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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일 얼 찾는 게 얼빠진 일입니까”

    “항일 얼 찾는 게 얼빠진 일입니까”

    “죽는 날까지 할아버지의 공적을 다 찾아 놓을 겁니다.” 의병장 이교영의 손자 이한택(71)씨는 35년째 할아버지의 항일 역사를 찾고 있다. 이씨가 살고 있는 경북 영주시 영주동 민족문제연구소 경북북부지회 건물에 딸린 다락방에 들어서면 수북히 쌓여 있는 할아버지의 항일 자료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료 더미 탓에 한 사람이 눕기도 좁게 느껴졌다. ●“조상 공적은 후손들이 알아서 찾으라니” 이씨의 할아버지 역사 찾기는 1974년 “의병장이었던 할아버지를 꼭 찾아 그 공적을 만천하에 알려라.”는 할머니의 유언에서 시작됐다. 철도공무원으로 비교적 편한 삶을 살던 이씨의 삶은 그때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확실한 것은 족보에 기록된 ‘이교경’이란 할아버지의 이름 석자뿐이었다. 무작정 부산문서보관기록소와 대구형무소를 찾았고, 국사편찬위원회도 수십번 들렀다. 하지만 ‘이교경’이란 의병장은 없었다. “후손 혼자서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수집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보훈처에 수도 없이 도움을 요청했지만 ‘조상의 공적은 후손이 알아서 찾으라.’는 답변뿐이었어요. 훈장받은 독립유공자 2000여명의 후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2004년 어느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과천의 국사편찬위원회를 찾아 ‘의병활동사’란 책을 찾아냈다. 며칠 밤을 새워 읽던 중 ‘이교영’이란 비슷한 이름을 발견했다. 영주에서 의병장으로 활동했으며,‘용담’으로 불리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었다. 이씨의 눈 앞이 환해졌다.‘용담’은 바로 할머니의 이름이었다. 당시 의병장들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 가명을 많이 썼고, 할아버지도 교영, 용담, 교철, 춘삼 등으로 불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할아버지는 1995년 이미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받은 상태였다. 일제가 조선을 병탄(倂呑)한 해인 1910년(경술국치년) 의병장 이교영은 일본 재판정에서 “나는 조선의 선비다. 너희 왜놈들에게 내 목숨을 맡길 수 없다.”면서 혀를 깨물고 자결했다. 보훈처에 주민등록등본, 족보, 지역이름 변경서류, 할아버지의 재판기록 등을 제출했지만 자신이 손자라는 사실을 입증받지 못했다. 일본까지 건너가 할아버지의 재판기록을 번역했다. 일제 재판 기록은 할아버지의 진술뿐이어서 공적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었다. 공훈록에는 강원도에서 교철, 충청도에서 춘삼, 경북에서 이장군이란 이름으로 활동한 할아버지의 행적이 빠져 있었다. 서대문 형무소 문서보존기록소에서도 추가로 할아버지의 자료를 챙겼다. 정신나갔다는 주위의 비아냥도 들리지 않았다. 이씨는 결국 2005년 4월21일 대법원에서 의병장 이교영의 손자가 맞다고 인정받았다. ●“할아버지 공적찾기 죽을때까지 계속할 것” 뒤늦게 의병장의 손자임을 인정받았지만 그의 ‘할아버지 찾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1주일에 사흘은 강원도 원주, 충북 단양 등에서 보낸다. 의병장 손자로서 세 번째 맞는 3·1절을 앞두고 이씨는 “후손이 조상의 공적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민족을 위해 싸웠던 독립유공자들의 흔적은 국가도 함께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주 글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박뛰엄이 노는 법/ 허구 그림, 계수나무 펴냄

    하룻밤만 더 자면 백살이 되는 할아버지가 있단다.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할아버지는 백살을 먹도록 줄창 놀고 놀고 또 놀았다는 거다. ‘바나나가 뭐예유’등을 쓴 동화작가 김기정의 ‘박뛰엄이 노는 법’(허구 그림, 계수나무 펴냄)은 아이들 시각으로 보자면 버릴 것 하나 없이 먹음직스러운 이야기책이겠다. 박뛰엄은 백살이 된 주인공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백살을 하루 앞둔 날 밤에 어린 손자에게 자신의 지나간 이야기를 긴긴 편지글로 들려준다. 박씨 성을 가진 할아버지의 이름이 어째서 뛰엄이가 됐는지 그 사연부터 군침 돈다. 일곱살이 되던 해, 산골짝 집에서 혼자 있기가 하도 따분해 큰 소리로 “심심해.”라고 외쳤더니 웬걸? 집채만한 범 한 마리가 나타났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는 할아버지의 모양새를 본떠 붙여졌단다. 범이랑 단짝 동무가 되어 꼬박 삼년을 지남철처럼 붙어 지낸 이야기가 스무고개를 넘는다. 전래동화를 연상케 하는 구수한 입말체, 쫄깃쫄깃 감칠맛 나는 순우리말에 글읽는 재미가 절로 난다. 공부에 절어 있고 컴퓨터에 빠져 있는 손자에게 유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뛰엄할아버지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었다.“놀 때는 말이다, 내가 그랬듯이 죽기 살기로 뛰면서 놀아야 한다. 덕분에 내가 이 나이 되도록 팔팔 살아있는 게 아니겠느냐.” 참된 행복은 여유에서 싹튼다는 진리를 귀띔해 주느라 해학과 풍자로 신명나게 에두른 동화이다. 초등3·4학년.87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그대로 멈춰라’ 균형 잘잡는 개 英서 인기

    “그대로 멈춰라.” 최근 영국에서 한번 자세를 취하면 일정시간 움직이지 않는 개 한마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여느 개들보다도 뛰어난 균형감각을 가진 스패니얼(Spaniel) 종 신디(Cindy·8)의 특기는 주인이 먹다버린 요거트 컵을 머리에 인채 꿈쩍도 하지 않는 것. 또 주인이 코나 네 발위에 동전을 올려놓거나 숟가락·병을 물리면 그 자세를 일정 시간동안 유지 하는 것도 신디의 특기다. 최근에는 영국 BBC뉴스 등 주요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개균형의 여왕’(queen of doggy-balancing)이라는 별칭을 얻은 신디는 웬만한 스타 못지 않은 조명을 받고있다. 신디는 심장질환 등 건강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같은 특기로 주인의 사랑을 듬뿍받고 있다는 것이 현지언론의 설명. 신디의 주인인 론 버크날(Ron Bucknall·75) 할아버지는 “신디가 8개월 째 되었을 때 이런 ‘묘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며 “신디에게도 어느 정도 서커스 기질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여러 종의 개들을 키워왔지만 이렇게 한 가지 자세로 계속 균형을 잘 잡는 개는 처음 보았다.”며 “지시를 내리면 죽은듯한 시늉을 내며 꿈쩍도 하지 않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으랏차~” 75세 ‘몸짱 할아버지’ 英서 화제

    50년 전 젊은 시절의 몸매로 돌아가 여느 ‘몸짱’ 들보다도 더 많은 조명을 받고있는 보디빌더 할아버지가 있다. 영국 스윈돈(Swindon) 월트셔(Wiltshire) 출신의 맥스 무어(Max Moore·75) 할아버지는 인근 체육관에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당찬 몸매로 웬만한 젊은 남성들에게도 벅찬 헬스기구로 운동하기 때문.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 몸짱 몸매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었던 열망 때문이었다. 20대에 보디빌딩 대회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는 맥스 할아버지는 13년전 은퇴이후 일주일에 3번씩 몇시간에 걸친 트레이닝을 통해 몸을 다듬어갔다. 그렇게 6개월동안 운동에 몰입한 결과 할아버지는 한창 좋은 체격을 가졌을 때인 20대 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다. 맥스 할아버지는 “은퇴 후 다시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했던 처음 6개월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 라며 “내가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90세의 나이에도 젊게 보였던 존 밀스(영국 영화배우·1908~2005)를 통해 용기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다보면 내 나이때 이만한 체격을 가졌다는 것에 놀라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며 “지금까지 담배나 술을 하지 않은 것도 몸 만들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9) 경남 하동군 화개면 맥전마을

    [지리산 산마을 이야기] (19) 경남 하동군 화개면 맥전마을

    화개면소재지에서 5㎞ 남짓 떨어진 맥전(麥田)은 ‘보리암’이라고도 불리는 모암마을에 편입된 곳이어서 보리 재배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러한 이름이 붙었다.‘화개면지’에 따르면 1936년 3월 큰 지진이 있었고, 같은 해 여름 홍수까지 덮치면서 산사태가 발생, 마을 전체가 흔적 없이 무너져 내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밀쳐 없어진 동네라 하여 ‘미라태’라는 달갑지 않은 이름도 얻었다. 산사태의 악몽을 걷어내고 한두 호씩 마을을 재건해 한때 40호쯤 되었던 것이 지금은 8가구만 남았고 그나마 원주민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강 건너 구례에서 시집와 맥전 사람으로 60년을 넘게 산 박점순(84) 할머니가 뜨거운 물속에 자꾸만 찢어진 종이상자를 넣었다 빼낸다. 사찰 등에서 쓰고 남은 초를 녹인 물이라는데 이렇게 적셔서 말려두면 불쏘시개로 톡톡히 제 몫을 해낸다. 슬하에 자식도 없이 할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20년 넘게 홀로 사셨다는 박 할머니의 집은 아궁이 군불로 난방을 한다. 봄철엔 간간이 찻잎을 따지만 그것도 고질적인 관절 악화로 제대로 해낼 수가 없다. ●3대째 가업 잇는 ‘조태연가 죽로차’ 전에는 부식을 싣고 찾아온 용달차에서 찬거리를 사곤 했는데 요즘은 이 마을 사람들도 자가용을 타고 다녀 덩달아 부식차마저 들어오는 일이 드물어졌다. 버스 정류장까지는 쉬엄쉬엄 1시간 거리여서 시장에 나가는 일이 부쩍 힘에 부친다. 경치 좋고 조용한 이 마을도 박 할머니에겐 그저 적적하고 불편하고 어려운 것이 ‘쌔고 쌨지만’ 할 수 없이 사는 곳에 불과한 모양이다. 맥전에는 하동군 내에서도 내로라하는 녹차 명가가 있다.1962년 우리나라 최초로 녹차 상표를 낸 ‘조태연가(家) 죽로차’가 그곳. 녹차 재배는커녕 있는 차나무도 다 파내고 유실수를 심어댔던 반세기 전쯤 부산에서 차를 찾아 화개로 들어온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지금은 고 조태연옹의 손자 조윤석(37)씨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촉각, 후각, 미각, 거기에 손재주며 눈썰미까지 제다인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데다 어려서부터 몸에 익은 환경이 현재의 그를 만들었다. 어린 윤석에게 찻잎 따기는 용돈벌이였고, 찻물은 동상에도, 감기에도, 배앓이에도 빠짐없이 쓰이던 만병통치약이었다. 처음엔 편찮은 어머니를 위해 일손을 돕는 것으로 출발했다. 녹차 상품 포장만 2년을 하다 하나씩 작업 과정을 배워갔다. 녹차를 더 알고 싶단 생각에 식품공학을 전공했고, 요즘은 대학원에서 자원식물개발을 공부 중이다. 좋은 원료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란다. 젊은 후계자는 녹차가 생산되지 않는 달엔 쑥, 감잎, 뽕잎, 연잎, 국화(감국), 구절초, 겨우살이 등을 활용한 차 만들기에 전념한다. 이런 대용차들도 몇 년간 선방 스님들의 시음 의견을 수렴한 후에야 상품으로 내놓는다. ●한정된 수량 100% 수작업 조태연가의 모든 차는 한정된 수량에 한해 100% 수작업만 한단다. 대량 생산을 할 경우 품질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45년을 이어온 브랜드 인지도를 떨어뜨릴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고. 조윤석씨에겐 두 명의 어린 자녀가 있다. 내심 둘째딸이 가업을 이어주길 바란다는 그는 차의 생성부터 완성까지를 꼼꼼히 기록한다. 그가 젊은 시절 겪었던 시행착오를 아이들에겐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다. 두툼한 작업일지 속엔 3대를 지나 4대로 이어질 지리산 야생차 비법이 그득하다. 아직 찻잎을 덖으려면 두어 달은 더 기다려야 하는데 이 댁 다실엔 벌써부터 찻잔 가득 봄 향기가 기지개를 켜는 듯하다.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부산 서부 사상시외버스터미널 등에서 화개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의 중간 지점이므로 구례나 하동까지 온 다음 화개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나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19번 국도를 이용해 화개로 간다. 남해고속도로는 하동IC로 바로 진입한다. 맥전마을은 화개장터 삼거리에서 쌍계사 방향으로 진입해 5㎞쯤 직진해야 하는데 계곡 건너편 산기슭에 있다. 글·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 (www.emountain.co.kr)
  • 후진타오가 준 선물 뺏으려했던 中 공무원

    중국 안후이(安徽)성 푸난(阜南)현에 사는 정보(鄭博·5)군은 폭설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 중 가장 운이 좋은 아이로 꼽힌다. 지난 1월 후진타오(胡锦涛) 중국 주석이 이재민들을 격려하기 위해 푸난현을 방문했을 때 후 주석이 손수 쓴 쪽지를 받았기 때문. 후진타오 주석은 ‘행복건강성장’(幸福健康成长)여섯 글자를 써 아이에게 선물했다. 그러나 최근 정군이 받은 쪽지를 현 정부 관리자가 빼앗아 갔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되었다. 정군의 할아버지는 “현에서 열리는 행사만 끝나면 다시 돌려주겠다고 해 빌려줬다.”면서 “하지만 행사가 끝나도 돌려주지 않아 찾으러 가자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다.’는 말 외에 어떤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무원들이 ‘이것은 연구학습(硏九學習)할만한 가치가 있다.’며 돌려주지 않았다.”며 “책임자가 휴가를 가서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베이징의 한 네티즌은 “어린아이들도 다 아는 여섯 글자를 연구하겠다니,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네티즌은 “어른들이 욕심 때문에 아이들의 희망을 뺏으려 든다.”, “공무원들의 법적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광둥의 한 네티즌은 “그렇게 연구하고 싶으면 복사를 하면 될 것 아니냐.”며 비꼬기도 했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푸난현은 지난 18일 이를 정군에게 되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군의 할아버지는 “이것은 손자 뿐 아니라 모든 중국 아이들의 희망이다. 가보로 소중히 보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4번째 창작 뮤지컬로 만난 남경주&최정원

    14번째 창작 뮤지컬로 만난 남경주&최정원

    ●20년 전 롯데월드 예술단 1기. 뮤지컬의 대중화를 이끈 1세대 커플 남경주(44)와 최정원(39)의 첫 만남의 계기였다. “본 지 하루이틀짼가,(정원이가) 노래연습을 시켜달라 해서 피아노 반주를 해줬는데 다듬어진 건 아니지만 재능이 있는 친구다, 느꼈죠. 귀찮을 정도로 많이 물어봐 대학 강의 노트도 빌려줬어요.”(남) “오빠는 그때도 스타였어요. 서울예전 시절부터 재능꾼이었죠. 고3때 처음 봤을 때의 아우라란…. 제가 열정만 있고 그저 좋아서 춤추고 노래했을 때 연기, 이론을 가르쳐줬고. 만난 그 순간이 제가 이 자리에 있게 한 에너지원이죠.”(최) ●3년 전 뮤지컬 ‘아이러브유’, 두 사람이 13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두 배우 모두 20여년 무대인생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여기서 꼽았다. “마지막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장례식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을 하면서 나중에 우리가 늙었을 때의 모습을 봤어요. 과연 우리가 진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됐을 때 이렇게 무대에서 공연하거나 얘기 나눌 수 있을까. 틀림없이 그럴 수 있을 거라 확신하면서요.”(남) ●현재 뮤지컬계의 ‘장소팔고춘자’‘최불암김혜자’커플이 이번엔 ‘소리도둑’(4월5일∼5월25일·서울 호암아트홀)으로 만났다. 영화 ‘에이미’(Amy)를 원작으로 한 ‘소리도둑’은 연출가 조광화가 쓰고 지휘하는 창작 뮤지컬. 유명가수인 아버지의 사고로 소리를 잃은 소녀 아침이가 엄마 인경(최정원)과 함께 시골로 내려가 실패한 천재 작곡가(남경주)를 만나며 소리를 되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남경주와 최정원은 ‘사람 냄새’ 때문에 이 작품을 택했다. 소리를 잃은 아이를 통해 외려 어른들의 상처가 치유되는 인간애가 맘에 들었기 때문. 두 배우 모두 아이가 있는 터라 감정이입은 자연스레 배가됐다. 딸 수아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최정원에 대해 남경주는 “다리가 연습실 바닥에 붙어 있는 듯한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제작자가 수아도 오디션을 보게 하라고 했어요. 그런데 현실과 무대는 달라야 하는데 제 딸이면 몰입이 힘들 것 같아요. 언젠가 딸이 무대에 서겠다 하면 찬성이지만요.”(최) 남경주는 5월 말 태어날 아기 덕분에 매일매일이 감격스럽다.“작품을 하고 있는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가 소리를 찾는 과정의 조연으로 연기하니 마음이 참 좋아요.” 뮤지컬의 성장에 한몫 한 ‘커플’인 만큼 공연계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은 남다르다.“제겐 적성에 맞아 한 일이지만 속으로는 이 장르가 사람들에게 인정 못 받는 불모지니 선구자가 되어 한번 해보자 했었어요. 그런데 후회스러운 게 있다면 내가 대중화에 앞장서다 보니 요즘 뮤지컬이 가벼워진 데 일조하지 않았나 하는 거죠.” 연극으로 데뷔한 남경주는 유치진 선생이 주창한 진실과 아름다움이라는 연극정신을 구현하고 싶은 바람이 크다. 점점 작품 선정에 신중해지는 이유도 그래서다. 십수년 전 잘 나가는 영화배우, 탤런트들과 함께 출연해 그들의 10분의1도 안 되는 출연료를 받던 시절이 최정원에게도 있었다. 그렇게 15년차 팬을 얻은 최정원. 그런 그가 요즘 아쉬워하는 건 ‘무대에 대한 존경심’이다.“예전에 저희는 무대 오르기 전에 흙이나 먼지가 묻지 않은 신발을 신고 올라가는, 무대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어요. 무대는 꿈이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무대에 침을 뱉는 배우도 봐요.” 두 배우에게 공연은 ‘달맞이꽃’이다. 관객과 같은 공간, 시간에 한껏 펼치고 나면 없어지고 마는 공연. 마치 달이 환하게 비칠 때 아무도 모르게 피었다 지는 달맞이꽃처럼 그 순간만 존재하는 시간.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北 정대세 ‘亞 대세’로

    |충칭(중국) 임병선특파원|이 빡빡머리 청년의 정체성은 아리송하기만 하다.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국 기자들과 간담을 가진 지난 19일 중국 충칭 칼튼호텔. 북한 대표팀도 묵고 있는 이 호텔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북한의 주공격수 정대세(24·가와사키) 일행과 마주쳤다. 일본대표 중 같은 팀 소속이 몇 명이냐는 팀동료의 물음에 그는 서투른 우리말로 “세 명”이라고 답했다. 동료들이 웃고 짓까부는 것과 달리 그는 조용하고 우직한 청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리고 20일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대회 한국과의 2차전에서 후반 동점골로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그에게선 야수의 맹폭함이 묻어났다.2선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잡은 그는 곽태휘(전남)가 계속 어깨를 부딪치며 방해하는데도 중심을 잃지 않고 튀어나온 골키퍼 김용대(광주)의 오른쪽을 뚫는 슛을 작렬시켰다.14분 전에도 그는 유연함과는 거리가 한참 있어 보이는 체격으로 몸의 방향을 직각으로 꺾은 뒤 감각적인 터닝슛을 날려 김용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미 17일 일본전에서도 수비수 등을 지고 돌아 공간을 파고드는 기민함으로 중국 관중들로부터 ‘정따세’ 연호를 받기도 했다. 해서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연상시키는 유럽형 킬러란 평가를 듣고 있다. 소속팀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바퀴벌레, 어릴 적 꿈은 병아리 감별사,20년 뒤 본인의 모습을 일본 제1의 침술사로 그려 누구보다 독특한 정신세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휴일엔 레코드점을 돌아다니며 차 안에서 가라오케로 기분전환을 한다고 했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불고기라고 밝혔다. 할아버지의 본적이 경북 의성인 그는 조총련계 학교를 16년 다닌 인연으로 지난해 6월 북한대표팀에 처음 합류했다. 북한 국적을 신청했다는 얘기도 있다. 부모와 형제 모두 한국 국적을 얻었는데도 정치적 소신 때문에 북한을 외면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새달과 6월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에서 북한과 맞서는 허정무호는 아시아 무대가 좁게만 보이는 정대세를 막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21일 중국 융촨(永川)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한국 여자축구팀은 일본에 0-2로 무릎을 꿇어 대회 2패째를 기록했다. 중국과 북한은 0-0으로 비겼다. bsnim@seoul.co.kr
  • [지리산 산마을이야기] (18) 전남 구례군 토지면 조동마을

    [지리산 산마을이야기] (18) 전남 구례군 토지면 조동마을

    경남 하동과 군계를 이루는 전남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 중기마을은 1780년쯤 연곡사로 승과를 치르러 들어간 승려들이 아녀자를 데리고 오다 숨겨둔 곳, 김해김씨가 절터를 만들었던 곳, 혹은 승려가 터를 잡은 마을이라 하여 ‘중터’ 또는 ‘승기’라 불리다가 1950년쯤 외곡과 피아골의 중간 지점이라 하여 ‘중기’라 개칭했다. 작은 중기마을 안에 교집합처럼 들어선 조동마을은 지리산 왕시루봉(1212m)에서 갈라진 봉애산(613m)과 목아재를 뒷동산 삼고, 피아골에서 출발한 연곡천 물줄기 너머 중기마을을 마주하고 있다. 중기 뒷산이 구례와 하동을 나누는 삼도봉∼불무장등∼황장산∼촛대봉 능선이니 결국 조동은 앞뒤로 지리산의 험준한 산세, 피아골의 풍만한 청류를 고루 품은 셈이다. 마을 어른들은 녹차, 밤, 매실 농사에 종사하고 요즘 같은 계절엔 고로쇠 작업도 병행한다. 대체로 기온이 따뜻해 겨울 내내 눈이 쌓이는 날은 사나흘뿐. 그래서 녹차 농사가 잘되는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선 녹차를 상비약처럼 사용한다. 싱싱한 찻잎을 바로 덖는 것이 아니라 아랫목에 일주일씩 널어 건조시킨다. 발효차는 외딴 마을 주민들의 감기약과 소화제 역할을 대신해 왔다. 조동마을 최고령 부부 박봉수(86) 할아버지와 임남례(80) 할머니는 슬하에 무려 9남매를 두었다. 할머니는 섬진강 건너 문척에서 이곳으로 시집와 50년을 살았다. 전에는 하동장 구례장 모두 걸어 다녔는데 이제 그럴 여력은 없다. 도로가 가까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피아골과 연곡사를 오가는 버스가 1시간에 1대꼴로 있어 불편함은 덜하다. 용케 일제 때나 한국전쟁 때 마을이 소개(疏開) 당하는 아픔도 겪지 않았다. 마을 이름의 첫 글자(助)대로 그 몹쓸 난리 속에서 정말 하늘이 도운 건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지난 1999년 지리산 일대의 물난리는 이곳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진이라고 믿을 만큼 강한 충격이었단다. 마치 물이 서서 내려오는 것 같았다. 그런 물은 처음 보았다고 했다. 풍광 좋던 계곡은 그렇게 한바탕 몰아친 홍수 때문에 황폐화되었다. 다리가 떠내려간 게 벌써 두 번째. 다리 위로 물이 넘쳐 휩쓸려 간 사람도 많았다. 모 심으러 왔다가 얼떨결에 떠내려간 이도 있었으니까. 마을과 도로를 잇는 시멘트 다리는 2006년에 새로 놓았다. 마을 위쪽엔 올해로 조동마을 주민 4년차인 정명엽씨가 산다. 시국사건에 휘말리는 등 고초를 겪다가 1980년대 초반 가족들을 데리고 독일로 훌쩍 떠났다고 한다. 그 후 10년을 조금 더 채우고서야 타국 생활을 접고 귀국해 대구의 한 대학에서 강사로 일했다. 처음엔 이 산중생활이 유배나 진배없었지만 지금은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고 너스레다. 책도 보고 운동도 하고,TV가 없으니 세상사 보고 듣는 것도 없이 삶의 꼬인 것들이 하나씩 풀어져버리는 느낌이란다. 가끔씩 그리운 산악회 친구들이 다녀간다. 동남향인 조동은 계곡 건너편 중기마을에 비해 아침이 빠르다. 정씨는 ‘조동’마을을 ‘아침이 빠른’ 마을로 해석하길 좋아한다. 마을은 모두 깊은골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데 서쪽에서 나와 동쪽으로 흘러 물 흐름도 좋고 물맛과 수질이 뛰어나다. 마당 한쪽으로 흐르는 ‘서출동유’의 석간수 소리에 맞춰 정씨가 연주하는 나지막한 트럼본 소리가 겹겹이 덧칠하듯 포개진다. 땅거미 지는 지붕들 위로 함박눈처럼 음표들이 나풀나풀 내려앉는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www.emountain.co.kr)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부산 사상 서부터미널에 구례까지 가는 버스가 있고, 기차는 전라선 구례구역에서 하차한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 전주IC,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장수IC,88고속도로 지리산IC 등에서 남원으로 간 다음 19번 국도를 타고 구례로 진입한다. 남해고속도로는 하동IC를 경유해 구례로 갈 수 있다. 조동마을로 가려면 19번 국도 외곡삼거리에서 피아골 방향으로 들어서야 한다.
  • 기업들, 일꾼 찾아 경로당行

    “호호호, 우리 아우 규원씨, 오늘 헤어스타일이 근사해졌네.” “아이, 누님 놀리지 마세요. 내 나이도 올해 칠순이 넘었어요.” 18일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 8명이 도봉구 도봉동 노인복지센터 내 공동작업장에서 양말을 포장하면서 농담을 건네며 웃었다. 이야기 화제도 다양하다. 자식이나 며느리 흉보기, 집안의 애경사는 기본이고 새로 사귄 이성친구, 연예인 이야기 등 하루종일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도봉구가 민간기업인 수원섬유, 미주섬유에서 생산한 양말을 포장하는 사업을 유치해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기에 가능한 풍경이다. 김승희(73·도봉1동) 할머니는 “집에서 혼자 있으면 아픈 곳만 늘어나는데 여기서 일도 하고 친구들도 사귀니 살맛이 난다.”면서 “비록 작지만 내 힘으로 돈도 벌어 손자들에게 용돈도 주고 나를 위해 쓸 수 있어 더 좋다.”며 웃는다. 옆에 있던 이규원(72·도봉2동) 할아버지는 “늙은이들에게 가장 큰 적은 바로 외로움이야. 그런데 여기는 모두 친구라 좋아.”라고 거든다. 어르신들은 주로 하루에 4∼5시간씩 양말접기, 실밥뽑기, 양말 포장하기, 쇼핑백 끈넣기, 주유소 기름 넣기, 빌딩관리 등 단순하면서 손쉬운 일거리를 하며 한달에 2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 도봉구는 기업과 경로당을 연계하여 노인을 위한 특별한 일자리를 마련하는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한 휴식공간이던 경로당이나 노인복지센터를 작업장으로 이용해 기업에는 공간과 인건비 절약, 노인들에게는 일자리와 경제적 도움 등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불량제품 선별 및 포장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복지과는 물론이고 4개 노인복지센터, 사회 단체 등과 힘을 합쳐 일자리 확보에 나섰다. 연말까지 모두 1600여개 노인일자리 확보를 목표로 뛰고 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윤재은 소설 ‘비트의 안개나라’

    시인·화가·공간철학자·건축가라는 1인4역의 길을 걷는 윤재은(47) 국민대 조형대학 교수. 그는 직함만큼이나 독특하고 탐미적이다. 괴테·헤세·니체 등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그는 삶의 의미는 물론 물·돌·나무 등 자연에도 치열한 사유의 시간을 가졌다. 친환경적 문화에 매료돼 자연과 문화, 인간과 행복이라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파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마하엘 엔데의 ‘모모’,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한데 아우르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런 그가 시집 ‘건축은 나무다’를 출간한 이후 2년 만에 장편소설 ‘비트의 안개나라’(멘토프레스 펴냄)를 내놓았다. 어린 소년 주인공 비트가 시간을 뛰어 넘는 여행을 통해 삶의 진리를 깨닫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소설은 먼저 구도(求道)하는 ‘싯다르타’적 요소를 접목했다. 그것은 ‘자아’를 깨달아 가는 과정. 비트가 이상한 나라, 안개나라를 체험하면서 삶의 지혜,‘자아’를 깨달아 가고 있는 것이다. 동화 같고 철학적인 ‘모모’적 요소도 가미했다. 인간들의 빼앗긴 시간을 되찾아 주고 웃음과 여유, 행복을 찾아 주는 ‘모모’처럼 이 작품에서도 지혜를 지닌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세상을 살려 낸다. 정치우화인 ‘동물농장’적 요소도 끼워 넣었다.‘동물농장’은 인간을 몰아낸 동물들이 농장을 운영하는 이야기이고 소설은 이상한 나라의 모든 물을 안개나라에 팔아 넘기는 이상한 나라를 그들의 소유로 만들어 버리는 사기꾼들을 다룬 작품이다. 작가는 “물질을 위해 현대인들의 끝없는 질주를 보면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면서 “행복은 인간의 소유욕을 끝없이 채우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하나되는 우리의 마음 속에 있다.”고 강조한다.1만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정조가 묻는다 “지금 어디로 가냐”고

    [내 책을 말한다] 정조가 묻는다 “지금 어디로 가냐”고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던 날 열한 살의 어린 세손(世孫)은 할아버지에게,“아비를 살려 주옵소서.”라고 빌었다. 이때만 해도 세손은 자신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 자신이 없었다면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죽이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전율한다. 세손이 없었다면 영조는 ‘삼종(三宗:효종·현종·숙종)의 혈맥(血脈)’인 사도세자를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모친이 그 사건에 가담한 이유도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사도세자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한중록’은 사도세자가 “(영조가) 세손은 귀하게 여기니 세손이 있는데 내가 없어도 관계할까?”라고 말하고, 혜경궁 홍씨에게 “자네는 세손 데리고 오래 살려 하네.”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사도세자가 부친에게 죽임을 당하는 아들의 운명을 받아들여 좁은 뒤주 속에서 여드레 동안이나 신음하다 숨을 거둔 순간 비극은 정조의 운명이 되었다. 그러나 영조가 사도세자를 애도하며 쓴 “피 묻은 적삼이여 피 묻은 적삼이여”라는 ‘금등지사(金之詞)’를 보고 할아버지 영조도 저주받은 신탁의 주인공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수많은 방해를 무릅쓰고 즉위한 정조는 과거로 돌아가는 대신 미래를 선택했다. 모친 윤씨와 장씨를 비명에 잃었던 연산군과 경종이 보여 주었던 것처럼 과거로 돌아가는 길은 실패한 국왕의 길이기 때문이다. 즉위 일성으로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라고 선포한 정조는 그릇된 과거와 단절하고 미래로 나아갔다. 대리청정하는 저군(儲君)을 뒤주에 넣어 죽인 증오의 정치, 신하가 임금을 선택하는 택군(擇君)의 정치, 노론(老論) 일당의 전제(專制) 정치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갔던 것이다. 그 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정조와 철인정치의 시대’는 그 도상에서 정조가 만났던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의 이야기다. ‘정조 시대를 읽는 18가지 시선’이란 부제는 열여덟 가지의 다양한 시선으로 그 시대를 조망했다는 뜻이다. 정조의 즉위를 방해하는 노론, 정조를 암살하려고 존현각 지붕 위로 침입한 자객들, 정조의 이복동생을 죽이라고 끈질기게 요구하는 정순왕후, 송시열의 후손 송덕상을 추대하려는 무리들, 그리고 미래를 가장해 과거로 돌아가려는 흑두봉조하 홍국영 같은 사람들과 실랑이하며 정조는 미래로 나아갔다. 이가환·이승훈, 정약용 형제처럼 열린 지식인들, 최고의 학자였으나 서얼이란 이유로 소외 당하던 이덕무·박제가·유득공 같은 서얼들, 그리고 신분제에 신음하던 백성들과 함께 새로운 길을 걸었다. 그 길 끝은 새로운 세상이었다. 그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정조가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그래서 정조와 그 시대는 지금 우리에게 어떤 길로 가고 있느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 연구소장
  • [어린이 책꽂이]

    ●마디바의 마법(린다 로드 등 글, 나탈리 힌리치센 등 그림, 장미란 옮김, 달리 펴냄) 넬슨 만델라가 골라 들려 주는 아프리카 옛이야기 모음. 해학, 풍자가 가득찬 이야기에서 삶의 교훈까지 챙길 수 있다. 초등저학년.1만 5000원.●마루호리의 비밀(허수경 글, 이상권 그림, 파랑새 펴냄) 허수경 시인의 판타지 동화. 겁쟁이 꼬마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악한 사람을 감싸안음으로써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초등3,4학년.8500원.●마코토의 푸른 하늘(시즈타니 모토코 글, 후쿠다 이와오 그림, 김정화 옮김, 아이세움 펴냄) 쓸쓸한 철거예정 아파트에서 뒤늦게 싹튼 이웃간의 정을 그린 동화. 이웃 할머니, 할아버지와 정을 나누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훈훈하다. 초등3학년 이상.7500원.●내 웃음 어디 갔지?(캐서린 레이너 글ㆍ그림, 김서정 옮김, 청림아이 펴냄) 웃음을 잃어 버린 호랑이는 어떻게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마음이 행복하면 웃음이 떠나지 않고, 행복 또한 거창한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그림책. 8500원.●무지개가 부러운 펭귄(조 리그 등 글·그림, 이지은 옮김, 보림qb 펴냄) 무지개 빛깔이 부러웠던 펭귄에게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빨간 여우, 노란 사자 등 몸빛깔이 바뀔 때마다 보드라운 털을 만져볼 수 있는 촉감그림책. 유아용.1만 2800원.●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정하섭 글, 유승하 그림, 길벗어린이 펴냄) 쥐들이 지혜를 모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고 평화를 되찾는 줄거리의 그림책. 펜화가 경쾌하고 발랄하다.5세 이상.8500원.●메주 꽃이 활짝 피었네(이명랑 글, 신가영 그림, 중앙출판사 펴냄) 떡 만들기, 밥 짓기, 고추장 담그기…. 전통음식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재료는 물론이고 전통 용기들, 집안 곳곳을 지키는 토속신들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초등생.9500원.
  • 박탈·소외감에 ‘욱’ …노인 범죄 흉포화

    박탈·소외감에 ‘욱’ …노인 범죄 흉포화

    “말동무가 없어 외로워. 무엇보다 사람이 그립거든. 식당에서 동료 노인들과 부대끼면 살아 있구나 느끼지.” “아직 힘 있다 생각하는데 자식, 손자 다 나가고 집에서 혼자 밥 먹으면 입맛이 없어. 돈 없어 영양 실조가 아니라 입맛이 없다 보니 노인들이 영양 실조로 죽는 거야.” 14일 추운 날씨 속에서도 광주공원 무료 급식소를 찾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사람이 그리워 이곳에 오지.”라며 발걸음의 이유를 밝혔다. 한 교회가 운영하는 이곳 사랑의 쉼터를 찾는 노인은 하루에 줄잡아 550명.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어두운 한편이다. 평균수명 연장, 사회활동 증가 등으로 범죄 대상이 되던 노인들이 범죄 가해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정과 사회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에 빠진 이들이 숭례문을 잿더미로 만든 채모(70)씨처럼 강력범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젊은이처럼 감정 폭발 조절 못해 지난해 9월 전남 보성군 회천면 바닷가에서 어부인 71세 오모씨가 20대 남녀 4명을 고깃배로 유인해 바다에서 살해했다. 성추행을 결심하고 여자와 같이 있던 남자와 반항하는 여자를 차례로 바다에 빠뜨렸다. 지난해 6월 충남 아산시에서는 79세의 한모씨가 사위(53)가 자신을 주벽이 심하다며 2년 동안 요양원에 입원시킨 데다 용돈 얘기에 사위가 핀잔을 준 데 격분, 사위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노인의 성추행도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해 6월 울산 남구에서는 69세의 김모씨가 학원에 가던 어린 정신지체아를 성추행하려다, 강원 춘천시에서는 63세의 김모씨가 70세의 할머니를 성폭행하려다 붙잡혔다. 앞서 지난해 2월 충남 예산군에서는 64세의 김모씨가 여성 보험설계사를 자신의 집으로 유인,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노인 범죄율 급상승 법무부 등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 범죄는 1996년 전체의 1.5%(4만여명)에서 2005년 3.8%(8만여명),2006년 5.1%(10만여명)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노인범죄 가운데 폭력범과 지능범(사기·고소)이 각각 2만명으로 엇비슷했다.60세 이상 노인 살인범도 96년 18명에서 2005년에는 96명으로 5.3배 많아졌다. 노인 성폭력범도 96년 91명에서 2005년 430명으로 4.7배, 노인 방화범은 같은 기간 8명에서 63명으로 7.4배 늘었다. 한편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1997년 전체의 9.7%에서 2007년 13.8%(680만명)로 증가했다. ●정부가 적극 나서야 이같은 노인 범죄의 증가는 사회복지제도 미비와 취업기회 미흡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춘식(73) 대한노인회 광주연합회 사무처장은 “노인들은 등산하거나 친구를 만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한달 용돈 20만∼30만원이 없어 대부분 양지바른 곳에서 홀로 보낸다.”며 “요즘 노인들은 가정이나 사회, 젊은이나 노년층 어디에서도 대접을 못 받으면서 신형 고려장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윤호(54·범죄학)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노인범죄 증가는 노령층의 사회활동 참여 증가로 범행 기회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어 “노인은 욕구불만 해소 기회가 젊은 층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건전한 만남이나 교양강좌 등으로 서로의 접촉 기회를 늘려줘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노인범죄 분석 자료를 낸 구현아(38·여) 전 포항1대학 교수는 “노인들에게 자원봉사 등 에너지를 쓸 기회를 주면서 정부의 복지 혜택을 늘려가는 양면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산마을이야기] (17) 경남 함양군 휴천면 견불동

    [산마을이야기] (17) 경남 함양군 휴천면 견불동

    재작년 여름 성삼재를 출발, 마천∼밤머리재∼청학동∼회남재를 거쳐 다시 성삼재로 돌아오는 지리산자락 도보여행을 한 적이 있다. 전라남도에서 전북 산내를 거쳐 경남 함양 땅으로 들어섰을 때 우연찮게 견불동에 산다는 주민을 만났고, 그 분 댁에서 따뜻한 차를 대접 받는 기회를 얻었다. 단순히 차 마시는 일이 전부였다면 마을에 대한 기억이 크지 않았을 텐데 두고두고 더 그리웠던 건 그곳의 아름다운 정취였었다. ●산능선이 ‘누워 있는 부처´ 같다 하더라 ´1년 6개월만에 견불동을 찾은 날은 하필 일부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내릴 만큼 절절한 날씨였다. 마을은 정지된 풍경화인 양 조용했고 신세를 졌던 집도 이미 누군가에게 매매되어 굳게 문이 잠겼다. 해발 약 600고지. 가구 수는 14∼15호쯤.60번 지방도로에서 이정표를 따라 좁고 가파른 길을 올라서야 닿을 수 있는 곳인데 대체로 마을 하단부는 보수를 하지 않은 옛집이고, 상단부는 최근에 지은 현대식 건물, 또는 황토로 지었다 해도 역시 근래 외지인들에 의해 세워진 집들로 이뤄져 있다. 마을에서 건너 뵈는 산능선 모습이 마치 누워 있는 부처와 같다 하여 ‘견불동’이란 이름을 얻었고 통일신라 땐 견불사란 사찰도 있었다고 한다. 건너편 와불 능선은 휴천면 송전리 뒷산으로 사실 송대마을에서 훨씬 크고 정확하게 보인다. 점필재 김종직의 지리산 유람록 ‘유두류록’에는 ‘나 혼자 삼반석에 올라 지팡이에 기대섰노라니 향로봉, 미타봉이 모두 다리 밑에 있었다.’라고 표현돼 있다. 미타봉은 이 와불 능선의 부처바위를 일컫는다. 오늘날의 견불동은 ‘견불동 된장’과 ‘지리산선농원’으로 대표되는 된장 동네로 유명하다. 당연히 함양을 포함해 지리산 인근 콩만 사용하는 것은 물론 만든 이의 정성과 오염원이라곤 전혀 없는 견불동의 물이며 공기며 햇살이 어우러져 그 맛이 뛰어나다. 지리산선농원 대표 이강영(50)씨는 1998년 2월 정착했다.10년간 터를 보러 다닌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 결정대로 이곳에서 또 10년을 꽉 채워 살았다. 그때만 해도 버려진 전답뿐인데다 원주민도 몇 가구 살지 않을 때였다. 화전민이 살던 동네처럼 거의 허허벌판에 가까웠다. 처음엔 참선 공부가 목적이었지만 가장으로서 생계를 무시할 수도 없었다.“늘 먹던 된장에 양만 늘린 것뿐”이라며 겸손해하지만 그 댁 된장 맛의 비결은 정성껏 구운 죽염에 있다. 미네랄이 배제된 정제염이나 간수가 섞인 천일염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맛이다. 소위 해피밸리에 가까운 고도여서 기압과 산소량이 적당하다. 몸이 쾌청하고 음이온 발생량이 높아 음식의 잡균 번식을 억제한다. ●햇살로 담그고 공기로 간 맞춘 청정된장 이강영씨가 장독 뚜껑을 여는 이유는 딱 두 가지. 지리산 창창한 햇살의 살균력과 양질의 효모균 투입으로 인한 발효 효과 때문이다. 같은 곰팡이라도 부패와는 엄연히 다른 발효 과학인 셈이다. 단순히 소화돼 배설되는 것이 아닌, 몸속으로 온전히 흡수되는 영양분이라고 치켜세운다.3년 묵은 된장부터 상품으로 출시하는데 함양군과 자매도시로 맺어진 서울과 대전, 그리고 농협을 통해 부산 등으로도 판매된다. 찾는 이가 많다 하여 덩달아 많이 만들 욕심은 없다.‘지킬 수 있는 마음의 정성’으로 열심히 만들 뿐이다. “옛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보단 질적·기능적으로 보완 발전시키는 게 전통 계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놓고 겨룰 순 없지만 제 된장에 자긍심을 갖고 있어요.” 외지에서 왔으니 언젠가 다시 떠나지 않을까 염려하였더니 “벌여놓은 일이 많아 떠날 수 없다.”고 웃어 보인다. 용인 이씨인 그이의 14대 할아버지가 용인을 버리고 평택에 정착한 것처럼 그도 평택을 버리고 지리산 견불동으로 내려왔다. 이제 견불동에 뿌리를 내리고 ‘견불동 이씨’로 살 작정이란다. 글 사진 황소영 월간 마운틴 기자 (www.emountain.co.kr) ■ 가는 길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 부산과 대구 등에서 함양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88고속도로 지리산IC에서 산내∼마천∼휴천 방면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는 함양과 생초IC를 각각 이용한다.24번 국도에서 오도재를 넘어 마천∼휴천 방면으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한데, 겨울엔 드문드문 빙판 구간이 있다.
  • 실버 컴도사의 눈높이 교육 ‘귀에 쏙’

    실버 컴도사의 눈높이 교육 ‘귀에 쏙’

    “메일을 보내려면 이곳을 클릭하고 주소를 써. 그리고 보내기를 누르면 끝이야. 간단하지.” “아따 편지가 벌써 간겨. 참말로 신기하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컴맹에서 탈출하기 위해 돋보기를 쓰고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컴퓨터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학생도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어르신들이다. 13일 강서구 화곡2동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나누미 정보화 교실’ 풍경이다. 지난해 7월부터 지역정보센터에서 정보화교육을 받은 수강생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의 컴퓨터 실력을 갖춘 어르신들로 ‘컴나누미 자원봉사대’를 만들었다. 지역정보센터에서 최소 2년 이상의 정보화 교육을 받은 ‘컴도사’ 10명으로, 대부분이 60대의 어르신들이다. 최고령 자원봉사대원인 임철순(72·화곡동)씨는 “지난해 초 우연히 주민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한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첫발을 내디뎠다.”면서 “컴퓨터를 배우며 지금까지 몰랐던 세상과 만나고, 친구들도 사귀면서 인생의 새로운 즐거움을 찾았다.”고 말했다.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동년배가 가르쳐서인지 진도가 빠른 편이다. 손자에게 컴퓨터를 배우다 포기했다는 이계월(61·화곡7동)씨는 “나이가 비슷해서 그런지 가르쳐주는 것이 귀에 쏙쏙 들어와서 너무 편하다.”라며 “이제 나도 메일을 보내고 댓글을 다는 네티즌”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컴나누미 자원봉사대는 연말까지 화곡2동 및 발산1동 주민센터에서 55세 이상 주민 620명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실을 운영한다. 교육내용은 윈도 XP, 인터넷 과정 등 2∼3주 과정의 기초과정 위주로 강좌를 개설하여 1개 과정당 강사 1명, 보조강사 2명이 어르신들을 돕는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더 공부해 시민운동에 풀어낼래요”

    70대 사회운동가가 편입학 44년 만에 학사모를 썼다. 숭실대는 사학과에 재학 중인 이관복(77)씨가 15일 학위 수여식에서 사학과 학사학위를 받는다고 13일 밝혔다. 이씨는 스물네살에 청주상고를 졸업하고 무극고등공민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했으나,5·16 쿠데타 이후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교사를 학교에서 내보낸다는 정부 방침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교단을 떠났다. 이후 서울신학대학을 마치고 1964년에 숭실대 사학과에 편입했으나, 독재 정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학교는 사회 운동과 시위 전력이 많은 그에게 학교와 사회 운동 중 하나를 택하라고 강요했다. 결국 또 학교를 떠나 낙향한 이씨는 그 뒤에도 학생들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애정에 야학을 이끌기 시작했다. 야학은 정식학교로 인가됐고 그는 1969년에 정부가 교육자에게 주는 ‘인간 상록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2002년 ‘효순·미선이 사건’ 때는 500일 동안 촛불집회를 지킨 ‘광화문 할아버지’로 알려지기도 했다. 매일 교내의 담배꽁초를 줍고 흡연자들에게는 특유의 ‘백발 호통’을 날리는 등 금연캠페인도 벌여왔다. 만학도로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것과 교내 클린캠퍼스 운동에 앞장선 공을 인정받아 학위수여식에서 공로상을 받는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주먹커플’에 징역형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판사 이재욱)은 에어컨을 켜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어 77세 할아버지 택시기사를 폭행해 실명시킨 혐의로 20대 김모씨와 30대 조모(여)씨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4개월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77세 택시기사 박모씨는 지난해 7월 오후 10시쯤 서울 종로에서 김씨와 조씨를 태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씨가 덥다면서 에어컨을 켜달라고 요구했는데 박씨는 “밤이라 별로 덥지 않은데….”라고 말했다가 말싸움을 벌였고 조씨로부터 손찌검까지 당했다. 더이상의 소동을 원하지 않은 박씨는 에어컨을 켜주고 목적지 근처까지 운전해갔는데 이번에는 김씨와 조씨가 요금도 내지 않고 내려버리면서 소동이 더 크게 벌어졌다.쫓아 내린 박씨의 사타구니를 조씨가 걷어차면서 동전을 길바닥에 팽개쳐버렸고, 이를 주으려고 고개를 숙인 박씨의 머리를 이번엔 김씨가 발로 걷어찬 것이다. 이 사고로 박씨는 한 쪽 눈을 실명했고, 다른 쪽 눈도 실명 위기에 놓이게 됐다. 지나가던 행인에게 붙잡혀 기소까지 된 김씨 커플에 대해 재판부는 “박씨가 폭력행사를 유발시킬 만한 원인 제공이 없었는데도 과도한 폭력 행사가 이뤄졌고, 한쪽 눈이 실명되는 등 상해 결과가 중하다.”고 실형선고 이유를 말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깔깔깔]

    ●이심배반 이웃집 여자 둘이서 대화를 나눴다. “댁의 따님은 시집을 잘 갔다면서요?” “아주 좋은 신랑을 만났어요.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자게 하고, 부엌 일은 아예 하지도 못하게 하고 매일 저녁 외식을 한대요.” “그거 참 복이네요. 그런데 아드님은 장가를 잘 못갔다면서요?” “속상해 죽겠어요. 며느리가 게을러서 매일 늦게 일어나고, 부엌 일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저녁때만 되면 남편을 졸라 외식을 하려 들지 뭐예요.”●미워하는 사람 어느 교회에서 목사가 설교를 하고 있었다.“여러분들 중 미워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으신 분, 손들어 보세요. 아무도 없나요? 손들어 보세요.” 그때 뒤에서 한 할아버지가 손을 들었다. 목사가 물었다.“할아버지,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는지 말해주세요.” 그러자 연로한 할아버지는 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응. 다 죽었어.”
  • [美 대선 후보경선] 슈퍼화요일 하루전 사활건 막판유세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대통령 경선 후보들은 5일(이하 현지시간) 24개 주에서 동시에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사활을 건 막판유세로 주말을 보냈다.선거전문가들은 공화당의 경우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대선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경우 결판이 나지 않아 3월까지 경선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당 후보들은 승기를 잡기 위해 1주일 새 TV광고비로 2000만달러(약 192억원)를 쏟아붓고 있다. 민주당은 5일 22개주에서 예비선거가 동시 실시된다.1681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다.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캠프가 공들이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의 대의원 수는 370명이나 된다. 워싱턴포스트(WP)가 ABC와 공동실시해 3일 발표한 전국 단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 중 힐러리 지지비율은 47%, 오바마 지지비율은 43%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갤럽이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 의원 48%, 오바마 의원 41%였다.1주일 전만 해도 오바마 의원은 힐러리 의원에게 15%포인트 뒤져 있었다. 오바마의 추격세가 맹렬하다. 힐러리는 주말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애리조나주에서 선거유세를 펼치며 경제공약과 경륜을 앞세워 준비된 후보임을 강조했다. 최대 지지기반인 노동자 계층과 여성, 히스패닉 표를 다졌다. 오바마는 외할아버지 고향인 캔자스와 콜로라도, 캘리포니아주를 훑었다. 힐러리에 비해 지명도가 낮아 유권자들과의 접촉을 최대화하고 있다.3일 로스앤젤레스 유세에는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딸인 캐롤라인과 함께 선거운동에 나섰다. 힐러리측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내세워 대리전을 치렀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와 65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캘리포니아주 최대 노조인 서비스노조국제연맹(SEIU)이 오바마 지지를 선언, 힘을 보탰다.AP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두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수는 힐러리가 249명, 오바마가 181명이다. 한편 양측 캠프는 슈퍼 화요일에 결판이 나지 않을 경우에 대비, 오는 12일 버지니아, 메릴랜드, 워싱턴DC와 다음달 4일 오하이오·텍사스 예비선거도 준비하고 있다. 공화당은 5일 21개 주에서 예비선거가 치러진다. 선거전문가들은 이변이 없는 한 매케인 의원이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누르고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WP·ABC 공동 설문조사 결과 매케인 의원이 48%의 지지로 독주하고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 24%,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16%로 3위를 달리고 있다. 매케인은 2∼3일 테네시, 앨라배마, 조지아 등 남부 주들의 공략에 나서, 자신이 보수층의 진정한 대변인임을 자처하며 보수표 결집에 진력했다. 한편 2일 실시된 메인 코커스에서 53%를 얻어 승리한 롬니 전 주지사측은 매케인 지지를 주저하고 있는 남부 보수적 유권자들을 공략하며 승리의 꿈을 접지 않고 있다. 각당 후보들은 슈퍼 화요일을 앞두고 광고비로 수백만달러씩을 쏟아붓고 있다. 캠페인미디어어낼리시스그룹(CMAG)은 5일까지 광고비가 2000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중 90%를 힐러리와 오바마측이 지출할 것으로 분석됐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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