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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21시간 가족돌봄… 우울감에 갇힌 청년

    주21시간 가족돌봄… 우울감에 갇힌 청년

    “저도 신경 써야 하는데 누군가 한 사람을 더 계속 신경 써야 해요. 1인분이 아닌 2인분의 삶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요.” 조모(30)씨는 가족돌봄이란 짐을 지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친구가 부럽다. 자신은 1000만원에 달한 간병비와 병수발 걱정을 하는데, 학업·취업 준비에 열중하며 1인분의 삶을 사는 또래를 만나면 괴리감에 우울해진다. ●“장애·아픈 가족… 2인분의 삶 버거워” 보건복지부가 26일 발표한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렇게 질병을 앓거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가족돌봄청년’이 일주일 동안 돌봄에 쏟는 시간은 평균 21.6시간에 달했다. 삶의 만족도는 일반 청년의 절반 수준도 안 되며, 우울감은 7배 높았다. 13~34세 청년 4만 3832명을 설문조사하고, 이 중 가족돌봄청년으로 확인된 810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다. 경제적·심리적으로 매우 위험한 수준이라는 막연한 우려에도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현황 조사는 그간 전무했다. 2021년 20대 청년이 간병 부담에 아픈 아버지를 내버려 둬 숨지게 한 ‘간병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가족돌봄청년 문제에 우리 사회가 주목했기 때문이다. ●정부 첫 실태조사… 우울감 7배 높아 가족돌봄청년 중 ‘주돌봄자’(가족 중 가장 많이 돌보고 돌봄 상황을 책임진 사람)는 주당 평균 32.8시간을 돌봄에 할애했다. 돌봄 기간은 평균 4년(46.1개월, 주돌봄자 54.7개월)에 달했다. 가사(68.6%), 함께 시간 보내기(63.7%), 병원 동행·약 챙기기(52.6%), 옷 갈아입히기·세안과 목욕 돕기·용변 보조·자세 바꿔 주기·식사 돕기(39.1%), 이동 돕기(38.4%) 등을 했다. 주로 할머니(39.1%), 형제자매(25.5 %), 어머니(24.3%), 아버지(22.0%), 할아버지(22.0%)를 돌봤고, 돌봄가족의 건강 상태는 중증질환이 2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장애인(24.2%), 정신질환(21.4%), 장기요양 인정 등급(19.4%), 치매(11.7%) 순이었다. 이들은 일반 청년보다 우울감이 높았다.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2.2%로 일반 청년(10.0%)보다 2배 많았고, 주돌봄자는 3명 중 1명(32.9%)이 같은 응답을 했다. 우울감 유병률은 61.5%, 주돌봄자 청년은 70.9%에 달했다. 일반 청년(8.5%)의 7~8배다. 36.7%는 미래 계획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고, 주돌봄자의 경우 그 비율이 46.8%로 올라갔다. 치매 할머니를 돌보는 박모(24)씨는 “할머니가 치매로 이상행동을 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다”며 “무기력해지고 우울할 때마다 ‘다시 긍정적인 나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픈 어머니를 돌보다 자퇴까지 했다는 임모(32)씨는 “엄마 병원에 있는데 친구가 전화 와서 혹시 수업 듣기 어려우면 빈자리에 자신이 수강신청해도 되겠냐고 물었다”며 “그때 나는 친구들과 가는 길이 다르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돌봄 부담을 떠안은 청년은 학업이나 진로 탐색 기회가 줄고, 취업 준비를 하기도 어려워 결국 전 생애가 취약해지는 빈곤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주민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었지만, 10명 중 4명은 복지 지원(40.7%)이나 돌봄서비스(47.3%)를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었다. 복지부는 상반기 중 가족돌봄청년 맞춤형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 한미 정상 부부 친교의 시간… 바이든, 尹 대통령에 ‘제로콜라’ 권하기도

    한미 정상 부부 친교의 시간… 바이든, 尹 대통령에 ‘제로콜라’ 권하기도

    한미 정상 부부, 백악관 관저서 친교시간 90분한국전참전용사 기념공원 부부 동반 방문·헌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부터 26일까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부부와 친교의 시간부터 만찬까지 최소 3번 이상 만나며 친밀함을 과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 관저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첫 대면을 한 뒤 부부 동반으로 한국전참전용사 기념공원에 헌화했다. 양국 정상이 함께 공원 내 ‘추모의벽’을 방문한 건 처음이며, 한국전참전기념비 헌화는 1995년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28년만이다.양국 정상은 25일 오후 백악관 관저에서 예정된 친교 시간을 30분 이상 넘겨 약 1시간 30분 동안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후 내부 공간을 직접 안내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인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하고, 발코니에서 워싱턴 주변 전경을 감상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고 적었다. 양 정상 부부는 상호 관심사와 양국 간 인적·문화적 교류, 국정 철학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귀한 손님을 소중한 공간에 초청하게 돼서 기쁘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 부부가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포함해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알게 돼 친밀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방한하면 (한남동) 관저에 초청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미 정상 부부는 서로에게 정성이 담긴 선물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윤 대통령 부부에게 소형 탁자와 화병 등 국빈 선물과 개별 선물을 전달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탁자는 한국의 전통 소반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마호가니 나무에 백악관 나무로 무늬를 새긴 것이 특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야구 애호가인 윤 대통령에게 개별 선물로 미 야구구단 ‘필라델피아 필리스’ 로고가 새겨진 빈티지 야구 수집품을 담은 상자를 전달했다. 상자에는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배트, 야구 글러브, 공인구 등이 담겼다.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에게 한국계 미국인이 디자인한 파란 사파이어 3개가 박힌 목걸이를 선물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바이든 부부에게 자개가 장식된 달항아리를 국빈 선물로 답례했다. 개별 선물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은 자리끼, 바이든 여사에게 보석이 장식된 족도리를 전달했다. 정상 간 대화에서는 가벼운 소재의 환담도 이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야규 애호가인 윤 대통령에게 자신이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을 그만둘 무렵, 압도적인 투구 실력을 가진 공화당 의원이 던진 공을 친 일화를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손자·손녀는 할아버지가 무슨 정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타구 하나로 ‘멋진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다과를 함께하다가 주스를 마시려는 윤 대통령에게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에 있다”면서 제로콜라를 권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장면을 소개하면서 “한동안 미소가 오갔다”며 “김 여사에 선물한 목걸이는 여사의 탄생석(사파이어)이 장식돼있다. 취향을 깊숙하게 파악해두는 세심한 정성을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정상 부부는 이후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기념비에 헌화하고 한국전쟁 전사자 4만 3808명(미군 3만 6634명·한국인 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추모의벽을 둘러봤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기념공원에도 먼저 도착해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곳에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전투 과정에서 실종된 뒤 최근에서야 신원이 확인돼 유족들에게 인계된 루터 스토리 상병의 유가족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미국 청년들의 숭고한 희생에 마음이 숙연해진다”며 “이분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 내외가 함께 첫 외부 행사로 추모의벽 방문을 고른 것은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 [포토] ‘선물 교환하는’ 한미 정상

    [포토] ‘선물 교환하는’ 한미 정상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국빈 방미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관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첫 대면하고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밤 워싱턴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같이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늦은 오후 백악관 관저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다음, 내부 공간을 직접 안내했다. 거주 공간이기도 한 관저로 초대, 국빈인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환대와 정성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 부부는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했으며 발코니에서 워싱턴 주변 전경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 정상 부부는 상호 관심사, 양국 인적·문화적 교류, 국정 철학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며 “국빈으로 오신 귀한 손님을 소중한 공간에 초청하게 돼 기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환대에 사의를 표한 뒤 “오늘 한미 정상 두 부부가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포함해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더 친밀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함께 방한하면 (한남동) 관저에 초청하고 싶다”는 인사를 전했다. 한미 정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선물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소형 탁자와 화병, 목걸이를 선물했다. 백악관은 별도 발표자료에서 이 소형 탁자가 마호가니 나무에 역사가 오래된 백악관 나무로 무늬를 새긴 것으로, 한국 전통 소반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빈 방문을 기념하는 황동 명판과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가 종이로 만든 무궁화와 장미꽃을 담은 화병도 포함됐다.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에게 한국계 미국인이 디자인한 파란 사파이어 3개가 박힌 목걸이를 선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야구애호가인 윤 대통령을 위해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배트와 야구 글로브, 야구공으로 구성된 빈티지 야구 수집품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출신인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상원의원을 그만둘 무렵, 압도적인 투구 실력의 공화당 의원이 던진 공을 자신이 친 일화를 꺼내며 “손자·손녀는 할아버지가 무슨 정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타구 하나로 ‘멋진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달항아리와 쪽두리, 은주전자 등을 선물로 전달했다.
  • ‘2인분의 삶’ 주당 21.6시간 돌봄에 미래 잡힌 청년

    ‘2인분의 삶’ 주당 21.6시간 돌봄에 미래 잡힌 청년

    “저도 신경써야 하는데 누군가 한 사람을 더 계속 신경써야 해요. 1인분이 아닌 2인분의 삶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요.” 조모(30)씨는 가족돌봄이란 짐을 지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친구들이 부럽다. 자신은 1000만원에 달한 간병비와 병수발 걱정을 하는데, 학업·취업 준비에 열중하며 1인분의 삶을 사는 또래들을 만나면 괴리감에 우울해진다. 보건복지부가 26일 발표한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렇게 질병을 앓거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가족돌봄청년’은 일주일 평균 21.6시간을 돌봄에 쏟는다. 일반 청년은 미래를 준비하는 데 주 7일을 온전히 쓰는데, 이들은 매주 하루가 부족하다. 삶의 만족도는 일반 청년의 절반 수준도 안되며, 우울감은 7배 높다. 13~34세 청년 4만 3832명을 설문조사하고, 이중 가족돌봄청년으로 확인된 810명을 심층조사한 결과다. 주당 21.6시간 돌봄, 주돌봄청년은 주당 32.8시간 매우 위험한 수준이지만 이들에 대한 현황 조사는 그간 전무했다. 2021년 20대 청년이 간병 부담에 아픈 아버지를 내버려 둬 숨지게 한 ‘간병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가족돌봄청년 문제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가족돌봄청년 중 ‘주돌봄자’(가족 중 가장 많이 돌보고 돌봄 상황을 책임진 사람)는 주당 평균 32.8시간을 돌봤다. 돌봄 기간은 평균 4년(46.1개월, 주돌봄자 54.7개월)에 달했다. 가사(68.6%), 함께 시간보내기(63.7%), 병원동행·약 챙기기(52.6%), 옷 갈아입히기·세안과 목욕 돕기·용변 보조·자세 바꿔주기·식사돕기(39.1%), 이동 돕기(38.4%) 등을 했다. 주로 할머니(39.1%), 형제·자매(25.5%), 어머니(24.3%), 아버지(22.0%), 할아버지(22.0%)를 돌봤고, 돌봄가족의 건강상태는 중증질환이 2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장애인(24.2%), 정신질환(21.4%), 장기요양 인정 등급(19.4%), 치매(11.7%) 순이었다. 우울감 유병률, 일반청년의 7~8배 이들은 일반 청년보다 우울감이 높았다.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2.2%로 일반청년(10.0%)보다 2배 많았고, 주돌봄자는 3명 중 1명(32.9%)이 같은 응답을 했다. 우울감 유병률은 61.5%, 주돌봄자 청년은 70.9%에 달했다. 일반청년(8.5%)의 7~8배다. 36.7%는 미래 계획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고, 주돌봄자의 경우 그 비율이 46.8%로 올라갔다. 치매 할머니를 돌보는 박모(24)씨는 “할머니가 치매로 이상행동을 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다”며 “무기력해지고 우울할 때마다 ‘다시 긍정적인 나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픈 어머니를 돌보다 자퇴까지 했다는 임모(32세)씨는 “엄마 병원에 있는데 친구가 전화와서 혹시 수업 듣기 어려우면 빈자리에 자신이 수강신청해도 되겠냐고 물었다”며 “그 때 나는 친구들과 가는 길이 다르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10명 중 4명은 복지 지원, 돌봄서비스 받은 적 없어 돌봄 부담을 떠안은 청년은 학업이나 진로 탐색 기회가 줄고, 취업 준비를 하기도 어려워 결국 전 생애가 취약해지는 빈곤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주민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었지만, 10명 중 4명은 복지 지원(40.7%)이나 돌봄서비스(47.3%)를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었다. 필요한 복지서비스로는 생계지원(75.6%), 의료 지원(74.0%), 휴식 지원(71.4%), 문화여가 지원(69.9%)을 가장 많이 꼽았다. 복지부는 상반기 중 가족돌봄청년 맞춤형 지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 “여기 제로콜라” 취향 저격…尹心 세심하게 챙긴 바이든

    “여기 제로콜라” 취향 저격…尹心 세심하게 챙긴 바이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국빈 방미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관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첫 대면하고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밤 워싱턴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늦은 오후 백악관 관저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다음, 내부 공간을 직접 안내했다. 거주 공간이기도 한 관저로 초대, 국빈인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환대와 정성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워싱턴DC 프레스룸 심야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제로 콜라를 권한 일화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 부부 네 분이 다과를 드시다가 윤 대통령이 음료수를 드시려고 포도주스를 쥐는 순간에,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 있다’며 제로 콜라를 권했다. 그래서 한동안 미소가 오갔다”고 전했다. 평소 제로 콜라를 즐기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세심하게 파악한 대목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윤 대통령 부부는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했으며 발코니에서 워싱턴 주변 전경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방명록에는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는 문구를 윤 대통령이 적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 정상 부부는 상호 관심사, 양국 인적·문화적 교류, 국정 철학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며 “국빈으로 오신 귀한 손님을 소중한 공간에 초청하게 돼 기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환대에 사의를 표한 뒤 “오늘 한미 정상 두 부부가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포함해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더 친밀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함께 방한하면 (한남동) 관저에 초청하고 싶다”는 인사를 전했다.한미 정상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선물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소형 탁자와 화병, 목걸이를 선물했다. 백악관은 별도 발표자료에서 이 소형 탁자가 마호가니 나무에 역사가 오래된 백악관 나무로 무늬를 새긴 것으로, 한국 전통 소반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빈 방문을 기념하는 황동 명판과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가 종이로 만든 무궁화와 장미꽃을 담은 화병도 포함됐다.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에게 한국계 미국인이 디자인한 파란 사파이어 3개가 박힌 목걸이를 선물했다. 사파이어는 김 여사의 생일인 9월 탄생석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야구애호가인 윤 대통령을 위해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배트와 야구 글로브, 야구공으로 구성된 빈티지 야구 수집품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로고가 박혀있는 대형 액자에 야구 글러브와 배트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민주당 출신인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상원의원을 그만둘 무렵, 압도적인 투구 실력의 공화당 의원이 던진 공을 자신이 친 일화를 꺼내며 “손자·손녀는 할아버지가 무슨 정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타구 하나로 ‘멋진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달항아리와 보석으로 장식된 족두리, 주전자와 컵으로 구성된 은자리끼 등을 선물로 전달했다.한미 정상 부부는 이어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방문하는 등 이날 총 1시간 30분 동안 친교 행사를 가졌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백악관을 떠날 때 배웅을 나선 것도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였다”며 각별한 예우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이 있는) 내일이 본선인데 예선에서 이미 두 정상 내외가 각별한 우정을 나눴다”고 말했다. 바이든 여사의 어록인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라’(Just be yourself)도 화두에 올랐다. 바이든 여사는 “직업을 유지하면서 남편을 돕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가슴에 담아둔 이 원칙을 생각하면서 힘을 얻는다”며 “힘들 때마다 원칙으로 삼으면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김 여사가 바이든 여사를 ‘박사’라고 호칭하자, 바이든 여사가 “편히 불러달라”며 영부인으로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양 정상간 별도의 식사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소중한 일상 새롭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소중한 일상 새롭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

    오페라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제14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오는 5월 4일부터 6월 25일까지 총 8번의 공연으로 찾아온다. 올해 페스티벌은 5월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오페라 갈라 콘서트’로 시작한다. 글로리아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5월 19~21일), 라벨라오페라단의 ‘로베르토 데브뢰’(5월 26~28일), 서울오페라앙상블의 ‘돈 조반니’(6월 2~4일), 대전오페라단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팔리아치’(6월 9~11일), 국립오페라단의 ‘일 트로바토레’(6월 22~25일)가 이어진다. 어린이 오페라인 아트로의 ‘혹부리 할아버지의 노래주머니’(5월 26~28일), 오페라팩토리의 ‘빨간 모자와 늑대’(6월 2~4일)도 준비됐다. 2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선섭 조직위원장은 “올해 페스티벌은 우리에게 다가온 소중한 일상을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오페라 페스티벌이 되도록 노력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전오페라단이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이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팔리아치’는 페스티벌의 첫 지역공연이다. 페스티벌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추구해 온 결과다. 지은주 대전오페라단장은 “제대로 된 작품이 안 올라가면 페스티벌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최고의 작품을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페스티벌 기간에는 부대 행사로 ‘밖으로 나온 오페라’(5월 13일)도 예술의전당 야외 음악분수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 ‘보트피플’의 손녀, LPGA 메이저 우승컵 품었다

    ‘보트피플’의 손녀, LPGA 메이저 우승컵 품었다

    ‘보트피플’의 손녀 릴리아 부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됐다. 부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의 더 클럽 칼턴우즈(파72·6824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1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부는 에인절 인과 연장을 치렀다. 18번(파5) 홀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인이 201야드를 남기고 5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주위 물에 빠졌다. 반면 부의 두 번째 샷은 그린을 넘겼다. 세 번째 샷은 공이 홀컵 4.5m 거리에 위치했고, 부가 버디로 연결시켜 경기를 끝냈다. 대회 우승 상금은 76만 5000달러(약 10억 1000만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UCLA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부는 외할아버지가 보트피플이다. 부의 외할아버지는 1982년 보트 한 척에 의지해 가족과 공산 치하의 베트남을 탈출했다. 부의 부모 모두 베트남 출신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부는 “외할아버지의 탈출 덕에 엄마가 미국에 왔고, 미국에서 나를 낳았다. 그게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는 이유”라며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외할아버지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최선을 다해 경기하라’는 것이었다”면서 “사실 오늘도 코스에서 화가 많이 났지만 화를 내면 외할아버지가 실망하실 것이라고 생각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까지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이 대회는 우승자가 18번 홀 주변 연못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로 유명하다. 하지만 올해 대회 장소가 텍사스주 더 클럽 칼턴우즈로 바뀌면서 이 전통이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였다. 대회 주최 측은 올해 18번 홀 근처의 호수를 준설해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우승자인 부는 TV 방송 인터뷰를 마친 뒤 캐디 등과 함께 시원하게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아림과 양희영이 나란히 8언더파 280타, 공동 4위에 올랐고, 부상에서 회복 중인 고진영은 이날 4타를 줄여 7언더파 281타,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 메이저 대회는 오는 6월 미국 뉴저지에서 열리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다.
  • 용인서 광복군 전신 ‘광복청년공작대’ 창설 85주년 기념식

    용인서 광복군 전신 ‘광복청년공작대’ 창설 85주년 기념식

    경기 용인 출신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가 몸담고 항일운동을 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 창설 85주년 기념행사가 24일 용인시청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국광복군의 전신인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의 업적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기념행사를 갖고 있다. 올해는 현재 투병중인 이 항일운동 단체의 현재 유일한 생존 여성대원인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기념식 장소를 용인시청으로 정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상일 시장, 이형진 한국광복군기념사업회장, 나치만 서울지방보훈청장, 우상표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 회장, 오희옥 지사의 장남 김흥태 씨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 창설 85주년 기념식을 용인에서 열게 돼 영광스럽다”며 “우리 후손들이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 활동을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처인구 원삼면 출신의 오 지사 집안은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오 지사에 이르기까지 3대가 독립운동에 투신한 ‘독립운동 명문가’이다. 오 지사의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일본군에 잡혀 옥고를 치렀으며, 아버지 오광선 장군은 1915년 만주로 건너가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고, 어머니 정현숙 지사도 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렸다. 언니인 오희영 지사는 오 지사와 함께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원으로 활동했고, 형부인 신송식 지사 역시 광복군으로 활동했다. 1927년 출생한 오 지사는 언니와 함께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첩보 수집을 하고 일본군 내 한국인 사병을 탈출시키는 등의 활동을 했다. 오 지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오 지사는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원으로 활동한 유일한 생존 독립운동가이며 현재 중앙보훈병원에서 뇌경색으로 투병 중이다.
  • WP “尹, 일본 관련 발언에 적잖은 시간 할애”(종합)

    WP “尹, 일본 관련 발언에 적잖은 시간 할애”(종합)

    尹대통령, 美 국빈 방문 앞두고 WP 인터뷰“과거 일로 日 용서 구해야 한다 생각 안해”“한미, 가장 성공적이고 가치 기반한 동맹”“불법침략 받는 우크라에 다양한 원조 필요”WP “尹·바이든, 동맹 중요성에 동의” 평가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24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번 주 방미 기간)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의 역사적 의의와 성과를 양국 국민이 제대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자 무엇보다도 가치에 기반을 둔 동맹”이라고 평가하며 이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할 경우 한국이 ‘인도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고집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는 불법적인 침략을 받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원조를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들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일본과의 관계 개선 노선을 재확인했다. 그는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전쟁을 벌인 국가들은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며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일본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일본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WP는 윤 대통령이 90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일본에 대한 자신의 결정을 말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한국의 안보 문제가 너무 시급하기 때문에 일본과의 협력을 미룰 수 없다고 말하며 일부 비판자들은 자신의 결정을 결코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8일 한국 외교부는 2018년 10~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을 통해 일본 전범기업(일본제철·미쓰비시 중공업)에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 총 15명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판결금(1인당 1억원 또는 1억 5000만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최종안을 발표했다. WP는 윤석열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한국 국민의 60%가 그의 제안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치적 자본을 쏟아부었다”며 “지난달 한국 지도자로서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해 이를 과시했다. 그는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한다”고 평가했다. WP는 윤 대통령의 이력과 관련 “한국의 명문대를 졸업한 윤 대통령은 9번의 시도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며 “그의 친구들은 그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것을 해나가기 위해 자신의 타임라인에 맞춰 행진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검사 시절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가 항명 파동에 휘말린 일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이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맞섰다가 한직으로 쫓겨났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불과 2년 전 정치에 입문했고 51세까지 결혼하지 않았으며 아이가 없는 점을 언급하면서 평생 정치인이었고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정체성의 핵심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공통점이 많지 않다”고 했다. WP는 그러면서 “그러나 두 사람은 한 가지에 동의한다. 양국 간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보트 피플’ 손녀 부 셰브론 챔피언십 제패… “우승은 할아버지 덕”

    ‘보트 피플’ 손녀 부 셰브론 챔피언십 제패… “우승은 할아버지 덕”

    ‘보트 피플’의 손녀 릴리아 부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됐다. 부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의 더 클럽 칼턴우즈(파72·6824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510만 달러)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부는 에인절 인과 연장을 치렀다. 18번(파5) 홀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인이 201야드를 남기고 5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주위 물에 빠졌다. 반면 부의 두 번째 샷은 그린을 넘겼다. 세 번째 샷은 조금 짧았지만 공은 홀컵 4.5m 거리에 위치했고, 부기 이를 버디로 연결시켜 경기를 끝냈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76만 5000달러(약 10억 1000만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태어나 UCLA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부는 외할아버지가 보트 피플이다. 부의 외할아버지는 1982년 보트 한 척에 의지해 가족들과 공산 치하의 베트남을 탈출했다. 부의 부모 모두 베트남 출신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부는 “외할아버지의 탈출 덕에 엄마가 미국에 왔고, 미국에서 나를 낳았다. 그게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는 이유”라며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외할아버지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은 ‘최선을 다해 경기하라’는 것이었다”면서 “사실 오늘도 코스에서 화가 많이 났지만, 화를 내면 외할아버지가 실망하실 것이라고 생각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렸고 우승자가 18번 홀 주변 연못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로 유명하다. 하지만 올해 대회 장소가 미국 텍사스주 더클럽 칼턴우즈로 바뀌면서 이 전통이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였다.대회 주최 측은 올해 대회 18번 홀 근처의 호수를 준설해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다이빙’ 여부는 우승자의 선택에 맡겼다. 우승자인 부는 간단한 TV 방송 인터뷰를 마친 뒤 캐디 등과 함께 시원하게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한국 선수는 김아림과 양희영이 나란히 8언더파 280타, 공동 4위에 올랐고, 부상에서 회복 중인 고진영은 이날 4타를 줄이며 7언더파 281타,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다음 메이저 대회는 6월 미국 뉴저지에서 열리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다.
  • “포스코 꼭 오렴”…네쌍둥이 낳은 직원 집 찾아간 회장님

    “포스코 꼭 오렴”…네쌍둥이 낳은 직원 집 찾아간 회장님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최근 국내 최초로 네쌍둥이 자연분만에 성공한 직원 부부의 집을 직접 찾아 격려했다. 18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5일 포항제철소 화성부 소속 김환씨와 그의 아내 박두레씨 부부 자택을 찾았다. 박씨는 지난해 8월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자연분만으로 네쌍둥이를 출산했다. 네쌍둥이를 임신할 확률은 100만 분의 1이다. 국내에서 자연분만으로 네쌍둥이를 출산한 건 박씨가 처음이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21년 첫째 아이를 출산한 바 있어 모두 다섯 아이의 부모가 됐다. 올해 초 KBS1 인간극장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사원은 현재 육아 휴직 중이다. 당시 포스코는 이들 부부에게 9인승 승합차를 선물했다. 이와 함께 출산장려금 2000만원과 임직원들의 축하 의미를 담은 200만원 상당의 육아용품도 지급했다. 네쌍둥이 첫 돌 때까지 도우미 비용을 지원하는 자녀돌봄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이날 직원의 집을 찾은 최 회장은 네쌍둥이에게 웨건 유모차와 용돈을 직접 전달했다. 태어난 직후 장 수술로 6개월 가까이 병원에서 지낸 첫째에게는 “씩씩하게 이겨내고 건강해져서 장하다. 포스코 꼭 와라”고 덕담을 건넸다. 김씨 부부는 최 회장이 다녀간 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씨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최 회장은 네쌍둥이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시종일관 아이들과 눈을 맞췄다. 최 회장의 이러한 모습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아기를 엄청 예뻐하는 듯”, “저렇게 챙겨주면 자주 와도 좋을 듯”, “손자 보는 할아버지 같다” 등 호평 댓글을 달았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저출산 해결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2018년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후 기업이 사회공동체 일원으로서 해결해야할 대표적인 사회문제의 하나로 저출산을 선정해 기업차원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 추성훈, 부친상으로 일본行 “술도 못 마셨는데”

    추성훈, 부친상으로 일본行 “술도 못 마셨는데”

    재일교포 종합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부친상을 당했다. 추성훈은 한국에서 소식을 접하자마자 일본으로 향했다. 장례는 가족 및 친지와 조용하게 치를 예정. 추성훈 소속사 본부이엔티는 18일 “추성훈의 부친 고(故) 추계이씨께서 향년 73세로 금일 별세 하셨다”고 알렸다. 이어 “추성훈은 한국에서 소식을 접하자마자 일본으로 향했다”며 “장례는 가족 및 친지분들과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속사는 “추성훈을 비롯한 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추성훈은 이날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들과 어린 시절 가족 사진, 아버지와 추성훈의 딸 사랑이가 함께 있는 사진 등을 올리며 애도 글을 남겼다.추성훈은 “저에게 슈퍼히어로인 나의 아버지, 상냥하고 강하고 힘세시고 그리고 뭐든지 알고. 많을 것을 가르쳐 주시던 아버지, 근데 너무 무서운 아버지였다”며 “어렸을 때 잘못된 짓을 하면 죽을 만큼 맞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하지만 단 한 번도 아버지를 미워한 적이 없었다, 내 슈퍼히어로니까”라며 “그 아버지가 오늘 갑자기 돌아가셨다, 아직 더 말씀 많이 나누고 싶었고 가르쳐 주셔야 할 것이 너무 많았는데, 같이 둘이서 술 마셔본 적조차 없는데, 같이 하고 싶은 거 너무 많다”고 남겼다. 또 “이제 조금씩 일이 잘 풀려서 같이 돌아다니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싶었다, 너무 갑작스럽다”며 “앞으로 인생도 아버지가 알려주신 대로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온다면 꼭 힘든 길을 선택해라, 그것이 성공하는 길이다, 그 말씀을 가슴에 새겨놓고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추성훈은 “다음에 만났을 때는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골프를 같이하고 함께 술 마시고 싶다”고 덧붙였다. 추성훈의 부친 추계이씨는 추성훈과 딸 추사랑이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했을 당시 함께 등장해 국내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하다. 추성훈의 부친은 당시 손녀 추사랑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는 할아버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 가운 벗는 공중보건의, 농어촌 의료 개점휴업… 올 빈자리만 184명[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가운 벗는 공중보건의, 농어촌 의료 개점휴업… 올 빈자리만 184명[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농어촌, 산간벽지에서 활동하는 공중보건의(공보의)가 점점 줄면서 공보의 배정을 못 받는 지역은 비상이 걸렸다. 의료 취약지의 든든한 버팀목인 공보의가 사라지면 어르신들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원정길에 나설 수밖에 없다. 공보의 1명이 여러 지역을 도는 순회 진료로 급한 불을 꺼 보지만 업무량 과중 등을 고려하면 이 또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은 공보의 부족에 따른 의료 취약지의 실태와 함께 원인, 대책을 3회에 걸쳐 다룬다.‘의사 선생님 부재로 4월 중순까지 내과 및 물리치료가 불가합니다.’ 지난 12일 찾은 강원 고성군 현내보건지소 입구에 이런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신규 공중보건의(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으면서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내과·물리치료는 말 그대로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해부터 상주하는 의사가 없어 일주일에 두 번 ‘순회진료’를 할 때만 문을 연다. 17일 고성군에는 지난달 빠져나간 공보의 숫자(5명)만큼 충원됐지만 현내면은 충원 대상에서 빠졌다. 인구수가 2263명에 그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게 고성군의 설명이다. 현내보건지소는 이 지역의 유일한 의료기관이다. 병원을 찾으려면 현내면에서 남쪽으로 10㎞쯤 더 가야 한다. 최형기(87) 할아버지는 “병원이 있는 거진읍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배차 간격이 워낙 길어서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한다”며 “움직이기 어려운 노인들은 진료받으러 가기가 어렵다”고 했다. 김복림(84) 할머니는 “감기 기운 있거나 아플 때는 가까운 보건소에서 진료받고 싶지만 여기는 화요일과 목요일만 문을 연다”고 말했다. 농어촌 지역의 사실상 유일한 의료기관이자 공공의료의 최전선에 있는 보건소가 멈춰 서고 있다. 복무 기간(3년)을 마친 공보의가 빠져나간 자리를 새로운 공보의가 채워 줘야 하는데 신규 편입자 수(1106명)가 복무 만료자 수(1290명)에 미치지 못하면서 보건소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경북은 지난해 524명이던 공보의가 올해는 494명으로 줄었고, 전남도 612명에서 586명, 강원도 294명에서 271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요일별 또는 오전·오후 시간대를 나눠 순회진료를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 강화군 화도보건지소는 한의과 공보의 외 의과 공보의가 없어서 지난달부터 내과 등 일부 과는 일주일에 한 번만 진료를 하고 있다. 강화군은 공보의 14명 가운데 8명이 지난달 복무기간이 만료됐다. 보건지소 앞에서 만난 김혜숙(73) 할머니는 “진짜 버티기 힘들 때 여기로 온다. 버스를 타면 1시간 넘게 걸리는 데다 배차 간격이 워낙 길어 하염없이 기다릴 때도 있다”고 했다. 지역 주민들은 공보의 부족으로 순회진료가 계속되자 ‘이러다 보건소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지난 12일 강화군 화도면에서 만난 이준희(77) 할아버지는 “이곳마저 없다면 보건소가 있는 강화읍까지 20㎞가 넘게 가야 한다”며 “버스를 타면 기다리는 시간까지 최소 2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토로했다. 김주현(75) 할아버지도 “여기 말고는 이 동네에 병원이 없다”며 “이곳마저 없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강화군에서 공보의로 근무하는 유상윤(26)씨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남아 있는 공보의들이 순회진료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당장 의료 공백을 메울 순 있겠지만 진료 연속성이 끊어진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대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읍면에 있는 보건지소뿐 아니라 군 단위 보건소나 의료원 등도 인력 부족으로 의료 공백이 우려되는 건 마찬가지다. 충북 단양군은 공보의 19명 중 8명의 복무기간이 지난달 만료됐다. 17일부터 공보의 6명이 신규로 배치됐지만 전체 인력은 2명 감소했다. 단양군은 보건지소 중 네 곳은 3일만, 세 곳은 2일만 운영하기로 했지만 공보의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 뾰족한 수가 없다. 자칫 군 단위 보건소마저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성 의대생 감소, 공보의 기피 현상 등으로 농어촌 지역 의료 공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단양군 보건소 앞에서 만난 이모(71) 할아버지는 “지금도 보건소 내에 있는 안과가 이 지역의 유일한 안과”라며 “보건소가 아닌 다른 병원에 가려면 택시비만 3만원 넘게 들여서 제천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단양군 관계자는 “군 내 필수진료가 가능한 응급실이 없어서 의료원을 신축하고 있지만 근무할 의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오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공보의는 의료 취약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며 “하지만 공보의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을 찾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 [르포]공중보건의 사라진 농어촌에선…‘진료 불가’ 안내문에 “2시간 버스 타고 나가야”

    [르포]공중보건의 사라진 농어촌에선…‘진료 불가’ 안내문에 “2시간 버스 타고 나가야”

    ‘의사 선생님 부재로 인해 4월 중순까지 내과 및 물리치료가 불가합니다.’ 지난 12일 찾은 강원 고성군 현내보건지소 입구에 이런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신규 공중보건의사(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으면서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내과·물리치료는 말 그대로 ‘개점 휴업’ 상태다. 지난해부터 상주하는 의사가 없어 일주일에 두 번 ‘순회진료’를 할 때만 문을 연다. 17일 고성군에는 지난달 빠져나간 공보의 숫자(5명) 만큼 충원됐지만 현내면은 충원 대상에서 빠졌다. 인구 수가 2263명에 그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게 고성군의 설명이다. 현내보건지소는 이 지역의 유일한 의료기관이다. 병원을 찾으려면 현내면에서 남쪽으로 10㎞쯤 더 가야 한다. 최형기(87) 할아버지는 “병원이 있는 거진읍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배차 간격이 워낙 길어서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한다”며 “움직이기 어려운 노인들은 진료받으러 가기가 어렵다”고 했다. 김복림(84) 할머니는 “감기 기운 있거나 아플 때는 가까운 보건소에서 진료받고 싶지만 여기는 화요일과 목요일만 문을 연다”고 말했다. 농어촌 지역의 사실상 유일한 의료기관이자 공공의료의 최전선에 있는 보건소가 멈춰 서고 있다. 복무 기간(3년)을 마친 공보의가 빠져나간 자리를 새로운 공보의가 채워줘야 하는데 신규 편입자 수(1106명)가 복무 만료자 수(1290명)에 미치지 못하면서 보건소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경북은 지난해 524명이었던 공보의가 올해는 494명으로 줄었고, 전남도 612명에서 586명, 강원도 294명에서 271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요일별 또는 오전·오후 시간대를 나눠 순회진료를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고육지책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화군 화도보건지소는 한의과 공보의 외 의과 공보의는 없어서 지난달부터 내과 등 일부 과는 일주일에 한 번만 진료를 하고 있다. 강화군은 공보의 14명 가운데 8명이 지난달 복무기간이 만료됐다. 보건지소 앞에서 만난 김혜숙(73) 할머니는 “진짜 버티기 힘들 때 여기로 온다. 버스를 타면 1시간 넘게 걸리는 데다 배차 간격이 워낙 길어 하염없이 기다릴 때도 있다”고 전했다. 지역 주민들은 공보의 부족으로 순회진료가 계속되자 ‘이러다 보건소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지난 12일 인천 강화군 화도면에서 만난 이준희(77) 할아버지는 “이곳마저 없다면 보건소가 있는 강화읍까지 20㎞가 넘게 가야 한다”며 “버스를 타면 기다리는 시간까지 최소 2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토로했다. 김주현(75) 할아버지도 “여기 말고는 이 동네에 병원이 없다”며 “이곳마저 없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강화군에서 공보의로 근무하는 유상윤(26)씨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남아 있는 공보의들이 순회진료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며 “당장 의료공백을 메울 순 있겠지만 진료 연속성이 끊어진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대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읍면에 있는 보건지소뿐 아니라 군 단위 보건소나 의료원 등도 인력 부족으로 의료 공백이 우려되는 건 마찬가지다. 충북 단양군은 공보의 19명 중 8명의 복무기간이 지난달 만료됐다. 17일부터 공보의 6명이 신규로 배치됐지만 전체 인력은 2명이 감소했다. 단양군은 보건지소 중 네 곳은 3일만, 세 곳은 2일만 운영하기로 했지만 공보의 부족 사태가 이어지면 뾰족한 수가 없다. 자칫 군 단위 보건소마저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성 의대생 감소, 공보의 기피 현상 등으로 농어촌 지역 의료 공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단양군 보건소 앞에서 만난 이모(71) 할아버지는 “지금도 보건소 내에 있는 안과가 이 지역의 유일한 안과”라며 “보건소가 아닌 다른 병원을 가려면 택시비만 3만원 넘게 들여서 제천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단양군 관계자는 “군 내 필수진료가 가능한 응급실이 없어서 의료원을 신축하고 있지만 근무할 의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오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공보의는 의료 취약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하지만 공보의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을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 北 김정은, ‘김일성 생일’ 태양절에 금수산 궁전 참배 안 한 듯

    北 김정은, ‘김일성 생일’ 태양절에 금수산 궁전 참배 안 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111회 생일인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태양절 기념 주민 행사 등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경축 분위기를 전했지만 김 위원장이 김 주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통상 북한은 김 위원장이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에 고위간부를 대동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이튿날 보도했지만 이번엔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다만 조선중앙통신은 “태양절에 즈음해 당 중앙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무력기관 일꾼(간부)들이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았다”며 간부들의 참배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일성, 김정은의) 입상 앞에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존함을 모신 꽃바구니가 진정돼 있었다”고 전했다. 집권 이후 김 위원장이 태양절에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것은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이후 두번째다. 2021년과 지난해엔 부인인 리설주 여사와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 위원장이 올해 태양절 참배에 나서지 않은 것과 관련, 지난 13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 발사 등 국방력 강화 행보에 중점을 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ICBM 발사 현장에는 리설주 여사, 딸 김주애, 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 등이 모두 나왔다. 또 북한이 선대에 대한 우상화보다 김정은 개인에 대한 우상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81주년인 광명성절에도 김 위원장이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보도는 없었다.
  • ‘강제추행 혐의’ 배우 오영수, 사과 의향 질문에 ‘침묵’

    ‘강제추행 혐의’ 배우 오영수, 사과 의향 질문에 ‘침묵’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징어 게임’ 배우 오영수(78)씨 고소인인 피해자가 14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피해 상황에 대해 진술했다. 피해 여성 A씨는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정연주 판사 심리로 이날 오후 열린 오씨의 강제추행 혐의 사건 2차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와 비공개로 증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신변 보호를 위해 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며 “방청석에 있는 분은 모두 퇴정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2021년 12월 경찰에 피해 고소장을 냈고, 검찰은 지난해 11월 혐의가 있다고 보고 오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A씨는 3시간여에 걸친 증인신문에서 검찰의 공소사실대로 강제추행 당했다고 주장하며 피해 상황을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씨의 변호인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변호인 측 반대 신문을 했다고 전했다. 오씨의 변호인은 앞서 첫 재판에서 “오씨가 피해자와 산책로를 걷고 피해자 집을 방문한 사실은 있지만 강제 추행한 사실은 없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은 오씨가 2017년 여름 연극 공연을 위해 지방에 두 달 가까이 머물면서 그해 8월 한 산책로에서 한번 안아보자고 말하며 A씨를 껴안고, 9월엔 A씨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맞춤하는 등 두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오씨는 피해자와 산책로를 걷고, 피해자 주거지를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추행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오씨는 이날 2차 공판에 출석 전 법정 앞에서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느냐”, “피해자에게 사과할 생각은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오는 7월 14일 예정된 다음 재판은 역시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 1명에 대한 비공개 증인신문으로 진행된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해 ‘깐부 할아버지’로 널리 알려진 오씨는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1월 미국 골든글로브 TV부문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 日강제동원 ‘제3자 배상금’ 10명 수용

    日강제동원 ‘제3자 배상금’ 10명 수용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배상 해법이 나온 지 한 달여 만에 피해자 15명 중 10명이 배상금을 수용했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13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14일 기준으로 정부 해법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힌 (대법원) 확정 판결 피해자 10명의 유가족에게 판결금과 지연 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의 상처가 조금이라도 치유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고, 재단과 함께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자 3명을 포함한 피해자 5명은 판결금 수령을 거부한 상태로, 향후 일본 정부의 성의 있는 호응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6일 피해자 15명의 판결금과 지연 이자를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피고 기업 대신 재단이 지급한다는 해법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정부와 재단 측은 피해자와 유족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해법을 설명하고 안내 절차를 진행해 왔다. 피해자 1인당 수령액은 2018년 대법원이 판결한 배상금과 지연 이자를 합쳐 2억 3000만~2억 9000만원 수준이다. 재단은 앞서 포스코,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등으로부터 기부받아 재원을 마련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미 2명이 판결금을 수령했고, 14일 나머지 8명에 대한 지급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 해법이 국민과 피해자의 눈높이에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의 해법 발표 직후 김성주·양금덕 할머니, 이춘식 할아버지 등 생존 피해자 3명과 피해자 유족 2명은 ‘제3자 변제에 반대한다’는 뜻을 담은 내용증명을 재단에 전달한 상태다. 외교부와 재단 측은 배상금 지급 절차가 피해자들의 법적 권리 실현이며 채권을 소멸시키는 차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재단 관계자는 “이 프로세스는 (피해자들의) 채권을 실현하고 만족시키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며 “검토 결과 제3자 변제 시 영수증 또는 변제수령증명서만 있으면 채권 소멸 각서가 필요 없다는 해석을 받았다. (각서는)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한편 시민단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 발표에 대해 “굳이 피해국 재단이 먼저 나서서 책임을 대신 지겠다고 하는 모양새도 차마 눈 뜨고 못 볼 지경”이라며 “사태를 적당히 무마해 보려는 허튼수작을 당장 거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 강제징용 피해 15명중 10명 배상금 수령…尹정부 해법 수용

    강제징용 피해 15명중 10명 배상금 수령…尹정부 해법 수용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를 확정한 강제징용 피해자 15명 가운데 10명의 유가족이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을 수용하고 배상금을 수령하기로 했다.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은 14일 기준으로 정부 해법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힌 대법원 확정판결 피해자 10분의 유가족들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 국장은 “(이들은)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표명하고 정부 해법에 따른 판결금 지급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재단이 민간의 자발적 기여로 재원을 조성, 확정판결 피해자 15명(원고 기준 14명)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일본 피고 기업 대신 지급한다는 해법(제3자 변제)을 지난달 6일 공식 발표했다. 이후 정부와 재단은 피해자 및 유족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해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진행해 왔다. 배상 확정판결이 내려진 사건은 3건, 해당 피해자는 15명이다. 일본제철 피해자 4명 중 3명, 히로시마 미쓰비시 중공업 피해자 5명 중 4명, 나고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6명 중 3명의 유가족이 배상금 수령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피해자 2명의 유가족에게 수령 신청서를 받고 지난 7일 처음으로 배상금을 지급했다. 이어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나머지 8명에 대한 지급을 승인받았으며 지급 절차는 14일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 해법을 수용한 유가족들은 “피고 기업 배상도 좋지만 청구권 협정 자금으로 경제 개발을 이루어낸 우리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한다”, “판결금을 받고 강제징용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유가족들이 있다는 점도 알려주기를 바란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들이 당초 승소로 얻어낸 배상금은 8000만원∼1억원 정도인데 여기에 지연이자가 붙어 받아야 할 금액은 2억원∼2억 9000만원 가량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배상금은 피해자 한 명당 여러 명의 유족들에게 나뉘어 돌아갈 수밖에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런 상황을 거론하며 “유가족은 당사자가 아니니 (배상금 수령이) 돈을 받기 위해서라는 식으로 공격을 당해 굉장히 마음이 상하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수령의사를 표명하신 유가족 중 어떤 분들은 일본서 소송이 진행될 때 부모님을 일본까지 가서 소송을 하고 뒷바라지해왔다”며 “유가족이라고 해서 어떤 입장이 다르다거나 폄하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 해법을 수용하지 않은 나머지 피해자 5명 측은 재단에 내용증명을 보내 정부 해법을 거부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여기에는 일본제철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 등 생존 피해자 3명 전원이 포함돼 있다. 소송대리인과 지원단체들은 정부 해법을 거부하는 피해자들과는 강제집행을 위한 법적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들에 대해 “정부로서는 진정성있게 만남을 요청하고 설명해 드리는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말도 있다”며 “정부 해법이 피해자·유가족 분들이나 우리 국민의 눈높이에 완벽하다 할 수는 없지만 여러 현실적 제약을 고려해 남은 피해자·유가족분께도 최소한 정부와 면담에 응해주시고 저희 설명을 들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할배 애 낳을 13세 희생종 구함”…현수막 건 60대 결말

    “할배 애 낳을 13세 희생종 구함”…현수막 건 60대 결말

    “대를 잇고 싶다는 생각을 전달했을 뿐이다.”대구의 한 여자고등학교와 중학교 인근에서 자신의 아이를 낳고 살 여성을 구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이같이 해명했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김희영 부장판사는 13일 아동복지법과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0)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 및 2년간 신상정보 공개,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8일과 15일 대구 달서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앞 도로와 한 여자 중학교 후문 도로에서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동시에 음란하고 퇴폐적인 내용으로 미풍양속을 해칠 수 있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화물차에 내건 혐의를 받고 있다. 현수막에는 ‘세상과 뜻이 달라 도저히 공부가 하기 싫은 학생은 이 차량으로 와라’ ‘혼자 사는 험한 60대 할아버지의 아이를 낳고 살림할 희생종 하실 13~20세 사이 여성분 구한다’는 문구와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경찰 조사를 받던 A씨는 조현병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행정입원을 해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결심공판에서 A씨는 “대를 잇고 싶다는 생각을 전달했을 뿐이며, 특정인에게 요구하거나 강요한 적이 없다”며 “문구 역시 음란하고 퇴폐적인 내용으로 보기 어렵고 성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씨의 변호사는 “형사처벌보다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선처를 탄원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 행위는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 행위에 해당하고,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다”며 피고인의 질병 경력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 심리 상담·커피 나눔… 쏟아진 온정이 ‘잿빛 상처’ 끌어안았다

    심리 상담·커피 나눔… 쏟아진 온정이 ‘잿빛 상처’ 끌어안았다

    잔불 진화·관광지 복구에 안간힘성수기 앞두고 펜션만 34채 소실“숙박 예약 다 날렸다… 생계 막막”이재민·소방관 커피 제공한 카페선행 알려져 “돈쭐 내자” 응원 글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지 하루가 지난 12일 강원 강릉시 경포대 일대의 모습은 처참했다. 뼈대만 남은 채 검게 그을린 집, 잿더미가 된 펜션, 곳곳에 나뒹구는 살림살이까지. 갑작스러운 화마에 평생 삶의 터전이 사라진 터라 이재민 대피소를 비롯해 도시 전체에 절망감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하지만 동이 트고 임시 복구작업이 시작되면서 다시 일상을 이어 가려는 움직임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산불이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난곡동 마을은 아침 일찍부터 분주했다. 잿더미로 변한 숲에서는 대민 지원을 나온 군인들이 쓰러진 나무를 정리하면서 바로 옆 도로를 청소하고 있었다. 화재 피해 조사와 잔불 감시를 위해 하늘 위로는 드론이 수시로 날아다녔다. 화마에 집을 잃은 김학선(86) 할아버지도 이른 아침부터 다 타버린 집에서 멀쩡한 살림살이가 있는지 찾고 있었다. 김 할아버지는 앞마당에 피어 있는 꽃을 가리키면서 “멀쩡한 게 있긴 있다”고 미소를 지은 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집이다. 당연히 복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펜션과 주택이 모여 있는 저동골 마을에서는 잔불 진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을 향해 “살수, 살수, 살수!”라고 소리치면 금세 수증기와 하얀 재가 퍼졌다. 한 강릉시 공무원은 “새벽에 잠깐 눈을 붙이고 지금까지 계속 잔불 진화를 하고 있다”고 했다. 마을 한편에서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재와 흙더미로 지저분해진 도로를 쓸고 있었다. 통신사 직원들은 인터넷을 포함해 불타 버린 통신망을 복구하기 위해 전봇대를 오르내렸다.동해안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 경포해변에서도 복구작업이 이어졌다. 포장마차와 벤치는 흔적만 남았고 경포해변에서 속초 방면 안현교를 건너 사근진 해변까지 이어지는 곳에 있었던 민박집과 음식점, 호텔은 모두 불에 탔다. 군인과 공무원들은 잿더미와 타다 남은 나무를 치웠고, 해변 주변 도로도 빗자루로 쓸어내고 있었다. 화마에 운영하던 펜션이 모두 불에 탄 최군자(76)씨는 “펜션 3개동을 6년 전에 완공해 운영하고 있었는데 모두 사라졌다”며 “5월까지 예약이 모두 차 있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펜션만 34채가 불에 탔고 경포해변과 일부 문화재가 소실된 만큼 두 달 뒤 시작될 여름 성수기에도 관광객 발길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걱정도 컸다. 이재민 대피소인 아이스아레나에도 걱정과 슬픔이 내려앉아 있었다.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 300명 정도가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대피소 한쪽에 있는 임시진료소에서는 이날 오전에만 67명이 진료를 받았다. 이재민들은 낯선 상황에 두통과 소화불량, 불면 등을 호소했다. 김수민 강릉시보건소 관리의사는 “아직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육체적으로 아픈 곳을 인지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다”며 “며칠 지나면 근육통이나 아픈 부위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대한적십자사 봉사자들은 이재민 한 명 한 명을 찾아다니며 심리 상담을 하고 있었다. 30분 정도 상담을 받은 최모(74) 할머니는 “여전히 속은 상하지만 심경을 편하게 말할 수 있어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고 말했다. 봉사하러 온 이영(65) 심리상담 활동가는 “강릉에 큰불이 났다고 해 바로 달려왔다”며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포해변의 한 카페 입구에는 ‘일반영업 안 합니다. 강릉시 화재 관련 소방·경찰·군인·기타 공무원들께 커피 무상 제공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이채빈(38)씨 부부는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커피 무상 제공 소식을 알렸는데 벌써 500여명이 다녀갔다. 이씨는 “시댁이 있던 마을이 모두 불에 탔다. 가족들끼리 대피소에 모여 있다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도움을 주기로 했다”며 “13일까지 이재민과 소방, 경찰관들께 커피와 빵을 무료로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선행이 알려지자 SNS에는 “이런 곳은 나중에 찾아가서 꼭 커피 마실 거예요”, “불 때문에 심란했는데 마음이 따뜻해져요”, “‘돈쭐’ 내주러 갑시다” 등 응원 댓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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