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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代 10명이 52년9개월 현역복무

    3代 10명이 52년9개월 현역복무

    “명예롭게 군 복무를 마치는 자부심이 우리 가문의 전통입니다.” 할아버지-아버지-손자 등 3대(代)에 걸쳐 일가 남자 10명 모두가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한 백동림(73·서울 송파구)씨 가문의 이야기이다. 백동림씨는 1979년 당시 전두환 합동수사본부장을 보좌, 수사단장으로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인 10·26 사건 수사를 지휘한 책임자여서 또 다른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전·베트남전 무공훈장 받아 병무청은 18일 올해 최고의 ‘병역이행 명문가’로 백씨 가문을 선정, 대상(대통령 표창)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올해 병역이행 명문가로는 백씨를 비롯해 김상도(65·부산 해운대구)씨, 임희기(63·경기 수원 영통구)씨 가문 등 모두 147가문이 선정됐다. 대상인 백씨 일가의 총 군 복무기간은 52년9개월(633개월)이다. 국가유공자도 2명이 포함된돼 있다. 1대인 고(故) 백린선씨는 연대장 신분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평양탈환 전투 등에서 공로를 세웠다. 1·4후퇴 당시 서울에 잔류한 가족은 군인가족이라는 이유로 전 재산과 집을 빼앗기는 등 고초를 겪어야 했다. 중령으로 예편한 백린선씨는 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 2대인 백동림씨는 육사 15기로 베트남전에 참전해 화랑무공훈장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10·26사건 당시 합수부 수사단장으로 박 대통령을 살해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직접 신문하기도 했다. 동림씨의 장남 봉원씨는 학군장교 23기 출신이다. 차남 봉철씨는 시력이 약해 현역 근무가 면제됐지만 현역을 지원해 병장으로 복무했다. 동림씨의 동생 동준씨와 동춘씨는 각각 군의관과 학군장교 1기로 임관했다. 동준씨의 장·차남은 병장으로, 동춘씨의 장·차남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학군장교 29기, 31기로 각각 임관했다. ●영관 2명, 위관 5명, 병장 3명 백씨 가문은 영관 장교 2명, 위관 장교 5명, 병장 3명 등 병역 이행자 10명을 배출해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했다. 병무청은 질병으로 면제 판정을 받고도 완치한 후 자진 입영한 박재형 일병 등 모범 병사 10명에게도 표창을 한다. 시상식은 19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24일 개봉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

    24일 개봉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

    24일 개봉하는 ‘트랜스포머’의 제2탄 ‘패자의 역습’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지난 2007년 ‘트랜스포머’ 1편이 국내 개봉 외화 가운데 역대 최고인 관객 745만명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가 되느냐 아니냐가 관건이다. 전편보다 제작비를 5000만달러 더 들였다고 한다. 무려 2억달러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약 2500억원이다. 쏟아부은 돈만큼이나 금속 생명체인 트랜스포머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정의의 편 오토봇 진영의 옵티머스 프라임, 범블비를 비롯해 악의 축 디셉티콘 진영의 메가트론과 폴른 등 전편보다 5배가 넘는 60여종의 변신 로봇이 등장한다. 지난달 개봉한 ‘터미네이터-미래 전쟁의 시작’은 이전 시리즈와는 달리 다양한 종류의 터미네이터들이 대거 나오며 긴장감을 반감시키는 역효과가 있었으나, ‘패자의 역습’은 물량 공세를 취하면서도 격투기나 무협을 연상케 하는 현란한 로봇 액션과 스펙터클한 비주얼로 관객들로 하여금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게 한다. 또 자동차에서 로봇으로의 변신을 뛰어넘어 합체까지 보여 주며 로봇 마니아들을 흐뭇하게 만든다. ●자동차에서 로봇 변신에 합체까지 이야기는 단순하다. 전편에서는 트랜스포머의 고향인 사이버트론 행성의 에너지원 ‘큐브’를 차지하기 위해 싸웠다면, 이번에는 태양의 힘을 흡수해 파괴하는 장치인 스타 하비스터와 그 기계를 가동시키는 열쇠 매트릭스를 놓고 승부가 펼쳐진다. 지구인과 트랜스포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샘(샤이아 라보프)이 매트릭스에 대한 정보를 큐브 조각으로부터 저도 모르는 사이에 흡수해 전편에 이어 악전고투를 벌인다. ●영화 내내 개그·비장함 부조화 ‘패자의 역습’에 대해 엄지 손가락 두 개를 치켜들려다가 한 개만 들게 되는 까닭은 볼거리를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전편은 실사 영화에서는 가능할 것 같지 않았던 로봇 메카닉의 움직임을 컴퓨터그래픽(CG)으로 현란하게 재현하며 전달했던 충격이 압도적이었다. ‘패자의 역습’의 화려한 CG와 스펙터클은 관객의 눈길은 빼앗아도 전편이 줬던 충격을 뛰어넘지 못한다. 또 무엇인가 어설프고 허전한 이야기는 가슴을 울리지 못한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부분은 로봇들의 활약을 뒷받침하지 못하며 영화 내내 개그와 비장미가 부조화를 이룬다. 147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중간중간에 지루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다. 기시감(데자뷔)을 주는 장면도 많다. 큐브 조각의 영향을 받아 생명력을 얻은 가전 제품들이 난리 치는 장면은 ‘그렘린’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디셉티콘의 프리텐더스인 앨리스가 샘 일행을 추격하는 장면은 ‘터미네이터’를 연상케 한다. 오랜 옛날 외계로부터 온 유물을 둘러싼 영웅담은 ‘제5원소’나 ‘인디애나 존스4’ 등이 겹쳐 보인다. ●피터 쿨렌·휴고 위빙 목소리 연기 일품 로봇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목소리 연기자가 오히려 흥미를 끈다. 옵티머스 프라임의 목소리는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도 같은 역할을 했던 피터 쿨렌이 맡았다. 맞수 메가트론의 목소리는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이었던 휴고 위빙이 연기한다. 웃음을 전달하는 할아버지 격인 젯파이어의 목소리는 존 터투로가 맡아 시몬스 요원 역을 포함해 1인 2역을 소화했다. 12세 관람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연극리뷰] ‘하얀 앵두’

    [연극리뷰] ‘하얀 앵두’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죽는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안달하지만 인간의 삶은 길어야 100년이다. 꽃도, 나무도, 동물도 제게 주어진 시간만큼만 살아낼 뿐이다. 하지만 죽음이 곧 소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한낱 미물인 삼엽충이 화석으로 남아 5억년의 시간을 견디듯 사람은 자식을 낳아 대를 물리고 꽃은 씨앗을 남긴다. 연극 ‘하얀 앵두’(배삼식 작, 김동현 연출)는 강원도 영월에 요양 온 가족과 이웃의 일상에서 이러한 소멸과 탄생의 순환을 세밀하게 짚어낸다. 하얀 앵두가 있던 할아버지의 정원을 추억하는 반아산과 그의 아내와 딸, 화석 채집을 위해 반아산의 집에 묵고 있는 고고학자 권오평과 조교 이소영, 그리고 이웃 노인 곽지복이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서로의 삶에 깊이 개입하면서 애틋한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따듯하고 정겹다. 이야기 자체의 순환 구조도 재밌다. 작품의 주요 모티프인 삼엽충 화석은 반아산의 애견 원백이가 발견한 것을 권오평이 갖고 있다가 반아산의 아내에게 선물로 건네지고, 이를 다시 곽지복 노인이 빌려갔다가 잃어버리게 된다. 삼엽충은 권오평에게 5억년 시간의 무게를 알려주는 시계이고, 반아산의 아내에겐 커피 콩을 닮은 코피 루왁이며, 곽지복 노인에겐 조급증을 치료해 주는 약이다. 늙은 수캐 원백이가 곽지복 노인의 어린 암캐를 넘본 사건을 웃어넘겼던 아산이 고등학생인 딸과 결혼하겠다고 찾아온 나이 많은 교사를 보고 불같이 화를 내는 대목은 돌고 도는 인생사의 순환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 ‘몸떼이 가진 것드른 마카 설웁재. 마카 설워서 이래 서루 만내가지고 찌지구 뽁구 지라 발과이 하는 기래.’ 곽지복 노인의 대사는 언제 소멸할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몸부림치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위로이다. 7월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3만원. (02)708-500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문화마당]지하철에서 문화읽기/철학자 탁석산

    [문화마당]지하철에서 문화읽기/철학자 탁석산

    문화는 삶의 양식이라는 평범한 사실을 자주 잊곤 한다. 예술작품을 문화라고 생각하고 일상생활의 모습은 그저 생활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예술은 문화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우리가 연극이나 영화를 보거나 미술관에 가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대부분의 시간을 일상에서 보내지 않는가. 하지만 예술이 꽃피면 문화가 발전한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 것 같다. 한국의 문화발전을 위해 오케스트라를 만들기도 하고 국제 영화제를 열기도 하니까. 물론 오케스트라와 영화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문화충격이라는 말을 떠올려 보면 문화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 미국으로 이민을 간 사람이 미국의 영화나 미술작품에서 문화충격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충격은 사소한 일상에서 온다. 자식이 말을 안 듣는다고 꾸짖다가 한 대 때렸는데 이웃에서 아동학대로 신고를 한다면 문화충격을 받을 것이다. 삶의 양식은 너무나 구석구석까지 젖어 들어있기에 아무리 빨라도 5년이 지나야 외국 문화에 적응할 수 있다고 한다. 서울의 지하철은 한국문화를 아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지하철에 예술작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 지하철과 똑같이 승객을 실어 나른다. 하지만 지하철의 내면 풍경과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위를 하는가는 다른 나라와 다르다. 서울 지하철은 쉴 틈이 없다. 우선 타려고 하면 줄을 서야 하는데 종종 무시된다. 갑자기 뒤에서 끼어드는 것이다. 그리고 내리고 난 뒤에 타는 것도 아니다. 거의 동시에 내리고 타야 하므로 정신줄을 놓고 있으면 안 된다. 그리고 탔다고 해서 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타기도 전에 앉으려고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재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정리가 된 후에도 소음 때문에 쉴 수가 없다. 정말 한국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많이 하는 것 같다. 큰소리로 자신의 소소한 일상까지 말하는데 한두 사람이 아니다. 한 10분만 들으면 그 사람의 하루 일정, 직업, 가족 관계도 다 알 수 있을 정도다. 지하철 안의 소음은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심심할까 봐 잡상인이 수시로 나타난다. 추억의 팝송이나 가요를 크게 틀어주거나, 여름철에 팔을 지켜 준다는 긴 토시나 하수구를 뚫어 준다는 것 등을 판다. 한가하게 생각에 잠길 틈을 주지 않는 장터 분위기가 서울 지하철이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물건을 파는 행위가 아니라 끊임없이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이다. 물론 지하철에서 내리거나 갈아타는 데 편리한 곳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시간이 있고 사정이 좋다면 내리기 전에 이동해 두는 것도 일리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로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도 이동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통로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헤쳐 나아가야 하는데 그런 불편을 감수하고 갈 정도로 급한 일이 있는지. 아마도 빨리 가야 1분, 2분 아닐까. 그리고 출퇴근 때가 아닌 낮에도 1, 2분을 다툴 정도로 급한 일이 있는 것일까? 더욱 의아한 것은 나이가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약자석을 찾아가시는 것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기 때문에 다른 차량에도 빈자리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급한 일이 있을 것 같지도 않은데 힘들게 계속 이동을 하신다. 나는 이런 신기한 현상을 해명하는 것이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화는 계속 변하는 것이다. 앞으로 지하철 안 풍경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할 것이다. 김홍도의 작품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의 해석이 변할 수 있어도 작품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삶의 양식으로서의 문화는 변할 수밖에 없으며 그 변화에서 살아 있는 우리의 모습을 읽어내야만 한다. 그것이 문화다. 철학자 탁석산
  • “조국 지키는 건 우리 가족의 전통”

    병역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국외 영주권자가 최전방 관측소(GOP)에 자원 입대했다. 주인공은 육군 7사단 김성곤(23) 일병. 김 일병은 15살에 캐나다로 유학했다. 토론토의 세네카대학 재학 중 영주권을 받았지만 지난해 8월 입대하면서 최전방 GOP 근무를 지원했다. 김 일병의 군 복무는 가족으로부터 물려받은 전통이 큰 이유가 됐다. 할아버지인 김인대(78)씨는 예비역 대령, 할머니 김순이(80)씨는 간호장교 출신의 예비역 대위로 모두 6·25전쟁에 참전했다. 김 일병의 아버지 김기호(50)씨도 3사 18기 출신으로 예비역 대위이다. 기호씨는 “아들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대를 권했다.”고 말했다. 김 일병과 마찬가지로 영주권이 있는 동생 세권(20)씨도 내년에 자원 입대할 예정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늦둥이/김옥애

    [엄마와 읽는 동화] 늦둥이/김옥애

    등을 구부린 할아버지는 사과나무 밑동을 다독거렸다. ‘너는 올해도 꽃을 피우지 않는구나. 그래도 언젠가는 피겠지.’ 엄마가 뱃속에 들어 있는 자기 아이를 기다리듯 할아버지는 사과 꽃 피기를 기다렸다. 삼 년 전 봄에 할아버지는 마을 사람들과 충청도 여행을 떠났다. 속리산과 충주댐을 둘러본 후 휴게실에서 잠시 쉬었다. 그때 계단에서 묘목을 늘어놓고 있던 젊은 남자가 할아버지를 불렀다. “할아버지” “나 불렀는가?” 대머리 할아버지가 묻자 젊은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옆에 서 계신 눈이 크고 얼굴이 새까만 할아버지요.” 무슨 일이냐며 할아버지가 다가가자 젊은 남자는 어린 나무 한 그루를 집었다. “이거 가져다 심으세요.” “그게 무슨 나문데?” “사과나무요. 그냥 가져가세요.” 할아버지는 공짜라는 말에 머뭇머뭇했다. “나한테만 왜 줘?” “삼 년 후면 열매가 열릴 거네요.” 젊은 남자는 어린 나무의 뿌리를 물기 묻은 거적으로 감쌌다. 그러고는 당당하게 할아버지 앞으로 내밀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자기 아버지와 얼굴이 꼭 닮아 묘목을 한 그루 드리고 싶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나무를 받아 든 할아버지는 서울에서 자라는 손녀의 모습을 떠 올렸다. 하얀 피부에 웃으면 보조개가 팬 손녀가 늘 보고 싶었다. 여섯 살이지만 요즘은 뭐가 그리 바쁜지 전화 목소리 듣기도 힘들다. 할아버지는 그런 손녀를 생각하며 입을 헤헤 벌렸다. 벌써 빨간 사과 알들이 또르르 손녀 손으로 굴러갔다. 새콤하고 단 맛이 나는 빨간 사과를 베어 먹으며 손녀가 흠뻑 웃는다. 잠시 손녀의 생각에 잠긴 할아버지는 기분이 좋아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 다음 날 할아버지는 텃밭으로 나갔다. ‘삼 년 후면 열매가 열릴 거네요.’라고 했던 젊은 남자의 말을 곱씹으며 흙구덩이를 팠다. 구덩이 안에 거름과 흙을 섞어 뿌렸다. 뿌리를 얕게 심은 후 흙을 다독다독 밟았다. 맨 나중엔 지주대도 세워 줬다. 4월은 아지랑이처럼 소리 없이 지나갔다. 텃밭은 고추와 상추와 무 같은 푸성귀들로 가득 채워졌다. 며칠만 게으름 피우면 푸성귀들을 제치고 풀들이 쑥쑥 자랐다. 할머니를 먼저 보낸 할아버지는 낡은 기와집에서 그 텃밭을 가꾸며 혼자 살았다. 가끔 마을회관 옆에 사는 대머리 할아버지가 드나들긴 했다. 그 날도 대머리 친구가 찾아왔다. 텃밭에서 풀을 뽑던 할아버지는 잠시 일손을 놓았다. “석주야, 풀 없애는 약을 뿌리면 될걸. 고생을 사서하는구나.” “고생은 무슨.” 대머리 친구가 할아버지 옆으로 와서 무릎을 세우고 앉았다. “저 사과나무는 올해도 꽃이 안 피었네.” “응, 난 필 줄 알았거든.” 대머리 친구가 할아버지를 놀려댔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 난 처음부터 엉터리 나무라 생각했었다.” “설마? 사람을 믿고 살아야지.” 대머리 친구는 킥킥 웃었다. 차라리 나무를 뽑아 버리고 믿는 곳에서 새로 구해 심으란 말까지 했다. 그러더니 마을에서 생긴 소식을 하나 전해 줬다. “야, 우리 마을에 앞으로 요양 병원이 들어선다고 하더라.” “병원이 생기면 좋겠지.” 머지않아 할아버지도 그 병원에 들어갈 것만 같아 담담하게 대답했다. “너는 찬성이냐, 반대냐? 병원이 못 들어오게 막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라.” “양쪽 다 이유가 있겠지.” “대답이 그게 뭐냐? 나 그만 갈란다.” 이 집 저 집 할 일 없이 돌아다니는 아줌마처럼 대머리 친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 정신 좀 봐. 우리 집 개한테 아침 밥 주는 걸 잊었네.” 대머리 친구는 엉덩이를 털었다. 할아버지는 친구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한참을 더 앉아 있었다. 날씨가 무더웠다. 햇볕이 뜨거워진 8월에도 할아버지는 텃밭에 나갔다. 얼굴에 선 크림을 바르고 붉게 익은 고추를 따냈다. 할아버지는 고추를 한바구니씩 따 와 마당 평상 위에 부었다. 빈 바구니를 들고 다시 밭 가운데를 지나치던 할아버지가 걸음을 멈추었다. 사과나무 앞에서 입을 떡 벌리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머슬머슬 사과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이다. 초록의 긴 꽃자루에 하얀 꽃잎들이 달려 있었다. 처음에 할아버지는 반가움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나 곧 걱정이 앞섰다. 꽃이 피는 것은 열매를 만들기 위함이 아닌가. “이일을 어찌한담. 내가 늦둥이를 어떻게 키워?” 할아버지는 안타까움에 속이 타 들었다. “이 녀석아, 남들은 벌써 굵직한 사과를 달았는데….” 이제 한 달만 지나면 익은 사과가 거리에 쏟아질 것이다. 할아버지는 그 일을 생각하니 사과나무의 꽃이 반가우면서도 안쓰러워졌다. 할아버지는 늦둥이 사과나무를 찬찬히 살폈다. 잎 뒤에 누런 벌레들이 닥지닥지 붙어 있었다. 벌레가 아삭아삭 잎을 갈아먹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귓속에서 벌레의 움직임이 삭삭거렸다. “이런 고약한 것들! 언제부터 이 나무에 붙어 있었던 거야?” 할아버지는 사과나무 잎사귀들을 하나씩 들추며 벌레들을 없앴다. 벌레가 있는 걸 미리 알지 못해 사과 꽃이 늦게 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양분을 죄다 빼앗기고도 늦게 꽃을 피운 사과나무를 할아버지는 칭찬했다. “너는 훌륭해! 대단한 나무야.” 할아버지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자세이지.” 할아버지는 담배를 뽑아 물었다. 앞으로는 사과를 잘 길러야 할 엄마의 입장이 된 것 같았다. 사과나무는 하얀 꽃잎을 떨구고 마침내 콩알만 한 열매들을 달았다. 콩알만 하던 열매는 날마다 쑥쑥 자라 풋감만 하게 커졌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싸늘해졌다. 할아버지는 자나깨나 사과나무 걱정에 잠겼다. 추워지면 땅 속 뿌리가 물을 빨아올리기 힘들 거였다. “너를 잘 키워야 하는데, 어쩔거나?” 이파리들을 쓰다듬으며 할아버지는 나무에게 물었다. 사과나무는 대답이 없다. 할아버지도 방법을 못 찾았다. 할아버지는 하늘을 보며 부탁을 했다. 해야, 해야, 뜨거운 빛을 보름동안만이라도 더 쏟아 주렴. 그때 할아버지의 바지 주머니에서 손 전화 신호 음악이 울려왔다. 랄 라라 랄 라라. “여보세요.” “나야, 대머리.” “무슨 일인데?” “지금 마을 회관 쪽으로 빨리 와 줄래?” “왜?” “우리 초등학교 친구를 오십 년 만에 만났다. 네가 보고 싶대.” 대머리 친구는 점심을 함께하자며 할아버지를 불렀다. “와! 그 친구가? 알았다. 곧 갈게.” 할아버지는 간단히 몸을 씻은 후 나갈 때에 입을 옷을 골랐다. 벽에 걸려 있는 회색 바지와 윗도리 황토 옷을 집어 들었다. ‘에 헴’ 기침소리를 낸 후 할아버지는 텃밭의 사과나무에게 나들이를 알렸다. “얼른 다녀오마.” 할아버지는 골목을 빠져나와 사거리의 꽃가게 앞을 지났다. ‘무지개 꽃가게’란 간판만 붙었지 꽃보다는 비어 있는 화분들이 더 눈에 띄었다. 그동안 마을회관을 들락거릴 때 눈으로 스쳐만 다니던 가게였다. 바쁘게 걷던 할아버지가 그 꽃가게를 향해 다시 몸을 돌렸다 ‘옳지! 바로 그것이야. 내가 진즉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할아버지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 손뼉을 ‘탁’ 쳤다. 가게 유리창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저기 저 큰 화분 얼마요?” 할아버지가 가리킨 갈 색 화분은 곡식을 빻는 절구통만 했다. 손녀의 키만큼 높아 사과나무가 편안하게 자랄 수 있어 보였다. 가게 아줌마가 놀라는 눈치였다. “저렇게 큰 화분을 어디다 쓰시려고요?” “아니, 그런 건 묻지 말고 얼마냐고요?” “그 화분 새 것 아닌데요. 옛날에 우리 집에서 쓰던 걸 놓아 뒀어요.” “그래도 가격을 알아야지요.” “필요하시면 할아버지가 그냥 가져가세요.” “그냥?” 이상하다. 사과나무를 준 젊은 남자처럼 꽃가게 아줌마도 ‘그냥 가져가세요.’라는 말을 했다. “허허허. 그것 참. ” “제가 마을 어르신한테 왜 거짓말하겠어요. 크기에 비해 무겁지 않아 할아버지가 들고 가실 수 있을 걸요.” 눈가에 주름을 만들며 아줌마는 화분을 끄집어냈다.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화분 밑바닥엔 붉은 흙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깨끗한 옷에 흙 묻겠어요.” “그런 것 염려할 것 없소. 옷이야 다시 빨면 되니까.” 할아버지는 화분을 들고 집으로 다시 왔다. 그러고는 텃밭의 사과나무 앞에 그 화분을 내려놓았다. “이제 됐다. 추워지기 전에 너를 보호해 줄 수 있게 됐다니까.” 잽싸게 일할 때 입는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할아버지는 화분 맨 밑바닥의 구멍을 막았다. 그 위에 비료 흙을 절반이 넘게 채워뒀다. 그러고는 사과나무 지주 대를 떼어냈다. 할아버지는 나무의 뿌리가 다치지 않게 가만가만 삽질을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흙을 떠 낸 할아버지 얼굴에 땀방울이 맺혔다. 천천히 사과나무 뿌리가 드러났다. 할아버지는 사과나무를 화분으로 옮겨 넣었다. 할아버지 바지 주머니에서 손 전화가 울렸다. 흙 묻은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왜 늦느냐.’는 대머리 친구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할아버지는 친구에게 한마디 들은 뒤끝을 바투 마무리했다. “나 지금 못 간다. 아주 소중한 일이 생겼어. 그러니까 그 친구 데리고 네가 이리로 오너라.” 할아버지는 사과나무가 심어진 화분에 흙을 뿌렸다. 친구들을 부른 후엔 손 움직임이 느려지고 꼼꼼해졌다. 그들이 오면 함께 따뜻한 방으로 화분을 옮길 참이다. 이제 사과나무는 남쪽 창가에서 햇볕을 받으며 잘 지낼 것이다. 할아버지는 겨울에 주렁주렁 달린 빨간 사과를 손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사과나무야, 너를 늦둥이로 만들어 미안하다.” 친구들이 오기를 기다리던 할아버지가 사과나무에게 소곤소곤 속삭였다. ●작가의 말 늦게 난 자식을 늦둥이라 부릅니다. 부모들은 그 늦둥이를 키우며 각별한 사랑을 퍼붓지요. 내가 아는 50대 초반의 어떤 아저씨는 틈만 나면 자기 배 위에서 아이를 키우더라고요. 늦둥이 아이처럼 늦둥이 과일나무를 나는 보았어요. 사람이든 식물이든 기르고 가꾸는 엄마의 마음은 똑같은가 봐요. 그런데 나무의 엄마인 할아버지는 몇 점 엄마가 될 것 같나요? ●약력 전남 강진에서 출생했다.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우물가를 맴도는 아이들’과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너는 어디로 갔니?’가 당선됐다. 전남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화집 ‘이상한 안경’ ‘너는 어디로 갔니?’ ‘별이 된 도깨비누나’외 다수를 펴냈다.
  • [5080] 체력·풍부한 향토 관련 지식은 필수

    투어토커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노인이라면 특히 주의해야할 점이 많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투어토커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체력’과 ‘전문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준영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투어토커는 여행객 전체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생길 수 있다.”면서 “가급적이면 단독 가이드를 지양하고 젊은 투어토커를 보조하는 입장으로 나서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노인 투어토커가 관광객보다 지식이 해박하지 못하면 웃음거리가 된다.”면서 “투어토커의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젊은 시절 그 분야 전공을 했는지, 지식은 풍부한지 등의 선발 기준과 검정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어토커의 성비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투어토커와 같은 교육형 일자리 사업 지원자가 50대 이상일 경우 여성보다 남성의 학력이 높아 할아버지들의 참여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부 교수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하면 단순 노동에는 할머니들이 대거 몰리고 투어토커와 같은 교육형 일자리 사업에는 할아버지들만 몰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할머니 투어토커 사례 홍보가 많이 이뤄져 노인 일자리 사업의 성비불균형부터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인 일자리 사업의 소득 창출이 부실하다는 편견이 있다.”면서 “현재 시범 사업 중이지만 투어토커가 소득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노인 유망직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얇고 쉬워 보이지만 불편한 책

    마리아는 열 네살 먹은 소녀다. 가슴이 봉긋 올라오지 않아 걱정하고, 이웃집 오빠 루까스를 생각하면 가슴이 야릇하게 울렁거림을 느끼고, 뇌졸중에 걸린 할아버지 병환이 한층 나았다며 진심으로 기뻐하고, 가정교사에게 지리와 산수·외국어 등을 배울 생각에 기대와 걱정이 오가는 ‘평범하고 천진난만한’ 사춘기의 소녀다. 하지만 마리아는 열 네살 생일 선물로 커다란 쟁반 위에 얹혀진 꼬마 흑인 ‘꼬꼬’를 아빠로부터 선물받은 소녀이다. 여기에 ‘핸드백에 넣기엔 좀 큰 채찍’도 함께 선물받는다. 그리고 엄마의 친구들로부터는 채찍을 언제, 어떻게 휘둘러야 하는지를 배운다. 흑인 노예의 따귀를 이유없이 갈기거나 채찍을 휘두르곤 한다. 바닥에 떨어진 케이크를 싹싹 핥아먹으라고 꼬꼬에게 시키는 엄마를 무심히 지켜본다. 또한 까만 이들과 다르게 자신의 피부 색깔이 하얗다는 것에 대단히 만족한다. 꼬꼬를 팔아버린 뒤 새로 들여온 여자 흑인 노예가 낳은 아기를 ‘그것’으로 부른다. 네덜란드 출신의 돌프 페르로엔이 쓴 ‘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이옥용 옮김·내인생의책 펴냄)는 얇고 쉬워 보이지만 아주 불편한 책이다. 200년 전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남아메리카 수리남의 커다란 커피 농장주의 외동딸, 작중 화자 ‘마리아’의 일기체 형식을 띠고 있는 일종의 성장소설이고, 200년이 지난 뒤에도 인권과 인종차별 문제에 있어 현재진행형의 고민을 던지는 일종의 보고문학이다.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고병권 박사는 추천사를 통해 “악녀일기는 노예주의 폭력과 위선, 광기에 대한 해맑은 고백이자 어른들 마음 속 인종주의의 추악함의 천진난만한 외양”이라면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신체 일부를 사고 팔고, 피부색이 다른 이들을 차별하는 등 노예제와 인종주의의 온갖 변형들이 우리 옆에 있다.”고 말했다. 사심(邪心)없는 마리아는 자신의 아빠가 흑인 노예를 성착취하는 사실도 알고, 자신이 좋아했던 루까스가 흑인노예에게 아이를 갖게 한 것도 알지만 잠시 언짢아할 뿐이다. 마리아는 금세 새로운 삶을 꿈꾸며 자신의 일기장 맨 마지막에 이렇게 적는다. ‘인생은 얼마나 멋진가!’ 우리 주변을 둘러싼 것들에 대해 외면하거나 당연시하는 사이에 길러진 ‘왜곡된 착함’은 이렇게 성장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독도 바닷속 속살이 새롭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지난 5월 초, 한국 해양연구원 산하 동해연구소는 첨단 무인잠수정을 이용해 국내 최초로 독도 심해 탐사에 첫 발을 내렸다. 수심 200m 이하에서 발견한 놀라운 독도 심해 생태계와 화산폭발의 흔적, 그리고 심해생물까지 독도 심해의 놀라운 모습을 최초로 공개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KBS1 오전 8시30분) 세계적으로 유명한 색채의 마술사 또는 표현주의의 대가라 불리는 마르크 샤갈의 고향, 벨라루스. 자연과 예술이 숨 쉬는 자작나무숲, 넘실거리는 녹지 한 가운데에 목조가구로 이루어진 마을과 푸르른 벌판이 아름다움을 심어주고 있는 벨라루스로 떠나본다. ●잘했군 잘했어(MBC 오후 7시55분) 승현과 강주는 수희의 생일날 집으로 다시 한번 찾아가고, 수희는 승현의 뺨을 후려치며 분노한다. 미라는 흥신소에 강주의 뒷조사를 의뢰한다. 한편 호남은 강주에게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면서 책임지겠다고 선언한다. 강주는 이미 지난 일이라 말하고, 호남은 여전히 사랑한다며 맞선다. ●그것이 알고싶다<부양 전쟁! 내 아들을 고발합니다>(SBS 오후 11시20분) 사회는 가정 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미루고, 가정은 사회의 공적인 부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2009년 대한민국의 부양전쟁. 부양을 둘러싼 갈등의 원인을 취재하고, 그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의존심리, 부양과 상속의 관계를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본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4%, 약 67만 명이 앓고 있으며, 30·40대는 물론 10대에서도 발병되는 류머티스 관절염은 더 이상 노인병이 아니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고통받는 무서운 질환인 류머티스 관절염의 조기발견에서부터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솔약국집 아들들(KBS2 오후 7시55분) 마침내 광호와 영달은 분리수거처리장에서 한 판 제대로 붙는다. 늦은 밤, 수진은 부재중 전화를 보고 대풍에게 전화를 하는데 그 전화를 진풍이 받아 두 사람은 티격태격 한다. 한편, 선풍은 비리 국회의원 취재 건으로 폭력배들에게 테러를 당해 옥희를 놀라게 한다. ●효도우미 0700(EBS 오후 5시10분) 어린 시절 생계를 잇기 위해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떠난 할아버지. 중국 국적을 가진 할머니와 결혼한 할아버지는 한국으로 떠난 자녀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귀화 신청을 하였고, 2008년 60여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다시 찾은 땅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최수용 할아버지 부부의 사연을 만나본다.
  • 부인 위해 ‘욘사마 초상화’ 그린 73세 할아버지

    ‘욘사마’ 팬인 부인을 위해 배용준의 초상화를 직접 그린 73세 할아버지가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규슈 후쿠오카현에 사는 마쓰오 유키야스(松尾行恭) 할아버지가 그 주인공. 지난 4일부터 이즈카시에 있는 한 갤러리에서 자신이 그린 배용준 초상화를 모아 ‘욘사마 회화전’(ヨン様絵画展)을 열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마쓰오 할아버지는 고교 재학 시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도쿄에 상경해 그림 수업도 받았지만 가업을 물려받고자 고향에 돌아왔다. 귀향 후 일에 쫓기다 서른 즈음에는 결국 그림을 그만두게 됐다. 그런 마쓰오 할아버지가 다시 화필을 잡은 것은 2006년. 일본을 방문한 배용준을 보고 한눈에 반한 부인이 “욘사마를 그려달라”고 졸랐다. 덕분에 마쓰오 할아버지는 40여 년 만에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마쓰오 할아버지는 우선 잡지나 사진집에서 배용준의 사진을 골라 이를 토대로 아크릴화와 유화로 초상화를 그렸다. 이후 그림 속 배용준의 모습이 진짜 같다는 평판을 얻게 되자 배용준 측의 허락을 받아 개인전시회를 열기 시작했다. 이번 ‘욘사마 회화전’은 벌써 12번째로 열리는 전시회다.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비롯해 배용준이 출연한 드라마의 한 장면을 그린 작품 등 약 40점의 초상화를 전시해 많은 팬들이 모여들었다. 마쓰오 할아버지는 “지금은 나도 완전히 욘사마 팬이다. 앞으로도 ‘욘사마’만 그릴 것”이라며 “일본 전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자신의 꿈을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기자 spirit0104@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Let´s Go] 여수 거문도와 백도

    [Let´s Go] 여수 거문도와 백도

    지도에서 보면 전남 여수는 날개를 활짝 편 나비 모양이다. 생김새처럼 여수는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가 그 동력이다. 100개국 800만명으로 예상되는 국내외 손님을 맞기 위해 개최 장소인 여수 신항 일대는 대대적으로 탈바꿈을 하게 된다. 온갖 첨단 시설이 들어서고 친환경적으로 정비된다. 가장 반가운 변신 중 하나는 2011년이면 KTX가 오간다는 것이다. 서울~여수 3시간대 주파로 물리적인 거리뿐 아니라 심리적인 거리도 가까워진다. ■거문도, 100여년 된 등대로 가는 1㎞ 길 장관 조만간 여수를 찾을 요량이라면 지금의 모습을 카메라에 가득 담으시길 바란다. 오늘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집이, 마을이 또 한번 같은 얼굴로 당신을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대규모 성형수술로 국제 기준에 걸맞은 곱고 화려한 자태를 갖게 되겠지만 수수하고 투박했던 옛 모습이 불현듯 그리워질 수도 있지 않은가. 늘 한결같이 외지인들을 반길 곳은 비취색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일 것이다. 여수가 보유한 섬은 모두 317개(유인도 49개, 무인도 268개). 가장 쉽게 닿을 수 있는 섬은 오동도이다. 768m의 긴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돼 있으니 섬이라고 하기에는 무색하지만 여전히 여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원래 오동나무 잎을 닮아서, 또는 오동나무가 많아 오동도로 불렸으나 오동나무는 현재 4그루뿐이다. 철없이 아직도 피어 있는 빨간 동백꽃이 길손들을 맞으며 섬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었다. 오동도 등대에서 보았던 여수의 전경을 저녁에는 유람선을 타고 볼 수 있는데 솔직히 바깥 구경보다 이 유람선이 더 가관이다. 어두운 바닷길을 달려야 하니 환하게 눈에 들어야 하는 것은 알겠지만 변두리 나이트클럽도 아니고 네온사인 띠로 치장한 유람선은 경관 감상을 방해한다. 유람선의 감각도 좀 높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수의 섬 가운데 거문도는 역사책에도 나오는 친숙한 지명이다. 1885년 영국함대가 불법점령했던 그 섬이다. 고도·동도·서도 등 3개의 섬이 바다를 병풍처럼 둘러 싸 천혜의 항구 역할을 하니 열강들이 군침을 흘리고도 남았을 것이다. 여수에서 남서쪽으로 114.7㎞ 거리에 있는 거문도로 가는 뱃길은 심술을 잘 부리기로 유명하다. 어제까지 잔잔하던 바다가 갑자기 화가 나 으름장을 놓는 게 한두 번이 아니란다. 다섯 번 거문도행을 계획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는 사람도 있다. “덕을 많이 쌓은 사람만이 갈 수 있다.”는 속설을 수차례 들으니 거문도로 향하는 날 새벽, 숙소를 나설 때 살짝 떨렸다. 배멀미를 우려해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여수여객선터미널에 도착했다. 오전 7시40분쯤 거문도행 ‘오가고호’에 몸을 실었다. 시속 70㎞의 배로 약 2시간 정도 달려야 한다. 대마도 쪽에서도 가까워 옛날 일본 사람들이 몰래 들어와 살기도 했다고 한다. 간간이 눈에 띄는 일본식 적산 가옥들이 거문도의 굴곡 진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다. 바다는 다행히 순순히 길을 터주었다. 일본 쪽에서 저기압이 올라와 전날보다 파고가 높고 안개가 살짝 끼었지만 더 이상 가는 길을 막지는 않았다. 무사히 거문도에 안착. 초행인데 거문도가 두팔 벌려 안아주니 일행들과 “우리가 쌓은 덕이 많은가.”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거문도에서 특히 유명한 것은 등대. 1905년 준공, 점등된 등대가 서도 수월산 정상에 우뚝 서 있다. 해발 196m에 위치한 등대를 보러 가는 1㎞의 길은 가장 운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문화·예술인들이 이 매력 넘치는 길을 밟으며 영감을 충전해 가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길은 동굴 같다. 우거진 수풀을 뚫고 햇살이 고개를 디밀려고 애를 쓴다. 하늘이 내린 자연림이 발산하는 산소는 일반 수목원보다 2배나 많다. 풍부한 산소량에 경사도 완만해 등대에 다다를 때까지 숨도, 발걸음도 가볍다. 이 길은 겨울에 오면 더 장관이라고 한다. 길 양 옆에 빽빽이 들어선 동백나무에서 붉은 꽃을 피우면 그야말로 자연산 ‘레드 카펫’이라고. 100살이 넘도록 늠름하게 서 있는 등대 너머로 하늘과 바다는 푸르게 한몸을 이루고 있었다. 외지인의 눈에는 바다가 청량하기 그지없는데 “해조류 산란기라서 물빛이 탁하다. 8~9월에 오면 쪽빛 바다의 본색을 볼 수 있다.”고 섬사람들은 말했다. ■백도, 자연이 빚어놓은 기암괴석 탄성 절로 바다와 섬의 축복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28㎞ 떨어진 백도는 거문도보다 더 깐깐하기로 소문난 섬. 그래서인지 가는 길은 좀더 험했다. 멋모르고 여객선 2층에 앉은 게 화근이었다. 놀이공원의 바이킹을 타는 것처럼 배가 출렁이는데 그 때마다 뱃속의 내장들도 함께 출렁인다. 거문도 사람들에게도 삼세번만에 겨우 한번 얼굴을 내민다는데 이 정도 파도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나이 지긋한 안내원 할아버지는 “어제까지 바다가 참기름을 발라 놓은 것처럼 반질반질 잔잔했거든, 바다 고운 거랑 여자 얼굴 예쁜 거는 일을 낸다더만 내 이럴 줄 알았지.”하며 껄껄 웃는다. 백도는 무인도로 상백도와 하백도로 구분된다. 36개의 섬으로 이뤄진 백도는 한자로 白島라고 표기하는데 멀리서 보면 하얗게 보인다 해서, 또 물 밑에 가라앉은 섬이 63개로, 섬을 다 합치면 100개에서 하나 빠진다 해서 일백 백(百)자에서 한 획을 빼 이렇게 표기한다. 40여분 지나서 배가 속도를 늦추는 것 같더니 안내원 할아버지가 올라와 좌우측, 후면의 문을 힘껏 열어젖힌다. 확 쏟아져 들어온 상쾌한 바닷바람이 답답했던 가슴 한편을 시원하게 도려낸다. 우르르 다들 일어나 재빨리 갑판으로 달려 나왔다. 힘센 바람과 싸우듯 힘겹게 한발짝씩 떼어 뱃머리로 향하는데 저 멀리 백도가 희미하게 인사를 건넨다. 할아버지가 갑판 중간에 자리를 잡고 마이크를 들었다. 이윽고 기암괴석들의 ‘쇼쇼쇼’가 시작됐다. 무성영화에 숨결을 불어넣는 변사처럼 그는 구수한 사투리로 무뚝뚝해 보이던 백도의 표정들을 살갑게 바꿔 나갔다. “귀를 쫑긋 세우고 섬을 지키고 있는 진돗개바위, 귀여운 아기곰아, 어딜가니? 아기곰 바위~, 저기 저 사이 좋은 물개부부바위, 서로 멀리 떨어져 애틋하구나아~, 서방바위·각시바위…” 할아버지의 쩌렁쩌렁한 호령과 손짓에 따라 고개를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며 바위들과 눈을 맞추고 미소를 교환했다. 20분간 짧고 강렬한 선상유람이 끝났다. 그리고 다시 한번 깨닫는다. 자연보다 더 솜씨 좋은 예술가는 없다는 것을. ●여행수첩 ▲가는 길:여수여객선터미널(061-663-0116~7)에서 거문도로 들어가는 배는 하루 2차례(오전 7시40분, 오후 1시40분) 있다. 편도 요금 3만 2100원. 거문도에서 백도로 가는 배를 바꿔 타는데 관광객 수와 날씨만 허락되면 수시 운항한다. 백도 일주 2만 6000원. 청해진해운 (061)663-2824. ▲맛집:‘하모’라고 부르는 갯장어가 유명하다. 회로 먹기도 하고 샤부샤부처럼 물에 살짝 데쳐 양파 등 야채와 곁들여 먹는 ‘하모 유비끼’는 여수에서만 볼 수 있는 맛이다. 만석궁 (061)641-8724. 남경전복은 자연산 전복을 회부터 구이, 찜, 초밥, 튀김, 죽까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코스로 내놓는 곳이다. (061)686-6653 ▲묵을 곳:지난해 문을 연 디오션리조트. 탁 트인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물놀이 시설(파라오션 워터파크)까지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다. (061)689-1000. 글ㆍ사진 여수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삼총사 “‘新트로트 아이돌’, 생소하죠?” (인터뷰)

    삼총사 “‘新트로트 아이돌’, 생소하죠?” (인터뷰)

    ”댄스트로트 장르 개척 나선 신인그룹, 삼총사 입니다!” ’삼총사’라…, 이름은 무지 친근하고 장르는 무지 생소하다. 미소년 세 명이 신세대식 트로트를 부르겠단다. “모야 얘들?” 하는 당신, 호기심을 가졌다면 절반은 성공. 첫 타이틀곡 ‘가자’는 느낌이 팍팍 오는, 다소 센(?)곡이다. 세련된 댄스 비트가 맛깔 나는 트로트 리듬을 만나 알수 없는 흥(興)을 자아낸다. ”어린이 부터 할아버지 까지, 모든 연령층의 귀를 사로 잡겠다!”고 야심찬 각오를 내놓는 삼총사, 정체를 밝혀라! ◇ “삼총사, 이름이 촌스럽다고?” ’삼총사’,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이름이다. 잔뜩 멋부린 영어 그룹명이 판치는 요즘, ‘삼총사’란 이름이 의아하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솔직히 처음에 ‘삼총사’란 이름을 들었을 땐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아이돌 그룹인데 트로트를 부른다는 것도 마음에 좀 걸렸고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소중한 이름이에요. 기억하기도 쉽고 입에도 착착 붙고요!”(화랑) ‘삼총사’는 장윤정의 ‘어머나’, 슈퍼주니어의 ‘로꾸꺼’ 등을 탄생시킨 히트 작곡가 윤명선 씨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로 그룹명이 먼저 정해진 후 멤버들이 확정됐다. ”요즘 그룹명이 상당히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삼총사’란 뜻을 모르는 분은 없잖아요. 셋이서 몰려 다니는 이들을 일컫는 흔한 단어죠. 삼총사란 프로젝트를 듣고, 느낌이 확 왔어요. 아, 이 콘셉트로 가면 잘 되겠다 싶었죠.”(강우) ◇ “All A형!” 혈액형은 같아도 각양각색 신기하게도 화랑(본명 손현석·20), 싸샤(우크라이나 이름·18), 강우(본명 신강우·17)는 혈액형이 같다. 모두 A형. ”혈액형은 같은데 개성은 각양각색이에요. 저는 미니홈피에 올린 드럼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캐스팅이 됐고요, 화랑 형은 태권도, 특공 무술, 경호 무술, 합기도 등을 모두 합쳐 총 6단이나 되요. 막내 강우는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에서 뮤지컬을 전공하고 있고요.” 세 사람 다 키가 180cm이 훌쩍 넘는 까닭에 이들의 첫인상은 ‘키다리 삼총사’ 였다. 하지만 가만 보니 외모도 같은 듯 다른 느낌이다. ”자세히 보면 저희 삼총사 안에서 세 가지 눈매 유형을 모두 찾아볼 수 있어요. 쌍커풀이 뚜렷한 싸샤, 저는 외커풀이고요. 또 강우는 쌍커풀이 없는 담백한 눈매를 지녔어요.”(화랑) ◇ 댄스 + 트로트 “온 국민 사랑 받았으면” 이제 가요계에서 트로트를 부르는 아이돌 그룹의 모습은 그다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트렌드를 타고 데뷔 부터 ‘댄스트로트’라는 신 장르를 내건 삼총사의 각오는 남달랐다. ”예전에는 트로트는 어른 음악, 댄스는 젊은 음악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경계선이 사라졌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댄스와 트로트의 장점을 접목시킨 저희 타이틀곡 ‘가자’는 모든 연령층에게 사랑받는 곡이 됐으면 좋겠어요.”(강우) 삼총사는 마지막으로 귀여운 소원 하나를 꺼내 놓는다. ”이번 여름이 유난히 덥다는데, 사상 최고 더운 여름이 됐으면 해요.(웃음) 저희 노래 ‘가자’는 더운 여름, 시원한 바다로 떠나자는 유쾌상쾌 여행송이거든요. 듣기만 해도 어깨가 들썩들썩, 삼총사와 함께 이 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보내 볼까요?”(화랑)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 / 사진 = 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한국인과 재혼한 엄마 루피나를 따라 2년 전 한국에 온 13살 가밀. 그리운 엄마와 떨어져 지내며 우즈베키스탄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이젠 한국인 새아빠, 엄마, 그리고 동생 에밀까지 든든한 가족이 곁에 있다. 시련의 아픔을 딛고 서로의 반쪽이 된 루피나, 이동수 가족을 소개한다. ●1 대 100(KBS2 오후 9시) 외조의 왕, 남편들이 간다. 남편특집 최후의 남편의 첫 번째 도전자는 진정한 외조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는 매력적인 남자, 탤런트 김지영의 남편 남성진이다. 두 번째 도전자는 도전을 즐기는 남자, 패기와 파이팅이 넘치는 남자인 가수 노사연의 남편,이무송. 과연 누가 최고의 남편이 될까? ●선덕여왕(MBC 오후 9시55분) 칠숙이 눈치채자 소화는 덕만을 데리고 사막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칠숙은 소화의 반격에 부상을 입고도 기어이 추격해 따라온다. 소화는 덕만을 구하려다 모래 유사에 빠지고 칠숙도 모래폭풍으로 사라진다. 한편 신라에서는 진평왕이 천명의 남편 용수공을 태자에 세우려 계획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25분) 집, 식당, 마트 가리지 않고 안 먹는다고 소리 지르는 건 기본. 집어 던지고, 음식 건네주는 사람까지 때리는 38개월 된 남자아이. 어린이집에서는 무법자, 폭력꾼으로 돌변하기까지 한다. 이것이 모두 음식 거부와 미묘하게 연결된 문제라는데, 도대체 어떤 연관일까? ●공부의 달인(EBS 오후 10시40분) 암 투병 때문에 1년간 학교를 휴학하고 돌아온 지연 양.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그녀는 자신을 위해 살아온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공부뿐임을 깨닫는다. 1년간의 공백을 메우고 연세대 4년 장학생이 되기까지 그녀의 공부 비법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YTN 스페셜(YTN 오전 10시30분)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은 지식재산의 효과적인 관리에서 나온다. 지식재산 경영에 있어 핵심은 바로 혁신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인재다. 인적 자원이 풍부한 우리에겐 지금이 지식재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회다.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을 공개한다.
  • [5080] 평생학습 시대… 손자보다 배울게 많아요

    [5080] 평생학습 시대… 손자보다 배울게 많아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생각하고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평생동안 배우면서 살아간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들면 배움에 소홀해질 수 있다. 배워서 써먹을 곳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큰 착각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심심하게 앉아 있다 질병과 싸우며 보내는 노년보다, 배우면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노년이 훨씬 값진 인생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노후에 배워야 할 것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초·중·고교에 다니며 국어·영어·수학 공부에만 전념하는 손자들보다 배울 수 있는 학문의 영역은 훨씬 더 넓다. 도전 불가능한 영역은 없다. ●노래도 배우고 건강도 다지고 노후에 집에만 갇혀 있으면 웃을 일이 별로 없다. 자녀들이 속까지 썩인다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웃지 못하면 몸까지 경직된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면 박수를 치게 되고 저절로 춤까지 추게 된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건강해진다. 단순히 따라부르기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운동까지 함께 할 수 있는 멀티학습이 바로 ‘노래’다. 노래는 병도 예방한다.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부르면 뇌에서 항 스트레스 호르몬인 엔돌핀이 분비되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일 때 나오는 뇌파인 알파(α)파가 생성되기 때문에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심각한 노인성 질환과 스트레스까지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노래는 노인과 가족 간 정서적 친밀감을 높이는데도 효과적이다. 함께 웃다 보면 서로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집에 와서 최신 유행가를 부르는 할머니·할아버지를 보면 자식, 며느리, 손자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설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노래를 따라부르게 될 것이다. ●노후웰빙은 체조로부터 노후에 무엇이든 배우라고 하는 목적은 병든 기간을 단축시키자는 데 있다. 병이 들고 난 뒤 배워서 병을 낫게 하는 차원이 아니라, 병에 걸리기 전 잘 배워서 건강을 유지하자는 차원이다. 이러한 노후 건강유지 비결 중 하나가 바로 건강체조다. 노인이 할 수 있는 쉬운 동작들을 매일 10분씩만 꾸준히 해도 관절염이나 척추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몸이 유연하다면 요즘 유행하는 요가를 배워도 좋다. 굳이 등산이나 조깅처럼 다소 격렬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건강체조만으로도 건강한 인생 5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제일노인대학장 장두현 목사는 “규칙적인 건강체조를 하는 목적은 제일노인대학의 전화번호인 ‘9988-230’에 있다.”면서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만 아프다가 영(0)면하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병원에 누워 있다가 죽는 삶만큼 불쌍한 삶이 없다.”면서 “노후 웰빙과 웰다잉은 체조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종이접기의 비밀 노인성 질환 중 가장 치명적인 병이 바로 치매·뇌졸중·파킨슨병 등과 같은 뇌질환이다. 특히 한평생 살면서 함께 살아 온 사람들과 쌓아온 소중한 추억들을 모두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는 치매만큼 안타까운 병도 없다. 이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특효약이 바로 종이접기다. 아이들은 유치원에 가면 제일 먼저 종이접기를 배운다. 네모난 색종이를 길이에 맞게 접고, 같은 크기로 자르는 것이 유아기 아이들의 사고력·공간지각력·창의력 등을 길러주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노인도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수록 손 감각과 지각력이 떨어지므로 종이접기를 통해 두뇌회전을 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시사상식을 배워라 평생교육기관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명사초청특강’을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실시되는 특강에는 국회의원, 구청장, 간부급 경찰, 의사, 대학교수 등 각계 저명 인사들이 초청돼 강의를 한다. 노인들에게 특강은 바로 사회학습의 장이다. 노인정에서 수다 떠는 차원과는 사뭇 다르다. 노인들은 ‘세상이 이렇다.’, ‘사회가 어떻게 돌아간다.’ 등 시사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지역소식도 접할 수 있다. 또 지금까지 해 왔던 잘못된 점을 고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예를 들어 경찰 관계자로부터 “차가 없는 건널목 빨간 신호등에 느린 걸음으로 건너가다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면 앞으로 건널목에서는 항상 조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노인특강을 통해 세상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보는 것도 좋다. ●인터넷은 누구나 노인들의 인터넷 열기가 뜨겁다. 요즘 인터넷을 못하는 노인은 왕따를 당할 정도라고 한다. 노인대학에서는 컴퓨터실에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다. 노인들은 컴퓨터를 통해 문서작성법과 이메일 주고받기, 인터넷 검색 등을 배워두면 좋다. 컴퓨터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서 남들과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쉽고 중요한 일일 것이다. 일부 노인들은 컴퓨터를 통해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e쇼핑을 하기도 한다. 멀리 나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손자 장난감을 주문해주는 할머니·할아버지. 생각만 해도 멋지다. ●피해야 할 것들 간혹 건강을 위해 수지침이나 뜸을 배우는 노인들이 있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이런 것들은 피하는 게 좋다. 나이가 들 수록 사소한 감염에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의료기관이 아닌 이상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또 노인들은 피부가 약하기 때문에 뜸을 뜨다가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탁구, 게이트볼, 배드민턴 등의 스포츠도 노인들이 하기에 안성맞춤인 운동들이다. 하지만 무리하다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건강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체력과 건강 수준에 맞는 운동을 찾아서 하는 게 좋다. 사실 배우는 데 특정한 장소나 도구가 필요한 운동은 여건이 충족돼야 할 수 있는 번거로움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부광노인대학 가기안 사무국장은 “양로원, 경로당, 요양원 등의 복지시설에서는 노인에 대한 1차원적인 접근을 하는데, 노인들의 지적 수준, 문화적 수준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노인들이 배워야 할 것들도 수준을 높여 코드를 맞춰가야 한다.”면서 “젊은 시절 재능을 다시금 펼칠 수 있는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노 전 대통령 손녀의 ‘브이’,케네디 연상시켜

    노 전 대통령 손녀의 ‘브이’,케네디 연상시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열린 29일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 것은 손녀였다. 노 전 대통령의 첫 손녀인 서은 양은 봉하마을에서 열린 발인식에서 할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향해 윙크를 하고 승리의 브이자를 그려 보인 것이 카메라에 잡혔다. 아직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서은양의 천진난만함이 국민들의 비통함을 더했다. 올해 다섯 살인 서은 양은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청와대에서 할아버지의 무등을 타거나 과자를 먹는 모습, 봉하마을에서 함께 자전거를 타는 모습 등이 사진과 동영상으로 전해져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공개 연설에서 노 전 대통령은 “손녀가 참 예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서은양의 이름으로 ‘노다지’와 ‘노생금’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지하게 “’다지’라는 이름도 예쁘지만 금덩어리인 ‘노다지’를 이름으로 갖는 게 얼마나 좋으냐. 노다지가 싫으면 한문으로 변형시킨 ‘생금(生金·캐 낸 그대로의 금)’은 어떠냐”고 하여 자식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서은 양의 브이는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장례식 때 세 살이던 케네디 주니어가 거수경례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젊은 나이에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케네디 주니어는 장례식 때 깜찍한 거수경례를 올려 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전립선 수술 때문에? 5공 청문회 악연 탓? 北, 동해서 또 단거리 미사일 발사 “우리은행 명칭 독점 못한다” 9호선 당산역에 국내최장 에스컬레이터 “노통 따라 갈래” 여대생 목매 자살
  • [노 前대통령 국민장] “대통령 할아버지, 아빠가 행복했대요”

    추모의 열기는 덕수궁 돌담길에 나부낀 벽보와 봉하마을 등 분향소의 방명록에 고스란히 남았다. ‘인터넷 대통령’답게 애도의 물결은 온라인 세상을 노랗게 물들였다. 봉하마을을 방문한 6살 예원이는 “착한 대통령 할아버지. 엄마, 아빠가 행복했대요.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라고 삐뚤삐뚤한 글씨로 써 붙였다. “그대가 죽음으로 지키려 했던 것들을 기억하겠습니다(강한나·부산 해운대구)” “우리가 등 돌리고 있을 때 당신은 일어나셨습니다.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모른 척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다시 뜨겁게 사랑합니다.” “당신을 원망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당신의 힘 없음은 원망했습니다. 힘없는 ‘바보 대통령’, 원망하고 사랑합니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을 끝까지 지지하지 못한 미안함도 곳곳에서 묻어났다. “민주주의가 완성된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무관심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우리가 당신이 못다 하신 꿈을 이루겠습니다. (당신의 영원한 지지자가)” 서울 대한문 정문 앞에 시민들이 마련한 분향소에 모여든 추모객은 덕수궁 돌담에 절절한 그리움을 붙였다. “노무현 당신은 아직도 우리의 희망입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히 가슴 속에 잊지 않을게요. 평생에 너무나도 과분하신 대통령님 만나서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봉하마을과 서울역 분향소에도 뜨거운 추모의 글이 방명록을 가득 채웠다. 초등학생 이현아양은 “나중에 뵈면 우리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지켰는지 자세히 말씀 드릴게요. 우리 곁을 떠나신 게 아니라 새 길을 열어 주신 거로 생각해요.”라고 썼다. 한 추모객은 “벌써 보고 싶습니다.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영원히 우리 심장 속에 살아 계실 겁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연수씨는 “항상 국민을 생각해 오신 당신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온라인 세상도 그의 떠남을 슬퍼하는 글로 넘실댔다. 노 전 대통령의 공식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는 ‘슬픔이 너무도 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이렇게 슬플까, 이보다 더 슬프다면 정말 참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산속에피는꽃)”라는 글이 올라왔다. “온 국민이 얼마나 대통령님을 사랑하는지 하늘나라에서는 아시겠지요(하면된다 할수있다)” “이제야 당신의 길들을 따라 걸어봅니다. 몰랐습니다. 당신의 깊은 사랑과 이 땅과 우리 국민의 대한 애정을…. 하늘나라에서 다시 뵈면 따뜻하게 감사했다고 수고하셨다고 안아 드리겠습니다.”(hannah515) 김해 박성국 서울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해처럼 지셨지만 고결한 정신은 달처럼 빛날 것”

    [노 前대통령 국민장] “해처럼 지셨지만 고결한 정신은 달처럼 빛날 것”

    29일 오전 10시48분쯤. 서울 경복궁 동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양쪽에 도열한 의장대가 ‘받들어 총’ 자세로 운구 행렬을 맞았다. 뒤이어 영구차와 유족들이 나타나자 장내는 일순 숙연해졌다. 군악대의 조악 연주에 맞춰 창백한 얼굴의 권양숙 여사가 아들 건호씨와 함께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건호씨의 아내 배정민씨와 딸 정연씨도 뒤를 따랐다. 역대 대통령 중 5번째 영결식이었다. 공동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의 조사가 낭독됐다. 4개 종단의 추모의식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5시쯤 김해 봉하마을에서 차를 타고 상경한 유족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한다는 생각에서였을까. 권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은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애를 썼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모르는 어린 두 손녀만 천진하게 놀고 있었다. ●화면속 “바보 정신으로 정치…” 오전 11시50분쯤. 제단 옆 대형 스크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이 나왔다. 화면 속 노 전 대통령은 “별명 중에서 (바보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바보 정신으로 정치하면 나라가 잘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그냥 바보하는 게, 그게 그냥 좋아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울지 않으려 입술을 깨물던 유족과 참여정부 시절 인사들의 흐느낌이 터져나왔다. 일주일 동안 표정 한번 변하지 않았던 이해찬 전 총리도 손수건을 꺼내 들었다. 이미 눈시울이 붉어 있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격하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백원우 의원 “MB는 사죄하라” 이어서 유가족과 주요 인사들의 헌화가 시작됐다. 권 여사를 비롯, 유족들이 줄지어 흰 국화를 제단에 바쳤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헌화하려는 순간, 앞줄에 앉아 있던 민주당의 백원우 의원이 “사죄하라. 어디서 분향해.”라며 소리를 질렀다. 경호원이 입을 틀어막으며 제지했지만 장내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백 의원이 경호원들에게 끌려나간 뒤에야 이 대통령 내외는 헌화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분향소 앞까지 휠체어를 타고 이동한 뒤 고인의 영정에 국화꽃을 놓기 위해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헌화한 뒤 뒤돌아서 권 여사가 앉아있는 쪽으로 다가간 김 전 대통령은 권 여사의 손을 잡고 위로하다 슬픔이 북받치는지 큰 소리로 통곡했다. 영결식은 국립합창단의 ‘상록수’ 합창, 삼군(육·해·공군) 조총대원들의 조총 발사 의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2500여명의 조문객이 참석했다. 추모사를 낭독한 대한불교 조계종 봉은사의 주지 명진 스님은 “일락서산월출동(日落西山月出東), 즉 해가 서산에서 지면 달은 동녘에서 뜬다. 지는 해처럼 당신은 떠나가지만 당신의 고결한 정신은 떠오르는 달처럼 빛날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과의 마지막 이별을 애도했다. 김민희 허백윤기자 haru@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편히 가십시오” 봉하마을 2만여명 통곡의 배웅

    [노 前대통령 국민장] “편히 가십시오” 봉하마을 2만여명 통곡의 배웅

    사자(死者)가 빈소를 떠나 묘지로 향하는 절차인 노 전 대통령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5시 봉하마을 마을회관 옆 분향소에서 엄숙하게 진행됐다. 발인에는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정연씨, 형 건평씨 등 유족과 친인척,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참모,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각료, 봉하마을 주민, 광주 노씨 문중, 시민 등 2만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발인은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을 선두로 육·해·공군 의장대 운구병 10명이 태극기에 싸인 고인의 관을 운구차에 옮기는 것으로 시작됐다. ●노 전 대통령 사위가 영정 모셔 이후 상주가 술과 음식을 올리고 절을 하는 견전(遣奠)과 축문 낭독, 유가족이 다시 절을 올리는 재배의 순으로 10여분간 진행됐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권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 유족들은 깊은 슬픔에 잠긴 채 고인의 영정을 묵묵히 바라봤다. 시민들은 “노 대통령님 편히 쉬세요.”,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등을 외치며 통곡했다. 5시18분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영정을 모시고 고인이 생전 에 머물던 사저로 향했다. 권 여사도 딸 정연씨의 부축을 받으며 뒤를 따랐다. 할아버지의 부재를 모르는 손녀 서은(5)양은 언론 카메라를 향해 ‘V’자를 그리는 등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의연한 모습을 보였던 권 여사는 사저에 들어서는 순간 쓰러지듯 휘청이며 몸을 가누지 못하기도 했다. ●운구행렬 오전 6시께 봉하 떠나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오전 5시56분 시민 대표 한 명의 절을 받은 뒤 국화꽃으로 장식된 캐딜락 운구차에 실려 서울 경복궁 영결식장을 향했다. 당초 예정보다 30여분 늦은 오전 6시쯤 봉하마을을 떠났다. 경찰 오토바이 5대가 앞장선 운구 행렬은 선도차에 이어 영정차, 운구차, 상주 및 유족 승용차, 장의위원장 및 집행위원장 승용차, 친족 버스 5대, 장의위원 대표단 버스 5대 등이 긴 줄을 이었다. 후미에는 구급차 2대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예비 영구차, 경찰 사이드카 3대가 뒤따랐다. 장례 행렬 뒤로는 마을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오열하며 뒤따랐다. 진영읍에서 왔다는 오지은(31·여)씨는 “아직도 대통령께서 돌아가셨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면서 “밤이 되면 한 줌 재로 돌아오실 텐데 그때까지 마을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운구 행렬은 길 양편에 늘어서 오열하는 시민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서히 이동했다. ●권 여사 한때 쓰러지듯 휘청여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준비한 노란색 종이비행기도 여기저기 날아다녔다. 마을을 벗어나자 인도에 늘어선 진영중학교 여학생들과 시민 등 수백명이 “노 대통령님 편히 쉬세요.”를 외치며 고인을 배웅했다. 운구 행렬은 오전 6시20분 봉하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동창원나들목을 지나 남해고속도로에 올랐다. 이후 시속 120여㎞의 속도를 유지하며 고속도로를 내달렸다. 칠원분기점(6시35분)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청원~상주간고속도로(7시56분)를 지나 청원분기점(8시50분)에서 경부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입장휴게소(9시23분)에서 20여분간 휴식한 뒤 다시 출발, 10시20분쯤 궁내동 서울요금소를 지나 오전 10시48분쯤 영결식이 열리는 경복궁 앞뜰에 도착했다. 이날 운구행렬이 지나가는 육교나 휴게소, 도로가 등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나와 손에 민들레를 들고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경기 용인부터 서울요금소까지는 시민들이 갓길에 차를 세우고 도열해 노 전 대통령을 배웅했다. 잠시 머문 입장휴게소에서는 광주노사모 회원 등 시민 50여명이 노 전 대통령 운구차 곁에 서서 고인을 기렸다. 김해 김승훈 이재연 박성국·수원 오달란·서울 유대근기자 hunnam@seoul.co.kr
  • [노 前대통령 국민장] “꽃잎처럼 흘러가시라”… 줄지 않는 흰국화 행렬

    [노 前대통령 국민장] “꽃잎처럼 흘러가시라”… 줄지 않는 흰국화 행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일째인 27일에도 김해 봉하마을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뙤약볕 아래에서도 3㎞쯤 늘어선 ‘흰국화 행렬’은 좀처럼 줄어들 줄 몰랐다. ●끊임없는 조문객 행렬 29일이 영결식이어서 문상 기간이 내일 하루밖에 남지않아서 인지 오후 들어서부터 직장인과 중장년층의 조문이 부쩍 늘었다. 이날 25만여명 등 5일간 누적 조문객은 90만명을 돌파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이모(57)씨는 “생전에는 노 전 대통령을 미워했는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그분의 명복이라도 빌려는 생각에 일을 끝내고 급히 달려왔다.”면서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공동 장례위원장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이날 “권양숙 여사가 빈소 자원봉사자와 분향소를 찾은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권 여사가 ‘무더운 날씨에도 본업을 뒤로한 채 슬픔을 같이하고 도움을 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한다는 말을 대신 전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역사 희생자 보듬었던 고인 이날 오전 제주시 4·3항쟁 유족 대표 20여명이 조문했다. 이중흥(63)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사저를 방문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방문 당시 사저 정원이 너무 허술해 나무 하나 심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하니 ‘제주 수종으로 심어달라.’고 하셔서 산딸기나무를 심었다.”고 소회했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81) 할머니도 고인의 영정 앞에서 흐느끼며 “큰 별이 떨어져서 달려왔다.”면서 “명절마다 권 여사가 술·과일을 챙겨주셔서 꼭 방문하고 싶었다.”며 눈가를 훔쳤다. 봉하마을 진입로 양쪽에는 1700개의 만장이 내걸렸다. 부산민족예술인총연합회 회원들이 인터넷 다음 ‘아고라’에 오른 노 전 대통령 추모글을 적은 만장은 빈소까지 2㎞ 구간에 설치됐다. 만장에는 ‘돌아와 주세요. 노 통장님. 꽃잎처럼 흘러흘러 그대 잘 가라. 울어도 울어도 보고 싶다.’라며 애도와 그리움을 나타내거나 ‘우리 갈 길 멀고 험해도 끝내 이기리라.’라는 민중가요 가사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겼다. ●경남지방경찰청장 물병 세례 일부 조문객들이 이날 오전 빈소를 찾은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과 경찰간부 40여명에게 물을 뿌리고 야유를 퍼부었다. 이 경남경찰청장 등 일행이 봉변을 당한 까닭은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길게 늘어선 조문객들을 제치고 맨 앞으로 나아가 ‘새치기 조문’을 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이 조문하는 동안 먼저 차례를 기다리던 일부 조문객들은 경찰간부 일행에게 물을 뿌리고 울먹이면서 “경호(청와대 경호를 오해)도 못하고 자살경위 수사도 제대로 못한 주제에 무슨 얼굴로 왔느냐, 경찰이 왜 조문 순서를 지키지 않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화가 난 일부 조문객은 경찰 일행이 벗어놓은 신발을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경찰간부 일행은 입을 굳게 다문 채 흩어진 신발을 집어와 신은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김해 김정한 이재연기자 jhkim@seoul.co.kr ■ 식지 않는 추모열기 서울광장 추모제 끝내 불허 한낮에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뜨거운 추모 열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서울역사박물관 등 전국 93개 공식분향소를 비롯한 300여개 민간 분향소에는 고인의 서거 5일째인 27일에도 추모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정부는 노 전 대통령 추모 행사를 위해 신청한 서울광장 사용을 이날 결국 불허했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중앙청사 접견실에서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이대영 경실련 사무총장 등 시민추모위원회 관계자 4명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추모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추모문화제를 개최하기로 하고 서울시에 허가를 신청했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광장 사용규정에 따라 비정치적 행사만 보장되면 개방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추모위는 이날 오후 8시30분 정동교회 앞 광장에서 20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약식 추모제를 열었다. ●유시민 “영결식 때 노란넥타이 맬 것”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이날 서울역 정부 분향소를 찾았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분향소에서 지은 ‘넥타이를 고르며’라는 글을 통해 “꼭 검은 넥타이어야 할까,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과 같은 것을 맬 수 없다.”면서 “5월29일 서울광장 노제에서 노란 풍선 백만개가 하늘 높이 오르는 꿈을 꾼다….”며 영결식 당일 노란 넥타이를 매고 가겠다고 말했다. 관공서와 기업들이 회식 등 각종 여흥 행사를 국민장 이후로 미루는 등 전국이 ‘엄숙 모드’에 들어갔다. ●재계 줄지어 분향… 진도에선 씻김굿 서울역사박물관에는 이날도 정·재계 인사들의 분향 추모가 이어졌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과 부인 홍라희씨는 오후 8시30분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정부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앞서 오전 7시40분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선두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이 분향했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회사 버스 편으로 도착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등 30여명이 단체 분향을 했다. 오후 1시쯤 분향소를 찾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전직 대통령의 서거는 모두의 비극”이라면서 “생전에 고인을 대전야구장에서 뵌 적이 있는데 매우 인간적인 분이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신동빈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그룹 사장단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분향소를 찾았다. 충북지역 시민추모위는 28일 오후 7시30분 청주시 상당공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시민추모제를 개최한다. 또 전남 진도군은 진도 씻김굿 주최로 28일 오후 8시 진도읍 철마광장에서 인간문화재와 씻김굿 기능 보유자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씻김굿을 한다. 전국종합 김해 강원식 서울 김성수 김민희기자 kws@seoul.co.kr ■휴가내고… 지방서… 자원봉사 물결 서울에 사는 정모(45)씨는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들은 뒤 곧바로 김해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정씨는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휴가를 내고 27일까지 5일째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정씨는 “저에게는 유일한 대통령이었던 노 전 대통령을 위해 무작정 봉하마을로 내려와 국밥 끓이기, 설거지, 청소, 자원봉사 모집, 물나르기 등 닥치는 대로 일하고 있다.”면서 “여기서(봉하마을)는 딱 정해진 일이 없어 그때 그때 필요한 일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모(여·33·여수)씨도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하자마자 여수에서 경남 양산 부산대학병원을 거쳐 5일째 봉하마을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씨는 “양산에서 집으로 돌아갈까 했는데, 봉하마을에 가면 할 일이 있을 것 같아 찾아왔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봉하마을에는 하루 400~5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투입된다. 이들은 대부분 새마을단체나 녹색회 등 단체 소속이지만, 상당수는 스스로 일손을 자청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조문객 질서유지, 리본 및 조화 나눠주기, 국밥 끓이기, 쓰레기 줍기, 설거지, 간이화장실 청소 등 수십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정씨와 이씨처럼 스스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도 하루 300명 이상에 이른다. 하루 몇 만명의 조문객을 맞아야 하는 봉하마을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조문객으로 왔다가 일손을 도와달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자원봉사자로 남은 사람들도 많다. 김모(55·부산·식당업)씨는 25일 오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았다가 밤늦게까지 국밥에 들어갈 무를 종일 썰고 이튿날 귀가했다. 김해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방명록 수놓은 조문객 글들 “당신의 빈자리 이렇게 클 줄…” “6년 전 당신을 알았습니다. 앞으로 60년 당신을 기억하며, 가슴에 담고 살아가겠습니다.”(경기 부천시 배항섭)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은 고인을 잊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방명록에 옮기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저마다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마음을 햐얀 종이에 쏟아내고 있다. 초등학생 정지은양은 “대통령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국화 놓고 갈게요.”라고 썼고, 김명규씨는 “정작 가야 할 사람은 나이 많은 나인데, 아직 할 일이 많은 당신을 먼저 보내 가슴이 미어집니다.”며 애끊는 마음을 옮겼다. 이진희씨는 “말이 안 나옵니다. 그냥 멍하네요. 멍했다, 슬펐다, 다시 멍해집니다. 살면서 흔들릴 때마다 대통령님을 생각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송민호씨는 “주름진 이마와 희끗한 머리를 보면 ‘할아버지’, 막걸리 잔을 기울일 땐 ‘이웃집 아저씨’, 밀집모자를 쓰고 들녘에 나선 모습을 볼 때면 ‘삼촌’이라고 부르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빈 자리가 이렇게 클줄 몰랐습니다.”며 생전을 추억했다. 한권, 한권 맺어지는 방명록에는 권양숙 여사를 걱정하는 마음도 담았다. 연옥이라는 추모객은 “권 여사님, 기운 차리세요. 대통령님은 가셨지만, 여사님은 우리 곁에 남아 우리를 지켜주세요.”라고 걱정하는 마음을 담았다. 김해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공시족’에게 공직이란?…달라진 의식들 “비정규직 차별 임금 차액 전액 지급하라” 유학생 입국 시즌… 신종플루 금주가 고비 서울대 주요학과 합격자 출신고 분석하니 올 지방직 9급 시험문제 분석해보니 경호관은 은폐 시도… 경찰은 부실 수사
  • “자녀복리 우선” 姓·本 변경 허용 판결

    ■취학연령 안돼도… 이혼녀 姓·本으로 허가 계부 재혼이나 입학 등 특별한 사정이 없더라도 자녀의 복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성·본을 바꿀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그동안 법원은 재혼으로 계부와 자녀의 성이 달라진다거나 입학 등으로 이런 사실이 알려져 아이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경우 등에 한해 소극적으로 성·본 변경을 허가해 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수석부장 안영길)는 이혼한 A(30·여)씨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살짜리 아들 B군의 성과 본을 자신의 것으로 바꿔달라며 낸 심판 청구 사건 항고심에서 1심을 깨고 성·본 변경을 허가했다고 26일 밝혔다. 1심 재판부는 “B군이 취학연령에도 훨씬 못 미치는 데다 의사능력이 없는 만 2세에 불과하고 A씨가 재혼을 해 새로운 가족관계가 형성되면 또 성·본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생길 수 있다.”고 이를 기각했었다. 하지만 항고심 재판부는 “B군의 연령이 2살에 불과해 성·본 변경에 따른 법적 안정성에 위협이 없고, 이미 실생활에서 A씨의 성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B군의 할아버지가 이에 반대하고 있지만 직접적 이해관계인인 친부는 이에 동의하는 데다 현재 양육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아들과 소원한 관계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성·본 변경을 허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친권자 반대해도… 姓·本으로 바꿀 수 있게 자녀의 양육 환경에 더 ‘득’이 된다면 친권자인 친아버지가 반대하더라도 계부의 성·본을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수석부장 안영길)는 이혼한 A(34·여)씨가 여덟살 난 딸이 재혼한 B씨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게 해달라며 낸 성·본 변경허가 신청을 기각한 1심을 깨고, 이를 받아들였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자녀의 성·본 변경은 재혼 등으로 가족관계가 변동되는 경우에 허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성이 생물학적 아버지의 혈통을 상징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이익이라고 할 수 있는 ‘자녀의 복리’와 연관된 경우라면 성의 변경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A씨와 B씨가 안정된 혼인생활을 유지하고 있고, 조만간 이들 사이에 또 다른 자녀가 태어나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딸의 성·본을 바꾸지 않을 경우 한 가정에서 자라는 형제자매들의 성이 달라 자녀들의 복리에 큰 저해가 될 것”이라면서 “친부가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성·본을 유지할 경우 오히려 자녀의 복리에 반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가 재혼한 지 5달 남짓밖에 되지 않았으며, 법률상 친권자인 친아버지가 이를 반대하고 있다는 점 등을 참작해 성·본 변경을 허가하지 않았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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