대책 시급”

    “산불은 공중 진화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지만 지상진화 시스템과의 공조가 더욱 중요합니다. 이번 양양·고성 산불은 이런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계기가 됐습니다.” 산불 진화에 대한 대형 헬기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산림청의 산불 진화 헬기를 총괄지휘하고 있는 김용하 산림항공관리소장은 이처럼 ‘하늘과 지상의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지난 5일과 6일 산불 진화 상황은 이를 여실히 보여 준다. 양양 산불이 설악산으로 올라가던 6일 진화 헬기가 공중에서 물을 뿌리자 지상 진화대가 신속하게 잔불을 정리해 2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다. 반면 5일은 이같은 공조가 뒷받침되지 않아 고생은 고생대로 했으면서도 성과는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헬기가 산불을 모두 끄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큰 불을 잡아 주는 역할이 주 임무”라면서 “현재 우리는 공중 진화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계절적 재해임에도 투자가 미흡한 데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항공법에는 8시간 비행을 금지하고 있고, 풍속이 초당 15m를 넘을 때는 비행이 불가능한데 (우리는)이런 악조건을 감내하고 있다. 정비 인력도 빠듯해 교대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인력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산림항공관리소는 현재 전국에 7개 지소를 두고 있다. 김 소장은 그러나 이런 체제로는 경남 함양·산청, 충남 예산·서산, 강원 춘성·화천·고성 등에서 불이 났을 때 “30분 이내에 진화가 불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지리산과 백두대간 등 중요한 산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산불 조기진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올해는 남과 북이 산불진화에 공동 대응하는 첫 물꼬를 텄다. 지난 8일 북한의 협조로 산림청 헬기가 사상 처음으로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에 투입돼 산불을 진화했던 것. 김 소장은 “2000년 동해안 산불 이후 군·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훈련을 해왔지만 실전 투입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남북한뿐 아니라 유엔사도 포함된 산불 진화 대책을 정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동해안 지역은 구조적으로 산불 발생시 대형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예방에 집중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산불 진화에 대해 “조종사와 정비사, 공중 진화대원 등 모든 이들이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현장 인력들에게 공을 돌리는 한편 “특히 30대 이상 헬기가 동원됐지만 아무런 사고가 없었다는 점이 다행이자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식목일 산불] 서산등 23곳도 ‘산불일’

    식목일인 5일 강원도 양양·고성 이외의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산불이 이어져 ‘산불일’을 방불케 했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11시 현재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23건으로,20건이 완전히 진화되고 3건은 진화 중에 있다고 밝혔다. 5일 0시쯤 충남 서산시 해미면 대곡리 한서대학교 뒤 가야산 중턱에서 불이 나 소나무 등 임야 15㏊가량을 태웠다. 소방관과 공무원, 군인 등 1400여명과 산불진화차량 11대 등 장비 30여대가 긴급 투입됐다. 그러나 야간이며 건조한 데다 바람이 세게 불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전 6시30분쯤 소방헬기 14대를 동원해 오전 8시30분 산불을 가까스로 진압했다. 이날 오후 2시5분쯤 경북 고령군 다산면 월성리 야산에서는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 11대와 소방대원 100여명을 투입해 진화됐다. 경북 예천군 예천읍 생천리 야산에서도 산불이 나 헬기 3대 등이 투입돼 진화 중에 있다. 같은 날 오후 1시35분 전남 나주시 다시면 가운리 야산에서 불이 났으며, 충남 천안시 병천면 송정리 야산에서도 산불로 헬기 등이 투입됐다. 이에 앞서 오전 11시55분 경북 영양군 입암면 신구리 야산에서 산불이 나 69세의 마을주민이 손발에 2도화상을 입었으며, 경남 사천시 서포면 구평리 야산에서는 오전 11시 잡초 소각 부주의로 산불이 나 소나무 등 임야 0.1㏊가 소실됐다. 전남 장흥군 장평면 병동리 야산의 경우 오후 1시30분 성묘객의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로 잡목 등 임야 0.1㏊가 탔다. 오전 10시28분쯤 광주 북구 망월동 시립공원묘지에서도 성묘객의 실화로 보이는 산불이 나 묘지 등 임야 0.1㏊가 소실되고, 충북 괴산군 괴산읍 능촌리 야산에서는 농산부산물 소각 부주의로 산불이 발생해 임야 0.05㏊가 불탔다. 이밖에 경남 함양군 서상면 중남리 애산과 충남 천안시 병천면 야산 등지에서도 산불이 나 임야 등을 태웠다. 전국
  • [우리구 올해는] 정영섭 광진구청장

    [우리구 올해는] 정영섭 광진구청장

    광진구의 행정에는 빈틈이 없다. 공무원의 친절에서부터 지역개발사업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다. 정영섭 광진구청장은 ‘직업이 구청장’이다. 전국 자치단체장 가운데 가장 경력이 풍부하다. 구청장 임기만 벌써 9번째 수행하고 있다. 구정이 척척 돌아가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광진문화·예술회관’ 5월 완공 정 구청장은 많은 일 가운데 “행정 인프라를 확충한 것이 가장 보람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1995년 3월 성동구로부터 분구된 광진구는 달랑 청사 하나만 물려 받았다. 아무 것도 없었다. 그는 3회연속 민선 구청장직을 수행하면서 광진정보도서관, 문화원, 중곡·자양·광장사회복지관, 여성발전센터, 창업지원센터, 노인종합복지관 등 무려 40여개의 문화복지시설을 건립해 지역발전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강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만하다. 오는 5월에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광진문화·예술회관’이 완공된다. 그는 또 “임기를 다할 때까지 구민체육센터와 청소년수련관을 건립해 주민을 위한 행정서비스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하겠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정 구청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은 건대·능동로지구, 중곡동지역, 구의·자양지구, 화양지구 등 5개 지역의 역세권 개발사업이다. 지역특성을 살린 자족도시로서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그는 건대지구를 강북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젊은이의 명소, 강북의 압구정동으로 가꾸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이 일대에는 58층의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이 세워지고 있다.13층 규모의 건대 병원과 백화점, 할인마트, 복합영화관 등 대형문화시설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대학문화와 패션이 하모니를 이루는 서울동부의 중심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주민복지 분야는 구청장의 자상함이 배어있다. 그는 “저소득층·노인·여성·장애인과 틈새계층 등 수요자 중심의 복지정책을 실현, 소외되는 주민들이 없이 다 함께 잘사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고구려 박물관’ 세울 계획 그는 여성취업교실과 야간 및 24시간 보육시설을 확충하고 어린이집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현대인의 건강한 정신함양을 위해 보건소내에 정신보건센터를 신설하고, 체력검진센터의 기능을 보강해 ‘헬시(Healthy)광진’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차산성과 보루에서 발견되는 각종 유물의 체계적인 보관과 전시를 위한 ‘고구려 박물관’건립에 마음을 쏟고 있다. 정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행정서비스를 펼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9) 십승지란 어디인가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9) 십승지란 어디인가

    “나로 말하면 흔히 서양의 대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에 견주어 조선 최고의 예언자라 불리는 남사고(南師古·1509∼1571)라오. 호는 격암(格菴)이라 했고, 학문을 업으로 삼았으되 평생 유가(儒家)의 경전이라곤 그저 ‘소학(小學)’을 즐겨 읽었을 뿐, 그밖엔 온 마음을 쏟아 역학·풍수·천문·복서(卜筮)·관상 등을 즐겨 배웠고, 마침내 도통해 대예언가 소리를 듣게 된 거였지. 오늘날에도 ‘남사고비결’이니 ‘격암유록’이란 비결 책을 내가 쓴 것으로 다들 믿고 있다던데. 그야 어쨌든 내 예언은 항상 정확히 들어맞았소.1575년(선조8) 조정이 동서 양편으로 분당될 것을 난 미리 짐작했고, 뒤이어 임진왜란(1592)이 발생할 것도 진즉에 알고 있었소. 사람은 영물이라, 열심히 도를 닦아 이루지 못할 게 그 무어겠소? 풍수에 관심이 깊은 나는 조선8도의 명산을 빠짐없이 둘러보았고, 그 결과 미래까지 꿰뚫어보는 안목을 얻었다고나 할까.” 남사고는 정감록 산책을 함께하고 싶었는지 과거로부터 내게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그 편지는 남사고 자신이 역사상 처음으로 정해놨다는 이른바 십승지(十勝地)에 대한 설명이다. 남사고는 본래 십승지의 원조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주장이 정감록에 얼마나 충실히 반영돼 있는지는 사실 미지수다. 십승지란 난세에 “몸을 보전할 땅”이며 복을 듬뿍 주는 길지(吉地)다. 남사고는 편지의 서두에서 예언서 가운데 가장 체계적으로 십승지의 문제를 다룬 ‘감결’의 성격을 논의한다. 노대가의 안광이 날카롭다. ●감결의 성격 “정감이 이심과 이연 형제와 더불어 방방곡곡을 유람하면서 조선의 국운을 예언한 대화체 예언서가 바로 ‘감결’ 아니겠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정감은 천문에 밝았고 이심은 아마 풍수에 정통했나 보오. 그런가 하면 이연은 세상사를 이모저모 따져 두 사람의 말을 보충한 것 같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세 사람이 금강산에서 유람을 시작, 삼각산을 거쳐 다시 금강산으로 들어갔다가 가야산에서 대화를 마친단 점이야. 서북쪽에도 묘향산, 구월산 같은 명산이 많은데 거기엔 발길이 전혀 미치지 않아. 이걸 보면 정감록은 서북지방을 버려진 땅으로 본 모양이야. 그와 대조적으로 태백산과 소백산을 몹시 중시하고 있어. 하긴 이 3두 산이 백두대간의 허리니까. 또 하나 재밌는 점이 있어.‘감결’은 역사상 한국의 수도가 평양, 송도, 한양, 계룡산, 가야산으로 옮긴다고 봤다는 점이지. 나라의 중심이 남쪽으로 이동한단 말인데, 남부지방이 한반도의 중심이란 이야기야. 그렇담 요새 행정수도를 공주 연기 쪽으로 옮긴다고 야단들인데 그도 그럴듯한 것이 아닌가 모르겠어. 여하튼 말세엔 천지가 온통 전쟁, 질병, 경제대란, 환경파괴 등으로 한바탕 진통을 치르게 돼 있다고 하지. 바로 그때 십승지를 찾아가야 하는 거야. 십승지는 전쟁과 흉년이 들지 않으므로 지각 있는 사람은 당연히 십승지로 들어가야 옳겠지. 글쎄, 나도 알아. 십승지가 과연 특정한 공간이냐 아니면 어떤 특수한 정신적 단계냐 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있단 걸 말이지.” ●십승지의 으뜸 풍기 금계촌과 예천 금당동 십승지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인 논쟁을 남사고와 벌이고도 싶지만 그는 내게 그럴 겨를을 안 준다. 대신 그의 편지는 십승지를 하나씩 직접 거론한다. “이제 정감록에 나오는 십승지를 하나씩 소개해 보자고.‘감결’의 내용을 줄기로 삼고 그밖에 다른 예언서들도 참고한다면 설명이 제법 들을 만할 거야. 첫째가는 곳은 풍기(豊基)지.‘토정가장결’에서도 풍기를 피난처로 손꼽았어. 내가 쓴 걸로 돼 있는 ‘남격암산수십승보길지지(南格菴山水十勝保吉之地)’에선 산수가 은밀한 태백·소백 두 산의 그늘이 남쪽으로 드리워진 풍기라고 했어. 풍기의 예에서 보듯 한국 최고의 길지는 태백산과 소백산에 포근히 안겨 있단 말야. 난 또 풍기의 길지를 기천(基川) 차암(車岩) 금계촌(金鷄村)이라고 좀더 자세히 밝혀놓기도 했어. 금계촌은 마을 북쪽에 소백산이 있고 산 아래 두 개의 물줄기가 갈라지는 곳이야.‘피장처’에도 역시 같은 말이 나오지. 물론 내가 지금 언급한 ‘남격암’ 등의 비결 책들은 모두 정감록의 일부야.” 풍기 금계촌이라면 나도 잘 안다. 이미 답사를 다녀온 곳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나의 답사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다. 남사고의 설명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풍기 못지않은 곳이 예천(醴泉)이야.‘토정가장결’에도 예천이 나와 있지.‘남격암’에선 예천에서도 금당동(金堂洞) 북쪽이라고 제법 자세히 밝혔어. 그러고 보면 내 책이 다른 비결서에 비해 역시 가장 세밀해. 금당동은 사실 큰 길에서 가까워. 십승지로선 이례적인 경우인데 그래도 병란이 미치지 않아 여러 대에 걸쳐 평안을 누릴 만한 곳이야. 다만 임금이 이쪽으로 피난을 올 경우엔 화가 미쳐.” 아마도 남사고는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 봉화까지 피난했던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물론 엄밀한 의미로는 ‘남격암’을 남사고의 저서라 주장할 근거가 없고 그저 속설일 뿐이다. ●경상도의 십승지 남사고의 설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십승지를 선정하는 1차적인 기준은 풍수다. 특히 백두대간 가운데서도 태백산 이남에서 길지를 구하고 있다. 십승지의 으뜸으로 손꼽히는 풍기와 예천은 행정구역상 경상도에 속한다. 둘째, 셋째, 넷째 그리고 여덟째 십승지도 역시 그러하다. 적어도 십승지의 절반은 경상도에 있단 말이다. 경상도는 퇴계 이황을 비롯해 큰 선비를 많이 배출한 지역이라 세평이 좋아 그렇게 된 점도 있겠다. “십승지의 둘째는 안동(安東) 화곡(華谷)이야.‘남격암’에선 화산(花山)의 북쪽에 이른바 소령고기(召嶺古基)가 있다고 했고 그곳은 내성현(奈城縣)의 동쪽, 태백산의 양지바른 곳이라고 토를 달았어.‘두사총비결’에선 그저 영가(안동)의 백운산이라 했고,‘토정가장결’은 그저 안동이라고만 썼는데,‘피장처’엔 경상도 내성현의 북면, 안동 북면 소라고기부 동쪽과 극히 양지바른 서쪽이라고 말했지. 비결 책마다 십승지의 설정이 꽤 다르게 돼 있군. 어느 쪽이 맞느냐 하는 문제는 단언하기 어렵지. 사람들 생각이 서로 다른 걸 어떡하겠어? 셋째 십승지는 개령(開寧)의 용궁(龍宮)인데, 어느 비결에도 자세한 설명이 없어. 아마 한때 각광을 받았지만 그 뒤론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나봐. 넷째는 가야(伽倻)라고.‘남격암’엔 가야산 밑 남쪽에 만수동(萬壽洞)이 있다며 그 둘레는 200리가량 되어 몸을 보전할 수 있지만 가야산의 동북쪽은 나쁘다고 했어. 만수동이란 이름은 사실 각지에 다 있었어. 만 살까지 살 수 있는 마을이라니 이름이 좋지 않아? ‘감결’이 여덟째로 꼽는 십승지 봉화(奉化)도 역시 태백산과 소백산에서 가까운 곳이지.‘남격암’도 봉화를 언급했어. 열 번째 십승지도 태백 즉, 태백산이라 했지만 강원도 쪽보다는 경상도를 중시한 느낌이고, 심지어 아홉 번째 십승지인 지리산도 전라도에만 속한 것은 아니거든. 이렇게 보면 십승지의 대부분은 경상도 땅에 있다고나 할까.” ●충청도의 십승지 “충청도엔 모두 세 곳의 십승지가 있지. 모두 소백산에서 갈라져 나온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어.‘감결’이 다섯째로 언급한 단춘(丹春)이 우선 주목되네.‘남격암’은 단양(丹陽)군의 영춘(永春)에 있다고 했고,‘피장처’에선 춘양면의 땅이 아름답다고 하면서 단양 가차촌을 거론하지. 깊고 기이하고 경치 좋은 곳이라는데 그곳이 정확히 어딘지는 아무도 모를 거야. 여섯째 십승지는 공주(公州) 정산(定山) 마곡(麻谷)이야.‘남격암’은 공주의 유구(維鳩)·마곡 두 물줄기 사이로 보았지. 그 둘레가 백리나 되는데 전쟁의 피해를 면할 수 있다고 했는데 요즘 거론되는 신행정수도가 바로 이쪽이지. 명당이야! 그런데 말이야, 내 후배인 이중환(李重煥·1690∼1752)은 ‘택리지’에 이런 말을 적어 놨더군. 무성산(茂盛山·공주의 서쪽 산)은 차령의 서쪽 지맥의 끝이다. 산세가 빙 돌며 마곡사와 유구역을 만들었다. 그 골짜기의 마을은 바위틈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물이 많고, 논이 기름지며, 목화, 수수, 조를 심기에 알맞다. 사대부와 평민이 한 번 여기 들어와 살게 되면, 풍년과 흉년을 잊는다. 생활이 넉넉하게 돼 다시 이사를 떠날 염려가 적다. 대체로 낙토(樂土)라 하겠다는 거야. 그러면서 내 말을 인용했어.‘남사고는 십승기란 글에서 유구와 마곡의 두 강 사이가 병란을 피할 만한 땅이라 했다.’고 말이지. 내 십승기는 결국 유실됐지만 여하튼 난 십승지를 피난지로만 봤어. 그런데 이중환의 안목은 나보다 깊었던 거야. 백성을 사랑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단 말야.” 이중환은 1721년에 일어난 신임사화(소론이 노론을 무고한 사건)에 연루돼 유배형을 받았다. 그 뒤 그는 다시 등용되지 못한 채 평생 전국을 유람했다. 그의 책 ‘택리지’ 가운데는 십승지 가운데서도 유독 유구와 마곡에 관해 상세한 설명이 있다. 이중환은 기후가 좋고 물산도 풍부해 양반은 물론 평민까지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그 지역에 큰 관심을 가졌다. “그밖에 일곱째 십승지는 진천(鎭川)의 목천(木川)이야. 역시 백두대간의 한 마디지. 그런데 말이야, 다른 비결 책들엔 목천에 대한 설명이 조금도 없어. 이처럼 십승지라 해도 사람들의 선호도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어.” 남사고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른바 십승지란 것은 일정하게 고정된 것 같으면서도 그렇게 보기만은 어려운 것 같다. 다음 기회에 좀더 알아볼 생각이지만, 비결 책마다 십승지에 준하는 수많은 명당이 열거돼 있다. ●전라도의 십승지 “전라도 땅에 있는 십승지는 하나뿐이야.‘감결’이 아홉째로 언급한 운봉(雲峰) 두류산(頭流山)이 그거지.‘남격암’엔 이를 지리산이라고도 했고 더욱 구체적인 설명도 나와 있어. 운봉 땅 두류산 아래 동점촌(銅店村) 백리 안은 오래오래 보전할 수 있는 땅이라고 말이야. 이곳에서 장차 어진 정승과 훌륭한 장수들이 연달아 나온다고도 했어.‘토정가장결’에서도 운봉의 두류산은 지형이 기이하고 아름답기가 궁기(弓其)만은 못해도 편안하고 한가로이 몸을 보전할 수 있다고 했어. 궁기란 나중에 말하겠지만 한국 최고의 명당인데 지리산은 그 다음이란 뜻이야. 내가 사랑하는 후배 이중환도 지리산을 극찬했어.” 내가 택리지를 살펴보았더니 이중환은 이렇게 말했다.“지리산은 남해 가에 있는데, 백두산의 큰 줄기가 끝나는 곳이다. 그래서 일명 두류산이라고도 한다. 세상에서는 금강산을 봉래(蓬萊)라 하고 지리산을 방장(方丈)이라 하며 한라산을 영주(瀛洲)라고 하는데 이른바 삼신산이다.” 이중환에 따르면, 사람들은 지리산에 태을성신(太乙星神·하늘 북쪽에 있어서 병란, 재화 및 생사를 다스리는 신령한 별)이 산다고 믿었다. 그밖에 여러 신선들이 그 산에 모인다고도 생각했다. 지리산은 계곡이 깊고 크며 땅이 기름진 데다 골짜기의 바깥은 좁으나 일단 그 안으로 들어가면 넓어지기 때문에 백성들이 숨어 살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다. 산속 깊은 데서도 농사가 잘 돼 승속(僧俗)이 섞여 산다는데 별로 애쓰지 않아도 먹고 살기에 문제가 없단다. 이중환은 지리산 사람들은 흉년을 모르고 살므로 아예 그 산을 부산(富山)이라고 불렀다. 지리산을 백두대간의 종착점으로 인식한 점에서 이중환의 생각은 ‘정감록’의 지리관과 일치한다. 그런데 이중환은 정감록에 미처 언급되지 못한 중요한 사실도 거론했다. 사람들이 지리산을 신성한 산으로 여겼다는 점, 그리고 지리산 주변의 경제 여건이 좋다는 점 말이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난세에 지리산으로 숨어들었다. ‘택리지’의 설명은 이어진다.“지리산 남쪽에 화개동(花開洞·악양동의 동남)과 악양동(岳陽洞·지리산 남쪽 섬진강변)이 있다. 두 곳 모두 사람이 사는데 산수가 아름답다. 고려 중엽에 한유한(韓惟漢)은 이자겸(李資謙)의 횡포가 심해지자 화가 일어날 것을 짐작했다. 관직을 버린 채 그는 가족을 이끌고 악양동에 숨었다. 조정에서는 그를 찾아 벼슬을 주려고 했으나 한유한은 끝내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그가 언제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가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신라말의 대학자 최치원도 신선이 돼 가야산과 지리산을 왕래한다는 전설이 있다고 했다. 선조 때 한 스님이 지리산의 바위틈에서 종이 한 장을 주웠는데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동쪽나라 화개동은 병 속의 별천지(東國花開洞 壺中別有天)/신선이 옥 베개를 밀고 일어나 보니 이 몸이 이 세상에서 벌써 천년을 지냈구나(仙人推玉枕 身世千年).” 이중환의 말로는 그 필적이 최치원의 것과 동일했다 한다. 남사고 역시 내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이중환은 신선의 땅 지리산에서 최고의 복지로 만수동(萬壽洞)과 청학동(靑鶴洞) 두 곳을 손꼽았지. 만수동은 조선후기에 구품대(九品臺)로 알려진 곳이요, 청학동은 매계(梅溪)란 말야.18세기부터 조금씩 사람들이 출입했던 것 같아. 그런데 지리산 북쪽도 나쁘지 않아. 경상도 함양 땅인데 그곳의 영원동(靈源洞·지리산 반야봉 북쪽), 군자사(君子寺·함양군 마천면 군자동) 그리고 유점촌(鍮店村)을 일찍이 난 복지라고 말한 적이 있었어.” ●도계(道界)를 뛰어넘은 십승지 지리산에 관한 이중환과 남사고의 설명을 음미해 보니 지리산을 전라도만의 십승지라고 주장하기는 어렵겠다. 만수동, 청학동 등의 지명은 누구도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군자사 등은 행정구역상 엄연히 경상도 땅이었다. 사실 지리산은 조선시대에 전라 경상 2도에 걸쳐 있었으므로, 도계를 초월한 십승지로 보는 것이 더욱 합당하다. 따지고 보면 지리산만 그런 것이 아니고 한반도의 등뼈인 백두대간의 가장 큰 마디인 소백산도 그러했다. 특정한 지역이 과연 십승지가 될 만한가 하는 문제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곳이 백두대간에 속한 명산이 빚어놓은 명당이냐 하는 것이었다. 십승지에 대한 남사고의 설명은 다음회로 이어진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학교소식]

    [학교소식]

    ●졸업생·졸업생 가족 중 미술작가 활동자 대상 이화여대 사범대 부속초등학교(www.ewha.net)는 개교 50주년을 맞아 동문작가 50인 초대전을 연다. 졸업생과 졸업생의 가족 중에서 미술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야 이번 행사에 출품할 수 있다. 재학생이거나 졸업생 중 현재 중·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미술전공자가 아니어도 작품을 낼 수 있다. 초대전은 서대문구 대신동 이화·삼성교육문화관 806호 대회의실에서 4월6∼9일 나흘간 열린다. 평면 작품은 액자를 포함해 가로와 세로가 각각 1m를 넘지 않아야 하며 입체 작품은 받침 기둥을 포함해 2m가 넘지 않아야 한다. 전시기간 중에 작품을 판매할 수 있으며 판매금액의 70%는 학교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참가 신청은 10일(목)까지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 LG 빌리지 107의 1104 이주원 동문 앞이나 이대부초 총동창회 사무실 팩스 586-8103으로 보내면 된다. 출품작은 작가가 전시 일정에 맞춰 전시장에 설치하면 된다.3472-2550. ●교실·복도 교육환경 새단장 작업 알로이시오초등학교(aloysius.es.kr/∼www)는 새학기를 맞아 학교 교육환경 새단장을 시작한다. 학생들의 정서 함양과 심미적 발달을 고려해 학교 교실과 복도를 꾸민다. 각 반 교실에는 ‘학급신문’을 설치해 학생들이 나라 안팎의 소식을 생활 속에서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각 층마다 복도에는 ‘생활 속 한자’ 코너를 마련해 학생들이 쉽게 한자를 익힐 수 있도록 한다. ●음악부 신입생 실기고사 실시 서울예술고등학교(yego.or.kr)는 음악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17(목)·18일(금) 이틀에 걸쳐 2005학년도 신입생 실기고사를 실시한다. 음악부 신입생들은 입학 실기 시험곡과 자유곡 한 곡씩을 연주하게 된다. 신입생 실기시험 결과는 1학기 기말고사가 치러지기 전까지 음악부 행사나 오케스트라의 자리 배정 등에 기초 자료로 사용된다. ●통합교과수업 모범학교로 뽑혀 홍익대 사범대 부속여자중학교(gms.hongik.ac.kr)가 성동교육청이 선정한 학년말 고사 이후 통합교과 수업 모범 사례 학교로 선정됐다. 홍대부속여중은 2000년 말부터 학기말고사가 끝나고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형식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학교 수업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방송일제수업·선택형수업·체험강좌 등 크게 3가지 형태로 수업을 진행했다. 방송일제수업은 주요 과목의 대표 교사가 학교 방송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교과목 교사들은 감독자로 수업에 참여하는 형식이다. 선택형 수업은 대학 강의와 비슷하게 2∼4교시를 한 강좌로 묶고 심화학습시간으로 진행했다. 국어심화반, 영어회화반, 수학심화반, 중국어반, 일본어반 등을 개설하고 학생들은 스스로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 수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체험강좌는 전문강사를 섭외해 포토숍, 마술반, 미용반, 미술반, 꽃꽂이반 등을 운영했다. 홍대부속여중의 모범 사례는 성동교육청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 도심서 만나는 내고향 특산물장터

    도심서 만나는 내고향 특산물장터

    서울 중구 새서울 지하상가와 을지로 지하상가에 처음 선보인 ‘내고향 특산물 장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향맛’을 그리는 중·장년층과 ‘토종 한국산’을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달 3일 문을 연 내고향 특산물 장터는 경기도 양평, 강원도 화천·원주·대관령·평창, 경남 하동·함양·산청·합천, 경북 영덕, 충남 부여, 충북 수안보, 전북 정읍·고창, 전남 영광 등 15곳이다. 이곳에서는 영광 굴비, 영덕 과메기 등 산지에서 직송해 온 특산물들을 시중가보다 20∼30% 정도 싸게 팔고 있다.‘대관령 원예농업 샐러드바’의 박선영 지점장은 “하루 평균 80∼100여명이 방문하며,130명 넘게 찾아올 때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측은 “이달중 충남 천안·아산시, 제주도 특산물 장터가문을 열고, 지역 축제와 연계된 이벤트도 수시로 펼칠 계획”이라면서 “관광객이 많이 오는 새서울 지하상가에는 ‘세계 풍물 장터’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재희 고금석기자 s123@seoul.co.kr ‘도심 한가운데서 내 고향 장터를 만난다.’ 서울 중구 을지로 지하상가와 새서울 지하상가에 처음으로 선보인 ‘내고향 특산물 장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2일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3일 화천·함양·수안보·부여·양평·정읍·산청·원주·영광·고창·합천·대관령·평창·영덕·하동 등 전국 15개 시·군 특산물 장터를 연 데 이어 이달중 천안·아산시, 제주도 특산물 장터도 문을 열 예정이다. 김준식 상가경영처장은 “개장한 지 1개월도 안 됐지만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여 추가로 입점하려는 지자체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을지로 지하도상가를 국산 농산물을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는 매장으로 특화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곳에 ‘내고향 특산물 장터’를 구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29개 지하도상가를 관리하고 있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비어 있는 도심 지하공간을 농수산물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장터로 활용키로 하고, 입점할 지방자치단체를 모집했다. 그 결과 지난달 화천과 영광, 영덕 등 15개 지자체가 장터를 개설, 각 지역의 특산물을 직송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함께 문을 연 전통문화홍보관은 명장들의 도자기·한복·자개장 등을 선보였다. ●‘향수’ 느끼는 중·장년층에 인기 도심한 가운데 ‘내고향 장터’가 생기자 가장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중·장년층이다.“기왕이면 내고향 상품을 사고 싶은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합천군 농협매장에서 분말청국장(500g)을 1만 5000원에 구입한 박복순(55·여)씨는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는데, 지나다가 고향 특산물을 판다기에 반가워서 들렀다.”며 “다른 매장보다 값이 싼 것 같다.”고 말했다. 을지로 지하상가 내고향 장터의 경우 위치가 사무실 밀집지역인 을지로 일대인 데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2·3호선 을지로 3가역으로 이어지는 지하 통로여서 오고가는 직장인들의 발길도 잦은 편이다. 경기도 양평군청 매장에서 판매를 맡고 있는 안광원씨는 “근처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싸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가 단골 손님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자체나 농협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 매장보다 20∼30%나 더 싸다.”고 말했다. ●‘진짜’ 국산 아니면 ‘퇴출’ 이곳에서 파는 양평군 지재면산 된장·고추장 등 장류는 6000∼1만원대, 충남 부여군의 밤(1㎏)은 5000∼6000원 정도. 한 봉지에 1만∼1만 2000원 정도인 영덕·영해산 과메기와 20마리에 1만∼7만원대인 영광 굴비는 가격도 싸고 진짜 국산이라는 신뢰를 받아 인기를 끌고 있다. 국산만 판매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시설관리공단측은 국산이 아닌 제품을 파는 것으로 적발되면 내고향 장터에서 아예 ‘퇴출’시키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 김진석 상가경영팀 과장은 “단순히 판매 장터라기보다는 각 지방의 특산물과 축제를 홍보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산지 물건이 아닌 제품을 판다면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하지만 아직 자체적인 검증 시스템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소비자나 관련 단체에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문화 체험장, 지역 축제 이벤트도 열려 새서울 지하상가는 서울광장·덕수궁·명동 등 관광지와 백화점, 재래시장, 호텔들과 인접해 있어 관광객들이 왕래가 많다. 이런 특성을 살려 새서울 지하상가의 내고향 장터는 ‘세계 풍물 장터’로 특화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강원 화천군청과 경남 함양군청의 특산물 매장 옆에 ‘세계 풍물 장터’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원주 치악제·효석 문화제·평창강민속축제 등 지역축제와 연계한 이벤트도 진행된다(표 참조). 고로쇠 축제가 열리는 3월에는 양평군·하동군·산청군 매장 등이 참여한 고로쇠 시음행사가 열린다.7월에는 화천군·부여군·수안보농협·원주신림농협 매장에서 삼복행사 및 은어 맛보기 행사도 마련된다. 서재희 고금석기자 s123@seoul.co.kr ■ 대관령 웰빙 샐러드 눈길 을지로 지하상가 대관령 원예농협의 ‘샐러드바’가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진열해 놓고 판매하는 다른 장터들과는 달리 ‘샐러드바’라는 독특한 컨셉트로 매장을 꾸몄기 때문이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치장된 세련된 분위기의 샐러드바지만, 이곳 역시 음식의 재료만은 ‘토종’을 고집하고 있어 젊은 층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한달새 두번이나 들렀다는 이근복(56)씨는 “웰빙이 유행이라는데 이런 곳에서 젊은이들처럼 웰빙 음식을 맛볼 수 있으니 신선하다.”고 말했다. 박선영 지점장은 “산지 물건을 수시로 직송해 들여와 샐러드로 만들어 팔고 있다.”며 “하루 130명 넘게 찾아올 때도 많아 대관령 농협 측에서 아예 체인점 형식으로 지점을 확장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뉴는 10여가지로 그리 많지 않은 편이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단호박, 고구마, 감자 고로케는 2개 1000원, 군고구마는 한개 1000원, 메밀꽃 차, 녹차, 허브차도 1000원이다. 과일, 그린 샐러드 역시 한 접시에 1000원, 햄과 토마토 샐러드는 15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방재훈의 PSAT특강]제시문 독해

    ●문제 다음 제시문에서 추론한 것 중 가장 합당한 진술을 고르시오. 독서는 두 눈으로 시작된다.(중략)성 아우구스티누스도 두 눈을 “세계로 들어가는 출입구”라고 극찬했으며(후에는 저주했지만), 토마스 아퀴나스도 시력을 “지식을 획득하는 감각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이라 했다. 어느 독서가라도 문자들이 시력을 통해 파악된다는 사실만큼은 쉽게 이해한다. 그렇지만 문자들이 분명한 뜻을 지니는 단어로 탈바꿈하는 것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란 말인가? 텍스트를 마주하고 있을 때 우리 내부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눈에 보이는 물체들, 즉 두 눈을 통해 우리 내부의 ‘실험실’에 도착하는 대상 사물이나 문자의 모양, 색깔들을 우리는 어떻게 해서 읽을 수 있게 되는가? 우리가 흔히 독서라고 부르는 행위는 실제로는 어떤 것인가? BC 5세기에 엠페도클레스는 눈을 여신 아프로디테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묘사했는데, 이 여신은 “양피지와 우아한 의상 밑에 불을 가둬 두고서 양피지와 옷 주변으로 깊은 물이 흐르도록 하고 불꽃심만 표면에 나오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후 1세기가 지난 뒤 에피쿠로스는 이 불꽃을 두고 모든 대상물의 표면에서 흘러 나와 우리의 두 눈과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 원자들의 얇은 막이라고 상상했다. 그 흘러드는 모습은 마치 끊임없이 거세지기만 하는 비라고나 할까, 그렇게 해서 대상물이 지닌 모든 특징으로 우리가 흠뻑 젖는다는 것이다. 에피쿠로스의 동시대인인 유클리드는 이와 상반되는 이론을 제안했다. 즉 관찰자의 두 눈에서 관찰 대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빛이 나온다는 주장이었다. 언뜻 보기에 두 이론에는 결코 극복할 수 없는 문제들이 도사리고 있는 듯했다. 예를 들면 첫번째 이론의 경우에는 소위 말하는 ‘삽입(intromission) 이론’ 즉 코끼리나 올림포스 산과 같이 거대한 대상에서 방사하는 원자들의 피막이 어떻게 인간의 눈이라는 작은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일으킨다. 두 번째의 경우는 ‘방출(extromis sion) 이론’이 문제이다. 도대체 우리 눈에서 어떤 빛이 나오기에 밤마다 나타나는 아득한 별까지 단숨에 닿을 수 있단 말인가? 이보다 몇십 년 앞서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또 다른 이론을 제시했다. 그는 관찰 대상의 특징들이 원자의 피막이기보다는 공기를 통해서 (아니면 다른 매체를 통해서) 관찰자의 눈으로 여행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 의해 이해되는 것은, 산을 예로 들면 실제의 치수가 아니라 상대적인 크기와 모양이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의 눈은 마치 카멜레온과 같아서 관찰 대상의 다양한 형태와 색깔을 받아들여 그 정보를 눈이 지닌 이해력을 통해 전지 전능한 내장, 즉 심장, 간, 폐, 쓸개, 혈관을 포함하는 장기의 집합체로 전달함으로써 인간의 모든 동작과 감각을 지배하는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1)인간의 행위와 감각의 전부를 지배하는 것은 다름 아닌 독서를 통해 함양된 이성이라는 사실을 아리스토텔레스는 발견하였다. (2)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사물에 대하여 이해할 때 반드시 실제의 모습과 변형된 모습을 함께 지각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3)유클리드의 ‘삽입이론’과 에피쿠로스의 ‘방출이론’은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제를 지니고 있었다. (4)아우구스티누스는 두 눈에 대하여 일관된 입장을 취하지는 않았으나, 다른 감각에 비하여 시각이 지식을 획득하는 데 보다 효과적이라고 인식하였다. (5)아리스토텔레스는 에피쿠로스의 주장에 대하여 반박하는 이론을 내놓고 있다. ●풀이 및 정답 아리스토텔레스는 관찰 대상의 특징들이 원자의 피막이기보다는 공기를 통해서 (아니면 다른 매체를 통해서) 관찰자의 눈으로 여행한다고 주장했다.‘원자의 피막’은 에피쿠로스의 주장과 관련이 깊다. (1)‘이성’이 아니라 인간의 ‘눈’이다.(2)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 인간이 인식하는 것은 실제의 치수가 아니라 상대적인 크기와 모양이다.(3)이론의 연결이 잘못되어 있으며 피상적으로 고찰할 경우, 극복할 수 없는 문제들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4)다른 감각에 대하여 아우구스티누스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정답은 (5).
  • [고향가는 길] 별미가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고향가는 길] 별미가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맛따라 멋따라 골라서 쉰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귀향·귀경길 답답함을 풀어주는 오아시스다.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기 위해 한번쯤은 들러야 하는 곳. 여행·관광 지도 제공과 교통정보 서비스, 인터넷·팩스, 휴대전화 충전, 휠체어·유모차 대여 등 다양한 무료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기본 서비스가 같다고 ‘맛과 멋’까지 같을까. 자세히 보면 보이지 않는 차이가 있다. 유명 음식점 못지 않은 토속 별미가 있고, 여느 관광지만큼이나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도 많다. 가까운 곳, 아무데서나 쉬어가기에는 아까운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음식은 매년 업그레이드된다. 휴게소들은 매년 휴게소 대항 맛자랑 대회를 열어 새로운 음식을 선보인다. 지난해 11월 열린 대회에서는 호남고속도로 정읍(천안방향) 휴게소가 녹두장군 정식을 선보여 대상을 받았고, 통영대전고속도로의 산청(하남방향)휴게소가 허준 한방라면 정식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토속메뉴 9개가 맛집으로 선정됐다. 휴게소 시설도 고객들이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벽을 허물고 통유리로 교체하는 등 친환경적인 편의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서해바다 위의 섬을 휴게소로 만든 서해안고속도로의 행담도 휴게소와 지리산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88고속도로의 지리산휴게소를 비롯해 금강, 섬진강, 남강 휴게소 등은 겨울 강의 정취를 보며 운전으로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에는 가족단위 귀경객들이 둘러 볼 만한 동물원도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멋있고 맛있는 휴게소도 골라서 쉬어가자. 운전피로야 가라∼. ■ 댓잎 수제비 속시원 두부가스 구수하고 아무리 어머니의 진수성찬이 기다려도 배고픔을 마냥 참고 갈 수는 없다. 갈 길은 먼데…. 금강산도 식후경, 고향가는 길 배가 든든해야 발걸음도 가볍다. 각 휴게소들은 지역 특산물 홍보전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지역 특산메뉴도 꾸준히 개발한다. 지난해 11월, 전국 120여개 휴게소들이 참가한 휴게소 맛자랑대회(한국도로공사 주최)에서 수상한 맛집 9곳의 맛, 어느 휴게소에 더 맛있는 메뉴가 있을까. 호남고속도로 ●정읍(천안방향) 녹두장군 정식 전북 정읍의 특산물인 녹두와 단호박을 가지고 만든 웰빙 정식이다. 동학농민운동의 지도자 녹두장군 전봉준의 이름을 딴 정식으로 최근 새롭게 개발됐다. 씨를 제거한 단호박에 녹두와 찹쌀, 흑쌀과 밤, 대추, 호두, 은행을 넣고 찜통에 쪄 만들었다. 반찬으로 나오는 녹두나물과 녹두전, 청포묵, 청포냉국이 담백한 맛을 더한다. 맛자랑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탔다.6500원.(063)532-2373. ●백양사(천안방향) 댓잎 영양 손수제비 청정지역인 담양에서 자생하는 대나무 잎 가루를 밀가루와 반죽해 수제비로 만들었다. 다시마와 조개·무로 국물을 우려냈으며, 볶은 호박 고명과 새송이 버섯을 올려 양념장과 같이 담아냈다. 대나무 잎은 카페인이 없고 알칼리성이라 많이 먹어도 속쓰림이 없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4000원.(061)394-5177. 영동고속도로 ●평창(강릉방향) 평창보리밥 정식 강원도 청정지역에서 나오는 보리밥에 메밀묵, 건표고, 돌나물을 넣어 고추장과 들기름, 콩기름으로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머리를 맑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는 로즈마리를 추가했다.5000원.(033)334-5100.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하남방향) 허준 한방라면정식 산청지역의 특산물인 한약재와 대표적인 인스턴트 식품인 라면이 만났다. 당귀와 항기, 구기자 등 한방재료로 우려낸 국물에 라면수프를 넣어 끓인다. 곁들여 나오는 밥도 은행과 밤, 대추, 호두, 인삼 등을 넣었다.5000원.(055) 973-5970. ●인삼랜드(통영방향) 인삼약밥철판정식 인삼과 대추, 감초, 은행 등 약재로 우려낸 약물에 밥을 지어 고운 빛깔과 은은한 향내가 배어 있다. 여기에 고추장 소스를 넣은 굴소스와 깻잎, 표고버섯, 구절초, 취나물 등을 철판에 넣어 비벼 먹는다.6000원.(041) 751-2892. ●함양(하남방향) 약두부맥두가스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릴 만큼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함양 콩으로 만든 약두부가 주재료다. 약두부에 전분과 계란, 빵가루를 묻혀 180도의 고온에 튀겼다.5000원.(055) 963-8001. 경부고속도로 ●안성(서울방향) 안성맞춤 어린이 웰빙정식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춘 콩스테이크와 생선가스, 샐러드가 주메뉴. 생선가스의 생선살은 우유에 담가 비린내를 없앤 뒤 튀겨 고소하다. 콩스테이크는 믹서에 간 콩을 어린이들이 먹기 좋게 ‘동그랑땡’으로 만들었다.5000원.(031)611-5793. ●평사(부산방향) 새싹과일 돈가스 경북 경산에서 생산되는 포도와 복숭아, 사과 등 신선한 과일에 돼지고기를 접목시켜 상큼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여기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유채와 다채, 적양상추의 새싹을 넣고 소스를 뿌려 향토의 맛을 느낄 수 있다.6000원.(053)852-8651. 중앙고속도로 ●군위(대구방향) 잔치국수 쑥과 메밀, 홍국, 무표백 등 4색의 수연소면을 장시간 숙성시켜 면발이 부드러우며 쫄깃하다. 여기에 새우살과 계란 지단, 군위 전통재래간장으로 맛을 냈다.3000원.(054)383-6114. 그밖의 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는 대천(서울방향)의 어리굴젓 백반(041-931-6801)과 고창 고인돌(목포방향)의 별미곰탕(063-516-6313). 중부내륙고속도로는 선산(양평방향)의 곶감스테이크(054-482-6011),88고속도로는 지리산(양방향)의 지리산 흑돼지 떡갈비(063-636-2720),남해고속도로는 진영(순천방향)의 철판새우볶음밥(055-342-3959) 등이 있다. ■ 겨울 금강 보고 카~ 다시 한번 점검 카~ 경관이 아름다운 곳에 세워진 휴게소엔 여행길에 잠시 쉬기 위해 들르는 것이 아니라 경치를 보기 위해 작정을 하고 찾는 사람도 많다. 활짝 펼쳐진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한 휴게소도 있고 설산을 감상할 수도 있다. 또 동물원이 있는 휴게소도 있다. 남해고속도로 ●남강(순천방향)은 휴게소 벽을 통유리로 만들어 식사를 하면서 남강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055)582-5470.섬진강(순천방향)도 얼어붙은 섬진강의 겨울 정취에 흠뻑 취할 수 있다. 88고속도로 ●지리산(대구방향) 지리산 자락이 굽이굽이 펼쳐진 해발 500m 고지에 위치해 화창한 날에는 천왕봉까지 볼 수 있다. 준공 기념탑과 야외공원도 볼거리다.(063)636-2720. 경부고속도로 ●금강(부산방향) 금강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휴게소다. 최근 리모델링한 건물이 시원한 통유리로 만들어져 식당과 카페는 물론 화장실에서까지 금강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뉴질랜드산 원목으로 꾸민 복도와 강으로 향한 옥외 테크가 있어 여행객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겨울바람이 차지 않다면 야외 테크에서 차를 마시면 귀향길에 지친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릴 수 있다.(043)731-2233. ●추풍령(상·하행선) 소백산맥 산마루의 해발 548m 높이에 위치해 전망이 좋다. 최근 남부지방에 폭설이 내려 설경이 아름답다. 고속도로를 사이로 마주보고 있는 상행과 하행 휴게소가 구름다리로 연결돼 있다. 부산방향에 있는 휴게소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동물원.750여평 규모의 동물원에는 오색영롱한 인도산 청공작을 비롯해 필리핀 원숭이, 사슴, 금계, 원앙 등 200여마리의 동물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오전 9시 문을 열어 겨울에는 오전 5시 문을 닫는다.(054)430-2000.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상·하행선) 서해바다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어 항상 인파로 넘친다. 국내 최장인 서해대교(7.13㎞)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밤이면 불이 켜지는 서해대교의 야경이 일품이다. 휴게소가 유럽풍 건물로 지어졌으며,2층에 있는 오션파라다이스 카페가 있어 쉼터로는 제격이다.(041)358-0700.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하남방향)의 팔각정에 오르면 위로는 지리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로는 경호강의 전망이 멋있다.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식당은 레스토랑 못지 않다.(055)973-5970) 천안논산고속도로 ●정안(논산방향) 건물 디자인이 현대적이고 시설이 깨끗해 깔끔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건물 자체가 시원한 통유리로 돼 있어 확트인 느낌을 준다. 휴게소 옆 작은 공원에는 장시간 운전에 지친 몸을 풀 수 있는 운동 시설이 있다.(041) 858-0522. 중앙고속도로 ●군위(춘천방향)의 동물농장과 매주 토요일 열리는 실내 라이브무대는 인기가 좋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헬스장도 갖추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평창(강릉방향)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 경관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강원도 지역에 눈이 많이 내려 이번 귀향길에는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남자화장실은 아쿠아리움처럼 어항으로 둘러싸여 있고, 식당 내부에는 미니 초가와 함께 대형 TV가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033)333-6131. ■ 도움말 한국도로공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환경·생명 지리산 ‘로드킬’] 도로는 야생동물의 ‘人工천적’

    [환경·생명 지리산 ‘로드킬’] 도로는 야생동물의 ‘人工천적’

    야생동물에 대한 ‘인간의 폭력’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올가미와 덫 심지어 독극물까지 동원되는 밀렵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반달가슴곰의 뱃속에 고무호스를 집어넣어 쓸개즙을 빼내는 비정한 사건도 발생했다. 로드킬은 이런 경우처럼 ‘의도된 폭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고의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야생동물의 삶과 생태계 단절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길을 내는 데만 급급해온 인간의 무신경이 빚어낸 ‘예견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농경지 이동 등 10월이 피크 서울대 박종화 교수팀의 조사는 지리산 북·서·남쪽의 도로 4곳을 대상으로 내년 7월까지 진행된다.88고속도로(남원∼함양)와 19번 산업국도(남원∼구례),19번 강변국도(구례∼하동), 지리산 국립공원내 천은사∼성삼재 산악구간의 861번 지방도다. 지금까지 파악된 종(種)별 로드킬 실상은 이들 도로의 지형적 특성 및 계절적 요인 등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섬진강을 따라 놓여진 19번 강변국도의 경우 양서·파충류의 로드킬 밀도가 1㎞당 5마리에 달해 다른 도로(0.5∼3마리/㎞)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월별로는 10월이 피크였다. 한달동안 412마리로, 가장 적었던 12월(87마리)의 5배 가량이다. 최태영 선임연구원은 “포유류의 경우 짝짓기 철인 데다 주변 농경지의 추수가 진행되면서 평소보다 이동성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서·파충류도 마찬가지인데,“기온이 떨어지면서 체온 유지를 위해 따뜻한 도로 위에 올라오거나 겨울잠에 들어가기 위해 집단적으로 서식지를 옮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먹이를 구하거나 살 곳을 찾는 등 일상의 활동이 늘 생존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특이한 현상은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의 참사. 전체 76마리 가운데 51마리(67%)가 88고속도로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최 선임연구원은 “총 14종의 법정보호종이 로드킬을 당했는데, 하늘다람쥐와 무산쇠족제비 등 9종류가 오직 88고속도로에서만 일어났다. 원인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면 주변 환경과의 관계와 동물사체의 위 내용물에 대한 분석 등 조사를 더 진행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촘촘한 도로, 대책은 미흡 로드킬은 전국 방방곡곡의 도로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너구리·고라니 등 주요 포유류의 로드킬 숫자는 고속도로에서만 2002년 577마리,2003년 940마리에 이어 지난해엔 1∼9월까지만 1498마리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나머지 국도와 지방도 등은 통계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밀렵으로 살상된 야생동물이 ‘고작’ 957마리인 점을 감안한다면 도로는 어느덧 사람이 만든 최대의 ‘인공(人工) 천적’으로 부상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깔려있는 각종 도로의 총길이는 9만 7253㎞. 남한 면적(10만㎢)을 감안할 경우 1㎢당 1㎞의 도로가 놓여져 있다. 하지만 생태계의 고립화 및 야생동물 이동의 단절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지리산은 기존 도로의 확장공사가 이미 진행 중이고, 고속도로는 현재 전국 각지에서 13개 노선이 신설 예정 혹은 건설 중에 있다. 그럼에도 로드킬 방지 대책은 아직 미흡한 편이다.“경부선 등 8개 노선 고속도로에 생태통로가 14개 설치돼 있지만 13개 신설 노선에서는 48개로 대폭 늘릴 예정”(한국도로공사 환경관리팀 이정안 과장)이라고 한다. 고속도로 총연장이 3000㎞이므로 생태통로는 현재 200㎞마다 한개씩, 추가 설치되더라도 잘해야 100㎞마다 한개꼴로 예상된다.“친환경적 도로 건설에 더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최태영 연구원)는 주장에 당연히 힘이 실릴 법하다. 개수도 중요하지만 생태통로를 건설할 때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도로의 지형적·구간별 특성과 주변 환경 등 요인이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대구지방환경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생태통로가 ▲경관 중시에 따른 위치 부적절 ▲폭이 좁거나 입구가 외부로 노출돼 이동에 부적절하다는 등 생태통로로서의 기능을 살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 최태영 서울대 환경硏 선임연구원 “조사를 시작할 땐 꿈이 원대했지요. 로드킬 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해 야생동물의 참사와 서식지 파괴를 줄이는 데 뭔가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했는데….” 7개월째 지리산에 붙박여 지내온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최태영 선임연구원은 날마다 벌어지는 처참한 광경에 몸서리를 쳐야 했다.“로드킬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던 그의 포부는 점점 늘어가는 야생동물 사체의 숫자에 비례해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속도와 효율, 개발의 상징인 도로의 파괴력에 질려버린 탓이다. “무지막지한 개발 바람을 막을 근본적 처방이 아니고선 (야생동물을 보전할)방법이 도저히 없는 것 같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최 선임연구원도 도로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건 아니다.‘무차별적 건설’이 문제라는 것이다.“물류 등 국가경제에 불가피한 경우 도로를 놓아야겠지만 지금은 너무 막나간다.”고 꼬집었다.“관광철에 차량이 밀린다는 이유로 섬진강 강변도로를 4차로로 확장하려 하고, 휴게소가 적자일 정도로 통행량이 적은 데도 88고속도로를 굳이 확장하려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걱정도 커졌다. 지금도 지리산이 도로로 포위돼 있는데, 확장공사 등으로 인해 “백두대간 줄기로부터 지리산이 고립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로드킬도 문제지만 야생동물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먹이사슬 파괴 등 지리산 생태계 교란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이공계 대학에 200억 지원

    대학의 이공계 교육과정을 산업체 수요에 맞게 개선하는 ‘푸코(FUCO·교육과정 선도대학 지원)’ 프로젝트를 2009년까지 시행한다고 교육인적자원부가 20일 발표했다. 200억원이 들어가는 푸코 프로젝트는 일부 대학의 특정 교육과정에 돈을 집중 지원해 다른 대학이 보고 배워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교육부는 수요자 중심 교육체제 구축에 매년 22억원을 지원하는 것을 비롯, 일반교육과 기초 직업능력 육성에 8억원, 수학·기초과학 능력 향상에 4억원, 이공계 핵심기술 역량 함양에 6억원 등 모두 40억원을 2009년까지 매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20여개 이공계 전공별로 10∼20개 대학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儒林(266)-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儒林(266)-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사기에 나오는 ‘…마침내 진나라 시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전국시대에는 온천하가 다투었던 시대이니 이로 인해 유술(儒術)은 이미 사라져버린 셈이었다.’라는 구절은 이른바 천하통일을 한 진나라의 시황제가 저지른 ‘분서갱유(焚書坑儒)’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 사건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기원전 222년 제나라를 끝으로 6국을 평정하고 전국시대를 마감한 시황제는 주왕조 때의 봉건제도를 폐지하고 사상처음으로 중앙집권제를 채택하였다. 그리하여 중앙집권제인 군현제를 실시한 지 8년째 되던 해 BC 213년, 시황제가 베푼 함양궁(咸陽宮)의 잔치에서 순우월(淳于越)이란 박사가 ‘현행 군현제도 하에서는 황실의 무궁한 안녕을 기하기가 어렵다.’고 봉건제도로 환원할 것을 진언하였다. 시황제가 신하들에게 순우월의 의견에 대해 가부를 묻자 중앙집권제의 입안자인 승상 이사(李斯)가 대답하였다. “봉건시대에는 제후들 간의 침략전이 그치지 않아 천하가 어지러웠으나 이제는 통일되어 안정을 찾았사오며 법령도 모두 한곳에서 발령(發令)되고 있습니다. 하오나 옛 책을 배운 선비 중에는 그것만을 옳게 여겨 새로운 법령이나 정책에 대해 비난하는 선비들이 있습니다. 하오니 차제에 그런 선비들을 엄단하심과 더불어 아울러 백성들에게 꼭 필요한 의약(醫藥), 복서(卜筮), 종수(種樹:농업)에 관한 책과 진나라 역사서 외에는 모두 수거하여 불태워 없애소서.” 시황제가 이사의 진언을 받아들여 관청에 제출된 무수한 책들을 속속 불태웠는데, 이 일을 가리켜 ‘분서(焚書)’라 한다. 당시는 종이가 발명되기 전이었으므로 책은 모두 글자를 적은 댓조각을 엮어서 만든 죽간(竹簡)이었다. 그래서 한번 잃으면 복원할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이었다. 또한 이듬해 아방궁(阿房宮)이 완성되자 시황제는 불로장수의 신선술법을 닦는 방사(方士)들을 불러들여 후대했다. 그들 중에는 특히 노생(盧生)을 신임하였으나 그는 많은 재물을 사취한 후 시황제의 부덕을 비난하면서 종적을 감추어버렸다. 시황제는 크게 진노하였는데, 이번에는 시중에 염탐꾼을 감독하는 관리들로부터 ‘황제를 비방하는 선비들을 잡아가뒀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노여움이 극도에 달한 시황제는 엄중히 심문한 끝에 460명의 유생들을 산 채로 구덩이에 파묻어 죽였는데, 이 일을 가리켜 ‘갱유(坑儒)’라 하였던 것이다. ‘책을 불사르고 선비를 산 채로 구덩이에 파묻어 죽인다.’는 ‘분서갱유’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 말. 이로 인해 사기에 기록된 대로 유술은 이미 사라져버린 셈이었던 것이다. 만약 맹인이었던 자하가 논어를 저술하지 않았더라면 공자의 사상은 이처럼 불타고 생매장되어버림으로써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행히 공자의 고향이었던 노나라와 제나라에서는 유학자가 그치지 않았고, 마침내 공자의 사후 100년 후에 태어난 유교의 중시조라고 할 수 있는 ‘맹자(孟子)’에게 바통터치를 함으로써 비로소 공자의 유가사상은 공맹사상으로 계승발전 될 수 있었는데, 만약 맹인 자하가 없었더라면 유교의 파도는 맹자에까지 이르지 못하였을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맹인 자하와 더불어 또 한 사람의 일등공신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증삼(曾參)으로 자는 자여(子輿)라 불린 제자이다. 그는 노나라사람으로 공자보다 46세가 아래로 자하와 더불어 막내제자였는데, 따라서 맹인 자하와 증삼은 흔히 공자의 사상을 전파한 두 사람의 쌍두마차라고 불리고 있다.
  • 서울광장 지하보도에 특산물매장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사장 김순직)은 다음달 1일 시청 앞 서울광장 아래 ‘새서울 지하보도’에 지방특산물 판매코너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새서울 지하보도와 이어지는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을지로3가 연결 지하보도에 들어서는 판매코너에는 강원도 화천군, 경남 함양군, 경기도 양평군, 전북 정읍시, 전남 영광군 등 전국 9개 시·군청과 충북 수안보, 강원도 원주·대관령, 경북 영덕·영해 등 모두 7개 농협이 참여한다. 시는 개장에 앞서 오는 16일까지 지방특산물 판매코너를 상징할 수 있는 이름을 공모한다.e-메일(jameschae@office.sisul.or.kr)로 응모하면 채택될 경우 백화점상품권과 지방특산물 등 상품이 주어진다. 문의는 (02)2290-7281.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Doctor & Disease] 연세대의대 의료법윤리학과 이경환교수

    [Doctor & Disease] 연세대의대 의료법윤리학과 이경환교수

    “성직자, 법률가와 더불어 의료인은 어렵고도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전문직 종사자들로, 이들은 엄정한 법의식과 윤리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타인이 이 분야에 간섭하기 어려워 이들이 엄정한 법의식과 윤리의식을 갖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들도 이들에게는 더 엄격한 윤리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입니다.” ●국내 첫 법조인 출신 의대교수 연세대의대 의료법윤리학과 이경환(48) 교수. 그는 보건학 박사로 의대에 몸담고 있지만 또한 올곧은 변호사로 명망을 얻은 법률가이기도 하다. 사법시험(27회)에 합격해 줄곧 변호사로 활동해 오다 2000년 이 대학 외래교수로 발을 디딘 게 ‘빌미’가 돼 법조인으로는 국내에서 처음 의대 교수가 된 그다. 그런가 하면 신년 벽두, 이 대학 의대 예비졸업생들은 ‘존경’과 ‘신뢰’의 의미가 담긴 ‘올해의 교수상(像)’ 수상자 2명 중 한 명으로 이론없이 그를 지명했다. 그를 만나 의료인의 윤리의식과 법의식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먼저, 우리 의료인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의료 발전과 국민건강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점을 전제로, 이들의 윤리의식을 평가해 달라. -비교적 윤리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과잉진료나 진료비 과다청구 같은 물의가 없지 않았고, 이게 국민의 지탄을 받기도 했지만 의도성이 개입된 경우가 많다고는 보지 않는다. 또 의도가 있었다고 해도 문제의 심각성을 미처 몰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생명과 신체를 다루는 의료인들도 더욱 엄정한 윤리의식을 가져야 하며, 결코 영리나 개인 또는 집단의 이해에 매몰되서는 안 된다. 그런 욕심과 유혹에서 자유로울 때 비로소 진정한 의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환자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물신적 행태가 지나친 ‘양심없는 의료인’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들의 부도덕한 행위가 의료 불신을 낳기도 하는데…. -어느 집단이건 어물전 망신시키는 꼴뚜기류가 있다. 그러나 의료인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욕심이 지나친 면이 있다. 고백하건대, 나 역시 법조인이지만 법조인을 대하는 국민의 불신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변호사 수임계약 때의 사례약정을 두고도 ‘별로 일 안하고 돈 많이 받는 불평등계약’이라고 하지 않나. 거기에 비하면 의료인은 나은 편이다. 그러나 불신의 요소가 적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의료는 생명·신체와 관련이 있고 이는 바로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점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의료분쟁때 13%만이 조정위 중재 동의 이 박사는 법조계에서의 경험을 근거로 이런 고언도 내놨다.“대부분의 의사들이 환자가 응급 상황일 때는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재판과 연결돼 진단서나 감정서, 사실조회를 할 때면 미묘하게 입장이 바뀌기도 하고, 또 윤리성을 놓치는 경우도 종종 봐왔습니다. 이성으로 말해야 하는 의사가 이성 대신 본능에 이끌리는 경우일 겁니다. 최근 의료분쟁과 관련된 판결을 보면 법원이 의사들의 감정을 덜 신뢰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전적으로 의료인들이 자초한 결과라고 봐야 합니다. 실제로 환경분쟁의 경우 조정위의 중재안에 이해당사자 80%가 동의하는 반면 의료분쟁은 고작 13%가 동의할 뿐입니다. 이게 무엇을 말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점이 국민들이 걱정하는 ‘의료인들의 집단이기주의’이기도 할 텐데, 이런 관점에서 의료인들이 가진 문제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의료인들은 가끔 자신들이 가진 전문지식이나 관행이 사회적으로 일반성을 가졌다고 여기는데, 그렇지 않다.‘보라매병원’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 의료계의 관행은 더러 생명과 관련한 한계상황을 가정하기도 해 그걸 판단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 아닌가. 이 문제는 결국 윤리적·법적 소양의 문제로, 의대에서부터 교육을 통해 함양해야 할 것이다. 윤리성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의료인들이 가져야 하는 법적 소양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법은 정신이고 흐름이다. 법적 문제와 관련, 간혹 의료인들이 법조문만을 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더 중요한 것은 법의 취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크게 봐 의료인들이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수용해야 개선과 발전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대고 ‘이해할 수 없다.’고 항변만 해대면 결국 불법, 불합리가 되풀이될 뿐이다. 의료인들의 일반적인 법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이해가 되는데…. -그렇다.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 중에도 남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하거나 주변의 조언에 귀를 닫는 사람이 많다. 대체로 울타리가 높고 폐쇄적이다. 의료인들의 일반적인 법의식만 봐도 그렇다. 특정 의료인의 과실에 대해 의사단체 등에서 직접 이를 검증, 판정하곤 하는데, 이게 사회적 공감을 못얻는 경향이 없지 않다. 집단적인 이해가 작용했다는 불신 때문이다. ●예비졸업생들이 뽑은 ‘올해의 교수’에 ▶의료인들이 현장에서 마주치는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특히 ‘현실’과 ‘이상’이 상충하는 상황에서 의료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옳은가. -10대 청소년이 낙태를 위해 병원을 찾은 경우가 아마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정말 어려운 문제다. 결국 범법 여부를 떠나 의사가 양심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 아니겠는가. 수술을 하면 생명을 유린하고 법을 어기게 되는 반면, 놔두면 미혼모와 양육되지 못할 생명이 태어나게 된다. 결국 상황윤리가 적용되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여겨진다. 의료분쟁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의사나 병원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고 여긴다. 이에 대한 견해를 들려 달라. -법적 시각에서 봤을 때,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일반적 소송원리 즉, 환자에 대한 설명과실이나 입증책임 부분에서는 의사들에게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한다. 그러나 판결에 결정적인 증거의 대부분을 의사들이 독점적으로 가져 일반인들이 이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예컨대 법원이 의사단체에 특정 의료행위나 그 과정에 대해 감정이나 사실 조회를 요구할 때도 많은 경우 ‘팔이 안으로 굽는’ 식의 답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집단이해 작용” 의료과실 불신 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 게 옳겠는가. -의료분쟁의 옳은 해결을 위해서는 의료인들이 사회적 정당성과 윤리의식을 갖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 교단에서 느끼는 젊은 의대생들의 윤리의식과 소양은 어떤가. -세태가 그래선지 안타깝게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지식 습득이나 사는 일에는 관심이 많은데, 의료인이 갖춰야 할 소명의식이나 봉사, 희생같은 개념에는 관심이 적어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선양이 절실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 박사는 “얘기를 하다 보니 의료인들의 문제만 들춘 것 같다.”며 “우리 주변의 대다수 의료인들이 보여준 숭고한 자기 희생과 의학발전을 위한 노력을 폄훼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이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의사들은 아직도 소위 ‘잘 나가는 부류’이고, 그들은 생명을 다루는 전문가들입니다. 그런 만큼 사회적 책임의 중량도 무겁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의료인들에게 요구하는 윤리의식은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모든 의료인들이 이해했으면 합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이경환 박사 ▲서울대법대▲제27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17기 수료(변호사)▲연세대보건대학원(박사)▲독립기념관 고문변호사▲단국대 부속병원(천안) 고문변호사▲천안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대한변협 환경위원회 위원▲대한의협 중앙윤리위 교육분과 위원.
  • [스포츠라운지] 사재털어 선수단운영 차경만 전 LG씨름단 감독

    [스포츠라운지] 사재털어 선수단운영 차경만 전 LG씨름단 감독

    지난해 12월28일 경기도 구리시의 한 라이브 카페에서 전 LG씨름단의 고별 망년회가 열렸다. 차경만 전 감독의 지인들이 십시일반으로 어렵게 마련해준 자리였다. 차 감독은 이날 이기수 코치의 멋들어진 색소폰 연주와 ‘영원한 소년장사’ 백승일의 드럼 반주에 맞춰 18번인 나훈아의 무시로를 구성지게 불러 제꼈다. 행여 선수들이 볼까봐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눈가는 촉촉히 젖어 있었다. 노래를 마친 차 감독은 어깨가 축 처진 선수들이 웅크리고 있는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어깨를 두드렸다.14명의 덩치 큰 아이들을 다독이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전 LG씨름단의 2004년은 저물어 갔다. 차감독의 아마시절은 화려했다. 진주상고 때는 1년 후배 최욱진과 함께 홍현욱-이봉걸이 버티고 있는 ‘절대 강자’ 대구 영신고를 잇달아 제압했다. 경상대에 진학해서도 명성을 이어갔지만 민속씨름판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 채 84년부터 경남 의령중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선생님’을 천직으로 생각했던 차 감독이 모래판으로 돌아온 것은 1990년.LG씨름단 코치로 고향 진주를 떠났다. ●씨름인생 30년 중 가장 쓰라렸던 2004년 전재성, 이준희 감독 밑에서 코치만 11년을 했다. 민속씨름 최장기 기록이다. 이 감독과 함께 임종구 박광덕 김경수 김영현 등 굵직한 스타를 배출했고,2002년부터는 신창건설로 자리를 옮긴 이 감독의 뒤를 이어 LG 사령탑을 맡았다. 이후 3년 동안 37승을 올리며 탄탄대로에 들어섰으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신세대 골리앗’ 최홍만이 설날, 함양대회 백두급을 석권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고,2년 넘게 침묵을 지키던 백승일도 LG에 보금자리를 틀며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LG카드 부실 여파는 소속사인 LG투자증권의 매각으로 이어졌고,“눈앞이 깜깜할 정도”로 참혹한 씨름단 해체라는 쓰라린 현실로 다가왔다.LG그룹을 설득하고, 단식 농성도 하고, 인수 기업을 찾기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녔지만 허사였다. ●“최홍만 K­1서 잘하길 바랄 뿐” 최홍만의 이종격투기 진출은 그를 더욱 휘청거리게 했다. 처음에는 분노로 몸서리쳤다는 차 감독은 “자신의 길을 정했으니 잘 하기를 바랄 뿐”이라며 “적응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4일 새해 첫 훈련을 시작했다. 여느 때라면 전지 훈련 계획을 짜느라 여념이 없을 시간. 그러나 최근에는 본업에서 벗어난 나날의 연속이다. 선수단 잠자리, 먹을거리 걱정에다 인수 기업까지 찾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몸무게가 5㎏이나 빠졌다.“둥지 잃은 선수 14명의 눈망울을 생각하면 잠시도 쉴 틈이 없다.”는 그는 운영 자금이 부족할 때마다 지갑을 턴다.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감독으로서 당연한 일 아니냐는 반문이다. ●다시 시작하는 씨름 인생 을유년 가장 큰 소망은 하루 빨리 인수 기업을 찾아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씨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는 “또 하나 작은 욕심을 부리자면, 선수들과 함께 지리산 정상에서 해돋이를 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가을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천왕봉에서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채 가졌던 벅찬 감동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서다. 차 감독은 “씨름을 시작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이제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라면서 “선수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뭉쳐 있기 때문에 모래판에서 포효할 기회를 반드시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차경만은… ▲ 1959년 6월17일 경남 진주 출생 ▲ 175㎝ 92㎏ ▲ 진주봉원초-진주남중-진주상고-경상대 ▲ 부인 이희숙(42)씨와 현성(18) 현욱(15) 등 2남 ▲ 씨름 입문 72년(중 1때) ▲ 진주상고 코치(83) 경남 의령중 교사(84∼85) 진주남중 교사(86∼89) LG코치(90∼01) LG감독(02∼04.12) ▲ 전국체전 고등부 단체 우승(78) 전국체전 대학부 단체 우승(81) 최강단 3연패(01∼03)등 프로 감독 통산 37승(역대 4위) ■ 모래판 달군 명장들 민속씨름 22년 역사를 수놓은 지도자는 모두 26명이다. 이 가운데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사람은 황경수(사진 왼쪽) 감독.‘씨름의 황제’ 이만기를 발굴, 불멸의 모래판 스타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경남대 코치를 거쳐 1985년 현대 코끼리씨름단 창단 감독을 맡았고,10년 동안 96승을 거뒀다. 이후 4년여 동안 6개팀(상비군 2차례 포함) 감독을 번갈아 가며 13승을 보태, 역대 최다승(109승) 타이틀을 갖고 있다.2000년 지한건설 창단 감독으로 부임하며 지도자로서 사상 최초 연봉 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 뒤를 바짝 좇고 있는 주자는 ‘모래판의 신사’ 이준희(오른쪽) 신창 감독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최고의 감독. 이만기 이봉걸과 자웅을 겨루다 87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일양약품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93년 LG 사령탑에 올랐다.LG에서 75승, 신창에서 26승을 낚으며 통산 101승을 거둬 최다승 기록 경신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속씨름 선수로, 그리고 감독으로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 민속씨름 초대 태백장사를 지낸 박진태 감독이 96년부터 6년 동안 현대를 맡아 통산 56승으로 역대 랭킹 3위에 올라 있고,4위는 37승을 올린 차경만 전 LG 감독이다. 유명을 달리한 사람도 있다.60∼70년대 모래판을 주름 잡았고, 민속씨름 출범과 함께 경남대를 이끌고 출전, 이만기를 천하장사 반열에 올려놨던 김성률 감독은 지난해 56세의 젊은 나이로 타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加대사 부인 안산영어마을 특강

    加대사 부인 안산영어마을 특강

    주한 영어권 국가 대사 부인들이 경기도 영어마을 강사로 나섰다. 캐럴린 라 브라시 주한 캐나다 대사 부인은 4일 오전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에서 ‘나눔과 봉사정신’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날 강의는 경기도 영어마을의 ‘방학집중프로그램’중 하나인 ‘세계문화특강’으로 남아공, 뉴질랜드, 호주, 영국 등 대사 부인이나 대사관 주요 관계자들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들은 자국 문화 홍보와 함께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의식 및 봉사정신 함양과 관련된 강의를 하게된다. 브라시 부인은 이날 강의를 통해 캐나다국제개발기구에 몸담고 있을 당시 개발도상국 봉사활동 경험을 중심으로 빈곤·기아·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국가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및 봉사 방법 등을 소개하고 우리 한국 청소년들도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캐나다 대사관을 비롯한 각국 대사관측은 강의료를 (재)경기도영어문화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유니세프를 통해 지진해일로 피해를 입은 동남아시아 구호기금으로 내놓기로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고] 2005년 서울신문 주요사업

    새 감각 바른언론을 지향하는 서울신문이 2005년을 맞아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겠습니다. 지난해 역사적인 창간 100주년 기념사업 등에 이어 올해는 더욱 다양한 공익 문화사업을 통해 독자 여러분과 만나게 됩니다. ● 공무원·자격시험 강연회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현실 속에서 공무원 시험, 공인중개사, 교원임용시험 등 정부부처 및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다양한 고급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강연회를 연중 개최합니다. ● 옴부즈만 대상 전국 일선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고충민원 처리 운영실태가 탁월한 기관을 매년 발굴, 시상하는 ‘옴부즈만 대상’을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공동으로 개최합니다. 시·군·구 및 교육청, 특별지방행정기관, 정부투자기관을 대상으로 제도개선 및 특수시책, 집단·사이버 민원처리 실태 등을 심사하며 수상기관에 대해서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의 표창과 상패가 수여됩니다. ● 아이치 EXPO 참관단 모집 ‘한·일공동방문의 해’와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양국간의 우호를 증진시키고 양국국민들이 서로를 더욱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오는 3월부터 9월까지 일본 아이치현 EXPO 참관단을 모집합니다.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 마라톤의 진흥과 발전을 위해 공직자와 시민이 함께하는 마라톤 축제를 오는 5월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개최합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아 국내 대형 마라톤대회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하프·10km·5km 3개코스로 열립니다. ● 교정대상 재소자의 교정교화 업무에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교정공무원 및 사회일반인을 발굴 표창함으로써 그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제23회 교정대상 시상식이 5월에 개최됩니다. ● 국군모범용사 초대 1964년부터 42년째 매년 6·25를 전후하여 우리 국토의 전후방에서 조국수호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육·해·공군 중에서 선발된 모범용사 60명과 그 배우자를 초청하여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언론사 최고의 행사입니다. ● 청소년 음악회 여름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과 음악체험을 통한 현장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적인 음악회입니다. ● 국토사랑 글짓기 대회 우리의 미래를 가꿔나갈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삶의 터전인 국토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갖도록 하기 위한 글짓기 대회를 국토연구원과 공동으로 10월에 개최합니다. ● 가을밤콘서트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가는 가을밤콘서트가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가족음악회로서 클래식과 팝이 조화를 이루어 깊어가는 가을밤의 추억을 선사할 것입니다. ● 서울현대도예공모전 한국 현대도예의 모색과 탐구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최고 권위의 도예 단일공모전인 제25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을 가을에 개최합니다. ● 농어촌 청소년 대상 제25회 농어촌청소년대상은 우리 농어촌 미래의 젊은 역군을 발굴, 후계자로서의 긍지와 사명감을 북돋워주고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하여 마련된 농어민 최고 권위의 상입니다.
  • [이승일의 PSAT 특강]언어영역

    ●문제 다음 글을 읽고 이해한 것으로 옳지 못한 것을 (보기)에서 모두 고르시오. 비정규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생활과 그 규모의 확산은 이 사회로 하여금 엄청난 규모의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도록 할 것이고, 결국은 이 사회의 건강을 훼손하게 될 것이다. 미시적으로는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안정적인 노동조건을 보장하는 기업에 패널티를 부과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사회와 노동자 개개인에게 전가하는 악성기업들에 특혜를 제공하는 셈이 된다. 따라서 정부는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일변도의 정책을 철회하고, 일정한 수준의 규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 규제는 노동시장에서 노동자의 제반 권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특히 비정규 고용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그리고 기존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차별적인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법·제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한편으로는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발생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비정규 노동자에게 배정된 특정한 업무영역의 보상수준을 정규 노동자에게 배정된 여타 업무영역의 보상수준보다 낮게 책정하는 것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21세기 한국노동운동의 현실과 전망(2002),p,154∼155, 이주희 엮음, 한울아카데미) (보기) ㄱ-비정규 노동자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사회 전체적으로 고비용 발생이라는 문제점이 야기되고 기업들은 노동자에 대한 인사관리와 관련하여 인과응보의 정당한 결과를 얻게 된다. ㄴ-필자는 비정규 노동자의 부당한 대우를 철폐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에 대하여 취해 온 지금까지의 규제 중심의 정부의 정책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ㄷ-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구체화하기 위한 합리적 기준을 설정하여 노동시장에 원칙적으로 적용하면 비정규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모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ㄹ-비정규 노동자 문제에 대한 해결은 법률에 의한 것보다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윤리성 함양을 통한 방법이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1)ㄱ,ㄷ (2)ㄱ,ㄷ,ㄹ (3)ㄱ,ㄴ,ㄷ,ㄹ (4)ㄴ,ㄷ,ㄹ (5)ㄴ,ㄹ ●풀이 및 정답 ㄱ-‘미시적으로는∼악성기업들에 특혜를 제공하는 셈이 된다.’ ㄴ-‘정부는∼정책을 철회하고’ ㄷ-‘다른 한편으로는∼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ㄹ-‘법·제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정답은 (3). ------------------- ●문제 제시문의 논리로 보아 홉스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진술을 고르시오. 홉스는 정신적 실체로서의 자아란 존재하지 않으며 자신이 자기의 원인이 되는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우리의 사유 안에 생겨나는 지각들의 모든 원인은 외부에 존재하는 물체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러므로 외부의 물체에 의해 생겨나는 지각의 다발이 정신이라면 정신이란 단순히 운동하는 하나의 물체에 불과하다고 주장할 수밖에 없다.(중략) 홉스는 갈릴레오를 따라 세계를 구성하는 물체란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하는 것처럼 정지를 자연적 상태로 하지 않으며 항상 운동 상태에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정지 또한 반대되는 운동과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운동의 한 형태로 이해하고 있다. 홉스가 말하는 운동이란 위치의 이동(local motion)으로서 “하나의 장소의 연속적인 포기와 한 장소의 연속적인 취득”으로 정의된다. 모든 물체는 그 자체에 아무런 운동의 원인을 지니고 있지 않기에 물체의 모든 변화와 운동은 다른 물체의 운동에 의한 우유성(偶有性·accident)의 생성과 소멸로 인해 일어난다. 이때 우유성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능동자(agent)이고 우유성의 변화를 겪는 것이 수동자(patient)인데 수동자의 우유성의 변화를 결과(effect)라고 하고 변화를 일으키는 능동자의 우유성을 능동인(能動因·efficient cause)이라고 말한다. 바로 이같이 연속적으로 운동하는 물체들만이 유일한 실재라는 유물론적이며 기계론적인 세계관이 바로 홉스의 세계관이다.(자연과학에서 문예비평으로(1999),p.80~82, 이태하 지음, 프레스리) (1)인간 행위를 포함하는 자연계의 모든 현상은 인과 계열을 쫓아 필연적으로 발생하며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2)철학이란 인간에게 실질적인 유용성을 줄 수 있는 운동의 발생적 원인을 밝히는 추상적인 인식활동의 산물이다. (3)인간이 이 세상에서 획득하는 지식의 일부분은 경험으로부터 유래하기도 한다. (4)‘정지’라고 하는 상태는 ‘운동’이라는 상태와는 완전히 상반되므로 둘 사이에는 어떠한 공통점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5)인간은 외부의 자극이나 영향을 받지 않고도 독자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고도의 사고능력을 소유하며 살아간다. ●풀이 및 정답 (1)‘물체의 모든 변화와 운동은 다른 물체의 운동에 의한 우유성偶有性·accident)의 생성과 소멸로 인해 일어난다.’정답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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