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서 13세여중생 또피살/태안읍 뒷산서/온몸 난자당하고 목졸린채
◎연쇄살인 사건과 수법 비슷/현장서 담배꽁초ㆍ모발 수거… 감정 의뢰/4년새 동일지역서 “9번째 희생”
【화성=김동준기자】 부녀자 폭행연쇄 살인사건이 벌어진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에서 또다시 귀가길의 여중생이 폭행을 당하고 손발이 뒤로 묶여 알몸으로 숨진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6일 상오9시40분쯤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병점5리 원바리고개 중턱 소나무밭에서 화성 모중학교 1년 김모양(13)이 손발이 묶이고 목이 졸려 숨져있는 것을 김양의 삼촌 김명기씨(34ㆍ회사원ㆍ인천시 서구 성남1동 457의2)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삼촌 김씨는 15일 김양이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와 마을 뒷산을 수색하던중 숨진 김양의 시체를 발견했다.
김양은 발견 당시 입에 브래지어로 재갈이 물려있고 검은색 스타킹과 김양이 입고 있던 교복의 안감을 찢어 만든 끈으로 목이 심하게 졸려있었으며 양손과 양발이 스타킹으로 묶인 알몸상태에서 교복상의로 얼굴이 덮인채 소나무 밑에 반듯이 누워있었다.
또 김양의 양쪽 가슴에는면도칼로 그은 듯한 수십개의 상처가 있었으며 음부에는 볼펜과 김양의 도시락 숟갈이 꽂혀있어 지난86년 9월14일 화성군 태안읍 안녕리 목초밭에서 이완임씨(71ㆍ여)가 폭행 살해된 뒤 8차례에 걸쳐 연쇄적으로 발생한 부녀자 폭행살해 사건의 수법과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양이 15일 하오5시쯤 수업을 마친 뒤 학교 친구 이모양(14)과 함께 귀가하다 하오5시10분쯤 병점국민학교 앞에서 헤어졌다는 이양의 말에 따라 혼자 집으로 가기 위해 고개를 넘어가다 범인에게 1백여m를 끌려가 폭행,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살해현장에서 범인이 씹다버린 껌과 담배꽁초,김양 사체의 턱밑과 왼쪽 손목애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모발 2개를 수거해 정밀검정을 의뢰하는 한편 범인이 김양의 책가방을 뒤진 것으로 보아 도시락 등에서 지문을 채취키로 했다.
김양이 살해된 곳은 86년12월 화성연쇄 살인사건의 수사본부가 차려진 화성경찰서 태안지서에서 약 1㎞,김양이 집과 1㎞정도 떨어진 곳으로 8차례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그동안 발생한 살해사건의 범행수법과 비슷해 연쇄살해사건의 범인과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김양은 아버지(42),어머니(38),삼촌 철기씨(33),할아버지(66) 등과 함께 살고 있으며 오빠와 남동생이 1명씩 있는 외동딸이다.
▷화성연쇄 살인사건◁
지난86년 9월14일 이완임씨가 살해된 뒤 10월23일 박현숙양(25)이 태안읍 진안리 농수로 콘크리트관에서,12월21일 이계숙양(23)이 화성군 정남면 관항리 농수로 둑에서,이어 87년 1월11일 홍진영양(19)이 태안읍 황계리 논 한가운데 볏짚더미 속에서 폭행당한 뒤 목졸려 숨진채 발견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 뒤 88년 9월7일 안기순씨(54)가 화성군 팔탄면 가재리 농수로에서 같은 수법으로 살해된채 발견됐으며 한달만인 9월16일 태안읍 진안1리 박상희양(14)이 집에서 폭행살해되는 등 화성군내에서만 8차례의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89년 7월 마지막 사건인 박양 살해사건의 범인 윤성여씨(23ㆍ화성군 태안읍 진안리)만을검거했을뿐 나머지 사건은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