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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남녀칠세 지남철(指南鐵)/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4월7일(음력 2월22일)은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이 세상을 떠난 지 170주년이 되는 날이다. 팔당 호숫가 그의 무덤에서 지내는 묘제(墓祭)를 비롯해, 업적을 다시 조명하는 여러 행사도 치러질 모양이다. 그의 삶을 기리는 이유는 시대를 앞서 산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남긴 서책의 제목이나마 제대로 읽을 줄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 대학생들도 한자 앞에서는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문맹이긴 매한가지다. “정약용의 대표적인 저작이 무엇이지요?” ‘목민심서(牧民心書)’‘경세유표(經世遺表)’‘흠흠신서(欽欽新書)’…. 책 이름은 모두가 안다.“자! 한 구절을 한글로 옮겨야 집에 보내준다면, 모두 이 강의실을 맴도는 귀신이 되고 말겠지요.” 교양한국사 시간에 수강생들에게 던지는 농담이다. 인류학자 레드필드(R Redfield)에 따르면, 문화전통은 관습이나 입으로 전해지는 작은 전통과 글과 책으로 이어지는 사상과 문학 같은 큰 전통으로 나뉜다. 대학 캠퍼스에서 간간이 들리는 농악 소리도 작은 전통일 뿐이다. 우리들의 마음이 떠난 사이 전통문화와 고유사상이 오롯이 담긴 고전들은 지금도 켜켜이 쌓인 먼지 속에서 좀먹고 있다. 우리 대학생들에게 통 무슨 소리인지 모를 것은 한적(漢籍)만이 아니다. 본토 발음을 제대로 내도록 어린 아이의 혀 밑을 끊어주는 수술도 꺼리지 않을 만큼 영어능력이 몸값을 좌우하는 세상을 살아가기에 한자는 굳이 알 필요가 없는지도 모른다.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我) 조선(朝鮮)의 독립국(獨立國)임과 조선인(朝鮮人)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宣言)하노라.(기미독립선언,1919년)” 100년이 채 안 된 우리 독립선언보다 200백년도 더 된 남의 나라 미국의 독립선언(1776년)이 귀에 더 쏙쏙 들어오는 것이 우리 젊은이들의 현주소다. 그들은 조선시대의 선조들만이 아니라 할아버지나 아버지 세대와도 지적인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다. “요즘은 ‘남녀칠세부동석’이 아니라 ‘남녀칠세지남철(指南鐵)’이지요.” 수업시간에 긴장을 늦추기 위해 던진 조크에 영 반향이 없다. 그들은 지남철이 아니라 자석만 안다. 동시대를 사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도 소통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문화대국에서 어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19세기 후반 이래 우리는 서구 따라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한문으로 지식을 교환하고 의사를 소통하기엔 장벽이 너무 많았다.2000년 전 춘추전국 시대 중국인들이 쓰던 죽은 문자이자 문장어인 한문은 용도 폐기되었다. 서구의 앞선 문물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언문일치(言文一致)가 필요했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한글을 사랑하자는 한글전용론에 묻혀 한자 교육은 등한시되었다. 그 결과 서구의 젊은이들이 400여년 전 셰익스피어의 문학작품을 큰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데 반해 우리의 청년들은 자국의 큰 전통이 담긴 고전은 물론 부모세대가 남긴 한문이 섞인 서책들과도 아쉬운 이별을 하고 말았다. 서구 사람들이 그들의 정신적 보고에 무시로 드나들며 영혼의 양식을 섭취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나 남의 뒤꽁무니만 쫓을 수밖에 없다. 세계화의 광풍이 몰아치는 오늘날 영어능력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생존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고전은 보석이되 절차탁마해서 빛을 내지 않으면 하찮은 돌덩이와 다를 바 없다. 요컨대 한자는 알리바바의 보물창고에 들어서기 위한 “열려라 참깨”와도 같은 패스워드이자, 고전의 광맥을 캐는 칠흑의 갱도를 비출 호롱불을 켜기 위해 호호 불어 되살려야 할 소중한 불씨이다. 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 미리가본 울진·영덕 토실토실 대게축제

    미리가본 울진·영덕 토실토실 대게축제

    “소는 한 마리를 다 먹어도 흔적이 안 남지만, 대게는 작은 놈 한 마리만 먹어도 숨길 수가 없다.”는 말이 있다. 담백한 맛도 일품이지만, 멀리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향기가 짙고 오래 간다는 뜻. 대게는 또한 칼슘과 인, 철분 등 필수아미노산이 가득찬 영양의 보고(寶庫)다. 특히 무기질이 많이 함유돼 있어 노화방지와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다. 요즘 제철을 만난 대게가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7∼9일까지는 울진에서,13∼16일까지는 영덕에서 각각 대게축제가 열린다. 축제도 즐기고 대게의 맛과 향기에도 취해보면 어떨까. 글 사진 울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대게 요리’ 이렇게 해보세요 # 고르는 법 (1) 배를 눌러보아 단단해야 한다. 말랑말랑한 놈은 ‘물게’일 가능성이 많다. (2) 배부분이 검은 것은 피한다. (3) 다리가 몸에 비해 가늘고 길어야 한다. (4) 다리, 특히 집게다리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5) 다리가 불그스레 해야 한다. 허연 빛깔은 피한다. (6) 게뚜껑에 검은 게딱지가 붙어 있으면 금상첨화. 게딱지는 공생관계에 있는 일종의 기생충으로 대게에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7) 삶은 대게의 경우 같은 크기라면 무거운 것을 고른다. # 찌는법 대게를 제대로 찐다는 것은 대게를 맛있게 먹는다는 말과도 같다. 그만큼 찌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대게아줌마’ 서현숙(48)씨가 강력추천하는 ‘제대로 찌는 법’이다. (1) 살아있는 대게를 미지근한 민물에 5분가량 담가둔다. (2) 대게가 혹시 살아 움직이지 않는가 반드시 확인한다. 산 채로 찌게 되면 몸을 비틀어 게장이 쏟아지게 된다. 또 다리를 스스로 잘라버려 맛이 떨어진다. (3) 배가 위쪽으로 향하도록 차곡차곡 쌓고, 센 불에 20분가량 찐다. (4) 불을 끄고 남아 있는 수증기로 5분정도 뜸을 들인다. (5) 찔 때 정종이나 맥주를 물속에 조금 넣으면 비린내가 제거된다. ※주의할 점은 첫째, 모든 과정에서 대게의 배는 항상 위쪽으로 향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반드시 김, 즉 수증기로만 쪄야 한다. 대게에 물이 닿으면 안된다. 셋째, 찌는 중간에 문을 열어서도 안된다. 게장이 다리쪽으로 흘러 맛도 떨어지고 보기도 흉해진다. # 먹는법 대게는 살과 게장은 물론 껍질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예전엔 껍질을 버리기도 했지만 요즘엔 가루로 만들어 조미료 대신 쓰기도 한다. 특히 게껍질엔 키토산이 많아 제약회사에서 일괄 수거해 가기도 한다. 이제 먹는 방법을 알아보자. 마지막으로 게장이 든 몸통. 따끈따끈한 밥에 게장을 긁어 넣고 참기름, 김, 파 등과 함께 볶아먹는다. 게껍질에 밥만 넣어 비벼 먹는 맛도 일품. # 대게를 찾아서 대게를 찾아 경상북도 울진으로 가는 36번 국도변. 개나리들이 길가를 샛노랗게 물들이며 군무를 펼치고 있다. 주변 산자락은 진달래의 연분홍빛 살결로 타들어 가는 듯하다. 마치 외지인의 방문을 먼저 알고 환영이라도 나온 듯하다. 어디 그뿐인가. 여인의 입술처럼 붉디붉은 홍매화는 관능적인 자태를 뽐내며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그야말로 만화방창(萬化方暢),‘아니 노지는 못할’계절이다. 울진군 죽변항에서 대게찜 잘하기로 소문난 ‘7호횟집’을 찾았다.‘대게 아줌마’로 알려진 주인 서현숙(48)씨는 대게찜 경력만 10년인 베테랑. 서글서글한 눈매와 살가운 경상도 사투리가 인상적이다.“대게는 무조건 크다고 맛있는 것이 아니지예. 작아도 살이 꽉찬 놈이 맛있는 기라예.”작년 11월부터 잡기 시작한 대게는 다리마다 살들이 가득찬 요즘이 딱 제철이란다.5월31일이 지나면 금어기. 그때부터는 북한과 러시아 등에서 들여오는 수입게들이 판을 친다. 국내산에 비해 다리에 물이 많아 다소 맛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 맛으로 치면 대게의 동생뻘되는 ‘너도대게’가 등장하는 것도 이때쯤이다. 횟집 안쪽은 대게를 찾아 전국에서 온 식도락가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술한잔에 얼굴이 불콰해진 할아버지부터 초롱초롱한 눈으로 신기한 듯 대게를 바라보는 어린 아이까지. 남녀노소가 따로없이 얼굴엔 하나같이 웃음 일색이다. 대게의 집게발을 특히 좋아한다는 강부옥(42·경주)씨는 “부드럽고 단맛이 정말 일품이라예.”라며 한입에 집게다리살을 털어 넣는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자니 입에 침이 괼 지경이다. 강씨는 또 “내일 아침엔 수협 공판장에서 당일 잡아온 싱싱한 대게를 사다가 대게탕을 끓여먹을기라예.”라며 줄곧 싱글벙글이다. 어느새 식탁 위엔 다리 껍데기만 수북하게 쌓였다. 마치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몸통과 다리가 완벽하게 ‘분리’됐다. 대게가 언제 있었냐 싶은 광경이다. 이제 남은 것은 게 등껍질. 어떻게 먹나 궁금했다. 강씨는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따뜻한 밥을 게장에다 넣어 몇번 썩썩 비비더니 김치 한쪽을 얹어 한입 가득 넣는다.‘밥도둑’이 따로 없다. 횟집에서 게장에 갖은 양념을 넣고 밥과 함께 볶아주기도 하지만, 아무 양념없이 그냥 비벼먹는 것이 훨씬 맛있단다. 대게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대게 아줌마’서씨가 나섰다.“게장에는 노란색의 항장과 진녹색의 먹장 두가지 종류가 있지예. 색이 다소 검다고 해서 못 먹는 게 아니라예.”게장이 검푸른 색을 띤다고 해서 상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시나브로 해는 지고 사위가 어둑해질 쯤 횟집을 나섰다.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란 생각이 든다. 이런 것이 세상 사는 맛일까. # 대게는? 몸통에서 뻗어나간 다리의 모양이 대다무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문으로는 죽해(竹蟹). 예전에는 다리가 여섯마디라서 ‘육촌(六寸)’, 혹은 대나무를 닮아 ‘죽촌(竹寸)’이라 부르기도 했다. 우리가 먹는 대게는 모두 수컷이다. 몸체가 작고 찐빵 같다고 해서 ‘빵게’라고도 불리는 암컷은 포획이 금지되어 있다. 박달대게는 대게 중에서도 몸집이 크고 속살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값은 한 마리에 15만∼20만원을 호가한다. 수협공판장에서도 하루에 한 마리 보기가 쉽지 않은 귀한 몸이다. 대게는 우리나라 동해안 전역에 서식하고 있지만, 특히 울진군과 영덕군 사이 앞바다에서 잡힌 놈을 최고로 쳐준다. 다리마다 가득찬 속살들이 야물고 쫄깃해 이미 고려시대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지역 특산품. 이 지역에서 생산된 대게의 맛이 유난히 좋은 이유는 뭘까. 해답은 ‘왕돌초’ 등 이 지역의 탁월한 서식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왕돌초는 후포항에서 20여㎞ 떨어진 수중암초 지역을 가리키는 이름.‘왕돌짬’이라고도 불린다. 왕돌초의 샛짬, 중간짬, 맛짬 등 세개의 봉우리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해저산맥을 이루고 있다. 크기는 남북으로 6∼10㎞, 동서로 6㎞에 달한다. 바다의 숲인 셈이다. 수심은 200∼400m정도. 한류와 난류가 쉼없이 교차면서 생명력 넘치는 해양생태계를 만들어 놓았다. 해저는 펄이 전혀없이 깨끗한 모래로만 이루어져 있다. 연중기온도 섭씨 2∼3도정도로 안정적이어서 대게가 살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 울진과 영덕, 원조는? 파는 곳만 다를 뿐,‘임금님께 진상되었던’ 똑같은 대게다. 교통이 지금처럼 원활하지 못했던 시절에 이 지역에서 잡힌 대게들이 모두 영덕으로 집하(集荷)되어 반출되었기 때문에 ‘영덕대게’라고 고유명사화된 것. 요즘엔 영덕지역 상인들이 울진군 죽변항에서 대게를 사오기도 한다. 영덕을 찾는 식도락가들이 워낙 많아 생산량이 수요를 채우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덕에 비해 이름이 덜 팔린 울진지역은 상대적으로 대게가격이 다소 싼 편.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5년째 소나무사랑 전파 전영우 국민대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5년째 소나무사랑 전파 전영우 국민대교수

    기품이 당당하다. 스스로 길지(吉地)에서 생기와 절개를 묵묵히 뿌리내린다. 천년 세월, 어떤 모진 비바람도 견딘다.‘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그랬다. 거친 우리 민족사를 도도히 지켜왔다. 문득 성삼문의 시조가 생각난다.‘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봉래산(蓬萊山) 제일봉에 낙락장송(落落長松)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滿乾坤)할 제 독야청청(獨也靑靑)하리라.’ 태종실록(1411년)이다.‘(서울)남산과 태평로 북쪽 산지에 경기도 출신 장정 3000여명을 동원해 20일동안 100만그루의 소나무를 심었다.’ 한양을 도읍지로 정한 직후였다. 정조실록에도 ‘경기도 화성에 도읍을 정하기 위해 소나무를 많이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 세월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지난 3월25일 서울 국민대 114호 강의실. 전국 각지의 남녀노소 70여명이 조촐하게 모였다. 강원도 원주, 전남 광주 등 멀리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도 있었다. 이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소나무 교실’을 열었던 것. 사라져가는 소나무에 대한 관심을 새삼 고취시키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첫째 소나무 앞에서 경배를 드리고, 둘째 소나무를 가까이서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져서도 보고, 셋째 나무 주위를 천천히 돌면서도 보고, 넷째 앉아서도 누워서도 엎드린 자세로도 보고, 다섯째 오관을 활짝 열고 눈과 귀와 코와 입과 손끝으로도 접하며….” 소나무 박사로 유명한 전영우(55·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의 흥미진진한 강의에 참석자들은 숨소리조차 조용해진다. 이들은 1회용컵에 흙을 넣고 직접 소나무씨앗을 심어보는 소중한 경험까지 했다. 모처럼 ‘소나무와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3주후면 싹이 틉니다. 돌아가서 식구들끼리 직접 심어보세요. 서로 비교를 해보는 겁니다. 어느정도 자라면 할아버지나 부모님 산소에 옮겨 심어 100년을 키워보세요. 집안과 가문의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이날 참석자들은 처음 만져보는 대관령 금강소나무의 씨앗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머리를 연방 끄덕인다. 늘 가까이 있는 소나무였지만 이날처럼 새삼 소나무의 중요성을 느껴보긴 처음이다.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오는 15일에도 ‘소나무교실’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이 소식이 알려져 식목일 하루 뒤인 6일 배재대학교에서 ‘소나무야 놀자’라는 주제로 초청특강을 한다. “소나무는 한민족의 문명발달에 숨은 원동력입니다. 소나무 없이 궁궐을 비롯한 옛 건축물의 축조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지요. 왜적을 무찌른 거북선과 전함은 물론이고 쌀과 소금을 실어날랐던 조운선도 모두 소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세계에 자랑하는 조선백자도 영사라고 불리는 소나무 장작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오죽하면 ‘소나무와 함께 태어나고, 소나무 속에서 살다가 뒷산 솔밭에 묻힌다.’고 했을까요.” 하기야 소나무로 만든 집, 가구와 농기구, 관재로 사용하는 송판을 생각하면 금방 와닿는다. 우리 문화를 ‘소나무 문화’로 얘기하는 것도, 오늘날 산업사회에서 여전히 소나무를 사랑하는 이유도 소나무가 바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문화코드이기 때문이라고 전 교수는 강조한다. 이처럼 소나무가 생명문화 유산의 상징임에도 언제부터인가 소나무는 우리와 점점 멀어지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요즘 식목일조차 소나무를 심는 사람이 있을까요.”라고 반문한 뒤,50년전 우리 국토 산림면적의 60%가 소나무숲으로 덮였으나 지금은 25%에 불과하단다. 지난 10년동안만 서울 면적의 4.2배에 달하는 소나무숲이 사라졌다는 것. 이유에 대해서는 농촌인구의 감소와 재선충, 산불 등의 자연적인 요인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관심’이라고 강조한다. 적어도 애국가에 나오는 ‘소나무’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어 “우리 사회가 갈기갈기 찢겨져 있다. 소나무는 단절된 관계를 복원시켜주는 치유제 역할을 한다.”고 전제한 뒤,“우리나라 남녀노소는 나무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으며 나무 이야기의 종착점은 결국 소나무로 귀결되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소나무 한그루가 집값보다 비싼 것도 있다.”고 귀띔하면서 이번 식목일에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소나무 한그루만이라도 심어볼 것을 권유한다. 방법을 물었더니 산림조합중앙회에서 2년생 묘목을 한그루당 200∼500원을 주고 구입하면 된다고 했다. 이처럼 전 교수의 소나무 사랑은 각별하다. 올해로 15년째 소나무 사랑 전도에 나서고 있는 것.1992년 ‘숲과 문화연구회’를 처음 결성, 숲문화 연구에 물꼬를 텄다.99년에는 국내 최초 숲 해설가 양성교육을 실시했다. 이후 전국 각지의 숲 해설가 단체가 100여곳으로 늘어났다.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천지사방에 널려 있는 숲이 문화산업의 소중한 출처가 된다는 인식을 깨우쳤다. 또한 국내 많은 산림학과 교수가 있지만 전국 방방곡곡의 소나무숲을 찾아다니며 직접 촬영과 취재를 통해 사진도록(한국의 명품 소나무,2005년)을 발간한 경우는 전 교수가 거의 유일하다. 아울러 지난해 제정된 ‘산림문화 휴양에 관한 법률’ 역시 전 교수의 숨은 공로로 이루어졌다. 현재 국회에서 발의되는 ‘소나무를 국목(國木)으로 정하자’는 관련법 제정 주장도 전 교수의 발품에서 비롯된다. 외국의 경우 국목이나 국화(國花)를 법으로 지정한 곳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관심조차 없다는 것. 예를 들어 사탕단풍나무(캐나다), 배화나무(러시아), 반야나무(인도), 올리브나무(이스라엘) 등 각 나라별로 법을 제정, 국목으로 삼고 있다. 전 교수는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바로 앞에도 소나무가 심어져 있다.”는 예를 들면서 조선시대에는 소나무를 병들게 하면 나라가 위태롭다고 해 소나무를 숭배했으며 임금이 죽은 뒤에도 능 주변에 소나무를 심어 영혼을 지켜주는 나무로 여겼다고 했다. 고려가 송도(松都)에, 태조가 한양에 도읍지를 정해 소나무를 심게 한 것도 천년왕국을 기리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시민을 위한 녹색체험, 자녀와 함께 숲 찾아가기, 숲속의 작은 음악회, 시 낭송회, 숲속 문화제, 사진전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소나무와 함께 살아오고 있다. 이러는 동안 ‘산림문화’‘숲과 한국문화’‘우리가 알아야 할 우리 소나무’ 등 10여권의 저서를 펴냈다.2년전에는 ‘솔바람모임’을 결성, 틈만 나면 전국의 소나무숲을 찾아간다. 여기에는 엄호열 시사일본어사 사장, 박희진 시인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소나무 살리기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매월 소식지 1000부씩을 발간, 회원들에게 발송한다. 전 교수는 몇해 전 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소나무와 호흡을 하는 동안 완치됐다. 오히려 같은 연배보다 훨씬 젊다는 인사까지 받을 정도.“수술환자가 숲을 바라보면 훨씬 빨리 치유된다는 얘기가 있다.”며 활짝 웃는다. 전 교수는 요즘 독특한 강의방법으로 인기를 모은다. 예를 들어 교양과목 수강생들에게 교정의 나무 한 그루를 임의로 선정하게 한 후 3개월동안 나무와 대화를 나눈 소감을 써내라고 한다. 처음에는 다들 의아해 했지만 녹색 생명체인 나무와의 소통으로 자연·생명·친화본능을 일깨우게 했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또한 이번 학기부터 북한산 등산과목(자연학습)을 신설했다. 국민대를 출발하는 8자형 코스를 개발한 뒤 요소요소에 번호를 매겨 현장의 소감을 과제물로 제출토록 했다. 어느 지점에 가면 몇년생 소나무, 산수유 등이 있으니 보고 느낀 소감을 발표하는 것이다. “소나무는 이 땅의 풍토와 절묘하게 결합해 한국인의 정신과 정서를 살찌우는 자양분이 됐지요. 하루빨리 국목으로 지정해 자손만대에 이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오는 6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는 국제 산림문화 세미나에 참석, 우리나라 소나무의 우수성을 알릴 예정이다. 전 교수의 연구실에는 ‘독자청청(獨自靑靑)이라는 글귀가 걸려 있다. 한 서예가가 ‘소나무 같은’ 전 교수를 위해 써 준 것이라고 했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1년 경남 마산 출생 ▲70년 마산고 졸업 ▲78년 고려대 임학과 졸업, 동대학 석사(81년) ▲84년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석사, 동대학 박사(87년) ▲88년∼현재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삼림대 학장, 도서관장, 전산정보원장 역임 ▲92∼02년 숲과 문화연구회 결성, 발행인, 편집인, 대표 역임 ▲96년∼현재 재단법인 동숭학술재단 사무국장 ▲98∼02년 생명의 숲 운영위원, 공동운영위원장, 이사 역임 ▲99년 국내 최초 숲 해설가 양성교육 실시, 숲 해설가 협회 공동대표(04) 역임 ▲04년∼현재 한국녹색문화재단 이사, 한국산지보전협회 이사, 솔바람 모임 대표 ▲05년 소나무 지키기 국민연대 공동대표 ■ 상훈 홍조근정훈장(04) ■ 저서 산림문화론(국민대학교 출판부,97), 숲과 한국문화(수문출판사,99), 나무와 숲이 있었네(학고재,99),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소나무(현암사,04), 숲과 문화(북스힐,05), 한국의 명품 소나무(시사일본어사,05)외 다수
  • [새 광고] 황해도 출신 ‘개성과 통화중’

    KT가 감동과 놀라움을 전하겠다는 ‘라이프 이즈 원더풀(Life is wonderfull)’의 새 광고인 ‘개성전화 개통’편을 선보이고 있다. 황해도 출신의 예비역 육군 대령 이영덕(76)할아버지와 언니가 모델로 활동 중인 차수린(5)양이 캐스팅됐다. 촬영은 호주 시드니의 한 가정집에서 했다. 개성 출신으로 개성 사투리를 구성지게 구사한 카피라이터 김정아씨가 이영덕 할아버지의 감정을 끌어냈다.
  • [녹색공간] 마을숲 경험하기/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10년이 훌쩍 넘은 예전의 일이다. 산불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자료를 찾던 때였다. 미국 옐로스톤공원 안에 있는 연구소에 자료를 요청해 봤다.1988년 그곳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이 생태학자들의 중요한 관심거리라는 정도는 알고 있던 무렵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산불 자료와 함께 쓸모 있는 정보가 뜻밖에 딸려왔다. 그것은 일반인을 위한 옐로스톤공원의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홍보자료였다. 덕분에 다음해 여름 힘든 과정을 겪으며 옐로스톤공원에 들러 열흘동안 일부 교육에 참여했다. 당시 공원 당국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1주일 단위의 프로그램을 매년 80가지 정도 제공했다. 예를 들면 은퇴한 공원관리인과 함께 옐로스톤 생태 배우기, 야생동물 발자국 따라가기, 가족과 함께 송어낚시 배우기, 전문가와 함께하는 야생화 탐색, 말 타고 텐트 여행하기 등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있었다. 쉽고 재미있는 프로그램 내용에는 생태학자라고 자처하는 내가 배울 것이 참으로 많았다. 국립공원의 그런 교육 프로그램이 바로 일반시민의 관심을 유도하고 생태맹을 고치는 중요한 방식이 아니겠는가? 그 무렵 국가가 지원하는 생물다양성 사업에 참여하게 되어 우리나라 국립공원 근무자들 앞에서 그 프로그램을 소개할 기회도 가졌다. 내딴에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금방 따라 할 줄 알았다. 그러나 내 감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탓인지 아니면 이 나라의 여건이 아직 허용하기엔 힘든 사업이었기 때문인지 그후 진척 사항에 관해 듣지 못했다. 그리고 까맣게 그 일들을 잊어버렸다. 다른 일에 마음을 빼앗기면서…. 요즘엔 잃어버린 전통 마을숲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 고향 땅에 있던 마을숲이 남긴 아련한 추억이 불러일으킨 새로운 관심이다. 뒷산이 벌겋게 맨땅을 드러낸 시절에도 마을숲은 소년·소녀들의 삶과 마음에 굳건히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그 숲에 있던 아름드리 팽나무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함께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시골 공동체는 무너지고, 노쇠한 고향 어른들은 이제 그 따위 작은 숲에 마음을 쓸 여유가 없다. 그래서 나는 남아 있는 남의 동네 마을숲을 찾아다닌다.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마을숲을 보며 그나마 고향땅의 마을숲과 같은 신세가 되지 않길 희망한다. 긴 세월 그 숲을 가꿔온 마을사람들이 떠난 탓인지, 방치된 채로 노쇠한 형편을 보면 될 성싶지 않은 희망일지도 모른다. 이 문화유산을 살릴 무슨 뾰족한 길이 없을까? 우선 관심이라도 가지는 주체가 있어야 하겠기에 그동안 가까이 있는 학교들이 그 숲을 이용할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만 해왔다. 며칠전 내 관심사를 잘 아는 제자가 연구실 홈페이지에 매우 의미 있는 그림 한장을 올려놓았다. 어린이 그림이다. 전남 담양에 멋있게 남아 있는 마을숲 관방제림의 모습을 환경미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분이 그리게 한 것이다. 아, 바로 이것이 내가 막연하게 주장하던 한가지 구체적인 활동의 결과 아닌가? 이렇게 마을숲을 어린이 마음에 심을 수 있다면 소생할 희망을 가져도 된다. 바로 이런 프로그램을 더 많이 개발해야 한다. 아름다운 숲에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또 식물과 곤충을 관찰하고, 아니면 그저 할아버지·할머니 손을 잡고 걷는 기회를 만들어준다면 우리의 전통 마을숲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자랄 터이다. 더 많은 마음에 감흥을 남기는 녹색공간은 그만큼 소생할 희망이 커진다. 이렇게 희망이 부풀어, 나는 잊었던 옐로스톤공원의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상기했다. 하찮은 계기가 불을 지피면 가슴은 조금씩 뜨거워진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무엇이고, 전통 마을숲을 관리할 책임이 있는 공공기관의 할 일은 무엇이며, 우리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대답은 자명하나 이제부터 제대로 된 실행의 길을 찾아야 한다. 우선 가까운 식목일에 마을숲을 경험하고 그곳에서 나무를 심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도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02일 TV 하이라이트]

    ●미디어 바로보기(EBS 오후 8시20분) 최근 다니엘 헤니 등이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혼혈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지만, 이는 경제력을 갖춘 일부 스타에만 한정하여 인정하는 분위기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혼혈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적 인식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지 짚어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국민들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더욱 수준 높은 사회보장을 위해 연금 정책을 개선한 칠레와 빈민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률을 감소시키고 있는 세네갈, 아주 가난한 지역이었지만 시민단체와 결연해 훌륭히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내고 있는 인도 뭄바이를 찾아가 본다. ●신돈(MBC 오후 9시40분) 공민왕은 신돈이 도술을 부려 노국공주의 혼이나마 만나게 해주겠다는 제의에 귀가 솔깃해진다. 하지만 신돈은 노국공주의 혼을 편안히 보내주라 청하며 공민왕과 반야가 마주치게 한다. 반야를 만난 뒤 예전의 활기를 되찾은 공민왕은 신돈의 개경천도를 지지한다. 한편, 반야는 공민왕의 아이를 가지고 입덧을 시작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11시55분) 선천적인 척추 기형으로 등을 대고 바로 누워서 자지 못하는 진학. 볼록 솟아오른 등 때문에 몸을 반쯤 일으킨 채 얼굴 한쪽을 벽에 붙이고 잠을 잔다. 일반중학교 특수반 수업을 받는 진학은 사춘기에 접어들고 있다. 다른 생김새에 신경도 많이 쓰이고, 그런 자신의 모습이 싫기만 하다. ●도전, 골든벨(KBS1 오후 7시10분) 산 좋고 물 맑은 강원도에서 5개 학교 연합팀이 골든벨을 향해 도전한다. 강릉여고 한민지 학생은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부모님을 위해 손, 발이 되어드리는 효녀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애타는 응원에 힘입어 골든벨을 향해 달려 나간다. 민지 학생은 55대 골든벨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본다. ●비타민(KBS2 오후 10시5분) 사람 입보다 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턱관절. 입을 열고 닫을 때 이상한 소리와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과연 턱관절 장애로부터 벗어날 특별한 비법은 무엇일까. 봄의 불청객 황사가 극성을 부릴수록 고통받는 호흡기. 호흡기 보호는 물론 질병까지 막아줄 봄나물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 [인간시대] 자원봉사자 이춘희 할머니

    [인간시대] 자원봉사자 이춘희 할머니

    “일하다 보면 가끔 고맙다고 간식거리를 내놓지. 그럼 받지 않아. 도와주러 가서 오히려 폐를 끼치면 안되지.” 할머니는 독거노인들과 서로‘형님’‘아우’라 부르며 허물없이 지낸다. 목욕을 같이하고, 때론 함께 목놓아 울며 마음을 나눈다. 식음을 전폐한 노인들에게 가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자고 다독인다. “형님, 죽는다는 소릴 왜 자꾸해. 그 힘으로 벌떡 일어나야지.”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오래 살아서 뭐해.” 야무진 손끝으로 다리를 주무르던 자원봉사자 이춘희(71) 할머니가 독거노인의 배쪽으로 손을 뻗더니 간지럼을 태운다. “왜 이려∼.” 누워 있던 노인은 싫지 않은 듯 손을 뿌리친다. “형님한테 벌주는 거여. 왜 이렇게 속을 썩여.” 두 할머니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정겹다. ●20여년 활동… 용산구 자원봉사센터 ‘대모´ 이 할머니는 용산구 자원봉사센터의 대모(大母)다. 활동한 지 20년이 넘은 터라 자원봉사자 100여 명이 어머니처럼, 할머니처럼 그를 따른다. 크고 작은 자원봉사 모임에 빠짐없이 나와 진두 지휘한다. “나이 들어 주책이라고도 말하지만, 내가 행복한 걸 뭐.” 할머니는 ‘프로답게 봉사하라.’고 가르친다. 내일 쓰러지더라도 오늘은 몸 바쳐 일한다는 각오로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와주러 갔으면 똑 소리나게 일 해야지.‘야, 저 사람들 몇 만원짜리 일꾼보다 훨씬 낫다.’이런 소리를 들어야지. 왜 공짜라고 대충하려고 하나.” 어영부영 일했다가는 할머니의 잔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할머니가 솔선해 일하니 젊은 봉사자들이 힘들다고 게으름을 피울 수도 없단다. ●“마음 약해져 몸이 아픈 거니까 희망을 심어줘야 해” 할머니는 또 음료수와 과자, 빵 등을 가방에 싸갖고 다닌다. 봉사하다 지치고 목마르면 먹기 위해서다. “일하다 보면 가끔 고맙다고 간식거리를 내놓지. 그럼 받지 않아. 도와주러 가서 오히려 폐를 끼치면 안되지.”그러나 활동이 끝나면 젊은 봉사자들을 음식점으로 데려가 밥을 사준다고 자원봉사센터 직원이 귀띔했다. 일할 때는 엄한 어른이지만, 평소에는 살가운 할머니 그대로다. 할머니는 독거노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형님’‘아우’라 부르며 허물없이 지내기 때문이다. 목욕을 같이하고, 때론 함께 목놓아 울며 마음을 나눈다. 식음을 전폐한 노인들에게 가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자고 다독인다. “희망을 불어 넣어 줘야 해. 몸이 아픈 것도 마음이 약해져서 그런 거거든. 세상이 참 재미나다는 걸 알려서 악착같이 살도록 해야지.” ●말기 암환자에겐 ‘남은 시간´ 정리토록 조언 그의 따뜻한 위로와 야단에 힘을 얻어 오랜 병석에서 떨쳐 일어나는 어르신도 종종 있다. 반대로 암환자를 돌볼 때는 마지막 시간을 잘 정리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암환자를 많이 만나니까 느낌이 오더라고. 병 수발을 들어주다 때가 가까이 왔다 싶으면 얘기해 주지. 이제 갈 준비를 하라고….” 수개월간 환자와 먹고 자며 체득한 감각이다. 그러면 할머니의 충고에 죽음을 두려워하던 환자가 서서히 마음의 안정을 찾으며 생을 정리한단다. “가기 전에 고맙다고 그러지. 다들 쉬쉬하는데 형님이 준비하라고 알려줘서 다 정리할 수 있었다고. 그럼 맘이 짠해.” ●대부분 저소득… 염습 등 궂은일 직접 맡아 환자 대부분이 장례 비용도 넉넉하지 않은 저소득층이라 염습도 할머니가 직접한다. 무섭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수개월간 형제처럼 지낸 사람들인데, 무슨….”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요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일에 지나치게 무관심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몇 달 전에 지하철 플랫폼에서 발생한 일이다. 밤 11시쯤 할머니가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20대 청년이 술에 취해 들어오는 전철에 머리를 다쳤단다. 청년은 그대로 나뒹굴었다. 할머니가 달려가 쳐다보니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소리를 질러댔지. 사람 살리자고. 피 흘리는 사람이 있는 데도 도와줄 생각 없이 다들 지하철을 타더라고.” 지하철 직원의 도움을 받아 청년을 간신히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에서도 보호자로 등록해 치료를 받도록 했다. 집으로 돌아오니까 밤 1시가 훌쩍 넘었단다. “뭐가 그리 급한지. 뭐 때문에 그리 바쁜지….” 할머니는 답답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행복이 별거야, 건강·끼니 걱정없고 맘 편한 거지” 할머니의 ‘열혈봉사’에 가족들은 어떤 반응일까. “내가 복이 많아요. 며느리들이 손자, 손녀를 다 키우니까 집에서 할 일이 없어. 다들 내 직업이 자원봉사라고 알고 있지.” 할머니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할아버지가 몇 년 전에 돌아가신 게 아쉬울 뿐이란다.“행복이 뭐 별거야. 몸 건강하고, 끼니 걱정없고, 마음 편안하고. 세상에 진 빚만 더 갚고 갔으면 좋겠어.” 할머니는 처음에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별 일도 아닌데 언론에 오르내리면 봉사하기만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기자가 ‘딸에게 살아온 이야기를 해준다고 생각해 달라.’고 간청하자 마지못해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할머니는 여느 어머니처럼 다정한 반말로 삶의 지혜를 들려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부고] 원로 아동문학가 박홍근씨

    원로 아동문학가 박홍근씨가 28일 오후 10시4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87세. 고인은 함경북도 성진 출생으로 1950년 6·25전쟁 때 월남해 53년 해군본부 편수관,59년 KBS 문학프로담당,60년 월간 ‘새사회’ 주간 등으로 활동했으며,81∼86년 한국아동문학가협회장을 역임했다. 1945년 ‘문화’지에 동시 ‘돌아온 깃발’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고인은 동시집 ‘나뭇잎 배’‘날아간 빨간 풍선’, 시집 ‘입춘부’, 동화집 ‘할아버지들이 없는 마을’‘참, 야단들이야’‘이뽑기가 싫어서’ 등을 비롯한 다수의 장편 소년소설과 수필집을 남겼다.1999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대한민국 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가톨릭대 의류학과 교수를 지낸 부인 김미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한림대부속 강남성심병원, 장례미사는 31일 오전 9시 대림동 성당.(02)849-9004.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문화마당] 만남과 이별/신정아 동국대 교수·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이 세상에 이별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의 삶은 만남과 이별의 방정식 속에서 끝없이 반복된다. 어른이 되면 부모를 떠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 결혼해 자식을 낳고, 언젠가는 나이가 들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서도 작고 큰 감정의 교차 속에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게 된다. 때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픈 이별을 하기도 한다. 우리의 삶은 이렇듯 만남과 이별의 연속이다. 나는 전시장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일년에 수차례씩 작품과의 만남과 이별을 한다. 벌써 9년차 큐레이터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새로운 작품들을 맞이하면 낯설어하고, 일정 기간 전시를 끝내고 떠나는 작품들을 보면 마음이 왠지 쓸쓸하다. 사람들은 큐레이터를 마치 미술관의 ‘꽃’인 양 부러워하기도 한다. 많은 미술대학 여학생들은 내가 하는 일에 종사하고 싶어한다. 나는 추천을 해야 할지 뜯어말려야 할지 모르겠다.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다니고, 작가들을 만나고, 작품들을 만나고, 그것들을 관람객들에게 소개해 주는 역할을 하며 나는 늘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전시기획을 시작할 즈음에는 작품들을 전시장에 반입하고 나서는 충분한 시간을 거친 후에 설치를 시작한다. 며칠동안이라도 작품과 친해지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마음을 터놓고 가까워지면 나는 그들과 서로 소통하며 또 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가 소개하는 미술과 친구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날마다 더 많은 미술 친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한달 또는 두달 후 전시기간이 끝나면 이제 이별을 해야 한다. 나는 전시장 곳곳에 배어 있는 나의 작품들과의 소통의 흔적들을 되돌아보며 못내 아쉬움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작고 섬세한 곳들까지도 마음속 깊이 꼭꼭 여며두고 그들을 떠나보낸다. 이 세상에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있는 것은 없을까? 얼마전 나는 할머니를 떠나 보냈다. 아주 어렸을 적 할아버지를, 그리고 유학시절 아버지를 떠나 보낼 때도 우리는 왜 이렇게 헤어져야 하는지 너무 속상했다. 할머니는 유난히 아버지를 닮은 나를 사랑해 주셨다. 부모님께 혼이 날 때에도, 내가 억지를 쓰며 떼를 써도 언제나 할머니는 내편이 되어 주셨다. 우리 작은 강아지는 누룽지를 좋아한다며, 일부러 냄비에 밥을 따로 해서 내 누룽지를 늘 따로 챙겨 두셨다. 언제나 나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할머니가 어느새 가녀린 모습으로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나는 왈칵 눈물이 치밀어 올라 목놓아 울기까지 했다. 할머니 장례식은 꽃상여를 메고 전통방식으로 치러졌다. 하얀 명주옷을 고이 입은 채 입관한 할머니와 산소로 가는 긴 시간 동안 아름답고 슬픈 마음으로 할머니와 따뜻한 이별을 했다. 곡소리에 맞춰 달구질을 하는 동안 나는 새삼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이별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는지,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만남과 이별이 있으므로 만남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지도 모른다. 이별이 있으므로 우리는 다시 만날 때에는 헤어지지 않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만남의 소중함을 저버리고 서로 아우성 치고, 비방하며 억지 이별을 하기도 한다. 남을 가장 미워하는 사람은 가장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며, 남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또한 가장 미워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인연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기하다. 만나고 싶은데 못 만나기도 하고, 만나고 싶지 않은데 만나게 되기도 하고…. 만남과 이별의 방정식. 나는 이제 다시 미술과의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좀더 따뜻하고 행복한 미술을 선사하고 싶다. 신정아 동국대 교수·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김유해 궁·능 관람 도우미 씨가 들려주는 ‘선정릉 이야기’

    김유해 궁·능 관람 도우미 씨가 들려주는 ‘선정릉 이야기’

    “가까운 궁·능에 들러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세요. 궁·능에 얽힌 이야기를 조금만 알고 보면 우리 문화유산을 즐기는 감흥이 달라집니다. 물론 건강에도 좋지요.” 오랜만에 서울 강남구 삼성동 도심 속에 파묻힌 선정릉(사적 제199호)을 찾았다. 문화재청이 지난달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선발한 ‘궁·능 관람안내 지도위원’ 10명 중 이달 초 선정릉에 배치된 김유해(72)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서다.‘관람 도우미’로 일한지 한 달이 된 그의 점퍼에는 안내 마이크가 달려 있었다.2시간 동안 능을 함께 거닐며 나눈 그의 삶과 선정릉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한평생 우리 역사와 문화를 사랑한 할아버지의 연륜을 느낄 수 있었다. ●역사교사에서 관람 도우미 ‘제2의 인생´ 1998년 덕성여고 역사교사를 끝으로 40년간 몸담은 교단을 떠난 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퇴직 후 시민대학, 사회교육원 등을 통해 고적답사를 다니며 이론이 아닌 현장 속의 역사를 체험하게 됐다. 내친 김에 문화재청 지도위원에 응시,10대1의 높은 경쟁률을 뚫었다.“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주로 가르쳤지만 이제는 현장에서 살아있는 역사와 문화를 가르칠 수 있게 돼 보람이 큽니다.” 지난해 말부터는 국립중앙박물관 자원봉사팀에 참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물 설명도 하고 있다. 그는 건강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매일 아침 선정릉에 일찍 나와 능을 2∼3바퀴 정도 돌며 쓰레기를 줍는 등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 건강관리의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성종·정현왕후·중종 묻힌 선정릉 동네 주민들과 근처 사무실 직원들이 주로 찾는 선정릉은 도심 속 작은 공원이다. 그러나 여기에 조선 제9대 성종(선릉)과 제2계비 정현왕후 윤씨(정현왕후릉), 성종의 둘째 아들인 제11대 중종(정릉)이 함께 묻혀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김 지도위원은 “능의 주인공과 그들의 관계, 능과 기와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조금만 알게 된다면 돌 하나도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선정릉 입구인 홍살문에 섰다. 재미있는 선정릉 이야기가 펼쳐진다.“오른쪽에 놓인 돌은 ‘배위’라고 하는데 무덤에 절하는 자리이지요. 홍살문에서 뻗은 길이 왜 2개일까요? 신이 지나가는 길(신도)과 왕이 지나가는 길(어도)로 나뉜답니다. ”나도 모르게 신이 지나가는 길을 택했다. 왕의 길은 조심스럽게 걷기 위해 울퉁불퉁하게 만들어졌기 때문. 걷다 보니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이 나왔다. 정자각을 오르는 계단도 역시 2개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은 1개. 신은 정자각에 모셔지고 왕만 내려오기 때문이다. 정자각 뒤편의 능으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길을 타다가 아래를 내려보니 정자각과 수복방, 신도비각 등 기와건축물에 달린 용이 보인다. 김 지도위원은 “용은 물과 가까워 화재 예방의 의미를 갖고 있어 기와마다 용 머리를 달았다.”고 말했다. 또 정자각 기와에 놓인 손오공·저팔계·삼장법사 등 서유기 주인공들은 잡신을 막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왕릉 특징 모두 갖춘 모범적 무덤 마침 선릉이 개방되는 시간이 됐다. 선정릉측은 지난해 7월부터 관람객이 능을 가까이 볼 수 있도록 선릉에 한해 하루 3차례 개방하고 있다. 능까지 올라가는 길은 산책길로도 손색이 없었다. 선릉 앞 곡장의 문을 열고 능 앞에 서자 석양·석호·석마·문관석인·장명등 등 다양한 석조물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우람한 선릉을 받치고 있는 병풍석과 지대석, 난간석은 선릉의 역사를 말해주듯 일부 닳았거나 색깔이 바랬다. 병풍석에는 12개 각 면마다 연꽃과 십이지신이 새겨져 있다.“연꽃은 능 앞에 놓인 장명등과 함께 조선시대에도 불교적 요소가 이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머리가 아닌 엉덩이를 능쪽으로 향한 석양과 석호는 괘씸죄가 아니던가. 그러나 “머리를 밖으로 용맹스럽게 향하고 있어야 능을 수호할 수 있다.”는 김 지도위원의 말에 그들을 용서하기로 했다. 선릉은 조선 왕릉의 특징을 모두 갖춘 모범적인 무덤으로 손색이 없다는 설명이다. 중국 무덤들과 비교할 때 규모는 작지만, 조선 왕실의 검소함이 묻어난다고. 무덤 내 석실이 없어 도굴의 위험은 없지만 임진왜란 때 훼손되는 수모도 겪었다. 선릉에서 아래를 내려보니 층이 진 잔디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잔디를 넘어 홍살문까지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우리 조상의 기개와 숭배정신이 느껴지는 가장 좋은 자리인 것 같았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임영숙칼럼] ‘섬진강 시인’의 꿈

    [임영숙칼럼] ‘섬진강 시인’의 꿈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섬진강을 보셨는지요/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섬진강가에 서럽게 서보셨는지요/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김용택 시인의 시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에 이끌려 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섬진강 매화꽃을 보면서 시인의 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름다운 꿈이었습니다. 시인의 꿈은 ‘교환학교’와 ‘시인의 마을’을 만드는 것이랍니다. ‘교환학교’는 대안학교 같은 것입니다. 도시 아이들이 농촌에서 1∼2년쯤 살면서 초등학교를 다니면 고향을 가질 수 있으리라는 것입니다. 시인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전북 임실군 덕치면과 이웃면에서 35년째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해 왔습니다. 그가 지금 근무하고 있는 그의 모교 덕치초등학교와 한때 근무했던 마암분교의 등·하굣길은 섬진강을 따라가는 길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강길은 그의 훌륭한 ‘시인학교’였답니다. 덕치초등학교나 마암분교에 1∼3학년 과정의 교환학교를 열고 싶다는 것이 시인의 꿈입니다. “진정한 교육, 인간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 시대에 정말 필요한 인간을 길러내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 교육은 아이들 개성을 살리는 교육이 아닙니다. 중·고등 과정에는 대안학교가 있는데 초등학교에는 대안학교가 없습니다. 학교시설을 제대로 하고 원어민 교사도 데려오고 은퇴한 외교관이나 음악가 화가들이 와서 봉사도 하고 어머니들 살림집도 만들고 농사 지을 논 밭도 조금 마련하면 되리라고 봅니다.” ‘시인의 마을’은 자신의 고향마을 진메마을을 관광지가 아닌 사람 사는 농촌으로 가꾸고 싶다는 꿈의 표현입니다.“어렸을 때 산에서 나무를 해 가지고 오다 강가에서 쉬며 징검다리에 엎드려 강물을 마셨고, 여름이면 하루도 빠짐없이 강물에 몸을 담그고 살았다.”는 그 마을과 강을 살리고 싶은 것입니다. 40여가구가 살던 마을에 지금은 10여가구만 남아 허물어져 가는 빈집엔 잡초만 무성한데, 옛모습 그대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마을에 사람들이 편히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답니다. 헌집을 고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편히 사시다 돌아가시면 그 자녀들이 와서 살 수 있을 것이고 빈집터에 집을 새로 지어 예술인이나 농사를 짓고자 하는 사람들이 와서 살게 하면 마을이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진메마을에 양옥이라곤 마을회관 하나뿐이니 시멘트를 걷어내고 마을 앞 강을 생태하천으로 지정해 학교와 마을과 강이 함께 살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지난해 시인은 고향마을 주민들의 원망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댐을 막아 강물에 보트를 띄우고 민박집을 만들고 강둑의 풀꽃들을 걷어내고 장미꽃을 심겠다는 군청의 ‘말도 안 되는 계획’에 반대했던 탓입니다. 이제 많은 농민들이 농사를 짓기보다 논 밭에 도로가 지나가고 댐이 생겨야 보상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래서 고향이 싫어졌고 마음속에서 피가 나도록 고향을 지우고자 했답니다. 그러나 “모두 부서져 없어지기 전에 하나쯤은 남겨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다시 꿈 꾸는 시인의 모습은 어린아이처럼 천진합니다.‘섬진강 시인´의 꿈을 우리의 꿈으로 실현시켜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논설고문 ysi@seoul.co.kr
  • 조선 최대 갑부 역관/이덕일 지음

    연암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서 거지 행색의 허생에게 선뜻 만 냥을 꾸어준 변 부자. 그의 직업은 역관(譯官)이었다. 조선 숙종연간 역시 역관 출신으로 도성 제일의 부자가 된 변승업의 할아버지가 바로 그다. 역관이 이처럼 갑부가 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불우비은(不虞備銀), 즉 관아의 예비은을 사용할 있었기 때문이다. 역관은 각 관아에서 필요로 하는 중국 물품이 있으면 대금을 미리 받아 구입해 관아에 넘겨주고 몇배의 이익을 남겼다. 나아가 자신의 신분을 빌미로 관아의 은을 빌려 무역자금으로 쓸 수 있었다. 엄청난 특혜였던 셈이다. 역관은 요즘으로 치면 ‘투잡스족’으로 실무외교관이자 국제무역상이었다.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이덕일의 여인열전’ 등 생존 당시 주목받지 못한 불운한 천재나 역사 속에서 잊혀져간 인물들을 복원해온 역사학자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씨가 이번엔 역관들의 세계를 다룬 ‘조선 최대 갑부 역관’(김영사 펴냄)을 내놓았다. 저자는 “역관은 조선사회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중인이라는 신분적 한계 때문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남아 있는 사료 또한 충분하지 않아 오늘날까지 그 위상과 역할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한다. 외교관, 국제무역상, 무기수입상, 첩보원, 개화사상가, 독립운동가…. 조선의 역관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 그러나 외국어에 능통했던 만큼 역관은 무엇보다 외교 전선에서 빛을 발했다. 조선 초기 역관은 통역과 실무만 맡은 게 아니라 공식 외교관인 사은사(謝恩使)의 자격으로 중국에 가 외교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예종 이후 사대부들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점점 본연의 업무인 통역만 담당하게 됐지만, 역관들은 종종 명분만을 중시하던 무능한 사대부들을 대신해 중국과 외교담판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 땅이 될 뻔한 우리 영토를 지켜낸 김지남·김경문 부자가 그 대표적인 예다. 김지남은 백두산정계비를 세울 때 청나라 오랄총관(烏喇摠管) 목극등과 다퉈가며 조선의 입장을 관철해낸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역관은 조선 실물경제의 큰 손이었다. 역관들은 조선의 귀한 약재였던 인삼을 중국이나 일본에 팔아 거액의 돈을 벌었다. 또 중국과 ‘여마(餘馬)무역’을 벌이기도 했다. 여마란 사행(使行) 도중에 말이 죽거나 병이 들까봐 예비로 데리고 다니는 말. 역관들은 이 여마에 추가로 물품을 싣고 가 물건을 사고 팔았다. 이들의 중개무역은 청나라의 해금(海禁)정책으로 중국이 일본과 직접 교역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서 저자가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중개무역을 통해 역관 자신이 누구보다 부자가 됐지만, 그들의 활발한 무역활동으로 말미암아 조선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당시 농업을 우대하고 상업을 천시한 농본상말(農本商末)사상에 젖어 있던 양반 사대부들은 역관을 ‘역상(譯商)’이라며 멸시했다. 역관 가문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장희빈이다. 대대로 유명한 역관을 배출한 집안의 서녀(庶女)인 장희빈은 숙종 15년(1689년) 서인정권을 무너뜨리고 남인들이 재집권한 기사환국의 주역이었다. 그 뒷배를 봐준 것은 물론 정치권력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 ‘역관 명가’ 인동 장씨 가문이었다. 숙종은 결국 인현왕후 민씨를 폐출하고 장씨를 왕비로 삼았다. 저자는 역관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명나라 홍등가에서 기녀를 구출해 준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은 ‘상도’의 임상옥이 아니라 역관 홍순언이라는 사실, 세계 최고(最古)의 중국어 학습서 ‘노걸대’를 쓴 사람은 조선의 역관이라는 이야기, 병인양요 때 뛰어난 첩보활동으로 프랑스의 막강 함대에 맞서 조선을 승리로 이끈 역관 오경석의 일화 등을 들려 준다. 또 역관들이 천주교 서적과 서양의 선진문물을 조선에 들여옴으로써 개화사상의 주역이 됐고, 이어 한말 애국운동의 한 갈래를 이뤘다는 점도 분명히 밝힌다. 이 책은 김영사가 ‘새로운 감각의 역사서 시리즈’를 표방하며 내놓은 ‘표정있는 역사’ 시리즈의 첫 권이다. 일방적인 ‘역관 예찬론’의 혐의가 없진 않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역관 집단의 다양한 역할과 의의를 입체적으로 살피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9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봄철건강 구청서 챙겨요

    봄철건강 구청서 챙겨요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깨우는 봄. 몸과 마음이 나른해지기 쉬운 봄을 맞아 ‘건강 챙기기’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인기 코미디언 김형곤씨의 돌연사는 다시금 ‘건강’과 ‘웰빙’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가까운 구청에는 수준 높은 웰빙 프로그램들이 많다. 구청에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무시한다면 이는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요즘 구청의 시설이나 프로그램은 고급 헬스클럽이나 백화점 문화센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비용은 절반 정도면 충분하다. 골프와 테니스, 수영 등 고급 스포츠를 비롯해 웰빙 붐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는 요가나 단전호흡 등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각 구청 보건소에서는 구민들에게 무료로 건강검진과 체력측정을 해준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좋다고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다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체력을 고려해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번 주에는 집 주변에 있는 가까운 구청을 방문해 건강을 챙기고, 봄철의 나른함을 운동으로 극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종합병원 못잖은 區보건소 대부분의 보건소에서 의사뿐 아니라 영양상담사, 심리상담사, 운동처방사 등 전문가들이 주민들의 건강을 진단해 준다. 분야는 ▲영양·비만 관리 ▲운동·신체 활동 ▲절주·금연 ▲스트레스 상담 등 다양하다. 특히 강북구·성북구 보건소는 보건복지부의 ‘주민건강증진센터 시범사업’을 하고 있어 이같은 진단을 종합적으로 받을 수 있다. 기본적인 건강 진단 이외에도 특색있는 사업을 벌이는 보건소들도 있다. 중구(구청장 권한대행 김충민) 보건소는 홈페이지에 건강상담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내과(샘내과)·비뇨기과(이윤수 비뇨기과)·소아과(김순화 소아과)·이비인후과(임이비인후과)·피부과(아름다운나라피부과)·산부인과(조아산부인과) 등 중구의사회 소속 전문의들이 직접 상담을 해준다. 비공개 상담도 할 수 있고, 비용은 무료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 보건소는 일반 병원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각종 암 질환 검사를 해주고 있다. 남자는 간암, 소화기암, 전립선암 등을 2만 3000원에, 여자는 간암, 유방암, 난소암 등 6종류의 검사를 3만 4000원에 받을 수 있다. 또 특수 검사로 갑상선 기능 검사,C형 간염 항체 검사, 풍진 면역 검사도 하고 있으며, 다른 구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대상별로 실시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있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성북구(구청장 서찬교), 강북구(구청장 김현풍) 등은 예비 부부나 자녀 출산 계획이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간염, 빈혈, 혈당, 간기능, 고지혈증, 당뇨, 단백뇨, 혈뇨, 성병, 에이즈, 흉부X-선 검사 등을 무료로 해준다. 또 서초구(구청장 조남호) 보건소는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강서구(구청장 유영)는 결식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 검진을 해준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몸상태 종합측정 ‘웰빙’ 처방까지 “앗, 날씬한 내가 비만이라니….” 지난 21일 서울 강북구보건소 삼각산 분소를 찾은 김현수(32)씨는 ‘따끔한 충고’를 들어야 했다. 평소 말랐다는 얘기를 듣지만, 보건소에서는 운동부족과 잘못된 식습관으로 오히려 비만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건강은 평소에 지켜야 하는 만큼 뒤늦게라도 이같은 사실을 알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종합건강상담을 거쳐 운동·신체활동 상담, 영양·비만관리 상담을 받았다. 우선 신장·체중·근육량·체지방량·체지방률을 측정한 뒤 실내 체육관에서 본격적인 체력 측정에 들어갔다. 각종 기기로 손에 힘주기(악력), 제자리 높이뛰기, 윗몸 일으키기, 눈감고 외발 서기 등을 하면서 민첩성, 평형성, 지구력, 폐활량, 유연성 등을 측정받았다. 젊은 탓인지 체력 측정은 대부분 정상으로 나왔지만 체지방률이 문제였다. 체중과 신장으로만 따진 ‘겉보기 비만 지수(체중/신장X신장)’는 21㎏/㎡로 평균(18.5∼25㎏/㎡) 수준이지만 지방·근육·수분 등을 고려한 체지방률은 33%로 평균치(18∼28%)를 웃돌았다. 보건소 홍지영 운동처방사는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만 비만이 아니다.”면서 김씨가 비만으로 판정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영양을 저장하는 체지방이 근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저근육형 비만’입니다. 비만은 지방 성분이 혈관벽에 붙어 동맥경화,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을 잃어 고혈압, 지방성분이 혈관내에 떠도는 고지혈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예방을 해야 합니다.” 김씨는 홍씨로부터 비만에 적절한 운동법을 처방받았다. “지방을 줄이려면 빠르게 걷기 등을 통해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만드세요. 근육은 지방을 태우는 장소랍니다. 윗몸일으키기, 배를 깔고 다리를 뒤로 올리기 등도 근육을 키우는 데 좋은 운동이지요.” 홍씨는 비만이 평소 식습관과도 무관치 않다면서 김씨를 영양상담실로 안내했다. 이성은 영양상담사는 김씨에게 하루에 3끼를 꼬박 먹는지,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는지, 여유있게 천천히 식사는 하는지, 곡류 음식을 매끼 먹는지, 과일을 먹는지, 싱겁게 먹는지, 과음을 하는 지 등 20여개 항목을 점검했다. 그 결과 김씨의 식습관 점수는 70점으로 나왔다. 이는 그리 나쁜 편은 아니지만 주의는 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씨는 김씨에게 가장 실천하기 쉬운 과제로 여유롭게 음식을 먹을 것을 권했다. 간식을 줄이고, 나트륨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피하는 것도 ‘숙제’에 포함됐다. “허겁지겁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높아져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음식의 감촉, 모양, 냄새, 맛 등을 오감으로 음미하는 ‘먹기 명상’을 함께하는 것도 좋지요.” 이 영양사는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비만관리 프로그램도 소개해줬다.3개월 과정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보건소에 와서 먹기 명상, 웰빙 음식 나눠먹기, 등산, 스트레칭 운동 등을 하는 것이다. 김씨는 보건소에서 처방을 내려준 대로 생활한 뒤 2주일 뒤에 다시 보건소에 와서 건강을 진단받기로 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구청 골프교실 ‘귀족 스포츠’로 불리는 골프는 서민들에게 여전히 낯선 운동이다. 운동을 즐기는 것은 고사하고 배우는 데도 적지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각 구청의 생활체육 프로그램들이 다양화되면서 저렴하게 골프를 배울 수 있는 ‘골프 교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수강료도 수영이나 테니스 등 다른 스포츠와 비슷한데다 시설도 사설 스포츠센터 못지 않다. 올 봄에는 가까운 구청의 생활체육교실을 찾아 멋진 ‘티샷’을 준비해 보자. ●“‘황제골프’ 부럽지 않아요” ‘딱, 나이스 샷!’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 도심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6층 골프연습장에는 20여명의 주부들이 한가로이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평일 오전인 탓에 널찍한 골프연습장은 빈 타석이 생길 정도로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푸른 잔디밭이 아닌 40m앞에 있는 과녘을 향해 티샷을 날리지만 스트레스와 건강을 위해 땀을 흘리는 이들은 “‘황제 골프’ 부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구력 30년의 캐나다 프로골퍼인 김대우(54)수석프로로부터 자세 교정을 받고 있는 주부 황영숙(43·성동구 금호동)씨는 골프광인 남편과 함께 운동을 하기 위해 지난 8일 골프채를 잡았다.“배운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스윙폼이 좋다.”는 김 코치의 말에 황씨는 “운동 신경이 둔해 못해서 그렇지 너무 재미있다.”며 활짝 웃었다. 주부 선혜숙(44·성동구 금호동)씨는 “그동안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골프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큰 딸애가 대학에 진학해 조금 여유가 생겨 남편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씨는 “아이들에게도 골프를 가르쳐 남편, 아이들과 한팀을 이뤄 필드에 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주부 최경숙(56·서초구 잠원동)씨는 “예전에 다니던 골프장에 비해 시설이 좋고 가격도 절반 정도로 저렴하다.”면서 “1시간 정도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성취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김 수석프로는 “사용료와 강습료 등이 사설 스포츠센터에 비해 저렴해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배우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골프장 이용료가 비싸 상당수가 필드에 나가지 않고 이 곳에서만 운동삼아 골프를 즐긴다.”고 귀띔했다. ●시설과 수강료에 두번 놀란다 중구청에서 동국대에 위탁, 운영하는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는 최고급 시설을 갖췄다.5∼6층에 실내(19타석), 실외(18타석)와 함께 7홀 규모(93평)의 퍼팅연습장을 갖췄다. 다른 곳과 달리 모래 5t으로 만든 펑커 연습장이 있다. 수강료는 1개월에 실내연습장 9만원, 실외연습장 12만원(80분 기준)으로 사설 스포츠센터에 비해 30∼50%가량 저렴하다.1개월에 10만원의 강습료만 내면 월∼금요일까지 매일 김 수석프로 등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세미프로 강사 4명으로부터 골프를 배울 수 있다.3개월이면 초보과정을 마칠 수 있다고 한다. 강습료가 저렴한 탓에 중구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몰려 회원수가 무려 400여명에 이른다. ●각 구청의 골프교실 인기 송파구는 잠실본동 LA골프교실과 삼전동 그린골프연습장, 방이1동 골프아카데미 등 3곳에 골프교실을 운영한다. 매주 월·수·금 주 3회에 강습와 장비대여, 레슨 등을 모두 포함해 2개월 10만원이다. 양천구는 다음달 3일부터 2개월 과정(수강료 8만원)으로 신정 6동 주민자치센터에서 골프교실을 시작한다. 마포구 생활체육교실에서 모집하는 골프교실은 3개월 단위로 3차례 모집한다. 참가비는 레슨비를 포함해 3개월에 20만원이다. 이밖에 은평구와 도봉구, 영등포구 등에서도 골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요가 단전호흡 “무릎과 허리 등 자세가 좋아지고 관절염 등 많은 병이 낫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 주민자치센터에선 요가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철썩…철썩…철썩…”고요한 바다의 파도 소리가 잔잔하게 울려퍼졌다. 요가 강사 천현진씨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누워 있는 수강생들에게 “머리 끝, 발 끝, 손 끝의 긴장을 풀고 온 몸이 바닥 속으로 들어간다고 느끼세요.”라고 속삭였다. 수강생들은 편히 숨을 쉬고 얼굴에 편한 미소를 지었다. 1년쯤 배운 명미란(47·주부)씨는 “무릎이 안 좋아 무릎을 굽힐 수 없었는데 요가를 한 뒤 다 나았다.”면서 “마음도 편안해져 요가 수련을 하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수요일쯤만 되면 피곤해 애를 먹었던 김은희(41·회사원)씨는 “더 이상 피곤하지 않고 감기도 안 걸리고 몸의 라인도 예뻐졌다.”고 자랑했다. 이계순(59·주부)씨는 “원래 밥을 많이 먹으면 소화가 안돼 자주 토했는데 자세가 바로 잡힌 뒤 소화가 잘 된다.”면서 “복잡한 생각을 하다가도 요가를 하면 평온해진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강서구 화곡 6동 주민자치센터에선 국선도 단전호흡이 이뤄지고 있었다. 요가와는 달리 국선도 단전호흡 수업은 우리의 전통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파란 색 도복을 입고 각자 급수에 맞는 띠를 허리에 두른 수련생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았다. 수업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경건하게 했다. 수업이 시작되자 레코드에서 굵은 목소리의 구령소리가 들렸다. “양손 깍지를 끼고 상체를 왼쪽 무릎으로 반대 방향으로∼” 수련생들은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을 했다. 본격적인 수련인 행공에 앞서 몸을 푸는 단계이다.3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 뒤 복부 밑에 있는 단전에 기를 모으고 온 몸에 기를 퍼뜨리는 행공 시간이 왔다. 모두들 누운 상태에서 하복부에 있는 단전으로 숨을 쉬었다. 한동안 시간이 지난 뒤 5분쯤마다 종이 울리자 수련생들은 각자 급수에 맞는 다양한 동작을 취했다. 한 수련생은 눈을 감고 천장을 바라봤고 다른 수련생은 상체를 숙이고 손가락을 발가락에 대었다. 또 급수가 높은 한 수련생은 물구나무서기를 했다. 평소 불면증으로 고생했던 신주자(65)씨는 “사업이 여러 차례 부도나 신경이 예민해져 수시로 새벽에 잠을 깨고 가슴이 막혀 호흡이 잘 안 됐는데 단전호흡을 배운 뒤 모두 없어졌다.”면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70대의 한 할아버지는 단전호흡을 한 뒤 젊어졌다고 말했다. 강인배(72)씨는 “감기와 관절염, 요통 등 때문에 수시로 병원에 다녔는데 단전호흡을 배운 지 2년이 됐는데 예전에 비해 병원 가는 횟수가 3분의1로 줄었다.”면서 “온 몸에 활기를 느껴 다시 젊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 든 어른한테 단전호흡을 추천하는 게 효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요가·단전호흡이란?요가란 동작과 호흡, 의식집중을 통해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불균형한 자세를 좌우 균형이 맞게 잡아준다. 호흡을 통해 불수의근인 내장계와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따라서 요가를 하면 몸이 유연해지고 신경계가 안정돼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특히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가장 효과를 본다. 또 자세가 바로잡혀 소화가 잘 되고 호르몬 분비가 잘 돼 각종 질병 치료에 좋다. 단전호흡이란 행공을 통해 단전에 기를 모으고 기가 흐르는 경과 혈을 뚫어 온 몸의 말초신경까지 에너지를 보내는 것이다. 몸에 기를 충전하고 기가 맥을 통해 흐르면 저항력과 항병능력이 강화돼 질병을 예방하고 지병을 퇴치시켜 건강해진다. 또 충전된 기로 마음이 안정되고 감정이 순화돼 역시 잠을 푹 자고 활기도 찾는다. ■ 이색 프로그램 구청마다 ‘풍년’ 2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광진구 구의동 광진문화원 경락마사지 교실. 장매화 선생님이 침대에 누운 주부의 골반을 두 손으로 누른다. 주부 20여명이 필기를 하며 장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힘을 약간 싣고 누르듯 돌려주세요. 허리쪽으로 올라가시면 안 됩니다. 꼬리뼈 중심을 어루만지는 느낌으로 옆구리까지 문지르세요.” 주부들은 손모양을 흉내내며 따라해 본다. “두드릴 때도 가볍게, 45도 각도로 비스듬하게 치세요. 세게 친다고 시원하지 않습니다.” 시범이 끝나자 실습에 들어갔다. 삼삼오오 무리를 이뤄서 번갈아 가며 배운 대로 따라한다.‘아프다.’고 장난치면서도 골반을 마사지하는 손길이 야무지다. 경락마사지 교실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3개월 동안 진행된다. 수강료는 5만원. 그러나 대부분 재수강한다. 마사지가 손에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고 또 연습하기 위해서다. 송미화(46)씨는 경락마사지가 가족을 화목하게 한다고 말했다.“지친 남편과 아이들에게 마사지를 해주니까 너무 좋아해요. 피로가 확 풀린다고 하네요.” 허춘강(64)씨는 사위에게 마사지를 해줬더니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고 자랑이다.“몸이 얼마나 신비한지. 마사지와 더불어 우리 몸 구석구석을 배우니까 재미나죠.” 꾸준히 얼굴 마사지를 했더니 표정도 밝아지고, 혈색도 좋아졌단다. 성신여대, 원광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는 장 선생님은 “복부·하체비만이나 어깨·두통·허리통증 등 주부의 고민거리를 해결할 마사지를 주로 강의한다.”고 설명했다. 근육이나 경혈을 풀어주는 방법이라 무리하게 마사지를 하지 않도록 늘 주의를 기울인단다. ●이색 프로그램 풍성 웰빙열풍에 부응하기 위해 구청들이 앞다퉈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광진구의 경락마사지와 귀반사이형요법, 발마사지 등이 대표적이다. 마포구는 스킨스쿠버 강좌를 마련한다. 물이 그리워지는 5∼7월 매주 토요일 낮 12시∼오후 5시에 진행된다. 교육기간은 한달이다.2호선 삼성역 인근 프리존 다이빙센터 5m풀에서 열리며 교재비 2만원과 입장료, 공기통 사용료를 내야 한다. 수영과 배드민턴, 수영과 골프 등 운동을 묶은 ‘1+1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구로구도 레슬링과 다이어트를, 인라인스케이트와 몸짱 만들기를 합쳤다. 송파구는 킥복싱을 활용한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밴드를 이용한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본래 운동선수가 경기 전후에 근육 긴장을 풀려고 활용하던 밴드를 일상체조에 응용한 것이다. ●춤의 변신은 무죄 댄스 프로그램도 무척 다양하다. 강남구는 한국무용, 스포츠·재즈·차밍·라틴댄스를 운영한다. 동대문구는 넷째주 토요일에 부부댄스스포츠, 벨리댄스, 나이트방송댄스 등을 무료로 진행한다. 서대문구는 직장인을 위해 토요일 벨리댄스, 댄스스포츠교실을 운영한다. 또 탈춤을 생활체조에 접목한 덩더쿵 체조, 우리춤체조, 실버체조를 마련, 어르신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금천구는 유아발레, 어린이 재즈 등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 인기를 얻고 있다. 독산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마련한 색소폰교실도 이색적이다. 영등포구는 성인 남성요가 교실을 시작했다. 요가를 배우고 싶어도 여성들이 많아서 참여를 망설였던 남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성동구는 관상학교실을 매주 월요일 오후 6시부터 3시간씩 진행한다. 세상을 사는 지혜와 처세술을 강의한다. 또 연기에 관심이 많은 고교생을 위해 연기교실도 열었다. 탤런트 정기성씨가 신체훈련 및 연기술을 강의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인간시대] 오덕만 위례문화역사연구회 회장

    [인간시대] 오덕만 위례문화역사연구회 회장

    서울 송파구 오금동 위례문화역사연구회 오덕만(47) 회장은 ‘배워서 남 주자.’란 좌우명을 품고 역사를 가르친다. ●문화기행·국토 체험학습 등 역사 가르치기 온 힘 “지식은 칼과 비슷합니다. 어떤 이는 사람을 해치는 데, 어떤 이는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데 사용합니다. 지식을 남에게 어떻게 줄 것인지 고민하며 배우는 게 그래서 중요합니다.” 그는 주중에는 40∼50대를, 주말에는 10대를 가프친다. 몽촌역사관 몽촌토성 백제고분 등 한성백제유적지에서 활동하는 문화재 해설사 50명이 모두 오 회장의 제자다.2002년부터 3년간 잠실5·6동에서 역사문화기행을 이끌었고, 송파문화원에서 6년째 역사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오 회장이 역사 강의를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 아들(20)과 딸(18)이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이다. 주말이면 아이들 손을 잡고 역사유적지를 찾아다녔다. 좀더 재미있고 풍부하게 가르쳐 주고자 역사책과 신문을 꼼꼼히 챙겼다. 아이들이 즐거워하자 친구들도 ‘역사탐방’에 끼워 달라고 졸라댔다. ●목사직도 뒤로하고 ‘현장 체험 주말학교´ 열어 그렇게 입소문을 타더니 현장체험 주말학교가 개교했다. 본업이던 목사직도 내놨다. 초·중·고생 300명이 역사탐구·탐방반, 생태·문화체험반 등으로 나뉘어 공부한다. 주말학교는 철저히 현장 중심이다. 책과 인터넷을 통해 문화유적지를 배우고, 직접 방문해 보고 느끼는 수업이다. 궁궐, 서대문형무소, 광화문 육조거리, 국립민속박물관 등 책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서 몸으로 배운다. 방학 때는 국토체험학습인 ‘스스로 찾아가는 우리나라’가 6박 7일 동안 진행된다. 초등학생 5∼6명이 한팀을 이뤄 문화유적지 관련 과제를 해결하며 국토 남단에서부터 서울로 올라오는 것이다. 학생들은 길잡이, 살림꾼, 기록장 등의 역할을 맡아 팀을 이끈다. 과제는 ‘동양척식주식회사가 현재 무슨 건물로 사용되는가.’ 등이다. 선생님이 동행하지만 절대 조언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엄청 싸웁니다.‘너는 걸음이 늦다.’‘왜 너만 몰래 사먹냐.’그러면서 서로 돕고 의지하는 법을 터득하죠.” 아이들은 친절한 지역주민들에게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것도 배운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길을 물으면 “고생한다.”며 고구마나 과일을 준다. 지도를 얻으러 군청을 방문하면 공무원 아저씨가 “밥 먹고 가라.”고 붙잡는다. 길을 잃어 택시를 타면 운전사 아저씨가 “여행 즐겁게 하라.”며 돈을 받지 않는다. “뉴스를 통해 본 세상은 참 무섭지 않습니까. 강도, 살인사건이 대부분이니까요. 하지만 직접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보면 참 따뜻하고 고마운 사람이 많습니다.” 아이들은 세상 속에서 자신감과 더불어 장래의 꿈을 발견한다. “확실한 동기가 있어야 공부도 열심히 합니다. 아이들은 국토체험을 하며 자신의 장점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미래를 설계하죠.” 아이들은 스스로 길을 찾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고 오 회장은 설명했다. “문제는 기성세대입니다.” ●“사회와 부딪치며 체득토록 유도하는 게 참교육” 기성세대는 그동안 다양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단다. 그래서 남과 다른 것을 용납하질 못한다. 옆집 아이가 학원을 몇 개씩 다닌다고 하면, 우리 아이도 보내야 할 것 같아 안절부절 못한다. 소수로 남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질 못한다. 항상 끌어안고 자신이 닦아 놓은 길만 밟으라고 강요한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우리가 경험한 것과 완전히 다릅니다. 우리처럼 가라고 가르치는 것은 소용 없습니다. 사회와 부딪치며 아이들이 몸으로 배우도록 도와주는 것이 최선의 교육입니다.” 오 회장은 이러한 교육법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아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홈스쿨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중국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경주 굴불사에서 선무도 수련생활을 거쳤다.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는 시간이었다. 아들은 제주관광대학을 다니고 있다. 딸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작곡에 흥미를 느꼈다.6학년이 되자 창작 동요제에 작품을 출품해 대상을 받았다.“아이가 표현하고 싶은 음악을 악보로 옮기는 방법만 가르쳤을 뿐입니다.” 딸은 작곡가의 꿈을 가꾸며 국악고등학교를 다닌다. 오 회장 덕분에 역사를 배워 남에게 나눠주는 새로운 세대가 우리나라 곳곳에서 성장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구정이삭]

    ●은평구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에 900여평의 주말농장을 조성, 오는 29∼30일 이틀간 150가구를 선착순 접수해 분양한다. 가구당 5평으로 고추와 상추, 토마토, 시금치, 열무 등의 씨앗과 모종, 비료 등을 무료 제공하고 세심한 관리로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준다. 평당 분양가는 1만 2000원이며, 개장식은 오는 4월22일.02)350-1410.●성동구 이동식 불법 주·정차 단속시스템을 도입, 운영한다. 이 시스템은 단속차량에 자동촬영 카메라를 부착해 시속 20∼30㎞로 달리면서 도로변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단속하는 방법이다. 이 시스템으로 단속요원들이 일일이 스티커를 부착하고 사진 촬영해야 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구는 3월말까지 관내 주요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시범운영한 뒤 다음달 3일부터 본격 단속에 나선다.●양천구보건소 65세 이상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대상으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다음달 11일부터 매주 화요일 10주간 운영한다. 양천구 보건소는 “가족 가운데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이 있으면 부양부담이 크고 가족 해체 가능성이 있는 등 심각성이 있어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20명을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운영장소는 양천구보건소 2층 보건교육실이다. 수강료는 무료이다.02)2650-3420.●강서구 지난해 환경사업에 대한 ‘서울의제 21시민실천단’평가에서 우수구로 선정됐다.2003년 최우수구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5년 연속이다. 강서구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는 이외에도 작은 산 서식물 생태모니터링과 무단경작지 생태복원을 운영, 하천살리기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양천구 저소득주민이 자립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주민소득지원 및 생활안정자금 융자를 실시한다. 오는 31일까지 접수를 한다. 융자대상은 서울시와 양천구에서 각각 2년과 1년 이상 거주한 자로 자립의욕과 상환능력의 여부를 중시한다. 가구당 융자한도는 주민소득자금은 2000만원, 생활안정자금은 1000만원 이하이다. 융자조건은 2년 균등분할 상환으로 이율은 연 3%이다.구청 자치행정과와 각 동사무소에 접수되면 실태조사와 기금융자대상선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상자를 선정한 뒤 금융기관에 통보하면 그곳에서 규정에 따라 적격여부를 최종 판단한다.02)2650-3201∼5.●양천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성희롱신고센터를 설치, 운영중이다. 이달엔 ‘클릭 함께하는 성희롱예방교육’을 교재로 택하기도 했다. 지난해엔 구성애씨를 초청, 양천문화회관에서 교육을 실시했다. 지난해 여직원을 상대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6%가 성희롱에 해당하는 경험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서울시 농수산물공사와 신용보증재단은 신입생 교육에 자원봉사활동을 포함시켰다. 농수산물공사 신입 직원 등 18명은 23일 송파구 거여동 장애인복지시설인 신아재활원에서 대청소와 산책 보조 등을 했으며 서울신용보증재단 신입 직원 15명은 최근 중증장애아동시설에서 식사보조 등 봉사활동을 했다. 복지재단 관계자는 “신입 직원들이 소외계층을 이해하고 시민 봉사정신을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23일 TV 하이라이트]

    ●리얼다큐 여자(EBS 오후 9시30분) 바늘 하나로 못 만드는 게 없다는 생활 옷 디자이너 김수정씨.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옷가게가 있는 것도, 번듯한 작업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천연약재를 삶아 손수 염색을 하고,30년도 더 된 재봉틀로 옷을 깁고, 실밥 날아다니는 반 지하 작업실에서 토막 잠을 자도 김수정씨는 ‘앙드레 김’이 부럽지 않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아침마다 벌어지는 최씨네 4남매의 긴 머리와의 전쟁. 도대체 얼마나 길기에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시선집중이다.4남매 머리 길이의 합은 3m85㎝.4남매의 개성만점 긴 머리로 사는 법을 공개한다.4000평 땅에 높이 5m의 돌담들. 돌담 쌓는 할아버지의 땅 사랑이야기를 들어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25분) 칭다오에 진출해 있는 3000여 개의 한국 기업 중 절반가량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 같은 경영난은 인건비 상승, 급여의 30%에 달하는 보험료 등 기업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 게 주요 원인이다. 칭다오에 진출한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정부가 해야 할 대 중국시장 정책을 살핀다.   ●궁(MBC 오후 9시55분) 법도를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마음에 충실하려는 율, 법도는 황실을 지키는 힘이자 숙명이라며 이성을 촉구하는 신. 비록 그 방식이 다르고 잃어온 것도 다르다 하나, 두 사람이 지키고 싶은 사람만은 같다. 채경 역시 자신으로 인해 다치는 사람들이 안타깝고 서글프지만 이상과 현실은 더욱 더 멀어져만 갈 뿐이다.   ●특파원 현장보고 세계를 가다(KBS1 오후 11시40분) 10년 넘게 건설해 온 세계 최대의 댐, 중국의 싼샤댐이 오는 5월 완공될 예정이다. 양쯔강을 가로지르는 길이 2309m, 높이 185m 규모의 싼샤댐에 중국 정부는 많은 기대를 걸고 있지만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싼샤댐을 둘러싼 문제점을 심층 취재했다.   ●해피투게더(KBS2 오후 11시5분) 어릴 때 누구보다도 활발했다는 김C. 어릴 적 모든 에너지를 다 소비해서 지금 이런 상태가 됐다고 말한다. 엉뚱 유쾌한 그가 활발하고 명랑했던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친구들을 다시 만난다. 언제나 기분 좋은 대한민국의 엄마 김창숙이 42년 만에 친구들을 보게 된다. 그녀의 중학교 시절 숨은 친구찾기가 펼쳐진다.
  • 아돌포 카라피 칠레대사와 요리조리

    아돌포 카라피 칠레대사와 요리조리

    칠레는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쪽일 만큼 먼 나라입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부쩍 가까워지고 있지요. 우선 칠레산 홍어가 술안주로 많이 등장합니다. 저 멀리 바다건너 온 와인 역시 친숙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 주재하는 아돌포 카라피 칠레 대사. 연어와 홍어, 와인의 전도사로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외교가에서 멋쟁이로도 소문나 있지요. 그가 직접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저칼로리, 저지방의 웰빙식단이 바로 칠레요리라고 하네요. 칠레 요리에는 다양한 문화의 흔적이 담겨 있다. 콩, 옥수수 등 농산물을 주로 사용하는 전통 요리를 바탕으로 오랜 지배를 받아온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여러나라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칠레 연어축제를 열며 칠레 연어 알리기에 나섰던 아돌포 카라피 칠레대사가 연어요리를 비롯한 다양한 칠레요리를 선보였다. 연어를 이용한 요리 만들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모처럼 별미로 먹고 싶을 때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칠레 요리를 맛보러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주한 칠레 대사관저를 찾았다. 한강이 한눈에 펼쳐 보이는 강변 북로변의 아파트에 자리잡은 관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돌포 카라피(58) 칠레 대사가 직접 나와 반갑게 맞이한다. 서글서글한 눈매가 인상적이고, 세련된 매너와 따뜻함이 전달된다.. 카라피 대사는 먼저 다이닝룸, 주방 등을 일일이 다니며 소개했다. 주방 식탁에는 그가 이틀동안 꼬박 만들었다는 칠레 요리가 한껏 모양을 내고 가지런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살구빛 연어는 올리브로 장식한 눈동자를 굴리고 있고, 부채 모양으로 한조각씩 펼쳐진 돼지고기구이는 빨간 고추로 예쁘게 몸단장했다. “주방, 다이닝룸 어디에서나 사진을 찍어도 좋습니다. 저기 갈색 테이블보를 바꾸시고 싶으면 하얀 테이블보가 있으니까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친절하고 부드러운 성품의 카라피 대사. 칠레 요리 홍보에는 무척 적극적이다. 대사 비서 우지수(26)씨는 “대사님은 며칠전부터 시장을 직접 보시고, 식탁을 칠레 분위기가 나도록 꾸미기 위해 대사관에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직접 관저로 가져 왔다.”고 귀띔했다. 화려한 요리를 지켜보다가 정말로 대사가 직접 요리를 만들었는지 짓궂게 물어봤더니 “디저트와 돼지고기 요리는 어제 만들었고, 나머지 요리는 오늘 만들었다.”며 일일이 자신의 정성이 들어간 요리임을 강조한다. 그는 칠레 음식에 대해 “칠레가 바다와 가깝다 보니 생선요리가 발달돼 있다.”면서 “이외에 고기와 콩이 섞인 요리도 많다.”고 소개했다. 또 “칼로리가 낮고 저지방 음식인 만큼 그야말로 건강식”이란다. 특히 그가 좋아하는 칠레 음식은 연어요리. 불에 살짝 구워서 레몬을 약간 치고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면 가히 환상적이란다. 살짝 익혀서 먹기도 하고, 익히지 않고 생으로 샐러드를 만들고, 훈제 연어로 애프타이저도 만들고…. 이런 저런 요리법이 모두 간편하다. 와인 자랑에서는 한껏 목소리가 높아진다.“좋은 품질에 가격이 저렴한 것이 바로 칠레 와인”이라고 했다. 그가 만든 연어무스가 맛있어 보여 살짝 비법 전수를 받았다.“캔 연어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뒤 젤라틴과 크림을 넣으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요.” 스페인의 지배를 받은 탓에 스페인 음식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스페인 혈통을 이어 받았다는 카라피 대사 역시 감자 오믈렛 등 스페인 음식도 즐겨 먹는다. 아무래도 남미에 위치하다보니 칠레는 미국처럼 옥수수를 많이 먹는다. 아시아의 영향으로 쌀 요리도 있다. 하지만 칠레인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은 역시 해물요리라고 거듭 강조한다. 한국과 칠레요리의 공통점에 대해서는 “쌀과 돼지고기 요리가 발달된 것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애주가들의 술안주로 잘 알려진 홍어의 대부분은 칠레산. 지난해 1월 한국에 부임한 이후 카라피 대사는 홍어를 즐기는 미식가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얼마전 선물로 받은 홍어 박스를 보여주며 일주일 전에 받았는데 다음주 개봉할 예정이란다. “칠레에 있을 때 홍어회를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요. 아주 심하게 삭힌 것말고 중간쯤 삭혀서 먹으니 정말 맛있네요. 톡쏘는 맛이 일품이에요.” 구워서 홍어를 먹는 칠레인들이 한국처럼 날것을 숙성해서 먹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단다. 홍어 외에도 비빔밥, 불고기, 김치 등 한국 음식을 즐긴다. 여러 곳에서 초대를 받다보니 1주일에 한번은 한국음식을 먹게 된다. 특히 맨밥을 좋아하는데 한식집에 가면 반찬이 먼저 나온 뒤 밥이 나와 아쉽다고 했다. 저녁 식사는 주로 과일인 배 하나로 때운다. 칠레 배보다 크면서 부드러워 더욱 맛을 느낀다. 최근 남대문을 100년만에 개방하는 역사적 현장에 외국 대사로는 유일하게 초대를 받았다.“아름다운 문화재인 남대문을 직접 보게 돼 너무나 기뻤다.”고 했다.“오래된 전통문화와 최첨단 기술이 조화롭게 잘 접목된 한국 문화가 좋다.”고 감탄한다. 의사인 부인 메르세데스(54)와 아들 크리스티안(24), 딸 메르세데스(18)등 가족들은 모두 칠레에 있어 홀로 생활하지만 서울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아들은 LG전자에서 인턴으로 한달동안 일할 정도로 한국의 첨단기술에 관심이 많다. FTA체결 이후 칠레의 와인, 포도 등이 한국인의 식탁 위에 많이 오르고 있다고 하자 “앞으로 닭고기, 소고기, 오렌지도 들어올 예정”이라면서 “이제 본격적인 한·칠레간의 경제적·문화적 교류의 첫걸음을 뗐을 뿐”이라고 말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칠레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칠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긴 나라. 서쪽으로는 태평양을, 동쪽으로는 안데스산맥을 마주하고 있다. 이같은 지리적 특성으로 북부의 아타카마 사막, 숲과 호수와 늪지대, 만년설의 봉우리 등 신의 조화가 살아 숨쉬는 대자연을 품고 있다. 면적은 75만 6096㎢, 인구는 1500만명으로 원주민인 인디언 후손,16세기에 정착한 스페인인들의 후손,19세기·20세기초에 이주한 타유럽인들의 후손들이 대다수를 이룬다. 공용어는 스페인어. 자유 시장 경제체제를 갖춘 칠레는 투자와 대외 무역 정책을 지향하며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수출분야는 광업, 수산업, 농산업(주로 야채, 과일, 와인), 제지와 목재. 주요 통상 상대국은 미국, 일본, 독일, 브라질에 이어 한국이 5위다. 다양하면서 역동적인 칠레문화는 서구의 전통이 인디언의 토속적 문화와 잘 혼합돼 있다. 시인 가브리엘라 미스뜨랄(1945년 노벨 문학상)과 빠블로 네루다(71년 노벨 문학상),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오 아르라우와 화가 로베르또 마따 등은 칠레를 대표하는 예술가다. # 카르네 앤 살사비노-와인을 곁들인 돼지고기구이(메인요리) 재료:화이트와인, 월계수잎, 안매운 고춧가루, 설탕, 소금, 후추, 쿠민(cumin)씨앗, 백리향(thyme) 만드는 법:(1)프라이팬을 중간 불과 센 불 사이에서 달군 뒤 고기에 양파 등 다른 재료를 넣고 굽는다.(2)다시 이것을 은박지에 싸서 오븐에서 30분 정도 구운 뒤 화이트와인을 뿌리고 다시 1∼2분 굽는다.(3)감자나 사과 등으로 장식을 한다. # 안타르티카 살몬-연어구이(메인요리) 재료:화이트와인, 연어, 잘게 자른 토마토, 양파, 월계수잎, 물냉이(water cress), 레몬주스, 베이킹크림, 안매운 고춧가루 조금 만드는 법:(1)프라이팬을 중간 불과 센 불 사이에서 달군 뒤 그 위에 연어를 올려 놓고 양파, 토마토, 안매운 고춧가루 등 다른 재료를 넣어 굽는다.(2)다시 이것을 은박지에 싸서 오븐에 30분 정도 굽는다.(3)그위에 화이트와인을 뿌려주고 1∼2분정도 더 굽는다.(4)물냉이 등으로 장식을 한다. # 소파이티아-흑설탕과 계피를 곁들인 호박파이(디저트) 재료:밀가루, 베이킹파우더, 호박, 소금, 설탕, 포도씨오일이나 올리브오일, 뜨거운 물, 흑설탕, 육두구(nutmeg), 계피 만드는 법:(2)삶은 호박을 으깨어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 소금, 설탕 등을 잘 섞어 반죽한다. 얇게 밀어 동그랗게 모양을 낸 뒤 기름에 튀긴다.(2)그 다음 375℃ 오븐에서 황금빛 색깔이 나올 때까지 다시 굽는다.(3)소스는 계피와 흑설탕을 섞어 끓인 다음 뜨거운 채로 파이위에 뿌리면 된다. # 파스텔 데 초클로-소고기를 넣은 옥수수요리(메인요리) 재료:올리브오일이나 포도씨오일, 양파, 마늘, 잘게 자른 소고기, 피망, 쿠민(cumin)씨앗, 오레가노(향신료 일종), 물, 밀가루, 옥수수 및 옥수수가루, 전분, 우유, 설탕, 후추, 버터 만드는 법:(1)잘 데운 프라이팬에 오일을 두르고 잘게 자른 소고기와 마늘을 넣어서 1∼2분 볶는다. 잘 볶아지면 피망, 쿠민씨앗, 오레가노, 소금, 후추를 넣고 다시 볶는다. 물을 부어서 끓이다가 밀가루를 넣어 잘 저어준다.5∼8분정도 걸쭉해지면 따로 그릇에 담아둔다.(2)옥수수 및 옥수수 가루, 전분, 설탕을 체에 걸러 우유를 넣은 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춰 반죽한다.(3)(1)위에 (2)를 넣고 섭씨 375℃ 오븐에 넣어서 5∼8분 정도 굽는다.
  • 무형문화유산 ‘기록’ 으로 영원히

    사라져가는 우리 무형문화유산이 영화와 책에 고스란히 담겨 보존된다. 또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의 실태파악과 데이터베이스(DB)작업이 강화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중요무형문화재 보존을 위해 제작한 기록영화 10편과 세시풍속 등을 연구, 기록한 28권의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다음달 20일 발효되는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과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센터 유치를 앞두고 이뤄진 무형문화유산 조사연구의 결실이라서 의미가 크다. 연구소는 송파산대놀이 등 예능 6종목과 백동연죽장 등 기능 4종목 보유자들이 실연하는 모든 과정을 영상다큐멘터리로 담았다. 특히 나전장에 대해서는 고화질(HD)방식을 도입, 영구히 보존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전 종목에 HD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무형문화유산을 연구, 조사보고서로 펴내는 사업도 활발하다.70∼80대 할아버지·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전통음악·무용·공예기술·의식·음식 등의 전통 기·예능에 대한 조사를 벌여 11권의 책으로 펴냈다. 특히 ‘무(巫), 굿과 음식’,‘인간과 신령을 잇는 상징, 무구(巫具)’ 등 미지정 무형문화재에 대한 체계적인 보고서를 통해 향후 이들의 지정 여부를 건의할 계획이다. 또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가 추진되는 조선시대 의궤 중 최고봉인 ‘정조국장도감의궤’ 4권도 국역, 발간했다. 이와 함께 눈에 띄는 사업은 해외 전적(典籍)문화재 조사와 해외 민속조사 연구활동이다. 해외로 유출된 전적문화재의 실태 파악과 목록 작성을 통해 해외 문화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일본 존경각 및 카자흐스탄 국립도서관 등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조사했고, 사이버 전적자료관을 구축,6500종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박상국 예능민속연구실장은 “카자흐스탄 도서관에는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구한말 교과서가 50여종이나 있다.”면서 “올해는 일본 오타니대학에 있는 현존본 중 가장 완벽한 고려대장경판본을 조사, 마이크로필름으로 복제 및 DB화해 해인사 고려대장경판의 보판제작 등 보존관리 자료로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지방선거 D-70] 수도권·텃밭 공방전 관심 집중

    [지방선거 D-70] 수도권·텃밭 공방전 관심 집중

    22일로 5·31지방선거까지 D-70일. 여야는 지방선거가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인식 아래 선거채비에 ‘올인’하는 양상이다. 정치권은 인물론이 선거의 향배를 가를 최대 변수로 보면서도 지방권력 심판론이니 참여정부 심판론이니 하면서 기선 잡기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전략공천과 상향식 경선이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갖가지 잡음도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아울러 지역분할구도에 변화가 올지, 여권의 장관 총동원령이 먹혀들지도 지방선거의 관심거리다. 지방선거의 4대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5·31지방선거’는 꽉 짜여진 지역구도 아래서 치러질 전망이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는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TK·PK 지역에서 다른 정당 후보들이 발붙일 공간이 거의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은 16개 시·도지사 가운데 호남과 충청권 일부를 제외한 11곳에서 승리를 희망하고 있다. ●수도권이 최대 승부처 현재 열린우리당은 전북을 제외하고 어느 지역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 때문에 여권은 ‘지방정권 심판’으로 전체 선거판을 짜면서 참신한 ‘인물론’으로 수도권에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강금실(서울)-진대제(경기)-강동석 혹은 제3의 인물(인천)’로 이어지는 ‘드림팀’이 핵심 병기다. 드림팀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맡으면서 전체 지방선거에 활력을 주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수도권에서 1승을 올리면 우리가 지지 않은 선거”라고 밝혔다. 높은 인기도를 유지하고 있는 강 전 장관에게 기대가 크다. 반면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빅 3지역’에서 싹쓸이한다는 목표다. 한나라당은 “강금실 할아버지가 나와도 어림없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강 전 장관의 ‘인기 파워’를 두려워하는 눈치다. 그러나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 강 전 장관에 대한 ‘검증’에 착수할 경우 ‘거품’이 빠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노리는 맹형규·홍준표 의원이 초반부터 거칠게 경쟁을 하며 이전투구의 양상이 되고 있다. 이에 비해 인천시장·경기지사 선거는 여권에 비해 유력 후보와 정당 지지율이 모두 높은 편이라 비교적 수월한 승부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활 건 지역 텃밭 경쟁 민주당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부활’을 노리고 있다. 반면 여당은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로 ‘호남 탈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되레 민주당은 탈당설이 나도는 강현욱 현 전북지사를 영입, 열린우리당과의 한판 대결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은 국민중심당의 출현으로 새로운 지역구도 흐름이 형성되는 기류다. 국민중심당은 충남지사 선거에 올인 전략을 세웠다. 출마설이 나돌던 이인제 의원이 불출마로 선회했지만 대신 지지율이 높은 이명수 전 행정부지사가 입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권은 이에 대해 염홍철 대전시장의 재선에 기대를 걸면서 오영교 전 행정자치부 장관(충남)-한범덕 전 정무부지사(충북) 카드로 맞설 구상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자민련 김학원 대표의 입당으로 충청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의 변수는 민주노동당이다. 최근 현대차 노조를 등에 업은 민노당 지도부가 버티고 있지만 울산 아성을 구축한 정몽준 의원의 선택과 한나라당의 ‘영남 싹쓸이’ 전략 등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정부, 일제징용 희생자 지원안 입법예고… 피해자·유족 반발

    정부, 일제징용 희생자 지원안 입법예고… 피해자·유족 반발

    정부가 지난 8일 내놓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 방안에 대해 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안은 해외로 징용돼 장해를 입은 자와 현지 사망자 유족에게 최고 20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생존자와 생환 후 사망한 징용자의 유족에게는 한 해 50만원 한도 내에서 의료비 혹은 자녀 교육비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일본정부 및 일본기업으로부터 받은 미수금에 대해서는 1엔당 1200원으로 보전해준다. ●유족들,“보상금 너무 적다.” 그러나 태평양전쟁희생자 유족회측은 이러한 지원 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현지 사망자에게 주는 지원금 2000만원이 적은 것은 둘째 치고 생환 후 사망자 유족과 생존자에게 한 해에 최고 50만원의 의료비와 교육비밖에 주지 않는 것은 너무 적다는 불만이다. 살아 돌아왔다고 지원금을 주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나마 의료비는 징용 당시 다쳤던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미수금도 당시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하며 1엔을 1200원으로 환산하는 것은 너무 적다는 것이 유족들의 주장이다. 지원액을 둘러싼 정부와 유족들의 입장 차이는 예산과 징용 피해자 수에서 비롯된다. 정부는 5000억원 예산으로 7만명이 넘는 피해자들에게 모두 지원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고, 유족측은 전체 지원 대상을 2만 5000명으로 추정하면서 예산을 1조원 이상 늘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유족들은 정부가 예산은 너무 적게, 피해자 수는 너무 늘려 잡았다고 말한다. ●“살아돌아온 게 죄인가.” 17세 때 일본 해군 군속으로 끌려가 남양군도의 한 섬에서 4년간 징용생활을 했던 한병항(82·서울 강서구 가양동) 할아버지는 요즘도 궂은 날씨엔 오른쪽 무릎이 쑤신다. 섬에서 방공호를 만드는 작업에 동원됐다가 입은 무릎 탈골상 때문이다. 그러나 현지 사망자가 아니기 때문에 보상금은 고작 한 해 치료비 50만원밖에 받지 못한다. “60년간 보상만 믿고 여태껏 기다렸는데…. 죽은 사람도 죽은 사람이지만 산 사람에게도 보상을 제대로 해줘야 하지 않겠나.” 한 할아버지는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1965년 한·일회담 때 돈 받아와서 고속도로 깔고 포항제철 짓는 데 썼으면 이제라도 돌려줘야지. 몽둥이라도 들고 청와대에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야. 사형도 무섭지 않아. 이런 늙은이를 어디 잡아다가 해코지하겠나. 정부가 원망스러울 뿐이네.” ●“국내징용도 일제 징집장에 의한 강제징용” 최수영(81·서울 구로구 구로동) 할아버지는 18세 때 징용을 피해 강원도에 있는 한 회사에 취직했지만 이 회사가 일본 징용회사로 바뀌었다. 최 할아버지는 몰래 도망쳤다가 일본 경찰에 잡혀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소년 형무소로 끌려갔다. 최 할아버지는 징용 지역이 국내이기 때문에 이번 보상 대상에서 완전 제외됐다.“나는 일본에 반대해서 징역을 산 사람이야. 개인적으로 편하자고 징집을 피한 게 아닌데…. 독립운동을 하고 만세를 부르지는 않았지만 일제에 반대했다가 징역을 살았으니 그게 독립운동이 아니고 무엇이냔 말이다.” ●“죽어 돌아왔어야 한다는 말이냐.” 채창순(50·인천시 부평구 부개동)씨의 언니와 남동생은 모두 근육병을 앓고 있다. 채씨는 이 병이 일본으로 징용된 아버지가 당한 폭격의 후유증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친척 누구도 근육병을 앓는 사람이 없는데 아버지가 징용에서 돌아온 뒤 낳은 자식들만 유전병처럼 이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병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채씨의 남매들은 보상은커녕 어마어마한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아버지가 징용에서 얻은 병으로 돌아가셨다는 걸 이제 와서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정부에 꼭 뭔가를 요구할 수는 없지만 보상금이라도 받으면 근육병으로 고생하는 동생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텐데….”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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