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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유자/심재억 문화부 차장

    동네 슈퍼에 벌써 유자청(柚子淸)이 놓였더군요. 결결이 잘 썬 유자채에 설탕을 끼얹어 뒀다가 뜨거운 물에 풀면 유자차가 됩니다. 지금이야 유자가 널려 값도 헐하지만 예전에는 ‘유자나무 한 그루면 자식 대학 보낸다.’고 할 만큼 귀한 과실이었습니다. 그러니 음력 시월, 문중 시제를 드릴 때면 샛노란 이 유자가 모든 과실의 맨 윗자리에 놓였던 것이지요. 언감생심 그 귀한 유자를 차로 마시다니요. 시제 때 유자 한 알 거둬 오신 할아버지는 몇 날 동안 그걸 만지며 완향(玩香)을 하곤 하셨습니다.‘반중 조홍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 아니라도 품음직하다마는….’했던 박인로의 시구가 생각납니다. 이런 취향이 일하기 싫어했던 옛 사대부류의 유습같기도 하지만, 그게 비싼 사향이 아닌 다음에야 품 안의 유자 한 알이 탱자와 크게 다를 것도 없습니다. 그 후, 할아버지의 상방(喪房)에 노란 유자가 다시 놓였습니다. 물끄러미 보고 있자니 예전, 시제를 마치고 산길을 따라 걷는 할아버지의 두루마기 자락에 풀풀 묻어나던 그 유자 향내가 코 끝으론가, 가슴으론가 아련하게 다시 피어 오릅니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트리플캐스팅 황솔·문슬예·이진주

    트리플캐스팅 황솔·문슬예·이진주

    “너무너무 기뻤는데요, 옆에서 우는 친구들 달래주고 표정 관리하느라고 혼났어요.” 새달 4일부터 서울 정동극장에서 공연되는 가족극 ‘몽실언니’에서 주인공 ‘몽실이’를 맡게 된 아역 배우들은 앳되지만 어른스러웠다. 황솔(신천초6·13), 문슬예(중계초4·10), 이진주(구성초4·10). 오디션을 통해 연극에 투입된 아이들은 트리플 캐스팅으로, 한 명이 몽실이를 하면 나머지 두명은 극중 다른 배역으로 무대에 선다.8월말부터 하루 7시간 이상 강도 높은 연습을 하고 있지만 “연기가 너무 재미있어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또박또박 말한다. 연기에 대한 끼를 스스로 발견하고 부모님을 졸라 연기학원에 다닌 아이들이니 오죽할까. ●새달 4일부터 정동극장 공연 솔이는 이번 연극이 데뷔 무대.TV와 영화에 얼굴을 비쳤던 슬예, 진주에게도 본격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몽실언니’는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던 동화작가 권정생의 작품이 원작이다. 가난과 배고픔 때문에 남편을 버린 어머니가 만난 새 아버지의 학대로 절름발이가 된 몽실이가 6·25 전쟁통에 부모를 한꺼번에 잃고 식모살이, 구걸을 하면서도 배다른 동생들과 이웃을 돌보며 꿋꿋하게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풍요로움을 누리고 살아온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풀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땅바닥에 떨어진 밥을 주워담는 장면에서 밥을 허겁지겁 주워 담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됐어요. 그래서 엄마가 ‘동냥이라도 나가 봐라.’한 적도 있어요.” 평소 엉뚱한 말을 잘한다는 슬예의 솔직한 말.“연기에 대해 눈을 뜨게 됐어요.”라고 제법 진지하게 말하는 슬예는 “저는요, 힘도 세졌어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동생 난남이를 업고 나뭇짐까지 하는 몽실이로 살게 되니 얼마 전 엄마도 업을 수 있었단다. 현재 TV 어린이 프로그램에 단역으로 출연 중인 진주는 자타가 공인하는 ‘눈물의 여왕’.“(연극계가)인간적이어서 너무 좋아요.”“감정도 더 풍부해졌고요.”라고 진주가 말하자 이에 질세라 “관객들과 나의 감정을 나눠주고 함께 느낀다는 점이 너무 좋아요.”라고 솔이가 언니답게 이어받는다. 아이들이 부쩍 자란 건 몽실이 덕이다. ●하루 7시간이상 강도높은 연습 사슴처럼 맑은 아이들은 작은 몸뚱이에 두둑한 배짱과 에너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90분 동안 이어지는 무대가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요동치는 가슴을 부여잡아야 했던 쪽은 오히려 무대 아래의 엄마들. 지난 10월 과천에서 열렸던 프리뷰 때 막이 내려가자마자 엄마들은 너나할 것 없이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목소리가 너무 고와서 자꾸 예쁜 몽실이가 된다는 솔이. 아직 힘이 부족하다는 진주. 마음으로 우는 게 힘들었다는 슬예. 어리다고 열정이 없을까. 자신들의 단점을 얘기하는 아이들은 심각했다. 겉모습뿐 아니라 속내까지 진짜 몽실이가 되고 싶은 아이들이 꾸미는 무대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공연계 대목인 연말, 화려한 볼거리로 치장한 대규모 공연들의 위세가 아무리 대단해도 말이다.31일까지.2만∼3만원.(02)751-150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보건소 탐방]경기 의왕시

    [보건소 탐방]경기 의왕시

    지난 13일 경기도 의왕시 여성회관에서는 의왕시 보건소가 마련한 ‘2004 건강한 경로당 선발대회’가 펼쳐졌다. 이 지역의 경로당 88곳 500여명의 노인들이 참여해 포크댄스·레크리에이션댄스 등 평소 배운 춤 솜씨를 마음껏 뽐냈다. 제기차기·탁구공 넣기 등 ‘건강 게임’과 종이·풍선 공예 작품발표회 등도 가졌다. 이날 대회에서 건강체조 부문 대상을 차지한 내송1동 주공경로당 회장 장병상(75) 할아버지는 “평소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데도 온몸이 쑤시고 기력이 없어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경로당에서 건강체조를 익힌 뒤 힘도 생기고 자신감도 갖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시가 지난 2월부터 관내 경로당을 대상으로 실시 중인 ‘건강한 경로당 만들기’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4개 경로당 매주 찾아가 지도 시 보건소는 관내 경로당 총 88곳 중 34곳을 선정, 매주 한 번씩 찾아가 노인들에게 질병관리 및 건강지키기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다. 질병관리는 고혈압을 비롯한 혈압, 관절염, 노인 우울증, 암 예방, 백내장, 배뇨장애, 뇌졸중 등에 대한 상식을 알려주고 예방교육 등을 실시한다. 건강지키기 프로그램은 손발체조·양생체조·레크리에이션댄스·노인 포크댄스·요실금 예방체조·관절염 예방체조 등을 통한 치매 예방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치매 예방과 함께 여가를 선용할 수 있도록 칼라믹스를 이용한 공예, 풍선·종이·골판지 공예, 색종이 접기 등 손을 이용한 공예를 가르치고 있다. 건강 프로그램 지도는 전직 간호사·사회복지사·유아교사 출신 자원봉사자들이 맡고 있다. 특히 외로운 노인들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거나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춰주는 등 가시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 보건소가 지난달 이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노인 가운데 중증고혈압을 앓고 있는 84명의 혈압을 측정한 결과, 지난 2월에 비해 평균 수축기압이 29㎜Hg, 이완기압은 10㎜Hg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81명의 혈당치도 지난 2월에 비해 23㎎/dl 감소했다. ●치아 홈 메우기·금연침 무료 시술 보건소는 경로당에 나오지 않는 노인들을 위해서도 대학교수 등 전문가를 초청, 음악 및 미술요법을 통한 치매예방교실을 운영 중이다. 이주호 노인보건담당은 “건강한 경로당사업은 노인들의 질병 예방과 신체적 건강 증진은 물론 정기적 모임을 통해 노년의 고독과 소외감을 해소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 보건소는 이밖에 이달 초부터 6∼13세 어린이 300명을 대상으로 어금니 등 치아의 홈을 무료로 메워주고 있다. 또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들을 위해 보건소 방문객은 물론, 관내 업체 등을 순회하며 금연침을 시술하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대상자 및 저소득층이 조기 퇴원할 경우 보건소 간호사들이 가정을 찾아가 간호를 도와주는 한편 휠체어·에어 매트리스 등 28종의 재활 의료용구를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희귀·난치성 질환자 및 소아백혈병 환자, 미숙아 등에게 의료비 또는 생계비를 지원하는 등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서비스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의왕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내가 본 우리팀] 평생 무상A/S 정신으로 고객 중시

    마케팅팀원들은 쌤소나이트가 명실공히 세계 여행가방 1위 브랜드지만 아직까지 ‘1가구 당 쌤소나이트 가방 1개씩’ 이라는 통계에는 못미치고 있는 것에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일에 열심이다. 공항이나 유명 관광지에서는 물론이고 길을 걸을 때도 가방만 보면 쌤소나이트인지 아닌지를 먼저 확인한다.TV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도 등장인물의 가방에 신경을 곤두 세운다. 일등을 지키기 위해 세심한 브랜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몇 년전 월남전 때 구입한 쌤소나이트 가방의 수리를 의뢰하는 한 할아버지가 있었다. 처음 황당했지만 수 십년이 지나도록 쌤소나이트 가방을 이용한 그 고객을 생각하니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고객감동’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사와 무관하게 모든 쌤소나이트 제품에 대해 평생 무상으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우리 마케팅팀의 한결같은 마음에서 비롯됐다. 조상은 쌤소나이트 마케팅팀 계장
  • [책꽂이]

    |유아·아동| ●아주 특별한 밤의 선물(소피 보드 지음, 김화영 옮김, 큰나 펴냄) 할아버지의 안내로 숲속 고라니를 만난 꼬마의 이야기. 크레용, 연필, 볼펜 그림이 소박하다.4∼7세.8500원. ●세상에서 내가 가장 세!(마리오 라모스 지음, 염미희 옮김, 문학동네 어린이 펴냄) 잘난 척하는 늑대를 내세워 ‘세상에서 강한 것은 엄마의 사랑’임을 일깨우는 그림동화.4세 이상.8500원. ●달걀 프라이(펩 브루노 지음, 이승재 옮김, 작은책방 펴냄) 달걀 한 알이 얼마나 많은 음식에 활용되는지를 반복상황으로 보여주는 그림책.3∼7세.8000원. |초등·청소년| ●파란 리본(이중현 지음, 한겨레아이들 펴냄) 파란색은 어른에게 맞은 아이들 멍자국의 상징. 아동학대 문제를 환기시키는 창작동화. 초등고학년.8000원. ●강따라 역사따라(신정일 지음, 두산동아 펴냄) 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을 따라 걸으며 듣는 ‘우리강 답사기’. 삽화와 사진이 곁들여졌다. 초등생용.8900원. ●처용아 처용아, 귀신을 쫓아라(장주식 지음, 푸른나무 펴냄) 귀신 소재의 한국 설화 8편. 옛이야기도 듣고, 전통문화도 엿보고. 초등저학년.7800원. ●쿨보이(사소 요코 지음, 생각과느낌 펴냄) 엘리트 코스를 밟겠다고 인생목표를 세운 중학생 이야기. 입시경쟁으로 꿈을 잃은 청소년의 내면 들여다보기. 초등고학년 이상.8000원. |실용| ●삼성 사장학(김영한 지음, 청년정신 펴냄) 삼성의 합리주의, 인재 제일, 초일류주의 등의 경영방식을,600년전 인삼을 세계 초일류 상품으로 만든 송상의 리더십과 비교했다. 삼성형 CEO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1만원. ●마켓 리더의 전략(마이클 트레이시·프레드 위어시마 지음, 이순철 옮김, 김앤김북스 펴냄) ‘운영상의 탁월’‘제품 리더십’‘고객 밀착’등 전세계 80개 기업을 대상으로 3년간의 연구를 통해 밝혀낸 마켓 리더십 전략.1만 2500원. ●좋은 서비스가 나를 바꾼다(김근종 지음, 중앙경제평론사 펴냄) 다양한 상황 속에서 맞이하는 각각의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관한 서비스 실무 지침서.1만 2900원. ●성공 자기경영을 위한 101가지 비타민(예병일 지음, 플루토북 펴냄) 자기관리, 개인 성공 전략, 인간관계, 시간관리, 리더십, 마케팅, 트렌드 등 101개의 자기경영 메시지.1만원.
  • [문학이 머문 풍경] 망향의 恨 타오르는 영산강

    [문학이 머문 풍경] 망향의 恨 타오르는 영산강

    소설가 문순태(文淳太·63)는 고향이 없다? 전라도 전체가 그의 고향인지도 모른다. 그는 일제 말기인 1941년 영산강 상류인 전남 담양군 남면 구산리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다. 무등산 자락과 광주호로 이어지는 산골 마을이다. 평화롭던 마을은 한국전쟁과 함께 폐허로 변해 버린다. 봄이면 지천에 진달래가 만발하고 실개천 너머로 아지랭이가 피어 올랐었다. 그가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51년 정부군은 ‘빨치산’ 토벌을 이유로 이 마을 일대 모든 집들을 불태워 버렸다. 당시 어린 작가는 그 광경을 똑똑히 지켜봤다. 정부는 아무런 보상도, 마땅한 설명도 없이 ‘공비토벌’이란 이유만 내세웠다. 그의 가족들은 고향을 뒤로하고 유랑에 나선다. 그 바람에 그는 화순, 광주, 신안 비금도 등 전남 곳곳을 떠돌며 어린시절을 보낸다. 어릴적 경험이나 환경이 그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다. 그러나 그런 정서와 기억이 그의 작품 곳곳에 짙게 묻어난다. 토속적인 향수와 한(恨)을 주된 정조(情調)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편협한 지역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이 땅에서 뼈를 묻은 무지렁이 민초들의 삶과 투쟁이 곧 역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장편소설 ‘타오르는 강’의 머리말에서 “진정한 의미의 산 역사는 민중(民衆)이 그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성댐 수몰민의 삶을 통해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농촌과 도시빈민 문제를 다룬 ‘징소리’나 ‘흑산도 갈매기’‘걸어서 하늘까지’등의 소설도 그런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타오르는 강’은 구한말 영산포 일대에 정착한 민중들의 삶을 그린 그의 대표작. 영산강은 노령산맥 골짜기인 담양군 용면에서 서남해 끝자락인 목포에 이르는 120여㎞의 물골을 만들며 흐른다. 상류의 황룡강, 극락강, 지석강 등 3대 강을 따라 장성, 담양, 광주, 나주가 위치하고 그 아래 쪽으로 함평, 영암, 무안, 목포가 이어진다. 하구언이 축조되기 이전인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고깃배가 영산포 선창까지 오갔다. 영산포는 동학혁명 직전의 무능한 탐관오리들이 세곡(稅穀)을 한양의 경창(京倉)으로 실어 나르는 물류 중심지였다. 일제 때는 기름진 호남평야에서 나는 곡식을 일본으로 빼가는 ‘수탈의 관문’으로 자리잡았다. 소설 ‘타오르는 강’은 1886년 노비 세습제가 폐지되면서 종문서를 받아들고 영산강을 건너는 웅보와 대불이 형제 이야기로 시작된다. 나주의 양 진사네에서 대대로 종살이를 해온 이들 형제는 구진나루를 건너 ‘새끼내’ 제방 너머에 터를 잡는다. 새끼내는 봉황∼왕곡∼영산포에 이르는 영산강의 작은 지천이다. 지금의 나주시 이창동 정량·진포·운곡리 일대가 ‘새끼내 마을’이다. 웅보와 대불이 형제는 노비에서 풀려난 사람들을 모아 새끼내 일대에 마을을 일궈 나간다. 그들은 이곳 주변에 물둑을 쌓고 황무지를 개간한다. 형 웅보는 새로운 고향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그러나 동생 대불이는 상전이었던 양 진사를 도와 인근 영산포 선창에서 세곡 운반을 감독하는 목대잡이 노릇을 한다. 양 진사의 계략에 속은 줄 뒤늦게 깨달은 대불이는 장성 입암산으로 들어가 동학교도가 된다. 그는 동학군이 되어 귀향한 뒤 마을 사람들과 함께 그들의 소중한 땅을 빼앗아간 박 초시네 집을 습격하고 한을 푼다. 그러나 관군의 반격으로 동학군은 퇴각하고 새끼내 마을 사람들도 보복이 두려워 애써 일군 고향 마을을 불태우고 강변 따라 갓 개항한 목포항으로 떠난다. 다시 고향에 돌아올 꿈을 안은 채… 이는 특정시대, 특정 공간에서 일어난 일만은 아니다. 근현대사의 격동 속에서 대부분 사람들의 선대가 겪었던 일이다. 새끼내 마을에서 만난 김판길(82) 할아버지는 “일제때 징용에 끌려갔다가 귀향했으나 살길이 막막해 선창가에 나가 짐꾼 등 막노동으로 살아 왔다.”며 “강 양안의 구릉이나 산지에 선대의 뼈가 묻혀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지역 신문기자로 일하던 70년대 초에 나주의 한 종가집을 취재하다가 노비들의 삶을 만난다. 그는 여기에 나주의 이른바 ‘궁삼면 사건’을 보태 소설의 소재로 삼았다. 이 사건은 1886년부터 3년에 걸친 대한(大旱) 때 지금의 다시·왕곡·세지 등 3개면 주민들이 폐농하고 유리걸식하며 각지를 떠돌면서 비롯된다. 이들이 귀향해보니 그동안 밀린 세금이라며 조정에서 농토를 빼앗아 가버리고, 이 사건은 농민운동의 발단이 된다. 죽음과 고통과 수탈의 현장이었던 영산강은 그대로 흐르고 있다. 자유인으로 변신한 노비들이 강 건너 황무지와 개산(새끼내 마을에 자리한 산으로 개가 엎드려 있는 형상)을 바라보며 ‘낙원’을 꿈꿨던 구진포 나루에는 지금도 고깃배가 떠있다. 홍어와 젓갈 등 수산물과 곡물을 실어나르던 영산포 선창의 흔적도 선명하다. 강은 상류 댐들과 하구언 축조로 수량이 줄면서 거친 모래자갈을 앙상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 그 당시와 다를 뿐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책꽂이]

    ●서서 걷는 악어 우뚝이(레오 리오니 글·그림, 김서정 옮김, 마루벌 펴냄) 기어다니지 않고 똑바로 설 수 있는 주인공 악어가 전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줄거리.4세 이하.8800원. ●사과야, 빨리 익어라(기시다 에리코 지음, 유문조 옮김, 사계절 펴냄) 노란 해님, 파랗고 빨간 사과들의 강렬한 색대비가 영유아의 색감을 키워주기에 그만이다.3세 이하.7500원. ●잘가요, 코끼리 할아버지!(로랑스 부르기뇽 지음, 차현인 옮김, 토마토하우스 펴냄) 꼬마 생쥐와 늙은 코끼리가 주인공. 만물의 존재가치, 생장과 소멸의 의미를 일깨우는 그림책.4∼6세.7500원. ●예솔아!(김원석 지음, 으뜸사랑 펴냄) 인기동요 ‘예솔아’의 작사가 김원석이 지은 72편의 생활동요와 동시집. 일상적 소재들이라 쉽고 재미있다. 초등1∼2학년까지.8500원. ●우주의 나이는 몇살일까?(박용기 지음, 고래실 펴냄) 고대에서 오늘날까지 인간이 자연현상의 비밀을 풀기 위해 도전해온 역사 되짚기. 초등3년 이상.8800원. ●전갈의 아이(낸시 파머 지음, 백영미 옮김, 비룡소 펴냄) 주인공 마트는 마약왕국을 다스리는 마테오의 클론(복제인간). 마테오는 마트를 통해 자신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상받으려 한다. 뉴베리상을 세번이나 받은 작가의 미래소설. 초등고학년.1만 4000원. ●짐 크노프 이야기(전2권)(미하엘 엔데 지음, 선우미정 옮김, 길벗어린이 펴냄)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의 대표적 장편동화 시리즈. 주인공 짐과 기관사 루카스의 모험. 초등3년 이상. 각권 1만 2000원. ●세계의 불가사의(러셀 애시 지음, 강미라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세계 7대 불가사의’를 포함해 고대에서 현대까지 위대한 건축물의 성과를 일람할 수 있는, 해설이 있는 건축도감. 초등생.1만 3000원.
  • [일요영화]

    [일요영화]

    ●청혼(KBS1 오후 11시50분) 1920년대에 만들어진 버스터 키튼의 무성영화 ‘일곱 번의 기회’를 새롭게 각색해 만들었다. 유산 상속을 위해 기한 내에 결혼해야 하는 젊은이가 겪는 소동을 크리스 오도넬과 르네 젤위거가 연기했다. 영화 마지막에 1000여명의 신부들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주인공을 추격하는 장면은 국내 광고에서도 패러디될 만큼 유명한 장면. 덤으로 브룩 실즈와 가수 머라이어 캐리도 깜짝 출연한다. 게리 시니어 감독의 1999년작. 이제 서른을 코앞에 둔 지미는 애인 앤과 3년째 사귀고 있지만 딱히 결혼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앤이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는 등 결혼 기대를 ‘은근히’ 암시하자 지미는 갈등을 느낀다. 고민 끝에 “네가 이겼어.”라며 매우 성의없는 청혼을 하는 지미. 화가 난 앤은 그대로 아테네로 떠나버린다. 그러나 사태는 지미의 할아버지가 1억 달러의 유산을 남기면서 급변한다. 상속 조건으로 ‘서른 전에 결혼하라.’고 내건 것. 지미는 부랴부랴 앤을 붙잡으려 하지만 일은 쉽게 풀리지 않고, 대안으로 찾아간 예전 여자들에게도 모두 외면당한다. 결국 보다못한 지미의 친구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신문에 구혼 광고를 낸다.97분.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대부3(SBS 오후 11시45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 시리즈 최종 완결작이다. 알 파치노, 앤디 가르시아, 다이앤 키튼 출연.1990년작. 그러나 전작에 비해 아무래도 부족한 새 후계자 앤디 가르시아의 무게감, 연기경력도 없는 자신의 딸 소피아 코폴라의 전격 캐스팅, 부족한 예산과 촬영일정 등 악재들이 겹쳐 전작들에 미치지는 못하나 비평가들의 평은 대체로 좋았다.‘대부2’가 끝난 시점에서 20년 후인 1979년. 이제 60대 노인이 되어버린 마이클은 바티칸 등과 연계해 패밀리를 합법적인 사업체로 전환하려고 시도하는 등 집안의 어두운 과거로부터 자식들을 지키려 노력한다. 그러나 젊은 마피아 보스 조이가 습격해 오는 등 일은 쉽게 풀리지 않는데….163분.
  • [나눔세상] 집 고치는 모임 ‘해뜨는 집’

    [나눔세상] 집 고치는 모임 ‘해뜨는 집’

    “이렇게 깨끗한 집에서는 난생 처음 살아본다우. 죽은 딸이 생각나 한참을 울었지. 너무 고맙수.” ‘해뜨는 집’ 사람들이 오면 즐거움을 잊은 지 오래인 산동네에 웃음이 피어난다. 비가 새고 천장이 내려앉아 폐가나 다름없던 오두막이 어느새 말끔해지고 구들장에는 온기가 돈다. ●비새던 천장막고 구들장엔 온기 ‘산동네 웃음꽃’ 1999년 출범한 ‘해뜨는 집’은 집 고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와 독거노인, 편부모 가정 등 저소득 소외계층을 찾아 무료로 집을 수리하는 일을 한다.‘해뜨는 집’에는 어둡고 칙칙한 집을 밝고 따뜻하게 바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뜨는 집’은 열린사회시민연합 북부지부 김선균(39) 대표가 만든 단체이다. 건축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김 대표는 주변의 친구 4∼5명과 함께 이 활동을 시작했다. 독거노인의 말벗이 되기 위해 방문한 집들이 건강을 유지하기에는 너무나도 열악했던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김진숙(34) 기획국장은 지난주에도 회원 6명과 다리가 불편한 독거노인의 집을 고쳤다.70대인 김한식 할아버지는 노인성질환으로 다리가 불편해 화장실 좌변기에서 뒤로 넘어질 때도 있었다. 좌변기를 높이고 마루에서 화장실에 이르는 손잡이를 설치했더니 할아버지는 “이제 좀 편하게 볼일을 볼 수 있게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99년 출범 서울 250명 자원봉사… 150여채 수리 김 국장은 교통사고를 당한 장애인 청년의 집을 수리했던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사업에 실패한 뒤 재기에 몸부림치다가 오토바이 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청년이었다. 가족이 이 청년을 병원에 데려다 주려면 몇 차례나 집안에 있는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했다. 가족들이 지쳐가면서 청년은 감정이 상하는 일도 자주 생겼다. 회원들이 계단을 고쳐주자 장애인 청년은 손쉽게 집안에서 마당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 청년은 “다시 하늘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며 고마워했다. ‘해뜨는 집’이 활동영역을 넓혀가면서 뜻을 같이하는 사람도 늘어갔다. 현재 서울지역에서는 7개지부에서 250여명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달에 동작지부가 출범한 데 이어 내년에는 서울에 3개, 경기도에 1개 지부가 더 세워질 예정이다. 회원들이 그동안 수리한 집은 150여채. 활동이 왕성해진 최근에는 한달 평균 15∼20채의 집을 고치고 있다. 다음 달에는 겨울을 훈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어려운 가정에 연탄도 나눠주기로 했다. ●장애인청년 “다시 하늘 볼 수 있어 기뻐요” 주로 주말을 이용하는 집 수리에는 보통 6∼12명의 회원이 참여한다. 집을 고치는 비용은 한 채에 50만∼80만원 정도. 회원들이 한 달에 1만원씩 내는 회비와 지역사회의 교회나 기업체들의 후원금으로 꾸려간다. 김 국장은 “지붕을 교체하고 보일러를 설치하는 등 집수리는 끝이 없다.”면서 “하지만 좋지 않은 재정사정으로 도배를 하고 장판을 까는 데 그치는 때도 없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회원들은 봉사를 통하여 기쁨을 느낄 때 가장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라디오에서 ‘해뜨는 집’ 이야기를 듣고 참여했다는 김문기(39·건축업)씨는 “휴일에 쉬지 못하고 나와서 일을 하지만 오히려 생활에 더 활력을 준다.”면서 “일을 시작할 때는 어디부터 어떻게 손을 봐야할지 난감할 때가 많지만 집이 깨끗해지고 나면 마치 삼림욕을 하고 나온 것처럼 상쾌하다.”고 봉사하는 기쁨을 털어놓았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가을밤 시름 달랜 흥겨운 우리가락

    가을밤 시름 달랜 흥겨운 우리가락

    평소 음악에 대해 관심이 많던 나에게 관악구가 마련한 서도소리 음악회는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느 계절보다 소리의 울림이 풍성해지는 가을음악회는 또 다른 피안의 세계를 선사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공연이 열린 지난 16일 오후 4시 관악문화관은 관악산의 아름다운 늦가을 정취를 물씬 풍겼다. ‘조개는 잡아 젓 절이고, 가는 임 잡아 정 드리자. 바람 새 좋다고 돛 달지 마라, 몽금(夢金)이 개암포 들러만 가소. 세월을 잊자고 산곡(山谷)에 갔더니, 역세(曆歲)나 대신에 단풍잎 지누나….’ 시작을 알리는 첫 곡으로 선보인 ‘긴아리’,‘잦은아리’는 서도소리 창법의 매력에 흠뻑 빠져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청아한 소리는 감동의 파고를 넘어 충격으로까지 다가왔다. 느긋하게 부르는 듯하지만 어느 순간 위에서부터 질러내는 소리가 공연장을 쩌렁쩌렁 울리다가 절벽으로 내리 꽂듯 떨어지는 폭포수 같은 소리는 관중을 흡수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특히 저음은 곧게 뻗는 특이한 선율의 진행으로 왠지 모를 서글픔마저 전해주고 있었다. 2시간 동안 이어지는 산염불, 회심곡, 재미있는 대사와 노래로 구성된 투전풀이 등의 프로그램은 활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너무나 빨리 지나갔다. 아마도 남도 판소리의 질러 내는 소리에 익숙했던 나에게 서도소리의 옥구슬 구르듯 맑고, 실낱같이 뽑아내듯 청아하면서도 애절한 소리가 가슴을 헤쳐 놓지 않았나 싶다. 이날 연주회에 참석한 서도소리 중요무형문화재인 김광숙, 이춘목씨 등은 “서도소리는 본 바닥인 황해도와 평안도 등 북한에서는 이미 없어진 지 오래로 겨우 서도소리보존회를 중심으로 한 일부 예술인을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지적했다. 공연내내 할아버지 등 300여명은 어깨춤과 박수갈채로 몰입하는 등 가을밤의 시름을 우리의 가락으로 달랬다. 임종배 시민기자 vansuk@hanmail.net
  • 할아버지 주유원 3년새 2배 ‘껑충’

    경기도내 각 주유소의 주유원 10명중 1명이 60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도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영업중인 도내 주유소 2118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유원은 모두 7166명이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노인이 684명으로 전체 주유원의 9.5%를 차지했다. 도내 노인 주유원 비율은 지난 2000년말 4.5%에서 2001년말 5.0%, 지난해 5월 9.4%로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도가 특수 시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인주유원 고용확대 사업의 성과 등으로 노인주유원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도는 그동안 각 주유소에 서한문을 보내 노인인력 채용을 적극 권고해 왔다.”고 말했다. 도는 65세 이상 노인비율이 전체 인구대비 6.5%에 달하는 등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앞으로 노인취업박람회 개최 등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시책들을 마련할 방침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기고] 선열들의 희생정신 되새겨야/박유철 국가보훈처장

    서대문 형무소를 향하는 길은 아직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있다. 멀리서 보이는 건물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제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그 곳에 들어서는 순간, 잔악한 고문 광경에 민족의 비애를 느끼게 됨은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감정일 것이다. 지난 8월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된 재 러시아 독립유공자 유족이 “서대문 형무소에 있는 일제의 고문 기구들을 보면서 우리 증조할아버지들이 얼마나 영웅적이었는지 알게 됐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힌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우리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립하기까지 조국 광복을 위해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일본의 온갖 잔혹한 고문으로 옥사했거나 이국의 황량한 들판에서 고군분투하다 순국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분들의 거룩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국이 있는 것이다. 17일은 예순다섯 돌을 맞는 ‘순국선열의 날’이다. 지난 세기 초 우리 민족이 일제 식민지하에서 비운을 겪고 있을 때, 선열들은 이 나라 동천 하늘의 어두운 장막을 걷어내고 조국을 찾기까지 국내는 물론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풍찬노숙하며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었다. ‘순국선열의 날’은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방법은 각기 달랐으나 자주독립을 이루겠다는 염원 아래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하신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는 정부기념일로 1939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제정한 ‘순국선열공동기념일’이 그 기원이다. 의병들은 항일투쟁을 벌였으며, 학생들은 독서회 등을 결성하여 독립운동 역량을 키워나갔다. 온 겨레가 하나되어 일어났던 3·1독립만세운동, 상하이임시정부의 구국활동, 독립군과 광복군의 항일 무장투쟁은 우리 민족에게 자주독립의 의지를 심어 주었다. 지식인들은 계몽활동을 펼쳤고, 교육가들은 학교를 세워 민족의식을 고취했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박은식 선생이나 신채호 선생 같은 분들은 고난의 망명지에서 생활하면서도 초지일관 민족사관에 입각한 빼어난 역사서를 저술하여 민족정신을 일깨워 주셨다. 이 두 역사학자들이 집필한 ‘한국통사’,‘한국독립운동사’ ‘조선상고사’ 등이 나올 때마다 일제 당국은 금서로 지정했으나 이 분들은 대한인의 자존의지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처럼 선열들은 국내외에서 일본의 감시와 탄압을 받으면서도 항일투쟁에 신명을 바쳤다. 거기에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계승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불굴의 의지로 기어이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 어려웠던 시대를 산 선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지고지순(至高至順)한 삶과 그 순정의 애국혼은 오랜 세월을 넘어 지금 우리들에게 소중한 정신적 가치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라고 한 안중근 의사의 유언은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동암 차이석 선생이 “우리는 권력, 재력, 시간, 환경이 모자라서 독립운동이 부족함이 아니라, 우리 겨레 모두의 단결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하여 모든 독립운동 세력의 단합을 호소한 말씀은, 국민화합이 절실한 오늘날 우리 모두 교훈으로 새겨야 한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밝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지난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 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일이야말로 희망찬 내일을 만들어 가는 지름길이다.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대의를 위해 자신의 안위를 버리고 오직 나라와 겨레를 위해 하나가 되었던 선열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되새겨 국가발전의 정신적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하겠다. 박유철 국가보훈처장
  • [이주일의 어린이책] 음악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도미틸 드 비에나시스 글

    ‘무심코 내뱉는 말 한마디가 남을 아프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입을 꼭 다문 당돌한 소녀 샤를로트. 한때 사람들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했지만 지금은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어 말을 하지 않는 보엠 할아버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보엠 할아버지의 고양이 ‘필리핀’를 매개로 친구가 되고, 음악의 신비를 하나씩 깨달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음악은 말이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나타내주지. 그리고 음악과 말 사이에는 시가 있단다. 시는 말의 음악인 셈이지.”“음악은 힘이 세단다. 그래서 널 웃게 할 수도 있고, 울게 할 수도 있지. 음악은 늙고, 몸이 무겁고, 피곤한 사람을 춤추게 할 수도 있어!” 샤를로트는 보엠 할아버지와 함께 강가에서 갈대피리를 불고, 보엠 할아버지 방에 있는 피아노를 치면서 점점 음악의 세계에 빠져든다.“음악은 마음에서 나오는 거야. 그래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음악에 맞춰 춤을 추게 된단다. 머리로만 음악을 이해하려고 애쓰면 음악이 들리지 않아.” 음악을 통해 세상을 보다 넓게 이해하게 된 샤를로트는 마침내 꼭꼭 닫아뒀던 마음의 빗장을 열고 말문을 연다. 게다가 보엠 할아버지가 마련한 파티에서 사람들을 놀래 주기 위해 몰래 노래 연습을 시작한다. 프랑스 음악치료사인 지은이가 들려주는 음악 입문서이자 음악 예찬론이다.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클릭 세상속으로] 거리마다 ‘미리 X마스’

    [클릭 세상속으로] 거리마다 ‘미리 X마스’

    ‘아니 벌써,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나?’ 9일 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앞 조그마한 광장. 하얀색의 철제 빔으로 만들어진 ‘파리 개선문’에서 반사되는 환상적인 램프 불빛이 한데 어우러져 ‘마법의 성’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롯데백화점이 크리스마스 상징물인 ‘루미나랜드(크리스마스 성)’를 설치, 점등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백화점들이 예년보다 일찍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나섰다.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자극, 매출액을 높이려는 고육지책이다. 롯데백화점은 성탄 컨셉트를 ‘따뜻한 손길’로 정하고 5일부터 서울 본점을 시작으로 전국 22개 전 점포의 쇼윈도 및 내·외부 장식 등 각종 성탄절 디스플레이를 진행하고 있다.20일까지 모든 점포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눈에 덮인 핀란드의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12일 서울 강남점을 시작으로 19일까지 본점·미아점·영등포점 등 전국 7개 점포의 크리스마스 디스플레이를 실시한다. 쇼윈도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연상하도록 동굴처럼 재현하고 외벽 전체에는 눈 결정체를 형상화한 대형 전구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15∼20일 1층 정문 입구나 에스컬레이터 주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각종 성탄 장식물을 설치하는 한편, 생나무와 호두, 연근 등의 자연소재를 사용해 숲에 들어온 듯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역점을 둘 예정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12일 압구정동 명품관의 성탄 디스플레이 점등식을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운다. 그랜드백화점은 19일부터 경기 일산점과 수원 영통점에 산타할아버지와 겨울 분위기를 볼 수 있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실시할 방침이다. 특히 23일부터 성탄절까지 크리스마스 용품과 장식물 등을 10∼30% 할인판매할 예정이다. ●크리스마스城·눈 덮인 핀란드·트리… 백화점들이 성탄절을 40여일 앞두고 벌써부터 성탄 분위기를 띄우는 것은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데 따른 내수 부진을 타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 시즌은 매출액을 늘리는데 가장 좋은 시기이다. 백화점의 빅시즌은 추석 특수와 크리스마스를 낀 연말 시즌이 꼽힌다. 매출액은 연말시즌이 추석보다 훨씬 많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차장은 “연말 시즌의 매출액을 100으로 잡았을 때 추석은 75 안팎이다.”며 “백화점으로서는 연말을 앞두고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근 백화점업계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중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보다 6.8% 줄어들었다. 지난 3월 이후 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할인점이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플러스 1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백화점은 매출 성장률이 지난 1999년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3%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악화된 -3.3% 성장이 예상된다. ●산타가 선물 줄까 백화점 등은 소비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세일기간을 늘리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세일기간 확대도 요즘은 ‘약발’이 받지 않는 상황이다. 올들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이 실시한 정기세일 일수는 모두 69일.12월 세일기간을 빼고서도 2003년과 2002년 같은 기간 세일 일수(60일)를 이미 넘어섰고,2001년(48일)보다는 무려 21일이나 길어졌다. 이에 비해 올들어 9월까지 국내 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나 감소했다. 워낙 불황의 골이 깊어 성장률을 플러스로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인 셈이다. 지금으로서는 내수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별다른 묘책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는 정상적으로 영업한 날이 없는 것 같다.”며 “세일 기간을 늘려도, 할인율을 높여도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회복되지 않는다.”면서 두손을 들었다. 이 때문에 연말 대목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신용불량자 400만 시대에 고유가가 지속되고 정국도 불투명하며, 공무원 파업 등과 실업사태가 이어지는 마당에 어떻게 소비심리가 되살아 나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반문이다. 노은정 신세계 산업연구소 과장은 “지난 9월 향후 소비심리 조사를 한 결과 기준(100)보다 훨씬 낮은 70∼8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 연말 유통경기는 침체의 터널을 빠져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아마 예술가 길거리시장 ‘프리마켓’이 뜬다

    아마 예술가 길거리시장 ‘프리마켓’이 뜬다

    3차원으로 펼쳐지는 책, 즉석에서 그려주는 초상화, 올록볼록한 천으로 만든 수첩 겸 명함지갑…. 일반 상점에서는 볼 수 없는 물건들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한쪽에서는 ‘아마추어 증폭기’,‘메리고라운드’ 등 홍대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들의 공연이 펼쳐져 사람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있었다. 지난 7일 오후 제2회 부천 프리마켓(Free-market, 예술시장)이 열린 경기도 부천 LG백화점 앞마당. 학생부터 직장인, 주부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30여팀의 작가들이 자신의 창작품들을 매대 위에 진열해 놓고 손님들을 맞고 있었다. ●“작품 보여줄 곳이면 어디든 간다” “처음엔 취미삼아 나왔는데, 이젠 제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갑니다.” 점토와 꽃꽂이를 접목시킨 수공예품을 선보인 주부 임순자(48)씨는 주말마다 이천, 부천 등지를 누비며 활동하는 시민작가다. 지나가던 허리가 구부정한 할아버지가 벽걸이용 꽃장식에 앙증맞게 매달린 종이 신기한 듯 흔들어보았다. 그는 “돈보다는 내 작품을 남들에게 보여주며 소통하는 즐거움에 나온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에 프리마켓이 생겨 활동범위가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정(가명·27·여)씨는 평일에는 전시기획가, 주말에는 틈틈이 개발한 ‘북 아트’ 작품을 프리마켓에 내다 파는 ‘투잡스족’. 그는 색종이를 오려붙여 입체 동화책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줘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이곳은 갤러리에 출품할 만큼 전문성이나 연줄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부담없이 예술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출판사를 차리는 게 꿈이지만, 직업과 상관없이 앞으로도 이곳에서 나만의 창작활동을 펼치고 싶습니다.” ●“자율·하위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역”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조한혜정(56·여) 교수는 “세상이 어려워지고 고도 관리사회로 진입하면서 그 체제에 들어가지 않고 다르게 사는 법을 찾아가는 행렬이 늘고 있다.”며 “특히 예술가적 기질이 있는 사람들이 창의력이 고갈된 거대 자본의 문화시장에서 새로운 자율공간과 하위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프리마켓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대를 넓혀 가고 있다. 지난 2002년 홍익대학교 앞 놀이터에 처음 생긴 토요 상설 예술시장 프리마켓이 지난달부터는 경기도 이천 문화의 거리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프리마켓 기획을 맡고 있는 ‘일상예술창작센터’ 김영등(36) 대표는 “작가 등록을 신청한 사람이 2002∼2003년까지 1500명, 올해만도 1200여명에 이른다.”며 “창의성 심사를 거친 400여명의 ‘시민작가’들이 프리마켓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운영하는 ‘홍대앞 예술시장 프리마켓(cafe.daum.net/artmarket)’ 회원수는 지난 7일 기준 3만 6518명. 김씨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늘고 있어 프리마켓의 지역확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프리마켓이란 프리마켓은 열린 공간에서 시민작가들이 손수 만든 창작 예술품들을 시민들에게 전시 및 판매하는 예술시장을 말한다. 작가와 시민의 벽이 없어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가로 참여할 수 있다. 프리마켓은 플리마켓(flea-market;벼룩시장)과 구별된다. 프리마켓은 시민들이 노상에서 자기 물건을 판다는 점에서 벼룩시장과 종종 혼동되지만, 중고품이 아닌 수공예 창작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 동북부 웰빙거점 뚝섬이 뜬다

    동북부 웰빙거점 뚝섬이 뜬다

    서울 동북부의 ‘웰빙’공간으로 뚝섬이 뜨고 있다. 행정구역상 성동구 성수동인 뚝섬은 천혜의 자연과 편리한 교통시설, 강남으로의 뛰어난 접근성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조성 중인 35만평 규모의 서울숲이 완공되면 강과 숲이 만들어내는 최적의 자연친화적 공간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중랑천 건너 바로 뒤편으로는 해발 81m 응봉산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뚝섬은 말 그대로 ‘배산임수’지형이다. 여기에 현재의 지하철 2호선 뚝섬역과 성수역,7호선 건대입구역과 뚝섬유원지역 외에도 2008년 지하철 분당선(왕십리∼분당)이 이곳을 통과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뚝섬을 ‘준강남권 주거타운’으로 개발해 강남 수요를 흡수한다는 복안이다. ●4개 구역으로 나눠 개발 서울시는 지난 9월 ‘뚝섬 역세권 개발계획’을 마련해 성동구 성수동 뚝섬 경마장부지 2만 5000여평을 4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눠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는 4개 구역 중 성동구민체육센터 등 체육시설이 있는 2구역을 제외한 1·3·4구역을 내년 1월중 최고입찰가 방식으로 공개매각한다고 밝혔다. 공개매각 방침은 오는 12월 시의회의 승인을 받으면 내년 초 매각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토지가 매각되면 시행자선정과 토지세부개발계획 마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교통영향평가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6월쯤 착공된다. 서울시가 마련한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제1구역 5272평에는 공연장, 관람장, 전시장 등 문화집회시설과 학원, 도서관, 아동·노인복지시설 등 오피스텔을 제외한 업무시설을 지을수 있다. 장례식장, 위락시설, 창고시설, 자동차관련시설 등은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3구역 5597평에는 문화집회시설 가운데 900평(3000㎡) 이상의 공연장과 대형마트, 체육관, 업무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4구역에는 회의장, 산업전시장, 관광호텔도 지을 수 있게 된다. 한편 분당선 성수역 조성에 맞춰 역세권과 연계한 지하철 진입광장도 2곳 만들어진다. 시는 지하철 2호선 뚝섬역과 분당선 뚝섬역을 지상으로 잇는 환승통로(470m)를 마련하고 서울 숲 진입도로와 진입광장(보행가로공원)도 신설하기로 했다. 공개매각에서 제외된 제2구역 2063평은 서울시가 직접 나서 리모델링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숲 큰 기대 시 관계자는 “뚝섬 개발계획 지역에는 주상복합, 업무용 빌딩은 지을 수 있지만 전층을 공동주택으로 사용하는 아파트나 아파트형 공장 등은 건설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웰빙’주거공간으로서 뚝섬의 몸값을 높여주는 것은 현재 조성중인 35만평 규모의 ‘서울숲’. 서울숲 조성사업은 지난해 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5000여 시민들과 52개 기업의 후원으로 2만 8000여평에 8만 6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서울시는 ‘서울숲’ 조성에 2483억원의 사업비를 책정했다. ‘서울숲’ 35만평이 내년 5월 완공되면 뚝섬은 숲과 물(한강·중랑천)로 둘러싸인 최적의 주거공간으로 태어나게 된다. 성동구는 이 같은 뚝섬의 변신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성동구는 뚝섬이 동북권 준강남 지역으로 개발될 경우 구세를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 이미 서울시 전체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뚝섬을 중심으로 한 성수동 주변 아파트 강변건영, 강변임광, 동아그린, 롯데캐슬파크, 아이파크, 쌍용, 우방, 중앙하이츠 등은 값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시가 추진하는 뚝섬개발 계획과 더불어 우리구에서도 ‘성동장기발전 종합계획’을 준비중”이라면서 “청계천복원공사, 왕십리 뉴타운 사업과 더불어 뚝섬개발이 완료되면 성동구가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자치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뚝섬의 유래 뚝섬은 한자로 뚝도(纛島·독도)라고 쓰며 ‘살곶이벌’이라고도 불린다. ‘뚝섬’과 이곳의 옛이름인 ‘살곶이벌’에 대해서는 몇 가지 유래가 있다. 태종 이방원이 왕자의 난을 일으켜 동생들을 주살하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겨 함흥에 가 있던 태조 이성계가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 부왕을 맞을 준비를 하던 태종은 이곳에다 큰 차일을 치면서 굵고 높은 기둥을 세우는데 도착한 태조가 별안간 활을 쏘자 급히 기둥을 안고 피하였고 화살이 기둥에 꽂혔다. 이후 ‘화살이 살벌하게 꽂혔다.’는 의미로 ‘살곶이벌’로 불렸다는 것. 또 다른 유래로는 이곳이 태조 때부터 임금의 사냥 장소여서 태조∼성종 때까지 백여년 동안 임금이 직접 나와서 사냥한 것이 151회다. 임금이 나오면 그 상징인 독기(纛旗)를 꽂았으므로 이곳을 ‘독도(纛島)’라고 불렀다. 이것이 변해 ‘뚝섬’ 혹은 ‘뚝도’라 부르게 된 것이다. 또한 이곳에서 군사들이 활솜씨를 겨루는 등 무예를 사열하던 곳이므로 ‘살꽂이벌’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 출처 서울 六百年史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서울 숲’ 어떻게 가꾸나 뚝섬 개발의 핵심인 35만평 ‘서울숲’조성사업은 서울시와 ‘서울 그린트러스트’(www.sgt.or.kr)가 함께하고 있다. ‘서울 그린트러스트’는 숲을 가꾸고 지키는 운동을 펼쳐온 사단법인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지난해 3월 서울시와 서울 그린트러스트 운동 공동추진 협약식을 맺고 탄생한 단체. 서울시와 시민단체가 파트너십을 맺어 서울의 녹지 조성 사업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자는 것이 설립취지. 서울의 생활녹지 면적은 1인당 4.52㎡(1.5평)로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제시하는 도시 1인당 최소 생활녹지면적 9㎡(3평)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문국현(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이사장은 “시민들이 조성하고 가꾸는 ‘시민의 숲’개념은 서구에서는 낯선 개념이 아니다.”면서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예로 들었다. 그는 “뚝섬의 ‘서울숲’은 우리가 구상하는 5대 거점 녹지 중 하나”라면서 “용산 미군기지를 포함한 5대 거점 녹지가 완성되면 서울의 녹지율은 8.6%에서 30%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서울 그린트러스트 운동에는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뚝섬을 비롯해 앞으로 조성될 ‘서울 숲’ 사업에 참가하고 싶은 기업이나 단체는 최소 100평 단위로 기부금을 낼 수 있다. 기부금 액수는 100평당 1500만원으로 최대 1만평까지 가능하다.100평에는 큰 소나무를 기준으로 약 6∼8그루의 나무를 심을 수 있다. 조성될 숲에는 기부자의 이름을 새긴 기념 표지석과 벤치를 설치할 예정이다. 일반인들은 매월 5000원만 납부하면 일반 회원이 돼 ‘생활녹지 1000만평 늘리기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또 숲 조성에 기여하고 싶으면 1계좌당 1만원의 회비를 내면 된다. 그린서울 회원은 ‘서울 그린비전 2020’을 실현할 장기 계획에 동참할 회원으로서 1계좌당 10만원의 회비를 내면 된다.(02)742-7432.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누드 브리핑-市 간부 ‘과욕’이 빚은 오보 해프닝 “왜 서울시라는 명칭을 기사에 넣지 않았습니까. 잘못된 보도예요.” 지난달 27일 이른 아침 서울시청 기자회견장은 난데없이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시정연)이 발간한 ‘서울연구 포커스’라는 간행물에 나온 통계분석 기사와 관련해서다. R팀장은 통신사 등 몇몇 언론을 통해 보도된 ‘서울의 정체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놓고 특정 언론사 기자에게 따져물었다.“기초자료가 우리 부서에서 나간 사실을 아느냐.”“시정개발연구원은 서울시 산하기관이라는 점을 아느냐.”면서 “서울시 자료를 분석한 것인데 ‘서울시’를 인용하지 않고 시정연만 언급했으니 잘못됐다.”며 시정(是正)을 요구했다. 기사는 ‘시민 가운데 할아버지 때부터 서울에서 살아온 토박이는 6.5%에 그쳤지만 10명 가운데 6명은 서울을 고향으로 느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R팀장으로부터 큰 소리가 나와 일순간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오보’라는 R팀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의아심만 불러일으켰다. 소란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다른 간부가 급히 달려와 뜯어말려 ‘사태’는 일단 가라앉는 듯했다. 해당 언론사와 시 언론과장이 곧 경위설명을 하면서 “오보라는 주장을 들고나왔는데, 이는 어이없는 것”이라는 해명이 마이크를 통해 기자실에 울려퍼졌다. 해프닝을 전해들은 이춘식 정무부시장이 재발방지 약속을 하면서 기자들의 양해를 구해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업무 성과를 내보이려는 중간 간부의 과욕’은 많은 사람들을 씁쓸하게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마니아] 강서봉사단 네일아트 동아리 ‘아이리스’

    [마니아] 강서봉사단 네일아트 동아리 ‘아이리스’

    아리 이름인 ‘아이리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지개 여신(女神)입니다. 사랑과 변덕을 뜻하는데 유행에 민감한 네일아트를 통해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자는 희망이 담겨 있죠.”(사회복지사 김혜진) 고교를 졸업한 뒤 취업하려는 고교 2·3학년을 위해 강서청소년자활지원관이 매주 월·수요일 무료 네일아트 과정을 동아리 형태로 만들었다. 지난 2002년 9월 개설된 이 강좌에는 지금까지 10여명이 거쳤으며 현재 6명이 활동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수동적으로 교육만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올 초부터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는 강서구 화곡동 천사양로원을 찾아 봉사에 나선다. 배운 만큼 사회에 환원한다는 취지에서 노인들의 손·발을 관리해 주며 말동무를 해 주고 있다. 복지사 김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조기에 사회 진출을 하려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 과정을 설치했다.”면서 “꼭 이 쪽으로 취업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에게 동아리 활동은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일아트 전문가 두명이 자원봉사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 초부터 자원봉사에 참여한 김용미(17)양은 “화려한 네일아트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어울리지 않아 대신 말동무를 하거나 손·발 안마, 굳은살 제거를 해 드리고 있다.”면서 “손주처럼 귀여워해 주셔서 봉사를 하는 저희들도 보람되고 좋다.”고 털어놨다. 네일아트 전문가를 꿈꾸는 김현례(18)양은 “취업을 목적으로 지난 6월부터 시작했으며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자원봉사도 계속하고 싶다.”면서 “간혹 할머니들께 네일아트를 해 드리면 은근히 빨강이나 브라운계열의 섹시한 색깔을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네일아트 동아리 ‘아이리스’는 1014개팀 3만 6972명이 활동하는 강서자원봉사단 가운데 한 팀이다. 국내 최대 봉사단체인 이 단체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만도 886개에 이른다. 수화통역을 비롯, 호스피스·집수리·차량지원·노인교통안내 등 웬만한 봉사활동 영역은 모두 포함하고 있다. 강서봉사단의 최대 장점은 지원자의 능력과 특성, 가능한 시간대, 거주지 등 제반사항을 모두 고려해 ‘맞춤 봉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봉사를 거창하게 생각하는 시민들에게 편한 시간에 잠시 짬을 내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봉사단의 임무도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사람과 수요처를 단순하게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원봉사자가 체계적으로 활동하도록 기본교육이나 봉사자 리더십교육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일반기업이나 단체에서 봉사교육을 신청하면 출장교육도 가능하다. 방학기간중에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봉사아카데미를 비롯, 봉사캠프, 가족봉사학교 등을 마련하고 있다. 봉사를 희망하는 사람이나 자원봉사자를 원하는 곳은 국번없이 1365나 인터넷(www.gangseovc.or.kr)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글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숙변을 제거할 수 있는 ‘배두드리기 자세’, 몸의 좌우 균형을 맞춰주고, 노폐물을 내보내 주면서 허리까지 날씬하게 만들어 주는 ‘비틀기 자세’를 배워본다. 다이어트 실패 요인들을 조목조목 집고, 다이어트를 할 때 잊어서는 안 될 6가지 원칙도 배운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지난달 29일, 히말라야 8000m 고봉 14좌를 정복한 철의 산사나이들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이 정복한 히말라야는 오르는 이들의 목숨을 수없이 앗아간 산이다. 하지만 이젠 히말라야 정복이 과거와 같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첨단화된 산악장비 때문이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오십견을 그냥 둘 경우에는 목 디스크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어깨 통증을 유발하면서 만성피로까지 불러오는 오십견을 쉽게 예방할 순 없을까?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에서 때밀이댄스, 벽이나 집안 문을 이용해 간단하면서도 주부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오십견예방 스트레칭들을 배워본다. ●리얼TV(경찰24시)(iTV 오후 10시50분) 용의자는 취업을 목적으로 온 조선족들에게 위조 신분증을 만들어 주고 그 대가로 70만∼100만원 상당의 돈을 받았다고 한다. 범인이 고시원에 머문다는 제보자의 증언에 따라 형사들이 그곳에 잠입하였고, 용의자의 방에서는 주민등록 위조의 흔적들이 속속 발견된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태일이 혜영의 집을 찾아 돈을 더 빌리려 하나 추가 담보를 요구하는 난초에게 밀려난다. 설탕공장을 증설할 계획도 세우는 국대호는 모직 공장 사업계획을 밝힌다. 전쟁 이후 나라가 안정을 찾으면 사람들은 먹는 것과 입는 옷에 관심을 갖게 되는 만큼 장래성이 있다고 확신한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양산의 한 타이어 공장에서 3교대 근무를 하는 달석씨. 야간 근무를 하는 날, 육탄공세까지 동원해 달석씨 출근길을 막아서는 은지. 어렵사리 은지를 떼어놓고 출근하는 달석씨는 마음이 무겁다. 달석씨가 출근한 사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삼남매 뒤치다꺼리에 정신 없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깨어난 지혜는 갑작스러운 친자 입적에 놀라 반대하고, 재민은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지혜가 섭섭하기만 하다. 희수는 은수와 지웅 때문에 입장이 난처해진 영란을 위해 민속촌에 함께 가는데, 그곳에서 진수를 데리고 나들이 온 영실, 덕배와 마주치고 만다.
  • [깔깔깔]

    ●교회에서 생긴 일 아버지가 유치원생인 아들을 데리고 교회에 갔다. 아버지는 한참 기도에 열중하고 있었다. “오 주님. 우리 하나님 아버지∼.” 그러자 아들이 따라서 눈을 감으며 기도를 시작했다. “오, 우리 하나님 할아버지∼.” 그러자 아버지가 아들의 귀에다 속삭였다. “너도 ‘하나님 아버지’라고 하는 거야.” 아들이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아빠한테도 아버지고 나한테도 아버지라고?” 아버지가 대답했다. “그래, 그런 거야. 우리 아들 똑똑하구나! 알겠지?” 그러자 아들이 마지못해 입을 열며 말했다. “그래…. 형….”
  • [4일 TV 하이라이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일본에 전기톱의 달인이 있다. 전기톱으로 과일, 땅콩 등을 깎는가 하면 못 없이 전기톱만으로 통나무집을 짓는다고 한다. 새벽이면 어김없이 운동장에 나타나는 두 사람. 잠시도 어머니 없이 살 수 없는 아들. 아흔의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뛰고 또 뛰는 사연을 알아본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3시10분) 미국 대선 결과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정세를 토론한다. 우선 선거 결과가 우리나라 정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해 본다. 향후 대미 관계 방향 등을 설정해보고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문제 등 국제정세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도 살핀다. 또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도 분석한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줄넘기는 몸과 마음을 깨우는 건강 운동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이들의 놀이로 사랑받았던 줄넘기가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이 되었다. 이번 시간에는 다리 근력을 강화하는 줄넘기를 배워본다. 즐겁게 뛰면서 운동 효과도 백배로 즐길 수 있는 싱싱 줄넘기를 직접 해본다. ●강원래의 미스터리 헌터(iTV 오후 10시50분) 변변치 않은 직업에 애인에게 차이기까지 한 재경. 헤어 디자이너 보조 일은 여전히 서툴고, 고아로 자란 탓에 시댁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남편과 헤어지기까지 했다. 자포자기한 심정의 재경에게 어느 날 윤정이 찾아온다. 윤정을 만난 이후로 수연에게 좋은 일들만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현우 최은경의 좋은 예감(MBC 오전 9시30분) 가요계의 ‘섹시 가이’로 통하는 가수 비와 함께 한다. 드라마 풀 하우스를 촬영하며 힘들게 준비한 비의 3집 앨범은 1,2집에 비해 자신만의 색채를 최대한 부각시키려 노력했다고 한다. 미국에서의 3집 준비과정과 함께 화려한 쇼케이스 현장을 보여준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병원에서 돌아온 할아버지는 밤을 새우며 지극 정성으로 어머니를 간호한다. 다음날 할아버지는 어머니의 입맛을 돌게 하기 위해 대게를 사러 시장으로 향한다. 대게를 맛있게 잡수시는 어머니를 보니 할아버지는 그제서야 안심이 된다. 계속 누워만 계시는 어머니. 할아버지의 걱정은 날로 더해진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홍기와 인경은 정 여사의 성화에 못이겨 얼떨결에 환갑잔치에 참석하게 된다. 정우와 인경,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화연과 홍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인경을 본 가정부아줌마가 예전에 도련님이 데려왔던 색시라고 아는 척하자 정 여사는 깜짝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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