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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일파 재산되찾기 헌법정신 위배”

    친일파의 후손이 조상의 땅을 되찾기 위해 낸 소송에 대해 법원이“헌법정신에 비춰볼 때 소송이 부적합하다”며 각하했다.이는 친일파 이완용 후손의 재산권을 인정해준 97년의 대법원 판례와 배치돼상급심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 李善姬)는 17일 “시할아버지 이재극(李載克)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을 돌려달라”며 김모씨(78)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유권 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는 부적합해소를 각하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이 3·1운동 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원고가 헌법을 수호하는 기관인 법원에 민족의 이익을 배반하고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얻은 재산을 되찾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은 신의칙과 정의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반민족행위처벌법’이 폐지돼 친일파들에게 불이익을 줄 근거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민족행위처벌법이 폐지돼 그 효력은 없지만 헌법정신에 비춰볼 때반민족행위의 위헌성·위법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재판부는 “법원이 친일파와 그 상속인이 제3자 명의로 된 재산을되찾는 것에 조력하지 않겠다는 취지”라면서 “그러나 이 판결이 적극적으로 반민족행위자를 처벌하거나 그 재산을 몰수할 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96년 국가가 과거 이재극 소유로 자신이 물려받은 파주시 문산읍 도로 321㎡에 대해 보존등기를 마치자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이재극은 1904년 일본 천황으로부터 훈일등욱일대수장(勳一等旭日大綏章)을 받고 1905년 을사조약 체결시 왕실의 종친으로서 궁내 동정을 친일파에 제공하는 등 조약 체결에 협조해 지탄을 받았다.한일합방후에는 천황으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고 1919년에는 이왕직장관(李王職長官)에 임명되는 등 친일행각을 벌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97년 친일파 이완용의 후손이 낸 소송에 대해 ‘친일파 후손의 재산권을 인정하는 것은 정의 관념에 반하지만 광복 후40여년이 지날 때까지 친일파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이상 후손의 재산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결했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수뢰 日 명문가 정치인 자살

    [도쿄 연합] 수뢰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일본의 나카지마 요지로(中島洋次郞·41) 자민당 전 중의원이 6일 도쿄(東京)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 경찰은 그가 가족을 걱정하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미뤄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2차 세계대전 이전에 철도상을,아버지는 문부상을 지낸명문가 출신이다.부친의 군마현 지역구를 이어받아 92년 이후 3선에성공했다.방위청 차관 시절인 98년 정당 교부금 유용 혐의로 기소되면서 의원직을 물러났으며 구난(救難)비행정 개발을 둘러싸고 후지중공업으로부터 500만엔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2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1,000만엔의 실형을 선고받아 상고중이었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동화부문 심사평

    예심을 거친 작품들 중 ‘뚝보 할아버지’,‘통나무집 아이들’,‘화분이 된 운동화’,‘외눈박이 기러기의 사랑’,‘다락방 친구’의 다섯 편이 관심을 끌었다. ‘뚝보 할아버지’의 경우,남북 분단의 현실을 소담하게 그려내고 있으나 동화적인 흡인력이 부족하여 끝까지 읽어내는 데 인내심이 필요하였다.‘통나무집 아이들’의 경우 죽음의 세계를 소재로 삼은 특이함이 있었으나,그 특이함이 현실의 세계로 이어지는 데 무리가 있었다.‘화분이 된 운동화’는 동화적인 발상과 마음의 따뜻함이 있었으나 구성이 평이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선자들은 ‘외눈박이 기러기의 사랑’과 ‘다락방 친구’ 두 작품을두고 꽤 긴 논의의 시간을 가졌다.전자의 경우 살아있는 기러기와 ‘솟대’와의 사랑을 통해 남북 분단의 현실을 밀도 있게 그려냈으나전체적으로 소설적인 문장이 큰 흠으로 지적되었다.‘다락방 친구’는 읽는 순간 마음이 훈훈해지는 동화다.어려운 시간들을 극복해내는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이 아들의 눈을 통해 잔잔하게 그려진다.문장과 구성에 있어서의 밀도가 조금 더 단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삶을 따뜻하게 인식하는 이 동화가 지닌 미덕은 그 가치가 결코 작지 않다. 선자들은 ‘다락방 친구’를 당선작으로 뽑았다.사람들의 마음 속에깃든 동심의 세계를 따뜻하게 적셔줄 수 있는 꿈과 패기에 찬 동화작가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조대현 곽재구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가작/ 복숭아꽃 살구꽃(I)

    [등장인물]달자(19세) 어머니(50대 후반) 아버지(60대 후반) 달분(21세) 달석(10세) 이우(19세) 아낙1(50대 후반) 아낙2(60대 초반) 최영감(60대 후반) 상빈(23세)[무대]1950년 초에서 중 사이 전쟁 끝인지라.여러모로 무질서하고 매우 어수선함,기울대로 기울어진 원두막 같은 초가.뒤꼍으로는 형성이 또렷치 않은 복숭아나무들과 살구,대추,밤나무들이 드문드문 이 빠진 듯이 서 있다. 늦은 점심 시간.효과음과 함께 막이 오르면,달자 어머니,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약단지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어머니: 후후훗….(연신 입김을 불며 부채질을 하다가는 멍하니 허공을 향하고.어느 한 곳에 초점을 못 둔다.)달자: (등장.) 엄니! 잠깐 쉬세유.지가 하겠내유.부채 이리 주세유. 어머니: 이짓두 인제는 지쳤데이.언적 거정 해야 하는 것인지…? 달자: 짜증두 나게 생겼내유.하지만두 누워서 지내시는 아부지 보다야 낫지유.아부지는 5년 동안 한 번두 땅을 밟지 못 하신게.울마나답답하시겠슈…. 어머니: 와? 그 맴 모르간디.점점 빚만 불어 난게 안 글여.보리 쌀구경한 지두 언젠지 몰루는디…. 달자: 그래두,엄니,물 한 대접으루두 배부를 수 있잔아유. 어머니: 우리야 아무러면 이럭저럭 해두 괜잔은디.달석이,그 녀석이야,어디,우리 맴 같드랴?달자: 지가 영옥이네 갔다 올게유. 어머니: 차라리 안 가는 편이 더 배 부르데이,더 죽는 소릴 한게.뒤통수 따가워서 그냥 못 온단게. 달자: 우리 집 사정을 강 건너 불 보듯이 빤히 아는디 쉽게 나오겠어유. (달석이 보퉁이 들고 등장.)달석: 아이-씨,나,낼부텀 핵교 안 가구 말겨. 어머니: 또,그 놈에 납부금 땜이 안 좋은 소리 들은 겨? 누가 싸 놓구 안 주는 것 아니잔여. 달석: 그 누가 머래두.낼,부텀 증말 안 갈틴게. 달자: 니는 사내 아니냐? 사내답게 버튀어 바. 달석: 누이는 남자면 머든지 다 맘대루 되는지 아는 가배.핵교를 그만 두면 되잖아. 달자: 니,참말루 그랬다가는 혼날 줄 알아. 달석: 누이가 먼디 날 때린댜? 누이면 다 간디이. 달자: 조 녀석이,그래두,덤벼든 데이. (달석 도망가며 달자 쫓아가면서 퇴장.아낙 1 등장.)아낙 1: 그래두 재주는 있단게.약은 꾸준히다리니? 끼니는 거르면서두 말여. 어머니: 이 시간에 왼 일 인겨.(약탕기를 기울였다 도로 놓으며.) 으째,어려운 걸음을 다 한겨. 아낙 1: 우리 집 양반이 오늘은 장사가 통 안돼서 그냥 해가 지기 전에 들어 왔잔여. 어머니: 그래서,피난 나 온겨?아낙 1: 아니구먼,우리 집 양반이 술만 먹었다문 허구한 날 마누라나 다듬질하는 양반은 아니구먼. 어머니: 누가 뭐라구 핸남.와,독이 울루구 그란대.무섭데이. 아낙 1: 독이 오르긴 누가 독이 올랐다구 물어진 데이. 어머니: 아니면 말구.참말루 먼 일로 바뿐 걸음 한겨…?아낙 1: 이 집 큰 딸 시집가서 잘 사는 가벼. 어머니: 와! 뜬구름 없이 달분이 야기여.잘 살구 있구먼. 아낙 1: (방백.) 그람,우리 집 양반이 잘 못 들었는 가배…. 어머니: 이 여편네가,근디.머라구 혼자 씨부렁 거리는겨. 아낙 1: (더듬으며.) 아무것두 안여. 어머니: 점점,인젠 말 까정 더듬으며 날린 겨.,먼 큰 죄진 겨?아낙 1: 죄는 먼 놈에 죄여. 어머니: 그람,자꾸먼 와 글여…?아낙 1: 더 있다가는 무슨 벼락 맞겠데이.증말루,절벽인 겨.절벽인척 하는 겨. 어머니: 증말루,아까 부텀 먼 소리를 하는 겨.속 시끌어서 죽겠데이. 아낙 1: 오늘 우리 집 양반이 달분이가 사는 동리에 들렀다가 들었는디.달분이가 소식이 묘연 하데이,시집에서 나간 지 벌써 달포가 덤는 데이. 어머니: 시방 먼 끔찍한 소릴 함부루 지껄이구 있는 겨…. 아낙 1: 이 사람아! 자네 친정 에미 맞는 겨. 어머니: 네,이 놈에 김 서방은 멋 하구?아낙 1: 어디 그게 사위만 탓 하겠남.다 달분이 팔자가 희박 여서지. 시집 간지가 벌써 울 마나 됐어? 아마 모르긴 해두.5년이 넘어 갈겨. 아,그 집이 한약방을 해서 부족한 것은 없지만 서두 손이 워낙에 귀한 집이 아니남.그란디,여태거정 아이 소식이 읍스니…. 어머니: 어-이구! 불쌍한 것.그래,어디 간겨…? 말루는 도무지 믿을수가 업데이.낼 내가 당장 가바야 스겠데이. 아낙 1: 가바야,멀 하겠남.속만 더 디집어질 것 인디. 어머니: 그래두,가 바야.믿을 수 있겠는….(털썩.) 아낙 1: 지발! 내 말 들어.벌써 딴 여자가 주인 행새 하구 있다는디. 어머니: 우리 달분이….그람,너무 불쌍해서 어떡한 데이.(울고불고)이 년이 지나치게두 못 나서 딸년 까정 그 모양인 겨? (달자,약초 꾸러미 들고 서서히 등장.)아낙 1: 지발! 그만 줌 여….(혀를 찬다.) 약 다 탄 데이! 아까와서이 일을 어찐데이.어찐데….(아낙1,약탕기 들고 퇴장.) 달자: 이,모두가 구린내 펄펄 나는 가난 때문여.이 몹쓸 놈의 가난….왼순 겨.(어머니 부축해서 방으로 가며 울먹.) 언니! 시집살이가 대채 울 마나 매운 겨.부모 복이 읍슬라면 남자 복 이라두 있어야 잔여. (이때,마당으로 허겁지겁 들어오는 이우.)이우: 달자야! 니,와 그랴 ?달자: ……. 이우: 무슨 일 있었냐? 나 한티거정 말 못 할 일인감. 달자: 이우야! 울 언니 어쩌냐…. 이우: 달분 언니가 와? 시집 간 언니는 와 갑자기 찾구 글여.또,아자씨가. 달자: 그런 게 아니구.울 언니가 시집에서 쫓겨 났데이. 이우: 니,나 놀라게 할라구 시방 그짓말 하는 거지.안 속는데이. 달자: 나두,증말 그짓말 이었으면 좋겠데이. 이우: 이유가 먼 데이.착하구 얌전 하기루 소문 난 달분 언니가 와…?달자: 자슥이,먼지 그 놈에 자슥 땜이 그란데이. 이우: 증말루 어찌냐? (눈물을 훔친다.)달자: 오늘은,니,혼자 야학 가레이. 이우: 니,안 가는디.나 혼자는 싫데이. 달자: 니,그람.맴 매키는 대루 하레이. 이우: 이따가 놀러 올게…. 달자: 오지 말라구 하문은,니,집에 가다가 엉엉 울겠데이. 이우: 그라구 본게.니,내가 안 왔으면 하구 고대 나바.그치.(퇴장.)(거지꼴을 하고,달분,등장.). 달자: 잘 못 찾어 오셨구먼 유.우리 집은 아무것두 드릴 것이 읍내유.밥숟가락을 들어 본 일이 언제인지.모르건 내유. 달분: (나직이) 달자야,언니데이!달자: 머,참말,언니여! (동정을 살피며.) 대채,이 꼴이 머 데이. 달분: 누가 있는가? 바바…. 달자: (한 바퀴 돌고 와서) 아무두 없는디?달분: 그람,방으루 들어가자. 달자: 엄니,아부지! 언니가 왔슈. 어머니: 어디 보자.그 간에 울 마나 고생을 한 겨.(껴안는다.)달분: (큰절을 한다.) 시간이 없어유.일행이 기다리구 있구만유.시방북쪽으루 가는 길에,잠깐,식구들 얼굴이나 보구 갈라구 들린 거내유. 달자: 언니! 어딜 갈라고 그랴.가지 말구 우리예전 마냥 같이 살어. 야밤 여,그런 무모한 짓 하지 말어…. 달분: 걱정 말어,가는대루 소식 띠울 틴게.엄니,아부지,달석이를 니가 잘 보살펴야 한데이.너만 믿을 꺼여. 어머니: 달자,야,말대루 가지 말어.그 낯선 곳에 가서 무슨 봉변 이라두 당하면 어찌 냐? 울 마나 무서운 세상인디.(매 달린다.) 가면안 되어…. 달분: 너무,지,걱정 말 어유.(뿌리치며 뛰쳐나간다.) 지 잘 살아유…. 달자: 언니! 언니……!(암 전 )닷새 뒤,아침.달자,산에 갈 채비를 한다.낫,호미,망태든 지게를 지는중이다. 이우: 니,산에 갈라구 하남. 달자: 잠이나 더 잘 일이지 와 왔냐. 이우: 지지 베야,잠이 와야지.엊저녁 일 땜이…. 달자: 니,입방아 찌기만 여? 야학에서 신문 본 일 아무 한 태나 누설였다 가는 그 날루 제삿 날 되는 겨. 이우: 니는 나 못 믿냐? 달분 언니가 너무 불쌍 데이….그릇케 죽다니…. 달자: 쉬-이,울 엄니 알문 어뜩여.나는 속이 평화라 참는 줄 알어?가슴이 아려두 내가 더 아리구,분통이 터저두 내가 더 터진께.날,그냥 두구,가서 엄니 일이나 거들어….지발,밥값이나 줌 해바. 이우: 그라구 본게,니그,얼굴이 밤새 상였구나….산에 가서 속에 담긴 것 다 풀어 버리구,해 떨어 지기 전에 내려 오레이…!달자: 알았단게.(모두 퇴장.)(어머니,키질을 하고 있다.아낙 2 등장.)아낙 2: 왼,키질 이레이. 어머니: 어서 오세유.우리 아들 녀석이 워낙에 허기가 진 모양 여유. 논바닥에서 나락을 가져 왔는디,티가 더 많내유….틴지,쭉쟁인지.영분간이 안 가유. 아낙 2: 와! 이렇게 사람 자꾸 걸음 하게 한데? 우리 집 닷새 후,큰일 치루는 것 알구 있남. 어머니: 야,알 아유. 아낙 2: 그 때 까정 꼬옥 되아지 새끼를 가져오던가 돈을 해 오던가,잘,알아서 햐. 어머니: 미안한디,장담 못 하겠내유. 아낙 2: 이번에는 먼 수를 써서 라두 해 내야 햐….(퇴장)(달자,망태 들고 지게 지고 온다.)어머니: 산에 갔다 오는 겨? 다 큰 처녀가 산에 오르락 하면 흉햐.다음부턴 나가 갈겨…. 달자: 별 소릴 다 해유.엄니가 산에 가시면 증말 안되유.지난번처럼발을 헛딛어서 낭떠러지에서 구르면 어쩌 실라구유. 어머니: 조심 하문돼.아까 순림이 엄니가 다녀 갔는디. 달자: 와유? 우리 집엘 다유. 어머니: 널 중매 서겠다는 디? 아랫마을 김 부자 댁 머슴이 마님 친정 조카 라는디.너랑 맺어 주었으면 한데나바. 달자: (펄쩍 뛴다.) 지는 유.시집 안 갈거 내유.아니 못 가내유. 어머니: 와? 집 걱정 땜이… 글여. 달자: 아니라구는 않겠내유.(가리키며) 저 과수원을 지,힘으루 제 모습을 찾아 줄거내유.비록 시방은 전쟁 휘오리에 시달려서 엉망이지만,정성을 기울이면 곧 지 모습을 회복 할 수 있을 거내유. 어머니: 힘드는 일을 니 혼자 어떡여.설사 그릇케 한다구 하더라두,어느 세월에….아마두 빚쟁이들이 더 설칠 틴디…. 달자: 차근차근 일어서야 지유.몇 년이 걸린대두 해야 지유.산더미같은 빚두 갚아 나가구.아부지두 시설 좋은 서울 병원에 모시구 가서 병을 고쳐 드려야 하구 유…. 어머니: 그라지 말구,시집이나 가서 집안 일 일랑 잊어 버리구 편하게 살어. 달자: 지는 유.언니가 안 여유.언니야,약값 땜이 한 몸을 던졌지만두….지는 유,땀 흘려 일을 해서 태산 보다두 높구 하늘 아래인 빚을지 힘으루 반드시 청산 할 거내유…! 어머니: 언니,야기는 와 꺼내는 겨.나두 니 덕에 입하나 줄이구 싶어서 글여…!큰딸 년을 약값으루 팔어 먹구두,너무두,모잘 라서 인제는 너 거정 팔어 먹을라고 글여.(신세 타령을 한 바탕 한다.) 이 년에기막힌 인생.시상을 너무두 잘 만나서,….얼씨구∼ 절씨구∼ 지하자∼ 지화자∼ (춤까지 춘다.)달자: 엄니! 지가,입 밖으루 나 왔내유.고정 하세유. 어머니: 니그 언니는 와! 소식이 없는 겨.살았는지 죽었는지….굶지는 안는 겨?달자: 곧 먼 소식이 오겠지유.걱정 마세유. 어머니: 요새 꿈자리가 어찌나 사나운지,불길 하구먼. 달자: 언니는 잘 있으닌께.바쁘다…본께,틈이 없나바유. 어머니: 아무리 바빠두 그렇지. 달자: 가서 편지를 썼어두 북에서 여기거정은 시일이 걸리잔아유. 어머니: 참! 증말 그러겠는디. 달자: 그란게,언니 걱정은 푹 놓으세유. 어머니: 안만해두 예감이…. 달자: 엄니! 와,자꾸만 글여유. 어머니: 안만.먼일이 있것남. 달자: (호돌갑을 떨며) 그란게,걱정 마세유. 어머니: 그나저나 니는 참말루봄에 과수원에 손 댈겨? 근 십 년이나,사람 손이 가지 안아서 엄청 손이 많이 갈겨.그라구 남자 손이 더많이 필요할 겨….그 집에선 너랑 혼인만 하면 논 서마직이 선작두준다는 것 같은디.고집 피우지 말구…. 달자: 그 야기는 생각 하기두 싫어유. 어머니: 너를 위해서 그라는 건게.나중에 지발 딴 소릴 하지말어. 달자: (시원스럽게) 야.지만 믿으세유.우린 아직두 숨쉬고 있내유.어서 빨랑 봄이….아마두 시방이야,힘이 들 어두 언젠가는 잘 사는 시상이 올거내유.그란께,그 야기는 안 들은걸루 하겠어유. 어머니: 글여 맘대루 혀….나이 먹어 늙던지 말던지.(성을 내는 것처럼 망태 들고 퇴장.)달자: 야아. 이우: (등장.) 약초랑 땔감이랑 구한 겨.생각 보담 일찍 왔네. 달자: 와 ! 호랑이가 안 깨물어 가서 실망인감. 이우: 글여,늑대가 그냥 나 준 것이 천하에 악녀는 알아보던 가 보내. 달자: 그람,이 달자를 몰라보면 큰일이지. 이우: 참! 오다가 들었는디.나,몰래 시집 간다구…. 달자: 어디서 쓸대읍는 소리는 잘두 주서 들어 갔구 댕긴단게. 이우 지지베두,좋으문서….좋다구 하문 어디 빼서 간다구 하데이. 달자: 자꾸만 헛소리 할거문은 얼른 가 버려…!이우: 골난 겨.골난 척 하는 겨.니그,엄니가 벌써 반승낙을 했다구하더라.그 집 보리쌀 한 말은 더 갔다 줬다는디…? 니,참말루 모르구 있었냐. 달자: 누가 글여.니,머 잘 못 먹은 겨. 이우: 능청 그만 떨어.지지 베야,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을 너만 모른다구 시치밀 떼문 그게 감춰 지냐구. 달자: (주저앉는다.) 울 엄니가 증말 여?이우: 한 번 엄니 한티 확인 혀바.증말루 몰랐던 겨? 난 니가 아는줄 알구. 달자: 꺼져 버려! 아무 말두 듣기 싫어 (분노에 찬다.) 이우: (쩔쩔 맨다.) 달자야! 맘 가러 안으레이. 달자: 니가,시방,내 우수운 꼴이 재밌어서,더 보구 싶은 모양이지…. 이우 와! 글여.증말루…. 달자: 난,무슨 일이 있어두.시집이구 나발이구 안가….(방안으로 퇴장.)이우: (방백) 화가 단단히 났으니? 큰 일 이내.며칠 갈 터인디….어쩌면 좋아…! (퇴장.)(달자,다음 날부터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어머니: (방 쪽에 대고.) 글여! 굶어 죽든지,어디 맘대루 혀바.망할년,썩을 년….저 놈에 승질 머리는 대체 누굴 닮은 겨?달석: 물 이라두,지가 떠다 줄게유. 어머니: 벌써,이레째여.물 한 모금두 넘기지 안는데이.내비 나둬,그까짓 것 죽으면 뒤겉에 묻으면 된게…. 달석: 엄니,누이 죽으면 안 되어. 이우: 아직두,아무것두 안 먹어유?달석: 우리 누이 줌 어티기 해바.누이가…. 어머니: (방문 고리를 잡고) 헛간에 가서 연장 그룻 가져와.달석아!죽었으면… 송장이 썩으면 냄새나 육 먹은게…! 이우: 엄니! 지발 진정 하셔유. 달석: 끙끙….(안간힘을 다 해.방문이 열린다.)(이우,어머니,달석 모두 방으로 간다.축 늘어진 달자 아무것도 모른다.)이우: 달자야…!어머니: 야앗-야…!달석: 누이야…! 누야…. (암 전)이틀 후,저녁.달석이가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뒷짐을 지고 들어온다. 어머니,달자,마당에서 다 다린 약을 짜고 있다. 어머니: 멋 하다가 인제 들어 오는 겨.도대채 학교는 댕겨 온겨,안댕겨온겨. 달석: ……. 달자: 놀다 본께.늦었겠지유.너무 나무라지 마세유. 어머니: 요새 줌 수상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디?달석: 엄니두,지가 머 나쁜 일이라두 하구 다니남유…. 어머니: 저 것 바라.(손으로 가리킨다.) 뒤에다가 황금 덩어리를 숨겼는지,구십살 먹은 할아버지 아니남. 달자: 니,아까 부텀 뒤에 멀 숨긴 겨.내 나 바바…. 달석: (더듬으며) 아무것두 아니구먼. 달자: 먼디 글여! (가까이 다가간다.) 달석: (한발 물러선다,) 아무것두 아니란게.글여…. 어머니: 머길래 글여! (나꿔챈다.)달석: (엿 가락들과 누룽지 뭉치가 떨어지자 황급히 줍는다.)달자: 이게 다 머여.( 빼앗는다.) 어디서 난겨. 달석: (방백) 말하면 안되는디. 어머니: 말 안 할겨…?달석: ……. 달자: 엄니! 안 되겠슈.부엌에 가서 부지깽이를 가져 와야 하는 가배유. 어머니: 글여. 달석: (울음보를 터뜨린다.) 으앙,으응…. 어머니: 그란다구,그냥 넘어 갈 줄 알어.(엉덩이를 때린다.)달석: 실은 아랫마을 김 부자집 머슴 성이 준겨. 어머니: 멋 여…? 달자: (머리를 쥐어박으며) 언제부터 그 사람이랑 가깝게 지낸 겨. 달석: 그 성! 나쁜 사람 안여.내 납부금두 내 주구.나랑두 잘 놀아준 다구…. 달자: 이제 부터는 그림자라두 쫓아다니지마. 달석: 싫어.그람,나 집에 안 들어 올겨. 어머니: 그래 나가라….(고함을 친다.)달석: (뛰어 나간다.)달자: 달석아! 달석아…! ( 달석이 쫓으며 퇴장.)어머니: 다들 지 멋대루여.어디들 멋대루 해바.아이구,내 팔자여.서방 복 읍는 년이 어디 자슥 복인들 있것남…. 박광순
  • 서대문구 초등생 10명 홀로노인과 결연

    “받는 만큼 주는 거,그거 당연하잖아요” 박경아양(12·연희초등 6) 등 서대문구 자원봉사센터 초등학교 영어교실에 다니는 어린이 10명은 얼마전 할아버지·할머니가 한 분씩 생겼다. 지난달 22일 구 관내 독거노인 10명과 결연을 맺고 손자·손녀 노릇을 하게 된 것. 이들은 앞으로 매주 한번 이상 결연을 맺은 할아버지,할머니를 찾아뵙고 말벗이 돼 드릴 예정이다.또 수시로 안부전화를 드리고 생신도챙겨드리기로 부모님 및 영어교실 선생님과 약속했다. 이들이 자진해외로운 노인분들을 찾게 된 것은 받은 만큼 베풀어야 한다는 보은(報恩)의 마음에서다. 영어교실에서 무료로 영어를 배우는데 대한 보답차원에서 의지할데없는 이웃 노인들에게 눈을 돌리게 된 것. 영어교실에서 아이들을 아무런 대가없이 가르치고 있는 이들은 주부오연숙씨(43)와 오씨의 딸 정진희양(19·이화여대 1년) 모녀. 오씨는 캐나다·미국에서 10여년간 거주했으며 캐나다 앨버타대 석사학위 소지자로 웬만한 영어학원 강사보다 실력이 낫다.딸 진희양도초등학교까지 외국에서나와 생활영어 실력이 현지인 못지 않다. 자원봉사가 일상화된 외국에서 살다 귀국한 오씨는 서울에서도 남을도울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자원봉사센터를 찾았다가 지난 7월 영어교실을 열게 됐다. 진희양도 어머니의 권유를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들여 강의시간까지조정하면서 교실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강의는 학기중엔 매주 1회 2시간,방학중엔 주 2회 1시간 30분씩 진행된다.교재는 미국 등에서 외국인 생활영어교재로 쓰이는 ‘SIDE BYSIDE’이다. 진희양은 “학원에 다니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긍정적자세를 심어주려고 일을 시작했는데 실력이 늘고,자진해 봉사까지 하겠다고 해 보람을 느낀다”고 기뻐했다. 지난 6개월간 영어교실에 다닌 아이들은 벌써 기본적인 읽기와 회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그러자 자연스럽게 선생님인 오씨와 진희양에게 보답할 방안을 물었고,오씨 모녀는 어려운 사람을도우라고 권한 것. 이러한 과정끝에 자원봉사센터는 영어교실 수강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을 독거노인들과 연결해주게 됐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대한매일 신년특집/ 뱀띠 4인 새해소망

    새천년의 첫해인 2000년이 가고 다시 새해 첫날이 밝았다.대한매일은 뱀띠해를 맞아 각계에서 일하고 있는 뱀띠 4인의 새해소망을 듣는 좌담회를 마련했다.이들은 학계,벤처업계,금융계 등 각계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20∼60대의 뱀띠생들이다. 편집자주 김 주 연[숙명여대 교수] 전 병 진[하나銀마포지점장] 임 병 진[성진씨엔씨대표] 홍 자 영[한림대 대학원생]◆임병진(林炳辰·36) 성진씨엔씨 대표 저희 회사는 도난방지용 CC카메라녹화시스템이나 인터넷 방송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97년설립됐습니다. 출범 당시 경제가 몹시 어려웠으나 꾸준히 성장해왔고 내년에는 매출 450억원에 순익 1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 정권은 IMF타개책의 하나로 벤처기업을 키워 고용을 창출하고자했습니다.그러나 관리소홀로 정현준 사건,진승현 사건등 불미스러운일들이 터졌습니다. 우리 벤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스타 회사가 없고 시가총액 상위업체가운데 벤처제조업체가 없다는 것입니다.단지 무슨 유행처럼 ‘닷컴’ 벤처만 넘쳐 난다는 것입니다.미국의 성공한 벤처는 컴팩,델컴퓨터,시스코 등 대개 제조업체입니다.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마이크로 소프트도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입니다. 우리도 내년에는 제조업 중심의 벤처가 믿음직한 산업으로 자리잡아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병진(全秉鎭·48)하나은행 마포지점장 우리 금융계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지점장들이 대체로 법·상대 출신이어서 벤처기업의 능력을 평가할 실력이 모자란다는 것입니다.따라서 신용대출이 어렵습니다.벤처기업이 가진 것은 기술력과 열의입니다.금융계에는 이들을지원할 백업시스팀이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임대표 기술평가는 기술신용보증기금 같은 곳에 맡겨도 되지 않습니까. ◆전지점장 그렇긴 하지만 대출을 해주는 사람도 기술을 알아야 대출규모를 결정할 수있습니다.자체적인 기술평가능력이 있어야 기술신용보증기금을 이용하더라도 평가결과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재가공할 수있는 것입니다. ◆임대표 새해에는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모두가 불필요한 ‘자기중심’의 욕심을 버렸으면 합니다.미국의 경우는 몇십%의 주식을 가진 설립자를 찾아보기 힘듭니다.대부분이 5∼10% 정도로 만족하고 있습니다.설립자가 경영권에 집착해 수십%의 주식을 갖고 독단적으로 경영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벤처기업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김주연(金柱演·60) 숙명여대 교수(독문학) 임사장의 얘기를 들어보니 ‘정신적 자세’가 문제같습니다.사회 전반적인 의식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요즘 교육은 ‘참된 한국인이 되자’‘올바른 인간이 되자’가 아니라 ‘경쟁력 강화’라거나 무조건 ‘세계화’ ‘정보화’입니다. 막연한 슬로건은 정치적 사고만 키우고 애나 어른이나 가릴 것 없이 사회를 권력 관계로 바라보게 합니다. 기술발전과 정보화,경쟁력은 ‘인문주의’적인 시각과 함께 가야 합니다.문학과 인문학은 사회를 종합적 유기적으로 작동케 하는 기본원리입니다. 사회를 통합하는 힘,그것이야말로 큰 생산성입니다.동시대인이라면서로의 생각들이어느정도 비슷하게 가야죠. ◆홍자영(洪慈英·24) 한림대 사회복지 대학원생저는 국제 앰네스티와 인권운동 사랑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인권과 관련해 이런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우선 도시빈민이나 농민층이 정보화·세계화할 수 있도록 컴퓨터 보급이 돼야한다는 겁니다.컴퓨터가 없으면 정보로부터 차단돼 소외되고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교육의 첫번째 문제는 교사와 학생들 사이의 간격이에요.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고 있어요. 한 예로 제가 아는 분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첫날 선생님이 몽둥이로 탁자를 탁탁 두드리면서 ‘선생님 말을 잘 안들으면 혼내주겠다’고 하더랍니다.그래서 아이가 학교에 가고싶지 않아 한데요. 아이들이 학교를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도록,학교가 열린 공간이 돼야 합니다.이런 갭을 좁히려면 선생님들이 먼저 스스로 변해야 하고사회도 ‘아동권’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김교수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정치적 시각이 아닌 상징적 시각에서 해석했으면 좋겠어요. 평화란 인권의 신장과 보호를 빼놓고는 요원합니다.우리사회는 ‘만성적인 인권 실종’ 상태입니다.초등학교에서 대학 교육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소질이나 능력,희망에 따른 교육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또 학교당국의 자율권이 없다보니 학생 선발기준부터 교육이념이 반영될 수 없었습니다.대학이 성적순으로만 학생을 뽑지 않겠다고 선언할수 있는 자율권이 보장되면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겁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뒤 교육개혁한다고 많은 교사들을 단기간에쫓아냈어요.‘지식인 죽이기’ 풍조는 평화와 역행하는 것입니다. 또 정확한 지식없이 소문이나 익명성을 내세워 인권을 침해하는 ‘스캔들 사회’도 사라져야 합니다.모 인기 여가수의 섹스비디오가 인터넷으로 유포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기본적 인권에 대한 침해가 없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홍씨 최근 독거노인들과 인터뷰하기 위해 신림동에 갔어요.생활이너무 열악했어요.좁고 가파른 계단을 한없이 올라간 끝에 한 평이 안되는 단칸방에 계신 한 할머니를 찾을 수 있었어요.아들로부터 생활비를 받기 때문에 생활보호대상자에서 제외된 그 할머니의 꿈은 복지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점심을 마음 편히 드시는 것이었어요.그 말에 제 마음이 착잡했어요.새해부터는 눈칫밥을 먹지 않았으면 하는할머니의 소망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하지만 달동네에도 ‘희망’이 있어요.신림동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하루종일 모은 고물을 팔아서 생활하시는데,“이렇게 몸 건강하고,일을 해서 한 몸 건사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씀하세요.그분을보면 행복의 기준이 부와 명예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전지점장 내년에는 인생을 체크하는 표를 작성할 계획입니다.나에게 꼭 필요한 것은 보충하고 필요없는 것은 버릴 것입니다. 우선 나와 가족 회사를 위해 꼭 해야 할 것이 금연입니다.우리 지점에서 아직 나만 담배를 피웁니다.중간 책임자나 다른 직원이 피우면여직원들이 쪽지를 집어 넣지만 나는 책임자라고 봐주고 있습니다.집안에서도 창문을 열어 놓고 피우는데 애들이 뭐라고 합니다. 요즘 40,50대 직장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영화가 ‘쉬리’라고 합니다.제목이 마치 집에가서 쉬라는 것처럼 들린다고 해서 그런 농담이나온 것이지요. 새해에는 금융계도 원칙이 서고 지켜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모든 문제는 원칙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데서 출발했고 원칙이 섰더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 발생한 것입니다.무담보 기업어음의 경우 금리가 높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높은 금리에 해당하는 페널티가 있습니다.잘못될 경우 원금을 100%보전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것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토초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세금을먼저 낸 사람들만 바보가 됐습니다.농어가 부채의 경우도 부채를 갚은 사람들은 손해를 봤다고 느낄 것입니다. 어떤 사회든 원칙을 세우고 일해야 하지 일하면서 그때그때 맞는 원칙을 세우는 식의 대증요법으로 대응하는 사회는 잘 되기 어렵습니다. ◆임대표 저는 개인적으로 내년에 셋째가 태어납니다.건강하게 태어났으면 합니다.또 기업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회사에 투자하신 주주들에게 많은 이익이 돌아갔으면 합니다.세금도 많이내서 국가 재정에도 작지만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됐으면합니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내년부터 정부가 벤처에 돈을 저리로 빌려준다든지 하기보다는 벤처기업이 잘 자랄 수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으면 합니다.벤처에 대한 직접 지원은 벤처의 체력을 약화시켜 오히려 망하게 하는 길입니다.정부의 역할은 인프라 구축과공정한 경쟁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김교수 새해부터 TV를 제대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연일 개혁·구조조정을 보도하는 뉴스가 많아 보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는 국가관을 확립하고 개인들은 ‘셀프 컨피던스(self confidence)’를 길러야 해요.물질이 아닌 정신적인 행복함이 있어야지요.벤처든 공무원이든,그런 자세가 생산성을 만듭니다.사회가 ‘평가’에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홍씨 개인적으로는 올해 꼭 달동네의 공부방 선생님을 하고 싶어요.또 ‘노인들의 빈곤문제’를 대학원 논문 주제로 쓰고 싶어요. ‘인권게임’이라는 놀이가 있어요.참가자들은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죠.게임이 끝나고나니 꼴찌는 저같은 ‘여성’이었어요.맨마지막 ‘지시’가 ‘여성분들은 뒤로 10발짝씩 물러나세요’ 였거든요. 여성들 스스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깨닫고 제몫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리 유상덕·문소영 기자 youni@
  • 미당 서정주선생의 작품세계

    한국 현대 시사(詩史)에서 미당 서정주의 위치는 확고하다.만 스무살때인 1935년부터 60여년의 시작생활로 1,000편에 가까운 시를 쏟아낸 미당을, 후학인 고은은 “서정주는 하나의 정부(政府)”라고 말한바 있다.수많은 후배 시인들은 ‘한국시의 학교’와 같은 그의 시편을 열렬히 탐구했으며 생존시에 그를 ‘살아 있는 시신(詩神)’으로떠받드는 시 독자들도 부지기수였다. 그의 시는 대다수 현대시처럼 구조분석이나 기호해석을 시도할 필요없이 그대로 주욱 읽힌다.논리적으로 설명하고 분석하기 이전의 직관적인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며 그 직관은 한국인의 심성에 직통한다. 시어(詩語)도 우리 주변의 흔한 말들이며 후반에 갈수록 고향의 질펀한 남도 사투리가 아름답게 녹아 있다. “신라의 국선도와 불교의 윤회 전생,그리고 민간에 떠도는 온갖 설화를 에두르는 그의 시적 방황 또는 정신사적 편력은 한국인 심상의우주에 떠올라 있는 역사의 총체,생사관,이승과 저승을 한데 아우른다”고 시인이자 평론가인 장석주는 말한다.평론가 천이두는 미당을‘구도의 시인’이라고 한마디로 요약한다.미당의 시는 억눌린 정신의 아픔을 노래하는 관능적인 초기시에서부터 신화 정신과 불교적 달관에 이르는 다양한 편력을 거쳤다.이같은 다양한 시세계는 15권의시집 가운데 특히 ‘화사집(花蛇集)’‘귀촉도(歸蜀途)’‘서정주시선’‘신라초(新羅抄)’‘동천(冬天)’및 ‘질마재 신화’ 등 6권에순차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 ‘화사집’(1941년)을 통해 우리는 관능과 자의식 사이에서 방황하며갈등에 몸부림치고 고뇌하는 젊음의 모습을 본다고 평론가 천이두는설명한다. 이러한 방황과 갈등을 거쳐 그는 차츰 자아를 각성하게 되며,그것은 ‘고향의 사투리’즉 전통적 가락의 확인에로 나아가는 것이다.이러한 전통적 가락에의 확인은 시집 ‘귀촉도’(1948년)를 통해서 볼 수 있는데 조선(朝鮮)적인 한의 가락에로 이어지면서,고뇌를전통적인 가락으로 다스리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이어 ‘서정주시선’(1956년)의 시편들은 이러한 한을 극복하고 체념과 달관 속에 범속한 일상성을 포용하려는 노력의 산물들로 흔히 설명된다.그래서 현세긍정의 건강한 낙천적 가락이 빚어지는데 미당은여기에 머물지 않고 ‘신라초’(1960년)에서는 생명에의 근원적인 탐구 노력을 시작한다.이 노력은 신라의 불교적 세계 천착으로 이어지며 특히 불교적 윤회에 모든 것을 위치 지으려는 의지가 뚜렷하다.다음 시집 ‘동천’(1968년)에 이르면 이러한 불교적 윤회사상이 신라천착에서 벗어나 좀 더 보편적인 신앙의 체계를 이뤄,구도자로서의일정한 자세를 정립하기에 이르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머무는 대신 미당은 한걸음 더나가 한국인의 의식 저변에 깔려 있는 신화적 원형을 천착하고자 한다.그의 고향 ‘질마재’의 설화적 공간에서 아름답게 개화한 50대 미당의 상상력은 파격적 산문시집 ‘질마재 신화’(1975년)를 낳았다.이 땅의 여느 농촌과 다를 바없는 한 마을을,한국인의 신화가 살아 숨쉬는 마을로 불멸화한 이 시집은 마을에 떠도는 간통 소문,오줌발 소리,죽어 해일이 되어 돌아온이야기 등 온갖 설화와 풍문을 신화이기도 하고 실재 뉴스이기도 한것처럼 뒤섞여 펼쳐보인다. 가끔 방언과토속어의 빈번한 사용 등 미당의 시어가 시적으로 일탈해 있다는 지적이 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시적계산의 결과일 수 있다고 평론가 황현산은 주의를 환기시킨다. 미당의 여러 시(詩)외적인 행적은 분명 비판의 여지가 있다.미당의시가 고뇌나 갈등없이 쉽게 절대 영원이나 초월의 세계로 나아가며그래서 진실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들린다.일부 평론가는,미당의 시는김소월과 만해 한용운, 그리고 조지훈과 김수영에 필적할 수 없다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미당이 없는 한국 현대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하는 평론가 이남호의 말에 한국시 독자 대부분은 공감할 것이다. 김재영기자 kjykjy@. *自畵像.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그크다란 눈이 나를 닮었다 한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틔워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우에 얹힌 시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트린 병든 수캐만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1935년). *上歌手의 노래. 질마재 상가수의 노랫소리는 답답하면 열두 발 상무를 젓고, 따분하면 어깨에 고깔 쓴 중을 세우고, 또 상여면 상여머리에 뙤약볕 같은놋쇠 요령을 흔들며, 이승과 저승에 뻗쳤습니다. 그렇지만, 그 소리를 안하는 어느 아침에 보니까 상가수는 뒷간 똥오줌 항아리에서 똥오줌 거름을 옮겨 내고 있었는데요.왜, 거, 있지않아, 하늘의 별과 달도 언제나 잘 비치는 우리네 똥오줌 항아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붕도 앗세 작파해버린 우리네 그 참 재미있는똥오줌 항아리, 거길 明鏡으로 해 망건 밑에 염발질을 열심히 하고서 있었습니다.망건 밑으로 흘러내린 머리털을 망건 속으로 보기좋게밀어넣어 올리는 쇠뿔 염발질을 점잔하게 하고 있어요. 明鏡도 이만큼은 특별나고 기름져서 이승 저승에 두루 무성하던 그노랫소리는 나온 것 아닐까요? (1972년). * 미당 선생 연보. ■1915년 전북 고창 출생□29년 중앙고보 입학■35년 동국대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 입학□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김동리·오장환·이용희 등과 시전문지 ‘시인부락’동인 결성■41년 첫 시집 ‘화사집’출간□48년 제2시집 ‘귀촉도’출간■정부수립과 동시에 문교부 초대 예술과장□54년 예술원 초대·종신회원,서라벌예대 교수■61년 시집 ‘신라초’로 5·16문예상 본상 수상□72년 ‘서정주문학전집’(전5권) 출간■75년 시집 ‘질마재 신화’ 출간□77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82년 시집 ‘학이 울고 간 날들의 시’ 출간□83년 ‘미당 서정주 시전집’(전2권·91년 개정판)■97년 마지막 시집 ‘80 소년 떠돌이의 시’ 출간
  • 이 사람/ 서초구청 이동우씨 무료 작명봉사 화제

    공직생활 틈틈이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역학’을 공부,석사학위를 딴 구청 공무원이 신생아 이름을 무료로 지어주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서초구청 건설관리과 이동우(李東祐·47) 계장. 지난 74년 공직에 입문해 올해로 26년째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 계장은 “구청을 방문하는 모든 민원인들을 내 가족처럼 대해야한다는 평소 소신에 따라 이 일을 하게 됐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현재 월간 ‘역리춘추’에 고정 칼럼을 게재중인 이 계장은 수월찮은 작명료가 부담이 되거나,아기의 이름을 지을 곳이 마땅치 않은 주민을 위해 자신의 지식을 밑천으로 일과 틈틈이 ‘작명 봉사’를 하고 있는 것. 한국역리학회에서 공식 인정한 역학사일 뿐 아니라 한국역술인협회정회원이기도 한 이 계장은 작명을 하면서 스스로 반드시 지키고자하는 철칙이 있다고 한다. “작명은 하지만 개명은 안합니다.이미 부모나 할아버지 등 가족이이름을 지어 호적에 올린 아기의 첫 이름은 절대로 바꾸지 않습니다” 이 계장의 이같은 작명 봉사가 알음알음 외부로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전국 곳곳에서도 작명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업무 틈틈이 작명을 하고 있지만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신청이 많다”고 말하는 이 계장은 “최근에는 정보화시대에 맞게 E메일로도 신청을 받아집에서 짬을 내 이름을 지어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문창동기자 moon@
  • 한집안 법조인 3代 나왔다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과 아버지의 섬세함을 본받아 시민·사회단체를 도울 수 있는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오는 26일 면접만을 남겨놓고 있는 제42회 사법시험 2차합격자 가운데 ‘한 집 3대 법조인’ 탄생을 앞둔 응시생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할아버지,아버지의 뒤를 이어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된 주인공은 이지은씨(27·여·이화여대 영문과졸).이씨의 할아버지는 광주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이병호(76) 변호사이고,아버지는 지난해까지 서울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이홍기(52) 변호사다. 그녀가 고교 때까지 가진 꿈은 영화감독이나 방송국 프로듀서 등 예술관련 직업.대학 진학후 영자지 기자로 활약했던 이씨는 지난 94년여름방학때 영국에서 계절학기를 수강하면서부터 변호사에 끌리기 시작했다.외국인 변호사 친구를 통해 ‘전문성을 살리며 누구를 도울수도 있는 직업이 변호사’라는 생각이 자리잡았다. 결국 졸업과 함께 뒤늦게 사법시험에 뛰어든 이씨는 “지난해 2차필기시험에서 떨어졌을 때 가장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이메일을통해 격려를 아끼지 않은 할아버지,묵묵히 지켜봐주신 아버지,그리고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슬럼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NGO 활동을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밝혔다. 최여경기자 kid@
  • [굄돌] 명절에 더 외로운 미국인들

    행복한 가족 생활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과연 얼마나 될까.최근 네브라스카 대학 사회학자들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행복한 가정은 년간 1억 2,000만원의 경제적 이득을 준다고 계산했다.1억 2,000만원이라. 웬만한 전문직 맞벌이 부부가 함께 벌어들이는 수입이다.자가용을 두대 굴리고, 대문짝만한 냉장고에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채워두고,아이들이 갖고 싶은 장난감을 매일 새 것으로 사줄 수 있는 돈이다. 물론 미국에 이런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지닌 가정은많다.그러나 이에 비해 행복한 가족 생활을 하는 가정은 훨씬 적다. 부족한 것,아쉬울 것 하나도 없을 듯 보이는 미국 가정에 불행이 많은 이유는 이혼율이 세계 최고인 50%나 되기 때문이다.이혼이 유행처럼 번지던 80년대 초에 사회학자들은 이혼이 늘면 이혼녀나 결손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사라지리라 예측했다.또불행한 결혼보다 당당한 독립을 주장하던 페미니스트들은 결혼을 속박과 남녀 불평들의 원천지라며 깨부숴야 한다 했다.그로부터 20여년.미국 사회는 경제가 아무리 잘 돌아가도 쉽게 풀리지 않는 큰 고통을 안고 있다.‘세월이 약’이라는 말은 가족 관계에는 잘 맞지 않는 듯 하다. 이혼의 후유증은 세대가 지나도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깊어지고 복잡해진다.우울증,고독감,불안감,안정과 쾌락에 대한 끝없는 갈증….청소년들만이 그런 게 아니라 초등학생,대학생,주부,중년,노년,유명인,연예인 등 모두의 문제다.크리스마스같은 명절이 다가오면 남몰래 속앓이 하는 미국 가정이 많다.올해는 이혼한 엄마 쪽 가족과 보낼지아빠 쪽 가족과 보낼지 갈등하는 자녀들.또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들의 두 번째 부인의 전처 소생을 손주라 초대해야 할지,이혼한 딸의남자친구를 초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다. 가까스로 힘겹게 모여도서로 친해지려고 하지 않는다. 내년 이맘때에는 또 어느 생판 모르던사람이 이모부나 사촌이나 조카가 되어 나타날지 모르니까.그래서미국인들은 명절이 오면 더 외로워진다고 한다. 현재 한국의 이혼율이 35%에 육박하고 있다.이 수치가 주는 의미는지금 알 수 없을 것이다.20년 후에나 뼈저리게 느껴지리라. ◇ 최성애 국제 심리 가족치료사
  • [부시시대 美國](1)’법원이 만든 대통령’의 과제

    오랜 산고 끝에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출범을 눈앞에 두게 됐다.공화당으로서는 8년 만에 백악관 주인 자리를 되찾는 쾌거이지만 지루한 법정 공방은 대통령 선출 방법 등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노출시켰다.심화된 국론 분열 해소 등 국내문제와 보수화로점쳐지는 대외정책 등 부시호의 앞날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12일 연방대법원의 플로리다주 수작업 검표불법 판결로 부시 후보는선거를 승리로 마감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부시 후보는 플로리다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25석을 보태 총선거인단 271석을 차지,백악관 주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지난 11월7일 선거일 이후 무려 35일 만에 다가온 승리의 날이다.부시의 당선은 개인적으로 부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패배시킨 팀을아들이 설욕했다는 정치 드라마적인 요소를 안고 있다.또한 그의 당선으로 1825년 제6대 존 퀸시 아담스 대통령 이후 175년 만에 ‘부자(父子) 대통령’의 탄생이 재연됐다. 당선이 확정됨으로써 앞으로 부시팀은 한달 이상 미적거려 오던 정권 인수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딕 체니 부통령 당선자를 중심으로 콜린 파월 국무,콘돌리자 라이사 안보보좌관 등 차기 행정부의 진용이 곧 공식화될 것이다. 그러나 혼돈 끝에 그가 차지한 승자의 위치는 영광스럽고 화려해 보이기보다는 도처에 남겨진 상처로 인해 빛이 다소 바랜 모습이다.우선 승자 지위가 투표가 아닌 소송을 통한 법원에서 완성됐다는 점이그렇다.그만큼 그는 국민들의 전적인 지지와 축복 속에서 대통령에당선되지 못했다는 태생적 한계를 안게 됐다. 국민과의 이러한 거리감은 반분된 여론에서 잘 나타난다.엎치락뒤치락한 법정 싸움에서 나뉜 여론으로 그는 ‘반쪽 대통령’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여론 조사는 그의 대통령 취임을 원치 않는 미국인이 절반에 달함을 보여준다.원치 않는다는 말보다 반대한다는 말이 어울릴정도로 반쪽의 반감이 큰 실정이다. 이처럼 찢어진 여론은 실망과 좌절감으로 인해 당분간 정치 혐오 증세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부시가 대통령이 됐을 때 흑인 9명 중 1명은 그를 반대할 것이란 언론의 지적이 등장했다.인권운동가 제시잭슨 목사는 반대를 위한 거리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위정자들을 비웃는 젊은 층의 정치 냉소현상이 높아질 것이나 이에 대응할 이념 논리는 약해 보인다.부시로서는 당장 의회가 민주·공화로 양분된 것이 문제다.양분된 의회가 힘을 실어주지 못할경우 정치적 입지 축소는 뻔한 일이다.119년 만에 50 대 50으로 나뉜상원과 하원의 절대 우위 확보 실패는 부시에게 자칫 시작부터 ‘레임덕 대통령’이란 꼬리를 붙여줄지 모른다. 아울러 대외적으로 미국을 보는 외국의 시각도 집권 초기 대외정책추진에 큰 걸림돌이 될 여지가 많다.연약한 대통령직에서 오는 대외정책은 그만큼 걸림돌이 많을 것이고,결국은 최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수장’이란 과거 면모가 퇴색될 수도 있다. 사법부에 대한 권위도 이번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으며 사법부의 특정 정당 편향성도 앞으로 내내 국민들로부터 혐오의 대상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갖가지 선거 후유증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부시 행정부가 풀어야할 첫번째 과제이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부시 인생역정·집안. 조지 W 부시는 알코올 없는 맥주 ‘오둘스’를 마신다.40세 생일 이후부터는 ‘진짜 술’을 한 모금도 안 마셨다고 한다.청년 시절 술에찌들고 독설을 퍼붓던 ‘술 취한 싸움닭’의 이미지를 완전히 지웠다. 스스로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고 말한다. 자기 변신에 철저했지만 소탈한 성격은 그대로다.청바지에 면셔츠차림으로 대중 앞에 서기를 즐긴다.플로리다주에서 재검표 전쟁이 진행될 때도 태연히 옆구리에 운동화를 끼고 텍사스주지사 관저를 들락거렸다.그런 그가 43번째 백악관행 티켓을 거머쥐며 부자(父子) 대통령의 신화를 일궜다. 그는 부시가(家)의 후광을 업고 예일대와 하버드대에 진학했으나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그를 장래 대통령감으로 여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나 특유의 친화력으로 21세기 미국의 첫 대통령을 확정지었다. 부시는 78년 32세의 젊은 혈기로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했으나 ‘부시 주니어’라는 이미지 때문에 고배를 마셨다.이후석유사업에 손을댔지만 빚더미에 올랐다. 다시 술에 젖자 집안에서 내놓은 자식 취급을 했다.인생의 전환점은 40세.술을 딱 끊은 뒤 그는 정치 명문가 자손답게 정계에 눈을 돌렸다.아버지 부시의 선거운동원으로 뛰면서 정치 감각을 익혔다.주지사 출마도 이때 결심했다. 94년 텍사스주지사에 취임한 뒤 교육·사법·복지·청소년 범죄 개혁을 단행했다. 부시 집안은 3대에 걸친 명문가다.할아버지 프레스콧 셀던 부시는은행업으로 돈을 번 뒤 코네티컷주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냈다.폭격기조종사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 영웅으로 귀환한 아버지 부시는 공화당 하원의원과 부통령을 거쳐 제40대 대통령이 됐다.동생인 젭 부시는 플로리다 주지사다.대통령과 상원의원을 배출한 케네디가를 능가한다고 한다. 부시 주변에는 늘 사람들이 꼬인다.대학때부터 그랬다.세세한 결정은 부하에게 맡기고 자신은 최종 결정만 내리는 보스 기질 때문이다.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가 ‘실무형 리더’인 것과는 다르다.플로리다법정 공방에서 고어는 변호팀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작전 지시를 직접 내렸다.그러나 부시는 모든 권한을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등에게 일임했다.대신 텍사스 목장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한가로운’생활을 즐겼다.부시의 옆집 아저씨 같은 편안한 이미지가 고어의 지적인 이미지를 이겼다. 백문일기자 mip@
  • 포항 오천高 여학생들 이웃사랑 실천

    수능시험을 마친 고 3학생들이 홀로사는 할머니·할아버지,장애노인들과 함께 온천을 하는 등 이웃사랑과 효를 실천해 화제다. 특히 행사에 사용된 경비 전액이 학생들이 1년간 틈틈이 동전을 모아 마련한 것이라 뜻이 깊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 오천고등학교(교장·金大植) 3학년 6반(담임교사·孫暢完) 여학생 35명.이들은 새학기가 시작된 지난 3월 이웃사랑의 뜻을 모아 ‘한사랑모임’을 결성한 뒤 1년간 1인당 매주 200원씩의 동전을 모았다. 이렇게 모은 돈이 이달들어 70만원에 이르렀고,학생들은 이돈으로 인근 지역에서 홀로 살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할머니들에게 온천을시켜드리기로 했다. 학생들의 이같은 뜻이 전해지자 오천읍사무소는 할머니·할아버지 35명을 선정,8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대각리에 있는 ‘영일만 온천’까지 교통편을 지원했다. 평소 거동이 불편했거나 홀로 외롭게 지낸 할머니,할아버지들은 학생들과 함께 온천을 즐겼다. 할머니들은 특히 여학생들이 함께 온천을 하며 등을 밀어주고 말벗이 돼주자 마치 친손녀의 효도를받는 듯 연방 함빡 웃음을 지었다. 온천을 마친 후 학생들이 점심식사도 대접하고 겨울용 양말까지 선물하자 할머니·할아버지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하루였다”며 즐거워 했다. 포항 이동구기자 yidonggu@
  • ‘새천년 산타는 지하철타고 온다?’

    ‘새천년 산타는 지하철 타고 옵니다’ 성탄절을 앞두고 서울지하철 5호선에 ‘도시철도 산타열차’가 운행된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오는 10일부터 내년 1월10일까지 지하철 5호선1편성(8량) 중 2량을 산타클로스와 성탄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꾸며운행한다고 7일 밝혔다. 첫째칸(산타하우스)은 내부를 붉은색 천으로 감싸고 큼지막한 양말,크리스마스트리,루돌프사슴이 함께해 승객들이 산타의 집을 방문한느낌을 갖도록 꾸며지며,둘째칸(크리스마스갤러리)엔 성탄 분위기를담은 예쁘고 다양한 그림을 담은 액자와 소품이 전시된다. 산타열차는 일일 4회 운행하면서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드립니다’‘산타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레크리에이션’ 등 이벤트행사도 벌이게된다. 임창용기자
  • 강래연 최상학 “괴팍한 생김새지만 볼수록 정이 간대요”

    이마위에 일자형으로 바싹 자른 강래연의 ‘엽기적인’머리, 약간 튀어나온 왕방울눈과 커다란 입의 최상학이 짓는 꺼벙한 표정. 기자가 그들을 만나자고 한 건 순전히 TV화면에 비친 그들의 ‘못생긴’얼굴탓이었다.브라운관이 곧이곧대로 믿기 곤란한물건이란 것 쯤은물론 알지만…. 요즘 KBS2 수목드라마 ‘눈꽃’에서 톡톡 튀는 조연으로 활약중인 강래연,최상학을 막상 직접 만났을 때 의외로 귀엽고 친숙한 모습에 내심 놀라야 했다. RP(시력을 잃게하는 희귀병)에 걸렸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자 윤손하,그녀를 사랑하는 두 남자 김상경,박용하 등 미남미녀가 이끌어가는 ‘눈꽃’에서 강래연과 최상학의 생김새는 ‘괴이’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윤손하의 고향후배이자 룸메이트인 래연(윤시봉 역)이 레스토랑 웨이터 상학(황보찬 역)과 티격태격 싸우는 코믹연기는 드라마에없어서는 안될 양념이다. 익살스럽고도 개성 강한 표정연기가 일품인 이들은 TV를 통해 처음얼굴을 익혔다. “MBC ‘세친구’에서 처음 상학이를 봤어요.쟤 진짜 특이하게 생겼다 생각했는데 한달 반만에 ‘눈꽃’ 섭외가 왔어요.당연히 으악했죠”화교 3세 집안의 외동딸인 강래연은 출생지 서울,국적 대만,본적은할아버지가 태어난 중국 산동성이다. 세종대학교 호텔경영학과 3학년생인 강래연은 전공 공부도 게을리않는 욕심꾼.지난 학기까지 장학금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학구파다.KBS ‘꼭지’,시트콤 ‘멋진 친구들’ 등에서 보인 푼수기 있는 역할과는 딴판이다. 최상학(17)은 솜털 보송보송한 고교 2학년생.MBC ‘왕초’,SBS ‘덕이’ 등을 거쳐 최근에는 MBC 시트콤 ‘세친구’에서 강연홍의 ‘덜떨어진’ 동생으로 출연중이다. 최상학의 얼굴은 볼수록 정이 간다는 얘기를 듣는다.“생긴 건 괴팍해 보이는 데 마음씨는 착하고 여려요.촬영하다 감독님이 뭐라고 한마디하면 금세 표정이 바뀐대요”라고 강래연이 놀리자 금방 얼굴이붉어진다. 혹시 생긴게 마음에 안들어 성형수술 해볼 생각 없냐고 물었다.“아픈 걸 뭐하러 해요”하고 자신만만한 최상학 곁에서 강래연이 배시시웃으며 고백했다. “사실 얼마전에 병원에 갔었어요.눈도 키우고 코도 높이고 싶다고 했더니 의사선생님이 눈코입이 가운데로 몰려 수술하면 안된대요.한마디로 견적이 안나온다는 거죠”시간이 지날수록 연기가 재미있다는 이들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이며 일어섰다.“외모는 날 샜고요.‘이런 연기는 쟤가 최고야’하는 소리를 꼭 듣고 싶어요”허윤주기자 rara@
  • 이희호여사 교동초등교서 ‘1일 환경교사’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는 4일 서울 교동초등학교에서 100여명의 학생이 모인 가운데 ‘1일 환경교사’ 자격으로 강연을 했다. 이 여사는 “우리나라의 1인당 물 사용량은 400ℓ로 영국·프랑스보다 훨씬 많다”고 과소비를 지적했다.또 “대통령 할아버지는 어렸을 적 물이 귀한 작은 섬에서 매일 10리가 넘는 곳을 물지게를 메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물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지금처럼 물을 함부로 쓰면 곧 물이 바닥나서 마시는 물조차 부족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여사는 강연을 마친 뒤 김명자(金明子) 환경부 장관,유인종(劉仁鍾) 서울시교육감,강원룡(姜元龍) 목사와 송월주(宋月珠) 스님 등 환경홍보사절과 함께 화장실에서 절수기 설치 시범도 보였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2차 남북이산상봉/ 부모·자식 만남

    2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반세기 만에 부모와 자식이 만난 경우는 북측 방문단 6가족,남측 방문단 30가족이 넘었다. 북측 방문단 최고령자인 신용대씨(81)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달려온 아들 문재씨(50)를 만나 “내가 죄를 많이 지었다”고 되뇌면서 두손을 꼭 잡은 채 흐느꼈다. 5살 때 어머니와 헤어진 홍영애씨(55)는 이번에 서울에 온 박봉옥씨(72)를 만났다.홍씨는 “어머니를 만나기는 했지만 아직 꿈인 것만같다”며 울먹였다. 평양에서도 현서욱씨(80·부산 대연동)가 아들 중만씨(50)를 첫 대면했다.현씨는 외동아들이라는 이유로 월남했다.임신 8개월된 약혼녀를 고향인 흥남에 두고 남으로 내려왔다. 아내와 자녀를 두고 혼자 남측으로 내려온 석만길씨(84)는 평양에서반세기 만에 만난 아내의 두 손을 잡고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라며 용서를 빌었다. 한정서(80)할아버지도 아들 상순씨(55)를 한동안 덤덤히 마주앉아보다 눈물을 쏟았다. 한 할아버지가 “아비 구실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자 상순씨는 “고생이라뇨,아무 일도 없습네다”라고오히려 아버지를 위로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美 대통령 선거/ 잠정 당선 부시의 인생역전

    1988년 텍사스 주지사 출마를 결심하기 전까지 조지 W 부시는 그저‘대통령의 아들’에 불과했다.78년 텍사스주에서 하원의원에 출마한경험이 있으나 그에게 붙어다니던 별명은 ‘핏대(feisting guy)’,‘촌닭(country man)’ 정도가 전부였다.부시가(家)의 후광을 업고예일대와 하버드대에 진학했으나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다.운동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의리의 텍사스 사나이’로통했다.당시 그를 대통령감으로 여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부시는 명문가 자손인 게 부담스러웠다. 할아버지 프레스콧 셀던은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을 지냈다.폭격기 조종사로 참전,2차 세계대전의영웅이 된 아버지 조지 부시는 하원의원과 부통령을 거쳐 88년 41대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부시가(家)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술’을 택했다.알콜 중독자에 버금갈 만큼 과음했다. 그가 술을 끊고 현실정치를 익히기 시작한 40세 이전까지 방탕한 생활의 연속이었다.예일대 4학년때는 엘리트 학생들의 비밀모임인 ‘두개골과 뼈(skull and bone)’에 참가,현실도피적 성향을 보였다.아버지의 강압에 못이겨 하바드대 경영대학원에 들어갔으나 성적은 변변치 못했다. 77년 미드랜드 출신의 조지 메이흔 의원이 의원생활을 은퇴하자 부시는 이듬해 공화당 후보로 나섰으나 ‘부시 주니어’라는 비난속에고배를 마셨다.선거에 패한 부시는 석유사업에 손을 댔으나 실패를거듭,85년에는 빚더미에 올랐다.그는 술에 다시 빠졌고 음주벽은 더욱 심해졌다. 그러다 86년 40세 생일을 맞았다.그는 친구들과 폭음한 다음날 조깅을 하다 졸도할 뻔했다.그는 술을 끊기로 결심했으며 이후 한잔도 입에 대지 않았다.88년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선거운동원으로 뛰며 정치감각을 익혔다.이때 자신감을 얻어 주지사 출마를 결심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는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부시 주니어’가 되기는 싫었다.92년 아버지가 클린턴에 지자 비로소 93년 주지사 출마를 선언,홀로서기에 나섰다.94년 주지사에 취임한 그는 보수진영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교육·사법·복지·청소년범죄 개혁을 단행했다.특히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들의 성적을 높여 교육개혁에 성공한 것은 유명하다.89년에 사들인 텍사스 레인저스 야구단을94년에 되팔아 1,490만달러의 자금도 마련, 백악관 진군을 예고했다. 그러나 부시는 백인귀족과 대기업의 앞잡이라는 공격에 직면했다.그래서 ‘온정적 보수주의자’라는 기치를 내걸었다.진보세력의 예봉을피하기 위해 ‘친절하고 부드러운 아메리카’를 내세운 아버지의 슬로건과 비슷하다. 부시의 친화력은 아버지를 압도한다.선거자금 마련모임에선 60만원짜리 점심과 120만원짜리 저녁이 불티나게 팔렸다.그는 거듭되는 실수를 솔직함으로 극복한다.음주운전 경력을 시인하듯 스스로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고 강조한다.부자(父子) 대통령의 탄생이멀지 않았다. 백문일기자 mip@
  • 예비후보 1번 金명식씨 2차 이산상봉 뜻밖 행운

    2차 이산가족 방북단 ‘막차’를 탄 예비후보 1번 김명식(金明湜·89·서울 강동구 길동·평안남도 순천군 순천읍)할아버지는 23일 “뜻밖의 행운을 안았다”며 활짝 웃었다. 김씨는 “얼마전 북한에서 내려온 이산가족 생사여부 현황을 통해부모님과 형님 두분,누이 모두 돌아가신 것을 알았다”면서 “조카정현이(64)가 살아있어 다행”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평양에 가게된 것은 방문단 일원인 서광옥씨(85·여)가 통원치료중이어서 방북을 포기했기 때문. 일제시대 때 민족학교로 유명한 오산학교 설립자 남강(南岡) 이승훈(李昇薰) 선생과 친척이고 함석헌(咸錫憲) 선생으로부터 수업을 받기도 했던 김씨는 47년 공산화된 북한 체제에 염증을 느껴 월남했다.4개월 뒤 부인과 딸도 내려왔으나 끝내 양친은 남행(南行)하지 못했다.올해 미수(米壽)를 맞아 잔치를 하자는 가족들의 권유에 “불효자인 내가 무슨 잔치를 치르느냐”며 단호히 거절하기도 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해외 항일전적지를 찾아서] (16)블라디보스토크·빨치산스크

    1910년 국권상실 직후 의병들의 거점이었던 포시에트와 크라스키노를 돌아본 취재팀은 블라디보스토크의 항일투쟁 유적지를 찾아 나섰다.러시아어로 ‘보스토크(동방)’와 ‘블라디’(정복)를 합성한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 연해주의 중심도시.금각만(金角灣)을 껴안은이 곳은 극동에 있는 러시아의 유일한 부동항(不凍港)으로 1860년대이래 러시아 극동진출의 발판이 돼왔다.특히 1903년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개통되면서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우리 항일투쟁사에서 블라디보스토크는 항일투쟁이 응집된 중요한곳이다.일제를 피해 포시에트를 떠난 한인들이 새로 자리를 잡은 곳이기 때문이다. 해삼위(海蔘威)라고도 불렸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먼저 찾아 나선곳은 뽀그라니치나야 스라보카 거리였다.구한말 항일운동의 중심역할을 한 개척리가 세워진 곳이다.남향에다 바다로 향한 전망이 좋아 마을이 없던 당시 이주자들이 정을 붙이고 살기에는 최적지로 보였다. 그러나 개척리는 1911년 러시아 당국이 콜레라 근절을 핑계로 수천여명에 이르던 우리 동포들을몰아낸 뒤 병영을 지었고,이후 블라디보스토크 원형극장이 들어섰다.지금은 중국음식점으로 바뀌었다. 한인들은 쫓겨나기 1년전인 1910년 8월 경술국치 소식이 전해지자이상설 이범윤 홍범도 등을 주축으로 ‘성명회(聲明會)’를 조직했다. 그러나 9월 11일 러시아 극동공화국 당국이 일본의 요구에 따라 성명회와 십삼도의군 간부 200여명을 체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대동공보’도 이 곳에서 발행됐다.국내 의병장,계몽운동가들이 모여들면서 이 주변은 한인수가 한때 16만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90여년의 긴 세월은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숨결을 남김없이지워냈다.기왓장 하나 남아 있지 않은 현실에 취재팀은 안타까움을감출 수 없었다. 개척리를 떠난 동포들은 십여㎞쯤 떨어진 언덕에 새둥지를 틀었다.바로 신한촌(新韓村)이다.그러나 신한촌은 북향의 경사진 언덕이다.따뜻한 남향의 옥토에서 칼바람 부는 황무지로 옮겨온 우리 동포들의심정은 어땠을까. 우리 동포들은 신한촌에서 1911년 8월29일 한일합방 1주년을 맞아반대시위를 벌였다.그리고 조국독립과 계몽활동,민족주의교육 등을주창하는 권업회(勸業會)를 창설했다.이 때 홍범도는 20명의 동지와함께 ‘21의형제 동맹’을 결성했다. 1914년에는 대한광복군정부를 조직했다.앞서 1912년 신채호 이상설장도빈 등은 ‘권업신문’을 발간했다.1919년 3월17일에는 고국에서온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대규모 시위를 가졌다.이듬해 3·1절에는독립문을 세웠다.이렇게 줄기차게 전개된 투쟁 때문에 독립운동사 연구가들은 독립운동사에서 신한촌을 북간도의 용정과 명동보다 앞선것으로 평가한다. 일본군은 1918년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군인 적위군과 차르의 백군간에 벌어진 내전에 국제간섭군이라는 명분으로 파병해 있었다.1920년4월,일군이 러시아군과 한인부대 연합군과 충돌하자 이를 기화로 신한촌을 기습하였다.주요 지도자들은 탈출하였으나 불운하게도 최재형이 동포 60명과 함께 체포되었다.그는 우수리스크로 끌려가서 처형되었다. 취재팀은 독립운동가들이 일제를 피해 새로 정착한 빨치산스크로 향했다.우리식으로 수청(水淸)이라고 이름지어진 이 곳은블라디보스토크에서 200㎞쯤 떨어진 산세 험한 소 도시이다.백마 탄 김일성장군으로 불렸던 김경천(金擎天) 장군이 이끄는 항일유격대가 치열하게 일본군과 싸웠던 곳이다. 김경천은 창해(滄海)청년단과 수청고려의병대를 이 곳에서 이끌었다. 광복군사령관을 지낸 이청천(李靑天)보다 일본육사 3년 선배로서 조국 독립에 한몸을 던졌던 김경천.그는 1909년 관비 유학생으로 일본육사에 재학 중 조국이 강점당하는 비운을 겪었다.요코하마에서 그는이청천 홍사익 등과 함께 뒷날 탈출하자고 결의했다.1919년 6월 그는 이청천과 함께 만주로 망명,신흥무관학교에서 교관으로 일했다. 이청천이 중국 땅에 남은 것과 달리 김경천은 1919년 말 러시아로와서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물렀다.1920년 4월 일본군의 신한촌 기습에서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면한 그는 수청으로 가서 한인들을 괴롭히는마적들을 제압하고 일본군과 싸웠다.그는 이 때부터 ’백마 탄 김일성 장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김경천은 조국독립을 위해 투쟁하면서도 때때로 러시아 백군과 싸워 볼셰비키혁명에도 공로를 쌓았지만홍범도가 그랬던 것처럼 강제 이주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끌려갔다.그리고 1942년 수용소에서 불우하게 사망했다. 광산촌인 빨치산스크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자동차는 첩첩산중으로 들어가고 또 들어갔다.간신히 3시간만에 도착한 빨치산스크의중심가는 평온하기 그지 없었다.갑자기 내리는 보슬비를 맞으며 한참수소문한 끝에 빨치산스크 시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나탈리아라는여성 관리원의 도움을 얻어 빨치산 사진과 문헌을 샅샅이 뒤졌지만김경천 등 한국식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한인 빨치산에 관한 어떤 기록도 없었다.기록에 따르면 이 곳에 있던 빨치산 중 절반이 한인이었다고 하는데 아마 1936년 강제이주 뒤 자료들이 대부분 멸실된 듯 싶었다.나탈리아는 취재팀의 허탈해 하는 표정을 보고 “수장고에 다른자료들이 있는데 관장이 갖고 외출했고 그는 며칠뒤에야 돌아온다”며 자기가 더 미안해 했다.취재팀은 어쩔 수 없이 벽에 걸린 사진들을 꼼꼼히 살펴보다 한인으로 보이는 몇사람을 발견한 것을 위안으로삼으며빨치산스크를 떠났다. 블라디보스토크 박재범기자 jaebum@. * 빨치산스크의 고려인들. 빨치산스크에는 고려인(카레이스키)이 간혹 눈에 띄었다.1936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전원 강제이주된 한인들의 후손들이다.그들은 최근 몇년새 한둘씩 다시 연해주로 돌아오고 있다.대개 중앙아시아에 가까운 하바로브스크 등 대도시에 자리잡고 있으나 멀리 빨치산스크까지 오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그러나 그들은 이미 선조들의역사를 잊었다.아니 아예 모르고 있었다. 빨치산스크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러 들어온 한 사람을 만났다. 생김새가 한국사람과 똑같아 “혹시 카레이스키가 아니냐”고 러시아말로 묻자 “그렇다.박이다”라고 대답했다.“4∼5년전에 중앙아시아에서 이 곳으로 왔다”는 그는 “예전에 이 곳이 독립운동의 거점이었음을 아느냐”는 질문에 ‘처음 듣는 얘기’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바로브스크에는 고려인이 빨치산스크보다 훨씬 많다.고려인들은하바로브스크 시내 시장에서 채소와 과일 등을 팔거나 구두를 고치는일 등을주로 하고 있다.그들 역시 중앙아시아가 고향이라고 한다. 그러나 하바로브스크 등 연해주가 그들 할머니 할아버지가 뿌리내렸던 곳이었음을 아는 사람은 역시 극히 드물었다. 박재범기자
  • [오늘의 눈] 검찰탓만은 아니지만 自省을

    요즘처럼 검사들이 흥분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4·13 선거사범 수사는 정말 공정했는데 탄핵이라니…”, “정치권이 검찰을 이렇게 흔들어서는 헌정질서가 위태로워진다”, “검찰이 의혹 해소 기관이냐”는 등등의 불만섞인 하소연이다.검찰총장의탄핵 발의를 계기로 정치권이나 언론 보도에 대해 쌓여온 불쾌한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수긍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검찰력에도 한계가 있고 법논리와 법감정은 분명히 다르다.검찰이 그동안 의혹 해소에 ‘동원된’ 것도 사실이다.사회적으로,정치적으로 풀리지 않는 사건은 모두 검찰이 떠맡은 것이다.법적 처리가 따른 것도 있었고 순전히 의혹 규명 목적도있었다. 의혹을 풀어내지 못하면 검찰은 법논리나 전후 사정을 따지지 않고야권이나 여론의 집중 화살을 받아 온 것도 부인할 수 없다.검사들의 말마따나 정치 논리에 검찰이 희생됐다고도 할 수 있다.이번 탄핵발의도 같은 배경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검찰은 국가 기강의 근간이다.기강이 흔들리면 나라가 바로 서지 못한다.엄정 중립을 강조하는것도 이런 까닭이다.중립은 국민과 정치권,또 검찰 스스로 지켜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 검찰은 중립이 훼손됐던 전력을 적지 않게 갖고 있다.정치권이 그 선봉에 섰었다.검찰 스스로도 외풍을 막아내지 못했다. 오늘의 현실은 이런 과거의 유산이다.자업자득이요,자승자박이다.할아버지나 아버지의 죄과를 아들이나 손자가 지고 있다는 비유가 적절할까.‘모든 게 업보(業報)’라는 고위 검사의 말도 같은 뜻일 것이다.이제 현실의 불만을 발전의 초석으로 승화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내 탓이오”를 외치는 모습이 큰 검찰이 되는 길이다.할아버지의잘못을 왜 내게 따지느냐고 할지도 모른다.하지만 공평무사한 미래의 검찰상을 정립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면 그뿐이다. 탄핵사태는 승자도 패자도 없이 정쟁의 후유증만 남긴 채 끝이 났다.그러나 검찰의 중립성은 반드시 보장돼야 하고 검찰 스스로도 뼈를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숙제를 새삼 일깨워준 것은 이번 사태가 남긴 소중한 소득이다. 손성진 사회팀 차장 s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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