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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영길 대표에 듣는다 - “합리적보수 對 진보 새틀 기대”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가장 뜬 ‘스타’ 중 한명으로 자리매김된다.민노당이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8% 이상 득표한 것을바탕으로 TV토론 등에 있어서는 ‘빅 3’로 대접받았다. 그러나 그는 ‘100만표’의 벽을 깨지 못했다.95만 7148표로 3.9%의 득표율이었다.지난 97년대선 때보다 3배나 많은 득표지만 그로서는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권 대표와 민노당이 올해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거둔 성과를 어떻게 키워 나가느냐는 우리 진보정당의 앞날과 직결돼 있다.대선이 끝났음에도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민노당은 이 정도라면 본격적인 진보정당 운동을 시작하는 데 충분한 득표수라고 보고 있다.2004년 17대 총선에서 10명 정도의 국회의원을 배출한다는목표도 세웠다.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정책 지지율이 10% 안팎까지 나오는만큼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면 무리한 목표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여전히 난관도 남아 있다.전국연합·전농 등 민족민주(NL) 계열과 당내 후보선출 과정에서 불거졌던 갈등의 앙금이 아직 남아 있다.사회당·한국노총 계열의 민주사회당 등 범 진보계열의 통합 작업도 시급하다.이를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진정한 대안 세력으로 인식되지 못한다면 명멸을 반복했던 과거 진보정당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권 대표는 말수가 적은 편이다.그러나 항상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다소어눌하면서 느린 듯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무게가 실려 있다.다음은 그와의 22일 단독인터뷰 내용. ◆대선 과정에서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NL계와의 갈등이 있었다는데. 이는 전체 진보진영의 문제다.진보진영 안에 대립하는 두 노선을 융합하는것이다.매우 어려운 과제이지만 꼭 풀어야 하고,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또당 주도권에 대한 불만을 그쪽에서 그렇게 나타내는 것 같다. ◆민사·사회당 등 범 진보진영과의 통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들과의 통합은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다만 전국농민회 등 농민 조직과의 결합은 대단히 중요한 만큼 이 부분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민노당의 정책 수행 능력에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는 충분한 국정수행 능력을 갖고 있다.노동단체를 이끌지 않았나.또 노조에서 정책적 대안을 내기 위해서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우리 당만큼 각 분야의 전문가를 많이 갖춘 정당도 없다고 자부한다. ◆민주당 내 권력재편이 예고되고 있는데.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보수 정당의 후보다.따라서 국정수행도 합리적 보수의 시각에서 할 수밖에 없다.합리적 보수와 진보의 구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본다.이런 점에서 보수 진영 내의 정치개혁이 이뤄지기를 갈망하고 있다. ◆노 당선자가 영남 출신이면서도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선이 지역주의 희석의 물꼬를 텄다는 시각이 있는데. 나는 오히려 우려하고 있다.호남에서의 몰표는 곧 영남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불러오고,이는 영남의 지역적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본다.내가 만난 영남 사람들은 노 당선자를 부산 출신으로 보지 않더라.2004년 총선에서 영남표의 결집이 다시 나타날 것이 우려된다. ◆최근 2003년 한반도 위기설 등 북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데. 대선이 끝났으니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이른바 ‘반창(反昌) 연대’의 핵심적 논리는 이회창 대통령 당선은 곧 남북 관계의 극단적인대립을 불러일으키리라는 것인데 이는 단편적인 시각에 불과하다.이제 대통령은 남북 관계를 평화적·통일지향적으로 풀지 않고서는 국민적인 지지를받을 수 없다.이는 이회창 전 후보가 당선됐어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김대중 대통령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북쪽에 더 많이 줬다.김일성 주석과 정상회담까지 하려고 하지 않았나.둘(김영삼·김일성)이 만났더라도 6·15 공동선언과 같은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노 당선자가 평소 천명해 온 대로 미국에 자유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노당선자는 지금까지 우리 대미 외교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개인적으로 미국이 노 당선자를 선택했다고 본다.대선 직전에 미국 신자유주의의 첨병인 블룸버그 통신이 ‘노무현 후보가 당선돼야 한국 경제가 안정된다.’는 식으로 보도했다.또 SOFA 개정 문제 등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들의 결집된 힘으로 이뤄내야 한다. ◆다음 총선이나 대선에도 출마할 예정인가. 아직 당 대표 임기가 남아 있다.앞으로의 다른 문제는 결국 당의 결정에 전적으로 따를 것이다.최근 중앙당 일과 대선 때문에 지역구에 대해 신경을 못 써서 걱정이다.다음 총선에는 다시 출마할 생각이다. ◆선거운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유세 기간에 환경미화원 한 분을 만났는데 이 분이 내 손을 붙잡고 “서민의 한을 풀어 달라.”고 말씀하시더라.또 자신의 할아버지가 만주에서 독립운동하셨다고 말했다.이는 독립운동가의 자손들은 가난하고 제대로 교육을받지 못해 사회의 소외층으로 밀려난 반면 친일 세력은 중심 세력이 됐다는것을 뜻한다.때문에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청산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은. 합동토론이 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또 방식도 자로 잰 듯이 시간을 나누는 게 아니라 한 주제에 대해 5분 이상씩 토론을 할 수 있어야 했다.그래야 후보들의 정책과 능력에 대한 판별이가능하다. ◆다른 후보들의 토론을 평가해 달라. 이회창 후보는 실제적인 정치 철학·역사의식이 없는 분으로 평소 생각해 왔다.이런 것은 오랜 생활 속에서의 실천이 있어야만 생긴다.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80년대 후반부터 자주 만나고 개인적으로도 워낙 잘 알고 있다.그래서토론상대로 어려우면서도 편했다.노 당선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95만표는 당초 기대치에 못미치는 것 아닌가. 대선은 지방선거와 완전히 다르다.표현은 안 했지만 사실 대선을 치르면서득표에 대한 압박감을 대단히 많이 가지고 있었다.어쨌든 민노당이 활기차게 활동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은 구축했다는 안도감은 든다.또 이번 선거를 통해 2004년 총선 때 원내에 진출하는 등 선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직접 피부로 확인했다. 이두걸·사진 이종원기자 douzirl@
  • 이견 못좁혀 뿔뿔이 투표 개표후엔 “새정치” 한마음

    “부모님·할아버지와 의견이 달랐지만 새 대통령이 세대 화합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랍니다.” “지난 52년 이승만 초대 대통령 선거 때부터 한번도빠짐없이 대선에 참여했지만 이번만큼 심사숙고한 적은 없었습니다.” 21세기 첫 대통령을 뽑은 19일 한 지붕에서 3대가 함께 사는 박래훈(朴來勳·76·사업·서울 보광동 168의32)씨 일가족 5명은 아주 긴 하루를 보냈다. 반세기 동안 줄곧 대선 투표에 참여했던 박씨와 부인 나상남(羅相南·75)씨,유신시대 투표권을 얻었던 아들 박장희(朴長羲·50·효창종합사회복지관장)·이상란(李相蘭·47)씨 부부,대선을 처음 치른 손자 박성범(朴城範·22·B대 경제학과)씨는 밤늦게까지 개표과정을 지켜보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손자 성범씨는 환호를 질렀지만,박씨 부부와 아들 내외는 다소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투표소인 보광동사무소에서 나란히소중한 한 표를 던졌다.이번 대선에서 세대간 대립이 첨예했던 만큼 이들‘한지붕 3세대’ 가족도 좀처럼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하루동안 이들은 무엇보다 보혁논란에서 팽팽하게 맞섰다.박씨 부부와 아들 내외는 “사회 안정을 위해 보수 성향의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주장했다.반면 20대 손자는 “진보와 개혁 성향을 띤 후보가 낫다.”고 강조했다. 손자의 거리낌 없는 의사 표시에 기성세대 가족은 반론을 폈지만 논리와 가치관을 앞세운 젊은 손자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과 광화문 촛불시위를 둘러싼 의견 차이도 그대로 드러났다.아들 장희씨 부부는 촛불시위에 적극 가담하고 있는 젊은 세대를 겨냥,우방국가로서 극단적인 반미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성범씨는 “기성세대가 충고하는 이유와 속뜻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이가 왜 행동에 나서는지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노 당선자가 전국에서 고른 득표율을 올린 것도 바로 젊은 세대의 허심탄회한 의견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 ‘한지붕 3세대’는 대선 결과를 받아들이고 노당선자에게 지지를 보낼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손자 성범씨는 “새 대통령에게모두 힘을 실어줘야 한국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손자의 의견을 무리하게 우리 세대와 일치시키려는 생각 자체가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무리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아들 장희씨 부부는 “새 세대가 사회 전반에 나섬으로써 지역감정이 많이 해소된 것은 환영할일”이라고 피력했다. 때마침 집을 방문한 박씨의 사위 김일병(金鎰炳·55·K대 국문학과 교수)씨는 “새 대통령이 젊은 층에게 도덕과 예의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들 장희씨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가훈을 소개하며 가족부터 화합해야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장희씨는 유신시절 군대에서 부하들에게 투표하는 방법을 시범하다 야당쪽에 기표한 자신의 투표용지를 엉겁결에 내보이는 바람에 기합을 받았다며 성범씨의 두손을 꼭 잡았다. 성범씨는 “앞으로 ‘한지붕 4대’가 대통령을 뽑는 날까지할아버지·할머니가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어린이 책꽂이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스벤 누르드크비스트 글·그림,김경연 옮김) 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성탄절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할아버지는 숲에서 다리를 삐고,어린 핀두스는 청소를 하다 그만 마룻바닥을 물바다로 만들었다.이제 어쩐담? 온화한 분위기의 그림 덕분일까.추운 겨울밤 난롯가에 둘러앉아 옛이야기를 듣는 듯 포근해진다.4세 이상.풀빛 7500원. ●동자승의 크리스마스(남찬숙 글,박지은 그림) 강원도 산골의 암자에 사는동자승과,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살며 교회에 다니는 같은 마을의 소녀 마리가 주인공.크리스마스날 마리에게서 교회에 놀러오라고 초청받은 동자승은 고민한다.다른 종교를 편견없이 이해하도록 배려한 창작동화.초등학생용.가교 8000원. ●크리스마스까지 아홉밤(마리 홀 에츠 글·그림,최리을 옮김) 멕시코 소녀세시는 크리스마스 축제 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을 만나는데….성탄절에 즈음해 열리는 멕시코 포사다 축제의 이모저모를 들여다 보는 맛이 이채롭다. 담담한 연필 스케치에 원색으로 채색한 부분그림도 독특하다.6세이상.비룡소 8000원. ●14가지 생각하는 동화(이혜용 등 글,이상윤 등 그림) 참된 말과 거짓말,일하는 즐거움,진정한 행복,삶과 죽음 등 철학적 의미를 14편의 재미있는 창작동화로 깨우치게 한다.이야기가 끝나면 ‘생각해봐요’‘생각의 우물’ 등의 코너를 마련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끔 배려했다. 초등 저학년용.배동바지 7500원. ●숨어있는 그림책(송명진 그림) 액자에서 빠져나온 새가 편지를 전달하는여정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순차적으로 전개한 글자 없는 그림책.한글 자음이 그림에 숨어 있어 막 한글을 깨우치려는 어린이들이 더욱 재미있어 할듯.3∼7세용.보림 8000원. ●숲속으로 날아간 빨간 스웨터(프리들 호프바우어 글,마티아스 베버 그림,박종대 옮김) 사방이 꽁꽁 얼어붙은 숲 속.빨간 스웨터 한장이 뚝 떨어졌다. 생쥐 다람쥐 토끼 고양이 멧돼지 등 동물친구들이 스웨터를 어떻게 할까. 주인인 산지기 아저씨네로 돌려보낼까,아니면? 스웨터를 둘러싸고벌이는 동물들의 기발한 행동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껏 부풀린다.4세이상.계림북스쿨 6800원. ●교과서 속의 위인 100(신응섭 글·그림)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위인 100명을 뽑아 그들의 다채로운 삶과 사상을 재미있는 만화로 재구성했다.자동차가 없던 시절에 김정호는 어떻게 대동여지도를 만들 수 있었을까.모터 달린 배가 있었다면 콜럼버스는 좀더 일찍 신대륙을 발견했을까.재치있는 상상력이더욱 흥미를 준다.초등학생용.진선 9000원.
  • 마포구,“동네 할아버지에 한문·예절배워요”

    할아버지로부터 천자문과 예절을 배운다.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18일 겨울방학을 맞는 관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자 및 예절교실’을 운영하기로 했다.지역내 교사 출신의 할아버지 5명을강사로 선발해 보람있는 사회봉사의 기회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강좌과목은 한자의 기초와 소학,명심보감 등 고전과 전통예절이며 수강료는 무료다. 장소는 아현3동·도화1동·신수동·성산2동 사무소와 노인복지회관 등 5곳이며 강좌는 내년 1월6∼21일 12일간 하루 2시간씩 펼쳐진다. 강서구도 내년 1월2∼27일 관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 문화의 집(30명·2601-1014),양천향교(30명·658-9988),가양3동(100명·668-0251),청소년회관(35명·3664-2456) 등에서 무료로 한문과 예절 교실을 연다. 이동구·류길상기자
  • 송파구 파수꾼’골목호랑이 할아버지 봉사단’“불량청소년도 우리 앞에선 얌전”

    16일 아침 8시20분.출근인파가 한바탕 휩쓸고 간 서울 송파구 방이1동 뒷골목.쌀쌀한 날씨 속에 한 무리의 할아버지들이 동네를 순찰하고 있다.모두 남색 방한복에 호랑이가 그려진 모자를 쓴 ‘제복’차림이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먼저 인사를 하며 반긴다.불량기 있어 보이는 학생들은 냅다 도망친다.쓰레기 봉투를 몰래 내놓으려던 한 주부는 화들짝 놀라 집안으로 사라진다.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뽑아 대접하는 가게주인도 있다.훈훈한 인정이 오간다. 할아버지들은 송파구가 지난 2000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골목 호랑이할아버지 봉사단’ 단원들이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청소를 하고 주차질서를 바로잡는가 하면 쓰레기 종량제 실시 등을 계도하기도 한다.특히 탈선청소년들을 훈계하는 등 말 그대로 ‘동네 호랑이’ 역할을 하고 있다. ●구청장 아이디어로 시작돼 봉사단은 동네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60세 이상 할아버지 475명으로 구성돼 있다.처음엔 300여명에 불과했지만 숫자가 늘어났다.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뒷골목 청소는 이들 차지다.노상 불법적치,불법주차 등을 공무원이 직접 계도하면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지만 할아버지들이 직접 나서면 군말없이 따른다.옛날 할아버지들이 마을 대소사를 이끌고 재판관 역할까지 했던 전통적인 미풍양속을 살려 마을을 쾌적하고 깨끗하게 가꾸고 있는 것이다. 구청장에 당선되기 전 2년 동안 야인생활을 했던 이유택(李裕澤·63) 송파구청장이 경로당에 다니면서 노인들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고 이 제도를 착안했다.구청장에 당선되자마자 노인들이 사회에 봉사할 수있도록 하기 위해 이 제도를 시행했다. ●24시간 뒷골목 파수꾼 이들은 동네 골목골목 안 다니는 곳이 없다.아침에 일어나서 골목 청소부터 한 뒤 보안등,도로시설물,공중전화 등 주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시설물의 이상유무 등을 점검한다.불량 청소년들을 훈계하는 것도 큰 임무 중의 하나다.주차로 인한 시비 등 주민끼리 갈등이 일어날 때는 재판관 역할도 마다않는다. 최고령인 정태봉(84) 할아버지는 “전에는 불량 청소년을 보면 꾸짖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봉변을 당할지 몰라 꾹 참아 스트레스가 쌓여왔다.”면서 “요즘은 제복차림으로 당당하게 꾸짖으면 대부분 잘못했다고 빌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시설물 파손,노점상 적치물 적발,불법광고물 적발 등 2만8000여건의 위반 사례를 구청에 신고,시정토록 했다. ●위험도 많고 설움도 많아 지금은 당당하게 골목길을 누비고 있지만 처음엔 주민들의 눈총도 많이 받았다.‘돈 몇푼 받기 위해 나선 노인 청소부’로 오인받았기 때문이다.골목에서 담배꽁초를 줍고 있을 때 젊은이들이 바로 앞에서 꽁초를 버리기도 했다.하지만 지금은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들이 사라졌다.할아버지들이 무섭기 때문이다. 청소년에 대한 훈계도 마찬가지다.초창기엔 담배꽁초를 버리는 젊은이를 나무라다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최철희(67) 할아버지는 주차질서를 바로잡다젊은이와 시비가 붙어 경찰서에 끌려간 뒤 벌금을 물기도 했다.봉사활동에나섰다가 벌금까지 문 것이다. 뿐만 아니다.최종철(73) 할아버지는지난해 6월 청소 중에 교통사고를 당해 대퇴부 골절상을 입고 6개월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입원 중 합병증까지 생겨 주위 사람들이 애를 태웠지만 완치돼 다시 봉사활동에 나섰다.이후봉사 중에 재해를 당하면 치료를 받으면서 요양할 수 있도록 구청이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해줬다. ●각종 상 휩쓸어 골목길이 눈에 띄게 깨끗해졌다.덕분에 송파구는 청소 분야에서 각종 상을휩쓸고 있다.지난 2000년에는 서울시로부터 청소 시민만족도 최우수 구로 선정돼 상금 3억 5000만원을 받기도 했다.지난해엔 한국행정학회로부터 ‘전국 기초단체 베스트13’에 선정됐으며,서울시로부터 깨끗한 서울가꾸기 최우수 구로 뽑혔다.모두 골목 호랑이 할아버지 덕이다.특히 행정자치부와 경실련이 주관한 2002년 지방자치 개혁박람회에서 모범사례로 선정돼 인증패를 받았다. ●실버정책의 새 모델 할아버지봉사단은 종래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행정에서 참여행정으로 노인복지 행정의 개념을 바꿨다.물질적·경제적 지원보다는 노인들을 사회에참여시킴으로써 노후를보람차게 보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성공사례이다. 송파구 배창수 감사담당관은 “소외된 노인들에게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인복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많은 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자료를 요청해온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할아버지 봉사단 김준배 회장 “옛날에는 할아버지가 권위와 위엄의 상징이었습니다.그러나 지금은 귀찮은 존재가 돼가고 있습니다.골목 호랑이 할아버지 봉사단은 경로효친 사상을 높일 수 있어 의미가 큽니다.회원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봉사하고 있지요.” 송파구 ‘골목 호랑이 할아버지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준배(金峻培·77) 회장은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지난 79년 방이동 동장을 끝으로 25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친 후 봉사활동을 하면서 동네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있다. “도움받는 여생에서 도움을 주는 여생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에 회원들 모두가 즐거워하고 있습니다.하루하루가 뿌듯하지요.” 김 회장은봉사단을 만든 구청,봉사활동에 나선 노인들,또 자신들을 호응해주는 주민들이 삼위일체가 됐기 때문에 봉사단이 짧은 기간에 뿌리를 내릴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최근 사비 800만원을 들여 노인 게이트볼 팀을 구성,장비와 유니폼을 구입했다.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로 많이 움직이고 봉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용수기자
  • SK텔레콤 어린이 주인공 새 CF

    SK텔레콤이 최근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한 밝고 즐거운 기업광고를 TV에 선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2차 광고에서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의 의미를 새롭게 창조했던 SK텔레콤은 이번에는 어린이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정보통신 세상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엄마가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인 로봇을 사달라고 남편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지만,정작 아이에게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부탁하자는 엄마의 재치와 아이의 순수한 표정은 정보통신의 세상을 단적으로 그려낸 광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업광고는 앞으로 정보통신의 리더로서 정보통신의혜택과 의미를 어린이의 시각에서 새롭고 재미있게 꾸며나갈 예정”이라고말했다. 최여경기자
  • 연해주 고려인 김발레리아나“할아버지 나라가 저를 살렸어요”

    “말로만 듣던 할아버지 나라에서 치료를 받게 돼 꿈만 같습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거동이 어려운 상태에서 생계조차 막막해 치료는 엄두도 못내던 러시아 연해주(沿海州)의 고려인 김발레리아나(41·여)가 국내 한 병원에서 무료 수술을 받고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6년 전 교통사고로 대퇴부가 함몰되는 등의 중상을 입었지만 어려운가정 형편으로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이같은 소식이 지난 10월 러시아의 고려인 후원회를 통해 연해주와 교류해온 강원도 원주의 향토사학자 김호길(60)씨에 의해 알려지면서 강원도 원주성지병원(이사장 안재홍)이 치료비를 모두 부담하겠다고 나서 김씨의 재기의 꿈이 이뤄지게 됐다. 이에 따라 그는 지난달 27일 입국,최근 1차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앞으로 두 차례 더 수술받으면 완치될 것이라고 병원측은 전망한다. 성지병원 안 이사장은 “이번 수술을 계기로 어렵게 살고 있는 러시아 고려인들의 실상이 널리 알려져 따뜻한 민족애가 발휘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
  • 탈북자 강철환씨 논픽션 ‘평양의 수족관’ LA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 100선’에

    (로스앤젤레스 연합) 북한 강제노동 수용소를 탈출,1992년 탈북에 성공한강철환(사진·34·조선일보 통한문제연구소)씨의 논픽션인 ‘평양의 수족관’이 LA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책 100선’에 뽑혔다. LA타임스는 주말 ‘북 리뷰’ 섹션에서 강씨와 피에르 리굴로의 공저로 ‘북한 강제노동 수용소에서의 10년’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을 논픽션 부문 ‘베스트 북’중 하나로 선정했다. 15만∼20만명의 북한 정치·사상범이 수용된 강제노동 수용소의 참상을 서방에 폭로한 최초의 책이 될 ‘평양의 수족관’은 강씨가 10살 때인 78년 ‘재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진 이후 쓰라린 경험담을 담고 있다. 돈많은 재일교포였던 할아버지가 공산주의 사상에 빠진 할머니를 따라 북으로 건너간 뒤 실종되고 이후 가족 일부가 처형되는 가운데 가까스로 목숨을부지한 강씨가 아버지와 누이,삼촌,할머니와 함께 요덕 강제노동 수용소로이송돼 강제 중노동에 시달리는 등의 기구한 가족사를 그린 이 책은 예어 레이너가 영어로 옮겼다. 미 베이직북스사가 발행,238쪽 분량의 ‘평양의 수족관’은 24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 [열린세상] 유권자에게 필요한 지혜

    선거전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불과 일주일 남짓 지나면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지금 유권자들의 지혜가 가장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잘못된 사회를 바로잡을 수 있는 힘은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에게 있기 때문이다.먼저 부정적 정치광고에 속지 않아야 하고,사실과 추측을 혼동하지 말아야 하며,지역감정을 유발시키려는 전략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를 헐뜯는’ 전략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일이다.현재 각종 신문과 TV에 후보들의 광고가 나오고 TV토론도 진행되고 있다.그 안의 메시지들을 잘 살펴 어느 쪽이 상대를 비방하는 데 더 열을 올리고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그쪽에 표를 던지지 말아야 한다.다행히 흑색선전과 폭로전을 중단하자는 선언이 나오고,네거티브 전략이 표를 얻는 데 효과적이지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각 후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둔 긍정적 메시지보다 상대를 비방하는 부정적 메시지를 더 많이 생산해 낸다면,이것은 유권자들을무시하는 처사다.이제 유권자들은부정적 정치광고에 식상해 있다.긍정적인비전을 갈망하고 있다.이러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폭로전에 열을 올린다면,그쪽이 반드시 패배한다는 사실을 유권자들이 일깨워 주어야 한다. 지금 과열돼 있는 선거 입후보 당사자들에게 네거티브 전략을 멈추라고 해보아야 먹혀들지 않을 것은 뻔하다.이런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것은 우리 유권자들이 그런 전략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다.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하는 후보가 아닌,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자.누가 폭로전에 덜의존하는지를 살펴보고 그 쪽에 표를 던지는 것이 깨끗한 선거를 앞당기는지름길이다.그 다음 우리 유권자들은 각 진영의 발언에서 사실과 추측을 혼동하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각 후보 진영에서는 불필요한,혹은부정확한 추측을 유발할 수 있는 발언을 삼가야 한다.적극적인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중요한 점은 유권자에게 ‘잘못된 추측’을 유발시키는 말을 하는 것도 소극적 거짓말에 속한다는 점이다. 선거운동 기간중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어떤 식으로든 여론조사 결과를 접할 때에도 겉에 보이는 숫자의 이면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한가지 예로,일부 여론조사 기관이나 언론사가 지지율과 함께 제시하는 당선 가능성이란 실제로는 ‘당선 가능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추측’이지 실제 당선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실제 당선 가능성은 유권자들의지지율로 결정되기 때문이다.유권자 전체를 대표하도록 표본을 잘 뽑았다면,예컨대 전화가 없는 사람이나 시골의 오지에 사는 할아버지·할머니들도 표집될 확률이 모두 같도록 잘 뽑았다면,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야 정상이다.‘당선 가능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추측’에는 자신의의견뿐만 아니라 ‘타인의 의견에 대한 지각’이 포함되고,이것은 정확하지않을 때가 많다. 끝으로 지역감정을 유발시키려고 하는 전략에 절대로 넘어가서는 안된다.사람들은 집단 정체감이 뚜렷이 부각되는 상황에서는 실제보다 자기 집단의 의견을 더 극단적인 쪽으로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즉 실제로는 영호남 주민들이 출신지역을 그리 큰 변수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데도 자꾸 특정 후보 진영에서 지역 변수를 강조하거나 전략적으로 어떤 지역에서 푸대접받은 것처럼조작한다면,사람들은 자기 집단의 의견을 실제보다 더 과장되게 ‘잘못’ 지각하고,그 결과 두 집단 간의 양극화가 발생한다.언론기관에서 어떤 두 집단 간의 갈등을 강조해 보도해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난다. 지역감정에 의존해 당선되려고 하는 사람은 진정 국가를 위하는 후보가 아니다.진정 국가를 위할 수 있는 대통령은 오직 자신의 당선만을 위해 망국병인 지역감정을 건드리지 않는다.우리 유권자들은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그리고 투표로써 보여 주어야 한다. 나은영 서강대 신문방송학 교수
  • 육·해·공군사관학교 최종합격자 발표

    육·해·공군 사관학교가 6일 2003학년도 신입생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이번 입시에서 63기생 251명을 선발한 육사의 경우 여학생 26명이 포함돼있다.전체 수석은 김성호(金成鎬·충북 세광고)군,여자 수석은 최미경(崔美敬·부산 성일여고)양이 각각 차지했다. 해사는 여학생 18명을 포함,61기생 185명을 뽑았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학생이 전체 수석을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주인공은 김정하(金廷河·대전외고)양.남자 수석은 조현철(趙炫徹·대구외고)군이 영예를 안았다. 해사 합격자 중에는 할아버지 서범수(10기) 전 해군 정훈감과 아버지 서강흠(잠수함 이천함장·36기)중령에 이어 3대째 해사에 합격한 정훈(충남 한일고)군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 함원용(咸元龍·준장 진급예정자·해사 31기) 국방부 의전실장의 딸인 효주(曉珠·충남 논산용남고)양도 합격의 영광을 안아 최초의 ‘부녀 해사 동문’이란 기록을 남기게 됐다. 55기생 210명을 뽑은 공사의 경우 여학생 20명이 포함돼 있는데 전체수석의 영예는 장훈석(張訓碩·부산 과학고)군이 차지했다. 또 인천 명신여고 졸업 예정인 김민정(金旻正)양이 여자 수석을 차지했다. 공사 합격자 중에는 1학년에 재학중인 누나 현인선(제주 남영고졸)씨에 이어 동환(제주 오현고)군이 공사에 입학,1949년 개교 이래 첫 남매 공사 생도가 됐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톨스토이와 거닌 날들/고리키가 회고한 톨스토이

    러시아 작가 레프 톨스토이(1828∼1910)와 막심 고리키(1868∼1936).이들의 삶의 출발점은 사뭇 다르다.귀족집안에서 출생한 톨스토이와 달리 고리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다섯살 때 아버지가,열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 외할아버지 집에서 자란 그는 각지를 떠돌며 짐꾼,그릇닦이,구두닦이,빵공장 노동자 등으로 살았다.그가 고통스럽다 또는 쓰다라는 뜻을 지닌 ‘고리키’를 필명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이처럼 다른 배경을 지녔지만 이들은 서로에 대한 문학적 경의를 잊지 않았다.고리키는 톨스토이가 생전에 가장 아꼈던 후배작가다. ‘톨스토이와 거닌 날들’(우물이 있는 집 펴냄,한은경·강완구 옮김)은 고리키가 쓴,말년의 톨스토이에 대한 회상기다.톨스토이보다 마흔 살 적은 고리키가 1900년 이후 톨스토이와 교류하면서 나눴던 짤막한 대화를 중심으로꾸몄다. 고리키에게 톨스토이는 인간영혼의 정점이었으며 예술의 수호신이었다.이같은 그의 믿음은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전설적 영웅이었다.용감했으나 야성적이었고 완고했으며 어린아이 같았다.”라는 평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고리키는 톨스토이를 무척 존경했지만 언제나 감탄만 한 것은 아니었다.고리키가 가까이서 지켜본 톨스토이는 당대 최고의 지성인답지 않게 마차꾼처럼 냉소적이고 상스러운 말투를 잘 썼다.게다가 얄궂은 질문으로 상대를 난처하게 만들곤 했다.톨스토이는 어느날 공원에서 안톤 체호프에게 불쑥 물었다.“자네 젊었을 때 오입을 많이 했었나?” 느닷없는 질문에 당황한 체호프 역시 “지칠 줄 몰랐죠.”라고 상스러운 말투로 대꾸했다.고리키는 훗날,“톨스토이의 이런 말투는 엘리트주의를 싫어했던 그의 민중적 성향을 드러낸것이며,동시에 그런 막된 단어가 더 정확하고 요점에 맞는 말이라고 그가 믿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고리키는 톨스토이를 삶의 진실 혹은 하느님을 찾아다니는 순례자로 보았다.“톨스토이는 평생동안 손에 지팡이를 쥐고 수천 마일을 걸어 수도원을 찾아 한 성인의 유골을 보고 또 다른 것을 찾아다니는 순례자 같다.”고 증언했다.그러나 톨스토이가 믿는 하느님은 달랐다.그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기독교의 하나님이 아니다.톨스토이의 일기장에는 “신은 나의 욕망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톨스토이가 자신의 신념이나 종교에 관해 끊임없이 회의하고 고뇌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엘리트주의적’인 톨스토이는 고리키의 몸과 마음에 배어 있는 민중적인 것을 좋아했지만 무신론적 경향에 대해서는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와 유럽 작가들에 대해서도 자주 언급했다.그 중에서도특히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언급이 많다.그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나쁜 소설’로 규정한다.나아가 “주인공이 건강한 인물이라도,그의 순수함은 우리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면서 “도스토예프스키가 주인공을 간질병 환자로 그린 것은 자기스스로 병이 있기 때문에 세상 모두가 병이 있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이 책에는 톨스토이의 일상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는 70여점의 사진들이들어 있다.8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선택2002/TV합동토론

    ★부패.낡은정치 청산 3일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각각 비장의 카드인 ‘부패정권 청산론’과 ‘낡은 정치 청산론’으로 상대방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공격 받은 후보는 반박에 그치지 않고,즉각 상대방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역공을 취했다.이 때문에 반박과 재반박이 수차례 이어지면서 불꽃튀는 설전이 펼쳐졌다. 노 후보가 먼저 공격을 취했다.이 후보가 3김식 낡은 정치를 하고 있다는주장이었다. 노 후보는 “이 후보가 3김정치를 비판하면서 실제로는 1인정치와 가신·측근정치,지역주의 의존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며 “특히 이 후보 자신과 가족들이 이런저런 부정부패 혐의를 많이 받고 있는데 3김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나는 3김과는 너무 다르다.그분들을 존경하긴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연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그러면서 “오히려 노 후보는 후보가 된 직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 시계까지 보여주면서 부산시장 후보를 내달라고 그랬지 않았느냐.또 김대중 대통령을 향해서는 ‘김대통령의 부채와 자산을 다 상속하겠다.’고 해놓고,부산에 가서는 ‘내가꾀가 있어서 부채는 빼고 자산만 상속했다.’고 그랬지 않았느냐.”고 역공을 폈다. 그러자 노 후보는 “얼마전 유력 일간지가 여론조사를 한 것을 봤는데,국민의 66%가 ‘이 후보가 3김과 같거나 더하다.’고 응답했다.”며 “이 후보가 뭐라고 말하더라도,국민들은 이 후보가 옛날정치와 너무 똑같다고 보고 있다.”고 재역공을 취했다. 이에 이 후보는 다시 “노 후보가 정몽준씨와의 후보 단일화를 여론조사로해서 그런지 매사를 그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 같은데,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한다고 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생각해보자.”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두 아들과 처조카 등 권력 실세가 비리에 연루된 지난 5년간을 다른 정권과 비교하기에는 너무 심각하다.”며 “노 후보가 권력실세인 동교동계의 뒷받침으로 장관과 후보까지 올랐는지 모르지만,권력부패의 실상은 정직하게 봐야 한다.”고 힐난했다. 이에 노 후보는 “나도 민주당원이어서 김 대통령의 과오에 책임이 없다고말할 염치는 없지만,이 후보가 나를 두고 부패와 연계돼 후보가 됐다거나 동교동의 힘으로 후보가 됐다고 하는 것은 전혀 근거없는 말”이라며 “내가당내 경선에 나왔을 때 동교동계가 밀지 않은 것은 천하가 알고 있다.”고받아쳤다. 이어 노 후보에 대한 이 후보의 본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이 후보는 노 후보도 현 정권의 부패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노 후보를 향해 “이 정권 들어 대통령 아들까지 관련된 부정부패가 극성이어서 온 국민이 좌절했는데,그때 노 후보는 무엇을 했느냐.”고물었다. 이 후보는 특히 “대통령 아들 비리가 불거졌을 때 노 후보는 특검제에 반대했고,민주당내 정풍운동 때도 노 후보는 반대하면서 동교동계를 비호했다.”며 “그 덕에 장관까지 한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에 노 후보는 “이 후보가 사실을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나는 특검제를 반대한 사실이 없고,내가 장관이 된 때는 정풍운동이 일어났을 때보다 1년이른 2000년이어서 말이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특히 “그러는 이 후보는 97년 총선 때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이 안기부예산 1200억원을 끌어다 선거자금으로 썼을 때 선거대책위원장을 했는데 그때 무엇을 했느냐. 또 김영삼(金泳三) 대통령 아들 김현철(金賢哲)씨가 구속됐을 때는 무엇을했느냐.”고 역공을 취했다.그러면서 “이 후보가 남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 후보의 반박이 계속됐다.그는 “지난 5년간 야당으로서 총풍·안풍·세풍·병풍 등 중상모략에 대해 충분히 조사받고 10만원짜리 계좌까지 추적당했다.”면서 “일부는 무효가 됐고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됐는데 무조건 덮어씌우면서 부정부패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변했다. 그러자 노 후보는 “이 후보의 동생이 재판받은 것은 사실이고,측근인 서상목(徐相穆) 의원도 재판받았다.”고 거듭 몰아세운 뒤 “이 후보 부인이 비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수표와 어음번호까지 제시됐는데 검찰이 조사를 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일부는 재판에서 무죄판결이 나고 다른 재판은 끝나지 않았는데 무조건 중상모략해서 재판에 가면 다 비리인가.”라고 거듭 항변했다. 두 후보의 공방을 보고 있던 권영길 후보는 “이 후보와 노 후보가 서로 ‘정치개혁’이란 토론주제와 관계없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제도적 개선방안을 국민에게 제시해줘야 한다.”고 양측을 힐책했다. 권 후보는 “두 후보가 부패정치를 심판하겠다고 하지만 한나라당은 ‘부패 원조당’이고 민주당은 ‘부패 신장개업당’이다.”고 싸잡아 비난한 뒤 “김현철씨가 돈을 더 받았는지,김홍업씨(김대중 대통령 아들)가 더 받았는지판단하기 어렵다.”고 비꼬았다. 권 후보는 이어 “부패한 부정축재 재산 몰수법을 만들고,부패연루 정치인을 공직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근본적 부패청산 방안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몰수하고 쳐내면 속시원하겠지만 몰수보다 부패를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한 뒤 “하지만 부패를 청산하고 새로운출발을 만드는 틀에서 권 후보의 제안도 긍정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과거의 모든 부패재산을 몰수하는 것은 혼란을 빚을 우려가 있는 만큼,권력형 범죄에 대해 시효를 연장하거나 없애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공직선거 출마자에게 재산형성의 전 과정을 소명토록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상연 김미경기자 carlos@ ★북핵.남북문제 이날 TV합동토론회에서는 북핵개발 파문 등 남북관계 및 통일 문제가 이번대통령선거의 최대 현안이라는 것을 확인해주듯 세 후보는 뜨겁게 의견을 주고 받았다.후보간 일대일 토론에서도 가장 대치됐던 주제였다. 북핵 문제 해결방안,바람직한 통일방안,탈북·납북자 문제 등의 주제에서는 크게 봤을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민주노동당 권영길후보 사이에 팽팽한 의견의 대립선이 그어졌다.노 후보와 권 후보간에도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보수적’이라는 일부의 지적을 의식한 듯,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시종 원론적이면서도 국민의 대세를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반면 노 후보는 보수층들이 우려하는 ‘급진적,반미’라는 이미지를 씻기 위해 안정감있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 권 후보는 “미국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남북문제와 통일문제 등에 대한 진보적이고 자주적인 입장을 구체적으로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공감했다. 구체적인방안으로는 이 후보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현금 지원은전면 중단해야 한다.대북지원을 계속한다면 무엇으로 북한에 핵무기 개발 포기를 강제할 수 있겠는가.”라며 경제적 압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노 후보는 “북핵개발 문제는 남북문제이기도 하지만 북미간에 풀어야할 문제가 있다.”면서 제네바 합의의 상호 위반 사실을 지적한 뒤 “대북지원을 비롯한 상호 교류협력 약속은 지켜가는 속에서 북핵개발 포기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끈질긴 대화와 평화적인 협상을 통한 처리를 강조한 권 후보는 “문제의 발단이 미국과 북한이 동시에 제네바 합의를 어겼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핵문제 발생의 책임이 북미에함께 있다고 말했다. 통일방안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김대중 정부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사실상 부정하면서 “이전 정부의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지지한다.”며 상호주의와 대북 검증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반면 노 후보는 “화해와 협력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남북간에 상호주의와 검증을 앞세우는 것은 상호 신뢰를 축적하는데저해요소”라고 남북간 신뢰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권 후보 역시 “70만군대를 20만으로 감축하는 것과 남·북·미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소파개정문제 반미 시위 확산과 함께 전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한 SOFA 개정 문제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듯,하나같이 개정을 역설했다. 따라서 SOFA 개정을 둘러싼 정책 차이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다만 주한미군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 발생후 일관되게 시민단체들과 SOFA 개정운동을벌여온 민노당의 권 후보가 이·노 두후보에 대해 정책의 ‘순수성’ 공세를 폈고,두 후보는 “우리도 나름대로 했다.”며 방어했다. 권영길 후보는 “처음부터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전국 서명운동을 벌인 것은 민노당이었다.”면서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두 후보가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권 후보는 특별협정을 체결,미군에 제공되는 방위비 부담을 줄이고 임대계약을 맺어야 한다며 “SOFA의 모법인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회창 후보는 “권 후보가 침묵했다고 하는데 분명히,SOFA의 개정과 부시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해 왔다.”고 반박하고 부시 대통령이 한국민들에게 ‘직접’ 사과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이어 “우리나라의 외교 목표는국익과 국민의 안전이며,이를 위해선 어느 나라에 대해서건 얘기할 것은 얘기하고,따올 것은 따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후보 역시 “SOFA 개정에 대해 우리는 분명히 얘기해 왔다.”면서재판권 이양을 위한 국회의 SOFA 개정대책위에도 전체 34명 의원중 27명이민주당 소속의원이라고 맞받았다.그는 “SOFA를 비롯한,한·미 관계의 잘못은 과거 우리가 미국에 추종하고 비판없는 외교를 해 왔기 때문”이라면서“지난해 노근리 사건으로 주민들의 시위 때 이회창 후보가 반미라며 걱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권 후보는 세 후보가 함께 부시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SOFA 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할 것을 즉석에서 제의하기도 했다.특히 노 후보에게 성명 채택을 거듭 요청했는데,노 후보는 “시민단체가 아닌,대통령 후보로서 성명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중”이라면서 공세를 비켜갔다.한편 이회창 후보는 노 후보에 대해 과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다,최근 통일후에도 주둔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바뀐 배경을 추궁했다.노 후보는 “초선의원 때 남들과 어울려 성명을 냈다.”면서 “그후 점차 더 배우고,많은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니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것을알게 됐다.”며 판단잘못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도청의혹.검찰 독립 한나라당에 호재로 여겨졌던 국정원 도청의혹을,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적극적 자세로 맞받아쳤다. 노 후보는 우선 책임 논란에서 벗어나려 애썼다.그는 “실제로 도청 여부와주체에 대해 판단할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한나라당이 선거때 (도청 의혹을) 내놓은 것을 보면 나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나를 돕는 사람들이 도청당한 걸 보면 나 역시 피해자인데,한나라당은 왜 피해자를공격하는지 의아스럽다.”고 비껴갔다.또한 “만약 한나라당에 대한 정치공작을 하기 위해 도청을 했다면 이회창 후보는 왜 도청하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이어 “5년 전에도 공작기관 문서로 상대방을 공격한 전례가 있는 한나라당이 지저분한 물건을 자꾸 만들어내 선거판을 혼란스럽게 하고 비신사적인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자료 공개와 함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이회창 후보는 “문제의 실질은 불법 도·감청 자체”라면서 어떻게정보가 나왔느냐고 따지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극장에 화재가 발생,‘불이 났다.’고 하는 사람에게 ‘극장에 표를 사가지고 들어갔느냐.’고 따지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예도 들었다.이 후보는 자료공개와 관련,“검찰이 제대로 조사하게 되면 제보자에 대한 것도 공개할것”이라고 밝혔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도청의 핵심은 2가지”라면서 “이회창 후보는 입수 경위를 밝히지 못한다면 정치공작이라고밖에 볼 수 없으며,도청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노무현 후보는 후보로서의 자격이 상실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동시에 공격했다. 한편 검찰독립 방안과 특검제 도입 등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당선되면 내년 초 임시국회에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검찰인사위원회를 구성,검사보직권 등 인사권을 검찰총장에게 주면 법 질서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아울러 특검상설화는 반대하나 한시적인 제도 도입에는 찬성하는 기존당론을 재확인했다. 노무현 후보는 “검찰이 지금부터 잘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면서 “검찰의 신뢰가 축적될 때까지는 특검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후보는 “특검제에 대해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여야가 바뀔 때마다입장을 바꿔왔는데 그래서는 검찰 중립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은 뒤시민사회단체 참여 속에 검찰 중립화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지운기자 jj@ ★후보단일화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후보단일화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이후보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던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간 후보단일화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이회창 후보는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는 이념도 다르고 정치지향점도 다르다.”면서 포문을 열었다.그는 “최근 (후보단일화에 실패한)정몽준 대표도 ‘정책공조를 해야 한다.’고 적절한 말을 하지 않았느냐.”고 노무현후보에게 단일화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대표와는 일반적인 정책에 관해 합의한바가 없다.”면서 “앞으로 조율을 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노 후보는“오히려 이 후보의 한나라당에 정책이 다른 사람들이 동거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역공을 폈다.한나라당에 개혁파와 보수파가 뒤섞여 있다는 점을지적한 셈이다. 이 후보는 대북정책과 의약분업,고교평준화 등 중요한 정책에서 노 후보와정 대표는 판이하게 다른데 어떻게 정책공조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점을 문제삼았다. 그는 “정 대표는 의약분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노 후보는 현행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대비했다.이어 “정 대표는 고교평준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노 후보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렇게 중요한정책이 다른데 정책공조가 되겠느냐.”고 공격했다. 노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재반박했다.그는 “정 대표와는 후보단일화와 관련해 아무런 밀약이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5년 전 이 후보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조순(趙淳) 민주당 총재와 손잡고 한나라당을 만들 때 가족들이 나서서 합의하고 지분을 나누고,당권을 나눴다.”면서 “(하지만)정 대표와는 ‘잘하면 되겠구나.’하는 생각도 들고,정책도 얘기해 보자고 해서 단일화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과는 달리)갈라먹기의 약속이 없었다는 것만은 명백하다.”고 반격했다. 제3자적인 위치에 있는 권영길 후보는 “노 후보와 정 대표의 단일화는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고 이 후보쪽의 손을 들어주었다.권 후보는 “노 후보는 그동안 ‘단일화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거나 ‘대선에서 승리하지 않더라도 철학과 소신에 따라 하겠다.’고 말했지만,걸어온 길이 다른 정 대표와 어떻게 단일화가 이뤄졌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권 후보는 “정 대표는 재벌 2세인데 노 후보가 어떻게 후보단일화에 동의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지역주의 청산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주의 문제에 대해선 세 후보 모두 남의 탓으로 돌렸다. 먼저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지역주의에 대해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두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먼저 당다운 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 3역이 다 영남출신이고,국회 상임위원장 9명가운데 8명을 영남사람으로 하고 있는데 어떻게 지역탕평책을 말하겠느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노 후보에 대해서도 “김대중(金大中·DJ) 정권이 들어서서 편중인사로 지역감정이 불 붙은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역주의 문제를 현 정부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이후 비호남 지역 출신을 많이 채용하는 등 탕평인사를 했다면 반(反)DJ 정서는 안 나타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나는 여섯번 선거에 출마해서 4번 떨어졌는데 모두다 지역주의에 저항하다가 떨어졌다.”면서 본인이 지역주의의 피해자임을강조했다. 노 후보는 또 “한나라당은 3당합당으로 호남을 고립시킨 당이고,이 후보는지난 98,99년 영남지역을 다니면서 지역주의를 많이 부추기지 않았느냐.”고 말하고 “지금도 (한나라당이) ‘노 후보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호남사람이다. 노 후보는 DJ의 양자다.’라고 하는 것은 지역주의로 재미를 보자는 것”이라며 이 후보에게 공세를 취했다. 지역주의 청산을 위한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기도 했다. 권 후보는 “중앙이 갖고 있는 재정권과 인사권을 지방에 이양시켜야 지방자치가 활성화된다.”면서 “정당명부제를 먼저 실시하는 것과 함께 중대선거구제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이 후보는 “권 후보가 말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고 전제한 뒤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인이 지역주의를 이용하는 것”이라며 “제도보다정치권에서 이를 악용해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후보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범죄”라고규정하고 “적어도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불신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한국화가 유양옥씨 북촌 골목길 그림벽 인기

    한옥 보존지구인 북촌의 한 골목길 ‘그림벽’이 동네 명소가 되고 있다.서울 안국동 별궁길로,중고 물건을 기증받아 적당한 가격을 받고파는 ‘아름다운 가게(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 본관을 둘러싼 25m의 야트막한 벽이다. 한국화가 유양옥(56)씨가 지난 10월 말부터 한달이 넘는 동안,하루 9시간씩 꼬박 서서 그렸다는 이 그림벽은 민화풍의 8폭짜리 병풍같다. 까치울음을 뒤로한 채 시장가는 아줌마,한 여름 정자나무 밑에서 장기를 두는 할아버지들,새벽을 깨우는 팔색조보다도 화려한 수탉의 노래,이른 봄 풍악소리가 쟁쟁한 가운데 쟁기질에 바쁜 아저씨,강남에서 돌아온 제비들의 공중제비 등등. 유씨는 “조선말부터 1950년대까지 이어지던 ‘당사주’라는 그림이 있었는데,대여섯살 된 아이도 척 보면 무슨 얘기인지 충분하게 알 만한 그림이예요.그런 그림을 그려봤습니다.”라고 말한다. 추운 바람에 볼 살이 빨갛게 트고 갈라진 게 한눈에도 여간 고생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그러나 그림을 그리는 동안 오가던 동네사람들이 “어!조선 그림이네.”하며 거들거나, 서서 구경을 하고 있으면 신바람이 절로났단다. 대담하고 분방한 필치와,분청사기를 연상시키는 자연스러운 색깔이 한옥촌과 잘 어우러져 보기가 좋다. 문소영기자
  • [2002길섶에서]컴퓨터 할아버지

    중·장년층 대부분은 할아버지에게 재롱을 피우거나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로 시작하는 옛날 이야기를 들은 추억은 있어도,오순도순 생활의얘기를 나눈 기억은 별로 없을 것이다.철이 들어가면서도 삶의 지혜랄까,처신에 대한 경구를 들은 일은 있어도 살가운 대화를 나누긴 어려웠다. 이처럼 동시대를 사는 가족인데도,가슴으로 전해오는 느낌이 다르기에 세대차를 만들고 단절을 가져오는 것일 게다.정보화 시대의 흐름에 반영한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라는 조어(造語)도 세대차를 빚어내는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그러나 정보화가 세대의 간극을 넓히는 어두운 면만 지니지 않아 다행이다.얼마 전 가족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는 한 친구가 요즈음 무척 재미있어한다.고향의 아버님과 손자가 ‘수평적인’ 관계가 돼 매일 이메일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아버님이 힘겹게 ‘컴퓨터를 배운 결과’라며 좋아했다. 뒷방으로 나앉지 않으려면 젊은 세대의 느낌까지도 열심히 배워야 하는 치열한 시대를 우리는 지금 살고 있다. 양승현 논설위원
  • ‘호적계의 달인’ 종로구 김명숙씨

    서울 종로구청 민원봉사과 호적팀의 김명숙(사진·50·여·7급)씨는 호적업무에 관한 한 국내 최고다.법원은 물론 외교통상부,다른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수시로 호적업무를 문의하고 있다.20년 공직생활 가운데 7년간을 호적팀에서 보내고 있는 김씨는 재일교포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잊지못할 은인으로통한다.지난 7월 종로구청을 찾은 재일교포 유학생 조영화(22·여·이화여대)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조씨는 일본정부에서 발행한 여권이 만료될 무렵,한국여권으로 연장하려고외교통상부 영사과를 찾았다.그러나 자신은 물론 아버지도 국내에 출생신고가 돼 있지 않았다. 급한 마음에 부랴부랴 달려간 종로구청에서 김씨를 만나 ‘불법체류자’ 신세를 면할 수 있었다.김씨는 조씨 할아버지의 고향이 울산시 울주군이란 것을 알아낸 다음 울주군청에 문의,조씨 아버지가 수십년전 일본에서 영사관을 통해 출생신고를 했으나 국내 호적과 신고서에 적힌 어머니(조모)의 이름이 틀려 호적이 반려된 것을 알아냈다.김씨는 이 사실을 일본에 있는 조씨 부모에게 알렸고며칠 뒤 조씨 아버지는 자신의 출생 및 혼인신고,딸의 출생신고를 무사히 할 수 있었다. 김씨는 요즘도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대법원 판례,예규 등을 공부하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어린이 책세상/빨간머리 앤의 크리스마스선물 外

    ●빨간머리 앤의 크리스마스 선물(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전경숙 글,신정미 그림) ‘빨간머리 앤’의 한 대목을 덜어내 진한 감동으로 채색한 창작그림책.무뚝뚝하고 소심한 매슈 아저씨는 한가족이 된 귀여운 말괄량이 앤에게 성탄절 아침에 예쁜 옷을 선물하는데….온화한 곡선의 유화가 정감 넘친다.4∼6세용.은행나무 아이들 7200원. ●이거 너 가져(앙토냉 루샤르 글·그림,최윤경 옮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던 아이가,즐거움을 여럿이 나누는 것은 정말 가치있는 일이란 진실을 깨달아간다.10여년 교사생활을 한 지은이는,뜻하지 않은 문제가 생겼을 땐 혼자끙끙대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용기 있게 그만둘 줄도 알아야 한다고 귀띔한다.3∼6세용.풀빛 7000원. ●코끼리가 궁금해(미미 두아네 글,발레리 스테탕·크리스토프 메를랭 그림,홍은주 옮김) 권마다 한가지 동물을 주인공으로 그 습성과 신체특징들을 설명해주는 ‘궁금하다 궁금해’시리즈 중 제6권.엄마 몰래 여행을 떠난 아기코끼리를 쫓아다니며 모계중심 사회인 코끼리 세계를 들여다본다.7권 ‘팬더가 궁금해’,8권 ‘사자가 궁금해’,9권 ‘오리가 궁금해’,10권 ‘펭귄이궁금해’가 나란히 나왔다.6∼9세용.문학동네어린이 각권 6000원. ●아빠의 수첩(양해원 글,전필식 그림) 실화를 바탕으로 사랑과 감동을 길어올리는 짤막한 창작동화 18편.늘 바쁜 직장생활로 가족에게 원망만 듣다가갑작스런 사고를 당해 마지막 편지를 쓰는 아빠,어려운 친구를 도와주려고몰래 엄마 돈을 훔치다 들킨 아이 등 크고 작은 미담이 콧등 시큰한 감동을준다.초등 3∼6학년용.주니어김영사 7800원. ●할아버지의 천사(유타 바우어 글·그림,유혜자 옮김) 평범하게만 보이는삶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끔 배려한 독특한 소재의 독일산 창작동화.임종을 앞둔 할아버지의 병상을 찾은 어린 손자는 할아버지에게서 지나간 인생의 추억을 듣는다.병원 문을 나서는 꼬마 뒤로 할아버지의 죽음을 상징하는 천사가 따라나서지만,독자들은 죽음의 슬픔보다는 삶의 소중함을 먼저 깨닫게 된다.6세부터.비룡소 7500원.
  • 선택2002/[대선후보 부인에 듣는다]-이회창후보 부인,한인옥씨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64)씨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옥인동 자택에서 단아한 한복차림으로 대한매일 인터뷰 팀을 맞았다.“우아해 보인다.”고 말을 건네며 “그런 점이 오히려 서민들에게 거리감을 주는 것 같다.”고 하자,한씨는 다소 과장된 어투로 “안 그래요.”라며 손사래를 쳤다.그러면서 한씨는 얼마전 시장통에서 선거운동을 하며 생긴 일들을 시시콜콜 설명하는 것이 ‘보통 아줌마’와 같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대한매일은 후보 부인들의 생각과 됨됨이도 후보들이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것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검증요소라고 보고지난달 초 주요 후보 부인들의 와이드 인터뷰를 차례로 보도했다.한인옥씨는 개인적인 이유로 일정 연기를 요청해 회견이 다소 늦게 이뤄졌다.대담은 이전과 같이 신연숙 논설위원과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겸 본지 명예논설위원이 맡았다. ★가정생활 ◆친정 시댁 모두 훌륭한 집안에 최고의 교육을 받고 어려움 없이 살았는데보통사람의 평범한 정서를 이해할 수있을까란 우려가 있습니다. 양쪽 집안 모두 평범하게 사셨어요.대부분의 가족이 그렇듯 부부간에 싸우기도 하고,아이들 바르게 키우려고 애쓰고,또 월급 쪼개 알뜰살뜰 저금해 가면서요.평범하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이 후보는 진지하고 근엄한 이미지인데 집에서도 그렇게 딱딱한가요. 그렇지 않아요.농담도 잘 하시고요.그리고 드라마,영화도 좋아하셔서 시간이 날 때는 집에서 함께 텔레비전을 봐요.슬픈 장면이 나오면 눈물을 흘리기도 하세요. ◆부부싸움은 하시나요.서먹함은 어떻게 푸시나요. 부부싸움 많이 했죠.안 하고 사는 부부 있나요? 젊었을 때는 제가 조금이라도 불평을 하면 남편이 입을 다물어 버렸어요.그래서 제가 항상 참았죠,뭐.사실 속이 많이 상했었어요.그런데 요즘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제가 불평을 하면 남편이 화해요청도 하고 그래요. ◆가계부를 쓰며 저축을 열심히 했다고 하는데 지금도 그러신가요. 친정 어머니께서 가계부를 쓰시는 걸 보고 자라서인지 가계부 쓰는 게 너무 당연했어요.요즘 많이 바빠져서 거의 못쓰고 있지만 살림사는 데는 도움이참 많이 되더라고요.저축은 못해요.정치를 하니까 손님도 많이 오시고,돈 쓸 데도 많더라고요.저축해 놓은 거 꺼내 쓰는 상황이에요. ◆한 여론조사에서 ‘남편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칠 것 같은 부인’으로 꼽히셨습니다.어떻게 생각하세요. 나쁜 뜻만은 아니겠지요?(웃음) 아마도 야당총재로 5년을 지내면서 행사에같이 나가는 모습이 언론에 비쳐져서 그런 것도 같고요.사실 행사에 많이 나간 것도 아닌데…. ◆집안 대소사는 어떻게 결정하세요. 결혼초부터 바깥일,안일 철저하게 구분하는 것으로 굳어져 있었어요.가정일이나,부모님 일은 모두 제가 알아서 했어요.그래도 큰일은 함께 의논해서 결정해요.처리는 제가 하고요. ★자녀교육 ◆자녀교육은 누가 주로 맡고,어떤 원칙으로 하나요. 어버지가 맡아야 할 부분,엄마가 맡을 부분이 다르잖아요.함께 했어요.자율적인 분위기에서 키우려고 했어요.대신 자기가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도록하고,한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도록 가르쳤습니다. ◆자녀들에게 과외를 시켜본적은 있나요. 큰 아이가 고등학교 때 소설을 쓴다면서 공부를 등한히 했었어요.다시 공부를 시작할 때 따라가기가 힘들다며 잠시 과외를 한 적이 있어요.그때는 과외가 불법이 아니었지요. ◆친정쪽은 법조인의 대를 잇고 있는데 이 후보 자녀는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서운한 감정은 없나요. 사실 아이들 중 하나라도 법조인의 길을 걸어주었으면 했었어요.그런데 애들은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일요일에도 집에 일을 갖고 오고 서류더미에 파묻혀 사는 게 싫었나 봐요. 큰애는 경제학,딸애는 수학,막내는 경영학을 했는데,아이들이 자기가 하는일에 만족하고 행복하다면 저도 좋아요 ★여성.정치관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퍼스트레이디가 된다면 꼭해보고 싶은 일은 뭔가요. 대통령이 나라를 위한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가족문제 등 주변을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그리고 퍼스트레이디는 국민이 뽑은 사람이 아니니까 국정에 간여하기보다는 조력자로서,여론전달자로서 남아있어야 한다고 봐요.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면서 특히 문학과 전통문화 등 문화계쪽에 신경을 쓰고 싶습니다. ◆지난 선거에서의 실패와 지난 5년간 야당 총재 부인으로서의 생활을 돌이켜보신다면. 너무 힘들었지요.평생 흘린 눈물의 반 이상을 흘렸던 것 같아요.그렇지만보람도 컸어요.주부로만 살다가 세상을 접하면서 제 자신을 많이 키울 수도있었어요. ◆지금까지 토론회나 인터뷰,공개모임 초청을 거절해 왔는데,본인의 뜻이었나요.거절해온 이유와 이를 다시 재개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얼마전까지 저희 아이 일로 많은 말씀들을 하셨잖아요.사실이야 어쨌든 군대에 자식 보낸 부모님들께 죄송했고요.뒷말들이 퍼진 데 대해 제 행동에 문제는 없었나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어요.그리고 시아버님과 친정 어머니께서병중이라 짬이 없기도 했고요. 남편이 대통령후보시니까 그 아내에게 역할들을 요구하시더라고요.제 의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평생을 ‘법과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신 분이세요.국민에게 한 약속은반드시 지키는 대통령이 되실 거예요.섣부른 약속은 잘 안 하시거든요. 정리 이지운기자 jj@ ★의혹에 대한 해명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기양건설로부터의 수뢰의혹을 해명하신다면. 정말 너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 해명할 말도 없습니다. ◆이 후보가 조문정치로 부친 덕을 본다는 뒷말이 정계에서 나왔는데 시부상을 돌이켜보신다면.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저에게는 너무나 자상하고 따뜻한 시아버님이셨어요.그리고 남편에게는 아버님이 정신적 지주셨어요.가슴 속에서 뭔가 큰 기둥이 빠져버린 듯한 느낌이 드셨나봐요.아버님 영결미사를 드리고,예산 선영에모실 때 많이 우셨어요.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큰 위로가 됐어요.찾아주신 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할아버지의 장례식 참석차 귀국한 장남 정연씨는 언론을 피하기 위해 경호원까지 대동해야 했습니다.병역비리 의혹으로 언론마저 피하고 있는 정연씨를 보며 드는 생각은. 어미로서 정말 마음이 아파요.아버지에게 미안해 하는 아들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요. ◆병풍수사는 무혐의로 마무리됐지만,국민의 절반은 병역비리 은폐의혹은 사실인 것으로 생각한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진실이야 어떻든 군대를 못갔습니다.군대를 다녀온 분들과 그 부모님께 정말 죄송한 마음입니다. ◆부인만큼 많은 의혹에 시달린 대선후보 부인도 없는 게 사실입니다.부인께서 생각하기에 이처럼 유례없을 정도로 많은 의혹에 시달리는 이유는 뭐라생각하세요. 저희 후보가 재수생이시잖아요.그리고 제1야당의 총재를 하셨고요.후보님에 대한 관심이 크니까 저한테도 관심이 많으셨던 것 같아요. ★한인옥씨는 누구 한인옥씨는 손꼽히는 명문가에서 태어나 경기여고와 서울대를 나온 엘리트형 주부이다.한씨의 아버지는 대법관이었고,어머니는 경성사범(서울대 전신)을 졸업했다.집안이나 학벌로 따지면 남편인 이회창 후보에게 뒤지지 않는셈이다. 한씨는 경남 함안에서 3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나 유복한 어린시절을 보냈다.한씨는 서울 사대 가정과를 졸업,서울 시내 학교로 발령까지 받았지만 집안의 반대로 포기했다. 이후 집에서 신부수업을 하다 1961년 서울고법 김정규 부장판사(대법관 역임·1988년 작고)의 중매로 이 후보를 만나 6개월의 교제 끝에 결혼했다. 한씨는 이 후보의 정계입문 전에는 공직자의 아내답게 소박한 생활을 줄곧해왔다.음식을 만들어 신문지로 싸놓고,만든 날짜를 붙여 꼼꼼하게 음식관리를 하는 행동은 신혼초부터 시작된 버릇이라고 한다.한씨의 성격은 지난 10월 천안연수원에서 있었던 ‘하늘이 무너져도…’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으나,실제로는 내성적인 편이라는 게 주변 평가이다. 한인옥씨는 1997년 대선 때만 해도 ‘남편보다 더 경쟁력있는 부인’으로통했다.각종 여론조사에서 인기 1위를 달리며,퍼스트레이디 후보로선 첫손에 꼽혔다.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한씨가 민주당의 타깃이 된 진짜 이유는 인기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오석영기자 palbati@
  • 레저단신

    ●LG강촌리조트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리조트 내에 슬로프 10면과 리프트 6기 규모의 스키장 조성 공사를 완료,새달 7일 개장한다.스키 리프트 요금은 주간권의 경우4만 2000원으로 잠정 책정했으며,시즌권은 이달 말까지 40만원,이후에는 50만원에 판매한다.개장기념으로 주중 무료 스키강습을 한다. 또 리조트 내 콘도미니엄과 스키장을 무료로 이용하는 패키지상품 ‘트윈스’는 3800만원,여기에 평일 강촌CC 라운딩 혜택이 추가되는 ‘리더스’는 5730만원에 분양중이다.(033)260-2000. ●호도투어 최근 제주도 전문 렌터카 회사인 제주드림렌트카를 인수하고,새달 1일부터1년간 렌터카 대여료를 50% 할인해주는 행사를 연다.차종에 관계 없이 24시간 이상 대여하는 모든 고객에게 적용된다.단 내년 7월20일부터 8월25일까지 여름 성수기는 제외된다.(064)744-3939. ●서울랜드 새달 1일부터 25일까지 토·일·공휴일 ‘온가족 크리스마스트리 만들기’행사를 연다.홈페이지(www.seoulland.co.kr)를 통해 선발된 50가족이 참여해 솜씨를 뽐낸다.또 새달 15일부터 25일까지 일·공휴일엔 아버지가 산타할아버지로 변장,퍼레이드에 참여해 아이들에게 직접 선물을 나눠주는 깜짝이벤트도 갖는다.(02)504-0011.
  • “젊은이들 멋지게 사랑 표현하며 살길”영화’죽어도 좋아’주인공 박치규.이순예 부부

    “젊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우리 부부를 부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세차례 심의 끝에 18세 관람가로 새달 6일 개봉하는 영화 ‘죽어도 좋아’의 주인공 박치규(73)할아버지와 이순예(71)할머니가 지난 26일 오후 시사회장에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젊은 관객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할아버지는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멋지게 사랑을 표현하며 살았으면 한다.”며 웃었다.“조금은 부끄럽다.”는 할머니는 “사랑도 좋지만 건강을 챙겨라.”라는 덕담을 건넸다. 이들이 처음 박진표 감독을 만나게 된 것은 박감독이 PD로 있던 경인방송의 다큐멘터리 ‘사랑’에 출연하면서.박감독은 재미있게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데뷔영화로 선택했다.“태어나서 이런 영광이 없다.”며 흔쾌히 출연을승낙한 할아버지와는 달리,할머니는 조금은 망설였다.“자식들 보기도 사실좀 부끄럽잖아요.하지만 영화를 제대로 해석하면 그렇지 않다고,걱정하지 말라고 말했죠.대박 터질 영화라고.(웃음)” 박치규 할아버지는 6·25 참전용사로 첫번째 아내를 잃고독신으로 살다 2년 전 할머니를 만났다.젊을 때는 가수가 꿈이었다고.이순예 할머니는 경기민요의 전수자로 후학을 양성하던 소리꾼 출신이다. 두 사람은 영화에서처럼 우연히 공원에서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하나부터 열까지 다 좋아서 이런 연분이 있을까 해요.하다 못해 노래자랑도 혼자 나가면 안 되지만 같이 나가면 인기상이라도 타는데요.” 할머니의 모든것이 좋다며 연신 웃는 할아버지.할머니는 이런 할아버지의 유머감각이 좋단다.“재미있는 표현,웃기는 소리 잘해요.정도 많고.젊은이들도 하기 어려운애정표현을 잘하는 것도 좋고요.” 기회만 된다면 또다른 영화에 출연해 “멋드러진 배우”가 되고 싶다는 부부.영화 속 모습 그대로 사랑을 키워가는 이들은 정말 천생연분인 것 같았다. 김소연기자 purple@
  • 초등생 학교서 유괴 10시간만에 풀려나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생이 카드빚을 갚아야 한다며 거액을 요구하는 30대 남자에게 유괴됐다가 10시간 만에 풀려났다. 지난 20일 오후 3시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C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방과 후 컴퓨터 특기적성교육을 받으러 가던 이 학교 3학년 이모(10)군이 유괴당했다. 범인은 납치 후 1시간여 뒤 압구정동 H아파트 이군의 할아버지 집으로 전화를 걸어 “카드빚이 있으니 만원권으로 8000만원을 준비하라.”고 요구했다.이군의 부모는 모두 중국으로 출국하고 없었다. 범인은 이군을 승용차에 태운 뒤 서울 삼성동과 성수동,양평동 등을 돌며 밤 10시42분까지 4차례에 걸쳐 공중전화로 협박전화를 걸었다. 경찰은 이날 밤 10시쯤 범인이 있던 영등포구 양평로4가의 한 공중전화부스로 긴급출동,범행 차량까지 발견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검거에 실패했다.경찰의 추적을 의식한 범인은 이날 자정쯤 서울 삼성동 강남병원 앞에 이군을 내려놓은 뒤 달아났고 이군은 9시간50분 만인 새벽 1시쯤 집에 무사히 도착했다. 경찰은 이군이 할아버지와 통화할 때 사용했다는 한 택시기사의 휴대전화를 추적하는 한편 목격자들이 있는지 탐문수사를 펴고 있다. 이영표 유영규기자 tom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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