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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동네(외언내언)

    「얻어 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극리의 산중턱 꽃동네 입구,가로 3m 세로 1m의 바위에 새겨진 글귀다.이 글귀는 지난 90년 81세로 세상을 떠난 최귀동 할아버지가 생전에 남긴 말.이 세상 누구의 명언보다 진솔하고 뜻깊은 교훈이 담겨 있다.이 할아버지는 지금도 한손에 깡통을 들고 벙거지를 눌러 쓴 모습의 동상으로 동네를 지켜보고 있다. 꽃동네는 노인성 치매·반신불수·뇌성마비·알코올중독 등 버림받은 사람들의 보금자리.의지할 곳 없고 얻어먹을 힘조차 없는 2천8백여명의 불우한 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사랑의 동네다.음성 꽃동네는 76년 9월10일,오웅진 신부와 최귀동 할아버지의 우연한 만남에서 비롯됐다.음성 무극본당 사제로 부임한 오신부는 이날 다리를 절룩거리는 늙은 거지가 깡통에 밥을 얻어다가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 병든 거지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이때부터 이들을 위한 보금자리 마련에 발벗고 나섰다. 한 젊은 신부와 한 늙은거지가 힘을 합쳐 만든 음성 꽃동네는 비닐움막 5채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21만평의 대지에 정신요양원·결핵요양원·자애병원·임종의 집 등이 들어선 종합사회복지시설로 성장했다.음성 꽃동네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오웅진신부는 91년 5월 경기도 가평군 하판리 운악산 기슭에 또 하나의 꽃동네를 세웠다.이곳에도 1천1백여명의 의지할 곳 없는 이들이 수용돼 있다.음성과 가평 꽃동네는 70여만명의 후원 회원들이 매달 1천원씩 내는 돈으로 운영하고 있다.또 하루 평균 2백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가족」들을 보살핀다. 꽃동네를 만들고 정성껏 가꾸어온 오웅진 신부가 올해 막사이사이상 공공봉사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막사이사이 재단은 오신부가 「이웃을 네몸같이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병들고 가난한 이웃을 헌신적으로 돌봐온 공로로 수상하게 됐다고 밝혔다.오신부의 수상소식에 박수를 보낸다.꽃동네가 전국 방방곡곡에 세워지고 불우한 이웃을 돕는 사랑의 손길이 사회 구석구석에 뻗쳤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황석현 논설위원〉
  • “출신성분나빠 차별겪어 탈출”/귀순 북 미용사 정순영씨 일문일답

    ◎부모 간첩누명뒤 실종… 남편에 이혼당해/정주영 명예회장 89년 방북때 처음 만나 북한에서 미용사로 일하다 귀순한 정순영씨(37)는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출신성분 문제로 극심한 차별을 겪다 이를 견디지 못해 탈출했다며 귀순 당시의 상황을 소상하게 증언했다. ­귀순동기는. ▲8살때 부모가 간첩 누명을 쓰고 보위부에 끌려가 행방불명이 된 뒤 이웃에 홀로 사는 할머니 손에서 컸다.22살때 보위부원과 연애결혼했으나 남편이 내 부모의 성분 문제를 들추며 이혼을 강요해 6년만에 이혼한 뒤 혼자 두 아이를 키우며 살아 왔다.그러나 자녀들 역시 성분 문제로 극심한 차별대우를 받는데다 먹고 살기가 점점 어려워지던 차에 남한에 귀순한 사람들이 잘 산다는 얘기를 듣고 귀순을 결심했다. ­탈출은 어떻게 했나. ▲지난 5월20일쯤 식량을 구하겠다는 구실로 함경북도 청진의 통행증을 발급받아 아들과 딸을 데리고 열차로 고향인 강원도 통천을 출발,원산을 거쳐 양강도 혜산에 도착한 뒤 지난 6월4일 국경경비대의 허술한 감시를 틈타 압록강을 건넜다.그 후 중국의 조선족 아주머니를 만나 몸을 숨기는 등 여러 사람의 도움을 얻어 우여곡절 끝에 한국의 품에 오게 됐다. ­남한이 잘 산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나. ▲남한에서 북한으로 가스라이터·속옷·식료품 등이 많이 들어오는데 한국상표가 붙어 있어 남한이 세계에서 열손가락안에 드는 것으로 생각했다. ­(정씨의 아들에게)어머니가 남조선으로 가자고 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어머니에게 남한이 정말 잘사느냐고 물었다.남한이 잘 살고 할아버지가 도와줄 것이라고 말해 쉽게 가겠다고 승락했다.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과의 관계는. ­여덟살때 부모를 잃었는데 친척중 많은 사람이 남조선으로 월남했다는 말을 들었다.그러던 중 지난 89년 1월에 보위부에 불려 갔더니 정주영회장이 북한에 오는데 맞을 준비를 하라고 해 정회장이 친척인줄 알았다. ­89년 정회장을 만났을 때 무슨 말을 했나. ▲특별히 한 말이 없다. ­남한에 와서 정회장을 만난 적이 있나. ▲한번 만났다.아버지와 어머니의 이름을 물어 본 뒤 알았다고만 했다.〈주병철 기자〉
  • 독립유공자 초청 보은행사/독립기념관,보훈의 달 맞아

    ◎전국 1백93명 모여 「험난한 시절」 회고/목천·병천초등학생과 통일염원 타종도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전국에 생존해있는 독립유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은행사가 12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관장 박유철)에서 열렸다. 전국의 독립유공자 3백86명가운데 1백93명이 배우자와 함께 1박2일간 한자리에 초청돼 기념행사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독립에서 통일로!」를 주제로 한 이날 행사에는 이강훈·안춘생·박영준·서상교·이규창·김승곤·조인제·권쾌복선생 등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원로유공자,지부영·신순호여사 등 여성독립운동가 10여명과 황창평 보훈처장,이경문 문체부차관,이수빈 삼성사회봉사단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독립유공자에 대한 보은의 뜻과 함께 독립세대와 통일세대가 한 자리에서 만나 독립의 의의를 되새기자는 취지에서 인근 목천초등학교와 병천초등학교의 어린이 1백40여명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하오 1시부터 참석자들은 독립기념관 추모의 자리에서 육군본부 의장대의 도열과 진혼곡속에 함께 독립운동을 하다 산화한 동지들과 순국선열 영령들에게 헌화를 하고 묵념을 했다.이어 겨레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기념식을 가진뒤 이강훈 선생(93)으로부터 독립운동당시의 회고담을 들었다. 목숨을 걸고 싸웠던 험난한 시절의 얘기를 손주에게 옛날얘기 들려주듯 자상하게 일러준 이옹은 『나라가 힘이 없으면 다른 나라의 업신여김을 받는다』며 『여러분이 훌륭히 자라 하루 빨리 통일을 이루고 나라를 튼튼하게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선생의 발표가 끝나자 또랑또랑한 눈으로 그를 지켜보던 어린이들이 기다렸다는듯 갖가지 궁금증을 쏟아놓았다.『일본인들이 독립운동가들에게 어떤 고문을 했나요』『독립운동할때 가장 힘든 점은 어떤 것이었나요』『그 당시 독립군가를 불러주세요』 정진영양(13·병천초등6)은 『우리나라를 찾기 위해 열심히 싸우신 할아버지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더욱더 나라를 사랑할 것을 다짐했다. 열띤 대화의 시간뒤에 이들은 한마음으로 통일염원의 종을 타종하고 이어 독립운동가들의 자취가 배어있는 전시관을 함께 관람하며 제2의 광복인민족통일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삼성그룹과 공동으로 이 행사를 주관한 박유철 독립기념관장은 『생존 독립유공자의 공훈을 기리고 육성녹취를 통해 미흡했던 독립운동사의 자료를 보완하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천안=이순여 기자〉
  • 초등학교 현장실습 교실서 대체 일쑤

    ◎「책가방 없는 날」 겉돈다/박물관 등 견학 “시끄럽다” 홀대/안전사고 우려 학교서도 기피/“부모 지방출장 동행 등 고려했으면…” 초등학교의 「책가방 없는 날」이 겉치레에 그치고 있다.등산·자연관찰·박물관견학 등 현장학습을 시키도록 돼 있지만 많은 학교에서 교내 자율학습으로 대체하는 등 파행적으로 운용한다. 지난 94년부터 시범실시된 「책가방 없는 날」은 올초 모든 학교로 확대돼 매월 한 차례씩 실시되다 이달부터 두 차례로 늘었다. 학교측은 어디로 가야 할지 고심한다.정부의 지침이나 관련안내서는 전혀 없다.교사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학생은 「그저 그런」 프로그램에 흥미를 못 느낀다.박물관 등에서는 시끄럽다고 홀대받기 일쑤다. 서울 강북의 S초등학교는 지난 3월에는 「학년초의 과도한 학사일정」,4월에는 「소풍」,5월에는 「어린이날행사」 등을 이유로 책가방 없는 날을 걸렀다. 서울 강남의 S초등학교도 3월을 같은 이유로 건너뛴 뒤 4월에는 예정일에 비가 오자 교실자율학습으로 대체했다. 서울 강북의 C초등학교는 5월 시내 한 박물관에 갔지만 경비원과 안내인이 『학생이 너무 많고 소란스럽게 군다』며 귀찮아해 관람도 하는둥 마는둥 돌아왔다. 어린이에게 전문가가 나와 상세히 설명해주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같은 선진국수준의 배려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교통편 때문에 학교버스를 갖춘 일부 사립학교 등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바깥으로 나가기도 어렵다.지하철·버스 등은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고 관광버스를 빌리자니 경제적 어려움이 따른다. 서울 월촌초등학교 고은경 교사(36·여)는 『학생의 안전사고발생시 교사의 책임부분에 대한 제도적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안전보장보험가입을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로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학교도 있다. 94년부터 시범실시를 해온 서울 중원초등학교는 지난 3월부터 학생의 선택폭을 넓혔다.가족여행이나 아버지의 지방출장 때 3∼4일범위 안에서 동행토록 한 뒤 감상문 등을 내도록 하고 있다.시골에서 할아버지·할머니와 모내기를 하고 오는 등 효과가 크다. 김태수교장(57)은 『한정된 견학장소와 시간적 제약,예기치 않은 위험 등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했다』며 『학부모로부터 감사편지가 올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김태균·김상연·정승민 기자〉
  • 상속·증여세 개편방안 주요내용

    ◎상속·증여 기초공제 1억서 2억으로/「세대생략」 가산율 30∼40%로 대폭 강화/공익법인 2년마다 외부감사 의무화/상속세 물납 기준금액 1천만원으로 3일 공청회에서 발표된 상속·증여세 개편방안을 요약한다. ◇배우자 상속공제=재산형성과정에서 부부공동 기여도를 인정하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배우자 공제를 늘린다.대안으로 △1세대 1회과세 원칙상 법정상속지분내에서 전액 비과세하고 비과세분은 단기재상속공제 적용을 배제,잔존배우자 사망시 과세하며 이혼시 재산분할에 대해서도 증여세를 비과세하는 방안 △결혼연수 기준에 의한 공제제도는 폐지하되 법정상속지분내 비과세 한도를 현행 10억원에서 30억원 정도로 늘리면서 이혼시 재산분할과정에서 배우자상속공제 초과분은 증여세를 과세하는 방안 △기초공제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결혼연수 공제를 연간 1천2백만원에서 2천4백만원으로 늘리는 방안이 있다.1안의 경우 고액재산가의 세부담 완화로 부의 분산이 어려워 2안이 유력시된다. ◇배우자 증여공제=5년간 5천만원에 결혼연수당 5백만원씩을 공제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5년간 5억원씩 공제하거나 5년간 2억원에 결혼연수당 1천2백만원을 공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상속·증여공제제도=기초공제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조정하되 물적공제는 폐지하며 자녀공제는 1인당 2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부동산과의 형평성을 고려,8천만원 한도내에서 금융자산의 20%를 상속공제하는 제도를 신설한다.20세까지의 잔여연수당 3백만원씩 공제하는 미성년자공제를 연로자공제와 똑같이 3천만원으로 통일한다. ◇고액재산가 과세실효성 제고 ▲공익법인 관리방안=현재 출연자나 그 친족이 사용한 경우에만 공익법인에 증여세를 과세하나 공익법인의 임원과 특수관계법인 및 그 임원을 규제대상에 추가한다.93년12월 이전부터 소유하는 주식에 대해 20%까지 인정하고 있으나 3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5% 초과분은 처분하도록 의무화한다.2년에 1회 외부감사를 받도록 의무화한다. ▲차명주식에 대한 증여의제과세 실효성 제고=실명전환 유예기간(2년)중 실명전환한 주식에 대해서는 10%의 특별세율로 최저과세하나 유예기간내 실명화하지 않았거나 법시행일이후 새로 명의신탁한 주식에 대해서는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근거를 신설하고 위장증여에 대한 자금출처조사의 근거를 마련한다.상장 여부를 불문하고(비영리법인 제외) 주식의 명의개서때마다 주주명부의 실명확인을 의무화한다. ▲세대생략 상속·증여세 과세강화=할아버지에서 손자로 넘어가는 세대생략 상속·증여에 대한 가산율을 현행 20%에서 30∼40%로 강화한다. ▲단기재상속 공제제도 개선=7년이내 재상속시 1백% 공제하고,10년이내는 50% 공제하는 단기재상속공제제도를 개선,1년간격으로 10%씩 체감하거나 2년간격으로 20%씩 체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 및 부동산실명제 실시관련 보완=피상속인이 2년내에 1억원이상의 재산을 처분한 경우 그 용도를 상속인이 밝히지 못하면 상속으로 간주하는 것을 1년내 처분된 2억원 이상으로 완화한다. ◇세무행정 개선=상속세 과세대상에 해당하는 경우 사망자 및 그 배우자에 대해 금융기관 전산실을 통한 일괄조회를 허용한다.상속세 물납 기준금액을 현행 2백4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인상한다.〈김주혁 기자〉
  • 잠실벌 뒤흔든 “비바 월드컵”/유치 축하 「열린 음악회」 대성황

    ◎어린이서 할아버지까지 10만명 열창/대형태극기 피날레 장식땐 “감격물결” 「비바 월드컵!」 2002년 월드컵 한국·일본 공동개최를 축하하는 「KBS 열린 음악회」가 열린 1일 하오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환희의 함성이 절반유치의 아쉬움을 뛰어넘어 한국승리의 축제로 승화됐다. 이날 하오 5시30분부터 시작된 음악회를 찾아온 관중은 어림잡아 10만여명. 경기장 관람석을 다 메우고도 모자라 잔디구장까지 가득 메웠다. 지난달 31일 밤 스위스 취리히에서 월드컵 공동개최가 결정된 순간을 떠올리며 감격과 흥분을 다시 나누었다.얼굴에 우리나라 지도를 물감으로 그린 젊은이들과 중절모를 쓴 할아버지가 함께 어깨동무를 하며 「월드컵 코리아」를 외치는 소리가 메아리쳐 드넓은 경기장을 내내 휘감았다. 음악회는 축구 응원가인 「우리는 챔피언」이 울려 퍼지면서 흥겹게 시작했다.관중은 「올레 올레」를 연호하며 막대풍선을 흔들고 양손을 번쩍 들어 한껏 즐거워하는 분위기.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솔리드,박정운,걸,신승훈 등 가수들의 노래에맞춰 어린이 축구단 2백명과 대학응원단들이 힘찬 응원쇼를 펼쳤다. 후반부에는 국민가수로 불릴만한 패티김,조영남,김건모가 출연했으며 미국 컨트리가수 존덴버가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의 반주에 맞추어 「애니의 노래」를 불렀다. 마지막 무대에서 소프라노 홍혜경은 혼신의 힘을 다해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열창,관중의 환호성을 자아냈다.무대가 막을 내리면서 KBS교향악단의 「한국환상곡」,민요메들리 연주가 어둠이 깔린 잠실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순간,대형태극기가 게양되고 축포가 터져 까만 밤하늘을 수놓았다. 음악회를 찾은 박소영씨(31·서울 성동구 금호동)는 『당초 열린음악회 도중 FIFA의 개최지 결정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혹시나 한국이 제외되면 관중 사이에 혼란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공동개최 결정이 난 뒤 열린 공연이라서 기쁨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서정아 기자〉
  • 휴일의 보라매공원/박현갑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보라매 공원은 서울 시민들의 몇 안되는 도심의 휴식처다.게다가 장애인 교육시설이 들어서 있어 시민들이 따뜻한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이와함께 이 곳은 다른 공원과 달리 국민회의 등 야권의 정치집회 장소로 종종 이용돼 「국민회의 전용구장」으로도 불린다. 26일 이곳에서 열린 국민회의와 자민련 두 야당의 정치집회는 이같은 성격을 그대로 드러냈다. 매우 혼잡하긴 했으나 운동장에서 열린 정치 집회는 정치 집회대로,잘 정돈된 대형 잔디밭에서의 시민들의 휴식은 또 그대로 잘 돌아갔다. 이날 정치집회는 문민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야당의 연합 장외집회인 탓인지 집회장의 분위기는 비교적 뜨거웠다.청중들은 깔고 앉은 신문지가 바람에 날릴 때마다 나오는 흙먼지를 마냥 마셔가며 연단에 선 사회자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반면 잔디가 깔린 대형 운동장은 이곳에서 불과 몇 발자국 떨어진 거리지만 전혀 딴판이다.아이들과 잔디밭을 뒹굴며 웃음짓는 30대의 젊은 부부들,동네친구들과 공을 차며 초여름의 휴일을 즐기는 청소년 등 나름대로의 휴식에 익숙한 모습이다. 집회 참여를 소리높여 외치는 야당도,정치집회 개최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여당도 시민들의 이러한 달라진 세상살이 방식을 제대로 읽지못한 것은 마찬가지인 듯하다. 시민들은 이제 더이상 정치꾼들의 볼모가 아니었다. 정치적 집회에 정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따가운 운동장보다는 푸르른 숲아래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듣는다.니다 싶으면 미련없이 떠난다. 청주가 고향이라는 70세의 한 할아버지는 『들어보마마나 다 아는 것아니냐』며 『두 야당이 지금은 야권공조를 외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는 또다시 분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촌로의 날카로운 지적을 정치적 무관심에서 나온 푸념으로만 볼 것인지 정치권에 묻고 싶다.
  • 온종일 소란… 시민들“짜증”/야당주최 보라매공원집회 마치 유세장

    ◎차량 수백대 뒤얽혀 혼잡 극심/“안보위기상황서 구시대적 정치집회 웬말…”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두 야당이 주최한 「4·11 총선 민의수호 결의대회」가 열린 26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주변은 온종일 소란스러운 분위기였다.또 집회가 끝난 뒤 공원 주변의 신림 봉천 신대방동 일대는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보라매공원 진입로 등에는 주최측이 동원한 지방 번호판을 단 2백여대의 관광 버스와 수백대의 승용차가 한꺼번에 엉켜 극심한 혼잡. 김철우씨(32·회사원·관악구 봉천1동)는 『모처럼 휴일을 맞아 집회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가족들과 함께 쉬러 나왔으나 소음과 인파로 짜증이 난다』며 『2002년 월드컵 개최지 결정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마당에 꼭 이런 집회를 가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마디. 또 대방동에서 복덕방을 경영하는 한 시민은 『북한 함정이 서해 영해를 침범하고 미그기가 귀순해 대북 방공경계망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은 시점에 구태의연한 장외 정치집회를 갖는 것은 민의를 저버리고 개원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으려는 속셈』이라고 지적. ○…행사장 입구의 파라솔 간이주막에는 대낮부터 술잔을 돌리며 술을 먹는 사람들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여서 눈살을 지푸리게 하기도.가족들과 나들이 나온 김명섭씨(34·관악구 봉천동)는 『정치집회가 아니라 마치 술판같다』고 촌평. 행사장안은 연단을 둘러싼 운동장 한 가운데만 청중이 몰려 있었고 동원된 듯한 상당수는 포장마차에 앉아 음료수와 음식을 들며 정작 집회에는 무관심한 표정. ○…행사장 주변에는 「야당탄압 분쇄하고 정권교체 이룩하자」는 등의 현수막 수십 개가 내걸리고 「국민선택 뒤짚는 여당횡포 저지하자」는 문구가 쓰인 대형 애드벌룬 2개가 띄워졌다.또 지난 총선에 등장했던 양당의 방송차량이 당 로고송을 내보냈으며 청중들은 태극기를 들고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옳소』 등을 외쳐 지난 총선의 유세장이 재연된 듯한 분위기. ○…공원에 세살박이 아들을 데리고 놀러나온 주부 김모씨(36·관악구 신림7동)는 『확성기 소음 때문에 아들이 집에 돌아가자고 보채 돌아가는 중』이라며 『모처럼의 나들이 기분을 망쳤다』고 불평. 공원관리사무소 옆 원두막에 앉아 있던 몇몇 시민들도 『민생문제 해결에나 앞장서라』며 상투적인 정치행사에 불만을 표출.한 70대 할아버지는 이날 정치행사와 관련,『들어보나마나한 소리 아니냐』며 『지금은 야권공조 운운하지만 내년 대선쯤 가서는 또 다시 분열할 것』이라고 점치기도.〈고영훈·박상숙·김상연 기자〉
  • 월드컵유치 기원 엽서 백20만장 취리히 우송(조약돌)

    ○…2002년 월드컵 유치를 기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담긴 우편엽서 1백20만장이 25일 상오 대한항공 편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로 우송된다. 「월드컵 유치를 위한 엽서보내기 운동본부」(위원장 김용환)가 다음 달 1일 월드컵 개최지 결정 투표를 앞두고 지난 3월1일부터 펼쳐온 이 운동에는 유치원 어린이부터 칠순의 할아버지까지 참여.〈박상숙 기자〉
  • 「시집가는 날」 3만관객에 폭소 선물/연극 공연 이모저모

    ◎휴일 가족들로 초만원… 해학·풍자에 매료/“전통문화 발전 큰 몫”… 남원춘향제 백로 서울신문사와 LG전자가 전통문화 계승·발전을 위해 마련한 국립극단 연극 「시집가는 날」 초청공연이 24일 하오 8시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 완월정 특설무대에서 열려 3만여 관객으로부터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시집가는 날」은 옛날 양반계층의 위선과 횡포를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으로 국립극단원의 수준높은 연기력이 돋보여 춘향제의 여러 행사 가운데 압권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객은 특히 풍자와 해학이 주류를 이루는 내용 가운데 돈을 들여 겨우 양반이 된 맹진사가 자신의 딸 혼사를 앞두고 드러내는 이중적인 태도에 한숨을 짓거나 폭소를 터뜨리며 열광했다. 이날 공연에는 이종률 국회사무총장,이정규 남원시장,조찬형 국회국민회의당선자(남원),장덕상 서울신문사 감사 등 각계 많은 인사가 참석,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이 열린 완월정 특설무대 앞에는 연극이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60∼70대 할아버지·할머니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연극이시작되기를 기다렸다.때마침 「부처님 오신 날」과 겹친 휴일이어서 부모의 손을 잡고 따라온 어린이로 초만원을 이뤘다. ○…연극은 건너마을 양반댁 아들과 혼인을 성사시켰다며 한껏 거드름을 피는 맹진사가 등장함으로써 막이 올랐다. 그러나 며칠 후 사위될 사람이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맹진사가 자신의 딸 대신 몸종인 이쁜이를 시집보내기로 계략을 세우자 관객은 못내 안타까운 듯 여기저기서 한숨을 지으며 분노를 터뜨렸다. ○…그러나 결혼식 당일 인물이 훤칠한 신랑이 두 다리가 멀쩡한 채로 등장하는 것을 이상히 여긴 맹진사가 신랑을 그자리에서 걸어보게 하고 팔다리 여기저기를 만져보다가 결국 기절하는 장면에 이르자 관객은 일제히 폭소를 터뜨리며 환호성을 올렸다. ○…한편 이날 맹진사의 부인으로 출연한 원로여성연극인 백성희씨(71)는 『그동안 수많은 무대에 올라봤지만 이번 공연처럼 관객의 호응과 분위기가 좋은 무대는 없었다』며 활짝 웃었다. ○…윤기호 춘향제전위원장은 『서울신문사가 지난 90년부터 남원춘향제에 변사또행렬·전라감사행렬·방자놀이·뮤지컬성춘향 등 많은 문화행사를 지원함으로써 춘향제가 세계속의 제전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고 주최측에 고마움을 표시했다.〈남원=조승진 기자〉
  • 스승의 사랑을 반추하며/이명수 충남도청 정책실장(공직자의 소리)

    ◎교직을 천직으로 지키신 그 모습 영원히 못잊어 선생님. 얼마전 전화로 들려주셨던 선생님의 인자하신 목소리는 아직 귓가에 남아있지만 뵙지못한 빈 마음은 좀처럼 채워지지 않습니다.색바랜 앨범속에서 선생님의 모습을 가끔씩 확인하지먀ㄴ 그래도 두터운 사랑의 손길을 직접 느끼고 싶습니다.더욱이 마음마저 푸르게 물드는 신록의 계절을 맞아 왠지 모를 그리움이 자꾸 돋아나면서 선생님 생각이 간절하게 스며듭니다.인생은 생명으로 시작하여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어느 시인이 노래했습니다만 저의 그리움은 이미 만남과 이별의 순간으로 가득한 시간의 역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선생님. 그 곳에서 과거로 가는 열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차창가에 어떤 풍경들이 몰려올까요.이 세상 어느 하늘 밑에 살아도 그리우면 언제든 한 걸음에 달려가는 것,우선 고향과 모교의 모습이 선연히 비쳐집니다.선생님의 가이없는 사랑속에 올망졸망한 친구들의 동심과 천진함이 배어나고 철따라 꽃들이 차례로 피어나던 학교길과 운동장….그것들은 과연 어떤영상으로 차창가를 스치고 지나갈까요.분명한 것은 어린날 기억의 저편에서 돋아나는 향수와 정겨움들이 조금도 흐트러지거나 퇴색되지 않은 채 오히려 더욱 선명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선생님. 그 숱한 직업중에서 선생님께선 아무런 망설임과 주저없이 처음부터 교직을 「천직」으로 택했다고 하셨지요.껑충한 키로 교단에 서계시던 선생님의 모습은 근엄과 경의로움 바로 그것이었지요.그러면서도 때로는 저희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고 아버지나 할아버지처럼 대해 주셨지만,선생님으로서의 곧은 몸가짐은 늘 지키려 하셨지요.시골학교라서 학업성적이 떨어진다고 사택옆의 방을 얻어서 밤늦게까지 저희들을 가르쳐 주셨던 기억은 그 때 밤하늘에 뿌려졌던 별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감사함 그자체입니다. 선생님. 이제 푸르른 여름의 문턱에서 선생님께서 뿌리신 배움의 씨앗이 중년이 되어 시원한 포플러 그늘아래서 잠시 머물게 된 역,그 시간의 역에서 선생님의 가이없는 사랑을 반추해봅니다.새로운 출발의 기적소리가 울리면,저희는 다시 새로운 시간의 열차를 타야겠지요.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삶의 방향과 목표를 향해서요. 끝없이 불러보고 싶은 선생님. 아름다운 여생,진정 평안한 날들이 이어지시길 마음다해 비옵니다. 제자 드림
  • 상속세법 개정 방향 어떻게 될까

    ◎상속·증여세 과세구간 대폭 상향 조정/공익법인 출연 재산 사후관리도 강화/「취득과세형」으로 전황… 부의 분산 유도 부의 세습을 차단하기 위해 상속세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는 가운데 9일 열린 신경제 장기구상 공개공청회에서 제시된 조세제도 중장기 발전방향은 향후 상속세법 개정의 향방을 짐작케 한다. 이번에 제시된 단기 개편방향은 ▲최고세율(40%)을 적용받는 상속세(5억5천만원이상)와 증여세(3억원이상) 과세구간을 대폭 상향조정해 중산층의 부담없는 성실납세를 유도하고 ▲부동산 중심의 공제제도를 정비해 세부담의 공평성을 기하며 ▲할아버지에서 손자로 상속되는 세대생략이전에 대한 과세는 1세대 1회과세 원칙을 고려해 현행 20%의 가산율을 높인다는 내용이다.지배주주의 소유주식에 대한 10% 할증평가규정을 상장사에도 적용하고 공익법인 출연 재산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장기적으로는 최고세율을 조정해 중산층의 부담은 현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추면서 부유층에 대해서는 더 강화하면서 상속·증여세율을 단일세체계로 전환,생전이전과 사망유산에 대한 세부담을 같게 하고 유산과세형에서 취득과세형으로 전환,부의 분산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논란이 되는 부분은 배우자 상속에 대한 비과세 여부다.상속세가 기본적으로 세대간 재산 이전에 대한 과세이고 부부가 하나의 경제활동 단위로 재산형성 기여도가 같다는 점에서 배우자 상속에 대해서는 비과세해야 한다는게 여성계의 주장이다.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배우자에게서 차세대로 다시 상속될 때만 과세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학계는 부진한 전산화 등 세무행정 여건을 감안할 때 탈세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비과세보다는 공제한도를 늘리는 방안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중장기 발전방안은 현행 배우자 공제방식을 유지하면서 금액한도를 상향조정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는 내달초 상속세법 개정에 관한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한 뒤 7월쯤 개정안을 확정,9월 정기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김주혁 기자〉
  • 어버이 날에(송정숙 칼럼)

    차에 치일 뻔한 외손자를 구하고 당신은 크게 다쳐 위중한 지경에 계신 할머니이야기가 신문에 났다.일생동안 김밥장수나 떡장수를 하면서 정하고 성실하게 번 돈을 몽땅 장학기금으로 쾌척하는 할머니들의 미담은 신문에 자주 실린다. 동창생이 모인 자리에 가면 손자자랑에 시끄러워 다른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기 때문에 한가지 제안을 한 모임이 있다고 한다.손자자랑을 하고 싶은 사람은 한번에 2천원씩 돈을 내기로 하는 제안이었다.그런데 돈을 내고도 한참동안 차례를 기다려야만 이야기할 기회가 온다고 불평이 많아 그것을 조정하는 일이 새로운 골칫거리가 생겼다는 모임이다. 우리의 어머니인 할머니들.그분들은 거의가 고달픈 인생을 살아온 분들이다.가난해서 자식을 굶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뒷덜미를 밀리며 살아온 분들이다.걸핏하면 등록금이 밀려 학교에서 쫓겨오던 아이를 한숨쉬며 바라보던 분들.그래서 그분들이 간곡하게 원한 소망은 아이를 굶기지 않을 만한 여유와 학교에서 쫓겨오지 않을 만한 능력이 당신에게 보장되기를 빌었다.그것만을 위해서 손톱밑에 피가 맺히도록 일하며 살아온 분들이다.그렇게 모은 돈이므로 그것을 함부로 써버리는 일은 죄악으로 여겨지던 분들.젊은이가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숭고한 일에나 바쳐야 그 돈에 맺힌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던 분들이다. 그래서 여전히 위험한 길로 들어서는 어린 손자를 보면 본능적으로 뛰어들어 손자부터 구하는 어버이들.그 희생과 사랑을 토대로 우리는 이만큼 살게 되었다.한국의 어버이는 그런 부모들이다.아마도 한국의 이런 어버이상은 세계에서도 독특한 것일 것이다.그토록 유난히 헌신적이고 시련을 겪은 분들이지만 세상은 많이 변해서 그분들이 생각하던 「부모노릇」이 지금에 와서는 별로 대수롭게 여겨지지 않는 것같아 쓸쓸하고 서글프기도 한 분들이다. 아들네가 처가나들이를 간 동안 혼자 집을 지키던 몸이 부실한 할머니가 원인모를 화제로 질식해 돌아가신 기사도 신문에 났다.자식의 짐이 되는 것이 서러워서 양주분이 손잡고 산속에 들어가 자진한 기사가 실린 적도 있고 정신이 혼미한 노부모를 버리고 달아난 자식이야기도 곧잘 신문에 실린다. 세계에서도 유례가 드믈게 희생적인 노력으로 시련을 견디며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에 헌신해온 부모들이지만 노후가 외롭고 적막하여 간데없어져가는 것이 세상.우리 어버이들이 그렇게는 안되었으면 좋겠다.그것은 어버이인 그분들만을 위해서 바라는 일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가족의 붕괴가 너무도 심각한 것이 오늘날이다.남보다 유난히 자식에게 헌신적인 우리 어버이들의 특성은 우리네 자식의 혈관에도 흐르고 있을 것이다.그런 가족관계를 되살려 우리의 정신적인 자원으로 삼으면 우리는 가족붕괴의 불행을 지체시키고 그것으로 현명한 가족주의를 이룩해갈 수도 있을지 모른다. 손자를 보고서야 철이 들었다는 할아버지가 있다.그분은 무릎에 손자를 앉혀보니까 『이 무릎에서 백년이 이어지는구나』하는 생각이 실감되더라고 했다.그러자니까 공해로 오염되는 국토의 문제,황폐한 인성의 문제 같은 것이 구체적으로 걱정스러워지더라는 것이다. 요즈음 와서 자주 말해지는 「삶의 질」에 대한 많은 해답도 이런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잘 살되 사람답게 잘 살 수 있는 것이 「삶의 질」이다.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질이 풍요로운 것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사랑이 충만하고 건강한 가족.그것으로부터 출발되는 삶이 질높은 삶이다.그 근원이 되는 가족간의 사랑과 가족구성원이 함께 하는 사려깊음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할아버지 무릎에서 이어지는 백년」이 역사를 만들고 나라를 이룬다.그러므로 어버이는 역사의 근원이고 나라의 근본이다.모시기를 성가셔하며 마지못해 용돈이나 드리면 되는 그런 정도의 어른이 어버이는 아니다. 그분들을 불화와 갈등으로 외면하다가 비명에 돌아가시게 한다면 나의 근본을 짓밟는 것이고 나라도 사회도 짓밟는 짓이다.물론 자식도 짓밟히는 결과가 온다.그것은 성공한 삶일 수 없다.
  • 신한국당 선정 「8도 맏며느리」 경북 정순덕씨

    ◎역경속 8남매 집안 일궈온 “억척” 경북 안동 풍산읍 죽전리에 사는 8남매 집안의 맏며느리 정순덕씨(42)가 낯선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한복차림에 고무신이 왠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시할아버지와 시아버지도 같이 올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정씨는 연신 흙때가 묻은 손마디를 만지작거렸다. 3년전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달리하신 시할아버지,올들어 밭은 기침소리가 부쩍 잦아진 시아버지(80),8년전 경운기사고로 목뼈를 다친 뒤 후유증에 시달리는 남편(50). 그래도 굴레 같은 삶의 테두리를 억세게 헤쳐왔다고들 주위에서는 말한다.지금껏 싫은 소리 한번 내뱉은 적도 없는 억척며느리로 소문날 정도다. 오히려 대소사가 잦은 시골 집안에서도 옆길로 새지 않고 꿋꿋하게 자란 3남매가 대견스럽기만 하다. 부산에서 일자리를 얻은 큰딸(21)이 첫 월급으로 선물한 내의는 이태가 넘도록 옷장 깊숙이 간직해뒀다.『행여 닳을까봐서』란다. 지난 3월 건국대 경제학과에 거뜬히 입학한 둘째아들과 고교 2년생인 막내아들이 얼마전 『어버이날에 시아버지 모시고 온천이나 다녀오라』며 코묻은 돈을 내밀 때도 싫진 않았다. 얼마전부터 후유증이 조금씩 호전돼 함께 상경한 남편 박대우씨는 『모두 아내 잘 만난 덕』이라며 「팔불출」이 되길 마다하지 않는 눈치다. 정씨의 사연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신한국당의 팔도맏며느리 가운데 경북지역 효부로 뽑힌 것이다.시·도지부의 추천을 받은 5백30여명 가운데 실사작업을 거쳐 선정된 8명의 맏며느리는 7일 전국위원회에서 당총재인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상패를 수여받았다.
  • 80대 노인 운전시험 합격(조약돌)

    운전면허 2종보통 학과시험에 응시한 86세의 할아버지가 당당히 합격해 전국 면허시험장 개설이래 학과시험 최고령합격을 기록했다. 지난 2일 하오 1시 대구운전면허시험장에서 치러진 제2종보통 학과시험에 응시한 김종철씨(86·무직·대구시 수성구 파동 488의 20)는 커트라인보다 10점이나 높은 80점을 얻어 합격했다.〈대구=황경근 기자〉
  • 흔들리는 민족교육(압록강 2천리:30)

    ◎학생격감·교사부족·재정난 “삼중고”/박봉에 교사이직 급증… 중졸농민 초방해 수업/낡은건물 보수못해 비새는 교실도 수두룩/일부지역은 3년뒤 취학아동 한명 없는 학교도 중국의 소수민족은 조선족을 포함하여 55개 민족이 있다.조선족을 빼고는 모두가 토착민족이다.그래서 수적으로 14번째 소수민족이지만 그 위상은 엄지손가락을 꼽을 정도가 되었다.그 이유야 물론 우리 할아버지들이 소를 팔아서라도 자식들을 공부시킨데 있을 것이다.결국 12억인구를 가진 중국이라는 대가정에서 조선족은 지금 확고한 위치를 굳혔다. ○참고서 몇년씩 대물림 조선족은 교육을 바탕으로 머리싸움에서 이겼다고나 할까….이스라엘사람들이 여러 나라를 유랑하면서도 「민족의 재질이 머리에 있다」고 한 말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비록 떠돌이생활을 할지라도 지식과 재주는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이어서 재산중의 재산이다.중국의 조선족들은 인텔리간부,학자,기업인들을 많이 배출했다.이는 모두 조선족들이 오늘의 기반을 이루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런데사정이 사뭇 달라지고 있다.내일의 민족사회를 이끌어나갈 조선족 인재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민족교육의 어두운 그림자가 도처에 나타나 압록강유역 조선족학교들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그것은 교육재정난에서 비롯되었다.요령성 관전현 조선족학교의 경우 학령전 유치원으로부터 중학교까지 10개 학급에 학생 1백60명을 수용했다.그리고 교직원이 52명인데 인건비를 포함한 학교운영비는 고작 45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도시지역학교도 사정은 같았다.단동시 조선족 중학교는 소학교에서 중고에 이르는 학생 3백60명,교직원 60명에 이르는 비교적 규모가 큰 학교다.그런데 48만원의 운영비에 매달려 있다.한중수교이후 조선말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족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이 조선족학교로 몰려들고 있으나 교실도 모자란 상태다.또 1973년 혜성지진 여파로 교실이 무너질 지경인데도 그냥 위험한 수업을 하고 있다. 한족학교들은 학생들이 많아 학생 하나가 매학기 내는 50원의 돈이 십시일반이라고 학교재정에 어느정도 보탬이 된다.그러나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학교들은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어 학교운영이 말이 아닐 수밖에 없다.신빈현 동강연소학교는 교실과 사무실을 통틀어 모두 22칸인데 20칸이 비가 샌다.1995년5월에 화재가 났던 강동소학교는 학교를 복구하느라 교장이 8천원의 빚을 졌다.환인현 조선족소학교는 교원들이 받을 돈 5천원이 아직 밀려있다. 그쯤 되고 보면 교육용 기자재도 모자라게 마련이다.교원들의 필수품인 분필도 마음놓고 못 쓸 형편이고 교원용 참고서도 변변치 않다.몇년씩을 대물림해서 쓴다고 했다.세상은 날로 바뀌는데 조선족 학생들의 교육환경은 뒷걸음질을 쳤다.「중국민족교육발전요강」에는 「중앙과 지방은 소수민족교육경비를 점차 증가해야 한다」고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한 두 다리를 거쳐 지방으로 내려오면 소수민족의 교육을 「돌봐주기 바란다」는 식으로 용두사미격으로 희석되기 일쑤였다. 조선족학교의 학생들은 해마다 줄어들었다.1990년의 경우만해도 중소학교 조선족 학생수는 모두 3만2백81명에 달했다.당시 학생분포를 보면 환인현 1천1백47명,신변현 2천2백28명으로 되어 있다.그런데 지금은 환인현 9백명,신변현이 1천9백5명으로 줄어버렸다.1백98명의 학생을 수용했던 환인현 아하로조선족향 아하구조선족소학교는 지금은 겨우 61명만 남았다.3년후에는 학교에 들어올 아이들이 아예 하나도 없는 형편이다. ○벽지학교 병합 수포로 압록강유역 조선족학교에서는 대개 한해를 건너 격년제로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3∼4명을 모집하고 마감해버리는 학교까지 생겨나 피교육자원의 고갈을 분명히 드러냈다.요룡성 성도 심양시의 우홍구 조화향 민족연학교인 영수촌소학교의 조선족 학생은 46명인데,2학년과 4학년 6학년짜리는 하나도 없다.개원시 남영소학교 민족반의 조선족 학생은 3명인데 비해 교사는 4명이나 되어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요령성에서는 지난 1986년부터 벽지 조선족학교들을 적당히 병합시켜 기숙제학교를 설립하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그러나 새교사 건립자금,학교건립부지등이 문제가 되어 거의 수포로 돌아갔다.요령성의 기숙제학교는 대련시 조선족소학교,심양시 망화조선족소학교가 고작이다.다행이라면 안산시 이삼대조선족학교와 심양시 영명조선족소학교,개원시 조선족중심소학교정도가 그나마 통합된 사례라 할 수 있다. 조선족의 출산율저조는 학생자원의 고갈을 부추겼다.조선족인구는 1990∼94년까지 2만명이 늘어나 2백만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기는 했다.그러나 전국 인구성장률에도 못미칠 뿐더러 한족이나 기타 소수민족에 비해 아주 낮았다.그 원인은 요령성의 인구정책에도 있다.요령성은 다른 성들이 모두 적용하는 「소수민족은 아이 둘을 낳을 수 있다」는 소수민족 산아제한완화정책을 배제하는 유일한 성이기 때문이다. 조선족학교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안겨주는 또다른 요인은 학생자원 고갈뿐아니라 교원부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교원생활이 고된 것을 비유하는 우리 속담을 실감하기 딱 알맞는 직업이 교직이다.물가는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어오르고 월급은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는지라 재질있는 교원들이 교직을 내팽개쳤다.단동시 조선족학교에서 퇴직한 교사가 한해 6명을 헤아렸다. 산골에서는 궁여지책으로 모자라는 교사를 농민들중에서 초중졸업생을 골라 교사로 끌어들였다.한국으로 말하면 중학교졸업생을 교단에 세우는 꼴이되었으니 교육의 질은 날로 떨어졌다.농민들가운데서 교원을 초빙하는 것을 대과라고 한다.신빈현 한 조선족학교의 대과교원은 전체 교원 10명가운데 6명을 헤아렸다.개원시 변두리 한 농촌 조선족학교에도 전체 교원 76명의 절반이상인 41명이 대과교원이었다.이들 대과교원의 월급은 국가에서 매달 50월씩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학교가 충당했다. ○소수민족 지원 외면 그래서 요령성 성도 심양시의 몇몇 조선족 소학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학교의 교육질은 형편없이 떨어졌다.학생들의 질 역시 보잘 것이 없다.상품으로 말하면 불량품이다.한중수교이후 조선어를 배우기 위해 조선족학교로 몰려드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2천명의 조선족 청년들이 한족학교를 고수하는 이유도 이해할만한 일이었다. 단동에서 만난 단동시 통전부 전부부장 김인형 선생(69)은 오늘날 민족교육의 현실을 서글퍼했다.그러면서 장래를 걱정한 그는 자신이 살던 시대와는 딴판 다르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나는 국민고등학교 3년을 다니고 교편을 잡다 요동성 간부학교 넉달을 다닌 것이 학력의 전부입네다.그런데도 당시 부대에서나 기관에서 나만티 배운 사람은 드물었디요.그러나 지금은 과학의 발달로 세상이 날로 깜짝깜짝 놀라게 변하고 서로 이웃이 되는 시대가 아닙네까.우리 조선족들이 중국 대가정내에서 우수 민족으로 남자면 교육으로 승부를 걸어야디요.그렇지 못한 오늘날 민족교육이 걱정이야요』
  • 제주시 이도1동 돌하루방(한국인의 얼굴:70)

    ◎왕방울 눈·굳게 다문 입에 정감이…/훤칠한 키·비껴쓴 벙거지에 멋도 잔뜩 제주도의 돌하루방은 육지로 말하면 돌장승이다.옛날 기록에는 돌하루방을 일러 옹중석이라했다.돌하루방은 돌할아버지라는 뜻을 가진 제주도 사투리다.어린 아이들이 돌하루방이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 이름으로 굳어버렸다.어딘가에 정감이 어린 이름이기도 하거니와 실제 돌하루방에서는 온화스럽고 푸근한 체취가 우러난다. 제주도에 돌하루방이 처름 등장한 시기를 확실히 밝힐 수는 없다.다만 김석익의 「탐라기년」을 보고 어렴풋 짐작할 뿐이다.영조30년(1754년) 김몽규가 성문밖에 세웠다는 기록이 그것이다.그는 당시 제주 방어사로 전해인 영조29년에 관덕정(보물 322호)을 중창한 인물이기도 하다.그러나 전에도 있었는 데 다시 세운 것인지,또 처음 새로 세운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나오지 않는다. 어떻든 「탐라기년」을 18세기 중엽 제주에 돌하루방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일러주고 있다.제주도내에 옛날부터 전해내려온 돌하루방은 현재 45기에 이른다.모두 제주도 민속자료2호로 지정 받았다.제주목과 대정현,정의현을 행정구역으로 한 조선시대 제주 삼현소재지에 집중 분포되었다.그래서 제주시내에 21기,대정면 인성·안성·보성리와 표선면 성읍리에 각각 12기씩이 남아있는 것이다. 옛 제주성 성문밖이 본래 제자리였던 제주시 돌하루방은 시내 여러 군데로 뿔뿔히 흩어졌다.제주시의 돌하루방은 대정면이나 표선면 성읍리 것들에 비해 우선 키가 크다.평균치가 1백80㎝를 넘는 훤칠한 키를 했다.그리고 대정면 돌하루방과는 달리 기단을 밟고 서 있다.제주도 돌하루방 하면 얼핏 그것이 그것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지역 단위로 특성을 지닌터라 지역별로 비교하면 조금씩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제주시 이도1동을 지키고 있는 돌하루방은 아주 멋이 든 돌할아버지다.제주시 이도1동은 제주목의 제주성 옛 터전인지라 이 돌하루방이야 말로 적자격의 돌하루방이라 할 수 있다.제주도 섬 전체의 돌하루방이 그렇듯 벙거지를 썼으나 멋을 부려 비스듬이 머리에 걸쳤다.닷새장 저자거리에 나갔다가 거나하게 한잔을 하고 손자 주전부리를 사들고 오는 흐뭇한 할아버지 얼굴이다. 퉁방울눈은 이를데 없이컸다.눈이 하도 커서 눈을 만드느라 오목새김한 가장자리 선각이 자루병처럼 생긴 코와 아주 닿아버렸다.병자루 같이 생긴 코허리는 물론 코방울에까지 눈 가장자리가 맞물렸으니 크기는 큰 눈이다.역시 선각으로 표시한 큰 입을 굳게 다물었다.위엄을 갖춘 얼굴은 분명한데 무섭기 보다는 온화한 쪽에 비중을 더 실었다.그러니까 아주 인간화한 섬의 돌장승이 돌하루방일 것이다. 돌하루방을 성문밖에 세웠다는 기록과 본래의 자리 성문 앞길이 방어상 유리한 S자형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육지의 장승들처럼 돌하루방 또한 수호신 기능이 부여되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기 때문이다.〈황규호 기자〉
  • “장애인 돌보기” 3대째/서울 천애원 허곤씨 일가 “큰사랑”

    ◎해방직후 권씨 시작… 부산피란도 함께/큰아들 이어 손자형제까지 「부축」 동참 『썩을 양식을 위해 일하지 말고,썩지 않는 양식을 위하여 일하라.』 오늘은 제16회 장애인의 날.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일반의 애정과 관심은 아직 미미한 형편이다.이같은 사회분위기 속에서,3대째 묵묵히 장애인들을 돌보는 가족이 있어 눈길을 끈다.웬만한 일을 대잇기도 어려운데,빛나지 않고 힘든 일로 「가업」을 이루었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서울 노원구 중계동 308의 1 사회복지법인 천애원(전화 930­4635)은 올 9월 창립 51주년을 맞는다.천애원은 장애인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1945년에 처음 설립됐다. 당시 부산 가덕도 출신 허근씨 부부는 서울 서소문에서 「먹고 살만큼」의 개인사업을 했다.해방2년전 서울거리에는 간혹 걸인과 장애인들이 눈에 띄었다.천성이 좋은 허씨부부는 그저 아무 뜻 없이 이들 1∼2명을 먹여주고 재워줬다.그런데 그 숫자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사회에 적응을 못하는 이들을 겪으며 허씨부부는 『이런 사람들이 언젠가 사회문제가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서소문동 75에 장애인 및 고아수용보호소인 조선후생사업단 근화원을 창립했다.6·25때는 고아들과 함께 부산으로 피란을 갔다.여기에서 보육원을 분리운영하며 두아들이 참여했다. 큰아들 허원씨는 지금의 천애원을 맡았다.둘째 허홍씨는 현재 서울 송파구의 청암양노원을 운영하고 있다.할아버지 허씨가 89년에,아버지 허원씨가 95년에 작고하자 천애원은 지금 허곤씨가 이어받게 됐다.원장은 어머니 최김자씨(56)이나 총무인 허곤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의식주를 해결하는 수용보호 단계에서,재활하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빨리 나가야 되는데 우리나라의 장애인보호단계는 아직 원시적 수용보호단계라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장애인들이 재활을 위해 제품을 생산해도,사회는 「불량품이겠지」「이미지가 나쁘다」며 구매를 꺼립니다.』 약관 27세로 가업(?)을 이어받은 허곤씨는 젊은이답지 않게 문제점을 지적한다.어려서부터 장애인들 속에서 자랐고,지난해 숭실대 사회사업학과를 나왔기 때문이리라.그의 친구 김목겸씨도 천애원에서 사회적응훈련프로그램·후원회 관리등 주요역할을 하고 있다.뿐만 아니다.강남사회복지대 사회사업학과를 나온 허총무의 형 허은씨(32) 역시 직책없이 천애원을 돕고 있다.천애원은 지난 3월말까지 목공예와 악세사리제품을 생산했다.그러나 판로가 막혀 생산을 중단했다.지금은 노원구청의 도움을 얻어 쓰레기봉투만 생산한다. 『장애인들은 「육체적 장애는 있으나,정신적 장애는 없다」고 스스로들 생각하고 있죠.정상인·장애인 구분없이 누가 썩은 양식이고,누가 썩을 양식인지는 각자 판단해야겠죠.』 최원장은 기독교인은 아니면서도 성경을 인용, 의미있는 화두를 「현재의 정상인」들에게 던진다.〈안병준 기자〉
  • “투표장으로 갑시다”/한승원 소설가(특별기고)

    브라운관에서 주식 오르내리는 것을 보도할 때 우리 부부는 강건너 불보듯이 했다.아들이 어느 주식 몇십만원어치인가를 사두었다는 말을 들은 뒤부터는 그것을 조마조마해 하며 보기 시작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는 고대와 연대가 축구경기·농구경기를 할 때면 별다른 이유없이 고대쪽을 응원하곤 했다.그런데 딸이 연대와 인연을 맺은 뒤부터 연대쪽이 이기기를 바라고 조마조마해 하며 관전하곤 한다. 세상살이의 즐거움이란 것은 그런 조마조마함에서 부터 시작되는 것 아닐까.피는 물보다 짙다.조마조마해지는 것은 소속감 때문이다.소속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참여해야 하고,참여하면 책임감을 가지게 되고,그만큼 간섭하고 아랑곳하게 되고,그런만큼 그 세상살이는 보람 있어지고 즐거워진다.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을 뽑는 것,투표장에 나아가 한표행사를 하는 것은 내가 정치적인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절대적으로 좋은 기회다. 우리 주변에는 마치 혼자 도통을 다해버린 듯이 「정치는 권모술수에 능하고 더러운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여」하고 깨끗한채하고 초연한 채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 제발 투표날인 오늘만은 그런 패배주의적인 무책임한 말을 입에 담지 말자. 『어느 당 누가 당선하든지 그 사람이 그 사람인데…나는 투표고 무엇이고 아랑곳하지 않고 실컨 낮잠이나 자버릴란다』 『이제 문민정부가 들어선 마당인데,어느 당 사람들이 몇석 더 얻으면 무얼 하고 또 덜 얻으면 무얼 할 것이여? 나는 골프나 치러갈 참이여』 『자기가 더 깨끗하게 잘한다고 아무리 악을 써대도,결국 도토리 키재기일 뿐인 사람들이 서로를 헐뜯고 찍고 까고 모략하고 욕하는 꼬락서니들 보기 싫으니까 나는 눈 딱 감고 낚시질이나 가버릴라구만』 『케케묵은 구세대 사람들이 싹 없어지지 않는 한 우리 정치는 항상 그 모양 그 꼴일 수 밖에 없어.나는 등산이나 갔다가 올 테여』 『내가 한표 찍으나 안찍으나 3김씨가 비슷하게 판도를 나누어 버릴 것이니까,나는 그냥 가족들 차에다 싣고 봄바람이나 쐬고 올란다』 깨끗하다면 깨끗한대로,더럽게 느껴진다면 더럽게 느껴지는 대로,그것은 내가 몸담고 있는 이땅 이사회의 정치현실인 것이다.그것은 남이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고,내 할아버지 할머니,내 아버지 어머니,내 형제자매,내 아들딸,내 자신이 그 모양새로 창출해 놓은 깨끗함이고 더러움인 것이다. 『나는 그 어느 후보한테도 안찍을 거야.이리 뜯어보고 저리 살펴보아도 찍어줄만한 사람이 없더라.그러니까 투표장에 안갈거야.내가 왜 그 더러운 사람들의 각축장엘 다리 아프게 간단 말이냐』 『나 투표하러 안간다고 욕하지마라.민주사회에서는 기권할 권리도 있어』 이것은 자기의 간이 썩어들어가는 줄은 모르고 손톱밑에 가시박힌 아픔만 아는 미련스러움이다. 투표가 끝난 다음에야 곧 개표가 시작될 터다.그 어떤 운동경기의 실황중계방송 못지않게 선거개표 실황 중계방송이 재미있다.개표 실황중계를 더욱 재미있게 보려면 투표장엘 갔다가 와야 한다.4개의 정당이 서로를 치고받고 하는 게 결코 미운 일만은 아니다. 우리가 가꾼 우리식의 민주사회가 가지고 있는 특권이자 특장이다.다른 나라의 어느 누가 무어라고 논평을 하든지 우리는 아랑곳하지말고 우리의 그 특권과 특장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투표와 개표는 축제분위기 속에서 행해져야 한다.집에서 혼자 관전할 경우에는 우리 선거구에서는 아무개 후보가 당선해야 하는데,내 고향 선거구에서는 누가 당선해야 할 터인데…하고 생각하며 관전을 하고,어머니 아버지,혹은 친구나 아내나 자식들하고 관전할 때는 내기를 걸 수도 있다.당선이 확실시 되는 후보와 차점 후보와의 표차를 놓고 내기를 걸 수도 있다.명심할 것은 한사코 마음을 비우고 관전하고 결과에 기꺼이 승복할 일이다.백성들의 정치 교통정리는 하늘의 뜻이므로. 오늘 밤에,차 한잔,소주 한잔,혹은 아껴 놓았던 좋은 술 한잔 마시면서 더욱 맛깔스럽게 관전하고 싶으면,마감시간안에 반드시 투표장엘 다녀와야 한다. 이 세상을 사는 것처럼 살고 싶고,자기 조그마한 힘으로 이 세상을 살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으로 만들고 싶으면.
  • 공공연한 비밀 「일당운동원」 동원(유세장에서)

    『합동유세는 1인당 3만원씩,정당이나 개인유세때 1백명을 동원하면 5만원씩 쳐 줍니다』 3일 서울지역 한 지구당의 조직부장은 『상대 후보 유세장에서 일당운동원을 잡아라』는 특명을 내렸다.며칠전 합동유세때 다른 당 후보에게 일당을 받고 동원된 주민 2명으로부터 양심선언 약속을 받았다고 그는 귀띔했다. 서민용 임대아파트가 밀집한 이곳의 법정선거비용 제한액은 8천9백여만원.그러나 그는 『동(통)마다 5만원짜리 운동원이 깔렸다』고 털어놨다. 『이쪽도 그러냐』고 캐묻자 『다 그렇고 그런 것 아니냐』며 얼버무렸다.서로 물고 물리는,「보이지 않는」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일당운동원의 흔적은 유세장 바깥에서도 감지된다.서울 강북지역 주택가 근처의 한 증권회사 객장.30대 직원은 『며칠 전부터 아주머니와 노친네들이 안보입니다』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소일거리를 바꾼 「단골손님」들이 부쩍 늘었다는 푸념이다. 이날 낮 중부권 주택가의 정당연설회장 주변 한 음식점에는 행사직전 3∼4명 단위의 주민들이 꾸역꾸역몰렸다.잠시후 주최측 정당 배지를 단 50대 남자가 한바퀴 인사를 돌았다. 앞서 상오 근처의 또다른 옥내 정당연설회장에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2천여명이나 모였다.공식행사 30여분전에 좌석이 꽉 찼다. 뒤늦게 도착한 아주머니 2명은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아까 그 아줌마 어디 갔어』라며 두리번거렸다.귀엣말을 나누던 아주머니들은 『2층으로 가보자』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건물 앞마당에는 「공명선거」 완장을 두른 선관위 직원 6∼7명이 승합차에서 「선거법위반행위 단속일지」를 챙기고 있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소문은 무성한데 워낙 수법이 교묘해 현장을 잡기가 힘들어요』.한 직원은 『주로 행사직후 아웃사이드에서 금품거래가 이뤄진다더라』고 전했다. 점심시간에 맞춰 행사가 끝나고 아주머니·할아버지들이 삼삼오오 흩어지자 이들도 서둘러 차밖으로 뛰쳐나갔다.『한 건 올리자』는 그들끼리의 다독거림이 꽃샘바람을 타고 귓전에 맴돌았다.〈박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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