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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깔깔깔]

    ●지하철 법칙 1. 지각한 날 정신없이 뛰어가면 꼭 지하철 문이 눈 앞에서 닫혀버린다. 2.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내리기를 두 손 모아 기다리면 꼭 양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만 계속 내렸다 탄다. 3. 옆 사람이 보는 신문을 흘끔 봤는데 볼 만한 게 나오면 꼭 뒷장으로 넘겨 버린다. 그래서 내리자마자 그 신문을 사서 보면 볼 것이 하나도 없다. 4. 졸고 있는 아저씨의 머리는 꼭 아가씨의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5.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타시면 자리를 양보하라고 윽박지르는 아저씨들이 있지만 정작 그 아저씨는 꿋꿋하게 앉아 있다.●아들의 변심 일곱 살 된 아들에게 엄마가 물었다. “이 다음에 장가가서 네 마누라가 나를 못살게 굴면 어떻게 할래?” 그러자 아들은 대답했다. “당연히 쫓아내지.”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후 엄마는 똑같은 질문을 아들에게 했다. 아들은 대답했다. “내가 뭐 힘이 있나요? 같이 나가야죠….”
  • 은퇴 간호사 봉사단, 독거노인 건강 돌보고 말벗까지…

    은퇴 간호사 봉사단, 독거노인 건강 돌보고 말벗까지…

    “혈압도 맥박도 정상이세요. 너무 건강하셔서 새장가 가도 되겠어요.” 28일 서울 양천구 신정3동 한 다가구주택.‘정상’이란 말에 김세호(72·가명)씨의 입가에 ‘씨익’하는 미소가 번진다. 김 할아버지는 이곳 단칸방에 혼자 산다. 봉사를 나온 전직간호사 주경숙(62)씨가 혈압과 혈당, 체온점검 결과를 말했을 뿐인데 흐뭇해하는 표정만 보면 마치 “완쾌됐다.”란 말을 듣는 난치병 환자 같다.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노인들에게 아픈 것 이상으로 두려운 것이 또 있을까.‘정상’이란 소리를 듣고도 오른팔도 재달라고 조르는 데는 이런 절실함이 있다. ●할머니 나이팅게일 은퇴한 간호사들이 모여 독거노인의 가정을 방문해 건강을 살펴 준다. 신정3동 사람들은 이들을 ‘할머니 나이팅게일’이라고 부른다. 주씨 등 전직 간호사 7명으로 구성된 ‘천사간호 봉사단’은 지난 5월부터 양천구 신월 3동을 중심으로 20여 곳의 소외된 노인 가정을 방문간호하고 있다. 외롭게 지내는 노인 가정을 방문해 당뇨 및 고혈압 등 건강상태 점검을 해주고 말벗도 돼 주는 것이 이들의 일이다. 최고참 김정혜(72)씨를 비롯해 막내 김경숙(58)씨까지 평균 나이 63세. 말벗이 필요한 나이에 오히려 도움줄 사람을 찾아 나선 것이다.7명 모두 구 보건소와 시립아동병원 등에서 평생을 바친 베테랑 간호사들이다. 봉사단을 구성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은퇴 후 뜻있는 일을 해보자는 주씨의 의견에 평소 알고 지내던 선후배 간호사들이 기꺼이 동참했다. ●간호부터 가사도우미까지 가정방문 대상자 중에는 파킨슨씨병을 앓는 이부터 청각장애자나 뇌졸중까지 병을 달고 사는 노인들이 많다. 아픈 것을 참는 것에만 익숙한 노인들이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병원과 연계해 주는 것이 이들의 주 업무. 하지만 대부분 ‘주’와 ‘부’는 바뀐다. 노인들의 집에 가면 청소나 빨래 등 밀려 있는 일감이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무 자르듯 건강검진만 하고 대문을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권길자(67)씨는 “가끔 간호일보다는 가사가 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하지만 봉사활동을 마치고 집안이 말끔해진 것을 보면 내 집을 치운 것 같아 기분까지 상쾌해진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1시간 정도를 예상한 방문이 3∼4시간까지 길어지는 것도 다반사다. 봉사단은 독거노인들의 말 벗이고, 고민해결사다. 취로사업을 시켜 달라는 부탁부터 손이 안 닿는 곳에 파스를 붙여 달라는 고민까지 실로 다양하다. 최연장자인 김정혜씨는 “노인의 어려움을 노인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노인봉사가 더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박근혜, 영남대 재단운영 비리 의혹”

    영남대 설립자의 장손인 최염(74)씨가 26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경선 후보에 대해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씨는 이날 여의도 한나라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8년 1월 영남대 재단이 대구대 설립자인 할아버지가 기부했던 땅 10만여평을 팔았다.”면서 “당시 울산지역 국회의원이 개입해 시가 50억원대 땅을 7690만원에 헐값 매각했다는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재단 운영에 실질적 권한을 행사했던 박 후보가 매각 경위와 매각 대금의 용처에 대해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촉구했다. 6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주도하에 대구대와 청구대가 통합해 영남대가 탄생했고, 박 후보는 80∼89년 이 학교법인 이사장과 이사를 맡았다. 최씨는 “박정희 정권이 대구대를 강탈한 지 40년이 됐다. 그 정권에서 입은 피해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하는 것은 대통령 예비후보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박 후보측 김재원 대변인은 “관련 의혹에 대해 당에서 검증하고 있다. 설립자의 장손자가 요구했으니 철저히 검증받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관련 의혹들에 대해 88년 영남대 재단에 대한 국정감사가 있었고,89년 교육부 감사까지 받았지만 박 후보에 대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영남대 관계자는 “피감 기관도 아닌 사학재단에 대해 국정감사를 행한 것만 봐도 당시 박 후보가 정치적인 힘을 갖지 못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감사 결과 이사로 재직하던 박 후보의 허물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종교건축 이야기](31) 천도교 발상지 경주 ‘용담정’

    [종교건축 이야기](31) 천도교 발상지 경주 ‘용담정’

    경주시내에서 북동쪽으로 10㎞쯤 떨어진 구미산 자락에 앉은 용담정(경주시 현곡면 가정리).7평 남짓 크기의 아담한 단층 목조 건물이지만 천도교 1세 교조인 수운 최제우(1824∼1864) 대신사(大神師)가 득도해 동학 천도교를 일으킨 천도교의 발상지이자 최고 성지이다. 지금은 교적 교인 10만명에 불과한 군소 종단으로 쇠락했지만 1919년 3·1만세운동이 있었던 무렵엔 교인이 300만명이나 됐을 만큼 번창했던 민족종교 천도교. 그 대표 성지인 용담정엔 역사의 숨결과 민족혼을 느끼려 찾아드는 교인은 물론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사람은 물론 이 세상 만물이 모두 한울님을 모시고 있다.’는 시천주(侍天主).‘사람을 한울님같이 섬기자.’는 사인여천(事人如天). 그리고 ‘모든 사람이 곧 한울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동학 천도교는 바로 이 세 가지의 기본 교리를 근본으로 삼는다. 최제우 대신사는 득도 후 원래 ‘무극대도(無極大道)’란 이름으로 동학을 세웠지만 훗날 유림과 관가의 탄압을 피해 살던 중 “내가 동에서 태어나 동에서 도를 받았으니 도인즉 천도(天道)요, 학인즉 동학(東學)이라.”고 천명한 다음부터 동학이란 이름이 널리 통용됐다고 한다. 용담정은 바로 이 ‘무극대도’를 낳은 천도교의 발상지. 지금의 경북 경주 현곡면 가정리의 몰락한 양반가에서 태어난 수운은 19살 때부터 10년간 전국을 떠도는 구도행각 끝에 처가가 있던 울산 유곡동에 은거, 수도에 들었다. 여우가 자주 나타난다고 해서 ‘여시바윗골’이라 불렸던 외진 유곡동에 초가와 초당을 마련해 구도하던 중 을묘년인 1855년 금강산 유점사에서 왔다는 한 스님으로부터 기이한 책(天書)을 받고는 그때까지와는 전혀 다른 구도와 수련방식을 택한다. 이른바 천도교가 ‘을묘천서’라 부르는 큰 사건으로, 수운은 이때부터 “세상을 떠돌며 도(道)를 구할 것이 아니라 기도를 통해 내 안에서 도를 얻을 것”이라며 구도의 방법을 바꾼 것이다. 국가 발간자료인 ‘비변사담록’과 ‘고종실록’에서 수운이 5∼6년간 울산에 기거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만 ‘을묘천서’와 관련한 내용은 전하지 않는다. 천서의 흔적 역시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천도교단 초기 내부 자료인 ‘수운실록’(1865년)과 ‘도원서기’(1879년)에 내용이 전할 뿐이다.“을묘년 봄잠을 즐기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밖으로부터 주인을 찾는 사람이 있었다.(중략)…노승을 초당에 오르게 했더니 책을 한 권 내놓고 그 내용을 알 수 있느냐고 물었다. 사흘 뒤 선생이 ‘이 책의 내용을 알았다.’고 말하니 그 스님이 ‘부디 책의 내용대로 하옵소서.’라 말하며 떠났다.” 이 천서를 놓고 천주학서인 ‘천주실의’였을 것이란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지만 천도교는 10년간 세상을 주유했던 수운이 당시 그 유명한 ‘천주실의’를 보지 못했을 리가 없고 을묘천서를 받은 뒤 인근 내원암과 적멱굴에서 수도한 점을 들어 천주교와는 무관하다며 부인하고 있다. 아무튼 수운은 이 천서를 받고 4년 후 고향인 용담정으로 돌아와 6개월간 수도 끝에 한울님으로부터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의 심법과 천도교 상징인 영부(靈符), 주문(呪文)을 받아 ‘무극대도’ 즉, 동학을 세웠다. 용담정은 원래 복령이란 스님이 지은 작은 암자였는데 수운 대신사의 할아버지가 암자와 인근 땅 수백평을 사들여 아들, 즉 수운의 아버지인 근암공 최옥에게 학업을 닦게 했다고 한다.30여년의 세월이 흘러 폐허가 되었다가 최옥이 글공부를 하도록 서사(書社) 네칸을 만들어 용담서사란 이름을 지었다. 용담전 위쪽의 사각정에는 최옥의 문집인 근암집 목판원본이 보관되어 있다. 결국 수운은 울산을 떠나 처자와 함께 이곳에 정착,“도를 깨닫기 전에는 구미산 밖으로 나가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으리라. ”고 맹세한 지 꼭 6개월 만에 이곳에서 무극대도인 천도(天道)를 얻은 것이다. 수운은 1863년 관군에게 체포되어 이듬해 3월 조정에 맞서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었다는 ‘좌도난정률(左道亂正律)’의 죄목으로 대구 장대에서 순도했는데 그 후 용담정 네칸과 살림집 다섯칸이 모두 헐렸다. 조정의 서슬이 무서워 아무도 용담정을 복구할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1914년에 가서야 재건작업을 벌여 용담정이란 현판을 붙였다고 한다. 그 후로도 40여년간 인적이 끊겼다가 1960년 천도교 부인회가 창도 백주년기념사업으로 중창했으며 지금의 건물은 1975년 옛 건물을 헐고 다시 지은 것이다. 할아버지가 동학에 깊이 관여했던 때문인지 박정희 전대통령은 이 용담정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대한민국은 천도교에 큰 빚을 졌다.”는 말을 자주 했던 박 전대통령은 실제로 용담성지를 경주국립공원에 편입시키도록 지시했으며 용담정(龍潭亭)과 용담성지의 정문인 포덕문(布德門), 중문인 성화문(聖化門), 용담수도원의 편액 글을 직접 썼다. 정문 포덕문을 들어서 왼쪽에 수운 최제우 대신사 동상을 바라보며 300m쯤 숲길을 관통하면 오른쪽에 수도원과 사무실이 나타난다. 바로 앞 중문 성화문을 넘어 다시 숲길을 오르면 돌다리 용담교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 오른쪽에 선경(仙境)이라 새겨진 바위틈에 석간수가 흐른다. 수운이 기도할 때 쓰는 청수(淸手)를 받던 곳으로 지금도 교인들이 아주 신성시한다.2005년 영남대 석좌교수에 임명돼 이곳을 찾은 김지하 시인은 “나처럼 깨끗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감히 용담정에 오를 수 있겠느냐.”며 용담교에 무릎을 꿇은 채 절만 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용담정 정면에는 수운 영정이 모셔져 있고 양옆에 천도교 상징인 영부가 걸렸다. 수운이 득도할 때 눈에 나타났다는 그 영부이다. 왼쪽 벽면에는, 남아 있는 수운의 유일한 친필인 거북 ‘구(龜)’자가 걸려 있다. 수운은 생전에 후학들의 마음급함을 질타하며 조급해하지 말라는 뜻에서 ‘龜’자를 많이 써주었다고 한다. 이 ‘龜’자 밑 8폭병풍의 글귀가 눈길을 끈다.‘不知明之所在 遠不求而修我’(밝음이 있는 바를 알지 못하겠거든 멀리서 구하지 말고 나를 닦아라). 한울님과 문답 끝에 득도의 경지에서 남긴 천도교 1세 교조의 일침이라지만 ‘남 아닌 나부터 제대로 보라.’는 수신(修身)의 보편적인 교훈이 아닐까. kimus@seoul.co.kr ■천도교의 발자취 몰락한 양반가에 태어난 수운이 구도행각에 나선 것은 기울어가는 가세와 조선말 불안정한 사회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유교의 폐습에 불만을 가졌고 10년간의 주유천하에 나서 인간과 우주,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시천주(侍天主)’를 세웠던 것이다. 이 시천주는 2세 교조 해월 최시형에 이르러 ‘사람이 곧 한울님’이라는 인시천(人是天)으로 발전하며 3세 교조 의암 손병희에 이르러서는 ‘사람이 이에 한울’이라는 인내천(人乃天)으로 이어져 천도교의 종지가 되었다. ‘사람이 곧 한울이니 사람 섬기기를 한울님 같이 하라.’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은 센세이션을 몰고 왔고 이를 못마땅히 여긴 조정에서 결국 ‘서학(西學)’‘이단(異端)’이라 하여 탄압의 칼을 뽑았다.1세 교조 수운은 포교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대구 장대에서 참형으로 순도했고 도통을 이어받은 2세 교조 최시형도 지하포교에 나서 삼남지방에 형성된 교세에 힘입어 동학혁명을 주도하다 원주에서 체포되어 서울에서 처형되었다. 최시형의 수제자였던 3세 교조 손병희가 동학을 천도교로 개칭했는데 민족대표 33인의 대표로 3·1운동을 주도하고 경찰에 체포되어 서대문 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출감한 뒤 곧바로 사망했다. 결국 천도교의 1·2·3세 교조는 모두 순도한 셈이다. 천도교의 종교행위는 수행과 신앙을 겸하는데 그 방법으로 주문(呪文), 청수(淸水), 시일(侍日), 성미(誠米), 기도(祈禱) 등 오관(五款)을 택하고 있다. 주문은 ‘한울님을 지극히 위하는 글’로 수련할 때 반복해서 외우며 청수는 매일 오후 9시의 기도식을 비롯해 모든 의식에 쓰인다. 시일은 일요일 오전 11시에 봉행하는 집회를 말하며 성미는 매일 밥을 지을 때 식구마다 한 숟가락씩 정성으로 떠놓은 쌀을 모았다가 한달에 한번씩 교회에 헌납한다. 서울 종로구 경운동의 중앙총부를 중심으로 전국에 130여개의 교구와 전교실이 있으며 현재 김동환 교령이 교단을 이끌고 있다.
  • [이 달에 만난 사람]음악 전령사로 변신한 첼리스트 장한나

    [이 달에 만난 사람]음악 전령사로 변신한 첼리스트 장한나

    취재, 글. 박혜란 기자 털털하기 그지없는 ‘껄껄껄’ 소리로 시작해 장난기와 애교가 듬뿍 담긴 ‘히히히’ 소리로 마무리되는, 인상적인 웃음소리가 연신 귓가를 두드린다. 그 얼굴과도 잘 어울리는 웃음이었다. “제가 어떤 아이였느냐고요? 선생님이 어머니께 이런 하소연을 하셨다지요. ‘우리 반 아이들은 쉴 틈이 없어요. 한나가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 거느리고 학교 놀이를 하는 통에.’ ‘한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수업을 할 수가 없어요.’ 저 굉장한 개구쟁이였어요.” 이처럼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장한나는 이제 더 이상 음악 신동도, 대견한 국민 여동생도 아니다. 올해 스물여섯의 어엿한 성인인 그는, 지난해 영국의 클래식음악전문지 <그라모폰>이 꼽은 ‘내일의 클래식 슈퍼스타 2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열한 살에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쥔 것이 벌써 1994년의 일이니, 그가 어른이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올해 3월에 나온 새 앨범 <로맨스>의 재킷 사진을 보고 팬들은 너무나 커버린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 장한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또 한 가지 신선한 소식을 전한다. 5월 성남에서 열리는 국제청소년관현악축제에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관객들에게 곡에 관한 해설도 들려줄 계획이다. “우선 음악가로서 개인적인 욕심이 있었지요. 완벽한 음악가란 자신의 감정을 자기 손으로 완벽하게 연주해낼 수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의 손을 빌어서도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4년 전부터 줄리어드 음대 지휘과 교수님께 수업을 받아왔습니다. 또 한편으론 음악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했습니다. 식사시간마다 아버지께서 꼭 하시는 말씀이 있었어요. ‘너도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니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지 생각해야 한다.’곰곰이 궁리해보니, 결국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음악을 나누는 일이었어요.” 놀고 숨쉬듯이 그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소개하는 일에 각별한 의욕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장한나와 함께 가는 상상의 음악여행’이란 방송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는 자리를 가진 후 관심은 더욱 깊어졌다. “제 생각에,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기쁨과 슬픔을 품고 태어나는 것 같아요. 다만 어떤 계기로 그 감정을 일깨우느냐가 중요하지요. 저는 음악이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고 생각해요. 특히 한국의 어린이들은 공부하랴 학원 다니랴 무척이나 바쁘잖아요. 그럴수록 감성과 지성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어른들은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만 제공하면 돼요. 음악의 아름다움은 아이들 스스로 찾아낼 거니까요. 이렇게 음악을 친구로 소개하는 일을 이왕이면 빨리, 아이들이 저를 언니나 누나로 부를 수 있을 때 시작하고 싶었어요. 기대고 싶을 때 편하게 기댈 수 있고, 굳이 존경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장한나는 유독 스승 복이 많은 음악가다. 얼마 전 타계한 첼로의 거장 로스트로포비치와 미샤 마이스키, 지휘자 주세페 시노폴리 등 거장과의 만남 속에서 성장해왔지만, 그 세기의 수업에는 수업료 한 푼 들지 않았다. 그런 그가 이제 순수하고 총명한 눈빛을 가진 아이들에게 음악의 문을 열어주고 친절한 안내자가 되려고 나선 것은 하나의 자연스런 흐름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그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은 누구일까. 돌아온 답은 예상을 약간 빗나간다. “아시다시피 저는 정말 훌륭한 분을 많이 만났어요. 모두 말할 수 없이 고마운 분들이죠. 그런데 굳이 가장 존경하는 인생의 스승을 꼽으라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라고 말씀드릴래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말할 수 없이 힘든 시절을 보내셨지만, 자신의 고통을 큰 소리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견디며 삶을 받아들이신 분들이지요. 그분들이 평생에 걸쳐 익힌 삶의 지혜를 배우고 싶어요.” 한 사람을 사귀듯이 첼리스트임에도 하버드대에서 음악이 아닌 철학을 전공한다는 사실로도 그는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또 지독한 책벌레다. “철학이요? 어렵지만 즐거워요. 철학책은 한 단락을 다섯 번은 읽어야 겨우 이해할 수 있을 정도지요. 칸트 같은 것은 아무리 읽어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 혼자서는 생각조차 못 했을 문제들을 생각해볼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게 철학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그런 점은 음악과도 닮았어요. 사실 웬만큼 산전수전을 겪지 않고서야 일상생활에서 직접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감정이란 한계가 있잖아요. 하지만 음악은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초월적인 감동을 느끼게 해주지요. 일종의 휴가나 여행 같은 거랄까요. 물론 음악을 듣는 데 여유와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지요. 그건 한 사람을 만나 사귀는 것과 같아요. 처음엔 잘 몰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씩 다가서면 언젠가 상대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거예요. 음악이, 작곡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음악 속에도 결국 인생이 깃들어 있으니까요.” 월간샘터 2007년 6월호
  • 日 자전거 전국일주 노인, 20km남기고 아쉬운 죽음

    “전국일주를 눈앞에 두고…” 자전거로 일본 방방곡곡을 일주중이던 80세의 ‘자전거 할아버지’가 완주 20km를 남겨두고 사망해 일본 전역에 안타까움을 던져주고 있다. 일명 ‘자전거 할아버지’ 하라노 카메사부로(原野亀三郎)씨는 팔순의 나이에도 청년못지 않은 체력을 과시하며 일본 전국일주에 도전, 스타못지 않은 유명세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 25일 하라노씨는 완주지점인 자택에 불과 20km를 남겨둔 터널에서 대형트럭에 받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라노 할아버지는 지난해 4월부터 산악자전거로 일본 전국일주에 도전, 나가노(長野)를 시작으로 규슈(九州), 오키나와(沖縄)를 경유해 다시 나가노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라노 할아버지의 전국일주를 응원한 한 지인은 “평소 그는 온화한 성격에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며 “젊은 시절 비명횡사한 친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진혼(鎭魂)’이라 쓰여진 티셔츠를 입고 자전거를 탔다.”며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깔깔깔]

    ●홀인원이 무엇인지 모르는 부인 초보 골퍼가 친목골프대회에서 운 좋게 홀인원을 했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귀가한 남편에게 부인이 “당신 왜 이렇게 늦었어요?”라고 따졌다. 남편이 일생에 한 번 할까 말까 한 홀인원을 해서 축하를 받느라 늦었다고 말했다. 골프를 전혀 모르는 부인이 남편에게 홀인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남편이 홀인원이란 공을 세번에 쳐서 넣을 것을 단 한번에 넣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이 벌컥 화를 내며 “여보, 세번만에 넣을 것을 한번에 넣었으면 더 일찍 집에 와야지, 중간에 어디를 들렀다가 왔기에 이렇게 늦었수?”●나는 괜찮다 어느 시골길에서 술취한 노인이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 것을 본 젊은이가 얼른 달려가서 부축하며 말했다. “할아버지 제가 좀 부축해 드릴까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말했다. “나는 괜찮다. 제멋대로 흔들리는 저 산이나 부축해 주어라.”
  • [서울광장] 상하이, 왠지 어설픈 미래의 중국/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상하이, 왠지 어설픈 미래의 중국/함혜리 논설위원

    “중국의 과거를 알려면 시안으로, 현재를 보려면 베이징으로, 그리고 미래를 보려면 상하이로 가라.”라고 한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국제화 물결을 탔던 상하이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로 재부상했다. 중국의 경제 발전을 대변하는 국제도시, 세계 초일류 다국적 기업들의 자본과 기술을 무섭게 빨아들이는 ‘블랙홀’ 등 상하이를 수식하는 문구들은 너무나 화려하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천지개벽’이라고 표현했다. 제2의 천지개벽을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상하이의 실체가 궁금하던 차에 지난 주말 상하이에 여행을 다녀왔다.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듣던 대로 상하이는 엄청났다. 초고층 빌딩과 맨션아파트, 거대한 쇼핑센터, 특급 호텔들이 도시에 그득했다. 푸둥 지역의 화려한 야경은 마치 미래의 도시를 보는 것 같았다. 중국 최대의 소비시장답게 패스트푸드점, 유명 럭셔리브랜드숍 등 없는 게 없었다. 카페와 레스토랑이 그득한 신톈지는 유럽 도시에 와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은 이 도시가 얼마나 관심을 끌고 있는지를 실감하게 했다. 호텔에서 만난 한 프랑스 여성은 “외국이라는 느낌이 안들 때가 많다.”고 했다. 상하이는 활기에 넘쳤다. 그런데 무언가 어설픔이 느껴졌다. 왜일까? 무엇 때문일까? 짧은 여행으로 깊이 있는 분석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나름대로 ‘부조화와 불균형’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경제적 급성장의 부작용일 것이다. 불균형과 부조화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도시의 인프라는 첨단을 달리는데 사람들은 미처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무심하고, 불친절했다. 외국인들의 파트너가 되어 데이트하는 중국 여성들이 자주 눈에 띄고, 식당이나 상점의 점원들은 서양식 이름을 자랑스럽게 명패에 새겨 달고 있었지만 영어로 의사 소통이 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자본주의는 받아들였지만 인적자원의 국제적 경쟁력은 별개였다. 뒷골목으로 들어가 보았다. 풍경이 금세 바뀐다. 낡은 아파트 베란다로 기다란 대나무에 옷가지들이 지친 듯 걸려 있다. 건물 입구에는 자전거들이 줄지어 있다. 계단 구석에 거울을 걸고 그 앞에 의자 하나를 놓고 소년의 머리를 깎고 있는 이발사 할아버지, 부채로 파리를 쫓고 있는 만물상 주인 등 뒷골목 풍경은 15년전 중국에서 보았던 그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푸둥의 야경을 찍으려고 밤에 황푸강변으로 갔다. 택시에서 내리는데 할머니 거지가 구걸을 한다. 잔돈을 건넸더니 어느새 거지들이 떼로 몰려와 매달린다. 뿌리치고 오면서 카메라를 꺼내려는데 낯선 손이 가방안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귀국길에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 공항의 검색대 앞에 있던 요원이 물병을 가리키면서 한국말로 “안돼!”하는 것이다. 눈깜짝하지 않고 반말을 하는데 무척 불쾌했다. 끝에 ‘요’자 하나 더 붙이면 될 것을…. 비행기 안에서 한국신문을 펼치니 산시성과 허난성 벽돌공장의 현대판 노예사건으로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중국 경제를 ‘왼쪽 깜빡이를 켜고 오른쪽으로 달리는 자동차’로 비유한다. 공평한 복지분배를 내세우는 사회주의 경제를 유지하면서 시장경제를 지향한다는 것이다.13억 중국인들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가 되려면 아직 많은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길섶에서] 조카의 결혼/황성기 논설위원

    큰누나의 아들이 결혼한다. 누나는 딸을 시집 보낸 지 1년도 안 돼 아들까지 치운다. 작년에 시집간 조카가 곧 아이까지 낳는다고 하니 어느새 할아버지다. 한 다리 건넜다지만 사위에 며느리에 손자까지 보는 것이니 세월 가는 거 아무리 모른 척해도 달라지는 호칭은 피할 길 없다. 새 식구될 조카며느리가 얼마전 가족 모임에 왔다. 가정을 꾸릴 젊은 예비 부부를 보니 자리가 새롭다. 언제나 어머니를 중심으로 5남매 부부가 모이던 중년, 장년의 자리에 20대 커플이 오니 분위기도 신선하다. 이래서 세대교체란 필요한가 보다. 장가가는 조카의 기억은 각별하다. 어릴적 집에 놀러오면 운동권 노래를 가르치곤 했다. 그때는 무슨 노랜지 모르고 열심히 배우고 부르던 조카들이다. 나중에서야 왜 그런 노래 가르치냐고 누나에게 혼났지만 조카들이 “그때 즐거웠다.”고 기억해준다. 이 조카, 분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떻게 꾀었는지 조카며느리도 시집살이에 동의했단다. 약간은 곤혹스러워하는 누나 얼굴이 재밌다. 그래도 좋지 않은가, 식구 하나 늘어나니….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석수장이 아들(전래동요, 권문희 그림, 창비 펴냄)“나는 나는 이담에 석수장이가 된다누.”1950년대 충남 예산에서 부르던 전래동요 ‘석수장이 아들’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개구진 석수장이 아들과 친구가 말싸움을 하며 부자가 되고 구름이 되고 해가 되고 멍멍이가 된다. 아버지를 따라 석수장이가 되기 싫어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현실을 긍정하게 된다. 동양화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이 정겹다. 우리시그림책 시리즈 열한번째 책.9800원.●그림이 있는 정원(고정욱 지음, 진선아이 펴냄)척수장애를 이기고 구필화가가 된 임형재 화백과 그런 아들을 위해 20년간 수목원을 가꿔온 아버지의 이야기.`그림이 있는 정원´은 아버지가 만든 수목원의 이름이다. 아들의 갤러리와 아버지의 나무들이 사람들을 맞이하는 곳이다. 나래는 엄마, 아빠의 여행으로 수목원을 하는 할아버지댁으로 보내진다. 뾰루퉁했던 나래는 사고로 늘 누워만 지내는 큰아빠와 함께 그림을 그리며 큰아빠와 친해진다.KBS ‘인간극장’에서 `아버지의 정원´으로 방영되기도 했다.8000원.●카펫을 짜는 아이들(후상 모라디 케르마니 지음, 이현주·이영민 옮김, 청년사 펴냄)어린이 불법 매매가 늘어나고 있다. 이 아이들은 초콜릿 공장이나 카펫 공장, 농장으로 팔려가 돈도 못 받고 일한다. 네메쿠는 아버지의 빚 때문에 카펫 공장에 팔려갔다. 어두운 공장에서 쇠사슬로 맞으며 하루 종일 카펫을 짠다. 어릴 적부터 카펫을 짜다 등과 다리가 휜 카이예는 임신 7개월. 그러나 휘어진 등 때문에 아이를 낳지도 못하고 죽고 만다. 두 편의 이란 동화를 통해 이슬람 문화와 인권유린의 현장을 접할 수 있다.8500원.●지팡이 경주(김혜진 지음, 바람의 아이들 펴냄)“내가 갈 수 있으니까, 너도 갈 수 있어. 우리는 갈 수 있어.”아현은 지팡이를 짚고 한 발을 뗀다. 황사로 입안도 마음도 텁텁한 오후, 중학교 3학년인 아현은 농구 시합으로 들뜬 분위기가 싫다. 평범한 일상이 지루하던 아현은 어느날 체육관 창고문을 들여다보게 되는데 그 안에는 낯선 세계가 펼쳐져 있다. 지팡이 경주에 나가려는 호수섬 왕자 르겔과 합류한 아현. 조그만 눈, 코에 쉴새 없이 떠들어대는 지팡이는 아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1만 3000원.
  • 경로당도 웰빙 시대

    경로당도 웰빙 시대

    송파구에 황토찜질방을 갖춘 경로당이 등장한다. 이제 경로당도 웰빙 시대를 맞이한 셈이다. 송파구는 21일 오금동 누에머리공원 안에 서울에서는 최초로 황토찜질방 시설을 갖춘 누에머리경로당을 신축해 22일 개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착공해 2억 8000만원이 투입된 누에머리경로당은 지상 2층에 연면적 54평(180㎡) 규모로,1층의 할머니방과 2층의 할아버지방에 각각 3평 크기의 황토찜질방을 갖추고 있다. 찜질방은 벽에 친환경 소재인 황토흙을 바르고 그 위에 황토벽지로 도배했다. 바닥에는 난방코일을 깔아 찜질을 할 수 있도록 했고 발마사지 시설도 갖추고 있다. 한편 구는 이 경로당을 경로문화센터로 전환해 병원 순회진료, 물리치료, 건강체조 등의 맞춤형 프로그램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Seoul In] 독거노인 25명에 수의 전달

    양천구(구청장 추재엽) 양천구 자원봉사센터는 노인 주민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동사무소 사회복지 담당자의 추천을 받아 독거노인 25명에게 지난 18일 수의를 전달했다. 수의는 전문 수의제작 기술을 익힌 양천구수의봉사단(단장 함간란) 단원 13명이 매주 4시간씩 1년간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해서 직접 만들었다. 한 벌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단원 1인당 6개월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수의를 전달받은 마영식(84·신정1동) 할아버지는 “비용과 정성이 많이 드는 수의를 무료로 만들어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센터 2644-4750.
  • 해병대 58년만에 1000기 전역식

    “필승! 신고합니다. 해병대 1000기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필승!” ‘귀신 잡는 해병’이 58년 만에 1000기 전역자들을 배출했다. 경북 포항의 해병대 1사단은 20일 사단 연병장에서 가족과 친지, 해병대 예비역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해병 1000기 전역식을 가졌다. 이날 주인공들은 2005년 6월21일 입소, 혹독한 훈련을 받은 뒤 2년여간 국방의 의무를 다한 해병 1000기 358명 중 96명이다. 다른 262명도 김포, 백령도, 연평도 등 모두 6곳에서 탈락자 없이 건강한 얼굴로 전역식에 참가했다. 특히 이들은 군 복무를 하는 동안 1000기라는 숫자가 갖는 상징성으로 평소보다 높은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빨간 명찰’을 달았다. 해병대 관계자는 “다른 기수보다 자부심과 전우애가 남달랐다.”고 전했다. 외할아버지와 친·외삼촌 등 가족 5명이 해병대 출신인 한국인(22) 병장은 “해병대가 되고 싶었던 꿈을 이뤄 기뻤고,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해 가슴 뿌듯하다.”면서 “사회에 나가서도 지난 2년간 동고동락한 해병 1000기 전우들과 함께 국가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병대는 1949년 4월15일 진해 덕산비행장에서 300명으로 1기를 탄생시킨 이후 이날 1000기를 탄생시켰다. 해병 예비역은 일반병 63만여명, 간부 20만여명 등 모두 83만여명이다. 현재는 1048기가 교육훈련단에 입소해 무적 해병이 되기 위한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고 있다.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황혼의 뮤지컬’ 무대 오르다

    ‘황혼의 뮤지컬’ 무대 오르다

    ‘지공(지하철 공짜) 세대의 열정, 드디어 막을 올리다.’노인 창작뮤지컬 ‘심청-영원히 늙지 않는 청년의 마음’의 첫 공연을 하루 앞둔 19일 중구 신당동 충무아트홀 소극장. 어르신 배우들은 쉼없이 소리를 내질렀다.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었다. 그리고 너무 좋아했다.“세상이 아름답게 보였다.”는 김천혜자(63) 할머니의 한마디는 지난 과정의 소중함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어르신들은 황혼의 열정이 젊음의 혈기 못지않음을 온 몸으로 보여줬다. ●1막-몸과 마음이 따로 놀다 지난달 2일 ‘뮤지컬 실버파워’의 공개 오디션 이후 어르신들은 ‘이팔청춘’으로 되돌아갔다. 뮤지컬 연습은 어릴 적 동무와 함께했던 놀이와 같았다. 노래, 안무, 의상, 소품 등 뮤지컬에 필요한 모든 부문에 직접 참여했다. 음악에 조예가 깊은 이윤영(76) 할아버지는 실버 뮤지컬파워의 주제곡을 작사·작곡까지 했을 정도다. 충무아트홀 장미실은 한달 보름 동안 어르신들의 열정과 긴장, 행복으로 가득찼다고 한다. 어르신들의 연습 과정을 지켜본 한송이 어린이문화예술학교 팀장은 “다들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면서 “어르신들끼리 알아서 반장도 뽑고, 간식도 서로 챙겨 나눠먹으면서 친해지는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은 어쩔 수 없다고 했던가. 간혹 몸이 따르지 않아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이윤영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에피소드 한토막.“연출 선생님이 기초 교육을 할 때 시범 삼아서 잔걸음으로 뜀박질을 했지. 근데 이를 따라하던 할머니들이 넘어진 거야. 그 모습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몸을 사리지 않은 어르신들이 적지 않았다. 이애우(72) 할머니는 투석까지 받아가며 연습에 참여하는 악바리 기질을 보였다. 공연 관계자들은 이런 어르신들 때문에 수시로 “제발 좀 쉬세요.”라고 했다고 한다. ●2막-이 나이에도 떨립니다 공연을 하루 앞둬서 그런지 긴장하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무대의 동선 연습이 한창이었지만 어색한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쑥스러우시죠.” 연출자 김소정씨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정인남(69) 할머니는 “연습할 때는 잘 했는데 막상 무대에 서니 잘 안되네. 딴 사람이 된 것 같아.”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볼 사람이 많아서 공연 티켓을 30장이나 챙겼는데 공연 도중에 망신당하면 안 되는데….”라고 말했다. 이윤영 할아버지도 “공연 때문에 잠을 설친다.”고 토로했다. ●3막-한여름 밤의 꿈인가 처음에는 배역을 놓고 신경전도 있었지만 실버 뮤지컬에서 삶의 활기를 찾았다는 어르신들. 조선희(62) 할머니는 “성취감 때문인지 집에서도 흥얼흥얼하는 내 모습을 본다.”면서 “또래들이 너무 부러워한다.”고 행복해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면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쓸쓸함을 비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실버 뮤지컬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랐다.“공연 전 두근거리는 마음 때문에 밤에 잠을 설쳤는데 공연이 끝나면 허탈해서 잠을 더 설칠 것 같아.” 이윤영 할아버지의 혼잣 말이 애잔하게 들린다. 한편 노인 창작뮤지컬 ‘심청’은 20일 오후 1시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Seoul In] 7080 자선콘서트 8개팀 출연

    관악구(구청장 김효겸) 7080 자선콘서트가 23일 오후 3시와 6시에 관악문화관도서관 공연장에서 열린다. 부모 없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 손녀들만 사는 조손가정을 돕기 위한 행사다.70,80년대 대학가요제 출신인 해바라기, 건아들등 8개 팀이 출연하며 개그맨 김학도가 진행한다. 입장료는 2만원. 문화체육과 880-3127.
  • 한동규 일병 표창

    “군 복무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자원입대했습니다.” 육군 1사단 15연대 운전병인 한동규(22) 일병은 오는 20일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열리는 2007년 ‘병역이행 명문가’ 시상식에서 표창을 받는다. 한 일병은 군 복무 면제자였지만 본인의 의지로 현역병으로 입대,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가 현역복무를 한 가족을 표창하는 자리에서 병무청장 상을 받는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갑상선 기능항진증(갑상선 중독증)을 앓았다. 쉽게 피곤해지고 눈이 튀어나오는 증세를 보여 2005년 군 신체검사에서 면제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한 일병은 현역 복무를 꼭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지난해 1월 갑상선 제거수술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7월 신검에서 현역 입영 대상인 3급 판정을 간신히 받고 그 해 10월 군 입대에 성공했다.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아코디언으로 제2의 인생 즐기는 이계익 전 교통장관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아코디언으로 제2의 인생 즐기는 이계익 전 교통장관

    # 취미:누드 크로키, 아코디언 연주 # 별명:도깨비 # 특이사항:매년 마라톤 풀코스 2∼3회 완주(최고 기록 3시간40분), 지난 4월 에베레스트 실버원정대 이끌고 해발 5400m까지 오름. # 희망:실버 아코디언연주단 창단, 실버 마라톤클럽 조직.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음. 사회활동에서 떠난 후에는 과연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누구나 고민하는 매우 중요한 인생의 화두임에 틀림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이 잘 안 나오거든 다음을 주목해 보자. #문제:현역 시절을 ‘국영수’로 살았다면, 나이 들어서는? #답:‘예체능’이다. 맞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무수히 많은 철조망을 통과하기 위해 국어, 영어, 수학이 필요했겠지만 은퇴 후에는 예체능으로 재무장해야 인생을 90세까지 건강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여유있고 괜찮게 늙어가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여기 한 사람을 소개한다. 주인공은 바로 이계익(70) 전 교통부장관.1993년 8월 우리나라 고속철 차량 선정 때 최종 도장을 찍은 장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평소 만나는 사람에게 “장관될 때까지 정말이지 ‘국영수’로 많은 관문을 통과했다.”면서 “이제는 예체능이야.”를 항상 강조한다.어느날 문득 그에게 준비하지 못한 ‘은퇴’가 찾아왔지만 곧바로 ‘국영수’를 버리고 ‘예체능’을 택했다. 적어도 비참하게 늙지는 않을 방법이라고 자신한다.그도 그럴 것이 아코디언 연주를 배우고 누드 그림을 열심히 그렸다. 시간이 날 때마다 “오늘도 걷는다마는∼” 하는 노랫말을 중얼거리며 뛰었다. 또 일주일에 한번씩 젊은 여인의 누드를 보면서 스케치북에 정성껏 옮기다보니 개인전을 두어번은 열 수 있을 정도로 부끄럽지 않은 작품들이 쌓였다. 정신·신체가 10년 전보다 더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 머리가 맑고, 가슴이 따뜻해지고 또 다리가 튼실하니 충분히 그럴만도 할 터. 지난주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 위치한 이 전 장관의 자택을 찾았을 때에도 그는 아코디언으로 ‘눈물젖은 두만강’을 연주하고 있었다.“악보도 없이….”라고 말을 건네자 “운전할 때 브레이크를 쳐다보고 밟느냐. 운전하다 보면 엔진도 보이고 하는 것이지….”라며 웃는다. 근황을 묻자, 소문대로 매주 화요일이면 서울 반포동 화실에 나가 아름다운 여인의 누드를 감상한다고 답했다. 회원이 15명으로 홍익대 미대 출신 전문가들과 자신처럼 아마추어도 몇명 포함돼 있단다.또 매주 토요일 아침 9시에 친구들과 함께 인천 강화도나, 경기 양평·장호원 등으로 풍경화를 캔버스에 담으러 떠난다. 아울러 일주일에 2,3회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마련한 아코디언 연주공간에 가서 무료로 아코디언을 가르쳐 준다. 교통부장관을 그만둔 직후 독일로 배낭여행을 갔을 때 악기점에서 아코디언을 구입, 독학으로 배운 실력이 어느새 강사 수준까지 이르렀다. 실제로 강사 노릇도 했다. 아코디언 연주시범을 보이며 “혼자 할 수 있는 유일한 오케스트라가 바로 아코디언”이라는 예찬론을 폈다. 그는 은퇴하면서 몇 가지 생활신조를 정했다. 남한테 욕 안 하기, 일주일에 서점 세번 들르기, 지하철 타면 서서 가기, 외출할 때 수염 깎고 넥타이 매기, 걸어서 가기 등이다. “양보하고 즐겁게 천천히 사는 방법을 터득했지요.나이들면 대개 자신이 살아온 지난날에 대해 알아주지 않는 것을 섭섭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면 새로운 변화에 저항하게 되지요. 다 허깨비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그는 현역시절 선생, 관료, 기자 등 안 해본 것이 없다면서 ‘그때’를 잊고 앞으로 90세까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이 중요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지나온 시절이 문득 떠올랐을까.6·25때 아픈 기억을 회고한다. 그러니까 배재중학 1학년때 6·25를 만나 천안집에서 가족과 함께 피란을 준비 중이었다. 갑자기 군인들이 나타나 아버지를 보자 총을 겨눴다. 마침 비오는 날이어서 아버지는 군용 우의를 입고 있었다. 군인들은 이런 차림의 아버지를 인민군으로 오인, 어린 이계익 등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총을 두발 발사했다. 이를 본 여동생은 충격을 받아 실신했고, 시름시름 앓다가 끝내 숨지고 말았다. 1951년 3월 어머니는 동생 하나를 더 낳았는데 몇 개월 안돼 굶어 죽었다. 어머니는 충격을 받아서인지 집을 훌쩍 떠나버렸다. 중학 1년생인 이계익이 동생 둘의 생계를 떠맡아야 했다. 다행히 먼 친척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천안시내 한복판에 좌판을 깔고 달러장사로 생계를 꾸렸다. 그러던 중 어머니의 소식을 전해들었다. 수소문 끝에 경기도 의정부 25사단 위병소까지 갔다. 하지만 말도 안 통하고 미군들이 자꾸 쫓아내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처없이 걷다가 소양강가에서 힘없이 풀썩 주저앉았다. 이때 강가에 떠 있는 배 한 척을 문득 봤다.20인승 전마선, 주인은 70대 노인이었다. 번쩍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뱃사공을 하다 보면 어머니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노인한테 통사정을 했다. 이후 하루 종일 강을 건너는 ‘노젓는 뱃사공’이 됐다. 뱃삯으로 미군한테는 왕복 1달러, 민간인은 담배 1갑을 받았다. 사공 이계익은 전쟁의 포화 속에 ‘백마강 달밤에∼’를 부르며 피곤을 달랬다. 그러기를 3개월여, 이번에는 어머니가 어느 산골에 산다는 얘기를 들었다. 수소문 끝에 어머니와 상봉했으나 새 살림을 차린 것을 알고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냥 돌아서야 했다. 그때가 1952년 겨울. 이후 천안집으로 돌아온 그는 다시 서울로 올라와 양정중학 3학년에 편입한 뒤 양정고를 졸업하면서 새로운 인생길을 걷게 됐다. “우리 사회에서 실버가 짐이 될 수는 없습니다. 실버 아코디언 악단, 또 실버 마라톤클럽을 만들 생각입니다.인간의 DNA는 꾀가 많거든요. 열심히 하는 주인한테 그 DNA는 꼼짝 못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마라톤도 해보니까 되고, 그림과 아코디언도 해보니까 다 됩디다.노인들이 방안에 죽치고 앉아 있는 것보다 라콤파르시타를 연주하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에 좋습니까.”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7년 경기도 평택 출생 ▲56년 양정고 졸업 ▲61년 서울대문리대 철학과 졸업 ▲63∼75년 동아일보기자 ▲78∼81년 럭키금성그룹 이사 ▲81년 KBS해설주간 ▲86∼89년 한국관광공사 사장 ▲93년 교통부장관 ▲99년 문화일보 부사장 ▲2000년 디지털타임스 사장 ▲현재 호서대 객원교수 #주요 저서=소양강의 뱃사공(정우사,1978년), 이계익의 3분경제(한국방송공사,1985년), 세계화에 속고 달러에 울고(정우사,1998년)
  • [어린이책꽂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동화집(우현옥 지음, 청림아이 펴냄)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을 모았다. 원작의 깊이를 살리면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손봤다. 고학년을 위한 동화집에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알베르 카뮈의 ‘벙어리들’, 존 골즈워디의 ‘가장 멋진 구두’등 7편의 작품이 실렸다. 저학년을 위해서는 메테를링크의 ‘파랑새’와 타고르의 동화 ‘아이 도련님’ 등이 수록됐다.1만 2000원.●20인의 과학자 편지(고수유 지음, 도서출판 거인 펴냄)스티븐 호킹, 이휘소, 지석영 등 스무명의 과학자들이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편지를 썼다. 알렉산더 벨은 과학자란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조언한다. 사람을 생각하고 사람을 믿고 희망을 줄 수 있는 과학이 진정한 과학이라고 강조한다.9500원.●낙타 할아버지는 어디로 갔을까(이철환 지음, 대교출판 펴냄)봉구는 수업이 끝나면 늘 뽑기를 하러 간다. 뽑기 할아버지 등에는 큰 혹이 있다. 아이들은 할아버지를 놀려댄다.“할아버지, 할아버지 등에 축구공 들었어요? 꼭 낙타 같아요.”그래도 할아버지는 늘 웃는 얼굴이다. 봉구는 늘 뽑기가 부서지기만 하자, 할아버지를 미워하게 되는데….‘연탄길’의 작가 이철환의 첫 그림 동화. 세밀한 풍경 속에 그려진 앙증맞은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다.9000원.●어린이를 위한 화해(전지은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마음 속에서 미움을 지우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제멋대로에 고집불통인 현우는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이리저리 아이들과 부딪힌다. 짝꿍 은솔이, 위층에 사는 성규형, 동생 성우에게도 늘 뾰로통하다. 현우의 마음 속에 맺힌 매듭은 무엇일까. 화해는 다른 사람과 나의 마음 속에 꽁꽁 묶인 매듭을 풀어주는 일. 상처를 치유하고 용서를 구하는 법을 현우의 이야기를 통해 배운다.9000원.
  • 황사도 비료다 먼지를 없앤다

    황사도 비료다 먼지를 없앤다

    평소 나는 늘 황사를 칭찬해 왔다. 황사는 우리가 몰랐던 엄청난 가치를 지닌 자연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주 보호수로 지정된 백송(白松)과 문제로 이천시 호법면에 들렀다가 우연히 황사와 관련된 마을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용기 백배하게 되었다. ”… 긍게 말이여, 해마둥 황사가 올 때는 농사가 아주 잘 되는 구먼… 그란디 왜 황사 땜에 저렇게 날리들 피는지 모르건네!” “황사는 비료여 비료… 하늘에서 막 떨어지는 비료지…” 한마디로 할아버지 말씀은 ‘해마다 황사가 오면 농사가 잘 되었는데 지금 와서 무슨 문제이며 왜 걱정하느냐’는 것이다. 우리가 늘 미워만 했던 황사, 그것이 좋은 몇 가지 이유를 알아보자. 그 첫째는 토질개선이다. 우리 국토의 대부분이 산성화의 길로 가고 있는데, 이런 토양을 다량의 알칼리성 광물질을 함유한 황사가 알게 모르게 중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전 국토를 정말 균일하게 말이다. 물론 낙하되는 토양은 피부로 느끼기에 적어 보이지만, 전 국토를 생각한다면 인간들에게는 무리에 가까울 정도로 막대한 양이다. 인간을 대신하여 자연현상이 편하고 수월하게 처리해 주고 있으니 그 비용은 천문학적 숫자일 것이다. 둘째, 황사는 대기 중의 먼지 제거 기능이 뛰어나다. 여러분은 황사 다음날 하늘이 얼마나 맑아졌는지, 그리고 기온이 얼마나 급격히 떨어졌었는지를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대기 중의 크고 작은 먼지들을 정전기를 띤 황사 입자들이 표면에 흡착시켜 지표면으로 끌고 내려오기 때문이다. 지표면으로 조사되는 햇볕이 중간에서 대기 중의 크고 작은 먼지들과 충돌하면 열이 발생, 대기가 온기를 머금어 따스하게 느껴지지만, 충돌할 먼지가 없다면 햇볕은 따갑지만 기온은 차게 느끼게 된다. 먼지 제거 역시 막대한 환경 개선 효과와 같다. 셋째, 황사는 바다에서의 적조를 예방하는 기능이 있다. 적조를 발생시키는 미생물을 황사의 먼지들이 흡착, 바다 밑으로 끌고 내려가 익사(?)시키는 것이다. 이는 담수에서의 녹조에 대해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되는데 이러한 효과들은 수천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게 황사현상이 가져오는 경제적 부가 효과는 부작용처럼 발생되는 호흡기 질환이나 정밀기기 손상으로 인한 치료 및 처리 비용의 수십 내지 수백 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를 고맙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렇게 고마운 황사도 문제는 가지고 있다. 바로 낙하물 속에 들어 있는 유해물질 특히 중금속을 포함한 유해성 생물들이다. 생물은 그렇다 치더라도 중금속은 인위적인 산업화의 부산물로 탄생되어 공기 중으로 비산한 후 정밀기기의 측정 가능 범위조차 빗겨 가면서, 아무도 모르게, 정말 서서히 우리 몸 속으로 들어와 농축될 수 있던 극미량의 물질들이 덩치 큰, 정전기를 가진 황사 입자에 달라붙어 동반 하강함으로써, 마치 평소에는 없던 물질이 황사만 나타나면 생겨나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 중국을 포함한 우리가 스스로 대기 중에 날려보냈던 것이고 황사는 그것을 다시 우리에게 돌려줄 뿐이다. 그것도 한꺼번에 대량으로 말이다. 유해물질을 버리거나 발생시키지 말아야 할 일이지 황사 자체가 문제를 가진 것으로 보는 관점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글자 하나 다른 ‘재회’와 ‘재해’ 이 같은 황사 현상은 매년 반복된다. 그러나 그 시간과 정도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인간사회에서 잊었던 과거 속 무언가 또는 누군가를 만난다면 이를 무엇이라 할까? 재회라 부를 것이다. 가슴 설레는 옛사랑을 만나는 재회, 선과 악이 만나는 재회, 가족이 만나는 재회 등 수많은 유형의 재회가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재회는 행복한 기쁨을 연상한다. 자연의 눈으로 본다면 매년 반복되는 황사도 마찬가지이리라. 전화로 듣는 ‘재회’는 자칫 ‘재해’로 들을 수 있다. 잘못된 시각과 편향된 사고는 ‘재회’를 ‘재해’로 만들어 간다. 황사는 재해라기보다는 어쩌면 오래된 친구를 매년 불특정 시각에 만나는 ‘재회’와 같은 시각으로 보아야만 할 것이다. 글자 하나, 사고 하나의 차이는 재해와 재회 그리고 지혜와 지식을 융화시키지 못한다. 자연현상이 고맙다면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시각으로 황사를 재회의 축제로 전환할, 좀 엉뚱한 생각을 해보자. 글 박병권 한국도시생태연구소 소장     월간 <삶과꿈> 2007.04 구독문의:02-319-3791
  • [탐사보도-석면의 공포] 정부도 국민도 ‘죽음의 가루’ 불감증

    [탐사보도-석면의 공포] 정부도 국민도 ‘죽음의 가루’ 불감증

    지난 8일 찾은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재개발 현장. 굴착기 5대가 부지런히 건축 폐기물을 퍼담았고, 쉴새없이 물을 내뿜는 대형 스프링클러는 공사장에서 흩날리는 먼지와 여름의 더위를 가라앉히고 있었다. 달동네가 그렇듯, 이 지역의 낡은 주택들은 거무튀튀하게 색이 바랜 슬레이트를 수십년째 지붕에 이고 있었다. 값싸고 불에 타지 않는 슬레이트는 도시·농촌을 가리지 않고 지붕재로 인기였다. 하지만 슬레이트는 석면을 30% 이상 함유한 위험 물질이다. ●마구잡이 석면 해체 슬레이트 지붕을 제거할 때는 바닥에 비닐을 깔고 석면이 날아가지 않도록 하나씩 떼서 옮겨야 한다. 이런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을까. 공사장 옆 P아파트에 사는 한 할아버지는 “공사업체에서 알아서 처리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공사장 인부의 말은 달랐다.“어떻게 그걸 일일이 떼서 처리합니까. 공사 시작부터 굴착기로 찍어 내렸지요.” 시민들과 인부들은 석면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고, 석면덩이 제품을 마구 해체해도 관리감독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 그러는 사이 석면 먼지는 공사현장 주변을 날아다니고 있다. 같은 날 서울 강남구의 3층짜리 상가건물의 리모델링 현장. 안으로 들어가보니 인부들이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굵고 큰 못을 뽑는 연장)를 들고 천장을 부수고 있다. 천장재는 굉음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고, 매캐한 먼지가 풀썩 솟았다. 석면이 함유된 천장재를 제거하려면 현장 전체를 비닐로 둘러싼 뒤 못을 하나씩 빼고 천장재를 차례로 제거해야 한다. 공사 업체나 근로자들은 시간과 돈이 훨씬 적게 든다는 이유로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함께 현장 취재에 나선 가톨릭대 예방의학교실 이승철 연구원은 “제거작업에서 가장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바로 천장재 철거”라면서 “석면이 날리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지난해 노동부의 의뢰를 받아 전국 84개 건물의 석면 분포를 조사한 결과,76개 건물(90%)의 건축재에 석면이 들어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백도명 연구소장은 “텍스와 같은 천장재는 부서지기 쉬우면서 석면 함유량도 많아 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대책이 없기는 학교도 마찬가지. 지난해 1월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던 서울 반포주공3단지 내 원촌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안전조치 없이 아파트를 철거해 석면에 노출됐다.”며 공사금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해체작업은 수업시간을 피해 어렵사리 진행됐고, 지금은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생활 주변에는 온통 석면덩어리 주변에 학교를 끼고 있는 건축현장은 전국적으로 504곳. 하지만 공사현장에 석면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1억 3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시범조사와 예방교육을 벌일 예정”이라면서도 “석면은 날리지만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석면 함유 건물은 6개월마다 정밀 조사해 비산 위험성을 측정하고, 학교를 폐쇄한 뒤 석면 해체작업을 벌이는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은 1985년 학교보건법(AHERA)을 제정해 학교 건물의 석면 함유 여부를 모두 조사했다. 자동차의 제동장치인 브레이크 라이닝에 석면이 들어간 제품은 지난해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하지만 시중에는 여전히 석면이 들어간 재고품이 유통되고 있다. 한 카센터 직원은 “석면 제품과 비석면 제품의 가격차가 많게는 40배 이상”이라면서 “대형 트럭이나 택시는 저렴한 석면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석면이 들어가지 않은 브레이크 라이닝은 3만 7000원, 석면 제품은 860원이다. 석면이 들어간 브레이크 라이닝은 지금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마다 거리 곳곳에서 석면 가루를 내뿜는다. 단열재, 방음재 등 주택 내부 자재는 물론 바닥의 비닐타일, 세탁기, 헤어드라이어에도 석면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환경사회정책연구소 신예섭 사무국장은 “가끔 큰 사고가 나야 유출되는 방사능보다 아무 때나 날리는 석면이 더 위험하다.”면서 “정부나 국민이 석면에 너무 무감각한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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